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검찰독재 윤석열 퇴진을 명령한다!”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독재정권 퇴진 촉구 첫 시국미사

  • 기자명 전주=이민재 통신원 
  •  
  •  입력 2023.03.21 07:47
  •  
  •  수정 2023.03.21 08:08
  •  
  •  댓글 0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20일 저녁 전주 풍남문 광장에서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으로 ‘정권퇴진’을 외치는 시국미사를 열었다. [사진 - 통일뉴스 이민재 통신원]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20일 저녁 전주 풍남문 광장에서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으로 ‘정권퇴진’을 외치는 시국미사를 열었다. [사진 - 통일뉴스 이민재 통신원]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으로 전주에서 ‘정권퇴진’을 외치는 시국미사를 열었다.

시국미사에는 문규현 신부, 박창신 원로 신부를 비롯해 전국 13개 교구 100여 명의 사제단 소속 신부들이 참석했으며 이들 사제단은 ‘이곳에는 평화의 소녀상이 있고 박해의 상징인 순교지이기도 하며, 일제에 맞선 동학농민운동의 발상지이다’며 시국미사 첫 장소로 전주를 택한 이유를 밝혔다.

20일 오후 7시가 되자, 사제단 소속 신부들이 전동성당을 출발하여 미사가 열리는 풍남문 광장까지 행진했다. 1천여 명의 참가자들이 모인 가운데 김영식 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 신부의 주례로 시작한 시국미사는 오후 8시 즈음 2천여 명으로 불어났다.

시국미사는 오후 8시 즈음 2천여 명으로 불어났다. [사진 - 통일뉴스 이민재 통신원]
시국미사는 오후 8시 즈음 2천여 명으로 불어났다. [사진 - 통일뉴스 이민재 통신원]
시국미사가 진행도니 전주 풍남문 광장에는 인파가 몰려들었다. [사진 - 통일뉴스 이민재 통신원]
시국미사가 진행도니 전주 풍남문 광장에는 인파가 몰려들었다. [사진 - 통일뉴스 이민재 통신원]

사제단과 10.29 이태원참사 전주분향소에서 준비한 1,800여 개의 초가 동나고도 참가자는 계속 광장으로 밀려들어 왔다.

김영식 대표 신부는 “검찰 독재, 윤석열 정권의 폭력은 눈을 뜨고 볼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며 “노동시간을 확대하는 것도 모자라 노동조합을 부패 집단, 간첩 집단으로 몰고 국가보안법으로 압수수색을 남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신부는 “3.1절 기념사를 통해 식민지배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강제동원 3자 변제안과 같은 충격적인 망언도 모자라 방일을 통해 또 다시 일본에 굽신거리며 희희낙락거리는 대통령을 보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진화 천주교전주교구 신부가 강론을 맡았다. [사진 - 통일뉴스 이민재 통신원]
김진화 천주교전주교구 신부가 강론을 맡았다. [사진 - 통일뉴스 이민재 통신원]
시국미사에는 문규현 신부, 박창신 원로 신부를 비롯해 전국 13개 교구 100여 명의 사제단 소속 신부들이 참석했다. [사진 - 통일뉴스 이민재 통신원]
시국미사에는 문규현 신부, 박창신 원로 신부를 비롯해 전국 13개 교구 100여 명의 사제단 소속 신부들이 참석했다. [사진 - 통일뉴스 이민재 통신원]

이어 강론에 나선 김진화 천주교전주교구 신부는 “윤석열 대통령은 전범 기업들이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도록 확정했던 대법원판결을 무효로 함으로써 헌법을 위반했다”며 “강제노역으로 고통받고 와서도 손해배상청구권을 인정받지 못해 평생 한을 품어야 했던 피해자들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비판했다.

사제단은 이어 “굴종, 굴신으로 겨레에 굴욕과 수모를 안긴 죄가 너무 무겁다”며 “윤석열은 누구를 위한 대통령인가, 우리 민족이 일으켜 세운 대한민국을 왜구의 손에 넘기려고 애쓰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이 정권을 퇴진시키고 새로운 희망의 나라를 만들어야 할 때가 왔다”며 “오늘 대통령의 용퇴를 촉구한다”고 외쳤다.

이들 사제단은 성명서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세 가지 헌법 위반 사례를 나열하며 ‘세 가지 팔을 꺾다’라고 비유했다. [사진 - 통일뉴스 이민재 통신원]
이들 사제단은 성명서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세 가지 헌법 위반 사례를 나열하며 ‘세 가지 팔을 꺾다’라고 비유했다. [사진 - 통일뉴스 이민재 통신원]
사제단은 성명을 발표하고 시국미사 이후 비상시국회의를 개최했다. [사진 - 통일뉴스 이민재 통신원]
사제단은 성명을 발표하고 시국미사 이후 비상시국회의를 개최했다. [사진 - 통일뉴스 이민재 통신원]

이들 사제단은 성명서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세 가지 헌법 위반 사례를 나열하며 ‘세 가지 팔을 꺾다’라고 발표했다.

첫 번째로는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팔을 비튼 죄”라 밝혔다. “징용 배상 판결을 고의로 지연시켰다며 대법원장을 구속시켰던 검사였으면서 대통령이 되더니 최고법원의 역사적 판결을 무위로 돌렸다”라며 “이는 명백한 사법권 침해요, 헌법 수호 책무를 망각하고 헌법을 위반한 행위이다”라고 주장했다.

두 번째는 “강제노역에 고통받은 노인들의 팔을 꺾었다”며 “대통령의 통치권에는 개인의 권리를 침해할 권능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아무 돈이든 받으면 잠잠해지리라 믿는 모양이나 피해자들은 굶어죽는 한이 있어도 그런 돈은 받을 수 없다며 울부짖는다”라며 말을 이었다.

시국미사는 참가자들과 함께 ‘함께가자 우리 이 길을’ 등을 부르며 오후 9시가 조금 넘어 마무리됐다. [사진 - 통일뉴스 이민재 통신원]
시국미사는 참가자들과 함께 ‘함께가자 우리 이 길을’ 등을 부르며 오후 9시가 조금 넘어 마무리됐다. [사진 - 통일뉴스 이민재 통신원]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시국미사는 민주화운동 역사에서 고유의 영역을 구축해 왔다. [사진 - 통일뉴스 이민재 통신원]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시국미사는 민주화운동 역사에서 고유의 영역을 구축해 왔다. [사진 - 통일뉴스 이민재 통신원] 

세 번째로 “아무 상관도 책임도 없는 우리 기업들이 배상금과 지연 이자를 물도록 팔을 비틀었다”고 밝혔다. “헌법은 대통령에게 마구잡이로 기업에 막대한 손해를 지정한 권한을 허락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이는 “있을 수 없는 직권 남용이다”고 지적했다.

시국미사는 남원에서 올라온 노래패 ‘지리산’과 민주노총공공운수노조 소속인 고양곤 소리꾼의 공연을 이어갔으며 참가자들과 함께 ‘함께가자 우리 이 길을’ 등을 부르며 오후 9시가 조금 넘어 마무리됐다.

사제단은 성명을 통해 절체절명의 순간에 읍소한다고 밝혔다. [사진 - 통일뉴스 이민재 통신원]
사제단은 성명을 통해 절체절명의 순간에 읍소한다고 밝혔다. [사진 - 통일뉴스 이민재 통신원]

사제단은 이후 전동성당으로 자리를 옮겨 비상시국회의를 열어 이후의 시국미사 일정 등을 논의했다.

한편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는 이날 오후 2시경 전주 오거리광장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열고 “한일정상회담의 결과를 적극 지지한다”며 “천주교가 나라를 배반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해체 구호를 외쳤다.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성명(전문)

절체절명의 때에 읍소하오니

대통령의 ‘삼일절 기념사’, 그리고 ‘강제동원 배상안’은 일본 극우들의 망언·망동妄動에 뒤지지 않을 만큼 충격적이었다. 역사적 면죄에 이어 일본으로 건너가 아낌없이 보따리를 풀었지만 빈털터리로, 그것도 가해자의 훈계만 잔뜩 듣고 돌아왔다. 무례한 처신으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대통령이지만 굴종 굴신으로 겨레에게 굴욕과 수모를 안긴 죄가 너무나 무겁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윤석열 정부가 청사에 길이 빛나기를 진심으로 기원했고(2022.8.29), 이태원 참사로 퇴진 목소리가 드높아졌을 때에도 먼저 우리 생활방식을 뜯어고치자며 기대를 접지 않았으나(2022.11.14), 오늘 대통령의 용퇴를 촉구한다.

세 가지 팔을 꺾다

이 나라가 옛 어른들이 꿈꾼 아름다운 그 나라인지 돌아보는 삼일절 아침에 대통령은, “우리가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한 것이라며 조상을 탓했다. 그러므로 일본에 사죄나 배상을 요구할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해결하자면서 이른바 ‘제3자 변제안’을 내놓았다. 그런데 그는 다음 세 가지로 헌법을 위반하고 민족정기를 더럽혔으며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

첫째.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팔을 비튼 죄. 그는 대법이 거듭 타당하다고 판단한, 일본 전범기업들이 강제노역 피해자들에게 배상토록 확정했던 판결을 무효화하였다. 삼권분립을 무참히 파괴하는 저 대담성에 말을 잊는다. 역대 어떤 행정부 수반이 사법부의 판결 이행을 가로막았던가. 더군다나 그는 징용 배상판결을 고의로 ‘지연’시켰다는 이유로 대법원장을 구속했던 검사였으면서 대통령이 돼서는 최고법원의 역사적 판결을 무위로 돌렸다. 명백한 사법권 침해요, 헌법 수호 책무를 망각하고 헌법을 위반한 행위이다. 근래 검찰의 방탕放蕩은 대통령의 탈선과 무관하지 않다.

둘째. 끌려가서 강제노역에 시달렸고, 돌아와서는 손해배상청구권이라는 지당한 권리를 인정받지 못해서 평생 한을 품어야 했던 노인들의 팔을 꺾었다. 대통령의 통치권에는 개인의 권리를 침해할 권능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아무 돈이든 받으면 잠잠해지리라고 믿는 모양이나 백수白壽 고령의 피해자들은 “굶어죽는 한이 있어도 그런 돈은 받을 수 없다”며 울부짖는다.

셋째. 아무 상관도 책임도 없는 우리 기업들로 하여금 배상금과 지연 이자를 물도록 하느라 팔을 비틀었다. 소송 제기를 준비 중인 20만 이상의 잠재적 원고들도 똑같이 떠맡길 모양인데 헌법은 대통령에게 마구잡이로 기업에게 막대한 손해를 지정할 권한을 허락한 적이 없다. 그는 배임을 강요했고, 이는 있을 수 없는 직권남용이다.

대법 판결을 뒤집어서 피해자들을 울리고 기업들에게 엄청난 손해를 떠안김으로써 대한민국의 존엄을 짓밟는, 반면 반성할 줄 모르는 가해자를 향해서 “아무 걱정하지 마시라”며 거듭 머리를 조아리는 대통령을 따라가면 과연 어떤 미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속으면 안 된다

싱거운 완승 후 일본은 “한국, 징용배상 조치 착실히 실행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어이없는 훈계와 함께 “강제동원은 없었다. 이미 끝난 문제”라고 못 박았다. 적반하장 일본다웠다. 미국은 “가장 가까운 동맹국간 협력의 획기적인 장이 열렸다”면서 반색했다. 일본과 순망치한의 관계인 제3자라서 그럴 것이다. 하지만 우리 가운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대일본 굴종 굴신을 환호하는 자들이 있다. “미래 향한 진정한 극일의 시작”, “주권과 국익 차원에서 내린 용기 있는 결단”, “대통령 결단은 지고도 이기는 길, 나는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 언론도 호들갑을 떨었다. “강제동원 배상안 확정, 한미일 안보협력 속도 붙나”, “방일에 이은 방미로 한미일 3각 협력체제가 한층 견고해 질 것”. 대한제국의 대신들로서 매국의 대명사가 된 을사오적도 국권을 넘기면서 비슷한 말을 하였다.

“한미일 안보협력”이나 “한미일 삼각협력체제”는 그 이름처럼 한국을 위한 미일의 협력일까? 한중일의 항구적 평화를 구상했던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은 한낱 잠꼬대였을까! ‘미국을 위한 일본 만들기’인 샌프란시스코강화조약, ‘일본을 위한 한국 만들기’에 다름없는 한일협정이 만들어낸 ‘한미일 공조체제’에서 우리는 안보와 성장이라는 득과 함께 한반도의 분단과 미일 의존체계를 영속화하는 실도 겪었다. 문제는 언제까지 그래야 하느냐 하는 것인데 전임자들이 애써 이룩한 화해와 교류협력의 성과를 비웃는 대통령은 한사코 일본에 기대고, 미국에 업혀 지내려 하고 있다. 가는 곳마다 “미래, 미래”를 외치지만 친일과 반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어둡고 슬픈 과거로 우리를 잡아끄는 중이다.

그에게 실격을, 자신에게 삼일정신을

새 길이 두려워 뒤로 돌아가려 함은 만인공통의 관성이다. 더는 그럴 수 없다. 그렇게 해서는 내일을 기약할 수 없어서다. “국권 강탈 10년도 못되어 동서고금에 드문 대혁명”(쑨원)을 일으켰던 기미년의 통찰을 되새기자. 하던 대로는 할 수 없이 된 세상, 살던 대로 살아서는 망할 수밖에 없으니 근본부터 바꾸고 새로 출발하자던 삼일정신으로 오늘의 재난에 맞서자.

하나. 성경의 억강부약(루카 1,46-55) 대신 가혹한 ‘강자독식’을 더 나은 미래로 믿으며. 서민 생존권을 무시, 노동자들을 적으로 대하고 파업을 ‘북한 핵위협’처럼 여기며. 4.19 이래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 걸고 쟁취한 민주주의를 경시하며. 검찰의 권능을 악용해서 정적 제거에 몰두하고 편중인사로 일명 ‘검찰 공화국’을 수립하며. 이태원 참사에서 보았듯이 재난 대비-대응-구조-수습을 위한 공권력을 일신의 안위를 위해 오남용하며. 사죄도 사과도 하지 않고 사사건건 진실을 감추고 남을 탓하며. ‘자주·평화·민족대단결’(7.4 남북공동성명)이라는 원칙을 깨고 전쟁불사에다 핵무장까지 주장함으로써 불안과 긴장을 고조시키며. 극소수의 특권 유지 확대를 위해 남녀노소 각계각층을 벼랑으로 내몰며. 탄소중립이라는 인류공동의 과제를 외면하고 한사코 원전강국으로 재도약하자는 시대착오적인 사람. 그는 “헌법 준수, 국가 보위, 평화적 통일과 자유, 복리, 민족문화 창달을 위해 노력한다”는 약속을 심각하게 어겼다. 역사적 퇴장을 명령한다.

둘. 분단기득권 세력의 기사회생, 재집권으로 역사가 후퇴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낙심은 금물이다. 민주주의는 점진적인 성취로 이룩되며 심각한 중단이나 퇴보는 언제든 있게 마련이다. 6.15공동선언(2000), 10.4선언(2007)으로 전진하다가도 이명박·박근혜 시대의 정체와 역진이 있었다. 그랬지만 촛불들의 뜨거운 참여와 수고로 판문점선언(2018.4.27), 9월 평양선언이 가능했다. 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연속이다. 우리는 숱한 재난과 위기 속에서 놀라운 반전의 기회를 발굴해냈다.

셋. 양심을 지닌 시민이라면 진영을 막론하고 힘을 합치자. 적폐인 보수가 아니요, 노폐인 진보가 아니라면 약자는 안전하고 강자는 정의로운 떳떳한 나라를 만드는 데 성심을 모으자. 지킬 것을 지키고, 고칠 것을 고쳐서 이룰 것을 이루는 역사의 현장에서 모두 만나자.

넷. 믿음을 가진 모든 형제자매들에게 호소한다. 꼿꼿이 서서 몸을 태우는 제대 초의 듬직한 몸가짐처럼 병든 세상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십자가의 수고를 즐거이 감당하자. 곤경을 위한 곤경은 없다. 소중한 기회가 있을 뿐이다. 지금이 은총의 때다.

2023년 3월 20일
전주 풍남문광장에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한반도로 밀려오는 전쟁의 기운... 윤 정부는 뭐하나

[넥스트 브릿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제언

23.03.20 04:56최종 업데이트 23.03.20 04:56

정책네트워크 넥스트 브릿지(Next Bridge)는 지식경제, 기후, 디지털,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 등 전환의 시대를 직면하여 비전과 정책과제를 연구하는 포스트 386 세대(90년대 대학을 다닌 사람에서 90년대생 청년) 중심의 연구자·정책 전문가의 네트워크다. 넥스트 브릿지는 주권자인 국민들이 사회 지향과 정책과제에 대한 이해가 높아야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 한국의 민주주의와 사회발전이 가능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정책담론을 위한 대중적인 소통을 희망하며 다양한 분야의 정책 전문가들이 자기 분야의 정책과제를 가지고 매주 정책 칼럼을 연재한다. [편집자말]

유라시아 대륙 서쪽에서 형성된 전쟁의 기운이 유라시아 대륙 동쪽에 있는 대만을 지나 한반도까지 밀려오고 있다.

지난해 8월 펠로시 전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 중국은 '대만 포위' 군사 훈련을 감행하는 등 대만을 둘러싼 긴장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이런 긴장을 이용해 일본은 군사 재무장에 나서고 있다.

일본은 중국의 위협을 명분으로, 2027년까지 5년간 43조 엔(약 410조 원) 규모의 막대한 방위비를 투입할 예정이다. 그리고 대만 유사 사태를 대비해 신속한 대처 능력을 갖추기 위해 자위대에 적 군사 시설을 타격하는 미사일 부대를 만들고, 대만과 110㎞ 거리의 요나구니섬을 자위대 F-35 전투기 이·착륙이 가능한 군사 거점으로 강화할 예정이다.

한마디로 한반도 주변 4대 강대국이 미국과 일본, 중국과 러시아가 편을 먹고 전쟁 직전의 상황에 들어갔다. 아니, 사실상 유라시아 서편에서는 미국과 러시아가 이미 전쟁을 감행하고 있다. 대만 주변에 작은 불꽃 하나만 일어도 큰 산불이 일어날 것만 같다.

우리에게 더 심각한 문제는 우크라이나와 달리 대만을 놓고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미국의 군사동맹인 한국과 일본은 어떤 형태로든 전쟁에 관여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 입장에서 주한미군이 대만 전쟁이나 위기에 동원될 경우 한국의 선택과 상관없이 한반도의 전역화(戰域化)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김정은 "핵전쟁억제력 강화로 적들에 두려움 줘야"…ICBM 참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훈련을 현지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밝혔다. 통신은 "평양국제비행장에서 발사된 대륙간탄도미싸일 '화성포-17'형은 최대 정점고도 6,045㎞까지 상승하며 거리 1,000.2㎞를 4,151s(초)간 비행하여 조선동해 공해상 목표수역에 탄착되었다"고 밝혔다. 2023.3.17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북한의 핵 무력 강화 및 미사일 무력 시위는 한반도의 안보 위기와 불안을 그 어느 때보다 고조시키고 있다. 이 칼럼을 쓰고 있는 시간(3월 16일)에도 북한은 동해상에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을 발사했다. 3월 14일에 KN-23 추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한 지 이틀만이다. (북한은 19일에도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1발을 발사했다.)

북한은 올해 들어 1월 1일 600㎜ 초대형 방사포(KN-25) 1발 발사, 2월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2월 20일 600㎜ 초대형 방사포 2발, 3월 9일 근거리탄도미사일(CRBM) 6발 발사, 3월 12일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2발 발사 등 7번에 걸쳐 장·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북한과 한국 합참의 주장이 엇갈리는 2월 23일 미사일 발사는 제외).

북한의 무력 시위에 대응이라도 하듯 3월 13일, 한국과 미국은 한미연합훈련 '자유의 방패'를 시작했다. 이번 훈련은 11일 동안 20여 개의 실기동 연습을 집중적으로 진행하는 역대 최대 규모와 최장 기간 훈련이다.

현재 남·북한과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의 긴장은 신냉전체제로 구조화되고 있다는 데 그 심각성이 매우 크다.

북한은 3월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소집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5차 확대 회의에서 "현 정세에 대처하여 나라의 전쟁 억제력을 보다 효과적으로 행사하며 위력적으로, 공세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중대한 실천적 조치"를 결정했다고 밝히며 미사일 발사를 이어가고 있다. 북한의 이 발언은 미사일과 핵무기를 레버리지(leverage)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게 전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말하는 "현 정세"는 남·북과 주변 4강이 군사적 대결 국면으로 치닫고 있고, 여기에 북한이 대처해서 전쟁 억제력을 핵과 미사일로 갖겠다는 것이다. 결국 이런 '공포의 균형' 전략을 통한 전쟁 억제는 신냉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긴 설명이 없더라도 신냉전이 한국은 물론 세계에 큰 부담이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알 것이다. 따라서 현재 한국 정부의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 위기 관리일 것이다.

