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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시간 일하고 쉬면 된다! 무덤에서”

  •  강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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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3.10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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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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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은 다시 야근 공화국으로

    사용자 필요에 따라 '집중 노동', '강제 휴가' 될 판

    자기 뜻대로 휴가를 쓸 수 있는 노동자가 몇이나 될까?

    청년을 위한 노동 정책이라고 제시한 윤석열 정부의 ‘근로시간제도 개편 방안’이 청년노동자의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다.

    ⓒ 노동과 세계

    69시간 일하고 쉬면 된다. 무덤에서

    이러다가 6개월 안에 죽겠다

    대한민국은 다시 야근 공화국으로

    정부가 발표한 개편안을 두고 ‘과로사 조장법’이라는 비난이 빗발친다. 왜냐하면 윤석열 정부안은 현행 주 40시간 노동을 주 69시간까지 늘일 수 있는 안이기 때문이다.

    개편안대로라면 아침 9시에 출근한 노동자를 6일 연속 밤 10시까지 일 시켜도 사용자는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다.

    정부는 “일할 때 몰아서 일하고 장기 휴가를 독려하는 제도”라고 설명하지만,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에 내몰릴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왜냐하면, 근무시간은 주로 사용자의 편의에 따라 짜지기 때문이다.

    지금도 청년노동자는 사용자 눈치 보며, 연장근무와 강제노동에 시달린다. 그래서, 청년노동자들은 주 69시간이 허용되면 “몰아서 일하고 몰아서 쉬는 게 아니라 몰아서 일하고 몰아서 일하고, 또 몰아서 일하다 죽으라는 소리다.”라고 분통을 터트린다.

    주 69시간이나 굴리는 회사가 휴가를 보내 줄까?

    자기 뜻대로 휴가를 쓸 수 있는 노동자가 몇이나 될까?

    정부는 바짝 일하면 ‘한 달 제주살이’도 가능하다며 노동자를 꼬드긴다. 하지만 연차조차 제대로 쓸 수 없는 노동자가 언감생심 한 달 휴가라니,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고 하는 소리다.

    실제 대한민국 노동자의 연차소진율은 76.1%에 불과하다.

    특히 대부분 청년노동자는 노동조합에 가입조차 안 돼 있기 때문에 휴가 사용이 절대 자유롭지 않다. 눈치 없이 휴가 쓰다가 사용자 눈 밖에 나기 일쑤다.

    더구나 장시간 강도 높은 노동 후에 찾아오는 휴가를 어찌 휴가라 할 수 있겠나. 그저 요양이라 불러야 하지 않을까.

    사실 윤석열 정부의 노동시간 연장안은 사용자가 지불하는 ‘시간 외 수당’을 줄이려는 목적이 더 강하다.

    정부가 발표한 ‘저축계좌제’는 ‘수당 대신 휴가’를 독려하는 차원에서 마련했다. 노동자가 임금과 시간 사이에서 적립 방식을 선택하고, 적립한 시간은 ‘저축 휴가’로 쓰게 한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현실은 사용자가 일거리가 많을 때 노동자를 집중 노동시키고, 일거리가 없을 때 강제 휴가를 주는 방식으로 운영될 게 뻔하다.

    윤석열에게 도대체 누가 청년인가?

    제발 청년팔이 그만 멈춰라

    청년 커뮤니티에는 정책 홍보를 위해 청년들을 이용하는 정부와 여당의 행태에 불만을 토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일할 때 확실히 일하고 쉴 때 확실히 쉰다”라고 근거 없는 주장을 편 한덕수 국무총리와 “2030 청년층의 경우에도 다들 좋아한다”고 말한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대표적이다.

    ‘주 69시간에 대해’ 청년세대에서 반대가 더 많이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당신들이 말하는 청년은 대체 어떤 청년이냐”며 따졌다.

    실제 30대의 경우 반대가 찬성보다 두 배가량 많이 나왔다. “더 이상 MZ세대 운운하며 청년을 위한 정책인 것처럼 호도하지 마라. 청년팔이를 중단하라”는 성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강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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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231] 무기 경쟁에서 뒤처진 미군 ②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3/03/10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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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2. 러시아, 중국과 첨단 무기 경쟁에서 밀린 미국

 

1) 러시아의 ‘슈퍼 무기’들

 

1991년 소련이 해체된 후 러시아 군사력은 소련 시절에 비해 40% 이상 무너졌다고 한다. 무기는 낡았고 군대는 비참한 수준이었다. 돈이 필요해 다른 나라에 무기를 헐값에 팔아치우기도 했다. 당시 한국도 러시아 무기를 빚 대신 받을 정도였다. 소련이라는 견제 국가가 사라지자 미국은 2002년 군비 경쟁 방지 장치였던 ‘탄도탄 요격미사일 제한 조약(ABM 조약)’을 깨버렸다. 이때부터 러시아는 미국의 군비 증강에 대응해 첨단 무기를 개발해야만 하였다. 

 

2018년 3월 1일(현지 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연례 국정연설을 통해 개발 중이거나 실전 배치를 완료한 ‘슈퍼 무기’들을 소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군비 경쟁이 다시 시작된 것은 미국이 옛 소련과 체결한 ABM 조약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했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만약 푸틴 대통령이 소개한 무기가 모두 개발된다면 미국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최대 대륙간 탄도미사일 ‘사르마트’

 

사르마트(RS-28 Sarmat)는 고정 발사대에서 발사하는 세계 최대 대륙간 탄도미사일로 사거리 1만 8천 킬로미터에 5톤의 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750킬로톤 핵탄두 10개부터 전술 핵탄두 24개까지 탑재할 수 있다. 사르마트 1발로 프랑스 전체를 초토화할 수 있다고 한다. 푸틴 대통령은 당시 사르마트의 시험 발사에 성공해 본격적인 실전 배치를 앞두고 있다고 하였으며 2020년 실전 배치가 끝났다. 

 

▲ 발사대로 이동 중인 사르마트. [출처: 러시아 대통령실]     

 

핵 추진 순항미사일 ‘부레베스트니크’

 

군사 전문가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인 것은 핵 추진 순항미사일 부레베스트니크(9M730 Burevestnik)다. 이 미사일은 사거리가 무제한이며 예측하기 어려운 비행경로로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한 무기다. 푸틴 대통령은 이 미사일이 “원자로를 장착한 전략 핵미사일”이라고 하였으며 2017년 말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1960년대 냉전 시기 미국과 소련은 핵 추진 순항미사일을 경쟁적으로 개발하려다 중단하였다. 이 미사일의 기본 원리는 핵연료봉으로 공기를 뜨겁게 달궈 내뿜어 추진력을 얻는 것으로 제트 엔진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당시 기술력으로는 방사능 오염 문제를 풀 수 없었고 결국 미국과 소련은 핵 추진 순항미사일 개발을 포기하였다. 

 

그런데 푸틴 대통령은 이 미사일을 설명하면서 미사일 내에 소형 원자로가 있어서 전기를 이용해 날아가는 것처럼 설명하였다. 현재 과학기술에는 미사일처럼 무겁고 빠른 비행체에 적합한 전기 추진 기술은 없다. 푸틴 대통령이 기술적으로 부정확한 표현을 한 것인지 아니면 러시아가 아직 공개되지 않은 미지의 추진 기술을 개발했는지 알 수 없다. 

 

러시아 핵무기 전문가인 파벨 포드비히는 “그동안 의구심을 가져왔지만, 유튜브를 통해 연설과 동영상을 보면서 푸틴의 말이 맞는다고 판단한다”라고 하였으며 미 랜드연구소의 에드워드 가이스트 연구원도 “큰 충격을 받았다. 러시아가 과장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에 이르렀다”라고 말했다. (「푸틴이 공개한 러시아의 차세대 ‘슈퍼 무기’ 5종」, 연합뉴스, 2018.3.2.)

 

▲ 부레베스트니크 발사 장면. [출처: 러시아 대통령실]     

 

인류 역사상 가장 폭발력이 강한 무기 ‘포세이돈’

 

대륙간 핵 추진 수중 드론 포세이돈은 핵탄두를 탑재한 채 심해에서 잠수함이나 어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사실상 무제한의 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무기다. 주로 해안 도시나 군항을 목표로 할 것으로 보인다.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 전문가 잭 캐러벌은 “핵탄두를 탑재한 이 수중 드론은 미국 등 서방에 맞선 러시아의 공격적이면서도 혁신적인 군사 능력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서방의 해군 시설물들이나 해안 도시들에 가공할만한 타격을 줄 수 있는 메가톤급 핵탄두의 위력은 더욱 위협적”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앞의 기사)

 

포세이돈은 개발 과정에서 정보가 노출되기도 했는데 그 위력에 많은 전문가가 충격에 빠질 정도였다. 2015년 11월 러시아 방송에 노출된 ‘해양 다목적 시스템 스타투스 6’이라는 개발명의 어뢰 정보를 보면 사거리는 1만 킬로미터, 위력은 100메가톤이었다. 100메가톤이면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폭탄이었던 차르 봄바의 2배 가까이 된다. 충격을 받은 미국은 이 어뢰가 해안 도시인 뉴욕시에서 폭발할 경우를 모의 시험해보았는데 무려 800만 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나왔다. (「푸틴이 전격 공개한 수퍼무기 6종의 실체」, 주간조선, 2018.3.16.)

 

2018년 공개할 때는 폭발력이 수십 메가톤으로 줄었다. 하지만 미국이 보유한 가장 강력한 수소폭탄의 폭발력이 1.2메가톤임을 감안하면 여전히 너무 큰 폭발력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올해 1월 16일(현지 시각) 포세이돈의 첫 번째 생산을 마쳤으며 핵잠수함 벨고로드에 공급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잠수함에는 8대의 포세이돈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포세이돈(컴퓨터 그래픽). [출처: 러시아 대통령실]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

 

2017년 12월 실전 배치되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실제 사용된 킨잘(Kh-47M2 Khinzal)은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을 개조해 공대지 미사일로 만든 것이다. 사거리가 3천 킬로미터가 넘고 속도는 마하 10 이상이다. 푸틴 대통령은 “세계에 유사한 체계가 존재하지 않는 고정밀 극초음속 항공-로켓 복합체”라며 대함 미사일로 사용될 정도로 정밀하다고 소개하였다. 

 

▲ 목표물에 수직 낙하하는 킨잘. [출처: 러시아 대통령실]     

 

극초음속 활공체 ‘아방가르드’

 

푸틴 대통령은 아방가르드(Avangard)를 “운석이나 불덩이처럼 표적을 향할 수 있는 미사일”이라고 소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미사일을 대륙간 탄도미사일이라 불렀으나 엄밀히 말하면 다른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탄두에 실려 발사되는 극초음속 활공체라고 해야 한다. 러시아는 여러 다른 대륙간 탄도미사일에 아방가르드를 실어 시험 발사하였다. 아방가르드는 최대 마하 27의 속도로 날아가며 여기에는 수백~2천 킬로톤의 핵폭탄이 실린다. 2018년 양산에 들어갔으며 2019년 실전 배치되었다. 

 

▲ 아방가르드. [출처: 러시아 대통령실]     

 

이 밖에도 스크램제트 엔진을 장착해 마하 7~8로 날아가는 세계 최초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치르콘(3M22 Tsircon), 드론을 격추하고 인공위성을 무력화하는 레이저 무기 페레스베트(Peresvet) 등도 모두 실전 배치되었다. 

 

▲ 치르콘. [출처: KATEHON]     

 

▲ 페레스베트. [출처: 러시아 대통령실]     

 

미국과 비교

 

미 의회 연구원(CRS)은 2021년 7월 9일 발간한 연구보고서 「미국의 극초음속 무기 개발현황: 배경과 의회에 대한 이슈」에서 미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이 2000년대부터 시작되었으나 경쟁국인 러시아와 중국에 비교 시 뒤떨어졌다고 평가했다. 극초음속 미사일뿐 아니라 여러 첨단무기 개발에서 뒤처진 상황이다. 앞서 소개한 무기들은 모두 미국이 개발에 실패했거나 개발할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들이다. 

 

같은 기간 미국이 개발한 무기 가운데 러시아보다 더 우수한 무기라고 할 만한 게 거의 없다. 

 

미국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최신 무기는 F-35 스텔스 전투기, 무인기(드론), 사드 정도다. 

 

그런데 F-35는 첨단 무기가 아니다. F-35는 미국이 2015년 처음으로 실전 배치한 신형 전투기이지만 F-22의 저가형 수출용 모델로 개발된 무기로 성능은 더 떨어진다. 러시아는 F-22의 대항마로 Su-57을 개발했으며 F-35의 대항마로 Su-75를 개발 중이다. 이들은 미국 전투기에 비해 성능은 비슷하거나 더 우수한데 가격은 절반도 안 된다. 

 

▲ Su-57(왼쪽)과 Su-75. [출처: the Drive]     

 

미국의 무인기는 정찰과 테러에 주로 쓰이는데 적의 요인 1명을 제거하는 데 100명이 넘는 민간인을 오폭으로 죽이는 학살 무기다. 게다가 미국이 극비리에 운용하던 스텔스 무인기 RQ-170 센티널, 이른바 ‘칸다하르의 괴수’가 이란의 전파 조작으로 나포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러시아도 다양한 무인기를 운용하는데 무인기 분야가 워낙 공개된 정보가 적어 어느 나라 기술이 더 우월한지는 판별하기 어렵다. 

 

사드 같은 요격미사일은 러시아의 기술이 더 우월하다는 주장이 많기에 미국이 우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 또 미 해군이 사용하는 150킬로와트급 레이저 무기, 육군이 사용하는 50킬로와트급 레이저 무기도 최신 무기라고 할 수 있지만 러시아가 지상에서 운용하는 페레스베트에 비해 우월한지 확인하기는 어렵다. 

 

그나마 러시아에 비해 미국이 비교우위에 있다고 보였던 레일건은 16년의 노력 끝에 2021년 개발 중단을 선언하면서 물거품이 되었다. 

 

이처럼 미러 사이의 첨단무기 개발 경쟁은 미국이 ABM 조약을 파기하면서 불을 붙였지만 정작 20여 년이 지난 지금 평가해보면 미국이 아닌 러시아가 승리한 것으로 보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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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서 양보’하는 한국…돌아온 건 일본의 ‘지소미아 정상화 압박’

이윤정 기자

5년째 법적 지위 불안한 협정…일 언론 “한국, 정상화 방침”

정부 WTO 분쟁 절차 중단했지만 일본은 수출 규제 안 풀어

 

 

<b>‘양심적’ 일본 시민단체 회견</b> 일본의 시민단체인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의 다카하시 마코토 대표가 9일 광주시의회에서 일본 기업의 사죄와 배상 없는 한국 정부의 해결 방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양심적’ 일본 시민단체 회견 일본의 시민단체인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의 다카하시 마코토 대표가 9일 광주시의회에서 일본 기업의 사죄와 배상 없는 한국 정부의 해결 방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정상화 방침을 굳혔다고 요미우리신문이 9일 한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일 간 지소미아 종료는 일본이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한국에 대해 수출 규제를 단행하자 한국 정부가 내놓은 대응 조치였다. 윤석열 정부의 일제 강제동원 배상안 발표 후에도 일본 정부가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를 완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양보만 앞서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윤석열 정부가 지소미아 관련 공한을 취하하고, 일련의 조치를 철회하겠다고 일본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다음주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지소미아의 중요성을 확인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최종적인 정상화 발표 시기는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관리 엄격화(수출 규제) 조치 해제의 진전을 보고 결정한다”고 전했다.

2016년 11월 체결된 지소미아는 한·일 양국이 2급 이하 군사기밀을 공유하되 제3국 유출 방지 등 보안을 철저히 하기 위한 구체적 사항을 담고 있는 협정이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일본이 2019년 7월 한국에 대해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를 단행하자 한국은 같은 해 8월 지소미아 종료를 통보했다. 이후 미국의 반대 등으로 지소미아 종료 통보의 효력이 정지됐지만, 협정의 법적 지위는 5년째 불안정한 상태다.

문제는 한국 정부가 국내 여론의 반발에도 지난 6일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제3자 변제 방식 배상안을 발표했지만, 일본 측에서 아무런 호응 조치가 뒤따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정부는 강제동원에 대한 새로운 사과도 하지 않았고, 미쓰비시중공업 등 전범기업과 이들을 대신해 배상 기금 조성에 참여할 것이라고 알려진 게이단렌(일본 경제단체연합회)조차 구체적인 기부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지난 6일 일본이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조치를 풀지 않았는데도 먼저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해결 절차를 중단했고, 더 나아가 이번에는 지소미아 정상화 방침을 굳혔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한국이 계속 양보만 하는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다.

