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윤석열은 조선사람인가, 어느 나라에서 온 사람인가?”

각계각층 시국선언 ‘굴욕적인 강제동원 정부해법 강행’ 규탄! ‘일본의 사죄배상’ 촉구!

  • 기자명 김래곤 통신원 
  •  
  •  입력 2023.03.07 23:06
  •  
  •  댓글 0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7일 오후 1시 국회본청 계단에서 ‘강제동원 정부해법 강행 규탄 피해자, 국회의원, 시민사회단체 각계의 긴급 시국선언’이 진행되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윤석열 퇴장, 퇴장, 윤석열 완전 퇴장! 윤석열은 조선사람인가, 어느 나라에서 온 사람인가?”

7일 오후 1시 국회본청 계단에서 진행된 ‘강제동원 정부해법 강행 규탄! 피해자, 국회의원, 시민사회단체 각계의 긴급 시국선언’에 참여한 강제동원피해자 양금덕 할머니의 강렬한 외침이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강제동원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윤석열 퇴진”을 외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보도자료를 통하여 3월 6일, 윤석열 정부가 사상 최악의 강제동원 굴욕해법을 발표했다면서 ‘한일관계’ 개선을 빌미로 일제의 반인도적 범죄행위에 기어코 면죄부를 주면서 피해자들의 고통을 무시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각계각층에서 굴욕적인 해법안을 규탄하는 성명서가 쏟아지고 있으며 비상시국선언에는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단체 1532개, △개인 9632명(03.07. 오전 11시45분 기준)이 연명하였다고 전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박석운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이날 참가자들은 정의기억연대 이나영 이사장, 민주노총 김은형 부위원장, 한국노총 류기섭 사무총장,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국언 이사장, 민족문제연구소 김영환 대외협력실장 등이 낭독한 시국선언문을 통해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혔다.

먼저, 참가자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3월 6일, 윤석열 정부는 가해기업의 사과도 배상도 참여도 없이 우리 기업의 기부를 모아 국내재단이 대신해 피해자들에게 보상하는 안을 강제동원 ‘해법’으로 공식 발표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참가자들은 “강제징용 문제가 2018년 우리 대법원 판결로 불거졌다”며 “죽어도 배상 못하겠다는 일본 정부와의 미래지향적 관계를 위해 ‘결단’을 했다는 망언을 쏟아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해사실을 부정하고 피해국에게 해법을 가져오라 윽박지르던 일본 정부는 의기양양 오만한 태도로 사과나 배상 참여 없이 과거 정권의 담화 계승 의사만 외무상의 입을 통해 표명했다”면서 “‘대법원 판결을 무력화하면서까지 가해자에 머리 조아리며 면죄부를 주었다.”고 비난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강제동원 피해자 김성주 할머니가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참가자들은 “소송당사자들은 일제히 반발했고 양금덕 할머니는 ‘굶어 죽어도 이런 식으로 안 받는다’며 분통을 터뜨리셨다.”면서 “‘이번 해법은 ‘한반도 불법강점은 없었다’, ‘강제동원은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다’,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배상문제는 다 해결되었다’, ‘배상 판결은 국제법 위반이다’는 등 일본 우익과 일본 정부의 주장을 고스란히 받아들인 꼴이 되었다.”고 성토했다.

나아가 “한국 전경련과 일본 경단련의 ‘미래청년기금’ 조성이라는 후속 조치는 이런 치욕적인 상태를 가리려는 전형적인 물타기요, 미래세대를 식민화하려는 음모”하면서 “‘양국 기업이 나서 제국주의, 식민주의, 군국주의 정신에 투철한 인간을 체계적으로 길러내 자신들의 탐욕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겠다는 말인가?” 하고 되물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특히, 참가자들은 “고노담화 계승을 말로만 외치며 일본군성노예제를 부인하고 역사 교과서 왜곡을 자행하며 피해자들을 모독했던 사실을 윤석열 정부는 잊었는가?” 하고 꾸짖고는 “일본이 진정으로 ‘통절한 반성’을 한다면, 지금이라도 사죄하고 한국 대법원의 판결을 따르면 될 일이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일제의 침략으로부터 대한민국 민중들이 어렵게 쟁취한 민족자존과 해방, 민주주의의 역사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면서 윤석열 정부 스스로 국가의 존립 근거와 헌법질서를 무너뜨렸다는 점”이라면서 “역사를 망치고 민중의 피와 삶을 지우고 사법주권을 포기하면서까지 진행된 ‘주고받기식’ 야합의 말로가 어떻게 될지 똑똑히 보여주고자 한다.”며 명확히 했다.

참가자들은 “공식 문서 한 장 없는 이 희한한 해법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피해자의 존엄과 명예 회복을 위해, 법적 소송은커녕 고국 땅조차 밟지 못한 채 억울하게 구천을 떠돌고 있을 수많은 일제 피해자들의 원한을 풀기 위해 우리는 오늘의 수치를 잊지 않고 분노를 마중물 삼아 정의와 민주주의, 인권과 평화를 위해 더 힘차게 투쟁할 것이다”면서 투쟁의지를 천명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민주노총 김은형 부위원장이 시국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이날 이연희 겨레하나 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된 시국선언에서는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박석운 공동대표, 일본의 강제동원 사죄와 전범기업 직접배상을 촉구하는 의원모임 대표 김상희 의원, 이재명 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의 발언이 이어졌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참가자들이 강제동원 굴욕해법 무효라는 팻말을 들고 함께 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한편, 주제준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공동운영위원장은 향후 투쟁계획에 대하여 굴욕적인 강제동원 정부해법 무효선언 전국민 서명운동을 시작할 것이며, 당면해서는 3월 11일 오후4시 서울시청광장에서 강제동원 굴욕해법 강행규탄, 일본의 사죄배상촉구를 위한 2차 범국민대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참가자들이 상징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이어서 오후 2시부터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 김성주 할머니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되었다.

다음은 기자간담회 요약이다.

 “일본에 가면 좋은 일이 있다. 공부할 수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왼쪽부터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양금덕 할머니, 김성주 할머니, 문병창 씨(김성주 할머니 아들),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김성주 할머니는 1929년 9월8일생으로 지금은 순천 당시 순천 남초등학교를 졸업했다. 한 2개월 정도 있다가 1944년 5월경에 학교 담임선생이 김정주(여동생)를 통해 학교로 불렀다.

“일본에 가면 좋은 일이 있다. 공부할 수 있다. 중학교를 갈 수 있다”고 하였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강제동원 피해자 김성주 할머니가 피해사실을 증언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당시 집안 환경은 아버지가 징용으로 떠나 있었기 때문에 할머니 밑에서 자라고 있었고, 어머니는 일찍 여의어서 그런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집에 경제적으로 보탬이 될까 하고 또 하나는 이제 공부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가려고 했지만 집에서는 반대했었다.

하지만 도장을 한 번 찍어서 안 갈 수가 없는 상황이 돼버렸고 일본 나고야에 있는 미쓰비시 중공업 나고야 항공기 제작소 비행기를 만드는 곳에서 일했다.

김성주 할머니는 “거기서 일을 하다가 듀라늄이라고 하는 절단하는 일을 하다가, 쉽게 말해서 프레스에 왼쪽 검지 손가락이 잘려서 흉터가 있습니다” 하고는 “그런데 이 잘려진 토막을 주어가지고 오장이 공기돌 놀이 하듯이 이렇게 높이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크다’ 하고 이런 식으로 장난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며 당시를 상기했다.

그리고 작업 도중에 업어서 키웠던 남동생이 죽었다라는 작은 아버지로부터의 전보를 받았는데, 내가 집을 비우다 보니까 사고가 난 것 아닌가 하고 집에 잠깐만 보내달라고 했지만 결국 보내주지도 않았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피해사실을 증언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그리고 이제 김성주, 양금덕 두 할머니가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던 상황에서 큰 지진이 났다. 그래서 동료로 끌려갔던 6명의 소녀들이 무너지는 건물 더미에 압사당하여 죽었다.

당시 끌려갔던 나이는 13살 14살, 그리고 안타깝게 죽는데 그 과정에서 양금덕 할머니는 옆구리에 부상을 입어서 지금도 상처가 있고, 김성주 할머니는 당시 발목을 곁들려 가지고 젊은 시절에도 조그마한 정도의 높이 있는 굽이 좀 있는 신발은 신어본 적이 없단다.

김성주 할머니가 일본에 간 뒤 언니를 신고했던 그 여동생마저 담임선생님이 불렀다.

그때가 1945년 2월경인데 일본에 가면 언니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언니랑 같이 있다가 언제든지 오고 싶을 때 올 수 있다라고 얘기를 하는데, 어머니 일찍 돌아가셔서 집에 안 계시지, 아버지 징용 가 있지, 그다음에 언니를 사실 엄마처럼 의지하고 살던 처지에 정말 어머니가 온 것처럼 그래서 당연히 갈란다고 했더니, 전혀 엉뚱하게 고야마의 후지코시(후지코시강재 1928년 설립)라고 하는 한 회사에 보내졌다. 그리고 거기에서 마찬가지로 강제노역을 하고 돌아왔다.

 기자간담회에 앞서 기념사진을 남겼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기자간담회에 앞서 기념사진을 남겼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이와 관련 이국언 이사장의 다음과 같은 발언이 이어졌다.

“양금덕 할머니와 김성주 할머니가 일본 소송에 나섰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동생 김정주 할머니 역시 후지코시를 상대로 해서 소송을 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에서 패소를 했고, 다시 이제 2012년 10월달에 광주지방법원에 소송을 해서 2018년 최종 대법원 판결을 얻으셨고 김정주 할머니는 2014년 서울중앙지법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서 1심 2심 승소해서 현재 대법원의 마지막 판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동생 김정주 할머니까지 세 할머니들이 한일 간 어용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 일본 동쪽에서 한국에서까지 몇 십 년 동안 이 싸움을 해왔는데 이것이 오늘의 결과인 것입니다.”

다음은 시국선언문 전문이다.

[시국선언문]

3월 6일, 윤석열 정부는 가해기업의 사과도 배상도 참여도 없이 우리 기업의 기부를 모아 국내 재단이 대신해 피해자들에게 보상하는 안을 강제동원 ‘해법’으로 공식 발표했다. “대한민국의 높아진 국격과 국력에 걸맞은 대승적 결단”으로 “우리 국민의 아픔을 적극적으로 보듬는 조치”이자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면서 실질적 해법을 제시”했다고 자화자찬하며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을 다시 구걸했다. 정부 관계자와 여당의 핵심 관계자들은 ‘강제징용 문제가 2018년 우리 대법원 판결로 불거졌다’며 ‘죽어도 배상 못하겠다는 일본 정부와의 미래지향적 관계’를 위해 ‘결단’을 했다는 망언을 쏟아냈다. 일본의 일방적 수출규제에 맞서 제기한 세계무역기구 분쟁해결절차를 중단한다고도 밝혔다.

가해사실을 부정하고 피해국에게 해법을 가져오라 윽박지르던 일본 정부는 의기양양 오만한 태도로 사과나 배상 참여 없이 과거 정권의 담화 계승 의사만 외무상의 입을 통해 표명했다. 피고기업 일본제철과 미쓰비시 중공업도 배상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이미 해결되었다”며 추후에도 나설 뜻이 전혀 없음을 밝혔다.

이로써 윤석열 정부는 대한민국의 국격을 땅에 떨어뜨리고, 국민의 아픔을 다시 짓밟으며, ‘식민지배는 불법’이라는 우리 헌법의 근본 질서를 스스로 훼손했다. 대법원 판결을 무력화하면서까지 가해자에 머리 조아리며 면죄부를 주었다.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씻을 수 없는 굴욕감을 주고, 인권을 유린당한 일제 피해자들을 불우이웃 취급하며 모욕감을 안기는 2차 가해를 자행했다.

실로 참담하다. 대한민국 헌정사에 이처럼 본말이 전도된 백기투항 망국적 외교참사가 있었던가. 윤석열 정부에게 국민은 누구이며 국가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소송당사자들은 일제히 반발했고 양금덕 할머니는 ‘굶어 죽어도 이런 식으로 안 받는다’며 분통을 터뜨리셨다.

피해자들이 오랜 세월 투쟁해 쟁취한 법적 권리를 소멸시키고 강제동원과 청구권협정에 대한 최종적인 법적 판단을 무시한 굴욕적 해법이 검찰출신 대통령과 검찰출신들이 장악한 행정부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더 충격적이다. 입만 열면 ‘법대로’를 외치고 자의적 법의 잣대로 무고한 시민들을 겁박하고 탄압하는 자들이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인 삼권분립을 위반하고 ‘한일관계 개선’을 빌미로 일제가 자행한 반인도적 범죄행위에 면죄부를 주었다.

2018년 대법원 판결의 핵심은 일제의 한반도 불법강점, 이로 인한 반인도적 불법행위 중 하나인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법적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강제동원은 한일 청구권협정의 적용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미쓰비시 등 전범기업이 피해자 개인에게 “불법 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이번 해법은 ‘한반도 불법강점은 없었다,’ ‘강제동원은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다,’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배상문제는 다 해결되었다,’ ‘배상 판결은 국제법 위반이다’는 등 일본 우익과 일본 정부의 주장을 고스란히 받아들인 꼴이 되었다. ‘2015 한일 위안부 합의’보다 못한 퇴행이요, 최소한의 국가의 역할조차 방기한 대참극이다.

한국 전경련과 일본 경단련의 ‘미래청년기금’ 조성이라는 후속 조치는 이런 치욕적인 상태를 가리려는 전형적인 물타기요, 미래세대를 식민화하려는 음모다. 일본 유학생을 위한 장학기금 조성이 한반도 불법강점, 강제동원과 무슨 관계가 있으며, 피해자들의 고통과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방안과 무슨 연관성이 있는가. 양국 기업이 나서 제국주의, 식민주의, 군국주의 정신에 투철한 인간을 체계적으로 길러내 자신들의 탐욕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겠다는 말인가.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 대신 ‘김대중-오부치 선언’ 계승을 내미는 것도 면피용 계책에 불과하다. 당시 오부치 일본 총리는 ‘일본이 과거 한때 식민지 지배로 인하여 한국 국민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겨 주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이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사죄’를 표명했다. 미래지향적 한일관계의 조건이 일본정부의 책임 인정, 반성과 사죄임을 명시했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제의 반인도적 불법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책임인정이나 강제동원에 대한 직접적 사죄와는 한참 거리가 멀다. 무엇보다 일본 정부는 이후 그 추상적인 약속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퇴행에 퇴행을 거듭해 왔다. 거짓으로 거짓을 덮고 자기합리화와 역사지우기를 위한 영혼 없는 면피용 선언에 불과했음을 스스로 입증해 왔다. 고노담화 계승을 말로만 외치며 일본군성노예제를 부인하고 역사 교과서 왜곡을 자행하며 피해자들을 모독했던 사실을 윤석열 정부는 잊었는가. 일본이 진정으로 ‘통절한 반성’을 한다면, 지금이라도 사죄하고 한국 대법원의 판결을 따르면 될 일이다.

그러므로 초점은 5여년 간 지속된 ‘배상 문제 해결,’ ‘이를 통한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개선’이 아니다. 일제의 침략으로부터 대한민국 민중들이 어렵게 쟁취한 민족자존과 해방, 민주주의의 역사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면서 윤석열 정부 스스로 국가의 존립 근거와 헌법질서를 무너뜨렸다는 점이다. 처참한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다시 미래세대의 발목을 잡는 심각한 역사적 퇴행을 자행했다는 점이다. ‘한일관계 정상화’라는 구실로 일제 피해자들을 제물삼아 미일 안보동맹의 하위 파트너로 머리 숙이고 들어가려 했다는 점이다.

2023년 3월 6일은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악의 날, 제2의 국치일로 기록될 것이다. 1910년 경술국치일, 나라를 팔아먹은 친일파들이 자화자찬하고 일왕에게 그 은공을 칭찬받으며 작위를 받던 날을 우리는 잊지 않는다. 역사를 망치고 민중의 피와 삶을 지우고 사법주권을 포기하면서까지 진행된 ‘주고받기식’ 야합의 말로가 어떻게 될지 똑똑히 보여주고자 한다. ‘미래’와 ‘기회’라는 사탕발림으로 가린 채 대한민국 국민의 권리와 역사를 가해국에 팔아먹은 대가가 어떤 것인지 반드시 보여줄 것이다.

우리는 오늘의 수치를 잊지 않고 분노를 마중물 삼아 정의와 민주주의, 인권과 평화를 위해 더 힘차게 투쟁할 것이다. 공식 문서 한 장 없는 이 희한한 해법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피해자의 존엄과 명예 회복을 위해, 법적 소송은커녕 고국 땅조차 밟지 못한 채 억울하게 구천을 떠돌고 있을 수많은 일제 피해자들의 원한을 풀기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자존과 국민의 안녕을 위해, 동북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2023년 3월 7일

굴욕적인 강제동원 정부해법 강행 규탄! 일본의 사죄배상 촉구!

긴급 시국선언 참가자 일동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윤석열 등은 강제동원 계묘5적"…분노 폭발한 시민·사회

[현장] 강제동원 해법 규탄 긴급촛불 "삼권분립 무시한 정부 해법, 탄핵감"

한예섭 기자  |  기사입력 2023.03.06. 22:02:45

 

'굴욕외교' 논란을 빚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을 두고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단체 등 시민·사회가 분노했다. 

 

정의기억연대, 민족문제연구소 등이 모인 과거사 대응 시민사회연대체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6일 저녁 서울시청광장에서 '윤석열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 강행을 규탄하는 긴급촛불집회'를 개최했다.

 

광장에 모인 주최 측 추산 1500여 명의 시민들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 박진 외교부 장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 서민정 외교부 아태국장 등을 '을사오적'에 비유한 '계묘오적'이라 칭하며 같은 날 정부가 발표한 강제동원 해법안의 철회를 촉구했다. 

 

정부가 일본 전범 기업의 배상 참여 등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요구를 배제한 강제동원 해법을 강행하면서, 지난 1일 '친일외교' 논란이 일었던 윤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 이어 현 정부의 대일외교 리스크가 점점 커져가는 모양새다.

 

 

 

 

 

이에 지난 1997년부터 20여년 이어온 투쟁 끝에 대법원으로부터 미쓰비시 중공업을 대상으로 한 배상 판결을 받아낸 생존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는 이날 오후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굶어 죽어도 이런 돈은 안 받는다"라며 반발했다.

 

 

긴급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사회 단체들도 양 할머니 등 피해자들의 동의를 얻지 않고 강행된 정부의 해법안을 집중 비판했다. 

 

현장을 찾은 김은영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2018년 대법원 판결은) 피해자들이 70년 넘는 세월을 정부의 도움도 없이 피눈물 흘리며 쌓아온 성과"라며 "정부는 전범국가와 전범기업에 면죄부를 주며 피해자들의 피값을 동의도 없이 (일본에) 갖다 바쳤다"라고 강조했다. 

 

강제동원의 법적 책임을 인정하고 개인에 대한 배상책임을 명시한 2018년 대법원 판결을 뒤집는 정부의 해법안이 "삼권분립을 위반하는 처사"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2018년 대법원 판결은 강제동원은 한일 청구권 협정의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미쓰비시 등 전범기업이 피해자 개인에게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명시했다"라며 "법을 잘 안다는 자들이 민주주의의 기본적 권리인 삼권분립을 위반하고, 한일관계 개선을 빌미로 범죄행위에 면죄부를 주겠다는 발상을 실행한 것을 시민들이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라고 되물었다. 

 

박석운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는 "정무직 공무원인 윤석열 대통령과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금 실정법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위반하는 방식으로 직무집행을 하고 있다. 공직자들이 헌법과 법률에 위반되는 직무집행을 하면, 이는 탄핵 소추의 사유"라며 정부 해법안을 강력 성토했다. 

 

▲6일 저녁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 강행을 규탄하는 긴급촛불집회에서 한 시민이 피켓을 들어올리고 있다. ⓒ프레시안(한예섭)
▲6일 저녁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 강행을 규탄하는 긴급촛불집회에 모인 참여자들. ⓒ프레시안(한예섭)

 

이날 현장에선 시민들 사이에서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하자", "윤석열 물러나라"는 등의 구호가 빈번히 연호됐다. 시민들은 "대체 윤 대통령은 어느 나라 대통령인가"라는 박 대표의 말에 "일본 대통령이다"라고, "대체 이 정부는 어느 나라 정부인가"라는 말에는 "일본 정부다"라고 호응했다. 