구냉전도 끝내지 못했는데 신냉전까지

유라시아를 둘러싼 전쟁과 무력 충돌 위기와 북한의 무력 도발이 만나 전략적 문제, 즉 한반도를 경계선으로 미·일·한 대 중·러·북의 신냉전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갈 수밖에 없는 이유는, 남·북한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이지만 국제정세가 강력하게 투사하는 이중 구조이자, 이 두 구조가 상호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입장에서 신냉전 질서는 오랜 기간 북한을 압박해 온 국제사회의 제제와 고립에서 벗어날 좋은 기회일 수 있다. 중국만 해도 북한 핵과 미사일에 비판적이었는데, 현재 상황이 미·일·한 대 중·러·북의 신냉전 구도로 흘러가면 중국은 북한에 대해 관대할 수밖에 없다.

한편 북한은 국제사회 제재와 고립에서 벗어나고자 중국·러시아와 외교·군사 협력 강화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으며, 결국 신냉전 구도가 형성·강화될 것이다. 이것은 곧 한반도의 지속적인 안보 불안을 더욱 가중하고, 국방 예산과 주식 시장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더욱 커지는 등 우리의 일상과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다.

 

▲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한일 확대정상회담에 참석한 모습. ⓒ EPA=연합뉴스

 

우리는 무력 충돌을 억지하기 위해서나 만약의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서 군사안보 태세를 튼튼하게 구축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보다 더 묘수는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 나무를 심는 것이다.

그러나 평화 체제는 어느날 갑자기 소나기 내리듯 오는 것이 아니다. 신뢰와 환경이 마련되는 만큼 평화 체제가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한반도에서 공고한 평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이런 과정을 수반한 단계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단계적 접근은 평화 유지(peace-keeping), 평화 만들기(peace-making), 평화의 구조화(peace- building)가 그것이다.

평화 유지는 전형적인 소극적 평화 확보의 개념으로 군사력을 통한 도발의 억제를 의미한다. 군사적 억지(deterrence)와 동맹 강화가 이를 가능케 한다.

평화 만들기는 평화 유지보다는 한 단계 위 개념이다. 신뢰 구축이 평화 만들기의 핵심 개념인데 경제·사회·정치적 신뢰 구축의 단계를 거쳐 군사적 신뢰 구축이 이루어져야 평화 만들기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넓게 보면 평화 만들기 또한 불안정한 상황을 관리한다는 면에서 소극적 평화 유지책이라 할 수 있다.

평화의 구조화가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목표다. 이는 분쟁의 구조적 원인을 없앤 것이다. 적대적 쌍방이 하나의 국가로 통합되거나 선린 관계가 형성되어 추구하는 목표에 충돌 여지가 없어지면 분쟁은 구조적으로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단계적 접근에서 알 수 있듯이 평화는 소극적 의미에서 적극적 의미로 확장할 수 있다. 그동안 한반도 평화 체제를 군비 통제, 북미·북일 관계 개선, 동북아 안보협력 등 '안보레짐'이나 북한 비핵화와 연결한 경제협력 등으로 협소하게 봤다.

그러나 평화 체제의 범위는 국가안보 측면뿐만 아니라 인간 안보와 같이 개인과 인간 사회를 위협하는 다양한 요소에 대처하는 방안으로 확장할 수 있으며, 이런 적극적인 평화 개념과 평화 만들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평화의 개념을 단순히 전쟁의 부재라는 의미에서 사용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행위자와 수준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각종 폭력과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으로 파악하고 차별·불평등의 해소와 함께 전염병·기후위기·재해·생물권 보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논의가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안보레짐에만 매몰된다면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 있는 한국의 운신의 폭이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정부로 참여 주체도 국한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금 한국에 필요한 평화 만들기는 적극적인 평화 개념에 입각한 접근이어야만 한다.

이런 적극적인 평화 개념에 입각한 평화 만들기는 다양한 영역에서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하다. 그리고 시민의 힘과 참여로 만드는 평화는 국제 무대에서 우리 정부의 자율성과 레버리지를 강화하는 역할을 할 것이며, 정부는 때론 적극적으로 때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여유와 선택지를 갖게 될 것이다.

성공의 열쇠는 신뢰, 시작은 대화

남·북 관계의 발전을 위해서나 우리의 안녕과 풍요로운 삶을 위해서 우리의 노력이 집중해야 할 지점은 평화 만들기다. 그러나 평화 만들기는 남·북의 신뢰가 기반이 되어야 가능한데 현재 남·북은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남·북 간에 신뢰 구축이 어려운 이유는 북한의 마음이 안심되어야 신뢰 형성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신뢰 구축을 통한 평화 만들기는 현 정부가 주창하고 있는 대북정책과 한반도 평화 관리가 성공하기 위해서도 필수불가결하다.

적극적인 평화의 출발점은 대화이며 대화는 상호 신뢰형성뿐만 아니라 당면해서 한반도 위기 관리를 위한 총체적 신뢰와도 직결된다. 적극적인 평화가 좋은 것은 현재와 같이 정부와 당국 간 대화가 막혀 있을 때에 다양한 주제와 영역, 주체들의 만남과 대화, 협력과 협업을 통해 여론과 상황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과 같은 경제 협력마저도 현재 세계 정세와 구도가 허락하지 않는다. 그렇더라도 코로나, 휴전선 지역 공동 방역, 기후 변화 공동 대응 등 인도적 측면이나 민간 협력을 위한 대화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한다.

대화를 시작하는 자세로는 다양성의 존중이 가장 중요하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는 정치·군사적 해결도 중요하지만, 결국 남한과 북한 주민들의 마음의 분단, 정신적 갈등과 적대감의 해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에게 통일과 평화를 대비하는 마음의 근간은 바로 다양성의 존중이라는 철학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나와 다른 것을 불편해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을 오히려 소중히 여기는 가치, 차이를 차별하지 않고, 오히려 사회적 풍요와 민주주의에 기여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가 가야할 길은 명확하다. 한반도 전쟁 반대, 핵무기도 핵 위협도 없는 한반도와 세계, 제재와 압박이 아닌 대화와 협력으로 갈등 해결, 군비 경쟁 악순환 종식과 시민 안전을 위한 중단 없는 평화가 그것이다. 그리고 평화 행동이 절실한 시점이다. 평화 행동을 전략적으로 준비하고 실천에 옮기며 민간을 지원하는 것이 현재 정부가 해야할 첫 번째 의무이자 과제일 것이다.

시민들 역시 현재 첨예한 정세와 상황이 우리와 나의 일임을 자각해야만 한다. 지금 우리 앞에 벌어지는 긴장은 TV 화면을 통해 보이는 CNN의 보도가 아니다. 영구적인 평화가 오지 않았기에 한반도의 운명은 세찬 바람 속의 촛불이 아닐 때가 없었다.

그러나 계속되는 긴장과 전쟁 위기의 기로에서 늘 평화의 길을 선택할 수 있었던 힘은 평화의 마음을 놓지 않은 시민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떠한 난경에 들었다 하여도 평화의 마음을 놓지 않고 세상에 평화를 불러오는 주인된 시민이 있었기 때문이다. 깨어있고 행동하는 시민과 평화 전략을 세우고 추진하는 정부가 절실한 오늘이다.

* 필자소개 : 서울디지털대 교수, 코리아연구원 이사, 민주평통 상임 위원으로 2001년 첫 평양 방문과 이어진 40여 차례의 방북 이후 한반도 평화를 만들어가는 활동을 하고 있다.

#북한 미사일 #한반도 평화 #평화 #한반도 전쟁 #남북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하승수의 직격] 국회 전원위가 ‘아무 말 대잔치’가 안 되려면?

 

  • 발행 2023-03-19 16:36:01

21대 국회의원 뱃지.2020.04.13 ⓒ민중의소리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 논의하는 국회 전원위원회가 3월 23일부터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300명 국회의원 전원이 참여해서 난상토론을 한다는 것이다.

논의하려면, 안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17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정치관계법 소위원회는 국회의장 자문기구가 낸 3개 안을 국회 전원위원회에 올리기로 했다고 한다. 국회의원들 스스로가 안을 만들지 못하고, 의장 자문기구가 낸 안을 그대로 논의에 올리기로 했다는 것이다. 물론 전원위원회가 개최되게 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을 수도 있다. 국회 전원위원회에서는 의장 자문기구가 낸 안에만 국한해서 논의하는 것은 아니라고도 한다.

그러나 언론보도는 이 3개안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 3개안은 모두 개혁방안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방안들이다.

의장 자문기구의 ‘프랑켄슈타인’ 선거제도

필자가 보기에는 국회의장 자문기구가 제시한 3개 안 모두가 짜맞추기식 방안일 뿐만 아니라, 현실성도 의심스러운 방안들이다. ‘프랑켄슈타인’같은 선거제도인데, 그나마 현실성도 없다는 것이다.

국회의장 자문기구의 1안은 지역구는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면서 비례대표 배분은 병립형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지역구는 1명씩만 뽑는 소선거구제로 하면서, 얼마 안 되는 비례대표 의석만 정당득표율대로 배분하는 것이 ‘병립형’ 방식이다. 그러나 ‘병립형’ 방식은 정당득표율과 의석비율이 일치될 수 없는 방식이고, 승자독식과 거대양당 중심의 기득권 구조를 만든 원인이다. 바로 이런 병립형 방식의 문제점 때문에 선거제도 개혁 논의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문제 많은 방식으로 돌아가자는 것이 어떻게 개혁방안일 수 있는가?

2안은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면서 비례대표 배분은 준연동형 방식으로 하자는 것이다. ‘표의 등가성’ 측면에서는 1안보다는 낫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왜 정당득표율대로 의석을 100% 배분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반쪽짜리 ‘준연동형’을 하자는 것인지 의문이다. 지금이 ‘준연동형’인데, 개혁하겠다면 ‘제대로 된 연동형’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하는 국가인 독일, 뉴질랜드는 정당득표율대로 전체 국회의석이 배분되도록 하고 있다. 그래서 비교적 선진적인 정치가 펼쳐진다. 그런데 이렇게 하지 않고 ‘반쪽짜리 연동형’을 하겠다는 것은 개혁이라고 볼 수 없다.

 

 

 

국회 본회의장(자료사진) ⓒ제공 : 뉴시스

더구나 1안과 2안은 국회의석을 350석으로 늘리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과연 이것이 실현가능할까? 벌써 홍준표 대구시장은 국회의석을 오히려 줄여야 한다고 맹공을 퍼붓고 있다. 국민여론도 확대에 부정적이다. 의석을 늘리려면 국회의원 연봉삭감, 보좌진 축소, 특권폐지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여기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되지 않고 있다. 그러니 딱 공격받기 쉬운 방안이다.

필자는 국회의석을 늘리자는데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현재 국민의힘의 태도나 국민여론을 보면 국회의석 확대는 어려워 보인다. 그런데 국회의석 확대가 안 된다면, 1안은 명백한 후퇴이고, 2안은 현상유지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것을 어떻게 개혁안이라고 내놓는지 모를 일이다.

3안은 도·농복합선거구제를 하면서 비례대표는 병립형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도시는 중·대선거구제로 하고 농촌은 소선거구제로 하는 방식은 세계적으로 예를 찾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장점이 없는 방식이다. 도시지역에서 3~10인을 선출한다고 하는데, 다수대표제 방식(지역구에서 후보를 보고 투표하고 득표순으로 당선자를 정하는 방식)으로 선출하겠다는 얘기로 보인다. 그러나 10등을 한 후보가 몇 %의 득표를 하겠는가? 1% 미만을 얻어도 10등을 해서 당선될 수도 있다.

유럽에서 보는 대선거구제는 비례대표제 방식이다. 대선거구별로 정당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방식인 것이다. 그런 방식이라면 개혁방안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3~10인을 다수대표제 방식으로 뽑는다는 것은 전혀 검증되지 않은 방식이고, 설득력도 없는 얘기이다. 뿐만 아니라 농촌에서는 소선거구제를 유지한다는데, 영ㆍ호남의 농촌이야말로 특정 정당에 의한 일당지배가 강한 상황인 것을 무시한 방안이다. 오히려 농촌이야말로 대선거구제가 필요한 상황이다.

예상되는 ‘아무말 대잔치’

이런 상황이라면 23일부터 국회 전원위원회가 열린다고 한들, ‘아무 말 대잔치’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국회의장 자문기구가 내놓은 3가지 방안 자체가 짜깁기 방식이고 공격받을 지점들이 너무 많으니, 이 방안들 중심으로 논의가 되기 어렵다. 그렇다면 300명이 각자 자기 생각을 늘어놓는 ‘아무 말 대잔치’로 흐를 가능성이 큰 것이다.

그리고 선거제도 개혁의 핵심은 ‘표의 등가성’을 보장하고 지역일당 지배체제를 타파하는 것인데, 오히려 ‘의석 확대냐 아니냐’가 논의의 중심을 차지할 가능성도 크다.

벌써 홍준표 대구시장같은 기득권 정치인이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이 국회에 있을 때 국회 특수활동비를 ‘생활비’로 썼다고 자기 고백을 했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오히려 개혁론자인 것처럼 행세하고 있으니, 참으로 우스운 일이다. 자기가 썼던 특수활동비나 토해놓을 일이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날인 1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2동주민센터 제5투표소에서 시민이 투표를 하고 있다. 2022.06.01 ⓒ민중의소리

한편 홍준표 시장 같은 사람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이유는, 제대로 된 선거제도 개혁방안이 논의대상에 포함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런 사람들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생긴 것이다.

‘아무 말 대잔치’를 막을 2가지

시간이 많지 않지만, 23일부터 열릴 국회 전원위원회가 ‘아무 말 대잔치’가 되지 않으려면 2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지금이라도 민주당이 지난 대선 때부터 약속했던 ‘제대로 된’ 선거제도 개혁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민주당은 그동안 혁신위원회 등을 통해 당내 논의를 해 왔다고 하지만, 확실히 개혁적인 방안을 당론으로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일부에서 거론하는 ‘준연동형’은 반쪽짜리 제도인데, 이를 개혁방안이라고 볼 수 없다.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제대로 하든지, 아니면 덴마크·스웨덴식 대선거구(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든지 해야 개혁방안이라고 부를 수 있을 텐데, 민주당은 그렇지 못한 것이다.

오히려 지역에서는 개혁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광주광역시당 정치개혁특위가 제안해서 지난 3월 4일 광주광역시당 상무위원회가 덴마크·스웨덴식 대선거구(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의결한 바 있다. 이런 당내의 개혁적인 목소리를 민주당 지도부가 받아 안지 못하는 것이 문제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제도 개혁논의가 ‘아무 말 대잔치’로 끝나면 타격을 받는 것은 민주당이다. 국민의힘은 선거제도 개혁을 약속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선 때 공약을 했던 민주당은 개혁다운 개혁방안조차 내놓지 못하고, 개혁논의가 좌초된다면 그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민주당이 개혁적인 방안을 내놓고, 국회 전원위원회에서 개혁 대 반개혁의 논의구도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토론이 가능할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국민들이 보기에 민주당이든 국민의힘이든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골몰한 모습으로 비칠 뿐이다.

둘째, 의석을 진짜 확대하겠다면, 국회의원 연봉 대폭 삭감, 보좌진 축소, 국회의원을 감사하는 독립기구 설치, 국회의원 소환제도 도입 등의 구체적인 국회 개혁방안이 제시되어야 한다. 을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을 조금이나마 설득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방안도 내놓지 못하면서 ‘의석확대’를 거론하는 것은 홍준표 시장과 같은 ‘진짜 기득권 정치인’에게 좋은 먹잇감을 제공해 줄 뿐이다.

예산동결과 인건비 동결을 거론하지만, 그 정도로는 국민들의 국회불신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 현재 1억 5천만 원이 넘는 국회의원 연봉을 1억 원 이하로 대폭 삭감해야 한다. 보좌진도 3분의2 수준 미만으로 축소해야 한다. 국회의원의 법위반, 윤리위반, 이권개입, 예산낭비 등을 감시ㆍ조사하는 독립적인 국회감사기구를 설치하고, 국회의원 징계위원회에도 외부인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국회의원 소환제도도 도입해야 한다. 이 정도 방안을 제시해야 의석확대에 대한 국민동의도 받을 수 있다. 선거제도 개혁과 국회개혁에 반대하는 세력이야말로 진짜 기득권세력임을 보여줄 수도 있다.

시간이 많지 않다. 23일부터 열릴 국회 전원위원회가 근본적인 정치개혁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인지, 국민들의 국회불신과 정치불신을 부추길 ‘아무 말 대잔치’가 될 것인지는 앞으로 남은 며칠에 달려 있다. 


“ 하승수(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 응원하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북, '핵반격가상 종합전술훈련'..모의 핵탄두 장착

김정은, "핵보유만으론 안돼..핵공격태세 완비해야 전쟁억제할 수 있어"..딸 동행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3.03.20 08:12
  •  
  •  댓글 0
 
북한은 지난 18일과 19일 이틀에 걸쳐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도아래 전술핵운용부대들이 '핵반격가상 종합전술훈련'을 진행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은 지난 18일과 19일 이틀에 걸쳐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도아래 전술핵운용부대들이 '핵반격가상 종합전술훈련'을 진행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은 지난 18일과 19일 이틀에 걸쳐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도아래 전술핵운용부대들이 '핵반격가상 종합전술훈련'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핵반격가상 종합전술훈련'은 "핵타격 지휘체계 관리연습과 핵반격태세에로 이행하는 실기훈련, 모의 핵전투부(탄두)를 탑재한 전술탄도미싸일발사훈련으로 나뉘여 진행되였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나라가 핵을 보유하고있는 국가라는 사실만을 가지고서는 전쟁을 실제적으로 억제할수가 없다"고 하면서 "실지 적에게 공격을 가할수 있는 수단으로, 언제든 적이 두려워하게 신속정확히 가동할 수 있는 핵공격태세를 완비할 때에라야 전쟁억제의 중대한 전략적 사명을 다할 수 있게"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핵보유' 뿐만 아니라 실제 핵공격태세를 완비해야 전쟁을 억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옆에는 김주애로 알려진 딸이 함께 서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김 위원장은 '핵보유' 뿐만 아니라 실제 핵공격태세를 완비해야 전쟁을 억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옆에는 김주애로 알려진 딸이 함께 서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18일에는 "전술핵무력에 대한 지휘 및 관리통제운용체계의 믿음성을 다각적으로 재검열하고 여러가지 가상적인 긴급정황속에서 핵공격명령 하달 및 접수절차의 정확성과 핵무기 취급질서, 각이한 핵공격방안에 따르는 가동절차를 엄격한 안전성 견지에서 검열하면서 핵공격에로 신속히 넘어가기 위한 행동질서와 전투조법들을 숙달하기 위한 훈련이 여러차 반복적으로 진행되었다"고 했다.

19일 오전에는 "전술핵공격을 모의한 탄도미싸일발사훈련이 진행되였다"고 알렸다. 북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미 연합연습 '프리덤실드'에 참가하기 위해 'B-1B' 전략폭격기가 한반도 작전구역에 들어오기 직전에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술탄도미사일은 평안북도 철산군에서 발사되어  800km 사거리에 설정된 동해상 목표 상공 800m에서 정확히 공중폭발했으며, 핵탄두에 조립되는 핵폭발 조종장치들과 기폭장치들의 '동작신뢰성'이 다시 한번 검증되었다고 밝혔다.

또 "발사훈련은 주변국가들의 안전에 그 어떤 부정적영향도 끼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전날 합동참모본부(합참)는 "19일 오전 11시 05분경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며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800 여 km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하였다"고 알렸다.

통신은 "발사훈련에 앞서 최종 핵공격명령인증 절차와 발사승인체계 등 기술적 및 제도적 장치들의 가동정상성과 안전성을 검열하고 그게 따르는 행동조법들을 반복적으로 숙련시켰다"고 하고는 "이어 적 주요대상에 대한 핵타격을 모의한 발사

북한은 전술탄도미사일은 평안북도 철산군에서 발사되어  800km 사거리에 설정된 동해상 목표 상공 800m에서 정확히 공중폭발했으며, 핵탄두에 조립되는 핵폭발 조종장치들과 기폭장치들의 '동작신뢰성'이 다시 한번 검증되었다고 밝혔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은 전술탄도미사일은 평안북도 철산군에서 발사되어  800km 사거리에 설정된 동해상 목표 상공 800m에서 정확히 공중폭발했으며, 핵탄두에 조립되는 핵폭발 조종장치들과 기폭장치들의 '동작신뢰성'이 다시 한번 검증되었다고 밝혔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훈련이 진행되였다"고 설명했다. 미사일에는 핵 탄두를 가상한 시험용 탄두가 장착되었다고 강조했다.

