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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겨레하나 “친일파와 다름없는 김태효 임명 철회하라”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2/03/17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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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겨레하나가 17일 오전 11시 국힘당 부산시당 당사 앞에서 ‘한일군사정보협정(지소미아) 밀실 협상에 앞장선 김태효 전 전략기획관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제공-부산겨레하나]  

 

“친일파와 다름없는 김태효 같은 사람을, 한미동맹,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를 주장하며 한반도를 위협하는 이런 사람을, 새 정부의 인사가 되는 것을 우리는 가만히 두고 볼 수가 없다.”

 

이보영 부산겨레하나 사무처장이 윤석열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외교·안보분과 위원으로 김태효 전 청와대 전략기획관을 임명한 데 대해 이처럼 비판했다.

 

부산겨레하나는 17일 오전 11시 국힘당 부산시당 당사 앞에서 ‘한일군사정보협정(지소미아) 밀실 협상에 앞장선 김태효 전 전략기획관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부산겨레하나는 “김태효 씨는 청와대 재직 당시, 2012년 6월 지소미아 ‘밀실 처리’를 주도했다. 또한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 개입을 당연시하고 한일 군사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한 내용을 담은 논물을 여러 차례 쓰기도 하였다”라면서 “아직 출범도 하지 않은 정부의 이러한 인선은 일본의 이익을 대변하기만 할 뿐, 우리 국민의 정서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 사무처장은 “김태효 씨는 이명박 정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청와대에서 대외전략비서관과 대외전략기획관 등을 지내며 외교·안보 실세로 통했던 인물”이며 “친일매국적인 지소미아를 밀실 처리하려다 물러난 사람이며 북한에 대해서는 전쟁과 무력 사용도 불사해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이라며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 [사진제공-부산겨레하나]  

 

지은주 부산겨레하나 대표는 “새 정부 인수위 외교·안보 인선은 철저하게 동맹강화 인물로 배치되었다. 새 정부의 위험천만한 외교·안보 정책의 밑그림이 드러나고 있다. 이명박, 박근혜 때 미완성한 한미일 삼각동맹 추진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의 대선 결과로 미국과 일본은 잔칫집이나 다름없다. 이제 말 잘 듣는 정부가 들어섰으니 자신들의 동맹 보따리를 원 없이 풀어제낄 것이다. 지금까지 추진하지 못했던 동맹체제 강화의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며 “한미일 삼각동맹의 본질은 미국이 동북아 패권을 위한 군사력부담을 한국과 일본에 지우려 하는 것이고 한국 정부를 미일동맹의 하위동맹으로 편재하는 것이다. 한국이 미국의 전쟁 도구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지 대표는 윤 당선인에게 “이명박, 박근혜의 전철을 밟지 마라. 한미일 군사동맹을 추진한 정권치고 살아남은 권력이 없다”라고 경고했다.

 

부산겨레하나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김태효 씨의 위원 임명은 윤석열 당선인이 MB 정부의 강경책을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라면서 “윤석열 인수위원회는 구시대 외교정책의 상징인 김태효 인선을 지금 당장 철회하라”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국힘당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 부산겨레하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국힘당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다. [사진제공-부산겨레하나]  

 

아래는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한미일군사동맹 반대! 지소미아 밀실협상에 앞장선 김태효 인선 철회하라

 

지난 15일, 윤석열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외교·안보분과 위원으로 김태효 전 청와대 전략기획관을 임명하였다.

 

김태효 씨가 누구인가?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외교·안보 분야 실세로 군림하며 MB 정부의 강경정책을 주도한 인물이다. 2012년 6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밀실에서 추진하기도 한 그는,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가 개입해야 한다는 상식을 벗어난 논물을 수차례 쓰기도 하였다. 

 

김태효 씨의 위원 임명은 윤석열 당선인이 MB 정부의 강경책을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윤석열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매우 위험한 외교·안보관을 가지고 있었다. 대선후보 2차 TV토론에서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한미일 군사동맹을 강조하였다. 외국 군대의 힘으로 평화를 수호하겠다는 주장을 말도 안 되는 주장을 거리낌 없이 했던 것이다. 더욱이 이 발언을 했던 시기가 3.1절을 앞두고 있던 시기여서 국민들은 충격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그리고 대선 이후, 윤석열 당선인의 안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매국적인 공약이 이제 현실화되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은 대선 결과 발표 5시간 만에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하였다. 미국의 요청으로 예정보다 빨리 통화를 진행하며 노골적으로 한미일 동맹 강화 움직임이 진행 중이다.

 

지난 10일 미 상원군사위원회에 출석한 폴 라캐머라 주한미군 사령관은 한일관계 개선이 자신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라는 입장과 윤석열 당선인의 대북 정책이 매우 조짐이 좋다고 기대감을 드러내었다. 이는 한미군사훈련을 일본 자위대와 합동으로 전개할 것을 주문해 온 주한미군 사령관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윤석열 당선인에게 훈련 확대 압박으로 작동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본 또한 이에 발맞추어 움직이고 있다. 지난 13일 일본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 당대회에서 “자민당이 제시하는 4개 항목의 개정안은 모두 힘써야 할 과제”라며 자위대 명기를 골자로 한 헌법 개정에 의욕을 보였다. 

 

지금 한미일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우리 국민에게 매우 위험한 일이다. 한미일 군사동맹 강화는 우리나라의 자주권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대북대중 전략을 실현하는 돌격대 역할일 뿐이다. 

 

통상적으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위원 대다수는 새 정부의 내각과 청와대로 자리를 이어간다. 매국적인 지소미아 밀실 협상의 장본인이 새 정부로 들어간다면 어떠한 일이 벌어지겠는가?

 

식민지배 사죄 없이 다시 군사대국을 꿈꾸는 일본과 손잡고 한반도 평화, 안보를 지키겠다니 가당치 않다. 미국과 일본의 이익을 대변하는 매국적인 한미일 군사동맹 정책은 지금 당장 폐기해야 할 것이다.

 

한미일 군사동맹 반대한다!

윤석열 인수위원회는 구시대 외교정책의 상징인 김태효 인선을 지금 당장 철회하라!

 

2022년 3월 17일

부산겨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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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국무위원회 실세들로 재편 '눈길'

통일부, ‘2022 북한 권력기구도’ 발간

  • 기자명 김치관 기자 
  •  
  •  입력 2022.03.17 18:55
  •  
  •  수정 2022.03.17 21:42
  •  
  •  댓글 1
통일부는 17일 ‘2022 북한 권력기구도’를 발간, 배포했다. 통일부는 “8차 당대회 이후, 당·정·군 조직은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1월 5~12일 개최된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는 김정은 총비서를 추대하고 주요 당간부들을 인선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통일부는 17일 ‘2022 북한 권력기구도’를 발간, 배포했다. 통일부는 “8차 당대회 이후, 당·정·군 조직은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1월 5~12일 개최된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는 김정은 총비서를 추대하고 주요 당간부들을 인선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통일부는 17일 ‘2022 북한 권력기구도’(이하 기구도)를 발간, 재편된 당 정치국과 국무위원회 등의 명단을 공개했다.

통일부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의 [로동신문] 보도 등 공개정보를 위주로 “공개 정보 및 주요 회의·행사 시 식별 사항, 유관기관과의 협의 등을 종합하여 필요시 분석·추정사항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권력 핵심인 ‘조선로동당’은 지난해 1월 8차당대회에서 김정은 총비서를 추대했고, 신설된 제1비서는 여전히 공석인 것으로 추정된다. 통일부는 제1비서 직제를 기구도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8차 당대회 이후, 당·정·군 조직은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고 요약했다.

북한은 당 우위 국가로 당 정치국이 핵심 권력기관이다. 통일부는 정치국에 군 관련 인물이 줄고 경제 담당 인물이 늘어난 점을 특징으로 꼽았다. [사진 - 북한정보포털 갈무리]
북한은 당 우위 국가로 당 정치국이 핵심 권력기관이다. 통일부는 정치국에 군 관련 인물이 줄고 경제 담당 인물이 늘어난 점을 특징으로 꼽았다. [사진 - 북한정보포털 갈무리]

아울러 정치국 내에 군 관련 인사의 비중이 감소하고 경제 부문 인사 비중이 증가했다며 “8차 당대회 이후 산업 증산·민생 개선을 중심으로 한 ‘5개년 계획 수행’ 강조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평가했다.

정치국 위원을 맡았던 인민군 총참모장(림광일)과 사회안전상(리태섭)이 후보위원에 머물렀고, 정치국 후보위원이던 국가계획위원장(박정근)이 위원으로 격상된 것이 대표적이다. 내각 부총리도 기존 2명에서 3명이 정치국 후보위원에 이름을 올린 것도 이같은 흐름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먹는 문제 해결과 농촌건설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각 농업성이 농업위원회로 격상됨에 따라 통일부는 주철규 농업위원장이 정치국 후보위원에 진입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반해 대외관계가 거의 전무한 상황을 반영한 듯 리선권 외무상은 정치국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강등됐다.

당 관련 기구도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군사분야 최고책임자였던 리병철의 자리를 박정천이 이어받아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당 비서를 맡은 점이다.

실제 구체적 업무를 맡고 있는 조선로동당 전문부서와 도(직할시.특별시)당위원회 조직표. 도(직할시.특별시)당위원회 책임비서들 중 비중있는 인물들도 많다. [사진 - 북한정보포털 갈무리]
실제 구체적 업무를 맡고 있는 조선로동당 전문부서와 도(직할시.특별시)당위원회 조직표. 도(직할시.특별시)당위원회 책임비서들 중 비중있는 인물들도 많다. [사진 - 북한정보포털 갈무리]

당 전문부서는 문화예술부가 신설됐고 신소실이 통폐합된 것으로 추정, 모두 22개로 추정했으며, 조직지도부 김재룡, 선전선선동부 주창일 등 19개 부장의 명단을 밝혔다. 이 중 선전선동부장 주창일, 과학교육부장 태형철, 근로단체부장 리두성, 문서정리실장 박정남 등은 통일부가 추정해 반영한 것이고 신설된 문화예술부와 총무부, 경제정책실 책임자는 공란으로 남겼다.

통일부 관계자는 “주창일이 당 부장으로 거명되고 있어서 어느 부장인지 관심을 갖고 봤다”며 “최근 참석한 여러 활동이 기존 선전선동부장 활동과 유사하고 2차 초급당비서 대회 등 착석 위치, 호명 순서” 등을 감안했고, 유관기관의 의견도 비슷하다고 전했다. 북한은 전통적으로 당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가 핵심부서로 평가된다.

최근 북한이 도‧시‧군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도당위원회 책임비서들도 주목된다. 김영환 평양시당 책임비서는 정치국 후보위원이며, 평양시당 책임비서를 역임한 문경덕 평안북도당 책임비서, 군 총정치국장과 평양시당 위원장을 역임한 김수길 강원도당 책임비서 등 비중있는 인물들이 포진돼 있다.

국무위원회가 재편, 강화돼 향후 역할이 주목된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도 당연직 위원들이 일부 교체됐다. [사진 - 북한정보포털 갈무리]
국무위원회가 재편, 강화돼 향후 역할이 주목된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도 당연직 위원들이 일부 교체됐다. [사진 - 북한정보포털 갈무리]

정(政)의 핵심 조직이랄 수 있는 국무위원회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최룡해 제1부위원장, 김덕훈 부위원장 체제 아래 실세 위원들로 재편돼 눈길을 끌었다. 당 정치국 못지않은 역할을 에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과 정치국 상무위원 조용원을 비롯해 군 책임자 박정천, 오수용(당 비서), 김성남(당 국제부장), 리영길(국방상), 리태섭(사회안전상)이 새로 등장했고, 기존 대남‧외교라인에서 김영철(당 통전부장), 리선권(외무상)은 국무위원 직을 유지했지만 최선희(외무성 부상)는 빠졌다. 최선희가 빠지고 김성남이 추가된 셈이다.