 

한일 재계를 대표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경단련)가 '미래청년기금'을 공동 조성해 운영하도록 하겠다는 정부 방안에 대해서는 청년 당사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일본군 성노예제(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대학생 연합 평화나비네트워크의 백희선 대표는 이날 현장을 찾아 "(피해배상 대신) 청년기금을 준다고 하면 우리 청년들이 좋다고 받겠나" 되물으며 "피해자들의 피눈물이 묻어난 청년기금을 반길 청년은 어디에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백 대표는 "방금 대통령실에선 2015년 위안부 합의가 무산된 데 대해서 트라우마가 있다고 밝혔다"라며 "2015년 한일 합의가 체결됐을 때도 우리 청년들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정부와 일본은) 그 트라우마에 계속 벌벌 떨길 바란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프레시안(한예섭)

 

집회 말미에 주최 측은 이완용, 이근택, 이지용, 박제순, 권중현 등 과거 친일파 '을사오적'의 사진과 윤석열 대통령, 박진 장관, 김성한 실장, 김태효 차장, 서민정 국장의 사진을 나란히 비교하며 윤 대통령 등의 사진엔 '강제동원 계묘5적'이라 적힌 스티커를 붙이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피해자 입장을 무시하는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안 즉각 철회 △군국주의 부활을 전제한 한미일 군사동맹 강화 움직임 반대 △강제동원·성노예 문제 등 일제 과거사 문제에 대한 근본 해결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를 시작으로 오는 7일 오후엔 국회 본청에서 정부를 비판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 이어 오는 11일을 비롯한 매주 토요일마다 시청광장에서 지속적인 촛불집회를 개최할 것임을 밝혔다. 집회가 진행된 시청광장 동편에는 과거 전범기업 미쓰비시 강제동원피해자를 형상화한 동상이 놓였다.

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정부, ’강제동원 배상금 지원재단이 지급‘ 발표

박진 외교, “모든 분야 한일 협력이 대단히 중요”(전문)

  • 기자명 김치관 기자 
  •  
  •  입력 2023.03.06 14:36
  •  
  •  수정 2023.03.06 17:59
  •  
  •  댓글 0
 
박진 외교부 장관은 6일 오전 외교부 브리핑룸에서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관련 정부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박진 외교부 장관은 6일 오전 외교부 브리핑룸에서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관련 정부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강제징용 피해자·유족 지원 및 피해구제의 일환으로 2018년 대법원의 3건의 확정판결 원고분들께 판결금 및 지연이자를 지급할 예정입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6일 오전 11시 30분 외교부 브리핑룸에서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관련 정부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정부 방안을 발표, “재원과 관련해서는 민간의 자발적 기여 등을 통해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8년 대법원 판결 5년여 만에 피고 일본기업(신일본제철, 미쓰비시중공업 등) 대신 한국 민간의 자발적 기여를 받아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하 재단)이 대신 배상금(판결금)을 지급하는 이른바 ‘3자 변제’ 방식을 확정, 발표한 것이다.

일본 정부와 기업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모든 피해 배상은 완전히 마무리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가해 일본기업은 한 푼도 배상하지 않는 방안이다.

(오른쪽부터) 외교부 조현동 1차관과 서민정 아태국장 등이 기자회견에 배석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오른쪽부터) 외교부 조현동 1차관과 서민정 아태국장 등이 기자회견에 배석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외교부 고위관계자는 박 장관의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법률적인 가능성에 대해서 우리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국내 유수의 전문가들의 검토 의견과 자문을 다 거쳤다”며 “제3자가 변제하는 판결금을 피해자들이 받아도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라는 결론을 가지고 이 해법을 발표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미 원고측인 피해당사자 등이 3자 변제 방식의 정부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힌데 대해 박 장관은 “정부와 또 우리 재단은 앞으로 이런 피해자, 또 유족분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나갈 것”이라며 “피해자 한 분, 한 분을 직접 뵙고 또 진정성 있는 자세로 성실히 또 설멍을 하고 또 이해를 구하는 노력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법리적으로는 끝까지 판결금 변제를 수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공탁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피고 일본기업이 판결금을 한 푼도 내놓지 않은 방식의 해법은 법리적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진 장관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대승적 결단’임을 강조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박진 장관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대승적 결단’임을 강조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박진 장관은 “경색된 이런 한일 관계의 개선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우리 정부의 그런 대승적인 결단에 대해서 일본 측이 일본 정부의 포괄적인 사죄 그리고 일본 기업의 자발적인 기여로 호응해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인해 수혜를 받은 포스코 등 국내 기업과 공사 등으로부터 기금을 갹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대해 재단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합법적 절차를 따라야 한다는 그런 지적이 많다”며 “접촉해 본 적이 나는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도 “정부가 기업과 자발적 기여에 대해서 논의하거나 접촉한 바가 없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일본 기업들은 한국 재단에 출연하지 않고 우리 전경련에 해당하는 ‘게이단렌’(경단련; 일본경제단체연합회)이 ‘미래지향적 관계’를 위해 한국 유학생 장학금과 청소년 교류 등을 지원하는 민간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을 ‘호응조치’로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은 “한일 관계의 미래 지향적인 발전을 위해서 양국 경제계가 자발적으로 기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본 정부도 민간의 자발적인 기여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인 것으로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일본측 사죄 문제에 대해 박 장관은 “과거사에 대해서 일본으로부터 새로운 사죄를 받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며 “일본이 기존에 공식적으로 표명한 반성과 사죄의 담화를 일관되고, 또 충실하게 이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일본 정부가 강제징용을 포함한 식민지배 전체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또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표명한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의 정신을 계승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박진 장관은 기자 3명의 질문만 받고 퇴장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박진 장관은 기자 3명의 질문만 받고 퇴장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박 장관은 “이번 해법은 대한민국의 높아진 국력과 또 국위에 걸맞은 우리의 주도적인 그리고 대승적인 결단”이라며 “이것은 문제 해결의 끝이 아닌 진정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하고 “정부는 최근 엄중한 한반도 및 지역 그리고 국제정세 속에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법치 그리고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인 일본과 함께 한일 양국의 공동이익과 지역 및 세계의 평화 번영을 위해서 함께 노력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나아가 “지금 엄중한 국제 정세와 글로벌 복합 위기 속에서 외교, 경제, 안보 모든 분야에서 한국과 일본 간의 협력이 대단히 중요하다”며 “이번 해법이 한일 양국에게 반목과 갈등을 넘어서 미래로 가는 새로운 역사의 기회의 창이 되기를 바란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박 장관은 이번 정부 해법안이 ‘반쪽짜리’라는 지적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며 “물컵에 비유하면 물컵에 물이 절반 이상은 찼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앞으로 이어질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에 따라서 그 물컵은 더 채워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것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외교부 고위관계자는 핵심쟁점인 ‘식민지배의 불법성’ 여부를 묻는 질문에 “우리 정부는 우리 정부가 체결한 65년 한일협정을 존중하고 조약 체결 당사자로서 당연히 존중하고 이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또 한편으로 우리 대법원의 판결도 행정부에서 존중한다”고 우회적으로만 답했다.

대법원은 2018년 ‘일본 정부의 한반도에 대한 불법적인 식민지배 및 침략전쟁 수행과 직결된 일본 기업의 반인도적 불법행위를 전제로 하는 강제동원 피해자의 일본기업에 대한 위자료 청구권’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의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따라서 피해기업의 위자료 배상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104년 전 이완용은 지금의 윤석열”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6일 오전 외교부 청사 앞에서 “반인권⸱반헌법⸱반역사적 강제동원 굴욕해법 강행 규탄한다” 주제로 긴급 항의행동을 진행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6일 오전 외교부 청사 앞에서 “반인권⸱반헌법⸱반역사적 강제동원 굴욕해법 강행 규탄한다” 주제로 긴급 항의행동을 진행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한편,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박진 장관의 발표 시점에 맞춰 6일 오전 11시부터 외교부 청사 앞에서 “반인권⸱반헌법⸱반역사적 강제동원 굴욕해법 강행 규탄한다”는 주제로 긴급 항의행동을 진행했으며, 오후 7시 30분에는 서울시청광장에서 ‘강제동원 정부해법 강행 규타! 윤석열 친일굴욕외교 규탄!’ 긴급 촛불‘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전국민중행동 김재하 공동대표는 규탄발언에 나서 “오늘 외교부의 발표는 104년 전 경술국치에 다를 바 없는 친일 매국 선언”이라고 규정하고 “104년 전 이완용은 지금의 윤석열이다”고 단죄했다. 나아가 “100년 숙적 일본에 대한 우리 민족의 사죄 배상 요구와 청산의 요구는 정권이 바뀌거나 어떤 합의를 하든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김재하 공동대표는 “대한민국 전국민을 능멸하고 우리 자존심을 망가뜨리게 한 오늘 발표는 무효”라며 “국민의 이름으로 무효이다. 전 민족의 이름으로 무효선언이다”라고 선언하고 “오늘 이 발표가 취소될 때까지 우리는 투쟁을 끝까지 할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6일 낮 박진 외교부 장관의 강제동원 해법 발표 기자회견에 맞춰 긴급 항의행동을 진행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6일 낮 박진 외교부 장관의 강제동원 해법 발표 기자회견에 맞춰 긴급 항의행동을 진행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박석운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상임대표는 “21세기 친일 매국정권 윤석열 정권 심판할 것”이라며 6일 오후 7시 30분 촛불집회를 시작으로 7일 오후 1시 국회본청 계단에서 긴급 시국선언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토요일 오후 4시 시청앞광장에서 대규모 항의집회를 갖는다고 예고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 기자회견(전문)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관련 정부입장 발표 기자회견
발표일시 : 2023.03.06 11:30 장소/발표자 : 서울별관브리핑실(203호) / 박진 장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박진 외교부 장관입니다.

오늘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관련 정부 입장을 발표해드리겠습니다.

정부는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래 구축되어 온 양국 간의 긴밀한 우호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앞으로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보다 높은 차원으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는 강제징용 피해자분들께서 오랜 기간 동안 겪으신 고통과 아픔에 대해서 깊이 공감하며, 고령의 피해자 및 유족분들의 아픔과 상처가 조속히 치유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지난 2018년 10월과 11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사건에 대한 우리 대법원 판결 이후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규제가 발표되었습니다.

또한, 2019년 8월 우리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를 통보하였습니다. 이로써 코로나19 발생 이후 인적교류 단절 등으로 경색된 한일 관계는 사실상 방치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22년 5월 윤석열정부가 새로 출범하였습니다.

윤석열정부는 강제징용 피해자 측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한일 양국의 공동이익에 부합하는 합리적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 노력해 왔습니다.

지난해 4차례의 민관 협의회와 올해 1월 공개 토론회, 외교장관의 피해자·유가족 직접 면담 등을 통해서 피해자 측을 비롯한 각계각층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왔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5차례의 한일 외교장관회담 등 고위급을 포함한 양국 외교당국 간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서 우리 입장을 충실히 전달하면서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을 촉구해 왔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국내적 의견수렴 및 대일 협의 결과 등을 바탕으로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관련 다음과 같은 방안을 발표합니다.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이후 설립된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강제징용 피해자·유족 지원 및 피해구제의 일환으로 2018년 대법원의 3건의 확정판결 원고분들께 판결금 및 지연이자를 지급할 예정입니다.

또한, 동 재단은 현재 계류 중인 강제징용 관련 여타 소송이 원고 승소로 확정될 경우 동 판결금 및 지연이자 역시 원고분들께 지급할 예정입니다.

나아가 동 재단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고통과 아픔을 기억하며 미래 세대에 발전적으로 계승해 나가기 위해 피해자 추모 및 교육·조사·연구 사업 등을 더욱 내실화하고 확대해 나가기 위한 방안을 적극 추진할 계획입니다.

재원과 관련해서는 민간의 자발적 기여 등을 통해 마련하고, 또 향후 재단의 목적사업과 관련한 가용재원을 더욱 확충해 나갈 것입니다.

정부는 한일 양국이 1998년 10월에 발표한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 즉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발전적으로 계승하여 과거의 불행한 역사를 극복하고 화해와 선린우호협력에 입각한 미래지향적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정부는 최근 엄중한 한반도 및 지역 그리고 국제정세 속에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법치 그리고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인 일본과 함께 한일 양국의 공동이익과 지역 및 세계의 평화 번영을 위해서 함께 노력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질문> 장관님, 정부의 이번 강제동원 해법 발표는 역사에 남을 것입니다. 그간 한일 간 협의를 이어 왔지만 결국 일본 피고 기업의 직접적인 배상금 참여는 견인하지 못했습니다. 반쪽짜리 해법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장관님 개인적으로도 아쉬운 부분이 있으실 텐데 이번 해법에 대한 개인적인 소견 부탁드리고요.

그리고 이번 해법 발표를 두고 대통령의 정상외교 일정에 짜 맞춘 게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외교부의 입장과는 달리 조속히 마무리하려는 대통령실의 입김이 작용했다, 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관련해서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답변> 이번 해법은 대한민국의 높아진 국력과 또 국위에 걸맞은 우리의 주도적인 그리고 대승적인 결단입니다. 정부가 이 문제를 도외시하지 않고 책임감을 가지고 과거사로 인한 우리 국민의 아픔을 보듬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피해자들에게는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고 과거의 기억... 과거를 기억하는 또 새로운 노력을 제시한 것입니다. 이것은 문제 해결의 끝이 아닌 진정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엄중한 국제 정세와 글로벌 복합 위기 속에서 외교, 또 경제, 또 안보 모든 분야에서 한국과 일본 간의 협력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장기간 경색된 이런 한일, 경색된 관계를 방치하지 않고 국익 차원에서 국민을 위해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해법이 한일 양국에게 반목과 갈등을 넘어서 미래로 가는 새로운 역사의 기회의 창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것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아까 반쪽짜리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물컵에 비유하면 물컵에 물이 절반 이상은 찼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이어질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에 따라서 그 물컵은 더 채워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리고 질문 내용 중에 우리 외교부의 입장과 대통령실의 입장 말씀하셨는데, 여러분 잘 아시다시피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서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 일본의 기시다 총리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양국 관계의 미래를 위해서 역사가 나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일 두 정상은 작년에 뉴욕과 프놈펜에서 두 차례 만나서 양국 정상이 강제징용 판결 관련해서 조속한 문제 해결의 의지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또, 이것을 위해서 외교당국 간의 협의를 가속화하자는 데 의견이 일치했습니다.

정부는 피해자 측을 포함해서 국내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였습니다. 또, 이것을 바탕으로 해서 한일 간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하고자 속도감 있게 협의를 추진해 왔습니다. 오늘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저희들이 도출한 해결 방안을 발표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 국익을 추구하는 데 있어서 저희 외교부와 대통령실은 원팀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질문> 지금 일본의 명확한 호응 조치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일단 한국 정부가 먼저 배상안을 발표한 건데요. 방금 물컵의 반이 먼저 찼다고 하셨는데 그럼 나머지 반은 어떻게 채울 것이냐, 특히 일본이. 이 부분에 지금 관심이 집중되는 것 같아요. 특히, 재원과 관련해서 그럼 일본 기업도 배상에 확실하게 참여를 하게 되는 건지, 결과적으로 한국 기업만 배상에 참여하게 되는 경우는 없는 것으로 확신하시는지 궁금하고요.

지금 발표하신 내용을 봤을 때 일본에 비해서 한국이 너무 많은 양보를 한 것 아니냐, 이 협상 결과에 대해서 제기되는 비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경색된 이런 한일 관계의 개선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우리 정부의 그런 대승적인 결단에 대해서 일본 측이 일본 정부의 포괄적인 사죄 그리고 일본 기업의 자발적인 기여로 호응해 오기를 기대합니다.

과거사에 대해서 일본으로부터 새로운 사죄를 받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일본이 기존에 공식적으로 표명한 반성과 사죄의 담화를 일관되고, 또 충실하게 이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강제징용을 포함한 식민지배 전체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또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표명한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의 정신을 계승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한일 관계의 미래 지향적인 발전을 위해서 양국 경제계가 자발적으로 기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도 민간의 자발적인 기여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인 것으로 이해합니다.

<질문> ***

<답변> 질문 감사합니다. 정부는 그동안에 해법 모색을 위해서 피해자 및 유족과 직간접적으로 소통을 해 왔습니다. 또 다양한 방식으로 정부 구상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고 이해를 구했습니다.

네 차례에 걸친 민관 협의회 그리고 국회에서 있었던 공개 토론회 그리고 바로 얼마 전에 있었던 피해자 및 유가족들과의 단체 면담을 통해서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진정성 있게 수렴해 왔습니다.

많은 유족분들께서 우리 정부의 구상에 대해서 이해를 표해주셨고, 또 상당수의 유족분들은 이 문제가 조속히 종결되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정부와 또 저희 재단은 앞으로 이런 피해자, 또 유족분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나갈 것입니다. 또 향후의 진전 상황을 충실하게 설명을 드리고, 또 의사를 확인하는 노력을 계속해나갈 예정입니다. 피해자 한 분, 한 분을 직접 뵙고 또 진정성 있는 자세로 성실히 또 설멍을 하고 또 이해를 구하는 노력을 지속해나갈 것입니다. <끝>

(자료 출처 - 외교부 e브리핑)

 

관련기사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윤석열 정부가 일본의 강제동원 책임 지워주려 노력한 흔적들, 발표문에 고스란히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3/03/07 09:21
  • 수정일
    2023/03/07 09:2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박진 외교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일제 강제동원 피해배상 해법 발표를 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2023.03.06 ⓒ뉴시스

윤석열 정부는 6일 ‘강제동원 해법’ 발표문 곳곳에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일본에 대한 관대한 태도를 드러냈다. 피해자를 배제하고 일본의 전쟁범죄 책임을 면제시켜주는 등 이번 해법의 본질적 문제점을 축소하고자 노력한 흔적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우선 발표문에서 ‘강제동원’이라는 표현 대신 피해자 범위를 축소하고 일본의 불법성을 희석시키는 ‘강제징용’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징용’의 사전적 의미는 전시나 사변과 같은 비상사태에 국가권력으로 국민을 강제로 일정 업무에 종사시키는 것으로, 국가권력에 의한 법적 테두리 안에서 이뤄지는 일이라는 함의를 담고 있다. 대신 ‘동원’이란 단어는 합법성 여부를 포괄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강제동원’이란 표현으로 불법성을 드러내 준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징용’이라는 표현은 일본 측이 지속적으로 고수해온 표현이기도 하다.

또한 이번 발표에 이르기까지 피해자 측과 소통한 경과에 대한 정부의 설명은 피해자 측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외교부는 “확정판결 피해자 기준 15명 중 13명의 피해자, 유족, 가족분들을 직접 접촉해 의견을 청취했다”며 “직접 소통한 결과 상당수 유가족들은 소송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과 현실적 어려움을 호소하시며 어떠한 방식으로든 조속한 해결을 희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피해자 측 이야기는 달랐다. 피해자들을 대리해온 임재성 변호사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의견은 나눠져 있다”면서도 “(정부 발표안에 따른 배상금 수령에 대해) 적지 않은 분들이 그런(반대) 입장을 취하신다 정도를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마치 피해자와 유가족 대부분이 ‘정부안으로 조속한 해결’을 희망한 것처럼 표현했지만, 피해자 측은 정부안에 대한 입장이 나눠져 있긴 하지만 상당수는 반대 입장이라는 설명이다.

‘대일 협의’와 관련해서도 외교부는 과장되거나 사실과 다른 평가를 내놓았다.

우리가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는 ‘성의 있는 호응 조치’와 관련한 일본의 반응이 줄곧 미온적이었다는 점, 특히 피고이자 전범기업의 배상금 조성 참여에 일본이 단호하게 반대해왔다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럼에도 외교부는 “일본 측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우리 측 한일관계 개선 및 현안 해결 의지에 호응하여 진지한 자세로 협의를 지속했다”고 평가했다.

외교부의 ‘대일 협의’ 평가와는 달리, 결과적으로 이번 발표문에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 조치’로 볼 수 있는 내용은 전혀 담기지 않았다.