일본에서 한국 정부가 기대하는 ‘성의 있는 호응’이 나오지 않는 이유에 대해 NHK는 일본 정치권이 한국에 뿌리 깊은 불신을 가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한국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일제 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입장이 바뀐 만큼 이번 정부 배상안의 지속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NHK는 “이번 해결책은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끝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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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면에 실린 한일 정상회담 소식과 경제단체 응원 광고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3/03/10 08:23
  • 수정일
    2023/03/10 08:2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기자명 박서연 기자 
  •  
  •  입력 2023.03.10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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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이재명 측근 5번째 사망에 조중동 1면 보도

대통령실 KBS 수신료 징수 공론화에 조선일보 “정치 편파성 시비 상황 염두”

10일자 아침신문들 1면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6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갖는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셀프 배상 논란으로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대일 외교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 한겨레와 경향신문, 국민일보를 제외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 세계일보, 서울신문 등은 1면 하단에 똑같은 광고를 실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 서울신문 등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시장·경기도지사 재임 당시 초대 비서실장을 지냈던 전아무개씨가 9일 저녁 7시30분쯤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을 1면에 보도했다. 전씨는 검찰이 지난달 이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던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과 관련 이 대표의 제3자 뇌물혐의의 공범으로 입건된 상태다. 전씨를 포함해 이 대표 관련 인물 중 숨진 사람은 5명이다.

▲10일자 아침신문들 1면.

 

1면에 실린 한일 정상회담 소식과 경제단체 응원 광고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은 신문들 1면 하단에 <한일 양국의 미래를 위한 결단을 응원합니다> 제목의 광고를 실었다.

경제단체들은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가족들의 상처와 아픔을 공감하고 마음의 위로를 보낸다”며넛도 “한일간 합의는 양국 간 협력 강화와 동북아 안보 공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정부는 양국이 미래지향적 관계로 발전하도록 더욱 노력해 주기를 바라며 경제계도 이번 합의정신에 따라 한일경제협력 강화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10일자 아침신문들 1면에 실린 경제단체들 하단 광고.

▲10일자 동아일보 1면.

이번 정상회담은 12년 만에 복원되는 ‘셔틀 외교’다. 동아일보는 1면 기사에서 “윤 대통령의 방일을 시작으로 12년간 중단된 한일 간 ‘셔틀 외교’(상대국을 오가며 정례 정상회담을 여는 것)도 본격적으로 재개될 예정이다. 기시다 총리가 이르면 올 하반기에 답방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놓고 조정에 들어가는 등 한일 관계 개선의 상징이 될 셔틀 외교의 복원이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이어 “한일 정상 간 셔틀 외교는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상대국을 1년에 한 번씩 방문하는 형식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2011년 12월 노다 요시히코 총리 시절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일본 방문 및 회담을 마지막으로 끊겼다. 기시다 총리의 답방이 이뤄지면 12년 만에 셔틀 외교가 부활하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한겨레는 1면 기사에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셀프 배상’ 논란으로 국내 비판 여론이 잦아들지 않는 상황에서 대일 외교 속도전에 나서는 모양새”라며 “윤 대통령의 방일 일정은 지난 6일 정부가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통해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배상하는 ‘제3자 변제’ 방안을 발표한 지 사흘 만에 확정·발표된 것”이라고 짚었다.

▲10일자 한겨레 3면.

백기투항 직후 한일정상회담에 일본이 얼마나 성의를 보일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3면 기사에서 “정부가 지난 6일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제3자 변제’ 방안을 발표한 지 열흘 만에 열리는 이번 정상회담은, 일본 쪽이 얼마나 성의 있는 ‘호응 조처’를 내놓을지에 성패가 달렸다”며 “윤 대통령의 방일 정상회담으로 ‘수교 이후 최악’으로 치달았던 한-일 관계는 일단 복원 수순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재명 측근 5번째 사망에 조중동 1면 보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재임 당시 초대 비서실장을 지냈던 전아무개씨가 9일 저녁 7시30분쯤 숨진 채 발견됐다. 이로써 이재명 대표 관련 인물 중 숨진 사례는 전씨를 포함해 5명이다.

조선일보는 1면 기사에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은 2021년 12월 검찰 수사를 받던 중 아파트에서 떨어져 숨진 채 발견됐다. 그 직후 대장동 개발의 핵심 실무자였던 김문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1처장도 극단적 선택을 했다. 또 작년 1월에는 이 대표의 과거 선거법 위반 사건 관련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했던 이모씨도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작년 7월에는 이 대표의 아내 김혜경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연루된 배모씨의 지인인 40대 남성이 자택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10일자 조선일보 1면.

▲10일자 조선일보 2면.

이어지는 3면 기사에서 “숨진 전씨는 서울중앙지검이 지난달 대장동 사건과 함께 이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던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과 관련, 이 대표의 ‘제3자 뇌물’ 혐의의 공범으로 입건돼 있는 상태다. 이 사건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때 네이버, 두산건설, 차병원, 푸른위례 등 기업 4곳의 인허가 청탁을 들어주고 그 대가로 133억500만원의 뇌물을 성남FC에 후원금 명목으로 내게 했다는 내용”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수원지검에서 수사 중인 쌍방울 그룹 비리 사건에도 전씨가 등장한다. 검찰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이 대표의 방북 경비 명목 등으로 800만달러를 북에 줬다는 혐의 등과 관련해 이 대표의 관련성을 수사 중”이라며 “전씨는 2019년 5월21일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모친상을 당하자 조문을 다녀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전씨는 조문을 마친 뒤 쌍방을 관계자에게 ‘남북 경협 합의서 체결을 축하한다’ ‘대북 관련 사업의 모범 사례가 됐으면 좋겠다’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대통령실 KBS 수신료 징수 공론화에 조선일보 “정치 편파성 시비 상황 염두”

 

9일 대통령실이 월 2500원의 KBS TV 수신료를 전기 요금과 분리해서 납부하는 방안을 국민제안 홈페이지에 올려 공개 토론에 부쳤다. 국민제안 홈페이지는 9일 <TV수신료 징수방식 개선에 대한 의견을 들려주세요> 제목의 글에서 “TV수신료는 방송법에 따라 텔레비전수상기를 소지한 사람에게 일률적으로 부과징수(월2500원)되며 같은법에 따라 한국전력은 KBS로부터 해당 업무를 위탁받아 전기요금과 함께 징수하고 있다”고 알렸다.

▲대통령실 국민제안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10일자 조선일보 1면.

 

이어 수신료 분리 징수를 찬성하는 입장과 수신료 통합 징수 유지를 지지하는 입장 양쪽 의견을 써놓고 앞으로 수신료 제도 전반이 어떻게 개선됐으면 좋겠는지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해 달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이 소식을 1면에 다루면서 “국민제안 홈페이지 토론 게시판은 대통령실이 내부 심사를 거쳐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안건을 토론에 부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작년 9월부터 대통령실에 접수된 국민제안 청원 수만 건 중 국민토론에 부친 것은 지난 1월 도서정가제 이후 TV수신료 분리 징수 문제가 두 번째다. 그런 만큼 윤석열 정부가 TV 수신료·전기요금 분리 징수를 공론화하려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10일자 조선일보 3면.

이어지는 3면 기사에서 “대통령실이 수신료 분리 징수 공론화에 나선 것은 KBS가 공영방송인데도 정치적 편파성 시비가 끊이지 않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 같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TV채널이 다양해지고 유튜브 등 뉴미디어까지 활성화해 시청자들의 선택권이 다양해진 상황에서 KBS가 특정 정치 세력에 편향적이란 시비에 시달린다면 수신료를 강제 징수하도록 내러벼둬야 하느냐는 의견을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KBS, 작년 수신료 수입 6935억 강제징수 등 불만민원 연 4만건>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전력이 지난해 접수한 KBS TV 수신료 관련 민원은 4만8114건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한다”고 했다.

 

[공고] 미디어오늘 사장 후보자를 공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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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정부 언론관은 '한 놈만 패기'... MBC 위험해질 수 있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3/03/10 08:01
  • 수정일
    2023/03/10 08:0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인터뷰] 박성제 전 MBC 사장"국민 신뢰 회복이 성과, 진실 앞에 중립 없어"

23.03.10 05:09l최종 업데이트 23.03.10 05:09l

사진: 이희훈(lhh)박성제 전 MBC 사장

▲ 박성제 전 MBC 사장 ⓒ 이희훈
 
"시원섭섭하다는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사장 연임에 실패하고 MBC를 떠나게 된 소회를 묻자 박성제 MBC 전 사장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그가 연임 도전에 나섰을 때만해도 MBC 안팎에서는 무난하게 새 임기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박 전 사장은 지난 2월 20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MBC 사장 후보 시민평가단 투표에서 선택을 받지 못하면서 연임에 실패했다. 후임 안형준 사장이 2월 23일 MBC 주주총회에서 사장으로 선임되면서, 그는 수십 년간 정든 MBC를 떠났다. (관련기사 : 국힘 작전 성공? 박성제 MBC 사장 연임 좌절시킨 시민평가단 뭐길래 https://omn.kr/22sxa) 
 
지난 9일 서울 용산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난 그는 "윤석열 정부의 언론관은 한 놈만 패는 것"이라면서 "MBC가 앞으로 위험해질 수 있다.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그는 재임기간 중 가장 큰 성과로 MBC가 국민 신뢰를 되찾은 점을 꼽았다. 보수 정부 시절 MBC 보도가 상당히 망가져 있었는데, MBC만의 저널리즘 가치를 되찾으면서 국민 신뢰도 회복할 수 있었다는 진단이었다.
 
박 전 사장은 보수 정권에서 유독 'MBC가 정치적으로 편향적'이라는 지적을 받는 이유에 대해선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모든 언론이 비판했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MBC를 비롯한 일부 언론만 (권력) 감시 역할을 하다보니 그런 것 같다"면서 "오히려 다른 언론들이 제대로 비판 역할을 하지 못하는 부분을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MBC만의 색깔이 있다. MBC는 힘이 센 사람들에게 비판적이고 고통 받는 약자들의 편에 선다"라며 "진실 앞에서 중립이 어디 있나. 가해자와 피해자, 강자와 약자가 있는 이슈에서 양쪽을 똑같이 보도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와 여당이 '대통령 비속어 보도' 이후 노골적인 MBC 때리기에 나섰을 당시 그는 "MBC 사장으로 원칙을 지키지 못하면 회사가 굉장히 위험해질 것이라 생각했다"며 "당당하게 행동해야 MBC 저널리즘을 지킬 수 있다고 보고, 후배들에게도 수사기관이 소환을 요구해도 응하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MBC와 보수 정권과의 불화에 대해선 "보수 정권은 그런 걸(언론의 비판과 감시) 못 참는다"며 "MBC는 보수 정권을 공격하는 게 아니라 권력을 감시하는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래는 박 전 사장과의 일문일답.
 
"콘텐츠가 플랫폼 이긴다"
 
박성제 전 MBC 사장
▲ 박성제 전 MBC 사장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진실 앞에서 중립이 어디 있나. 가해자와 피해자, 강자와 약자가 있는 이슈에서 양쪽을 똑같이 보도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 이희훈
 
- 사장 연임에 실패하고 오랫동안 몸담아온 MBC를 떠나게 됐는데 감회가 어떤가?

"연임이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충격이 컸다. 같이 일한 임원들도 위로를 많이 해줬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홀가분해졌다고 해야 되나, 어깨가 조금 가벼워졌다는 느낌이다. 시원섭섭이란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하지만 MBC가 앞으로 위험해질 수 있다,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겁다."
 
- 사장 재임 기간 동안 가장 큰 성과를 꼽는다면. 
 

"MBC가 국민 신뢰를 되찾은 것이다. 과거 보도국장으로 처음 시작했을 때 (뉴스데스크) 시청률은 처참했다. 언론 신뢰도 조사도 5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 MBC 뉴스가 침몰했기 때문이었다. 보도국장으로 있을 때, 힘 있고 이슈를 주도하는 뉴스를 추구했다. 사장이 될 때쯤 신뢰도 조사에서 2~3위권까지 올라왔다. 최근 지표를 보면 거의 1위가 됐다.

또하나는 MBC 콘텐츠 영역을 넓혔다는 것.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된 '피지컬100' 등의 프로그램이 그렇다. MBC유튜브 채널도 매출이 500억 원에 이른다. 후배들에게는 MBC는 지상파 채널이 아니라 지상파 채널을 소유한 미디어콘텐츠그룹이라고 이야기했다. 콘텐츠는 플랫폼을 이긴다. 그런 점에서 구성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준 것도 성과라고 본다."
 
- 재임 기간동안 MBC 보도를 두고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계속됐다. 동의하나? 
 

"동의하지 않는다. 국민들이 언론에 기대하는 것은 권력에 대한 감시, 비판이다. 언론은 중요한 이슈가 터졌을 때 권력의 잘못된 부분을 비판해야 한다. MBC는 이태원 참사 등에서 그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사실 문재인 정부 때는 정부를 비판하는 언론들이 굉장히 많았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 아들 문제(입사 지원 자기소개서에 '민정수석 아들'이라고 작성해 물의를 빚었던 사건) 등은 MBC 특종이었고, LH 땅투기 사태도 MBC가 열심히 보도했다.

MBC 기자들은 문재인 정부든 윤석열 정부든 똑같다. 비판할 게 있으면 쓴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 들어 MBC를 비롯한 일부 언론들만 (권력) 감시를 하다보니 그렇게 보는 것 같다. 오히려 다른 언론들이 제대로 비판하지 못하는 부분을 봐야 한다."
 
- 박성제 사장의 일부 발언을 두고도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문제를 삼았다. 과거 서초동 '조국 집회' 당시 "딱봐도 100만" 등의 발언이 대표적인데. 
 

"당시 서초동 집회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모였는지 논란이 되길래, 드론을 띄우라고 지시했다. 집회 인원을 뉴스로 보여줬는데 당시 김어준씨가 방송에 나와 달라고 요청해서 나갔던 적이 있었다. 김어준씨가 '딱보니 100만이었다는 거죠'라고 묻길래 맞장구를 쳐준 것 뿐이다. 실수였다면 실수로 볼 수 있다.

뒤집어보면 MBC 편향성을 지적하기 위해 얼마나 할 말이 없으면 그 말을 5년째 계속한다고도 볼 수 있다. 물론 광화문 집회(태극기 집회)와 서초동 집회(조국 집회)를 동등하게 보도하면 안 된다는 말도 했다. 극우 종교인들이 광화문 집회에서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는 것과, 검찰 개혁을 얘기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같은 비중으로 다루면 안된다는 취지였다. 가치가 있는 뉴스를 더 다루자는 얘기였다."
 
- MBC의 이른바 '검언유착 보도'에 대해서도 보수 쪽에서 비판이 나온다. 일각에선 완성도 측면에서 아쉽다는 지적도 있다.
 
"기사 완성도가 높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비판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기사의 취지와 기본이 무너진 건 아니라고 본다. 검언유착에 대한 MBC 보도가 언론중재위나 법원에서 문제라고 한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다른 방송사가 무리하게 보도해서 제재를 받은 경우는 있었다. 팩트가 제대로 취재돼 있는지가 제일 중요하고, 완성도는 또다른 문제라고 본다."

"보수 정권과 항상 불화? 권력을 감시하는 것 뿐"   
 
박성제 전 MBC 사장
▲ "MBC는 보수 정권이라서 공격하는 게 아니라 그냥 권력을 감시하는거다" ⓒ 이희훈

- 윤석열 정부 언론관을 평가한다면.   

"이 정부는 한 놈만 팬다. '바이든 날리면(대통령 비속어 보도)' 보도는 MBC가 제일 먼저 보도했지만 다른 언론사들도 똑같이 보도했다. 우리 기자들이 세봤다는데, 140개 언론사가 그렇게 보도했다더라. 그런데 MBC를 타깃으로 삼아 MBC만 '악의적'이라고 때리는 거다. 굉장히 위험하다. 게다가 기자와 보도국장까지 고발하고 세무조사하고 감사원 감사하고, 노동부 특별근로감독하고...이게 언론탄압 아닌가?"
 
- 비속어 보도 당시 정부와 여당이 모두 MBC를 찍어서 공격했는데 심경이 어땠나.
 
"MBC 사장으로 당당하게 원칙을 지키지 못하면 회사가 굉장히 위험해지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동안 위기가 왔을 때 적당히 타협했던 MBC 사장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MBC 구성원들이 사장이 당당하게 대처하고 외풍을 막아주길 기대한다고 봤다. 당당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MBC 저널리즘을 지킬 수 있다고 봤다.