대외‧대남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여정은 국무위원 외에 다른 공식 직책은 맡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통일부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내각 산하로 파악했지만 책임자는 공란으로 남겼고, 통상 비중있는 인사가 맡는 국가체육지도위원회도 위원장은 공란으로 남았다. 국가체육지도위원회 부위원장은 리두성 당 근로단체부장이 당연직으로 맡고 있다.

내각 상(장관)은 고등교육상 김승찬, 국토환경보호상 김성준, 정보산업상 주용일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이 외에도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회에 리선권, 최선희만 유임되고 김성룡, 김호철, 서호원, 김성호 등 새로운 인물들로 채워졌다.

북한 사회에서 ‘당의 인전대’로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근로단체는 최근 명칭을 바꾼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위원장에 문철,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 위원장에 김정순이 이름을 올렸다. 문철과 김정순 위원장은 기존 조선직업총동맹 위원장 박인철, 조선농업근로자동맹 위원장 한종혁과 나란히 당연직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도 겸하게 됐다.

남북관계 일선에서 활약해온 맹경일 통전부 부부장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에 이름을 올린 점도 눈에 띈다. 맹 부부장은 지난 2월초 개최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6차회의에서 해외동포권익옹호법에 관한 토론에 나선 바 있다.

남측의 교류 파트너인 6.15공동선언실천북측위원회 위원장은 박명철, 민족화해협의회 회장은 박용일, 조국통일범민족연합북측본부 의장은 최진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김영철, 조선적십자회 위원장 겸 조선종교인협의회 회장은 강지영 등이 확인됐다.

이날 통일부가 함께 발간한 올해 북한의 주요행사 예정표에는 지난해 8차당대회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추대된 날(1.10)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4.25)이 휴무일로 지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부 관계자는 “오늘 브리핑 이후 언론, 유관기관, 연구기관, 대학 등에 약 1,000부 배포 및 통일부 누리집 ‘북한정보포털’에 게재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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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원 정치개혁' 부르짖는 이탄희 "그게 우리가 살 길"

[야당 민주당의 길 ①] "민주당이 졌고, 이재명은 잘 싸웠다"... 책임정치 실종, 태도의 문제 지적

22.03.18 06:00l최종 업데이트 22.03.18 06:00l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선 평가 및 더불어민주당 향후 쇄신 방향에 대해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선 평가 및 더불어민주당 향후 쇄신 방향에 대해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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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18일,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더 민첩해져야 한다. 더 절박해져야 한다"며 선거대책위원회 보직을 반납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선출된 후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와의 격차가 점점 벌어져가던 시기였다. 이후 그는 여의도 중앙정치보다는 지역 현장을 중심으로 대선에 참여해왔다.

그렇게 직접 만났던 민심은 어땠을까. 1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난 이 의원은 "민주당에 대한 분노"라고 표현했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대하는 민주당의 태도에 대한 분노가 더 컸다. 문 대통령을 향한 비판은, 대통령의 역할을 행정부 수반만으로 축소했다는 데에서 출발한다. 그렇다면 민주당이 국민의 대표자로서 행정부를 국민의 뜻대로 끌고 갈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것 아닌가. 국민들이 그 민주당에게 180석을 몰아주지 않았나. 하지만 왜 민주당은 행정부와의 관계에서 주도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행정부의 문제를 인정하지 못하는가. 이런 분노였다."

'야당 민주당'이 사는 길. 이 의원은 그 출발점 또한 '태도'라고 봤다. 지난 12일 그는 문 대통령 등이 부친상을 당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게 근조화환 등을 보낸 일을 두고 "피해자의 상황에 무감각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인터뷰에서도 "(2년 전 안 전 지사가) 모친상을 당했을 때 (성폭행) 피해자 스스로 '위협을 느낀다'고 얘기하지 않았나"라며 "유사한 상황에서 (같은 일을) 다시 반복하는 것은 상대방의 관점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아니다. 이런 상태로는 대립이슈를 풀 수 없다"고 했다.

"졌잘싸? 정확히 말하면, 민주당이 졌고 이재명은 잘 싸웠다" - 대선 결과가 나온 지 딱 일주일 됐다. 이번 대선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면?


"우리가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하는데, 정확히 말하면 '민주당은 졌다, 이재명은 잘 싸웠다'이다. 후보 개인의 경쟁력으로 봤을 때는 지기 어려운 선거였지만, 당 대 당 구도로 봤을 때는 이기기 어려운 선거였다. 후보가 구도를 극복할 동력을 만드는 데에 성공하지 못했다. 역부족이었다."

- 왜 역부족이었나.

"구도가 너무 강했다. 국민들이 민주당의 자기교정능력, 다음 세대의 정치를 위해 필요한 개방성을 갖추려고 하는 의지가 있냐는 점에 반신반의했다. 마지막 3주 정도 다당제 정치로의 이행을 위한 정치교체라든지, 박지현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키기 이슈를 통한 2030 남성과 여성의 연대 가능성 등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대선 캠페인 속에서 그런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 시기가 좀 더 빨리 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 어제(16일) 박용진 의원 주관으로 열린 첫 대선평가 토론회 말미에 '민주당은 촛불시민이 요구한 연합능력과 갈등을 조정하고 추진력 있게 개혁을 해내는 문제해결능력을 모두를 보여주지 못해서 심판받았다'고도 말했는데.

"민주당은 이번 대선에서 '촛불계승자' 지위를 박탈당했다. 촛불혁명의 주체는 민주당이 아니라 촛불시민이다. 유권자들은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41%밖에 주지 않았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80%까지 갔다는 것은 그만큼 권한을 신탁했다는 뜻이다. 그러면 (문 대통령을 찍지 않은) 나머지 39%의 시민들을 함께 끌고 갈 수 있는 정치를 했어야 했다. 그게 바로 연합정치이고, 촛불정부는 성격상 연합정부일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그 점에서 실패했다. 

연합정치 체제에서 문제해결 능력이라는 것은 결국 양쪽 당사자 서로 간에 부딪치는 대립이슈에서 갈등을 조정하는 능력이다. 또 우리가 동의하는 개혁이슈는 강하게 추진해서 성과를 내야 한다. 그런데 두 가지 각각 필요한 역량이 있다. 

첫째, 갈등 조정을 위해선 상대방의 관점을 이해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사안을 단순화해서 상대를 악마화하고 공격하는 모습만 주로 보여줬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부친상 근조 화환 문제도, 제가 '화환을 보내지 말라'는 게 아니다. 피해자를 조금만 더 배려하는 방식으로 조의를 표하면 된다.

특히나 (2년 전 안 전 지사가) 모친상을 당했을 때 대통령 직함으로 화환을 보낸 것을 두고 피해자 스스로 '위협을 느낀다'고 얘기하지 않았나. 그럼에도 유사한 상황에서 (같은 일을) 다시 반복하는 것은 상대방의 관점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아니다. 이런 상태로는 대립이슈를 풀 수 없다. 갈등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무시하는 것이니까. 

둘째, 개혁과제를 끝까지 추진하기 위해선 상세한 청사진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에게 구호는 있었어도 그것을 뒷받침할 상세한 청사진이 없었다."

- 대표적인 예는 아무래도 검찰개혁인가.

"그렇다. 제가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취임할 때도 전체 청사진을 그려야 한다고 강조했던 이유가 그 시점에도 권력기관 전체를 어떤 식으로 개편할지에 관한 청사진이 없었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면 어떤 기관을 설치해서 그 절차를 어떻게 흘러가게 할 것인가 하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었고, 정보기관과 공수처의 권한, 자치경찰제 등을 어떻게 할지, 그 다음 법원개혁 이런 것들을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는 완성도 높은 개혁안이 없었다."

"책임정치 실종된 민주당... 이러다 새누리당 코스 밟는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선 평가 및 더불어민주당 향후 쇄신 방향에 대해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선 평가 및 더불어민주당 향후 쇄신 방향에 대해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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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0.73%P, 24만7천여 표 차이는 '졌잘싸'가 아니라 '졌다'라고 평가하는 듯하다. 하지만 당장 민주당 안에선 반성, 성찰보다는 서로 격려하는 편이고, 전반적으로 좀 조용한 분위기인데.

"타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보궐선거와 비교하면, 그때는 한쪽 팔이 부러졌으니까 나머지 팔과 두 다리로 쇄신작업에 착수하면 됐다. 지금은 허리가 부러졌다. 그럼 사실 쓰러져 있어야 한다. 그만큼 타격이 크다. 세계사에 유례없는 평화로운 촛불혁명으로 촛불시민에게 신탁받은 정권을 5년 만에 빼앗겼다는 충격이."

- 그나마 '윤호중 비대위'를 두고는 논쟁이 좀 있다. 반대 목소리가 강하게 나오면서 윤 비대위원장이 조만간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어떻게 보고 있는가.

"대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지도부의 일원임에도 혼자 책임을 덜 지고 남은 것 아닌가. 그러면 윤호중 비대위원장이 '지방선거까지 졌을 때에는 두 배로 책임지겠다'고 얘기하는 방법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 앞에 윤 비대위원장의 모습이 비칠 때마다 '책임져야 될 사람이 그냥 있네'란 느낌밖에 못 준다."

- 대안은 무엇일까.

"소수의 사람이 먼저 이름을 제시하는 것은 맞지 않다. 그냥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서 논의하길 바란다. (3월 25일) 신임 원내대표가 뽑히면 당원과 지지자, 일반 국민 의견을 수렴해서 결정했으면 좋겠다. 민주당이 그런 모습을 제대로 보이지 않아서 이렇게 됐다. 최소한 먼저 의원총회를 거치고, 지역위원장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그게 기본이지 않나. 의총이 금요일인데 목요일에 비대위원장을 정한 다음 의총을 열고 의견을 듣는 것은 앞뒤가 완전히 바뀌었다."

- 전날 토론회에서 '민주당이 2016년 총선 패배 후 이정현 체제가 들어섰고, 홍준표 체제로 2018년 지방선거 패배, 황교안 체제로 2020년 총선에 패배했던 국민의힘의 과거를 따라갈지 말지 하는 기로에 서 있다'고도 했다.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는 것 같은데, 왜 그 정도로 우려하는가.

"그때와 똑같지 않나. '책임정치'가 실종됐다. 지금 민주당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책임정치의 복원이다. 지난 2년 간 민주당의 모습에 주권자들이 두 번 연속해서 분노를 표출했음에도 그동안 민주당을 운영해온 사람들 중에 제대로 책임졌던 사람이 누군가? 없다. 이 책임정치의 실종 사태가 계속 가면, 저는 우리가 새누리당-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의 코스를 밟을 수 있다고 본다. 윤호중 비대위원장 거취도 책임정치의 측면에서 처리해나가야 한다. 비대위원장을 계속 하려면 '지방선거 졌을 때 내가 두 배로 책임지겠다'는 말을 '지금' 해야 된다는 얘기다."

- 결과적으로 이번 대선의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저는 국민들이 다양성이 존중되는 다원주의 정치체제로의 이행을 요구했는데 민주당이 거기에 충분히 조응하지 못하면서 그 이행이 '일시정지'된 상태라고 본다. 민주당이 지긴 했지만 초박빙의, 0.73%p라고 하는 역대 가장 적은 표차의 박빙 승부로 끝나지 않았나. 그러니 '무산됐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어쨌든 그 이행을 주도하는 곳은 국회이기 때문에... 저는 국민들이 국회가 다시 그것을 이행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살 길은 정치개혁... 태도의 복기에서 출발해야"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선 평가 및 더불어민주당 향후 쇄신 방향에 대해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선 평가 및 더불어민주당 향후 쇄신 방향에 대해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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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원주의 정치체제로의 이행'이 곧 정치개혁일 텐데, 사실 선거 막판에서야 주목받은 이슈였다. 