사격훈련은 강순남 국방상과 전술핵운용부대를 총지휘하는 연합부대장과 산하 동, 서부전선 각 미사일군부대장들, 구분대지휘관들이 참관했으며, 당 중앙위원회 해당간부들과 미사일총국 지휘관들,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참관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종합전술훈련을 통하여 중요화력습격임무를 수행하는 부대, 구분대들의 실전능력이 크게 향상되고 모든 구분대들이 커다란 자신심에 충만되게 되였다"고 하면서 "우리의 핵전투무력이 전쟁억제와 전쟁주도권쟁취의 중대한 사명을 임의의 시각, 불의의 정황하에서도 신속정확히 수행할 수 있게 준비시키는데서 중요한 계기로 되였다"고 훈련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또 "이번과 같은 실전가상훈련들을 계속 조직진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면서 "우리 군인들을 불의적인 정황에 익숙시키며 언제든 즉시적이고 압도적이며 능동적인 핵대응태세를 더욱 빈틈없이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훈련에도 김주애로 알려진 딸을 동행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김 위원장은 이번 훈련에도 김주애로 알려진 딸을 동행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이날 김 위원장은 "적들의 반공화국 침략책동이 날로 가증되고있는 오늘의 형세는 우리의 핵전쟁억제력을 기하급수적으로 증대시킬 것을 절박하게 요구하고있다"며, "핵무력건설의 중요방향과 핵무력의 전쟁준비에서 나서는 전략적 과업들을 제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우리의 핵무력은 고도의 림전태세에서 적들의 준동과 도발을 철통같이 억제하고 통제관리할 것이며 뜻하지 않은 상황이 도래한다면 주저없이 중대한 사명을 결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긴자 뒷골목에서 벌어진 윤석열-기시다 밀담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3/03/20 08:09
  • 수정일
    2023/03/20 08:1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개벽예감 532] 긴자 뒷골목에서 벌어진 윤석열-기시다 밀담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3/03/20 [07:51]
  •  
  •  
  •  
  •  
  •  
  •  
  •  
  •  
  •  
 

<차례>

1. 오부찌의 사죄를 계승하지 않겠다는 기시다

2. 일제의 식민통치를 합법화, 정당화해준 범죄조약

3. 렌가떼이 식당에서 벌어진 윤석열-기시다 밀담

4. 독도 밀약 계승하겠다고 약속한 윤석열

 

▲ [사진 출처-대통령실 누리집]  

 

1. 오부찌의 사죄를 계승하지 않겠다는 기시다

 

2023년 3월 16일 중앙일보 보도에 의하면, 한국 외교부는 이른바 ‘강제징용 해법’이라는 것을 지난 3월 6일에 발표해놓고 일본 외무성에 은밀히 연락하여 “김대중-오부찌 선언에 명시된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라는 문구를 (윤석열-기시다 회담 중에) 기시다 총리가 직접 언급해달라”고 구걸했다고 한다.

 

그런데 김대중-오부찌 선언은 무엇인가? 1998년 10월 8일 당시 대통령 김대중(1924~2009)과 당시 일본 총리 오부찌 게이조(小渕惠三, 1937~2000)가 도꾜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발표한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쉽 공동선언’이다. 공동선언에는 다음과 같은 사죄 문구가 들어있다.

 

“오부찌 총리대신은 금세기 한일 양국관계를 돌이켜 보고, 일본이 과거 한때 식민지 지배로 인하여 한국 국민에게 다대한[많고도 큰] 손해와 고통을 안겨주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이에 대해 통절히 반성하고 마음으로부터 사죄하였다.”

 

위에 인용한 중앙일보 보도에 의하면, 한국 외교부는 일본 외무성에 연락하면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김대중-오부찌 공동선언의 사죄 문구를 한일정상회담에서 딱 한 번만 언급해주면 ‘강제징용 해법’을 반대하는 한국의 여론을 다독여줄 수 있고, ‘강제징용 해법’을 완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구걸했다는 것이다. 

 

일제의 식민통치 밑에서 상상을 초월한 고통과 불행을 겪은 피해자인 우리가 식민통치를 자행한 가해자의 의무와 책임을 역사적으로 계승한 기시다 내각에서 사죄를 받는 것은 너무도 응당한 일이다. 일본 내각의 초대 총리대신은 조선 침략 원흉 이또 히로부미(伊藤博文, 1841~1909)이고, 기시다 후미오는 이또 히로부미의 뒤를 이은 100번째 총리대신이다.

 

그러므로 한일정상회담 준비과정에서 윤석열 정부는 기시다 총리가 회담 중에 사죄 문구를 언급해달라고 구걸할 것이 아니라 공개적으로, 당당하게 요구했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기시다 내각에 은밀히 연락하면서 사죄를 구걸했다. 이런 행태는 윤석열 정부가 기시다 내각의 하수인이 되기를 자처한 비굴한 짓이다. 그렇게 되어 윤석열-기시다 회담은 시작되기도 전에 윤석열 정부의 구걸 외교에 의해 그 형체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일본 외무성은 한국 외교부의 사죄 발언 간청을 외면하고 일절 응답조차 하지 않았다. 기시다 내각이 그처럼 오만방자한 태도를 보였으면, 윤석열 정부는 한일정상회담을 연기하거나 취소함으로써 자존심을 지켰어야 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사죄 발언을 언급해 달라고 기시다 내각에 구걸하다가 무시당했는데도, 도꾜로 가서 한일정상회담에 얼굴을 내미는 굴종을 택했다. 이것은 윤석열 정부가 부일굴종의 더러운 몰골을 드러낸 외교 참사가 아닐 수 없다. 

 

‘일본과 화친하다’는 뜻을 지닌 친일이라는 말은 윤석열 정부의 비굴과 굴종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윤석열 정부의 행태는 친일이 아니라 부일이다. 부일이라는 말은 자기 민족의 이익을 외면하고 일본에 붙어 돌아간다는 뜻이다. 

 

2023년 3월 16일 일본 도꾜에 있는 총리 관저에서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킨 가운데 윤석열-기시다 회담이 열렸다. 회담은 1시간 23분 동안 계속되었다. 윤석열-기시다 회담의 전모는 외부에 드러나지 않았다. 그래서 기시다 총리의 회담 계책이 실제로 회담 중에 어떻게 작동했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정상회담을 마친 후 진행된 공동기자회견에서 회담 계책의 일부가 모습을 살짝 드러냈다. 기시다 총리는 공동기자회견에서 “일한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겠다”라고 말한 것이다. 

 

기시다 총리는 김대중-오부찌 공동선언을 계승하겠다고 똑 부러지게 말하지 않고, 김대중-오부찌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겠다는 알쏭달쏭한 말로 너스레를 떨었다. 이 알쏭달쏭한 말에 기시다 내각의 간교한 회담 계책이 담겼다. 그 말의 속뜻은 무엇일까? 1998년 김대중-오부찌 공동선언 이후 일본의 역대 내각은 오부찌 총리의 사죄를 오부찌의 개인행동으로 폄하하거나 오부찌 내각의 외교 실책으로 폄하했다. 다시 말해서, 1998년 이후 일본의 역대 내각은 김대중-오부찌 공동선언에 명기된 오부찌 내각의 사죄를 계승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일본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겠다는 기시다 총리의 말속에는 기시다 내각이 역대 내각들처럼 오부찌 내각의 사죄를 계승하지 않겠다는 속뜻이 담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시다 총리가 언급한 ‘일한 공동선언을 포함한다’는 형용구는 자기의 속뜻을 은폐한 외교 수사에 불과하다.  

 

2. 일제의 식민통치를 합법화, 정당화해준 범죄조약

 

제국주의 식민통치는 범죄다. 그것은 침략과 강점, 학살과 약탈, 억압과 착취를 자행하는 가장 잔인하고 악독한 범죄다. 그런데 기시다 내각을 포함하여 일본의 역대 내각은 우리 민족을 짓밟은 일본 제국주의의 잔인하고 악독한 범죄를 사죄하기는커녕 범죄 자체를 부인해왔다. 

 

일제가 자행한 식민통치 범죄들 중에서 이번 한일정상회담에서 표면에 떠오른 강제징용 만행을 돌이켜보자. 조선총독부는 1938년에 ‘국가총동원법’을 제정했고, 1939년에 ‘국민총동원령’을 제정했고, 1941년에 ‘노무조종령’을 제정했다. 조선총독은 식민지 조선인 457만9,162명을 자신이 직접 지휘하는 ‘총동원련맹’에 가입시켰다. 조선총독부는 1942년에 ‘근로보국대’를 창설했고, 1944년에는 일본 본토에서 제정된 ‘국민징용령’을 식민지 조선으로 확대했다. 

 

조선총독부가 징용한 조선인들은 일본 각지, 사할린, 동남아 점령지, 남양군도(미크로네시아)로 끌려가 채탄장, 군사기지 건설장, 철도부설공사장 등에서 등뼈가 휘도록 가혹한 노예노동을 강요당했다. 자료에 의하면, 강제징용을 당한 조선인은 103만 2,684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내가 어린 시절 서울에서 살 때, 나의 어머니는 강제징용으로 ‘화태탄광’에 끌려간, 내가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외삼촌 이야기를 내게 들려주셨다. 외삼촌은 조선이 해방되었어도 고향에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고 말 하시던 어머니의 한 맺힌 목소리를 나는 잊을 수 없다. 나의 외삼촌이 강제징용으로 끌려갔던 ‘화태탄광’이 로씨야 영토 사할린에 있는 어느 이름 모를 징용 탄광이라는 사실을 나는 어른이 되어서야 알았다. 

 

1937년 7월 7일 중일전쟁을 도발한 일제는 중국 대륙을 점령하기 시작했고, 대륙 각지에서 수많은 중국인을 징용해 노예 노역을 시켰다. 1941년 12월 8일 태평양전쟁을 도발한 일제는 전투에서 패해 일본군에게 붙잡힌 미국군 전쟁포로 12,000여 명에게 노예 노역을 시켰다. 

 

강제징용 범죄를 자행한 대표적인 전범 기업은 미쓰비시(三菱)였다. 전범 기업 미쓰비시는 사외이사 오까모도 유끼오(岡本行父)와 상무 기무라 히까루(木村光)을 2015년 7월 미국에 파견했다. 두 사람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진행된 사죄 행사에서 미쓰비시를 대표하여 “우리는 전쟁포로를 가장 심하게 착취한 기업이었다. 미국인 전쟁포로들과 그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라고 하면서 머리를 숙였다. 

 

전범 기업 미쓰비시는 2016년 6월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인 강제징용 피해자 3,765명과 그 가족들에게 사죄하고, 기념비를 세우고, 1인당 10만 위안(약 1,700만 원)을 피해보상금으로 지급하였다. 

 

그런데 전범 기업 미쓰비시는 우리 민족에게 자행한 강제징용 범죄에 대해서는 사죄는커녕 범죄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는 사죄하면서도, 왜 우리에게는 사죄하지 않는 것일까? 

 

그 까닭은 일본이 식민통치 범죄를 사죄하지 않아도 되는 ‘면죄부’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면죄부’는 박정희 부일우익정권이 1965년 6월 22일에 조인한 ‘대한민국과 일본국 간의 기본관계에 관한 조약(한일기본조약)’이다. 한일기본조약 제2조에는 “1910년 8월 22일 및 그 이전에 대한제국과 대일본제국 간에 체결된 모든 조약 및 협정은 이미 무효(already null and void)임을 확인한다”라고 명기되었다. 이 조항이 왜 일본에 ‘면죄부’로 되었는지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설명이 요구된다. 

 

일본은 한일기본조약을 체결하기 위한 협상 과정에서 ’이미(already)‘라는 특정 단어를 조약문에 반드시 명기해야 한다고 미친 듯이 우겨댔다. 일본이 ’이미‘라는 특정 단어에 그처럼 광적으로 집착한 까닭은, 1910년 8월 22일 대한제국 내각총리대신 이완용(1858~1926)과 조선 통감 데라우찌 마사다께(寺內正毅, 1852~1919)가 체결했던 한일병합조약은 원래 합법적으로 체결된 조약이었는데, 1965년에 한일기본조약을 체결한 시점에 “이미 무효가 되었다”라는 사악한 궤변과 억지를 합법화, 정당화하려고 광분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사악한 궤변과 억지대로 만일 1910년 한일병합조약이 합법적으로 체결된 조약이라면, 일제의 식민통치도 합법적인 통치로 되고, 따라서 우리 민족에 대한 일제의 식민통치는 범죄가 아닌 것이다. 이런 사악한 궤변과 억지를 제2조에 그대로 박아 넣은 한일기본조약은 박정희 부일우익정권이 일본에 바친 ‘면죄부’였다. 

 

이런 참담한 과거사를 돌이켜보면, 한일기본조약은 우리 민족을 무참히 짓밟은 일제의 식민통치를 범죄로 인정하지 않고 합법화, 정당화시킨 범죄조약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런 끔찍한 범죄조약이 한일관계 전반을 규정하고 있기에 1965년 이후 일본의 역대 내각은 일제의 식민통치를 범죄로 인정하지 않고 사죄도 하지 않는 것이다.

 

1998년 오부찌 내각이 김대중-오부찌 공동선언에서 일제의 식민통치를 사죄했다고 하지만, 이행 의무가 있는 국제법인 한일기본조약과 달리 공동선언은 이행 의무가 없는 종잇장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이행 의무가 없는 종잇장을 내밀면서 일본에 사죄를 요구하는 것은 일본의 비웃음을 자아낼 뿐이다. 해결책은 일제의 식민통치를 합법화, 정당화해준 범죄조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한일관계를 재정립하는 새로운 조약을 체결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대일굴욕의 추악한 역사를 청산할 수 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일본에 자발적으로 굴종하고 있다. 그런 부일우익정권이 한일기본조약을 파기해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해가 서쪽에서 뜨기를 바라는 것처럼 허망하다. 민족의 존엄을 짓밟는 한일기본조약을 파기하는 정치적 결단은 앞으로 수립될 자주적 통일정부만이 내릴 수 있다. 100년 넘도록 계속되는 일본과 미국의 식민통치 아래서 피눈물을 너무도 많은 흘린 우리 민족에게 통일정부 수립은 예속과 굴종의 역사를 청산하고 자주와 존엄의 역사를 창조하는 길이다. 

 

3. 렌가떼이 식당에서 벌어진 윤석열-기시다 밀담

 

 2023년 3월 16일 오후 7시 40분 일본 도쿄의 번화가 긴자(銀座)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기시다 총리 부부가 나타났다. 그들 부부는 일본식 소고기전골 스끼야끼(鋤燒)로 유명하다는 식당 요시자와(吉澤)에서 만찬을 즐기며 환담을 나누었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의 말에 의하면, 기시다 총리가 직접 요시자와를 만찬 장소로 선정했다고 한다. 

 

일본 정부의 의전 관례에 따르면, 외국 정상이 일본을 방문하는 경우 총리가 외국 정상과 그를 수행한 고위 관리들을 영빈관이나 총리 관저에 초대해 공식 만찬을 베풀게 된다. 이것을 만찬 외교라고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기시다 총리는 의전 관례에서 벗어나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영빈관도 아니고 총리 관저도 아닌 요시자와 식당으로 초대해 비공식 만찬을 베풀었다. 요시자와에서 진행된 부부 동반 비공식 만찬은 1시간 20분 동안 계속되었다.  

 

이전에 일본 총리들은 미국 대통령이 도꾜를 방문했을 때도 유명한 식당으로 초대해 비공식 식탁 외교를 하였던 사례가 더러 있었지만, 그것은 영빈관이나 총리 관저에서 공식 만찬 외교를 하고 이튿날 진행한 비공식 식탁 외교였다. 그런데 이번에 기시다 내각은 공식 만찬 외교를 생략하고 외부 식당에서 비공식 만찬을 베풀었다. 기시다 내각은 윤석열 정부를 하수인으로 여기고 있으므로 공식 만찬을 생략하고 하대한 것일까? 

 

그보다 더 이상한 현상은 요시자와에서 비공식 만찬을 마친 직후에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김건희 여사와 기시다 유꼬(岸田裕子) 여사와 떨어져 두 번째 만찬을 하기 위해 요시자와 식당에서 약 280m 떨어진, 긴자 뒷골목에 있는 일본식 경양식집 렌가떼이(煙瓦亭)로 갔다. 

 

▲ [사진 출처-대통령실 누리집]  

 

기시다 총리는 두 번째 만찬에서 배석자 없이 통역자만 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밀담을 나누었다. 그들은 자기 두 사람만 알아야 할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정상회담에서는 외교 언사로 치장된 의제가 다루어지지만, 두 사람이 마주 앉은 밀담에서는 허심탄회하게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총리 관저에서 진행된 한일정상회담보다 렌가떼이 식당에서 진행된 윤석열-기시다 밀담이 더 중요하다. 

 

2023년 3월 13일 동아일보 보도에 의하면, 윤석열-기시다 밀담은 기시다 총리의 “세심한 배려”에 의해 마련되었다고 한다. 이런 정황을 보면, 기시다 총리는 렌가떼이 밀담을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해놓고 그 자리로 윤석열 대통령을 끌어들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렌가떼이 밀담은 오후 9시 15분부터 1시간 동안 계속되었다. 

 

2023년 3월 18일 동아일보 보도에 의하면, 두 사람은 렌가떼이 식당 밀실에서 각자 넥타이를 풀어놓고 일본의 에비스 맥주에 한국의 진로 참이슬 소주를 섞은 폭탄주를 들이키며 밀담을 주고받았다. 기시다 총리는 미리 준비해놓은 밀담계책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의 술잔에 폭탄주를 계속 부어주면서 그를 밀담의 늪으로 끌어갔다. 밀담계책에 말려든 윤석열 대통령은 거나하게 취한 불그레한 얼굴로 이렇게 뇌까렸다. 

 

윤석열 - “총리님, 저는 제 임기 중에 1965년 한일 수교 이후 가장 좋은 한일관계를 만들고 싶습니다.”

 

기시다 - “아하, 한일 우호의 맛이 진짜 맛있구나!”

 

위에 인용한 대화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파악하려면 1965년 수교 이후 한일관계에 끊임없이 제기되어온 가장 중대하고 심각하고 민감한 미해결 문제를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1965년 한일기본조약을 체결하기 위한 한일협상 과정에서도 그러했고, 한일기본조약이 체결된 이후 한일관계에서도 그러했지만, 한일관계에 제기된 가장 중대하고 심각하고 민감한 미해결 문제는 독도 영유권 문제다. 

 

기시다 총리는 공식 회담에서 거론하기가 좀 거북스러운 독도 영유권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는 특별한 자리를 마련해야 했는데, 그게 바로 렌가떼이 밀담이었다. 

 

2013년 2월 28일 당시 외무상 기시다 후미오는 일본 국회에서 발언하면서 “다께시마 문제가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 없지만, 앞으로 끈질기게 대응하겠다”라고 큰소리를 쳤는데, 렌가떼이 밀담이야말로 그가 ‘다께시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응하는 절호의 기회로 되었다. 일본에서는 독도를 다께시마(竹島)라고 제멋대로 부른다. 2023년 3월 16일 일본 NHK 방송은 기시다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시마네현 다께시마에 관한 문제에 관한 일본의 입장을 전달했다”라고 보도했다. 

 

이 글의 논지를 좀 더 심화시키려면 독도 영유권 문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본은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에 속한 독도가 시마네현 오끼군에 속한 ‘다께시마’라고 우겨대면서, 한국이 경찰을 상주시켜 ‘다께시마’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사악한 궤변과 망언을 늘어놓고 있다. 일본 방위성은 ‘방위백서’를 주기적으로 발행하면서 2005년부터 독도를 일본 영토 ‘다께시마’로 계속 표기해오고 있다. 일본 ‘공직선거법시행규칙’에는 ‘다께시마’가 일본 국민들이 투표를 실시하는 선거지로 정해져 있다. 일본 각급 학교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과서에는 독도가 ‘다께시마’로 기술되었다. 일본 국회의원들은 ‘다께시마 반환 요구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일본은 길이가 3m인 무인선박 두 척을 2016년 이후 독도 근해로 계속 들이밀면서 24시간 경계 감시활동을 하고 있으며, 일본 군함과 순시선을 수시로 파견해 독도 주변을 한 바퀴씩 순회하고 있다. 

 

일본은 독도를 한일분쟁지역으로 만들어놓고, 독도 영유권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로 끌어갈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면서 미국에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문제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하였다. 일본은 독도의용수비대가 독도에 상륙한 때로부터 약 5개월이 지난 1954년 9월 25일부터 지금까지 독도 영유권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해보려고 집요하게 책동해왔다. 독도 영유권을 강탈하려고 광분하는 일본의 파렴치한 범죄적 기도는 기시다 내각이 수행하는 10대 외교 현안 중의 하나다. 

 

일본의 독도 강탈 야욕은 100년 이상 계속되었다. 이를테면, 일제는 1895년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후 로일전쟁을 준비하기 위해 10개년 군비 증강 계획을 추진했는데, 그 계획에 따라 동해 제해권을 장악하려는 야욕을 품고 경상북도 울진, 울릉도, 독도를 연결하는 군사용 해저 통신선을 설치했고, 1905년 8월 19일에는 독도에 군사용 감시망루도 설치했다. 이렇게 전쟁 준비를 갖춘 일본은 로일전쟁을 도발하여 로씨야제국 발틱 함대를 대한해협과 독도 근해에서 격침시키고 로씨야제국을 꺾었다. 로일전쟁에서 일본은 동해 제해권을 장악하려면 반드시 독도를 빼앗아야 한다는 야욕을 품게 되었다.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오늘, 미국 항모타격단을 주축으로 편성된 미일련합 함대는 동해에서 조선인민군, 중국인민해방군, 로씨야군과 무력대결을 벌이기 위해 동해 제해권을 장악하려고 혈안이 되어 날뛰고 있다. 저들이 동해 제해권을 장악하려면 독도 강탈은 필수적이다. 한미일 대 조중로의 무력 대결이 날로 첨예해지는 오늘, 독도의 군사전략적 가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커졌고, 그래서 일본은 미국과 공모, 결탁하여 독도를 강탈하려고 광분하는 것이다.     