후배들이 동요하지 않고 후속 보도를 계속 하도록 하는 것이 사장의 의무였다. '비속어 보도'로 고발 당한 후배들에게도 딱 한마디 했다. '검찰이나 수사기관에서 소환 날아오면 응하지 말라'고. 기자가 자신의 보도로 수사를 받아선 안 된다는 것은 내 철학이고 지침이었다. 대통령실이 MBC 기자를 전용기에 못타게 한 것도 헌법소원을 냈는데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고 봤다."
 
- 왜 MBC는 보수 정부와 항상 불화하는 걸까?
 

"MBC는 MBC만의 색깔이 있다. 쉽게 말해 힘이 센 사람들에게 비판적이고 고통 받는 약자들의 편에 서고자 한다. 거기에는 중립이 있을 수 없다. 진실 앞에서 중립이 어디 있나. 선거 때 여당과 야당을 똑같은 비중으로 보도하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 가해자와 피해자, 강자와 약자가 있는 이슈에서도 똑같이 보도하는게 공정한 건가.

(대통령 비속어 보도 역시) '바이든'이라고 들려서 '바이든'이라고 한 것이다. '날리면'이라고 감싸는 게 오히려 불공정한 거 아닌가. 그게 어떻게 악의적인 건가. 보수정권은 그런 걸(언론 비판) 못참는다. MBC는 보수 정권이라서 공격하는 게 아니라 그냥 권력을 감시하는거다."
 
- MBC가 정치적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저널리즘의 가치에 충실하려면 뭐가 필요할까. 
 

"공영방송 사장을 뽑는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 지금 국회에 올라와 있는 방송법 개정안(공영방송 이사회 추천권을 언론직능단체에 부여)이 완벽하진 않지만 새로운 단계로 넘어가는 수단은 될 수 있다고 본다. 정치적 입김이 작용해서 사장을 선임하는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전문가 집단과 현업단체, 국회가 골고루 참여해서 해보자는 게 이 법안의 취지인데 나쁘지 않다고 본다."
 
- 과거 한 토론회에서 MBC도 KBS처럼 수신료 지원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던 적이 있는데 아직도 유효한 주장인가?
 
"오해를 많이 하시는데 직접적으로 수신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한 적은 없다. KBS가 수신료를 받는 상황에서 MBC는 수신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데, 공영방송이라면 공적 지원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취지의 이야기였다. MBC가 수신료를 받는다고 오해하시는 분들도 많기 때문에 그 부분을 노렸던 것도 있었다. 국민 정서상 MBC 수신료는 현실성 없다. 다만 공영방송에 대한 광고 판매, 프로그램 규제 등을 풀어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

 
"초저녁 시간에 피자와 초콜릿, 빵, 콜라 등은 광고를 못 한다. 청소년들 비만을 유발한다는 이유다. 분유 광고도 모유 수유 방해한다고 못한다. 외국은 비아그라 광고도 하는데 우리는 처방약 광고도 못한다. 사실 이런 규제는 방송사들의 광고 독점 시대 때 만들어진 것들이다. 지금은 오히려 유튜브 등 디지털 쪽에 광고 규모가 더 커졌다. 불합리한 제도다.

프로그램 규제도 마찬가지다. 최근 MBC가 넷플릭스에 푼 '나는 신이다'가 화제를 모았는데, MBC가 축적해놓고 꺼내지 못했던 취재물들을 활용한 것이다.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프로그램을 하게 해달라는 것은 아니지만 프로그램 내용에 대한 규제도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MBC 흑자 비결은 콘텐츠 투자"
 
박성제 전 MBC 사장
▲ 박성제 전 MBC 사장 ⓒ 이희훈
 
- 재임기간 과거와 달리 MBC가 흑자를 냈다. 비결이 뭔가.
 
"갑자기 이뤄진 건 아니다. 최승호 전 사장이 콘텐츠 제작 능력을 올리기 위해 투자를 많이 했고, 그 성과를 이어받은 측면도 있다. '놀면 뭐하니'의 경우 처음엔 주목을 못받다가 내가 사장이 됐을 때 폭발적으로 터졌다. 광고매출이 SBS보다 많았던 적도 있었다. 코로나 상황에선 다양한 콘텐츠 판매 경로를 개척해내고 광고주들도 많이 만나서 프로그램들을 알렸다."

- 재임 시절 '뉴스투데이' 방송작가 부당해고 사건도 있었다. 당시 중앙노동위원회가 부당해고라고 했지만, MBC가 행정 소송까지 제기하면서 불복했다. 어떻게 MBC가 그럴 수 있느냐는 비판도 있었다. 
 

"기준을 좀 마련하고 싶었다. 그분들의 노동자성을 부정한 건 아니다. 처음 사장되자마자 우리 계약직 아나운서 8명을 전환시켰다. 그때도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고 수용한 결정이었다. 이 문제도 법원 판결은 받아보자, 그래야 기준이라는 걸 마련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중앙노동위원회 결정만으로 인정하긴 쉽지 않았다.

지금도 굉장히 많은 분들이 방송사에 프리랜서나 계약직, 파견직 등으로 일하고 있다. 그분들을 다 정규직으로 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1심 판결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고 1심 판결 이후 정규직이 된 것인데, 불만이 있을 수 있다.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다."
 
- 외부에서 볼 때 2012년 MBC 파업 당시 경력 기자들이 대거 채용된 후 갈등이 있었다. 구성원간 불화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평가도 있다. 

 
"좀 과장된 측면이 있는 얘기라고 본다. 파업 당시 보도국에 경력 기자들이 많이 들어왔는데, 열심히 하는 기자들은 인정 받고, 대우 받는다. 현재 대통령실을 출입하는 이기주 기자는 김재철 사장 때 들어온 경력기자다. 해외특파원으로 간 경력 기자들도 있다.

갈등이 있다고 하는 쪽은 보수 정부 때 낙하산 사장 체제에서 간부 역할을 했던 분들이 목소리를 내는 경우다. 실제로 구성원간 갈등은 외부에서 보는 것처럼 심하지 않다. 열심히 일하는 기자들은 모두 중용되고 일 잘하고 있다." 
 
박성제 전 MBC 사장
ⓒ 이희훈

태그:#박성제,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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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구속한 ‘건설노조 빙자’ 조폭, 양대노총 소속은 없었다

경찰이 대대적으로 홍보한 ‘건폭 단속’ 중간 결과, 그 속에 숨어 있는 ‘교묘한 프레임’

윤승영 경찰청 수사국장이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건설현장 갈취·폭력 등 조직적 불법행위 특별단속' 중간성과 발표를 위해 브리핑룸에 들어서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동안 '건설폭력' 특별단속을 시행한 결과, 총 581건에 대해 2863명을 단속해 29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 남소연 기자 nsy@
  •  
    • 발행 2023-03-09 18:58:08
    •  
    • 수정 2023-03-09 19:25:25
    • 2023.3.9 ⓒ뉴스1


    •  
    경찰은 9일 '건설현장 폭력행위' 특별단속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실제 조폭이 노동조합을 빙자해 건설사로부터 돈을 갈취한 사례도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해 12월 8일부터 3월 7일까지의 특별단속 현황을 발표하며 이 같은 '조폭 가담 사례'를 공개했다.

    경찰이 제시한 조폭 관련 주요 단속 사례를 보면,  인천 지역 폭력조직 J파 조직원들은 건설사를 상대로 협박해 1천100만원을 갈취했다. 이들 단체는 과거에 한국노총 소속이었다가 제명됐지만, 제명된 이후에도 한국노총이라고 속인 채 이러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게 경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충북에서는 P파, S파 조직원 단 2명이 '가짜 노조'를 만들어 8개 건설현장에서 8천100만원을 갈취했다. 이들은 모두 구속됐다. 

    경찰 관계자는 '구속된 조폭 중 양대노총 소속이 있나'라는 질문에 "없다"라고 답했다.

    물론, 이날 발표된 경찰의 단속 결과에는 위 사례와 같은 '가짜 노조'만 포함된 게 아니었다. 경찰은 지난 3개월간 2천863명(581건)이 적발됐고, 이 중 102명이 검찰로 송치됐으며, 29명이 구속됐다고 밝혔다. 윤승영 경찰청 국수본 수사국장은 "2016년에도 경찰청 주관으로 유사한 특별단속이 있었는데, 같은 기간 단속 인원은 17배, 구속 인원은 14배 정도 이번에 성과를 더 많이 냈다"고 자평했다.

    경찰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양대노총 소속 건설노조가 단속 대상 중 2천214명(77%)이며, 나머지 23%는 군소 노조 또는 환경단체, 지역 협의 단체 등이라고 설명했다. 송치된 102명 중 양대노총은 63명(61.8%), 기타 노조 및 단체는 39명(38.2%)이다. 구속된 29명 중에서는 양대노총 소속이 12명(41.4%), 기타 노조·단체가 17명(58.6%)이다. 단속, 송치 대상은 양대노총 소속이 많았지만, 정작 구속된 이들은 양대노총이 아닌 자들의 비율이 더 높다는 점이 눈에 띈다. 
     
    경찰이 9일 공개한 '건설현장 폭력행위(건폭) 특별단속 중간 성과' 자료.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경찰이 제시한 통계만 보면 마치 건설현장 폭력행위의 대부분은 양대노총 소속 건설노조가 저지르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하지만 이는 '교묘한 프레임'에 불과했다.

    우선 경찰이 밝힌 단속 대상은 ▲채용 및 장비사용 강요 ▲전임비, 월례비, 발전기금 등 명목의 금품 갈취 ▲출근방해, 공사 장비 출입 방해 등 업무 방해 ▲건설현장 폭행, 협박, 손괴 등 폭력행위 ▲건설현장 떼쓰기식 불법 집회시위 등이다. 건설노조의 채용 요구나 건설사와 체결한 단협으로 보장된 전임비, 노동3권을 행사하기 위한 쟁의행위 등 건설노조가 정당한 노조 활동이라고 주장하는 활동까지 단속 대상에 포함된 것이다.

    최근 법원에서도 임금의 성격이 있다고 판단한 타워크레인 월례비의 경우도 '갈취'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게 경찰의 입장이다. '월례비 등 금품 갈취' 사례는 경찰이 단속한 대상 중 2천153명(75.2%)으로 가장 많았다. 

    경찰 관계자는 "월례비의 구조적인 부분은 어차피 국토부나 노동부, 노사 간에 판단할 문제"라며 "저희들은 불법적 금품 갈취가 있다면 계속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건설사의 불법 재하도급, 외국인 노동자 불법 고용 문제 등은 단속 대상에 포함되지도 않았다. 이름만 '건설현장 폭력행위 특별단속'일 뿐, 사실상 건설현장 노조를 겨냥한 수사만 하겠다는 의도였다.

    이번 중간 수사 결과를 설명하는 브리핑에서도 '건설사의 불법 행위는 수사하지 않은 것이냐'는 질문이 쏟아졌지만, 경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 대상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불법 고용이나 불법 하도급은 경찰에 각자 맡은 수사 분야가 있으니 신고가 들어오면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측의 불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는 "흠집"이라고 표현하며 불법성을 축소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수사 대상을 넓혀, 건설사 불법도 수사할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에도 "현재까지는 없다"며 "오늘 말한 건 건설현장 폭력행위 중간 성과에 대한 부분이라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예정된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단속 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굳이 양대노총의 단속 결과를 합산한 수치만 공개했다는 점도 석연치 않다. 민주노총에는 건설노조가 하나뿐이지만, 한국노총에는 건설노동자들이 속한 노동조합이 여러 곳으로 나뉘어 있었고 제명된 노조도 나왔다. 대표적으로 한국노총 소속이었던 전국건설산업노조는 진병준 전 위원장이 조합비 횡령 등으로 구속된 뒤, 노조 내부의 조합비 횡령 묵인·방조 및 비민주적 노조 운영 사실이 드러나 지난해 7월 22일 한국노총에서 제명됐다.

    경찰이 공개한 16가지 주요 단속 사례에서도 민주노총 건설노조와 관련된 사례는 극소수였다. 사례와 관련된 사진과 영상을 보더라도 한국노총과 관련된 자료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경찰이 이를 '양대노총' 또는 '건설노조'라고 뭉뚱그려 설명하면서 일부 언론 보도에는 왜곡된 내용이 담기기도 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와 무관한 범죄 행위도 마치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벌인 일인 양 자료화면을 내보낸 보도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에서 각각 단속된 인원과 건수를 알려달라'는 질문에 "특정 단체를 지칭해 인원이나 통계를 알려주는 게 오해의 소지도 있다"며 "양대노총을 합산한 숫자만 확인해드리는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거듭된 확인 요청에는 "저희들이 양대노총이라고 하는 부분만 확인해드릴 수 있다. 비율이나 인원이 나가는 게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돼서 그런 것"이라며 "특정 단체나 특정 노조에 대해서 대상을 정한 게 아니고 건설현장 전체로 대상을 정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단속된 77% 중에 양대노총이 차지하는 비율은 거의 비슷하다는 말씀만 드리겠다"며 앞뒤가 맞지 않는 부연 설명을 덧붙였다.

    경찰의 특별단속은 오는 6월 25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경찰은 남은 기간 수사역량을 집중해 특별단속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투입된 경찰 인원에 대해서는 "경찰력이 다 투입됐다고 보면 된다"고 경찰 관계자는 설명했다.

    특진 규모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경찰은 건설현장 폭력행위 단속 수사와 관련해 50명의 특진 인원을 내걸었는데, 이보다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향후 수사 계획과 관련해 "일선 수사관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특진 인원을 대폭 확대해 추진력을 확보하겠다"고 예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성과에 따라 특진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며 "남은 수사 기간이 있어서 각 시도청마다 사건의 난이도와 중요성에 따라 특진 규모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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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에도 상승하는 아파트 가격, 이것이 시장주의인가

[조정흔의 부동산 이야기] 부동산 가격은 어떻게 소비되는가?

조정흔 감정평가사  |  기사입력 2023.03.09. 06:04:19 최종수정 2023.03.09. 06:13:20

미분양인데 분양가는 왜 상승하나?

지난 2월 28일 발표된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작년 11월 5만8027건이던 미분양 주택은 12월 6만8148호, 올해 1월 7만5359호로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시장에 상품을 만들어서 내놓았으나 팔리지 않은 채 쌓이는 상품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초과공급이 발생하면, 시장을 통하여 가격이 조정되면서 균형에 도달하는 것이 자본주의 시장경제다. 그런데 시장경제의 수요공급에 따른 가격 균형 원리에 역행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건축비 인상으로 인하여 분양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가 상승, 금리 인상 등으로 주택 수요자의 구매력이 감소하여 미분양이 증가하고 있는데, 건축비 인상을 원인으로 공급가격인 분양가를 더 높이겠다는 소리다. 지난 2월 28일 국토교통부는 분양가상한제 대상 아파트의 분양가산정 기준인 기본형 건축비를 3개월 만에 2.05% 인상한다고 밝히면서, 건설사들의 공급원가 인상을 공식적으로 용인했다.

 

기본형 건축비는 모든 분양아파트의 건설원가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분양가상한제 대상이 되는 일부 아파트의 분양가에만 적용되는 건설원가의 기준이다. 분양가상한제는 부동산 시장 과열로 가격이 과도하게 상승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였으나 문재인 정부 당시에도 매우 제한적인 지역 단위에 핀셋 적용되어 왔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1월 3일 투기과열지구 등을 해제하는 규제 완화를 단행하는 등 제한적인 규제마저 풀었다. 이에 따라 강남, 서초, 송파, 용산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이 대폭 축소되었다. 

 

따라서 기본형 건축비가 인상했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분양 아파트의 경우 기본형 건축비 적용 대상이 아니다. 설사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기본형 건축비의 인상폭이 전체 분양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적어 주택 공급가격에 미치는 영향도 작다. 최근 급등했다고 알려진 건설원가 중 레미콘가격, 합판 거푸집 가격, 시멘트 가격 등이 전체 분양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될까? 시멘트업계 주장에 따르면 시멘트가격이 분양가 인상에 미치는 영향은 0.1%에 불과하다. 30평 아파트 공사비 산정 시 시멘트 구매비용은 186만 원이라 한다(가격 올려도 분양가 영향 0.1%수준... 시멘트업계의 항변, 2022.8.24. 한국경제). 

 

최근의 환율 급등, 수급불안으로 인하여 건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것은 맞지만 원자재가격 상승, 공사비 상승으로 인하여 분양가를 높여야한다는 논리가 성립하려면 공사비 상승 이전 종전의 분양가가 분양원가 수준에서 결정되었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공사비가 상승하기 이전의 원래 분양가가 공사비를 반영한 분양원가보다 월등히 높은 고분양가였다면, 공사비 상승을 이유로 분양가를 높여야한다는 논리는 성립할 수 없다. 