"저는 4.7 재보선 이후 계속 얘기해왔다. 정치개혁이 우리나라 정치의 미래이자 민주당의 미래이고, 민주당의 살 길이다. 그게 곧 촛불시민의 요구다. 또 지금 위기상황이다. 코로나 위기, 기후위기, 격차위기, 저출산 위기... 이런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선 한두 가지 정치집단이 가지고 있는 지혜만으로는 답을 찾기 어렵다. 다양한 정치집단이 머리를 맞대고 완성도 높은 결론을 만들어내는 과정 자체를 확보해야 한다."

- 당장 국회 상황을 보면... 본인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회의원은 일을 잘 할 필요가 없고 잘 싸우면 되더라'라고 자조 섞인 평가를 남겼다. 그 현실을 절감했던 순간은 언제였나.

"크게 검찰개혁 같은 경우다. 디테일한 계획을 만들어서 추진해야 했는데 검찰개혁이란 구호를 놓고 하자 - 말자 싸우는 데에 더 집중하는 양상으로 흘러왔다. 양당 모두 그 싸움에서 목소리를 크게 낼수록 지지자들의 주목을 받았고."

- 검찰개혁 얘기하면 조국사태가 등장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채이배 비대위원이 16일 공개석상에서 조국사태를 반성해야 한다고 말하자 당 일각에선 반발하는 목소리가 이어지는 상황이 또 반복됐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조국사태를 복기하고 반성할 필요가 있을까.

"저는 '윤석열-조국사태'라고 생각한다. 윤석열-조국사태 또는 권력형 성범죄 2차 가해 논란 등을 민주당이 어떤 태도로 다뤘나? 그 '태도'를 복기해볼 필요가 있다. 이 사안들은 한 가지로 단순화할 수 없는 복잡한 사안들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살인적인 과잉수사로 일가족이 도륙당한 것도 사실이고, 조국 전 장관이 교육을 통해 이뤄지는 불공정한 지위세습의 상징처럼 비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면 두 관점을 일단 '있는 현실'로서 받아들이고 시작해야 한다. 

권력형 성범죄 문제에서도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점은 다를 수밖에 없다. 내가 가해자에게 감정이입이 많이 되더라도 이와 전혀 다른 피해자의 관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이성적으로, 감성적으로 충분히 흡수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그런 태도를 못 보이고 있다. 양당정치 구조 하에 국민의힘과 대결하면서 잘 싸우면 이기는, 그런 정치의 문법하고 똑같다. 

결국 민주당의 태도를 복기해야 한다. 그래야 왜 우리가 양당 정치체제가 문제라고 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고, 왜 우리가 개방성을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하고, 왜 다원주의 정치체제로 가는 것만이 민주당의 살 길인지를 얘기할 수 있다."

- 다당제의 방법론 중 하나로 '대선 결선투표제'를 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다당제를 위한 필수조건이다. 우리가 국회를 다당제 형태로 만들어도 대통령 결선투표제가 없으면 제1당, 제2당을 제외한 나머지 정당들은 정부 운영에 참여할 가능성이 없는 정당이 된다. 그러면 다당제도 유지될 수 없다.

또 다당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양성이라는 가치다. 그 다양성은 행정부 내에서도 필요한데, 결선투표제가 도입되면 1위 후보든, 2위 후보든 3위 이하 후보들의 정책과 가치를 국민들 앞에서 공개 수용하고 당선 이후 국정운영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 국민들 입장에선 여러 가치와 정책들이 조화롭게 연합된 행정부를 가질 수 있는 셈이다. 

하나 더, 이게 원활히 작동하려면 행정부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야하는데, 이때 행정부 내에서 다원성이 충돌할 수 있다.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한 새로운 장치가 필요하다. 그게 대통령 중임제다. 대통령 중임제는 대통령의 신임 여부를 결정하는 중간투표가 있지 않나. 그러면 처음에 가치와 정책의 연합체로 출발했던 정부가 중도에 독선으로 흐르더라도 국민들이 중간평가 때 심판할 수 있다. 그게 여러 번 반복되면 극단적으로는 그 연합정부에서 배제된 정당 후보를 대통령 후보로 만들 수도 있고. 이렇게 대통령 중임제-결선투표제가 결합돼야 잘 기능할 수 있다."

- 결선투표제가 결국 거대 양당 후보만 남겨서 기존 체제를 더 공고화할 것이란 지적도 있다.

"그건 미래의 걱정을 당겨서 하는 것이다. 결선투표제 도입으로 현재의 문제를 개선한 다음, 양당제 극복을 위해 추가로 어느 단계로 갈까는 국민들과 함께 선택하면 된다."

개헌이든, 입법이든... "민주당의 협업능력을 묻고 있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선 평가 및 더불어민주당 향후 쇄신 방향에 대해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선 평가 및 더불어민주당 향후 쇄신 방향에 대해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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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튼 결선투표제든 대통령 중임제든 헌법을 바꿔야 한다. 윤석열 당선인이 향후 정국주도권을 쥐기 위해 개헌을 먼저 던질 수 있다는 말들도 나오는데, 누가 던지느냐에 상관없이 개헌 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는 생각인가.

"지금 이 순간부터 국회의원들이 대선 과정에서 드러난 정치교체 열망, 그에 대한 국민들의 동의를 대변해야 한다. 우선 2인 선거구제 폐지, 위성정당 방지법 등 법률로 할 수 있는 일들을 먼저 해나가야 한다. 동시에 개헌을 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내야 한다. 개헌이 툭 튀어나오는 게 아니지 않나. 2월 27일 정치개혁을 당론으로 채택할 때 '국민통합 헌정개혁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는데, 당장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국민의힘에게 국회 차원의 특위를 만들자고 바로 제안해야 한다."

- 국민의힘은 대선 때도 그렇고, 이전부터 개헌에 관해 별다른 견해를 밝히지 않았는데.

"그런데 현재 국회 구성을 보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하면 보수 1당 대 민주진보 다수 야당 체제가 된다. 만약 모든 정당들이 다원주의 정치체제에 동의하고 하나의 목소리를 낸다면 국민의힘이 반대하기 힘들고, 국민의힘도 자신들이 생각하는 미래 정치체제가 무엇인지 대안을 내야 한다. 그것을 두고 2024년 총선 때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 다만 개헌 전에 입법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민주당이 과연 할까?'란 시선들도 많다.

"대선 전과 후는 다르다. 대선 전에는 '민주당의 의지가 있냐'를 물었다면, 이제는 '민주당의 능력이 있나'를 묻는다. 현재 구도 속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 동의 없이 법안을 처리하려면 다른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다. 그러면 민주당이 기득권을 내려놓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민주당이 다른 민주진보 야당들과 협업할 능력이 있는가, 의지가 있는가'로 질문이 바뀌었다. 우리가 그런 정치를 하반기 국회에서 보여줘야 한다. 말과 행동이 같이 가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다."

- 민주당이 '기득권 내려놓기'라는 측면에서 이재명 후보와 정치개혁에 합의하며 단일화했던 김동연 새로운물결 당대표에게 경기도지사 후보를 양보해야 한다는 말들도 나오고 있다.

"어떤 후보를 어떤 선거에 내보내느냐를 미리 앞서서 얘기하는 것은 오히려 이 문제를 정쟁화할 수 있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연합정치하는 방식으로 지방선거를 치르는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먼저 논의하는 게 좋다. 그런데 그 얘기를 할 때 김동연 대표는 당연히 함께해야 할 사람 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 김 대표를 포함해 어떤 사람이든 정치교체라는 과업에 동의하는 사람들은 누구든지 함께할 수 있고, 함께해야 한다."

- 인터뷰 내내 말한 것들을 이탄희 개인 혼자 다 할 수 없을 텐데.

"저는 제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은 계속 해왔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법관탄핵 때도 열린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과 함께 연대하는 틀을 만들어서 끝까지 유지했고, 그 결과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 의석 수를 초과하는 '찬성 179표'를 얻어냈다. 지금도 정치교체와 관련해 다른 소수 정당 의원들과 계속 같이 목소리를 낼 것이고, 동시에 민주당 내에서 동의하는 의원들과 더 넓고 긴밀하게 함께 하겠다. 그 방법밖에 없다. 왕도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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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코로나 사망 429명으로 폭증…확진 62만명대

등록 :2022-03-17 09:49수정 :2022-03-17 10:05

확진자 느는데다 ‘목요일 효과’
어제 누락 확진자 반영도 영향
1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PCR과 신속 항원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해 있다. 연합뉴스.
1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PCR과 신속 항원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해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전날 역대 처음으로 40만명을 넘긴 데 이어, 17일 0시 기준 60만명을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 주중 수요일과 목요일에 많은 확진자가 나오는 ‘목요일 효과’와 전날 질병관리청 시스템 미비로 인해 집계에서 누락된 확진자가 합쳐진 점이 폭증 요인으로 보인다. 사망자도 429명으로 늘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2만1328명(국내 62만1266명, 해외유입 62명)이라고 밝혔다. 이날 하루 확진자는 전날 확진자 40만711명(전날 40만741명 발표에서 수정)보다 22만617명 많다. 당초 16일 확진자는 50만명 안팎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방대본의 전국 확진자 집계 과정에서 누락이 발생해 40만명으로 나타났는데 일부 확진자 통계가 이날 반영됐다. 고재영 방대본 위기소통팀장은 전날 백브리핑에서 “목요일은 확진자 발생이 원래 크게 나타나고, 오늘(16일)자 미집계 확진자까지 포함되면서 내일은 확진자 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확진자 규모는 당초 방역당국 예상보다 높은 상황이다. 방대본은 16일 신규 확진자 32만명, 정점 규모를 37만여명으로 예측한 바 있다. 고 팀장은 “질병청이 발표했던 32만명 확진 규모는 주간 일평균으로, 날짜별로 편차는 발생할 수 있다”며 “신속항원검사의 확진 인정과 관련해서는 전체 확진 검사 역량이 늘어남에 따라 다소 확진자가 증가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지난 11일부터 1주간 신규 확진자 수는 28만2946명→38만3684명→35만199명→30만9775명→36만2323명→40만711명→62만1328명이다. 

 

일주일새 20만명대에서 60만명대까지 올랐다. 이날 확진자는 1주일 전 목요일 32만7532명보다는 2배가량(29만3796명) 많다. 총 누적 확진자 수는 825만592명이다.신규 확진자 중 60살 이상 고위험군은 11만3769명(18.3%)이다. 18살 이하 확진자는 15만807명(24.3%)다.신규 사망자는 429명으로 역대 최다로 집계됐다. 전날(164명)보다 265명이 늘었다. 현재까지 역대 최다 사망자였던 15일(293명)보다도 136명 많다. 누적 사망자는 1만1481명으로, 치명률은 0.14%다. 

 

사망자를 연령대로 보면 80살 이상이 264명으로 가장 많다. 이하 연령대는 70대 94명, 60대 43명, 50대 19명으로 나타났다. 40대(7명)와 20대(2명) 사망자도 집계됐다.재원중 위중증 환자는 1159명으로 집계됐다. 전날(1244명)보다 85명 줄었다. 지난 1주간 위중증 환자 수는 1116명→1066명→1074명→1158명→1196명→1244명→1159명이다.