그동안 일본이 담화 등을 통해 과거 침략 행위와 관련해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 외교부가 평가한 대목도 있는데, 여기서는 마치 일본이 그동안 과거사에 대한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온 것 같은 뉘앙스를 풍겼다.

외교부는 설명자료에서 ‘전후 50주년 무라야마 총리 담화’(1995년 8월 15일),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1998년 10월 8일), ‘전후 60주년 고이즈미 총리 담화’(2005년 8월 15일), ‘간 총리 담화’(2010년 8월 10일) 등에서 ‘일본이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 심정을 표명’하고, 간 총리 담화에서는 ‘식민지배의 강제성’을 인정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외교부는 일본이 위 담화들에서 침략 및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명확히 인정하지 않은 한계는 짚지 않았다.

또한 외교부는 2015년 12월 28일 박근혜 정부 때 있었던 문제의 ‘위안부 합의’에 대해 “일본 정부의 책임 인정”이라고 평가했는데, 당시 일본 측 발표에서 무슨 가해 행위에 대한 사과인지, 피해의 내용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는 점은 평가하지 않았다.

또한 당시 일본이 “‘위안부’ 문제는 당시 ‘군의 관여’ 하에 다수의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깊은 상처를 입힌 문제”라고 진단한 점도 문제가 됐었다. 국가 범죄의 주체인 군대와 일본 정부의 책임을 축소시키고자 ‘군의 관여’라고 모호하게 표현한 것이었는데, 외교부는 이에 대해 ‘일본 정부의 책임 인정’이라고 평가하면서 마치 일본이 국가 범죄를 인정한 것처럼 표현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외교 족쇄' '굴욕' 비판 봇물 속 '대승적 선택'이라는 신문은

  • 기자명 장슬기 기자 
  •  
  •  입력 2023.03.07 07:09
  •  
  •  댓글 1
  • 

    [아침신문 솎아보기] 강제동원 피해자에 한국 정부가 대신 변제, 경향 “대일 족쇄” 한겨레 “굴욕 외교”

    경향 “주69시간 공식화, 과로사회로 퇴행” 한겨레 “주 최대 80.5시간, 과로할 자유는 자유 아냐”

    정부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정안전부 산하 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의 돈으로 피해자와 유족에게 배상하는 ‘제3자 변제’ 방안을 발표했다. 역대 정부가 추진하던 ‘일본 피고 기업(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의 배상 참여’는 빠졌고 일본의 사과도 이전 내각들 입장을 재확인하는 ‘간접 사죄’ 형식으로 이뤄졌다. 피해자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고, 일부 언론에선 일본의 사과가 없었다는 점 등을 이유로 ‘굴욕 외교’로 평가했다.

    반면 중앙일보 등 또 다른 언론에선 “한일 관계 정상화 계기”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018년 한국 대법원에서 배상 책임이 인정된 일본 기업의 기금 참여 대신 한국의 전경련과 일본의 게이단렌(경제단체연합회) 등 양국 경제계가 공동 조성하는 미래청년기금(가칭)에 참여하는 등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 기금에 일본 피고 기업은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와 미국 정부는 한국 정부의 이러한 방침에 대해 환영하는 뜻을 내비쳤다.

    정부가 현행 주52시간인 연장노동시간 관리 단위를 ‘월·분기·반기·연’으로 확대하는 개편을 추진한다. 이대로라면 일주일에 최대 69시간(주6일), 80.5시간(주7일)까지 노동이 가능해진다. 경향신문은 1면에서 <과로사회로 퇴행하나…정부 ‘주69시간 노동’ 공식화>란 기사에서 이 소식을 비판적으로 다뤘다. 정부안 대로면 주 64~69시간 노동이 가능해지고 ‘근무일 간 11시간 휴식’ 또는 ‘휴식 없이 주 64시간 상한’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

    ▲ 7일자 주요 아침신문 1면 모음

     

    정부 강제동원 해법에 ‘대일 외교 족쇄’ ‘굴욕외교’

     

    박진 외교부 장관은 외교부 청사에서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2018년 3건의 대법원 확정판결 원고들에게 판결금 및 지연이자를 지급하고, 현재 계류 중인 관련 소송이 원고 승소로 확정될 경우 판결금 등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와 주례회동에서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오늘 강제징용 판결 문제의 해법을 발표한 건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로 나아가기 위한 결단”이라고 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정부 안 발표에 대해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역사 인식에 관해서는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승계해왔고 앞으로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도 성명에서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 간 협력에 획기적인 새 장을 장식할 것”이라며 “미국, 한국, 일본의 3국 관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 7일 경향신문 1면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윤석열 정권이 역사 정의를 배신하는 길을 선택했다”며 “가해자의 진정한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피해자들을 짓밟은 2차 가해이자 대법원 판결과도 배치되는 폭거”라고 비판했다.

    강제동원 피해자의 지원단체와 대리인단은 “한국 행정부가 일본 강제동원 가해 기업의 사법적 책임을 면책시켜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1면 톱기사 <‘책임’ 빠진 3자 변제…대일 외교 ‘족쇄’ 찼다>, 2면 톱기사 <“역사인식, 역대 내각 입장 계승”…일본은 꿈쩍도 안 했다> 등에서 대법원 판결 취지에 맞지 않게 일본 피고 기업의 책임을 면제해준 점을 지적했다.

    이 신문은 사설 <‘반쪽 해법’ 일제 강제동원 배상, 끝 아닌 새로운 문제의 시작>에서 “이날 발표는 피해자와 시민들의 지지를 받기 어려운 반쪽 해법”이라며 “우선 일본의 제대로 된 반성과 사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 기업들이 내야 할 위자료를 재단이 대신 지급하기로 했음에도 일본 기업의 기금 조성 참여를 명시하지 않은 것은 식민지배와 강제동원의 불법성을 전제로 한 대법원 판결 취지에 맞지 않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양금덕 할머니 등 생존한 피해자 3명 모두 이번 해법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며 “가해자가 사죄라고 하지 않는 것을 피해자에게 사죄가 맞으니까 받아들이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고 했다.

    ▲ 7일자 경향신문 1면

     

    한겨레도 1면 톱기사 <윤석열 정부 ‘최악의 굴욕 외교’>, 2면 톱기사 <양금덕 할머니 “굶어 죽어도 이런 식으로 안 받아” 격분> 등의 기사에서 같은 부분을 지적했다. 사설 <역사 후퇴시킨 최악의 강제동원 굴욕 ‘해법’>에선 “1997년부터 25년 넘게 싸워온 강제동원 피해자들과 한일 시민사회 노력을 짓밟는 것”이라며 “일본 정부의 책임 인정과 기금 참여는 있었지만 피해자 중심주의를 무시했다가 좌초한 2015년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보다도 훨씬 후퇴한 외교참사”라고 비판했다.

    한국일보도 1면 톱기사 <한국 정부 결단에도…일본 사과는 없었다>, 2면 톱기사 <양금덕 할머니 “그런 돈은 죽어도 안 받겠다” 정부 해법 규탄> 등에서 일본의 사과가 없는 부분을 비판했다. 다만 사설에서는 다소 온건한 톤으로 접근했다. 사설 <징용 해법, 납득할 후속 조치 있어야 실패 반복 않는다>에선 “정부는 일본의 조치를 이끌어내는 외교적 노력과 더불어 대국민 설득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번 사건을 보도하면서 일부에선 ‘강제동원’, 다른 매체에선 ‘강제징용’으로 표기하고 한 매체 안에서 두 용어를 혼용하기도 한다. 강제동원은 피해자 측이 주장하는 용어로 불법성을 강조하고 있다. ‘징용’은 비상사태때 국가가 국민을 강제로 특정 업무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뜻하는데 강제성은 있지만 불법성을 지운 표현이다. 군징집(징병) 등에서 발생한 피해자를 배제하는 효과도 있다. ‘강제징용’은 강제성을 두 번 넣은 동어반복이다. 외교부의 공식 용어는 ‘강제징용’이고 행안부 산하 피해지원재단에선 ‘강제동원’을 사용하고 있다. 일본에선 불법성과 강제성을 모두 희석하기 위해 ‘징용’이라고 표기한다.

     

    강제동원 해법에 호평도, 한일 관계 정상화 돌파구

     

    정부의 이번 발표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언론도 있다.

    중앙일보는 1면 톱기사 <한·일 돌파구…바이든 “동맹 획기적 새 장”>에서 “‘전범 기업이 1엔이라도 내야 한다’는 일부 피해자의 반발과 국내 정치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날 지난 4년간 한일 관계 경색의 원인이 된 강제징용 해법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사설 <‘고육책’ 징용 해법…한일 관계 정상화 계기로 살려 가길>에서 ‘반쪽해법’이란 비판을 언급하면서도 “우리 정부의 대승적인 선택에 무엇보다 일본 자민당과 정부가 양심적이며 성의 있는 응답을 할 것을 함께 촉구한다”고 했다.

    세계일보도 사설 <강제동원 ‘반쪽 해법’ 미흡하지만, 이제 미래·국익 봐야 할 때>에서 “정부는 우리의 현실적 한계를 솔직히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자세로 이해를 구할 필요가 있다”며 “과거사를 잊자는 얘기가 아니라 이제는 미래와 국익으로 눈을 돌려야 할 때”라고 평가했다.

    ▲ 7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야당을 비판했다. 사설 <민주당 식이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원조 친일, 굴종 외교 아닌가>에서 윤 정부가 피해자 15명에게 40억원을 일본 피고 기업 대신 변제하는 방안을 발표하고 일본 정부가 호응한 것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사죄를 한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25년 만에 되살아난 것”이라며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따른 결정을 ‘친일’ ‘굴욕’이라고 한다면 김 전 대통령이 친일이고 토착왜구라는 말이 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제2의 경술국치이자 대일 굴종외교”라고 평가하고 이재명 대표가 “‘삼전도 굴욕’에 버금가는 치욕”이라고 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조선일보는 “지금 북핵 위협과 중국 패권주의로 한미일, 한일 간 협력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민주당이 김대중 계승 정당이라면 아무런 대안 없이 비난하지 말고 ‘김대중-오부치 선언’부터 다시 보기 바란다”고 했다.

     

    노동시간 늘리기 나선 정부, ‘과로할 자유’ 비판

     

    정부는 현재 연장노동시간 관리 단위를 1주일에서 노사 합의로 ‘월·분기·반기·연’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주당 52시간은 기본 40시간에 최대 12시간 연장노동을 포함한다. 그런데 이를 월 단위로 하면 4주를 모두 한 단위로 통합해 1개월에 208시간 한도로 연장노동이 가능해진다.

    경향신문은 사설 <‘과로사회’ 조장할 주 69시간 근무제, 재검토해야>에서 “이 방안은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크다”며 “과로사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노동시간이 ‘발병 전 4주 연속 주 64시간’인데 이번 개편으로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분기로 늘릴 경우 과로사 수준까지 장시간 노동을 강제할 수 있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연장근로를 하면 나중에 긴 휴가로 보장한다는 것도 노동자의 교섭력이 약한 사업장에서는 그림의 떡”이라며 “노동자들이 연차휴가를 다 쓰는 기업이 40.9%(2021년 기준)에 그치는 게 현실이다. 연차휴다고 다 못쓰는 마당에 언제 저축휴가를 쓴다는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노동시장의 어떤 개편도 노동시간을 줄이는 큰 흐름에 역행해서는 안 된다”라며 “노동자들의 노동 조건을 악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노동계와 대화없이 일방통행식으로 발표한 것도 유감”이라고 했다.

    ▲ 7일자 한겨레 1면 기사

     

    한겨레는 정부가 주6일을 일한다는 전제로 주69시간으로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주7일 일할 수 있도록 해놓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주 80.5시간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신문은 사설 <주 최대 80.5시간, ‘과로할 자유’는 자유가 아니다>에서 “개편안대로 연장근로 허용시간을 40.5시간으로 늘리면 ‘주80.5시간제’가 되는 셈”이라며 “정부는 굳이 주 7일이 아닌 6일로 셈을 해 ‘주69시간’이라고 한다”며 “주 7일 일하는 걸 막을 수 있는 제도가 없는데도 말이다”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은 단호하게 ‘개정 반대’를 당론으로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지금도 우리의 노동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다섯 번째로 길다”고 했다.

    반면 동아일보는 사설 <주 52시간제 유연화…노동자 ‘일할 선택권’ 늘리는 길>에서 “경직적으로 운영되던 주 52시간 근무제의 유연성을 높여 기업의 인력 운용을 쉽게 하고, 노동자에겐 근로시간 선택의 자유를 확대하는 방안”이라며 “‘공장 시대’에 만들어진 획일화된 근로시간은 한국의 경쟁력을 깎아 먹는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윤 대통령이 일본에 면죄부" 11시 30분, 외교부 앞 터져 나온 함성

[현장] 시민사회 반발 "피해자 거부한 내용, 외교부 해법으로 제시... 굴종외교"23.03.06 12:36l최종 업데이트 23.03.06 16:21l

‘윤석열 정부 강제동원 굴욕해법 발표 강행 규탄 긴급 항의행동’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앞에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주최로 열렸다. 참가자들이 박진 외교부장관 발표에 맞춰 부부젤라를 불며 항의하고 있다.
▲  ‘윤석열 정부 강제동원 굴욕해법 발표 강행 규탄 긴급 항의행동’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앞에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주최로 열렸다. 참가자들이 박진 외교부장관 발표에 맞춰 부부젤라를 불며 항의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우리나라 정부가 6일 일본 정부의 사죄 없이 강제동원 피해 배상 판결금 지급을 일본 전범기업이 아닌 포스코 등 우리나라 기업이 주도하도록 하는 '제3자 변제'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일제 강점기 피해자 지원 단체 등 시민사회의 분노가 쏟아졌다(관련 기사 : 일본 사과·배상 빠진 한국 주도 '제3변제' 공식화... 피해자들 반발 https://omn.kr/22yqd)

"보수 지지자들도 굴욕적이라고 한다.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무릎 꿇는 모습, 상상할 수 없다."

임지영 정의기억연대 국내연대 팀장은 6일 오전 11시께 서울 외교부 청사 앞에서 진행한 '반인권∙반헌법∙반역사적 강제동원 굴욕해법 강행 규탄 기자회견'에서 2015년 박근혜 정부 당시 강행한 한일 '위안부' 관련 합의와 이날 외교부의 발표안을 함께 언급했다. 

임 팀장은 "윤석열 정부는 2015년 합의정신을 언급하며 일본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굴종외교를 하고 있다"면서 "2018년 (우리나라) 대법원 확정 판결에 따른 책임을 이행해야할 정부가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주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윤석열은 친일 굴욕외교 중단하라", "왜 대통령이 일본에 면죄부를 줍니까" 등의 손팻말을 들고 섰다.
 

‘윤석열 정부 강제동원 굴욕해법 발표 강행 규탄 긴급 항의행동’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앞에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주최로 열렸다.
▲  ‘윤석열 정부 강제동원 굴욕해법 발표 강행 규탄 긴급 항의행동’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앞에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김대중-오부치 계승? 일본 정부 요구 들어주려 대통령 됐나"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를 요구하고 있는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는 오는 7일 상경, 국회 앞 계단에서 열리는 비상시국 선언에 참여할 예정이다. 신미연 서울겨레하나 운영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피해자가 사죄 없이는 안 된다고 박찼던 그 안을 어떻게 우리나라 외교부가 해법이라고 들고 오나"라면서 "일본 전범 기업 대신 우리나라 기업들을 친일 기업으로 전락하도록 만드는 게 윤석열 정부다"라고 비판했다.

박진 외교부장관이 정부안의 명분으로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언급한 사실에도 반론을 내놨다. 신 위원장은 "(공동선언) 그 이후는 어땠나. 일본 아베 정부는 고노담화부터 검증하겠다며 번번이 (공동선언 정신을) 부정했고, 지금 이 지경이다"라면서 "이쯤되면 윤 대통령은 일본 정부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대통령이 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강제동원 굴욕해법 발표 강행 규탄 긴급 항의행동’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앞에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주최로 열렸다.
▲  ‘윤석열 정부 강제동원 굴욕해법 발표 강행 규탄 긴급 항의행동’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앞에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정부안이 '국익'을 위한 해법이라는 주장에 대한 반박도 이어졌다. 김재하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는 "104년 전 이완용과 을사오적이 한 경술국치와 다를 바 없는 친일 매국 선언이다"라면서 "일본 제국주의가 우리나라 경제 발전을 위해 자신들의 이익을 내어놓을 것 같나. 역사적으로도, 앞으로도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외교부 청사 앞에선 이를 규탄하는 시민단체들이 정부안 발표 시각인 오전 11시 30분이 되자마자 부부젤라를 불고 함성을 지르며 항의를 표시하기도 했다. 시민사회 단체로 구성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같은 날 오후 7시 30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촛불 집회를 열고 이날 정부안에 대한 규탄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오는 11일 토요일 오후 4시에는 범국민 대회를 통해 정부안 무효화를 위한 행진을 진행할 계획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일본 빠진 강제동원 ‘변제안’, 경향 “발표 접고 방향 다시 잡아라”

  • 김예리 기자 
  •  
  •  입력 2023.03.06 07:45
  •  
  •  댓글 0



 

6일 발표 예정, ‘피해 배상금액, 한국기업이 행안부 통해 지급’

국제법 위반 비판, 피해자 “위안부 합의보다 못한 참사”

경향 “정부, 발표 접고 방향 다시 잡아야”

정부가 오늘(6일) 일제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을 공식 발표한다. 대법원이 2018년 일본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의 강제징용 배상 의무를 확정했지만, 이들에 배상 책임을 묻지 않고 한국기업들이 낸 기부금으로 대신 배상하는 이른바 ‘제3자 변제’ 방식이 주요 내용이다.

아침신문들은 박진 외교부 장관이 정부를 대표해 이날 ‘제3자 방안’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1면에 보도했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5일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하는 길에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일 강제동원 배상 협상’ 해법과 관련해 “한일 외교 당국 간 협의가 마무리 단계”라고 했다.

제3변제 방안은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포스코 등 1953년 한일 청구권 협정 수혜를 받은 한국기업으로부터 출연금을 받아 배상 확정 판결을 받은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6일 경향신문 1면

▲6일 아침신문

일본 정부는 박 장관의 발표 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계승한다는 선언적 담화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일보는 이를 두고 “피해자들이 강제동원이란 개별 사안에 관해 구체적 사과를 요구하는 것과 달리 포괄적·원론적 입장 표명”이라고 했다. 한겨레도 “(‘담화 계승’은) 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것이 아니다”라며 “일본 역대 정권마다 ‘담화 계승’ 뜻을 밝혀왔기에, 이번 문제를 위한 추가적 조처로 보기도 힘들다”고 했다.

강제동원 배상을 위한 기금과 별도로 한·일은 우리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일본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를 통해 ‘미래청년기금’(가칭)을 공동 조성해 운영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기금은 유학생을 위한 장학금 등에 쓰인다.

경향신문은 이를 두고 “일본의 ‘호응 조치’는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이뤄지는 셈이어서 일제 강제징용의 불법성을 적시하고 배상하도록 한 한국 대법원 판결 취지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게 됐다”고 했다.

▲6일 경향신문

일본 기업의 배상 참여와 사과가 모두 빠지는 데 반발한 피해자 지원 단체들은 서울과 광주에서 동시 기자회견 개최를 예고했다. 국민일보는 이날 1면에서 “피해자 측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일본의 직접 사죄를 요구하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신문들은 1면 기사에서 정부의 ‘해법’을 비판 보도했다. 한겨레는 “‘과거 직시’는 소홀히 한 채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와 한·미·일 협력 강화’를 외치며 직진해온 윤석열 정부 일방외교의 결정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일본 피고 기업들의 배상 참여는 물론 이 사안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직접적 사과도 빠져 있어, 피해자 단체는 물론 국내 여론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고 했다.

▲6일 세계일보 1면

▲6일 한겨레

세계일보는 1면에서 “한·일관계 개선을 의식한 정부가 향후 외교 일정에 맞춰 무리하게 협상을 마무리지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판결 후 일본의 수출규제 등으로 3년 넘게 악화일로를 걸은 한·일관계가 정상화하려면 일본의 호응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라고 했다.