 

부동산가치를 평가하는 감정평가방법 중 토지가격과 공사비를 합산하는 방식의 평가방법을 원가법이라고 한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아파트 분양가격은 일종의 원가법을 적용한 부동산 가격이라 할 수 있다. 공사비 급등 현상이 나타나기 이전에는 공사원가를 기준으로 하는 아파트가격과 유사 부동산의 매매가격을 가치의 기준으로 삼는 거래사례비교법에 따른 부동산 가격 간 괴리가 컸다. 분양가상한제 대상이 아닌 주택의 분양가는 천정부지 치솟았으나, 저금리에 기반하여 무한정 유입되는 투기적 가수요는 주택의 종류와 지역을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먹어치웠다. 가격 급등기 끝자락의 분양가와 거래가격은 상단 꼭대기를 찍었고, 긴 유동성 파티 기간 동안 금융사와 건설사들의 기대이익 수준은 매우 높았을 것이다. 그들은 투기적 가수요에 기대어 끝 모르고 치솟은 거래가격과 분양가격을 자본주의 시장원리라 불렀다. 규제로 인하여 공급이 위축되고 부동산 가격이 더 오를 테니, 공급 확대를 위해 규제를 완화해야한다는 것이 시장주의자들의 주장이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경제관료였던 홍남기 부총리의 논리이기도 했다. 

 

이제 투기적 가수요가 사라지면서, 미분양아파트가 증가하고 있다. 유효수요의 위축으로 시장의 거래는 얼어붙었고, 거래사례비교법에 따른 부동산의 교환가치는 급속히 하락했다. 반면, 공사비 상승으로 인해 원가법에 따른 부동산 가치는 상승하였다. 원가법에 따른 건설원가보다 시장의 거래가격인 교환가치가 더 낮아질 수도 있다. 이렇게 상호작용을 통하여 균형점을 찾아가는 것이 바로 시장원리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는 가격이 변동하면서 수요량과 공급량이 조절되고, 공사비 원가에 포함되는 토지가격이 상승하거나 하락하는 등 토지원가가 조절되면서 균형가격으로 수렴한다.

 

그런데 부동산가격 폭등기에는 마음껏 이윤을 추구하도록 놔두는 것이 시장주의라고 부르짖던 건설사들이 이제 시장원리에 따라 조절되는 균형가격이 아니라 공사원가를 들고 나와 분양가를 올리겠다고 한다.

 

건설사들은 왜 분양가를 올리려고 할까? 미분양을 줄이기 위해서는 주택 수요자들의 가격접근성을 높여 분양가를 낮춰야하지 않나? 여기에 부동산 시장의 특성, 부동산 가격결정원리에 따른 건설사들의 수입극대화 전략이 숨어 있다.

 

가격차별이란 독점기업의 수익극대화 전략이다. 시장지배력이 강한 독점 기업이 수익극대화를 위하여 동일한 상품을 상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행위를 말한다. 예를 들어 영화관의 조조할인제도, 택시 심야할증요금, 숙박업소의 성수기 비성수기 이용요금 차이 등이 그것이다. 가격차별로 소비자잉여를 생산자가 모두 가져가게 되므로, 소득분배가 악화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부동산 시장은 정보비대칭성이 존재하는 불완전 시장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은 진위를 알 수 없는 실거래가격 정보가 여과 없이 국토교통부의 공식 통계를 통하여 제공된다. 실거래가 한건으로 수십 건의 광고성 기사와 유튜브 방송이 쏟아진다. 부동산 정보의 압도적 다수는 부동산을 높은 가격에 팔고자 하는 사람들이 제공하는 정보다. 지난 수년간의 부동산 폭등장을 경험한 사람들의 상승기대심리가 아직까지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 수요자들의 소득으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뛰어넘는 비정상적인 가격이 상당기간 오래 지속되었다. 이전 정부의 정책은 무력하였고, 새 정부는 한술 더 떠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지금은 혼돈의 시장이다. 실거래가가 거의 없거나 있더라도 편차가 매우 크므로, 부동산 가격을 종잡을 수 없다. 누군가는 이제 바닥을 찍었다 하고, 누군가는 장기하락이 이어질 것이라 한다. 따라서 부동산 투기 심리, 시장 전망에 대한 판단 기준과 정도는 수요자의 개별적 투자 성향에 따라 편차가 매우 크게 나타난다. 

 

서울의 악성 미분양(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로서,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수유팰리스는 2022년 2월 첫 분양에서 일반분양 142가구 모집에 933명이 신청해 6.4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청약자가 대거 계약을 포기하면서 미분양 물량이 속출했다. 6월 완공 이후 분양가를 15% 내려 재분양했으나, 아직 미분양이라고 한다. 그러나 2022년 9월 당시 7차 무순위 청약안내 공고문상 잔여세대 공고가 23가구로 제시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결국 100세대 이상 분양에 성공한 셈이다. 입지와 주위환경을 고려했을 때 전유면적 78제곱미터(㎡)타입이 10억 원이 넘는 등 분양가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많았음에도 분양가 또는 분양가의 15% 할인금액 수준에서 100세대 이상이 매매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는 의미이다. 시행사가 가격 기대치가 높은 극소수에게 가장 높은 분양가로 판매하고, 그보다 낮은 기대를 갖는 그룹에게는 다소 분양가를 할인해 주는 등의 가격차별 전략을 취해 잉여를 극대화한 사례다.

 

공사비 원가가 올라서 분양가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소리는 종전의 분양가가 공사비 원가를 기준으로 하는 가격이 아니라는 점에서 전제가 틀렸다. 원가 타령을 하는 건설사의 태도는 판매자가 가격 독점권을 갖고 있는 불완전한 시장에서 정보독점력을 이용하여 소비자 잉여를 최대한 생산자 잉여로 전이하기 위한 가격차별 전략의 일환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건설사들은 가격이 천정부지 상승할 때는 시장 존중과 자유시장경제를 부르짖으며 원가중심의 가격인 분양가상한제를 비판하고, 마음껏 이윤을 추구하도록 놔두라더니, 공급가격이 너무 치솟아 이를 소화할 수요가 감소하자, 공사비 상승을 이야기하며 분양가 상승을 주장한다. 그러면서 고분양가로 인한 미분양의 증가는 부동산시장 경착륙, 건설사 줄도산, 금융권 부실로 금융위기를 초래한다며, 대한민국 경제를 담보로 전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는다. 이에 발맞춰 윤석열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조절 기능을 하던 각종 제도를 무력화하고, 다주택자 감세정책, 투기과열지구 해제, 대출규제 완화, 임대사업자등록 제도 확대 등을 통하여 일관되게 부동산 가격을 부양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정부가 공급자 중심의 종전 가격이 유지되는 것을 음으로 양으로 조력하고 있다. 

 

동일한 아파트단지의 분양 아파트이지만 부동산의 가치에 대한 판단 기준과 기대가 사람마다 모두 다르기에 실거래가격은 불완전한 정보 하에서 불특정 다수의 기대와 전망, 개별적 사정과 소득과 신용이 무작위로 조합되므로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나타난다. 실거래가는 이렇게 극소수의 특수한 사정이나 기대가 반영된 개별성이 매우 강한 가격 추정 지표 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 절대적으로 공급자가 만들어내는 이 가격은 주로 부동산에 대해 낙관적이고 공격적인 투자자들의 행위와 결합되어 '실질 가격'이 된다. 대한민국에서 실거래가 혹은 분양가는 공급자의 수익극대화를 목표로 설정된 공급자 중심의 가격이다. 공급자 중심으로 세팅되어 유통되는 부동산 가격정보는 불완전한 부동산 시장 환경, 부동산 투기를 조장·방조하여 경기를 부양하거나 조세재원으로 활용하려는 정부 정책, 부동산 가격이 계속 상승하기를 바라는 자산 기득권들의 이기심이 수십 년 간 누적되어 만들어낸 부동산공화국의 작동원리이다. 부동산공화국의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공급자가 만들어낸 가격이 시장원리에 따라 균형을 찾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아직도 대한민국의 실거래가는 실제 거래된 것이 맞는지 아닌지 진위여부와 상관없다. 정부는 미분양 물량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도 검증하지 않고, 미분양 이후에 시장에서 어떤 방식과 어떤 가격으로 소진되고 있는지 정확한 통계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칸타빌수유팰리스 36가구를 공공임대로 매입했다. 공공임대 매입가격은 분양가의 85%선에서 결정되었다. 그렇다면 분양가격 또는 LH공사의 매수가격은 적정한 가격인가? 칸타빌수유팰리스는 분양가상한제 미적용 아파트다. 분양가에 분양원가가 반영되지 않았다. 주변의 실거래가와 비교할 때도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던 이 아파트의 적정가격은 도대체 어떻게 평가해야할까? 거래사례비교법에 따르면 145세대 중 100세대가 넘는 분양 및 실거래가 이루어졌으므로 분양가를 적정한 가격으로 보아야 한다. 실거래가격이 존재한다면 이를 기준으로 부동산의 가치를 평가하는데 문제가 없나? 칸타빌수유팰리스의 매입 사례는 실거래가 또는 분양가를 그대로 부동산의 적정가치로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큰 오류를 불러올 수 있는지 보여준다. 

 

미국, 일본, 영국을 비롯한 자본주의 선진국들은 부동산 가치를 평가할 때 공히 감정평가 3방식을 활용하여 상호 검증, 조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건설원가를 의미하는 재조달원가를 합산하는 방식의 원가법, 유사한 부동산의 거래사례와 비교하는 방식의 거래사례비교법, 대상 부동산이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익을 환원하여 가격을 산출하는 수익환원법을 모두 고려하고, 시장상황과 평가 목적에 따라 적절한 기준을 설정하여 적정가격을 평가한다.

 

현재 한국의 부동산 가격은 공급자의 수익극대화를 목표로 하여, 공급자가 만들어내는 가격이다. 반면 부동산의 적정가치를 평가하는 감정평가 절차는 대출이나 조세제도 등과 결합해 부동산 가치의 3면성, 즉 원가성, 시장성, 수익성의 가격형성원리에 따라서 다각적으로 가격형성 요인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공급자 중심의 가격을 견제하고, 정상적인 시장을 분석하여, 부동산 가격의 급등락을 조절한다. 이에 따라 부동산이라는 한정된 자원이 적절히 분배되도록 하며, 자본주의 시장경제 원리에 따라 균형에 수렴하도록 이끄는 임무를 띤다. 

 

부동산의 적정가격을 결정함에 있어서, 실거래가의 내용이나 성격을 분석하지 않고, 원가성과 수익성을 함께 검토하지 않은 상태에서 실거래가만을 추종하는 방식의 부동산가격 산출 방식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 우리는 부동산 가격 정보를 어떻게 생산하고, 소비하여야 하는가? 한국의 부동산 가격을 근본부터 재검토해야 한다.

 

2004년부터 감정평가사로 활동하면서 많은 부동산 현장과 시민들을 만났습니다. 부동산시장에서 나타나는 가격은 현상이지만, 가격에는 적절한 자원의 배분과 사회의 가치의 문제를 담고 있습니다. 현상을 관찰하고, 기록하고, 나누고, 소통하고 싶어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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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지도부 출범, '윤석열 사당'이 탄생했다

[분석] 용산 직할체제 평가, 공천 개입 우려... "내년 총선 결과, 대통령이 뒤집어쓸 것"

23.03.08 21:28l최종 업데이트 23.03.09 07:14l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8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뒤 당기를 흔들고 있다.
▲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8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뒤 당기를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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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의 사당이 된 것이라고 봐야 하지 않겠나."

국민의힘 한 중진의원이 '친윤(친윤석열)' 지도부로 결론 난 3.8 전당대회를 두고 내린 평가다. 그의 평가대로 8일 오후 열린 전당대회 결과는 '윤심'의 압승이었다. 김기현 후보가 득표율 52.93%로 결선투표 없이 신임 당대표로 선출됐다. 또한 김재원·김병민·조수진·태영호 최고위원,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 등 친윤계 인사들이 지도부에 진입했다.

이처럼 '윤심'에 따른 친정 체제가 확립되면서 '일사불란한 목소리를 낼 원팀 지도부가 구성됐다'고 반색하는 당내 여론도 있지만, 벌써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총선 공천 개입에 대한 우려가 당내에 짙게 깔리고 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졌던 유승민·나경원 찍어내기, 대통령실 행정관 '김기현 홍보물' 전파 등 대통령실의 당무개입 논란 때문이다. 이 때문에 차기 총선 결과가 도리어 윤 대통령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내년 총선 대통령이 다 뒤집어써야 할 것"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8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뒤 최고위원들과 함께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예찬 청년최고위원, 조수진 최고위원, 김병민 최고위원, 김기현 대표, 김재원 최고위원, 태영호 최고위원.
▲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8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뒤 최고위원들과 함께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예찬 청년최고위원, 조수진 최고위원, 김병민 최고위원, 김기현 대표, 김재원 최고위원, 태영호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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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우리 당은 이제 완전히 윤석열 대통령의 사당이 된 것"이라며 "김기현 대표가 역할이 있겠느냐. 대통령과 잘 소통해서 대통령 하고 싶은 것 해드리는 것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내년 총선은 대통령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이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당 대표가 아닌 대통령이 잘해야 한다. 그때 돼서는 대통령이 책임을 떠넘길 공간이 없다"고 덧붙였다.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 당원들이야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면 잘될 거라는 마음으로 투표를 한 걸 텐데, 중도층이 이것을 보고 잘 된 결과라고 생각할 것 같진 않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당을 완전히 장악한 꼴인데, 뒤집어 생각해보면 내년 총선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대통령이 다 뒤집어써야 하는 문제점이 생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 지도부를 봤을 때 이대로라면 내년 총선은 망한 것"이라며 "예를 들어 수원이나 대전 같은 격전지에 있는 후보들이, 지금 당 대표를 비롯해서 최고위원, 청년 최고위원에게 지지 유세를 부탁하겠느냐. 누가 와도 아마 표를 깎아먹는 일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도덕적 기준을 상실한 당"이 됐다는 격한 반응도 나왔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청년 최고위원은 완전히 조직표로 봐야 하는데, 장예찬 후보가 여러 구설에 올랐는데도, 25만 표를 준다는 건 우리 당에 지금 도덕적 기준이 상실됐다는 것"이라며 "김재원 최고위원을 제외하곤 나머지 최고위원들은 중량감이 떨어지는데, 윤심으로 당선된 것이라 걱정"이라고 강조했다.

과반 득표가 확고한 리더십 증명? 친윤 최고위원들에 오히려 포위

'김기현 리더십'에 대한 물음표도 찍힌다. 김 신임 대표가 이날 선거인단 과반을 넘긴 24만 4163표(52.93%)를 얻었지만 '확고한 리더십'을 확보했다고 자평하긴 어렵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또 다른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대통령이 누구를 지지하는지 다 아는 건데, 압승을 못 하면 이상한 것"이라며 "이 정도 밀어줬으면 사실은 70% 이상은 나와야 정상인데, 과반이라는 건 대통령이 체면치레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준석계' 김용태·허은아 최고위원, 이기인 청년 최고위원 후보들의 탈락은, 내년 총선 과정에서 김 대표에게 '족쇄'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막말로 김기현 대표가 대통령의 공천권 행사를 거부한다면 친윤계 최고위원들이 사퇴해서 비상대책위를 세울 수도 있는 구조"라며 "윤 대통령이 측근들을 대구·경북, 강남 3구에 꽂더라도, 김 대표가 오히려 용산에 꼼짝도 못 하고 어떻게 해볼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정 직할 체제... "공천도 윤석열이 개입한다고 봐야"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축사를 마친 후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축사를 마친 후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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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 평론가들의 평가도 마찬가지였다. 국민의힘을 용산 대통령실 아래로 수직 정렬시킨 전당대회 결과라는 혹평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친정을 넘어서 직할 체제가 된 것이다. 김기현 후보는 본인의 힘으로 당선된 게 아니지 않나"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힘으로 당선이 된 것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게 됐다. 오너가 아니라 CEO다. (당) 내부에서 성장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외부에서 영입된 대표인 셈"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공천도 윤석열 대통령이 개입한다고 봐야 하고, 당직이라든지 당 운영 기조라든지 모든 것들이 용산 대통령실의 하청 구조화가 진행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은 "다음 총선 때 지지자들의 특성상 대통령의 뜻에 그대로 따라가고, 풍향계를 거기에 맞춰서 행동하리라는 건 너무 당연한 것"이라며 "대통령실의 의중이 그대로 관철되고, 과반 이상 지지를 해버렸으니 대통령에게 추인받은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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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들에는 항쟁의 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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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3.08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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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대지 위에 매국의 독버섯이 솟아오르고, 새봄의 푸른 하늘에 친일의 미세먼지가 자욱하다.