 

이날 0시 기준 재택치료자는 192만5759명이다. 재택치료자 중 집중관리군은 28만5070명으로, 전날 신규 재택치료자는 51만3806명이다. 전국 병상 가동률은 위중증 병상 65.6%, 준-중증병상 72.3%, 중등증병상 48.1%이다.방역당국은 18일 거리두기 조정 방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행 ‘6인·11시’ 거리두기 조처는 20일로 종료되며, 방역당국은 완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급 감염병으로 지정돼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등급을 하향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될 예정이다. 김부겸 총리는 16일 오전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방역당국에서는 일상적 의료 체계에서도 코로나 대응이 가능하도록, 현재 1급으로 지정된 감염병 등급을 변화된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방안을 의료계와 함께 논의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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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당선인, 한반도 외교 감당할 수 있을까

[진단] 걱정스러운 선제타격 발언과 유럽석탄철강공동체의 교훈

22.03.17 05:58l최종 업데이트 22.03.17 05:58l


20대 대선이 막을 내렸습니다. 역대 대선 중 가장 작은 득표 차이를 보이며 거대 양당의 피 말리는 전쟁이 끝났습니다.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 결론적으로는 향후 5년의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대통령과 집단이 결정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새롭게 선출된 당선인은 정치경력이 전무하기 때문에 그가 어떤 대한민국을 그리고 있는지 추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 가운데 특히 우려스러운 대목은 바로 외교안보 분야입니다. 오랫동안 검찰조직에만 몸담았던 당선인이 과연 국제정치의 역학구도를 정확하게 파악하며, 이를 활용한 국가이익의 극대화를 가지고 올 수 있을지 의문스럽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반도 외교상황을 유럽통합의 역사적 맥락을 빌어 분석하고자 합니다.

간단하게 넘어갈 수 없는 선제타격 발언
 

큰사진보기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이 청와대에서 하기로 했던 오찬 회동이 무산된 16일 윤 당선인이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당선인 집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이 청와대에서 하기로 했던 오찬 회동이 무산된 16일 윤 당선인이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당선인 집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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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자 유권자인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사실 바쁜 일상을 살아내면서 한반도가 분단되어 있다는 현실, 이 분단은 단순히 한반도에 두 나라가 존재한다는 것이 아니라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발발한 전쟁이 언제든 한반도에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휴전'의 현실이라는 점을 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대선과 총선처럼 중요한 선거 국면에 들어가면 정당과 정치인들은 여지없이 한반도가 남과 북으로 분단되어 있는, 그리고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시민들로 하여금 깨닫게 해줍니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도 그러한 정당과 정치인들에 의한 현실 자각은 이어졌습니다. 물론 과거의 색깔론에 기댄 정치공세가 다소 옅어진 것은 다행입니다. 그러나 이번 대선 토론회의 외교·안보 관련 파트에서 나타난 특정 후보의 '선제타격 발언'과 한반도의 전략핵 도입 가능성은 간단히 넘어갈 사안이 아닙니다. 특히, '선제타격 발언'이 고도의 외교 정치적 발언이 아니라 선거전략적 측면에서 자신의 주 지지층의 결집을 위한 국내 정치용 발언이었다면 이것은 매우 위험한 신호입니다. 그 이유를 국제정치의 공간에서 한 국가의 대외정책 결정 이론 가운데 가장 고전적이고 여전히 설득력이 높은 앨리슨(G. T. Allison, 1971)의 관료정치모델(Bureaucratic Politics Model)로 간략하게 설명하겠습니다.


앨리슨의 이 이론은 1961년 미국과 소련 사이에 발생했던 쿠바 미사일 위기를 분석하면서 정립되었습니다. 앨리슨에 따르면, 한 국가의 대외정책은 단순히 대통령 또는 최고결정자의 결정이 아니라 관료조직의 정치적 산물입니다. 국가는 단일한 목소리를 가진 당구공과 같은 집단이 아니라 복수의 관료조직으로 구성되며, 이러한 상황에서 특정 대외정책은 다양한 관료조직의 이익과 그 조직의 장이 가진 정치적 소신을 기초로 하는 정치 속에서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특정 대외정책은 대통령 개인의 결정이 아닌 다양한 관료조직 사이에서 지배적인 연합을 구축하는데 성공한 특정 그룹의 정책이 곧 그 국가의 대외정책으로 발현된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대한민국 정부의 대북정책이 단순히 대통령 개인의 결정이 아니라 NSC(국가안전보장회의)와 같은 장에서 통일부, 외교부, 국방부 등과 같은 대북정책을 결정하는 주요 부처 사이의 치열한 정치적 싸움의 결과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앨리슨의 관료정치모델을 통해 볼 때, 왜 특정 후보의 선제타격 발언이 문제시되는 걸까요? 대한민국의 많은 시민들이 쉽게 간과하는 부분은 북한에도 이 같은 관료정치가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트럼프처럼 북한은 독재국가이기 때문에 대외정책 결정이 김정은 개인에 의해 단순하게 결정된다고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북한도 남한의 통일부에 해당하는 통전부(통일전선부), 남한의 외교부에 해당하는 외무성 등이 엄연히 존재합니다. 오히려 민주적 선거가 없는 독재국가인 북한에서 내부 정치 투쟁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보다 더 심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덧붙여, 북한과 같이 모든 면에서 군사적 관점이 우월한 병영국가 또는 군사국가(Garrison state)는 대통령과 같은 최고결정자라도 군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북한의 ICBM 발사 징후와 치킨게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전용 가능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을 현지지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전용 가능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을 현지지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
ⓒ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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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배경에서 최근 감지되고 있는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징후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남한에서 새롭게 들어서는 행정부의 수반이 자신들을 향해 선제타격을 이야기한다면 북한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외무성은 외교적으로 받아들이고 외교적 채널을 가동하려고 하겠지만, 북한의 군부 관료조직은 자신들의 입김을 강화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병영국가인 북한에서 김정은은 이 같은 군부의 목소리를 간과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군부의 지지를 잃는다는 것은 자신의 정치적 기반의 상당 부분을 잃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새롭게 선출된 대통령이 이 같은 정치적 맥락을 모르거나 혹은 의도적으로 무시한 채 자신의 선거전략적 측면에서 '선제타격 발언'을 했다면, 이는 당분간 한반도에서의 평화적 관계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상대가 존재하는 외교 현장에서 힘에 의한 평화(Balanc of Power)에 의거할 경우, 결국 두 국가의 외교정책 방향은 주권의 강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으며, 이는 결국 어느 한 쪽이 철저하게 패배하거나 손을 들어야 끝나는 치킨게임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1945년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끝내 항복했던 것과 1990년 고르바쵸프의 소련이 마침내 소련의 해체를 선언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로서는 북한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릴 개연성은 0%에 수렴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해 보입니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하며, 1950년대 당시 (서)유럽 지도자들 사이에 발견되는 주권의 양보(yielding of a degree of state sovereignty)는 다시 주목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연합군의 승리로 막을 내린 2차 세계대전이었지만, 유럽은 말 그대로 초토화되었습니다. 패전국인 독일과 이탈리아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승전국인 영국과 프랑스조차도 상처뿐인 승리였습니다. 1900년대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으로 유럽 국가들 사이의 적대적 감정과 경제 상황은 처참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유럽은 역내에서의 적극적 평화를 모색합니다. 그 방법은 개별 국가의 주권을 강화하는 힘에 의한 평화가 아니라 일정 부분 주권을 양보하는 방향이었습니다.

유럽석탄철강공동체와 '국민주권'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1952년 유럽석탄철강공동체(European Coal and Steel Community)였습니다. 당시 이 제안을 했던 프랑스의 외무장관이었던 로버트 슈만은 2차 세계대전 당시 가장 치열했던 독일과 프랑스의 접경지역인 라인강 주변에서 많이 생산되는 석탄과 철강을 공동으로 관리하고자 했습니다. 이는 당시 전쟁에 가장 중요한 물자인 석탄과 철강에 대한 개별 국가의 주권을 일정 부분 양보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프랑스와 독일에 의해 라인강 지역의 석탄과 철강이 개별적으로 관리될 경우, 언제든지 이 두 물질이 전쟁을 위한 도구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슈만은 판단했습니다. 만약 힘에 의한 평화를 상정했다면, 당시 승전국인 프랑스는 라인강 지역의 더 많은 석탄과 철강을 확보해 더 많은 전쟁물자를 생산하고자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전쟁을 경험한 유럽은 힘에 의한 평화를 상정해 개별 국가의 주권을 강화하는 정책적 방향이 아니라 석탄과 철강을 공동으로 관리하는 초국가적인(supranational) 기구를 설립하는 방향을 선택했습니다. 이 같은 슈만의 정책적 선택에 따른 결과물인 유럽석탄철강공동체에 대해 디에볼드(Diebold, 1959)는 '초국가기구에 국가주권의 일부를 이양하는 서유럽의 첫 번째 기구'였다고 평가합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대한민국 헌법 제1조에 기술되어 있는 국민주권 개념을 심도 있게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헌법 제1조는 1항에서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천명하며, 2항에서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돼 있습니다. 2항이 실질적인 국민주권의 내용입니다. 국제정치 그리고 유럽 통합의 역사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대한민국의 헌법을 이야기하는 것이 이상하게 보이지만, 1950년 당시 유럽의 국가들이 자신들의 주권을 굳이 왜 양보했는지를 이해하기 위함입니다.

당시 슈만과 모네를 비롯한 유럽 통합의 지도자들의 정책적 선택에서 발견되는 점은 사회구성체인 국가의 존속이 곧 국가를 이루는 국민들의 주권을 담보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내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국가의 존속과 국가 우선주의적 사고에 천착했다면, 어떻게 개별 국가의 군사주권을 일정 부분 양보하는 정책적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특히, 5년 전 자신의 국가(프랑스)를 쳐들어왔던 상대국(독일)과 전쟁물자를 공동으로 관리한다는 것은 지나치게 위험한 선택이 아니었을까요? 결국, 이 같은 선택은 국제정치의 공간에서 국가의 주권(홉스식 국가주권)은 궁극적으로 국가를 이루는 국민들에 의해서 나타난다는 국민주권 개념(로크식)을 간과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당시 유럽은 무조건적인 국가주권 중심의 대외정책의 결과로 두 차례 전쟁을 경험하였고,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타협한 것이 바로 국민주권을 담보하기 위해 일정 부분의 국가주권을 양보하는 대외정책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주권 개념의 이중적 속성에 따라 대결적 외교안보정책이 아니라 공동외교안보정책을 선택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결국 국민이 존재하지 않는 한 국가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 이전의 유럽지역에서는 국가주권 우선의 외교정책이었다면, 유럽석탄철강공동체의 설립 이후는 국민주권을 고려한 유럽의 공동외교안보정책이 등장했습니다.