경향신문과 세계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등은 1면 기사 제목과 본문에서 일본기업의 배상 책임이 빠진 점을 비판적으로 비췄다. 동아일보, 서울신문,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배상 책임과 무관하게 진행되는 ‘미래청년기금’을 제목에 올렸다. 이 중 동아일보는 1면에 법적 배상 책임을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 매일경제 보도 제목 <국익·미래 초점…한일 경제안보 새판>은 이번 ‘해법’을 미래지향적인 안으로 긍정 평가했다.

▲6일 경향신문

▲6일 경향신문

신문들은 3면 등 이어지는 기사에서 피해자와 지원단체, 민주당 등의 강한 반발 입장을 전하고 정부의 발표 과정과 내용을 평가했다.

한국일보는 “(한국 외교부) 실무자급에서는 피고기업의 배상과 사죄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전달했다. 하지만 일본 측은 강제동원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재단에 일본 기업이 기부할 수 없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정상외교 일정에 강제동원 합의를 짜맞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며 “미국이 원하는 한일협력 복원을 위해 발표를 서둘렀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3월 일본, 4월 미국을 방문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고 했다.

▲6일 한국일보

한겨레는 3면 해설 기사에서 이번 ‘해법’을 “한국 대법원 판결을 “국제법 위반”이라며 완강히 거부해온 일본 정부의 ‘완승’”이라고 평가했다.

한겨레 윤석열 정부의 해법이 “정권 차원을 넘어서는 근본적 문제를 안고 있다”고 했다. △국제 인권법의 대원칙인 ‘피해자 중심주의’와 정면으로 충돌하며 △“불법적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으로 인한 피해의 구제”를 시도한 이같은 대법원 판결을 무력화하고 △일본의 식민지배가 “합법”이라는 일본과 “불법”이라는 대한민국의 이견에서 일본 정부 손을 들어준 외교·행정 행위로 해석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6일 한겨레

윤석열 정부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정부의 합의로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가 해소될 가능성도 거의 없다. 한겨레는 “대법원 판결을 받은 피해자(4건 15명)는 대한민국 정부가 공식 인정한 강제동원 피해자(21만8639명)의 0.0069%에 불과하다”며 “이미 법원에 계류 중인 소송만 66건에 1124명이다. 대법원이 2018년 판결을 번복하지 않는 한 대부분 승소 가능성이 높은 소송들”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3면에서 2018년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의 배상책임을 확정한 대법원 판결과 이후 문재인 정부의 외교 방침을 두고 한일관계의 걸림돌로 표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문제를 회피하고 ‘죽창가’ 선동만” 했다며 대법원은 “항소심 판결을 뒤집고 청구권이 살아있다는 해석을 내리면서 강제징용은 한일관계의 폭탄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6일 조선일보

조선일보는 “정부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면 일본도 한미일 협력을 강조하는 미국과 관계를 고려해 ‘성의 있는 호응’에 나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세계일보는 협상 이후 일본이 어떤 구체적 조치를 취할지도 불투명하다고 짚었다. 세계일보는 “일본 교도통신은 전날 ‘한국정부가 제3자 변제안을 공식발표하면 일본 정부는 뜻이 있는 일본기업의 기부를 용인할 것’이라는 취지로 보도했다”며 “현재로선 어떤 일본 기업이 기금조성에 참여할지, 일본 정부가 ‘용인’ 이상의 어떤 구체적 독려책을 제시할지 확실치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6일 세계일보

피해자 쪽은 “2015년 ‘위안부 합의’보다 못한 외교 참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강제동원 소송 법률대리인인 임재성 변호사는 이날 소셜미디어에서 “한국 기업 돈으로 강제동원 피해자들 채권이 소멸되는 꼴”이라며 “강제동원 문제에는 1엔도 낼 수 없다는 일본의 완승”이라고 평했다.

미쓰비시중공업 강제동원 피해자를 지원하는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의 이국언 이사장은 일본 쪽의 ‘성의있는 호응’으로 제시될 것으로 보이는 한·일 ‘미래청년기금’(가칭)이 과거 피해자와 피고 기업 간 협상 과정에서 이미 나왔고 피해자들이 한 차례 거절한 방안이라고 한겨레에 밝혔다.

▲6일 한겨레

경향신문은 “정부의 이번 발표로 한·일간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 판결 문제로 인한 국가 간 외교적 갈등은 일단락될 전망”이라고 했다. 신문들은 양국이 일본 수출규제 조치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복원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그러면서도 “제3자 변제로 확정판결을 받은 피해자들의 법적 권리가 충족되는 것인지, 정부의 대리 변제를 거부하는 피해자들의 채권을 합법적으로 소멸시킬 수 있는지 등의 법적 문제도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며 “해결하지 못하면 강제징용 문제는 ‘해결했으나 해결되지 않은’ 현안으로 남아 다시 한·일관계에 계속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5일 성명을 통해 “윤석열 정부가 일본 기업 참여 없는 ‘제3자 변제안’과 일본 정부의 간접 사과를 강제징용 해법으로 공식 발표한다면 이는 대한민국 외교사에 최악의 굴욕 외교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조선 ‘간접배상이나 마찬가지’…“유학지원이 무슨 관련? 논점 이탈”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정부가 이번 안을 발표하지 않고 새로운 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과의 관계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것은 과거사에 대한 반성이 전제돼야 한다. 그리고 피해자들의 동의가 필수적”이라며 “정부는 발표하지 말고 방향부터 새로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6일 경향신문 사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양국의 ‘미래청년기금’을 두고 “일종의 ‘간접 배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의 대법원 판결이 외교 정책에 영향을 미칠 판결을 삼간다는 ‘사법 자제’ 글로벌 스탠더드에서 벗어났”다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이 안이)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의 새로운 발판이 될지는 이제 일본의 후속 조치에 달렸다”고 했다.

▲6일 조선일보 사설

▲6일 한겨레

반면 한겨레는 사설에서 “전경련-경단련(게이단렌)의 ‘미래청년기금’ 조성 방안은 논점 이탈”이라며 “강제동원 피해와 한·일 기업 장학금 받아 일본 유학 가는 것이 무슨 관련이 있나”라고 비판했다. “이번 ‘해법’은 행정부가 대법원 판결을 전면 부인하는 셈이다. 또 ‘식민지배는 불법’이라는 우리 헌법 질서를 정부 스스로 훼손하는 것”이라며 “역사는 일개 정부의 독점물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예리 기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전면전 예고하는 가슴 떨리는 현상들

[개벽예감 530] 전면전 예고하는 가슴 떨리는 현상들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3/03/06 [08:03]
  •  
  •  
  •  
  •  
  •  
  •  
 

<차례>

1. 2단계 전쟁전략 폐기하고 북진공격만 연습한다

2. 평양을 점령하고 조선의 수뇌부를 제거하는 참수작전 연습

3. 조선인민군의 무장을 해제하는 안정화작전 연습

4. ‘남조선해방전쟁’ 불시핵타격 연습하는 조선인민군

 

 

1. 2단계 전쟁전략 폐기하고 북진공격만 연습한다

 

전면전을 예고하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정세를 오판한 미국이 ‘뇌관’을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대폭발이 일어날 매우 위태로운 형세다. 최근에 나타난 가슴 떨리는 현상들을 살펴보자. 

 

2023년 3월 2일 주한미국군사령부 웹싸이트에 공보가 실렸다. 공보에 의하면, 한미련합사령부는 ‘자유의 방패 23(Freedom Shield 23)’이라고 부르는 군사훈련을 2023년 3월 13일에 시작한다는 것이다. 또한 공보에 의하면, 2023년 3월 13일부터 23일까지 11일 동안 진행될 ‘자유의 방패 23’에서 20여 개에 이르는 각종 대규모 군사훈련이 진행되는데, 그 중에서 중심적인 것은 ‘전사의 방패(Warrior Shield)’라고 부르는 야전훈련(field training exercises)이라고 한다. 미국군은 ‘방패’라는 말을 꽤 즐겨 쓴다. 자기들의 침략전쟁을 방어전쟁으로 위장해보려고 그런 유치한 말장난을 하는 것이다.

 

공보에 의하면, ‘전사의 방패’ 야전훈련을 실시하는 목적은 “공중작전, 지상작전, 해상작전, 우주작전, 싸이버작전, 특수작전에서 전술, 기술, 절차를 숙달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런 사정을 보면, ‘전사의 방패’ 야전훈련에서 공중전, 지상전, 해상전, 우주전, 싸이버전, 특수전을 포괄하는 전면전 연습이 진행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미련합군이 전면전을 상정한 북침 전쟁연습을 2023년 3월 13일부터 11일 동안 벌일 것이라는 충격적인 소식은 정세를 긴장시켰다. 미국 군대가 제 나라 땅에서 진행하는 전쟁연습에 대해 누구도 시비할 수 없지만, 우리 조상들이 우리에게 물려준 이 땅에서 그리고 우리들이 우리 후손에게 물려줄 이 땅에서 전면전 연습을 감행하는 것은 절대로 허용될 수 없다. 

 

전면전을 상정한 북침 전쟁연습이 3월 13일부터 11일 동안 어떻게 진행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미련합군이 ‘자유의 방패 23’이라는 간판 뒤에서 북침 전쟁연습을 어떻게 감행하는지 알아야 한다. 정세동향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은 파국에 빠지는 길이다. 

 

2023년 3월 4일 <동아일보> 보도에 의하면, 한미련합군은 ‘자유의 방패 23’에서 방어연습과 격퇴연습을 생략하고, 곧바로 공격연습에 들어간다고 한다. 한미련합군은 이전에 북침 전쟁연습을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누어 실시했었는데, 전반부에서는 조선인민군의 공격에 맞서다가 격퇴하는 방어연습을 했고 후반부에서는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으로 진격하는 반격연습을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2단계 전쟁전략이 폐기되었다. 처음부터 북진공격만 연습하는 것이다. 이것은 미국 인디아양-태평양사령부 작전국이 기존 북침 전쟁전략을 선제공격에 기초한 새로운 북침 전쟁전략으로 대폭 수정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자유의 방패 23’은 한미련합군이 수정된 북침 전쟁전략을 처음 연습하는 기회다.

 

한미련합군의 북침 전쟁전략이 선제공격에 기초한 북침 전쟁전략으로 수정된 것은 한미련합군이 자기의 대규모 군사행동에 ‘자유의 방패’라는 간판을 달아놓았다고 해도 그것이 전쟁연습으로 위장한 북침 전쟁이 아니라고 단정할 만한 보증은 없다. 이런 현실은 한미련합군이 ‘자유의 방패’라는 북침 전쟁연습을 시작한다고 발표해놓고, 선제공격으로 전쟁을 도발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 조성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선은 이처럼 급박하고 위험한 상황을 북침전쟁이 임박한 상황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김정은 총비서는 조선인민군 전군에 최후 결전을 명령할 것이다. 2023년 3월 11일에 시작될 ‘자유의 방패’ 북침 전쟁연습을 위험천만한 도발 행동으로 보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2023년 3월 2일 주한미국군사령부 공보에 의하면, ‘전사의 방패’ 야전훈련은 한반도 주변에서 진행된다고 한다. 한반도에서(in the Korean Peninsula) 진행된다고 하지 않고 왜 한반도 주변(around the Korean Peninsula)에서 진행된다는 색다른 표현을 썼을까? 한미련합군이 ‘전사의 방패’ 야전훈련을 한반도 주변에서 진행하는 까닭은, 북침 전쟁연습을 한·미·일 3자 범위로 확장하기 위해 일본자위대를 북침 전쟁연습에 끌어들이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한국 언론보도에 의하면, 일본해상자위대가 참가한 한·미·일 3자 미사일 방어훈련이 '전사의 방패‘ 야전훈련 중에 진행된다는 것이다. 

 

한·미·일 3자는 ‘전사의 방패’ 야전훈련을 앞두고 미사일 방어 예행연습을 실시했다. 2023년 2월 22일 한국군 합참본부 발표에 의하면, 당일 오전 9시부터 5시간 동안 독도에서 동쪽으로 약 185km 떨어진 해상 작전구역에서 미국 이지스 구축함, 한국 이지스 구축함, 일본 이지스 구축함이 참가한 3자 미사일 방어훈련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이것은 ‘전사의 방패’ 야전훈련을 앞두고 진행된 미사일 방어 예행연습이었다.

 

미국이 ‘전사의 방패’ 야전훈련 중에 한·미·일 3자 미사일 방어훈련을 실시하려는 목적은 동해 해상 작전구역에 출동한 미국 항모타격단을 조선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방어하려는 데 있다. 전시에 동해 해상 작전구역에 출동한 미국 항공모함과 구축함들은 조선인민군의 집중적인 미사일 공격을 받게 될 것이므로, 미국은 3자 미사일방어체계를 가동하여 미국 항모타격단을 방어하려는 것이다. 

 

‘자유의 방패’ 북침 전쟁연습을 위험천만한 도발 행동으로 보는 까닭은, 미국이 전면전을 상정한 사상 최대 규모의 북침 전쟁연습에 일본자위대까지 끌어들여 조선을 극도로 자극하기 때문이다. 

 

2. 평양을 점령하고 조선의 수뇌부를 제거하는 참수작전 연습

 

‘전사의 방패’ 야전훈련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핵추진 항공모함을 주축으로 편성된 미국 항모타격단의 북침 공격연습이다. 동해 해상 작전구역에 출동한 미국 항모타격단은 선제 공중타격으로 조선인민군의 반항공체계와 공군력을 무력화시키는 북침 공격연습을 실시할 것이다. 미국 항모타격단이 조선인민군의 반항공체계와 공군력을 무력화해야 한미련합군 전투부대들이 북으로 진격하여 조선을 점령할 수 있을 것으로 상상하는데, 한·미·일 3자 미사일방어체계의 엄호가 없으면 미국 항모타격단의 북침 공격연습은 무의미해진다.

   

돌이켜보면, 1950년 6월 25일 전쟁이 일어났을 때 미국 항공모함에서 이함한 전투기들이 북측 영공을 침범해 무차별 폭격으로 민간인들을 폭살하고, 도시와 마을을 파괴하는 전쟁범죄를 저질렀다. 1953년 7월 27일 정전 이후 오늘까지 70년 동안 미국은 조선에 침공위협을 가할 때마다 미국 항공모함을 동해에 출동시켰다. 이런 만행과 폭거는 조선에서 미국 항공모함이라는 말만 들어도 분노에 치를 떨게 만들었다.

 

‘자유의 방패’ 북침 전쟁연습을 위험한 도발 행동으로 보는 까닭은 미국 항모타격단이 동해에 출동했다는 소식을 들은 조선이 분노에 치를 떨면서 그에 상응한 보복 행동을 반드시 단행할 것이기 때문이다.  

 

인디아양-태평양사령부 작전국이 수립한 북침 전쟁계획에 의하면, 전시에 미국 항모타격단이 조선인민군의 반항공망과 공군력을 무력화한 직후 미국 해병대와 한국 해병대로 혼합편성된 대규모 연합상륙부대가 원산 침공 상륙전에 나서게 된다. 그에 따라 ‘전사의 방패’ 야전훈련에서는 사단급 규모로 대폭 증강된 ‘쌍룡’이라는 명칭의 원산 침공 상륙전 연습이 예정되었다. 원산은 예로부터 붉은 해당화와 울창한 솔숲이 어우러진 송도원의 눈부신 모래벌로 유명한 항구도시지만, 한미련합군 해병대의 핏발 선 시야에 원산은 동해안에 상륙해 평양으로 향하는 가장 짧은 진격로의 출발지로만 보인다. 한미련합군이 원산 침공 상륙전 연습을 감행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한미련합군 해병대는 원산 침공 상륙전 연습을 앞두고 예행연습도 벌였다. 2023년 2월 28일 미국 육군 공보에 의하면, 2023년 2월 28일부터 3월 10일까지 타이 남부 해안에서 미국군 해병대가 주도하는 ‘코브라 골드(Cobra Gold)’라는 명칭의 다국적 상륙훈련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번 다국적 상륙훈련에 해병대 병력은 물론 상륙함 5척, 상륙돌격장갑차, 수직리착륙기 오스프리, F-35 스텔스 전투기, F-16 전투기를 참가시켰고, 한국은 해병대 병력 220명, 상륙돌격장갑차, K55 자주포, K808 장갑차를 참가시켰다. 이것은 한미련합군 상륙부대가 ‘전사의 방패’ 야전훈련 중에 원산 침공 상륙전을 연습하기 전에 실시한 예행연습이었다.  

 

‘자유의 방패’ 북침 전쟁연습을 위험한 도발 행동으로 보는 까닭은 한미련합군이 원산 침공 상륙전 연습을 감행함으로써 조선을 극도로 자극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인디아양-태평양사령부 작전국이 수립한 북침 전쟁계획에 의하면, 전시에 미국 항모타격단이 조선인민군의 반항공망과 공군력을 무력화하면, 한미련합군 특수작전부대가 전략폭격기의 엄호를 받으며 공중 침투로를 타고 평양을 침공, 점령하는 이른바 참수작전에 나서게 된다. 참수작전은 한미련합군 특수작전부대가 야간 공중 침투전으로 평양을 점령하고, 조선의 수뇌부를 제거하는 종심 공격작전을 의미한다. 종심 공격작전에는 조선의 핵무기고를 점령하고 핵탄두를 탈취하여 미국으로 수송하는 비핵화 작전도 포함된다. 이런 사정을 보면, 한미련합군에 있어서 참수작전과 비핵화 작전은 전쟁 승패를 좌우할 결정적인 전투 행동이므로 그들은 오늘도 참수작전 연습과 비핵화 작전 연습에 광분하고 있다.

 

주한미국군사령부가 ‘자유의 방패’ 북침 전쟁연습 일정을 예고하였던 2023년 3월 3일, B-1B 전략폭격기와 MQ-9 리퍼 무인공격기가 돌연히 남측 상공에 나타났다. 전략폭격기와 무인공격기는 한미련합군 특수작전부대가 참수작전을 감행할 때 그들의 야간 공중 침투전을 엄호해줄 무기 체계들이다. 

 

한미련합군은 ‘자유의 방패 23’에서 참수작전을 연습하기 전에 참수작전 예행연습을 벌였다. 2023년 2월 28일 주한미국군 특수전사령부 발표에 의하면, 한미련합군 특수작전부대는 2023년 2월 초부터 ‘티크 나이프(Teak Knife)’라는 명칭의 참수작전 예행연습을 계속해왔다고 한다. 참수작전 예행연습에는 주한미국군 특수전사령부와 특수전술부대가 참가했고, 한국 공군 공중기동정찰부대, 해군 특수전부대, 육군 특수전부대가 참가했다. 주한미국군 특수전사령부가 참가한 것은, 참수작전 예행연습이 미국군 특수전사령부의 지휘통제 밑에 진행되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오산 공군기지와 군산 공군기지에 있는 주한미공군 전투기들이 참수작전 예행연습에 참가했을 뿐 아니라,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헐버트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공중화력지원기 AC-130J 1대도 태평양을 건너가 참수작전 예행연습에 참가했다. 한 달 동안 계속된 ‘티그 나이프’ 참수작전 연습은 ‘전사의 방패’ 북침 전쟁연습 중에 한미련합군 특수작전부대가 실시할 참수작전 연습을 앞두고 진행된 예행연습이었다. 

 

참수작전 예행연습에는 미국군 특수전술부대가 참가했지만 ‘전사의 방패’ 야전훈련이 시작되면 일본 오끼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에 주둔하는, 800명 병력으로 편제된 미국 공군 제353특수작전단이 주력부대로 참가하게 된다.

 

2023년 2월 27일 김승겸 합참의장은 참수작전 예행연습이 진행되고 있는 경기도 평택 미국군기지와 오산 공군기지에 가서 한미련합군 특수작전부대 전투원들에게 “적 핵심 시설을 오차 없이 타격하라”라고 지시했다. 북침 전쟁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도발행동이다.

 

▲ 지난 2월 27일 김승겸 합참의장은 참수작전 예행연습이 진행되고 있는 경기도 평택 미국군기지와 오산 공군기지를 방문했다. [사진출처-합동참모본부]  

 

‘자유의 방패’ 북침 전쟁연습을 매우 위험한 도발 행동으로 보는 까닭은 한미련합군이 평양을 점령하고, 조선의 수뇌부를 제거하는 대규모 참수작전 연습을 감행하여 조선이 더 이상 참지 못할 만큼 극도로 자극할 것이기 때문이다. 