국권을 짓밟힌 나라의 백성은 길가에 버려진 개만도 못한 신세인가. 대법의 판결로도 얻을 수 없는 배상이고, 95살의 나이에도 받을 수 없는 사과이며, 31년 외로운 저항의 세월로도 외면당하는 서훈이라면 도대체 이 나라는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가.

일제강점의 나날에 뼈와 살을 도륙당하고 이제 돌아와 인생의 석양길에 선 촌로들의 그 조그마한 인권 하나를 지켜주지 못하는 정부가 무엇에 필요한가.

일제에 유린당해 한 생이 망가진 피해자들도 “우리가 거지냐? 누가 그런 돈 달라고 했나”며 절개를 지키는데, 일본 기업의 범죄를 대신 책임지려는 윤석열 정부를 어찌 일본 정부라 부르지 않을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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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밖에 되지 않은 짧은 3.1 기념사, 희대의 친일선언이었지만 국민 눈치 보느라 강제동원 문제는 뒤로 미루었다고 생각했다. 피해자의 염원과 국민의 힘이 연기시켰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착각이었다. 일제가 과거의 군국주의 국가에서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국가로 변했다고 망언할 때 제꺽 알아봤어야 했다.

5분의 짧은 연설이 일제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 밀어붙이겠다는 신호탄인 줄 누가 알았겠나. 따져놓고 보니 굴욕이든, 매국이든, 친일이든, 졸속이든 그것은 윤석열의 신념이었다. 누울 자리가 있어야 발도 뻗을텐데, 이 땅에 인권이 머물 자리, 자주가 설 자리는 없었다.

나라를 팔아먹는 매국노 따로 있었고, 나라를 지키는 백성 따로 있었다. 임진왜란 때 임금은 도망가고 백성은 피를 흘렸다. 박정희가 팔아먹은 식민지 배상을 바로잡은 것은 힘없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었고, 일그러진 역사와 정의를 바로 세워온 것은 국민이었다.

그러나 민초들이 선잠을 자고, 오돌오돌 떨며 힘겹게 쌓아놓은 자존의 돌탑이 또다시 짓뭉개져버렸다. 피해자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매국노들은 떵떵거리고 산다.

미래청년기금이라고? 청년이라는 이름을 함부로 붙이지 말라. 양금덕 할머니가 강제동원 되었을 때 12살 꽃다운 나이였다. 조선의 꽃다운 청춘들이 일제의 대포밥, 총알받이로 징용당하고, 성노예로 끌려다닌 피눈물의 세월이었다.

일본과 함께 미래청년기금을 조성한다고? 지금 일본이 벌이는 일이 반격능력 확보, 군비확충, 군국주의 부활이다. 한미일 군사동맹 제일 밑바닥에 한국을 갖다 붙이자는 수작이다. 일본 군국주의자들이 다시 한반도와 아시아에 대한 재침략의 야욕을 불태우는 지옥문이 열리고 있다. 그 전쟁굿판을 짜는데 걸림돌을 제거하자는 것이 강제동원 ‘제3자변제’ 해법 아닌가? 이 전쟁판에 현재와 미래의 청년들이 또다시 80여 년 전 전쟁 때처럼 다시 끌려나갈 판이다. 그런데 일본 경단련 ‘미래청년기금’이라고? 친일을 하지 못해 환장한 자가 아니고서야 어디 감히 이런 안을 내는가? 국민들을 멍청한 개돼지로 취급하지 않고서야 감히 입에나 올릴 안인가.

한때 잠시 그가 고초도 감내하는 정의감에 불타는 칼잡이 검사인줄 알았다. 그가 검찰제일주의자인 줄 알았을 때도 뭐라도 할 줄 알았다. 자유민주주의를 외쳐대니 인권만은 소중이 여길 줄 알았다. 물가대책이 없다고 할 때도 아직 잘 몰라서 그러는 줄 알았다.

부자감세할 때부터 불안했다. 선제타격 일전불사할 때부터 위험스러웠다. 화물연대, 건설노조 때려잡을 때 선을 넘기 시작했다.

3월의 그날. 그가 매국노인 줄 너무도 늦게 알았다. 이제 권좌를 틀고 앉았으니 힘 좀 쓰는가 싶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다 안다. 길가는 어린애도 다 안다. 그 뒤에 신냉전을 추구하는 미 제국의 마수가 어른거린다는 것을. 일본 군국주의자들의 뒷바라지로 집권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것을.

누가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했는가. 이완용은 있는 나라를 팔아먹었고, 이승만은 없는 나라도 팔아먹은 것이 매국의 역사인데, 이 계보를 완벽하게 계승한 것이 윤석열 검찰파시스트 일당임이 백일하에 드러난 3월이다.

국민과 싸우려는 자의 종말을 우리는 안다. 군주시대에도 민심은 천심이었다. 민심의 노도가 배를 뒤집어 엎는 것이 역사이다. 이승만은 하와이로 쫓겨갔고, 박정희는 총맞아 죽었다. 전두환과 노태우는 감옥에 갔고 이명박, 박근혜 역시 철창신세를 졌다. 이제 누구 차례인가.

우리 국민은 어젯날의 국민이 아니다. 빼앗긴 들에는 반드시 항쟁의 봄이 오기 마련이다.

 

편집국news@minplu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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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위기 국면전환용 공안탄압 중단하라”

각계각층 “공안탄압중단 국가보안법폐지 원로 기자회견” 개최

  • 기자명 김래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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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0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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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위기 국면전환용 공안탄압중단,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원로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정권위기 국면전환용 공안탄압중단,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원로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과 정권위기 국면전환용 공안탄압저지 국가보안법폐지 대책위원회는 8일 오전 11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260여명이 연명 참여한 원로들의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정권위기 국면전환용 공안탄압 중단, 국가보안법 폐지와 모든 양심수들을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진행하기에 앞서 사회자인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먼저 “소위 ‘창원간첩단 사건’으로 서울구치소에서 옥고를 치르고 있는 정유진 동지가 40일째 단식투쟁을 하고 있는데, 원로선생님들의 권유로 단식을 풀어야 한다”고 전달했으면 하는 양해를 구했다.

권오헌 정의·평화·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이 기자회견 여는 말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권오헌 정의·평화·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이 기자회견 여는 말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먼저, 병원에서 어렵게 외출 허가를 받아 이 자리에 참석한 권오헌 정의·평화·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은 여는말을 통해 “국가보안법은 북을 적으로 규정하고, 반북 반공만 하면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광화문에서 한때 휘날리던 태극기 부대는 태극기뿐만 아니라 성조기, 이스라엘기 심지어 일장기까지 들고 나온 사람들과 남북관계법을 위반하고 경찰들의 묵인 하에 전단살포로 못된 짓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우리 민족이 아닌 국가보안법 체계 속에서만 기생하는 족속들”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또한 “한미일 군사동맹을 하기 위해서 미국이 조장한 이른바 일제의 강제동원해법은 왜놈까지 끌어 들어서 북을 고립시키고 공동으로 괴멸시키려고 하는 것이 국가보안법체계”라고 주장했다.그러면서 “국가보안법 체계의 이 못된 관행들은 전부 미국이 조종하고 있으며, 한미상호방위조약과 한미동맹 때문에 존재하는 반민족 반인권 악법”이라고 규탄했다.

계속해서 “국가보안법은 유엔과 세계 인권선언, 우리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기본인권을 유린하고 있으며, 법 자체의 애매모호성 때문에 죄형 법정주의에 배치되고 있다”고 밝혔다.

권오헌 정의·평화·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이 기자회견 여는 말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권오헌 정의·평화·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이 기자회견 여는 말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권 명예회장은 최근 진보정당, 단체들에 대한 공안탄압 간첩 조작진행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무엇 때문에, 어떤 혐의가 있다는 것을 아직까지 저들이 말을 못하고 있다”면서 “이것은 아마 가설을 만들어 놓고 그렇게 하려고 하다가 아마 안 될 것 같다”고는 “국가보안법이기 때문에 특히, 오늘 40일째 단식을 하고 있는 정유진 동지가 단식을 그만 두었으면 좋겠다”라며 간절한 심정으로 의사를 표명했다.

끝으로 권 명예회장은 “우리 힘 모아서 국가보안법 철폐합시다”, “미국을 몰아 냅시다.”, “한미 동맹, 한미 상호방위조약 폐기시킵시다.”, “윤석열을 끌어냅시다.”라면서 힘차게 끝맺음하였다. 

사회자는 “아픈 몸 이끌고 오셔서 말씀도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국가보안법이 전면 철폐되고 양심수가 완전히 석방되는 그날까지도 건강하시라고 이렇게 저희들이 마음으로 빌고 있다.”는 감사를 표시했다. 

종교계를 대표해서 퇴휴스님(전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이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종교계를 대표해서 퇴휴스님(전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이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종교계를 대표해서 퇴휴스님(전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은 “국가보안법이 75년만이 아니라 일제시대 때 우리 국민들을 탄압했던 법으로부터 시작한다면 한 100여년 된 것 같다”면서 “그동안 무수하게 독립운동가들을 또 통일운동가들을 그리고 민 운동가들을 또 살아보겠다는 노동자들을 탄압하는데 잘 이용해 먹었다”고 비난했다.

또한 “지금도 독재 권력을 유지하는 데 매우 적절하게 잘 이용하고 있고, 우리 시민들을 탄압하고 겁주는데 매우 유용하게 쓰고 있다”면서 “우리가 자기 검열이라고 하듯이 이 보안법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없고, 쓰고 싶은 말을 쓸 수 없는 세월을 보내고 있다”고 개탄했다.

계속해서 “국가보안법이 오늘에 와서 통일을 방해하는 악법일 뿐만 아니라 이어령비어령(耳於玲鼻於玲)하는 식으로 우리 시민들을 탄압하는 좋은 무기로 쓰고 있다”고 하면서 “지금 75년 동안 국가보안법을 유지하는 과정 속에서 너무나도 억울한 사람들이 많이 희생을 당했고 또 심지어 죽음까지도 당했다”면서 “이제는 국가보안법을 더 이상 악용하지 말고 아주 땅 속 깊이 깊이 묻어버려야 될 법”이라고 단죄했다.

박재동 화백은 촛불시민들에게 국가보안법 폐지를 알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박재동 화백은 촛불시민들에게 국가보안법 폐지를 알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문화예술계를 대표해서 박재동 화백은 “촛불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말씀드리면, 이런 어처구니없는 세상이 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한 시대가 지금 현실이 되고, 끊임없이 악몽을 꾸고 있다.”면서 “그런 중에 시청 앞에서 어떤 아주머니가 자기는 돈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사람인데 이거는 아니다 해서 나왔다, 또 어떤 할머니 한 분은 다리를 다쳐서 병원에 입원하고 있었는데 TV를 보고서 이거는 안 된다 해서 가족 몰래 병원에서 탈출을 해서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을 외쳤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휠체어 탄 분도 불편한 몸을 이끌고 와서 지금도 외치고 있고, 매주 토요일마다 지금 6개월, 7개월째 참석하고 있다”고 하면서 “거기 나가 보면 정말 우리 민족, 우리 동포들, 우리 시민들이 이렇게 훌륭하시구나, 참 인간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구나”라고 생각하였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 10만이 넘고 40만까지 가고 이러한 촛불이 매주마다 끊이지 않고 켜지고 있다”고 하면서 “끊임없이 친일 매국 윤석열 정권 퇴진하라! 김건희 특검하라! 공안 정국 물러가라!고 외치고 있다.”고 전했다. 

박 화백은 “그러나 사회적인 압박이 심해서인지, 초조해서인지, 드디어 공안 정국에 국가보안법의 칼을 들이대기 시작하였다”면서 “이것은 이 정권이 이제 굉장히 말로를 향해서 치닫고 간다는 인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히면서 “필요할 때마다 칼을 꺼내서 쓰고 있는 국가 보안법은 반드시 철폐되고 또 양심수도 석방되어야 한다” 강력히 주장했다.

한도숙 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이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한도숙 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이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한도숙 전 전농 의장은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권”이라면서 “국가가 국민들의 큰 몫으로 인권의 확장에 있다”고 하면서 “그러나 윤석열 정권은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서 용납할 수 없는 국가보안법으로 민중들을 탄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979년 봄에 감자를 심었던 농민들이 싹이 나지 않은 감자를 심어서 그 감자 씨앗을 보상해 달라고 군청으로 쳐들어갔는데 오원춘이라는 농민이 중앙정보부에 의해서 울릉도로 납치당해서 폭행 감금당했던 일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계속해서 “이들이 하고자 했던 것은 오원춘을 비롯해서 불량 감자에 항의했던 농민들을 빨갱이로 몰아가고자 했던 것이다”라고 하면서 “1979년도 10월 26일, 유신정권은 쓰러지고 말았으며, 지금 농민들을 가두고, 노동자들을 가두고 그리고 진보 인사들과 양심수를 이렇게 만들어 내는 것은 이 정권의 끝이 확실히 들여다보이는 것이다.”라고 규탄했다.

한 전 의장은 또한 국가보안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연대가 필요하다면서 “2억 농민들의 조직이고 국제 농민운동 조직인 비아캄페시나(LaVia Campesina)가 현재 구속돼 수사받고 있는 고창건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을 즉각 석방하라는 성명서를 냈다”면서 유엔 인권위원회에 제소할 것을 제안했다.

끝으로 “녹슨 법을 꺼내드는 정권을 끌어내리고 국가보안법 폐지에 모두 다 매진하자. 국가보안법 페지하라!”고 강렬하게 외쳤다.

이날 기자회견은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이날 기자회견은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사회자는 이번 공안 탄압은 아주 광범위하다는 데 있다면서 공안 탄압이 경상남도 창원뿐만 아니라 서울 그리고 전라북도 제주도까지 지금 탄압하고 있고 계속 확장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용중 제주민주동지회 대표, 전교조 제주초대지부장이 제주지역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이용중 제주민주동지회 대표, 전교조 제주초대지부장이 제주지역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이용중 제주민주동지회 대표(전교조 제주초대지부장)는 “제주4.3 학살과 여순 학살의 도구로 국가보안법이 탄생했다”면서 “독재정권 시절에 조작 간첩 조작 사건이 발생했는데 그 사건들 대부분이 재심 청구하고 무죄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독소 조항만은 개정해서 조작 간첩이라는 이야기가 더 진행되지 않도록, 우리가 힘을 모으고 지혜를 모아서 빠른 시간에 매듭지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원했다. 

전덕용 사월혁명회 상임의장이 진보민중을 대표하여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전덕용 사월혁명회 상임의장이 진보민중을 대표하여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전덕용 4월혁명회 상임의장은 “해방된 지 78년이 됐는데 반공악법 국가보안법, 살인 도깨비 방망이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였습니까?”라면서 “49년인지 50년인지 정확하게 기억은 없으나 논에 아직 벼를 심지 않은 때이고, 국민학교 등교를 하는데 조선옷을 입은 키가 훤칠한 청년과 쪽지머리를 한 그의 부인이 논바닥에 총살을 당해 드러누워 있었다.”고 상기시켰다.

계속해서 “나중에 들으니까 좌익 운동을 했다고 그러는데 지서에서 남편을 잡아다가 법이고 필요없고, 고추가루 고문을 하고 그랬는데, 본서로 인계한다고 거짓말하고서는 아이들 다니는 길가에서 총살을 하였다.”고 전하면서 “부인은 쪽지머리에 총을 맞아서 피가 이렇게 거꾸러져 있고, 그 젊은 청년은 조국의 푸른 하늘을 향해서 누워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하루 종일 저는 아무것도 모르지만 공부가 안됐다.”, “유리창 밖으로 계속 시선만 돌리고 앉아 있었다.”라며 그때의 심정을 토로했다. 

전 의장은 “여러분! 이 살인악법은 미국놈이 존재했기 때문에 있는 것”이라면서 “우리가 식민지 땅이 아니면 이 국가보안법은 있을 수가 없으며, 심지어 유엔 인권위원회에서도 폐지하라고 권유를 하는 법이 아닙니까?”라고 격정적으로 “국가보안법 폐지”를 외쳤다.

김동한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학술본부 공동대표와 박순희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지도위원이 공동으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김동한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학술본부 공동대표와 박순희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지도위원이 공동으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기자회견문은 김동한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학술본부 공동대표와 박순희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지도위원이 공동으로 낭독했다.