   

4. 독도 밀약 계승하겠다고 약속한 윤석열

 

1951년 9월 5일 일본 방송을 인용한 민주신보 보도에 의하면, 일본 정부는 쌘프랜시스코 대일강화조약 초안을 작성하는 책임을 맡은 당시 미국 국무부 고문 존 덜레스(John F. Dulles)에게 서한을 보내 독도는 일본 영토의 일부이므로 마땅히 일본에 귀속되어야 한다고 강변하면서, 쌘프랜시스코 대일 강화회의에서 영토 귀속 문제를 명백히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일본의 요청을 받은 존 덜레스는 원래 “일본은 제주도, 거문도, 울릉도 및 독도를 포함하여 코리아(Korea)에 대한 모든 권리, 권원 및 청구권을 포기한다”라고 써넣었던 초안에서 독도를 삭제해버렸다. 미국과 일본이 저지른 그런 범죄적 정치 농간에 의해 쌘프랜시스코 대일강화조약 제2조에는 “일본은 제주도, 거문도 및 울릉도를 포함한 코리아에 대한 모든 권리, 권원 및 청구권을 포기한다”라고 명기되었다. 미국과 일본의 범죄적 정치롱간에 의해 만들어진 조약은 1951년 9월 8일에 조인되었다.

 

당시 미국 국무부 원동(Far East) 담당 차관보 딘 러스크(David Dean Rusk, 1909~1994)는 주미한국대사 양유찬(1897~1975)에게 보낸 1951년 8월 9일부 공식 서한에서 ‘다께시마’를 일본 영토라고 확인했으며, 1954년 당시 미국 대통령 해리 트루먼(Harry S. Truman, 1884~1972)의 특사로 서울을 방문하고 워싱턴에 돌아간 제임스 밴 플리트(James Van Fleet, 1892~1992)는 한국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지만 미국은 쌘프랜시스코 강화조약에 근거해 그 섬이 일본 영토라고 결론하였다고 썼다. 

 

위에 열거한 사실들은 미국이 쌘프랜시스코 강화조약을 체결하면서 독도를 일본에 불법적으로 넘겨주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서, 일본은 자기들이 불법적으로 강점했던 식민지 조선의 영토를 한국에 반환하면서 독도는 반환하지 않고 여전히 강점할 수 있는 국제법적 근거를 갖게 된 것이다. 전후 영토 처리 과정에서 일본과 공모, 결탁하여 우리 민족의 고유한 영토인 독도를 일본에 넘겨준 미국의 죄악을 우리 민족은 잊지 말아야 하며, 언젠가는 그 죄악의 대가를 반드시 받아내야 한다.  

 

1965년 1월 11일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 있는 범양상선 회장 박건석(1935~1987)의 집에서 박정희 부일우익정권의 국무총리 정일권(1917~1994)과 일본의 밀사 우노 소스께(宇野宗佑, 1922~1998)가 만났다. 독도 밀약을 체결한 비밀회담이었다. 일본은 비밀회담에서 간계를 부려 이른바 독도 밀약이라는 것을 체결했다. 박정희와 당시 일본 총리 사또 에이사꾸(佐藤榮作, 1901~1975)가 서명한 독도 밀약은 4개 항으로 되어 있는데, 제1항은 다음과 같다.

 

“독도는 앞으로 한국과 일본이 모두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것을 인정하고, 동시에 이에 반론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위에 인용한 독도 밀약 제1항에 따르면, 한국은 ‘다께시마’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의 사악한 궤변과 망언을 인정해주어야 할 뿐 아니라, 한국의 독도 영유권을 부정하는 일본의 추악한 망동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공약한 것이다. 한국의 독도 영유권을 부정한 ‘다께시마 밀약’ 원본은 지금도 일본 외무성 비밀문서 보관소에 남아있는데, 그 밀약은 일본이 독도 영유권 문제를 인식하고 대응하는 데서 불변의 기준으로 되고 있다.

  

1961년 11월 12일 일본 도꾜의 번화가 아까사까(赤坂)에 있는 가와사끼(川崎) 요정에서 다다미 위에 두 손을 짚고 일본 정계 거물들 앞에서 일본식 절을 올리면서 유창한 일본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미숙한 소생을 지도해주십시오”라고 간청했던 박정희는 1965년 1월 12일 청와대에서 독도 밀약에 서명함으로써 독도 영유권을 포기하였다. 박정희가 독도 영유권을 포기한 독도 밀약을 체결한 것은 천추에 씻을 수 없는 죄악이다.

 

1965년 독도 밀약을 체결하여 독도 영유권을 포기하고 일본에 굴종한 박정희의 추악한 역사는 2023년 3월 16일 렌가떼이 밀담에서 윤석열에 의해 계승되었다. 렌가떼이 밀담에서 폭탄주가 돌면서 술이 거나하게 취했을 때, 기시다 총리는 한일정상회담에서 거론하지 않았던, 밀담에서만 거론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 심각하고 민감한 독도 영유권 문제를 꺼내놓았다. 기시다 총리가 독도 영유권 문제를 거론했을 때 윤석열 대통령은 “1965년 한일 수교 이후 가장 좋은 한일관계를 만들기 위해” 독도 밀약을 계승하겠다고 화답했다. 그 순간, 기시다 총리는 지난날 일본에 충성했던 만주군 소위 다까끼 마사오(高木正雄, 창시개명한 박정희의 이름)의 환생을 보는 듯했다. 기시다 총리는 간사한 웃음을 눈가에 지으면서 마지막 술잔을 치켜들더니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 한 잔을 다음에 (내가) 한국을 방문할 때 다시 이어가자”라고 화답했다.

   

2023년 3월 18일 동아일보 보도에 의하면, 기시다 총리는 렌가떼이 밀담을 마친 뒤에 자기 측근에게 “윤석열이라면 내가 믿을 수 있다. 그와의 신뢰 관계를 평생 가져갈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칭찬을 늘어놓았다고 한다.  

 

독도 밀약을 계승하겠다는 윤석열 부일우익정권이 이 땅에 존재하는 한, 민중이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외쳐도, 그것은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릴 것이다. 해결책은 기시다 앞에서 독도 밀약을 계승하겠다고 약속한 사람을 민중의 힘으로 대통령직에서 퇴진시키는 것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독도‧위안부 정상회담 언급논란… 한겨레 “능멸 당하고도 몰라”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3/03/20 08:03
  • 수정일
    2023/03/20 08:0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기자명 박재령 기자 
  •  
  •  입력 2023.03.20 07:31
  •  
  •  댓글 0

    [아침신문 솎아보기] 정부 “정상회담 내용 구체적 말하는 건 부적절”

    한겨레 “대통령 그저 희희낙락” 중앙 “일본의 언론플레이”

    보수언론 ‘윤석열 시계’ 찬 공명당 대표 사진 부각하며 성과 강조

    2년5개월만에 대중교통 마스크 해제 “혼잡 출근길 착용 권고”

    한‧일 정상회담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일본언론이 지난 16일 정상회담에서 위안부와 독도 문제가 다뤄졌다고 보도하면서 보수언론조차 새로운 논란의 불씨를 우려했다. 대통령실이 언급 사실을 부정했다가 모호하게 답변하는 등 해명이 오락가락해 의혹은 증폭됐고 일본은 위안부, 독도 문제가 거론됐다는 것을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인 모습이다. 한겨레, 경향신문은 윤석열 정부의 ‘굴종외교’ 비판에 박차를 가했고, 중앙일보는 일본의 ‘언론플레이’를 지적했다.

    ▲ 20일자 5면 경향신문 사진기사.

    ▲ 20일자 동아일보 5면 기사.

    대통령실은 지난 16일 해당 이슈에 대한 답을 피하다가 지난 17일 “위안부 문제든 독도 문제든 논의된 바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지난 18일 YTN에서 “정상회담에서 오고 간 정상들의 대화는 다 공개할 수가 없다”고 한 데 이어 박진 외교부 장관 역시 18일 KBS에서 독도나 위안부 문제는 의제로서 논의된 바 없다”면서도 앵커가 의제로 논의된 바는 없지만, 기시다 총리가 그 부분에 대해 말을 꺼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도 되겠느냐고 묻는 질의엔 “정상회담 내용을 구체적으로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반복했다.

    이에 손원제 한겨레 논설위원은 칼럼에서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대한민국 대통령 면전에 대고 했다는 것”이라며 “문제는 능멸을 당하고도 당한 줄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저 희희낙락”이라고 했다. 하지만 중앙일보는 “일본 측이 의제에도 오르지 않은 민감한 역사·영토 문제를 일방적으로 거론한 뒤 내부 정치를 위해 ‘언론플레이’를 했다는 의심을 피할 수 없다”며 “언론플레이 성격이 다분한 보도를 근거로 우리 야당이 정상회담을 친일 행위로 몰아가는 것도 과도하다”고 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강제징용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한 직접 사과를 피했다. 대신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고 했다. 일본이 소극적으로 나오는 데 대한 분석이 20일 아침신문에서 이어졌다. 정치적 입지가 탄탄하지 못한 기시다 총리의 상황이 반영됐다는 평가와 한국의 ‘저자세 외교’가 효과가 없었다는 비판이 공존했다. 대통령실은 기시다 총리의 다음 방한 때 전격적인 호응을 기대한다고 입장을 밝힌 상태다.

    ‘윤석열 시계’ 찬 공명당 대표 전면 부각한 보수신문

    ▲ 20일자 주요 아침신문 1면.

    일부언론은 경제‧안보협력과 신뢰구축을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로 꼽았다. 국민일보는 1면에서 “양국 정상 간 ‘셔틀외교’를 12년 만에 복원하고, 일본의 수출규제 해제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정상화 등 경제·안보 협력의 물꼬를 텄다. 양국 경제계가 ‘미래 파트너십 기금’을 통해 청년세대의 교류를 지원하기로 한 것과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위해 양국 정상이 신뢰를 쌓은 것도 뚜렷한 성과로 평가받는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4면에서 정상회담을 향한 경제단체장들의 시각을 한 면에 소개했다.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은 “경제 분야에서 한국과 일본의 협력 강화는 가뭄의 단비와도 같다. 힘을 합쳐서 해야 할 게 많은데 너무 오랫동안 협력을 못해 왔다”고 했고,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기업인은 전쟁통에도 장사하는 사람들이다. 정치 논리에 의해 경제가 타격을 받았다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었고, 이것이 풀렸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 20일자 서울신문 4면 사진 기사.

    ▲ 20일자 조선일보 4면 기사.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가 지난 17일 도쿄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날 당시 ‘윤석열 시계’를 찼다는 사실이 대대적으로 강조되기도 했다. 중앙일보와 세계일보, 서울신문은 윤석열 시계를 차고 윤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는 사진을 활용했고,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기사에 해당 내용을 포함시켰다. 조선일보는 “작년 12월 방한해 윤 대통령을 예방했을 때 선물로 받은 기념시계”라고 설명했다.

    반면 경향신문은 이번 회담을 ‘외교참사’로 규정했다. 경향신문은 1면 기사 <협상 없이 내어준 ‘외교참사’ 안과 밖의 ‘청구서’만 남았다>에서 “한·일 정상회담으로 정부 간 강제동원(징용) 해법 논의의 문을 닫은 대신 방일 후폭풍 정국의 문을 열었다”며 “피해 당사자와 여론을 설득하지 못한 소통 부재, 일본의 ‘호응’을 끌어내지 못한 외교력 부족 등 윤석열 정부가 노출한 한계가 정국 혼란의 원인이 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여론 추이에 따라 윤 대통령 국정운영 동력을 위협할 수 있는 이슈로 비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했다.

    ▲ 20일자 한겨레 1면 기사.

    ▲ 20일자 한국일보 4면 기사.

    한겨레 역시 1면 <‘선물’ 건네고 짐보따리만 받아온 윤 대통령>에서 “일본에 현물로 선물을 잔뜩 안기고, 어음과 청구서만 오히려 받아들고 온 ‘일방 외교’라는 비판”이라며 “한·일 재계 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게이단렌)가 16일 각 10억원씩 모두 20억원 규모의 ‘한일·일한 미래 파트너십 기금’을 창설한다고 발표했다. 사과와 배상이 없는 ‘제3자 변제안’에 대한 한국 시민사회의 반발을 억누르려 ‘미래’를 명분으로 급조한 기금인데, 구체적 사업계획과 기금에 참여할 일본 기업도 정해지지 않은 전형적 개문발차”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국내 한일관계 전문가 6인의 진단을 1면에 실었다. 한국일보는 “강제동원 해법도 국내 여론의 반발과 일본 전범기업의 미온적 태도를 감안하면 아직은 완성형이 아니다. 이를 놓고 ‘80점은 받을 만하다’는 긍정평가와 ‘F학점짜리 회담’이라는 혹평이 엇갈렸다”고 했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는 기사에서 “(기시다 총리가) 정치적 입지가 탄탄하지 못한 탓에 더 진전된 발언을 당장 내놓기는 어려웠을 것”이라 했고, 김숙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 언론이 판을 깔아줬으니 “다음 정상회담에서는 진전된 답변을 가져올 것으로 본다”고 했다.

    화염 휩싸인 프랑스 연금개혁안… 동아 “마크롱 결단 새겨들어야”

    ▲ 20일자 조선일보 1면 사진 기사.

    일반 근로자의 은퇴연령(정년)을 62세에서 64세로 늦추는 것을 골자로 한 프랑스 연금개혁안에 대한 반발이 심상치 않다. 정부가 단독 입법을 강행해 시위에선 ‘마크롱 화형식’까지 등장할 정도다. 조선일보는 1면 <반대 70%에도… 연금개혁 밀고나가는 마크롱>에서 “프랑스 마크롱 정부는 지난 16일(현지 시각) 연금개혁 법안의 하원 표결을 앞두고 의회 동의 없이 정부 단독 입법을 가능케 하는 ‘헌법 49조 3항’을 전격 발동했다”며 “프랑스 야당과 노동 단체들은 국민이 반대하는 입법을 강행하려 의회를 패싱했다며 강력 반발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보수언론은 마크롱의 결단을 의미 있게 평가했다. 조선일보는 해당 소식을 1, 3, 4면에 할애한 데 이어 그리스 등을 사례로 들며 “개혁 시기를 놓친 나라는 국가 파산으로 이어지기도 했다”고 했다. 김광일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칼럼에서 “모든 자유를 중시한다는 이 나라의 경찰이 엊그제 콩코르드·샹젤리제 주변에 집회를 일절 금지한다고 밝혔다. 절체절명의 시기를 맞은 연금개혁이 화염병과 폭죽으로 멈출 순 없기 때문”이라며 “마크롱-엘리자베트 정권은 정치생명을 걸었다. 사실상 5년 임기는 선택과 결단의 연속인데 아차 하면 벼랑이다. 그러나 버리는 게 없다면 선택도 아닐 것”이라고 했다.

    ▲ 20일자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한국과 상황을 연결시켰다. 사설 <‘미래 위한 연금개혁’ 정치생명 걸고 추진하는 마크롱>에서 동아일보는 “예고된 재앙에도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주판알만 튀기며 누구도 총대를 메지 않으려는 상황이 개탄스럽다. 연금개혁의 동력이 사라지기 전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며 “‘미래를 걸고 도박을 할 순 없다. 이 개혁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마크롱 정부의 결기 어린 호소를 우리도 새겨들어야 한다”고 했다.

    2년5개월 만에 마스크 해제 “출근길 착용 권고… 아직 안심 말아야”

    ▲ 20일자 한국일보 1면 사진 기사.

    2020년 10월13일 이후 888일 만에 대중교통 마스크 의무가 해제됐다. 하지만 20일 아침신문은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고 입을 모았다. 방역당국은 “출퇴근 시간대 혼잡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마트나 쇼핑몰 내 개방형 약국 종사자 등은 마스크를 항상 써달라”고 권고했다. 개인 스스로 ‘상황별 맞춤형 착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아직 의무인 곳도 남아 있다. 일반 약국(독립 매장), 병원·보건소, 요양병원·요양원, 정신 건강·장애인 복지 시설 등 의료기관에선 마스크를 써야 한다. 여러 규제가 사라졌지만 의료기관 마스크 착용과 확진자 7일 의무 격리 등 두 가지는 여전히 지켜야 하는 셈이다.

    경향신문은 사설 <2년5개월 만에 벗는 마스크, 취약지대 방역 유의해야>에서 “이번 조치를 두고 코로나19 이전의 ‘노 마스크’ 시대가 곧 돌아오리라는 기대와 감염병 재확산 우려가 함께 나오고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기에, 이럴 때일수록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 된다.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로 불편을 감내해야 했던 3년간의 코로나19를 확실히 떨쳐내고 일상으로 복귀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라는 각오로 자율방역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전주을] 강성희, 이유 있는 ‘수직상승’… 1석의 기적 가능할까?

  • 조혜정 기자
  •  
  •  승인 2023.03.18 14:48
  •  
  •  댓글 0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 민심의 현장

- ‘무조건 민주당’은 전주 자존심 건드는 것

- 한 번도 본 적 없는 선거운동

- 진보당에 끌리는 이유

오는 4월 5일 예정된 재보궐 선거. 전주을(서신·삼천·효자) 지역은 전국 유일 국회의원 재선거가 치러지는 곳이다.

더불어민주당 무공천과 정운천(국민의힘) 의원의 불출마로 민심이 요동치는 가운데, 지난 17일 후보 등록 결과 6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23일 본선 선거운동을 앞두고, 초반 승기를 잡은 건 강성희(진보당), 민주당을 탈당한 임정엽(무소속) 후보다.

▲ 진보당 강성희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가 16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자 등록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무엇보다 8%대에서 15%대 돌파, 지지율이 수직상승 중인 진보당의 대약진이 무섭다.

본선을 앞두고 이번 주말을 거쳐 또 한 번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다. 지지율 20%는 거뜬히 넘을 것이라는 게 강성희 선본의 예측이다.

전주을에 부는 ‘진보당 바람’ 실체는 무엇이고, 결말은 어떨까? 민플러스가 전주를 찾아 직접 들어봤다.

“무조건 민주당”은 전주 자존심 건드는 것

전주을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강세를 보인 지역이다. 그러나 요즘 주민들의 입에서 자주 오르내리는 말은 “여긴 ‘내 편’이 없어”다. ‘호남은 민주당’이란 등식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속된 말로 “속옷 색깔 같다고 내 편이다?”, “민주당 흉내 내면 당선된다?”는 말은 이제 통하지 않는 듯 하다.

“앞뒤 보지않고 민주당만 찍는다는 편견은 전주시민의 자존심을 건드는 소리다”라며 언짠해 하는 기색도 보인다.

효자1동에서 20년 넘게 과일가게를 운영 중인 A씨는 무소속 임정엽 후보를 두고 “기회주의자”라고 혀를 찼다. 7번의 탈당 또는 당적 변경에 놀라는 눈치다. 민주당을 지지했던 그는 “전주을 재선거에 책임이 있는 민주당(이상직 의원직 상실)이 무공천 결단을 내렸”는데, 당을 탈당한 후보들이 무소속 후보로 나오자 “이건 아니”라고 했다.

“(민주당 소속이 아닌) 정운천 의원이 우리 가게에 찾아왔을 때도, 나는 ‘정치 똑바로 하라’고 면박을 줬다”면서, “이젠 서민들 위한 정치를 하는 사람이 내 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엔 진보당 강성희만한 인물이 없다”고 여러 차례 읊었다.

택시를 운전하는 B씨 역시 “민주당이라 찍어준 게 아니라 인물이 민주당 후보밖에 없으니 찍어 준 것”이라면서, “인물만 되면 꼭 민주당이 아니어도 밀어준다”며 강성희 후보에 관심을 가졌다. 1억 가까운 연봉을 내려놓고, 택배 노동자 권리를 찾기 위해 택배 일을 하며 노조를 만든 강 후보를 두고 “사리사욕이 없는 훌륭한 사람”이라고 인정했다.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 후보로 출마한 임정엽, 김호서 후보를 겨냥해 주민들은 “민주당 아닌 것 같은데, 왜 민주당이라고 하냐”는 비판이 높다. 과일가게 A대표의 말대로 “철새 정치”에 대한 반감에 더해, “원래는 같은 당이었다가 공천이 안 되자 무소속으로 나와 서로 헐뜯는 모습”에 대한 거부감의 반영이다.

▲ 택배노동자들과 선거 승리를 다짐하는 강성희 후보.

진보당에 끌리는 이유

탈당 후 무소속 후보가 난무해진 전주을 선거. 무소속 후보 간의 혼탁 선거 기미에 진보당 강성희 후보에 대한 지지는 어떻게 표현되고 있을까?

“진보당을 알리는 문자를 200명에게 보내면 예전엔 10명에게 답이 왔어요. 이젠 50명에게 답문이 옵니다.” 강성희 후보 선거 관계자의 말이다. 거리에서 진보당 당원들을 만난 주민들은 ‘강 후보의 명함을 받고 싶다’면서 자신의 연락처를 찍어주기도 한다.

본선을 앞둔 시점에, 유권자들의 의사 표현도 조금씩 적극적으로 변하고 있다.

“지지율이 15%대였을 때 만해도 갈팡질팡하던 눈빛이, 이젠 달라지는 게 보여요. ‘강성희 엄지척’에, 당원들 손잡고 응원해주시는 분들, 그리고 ‘강 후보 내가 많이 알리고 있다’는 직접적인 표현도 많이 하십니다.”

자발적으로 선거운동에 버금가는 활동으로 지지를 표하기도 한다. “저희보다 먼저 알고 ‘경쟁(상대) 후보는 이렇다더라, 저렇다더라’ 정보를 주시는 분이 많이 생겼다”고 했다.