 

3. 조선인민군의 무장을 해제하는 안정화작전 연습

 

2023년 3월 4일 <동아일보> 보도에 의하면, ‘전사의 방패’ 야전훈련은 이른바 ‘안정화작전’으로 결속된다고 한다. 한미련합군 북침전쟁계획에 의하면, ‘안정화작전’은 한미련합군 특수작전부대가 야간 공중 침투전으로 평양을 점령하고 조선의 수뇌부를 제거하는 참수작전을 완료한 뒤에 한국군 11개 보병사단이 북측 각지로 진격하여 조선인민군의 무장을 해제하고, 점령지에서의 저항을 진압하고, 점령통치기구를 세우고, 북측 주민들에게 구호물자를 배급하는 결속작전이다. 북침 전쟁계획에 의하면, 평양은 2개 사단이 점령하게 되는데, 대동강을 중심으로 서평양과 동평양에 각각 1개 사단씩 배치되고, 북의 9개 도마다 각각 1개 사단씩 배치된다고 한다. 

 

2023년 3월 3일 김승겸 합참의장은 육군 제3군단을 방문해 결전 태세를 점검하면서 “적이 도발하면 현장에서 과감하게 응징하라”라고 지시했다. 작전통제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합참의장이 그런 지시를 내리면, 조선을 극도로 자극하는 무모한 도발 망언에 첨언하는 부정적인 결과 밖에 나올 게 없다.

    

‘자유의 방패’ 북침 전쟁연습을 매우 위험한 도발 행동으로 보는 까닭은 한미련합군이 조선인민군의 무장을 해제하고, 점령지에서의 저항을 진압하고, 점령통치기구를 세우고, 북측 주민들에게 구호물자를 배급하는 결속작전 연습을 감행하여 조선이 더 이상 참지 못할 만큼 극도로 자극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미련합군이 ‘자유의 방패’ 북침 전쟁연습을 감행하면 조선은 더 이상 참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지 않아도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2023년 2월 19일 담화에서 김정은 총비서의 “위임에 따라 끝으로 경고한다”라고 하면서 “적의 행동 건건사사(사사건건)를 주시할 것이며 우리에 대한 적대적인 것에 매사 상응하고 매우 강력한 압도적 대응을 실시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이튿날에도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담화를 또다시 발표하고, “정세를 격화시키는 특등 광신자들에게 그 대가를 치르게 할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다시 한번 확언한다”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김여정 부부장이 경고 담화를 이틀 사이에 두 차례나 연속 발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런 정황은 조선인민군이 한미련합군의 북침 전쟁연습에 대응해 ‘남조선해방전쟁’을 사상 최대 규모로 연습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미리 알려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면 지금 조선인민군이 ‘남조선해방전쟁연습’을 앞두고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아보자. 이 글이 발표되는 2023년 3월 6일 현재, 조선인민군은 1기 전투정치훈련을 한창 진행하는 중이다. 올해 1기 전투정치훈련은 조선인민군 편제가 전면적으로 개편되고, 편제 개편에 따라 무장 장비들이 새로 배치된 후 처음으로 실시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남조선해방전쟁연습’은 1기 전투정치훈련 중에 실전과 유사한 작전환경에서 실탄을 발사하면서 불시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3월 2일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새로 전력화, 편제화된 전략 순항미사일, 전술핵미사일, 600mm 핵방사포를 운용하는 조선인민군 핵전투 부대들과 인접한 전투 부대들이 협동작전을 연습하게 된다고 한다. 이런 정황은 조선인민군이 핵전투 작전을 중심으로 전면전 연습을 진행할 것이라는 점을 예고해준다.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하는 ‘자유의 방패’ 북침 전쟁연습을 곧 감행하게 되었으므로, 그에 상응하여 조선도 핵전투 작전을 중심으로 ‘남조선해방전쟁’을 연습하는 것이다. 2023년 2월 19일 경고 담화에서 “우리에 대한 적대적인 것에 매사 상응하고 매우 강력한 압도적 대응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한 김여정 부부장의 발언 그대로다. 

 

4. ‘남조선해방전쟁’ 불시핵타격 연습하는 조선인민군

 

2023년 3월 2일 <데일리 NK> 보도기사에 조선인민군의 전면전 연습상황이 좀 더 구체적으로 수록되었는데, 그 내용을 정리, 해설하면 다음과 같다. 

 

1)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1기 전투정치훈련 중 불시에 협동작전훈련을 실시할 데 대한 긴급명령을 하달한다. 

 

해설 - 위의 인용문에서 중요한 것은, 조선인민군이 불시타격 실전훈련을 실시한다는 사실이다. ‘불시’라는 말은 조선인민군이 어느 평범한 날 갑자기 선제타격으로 ‘남조선해방전쟁’을 개시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예고하는 것이다. 한미련합군의 대북 선제타격은 조선인민군의 공격징후를 포착했을 때 시작되지만, 조선인민군의 대남 불시타격은 한미련합군의 공격징후가 나타나지 않았어도 김정은 총비서의 결심만 서면 불시에 시작되는 것이다. 한미련합군은 징후를 포착한 뒤에 선제타격을 하는 것이고, 조선인민군은 징후포착과 무관하게 불시타격을 하는 것이다. 불시타격을 선택한 쪽이 전쟁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알 수 있다.  

 

2) 조선인민군 협동작전훈련은 서부지구, 중부지구, 동부지구를 포함하는 전 전선에 걸쳐 실시된다. 

 

해설 - 이것은 조선인민군이 국지전 연습이 아니라 전면전 연습을 실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미련합군이 전면전 연습을 실시할 것이므로, 그에 대응하여 조선인민군도 당연히 전면전 연습을 실시하는 것이다. 2023년 3월 2일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1기 전투정치훈련을 판정하기 위한 강평요강을 지난 2월 27일에 각급 부대 참모부에 하달했는데, 강평요강의 핵심은 “전면전을 가상한 작전 및 전투정치훈련 명령지휘체계에 대한 판정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한다. 

 

3) 조선인민군 협동작전훈련은 지상, 공중, 해상, 수중에서 실탄을 발사하여 미리 정해진 많은 가상 목표물들을 타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해설 - 위의 인용문에서 중요한 것은, 조선인민군 실탄사격훈련이 지상, 공중, 해상에서는 물론이고 수중에서도 진행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전면전 연습에 참가한 조선인민군 잠수함들이 동해 바다 속에서 모의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탄도미사일과 모의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순항미사일을 연속적으로 수중 발사하는 선제핵타격 연습이 진행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2023년 3월 2일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이번 협동작전훈련에서 공격 시간을 측정하고 정확히 소멸하는지를 평가하게 된다고 한다. 공격 시간을 측정한다는 말은 선제타격 연습이 매우 짧은 시간에 신속하게 진행된다는 뜻이고, 정확히 소멸하는지를 평가한다는 말은 선제타격 연습에서 타격정밀도를 요구한다는 뜻이다. 이런 정황을 보면, 전시에 조선인민군은 인명 살상과 민간시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속타격전과 정밀타격전을 유기적으로 배합할 것이라는 점을 예상할 수 있다.  

  

4) 조선인민군 협동작전훈련은 육군, 해군, 공군과 전략군 전략핵운용 부대들과 전술핵운용 부대들이 서로 연계하여 실시된다. 

 

해설 - 이런 사정을 보면, 이번에 조선인민군은 불시핵타격과 불시비핵타격을 유기적으로 배합한 전면전을 연습하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위의 인용문에서 중요한 것은, 조선인민군 협동작전훈련에 두 부류의 핵전투 부대들이 참가한다는 사실이다. 전략핵전투 부대들은 워싱턴을 조준한 강력한 핵억제력으로 미국을 위협하여 미국의 ‘남조선해방전쟁’ 무력개입을 원천봉쇄하게 된다. 전술핵전투 부대들은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극초음속미사일, 변칙비행미사일, 순항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600mm 초대형 방사포를 정밀타격체계로 일제히 기습 발사하여 한미련합군의 전투력을 순식간에 제거하게 된다. 미국은 조선인민군이 ‘남조선해방전쟁’에서 전술핵무기를 사용하면, 조선 정권의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고 협박했지만, 그런 협박이 조선에 통할 것으로 예상했다면 오판 중의 오판이다. 지금 조선인민군은 저위력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다종다양한 미사일들과 핵방사포를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핵전투작전을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이런 정황은 조선인민군이 ‘남조선해방전쟁’에서 전술핵무력을 반드시 사용할 것이라는 예상을 더욱 공고하게 만들어준다. 

 

5) 조선인민군 각급 부대 정치부는 이번 협동작전훈련에서 “우리 국가의 종말을 운운하는 적대 세력들에게 지구의 종말로 답할 것이라는 철의 신념을 만장약하고 훈련강평에서 높은 정치적 열의를 발휘하라”라는 내용으로 사상 교양을 진행하고 있다. 

 

해설 - 조선인민군은 사상전을 전쟁승리의 결정적 요인으로 보기 때문에 사상교양을 중시한다. 2023년 2월 8일 <자유아시아방송> 보도에 의하면, 조선인민군 각급 부대 정치부는 정치상학을 매일 1시간씩 진행할 뿐 아니라, 정치부 간부들이 훈련장에 나가 전투원들을 위한 사상교양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집중적인 사상 교양으로 전투력을 강화하는 것은 조선인민군만이 가지는 최대 강점이다. 조선인민군의 사상 교양은 그들이 ‘미제침략군과 남조선괴뢰군’이라고 부르는 한미련합군에 대한 적개심과 격멸 의지를 불러일으킨다. 그와 대조적으로, 한미련합군은 사상 교양이라는 말조차 모른다. 우수한 무기를 가졌어도 사상정신적으로 허약한 군대가 오합지졸로 전락하는 것은 세계 전쟁사에서 입증된 객관적 사실이다.

 

조선은 전략핵무력과 전술핵무력을 모두 보유한 핵강국이며, 탄탄하게 훈련되고 잘 무장된 120만 대군을 보유한 군사강국이며, 사상정신적으로 단결된 2,500만 인민이 전 세계에서 가장 방대한 규모의 민간무력으로 조직된 군사대국이다. 그에 비해, 미국은 ‘세계 최강의 군대’를 가졌다고 줄곧 허세를 부리지만, 원시무기밖에 갖지 못한 탈레반과 싸운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참패해 황망히 도망쳐 나왔다. 그런데 아프가니스탄에서 패퇴한 미국이 이제는 핵강국이며 군사강국이며 군사대국인 조선을 상대로 전쟁을 해보겠다고 덤벼들고 있다. 이것은 백악관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패퇴한 2021년 8월 15일의 치욕을 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노쇠한 팔순 노인을 대통령으로 모시고 있는 백악관은 패전 기억을 금방 잊어버리는 기억상실증에 걸렸는가 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일본과 협력 강조한 윤석열, 한반도에 자위대 끌어들이나"

[인터뷰] <정세현의 통찰> 펴낸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이재호 기자  |  기사입력 2023.03.06. 05:57:00 최종수정 2023.03.06. 06:40:18

 

윤석열 대통령이 3.1절 기념사를 통해 일본을 "협력 파트너"로 규정하며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 의지를 보였다. 취임 이후 미국과 일본, 서방 주요 국가들에 기울어진 모습을 보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도 이를 확인하듯 일본의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 없이 협력만을 강조했다.

 

최근 <정세현의 통찰>을 통해 한국 외교가 자국중심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기념사와 관련 "지금 정부가 올해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회의에 초청받지 못할 것을 두려워 해 일본이 하자는 대로 끌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정 전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기념사에서 북한의 핵과 국제정세를 구실로 일본과 협력을 강조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향후 '한반도 유사(有事)'시 자위대의 북한 지역 출병, 평택이나 인천 등에 상륙 또는 정박, 동해상에서의 항해 등에도 동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정 전 장관은 과거 조선이 임진왜란을 겪고 난 뒤 '다 죽어가던 조선을 명나라가 원병을 보내 살렸기 때문에 은혜를 잊지 않아야 한다'는 '재조지은(再造之恩)'이 사실상 통치이념이었고, 이후 국제정세를 제대로 읽지 못해 정묘호란-병자호란 등의 굴욕을 당하게 됐다면서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금도 상대만 다를 뿐 '재조지은'의 개념이 우리나라 외교철학을 지배하고 있는 것 같다. 6.25 전쟁 때 나라가 없어질 뻔 했는데 미국이 도와줘서 지금 우리가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논리"라며 "자국 중심성을 챙기라는 게 한미동맹을 깨라는 이야기는 절대로 아니다. 동맹은 그대로 가되 우리가 독자적인 행보를 할 수 있는 어떤 여지를 주도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전 장관은 김대중 대통령이 2008년 동교동 사저에서 "정 장관. 시골에서 보면 도랑 속에 든 소가 이쪽 둑의 풀도 뜯어먹고 저쪽 둑의 풀도 뜯어먹으면서 유유히 걸어가지 않소? 앞으로 우리가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도랑 속을 걸어가는 소처럼 외교를 해나가야 할 거요"라고 전했던 일화를 떠올리며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자국중심성' 외교를 전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정부뿐만 아니라 야당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이어갔다. 윤석열 정부의 대외 정책이 미국과 일본만 바라보는 종속성을 가지고 있다면, 야당이 대안 또는 청사진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마저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 전 장관은 "민주당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정책적 혼수상태'에 빠진 거 아닌가 싶다"라며 "한미동맹을 강화하더라도 독자성을 확보하고 험난한 국제질서 속에서 불이익을 적게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정책 대안을 제시해 가면서 대안정당의 면모를 보여줘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1년밖에 안 남은 총선에서 대안정당 수권정당으로 발돋움 하고 싶다면, 야당이 지금처럼 몽롱한 눈동자를 힘없이 굴리면서 두리번거리고 있으면 희망은 없다. 방향을 잡고 어젠다 세팅을 하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며 "당 내 주도권 싸움이 있는 것 같은데, 그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라도 당 지도부가 대안정당 수권정당으로 나갈 수 있도록 신발 끈을 조여 매야 한다"고 주문했다. 

 

인터뷰는 지난 2일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 편집국에서 박인규 이사장과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그래서 시원하기도 했지만 사실 2019년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 이후 한국 외교가 책에서 강조한 '자국중심성'을 발휘하기 어렵게 된 측면도 있는 것 같다. 대외적으로도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간 경제 전쟁 등으로 한국 입지가 좁아지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는 일본을 협력 파트너라고 부르며 과거사 문제를 접어두는 모양새를 보였다. 본격적인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대단히 노골적이었다는 평가도 가능해 보인다.

 

정세현 : 윤 대통령의 기념사는 3.1절이 무슨 날이었는지를 모르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3.1절은 일본 식민통치로부터 '조선의 독립'을 선언했던 날이지 한일 협력 선언을 했던 날이 아니다. 일본에게 국권을 뺏긴지 만 10년이 돼가는 해에 다시 국권을 찾고 독립해야겠다고 선언한 건데 이와는 정반대로 일본과 협력하는 것이 국제정세의 흐름에 맞는 거라고 이야기했다. 

 

북핵 위협을 해결하기 위해 일본과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건데, 설사 그렇다고 해도 최소한 3.1절 기념사에서만큼은 그런 말을 피했어야 한다. 일본으로부터 독립을 외쳤던 선조들의 독립정신을 어떻게 한일 협력정신으로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하나? 논리성도 없고 이론적이지도 않고 일종의 역사 왜곡인 측면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레시안 : 한국 정부가 북핵 위협을 구실로 한미일 군사 협력을 강화한다면서 한일 간 군사협력을 기정사실화하기 위한 사전작업 아닌가? 

 

정세현 : 책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미국의 아시아 전략은 자신의 힘이 모자라는데도 헤게모니를 계속 유지하려고 하다 보니 자국의 말을 잘 들으면서도 자국을 대신해 중국을 압박해 들어갈 나라를 찾는 것이다. 이 중 미국의 눈에 제일 먼저 포착된 곳이 일본이다. 

 

일본은 미국이 자신들을 이른바 '오른팔'로 뽑아준 것에 대해 매우 고마워하면서 이 기회를 이용해 '대동아 공영권'이라는 옛날의 영광을 재현하고 싶어 한다. 이를 실현해보려는 것이 지난 2014~2015년 아베 신조 당시 총리의 인도-태평양 구상이다. 

 

이게 좋게 말하면 일본의 야망이고 노골적으로 말하면 흉계인데, 미국은 일본의 야망을 적당히 밀어주면서 중국을 압박해 들어가려고 한다. 한국의 경우 북핵문제 때문에 미국에 긴밀하게 협조하고 확장억제를 끌어내야 하는 필요성이 있는데, 이런 상황 속에 미국 중심의 아시아 국제질서가 만들어지면 우리가 어떤 위치가 될지 생각해 봐야 한다.

 

미국은 한일 간 과거사 문제는 대충 해결됐다고 퉁치고 한일 양국 간 본격적인 관계 개선을 통해 지소미아(GSOMIA‧한일 군사정보 보호 협정)를 복원한 후 일본에게 한국을 맡기고 자신은 유럽 또는 중동 관리에 나서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이렇듯 일본의 흉계를 역이용하려는 미국의 속셈을 잘 알아채고 미국과 관계는 계속 유지하면서 우리가 챙길 수 있는 중국과의 경제협력은 그대로 챙겨야 한다. 한미, 미일 관계를 별개로 한 채로 미국과 협조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북핵문제가 해결되지 못했다고 해서 우리가 일본과 군사적으로 손잡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물론 우리도 미국과 군사적으로 협력하고 확장억제를 끌어내서 북한이 남한을 상대로 더 이상 군사적 위협을 못하도록 해야 하는데 그 목적은 일본과 협력 없이 얼마든지 달성할 수 있다. 굳이 일본까지 끌어들여서 동해에서, 독도 근해에서까지, 한미일 연합훈련을 할 필요까지는 없다. 

 

일본이 호주 필리핀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원활화 협정'을 체결했는데 일본 자위대가 호주까지도 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일본 자위대의 해외 출병을 헌법 개정 없이 양자협정으로 가능하게 한 셈이다. 

 

물론 해외 출병 양해는 이미 2014년 아베 총리가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 만났을 때 허용되기도 했다. 미국을 돕는다는 목적으로 일본 자위대의 해외 출병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이를 호주 필리핀과도 유사한 방식으로 협정을 체결하면서 아시아에서 일본 자위대가 마음대로 다닐 수 있는 길을 열러 나가는 중이다. 

 

일본은 자위대의 한반도 출병을 원활하게 하려고 한일 간에 협정을 체결하려고 시도할 수 있다. 일본이 주요 7개국(G7) 회의에 한국을 초청하는 과정에서 과거사 문제 해결하고 원활화 협정 체결하자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 수 있다. 문제는 지금 정부가 일본에서 열리는 G7에 초청받지 못할 것을 두려워해 일본이 하자는 대로 끌려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일본은 '한반도 유사(有事)'시 자위대가 북한 지역에 출병할 수 있다고 했고, 그럴 때 한국 동의가 필요한지에 대해 북한이 유엔에 가입한 국가니까 한국의 동의는 필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즉 대한민국 헌법 3조 때문에 일본이 한국 정부와 자위대의 북한 출병 문제를 협의할 하등의 이유 없다는 주장이었다. 지금 윤석열 정부의 태도로 보면 한일 간 이 부분을 사실상 문서로 합의하고 기정사실화할 수도 있어 보인다. 