이날 정권위기 국면전환용 공안탄압 중단,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기자회견에는 함세웅 신부, 김상근 목사, 문정현 신부, 박중기 추모연대 명예의장, 양희철 비전향 장기수, 장영달 우석대 명예총장, 조헌정 목사, 최병모 전 민변 회장, 노수희 범민련 남측본부 부의장, 황금수 선생 등 각계각층 260여명 원로들이 연명 참여하였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기자회견문] 

윤석열정권과 공안기관이 합심하여 간첩단 조작에 여념이 없다. 지난 11월부터 민주노총, 전농, 진보당에서 우리 사회를 위해 활동 해오고 있는 진보민중진영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압수수색과 구속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조중동을 중심으로 하는 수구 적폐 언론들은 정권의 나팔수처럼 공안기관이 흘려주는 정보를 그대로 받아 적으며 피의사실과 허위사실 유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재판 한번 진행되지 않았지만 간첩단의 낙인이 구속자들에게 찍히고 있다.
 
윤석열 정권과 공안기관, 수구적폐언론이 하나되어 간첩단 조작에 집중하는 이유는 이들이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외교참사, 인사참사, 민생파탄, 전쟁위기 고조로 인해 집권세력으로 향하는 국민의 분노를 틀어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대공수사권을 지켜야 하는 국정원, 내년 총선승리를 통해 반민생 반노동 친일 친미 친재벌 개악에 더욱 복무해야 할 정부 여당이 합심하여 지금의 공안정국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피의사실 공표와 더불어 수사과정에서도 온갖 반인권, 반헌법적인 위법 수사가 이어지고 있지만, 어느 것 하나 시정되는 것이 없다. 간첩을 잡는 것이 피의자의 인권과 법을 지키는 것보다 훨씬 우선하기 때문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모든 기반은 국가보안법이다. 해방 이후 80년 가까이 수구 적폐 세력이 정권의 반대자를 숙청하고 평화와 통일, 민주주의와 인권을 향한 목소리를 가로막는데 쓰였던 악법중에 악법이다. 수많은 인권유린과 국가폭력의 희생자를 양산하고 있는 법이다. 국가보안법과 이를 무기로 사용하는 공안기관이 사라지지 않는 한 민주주의도, 인권도, 자주국가도, 평화통일도 모두 요원하다.
 
끝을 모르고 폭주하는 윤석열 정권에게 경고한다. 국가보안법과 공안탄압으로 정권을 연장해온 지난 독재정부, 그리고 박근혜 정부의 끝을 모든 국민이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지난 정권들의 어두운 과거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무엇을 해야하는지 명확하다. 공안탄압과 간첩조작을 즉각 중단하고, 민생파탄과 굴욕외교에 대해 분노한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라. 국가보안법과 공안기관을 해체하고 구속자들을 즉각 석방하라.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공안기관을 해체하라.
 
2023년 3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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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호평’ 전하면서 피해자 목소리 지운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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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홍보비서관실, 사흘 연속 ‘외신 보도가 짚은 의미’ 알림

    의미 짚는 대목 부각해서 전달…국내 피해자들 언급은 없어

    대통령실 해외홍보비서관실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일본 아닌 국내 기업이 배상금을 지급하는 방안에 대한 ‘외신의 호평’을 연일 전하고 있다. 피해자들의 비판과 우려, 야권의 반발 등을 종합적으로 다룬 기사 중에서도 정부에 유리한 대목만을 발췌한 경우가 확인된다.

    해외홍보비서관실은 윤석열 정부가 이른바 ‘제3자 변제 방안’을 발표한 이래 사흘째 대통령실 출입기자 대화방에 해외 언론의 보도 사례들을 공지하고 있다. 특히 발표 당일인 6일엔 “우리 정부의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관련 입장 발표 이후 주요 영미권 언론들이 한국과 일본 측 발표,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환영 입장 등을 반영해 동 발표의 의미를 평가하는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사례로는 뉴욕타임스(NYT), AP, 로이터, 블룸버그,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AFP 등 매체의 보도 8건이 소개됐다.

    미국 중심의 주요 영미권 언론은 한·미·일 협력 강화와 중국 견제라는 미국 중심의 실익에 초점을 두고 배상안을 다루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주요 언론의 기사들은 해외홍보비서관실의 설명처럼 ‘긍정적 의미’만을 평가하지 않았다.

    ▲용산 대통령실 청사 ⓒ연합뉴스

    일례로 6일자 블룸버그 보도(https://tinyurl.com/2p8prc5e)를 꼽을 수 있다. 해외홍보비서관실은 이 보도에 대해 “한국과 일본이 무역에서 안보에 이르기까지 모든 유대에 악영향을 끼친 분쟁을 끝내기 위한 돌파구 마련을 시작”했고,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의 강제징용 해법 발표는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인 양국의 협력과 파트너십의 획기적인 새 장을 여는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실제 기사는 윤 정부 배상안이 피해자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비중 있게 소개하고 있다. “여전히 의회에서 과반을 차지하는 야당은 이날을 ‘수치스러운 날’로 규정하고 윤 대통령을 향해 ‘일본에 대한 굴종’이라 비난했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대변하는 한 단체는 윤 대통령에 대해 ‘한일관계 개선이라는 외교적 성과를 위해 피해자들에게 배상이 아닌 기부금이라는 부당한 선택을 강요함으로써 그들의 인권과 존엄을 짓밟고 있다’고 했다”고 보도한 것. 이 기사는 또 로렌 리처드슨 호주국립대 국제관계학 교수를 통해 집권 정당의 성향에 따라 한국 정부의 배상안 관련 입장이 변화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같은날 해외홍보비서관실이 소개한 NYT, AP, AFP 등의 기사들도 피해자들이 ‘일본의 사과와 일본 기업의 보상 없는’ 배상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목소리를 전했다.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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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튿날인 7일에도 비슷한 문제가 반복됐다. 해외홍보비서관실은 “외신들은 주요 국제기구 및 미국 전문가들의 분석과 논평 등을 중심으로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들 보도에는 ‘협력과 파트너십의 새로운 장’, ‘과감한 지도력’, ‘리더십과 전략적 결단의 승리’ 등 평가가 반영돼 있다”고 했다. MSNBC,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 도쿄경제신문, 미국의소리(VOA) 기사들에 대한 설명이다.

    ▲이코노미스트 홈페이지 갈무리

    대통령실은 이날 이코노미스트 보도(https://tinyurl.com/24aun87f)가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합의로 수십 년 동안 양국 관계를 악화시켜온 분쟁이 종식되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를 (한일) 양국의 협력과 파트너십의 획기적인 새 장을 여는 것이라고 환영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실제 이 기사는 올해 95세인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씨 이야기로 시작된다. 기사 사진 속엔 휠체어에 앉아 ‘윤석열 정부 굴욕외교 OUT!’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에 나선 그의 모습이 담겼다. 13살 나이에 유학인 줄 알고 찾아간 일본의 미쓰비시 공장에서 월급 한 푼 없이 일해야 했던 양씨가 “내가 죽기 전에 가해자들이 진심 어린 사과를 하는 것”이라는 희망을 말했다는 내용이다.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임재성 변호사의 목소리도 기사에 담겼다.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일본과의 더 나은 관계를 원한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64%가 일본의 추가적인 사과와 과거 잘못에 대한 조사가 필수적인 전제조건이라고 답했다”며 “촛불을 든 시위대는 윤 대통령의 ‘굴욕적인 친일외교’와 이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비난했다”고 했다. 이 기사는 “가장 큰 의문은 윤 대통령이 분노를 달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했는지, 분노를 부추겼는지에 대한 것”이라는 문장으로 끝난다.

    대통령실이 인용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환영 발언은 9개 문단으로 이뤄진 전체 기사 가운데 두 번째 문단에 등장한다. 미쓰비시 등 일본 기업의 참여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배상안을 발표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를 환영했다는 대목이다. 외신 중에서도 피해자 목소리에 집중한 보도에서 극히 일부분만을 떼어내 소개한 것이다.

    이후 해외홍보비서관실의 기사 소개는 한일관계와 미국의 관계에 집중한 미국 전문가들의 기고글을 중심으로 보도 사례를 전했다. 이른바 ‘북한 붕괴론’을 주장했던 빅터 차 미국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를 비롯해 크리스토퍼 존스톤 CSIS 일본 석좌, 수미 테리 우드로윌슨센터 국장, 맥스 부트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등의 주장 등이다.

    ▲3월6일 이후 대통령실 해외홍보비서관실의 외신 반응 설명을 인용한 주요 보도들. 사진=네이버 뉴스 검색 결과 갈무리

    그간 해외홍보비서관실은 외교활동 괸련보도를 주로 전해왔다. 특정 현안에 대해 며칠 연속 주요 보도 사례들을 소개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피해자와 야권 반발이 높은 국내 여론과 달리 배상안을 호평할 가능성이 높은 영미권 및 일본 언론의 목소리를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간 윤 대통령과 정부의 언론관 논란을 비판하는 외신에 대해 무대응에 가까운 태도를 보였던 것과도 대비되는 지점이다.

    이런 해외홍보비서관실의 대응은 ‘주요 언론’으로 꼽히는 일부 매체의 기사화를 통해 홍보 효과를 얻었다. 강제징용 보도 사례가 배포된 직후부터 <韓정부 ‘강제징용 배상 해법’ 발표에 외신…“韓-日 관계개선 첫발”(매일경제)> <대통령실 “주요 외신, ‘한국이 일본과의 관계 개선 첫 발’ 평가”(조선일보)> <대통령실 “주요 외신, 징용해법‘ 韓-日 관계개선 첫발 평가”(동아일보)> <尹정부 강제동원 해법에 외신 “한미일 협력 강화 위해 일본이 조치 취할 차례”(조선비즈)> <정부, 강제징용 해법에…주요 외신 “한일 협력 새로운 장 열었다”(노컷뉴스)> <외신, 윤석열 정부 강제동원 해법 호평…“일본 화답해야”(MBN)> 등의 기사가 이어진 것이다.

    외신이 피해자와 야권 반발을 조명했다고 밝힌 경우는 대통령실 설명을 고려하지 않은 개별 매체의 자체적인 외신 모니터링 기사에 그쳤다. <외신들 “강제징용 해법에 피해자들 반발” 일제히 언급(뉴시스)> <[강제징용 해법] 외신 “한일 반목 끝낼까…피해자들은 반발”(연합뉴스)> <외신 “尹, 日강제징용 3자변제 야당 거센 비판 직면”(아시아경제)> 등이다. 윤 대통령을 비롯한 대통령실 측에선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나 설득의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다.

    #대통령 #윤석열 #외신 #강제징용 #강제동원 #위안부 #해외홍보비서관실 #강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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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식 '강제동원 해법'은 반자유·반인권·반법치·반시장주의

[박세열 칼럼] '엄중한 한반도 정세'는 어떻게 '개인의 자유'와 거래됐나

박세열 기자  |  기사입력 2023.03.07. 21:36:14 최종수정 2023.03.07. 23:15:04

 

윤석열 대통령의 뚝심. 대통령실과 여권에서 나오는 평가다. 재밌는 건 모든 사람들이 이번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관련 해법'이 '윤 대통령의 의지'이고 '생각'이고 '추진력'이라고 입을 모은다는 점이다. 여당과 외교부를 비롯한 공무원들은 왜 그들 스스로 '업적'이라 전력으로 홍보하고 있는 이번 일의 처음과 끝에 윤석열 대통령이 있다고 말하는 것일까? 

 

일단 이런 문제는 이 글의 주제가 아니다. '해법'의 내용이야 언론에서 익히 따져왔던 것이기에 이 자리에서는 이런 결정을 발표하게 된 윤석열 정부의 '명분'에 대해 말해 보고자 한다. 정부가 발표한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관련 정부입장 발표문'의 마지막 문단은 이렇게 끝난다. 윤석열 정부가 이런 결정을 '왜' 내렸는지에 대한 이유가 추상적이지만 함축적 언어로 담겨 있다.

 

"정부는 최근 엄중한 한반도 및 지역, 국제 정세 속에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법치,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인 일본과 함께 한일 양국의 공동 이익과 지역 및 세계의 평화 번영을 위해 노력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강제동원 해법은 정부 발표문 속 언급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법치,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들"이 만들어내기엔 궁색한 결과물이다. 하나하나 따져보면 온갖 모순의 집합체이기 때문이다.

 

첫째, 자유민주주의의 핵심 가치 중 하나인 개인의 자유 문제에서, 강제동원 피해자 개인이 '강제력'을 통해 자유를 박탈당했고, 그 피해와 관련한 합당한 처우를 해달라는 요구, 즉 피해자 개인의 권리가 뭉개졌다. 이는 "자유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에 입각한 일이라고 보기 어렵다. 

 

둘째, 정부의 '발표문'에 적시된 대로, 한국의 대법원 판단을 두고 일본의 행정부가 '수출 규제'라는 반시장적 조치를 한 것에 대해, 한국 행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판결을 사실상 제거, 일본 정부의 반시장적 조치에 사실상 스스로 굴복한 선례를 남겼다. 이는 "시장경제라는 보편적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 

 

일본은 '수출 규제'가 '일본의 전략 물자가 북한으로 유입될 가능성'을 들어 안보의 문제라 주장, 강제동원과는 별개라고 일관되게 선을 그어왔는데, 한국은 WTO 제소했던 소송을 먼저 포기해 전 세계에 일본의 주장이 맞다는 인상을 줘 버렸다. 일본은 자국 전략 물자가 남한을 거쳐 북한으로 유입될 우려에 대한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일본은 수출 규제라는 '반시장주의적' 행태에 대한 아무런 상황 변화도 없다. 

 

셋째, 강제동원과 관련한 대법원의 판결을, 행정부가 사실상 무력화한다는 것에서 "법치라는 보편적 가치", 그 중에서도 행정, 사법, 입법의 3권 분립 원칙이 일그러졌다는 걸 부인할 수가 없다. 

 

넷째, 법원 판결에 의해 가해가 입증됐는데 가해자는 가타부타 말이 없는데다 되레 떳떳하고, 피해자는 가해자로부터 직접적인 사과 한 번 받지 못하고 '덮으라'고 강제받는 상황을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에 부합한다고 말하기 어렵다.

 

엄중한 한반도 및 지역, 국제 정세라는 말은 어떤가. 구체적으로 명시하진 않았지만, 이 정부의 그간 언행에 따라 원인을 '북핵 위협'이라고 상정하자. 북한과 직접 협상의 전례가 없는 것도 아닌데, '상대의 성의 있는 조치'가 먼저라며 남북 대화를 외면해 온 정부는 어떤 정부인가. 이를테면 지난해 8월 15일 발표된 윤석열 대통령의 북한을 향한 '담대한 구상'은 대체 어디로 갔는가. 스스로 만든 해법을 차버리고, 영 반대편에 있는 일본을 향해 '담대한 구애'를 던진 것은 어떤 연유인지 알 길이 없다. 

 

더 큰 문제는 강제동원 문제가 군사협력 문제와 연계돼 있는 것처럼 보이는 저 문구다. '엄중한 한반도 및 지역, 국제 정세'는 왜 '강제동원 해법'과 연결되어야 하는가? 강제동원 문제'가 해결이 안되면, 군사협력이 불가능한 일인가? 근본적으로 일본과 군사협력이 '엄중한 한반도' 정세를 다루는 유일한 해결책인가? 그 해결책을 위해 '엄중한 한반도'와 전혀 별개인 '강제동원 희생자' 문제를 제물로 올리는 게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국가가 할 일인가?

 

이 수많은 물음들을 남기고 있는 강제동원 해법이 결국 '인기 없는 해법'이란 걸 윤석열 정부도 알고 있는 것 같다. 윤 대통령은 "어차피 할 것 아니냐. 그러면 미리 매를 맞는 게 낫지, 내년 총선 앞두고 할 것인가"라는 말을 했다고도 하고(국민일보 3월 7일자), "윤 대통령이 한번은 식사자리에서 '지지율 1%가 나오더라도 (나라를 위해) 할 일은 하겠다'고 하더라. 이게 윤 대통령의 진심이구나 싶더라"는 여권 관계자의 발언이 보도되기도 했다.(뉴스1 3월 7일자). 지지율 1%를 각오할 '의지'가 이번 강제동원 해법 발표 추진에도 반영됐다는 의미다. '매'를 맞을 줄도 알았고, 지지율 1%도 불사하겠다고 한다. 국내 여론엔 신경 쓰지 않고 가겠다는 거다. 

 

요컨대 모든 말이 다 껍데기다. 이런 모순투성이의 상황은 '결국 힘에 의한 논리에 세상이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대한민국 대통령이 자국민에게 스스로 '탈은폐' 해 준 셈이다. 