이러한 맥락을 이해해야, 유럽연합이 초기부터 줄기차게 외교안보정책에서 왜 '공동'(Common)을 사용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공식적인 외교안보정책이 Common Foreign and Security Policy입니다.) 1950년부터 실질적으로 시작된 유럽 통합의 역사에서 그 시작이 되는 유럽석탄철강공동체는 개별 국가의 주권을 일정 부분 양보하면서, 공동의 이익과 안보를 담보하고자 했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변수와 퇴보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현재 유럽 지역 내에서의 전쟁은 상상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같은 초기 슈만의 유럽석탄철강공동체에 내재되어 있는 '주권의 양보'라는 점이 지금의 한반도에 시사하는 정치적 함의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단순히 힘에 의한 평화를 상정한 외교정책은 두 국가 가운데 한 국가는 사라져야 끝나는 치킨게임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위험한 방향이라는 것입니다. 나의 입장에서는 나에게 위협이 된다고 느껴지는 상대가 물리적으로 사라지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겠지만, 현실적으로 이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합니다. 유럽연합이 왜 외교정책을 '공동' 외교안보정책이라고 명명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힘에 의한 평화만을 고려한 국가주권 우선의 외교정책은 국민주권의 말살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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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윤 당선인 조급함에 검찰총장 거취 압박 선 넘어"

  • 기자명 김예리 기자 
  •  
  •  입력 2022.03.17 07:50
  •  
  •  댓글 0
 
 

[아침신문 솎아보기]
문-윤 회동 무산에 중앙일보만 “이명박 사면 받아들였어야”
“늘수록 푸는 방역 맞나” 논조 막론 일제 비판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자의 16일 첫 만남이 돌연 연기됐다. 대부분 아침신문이 이 소식을 1면 머리에 배치하고 ‘신구 권력 갈등’으로 규정했다. 다수 신문은 첫 만남 무산의 1차 원인으로 윤 당선인의 ‘의제 공개 압박’ 또는 ‘조급증’을 지목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과 김은혜 당선자 대변인은 16일 오전 8시 동시에 “실무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문 대통령과 윤 당선자 만남)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고 밝혔다. 예정된 회동 시간을 불과 4시간 앞두고서다. 현직 대통령과 당선자의 첫 만남이 당일 불발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양쪽 다 회동이 취소된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17일 한국일보 1면
▲17일 한국일보 1면
▲17일 아침신문 갈무리
▲17일 아침신문 갈무리

신문들은 모두 정치권을 인용해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을 둘러싼 양쪽의 이견과 공공기관 인사권 논란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윤 당선자 측이 문재인 정부 임기 말 공공기관·공기업 임원 인사와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 사면 등을 회동 의제로 정해 전날인 15일 이를 공개적으로 띄우면서 양쪽이 이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는 것이다. 세계일보는 양측 핫라인인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장제원 당선자 비서실장이 전날 막판까지 “임기말 인사권 행사 문제 등을 놓고 격론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고 했다.

윤 당선자 측근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문 대통령 입장에서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그냥 놔둘 수 없다. (문 대통령이) 살려줘야죠”라며 “문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과 김 전 지사를 함께 사면할 것으로 본다. 100%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청와대는 윤 당선인 측이 회동 전부터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제안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며 “‘패키지 사면’ 논란이 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17일 조선일보 1면
▲17일 조선일보 1면
▲17일 한겨레 1면
▲17일 한겨레 1면

양쪽은 오는 31일 임기가 끝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후임 임명권을 놓고도 갈등이 있었다. 앞서 윤 당선자 측(김은혜 대변인)은 “꼭 필요한 인사의 경우는 함께 협의를 진행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정부) 업무 인수인계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요청해놓은 상태”라며 사전 협의를 요구했다. 청와대는 임기 중 임명권 행사는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조선일보는 양쪽이 문 대통령의 회동 제안으로 지난 10일 일정을 조율할 때만 해도 “이주열 총재 후임자 지명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들은 처음엔 ‘윤 당선인과 협의하겠다’고 했었다”며 “이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서도 ‘윤 당선이 요구한다면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이런 가운데 윤 당선자가 공공기관 인사에 문제를 제기하고, “윤 당선인 측에서 지난 11일 문 대통령 측에 ‘새 정부 출범 때까지 공기업 등 공공기관 인사를 무리하게 진행하지 말고 협의해달라’는 뜻을 전했다”고 했다.

윤 당선자 측의 김오수 검찰총장 ‘자진 사퇴’ 종용도 관련해 언급됐다. 한겨레는 “청와대는 윤 당선자 쪽이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김오수 총장에게 사실상 사진사퇴를 압박하고 문재인 정부의 공공기관 인사를 ‘알박기’로 규정하며 사전 협의를 요구하는 등 대통령의 인사권에 개입하고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세계일보도 “권 의원이 김오수 검찰총장의 거취를 압박한 것도 실무협상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김 총장은 16일 입장문을 통해 거취를 표명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17일 한국일보 3면
▲17일 한국일보 3면

한국일보는 ‘정권교체’를 이유로 한 사의표명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임기제 도입 뒤 임기를 채운 총장은 22명 중 8명에 불과하다. 다만 정권 교체를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적은 없다”며 “정권 교체 후 사퇴요구는 윤 당선인이 사법개혁 공약과 함께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한 것과도 배치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했다.

여러 신문이 사설에서 윤 당선자 측의 인사권·사면 의제 공개 압박을 회동 무산 원인으로 꼽았다. 경향신문, 국민일보, 세계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등이다.

▲17일 국민일보 사설
▲17일 국민일보 사설

국민일보는 “일단 윤 당선인 측의 조급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인수위 기간은) 전 정부에서 임명한 사람들을 내쫓고 자기 사람들을 심는 기간이 아니다”고 했다. 한겨레는 “당선자 측근들이 회동 의제가 조율되기도 전에 논의 안건을 언급할 때부터 징조가 불안했다”며 김오수 총장 거취 압박은 “누가 봐도 선을 넘은 행동”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윤 당선인 측근 인사들이 점령군 행세를 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17일 한국일보 사설
▲17일 한국일보 사설

반면 중앙일보는 청와대가 이명박씨 사면 의제를 수용하지 않은 데 비판 사설을 냈다. 중앙일보는 “청와대가 회동 무산에 우선 책임이 있다”며 “윤 당선인이 회동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요청할 것이라고 예고해 문 대통령이 받아들이면 통합의 분위기가 무르익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른바 ‘윤핵관’” 권성동 의원에 “당선인의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며 “윤 당선인의 속내로 읽히거나 ‘벌써 점령군 행세를 하느냐’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를 놓고 대통령과 당선인 측이 뜻을 모으지 못하는 모양새도 실망스럽다”고 했다.

▲17일 중앙일보 사설
▲17일 중앙일보 사설

예측 벗어난 확진자 급증세 방역완화 “확진자 증가가 방역 목표냐”


한겨레는 1면에 “정부는 20일 끝나는 현행 ‘6인·11시’ 거리두기 조처를 ‘8인·영업시간 제한 해제’ 또는 ‘8인·12시’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정부는 16일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조정안에 전문가·소상공인단체 등 의견을 취합했고 17일 총리 주재 방역전략회의를 거쳐 확정된다. 한겨레는 “아직 유행 확산세가 커지고, 확진자와 함께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도 역대 최다 상황에서 거리두기 완화는 시기상조라는 우려도 나온다”고 했다.

▲17일 한겨레 1면
▲17일 한겨레 1면

코로나19의 ‘1급 감염병’ 등급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문들은 김부겸 국무총리가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방역당국은 일상적 의료체계에서도 코로나 대응이 가능하도록 현재 ‘1급’인 감염병 등급을 변화된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방안을 의료계와 함께 논의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법정 감염병은 심각도나 전파력 등에 따라 1~4급으로 나눈다. 1급 감염병의 경우 의료진은 확인 시 방역당국에 즉시 신고해야 하고, 감염자는 음압병실 등에 격리해야 한다. 검사와 치료제 처방, 입원 등 비용을 모두 국가가 부담한다. 1급 감염병엔 코로나19 외에 에볼라바이러스병,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 17종이 포함됐다. 2급은 일부만 격리 대상이고, 4급은 격리조치를 하지 않는다. 2~4급은 입원과 역학조사를 강제할 법적 근거가 없어 검사·치료비를 개인이 부담할 수도 있다.

▲17일 세계일보 2면
▲17일 세계일보 2면

한편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50만명을 돌파하는 등 확진자가 연일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국민일보는 “16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40만741명”이라며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이는 세계 확진자 185만여명의 약 21%를 차지하는 규모다. 코로나19 유행 정점에 이른 주요국과 비교할 때도 월등히 높은 수준”이라고 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16일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신규 확진자는 54만9854명이다. 입원 위중증 환자도 1244명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17일 국민일보 1면
▲17일 국민일보 1면

방역당국은 누적 치명률이 낮다는 입장이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일일 확진자 규모가 크지만 인구 10만명 당 누적 사망자를 비교하면 국내 누적 사망자는 17.6명정도”라고 했다.

감염자가 걷잡을 수 없이 쏟아지며 확진자 집계 통계에 혼선도 빚어졌다. 신문들은 전날 오후 9시까지 지방자치단체가 집계한 신규 확진자 총합은 44만 1423명이었지만 정부 공식 발표는 이보다 4만여명 줄었다고 저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신속항원검사 양성을 확진으로 인정하면서 상당히 많은 신고가 접수되는 바람에 시스템 집계에 오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는 사설에서 “확진자 수도 체크 못하는데 예측은 제대로 되겠나”라며 “의료여력도 불안하고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추세가 떨어지지 않는데 정부가 손놓다시피하는 것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신문들은 사설에서 확진자 숫자가 폭증하고 역대 최고 의료대란에 치닫는 상황에 정부가 방역 완화를 추진하는 데 강하게 비판했다.

세계일보는 “코로나 감염병 등급 완화 추진, 폭증 부추기는 무책임 행정”이란 제목의 사설을 내 “방역 완화를 위해 내세운 논리도 옹색하다”며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치명률 수치는 ‘착시효과’”라고 했다. 세계일보는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가 방역당국을 향해 “말장난은 이제 닥쳐라. 독감도 하루에 40만명씩 발생하면 의료체계가 붕괴된다”고 한 점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병상·의료체계 재점검과 치료제 확보 등 느슨해진 방역망을 다잡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했다.

▲17일 세계일보 사설
▲17일 세계일보 사설

경향신문도 “정점 예상이 빗나간 터에 검사체계를 바꿔 의료체계의 혼란까지 빚어놓고도 방역기준만 낮추려는 당국의 처사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정점에 이르지도 않았기에 여전히 감염 확산세에 대비해야 할 때”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영국 프랑스 등이 유행의 정점 이후 방역 완화를 시작했던 것과 반대로 한국은 정점 전에 빗장부터 풀고 있다”며 “정교한 대책 없이 성급하게 방역의 고삐를 늦추면 환자와 시민들의 고통만 커진다는 것을 정부가 아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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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11년, 후쿠시마에 갔다. 주민들과 눈을 마주칠 수 없었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2/03/17 09:27
  • 수정일
    2022/03/17 09:2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후쿠시마 핵사고 11주년] ① 후쿠시마의 10년을 카메라에 담다

정주하 백제예술대학교 교수  |  기사입력 2022.03.16. 14:54:02 

 

사고 이후 11년, '후쿠시마'는 이제 고유명사가 되어간다. 다른 한편으로는 잊혀져 간다. 하지만 막상 가보려고 호텔 예약을 하자면 시내(후쿠시마, 현 미나미소마 시)에선 거의 불가능한 지경이다. '잊혀져 가는 시골 도시'의 현실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이유는 정부 주도 재건사업에 있다. 먼저 폭발한 도쿄 제1원전 인근에는 허드렛일, 위험한 일거리가 많다. 또 쓰나미나 방사능오염으로 폐허가 된 지역 재건을 위한 토건사업도 많다. 여기에 피난주택에 거주하던 주민들이 돌아와 다시금 보금자리를 건축하는 일도 많다. 그런 특수 경기에 기대어 전국에서 노동자들이 몰려온 탓이다. 그 노동자들은 그럼 방사능 오염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철인들인가 하면 그렇지는 않다. 소문으로는, 여기서 일하려는 노동자들이 없자 야쿠자들이 전국 각지에서 노동자 모집을 대행한다고 한다. 미나미소마 시내에는 한국식 이름을 단 술집과 식당도 여러 곳이다. 살림이 어려운 재일조선인들이 다소 임금이 높은 이곳으로 다수 옮겨온 것이다. 그곳을 찾는 이들은 대체로 한국말을 잘 하진 못해도 듣고 이해는 잘 하는 3세, 4세 분들이다. 이런 식의 지역 경기 부흥(?)과 더불어 빠칭코도 늘었다. 긴장과 욕망은 늘 함께인 모양이다. 또 하나 여전히 함께하는 것이 있다. 여전히 높은 방사능 수치가 그것이다. 