 

더 나가면 북한의 군사적 행동을 억제하기 위해 자위대가 평택이나 인천 쪽에 상륙 또는 정박하거나 동해상에서 항해하는 등의 행위도 할 수 있는데, 윤석열 정부는 국제정세 흐름으로 보아 불가피하다고 이야기하면서 이를 허용해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이미 윤석열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도 국제정세를 명분으로 들었다. 북한 문제, 중국-대만문제 등에서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 안보를 강화해야 하는데 한미 동맹만으로는 안 되겠으니 일본의 힘을 빌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일본과 군사 협력을 정당화시키는 논리 속으로 스스로 들어가는 중이다. 빠져나오기 어려운 늪 속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의 관계도 미국과의 관계처럼 확장억제 식으로 발전시키려고 하는 건데, 이렇게까지 되면 외교권을 일본에 넘겼던 1905년 을사늑약이 재연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안보를 일본에 의존하면 외교도 자동적으로 넘어가게 돼 있다.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프레시안 (이명선)

 

비료지원으로 북한과 대화 유도할 수 있을까 

 

프레시안 : 2019년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는 사실상 멈춰있는 상황인데, 지금 이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가 남북관계를 더 이상 악화시키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정세현 : 이런 상황이 처음부터 생긴 건 아니다. 대통령과 주변 참모들의 대북관에서부터 시작된 건데 북한은 달래서는 안 되고 힘으로 눌러야 한다는 적대적 생각이 있었고, 여기에 북한이 반발하면서 미사일을 발사하고, 이를 막기 위해 남한은 미국에 확장억제를 요청하는 등의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 템포만 늦추는 것이 필요하다. 올해 연합 훈련이 한미 간 이미 합의가 끝났다고 하더라도 북한에게 더 위협이 되는 방식의 훈련을 하지 않는 방법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한미 훈련을 방어라고 하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엄청난 무기들이 두렵고 겁나는 일이다. 북한 사람들이 그동안 남북회담 과정에서 비공식적으로 했던 말이 생각난다. 한미 훈련을 두고 "오금이 저리는 일"이라고 하더라.

 

북한이 원유를 100만 톤 수입하기도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는데, 우리는 1억 톤 이상 들여오던 때 였다. 북한은 도입한 100만 톤 중 기본적으로 40만 톤 정도를 군에 배정해주는데 한미훈련이 세게 진행되면 40만 톤 보다 훨씬 더 많이 기름을 끌어다 써야하기 때문에 허리가 휜다고 하더라. 그러니까 100만 톤에서 남은 60만 톤 중에 상당 부분을 군 쪽으로 돌려써야 하다 보니 인민경제에 쓸 수 있는 분량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이다. 훈련 규모를 조금만 줄여줘도 남한에 대해 욕할 일이 없다고 속내를 털어 놓는 것이었다. 

 

우리 입장에서도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게 꼭 이득이라고 보기 어렵다. 윤석열 정부가 미국의 확장억제를 끌어내는 것이 성과라고 하지만 이게 절대로 공짜가 아니기 때문이다. 확장억제가 되려면 우리가 미국 무기를 그만큼 많이 사줘야 하고, 안보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다 보면 경제 쪽에서도 미국 말을 들을 수밖에 없게 된다. 

 

우리 대기업들더러 미국에 투자하라고 압박하는 게 요즘 미국 대통령의 일인데 우리가 꼼짝 못하고 끌려가고 있지 않나? 그 앞에서 우리 대기업들의 국내 고용창출 같은 얘기는 꺼내지도 못하고 있지 않나?

 

미국은 우리 기업들에게 중국 말고 미국에 투자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기업이 그만큼 어려워지고 무역 적자도 커지게 된다. 미국은 한국이 6.25전쟁 직후와는 달리 지금은 충분히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계속 미국에 굽히고 들어오니까 이걸 이용해서 경제적으로 더 이득을 가져가는 구조를 만들고 싶어 한다. 아니 그렇게 만들어 나가고 있다. 북핵 문제 때문에 미국에 기댈 수밖에 없다고는 하지만 우리 경제가 골병들고 있다. 

 

프레시안 : 저서인 <정세현의 통찰>에서 강조하고 있는 이른바 '자국 중심성' 외교를 발휘해서 우리가 남북 간 긴장 완화를 위해 북한에 식량 지원이나 비료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식의 제안을 할 경우 북한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을까?

 

정세현 :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본다. 북한이 지난 2월 26일부터 3월 1일까지 4일 동안 노동당 중안위원회 8기 7차 전원회의를 진행했는데, 거기서 결정된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공개된 것으로 보면 단위 면적당 수확량을 늘려야 한다는 건데, 이게 가능하려면 논밭의 지력이 높아져야 한다. 그러려면 비료와 농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난 1998년 4월 베이징에서 열린 남북 차관급 회담에서 북한에 비료 20만 톤을 줄 테니 이산가족 상봉하자고 했다. 그 때 북한이 김대중 정권 초기라서 비료를 줄 수 있다는 데도 남한 정부의 의도를 의심하고 있었다.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정치사회적인 이슈를 통해 남한 정부가 지지율을 높이려고 한다며, 이산가족 상봉이 인도적이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어쨌든, 그 때 나는 우리 측 회담 수석대표로서 북한의 농업문제에 대해서 공부를 좀 했었다. 북한의 총 경지면적으로 볼 때 당시 비료 수요량은 150만 톤 정도였다. 그런데 북한이 생산하는 비료는 30만 톤이었기 때문에 120만 톤이 부족했다. 게다가 우리의 비료 농도가 북한보다 1.8배 강했다. 그래서 북한은 쌀도 고맙지만 비료 20만 톤을 주면 그 이듬해 생산량이 60만 톤 늘어나는 효과가 있으니 쌀보다 비료를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비료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프레시안 (이명선)

 

2020년 5월 북한은 순천 인비료공장을 준공했다. 비료의 3요소가 질소, 인산, 칼리인데 흥남에 질소 비료 공장이 하나 있고 이번에 인비료공장을 세운 것이다. 우리나라 비료는 질소 인 칼리가 다 복합된 것이다. 북한은 아직 복합비료 공장은 없는 것 같다. 그런데다가 인비료공장 설립 이후에도 생산량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아마 생산량이 늘어났다면 노동신문에 대서특필했을 텐데 말이다. 

 

아무튼 북한이 농업문제를 의제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4일이나 했다는 것은 식량 사정이 급박하고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봄 농사철이 시작되면서부터는 북한이 비료를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세계식량계획(WFP)이나 세계식량농업기구(FAO)를 활용하든 적십자 통로를 활용하든 비료 지원에 대한 운을 띠우면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물론 미국이 이런 지원을 막을 수도 있다. 북한이 상황을 오판할 가능성이 있다는 구실을 대는 것이다. 하지만 식량문제는 인도적인 차원의 문제다. 이런 명분으로 우리가 비료를 줄 수 있다는 제스처만 취해도 북한의 대남 공격적 언사와 군사적 위협은 줄어들 수 있다. 

 

북한이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인 '담대한 구상'을 걷어찼지만, 북한이 이걸 받아들이게 만들고 싶다면 북한의 정치-군사적 불안을 해소시켜 줘야 한다. 북한이 미국한테 언제 맞아 죽을지 모른다는 우려(중국은 이걸 '합리적 우려'라고 부른다)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훈련을 그야말로 '쎄게' 하면서 선문답하듯이 '담대한 구상'을 읊조리기만 하면 북한이 그 구상에 응하겠나.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지만 북한이 대내적으로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해, 쉽진 않지만 인도적 지원 등을 부활시켜서 적어도 북한이 남한을 상대로 400km∼600km 단거리 미사일을 쏠 것처럼 위협을 하지 않을 상황은 만들 수 있다. 미국의 대북정책을 우리가 따라가야만 하는 건 아니다. 한반도의 주인은 우리 아닌가? 

 

"너희는 조선의 신하냐, 명나라의 신하냐" 

 

프레시안 :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지 1년이 넘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대놓고 우리에게 무기를 달라고 하고 있다. 정부 입장이 난처한 상황인데. 

 

정세현 : 우리가 미국에 판매한 탄약이 우크라이나까지 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무기 지원을 공개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 전쟁은 언젠가는 끝난다. 나중에 한러 관계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신중하게 처신해야 한다. 이것 역시 자국 중심성을 가지고 판단하고 움직여야 한다. 

 

근본적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이 장기화되는 것은 한반도 정세에도 도움이 안 된다. 6.25의 경우 전쟁 1년 정도 지난 뒤에 휴전협상이 시작된 바 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나 G7 중 누군가가 나서서 우-러 휴전 협상을 리드해 나가야 한다. 

 

프레시안 : 책에서 우리 사회의 이른바 '오피니언 리더'들이 우리나라의 미국에 대한 종속성을 인정하고 되돌아 봐야 한다면서, 그래야 한국이 보다 희망적인 미래를 생각해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했다.

 

정세현 : 문제는 소위 '오피니언 리더'라는 사람들 중에는 우리나라가 대미종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조차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배우 한석규 씨가 주연으로 나오는 <천문>이라는 영화를 보면 세종은 계절 변화를 독자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해시계를 만들려고 한다. 그 동안에는 중국에 조공을 바치면서 '농력(農曆)'을 받아 써왔다.

 

이 농력에는 우수, 경칩, 춘분 등 주요 절기가 언제인지 적혀있는데 문제는 중국의 시간대와 기후를 표준으로 삼다 보니 우리와 맞지 않는 경우가 없을 수 없었다. 그래서 조선 한양 중심의 해시계를 만들려고 했더니만 대신들이 명나라가 알면 큰일 난다, 명나라에 물어봐야 된다고 한다. 그러자 세종이 "너희는 조선의 신하냐, 명나라의 신하냐"라고 꾸짖는다.

 

조선은 명나라에 대한 종속성이 있다는 생각도 못하고 그게 살길이고 도리라는 인식을 하고 있었다. 임진왜란을 겪고 난 뒤에는 다 죽어가던 조선을 명나라가 원병을 보내 살렸기 때문에 은혜를 잊지 않아야 한다는 '재조지은(再造之恩)'이 통치이념이 되다시피 했다. 

 

이순신 장군의 혁혁한 전략전술과 역할 때문에 왜군이 결정타를 맞았고, 때마침 조선침략을 시작한 도요토미 히데요시(豐臣秀吉)가 죽었기 때문에 왜군도 전쟁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었던 것이지 명나라 원군 때문에 조선이 죽을 뻔했다가 살아난 건 아니다. 그런데 무슨 재조지은 타령을 한다는 말인가. 참 한심한 사람들이었다.

 

그러다 보니 명나라는 이미 기울어 가는 반면 새롭게 청나라가 일어서고 있는 줄도 모르고 재조지은 타령이나 하다가 10년 동안 정묘호란-병자호란을 겪은 뒤 삼전도의 치욕적인 굴욕까지 당하지 않았던가? 

 

지금도 상대만 다를 뿐 '재조지은'의 개념이 우리나라 외교철학을 지배하고 있는 것 같다. 미국에 대해 임진왜란 이후 명나라에 대한 생각과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6.25 전쟁 때 나라가 없어질 뻔 했는데 미국이 도와줘서 지금 우리가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논리다. 이런 개념이 윤석열 정부 들어서 더 강화된 것 같다.

 

프레시안 : 책에서 역대 정부 중 자국 중심성이 있는 외교를 펼친 사례로 노무현 정부를 꼽았다.

 

정세현 : 군사 정부의 경우 국내적 정통성이 없기 때문에 미국으로부터 지지를 받아야 했고, 그러다 보니 외교에서 자국 중심성을 찾기는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 전에 이승만 대통령도 당시 상황에서는 미국의 지지와 지원이 중요했다. 즉 이들 정부는 태생적으로 모두 대미종속성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김영삼 정부는 문민정부이기 때문에 태생적 한계가 없었고 그래서 대미 종속성에서 좀 벗어나보려고 했다. 실제 대통령은 의지가 있었지만 참모들이 받쳐주질 못한 측면이 있다. 

 

▲ <정세현의 통찰>, 정세현 지음, 푸른숲 펴냄. ⓒ푸른숲

김대중 대통령은 본인이 대외적인 문제에 대해 굉장히 해박하고 균형감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클린턴과 부시 등 미국 대통령을 설득해 나가면서 한국 중심의 대북정책을 추진했다. 노무현 정부를 특별히 언급한 이유는 당시 이라크 파병과 전시작전권 환수 문제를 거래한 일 때문이었다. 이는 미국과 협조하되 그 밑으로 들어가진 않겠다는 것으로, 대통령뿐만 아니라 이종석 당시 NSC 사무처장이라는 참모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이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도 자국 중심성을 가지려고 했었다고 본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자서전에서 "미국에 대해서 NO라고 말하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하지 않았나? 그러나 2018년 4월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과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남북 간에 많은 것을 합의하고도 그 해 11월 20일 한미 워킹그룹이 생기면서 사실상 미국의 뜻대로 움직이게 됐다. 

 

한미 워킹그룹이 족쇄가 된 것인데 그걸 뿌리치고 나갈 용기가 없었고, 대통령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뒷받침 해줄 참모도 없었던 것이다. 참모들이 미국이 싫어하는 일을 해서 남는 게 뭐가 있겠냐는 식으로 나오더라도 문 대통령이 치고 나갔었더라면 사정은 달라졌을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 같았으면 달랐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 아쉬움이 크다. 

 

대통령 참모들이 국제정세를 이야기하면서 한국 외교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수 있는 이유는 빈틈없는 한미동맹과 미국이 우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때문인데 여기서 우리가 자진해서 틈을 줄 필요가 없다고 하면, 대통령이 아무리 자기 생각이 있어도 마음대로 하기 어렵다. 

 

대통령과 참모의 소위 '쿵짝'이 맞지 않으면 자국 중심성은 기대하기 어렵다. 물론 대통령의 자국 중심성을 지키려는 의지가 워낙 강해서 참모를 끌고 갈 때는 얘기가 좀 달라질 수 있지만. 

 

프레시안 :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과 미중 경제전쟁 심화 등으로 국제 질서가 달라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대립 구도가 커지고 있는데, 이런 상황 속에서 남북한이 어떻게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전략이나 청사진 등을 정부가 제시할 수 없다면 다른 정치세력인 야당이 대안을 제시하고 여론을 선도하며 정부가 따라올 수밖에 없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자국중심성'이라는 화두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정세현 : 윤석열 정부의 대외 정책이 미국과 일본만 바라보는 종속성을 가지고 있다면, 야당이라도 나서서 자국 중심성을 담론화하고 대안을 제시하면서 여론을 선도해 나가야 하야 하는 데 민주당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정책적 혼수상태'에 빠진 거 아닌가 싶다. 

 

한미동맹을 강화하더라도 독자성을 확보하고 험난한 국제질서 속에서 불이익을 적게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정책 대안을 제시해 가면서 대안정당의 면모를 보여줘야 하는 거 아닌가? 1년밖에 안 남은 총선에서 대안정당 수권정당으로 발돋움 하고 싶다면, 야당이 지금처럼 몽롱한 눈동자를 힘없이 굴리면서 두리번거리고 있으면 희망은 없다.

 

민주당 정신 차려야 한다. 방향을 잡고 어젠다 세팅을 하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런 해법이나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총선도 어렵다. 당 내 주도권 싸움이 있는 것 같은데, 그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라도 당 지도부가 대안정당 수권정당으로 나갈 수 있도록 신발 끈을 조여 매야 한다. 

 

자국 중심성을 챙기라는 게 한미동맹을 깨라는 이야기는 절대로 아니다. 동맹은 그대로 가되 우리가 독자적인 행보를 할 수 있는 어떤 여지를 주도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중국과 관계도 이렇게 놔둬서는 안 된다. 중국과의 관계도 앞으로 복원해 나갈 수 있는 여지를 키워나가고 미국의 요구도 우리 손해가 크지 않은 범위 내에서 들어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돌아기시기 1년 전인 2008년 동교동 사저에서 뵈었을 때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다. "정 장관. 시골에서 보면 도랑 속에 든 소가 이쪽 둑의 풀도 뜯어먹고 저쪽 둑의 풀도 뜯어먹으면서 유유히 걸어가지 않소? 앞으로 우리가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도랑 속을 걸어가는 소처럼 외교를 해나가야 할 거요"

 

선견지명이 있는 말씀이었다. 중국이 G2가 된 건 2010년이다. 그리고 그 때 미국과 중국의 GDP 비율은 100 대 40이었지만, 2022년에는 100 대 74로까지 좁혀졌다. 이 격차는 시간에 비례해서 더 좁혀질 것이다.

 

미중 국력격차가 점점 좁혀지면서 미국이 초조해지기 시작했고 그래서 미중 갈등이 날로 심화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그 사이에 끼어 있는 셈인데 우리가 땅덩어리를 들고 멀리 이사 갈 수도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한반도와 국제사회, 여성주의 평화 안보를 구축하자!”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3/03/06 07:54
  • 수정일
    2023/03/06 07:5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38회 한국여성대회 성료

  • 기자명 김수희 통신원 
  •  
  •  입력 2023.03.05 11:37
  •  
  •  수정 2023.03.05 11:43
  •  
  •  댓글 0
 
제38회 한국여성대회가 ‘성평등을 향해 전진하라–퇴행의 시대를 넘는 거센 연대의 파도’라는 슬로건으로 4일 서울광장에서 개최되었다.[사진-통일뉴스 김수희 통신원]
제38회 한국여성대회가 ‘성평등을 향해 전진하라–퇴행의 시대를 넘는 거센 연대의 파도’라는 슬로건으로 4일 서울광장에서 개최되었다.[사진-통일뉴스 김수희 통신원]

“한반도와 국제사회, 여성주의 평화 안보를 구축해야 한다!”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38회 한국여성대회가 ‘성평등을 향해 전진하라–퇴행의 시대를 넘는 거센 연대의 파도’라는 슬로건으로 3월 4일 서울광장에서 개최되었다.

이날 모인 참가자들은 ‘3.8 여성선언’을 통해 “(한국 사회 성차별의) 모든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할 책무를 가진 국가는 헌법적 가치인 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면서, 이같이 ‘한반도와 국제사회, 여성주의 평화 안보 구축’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외에도 △정책 기조에서 ‘여성’, ‘성평등’을 삭제하지 말고 성평등 정책 추진체계를 강화할 것, △장시간 노동 근절, 성별임금격차를 해소하고, 안전한 일터를 보장할 것, △젠더 관점으로 구조적 여성폭력에 대응하여 존엄한 일상과 권리를 보장할 것, △함께 나누는 돌봄과 차별 없는 복지를 실현할 것, △정치대표성의 다양성과 성별균형을 보장하는 정치개혁을 실현할 것,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모든 여성과 소수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실현할 것 등을 요구했다.

특히, 참가자들은 “윤석열 정부는 사회 구조적 모순으로 인해 발생되는 성차별 존재 자체를 지속적으로 부인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에 대해 “성차별을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성평등 가치를 남성과 여성의 싸움을 부추기는 도구로 왜곡하고 있다”면서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백래시를 자신의 정치적인 이해를 위해 끊임없이 활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윤 정부의 반(反)여성 정책 기조는 페미니스트들의 오랜 투쟁으로 일궈온 국가 및 지자체 성평등 추진체계와 정책 전반의 후퇴와 함께, ‘여성’과 ‘성평등’을 삭제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시민난장에는 여성, 시민사회, 환경, 종교, 정당 등 다양한 영역의 참여자들이 참여해 각양각색의 캠페인과 참여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김수희 통신원]
이날 시민난장에는 여성, 시민사회, 환경, 종교, 정당 등 다양한 영역의 참여자들이 참여해 각양각색의 캠페인과 참여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김수희 통신원]

이날 오후 12시부터 시작된 시민난장에는 여성, 시민사회, 환경, 종교, 정당 등 다양한 영역의 참여자들이 참여해 각양각색의 캠페인과 참여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사전무대로 열린 ‘오픈 스테이지-페미난장’에서는 노래와 춤, 발언, 악기 연주 등 페미니스트들이 자신의 기량을 뽐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지난 한 해 우리 사회의 성평등과 여성운동 발전에 공헌한 ‘올해의 여성운동상’과 ‘특별상’이 발표되었고, ‘성평등 디딤돌’과 ‘성평등 걸림돌’ 명단이 선정되었다.

제38회 한국여성대회 ‘올해의 여성운동상’에는 ‘먹는 사람도, 만드는 사람도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파리바게뜨지회가, ‘특별상’에는 ‘무수한 타자들의 벗 되어, 모든 존재가 환대받는 사회를 일궈온’ 고(故) 임보라 목사가 선정되었다.

그리고 ‘성평등 디딤돌’에는 △미군 기지촌 ‘위안부’ 문제에 대한 국가 책임 인정 대법원 판결을 이끌어낸 ‘미군 ‘위안부’ 국가손해배상 청구소송 122인 원고와 대리인단’, △단단한 연대로 캐디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권 확장한 ‘전국여성노동조합 상록CC분회’, △해군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사건 파기환송심을 이끌어내고 군대 내 여성과 소수자 인권의 향상을 만들어낸 ‘해군상관에 의한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 변호인단’ 그리고 △지역, 여성, 청년 페미니스트 정치의 가능성을 열어낸 ‘청주페미니스트네트워크 '걔네'’ 등이 선정되었다.