 

외교에서는 '현상 유지'도 하나의 전략이 된다. 적절한 긴장감 속에 매듭지을 수 없는 일은 미루고, 매듭지을 수 있는 일은 매듭짓는 게 외교다. 윤 대통령의 외교 스타일에서도 '검사의 그림자'가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다. 이를테면 검사는 법률 판단의 주체가 아니다. 그러나 한국 검사는 마치 법률 판단의 주체처럼 행동한다. '수사의 목적은 유죄판결'이라는 건 검사가 수사 착수에서 판결까지 모든 것에 관여해, 끝내 '유죄'를 관철시켜야 한다는 한국 검사들만의 괴이한 논리다. 법률 판단 주체도 아닌 행정부가 법률 판단을 우회해 뭔가를 무력화 하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행동에서 많이 목격된 것들이다. 화물노조의 '불법 파업 엄단' 때도 그랬고, 별건 수사로 점철된 현 정부 검찰의 스타일도 그렇다. 수사의 목적은 유죄라는 식, 외교의 목적은 해법이라는 식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해법'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희생시킬 수 있다며 불도저처럼 사안을 밀어붙이는 방식이 실패로 끝난 것은 지난 이명박 정부 시절 숱하게 목격해 왔다. 모든 것이 '의지'로 가능하다고 믿는 윤석열 대통령의 멘탈은 어쩌면 위험한 것일 수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있었던 남북협상을 돌이켜봐도, 당시엔 남북 정상간의 의지가 수위는 다를지언정 객관적으로 어느 정도 확인됐었고, 미국 정상의 의지도 확인되면서 일이 진행됐었다. 그런데 지금 한일 문제에선 자신이 가진 모든 패를 내 보여 주는 악수를 두고 있다. 외교의 장기 전략과 향후 발생 가능한 무수한 변수들은 '오늘'의 이 '해법' 아래서 고려 대상이 아니다. 단순한 전략이다. 지도자는 지나치게 신중할 필요도 없지만, 지나친 의지는 오히려 국가에 독이 될 수 있다. 

 

당장 5월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와, 일본산 수산물 수출 금지 문제는 어떻게 다룰 것인가. 그런 문제들에서도 '엄중한 한반도' 정세 때문에 대통령의 모종의 의지가 발현될 것인가?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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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린 내 손가락 던지던 일본 공장감독... 월급은 단 1엔도 없었는데"

[현장] 10대에 끌려가 95세 된 두 강제동원 피해 할머니 "이처럼 억울한 건 처음이요"

23.03.07 18:11l최종 업데이트 23.03.07 23:44l
사진·영상: 유성호(hoyah35)
일본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김성주 할머니와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무소속 의원, 시민들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강제동원 정부 해법 강행규탄 긴급 시국선언에 참석해 굴욕적인 외교를 규탄하며 일본의 사죄 배상을 촉구하고 있다.
▲  일본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김성주 할머니와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무소속 의원, 시민들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강제동원 정부 해법 강행규탄 긴급 시국선언에 참석해 굴욕적인 외교를 규탄하며 일본의 사죄 배상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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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라남도 순천에서 태어났습니다. 내 동생 국민학교 담임 선생이 일본인 선생님이었어요. (학교) 졸업하고 한 3개월 집에 있는데, (선생이) 동생을 시켜 언니 학교 좀 나오래, 그래서 갔지요. 그 선생이 하는 말이 '너 일본에 가면 중학교, 고등학교 공부도 할 수 있고 돈도 벌고 하니 가거라'. (그러니) 너희 집 가서 아버지 도장 갖고와서 찍어야 한다고 했어. 

그때 아버지도 징용가시고 안 계셨어. 책상에서 도장을 빼다 갖고가서 선생님께 드렸어요. 도장을 찍더라고. 난 할머니 그늘에서 자랐는데, 할머니가 하는 말이 '너 없이는 우리 집 살림 못한다, 절대 안 된다'고 하시더라고. 그래서 울면서 선생님한테 '난 엄마가 일찍이 돌아가시고 어린 동생이 있습니다. 동생이 너댓살 묵었습니다' 했지. 그랬는데 도장을 찍어서 안 된다고, 가야한다고 해서 할 수 없이 가게 됐습니다.


일본 가서 집에 보탬이 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근데 그게 아니더라고. 가서보니까, 기계를 돌려다 (부품을) 잘랐다. 어느 날 자잘한 부속을 작두에 자르고 있는디, 손가락을 집어 넣었는데 처음에는 아픈 줄도 모르겠더라고요. 피가 뚝뚝뚝 흘러서 악을 쓰고 우니까... (공장) 감독님이 그 손가락을 줏어다가 '오끼(大きい: 크다), 아이고 크다' 하늘로 손가락을 던지고... 나는 막 울고... 

그런데 어느날 남동생이 죽었다고, 작은아버지가 엽서를 보냈드라고. 그때 사감선생님한테 '내가 업어 키운 동생이 엄마도 안 계신데 죽었당게 보내주세요' 했는데, '안된다' 하더라. 쪼깐 있으면 귀환 될 것인디 그때까지 안 보내준다고. 저녁에 둥근 달이 뜨면, (그날부터) 달아달아, 너는 우리집 들여다 보겠지? 나는 가도오도 못한 신세가 됐다 그럼시롱 날이면 날마다 울면서 세월을 보냈습니다. (중략) 그래서 걸음도 못 걷고, 그 고생을 하는데 약값도 안 주고 있다가 나왔어요. 

그래서 일본에 대해 사죄를 받고자 하는데, 엄한 소리만 하고... 일본의 잘못은 명확히 가려야 합니다. 그렇게 고통을 받고 살았습니다. 지금이라도 잘못했다고 말 한자리 하면 끝내겄는디, 그것도 저것도 아니고. 일본은 오히려 우리한테 의지하려는 심보만 가지고 있습니다."


1929년생(95세)인 김성주 할머니는 일제강점기, 15세 나이로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 항공기 제작 공장에서 강제 노역에 시달리던 날들을 생생히 떠올렸다. 공장관리자가 자신의 손가락을 '오자미 놀이'하듯 하늘에 던지던 순간을 묘사할 땐 움직임이 불편한 두 팔이 하늘로 번쩍번쩍 솟구쳤다. 할머니는 7일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진행한 '강제동원 정부해법 강행규탄' 비상시국선언에서도 "미쓰비시 사죄 배상" 손팻말을 쥐었다. "일본은 사죄, 배상하라"는 구호를 외칠 땐 오른주먹이 올라갔다. 

"내가 누굴 위해 싸웠간디... 아흔다섯 묵어갖고 이처럼 억울한 건 첨이요"
 
▲ 일본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김성주 “굶어 죽어도 우리 기업 돈 안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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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나랑 똑같이 (말) 합시다. 윤석열 퇴장! 완전히 퇴장!"
"아흔다섯이나 묵어갖고 이처럼 억울한 건 첨이요.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 사람인가 모르겄소."
"나는 그런 돈은 곧 굶어 죽어도 안받아요. 나가 와 그런 돈을 받아요. 우리나라 힘으로... 내가 누굴 위해 싸웠간디. 윤석열 말은 다 내던져 버리고, 맘 합해서 나라를 이끌어갑시다."


김성주 할머니 옆에는 역시 1929년생으로, 같은 공장에서 끔찍한 강제노동에도 임금을 받지 못한 양금덕 할머니가 윤석열 정부의 강제동원 '제3자 변제' 안을 향해 분노를 쏟아냈다. 김성주 할머니의 뜻도 같았다. 김성주 할머니는 "일본 사람이 우리를 끌고 갔는데 어디다가 사죄를 요구하겠나"라면서 "일본사람들은 양심이 있으면 말을 해봐라"고 외쳤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어떻게 사죄를 받아야 합니까. 우리가 일본에서 그렇게 살아왔는데, 지금도 그렇게 살아야 합니까."

'충분히 이해를 구했다'는 외교부의 설명과 달리, 생존 피해자의 가족들과 피해자 지원단체들은 '조속한 해결'에 대한 공감만 전달받았을 뿐, 우리나라 기업이 전범기업 대신 판결금을 내는 '제3자변제' 등 구체적 방식에 대해선 전달받은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외교부가 유가족들을 개별 접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도 함께 지적했다. 

"피해자 유족 왈, 누가 문 두드려 나가니 '정부 사람'이라며 번호 물어봤다고 해"
 
일본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김성주 할머니와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무소속 의원, 시민들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강제동원 정부 해법 강행규탄 긴급 시국선언에 참석해 굴욕적인 외교를 규탄하며 일본의 사죄 배상을 촉구하고 있다.
▲  일본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김성주 할머니와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무소속 의원, 시민들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강제동원 정부 해법 강행규탄 긴급 시국선언에 참석해 굴욕적인 외교를 규탄하며 일본의 사죄 배상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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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언 일제강제동원 시민모임 이사장은 이날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 유가족의 경우엔 갑자기 현관문을 두드려 나가니 사전 통화도 없이 남성 두 명이 '정부에서 왔다'고 신분증을 꺼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족들 전화번호를 한 사람씩 물었다고 했다. 가르쳐주지 않고, 복도에서 한 10분쯤 이야기했다고 한다"면서 "(구체적인 방식을) 말했다면 동의했겠나. (그래놓고) 그걸 의견수렴이라고 하고 있다. (다른 분의 경우) 딸의 남편을 통해 접촉해왔는데, 꼭 이런 방식으로 해야 하는가 싶었다"고 전했다.

김성주 할머니의 장남인 문병창씨는 "어느날 외교부에 계신 분한테서 연락이 와서는 (제가) '할머니들을 내일 찾아가도 되냐'고 하셨다. 듣고 싶은 말 못 들으실 거라고 했다. 그 이틀 뒤 다른 분한테도 전화가 왔다. (직접) 오지 마시고, 변호사 통해 오도록 해달라고 했다"고 통화 내용을 전했다. 

문씨는 이번 정부안에 대해 "양금덕 할머니나, 어머니 말씀처럼 비단 이 두 분뿐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강제동원 피해로 이름 모르게 돌아가신 분들도 많은데 정부에서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가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아프다"면서 "그런 분들을 봐서라도 정부에서 강제동원 피해자분들께 사죄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비상시국선언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야권 지도부 인사들도 함께 참여했다. 7일 오전 11시 45분 기준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 교수, 황석영·현기영·신경림 작가, 함세웅 신부, 김상근 목사, 안재웅 목사, 명진 스님 등의 인사를 포함, 9020명의 개인과 1464개 단체가 비상시국선언 연명에 참여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일본 정부는 대한민국 외에 중국 등 다른 나라의 강제동원은 배상하면서 왜 한국만 예외적으로 배상할 수 없다고 하나. 차별하는 건가"라면서 "이 차별을 왜 윤석열 정부는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이어 "양국간 합의가 아니라, 한국 정부의 일방 선언이라 되돌리기조차 어렵다는 거다. 과거 잘못된 '위안부' 합의로 박근혜 정부가 어떤 심판을 받았는지 윤석열 정부는 똑똑히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양금덕, 김성주 할머니께서 이 자리에 계시지만 (제가) 머리를 들 수가 없다. 우리 정치가 할머니들의 존엄을 지켜드리지 못했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신냉전에 포섭돼 전범국가인 일본의 재무장화를 용인하고, 위험천만한 파국 도구로 우리 국민의 뼈 아픈 과거사를 팔아넘겼다는 냉엄한 평가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동생도 강제동원 피해자... 대법원 마지막 판단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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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지원단체와 법률 대리인들은 정부의 '제3자 변제'안에 반대, 일본 측의 공식 사죄와 전범기업의 배상을 요구하는 피해자들과 함께 추심 절차와 남은 대법원 소송까지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이날 비상시국선언에 참여한 김성주 할머니는 자신에 이어 두살 터울 여동생인 김정주 할머니까지 일본 후지코시 주식회사로 강제동원돼 고초를 겪은 바 있다. 김정주 할머니의 경우 1심과 항소심 모두 승소 후 대법원의 마지막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김성주 할머니는 이날 국회의원과 취재진들을 향해 '마무리 인사'로 "여러 선생님들께 죄송하다"는 말을 꺼냈다. 이에 "저희가 죄송합니다"라고 외치는 참석자도 있었다. 피로를 걱정하는 아들 옆에서, 어머니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지금까지 이 역사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길 하고 있는디, 일본은 우리에게 사죄도 안 하고... 자기들이 반성을 해야하는데 그것도 아니고. 조금도 우리에게 미안한 생각을 안 합니다. 자기네 나라에서 일을 시켜먹고 월급을 줘야하는데 단돈 1엔도 월급이라는 것은 없고. 우리를 이렇게 골병 (들게) 만들어놓고... 그렇게 생각하면 할수록 눈물이 나고..."
 
일본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강제동원 정부 해법 강행규탄 긴급 시국선언에 참석하자, 시민들이 할머니를 응원하며 손을 잡아주고 있다.
▲  일본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강제동원 정부 해법 강행규탄 긴급 시국선언에 참석하자, 시민들이 할머니를 응원하며 손을 잡아주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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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김성주 할머니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굴욕적인 강제동원 정부해법 강행 규탄, 일본의 사죄배상 촉구 기자간담회에 참석하자,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은미 정의당 의원, 김홍걸 무소속 의원 등 참석자들이 할머니들을 응원하며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보이고 있다.
▲  일본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김성주 할머니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굴욕적인 강제동원 정부해법 강행 규탄, 일본의 사죄배상 촉구 기자간담회에 참석하자,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은미 정의당 의원, 김홍걸 무소속 의원 등 참석자들이 할머니들을 응원하며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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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는 젊은 여성만의 일이라 생각했다…중년의 미투

 

박고은 기자 사진

 
오세진 기자 

등록 :2023-03-08 06:00

수정 :2023-03-08 07:21

 
미투 5년, 지금은…
40대 버스 청소노동자 홍혜숙씨
“숨 막히는 고통 당하니 알겠더라
피해 공개, 살려고 했다는 것을”
버스 청소노동자 홍혜숙씨가 6일 오후 서울 관악구 차고지 버스 안에서 ‘중년 여성 향한 직장 내 성폭력 근절하자’라고 적힌 손팻믈을 들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버스 청소노동자 홍혜숙씨가 6일 오후 서울 관악구 차고지 버스 안에서 ‘중년 여성 향한 직장 내 성폭력 근절하자’라고 적힌 손팻믈을 들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젊은 여성들이 참 딱하다’고 생각했다. ‘나도 고발한다’(#미투)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던 2018년의 일이었다. 미투 피해자로 언론에 소개된 이들은 주로 30대 이하 여성이었다. 당시 40대 중반을 향해가던 홍혜숙(48)씨는 관련 보도를 접하며 안타깝다는 생각만 했을 뿐, 자신이 그 피해자가 될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법무부 간부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며 한국 사회 미투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 당시 검사가 또래였지만, 그가 고발한 일 역시, 30대 때의 일이었다.

 

홍씨의 생각이 무참히 깨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20년 8월, 서울지역 시내버스 운수업체인 ㅂ운수에 버스 청소노동자로 입사한 뒤, 그는 상사로부터 직장 내 성희롱을 당했다. 해당 상사는 홍씨가 소속된 정비팀 관리자인 ㄱ반장이었다. 그는 홍씨에게 ‘행실이 왜 그러냐’며 남자 운전기사들과 대화하지 말라고 하거나, 홍씨가 여름철 출퇴근용으로 반바지를 입으면 “각선미 자랑하냐. 사람들이 쳐다보니 반바지는 입지 말라”고 했다. 최근 <한겨레>와 만난 홍씨는 “사람들이 반장님과 무슨 사이냐고 물을 정도로 ㄱ반장이 나를 따라다녔다”고 말했다. 홍씨는 정비팀 8명 가운데 유일한 여성이다.

 

ㄱ반장의 통제는 성적 괴롭힘으로 이어졌다. 홍씨는 “ㄱ반장이 ‘대시하면 튕기지 말고 만나달라’고 하거나 ‘남자는 가끔 (아내가 아닌) 다른 여자도 만나야 한다’고 얘기했다. 또 ‘좋은 향기가 난다’며 머리 냄새를 킁킁 맡고 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특히 ㄱ반장이 음료수를 건넬 때마다, 슬쩍 몸을 더듬었다고 홍씨는 밝혔다. 홍씨는 “그가 음료수를 주면서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을 덧붙였는데 마치 성적 요구를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ㄱ반장의 성적 괴롭힘을 겪은 건 홍씨만이 아니다. 홍씨와 같은 지점에서 버스 내부를 방역하는 방역원으로 일한 박아무개(48)씨도 비슷한 경험을 털어놨다. 박씨는 “하루는 ㄱ반장이 ‘속옷은 입고 다니는 거냐. 거기(신체 일부)가 다 비친다고 하던데?’라고 말하면서 내 가슴 쪽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정말 비참했다”고 했다.