이 포토 다큐는 2011년 11월 시작해 2020년 코로나가 엄습하기 전까지 매년 수 차례씩 후쿠시마를 오가며 촬영한 것이다. 긴 시간 작업한 것이어서 여러 주제가 섞여 있다. 매년 새로운 주제를 설정해 진행해온 까닭이기도 하다.

▲ 2011년 후쿠시마 첫 방문 때 미나미소마 지역에서 만난 주민들, 이들은 당시 마을에 닥친 재앙에 굴하지 않고 즐거운 표정으로 마을 청소를 하던 중이었으며, 찾아간 낯선 이방인에게 매우 호의적인 인사와 더불어 음료를 건네면서 일상의 즐거움을 나누고 있었다. ⓒ정주하
▲ 미나미소마 지역 한 양로원의 벽 모습. 벽 중앙에는 둥근 시계가 걸려있고 그 시계는 여전히 째깍째깍 돌아가고 있었으며, 시계 밑에 가로로 그어진 선까지 당시 바닷물이 차올랐음을 기록하고 있다. 시간과 공간이 질식될 듯한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주하

처음 왔을 때 느낀 정서는 절망이었다. 주민들과 눈을 마주칠 수 없었다. 그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는 일은 더욱이나 할 수가 없었다. 내 시선의 끝에 매달린 풍경의 일그러진 모습이나, 시내 밤거리의 적막함, 떠나간 일상의 흔적이 찬바람에 흩날리는 모습 등은 숨이 폐로만 쉬어지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했다. 절망의 공기는 폐까지 가기에는 너무 무거워 목에서 입으로만 들락거릴 뿐이었다. 혀가 마르는 숨이었다. 방문이 계속되면서 차츰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커졌다. 비극의 중심에서 허공을 바라보기보다는 원 밖으로 비극을 끌고 나오려는 노력이 필요함을 그곳에서 보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여러 나이 드신 할머니들이 폐허의 마을 어귀에서 쓰레기를 치우다 잠시 쉬는 사이 다가간 내게 내미는 주먹밥과 그들의 잔잔한 웃음소리에서 본 것이다. 이미 벌어진 일에 갇히지 않고 주어진 하루의 시간을 '지나온 일상'처럼 보내며 그 비극을 뚫고 나가려는 그분들의 모습이 내게 미래를 보고 또 구상할 수 있게 해준 것이다.

그 후 내가 세운 목표는 후쿠시마를 100년 동안 촬영하자는 것이 되었다. 내 삶의 물리적 시간의 한계는 '다음 세대 사진가 또는 내 제자'가 맡아서 해주면 가능할 터이니 100년의 촬영은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그리고 그 작업을 모아 함께 미래를 구상해 본다면 후쿠시마를 반성 없는 비극의 갇힌 터에서 '우리 안으로 끌어내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11년이 흘렀다. 풍자적인 차원에서 이제 내 계획은 '전 지구적인 일'이 될 모양이다. 올해 일본 정부가 방사능 오염수를 전 세계인들과 함께 나누겠다고 한다. 곧 시행할 모양이다. 세계 바다의 절반, 유럽과 아시아 그리고 남북 아메리카를 두루 아우르고 있는 바다, 태평양에 오염수를 방류할 계획이다. 세상 사람 중, 그 바다에서 난 것을 먹는 이들이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많다. 그 바다에 핵-방사능을 섞어 세상 사람 모두 함께 <아톰(ATOM)>(데츠카 오사무 作 원자력 로봇)이 되고자 하는 모양이다. 

▲ 미나미소마에서 오다카로 가다가 좌회전을 하면 카시마 해안을 만난다. 그 해변 주변에도 이런 방사능폐기물 하치장이 있는데 마치 피라미드를 연상할 정도의 규모다. ⓒ정주하

후쿠시마의 자연과 사람들에 절망과 희망, 그리고 인내가 함께한다. 봄은 다시 오는데, 지난 가을의 결실은 겨울을 넘지 못한다. 먹을 수 없어 따지 못한 감은 거기에 그렇게 그냥 달려있는 것이다. 이것을 사진(寫眞, 생긴 그대로 옮겨놓음)으로 다시 내보이는 까닭은, 넘어오지 못한 결실에 손을 내밀어 보고자 함이다. 비록 그것이 땅을 거쳐 다시 감꽃으로 돌아갈 수 없을지라도 말이다. 

▲ 미나미소마 시내의 공원에서 열린 마을 축제. ⓒ정주하
▲ 젊은 농부인 이 부부는 이곳으로 돌아오려고 준비하고 있다. ⓒ정주하
▲ 미나미소마에서 나미에 가는 길에 있는 집에서 활영한 가족 사진. 현재 이 가족은 할머니가 사시던 이 집을 부수고 새로 건축을 하고 있다. ⓒ정주하

후쿠시마를 '빼앗긴 들'이라 부르는 데 거부감이 드는 분들이 있는 모양이다. 공감한다. 의아하기도 할 터이다. 빼앗긴 들이 지시하는 역사적, 지정학적 의미가 '식민 조선'이었기에, 저항의 슬픔이 그것과 등가이기에 그렇다. 그러나 비유하자면 우리나라 영광이, 울진이, 월성이, 고리가 이 땅의 '에너지 식민지'라 부른다면 그것이 과한 일일까? 핵발전소가 있는 지역처럼 사고의 무덤이 깊이 파인 곳이라면, 그리고 그곳에서 생산된 에너지가 거대 도시로 빨려 들어가 정작 주변의 주민들은 그 생산과정에서 생기는 위험만을 떠안는 구조가 여실하다면, 과거 이 땅에서 식민과 수탈을 경험한 민족이 부르는 이름 '식민지'와 무엇이 다를 것인가 말이다. 비록 그곳 후쿠시마는 우리를 침탈하였던 제국주의의 동토(同土)지만, 그곳은 여전히 식민지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작업의 제목이 그러한 데에는 이런 생각이 깃들어 있어서다.

▲ 카시마 해안의 묘지. 살아있는 사람 혹은 것은 모두 사라지고, 정작 죽어있는 사람(?)은 굳건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듯하다. ⓒ정주하
▲ 주변 신사를 관리하는 스님께 바다에 대한 회한을 물으며 포즈를 부탁드렸더니 이렇게 해주셨다. 저 멀리 보이는 굴뚝은 화력 발전소다. ⓒ정주하
▲ 후쿠시마 시에서 미나미소마 시로 가자면 료젠이라는 아름다운 산을 지나는데 그 산의 골짜기 마을마다 이런 방사능폐기물 하치장이 있다. 하치장 앞에 있는 것은 태양광으로 움직이는 선량계. ⓒ정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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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미 세균실험실 파문… 한반도는 어떻게?

  • 기자명 반송남 현장기자
  •  
  •  승인 2022.03.16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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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미국의 비밀 세균실험실의 일각이 드러났다.

우크라이나에서 미국이 주도한 세균무기 실험실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며 국제적으로 파문이 일고 있다.

최근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내에서만 미국이 주도해 30여개 이상의 세균무기 실험실을 차려놓고 생물무기 연구를 진행했다고 폭로했다.

또한 러시아 국방부는 미국의 생물 무기 개발 활동에는 '철새의 고병원성 조류독감 바이러스', '박쥐가 인간에 전파한 세균과 바이러스 병원체 등 여러 종목 연구가 망라되어 있고', '수 많은 혈청 샘플을 수집'했으며, '일본군 731부대'와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바로보기)

또한 러시아는 구체적인 증거로 우크라이나 내 생물 무기 실험실의 위치와 미국이 지원하기로한 자금의 액수가 적시 된 미국방부와 우크라이나 본건국 사이에 체결한 협정 문서를 공개했다. 이 협정 문서에는 미국이 2005년부터 우크라이나 내에 생물무기 연구를 위한 자금 총 1500만 달러를 대는 것과 우크라이나 내 생물무기 실험실의 위치(키이우,리비우,오데사)가 명시되어 있다. (☞관련문서 다운받기)

러시아는 이 문제를 국제적으로 폭로하며 ’미국이 주도한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서 군사 생물학 활동에 대해 논의‘할 것을 요구하며, 유엔안보리이사회 개최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11일(현지 시간)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열렸다.

또한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12일, 미국이 진행한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300여 개 이상의 생물실험실에 대한 새로운 자료를 추가로 공개할 것을 예고하며 계속해서 미국의 세균전 준비에 대한 폭로를 이어나갈 뜻을 내비치고 있다.

세계의 이목이 자신들에게 집중되자 미국은 사태수습을 위해 급히 지난 2월 말,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관 공식 사이트에서 미국 생물실험실과 관련한 해당 문건을 급히 삭제했다.

그리고 미국은 관련자들이 나서 수습을 위한 변명을 했는데 오히려 그 내용이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미 국무차관 눌런드는 3월 8일 열린 미 국회 상원 청문회에서 우크라이나에 “생물연구 시설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협력하여 그런 '연구자료'가 러시아군의 수중에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것은 미국이 관여하는 세균실험실이 우크라이나에 있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며 이 시설과 자료가 러시아 손에 들어갈 경우 비밀에 부쳐온 미국의 세균실험실의 정체가 드러나 자신들의 기만적 처사가 만천하에 밝혀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그 동안 의혹이 있어왔던 미국의 전세계 비밀 세균실험실의 일각이 드러날 것이 예견되어 전 세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반도에 큰 위협을 가져올 미 세균무기실험실

우크라이미국은 자국을 이익을 위해서 국제법도 무시하고 위험천만한 세균 시설들을 전 세계 도처에서 운영하며 자신과 대립하는 국가를 상대로 세균전 위협을 가해왔다.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에 있는 미 세균실험실로 인해 미국으로부터 세균전 위협을 받아왔으며 이것이 우크라이나 사태가 일어나게 된 한 원인이다.


▲지난 2019년 12월 주한미군은 세균무기 실험실이 부산항에 존재한 사실을 인정했다.
오늘날 우리의 처지는 우크라이나와 다를 바 없다. 미국은 우리나라에도 부산항 8부두를 비롯 전국각지에 세균 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끊임없이 세균전 능력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한미합동군사연습 기간엔 한미생물방어연습(AR)을 해마다 강행해왔다.

미국 주도의 세균무기 실험실이 버젓이 운영되고 있지만, 정부와 지자체는 이것을 두 눈 뜨고 보면서도 수수방관하고 있다.

미국의 세균전 프로그램 주피터(JUPTR) 책임자는 한국은 호의적인(friendly)나라이며, 프로젝트가 실패할 경우에도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나라다고 밝혔다.

미국에게 한국은 쉬워도 너무 쉬운 나라인 것이다.

현실은 미국에 의해 전국각지가 위험천만한 미군의 세균실험실, 세균전 전초기지화 되어있다.

이로 인해 주민의 생명 안전은 심각하게 위협받게 되었으며, 주변국들로부터 긴장과 대립을 야기하게 되었다.