처음 ‘진보당’을 ‘금은방’으로 알던 전주시민들이 진보당을 이렇게까지 지지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전주을에서 ‘정치교체’, ‘정치혁명’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밝힌 진보당을 주민들은 어떤 눈으로 바라볼까?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소개한 분이 계셨어요. 90평 집에 살면서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신다는 분인데, ‘은행 대출금리 때문에 회사가 힘들어졌고, 난방비 폭탄으로 150만 원이 넘는 난방비를 내게 됐다’고 하면서, ‘내가 중산층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나도 이렇게 힘든데 다른 서민들은 정말 피나게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진보당 지지 의사를 밝히셨습니다.”

대출금리 인하 운동에 나서고, 난방비 폭탄을 꼬집는 진보당을 많은 주민들이 지지하는 이유다.

본지가 선본 사무실을 방문한 날, 진보당에 입당한 신입 당원들도 사무실에 나타났다. 그들이 진보당에 가입한 이유도 다르지 않다.

“집은 1채씩만 가져야 한다는 진보당 정책과 내 생각이 딱 들어맞았다”며 이날 신입 당원이 된 C씨. “그간 ‘예산 몇천억 확보’라고 자신들의 업적을 떠들던 의원들은 많았지만,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우리 같은 서민들이 체감하는 정치는 없었다”고 비판하면서 “이자 장사로 돈을 버는 은행들의 문턱이 서민들에겐 너무 높다. 이걸 깨보자는 진보당”에 신뢰를 보낸다. “강성희는 아직 잘 몰라도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진보당을 믿는다”면서 “강성희에 힘을 보태겠다”는 포부도 밝힌다.

▲ 강성희 후보 활동 모습. [사진 : 후보 선본]

“진보당은 가족 같애…” 한 번도 본 적 없는 선거

이날 신입당원 C씨를 진보당으로 이끈 사람이 있다. “진보당과 내가 ‘코드’가 딱 맞아서 2주 전에 진보당에 가입했다”는 60대 신입 당원은 이날 지인 명단을 선본에 내밀었다. 자신이 이들에 대한 진보당 지지를 책임지겠다는 표현이다.

이들과 함께 사무실을 방문한 또 한 명. 자신을 보수정당 지지자라고 말한 그는 “눈에 띄는 후보들이 없다. 진보당의 ‘정성표’가 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성표? 진보당 당원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진보당 지지자를 만들고 있는 사람들이다. 진보당의 바람은 어쩌면 이들로부터 시작됐다.

건설현장에서 일한 당원은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임금이 없다. 그러나 전주에 내려와 진보당을 알리고 있다. 돌봄노동자도 휴직하고 한달음에 전주로 왔다. 강성희 당선을 위해 “짐 싸서” 온 사람들이 자그마치 200명(평일)이 넘는다. 주말엔 당원 1천 명이 찾아온다.

“진보당이 다니는 거 보면 가족 같애….”

새벽 4시 경매시장부터, 종교시설, 학교 앞, 상가, 그리고 골목골목, 이들이 안 가는 곳은 없다.

택시 운전기사 B씨는 “매일 휴지 줍고 인사하고 다니는 진보당을 하루에 열 번도 더 본다. 마치 후보 가족같이 하더라. 담배 필 때는 당 점퍼를 벗고 구석에 가서 안보이게 피더라, 돈 받고 알바하는 사람은 절대 그럴 수 없다. 그들의 절박함이 아무런 인연 없는 나를 감동시켰다. 진보당 후보 이름도 모르지만, 이번엔 진보당에 좋은 일 있을 거다”고 말했다.

이들로부터 시작된 진보당 바람은 2주 전부터 새로운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지지자들의 적극적인 의사표시, 당원 가입은 물론, 진보당을 선택해줄 지지명단을 스스로 작성하는 것이다. 선거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2주 전부터 자발적으로 ‘지인들에게 진보당, 강성희 후보를 추천하겠다’는 주민들의 뜻이 물밀듯 들어온다”고 했다.

지난 두달 간 이렇게 진보당을 알린 사람들이 200명이라고 가정하고, 이들이 만난 주민 중 100명씩의 지지를 얻었다면, 진보당 지지는 족히 2만 표가 된다.

이번 선거에서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이 전주에서 통하게 될지 모른다.

▲ 주민과 대화하는 강성희 후보. [사진 : 후보 선본]

“이번엔 현수막 뭐 걸어?”

‘진보당 새바람’의 단적인 예는 전주 곳곳을 뒤덮은 ‘현수막’에 있다. 지난해 옥외광고물법이 바뀌면서 정치 관련 현수막 게시도 자유로워졌다. ‘현수막 정치’ 시절이 온 것.

난무하는 현수막에 눈살을 찌푸릴 만도 한데, 진보당 현수막에 대한 반응만은 뜨겁다. “속 시원하다”, “역시 진보당”이라는 말을 듣는다.

삼행시를 활용해 게시한 “윤 검찰왕국, 썩 물렀거라, 열받아서 못살겠다”는 현수막에 어떤 주민은 “‘썩을×’라고 써야 하지 않겠냐”고 아쉬움(?)을 토로했다는 후문.

“나라 팔아먹은 일본 1호 영업사원! 월급은 일본에서 받아라!”는 현수막을 본 초등학생들은 윤 대통령을 향해 “니네 나라로 가라”는 말로 답변한다. 진보당이 현수막을 걸면 “와~ 또 진보당이다”라는 소릴 듣고, “현수막 보고 지지정당 정했다”는 말까지 들었다고 했다.

선거 관계자는 “괴물 정부 탄생, 윤 정부의 실정에 제대로 대항할 수 있는 정당이 진보당이라는 것을 주민들이 알아봐 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 진보당이 내건 현수막.

‘됐으면?’에서 “된다!”

현수막 하나에도 민심을 술렁이게 만드는 전주는 바야흐로 선거 국면이 곧 시작된다. ‘진보당이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는 거 아니냐’는 물음에 “아직 더 가야 한다”는 겸손한 답변이 돌아온다.

본선을 앞두고 치열한 선거운동이 전개되면 진보정당을 공격하는 18번이 있다. 바로 ‘종북’ 공세다. 진보당을 두고 하는 ‘종북몰이’를 차단하는 것도 이제 민심이 되는 것일까? “종북몰이하는 건 다 윤석열 패거리들이여~”라는 말로 왜곡·비방 선거의 싹을 자르고 있는 것도 지역 주민들이다.

선거 관계자는 진보당의 상승세를 보면서 “소싯적 진보정당을 지지했던 주민들이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노동당 시절 당원이었던 사람들이 진보정치의 부활을 기다렸다는 듯이, 최근 진보당 당원들을 만나 “이번엔 해야 한다”고 말하는 주민을 여럿 만났다는 전언이다. ‘됐으면?’에서 “된다!” 나아가 “걱정 마시여”라는 목소리가 늘었다고 했다.

본지 신년 대담에서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는 “전주을 재선거 강성희 후보 당선이 최고의 총선 전략”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후보를 공천하지 않고, 현역 비례 국회의원 정운천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전주을에서 ‘1석의 기적’을 꿈꾸는 진보당. 진보당의 절실한 꿈이 현실이 되는 결과는 4월 5일에 나온다.

▲ 2월13일, 진보당 4.5 국회의원 재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사진 : 진보당]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윤완용' 강제동원 굴욕해법 폐기하라"... '최악 외교'에 분노한 시민들

18일 '한일정상회담 규탄 3차 범국민대[2신 : 2023년 3월 18일 오후 7시 53분] 회'...광장 가득 메운 시민들

23.03.18 18:43l최종 업데이트 23.03.19 00:36l

 

큰사진보기‘친일역적 윤석열 절대 용서할 수 없다 - 3월 전국집중 촛불 집회’가 18일 오후 서울시청앞에서 촛불행동 주최로 열렸다. 집회를 마친 뒤 참가자들이 외교부와 일본대사관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  ‘친일역적 윤석열 절대 용서할 수 없다 - 3월 전국집중 촛불 집회’가 18일 오후 서울시청앞에서 촛불행동 주최로 열렸다. 집회를 마친 뒤 참가자들이 외교부와 일본대사관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집회 참가자들이 외교부와 일본대사관을 향해 행진을 하는 가운데 대열 선두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의 여사를 풍자하는 가면이 등장했다.
▲  집회 참가자들이 외교부와 일본대사관을 향해 행진을 하는 가운데 대열 선두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의 여사를 풍자하는 가면이 등장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이날 오후 '한일정상회담 규탄 3차 범국민대회'가 마무리된 뒤 서울 숭례문 앞 대로에서도 '친일역적 윤석열 절대 용서할 수 없다! 3월 전국 집중 촛불' 집회가 개최됐다. 경상·전라·충청·강원·인천·제주 등에서 서울을 찾은 수 많은 시민들이 대로를 가득 메웠다.

이어진 집회에서도 '빈 손' 외교를 펼친 윤 대통령을 규탄하는 청년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에서 활동하는 양희원씨는 "대한민국 국민,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의사는 묻지도, 듣지도 않은 자가 일본 정부와 일본 언론의 눈치는 그렇게 본다"며 "윤 대통령은 일본 정부까지 찾아가 '일본의 이익이 곧 한국의 이익'이라고 했다. 윤석열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맞나. 윤석열이 대한민국 사람이 맞나"라고 일갈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내놓은 강제동원 해법이라는 것은 전쟁으로 가는 첫 걸음 아닌가"라며 "우리가 '예스(YES) 재팬' 세대라고? 말 같지 않은 소리 하지 말라. 규탄으로 끝내선 안 된다. 윤 대통령 퇴진만이 정답이다.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집회를 마친 뒤 참가자들이 외교부와 일본대사관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  집회를 마친 뒤 참가자들이 외교부와 일본대사관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일본대사관앞까지 행진을 벌인 참가자들이 욱일기를 배경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그려진 현수막을 찢기위해 펼치고 있다.
▲  일본대사관앞까지 행진을 벌인 참가자들이 욱일기를 배경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그려진 현수막을 찢기위해 펼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일본 전범 기업들이 과거 한국 대법원 판결에 따라 배상할 의사가 있음을 밝힌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가 이를 무시한 채 무리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봉태 대한변호사협회 일제피해자인권특위원장은 "정부가 내놓은 해법을 보라. 한국 기업들의 돈을 받아 전범 기업들의 책임을 면제해주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1943년 당시, 전쟁 잘하라고 전범 기업들을 위해 집집마다 숟가락 뺏은 것과 뭐가 다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한국 대법원 판결 때문에 한일 갈등이 생겼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일본에서 자발적으로 구제하라는 것이 일본 최고재판소 판결의 결론"이라며 "또 일본 미츠비시의 경우 2012년에 '사죄하겠다', '돈을 내놓겠다'고 했다. 일본제철도 마찬가지다. 안중근 의사가 부활한 것처럼 함께 싸워달라. 우리가 반드시 이긴다"고 목소리 높였다.

약 1시간30분 동안 이어진 집회가 마무리되자 시민들은 "대일굴욕 매국협상 윤석열을 타도하자", "친일망국 검사독재 윤석열을 타도하자" 등 구호를 외치면서 경복궁 인근까지 행진했다.

[1신 : 2023년 3월 18일 오후 6시 43분]
 
‘한일정상회담 규탄! 윤석열 정부 망국외교 심판! 강제동원 해법 폐기! 일본의 사죄배상 촉구! 제3차 범국민대회’가 18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6.15남측위,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진보당 공동주최로 열렸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외교부와 일본대사관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  ‘한일정상회담 규탄! 윤석열 정부 망국외교 심판! 강제동원 해법 폐기! 일본의 사죄배상 촉구! 제3차 범국민대회’가 18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6.15남측위,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진보당 공동주최로 열렸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외교부와 일본대사관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이쯤되니 시민들은 윤석열 대통령을 '친일파 윤완용'이라고 부릅니다."(김귀옥 한성대 교수)

윤석열 대통령이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제3자 변제, 구상권 청구 포기 등 조처에 이어 한일정상회담도 '빈 손'으로 마무리하자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졌다. 

18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강제동원 굴욕해법 무효다", "망국적 한일정상회담 규탄" 등 구호를 외치며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시민사회단체 611개가 모인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주최로 열린 '한일정상회담 규탄 3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서다.

이날 규탄발언에 나선 김귀옥 한성대 교수는 "118년 전 나라를 팔아먹은 이완용의 교훈, 58년 전 잘못된 한일규약을 체결한 박정희 정권의 교훈, 2015년 피해자들의 권리를 깡그리 지우려했던 박근혜 정권의 교훈을 윤 대통령은 알지 못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한일정상회담의 결과가 어디로 갈지 모른 채 간도, 쓸개도 다 빼줬다"며 "단 한 줄의 공동선언문조차 남기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일본 언론은 한국 정부의 2015년 12월 27일 약속(한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협상)을 지키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 독도 문제에 대해서도 해법을 내놓으라고 한다"며 "윤 대통령은 역사를 잊었을 뿐만 아니라 국민을 우롱하고, 피해자들의 기본 권리마저 짓밟고 있다. 강제동원 굴욕해법, 폐기하라"고 했다. 
 
‘한일정상회담 규탄! 윤석열 정부 망국외교 심판! 강제동원 해법 폐기! 일본의 사죄배상 촉구! 제3차 범국민대회’가 18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6.15남측위,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진보당 공동주최로 열렸다.
▲  ‘한일정상회담 규탄! 윤석열 정부 망국외교 심판! 강제동원 해법 폐기! 일본의 사죄배상 촉구! 제3차 범국민대회’가 18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6.15남측위,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진보당 공동주최로 열렸다.
ⓒ 공동취재사진

관련사진보기

 
"윤석열 대통령, '청년' '미래' 악용...당장 자리에서 내려오라"

이날 대회에서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배상 해법의 일환으로 한·일 재계가 조성하기로 한 '미래청년기금'을 거부하는 대학생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백휘선 평화나비네트워크 대표는 "한일정상회담에서의 선택은 미래가 아닌 118년 전 일제에게 찬탈당했던 을사늑약의 시간으로 역행한 것"이라며 "그런데 대통령은 자꾸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고 얘기한다. 대통령은 어떻게 청년들의 이야기는 전혀 듣지 않은 채 청년을 위한다고 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강제징용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미래청년기금이 과연 청년을 위한 것인가"라며 "윤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면 강제징용 해법안을 조속히 철회하고, 역사를 부정한 자신의 선택에 대해 사죄하라"고 강조했다. 

김수정 대학생겨레하나 대표도 "일본 정부가 지금 강력하게 추구하는 가치는 전쟁, 침략, 군사대국, 역사 부정"이라며 "윤 대통령이 이 중 단 한가지라도 일본과 공유하고 싶은 가치가 있다면 지금 당장 대통령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청년과 미래를 잘못된 상황에서 악용한다. 어떤 청년을 의미하는지, 무슨 미래를 이야기하는지 모를 곳에 갖다 붙인다"며 "윤 대통령은 청년들의 미래, 대한민국의 미래에서 이제 사라질 때가 됐다. 국민을 팔아먹는 친일·매국 정치에 우리가 역사의 심판을 내리자"고 말했다. 

이재명 "제3자 변제, 명백한 위법...국민이 주인, 보여주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이날 대회에는 야권 주요 인사들도 참석해 강도 높은 규탄 발언을 쏟아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윤석열 정권이 끝내 일본 하수인의 길을 선택했다. 피해자들의 피눈물을 외면하고 국민 자존심에 상처를 냈다"며 "피해자 동의 없는 제3자 변제는 명백한 위법이다. 아무리 위헌적이라도, 아무리 상식에 반하더라도, 일본의 비위만 맞출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굴욕적 태도 아닌가"라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한반도가 전쟁의 화약고가 되지 않을까 두렵다. 자위대가 다시 한반도에 진주하지 않을까 두렵다"며 "국민을 거역하고, 역사를 져버린 무도한 정권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 이 퇴행을 막고 국민이 이 나라 주인임을 확실히 보여주자"고 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왜 우리 대통령은 일본 총리 면전 앞에서 후쿠시마 핵오염수로 우리 국민의 생존과 안전을 짓밟아선 안 된다고, 단 한마디 안 하고 왔나"라며 "국익도 팔아먹고, 시민들의 존엄도 팔아먹고, 동북아의 평화도 팔아먹는 윤 대통령에 대한 심판이 시작됐다. 함께 싸워나가자"고 말했다. 

대회를 마친 시민들은 '강제동원 굴욕해법 무효' '윤석열 굴욕외교 심판' '무지 대통령 윤석열은 퇴진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든 채 주한 일본대사관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이들은 대사관을 향해 "일본 정부는 지금 당장 사죄하라", "전범 기업들은 지금 당장 배상하라"고 외쳤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박홍근 원내대표, 이해찬 상임고문, 진보당 윤희숙 대표와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박홍근 원내대표, 이해찬 상임고문, 진보당 윤희숙 대표와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한일정상회담 규탄! 윤석열 정부 망국외교 심판! 강제동원 해법 폐기! 일본의 사죄배상 촉구! 제3차 범국민대회’가 18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6.15남측위,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진보당 공동주최로 열렸다.
▲  ‘한일정상회담 규탄! 윤석열 정부 망국외교 심판! 강제동원 해법 폐기! 일본의 사죄배상 촉구! 제3차 범국민대회’가 18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6.15남측위,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진보당 공동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이제 그만 대통령 자리에서 내려오라!"

한일정상회담 규탄 3차 범국민대회.."대한민국 미래는 오직 국민만이 결정한다" (전문)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3.03.18 19:51
  •  
  •  수정 2023.03.18 20:58
  •  
  •  댓글 3
 
'한일정상회담 규탄!  윤석열 정부 망국외교 심판! 강제동원 해법 폐기! 일본의 사죄배상 촉구! 3차 범국민대회'가 18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에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한일정상회담 규탄!  윤석열 정부 망국외교 심판! 강제동원 해법 폐기! 일본의 사죄배상 촉구! 3차 범국민대회'가 18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에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정상회담 결과에 분노한 민심이 주말 서울 도심을 가득 메웠다.

'주권, 국익 철저히 훼손한 망국적 한일정상회담', '그랜드 퍼주기', '조공외교', '처참한 역사인식', '역사적 참사의 신기원' 등등. 분노한 민심은 이같은 한일정상회담 결과를 초래한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에 대해 '누가 당신에게 그런 권리를 쥐어주었는가'를 물었다.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구호는 "이제 그만 어울리지 않는 자리에서 내려오라"는 결의로 바뀌었다. 

역사정의와 평화로운 한일관계를 위한 공동행동(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6.15남측위)과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진보당이 공동주최한 '한일정상회담 규탄!  윤석열 정부 망국외교 심판! 강제동원 해법 폐기! 일본의 사죄배상 촉구! 3차 범국민대회'가 18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에서 진행됐다.

시민들은 이틀전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일본 정부와 전범기업의 사죄·반성없는 제3자 대위변제 해법을 공식화했을 뿐만 아니라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에 대응한 우리 정부의 WTO 제소,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효력정지도 공식 폐기한 윤 대통령의 처사에 대해 "역사정의, 경제, 군사안보, 피해자 인권 모두를 팔아넘긴 조공외교"로 규정했다. 

또 일본 총리는 식민지 지배에 대한 한마디 사죄, 반성도 하지 않은 채 회담 이후 추가로 2015년 한일 위안부합의 이행, 독도영유권 논의를 비롯해 소녀상 철거,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방출 양해를 요구하면서 '화이트리스트 복구'는 한국측 대응에 따라 검토하겠다는 등의 후속보도가 나오는 상황을 접하며 차마 믿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대회 참가자들은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 등이 낭독한 결의문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이제 그만 어울리지 않는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대회 참가자들은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 등이 낭독한 결의문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이제 그만 어울리지 않는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대회 참가자들은 이장희 6.15남측위 상임대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윤장혁 전국금속노동조합 위원장, 강새봄 진보대학생넷 대표가 낭독한 결의문을 통해 "한반도 불법강점, 강제동원과 일본군성노예제를 부정하고 사죄도 배상도 거부하며 영토 주권마저 위협하는 일본 정부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며 모든 것을 쥐어주는 윤석열 대통령은 이미 대한민국 대통령의 지위를 포기한 것 아닌가"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없다. 이제 그만 어울리지 않는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촉구했다.

대한민국의 국익과 주권, 국민을 내팽개치고, 헌법을 위반했으며, 민주주의를 뿌리째 훼손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번 한일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선물보따리는 잔뜩 들고갔는데 돌아오는 길은 빈손도 아니고 청구서만 잔뜩 들고 왔다"고 혹평했다. 

강제동원 해법을 강행한 것에 대해서는 "강제동원 피해자의 동의없는 제3자 대위변제 자체도 명백한 위법인데,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위변제를 강행했다"고 하면서 "이는 아무리 불법이고 위헌이고 상식에 반하더라도 일본 비위만 맞출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다는 굴욕적 태도"라고 지적했다. 