‘성평등 걸림돌’에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처벌받았음에도 사과와 반성없이 여전히 괴롭힘을 지속하고 있는 동남원새마을금고, △‘전화 안 받았다면 스토킹 행위로 처벌할 수 없다’는 인천지법 형사9 단독 재판부, △무책임과 혐오선동 정치의 권성동 국회의원과 책임 방기, 자격 미달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2022 개정 교육 과정에 ‘성소수자’, ‘성평등’, ‘재생산’ 표현 삭제한 교육부 등이 명단에 올랐다.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38회 한국여성대회를 지지 격려하는 참가자들. 이날 행사에는 전국에서 모인 연인원 1만 5천 여명의 여성‧시민들이 참가했다. [사진-통일뉴스 김수희 통신원]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38회 한국여성대회를 지지 격려하는 참가자들. 이날 행사에는 전국에서 모인 연인원 1만 5천 여명의 여성‧시민들이 참가했다. [사진-통일뉴스 김수희 통신원]

이어, 대구여성인권센터 ‘춤신춤왕’, 소수자연대 풍물패 장풍, 이소선 합창단의 연대 공연과 합창단 노래에 맞춰 참여자들 모두가 참여하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계속해서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4개국 대사관과 기후위기, 평화 영역의 연대발언이 이어졌다.

행사 후 전국에서 모인 연인원 1만 5천 여명의 여성‧시민들은 서울광장, 광화문 사거리, 종각, 을지로 입구로 행진을 이어갔다.

주최 측은 “사회 각 영역 퇴행의 시기에도 성평등 사회로의 여성‧시민들의 연대를 확인하는 축제의 장이었다”고 평했다.

행사 후 대회 참가자들은 서울광장, 광화문 사거리, 종각, 을지로 입구로 행진을 이어갔다. [사진-통일뉴스 김수희 통신원]
행사 후 대회 참가자들은 서울광장, 광화문 사거리, 종각, 을지로 입구로 행진을 이어갔다. [사진-통일뉴스 김수희 통신원]

한편, 3.8 세계여성의 날의 역사는 일하는 여성들의 존재를 드러내는 투쟁, 여성의 권리신장을 위해 다양한 움직임이 활성화되는 20세기 초반부터 시작됐다.

한국에서는 1920년대부터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행사가 열렸으며, 일제의 탄압으로 이어지지 못한 채 해방 후 부활하기도 했으나, 1948년 이후 사회적 격변 과정에서 맥이 끊기기도 했다.

1985년 여성평우회 등 14개 풀뿌리 여성단체가 공동으로 서울 명동 YWCA 강당에서 제1회 한국여성대회를 개최했으며, 1987년 한국여성단체연합 설립 이후부터는 한국여성단체연합의 주관으로 회원단체,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조직위원회를 구성하여 실행하고 있다.

다음은 이날 발표된 '3.8 여성선언' 전문이다. 

 

3.8 여성선언

퇴행의 시대를 넘는 거센 연대의 파도가 되어
성평등을 향해 전진합시다!

성평등에 대한 사회 전반의 백래시와 정부 주도로 ‘여성’과 ‘성평등’이 삭제되는 퇴행의 시대 한 가운데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페미니스트 시민 여러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명백히 존재하는 성차별과 폭력의 경험과 현실을 드러내고, 함께하는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며, 더욱 거세게 성평등 사회로의 변화를 촉구하고자 오늘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사회 구조적 모순으로 인해 발생되는 성차별 존재 자체를 지속적으로 부인하고 있습니다. 성차별을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성평등 가치를 남성과 여성의 싸움을 부추기는 도구로 왜곡하고 있습니다.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백래시를 자신의 정치적인 이해를 위해 끊임없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윤 정부의 반(反)여성 정책 기조는 페미니스트들의 오랜 투쟁으로 일궈온 국가 및 지자체 성평등 추진체계와 정책 전반의 후퇴와 함께,  ‘여성’과 ‘성평등’을 삭제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지금, 여성들의 현실은 어떠합니까? 2022년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한국의 젠더 격차 지수는 146개국 중 99위입니다. 2021년 기준 한국의 성별임금격차는 31.1%로 27년 연속 OECD 국가 중 1위입니다.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9%로, OECD 국가 38개국 중 34위, 최하위권입니다. 채용에서부터 업무배치, 승진으로 이어지는 노동시장의 성차별은 여성을 더욱 불안정한 위치로 내몰고 있습니다. 사회변화에 따라 점점 더 교묘해지고 심화되는 젠더폭력은 누구에게나 당연히 주어져야 할 존엄한 일상의 권리를 빼앗고 있습니다. 코로나 감염병 시기를 거치며 더욱 무거워진 돌봄의 책임과 역할은 여성에게만 전가되고 있습니다. 여성이자 아동·청소년, 이주민, 장애인, 성소수자로서 겪는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차별은 더욱 주목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성애 ‘정상’가족 중심의 정책은 이미 존재하는 다양한 가족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 또 다른 차별을 낳습니다. 

이 모든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할 책무를 가진 국가는 헌법적 가치인 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정책 기조에서 ‘여성’, ‘성평등’을 삭제하지 말고 성평등 정책 추진체계를 강화해야 합니다! 장시간 노동 근절, 성별임금격차를 해소하고, 안전한 일터를 보장해야 합니다! 젠더 관점으로 구조적 여성폭력에 대응하여 존엄한 일상과 권리를 보장해야 합니다! 함께 나누는 돌봄과 차별 없는 복지를 실현해야 합니다! 정치대표성의 다양성과 성별균형을 보장하는 정치개혁을 실현해야 합니다! 한반도와 국제사회 여성주의 평화 안보를 구축해야 합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모든 여성과 소수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실현해야 합니다!

퇴행은 언제나 있어왔습니다. 하지만 그 퇴행이 성평등 실현을 향한 우리의 열망과 전진을 막아낸 적은 결코 없습니다. 3.8 세계여성의 날의 기원이 된 1908년 3월 8일, 러트거스 광장에서 생존권과 참정권을 외쳤던 여성노동자들의 목소리를 기억합니다. 그리고 오늘날 ‘호주제 폐지’, #미투운동, ‘낙태죄 폐지’가 있기까지 매 순간 싸워온 수많은 시대의 페미니스트들을 기억합니다. 우리는 어느 시대에나 존재하며 성차별·성폭력이 발생하는 구조에 끊임없이 저항하며 세상을 바꿔왔습니다. 다시 한 번, 이 퇴행의 시대를 넘는 거센 연대의 파도가 되어 성평등 사회를 향해 힘차게 전진합시다!

2023년 3월 4일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38회 한국여성대회 참가자 일동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일본 전쟁범죄 면죄부 주는 강제동원 해법, 국민적 저항 거셀 듯

  • 강경훈 기자 qa@vop.co.kr
  •  
  • 발행 2023-03-05 17:28:01

    욱일기를 걸고 순찰 중인 일본 자위대 군함. ⓒ사진=뉴시스

    정부가 오는 6일 일본의 전쟁범죄에 면죄부를 주는, 이른바 ‘3자 변제’ 방식의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해법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불복 여론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일본 언론을 통해 알려진 강제동원 배상 해법은 한국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우리 사법부에서 배상 판결이 확정된 전범기업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 대신 3자 변제 방식으로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재단의 재원 조성에는 국내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물론 전범기업들의 사과 메시지 여부는 쟁점화되지도 않고 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이 같은 내용의 해법이 대외적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자,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 조치’를 명목으로 배상금 조성 과정에 문제의 전범기업들을 참여시키는 방향으로 일본 측과 협상을 진행했다고 밝혀왔다.

    당초 재단을 통한 3자 변제 방식은 일본의 전쟁범죄는 물론 전범기업들의 책임을 축소시킨다는 점에서 피해자 측과 시민사회,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강하게 반대해왔다. 또한 일본 정부와 전범기업들이 진정성 있는 사과를 비롯해 도의적 책임을 인정하도록 하는 내용이 도외시됐다는 점도 문제가 됐다.

    일본 측은 지속적으로 전범기업들의 참여를 반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통신은 전날 한국 정부가 배상금 상당액을 재단이 대신 지급하도록 하는 해결책을 공식 발표하면 일본 정부는 뜻이 있는 일본 기업의 재단 기부를 용인할 것이라고 전날 보도했다. ‘일부’나 ‘용인’ 등의 표현도 문제가 있지만, 선후 관계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 정부가 쏘아 올린 3자 변제안과 관련한 논란이 확산되면서, 사실상 양국 협상의 초점이 금전적 문제로 축소된 효과도 발생했다.

    일본 측 태도 변화 이끌어내지 못해

    아무런 진전 없이 ‘3자 변제안’ 그대로 확정

    결과적으로 우리 정부는 일본 측의 전향적 태도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책임 주체가 명확히 특정되지 않는 3자 변제 방식의 기존 안을 확정해 발표하게 되는 셈이 됐다.

    이는 작년 말 정부 안이 대외적으로 알려졌을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정부는 1월 국회에서 공개토론회를 열어 피해자 측, 시민사회 등과 심도 있는 해법을 논의해보겠다고 했지만, 이 과정에서 정부 측 참석자 정보, 기초적인 발제 내용조차 공유하지 않으면서 일방적인 요식 행위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에도 정부는 일본 측에 ‘성의 있는 호응 조치’에 대해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다는 식으로 여론전을 해왔다. 피해자 측과 시민사회에서 ‘우리가 요구하는 일본의 성의 있는 조치’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도 정부는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사실상 피해자가 배제된 상태에서 한일 외교당국 간 협상이 진행됐고, 그 결과 역시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정부의 일방적인 발표에 이르게 된 것이다.

    당초 정부는 피해자 측에 ‘일본 측의 사후적인 기금 출연’ 방안을 언급하기도 했는데, 결과적으로 여기에 전범기업은 배제됐다.

    대신 일본 경제단체가 참여하는 별도의 기금 조성안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는 양국 재계를 대표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이 공동으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발전을 위한 ‘미래청년기금’(가칭) 조성에 나선다는 것이다. 다만 해당 기금의 수혜 대상은 현재까지는 불명확하다.

    만약 최종적으로 이 안이 확정된다면, 정부는 일본경제인단체연합회에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이 회비 및 기여금을 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전범기업의 기여가 일부 인정된다는 식의 주장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 방식에 일본 측의 사죄나 전범기업의 배상 책임 성격이 있다고 보기 어려울뿐더러, 그러한 성격이 일부 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 측이 바라는 온전한 책임 이행과는 지나치게 동떨어져 있다.

    피해자 측이 줄곧 요구해온 일본 측 ‘사과’와 관련해서는 ‘한국 정부가 3자 변제안을 발표하면 일본이 과거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가 발표한 공동선언을 계승할 것’이라는 내용이 거론되고 있다.

    당시 발표된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은 일본의 침략 행위 및 식민지 지배에 대한 일본의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라는 표현이 담겨 있다.

    그러나 이는 한국 정부의 선제적 발표를 전제로 하기에 선후 관계도 바람직하지 않은 데다, 해당 선언 자체에 강제동원의 불법성 인정 여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담겨 있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대리해온 임재성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 정부가 단독으로 발표하는 안과 관련해 ”일본 측의 그 어떤 재원적 부담도 이끌어내지 못하고(외교부가 노력한다 이야기했던 '피고 기업을 제외한 다른 일본 기업의 참여'조차 실패한 것으로 보임), 한국 기업 돈으로 강제동원 피해자들 채권이 소멸되는 꼴이다. 강제동원 문제에는 1엔도 낼 수 없다는 일본의 완승“이라고 지적했다.

    양국 경제단체가 별도의 기금을 마련하는 안에 대해서는 “강제동원 문제에 일본의 부담을 전혀 이끌어내지 못한 한국 정부가 외교적 실패를 감추기 위해 본질과 상관없는 재단에 일본 경단련의 참여로 분식을 하려는게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강제동원 피해자 측과 대리인단은 6일 외교부의 3자 변제안 발표 직후 이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611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같은 날 오후 7시 30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정부 발표를 규탄하는 촛불집회를 열 예정이다. 또한 미쓰비시중공업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94) 할머니는 오는 7일 각계 단체와 함께 정부 발표안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 강경훈 기자 ” 응원하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북조선 여성 150명 삶 들여다본 이 학자가 내린 결론

[인터뷰] <살아남은 여자들은 세계를 만든다> 저자 김성경 교수

23.03.04 19:37l최종 업데이트 23.03.04 19:37l


내 할아버지는 북에서 오셨다. 대학 시절 할아버지를 모시고 금강산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할아버지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곳에서 절경이 아니라 사람을 보았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가끔 웃기도 하던 그들은 우리가 무찔러야 하는 괴뢰 공산당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저 삶을 살아내는 사람이었다.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따지고 보면 당연한 얘기지만 이전까지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문제이기도 했다.
할아버지는 나에게 종종 옛날 사진을 보여주며 어릴 때 이야기를 하셨다. 사진 속의 어린 고모는 해사하게 웃고 있었다. 먼 데서 오는 그리움은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것이라, 나는 조금 아팠다. '저 사람이 내 고모구나. 피라는 것은 이토록 분명하구나' 생각했다. 할아버지와 고모와 내 아버지는 묘하게 닮아있었다.

언론을 통해 북에서 미사일을 쏘고 무인기를 보냈다는 뉴스를 들으면 그때 생각이 난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구호는 이제 교과서에도 등장하지 않고, 오히려 북한은 공식적으로 우리의 주적이 되었다. 미사일과 무인기와 통일이라는 구호와 주적이라는 선포 사이에 사람은 없다. 아마 살면서 북한 사람을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할 가능성이 큰 내 아이에게 북은 점점 더 먼 나라가 될 테고, 북한 사람은 더욱 타자화될 것이다. 최근 출간된 김성경 교수의 <살아남은 여자들은 세계를 만든다>는 북한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한다. 그간 정치적, 외교적인 차원을 넘어 마음과 감정의 층위에서 북한을 연구하고 조망했던 김성경은 이번 저작을 통해 북조선 여성을 이야기한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150명 이상의 북조선 여성을 인터뷰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되 산문, 소설, 편지 등의 형식을 적극적으로 차용함으로써 북조선 여성들의 역동적인 삶을 복원해냈다. 김성경은 이번 책에서 사람을 통해 체제를 드러내는 동시에 남한 사회의 모순을 비춘다.

그간 북한은 이 나라의 기득권 세력에게 반드시 필요한 존재였다. <살아남은 여자들은 세계를 만든다>는 온갖 적의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한 기존의 시각에 균열을 낸다. 이념과 증오를 거두고 냉정하게 바라보면 남북 관계에 있어 분명한 것 하나는 지금까지 해온 방식으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기존의 틀과 기존의 방식이 남긴 것이 고작 지금의 긴장과 불안이라면 그건 명백하게 틀렸다고 할 수밖에 없다. 그저 이 엄연한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무리와 그 무리에 휘둘리는 사람들만이 있을 뿐이다. 우리에겐 이제 새로운 접근과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 어쩌면 이 책은 남북 관계라는 꼬일 대로 꼬여버린 실타래를 풀 수 있는 중요한 시작점인지도 모른다. 지난 2월 22일 김성경 교수를 만났다.

"북조선과 남한의 삶, 생각보다 많은 것이 연결돼 있다"
 
김성경 교수
▲  김성경 교수
ⓒ 김성경

관련사진보기

 
- 아버지가 군인이셨고, 군부대 안에서 자랐다고 했습니다. 편견인지 모르겠지만 보통은 북한에 대해 반감을 갖거나, 이 나라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는 군인이 되겠다고 생각하기 마련일 것 같은데 교수님께선 북한 사회와 문화를 공부하고 연구하죠. 어떤 계기가 있을까요?

"군인이라는 (아버지의) 직업적 특성상, 분단에 대해 조금 더 많이 노출된 유년 시절을 보낸 것 맞습니다. 하지만 어떤 집단이든 하나의 모습만으로 존재할 순 없는 것 같아요. 우리 가족은 보수적인 측면이 있지만, 어떤 면에선 분단 문제에 대해 굉장히 열린 방식으로 사고하는 사람이었어요.

사실 유년 시절에도 그랬고, 어느 정도 자란 이후에도 북에 딱히 관심이 있던 건 아니었습니다. 외국에서 공부할 때도 북을 주제로 삼지도 않았고요. 제가 북한에 관심을 가진 건 우연히 북조선에서 내려오신 분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였어요. 이후에 생각해 보니 내가 예전에 남들보다는 좀 더 가깝게 분단을 경험했구나 하고 회고하게 된 것이죠."

- 최근 <살아남은 여자들은 세계를 만든다>를 출간했습니다. 어떤 책인지 작가가 직접 소개한다면요?

"2011년부터 다양한 루트를 통해 북조선 여성들을 만나서 연구해왔어요. 보통은 탈북한 여성들을 통해 소개받는 식인데요. 일본을 비롯해 해외 출장을 갈 때나 조중 접경 지역에서 만나곤 했습니다. 이 작업은 저에게도 굉장히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북조선 여성들에게 이런 모습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남한 사회는 북에 대해 관심이 없고, 통일이나 평화에 대한 인식도 크지 않은데요. 그런 만큼 북조선 사람들의 얼굴을 복원할 수 있다면 어떤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만 '어떻게 알릴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었는데요. 사실 지금까지 우리가 북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접근 방식은 하나같이 정치, 경제, 이념 중심적이었어요. 저는 이게 과연 얼마나 효용이 있었는지 의구심이 들어요. 이런 이성 중심주의의 접근법이 맞는다면 남북 관계가 진척됐어야 했겠죠. 그런데 지금 상황이 그렇다고는 볼 수 없잖아요. 그렇다면 결국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감정의 고리들을 이해하지 않고는 분단이나 북한에 대해 제대로 된 접근이 불가능한 건 아닐까요? <살아남은 여자들은 세계를 만든다>는 그런 생각들을 온전히 묶은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큰사진보기<살아남은 여자들은 세계를 만든다> 표지 이미지
▲  <살아남은 여자들은 세계를 만든다> 표지 이미지
ⓒ 창비

관련사진보기

 
- 왜 여성을 주제로 잡았나요? 만난 분들이 다 여성은 아니었을 텐데요.

"북조선 사람들을 만나면서 전쟁, 식민, 분단, 냉전과 탈냉전, 세계화 등 한반도가 겪어온 역사적 경로에서 여성들의 위치가 남성들과는 다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이건 남한도 비슷한 측면이 있어요. 한반도의 역사적 궤적을 저희 어머니나 할머니 같은 여성들이 어떻게 경험했는가에 대해선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개인의 삶, 특히 여성을 통해 체제의 모순과 역사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또 하나는 북조선 여성들의 삶을 보면서 남한에 사는 우리의 삶과 그렇게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드러낼 수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저는 이걸 거울 상이라고 표현하는데요. 북조선과 남한의 사람들의 삶은 생각보다 많은 것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 관련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 보겠습니다. 북조선 여성인 길건실이 딸에게 쓴 편지에 이런 문장들이 있습니다. '죽도록 일을 해도 내 삶은 달라지지 않았다', '네가 의무만을 잔뜩 짊어진 채 살기보다는 조금은 다른 삶을 살기를 바랐단다', '어찌 당과 국가, 수령님이 나보다, 내 가족보다 중요할 수 있겠니' 예시로 든 문장들은 당이나 수령님 같은 워딩만 조금 바꾸면 남한 사회를 이야기한다고 해도 크게 무리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네. 맞습니다. 실제로 북조선 여성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이런 내용들이 많습니다. 사회주의를 믿어서 열심히 일했는데 내 자식들은 밥도 못 먹더라, 대단한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살았는데 결국 남한에 내려와 있다는 얘기들이죠. 국가를 위해서 희생하고, 사회가 원하는 대로 살고, 치열하게 일했지만 정작 삶은 나아지지 않습니다.

본인은 어쩔 수 없지만 내 자식만큼은 나처럼 살지 않길, 좀 편한 삶을 살길 바라는 면을 많이 볼 수 있어요. 이런 모습을 통해 우리나라는 과연 얼마나 다른가를 한번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누구보다 오랜 시간 노동하지만 가난은 계속되고 가진 사람들은 계속 잘 먹고 잘 사는 공고한 구조 속에 있다는 건 남한이나 북한이나 마찬가지 아닌가요?