벌써부터 이 문제는 국제적 문제로 비화될 조짐을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는 두나라 정상들이 공동으로 “미국이 동맹국에서 군사생물학 활동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고 언급하며 우려를 표시했다.(☞관련 성명서1 바로보기), (☞관련 성명서2 바로보기) 

북과 중국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주도해 우리나라 땅에 건설한 세균실험실들로 인해 이땅에 사는 우리가 외교적 피해를 감수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통해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미국의 세균실험실이 우리 땅에 존재하는 이상 이 시설들로 인해 주변국들과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수 있다는 불안을 떠앉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세균실험실을 위해 안방을 내어준 우크라이나의 처지가 지금 어떠한가를 우리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미국의 이익만을 위한 위험천만한 불행의 근원인 미 세균실험실을 우리 땅에서 하루빨리 폐쇄, 철거해야 한다.
 

출처 : 현장언론 민플러스(http://www.minplusnews.com)나 사태를 계기로 미국은 전 세계에 300여개 이상의 세균실험시설을 운영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출처 : 현장언론 민플러스(http://www.minplusnews.com)

  반송남 현장기자 webmaster@minplu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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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168] 3월 9일 대통령 선거

이형구 | 기사입력 2022/03/16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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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9일에 치러진 20대 대선에서 국힘당 윤석열 후보 48.56%, 민주당 이재명 후보 47.83%로 윤석열 후보가 당선됐다. 이번 대선의 특징과 향후 정국 전망 그리고 우리의 과제에 대해서 살펴보자.

 

1. 특징

 

1) 전 국민의 지탄을 받은 최악의 선거

 

이번 대선에서 두 후보 간 격차는 단 0.73%로 50 대 50 박빙이었다. 이는 국민 눈엔 민주당이나 국힘당이나 다를 게 없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민주당이 선거에서 패배한 원인은 무엇인가. 부동산 가격 폭등, 코로나19 사태로 민생이 도탄에 빠진 것도 한몫했다. 코로나19의 경우, 초기에는 대응을 잘한다는 평을 받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피해 지원이 부실하고 거리두기 단계 조정을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 정책으로 손가락질을 받았다.

 

하지만 결정적인 선거 패배 이유는 문재인 정부가 촛불을 배신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탄핵 촛불로 집권했다. 촛불개혁은 문재인 정부의 탄생 이유였다. 그런데 정작 문재인 정부는 촛불개혁을 하지 않았다.

 

문재인 민주당이 한 검찰개혁 성과로 그나마 꼽을 수 있는 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다. 하지만 공수처를 설치하는 과정도 지지부진해 답답함을 자아냈고 그렇게 만들어진 공수처마저 문재인 대통령이 김앤장 출신 변호사를 공수처장으로 임명하면서 유명무실해졌다. 언론개혁 영역에서는 오히려 종편을 불법 재승인했으며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추진하다가 흐지부지 무산시켰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2018년에 맺은 여러 남북합의를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다.

 

남북관계 개선은 촛불국민의 요구이면서 특히 문재인 정부가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던 분야이기도 하다. 판문점선언 합의 직후인 2018년 4월 29~30일 MBC가 한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86%를 기록했다. 취임 1년 즈음해서 80% 넘는 지지율을 기록한 대통령은 처음이었다. 그만큼 국민은 남북관계 발전에 열광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남북합의를 이행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는 판문점선언에서 서로 적대행위를 하지 않기로 했지만 한미연합훈련을 지속했다. 그 바람에 평화 분위기가 깨지고 군사 긴장이 다시 고조되었다. 

 

이런 점은 이재명 후보도 마찬가지다. 2020년에는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2021년 대선이 가까워지자 한미연합훈련을 해야 한다고 주장을 바꿨다. 이런 태도로는 남북관계를 개선할 수 없다.

 

금강산관광, 개성공단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신년사에서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까지 했지만, 한국 정부는 미국의 승인만 얻으러 다닐 뿐 북한과 제대로 된 협상 한번 진행하지 않았다. 

 

문재인 민주당이 촛불개혁을 외면하자 정권심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하지만 국힘당도 국민의 지탄을 받는 정당이긴 마찬가지다.

 

국힘당은 박근혜 탄핵으로 이미 국민의 심판을 받은 집단이다. 박근혜는 최순실과 국정을 농단하고 각종 뇌물을 받아 대통령직에서 탄핵 및 구속됐다. 특히 박근혜는 세월호참사를 일으킨 주범이다. 박근혜 전임인 이명박 또한 횡령 및 뇌물죄 등으로 벌금 130억 원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윤석열 당선인도 이명박근혜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윤석열 당선인과 그 가족은 각종 범죄를 저지르고 검찰 권력을 이용해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고발사주, 판사사찰 같은 권력남용부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요양병원 부정수급, 은행잔고증명 위조 등 각종 사기, 비리 혐의까지 받고 있다.

 

대선 기간 김건희는 허위이력을 기재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대국민사과까지 했다. 또한 김건희는 7시간 녹취록에서 “내가 정권 잡으면 거기(서울의 소리)는 완전히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김건희가 지난 1월 서울의 소리 측을 고소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언론탄압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게다가 김건희는 각종 무속인과 연결되어 있다는 의혹도 있다.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 또한 참담하다.

 

윤석열 당선인은 노동자들이 주 120시간 이상 일할 수 있어야 한다거나 최저임금 이하인 150만 원을 받고도 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당선 후 현행 주 52시간 노동제를 유연화하겠다고 밝혀 자기 구상을 밀고 나가려 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윤석열의 5년은 노동자에겐 목숨을 건 지옥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질타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2019년 검찰개혁 촛불집회를 “무법천지”라고 평가하는가 하면 특별한 이유도 없이 문재인 정권을 수사하겠다고 공언했다. 대대적인 공안탄압, 보복수사를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당선인의 외교 공약도 심각하다. 중국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한 사드 추가 배치 공약이나 전면전을 가져올 수 있는 선제타격 주장도 서슴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을 허용하겠다는 친일 망언까지 했다.

 

이러니 국민은 민주당을 찍을 수도, 그렇다고 국힘당을 찍을 수도 없는 처지에 놓였다. 그래서 20대 대선은 “최악의 비호감 대선(국민일보 2022.03.08.)”, “민주화 이후 사상 최악의 대선(뉴스퀘스트, 2022.03.08.)” “이번 대선은 망했다(경향신문, 2022.03.02.)”와 같은 평가를 받았다.

 

2) 전 국민의 자주 민주 평화통일 염원이 뜨겁게 분출한 선거

 

적폐세력은 검찰, 언론 등 자기 힘을 총동원하여 윤석열 당선인을 지원했다. 아래 자료를 보면 대선 기간 각종 의혹 보도량에서도 현격한 차이가 난다. 인터넷에는 “기울어진 운동장 수준이 아니라 아예 절벽”이라는 규탄의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이런 적폐의 총공세에 맞서 대선을 초박빙으로 끌어올린 것은 촛불국민의 치열한 투쟁이었다.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 등이 속해 있는 ‘전쟁광 윤석열 사퇴 촉구 선언 추진위원회’는 윤석열 사퇴 1만 선언 운동을 벌여 목표치를 넘은 1만 2천 명의 동참을 끌어냈다.

 

개혁과전환 촛불행동연대(이하 촛불행동연대)는 대선 기간 온라인촛불 투쟁을 전개했다. 촛불집회 영상은 많을 땐 이틀 만에 누적조회수 100만 회를 돌파하기도 했다. 촛불행동연대는 점차 온라인촛불에 차량시위, 도보 행진 같은 거리투쟁을 결합해 시위 위력을 배가했다. 촛불행동연대는 또한 전국 주요 도시에 “검찰왕국 안돼”, “청와대를 굿당으로 만들 수 없습니다” 등의 스티커를 부착하고 각종 현수막을 게시해서 윤석열 낙선 운동을 활발히 벌였다.

 

이번 대선에서 특징적이었던 것은 2030여성이다. 

 

2030여성들이 대선에서 처음부터 영향력을 발휘했던 것은 아니다. 정치권은 대선 후반까지도 2030여성에게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 그러던 2030여성이 움직인 결정적인 계기는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의 투쟁이었다.

 

대진연은 “선제타격 웬 말입니까” 등의 전쟁반대 피켓을 들고 윤석열 당선인 유세장을 쫓아다니며 헌신적으로 투쟁했다. 그러자 윤석열 지지자들이 1인 시위를 하는 대진연 회원을 폭행하는 일이 발생했다. 특히, 2월 22일 충남 홍성에서 윤석열 후보 지지자가 대진연 여성에게 “여자 주제에 어디 감히”와 같은 막말을 퍼부으며 잡아끌고 밀치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홍성에서의 투쟁은 2030여성들 사이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여성을 무시하고 폭력까지 행사하는 윤석열 세력이 집권하는 것만큼은 막아야겠다는 절박감이 퍼졌고 2030여성이 행동하기 시작했다. 

 

행동에 나선 2030여성들은 상당한 힘을 발휘했다. 대선에서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20대 이하 여성의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58%로 40대(6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2030여성은 대선 이후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대선 직후인 3월 10~11일 민주당 온라인 입당자는 1만 1천여 명인데 절반 이상이 2030여성이라고 한다. 또한 2030여성은 9~10일 밤사이에 심상정 후보에 7억 원의 후원금을 몰아주었다. 여성 커뮤니티인 여성시대에는 “윤석열을 막으려고 이재명에게 투표하고 심상정에게 후원하고 왔다”라는 인증글이 잇따라 올라왔다고 한다. 윤석열 당선인을 저지하기 위해 무엇이라도 하려는 의지를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대진연의 투쟁은 상당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대진연이 든 전쟁반대 구호가 국민의 호응을 얻은 데다가 윤석열 지지자의 폭행이 분노를 자아내면서 큰 반향을 가져왔다. 전쟁 반대를 기조로 윤석열과 맞서 싸운 게 유효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대선에서 또한 특징적이었던 건 호남에서 사전투표 열기가 뜨거웠다는 것이다. 광주 48%, 전남 51%, 전북 49%에 달했다. 호남 외 지역에선 세종 44%, 경북 41% 말고는 40%를 넘지 못했다. 최종 투표율 역시 광주 82%, 전남 81%, 전북 81%로 다른 지역보다 높았다.

 

호남의 적극적인 투표 열기는 반보수투쟁의 봉화였다. 호남 민중은 2월 16일 광주 전통시장 앞 유세에서 복합쇼핑몰을 유치하겠다고 떠들며 자신을 농락하는 보수세력을 심판하겠다는 의지를 뜨겁게 표출했다. 

 

사전투표 전날인 3월 3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단일화도 호남의 높은 사전투표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호남을 기반으로 성장했고 윤석열 후보를 찍으면 1년 뒤 손가락을 자르고 싶어질 것이라고 맹비난했던 안철수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야합은 호남 민중의 분노를 불러왔다. 또한 야합-단일화로 윤석열 후보가 당선될 수 있겠다는 위기감까지 고조되면서 호남 민중이 결집했다. 

 

이런 것들이 모여 적폐세력의 총공세 속에서 초박빙 결과를 만들었다. 순전히 국민의 투쟁으로 일군 것이다.

 

2. 정국 전망

 

윤석열 정권 아래 대한민국은 어떻게 될 것인가.

 

1) 국내

 

가. 정치, 분열 대립 심화

 

국힘당 내부에서부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국힘당은 이전부터 당권을 쥐고 있던 나경원, 김무성, 장제원, 권성동 같은 원주류세력과 이준석 같은 신주류세력으로 분류할 수 있다. 작년 말 이준석 당대표가 잠적하는 등에서 알 수 있듯 원주류세력과 신주류세력은 갈등을 겪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은 원주류세력과 손을 잡고 정권을 거머쥐게 되었다. 반면 신주류세력인 이준석 국힘당 대표는 2030세대의 높은 지지율과 호남 30% 득표를 호언장담했지만, 호남에서 13% 득표에 그치고 2030세대에서도 특별한 성과를 거두지 못해 입지가 불안한 상황이다. 앞으로 국힘당 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국힘당과 민주당의 싸움도 격화될 것이다. 지금은 1987년 이후 초유의 여소야대 정국이 됐다. 노동시간 및 최저임금 유연화 등 윤석열 당선인의 반민중적인 정책이 국회에서 격돌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국힘당과 시민사회 간의 대립도 극심할 것이다.