또 지소미아 원상복귀를 결정함으로써 "윤석열 정권은 한반도의 항구적 위협이 될 일본의 군사대국화, 평화헌법 무력화에 동조하는 것 같다"고 하면서 "한반도가 전쟁의 화약고가 되고 일본 자위대가 다시 한반도에 진주하지 않을까 두렵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오직 국민만이 결정할 수 있다"며, "국민을 거역하고 역사를 저버린 무도한 정권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 국민을 믿고 서로 손을 잡아 이 퇴행을 막고 국민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확실히 보여주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는 "나라를 팔아먹은 자들이 어찌 보수인가"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보수'도 '자유'도 '민주주의'도 아닌, 그저 뿌리깊은 '친일매국세력'"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친일의 과거로부터 시작된 이 거악을 뿌리뽑아야, 우리는 비로소 다음 시대로 나갈 수 있다"며, "광장의 분노를 하나로 모아 한국정치의 거악을 청산하고 새로운 정치,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자"고 호소했다.

정당 대표 결의발언에 앞서 최배근 건국대학교 교수, 전희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전 민교협 상임의장인 김귀옥 한성대학교 교수가 무대에 올라 한일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규탄발언을 이어갔다.

김수정 대학생겨레하나 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수정 대학생겨레하나 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청년을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김수정 대학생겨레하나 대표는 한일 재계가 조성하기로 한 한일 미래파트너십 기금을 언급하며 "강제동원이 들어간 그 어떠한 곳에도 돈내기 싫다는 전범기업들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해 만든 미래청년기금, 윤석열이 일본정부에게 잘보이려고 청년팔이한 기금,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짓밟고 만는 기금"이라고 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저의 미래, 청년들의 미래, 대한민국의 미래에서 이제 사라질 때가 되었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그런 쓰레기 같은 돈 주면 좋아할 걸로 알았나 본데, 그래서 윤석열 대통령은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주최측 발표 1만여명의 참가자들은 대회를 마치고 외교부를 거쳐 일본대사관까지 30여분에 걸쳐 행진을 한 뒤 이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더 많은 국민들의 참여를 위해 오는 25일 오후 5시 30분 서울시청 광장에서 제4차 범국민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서울시청에서 일본대사관까지 행진에 나서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서울시청에서 일본대사관까지 행진에 나서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1만여 시민들은 한일정상회담 규탄! 윤석열 정부 망국외교 심판! 구호를 앞세우고 '독립군가'를 부르며 외교부, 일본대사관까지 행진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1만여 시민들은 한일정상회담 규탄! 윤석열 정부 망국외교 심판! 구호를 앞세우고 '독립군가'를 부르며 외교부, 일본대사관까지 행진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윤석열 퇴진! 이게 나라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윤석열 퇴진! 이게 나라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자주독립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자주독립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매국역적 윤석열 퇴진!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매국역적 윤석열 퇴진!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일본대사관 앞. '강제동원 굴욕해법 무효!'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일본대사관 앞. '강제동원 굴욕해법 무효!'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결의문] 이제 그만 대통령 자리에서 내려오라! (전문)

너무도 참담하다. 

피땀으로 일으켜 세운 우리 조국 대한민국이 하루가 멀다 하고 허망하게 무너져 내리는 모습 앞에 억장이 무너진다. 파괴의 주역이 다름 아닌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니 부끄럽고 고통스러울 따름이다.

지난 3월 16일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 한일정상회담은 한마디로 역사적 참사다. 역사정의, 경제, 군사안보, 피해자 인권 모두를 팔아넘긴 ‘그랜드 퍼주기’식 조공외교로 국민에게 깊은 상처와 수치심을 안겼다. 

윤석열 대통령은 일제의 잔혹한 강제동원으로 고통 받았던 피해자들이 30년 넘게 법정에서 싸워 쟁취한 한국 최고법원의 판결을 정면으로 부정했다.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라며 사실상 강제동원을 부정한 기시다 총리의 망언을 들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서 있었다. 심지어 ‘대법원 판결이 정부 입장과 다르다’라며 대한민국의 사법주권을 대놓고 부정했다. 일본 기업에 대한 구상권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행사하지 않겠다고 무책임하게 내질렀다. 피해자들이 그토록 원했던 가해자의 사과도 필요 없다고 선언했다. 누가 당신에게 그런 권리를 쥐어 주었는가.

일본의 부당한 통상공격에 대한 정당한 대응조치인 WTO 제소와 지소미아 종료 통보 효력 정지도 허망하게 폐기했다. 그렇게 다 퍼주고도 모자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찬성해주었다. 자위대 사열을 받으며 침략의 상징 일장기에 머리를 숙이고, ‘평화헌법’을 무력화시키며 ‘적기지 공격능력’ 보유를 선언한 일본의 안보문서 개정을 ‘이해한다’고 했다. 아베가 창안한 인도태평양 전략의 하부구조로 들어가 자위대와 군사협력도 약속했다. 심지어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이행 요구와 ‘독도 문제 해결’이라는 일본 정부의 새로운 숙제까지 들고 왔다. 반성 없는 전범국가의 군국주의적 야욕에 디딤돌을 놓으며 한반도의 평화를 위태롭게 하고, 국제법상 보장된 피해자의 권리를 묵살하며, 동아시아 시민 모두의 생명을 위협할 권리를 누가 당신에게 쥐어 주었는가.

그러고도 윤석열 대통령은 일본이 제국의 길로 들어섰던 1895년 설립된 돈카츠 집에서 먹고 마시며 웃었다. 제국주의 침략의 토대를 놓았던 인종차별주의자가 설립한 대학에서 연설을 했다. 그 자리에서 ‘조선’을 멸시하고 식민지배에 적극적이었던 인물의 말을 인용했다. 너무도 처참한 역사인식에 입을 다물 수가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수차례 강조한 ‘국민을 위한 결단’이라는 말에 ‘국민’은 누구인지, ‘새로운 시대’란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인지 이로써 명백해졌다. 

일일이 열거하기에도 벅차고 고통스러운 상황이 전개되는 가운데 일본의 오만함은 하늘을 찔렀다. 식민지 지배, 사죄, 반성이라는 단어는 일본 총리의 입에서 끝끝내 나오지 않았고, 예정에도 없던 만남에서 제1야당 대표는 ‘소녀상’ 문제까지 거론했다 한다. ‘사이비 미래관’으로 청년들을 기망하기 위해 급조된 ‘미래 파트너십 기금’에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경단련이 내겠다는 건 단돈 10억 원에 불과하다. ‘너무 많이 남는 장사’에 일본 정부조차 당혹스러울 것이다. 제발 무르지 말라며 일본 언론은 신신당부를 하고 있다. 

이 가공할 사태를 어떻게 표현해야 한단 말인가. 외교참사, 무능외교, 굴욕외교, 굴종외교, 망국외교...무슨 말로도 표현이 안 되는 그야말로 역사적 참사의 ‘신기원’이다. 한반도 불법강점, 강제동원과 일본군성노예제를 부정하고 사죄도 배상도 거부하며 영토 주권마저 위협하는 일본 정부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며 모든 것을 쥐어주는 윤석열 대통령은 이미 대한민국 대통령의 지위를 포기한 것 아닌가! 

이것이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대한민국 대통령의 모습일 수는 없다. 이것이 ‘국가의 독립・영토의 보전・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다하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모습일 수는 없다. 대한민국 국익과 주권, 국민을 내팽개치고 헌법을 위반하고 민주주의를 뿌리째 훼손하는 것이 대한민국 대통령의 모습일 수는 결코 없다. 

우리는 요구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없다. 이제 그만 어울리지 않는 자리에서 내려오라. 

“돌아가신 피해자들에게 떳떳한 결과를 바란다”는 이춘식 할아버지, “동냥같은 돈은 받지 않겠다”는 양금덕 할머니, “일본은 사죄하라”는 김성주 할머니의 말씀을 기억하고 계승하고자 하는 우리는 역사정의를 되찾고 피해자의 인권과 명예 회복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을 다짐한다. 뜻을 같이 하는 전 세계 시민들과 연대해 동북아 평화와 인권, 민주주의를 수호할 것이다. 

2023년 3월 18일 

한일정상회담 규탄! 윤석열 정부의 망국외교 심판! 강제동원 굴욕해법 폐기! 일본의 사죄배상 촉구! 3차 범국민대회 참가자 일동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최악의 대일 굴종 외교, ‘강제동원’ 항복하고 ‘위안부 합의’도 살려줬다

  • 강경훈 기자

 

  • 2023-03-17 19:03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한일 정상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2023.03.16.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을 비롯한 최근 진행된 일련의 대일 외교는 역대 최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다. 양국 간 가장 첨예한 현안은 과거사 문제인데, 이와 관련해 한국은 모든 것을 양보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일본의 부담을 덜어줬다.

우선 한일 정상회담의 결과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한국 사법부의 배상 판결을 사실상 무효화시켜주면서, 양국 간 ‘강제동원 배상 책임’이라는 외교적 현안을 삭제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굴욕 외교라는 비판을 받았던 박근혜 정부 당시 ‘위안부 합의’를 이행해달라는 요청을 기시다 총리로부터 받았고, 우리 정부는 그 합의를 존중하고 그대로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역시 후퇴시키는 모습이다.
 

강제동원 배상 책임 삭제해주고 일본에 사실상 항복 선언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16일 정상회담에서 이달 6일 한국 정부가 발표한 이른바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해법’을 공유하고,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에게 이 해법을 극찬했다. 한국 정부의 안은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하 재단)을 통해 조성된 기금으로 판결금을 지급한다는 제3자 변제다. 일본 전범기업의 재정적 기여는 아예 없다.

기시다 총리는 공동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얼마 전 한국 정부는 구 한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에 관한 조치를 발표했다”며 “일본 정부로서는 그 조치를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었던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한 노력으로서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 자리에서 한국 사법부 판결을 부정하는 취지의 발언으로 기시다 총리의 부담을 덜어줬다.

윤 대통령은 ‘한국 재단이 일본 기업을 대신해 배상금 상당의 자금을 지급한다고 하는데 구상권 문제가 남아 있다. 이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한국 정부는 1965년 협정과 관련해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문제를 정부 재정으로 처리했으나, 2018년에 그동안 정부의 입장과 1965년 협정 해석과 다른 내용의 판결이 선고됐다”고 답했다. 한국 대통령이 일본 전범기업의 강제동원 배상 책임을 인정한 2018년 대법원 판결이 잘못됐다는 선언을 일본 총리 앞에서 한 셈이다. 모두발언에서는 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언급을 아예 하지도 않았다.

구상권 문제와 관련해서도 “만약에 구상권이 행사된다고 한다면, 이것은 다시 모든 문제를 원위치로 돌려놓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구상권 행사라는 것을 판결 해법 발표 취지와 관련해 상정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한국 사법부 판결이 1965년 청구권 협정 해석과 어긋난다는 윤 대통령의 말은 사법부 판결을 전면 부정하는 것이다. 당시 청구권 협정이 개별 피해자들의 배상 청구권까지 포괄한 것인지는 해석의 여지가 있었는데, 한국 대법원은 판결에서 청구권 협정으로 개별 피해자들의 청구권이 사라지는 건 아니라고 해석했다. 또한 윤 대통령이 언급한 우리 정부 재정으로 피해자들에게 위자료 개념의 보상을 해준 것은 일본 기업의 법적 책임과는 무관하다.

현재 한국 대법원에서 일본 전범기업 국내 자산 현금화와 관련한 법적 절차가 진행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이 과정에서 재단의 ‘공탁’을 통한 피해자들의 채권 소멸을 주장할 방침이다. 사실상 우리 정부가 법정에서 일본 기업을 대리해주는 것으로, 일본 기업으로선 사후적인 법적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결과적으로 강제동원 문제는 한일 간 피해자-가해자 싸움에서 철저하게 국내적 분쟁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강제동원, 형식적 사과조차 못 받아내


이처럼 강제동원 배상 책임이라는 외교적 현안에서 한국이 일본 측의 부담을 덜어준 반면, 일본 측은 포괄적 사죄 메시지조차 내놓지 않았다.

한국이 일본 측의 법적 책임을 면제해줬기 때문에 일본 측이 법적 책임을 인정하는 메시지를 내놓지 않는 건 자연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기시다 총리의 도의적 책임 인정이나 포괄적 사죄조차 이끌어내지 못한 건 매우 굴욕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의장대 사열 중 양국 국기를 향해 예를 표하고 있다. 2023.03.16. ⓒ뉴시스

기시다 총리가 과거사와 관련해 언급한 건 “1998년 10월에 발표했던 일한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과 관련해 역대 내각의 인식을 계승해 나갈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 전부다. 이렇게 직접적인 사과 메시지를 피한 것이다.

이는 김대중-오부치 선언 이후 한국 사법부에서 일본의 강제동원 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퇴행적이다. 당시 공동선언에는 일본의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라는 표현이 담겼었는데, 이 선언에 기초한다면 대법원 판결 이후 일본이 강제동원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그럼에도 한국 정부 측은 한일 정상회담을 전후해 “사과를 또 받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반문하고 있다.

또한 기시다 총리의 “일한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과 관련해 역대 내각의 인식”이라는 말 자체도 불명확하다. 일본의 역대 내각 중에는 침략 행위에 대한 도의적 사과 입장을 밝힌 경우도 있는 반면, 2012년 이후에는 아베 전 총리의 장기 집권 시기는 침략 행위 자체를 부정하는 등의 일본 정치권의 우경화 흐름이 이어졌다. 그렇다면 아베 정부 등 일제 침략과 관련한 역사적 사실을 부정한 내각의 인식까지 포함하는 것이냐는 반문이 가능하다. 특히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의 불법성 자체를 인정한 내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심지어 기시다 총리는 ‘강제동원 피해자’가 아닌 ‘구 한반도 출신 노동자’라는 표현을 썼다. 불법성은 물론 강제성마저 담기지 않은 표현이다.
 

예상 밖의 ‘위안부 합의’ 현안 돌출


한일 정상회담에서 강제동원 배상 문제와 관련한 한국 측 입장이 일본과 공유된 건 이번 달 6일 외교부 발표로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다.

그러나 2015년 12월 28일 박근혜 정부 시절 있었던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양국의 교감은 예상 밖의 일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8년 1월 이 합의에 대해 ‘파기’나 ‘재협상 요구’를 하지 않더라도 “기존 합의는 진정한 문제 해결이 될 수 없다”며 합의 내용을 사실상 무력화했다. 이 조치는 애초 피해자를 배제한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이뤄진 박근혜 정부의 ‘위안부 합의’라는 외교적 실책을 어느 정도 정상화시킨 것으로 평가됐다.

박근혜 정부 때 합의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배제된 상태에서 ‘최종적·불가역적으로 해결한다’는 내용이 일방적으로 담긴 점, 일본의 사죄 표현에 책임의 주체가 명확히 담겨 있지 않고 구체적으로 어떤 사실에 대해 사과를 했는지가 담겨 있지 않다는 점, 우리가 소녀상 철거를 약속한 점 등으로 인해 강한 비판을 받았다. 일본이 재단에 10억 엔을 출연하는 형식에 대해서도 일본 측의 법적 책임을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면죄부를 준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에게 이미 무효화 된 2015년 ‘위안부 합의’ 이행을 요구했고, 우리 측은 이를 부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하라 세이지 일본 관방부장관은 정상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기시다 총리가 한일 위안부 합의의 착실한 이행을 요구했다”고 말했고, 일본 매체들은 일제히 해당 내용을 보도했다.

한국 정부는 2015년 ‘위안부 합의’가 유효하며 이를 존중한다는 기조를 토대로, 향후 그 합의를 이행하는 수순을 밟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적 합의를 되돌려놨더니, 다시 문제적 상황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오로지 대통령실만 해당 내용을 부인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17일 오후 출입기자단에 보낸 공지문에서 “어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가 논의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입장대로면 일본 관방부장관과 언론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일까.
 

독도 문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현안에서조차 쩔쩔 매다니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강제동원 및 위안부와 같은 과거사 문제 외에도 독도 영유권 문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등 국내에서 매우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도 우리가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일본 측은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독도와 관련한 현안을 언급했다고 밝히고 있는데, 그것이 사실이라면 윤 대통령이 이와 관련해 어떤 반응을 했는지도 관심사다.

기하라 세이지 일본 관방부장관은 정상회담 직후 현지 기자들로부터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 문제, 위안부 문제, 레이더 조사 문제,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규제 문제에 대해 어떤 의견을 교환했냐”는 질문을 받고 “한일 관계 전반에 대해 논의하면서 기시다 총리는 한일 간 제반 현안에 대해서도 제대로 대응해 나가고 싶다는 취지를 밝혔다. 그 현안 중에는 당연히 지적해 주신 ‘다케시마’ 문제도 포함된다”고 답했다.

공영방송 NHK 등 일본 언론도 이 말을 인용해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독도에 대한 일본 입장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종합하면 기시다 총리는 ‘독도’를 직접 언급하지 않으면서, ‘독도’를 포함한 양국 현안에 대한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명했다는 것인데, 윤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독도 문제와 관련한 논의가 없었다고만 못 박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전 일본 현지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논의된 내용을 전부다 공개하는 건 적절치 않다. (독도와 관련한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도 같은 날 오후 낸 공지문에서 “독도 문제는 논의된 바가 없다”고 부인했다.

통상 정상 외교에서 양국 간 민감한 현안과 관련해 현안을 직접 특정하지 않으면서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경우는 더러 있다. 다만 그랬을 때 정부 차원에서 회담 직후 곧바로 자국의 입장에서 회담 내용을 언론에 흘리는 건 명백한 외교적 결례다.

다만 우리 측이 이에 대해 일본 측에 항의를 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회담 직후 우리 측이 불쾌할 수밖에 없는 내용이 일본 정부 고위급 관계자를 통해 흘러나온 가운데,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만찬을 즐겼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 친교 만찬을 마치고 도쿄 한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맥주로 건배하고 있다. 2023.03.16. ⓒ뉴시스

분명한 것은 우리 정부가 공식적으로는 부정하긴 하지만, 일본 측은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독도 문제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히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본은 독도 영유권에 대한 입장을 전했는데, 이를 들은 윤 대통령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면, 그 역시 굴욕적 결과다. 기시다 총리의 우회적 표현이 독도에 관한 이야기인지 몰랐다고 하더라도 또 다른 문제가 된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이 일본 측에 어떠한 입장을 표명했다는 내용은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도쿄 시내 호텔에서 한일의원연맹의 일본 측 카운터파트인 일한의원연맹 등 정계 단체 관계자들을 만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와 관련한 일본 측의 관계자들의 말에 원론적 답변으로 대응한 것으로 파악된다.

NHK와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에게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협력해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해해 달라” 등의 말을 전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IAEA를 기본으로 투명하고 과학적이며, 객관적인 견해를 중시하겠다”며 우리 정부의 기존 유보적 입장을 반복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인터뷰] 한상균, “노동자, 자기 당 만들어 집권해야 세상 바꾼다”

  • 기자명 강호석 기자
  •  
  •  승인 2023.03.17 10:26
  •  
  •  댓글 0



민주노총이 ‘정치방침, 총선방침’을 결정하는 4월 임시대대를 예고했다. 민플러스는 2015년 민중총궐기를 주도했던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지도위원)을 만나 제2의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노동과 세계

한상균 지도위원은 “거리와 광장에서의 직접 정치가 바탕이 되지 않고 상층 중심의 정치협상에 그친다면,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희망을 찾기 힘들다”라고 전제하고, “노동자가 계급 투표가 가능한 당을 만들어 직접 정치를 통해 집권해야 세상을 바꿀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금처럼 민주노총이 정권의 탄압을 받을 때가 오히려 반격의 기회”라며, “정치판을 바꾸고, 가장 불평등한 한국사회의 근본 문제를 제기하고, 노동자가 정치 주체로 서겠다는 100만 노동자 선언을 아래로부터 조직하자”고 제안했다.

한 지도위원은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속도는 민주노총이 전 지역구에 후보를 낼 수 있는 역량과 태세를 얼마나 준비하느냐에 달렸다면서, “노동자 정치의 매력적인 내비게이션을 마련하고, 피를 철철 흘리더라도 기득권 질서를 엎어버리고 말겠다는 집요한 실천이 절실하다”라고 의지를 피력했다.

이어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대원칙은 “노동 중심성이 확고하고, 계급 투표로 이어지는 것”이라면서, “대원칙만 지켜지면 현행 선거제도와 정당법의 한계를 극복할 방법은 있다”고 했다.

한편 한 지도위원은 “선거연합당을 만들어 선거 끝난 후 자기 당으로 다시 돌아가는 문제가 쟁점이 되어서는 안 되며, 선거가 끝나도 돌아갈 이유가 없는 총선 결과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라면서, “윤석열 정권과 맞서 제대로 싸워낸 결과가 노동자 정치의 동력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라고 4월 민주노총 대대에 당부의 말을 남겼다.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의회주의 대리주의 반드시 극복해야

거리정치 광장정치가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바탕

노동자, 자기 당 만들어 집권해야

Q. 과거 겪은 우여곡절 때문에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아직 회의적인 조합원이 많은데, 이를 극복할 방안이 있는지?

▲ 한상균 : 해결 방안은 이미 많은 동지가 내놓았다. 문제는 아무리 좋은 방안이라도 배려와 포용으로 신뢰를 쌓지 않으면 다른 왕도는 없다. 지난 시절 야권연대, 패권, 대리주의, 지역 농사 회피, 현장의 노동자를 정치의 중심에 세워내지 못한 문제까지 주체들의 진심 어린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 저부터 반성문을 들고 조합원을 만나겠다.