그래서 북조선 여성 중에선 자식에게 과외를 시켰다는 분도 있고, 예전에는 중국어를 시켰지만 영어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이제 영어를 시킨다는 분도 있었어요. 저는 책을 통해서 그런 여성들의 의식변화, 어떤 새로운 시도들에 대해서도 알리고자 했습니다. 그런 각자의 자리에서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어쩌면 지금 우리 세대의 여성들이 조금 더 나은 상황에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닐까요? 남한이든 북한이든 말이죠."

- 현재 남한의 일반 대중들이 북한에 대해 갖는 생각은 대략 둘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무찔러야 하는 우리의 적 아니면 헐벗고 못 먹고 못 사는 사람들... 하지만 <살아남은 여자들은 세계를 만든다>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습니다. 기쁨과 슬픔, 희망과 절망, 의지와 좌절 같은 복합적인 감정과 다양한 삶의 궤적이 가지런히 담겨 있습니다. 여기엔 저자의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우선 첫 번째로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이 책은 일반적인 사회과학 도서와는 다르게 소설이나 에세이 형식을 차용하기도 했고,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사실을 기반으로 재구성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 바탕은 인터뷰나 증언입니다. 그들에겐 흑백으로 보여지지 않는 너무나 다양한 모습들이 있었어요. 사람들이 다 그렇듯이 말이에요."

- 이 질문 자체가 저의 편견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웃음)

"동시에 저의 편견이기도 했습니다. (웃음) 어쩌면 우리 모두의 편견이기도 하죠. 처음 그들을 만났을 때 저는 필드 노트에 못 먹고, 못 살고, 교육을 못 받았을 거라고 쓴 적도 있었어요. 하지만 실제로 만나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분들이 전반적으로 힘들게 사는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그런 모습만 있는 건 아닙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우리보다 훨씬 더 강한 부분도 있고, 아주 솔직하게 욕망을 드러내기도 해요. 그런 다양한 모습들이 있는데 우리가 보는 건 정해져 있습니다.

어쩌면 이게 <살아남은 여자들은 세계를 만든다>를 써야겠다고 생각한 첫 출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들이 가진 다양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북조선 여성들은 이렇다는 어떤 고정관념을 깨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의도했냐고 물어본다면, 의도하지 않았다고 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저 제가 만난 분들이 그랬으니까요."

"다른 방식의 사유가 '분단 패러다임' 깰 수 있다"
 
김성경 교수가 찍은 연길서역
▲  김성경 교수가 찍은 연길서역
ⓒ 김성경

관련사진보기

 
- 책에 나오는 인물 중에서 특별히 소개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요?

"이 책에 순영, 정희, 그리고 저희 시어머니에 대해서도 언급한 부분이 있는데요. 세 분이 연세도 비슷하시고, 다 중국에서 태어나셨어요.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상황에서 태어난 세 명의 여성들이죠. 하지만 누구는 자신의 삶을 '내가 예전엔 자랑스러운 노동당원이었어, 북에서 어깨 펴고 살았었지' 하고 회상합니다.

어떤 분은 죽을 때까지 자식 걱정을 놓지 못하셨어요. 어떻게 하면 내 아이가 조금 더 행복하고 조금 더 편하게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끝끝내 희생하는 삶을 살았어요. 또 어떤 분은 일생 동안 과거의 상처를 숨기고 살아야만 했고요. 결국 비슷한 태생을 가진 세 분의 삶이 해방과 전쟁과 분단을 경험하면서 각각 다른 방식으로 작동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여기에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지점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 지금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북한을 우리의 주적이라고 하고, 저 나라의 통치자는 우리를 향해 무인기를 보내고 미사일을 쏩니다. 이런 걸 보면 현 정권의 대북 정책에 관한 옳고 그름을 떠나 북한과의 관계는 결국 정치적, 외교적으로만 풀 수 있는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만이 가진 분명한 가치와 의미가 있지만, 교수님의 연구나 작업 방식이 남북 관계라는 커다란 틀 안에서 보면 결국 '사소한 각주' 같은 것은 아닐까요?

"물론 그런 지적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성주의적이고 탈 식민지적인 관점에서 연구를 진행하는 사람으로서, 남북 관계를 정치나 구조적인 부분 혹은 국가 단위로만 접근하는 것이 남성 중심적이고, 주류적인 시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이런 시각으로 보면 남과 북이라는 두 개의 국가, 국제 관계, 전쟁 같은 것만 존재하지요.

과연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서 이제 전부인지 묻고 싶어요. 어쩌면 여기엔 정치와 국가와 전쟁과 이념을 제외한 다른 모든 것들을 사소하게 생각하게 하는 힘이나 권력이 작동하는 건 아닐까요? 만약 이런 주류 담론이 정말로 유용했다면 지금 남북 관계가 훨씬 좋아졌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실상은 어때요? 지금까지도 분단은 너무도 굳건하게 유지되고 있잖아요. 그렇다면 평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우리가 사소하게 생각했던 방식으로 접근하고 주류적인 시각을 해체해야만 가능한 건 아닐까요?

저는 북조선 여성들의 삶을 살펴보는 작업을 비롯해 다른 방식으로 사유하는 것이야말로, 평화적인 역량을 키워내고 분단 패러다임을 깨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이 분단과 통일에 관심이 없어요. 이런 방식을 계속 유지한다면 우리는 계속 분단된 사회에서 살아가야만 합니다. 국가의 문제라고 여기고 국가가 알아서 하는 방식만을 계속 고집한다면 지금까지 그랬듯이 분단으로 인한 사람들의 고통은 사소한 것으로 치부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살아남은 여자들은 세계를 만든다 - 분단의 나라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

김성경 (지은이), 창비(2023)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요미우리 “한국 정부가 징용 배상하면…일 총리 ‘식민지배 반성 계승’ 표명”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3일(현지시간) 프놈펜 한 호텔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를 하고 있다. 2022.11.13. ⓒ뉴시스
한국 정부가 일제 강제동원 노동자 소송 문제 해결책을 마련하면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과거 담화 계승을 표명하는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요미우리신문은 4일 한국 정부는 지난 2018년 대법원판결로 배상 의무가 확정된 일본 피고 기업 대신 한국 정부 산하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배상금 상당액을 원고에게 지급하는 해결책을 조만간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는 이 과정에서 징용 배상 문제 해결을 위한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을 요구하고 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일본 정부는 새로운 담화를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담화나 공동선언에 담긴 입장을 계승하는 정도의 입장 표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가 발표한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이 언급된다. 오부치 총리는 과거 식민지 지배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를 표명했고, 김 대통령은 불행한 역사를 극복한 미래 지향적 관계를 강조한 바 있다. 신문은 “한국이 국내 법적 배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일본이 자발적으로 호응하는 것”이라며 “강제 징용 문제 해결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경제계에서는 한일관계에 이바지하는 사업을 검토 중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경제단체연합회에서 한일 협력 사업 창설을 위한 자금을 조성하는 방안이다. 요미우리는 협력 사업이 징용 배상과 별개로 한국인 유학생에게 장학금 지급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홍민철 기자 ” 응원하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친일 매국노 윤석열을 몰아내자!”…29차 촛불대행진 열려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3/03/04 [18:43]
  •  
  •  
  •  
  •  
  •  
  •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3·1정신 계승 29차 촛불대행진’이 4일 오후 5시 숭례문과 서울시청 사이 대로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연인원 4만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사회를 맡은 김지선 강남촛불행동 대표는 촛불대행진을 시작하는 구호를 외쳤다. 

 

“친일 매국노 윤석열을 몰아내자!”

“제2의 이완용 윤석열을 몰아내자!”

“친일 잔당 국힘당을 해체하라!”

 

첫 발언자로 무대에 오른 윤미향 국회의원(무소속)은 “우리는 지금 평화롭지 못하다. 잊을 만하면 하늘에서 온갖 전쟁 무기가 날아다닌다. 또 잊을 만하면 동해에서 군함들이 전쟁 훈련을 하고 있다. 또 잊을 만 하면 일본에서 망언이 터져 나오고 있다”라고 운을 뗐다. 

 

▲ 윤미향 의원.     © 이인선 객원기자

 

윤 의원은 “2015년 12월 28일 일본군 ‘위안부’ 한일 합의가 있었다. 피해자들도 절규하고 국민들도 절규했다. 그러나 주한미군 사령관, 미 국무부 차관보가 환영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상기시키며 “윤석열 대통령은 (삼일절 기념사에서) 우리가 일제 식민지 침략을 받은 것이 바로 우리 때문이라고 한다. 삼일절 윤석열의 메시지에 가장 환영으로 화답한 사람들은 일본과 미국이었다”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2020년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정치검찰과 친일 언론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아 민주당에서 출당되고 재판까지 받는 수모를 당했으나 거의 대부분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아직도 언론과 대부분 정치인들은 윤 의원을 매도했던 과거를 반성하지 않고 있으며 거리를 두고 있다. 

 

윤 의원이 촛불대행진 무대에 올라 큰 호응을 받은 것은 촛불국민이 윤 의원의 복권을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의원의 연설을 들은 한 시민은 “왜 윤미향 의원을 일본과 검찰, 조·중·동이 그렇게 마녀로 몰았는지 느낄 수밖에 없는 연설”이라고 하였다. 

 

다음으로 인기 연속극 ‘더 글로리’의 문동은 기자를 흉내 내 촛불대행진 참가자의 인기 순서가 된 ‘이주의 퇴진 뉴스’를 시작했다. 

 

▲ 문동은 기자.     © 이인선 기자

 

문 기자는 윤석열 삼일절 기념사를 언급하며 “친일파들도 부끄러워할 것”이라고 지적했으며, 정순신 아들 학교폭력 논란을 거론하며 “이 광장에서 부모의 직업, 부모의 재력, 부모의 인맥 세 가지는 아무 힘도 없으니까 도망가지 말고 벌 받아. 그렇지 않으면 사는 동안은 지옥일 테니까”라고 꼬집었다. 

 

다음으로 구본기생활경제연구소 구본기 소장의 현장 인터뷰에서 강원도 양구가 고향이라고 밝힌 한 참가자는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박근혜 탄핵 촛불 당시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라고 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그건 착각이다. 우리는 살아있는 촛불이다”라고 하였다. 

 

이어 조중동 폐간 실천단 이득우 부단장이 무대에 올라 “정순신 아들의 고백이 있었다. 어려서부터 조선일보를 보아왔단다”라며 조선일보를 보면 학폭 가해자 같은 사람이 된다고 외쳤다. 

 

▲ 이득우 부단장.     © 이인선 객원기자

 

이어 공연예술창작터 ‘수다’와 뮤지컬동아리 ‘리라’가 함께 준비한 마당극 ‘신 뱃노래’ 공연이 있었다. 

 

▲ 마당극 공연.     © 이인선 객원기자

 

다음으로 김은진 촛불행동 상임대표의 연설이 있었다. 

 

김 상임대표는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까지 장악해서 검찰 독재 체제를 완성하겠다는 것이 윤석열의 야욕이다. 그러나 우리 촛불 국민들은 윤석열 정권의 헛된 꿈을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킨 과정을 “민주주의를 말살하려는 윤석열 독재 정권과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촛불 국민들의 싸움”이었다고 분석하며 “그 싸움에서 우리 국민들이 이긴 것”이라고 하였다. 

 

이어 사회자는 “한미일 전쟁동맹 반대한다!”, “자위대에 길 터주는 윤석열을 반대한다!”, “주가조작 뇌물수수 김건희를 특검하라!”, “정치검찰 행동대장 한동훈을 파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다음으로 유튜버 백동현 씨가 무대에 올라 “친일 청산을 다 하지 못하여 이 땅에는 친일 매국노들이 사법부와 검찰에 넘쳐나고 있다”라고 주장하며 “제2의 민주화 운동, 제2의 독립운동을 전개하자”라고 호소했다. 

 

또 암투병 중에도 매주 촛불 자원봉사단을 하는 조일권 씨가 자작시 낭송을 하며 “이제는 보내주마 / 가거라 너의 감옥으로 / 가거라 너희들의 무덤 속으로”라고 외쳤다. 

 

이어 강한수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이 연설을 하였다. 

 

▲ 강한수 수석부위원장.     © 이인선 객원기자

 

강 수석부위원장은 먼저 지난주 촛불대행진에서 건설노조를 응원해준 것에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온갖 부정적 단어와 이미지로 넘쳐나는 건설 현장을 바꾸기 위해 건설노조를 만들었다. 30여 년의 시간이 걸려 임금 체불 없는 현장, 하루 8시간 노동, 화장실 남녀 구분, 국공휴일 유급 휴식 등 조금은 살맛 나는 건설 현장을 만들었다”라고 소개했다. 

 

그런데 “원희룡 국토부 장관을 필두로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서 건폭 다시 말해서 건설업 조폭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면서 건설 노동조합의 씨를 말리겠다고 한다”라면서 “온 정부 조직과 여당 대통령까지 총동원되어서 8만 건설노조 조직을 때려잡겠다고 했다. 그런데 건설노조를 없애지 못하면 이 윤석열 정권 쪽팔려서 어디 정권 유지하겠는가. 윤석열 정권은 우리 건설 노조를 없애지 못하기에 이제 개점휴업하고 정권을 내려놓는 그날만이 남았다”라고 주장했다. 

 

연설이 끝나자 사회자는 “촛불국민, 노동자가 단결하여 윤석열을 퇴진시키자!”라고 외쳤다. 

 

끝으로 가수 지민주 씨가 무대에 올라 「세상에 지지 말아요」, 「길 그 끝에 서서」 등의 노래를 불렀다. 

 

이어 행진을 시작했다. 

 

© 이인선 객원기자

 

© 이인선 객원기자

 

© 이인선 객원기자

 

© 이인선 객원기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전주을] ‘탈당 사유’ 공방 중…“이번엔 진보당이 민주당이여”

  • 기자명 현장언론 민플러스
  •  
  •  승인 2023.03.04 17:52
  •  
  •  댓글 0

국민의힘 정운천 불출마 선언 이후 요동치는 전주을

김호서, “임정엽, 민주당 무공천 때문에 탈당한 것 아냐”

임정엽, “정운천, 불출마 높이 평가…전북연고 모든 국회의원과 연대”

강성희, “정권 심판 이어 새정치 주역으로”

▲오는 4월 5일 치러지는 전주을 재선거에 출마한 (왼쪽부터) 진보당 강성희 후보, 무소속 김호서 후보, 무소속 임정엽 후보.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이 3일 전주을 재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선거 구도에 지각변동이 일었다.

민주당 지지도 60%가 넘는 전주을에 민주당이 당헌‧당규를 지켜 무공천하는 용단을 내리고,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까지 불출마함에 따라 선거결과는 누구도 섣불리 예단하기 힘들어졌다.

민플러스는 현지를 찾아 직전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유력 후보와 선거 관계자를 만나 선거 판세를 들어봤다.

김호서, “임정엽, 민주당 무공천 때문에 탈당한 것 아냐”

무소속 김호서 후보는 정 의원 불출마로 ‘후보 단일화’ 의미가 사라졌다며 민주당 지지자들이 자신을 선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후보는 최근까지 정 의원을 상대하기 위해 무소속 임정엽 후보와의 단일화를 촉구해왔다.

김 후보는 민주당을 탈당한 임 후보와의 지지층이 겹친다는 것을 의식한 듯 임 후보에 비해 청념하며 도덕성에서 앞선다고 자신의 강점을 피력했다.

김 후보의 설명에 따르면 임 후보는 민주당의 무공천 방침 때문에 불가피하게 탈당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실제 임 후보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주시장 출마예정자 시절 지지율 1위였지만,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원회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아 컷오프된 바 있다.

당시 민주당 전북도당은 임 출마예정자가 아태재단 근무 당시 건설업자로부터 1억5천만 원을 받아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과 등을 문제 삼아 부적격 판정을 내렸으며 중앙당도 이를 최종확정했다.(☞관련 기사 보기 )

이 때문에 민주당이 이번 전주을 재선거에 설사 공천했어도 임 후보는 컷오프 대상이었다는 것이 김 후보의 주장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그래도 임 후보가 지지율 1위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 김 후보는 “그거야 이 지역에서 5번이나 출마했기 때문에 인지도가 높아서”라고 딱 잘라 말하곤, “정 의원 불출마로 국민의힘이 당선될 가능성은 사라졌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이제 현명한 선택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임 후보와의 양강 구도를 전망한 김 후보는 “임 후보가 국민의힘 대표로 출마한 안철수 후보와도 같은 당을 한 바 있고, 선거를 앞두고 걸핏하면 민주당을 탈당한 전력이 있다”라며, “호불호가 명확한 임 후보는 30% 벽을 넘지 못하고 하락세에 접어들겠지만, 자신은 40% 벽을 뚫고 반드시 당선하겠다”라는 다짐을 밝혔다.

임정엽, “정운천, 불출마 높이 평가…전북연고 모든 국회의원과 연대”

보도자료를 통해 “정운천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높이 평가”한 임정엽 후보는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을 앞두고 정 의원을 비롯한 전북연고 국회의원 37명의 끈끈한 연대”를 강조했다.

임 후보 선거 관계자는 여론조사 1위 후보답게 구도에 신경 쓰지 않고, 공약 홍보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된 ‘정치 철새’ 논란에 대해선 “당선 되면 민주당에 복당하겠다”며 일축했다.

한편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전주을 재선거에 무소속이 당선돼도 민주당 복당은 불가” 입장을 밝힌 한병도 전북도당 위원장과 전화통화를 연결했다.

한 위원장은 임 후보의 ‘당선 후 복당’ 의사에 대한 평가를 요청하자, “선거와 무관하게 복당 불가는 민주당의 원칙적 입장”이라면서, “이미 탈당한 후보들의 복당 의사와 관련해 입장을 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소속 지방의원들 중에 무소속 후보를 지원한다는 소문에 대해선 “소문만으로 어떤 입장을 표명할 수는 없다”면서 “다만, 민주당은 이번 재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은 만큼 선거 중립 원칙을 지켜갈 것이고, 민주당 소속 지방의원들도 이에 따를 것”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강성희, “정권 심판 이어 새정치 주역으로”

지난달 정운천 의원이 선거전에 뛰어들면서 전주을 재선거는 ‘윤석열 정권 심판’이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이에 진보당은 전 당적 역량을 동원해 반윤석열 투쟁을 전개했고, 야권 성향의 무소속 후보들까지 ‘반윤석열’ 기치를 들게 만들었다. 덩달아 정치신인 강성희 후보의 지지율도 수직 상승했다.

그렇다면 정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강성희 선본도 기조에 변화가 있지 않을까?

“민생위기 검찰독재 윤석열 정권 심판 기조에 변함은 없다”라고 답한 강성희 선본 관계자는 “다만 정권 심판에 더해 새정치를 갈망하는 전주시민의 마음에 들게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답했다.

민주당이 출마하지 않은 선거지만, 작년 10월만 해도 강성희 후보는 물론 진보당도 존재감이 없었다고 솔직하게 틀어놓는다.

“처음 윤석열 심판 구호를 들고 거리에 나섰을 때, 지역주민들이 어디서 나왔냐고 하길래, ‘진보당’이라고 했더니, '빵집'에서 어떻게 이런 일을 하냐는 분들도 있고, 어느 '금은방'이냐고 묻는 이들도 있었다.”라고 회상한 강 후보 관계자는 “지금 지지율이 15%대까지 오른 것도 기쁘지만, ‘이번엔 진보당이 민주당이여’라고 강성희 후보를 지지해 주는 분들 덕분에 힘이 난다”라고 했다. 그만큼 전주시민에게 진보당이 대안정당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주전 여론조사에서 강성희 후보가 9%대에 진입했을 때, 전통적인 진보 지지층 결집을 확인했다.”라고 분석한 강 후보 측은 “며칠 전 15%대의 지지율이 나온 것은 범야권으로 강성희 후보의 지지가 확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강성희 후보의 상승세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관련기사 보기)

“정운천 의원 불출마에 따른 선거 구도 변화를 어떻게 전망하냐?”는 질문에, 강 후보 관계자는 “국민의힘 당선을 막기 위해 당선 가능한 차악을 선택해야 했다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이제 최선의 후보를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