 

홍씨나 박씨처럼 직장 내 성폭력에 노출된 중년 여성의 현실은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여성노동자회가 지난해 8월 발표한 ‘2021년 일하는 여성의 권리찾기 이야기’에 따르면, 직장 내 성희롱 상담 184건 가운데 40~50대 여성의 상담 건수는 26.1%였다. 20~30대 비율이 71.1%로 압도적으로 높지만, 상담 여성 10명 가운데 2~3명꼴은 중년 여성인 셈이다. 7일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고용노동부 자료를 보면, 지난 5년(2018년~2022년 10월)간 직장 내 성폭력에 따른 여성 노동자의 산재 신청 185건 가운데 40~50대 신청 건수는 34.5%(64건)였다.

 

버스 청소노동자 홍혜숙씨가 6일 오후 서울 관악구 차고지 앞에 서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버스 청소노동자 홍혜숙씨가 6일 오후 서울 관악구 차고지 앞에 서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전문가들은 직장 내에서 성폭력 피해를 입는 중년 여성의 수가 통계로 드러난 것보다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가부장제에 장기간 노출된 중년 여성일수록, 성적 불쾌감을 느끼면서도 ‘참는 게 당연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너머서울 젠더팀이 발표한 ‘5060 지하철 청소노동자 성폭력 실태조사’를 보면, ‘성적 괴롭힘을 당한 적 있는가’라는 물음에 응답자(90명)의 86.6%(78명)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직접적으로 불쾌함을 표현했다’는 응답은 5명(6.4%)에 불과했다.

 

여미애 너머서울 젠더팀 공동팀장은 “가부장제와 여성혐오 문화 속에서 자란 중년 여성들은 성희롱 등을 범죄로 인식하기 어렵고, 문제를 공론화했을 때 지지받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홍씨도 1년여 동안 피해가 지속된 뒤에야 이를 공론화했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이 ‘반장 혼자 그랬겠냐’고 할까 봐, 아들이 ‘엄마가 행실을 제대로 못 한 것 아니냐’고 할까 봐 두려웠다”고 홍씨는 말했다. 한 지방정부 산하 돌봄기관에서 장애인활동지원사로 일하는 김아무개(52)씨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돌봄 대상자로부터 특정 신체 부위 접촉을 요구받는 등의 성폭력 피해를 입었지만, 1년6개월여 동안 참으며 가해자를 돌봤다. 김씨는 “우리 세대는 ‘여자는 참아야 한다’고 배우며 컸다. 평생을 그렇게 살다 보니 이 정도는 참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중년 여성을 ‘무성애적 존재’로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도 피해자의 침묵에 영향을 끼친다. 김씨는 “사회는 중년 여성을 여성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다 늙어서 유난 떠냐’는 반응이 돌아올까 봐 그냥 버텼다”고 했다. 김다슬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는 “성폭력은 성적 매력 있는 젊은 여성에게만 일어나는 일이라는 사회적 편견 탓에 중년 여성 피해자들을 망설이게 만든다”고 짚었다.

 

홍씨는 지난해 12월 경찰서를 찾았지만 고소장을 제출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그는 “민원실에서 더 확실한 증거를 모아오라고 했다”며 “접수 단계에서부터 막히니 절망적이었다. 나이 든 여자라 (피해 사실을) 안 믿는 건가 싶었다”고 말했다. 성폭력 피해자 변호를 주로 맡아온 서혜진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는 “수사기관을 찾은 중년 여성 피해자들은 자신의 피해를 납득시키기 위해 젊은 여성 피해자보다 훨씬 더 많은 설명을 해야 한다. 수사기관조차 ‘젊은 여성도 아닌데 이 정도는 괜찮지 않나’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씨는 지난해 12월 고용노동부 서울관악지청에 ㄱ반장을 직장 내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했다. 두달 이상 차일피일 조사를 미루던 ㅂ운수는 근로감독관이 ‘자체 조사를 하라’고 권고한 뒤에야 조사에 나섰다. ㅂ운수 관계자는 <한겨레>에 “ㄱ반장과 홍씨를 분리 조처했다”며 “진상 규명이 돼야 ㄱ반장의 직위해제 등의 절차를 밟을 수 있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지난 2일 ㅂ운수로부터 자체 조사 보고서가 제출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홍씨는 현재 수면제를 먹어야 잠을 잔다. 그마저도 2시간 정도밖에 못 잔다. 아들과 당뇨·천식을 앓고 있는 노모와 함께 살려면 홍씨는 어떻게든 일을 해야만 한다. 홍씨는 말했다. “가끔 숨이 안 쉬어져요. 내가 당해보니까, 젊은 여성들이 왜 얼굴을 공개하면서까지 피해 사실을 알렸는지 알겠더라고요. 그 사람들도 ‘살려고’ 그랬겠구나, 싶어요.”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오세진 기자 5sj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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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없는 강제동원 해법에 경향 “현실과 한참 동떨어져”

  •  윤수현 기자 
  •  
  •  입력 2023.03.08 07:43

    [아침신문 솎아보기] 정부 속도전에 인권위도 우려 표명 “이번 해법 실패작”

    대법원판결 외면에 “법치주의 내건 대통령이 최고법원 판결을 무시”

    조선·중앙은 정부 비판하는 민주당 비판하고 나서

    3월8일 여성의날, 한겨레·경향 여성 인권 기획기사

    조선·중앙은 정부 비판하는 민주당 비판하고 나서윤석열 정부의 일제 강제동원 해법에 대한 파문이 가시지 않고 있다. 피해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은 7일 국무회의에서 “한일 공동 이익과 발전에 부합하는 방안을 모색한 결과”라고 했다. 이를 두고 주요 종합일간지는 윤 대통령이 피해자 설득에 나서지 않은 것이며, 법치주의를 그토록 중요시하면서 최고 법원의 판결을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이번 주부터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강제동원 피해자들과 개별 소통을 시작해 정부 방안을 설명할 예정이다. 정부 방안에 동의한 피해자도 있지만, 양금덕 할머니 등 3명은 반대 의사를 표시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은 “제3자 변제의 방식으로 배상 문제가 해결됐다고 평가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정부 방안이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은 “미래지향적 협력”이라고 자평했다.

    ▲일본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강제동원 정부해법 강행 규탄 및 일본의 사죄배상 촉구 긴급 시국선언에서 윤석열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2023.03.07 ⓒ민중의소리

    이에 대해 주요 종합일간지들은 8일 아침신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피해자 중심주의’라는 원칙을 잃은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피해자 입장 존중”, 현실과 한참 동떨어진 윤 대통령 인식> 사설에서 “대통령은 피해자들을 위로·설득하는 설명 한마디 내놓지 않았다. 현실과 동떨어진 윤 대통령의 인식과 태도에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3월8일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은 이번 정부 방안을 고육책으로 이해할 순 있지만 설명과 설득 작업은 없었다면서 “박근혜 정부 때 위안부 문제 합의보다 훨씬 더 굴욕적이라는 여론이 많다. 피해자들과 한국민의 자존심을 손상한 것을 대통령의 대단한 결단이라도 되는 양 강변하다니 어이가 없다”고 했다. 이어 “법치주의를 내건 대통령이 최고법원의 판결을 무시하는 상황이 당혹스럽다”며 “일본 측 반응을 봐도 이번 해법은 실패작이다. 일본은 아무런 후속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이번 정부 방안을 비판하는 사설 2편을 냈다. 한겨레는 <일본 ‘경제보복’에 무릎꿇은 정부, 뒷일도 책임져야> 사설에서 정부가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 관련 분쟁해결 절차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우리 정부가 일본의 경제보복에 완전히 굴복한 모양새를 고스란히 연출했다”고 했다.

    ▲3월8일 한겨레 사설.

    또 한겨레는 <‘정치 업적’ 몰두, 고언도 뿌리친 대통령 ‘항복 외교’ 폭주> 사설을 내고 “윤 대통령의 조급증은 일본과의 타협을 ‘결단’으로 포장해 보수층에 ‘정치적 업적’을 과시하려는 계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전 정부가 악화시켰다’고 비판해온 한-일 관계를 개선하고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는 치적을 내세우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겨레는 “일본도 윤 대통령의 이런 외교적 자세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등 현안에서 한국의 굴복을 이끌어낼 지렛대로 활용하려 할 것이다. 대통령은 이런 모든 상황에 대해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가”라고 물었다.

    일본은 한국 정부 방안이 나왔음에도 전향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국일보는 3면 <성의없는 일본… “반도체 규제·징용은 별개”> 보도에서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장관이 일본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는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문제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했다.

    ▲3월8일 한국일보 3면 기사.

    또 한국일보는 강제징용 배상과 관련해 일본 측이 유일하게 참여할 수단으로 꼽혔던 미래청년기금이 성공을 거두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일보는 <“미래청년기금은 아직…” 당황한 전경련> 보도에서 “기금이 현실화되려면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피해자 배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전제가 성립해야 한다”며 “한국 측에서 '숙제'를 먼저 하지 않으면 기금 자체가 틀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전경련 기금 모금에 나선다고 해도 쉽지만은 않다”고 했다. 삼성전자, SK, 현대차, LG가 전경련 회원사가 아니기 때문에 기업의 모금을 유도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3월8일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이번 방안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평가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민주당 눈엔 ‘한일 정상화’ 환영한 유엔과 EU도 ‘친일’인가>를 내고 “(한국과 일본 양국이) 과거사 문제를 갖고 해묵은 갈등을 계속하는 것은 국제사회가 보기에도 바람직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일본 피고 기업을 대신해 국내 재단이 변제 책임을 떠안는 방식 자체가 일반 국민이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상대국이 있고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이 엄존하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다른 해법이 없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이번 정부 방안을 비판하는 민주당을 두고 “민주당이 국제사회와 이렇게 동떨어진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재판이 시작되고 민주당 내에서 이 대표에 대한 반발이 커지자 반일 몰이로 이를 희석시키고자 하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3월8일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 역시 사설을 내고 민주당 비판에 가세했다. 중앙일보는 사설 <‘죽창가’ 내세우던 민주당, 미래지향적 해법 비난 자격 있나>에서 “안 그래도 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그 정치적 의도를 둘러싸고 논란이 제기될 우려도 있다”며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정부를 원색적으로 헐뜯기에 앞서 한·일 관계를 절벽으로 내몰았던 자신들의 과오를 먼저 성찰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3월8일 경향신문 1면.

    3월8일 여성의 날, 여성인권 1면서 조명한 경향신문·한겨레

     

    3월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한겨레, 경향신문은 여성의 날 기획 기사를 1면에 배치했다. 경향신문은 가사도우미·캐디 등 홀로 일하는 여성 노동자의 인권 문제에 대해 다뤘다. 경향신문은 <가사도우미는 ‘그 집’이 두렵다>에서 “‘남의 집’이라는 닫힌 공간에서 일하는 가사노동자들의 성폭력·성희롱 피해가 끊이지 않는다”며 여성 서비스업 노동자의 성폭력 피해 실태를 3회에 걸쳐 다루겠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2018년 미투 운동 이후 한국사회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조명했다. 한겨레는 5면 <“나이들어 유난 떤달까봐” 신고 않고 참고 또 참았지만…>에서 직장 내 성폭력에 노출된 중년 여성들의 고충을 소개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40대 버스 청소노동자 홍혜숙 씨는 2020년 상사로부터 성희롱을 당했지만 회사·경찰은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않았다.

    ▲3월8일 한겨레 1면.

    한겨레는 “전문가들은 직장 내에서 성폭력 피해를 입는 중년 여성의 수가 통계로 드러난 것보더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가부장제에 장기간 노출된 중년 여성일수록, 성적 불쾌감을 느끼면서도 ‘참는 게 당연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면서 “중년 여성을 ‘무성애적 존재’로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도 피해자의 침묵에 영향을 끼친다”고 진단했다.

    ▲3월8일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은 사설 <세계 여성의날, 한국 유리천장지수는 올해도 OECD 꼴찌>에서 “윤석열 정권은 성평등 가치를 왜곡하고, 이를 정치적 이해에 활용하려는 행태를 보여왔다”며 “여성가족부 폐지를 추진하고, 개정 교육과정에서 성소수자·성평등·재생산권 표현을 삭제하고, 임신중지 의약품 허가 절차를 지연시켰다”고 했다. 이어 “유리천장지수는 윤 대통령이 부인하는 ‘구조적 성차별’을 숫자로 입증하고 있다. 윤석열 정권은 한국 사회가 수십년간 일궈낸 성평등·여성 인권의 성과를 퇴행시키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월8일 동아일보 사설.

    대통령실 개입 논란까지 불거진 국힘 전당대회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용산 개입’ 논란 파장을 빚고 있다.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실 행정관이 당원에게 김기현 당 대표 후보 홍보물 전파를 요청했다는 녹취록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8일 당대표를 선출한다. 이를 두고 동아일보는 사설 <막판까지 ‘용산 개입’ 논란으로 얼룩진 與 진흙탕 전대>에서 “100% 당원 투표로 치러진 이번 전대는 역대 최고 당원 투표율을 기록했지만 진행 과정은 국민 기대와 동떨어졌다. 윤심 논란으로 시작해 김 후보의 땅 투기 의혹과 막말 공방 등 이전투구로 치닫더니, 대통령실 선거 개입 논란으로 막을 내렸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누가 대표가 되든 상당한 후유증이 예상된다”고 전망하면서 “집권세력이 자초한 일이다. 전대가 친윤의 승리냐, 비윤의 승리냐를 넘어 집권당의 무거운 책임감을 되새기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썼다.

    ▲3월8일 세계일보 사설.

    세계일보는 사설 <흥행 성공했으나 막판까지 ‘추태 경쟁’ 벌인 與 대표 경선>에서 “국민의힘 경선은 높은 투표율에서 알 수 있듯이 흥행에는 성공했으나 내용상으로는 국민 기대에 부합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누가 당 대표가 되든 그 후유증은 크고 깊을 것이다. 시종 윤심 개입 논란이 거셌던 터라 패자의 승복 여부도 장담하기 어려운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3월8일 한겨레 사설

    윤석열 대선공약인 제주도 제2공항 “환경부, 간판 바꿔 달아라”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이 제주 제2공항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환경부에 제출했다. 하지만 환경부는 제2공항 사업에 대해 “입지 타당성이 인정된다”며 조건부 동의 의견을 냈다. 제주 제2공항 사업은 윤석열 대통령 대선 공약이다. 한겨레는 사설 <개발 공약 거수기 전락한 환경부, 존재 이유 잊었나>에서 “오색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도 5곳의 전문기관이 부정적인 의견을 제출했으나, 환경부는 ‘조건부 동의’를 내준 바 있다. ‘답정너 환경영향평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환경부 행태를 보면, 윤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흑산도공항도 같은 전철을 밟을 게 불 보듯 뻔하다. 개발 공약 뒤치다꺼리나 할 생각이라면 환경부 간판을 ‘국토난개발부’로 바꿔 달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국민일보 역시 사설 <제주 제2공항 추진, 객관성·투명성 높여야>에서 “국립생태원은 환경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맹꽁이와 멸종위기 조류 서식지 보호 방안이 미흡하고 항공기 이착륙 방향에 따라 조류와 충돌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국립환경과학원도 검토보고서에서 맹꽁이를 비롯한 멸종위기생물과 숨골, 상수원 등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과 추가 대책의 필요성을 지적했다”며 “사업 대상지의 환경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해 보완이 필요하다는 게 두 기관의 공통된 결론”이라고 했다.

    ▲3월8일 국민일보 사설.

    국민일보는 “그런데도 환경부는 조건부 동의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는 자리에서 국립생태원 등이 구체적으로 어떤 의견을 제출했는지를 밝히지 않았다”며 “윤석열 대통령 공약인 제주 제2공항 건설의 길을 터주기 위해 부정적인 의견을 일부러 감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3월8일 매일경제 사설.

    반면 매일경제는 이번 정부 발표에 환영을 표했다. 매일경제는 사설 <환경부 문턱 넘은 제주2공항, 국제관광도시 도약 기회다>를 내고 “새 공항 건설로 일자리가 창출되고 더 많은 관광객 유치로 이어지면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신공항을 건설하고, 환경 파괴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설파해 설득하는 게 최선”이라고 했다.

    ▲3월8일 제민일보 사설.

    제주 지역 일간지 제민일보는 사설 <제2공항 건설, 도민이익이 우선이다>에서 충분한 정보제공, 환경 보호 대책, 항공소음 대책 수립 등이 전제돼야 한다고 했다. 제민일보는 “특히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한 국토부의 정보 공개 및 절차적 투명성 확보는 필수다. 이전처럼 제주도와 도민 의견을 배제하면 제2공항 건설은 삐걱댈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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