Q. 지난 시기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좌절한 원인은?

▲ 한상균 : 현장과 멀어진 의회주의, 노동자 직접 정치가 아닌 대리주의가 1차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좌절한 원인이다. 결과적으로 노동자의 정치적 존재감이 약화하면서 투쟁력도 무너졌다. 특히 막가파 정권이 들어선 지금 민주노총의 이름으로 노동자를 적대시한 정권은 반드시 몰락한다는 상식을 세워내야만 한다. 그래야 노동조합의 일상 투쟁 대정부 투쟁이 노동자 정치라는 상식에 공감할 것이고 노동자 정치의 몸통을 자처해야 한다는 자각도 생겨날 거라 생각한다.

Q.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 한상균 : ‘노동자가 모든 노동자를 위해서 스스로 정치의 주체를 자임하는 것.’ 여기서 정치는 정당 정치에만 국한되지 않고, 거리와 광장의 정치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그 속에 역동적 에너지가 연대연합으로 또는 민주노총 중심의 노동자 정치로 분출하게 된다.

지금까지 노동운동과 노동자 정치를 이분법적으로 보고, 정치는 그럴싸한 사람이나 하는 것으로 생각해 버렸다. 노동자가 노동자 정치의 몸통이 되어야 보수 양당 기득권 정치와 근본이 다른 정치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브라질 룰라 대통령의 재집권은 이런 이치를 정확히 보여준다. 물론 브라질 피티당도 16년의 집권 과정을 거치면서 상층이 관료화되어 광장을 멀리하고 변혁을 게을리한 대가를 치렀다. 우리도 집권을 목표로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반석에 올려놓기 위해서는 계급 내 기득권이 되지 않아야 한다.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전체 노동자의 마음에 울림 있어야

노동자 정치의 로드맵 제시해야

세상을 바꿀 100만 노동자 선언해 보자

Q. 제2의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추진하는 과정에 주의할 점은?

▲ 한상균 : 민주노총이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주도하는 것은 맞지만 총선을 앞두고 급박하게 당을 만드는 데 방점을 두면 안 된다. 계급투표 시대를 열 노동자 정치라면 전체 노동자가 기꺼이 동참할 수 있는 동기와 신뢰 비전 목표가 명쾌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분열된 상태로 선거하면 쫄딱 망하니까 ‘후보 단일화하자’, ‘선거연합당 만들자’는 식의 미봉책으로는 아무런 감흥도 주지 못할 것이다.

Q. 과거 노동자 정치세력화에서 찾아야 할 교훈이 있다면?

▲ 한상균 : 진보 정당은 분당과 통합을 반복하며 여기까지 왔다. 당 만들고, 선거 치르고, 분당하는 과정을 지켜본 민주노총 조합원의 심경이 어땠겠나? ‘돈 대고, 몸 대고 다 했는데 분당하고 통합할 때는 우리에게 물어나 봤냐, 너네끼리 다 했잖냐?’ 이렇게 생각한다. 1기 정치세력화는 민주노총 조합원의 참여가 점점 줄어드는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그러다가 나와바리(구역) 쟁탈전으로 흘러가면서 조합원들은 나의 정치, 우리가 지지할 정치로 보지 않게 되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진솔하게 노동자 정치의 현장 토론과 공동 실천을 통해서 기반을 닦아가자.

Q. 제2의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경로를 어떻게 밟아야 하나?

▲ 한상균 : 민주노총당 만들자, 선거연합당 만들자, 진보연합당 만들자. 이런 주장 누구나 할 수 있다. 문제는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지금처럼 민주노총이 정권의 탄압을 받을 때가 오히려 반격의 기회다. 사회 근본을 바꾸는데 피를 보지 않고 되겠나. 피를 같이 보자. 대표자 몇 명이 선언하는 방식이 아니라 아래로부터 힘을 조직하자. 정치판을 바꾸고, 한국 사회 근본개혁 문제를 제기하고, 노동자가 정치 주체로 서겠다는 100만 노동자 선언과 투쟁을 조직하자. 그런 힘이 모이면, 진보 4당도 잘못은 반성하고 말로만 노동이 중심이 아니라 이 땅의 모든 노동자를 위한 계급정당으로 거듭나게 할 '연대·연합의 지렛대' 역할을 하게 된다.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반윤 투쟁이 노동자 정치의 동력

민주노총 주도하는 노동 중심 정당은 무엇을 할 것인가?

노동자 정치세력화, 모든 노동자의 꿈

Q. 노동 중심의 진보연합당은 어떤 경로를 통해 건설되나?

▲ 한상균 : 우선 민주노총의 투쟁이 윤석열 정권에 타격을 줘야 한다. 4대 보험에도 가입돼 있지 않은 1천만 노동자의 권리를 찾아줘야 한다. 윤석열 정권과 맞서 싸우겠다는 결의가 노동자 정치의 동력임은 수십 번이라도 강조하고 싶다. 이런 정치 투쟁을 통해 모인 힘으로 수도 서울 광역도시 전 지역선거구에서 정치 농사를 지어서 진검승부를 봐야 한다. 민주노총이 선거를 주도한다는 것은 민주노총이 전 지역구에 후보를 낼 수 있는 역량과 태세, 그리고 물적 토대를 실질적으로 준비한다는 의미다. 노동 중심성이 확고히 해서 계급 투표를 견인해 내고 집권전략까지 큰 틀에 합의하자.

Q. 내년 총선 준비 어떻게 해야 하나?

▲ 한상균 : 내년 총선에서 노동자 민중의 계급 투표를 견인할 선거연합을 이루어내고 그것이 노동자 민중의 참여와 지지로 이어지게 하자. 이를 위해 윤석열 정권의 반노동 반민생 반민주 반평화에 맞서는 거리와 광장투쟁을 조직하는 것. 보수정치 패거리들과 차별화되는 대안 정책을 제시함으로써 노동자 민중의 신뢰 회복 과정이 가장 위력적인 총선방침일 것이다. 대안 세력은 전문가 아이디어로 탄생 될 수 없기에...

제 정당과 민중 진영 민주노총이 함께 많은 지역구에 노동자 후보를 대거 출마시켜야 한다. 민주노동당 창당 때는 정치의 상과 목표 보다 함께해야 한다는 대의가 우선했다면, 총선을 앞둔 2023년 지금은 이대로는 안 된다는 진단을 넘어 다시는 무너지지 않을 노동자 정치의 새집을 지을 각오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세계 많은 나라에서 노동자 정치가 집권을 실현하고 있다. 그걸 우리가 못 할 이유는 없다. 노동자 정치 1번지 울산에서 노동당·정의당·진보당과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어떻게 해야 다시 조합원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논의하고 있다. 지난 시기 후보단일화보단 한 걸음 더 진전된 방안을 찾게될 것이다. 울산 노동자들의 마음을 얻을 때 승리한다는 귀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Q. 한상균에게 노동자 정치세력화란?

▲ 한상균 :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모든 노동자의 꿈이다.

Ⓒ노동과 세계

관련기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고독한 세일즈맨' 尹 상상 속 '그랜드 바겐 세일', 현실은?

[박세열 칼럼] 이명박 전 대통령 전철 밟는 윤석열 대통령

박세열 기자  |  기사입력 2023.03.17. 15:50:21

 

"이념 편향적인 죽창가를 부르다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던 윤석열 대통령은 한일 관계를 전임 정부가 망친 것처럼 얘기했지만, 일제 식민지배가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우리의 과거"라는 단순하기 짝이 없는 정세 인식이 우려스러운 것처럼, 실상은 매우 복잡하다.

 

윤석열 대통령 본인이 2021년 6월 29일 정치 개시 선언문에서 "이 정부 들어와서 망가진 위안부 문제, 강제징용 문제, 한일 간 안보협력이나 경제·무역 문제 이런 현안들을 전부 다 같이 하나의 테이블에 올려놓고 '그랜드 바겐'을 하는 방식으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지금은 한국 정부의 '바겐세일' 간판에 일본 고객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지갑을 꽁꽁 여미는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가 있기 불과 일주일 전, 일본 정부는 시마네현 마쓰에시에서 열린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차관급 공무원을 파견하고,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다케시마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도,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한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3월 16일 윤석열 대통령은 '미래로 가자'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오무라이스를 먹고 일본 맥주에 한국 소주를 타 마셨다. 일본 총리의 입에서 "사과" 한마디를 간절히 원했지만, 그것도 없었다. 냉탕에서 곧바로 온탕으로.  

 

정치권 이력 없이 '특채'로 고용된 대한민국 '1호 세일즈맨'의 단순한 영업 방식은 수십년 베테랑 거래처 입장에서 보면 당혹스러운 꽃놀이 패다. 오늘날 윤석열 대통령의 '담대한 결단'을 평가하기 전에 우린 시간을 최소 20여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여기까지였다. 

납북일본인 문제가 부상하고, 우정 민영화와 같은 국내 정치 상황을 돌파해야했던 고이즈미 총리는 일본 우익들의 독도 영유권 도발, 역사 왜곡 교과서 논란 등을 방치하다 2006년 국내 강경 여론에 완패를 선언한다는 듯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다. 고이즈미 담화 1년만의 야스쿠니 참배는 냉온탕을 오간 그의 외교 행보를 그대로 보여줬다. 이후에 노골적으로 극우 세력을 등에 업은 1차 아베 내각이 출범하며 한일관계는 경색된다. 한일 관계가 경색된 것을 한국의 탓으로 보기는 어렵다. 미국 '네오콘'과 부시 정부, 그리고 일본 내각의 우경화는 2006년 10월 북한의 1차 핵실험으로 인해 더욱 강화됐다. 남북미일 4국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여기까지 온 것이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가 들어섰다.

 

마치 지금의 상황과 묘한 기시감이 감도는데, 2008년 일본 정부는 이명박 정부의 출범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표하고 있었다. 이 전 대통령은 2008년 2월 취임식 직후 '한일 관계 복원'을 내세우며 한일 정상회담에 연 데 이어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방일 이후, 3년 4개월 만인 2008년 4월 2일 일본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한다. 당시에도 일본 언론은 이 전 대통령의 방일을 대서특필하며 한일 관계 개선에 희망을 잔뜩 품었다. 이 전 대통령과 자민당의 후쿠다 야스오 총리는 정상회담에서 과거사 보다 미래의 비전을 중시하는 '신시대' 개척에 합의한다. 이 전 대통령은 "큰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나무와 같은 한일 신협력시대를 열어 나가자"고 했고, 후쿠다 총리는 "한일 관계는 일의대수(一衣帶水·옷의 띠만큼 좁은 강)"라고 화답했다. 

 

그런데, 일본은 한국을 가지고 놀았다. 2008년 7월, 일본 홋카이도 토야코 주요 8개국 정상회의에서 이명박과 회담한 후쿠다 야스오 당시 일본 총리가 "일본 교과서에 다케시마 (독도의 일본명) 를 일본 땅이라고 명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자, 이 전 대통령이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달라"라고 했다는 내용이 일본 유수 언론에 일제히 보도됐다. 청와대는 이를 부인했으나 일본 언론은 이 보도를 철회하지도 않았고 언론플레이의 '정보원'으로 의심되는 일본 정부도 손을 놓고 있었다. (NHK는 윤-기시다 정상회담에서 독도 문제가 언급됐다는 보도를 대통령실은 부인하고 있다. 이런 언론플레이, 우연일까?) 일본 정치인들은 여전히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고, 독도, 과거사 문제 관련 망언들은 이어졌다. 평화헌법 개정 움직임이 노골화됐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국무회의에 '지소미아'를 몰래 올려 '도둑처리'하려다가 후폭풍에 휩싸였다. 

 

그러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갑자기 독도를 방문하는 초강수를 둔다. 온탕과 냉탕, 이 모든 게 5년 안에 벌어진 일이다. 고이즈미 총리의 '냉온탕' 외교가 결국 실패로 끝난 것처럼, 이명박의 '냉온탕 외교'는 한일 관계를 더욱 경색되게 만들었다. 묘하게 닮아 있는 실패다. 

 

"최근 한일 관계가 악화된 데는 좀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내 임기 5년 동안 일본 총리가 다섯 번이나 바뀌었다. 장기적인 경기 침체와 함께 일본 정치의 불안정성은 극우 포퓰리즘이 더욱 확산되는 토양으로 작용했다. 중국의 급격한 부상으로 일본의 불안과 우려가 커진 것도 사실이다. 그 과정에서 한일 과거사는 물론 중국 등 아시아와의 과거사에 대한 망언이 줄을 이었다. 그간 양국 정치인들이 한일 문제를 국내 정치에 이용한다는 비판과 반성이 있었다. 이번 일도 민주당이 3년 여 집권하고 자민당이 다시 집권하는 과정에서 일본 정치인들이 과거사와 독도 문제를 여론 정치에 이용한 측면이 크다. 아베 총리가 등장한 후 한일 관계가 더욱 악화한 것도 이같은 흐름의 결과였다."

 

이 발언은 누구의 것일까? "죽창가"를 부른다는 야당 정치인이 쓴 것처럼 보이는 이 글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5년 발간된 자신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서 적어내려간 글이다. 냉온탕 외교로 한일관계를 악화시킨 자신의 잘못은 언급하지 않은 채 일본 탓을 하고 있다. 

 

한일관계는 깨지기 쉬운 유리잔과 같은 것이다. 한일 관계는 분위기가 좋다가도, 일본 정치인의 작은 망언 한마디에 깨지고, 일본 초계기의 미세한 비행 항적에도 금이 간다. 피해자인 한국 국민의 일본에 대한 인식은 이성과 감정이 복잡하게 혼재돼 있다. 이것은 잠재돼 있다가 언제든지 휘발될 수 있고 증폭될 수 있다. 곳곳에 '트리거'다. 이 트리거는 언제 어떻게 격발될 지 모른다. 정치인이 한일 문제를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이유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형성된 한국 국민의 감정과, 역사적으로 쌓여 온 한일 관계의 모든 맥락을 무시하고 제3자 변제 방식이 "나의 생각"이라며 "구상권 청구하지 않는다", "변제가 이뤄지면 논란도 수습될 것"이라고 혼잣말을 하고 있는 대통령을 우리는 우려스럽게 바라봐야 하는 감정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이 얼마나 초라한 것인지는 '다케시마의 날'의 예로 설명할 수 있다. 1905년 2월 다케시마가 시마네현의 행정구역으로 편입 고시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시마네현은 2005년 '다케시마의 날' 조례를 제정, 2006년부터 매년 2월22일 기념행사를 연다. 거꾸로 생각해보자, 한국이 이 기념행사를 그만 둬야 일본에게 성의있는 조치를 하겠다고 요구한 적 있었나? 일본 정부는 한국의 비판에 대해 "일본은 지방 분권이 확립돼 있으며, 지자체의 일에 중앙정부가 간섭하기 어렵다"는 일관적 태도를 보여 왔다. 그런데 왜 윤석열 정부는 "한국은 3권 분립이 확립돼 있으며, 법원의 일에 행정부가 간섭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하지 않나. 왜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처럼 하지 못하나?

 

다케시마의 날, 역사교과서 문제, 일본 방위백서 문제는 항상 도사려 있었지만, 한일 양국은 어떻게든 '현상유지'를 해 왔다. 그걸 윤석열 대통령이 갑자기 지금 모든 한일관계 문제의 원인을 '강제동원' 하나로 수렴해버리고, 이 매듭을 풀어내면 모든 게 풀릴 것처럼 상상의 나래를 펴고 있는 것이다. 이 '1호 세일즈맨'의 저돌적 영업에 '당혹스러운 꽃놀이패'를 쥔 일본 입장에서 보면, 이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회고록 한 장을 "5년 대통령이 100년을 보다"라는 제목으로 채웠다. 대통령이 '역사와의 대화'에 빠지면 왜 위험한지 이 전 대통령은 잘 보여줬다.  

 

윤 대통령은 최근 부쩍 '역사와의 대화'를 시도하는 것 같다. 위험하다. 윤석열 개인의 신념이 곧바로 국가의 결단이 된다. 그 신념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국가의 결단 앞에 힘을 잃는다. 여기에서 대화와 설득은 없다. 오로지 결단이다. 그리고 모든 공무원들이 입을 모아 '대통령이 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건 '칭송'인가, '책임 회피'인가 모르겠다. 하지만 그 청구서는 5년 짜리 단임 대통령이 받아들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은 윤석열 대통령은 '온탕'에 들어와 있다. 일본은 여전히 한국을 '가지고 놀고' 있다. 윤 대통령이 고이즈미나 이명박의 전철을 밟지 않길 바란다.

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북, 화성포-17형 발사훈련 실시.."적들에 두려움주어 실제 전쟁 억제"

김정은, '핵전략무력 가동체계 확신' 美 겨냥 메시지..시험발사 단계 넘어선듯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3.03.17 10:12
  •  
  •  수정 2023.03.17 15:52
  •  
  •  댓글 0
 
북한이 16일 평양국제비행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 발사훈련을 실시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이 16일 평양국제비행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 발사훈련을 실시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은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지에 나온 가운데 평양국제비행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 발사훈련을 실시했다.

북한의 ICBM 발사는 지난달 18일 '화성포-15'형 발사 이후 올해들어 두번째이다.

북 매체들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전략무력의 초강력 대응태세에 대한 시위'라는 제목으로 발사훈련 소식을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7일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3월 16일 대륙간탄도미싸일 《화성포-17》형 발사훈련을 단행하도록 하였다"고 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 부대'의 발사훈련을 현지에서 지도하고 당 중앙위원회 주요간부들과 미사일총국 지휘관들이 함께 발사훈련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당 중앙군사위원회의 결정, 대륙간탄도미사일 부대의 훈련 수행, 미사일총국 지휘관들의 참관 등을 감안하면 이번 훈련이 개발단계를 넘어 완성을 향한 시험발사의 성격과 함께 실전배치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화성포-17형 발사 모습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화성포-17형 발사 모습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화성포-17형 발사 모습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화성포-17형 발사 모습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통신은 "평양국제비행장에서 발사된 대륙간탄도미싸일 《화성포-17》형은 최대 정점고도 6,045㎞까지 상승하며 거리 1,000.2㎞를 4,151s(1시간 9분 11초)간 비행하여 조선동해 공해상 목표수역에 탄착되였다"고 알렸다.

통신은 "발사훈련은 주변국가들의 안전에 그 어떤 부정적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하면서 훈련을 통해 "대륙간탄도미싸일부대의 림전태세와 공화국 전략무력의 비상한 전투성이 확인되고 신뢰성이 엄격히 검증되였다"고 평가했다.

이번 발사가 우리 정부의 예상과 달리 16일 시작된 한일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을 염두에 둔 것이라기 보다는 미국을 직접 겨냥한 메시지 발신에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미사일 탄착 지점을 일본과는 더 멀어진 동해 북부 러시아 인접 수역으로 설정한 것도 메시지 발신에 혼선을 줄이려는 북의 계산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이날 화성포-17형 발사 소식과 함께 3면에 '폭발전야에 이른 조선반도 정세의 근원을 론함'이라는 제목의 논평원 글을 게재해 '임의의 시각에 핵 선제공격'을 할 수있다며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무모한 군사적도발책동을 계속 압도적인 힘으로 제압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훈련 참관을 마친 김 위원장은 커다란 만족을 표시하고는 "더더욱 고도화되고 있는 우리 핵전략무력의 가동체계들에 대한 확신과 담보를 다시한번 뚜렷이 립증하였다"고 말했다.

이어 "전망적인 국가의 안전환경과 적들의 위협에 대처해나가기 위한 우리의 활동방향과 로선에는 변함이 없다"며 "누구도 되돌릴 수 없는 핵전쟁억제력 강화로써 적들에게 두려움을 주고 실제 전쟁을 억제하며 우리 인민의 평화적인 삶과 사회주의건설투쟁을 믿음직하게 담보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 공화국을 로골적으로 적대시하며 조선반도지역에서 대규모 군사연습을 빈번히 벌리고있는 미국과 남조선에 그 무모성을 계속 인식시킬 것"이라며, "반공화국 군사적준동이 지속되고 확대될수록 저들에게 다가오는 돌이킬수 없는 위협이 엄중한 수준에 이르게 된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 대답할 것'이라는 방침을 재차 확인하고는 "그 어떤 무력충돌과 전쟁에도 림할 수 있도록 전략무력의 신속대응태세를 엄격히 유지"할 것을 강조했다.

통신은 "전략무기발사훈련은 우리의 엄중한 경고를 외면하고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군사적위협에 계속 매달리며 조선반도의 긴장을 의도적으로 격화시키고있는 적들에게 보다 강력한 경고를 보내고 위협적인 현실로 다가온 무력충돌 우려를 인식시키며 언제든 압도적인 공세조치로 대응해나가려는 우리 당과 정부의 실천적인 행동의지를 더욱 선명히 보여준 계기로 된다"고 훈련 의도를 설명했다.

화성포-17형에서 찍은 지구 모습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김정은 위원장이 딸과 함께 ICBM 발사 장면을 보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김정은 위원장이 딸과 함께 ICBM 발사 장면을 보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앞서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전날 "우리 군은 오늘(3.16) 07시 10분경부터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하였다"고 하면서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되어 약 1,000km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관련 통일부는 이날 오전 이효정 부대변인의 정례브리핑을 통해 "한반도 긴장 고조의 원인과 책임이 북한의 무모한 핵·미사일 개발에 있다는 점은 명백하며,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을 도발의 명분으로 삼는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북한은 이제라도 도발과 위협을 중단하고 한반도의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한 올바른 길로 나와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노동신문]은 이날 사진을 통해 화성포-17형이 찍은 지구의 모습도 내보내 눈길을 끌었다. 

여러 고도에서 찍은 지구 사진을 공개한 것으로 보아 이번 훈련 과정에서 당초 예고한 4월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위한 위성사진촬영과 데이터 전송 등 준비도 겸한 것으로 보인다. 공개한 사진에는 김 위원장이 '김주애'로 알려진 딸과 함께 훈련 장면을 참관하는 모습도 실려있어 앞으로도 이같은 연출이 계속될 것임을 짐작케 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남·북·미 무기 열전 9] 예측 불허 변칙 운용에 능한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3/03/16 [22:53]
  •  
  •  
  •  
  •  
  •  
  •  
  •  
  •  
  •  
 

북한에는 여러 종류의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이 있다. 북한이 미사일 제원을 공식 발표하지 않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북한이 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때 이를 추적해 여러 제원을 추정한다. 그래서 정보가 매우 한정적이다. 심지어 미사일 이름도 정확하지 않아 임의의 이름을 붙여서 부르는 경우도 많다. 

 

여기서는 비교적 최근에 북한이 공개하거나 발사한 미사일만 살펴본다. 구형 미사일은 최근 열병식에도 나오지 않고 발사 훈련도 하지 않으므로 성능이 더 좋은 신형 미사일로 대체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 단거리 탄도미사일

 

 

■ 화성포-11나형

KN-24

일명 ‘북한판 에이태큼스’

사거리: 450킬로미터

최고 고도: 42킬로미터

최고 속도: 마하 6.1

원형공산오차: 35미터

최초 공개: 2019년

 

2019년 8월 10일 시험 발사 장면이 처음 공개된 미사일로 북한의 최신 단거리 탄도미사일 가운데 유일하게 정식 명칭이 공개된 미사일이다. 이후 5번의 발사가 더 있었다. 

 

프랑스 전략연구재단(FRS)은 화성포-11나형의 원형공산오차가 35미터에 불과해 매우 정밀한 타격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발사 차량 1대에 2발의 미사일이 실리며 탄두에 미국의 에이태큼스와 같은 집속탄을 탑재할 수 있다. 

 

최고 고도가 사드의 최저 요격고도인 50킬로미터보다 낮으며 하강 도중 상승하는 풀업 기동을 할 수 있어 요격이 쉽지 않다. 

 

사거리로 볼 때 한반도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무기다. 

 

북한은 2022년 1월 17일 발사를 두고 검수 사격 시험이라고 발표했다. 실전 배치된 미사일 가운데 하나를 무작위로 골라 발사해보는 것으로 이미 이 미사일이 대량 생산, 실전 배치되었음을 암시했다. 

 

▲ 화성포-11나형.     

 

■ ??

KN-23

일명 ‘북한판 이스칸데르’

사거리: 800킬로미터

최고 고도: 50킬로미터

최고 속도: 마하 7.2

길이: 7.2미터

원형공산오차: 10미터

최초 공개: 2018년

발사대: 일반 차량, 무한궤도 차량, 열차, 잠수함, 저수지 수중

 

여러 면에서 러시아의 이스칸데르-M과 유사한 제원을 가진 미사일이다. 풀업 기동이 가능하며 최고 고도도 낮아 요격이 어려운 미사일이다. 심지어 최고 고도 20킬로미터의 초저공 비행도 가능하다. 정밀도도 높은 편이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원형공산오차를 10미터로 추정했다. (「[최초 시뮬레이션] 北신형탄도미사일 핵탄두 장착 시 파괴력」, 『신동아』 2019년 7월호.)

 

한반도 전역은 물론 일본 일부 지역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이다. 

 

2018년 2월 8일 열병식에서 처음 등장한 후 2019년부터 지금까지 12차례 19발(SLBM 개량형 포함) 이상 발사하였다. 발사대가 바퀴 차량, 무한궤도 차량, 열차, 잠수함, 저수지 수중 발사대 등 다양해 북한이 상당히 공들여 개발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저수지 수중 발사는 세계 최초이며 누구도 예측하지 못해 전문가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변칙 운용 능력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발사대를 자랑하는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 위에서부터 바퀴 차량, 무한궤도 차량, 열차, 저수지 수중 발사대.

 

■ 신형 전술유도탄

KN-23 개량형

사거리 600킬로미터

탄두: 2.5톤

최초 공개: 2021년

 

 

2021년 3월 25일 처음 시험 발사한 미사일로 ‘북한판 이스칸데르’와 탄두 부분의 형태가 비슷한데 몸통은 훨씬 긴 형태로 전체적으로 약 2배 크다고 한다. 북한이 사거리와 탄두 중량을 밝혔는데 사거리가 ‘북한판 이스칸데르’보다 훨씬 짧은 걸로 보아 탄두 무게가 훨씬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2022년 9월 28일 두 번째 발사가 있었다. 

 

■ 신형전술 유도무기

일명 ‘북한판 케이티즘(KTSSM)’

사거리 110킬로미터

최고 고도: 25

최고 속도: 마하 4

최초 공개: 2022년

 

2022년 4월 16일 처음 발사한 미사일로 북한은 ‘신형전술 유도무기’라고만 표현했다. 이후 6월 5일, 11월 2일에도 발사한 것으로 추정한다. 

 

▲ 2022년 4월 16일 발사 모습.     

 

2023년 3월 9일 북한의 화력 습격 훈련에 다시 등장했는데 북한은 “서부전선의 중요 작전 임무를 담당하고 있는 화성포병부대”가 운용한다고 하였다. 화성포병부대는 전략군 산하 부대로 화성포 계열 미사일들을 다룬다. 따라서 이 ‘신형전술 유도무기’도 화성포 계열임을 알 수 있다. 

 

또 북한은 이날 훈련을 “서부전선 방면의 적 작전비행장을 담당하고 있는 군부대 관하 제8화력습격중대”가 하였다고 밝혀 이 미사일이 한국의 군용 비행장을 기습 공격하는 것이 임무임을 알 수 있다. 

 

▲ 2023년 3월 9일 발사 모습.     

 

흔히 ‘북한판 케이티즘(KTSSM)’이라 부르는데 한국군이 운용하는 전술 지대지 유도무기 케이티즘(KTSSM: Korean Tactical Surface to Surface Missile)과 모양이나 크기, 사거리 등이 비슷해서 붙은 별명이다. 

 

케이티즘은 구경 400밀리미터에 사거리 180킬로미터인 I형과 구경 600밀리미터에 사거리 290킬로미터인 II형이 있다. I형은 고정 발사대에 실리며, II형은 다연장로켓 천무의 발사대에 2발씩 실린다. 케이티즘은 육군미사일전략사령부가 운용하는 현무 미사일에 비해 사거리나 탄두 무게에서 한 급 낮지만 매우 저렴한 무기로 육군 군단급에서 운용한다. 

 

이에 비해 북한의 신형전술유도무기는 차량 발사대에 4발씩 실리며 전략군 산하 부대가 운용하는 차이가 있다. 

 

▲ 발사 대기 중인 차량.     

 

문화일보는 2023년 3월 10일 자 보도 「‘북한판 KTSSM’ TEL 6대 동원 초대형 도발…“수도권에 치명적, 요격 불가”」에서 전문가를 인용해 이 미사일이 ‘북한판 이스칸데르’를 3분의 2 수준으로 축소한 것이며 ‘북한판 이스칸데르’, ‘북한판 에이태큼스’, 초대형 방사포 등 신형 유도무기 3종의 장점을 모두 가미한 북한 미사일 기술의 결정판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미사일이 고도 20~25킬로미터의 초저고도로 비행하고 하강 단계에서 다시 상승하는 풀업 기동까지 가능해 현 미사일방어 체계로는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보았다. 2023년 3월 9일 훈련에 등장한 것처럼 여러 대의 발사 차량에서 전술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을 각 4발씩 수십 발을 발사하면 수도권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다. 

 

▲ 평양을 중심으로 100, 400, 600킬로미터 반경의 동심원을 그려보면 대략 이와 같다.     

 

다음에는 북한의 중거리·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살펴본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건설노조 팀장들 “우리가 가짜 근로자? 업체서 할 일까지 대신 합니다”

[건설노조가 죄인인가⑧] ‘일 안 하고 돈만 받는다’ 매도하는 원희룡 장관에 분노한 건설노동자

 

편집자주

윤석열 정부가 건설현장의 불법 행위를 ‘뿌리 뽑겠다’며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불법 다단계 하도급 등 건설사들의 불법 행위는 외면한 채,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민주노총 건설노조의 활동을 집중 단속하는 데 대한 반발도 거셉니다. 향후 ‘건설노조가 죄인인가’ 기획을 통해 정부가 문제 삼고 있는 건설노조의 이른바 ‘불법 행위’가 어떤 것인지 진실을 드러내고자 합니다.

① [인터뷰]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 “비정상적 건설업계 놔두고 노조만 때려잡나”
② 타워크레인 월례비, 원인은 건설사에 있는데 노조만 때리는 정부
③ 건설현장 고용문제 외면한 정부, 대신 나선 노조에 이제 와서 “조폭”
④ [인터뷰] 조선소→건설사 관리직→건설노동자, 그가 말하는 ‘건설노조’
⑤ 외국인에 밀려난 내국인 건설노동자, 이면엔 건설사 ‘이윤 욕심’
⑥ [현장] “노조에 빌미 잡히지 말자” 불법에 이중 잣대 보인 원희룡의 ‘황당 연설’
⑦ ‘건폭’ 핵심 한국노총 출신 건설산업노조, 1년 전 ‘윤석열 지지’ 선언했다

"건설현장 정상화는 가짜 근로자 퇴출부터! 일도 안 하고 돈만 받아 가는 팀장들, 이들을 데려다 앉힌 것이 바로 건설노조입니다. 능력이 없어도 노조 집행부에 우호적이면 팀장을 시켜줍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페이스북에 잇따라 올린 글이다. 건설현장에서 "망치 한번 잡지 않으면서 일당만 챙겨가는" 가짜 근로자가 있으니, 이들을 건설현장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는 건설사를 한 데 불러 모아 '일 안 하고 임금만 받는 근로자 실태 점검 간담회'까지 열었다. 한 보수 언론은 31개 건설현장에서 팀·반장 89명이 일하지 않고 총 46억원을 받아 갔으며, 이중 민주노총 소속은 53명, 한국노총은 14명이라고 떠들썩하게 보도했다. 정부는 "가짜 근로자의 근태 기록 등 증빙자료를 확보해 세부 실태를 분석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원 장관의 주장은 팀장의 역할을 지나치게 간과한 '왜곡 공세'에 가깝다. 오히려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원 장관이 지목한 건설현장의 '가짜 근로자' 문제를 바로 잡기 위해 다양한 통제 장치를 마련해 운영 중이다. 민중의소리가 만난 건설노조 소속 팀장들은 '원 장관이 건설현장의 현실을 너무 모르는 게 아니냐'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팀장은 건설노조가 앉혔다? 팀장은 일을 안 한다?
말도 안 되는 원희룡 장관의 건설노조 공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동작구 전문건설회관에서 열린 건설업계 현장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2.26 ⓒ뉴스1


건설현장은 기본적으로 '팀' 단위로 일한다. 이는 노조 조합원으로 구성된 '노조팀'만이 아니라 비조합원들로 구성된 '일반팀'도 마찬가지다. 노조팀에만 팀장이 있는 게 아니라 일반팀에도 팀장이 있다. 

건설현장은 다양한 공정으로 진행되고, 각 공정 단위로 팀이 존재한다. 철근을 연결해 건물의 뼈대를 세우는 철근공이 모인 팀은 철근팀, 망치질로 거푸집을 만드는 형틀목수가 모인 팀은 형틀팀이다. 각 팀에서 팀장은 팀원인 건설노동자를 관리하고 해당 공정을 책임지는 책임자로 보면 된다. 일반 회사에서 과장, 부장이 담당하는 역할과 유사하다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팀장이 주로 하는 일은 도면을 확인한 뒤 적게는 10명 많게는 20명 규모로 구성된 팀원들에게 각각의 특성과 기능도에 맞는 작업을 지시하는 것이다. 작업 중간중간 공정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하고, 잘못된 구간이 있다면 직접 바로잡기도 한다. 민주노총 건설노조의 경우 팀마다 숙련도가 낮은 양성공을 일정 비율 이상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이들에게 직접 기술을 가르치고 기능공으로 육성하는 일도 팀장이 담당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팀원들이 수월하게 일할 수 있도록 자재를 챙기고 다음 공정이 진행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도 팀장의 몫이다. 이 외에도 팀원들의 출결 관리나 안전 관리 및 교육 등도 담당하고 있다.

이 중에는 건설노동자인 팀장보다는 공사를 담당하는 건설사가 할 법한 일도 다수 포함돼 있다. 하지만 건설사는 현장에 최소한의 인원만 배치하고, 각 공정별 팀장에게 작업 구간을 알려준 뒤 최종 공정 상태만 확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실상 건설사가 해야 할 일도 팀장 등 건설노동자들이 도맡아 하는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건설사 중에는 제대로 된 인력을 갖추지 않은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서 공사를 수주하고, 실제 시공은 팀에게만 맡겨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건설노조에 따르면, 2021년 기준 92,599개의 건설사가 등록됐는데 이중 최근 5년간 늘어난 건설사만 헤아려 봐도 21,132개다. 건설노조는 이중 상당수를 시공 능력이 없는 페이퍼컴퍼니로 보고 있다.
 

노무 관리, 작업 지시, 기술교육까지
실제 건설현장에서 팀장들이 하는 일들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건설노동자들 (자료사진) ⓒ민중의소리


20여년간 수도권 건설현장에서 형틀팀장으로 일한 김 모 씨(60)는 "아파트 10동을 지어도 건설업체에서 나오는 인력은 두세명 정도다. 그 사람들은 우리에게 일할 자리를 표시해주고, 도면만 주면 끝이다. 그다음부터는 우리가 알아서 하는 것"이라며 "원 장관은 건설현장에서 팀장을 퇴출시킨다는데, 그러면 건설사는 현재 팀장들이 맡고 있는 일을 담당할 인원을 따로 고용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김 씨는 자신을 가짜 노동자라고 매도한 원 장관을 향해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그는 "형틀목수가 몇천 개의 핀을 쓰는데, 그중 하나만 잘못 써도 콘크리트를 타설할 때 (거푸집이) 터져 버린다. 그 정도로 제일 기술을 요하는 일인데 건설사는 각 팀에서 알아서 하라는 것"이라며 "팀장들은 도면을 보고 팀원들에게 '이쪽 넓이는 몇으로 해라', '저쪽 높이는 몇으로 해라'라고 구체적으로 지시를 해야 일이 진행된다. 원 장관의 얘기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오히려 김 씨는 "일반적으로 건설현장에서 보이지 않는 건 (노조팀이 아닌) 일반팀 팀장의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말하는 일반팀 팀장이란, 대부분 불법 하도급 구조에서 기인한 '오야지', '십·반장', '시다오케' 등으로 불리는 도급 팀장들이다.

하청 건설사는 도급 팀장에게 불법 재하도급을 주고, 이들은 자신이 데리고 있는 소규모 팀이나 팀원에게 일을 준다. 도급 팀장 중에는 공사에는 참여하지 않으면서 건설노동자를 모집, 소개해준 대가로 건설노동자로부터 불법 수수료를 받아 가는 이들도 있다. 건설노동자를 중간착취할수록 자신에게 돌아가는 이윤이 늘어난다. 이런 구조 탓에 한 명의 팀장이 여러 개의 팀을 거느리는 경우가 많다. 원 장관의 주장처럼, 일은 하지 않고도 막대한 돈을 챙겨가는 팀장이 생겨나는 배경이다.

반면, 건설노조는 중간착취를 거부하며 모든 건설노동자가 건설사와 직접 고용 계약을 맺고 현장에 투입된다. 팀장 한 명이 한 개의 팀을 담당하는데, 조합원의 팀 배치는 노조에서 결정한다. 또한, 팀원인 조합원의 월급을 중간착취하거나 일하지 않고도 일을 했다고 허위로 출력하는 경우는 벌칙 사유로 규정하고 엄격히 제재를 가한다. 건설노조는 지부 세칙에 팀장의 역할을 설명하며 "조합원 팀원이 돈벌이 대상이 아니며, 조합원 팀원은 건설현장 개선을 위한 협력자로서 임금 갈취, 부정 출력 등을 행하거나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다.

김 씨 역시 건설노조에 가입하기 전에는 일반팀을 이끌던 '오야지'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같이 일하는 동료 노동자의 일당 일부를 가져가는 생활에 깊은 회의를 느끼고 스스로 건설노조를 찾아가 가입했다고 한다.

김 씨는 "일반팀 팀장은 현장을 2~3개씩 맡아서 하니, 아침에 와서 팀원들에게 일만 시키거나 출근을 안 할 때도 많다"며 "그런데 뉴스를 보면 노조팀 팀장이 출근 도장만 찍고 간다고 하더라. 그건 절대 아니다. 노조 활동과 관련한 일이 있어서 한 시간만 자리를 비우더라도 다 회사에 얘기해야 하고, 노조 세칙에도 팀장이 자리를 비우면 반드시 보고하라는 세세한 규정이 다 있다"고 반박했다.
 

"사장도 직접 일 안 하니 퇴출하란 얘기?"
원희룡에 '역지사지해보자' 꼬집은 건설노동자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장옥기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 위원장과 조합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열린건설노조 탄압 규탄! 반노동 윤석열 정권 심판 !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윤석열 정권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2.28 ⓒ민중의소리


올해로 3년째 철근팀장을 맡고 있는 김상윤 씨(36)는 직접 건설노조 조합원이 지켜야 할 세칙이 담긴 조합원 수첩을 꺼내 보여줬다. 여기에는 노조팀 팀장의 역할과 평가 기준, 벌칙 등에 대한 내용이 상세히 담겨 있었다.

김 씨는 "기본적으로 팀장이 조합원 근태나 기능도 관리를 다 한다"며 "이 일은 단순 반복하는 작업이 아니라, 치수를 재고 각도를 재서 일정한 품질이 나와야 하기 때문에 팀장은 조합원의 작업도와 숙련도에 맞게 작업을 지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를 들어 조합원들이 도면을 보지 않고도 쉽게 일할 수 있도록 도면대로 바닥에 수치를 적어두거나 다음 작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두는 일도 한다"며 "젊은 조합원들의 기능도를 올려주기 위해 팀장이 일대일로 붙어서 직접 일을 가르쳐 주고, 팀의 근태를 위해 전반적인 팀 분위기를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분위기로 만드는 것도 팀장의 역할"이라고 부연했다.

이렇게 다양한 팀장의 역할 중, 김 씨는 가장 중요한 팀장의 역할로 '팀에 대한 책임감'을 꼽았다. 의아하다는 표정을 짓자, 김 씨는 "한 현장이 끝나면 팀장도 팀원도 실업자가 된다. 그러면 팀장은 팀원들을 다른 팀에 분산 배치하든 어떻게 해서든 팀원들의 일을 찾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손을 놓은 건설노동자의 불안정한 고용 문제 역시 노조가, 팀장이 해결하고 있다는 얘기였다.

'노조 집행부에 우호적이면 팀장을 시켜준다'는 원 장관의 주장 역시 사실과 큰 차이가 있었다. 김 씨는 "팀장을 한다는 건, 이 일에 대해 어느 정도 마스터했다는 의미고, 회사에서도 이 부분은 인정하는 것"이라며 "팀장에 대한 기준도 다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팀장에게 일정한 자격을 요구한다. 팀장 경험이 있거나, 노조팀에서 반장(부팀장) 등 현장을 관리한 경험이 6개월 이상이거나, 지부의 신규팀장 양성 교육 과정을 이수한 자 등이다.

이러한 자격을 갖춘 이들 중 지대장의 추천을 받아, 지부장의 승인을 받으면 팀장이 된다. 이 과정에서 도면 독해와 작업 배치·지시 등 기술력과 도덕성 등을 두루 평가하고 별도 교육을 이수해야만 한다. 팀장이 된 이후에도 반기마다 한 번씩 작업 능력과 팀원의 근태 등을 평가받는다. 단순히 경력만 쌓인다고 팀장이 되고, 직책을 유지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팀장의 역량 부족이 문제가 될 경우, 팀장에서 직위 해제되는 등 내부 통제 장치도 작동하고 있다. 노조팀이 아닌 일반팀에서는 이뤄지기 힘든 과정들이다.

김 씨는 "건설사도 팀별로 물량을 계산해서 평가하기 때문에 팀장도 그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여기도 다 치열한 사회이고, 조합원들끼리도 일에 대한 평가를 한다"며 "역량이 안 되는 팀장은 본인 스스로 견딜 수 없을 것이다. 회사에서도 매일 욕하고, 조합원도 욕하는데 그걸 어떻게 버틸 수 있을까. 노조 차원에서도 다음 현장을 주지 않거나, 팀을 해체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건설노동자들의 반발에도 '가짜 근로자'를 퇴출시키겠다는 원 장관의 으름장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김 씨는 "역지사지 해보자"고 말했다. 그는 "건설현장에서 건설사가 배치한 현장소장은 실제 시공을 하지 않는다. 그러면 현장소장도 가짜 근로자니까 없앨 것인가"라며 "회사 사장도 직접 일을 하지 않는 가짜 근로자니 나가라고 할 수 있나. 제발 입장 바꿔서 생각해보자"고 씁쓸해했다.

관련 기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