 

촛불행동연대는 3월 11일 “검찰 파시즘의 준동을 방치하면 재앙은 불 보듯 뻔합니다. 한반도의 평화도 경각에 처하게 됩니다. 우리 모두의 생존이 걸린 일입니다.…이제 본회전이 시작됩니다.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라며 일찌감치 윤석열 정권과 맞설 각오를 다졌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3월 11일 “윤석열 당선자의 대장동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봐주기 의혹과 김건희의 주가조작 실체의 진상조사 확인을 위한 청원”이 올라왔다. 4일 만인 3월 15일 현재 29만 5천 명이 동참했다. 국민 속에서 반윤석열 투쟁의 열기가 이미 고조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여러 시민사회단체에서도 벌써 윤석열 정권에 어떻게 맞서 싸울 건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이를 보았을 때 윤석열 정권이 출범하자마자 사방에서 대충돌이 벌어질 것이다.

 

나. 경제, 파국 직면

 

 

▲ 코스피 지수   

 

 

▲ 원-달러 환율  

 

 

지금 한국 경제는 점점 심각한 위기에 처하고 있다.

 

기름값은 11일 서울 지역에서 리터당 2천 원을 넘어섰다. 거기다 환율은 치솟고 주가는 내려가고 있다. 기름값이 상승하고 환율이 오르면 물가 상승 압박이 강해진다. 그래서 경제는 악화하는데 물가는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3월 10일 “유가는 상승하고 성장률은 더 둔화하는 일종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진다고 봐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민생도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2년 동안 가계부채는 220조 원 늘었다. 비슷한 기간 자영업자 부채는 30% 증가해 888조 원을 기록했다. 임금노동자의 경우 2020년 8월~2021년 8월 사이에 정규직이 9만 명 감소했고 비정규직은 64만 명 증가했다. 2021년 실업자 수는 114만 명, 청년 실업자는 25만 명, 구직단념자는 62만 명이다. 그야말로 민생이 파탄 직전이다. 그러나 언론들은 이런 민생 위기를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다.

 

지금 경제위기는 단지 한국 뿐만의 위기가 아니다. 세계 자본주의가 위기에 빠진 데서 기인한다. 미국도 경제위기에 빠져 있다. 미국은 자국 독점자본의 탐욕을 위해 한국 경제를 더욱 쥐어짤 것이다. 

 

언론들은 경제위기가 더욱 심각해지면 세계적인 문제라는 논리를 펴며 윤석열 정권을 보호하려 들 것이다.

 

2) 대외

 

가. 친미친일 반북반중 일변도

 

윤석열 당선인은 노골적으로 친미친일 반북반중 정책을 주장한다.

 

윤석열 당선인은 사드 추가 배치, 쿼드 가입을 공언했으며 미국에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와 핵공유를 요구하겠다는 정책을 내세웠다. 또한, 유사시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진출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해 국민을 경악시켰다.

 

이들 정책은 하나 같이 북한과 중국 등의 강한 반발과 심각한 군사 긴장을 불러올 수 있다. 이재명 후보가 “마치 화약고 안에서 불장난하는 어린이를 보는 것 같은 불안감이 든다”, “선제타격은 곧 전쟁이다. 쉽게 말할 사안이 못 된다”라며 여러 번 지적했지만 소귀에 경 읽기였다. 윤석열 당선인은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한 듯 자기주장을 고집했다.

 

나. 남북관계

 

 

윤석열 후보의 호전적인 반북대결정책은 남북 사이의 군사 긴장을 급속도로 고조시킬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월 27일과 3월 5일 정찰위성을 개발하기 위한 실험을 단행했다. 그리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국가우주개발국, 서해위성발사장을 차례로 현지지도했다. 이런 정황을 볼 때 북한이 4월 15일 즈음까지 정찰위성을 발사할 가능성이 크다.

 

3월 11일 보도된 서해위성발사장 현지지도 사진을 보면 발사대에 가림막이 설치되어 있다. 이미 로켓이 세워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명령이 있으면 언제든 로켓이 발사될 수 있다.

 

북한이 정찰위성을 발사하면 미국과 일본 그리고 윤석열 정권은 이를 도발로 규정하고 강경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3월 예정이었던 한미연합훈련이 연기되어 4월에 진행될 예정이다.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와 한미연합훈련 등이 진행되면 북미·남북대결이 격화하며 급속히 긴장 고조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견된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해위성발사장을 현지지도 하는 사진. 발사대에 가림막이 설치돼있다.   

 

 

다. 한중관계

 

윤석열 정권이 사드 추가 배치, 쿼드 가입을 강행하면서 미국의 중국 포위 전선에 적극 동참하면 중국과 갈등, 대립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3월 10일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사드 추가 배치 등으로 “새 정부 초기 한중 마찰 가능성이 커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1월 27일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은 “우리나라 수출 비중 30%가 중국인데, 경제 망가지는 건 누가 책임지느냐”라며 “정치가로서 굉장히 무책임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사드를 전처럼 주한미군이 들여오지 않고 한국이 구매해 배치하여 중국과의 갈등을 피하겠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중국 환구시보는 3월 10일 사드 추가 배치를 주권 문제로 간주해선 안 된다며 “사드 배치는 한국 방어 수요를 넘어서는 데다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까지 심각하게 해친다”라고 비판했다. 쿼드 가입, 사드 추가 배치를 하면서도 중국과의 갈등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벌써 윤석열 당선인과 중국 사이에는 갈등의 조짐이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친서를 보내 “수교의 초심”을 굳게 지키자며 인사말을 건넸고 윤석열 당선인은 친서를 받으며 ‘중국의 책임 있는 역할을 기대한다’라고 말해 신경전을 벌였다.

 

라. 한국, 제2의 우크라이나가 되는가

 

이런 것들을 종합하면 한국이 제2의 우크라이나가 될 수도 있다. 

 

물론 한국과 우크라이나는 다르다. 한국은 미국의 세계 전략상 우크라이나보다 중요하고 이미 미군이 배치되어 있다. 

 

그런데 이제 북한은 미 본토를 핵공격할 능력을 갖췄고 심지어 극초음속미사일 등 첨단무기 분야에서 미국을 앞지르고 있다. 미국이 주한미군을 배치해 마음대로 북한을 군사적으로 위협·압박하던 현 상황을 유지하기 어려운 형국이 되고 있다.

 

중국과의 대립도 가볍게 볼 게 아니다. 중국도 러시아처럼 미국과의 대결을 꺼리지 않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21년 7월 1일 “중국을 괴롭히는 세력은 강철 만리장성에 머리를 부딪혀 피를 흘리게 될 것”이라며 미국에 강도 높은 경고를 보냈다.

 

윤석열 정권이 친미친일 반북반중에 매달리면 한국이 제2의 우크라이나 신세가 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북한이 주한미군기지를 공격하겠다며 주한미군을 힘으로 몰아내려고 하는 등 만약의 상황이 벌어지면, 미국이 목숨을 걸고 한국을 지켜주려고 할까? 

 

3. 과제

 

윤석열 정권 시대,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1) 자주·민주·통일 투쟁

 

먼저, 자주·민주·통일 투쟁을 적극적으로 벌여야 한다. 

 

미국의 속박에서 벗어나 국민이 바라는 대로 대외정책을 펴 국익을 실현하는 자주가 절실하다.

 

지금은 세계사적인 대격변의 시기이다. 북미대결,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대결 등에서도 힘과 힘의 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월등한 힘을 바탕으로 자기중심의 세계질서를 구축했다. 그러나 지금은 북·중·러의 군사력, 경제력이 미국을 점차 넘어서면서 세력 관계에 대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런 정세를 읽지 못하고 과거처럼 친미친일에만 매달리면 남북관계와 안보, 경제가 파국을 맞을 수 있다.

 

또한, 윤석열 정권에 맞서 적폐를 청산하여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한다. 

 

민주당이 국민의 심판을 받은 것은 국민이 보수화되어서가 아니다. 민주당이 촛불개혁을 하지 않고 국민을 배신했기 때문이다. 참된 민주주의를 향한 국민의 갈망은 더욱 강렬해지고 있다. 거센 정권심판론에 맞서 초박빙 대선을 만들어낸 촛불국민의 투쟁이 이를 보여준다. 박근혜 탄핵 촛불이 한국 민주주의를 한 단계 도약시켰듯이 반윤석열 투쟁 또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데서 중요한 계기점이 될 것이다.

 

그리고 한국 사회의 온갖 병폐의 기원인 분단을 끝내고 국민의 평화, 번영, 통일의 새 길을 열어야 한다. 

 

2018년 우리는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청사진을 직접 지켜보았다. 당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에 쏟아진 압도적인 지지에서 평화·번영·통일에 대한 국민의 염원을 볼 수 있었다. 분단은 곧 구시대를 의미하고 평화·번영·통일이 곧 새시대를 의미한다. 나라를 살리고 민족을 살리고 민생을 살리는 통일의 새시대를 하루라도 빨리 열어야 한다.

 

지금 우리는 한국 사회의 근본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자주·민주·통일의 실현이 눈앞의 과제로 다가온 시기를 살고 있다. 온 국민이 힘을 합쳐 자주·민주·통일을 실현해야 한다.

 

2) 진보민주세력 총단결

 

진보민주세력은 총단결 전략으로 나가야 한다. 

 

이번 대선에서 국힘당이 당선되었지만 진보민주세력 득표율, 민주당 이재명 후보 47.83%, 정의당 심상정 후보 2.37%, 진보당 김재연 후보 0.11%를 합하면 50.31%이다. 

 

과거엔 진보민주세력의 힘이 보수세력보다 약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당선되기 위해 김종필과 연합해야 했고 노무현 대통령도 정몽준과 연합했으며,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도 안철수와 단일화를 추진했다. 

 

그런데 이제는 진보민주세력이 중도·보수세력과의 연합이 없이도 독자적으로 과반을 차지할 만큼 역량이 성장했다. 이렇게 장성한 진보민주세력이 총단결하여 윤석열 정권과 맞서야 한다.

 

진보민주세력의 단결은 특정 정당, 특정 정치인을 구심으로 이뤄질 수 없다. 단결의 기초, 중심, 실체는 어디까지나 민중이다. 오늘날 우리 노동자, 농민 등 각 계층 민중들이 망라된 ‘전국민중행동’과 단결하여 힘을 모아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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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국방부에서 집무?…"청와대 들어갈 가능성 제로…용산 포함 검토 중"

'외교특사, 美에만 보낸다' 보도엔 "어떤 결정도 내려진 바 없다" 해명

곽재훈 기자  |  기사입력 2022.03.16. 09:45:07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 공약과 관련, 정부서울청사 본관·별관 외에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김은혜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은 16일 오전 브리핑에서 "용산을 포함해서 여러 개 후보지를 놓고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용산이 새 후보지로 포함됐음을 확인했다.

김 대변인은 "기존 청와대로 윤 당선인이 들어갈 가능성은 제로(0)"라며 "현재도 검토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다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윤 당선인은 이른바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대선 과정에서 공언했으나, 헬리콥터 이착륙장이나 일명 '벙커'로 불리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황실 등 시설 문제, 경호·보안 및 이동시 시민 불편 문제 등을 놓고 고심하던 끝에 이미 헬기장·지하벙커가 마련돼 있고 인근 한남동 총리 공관 등을 관저로 활용할 수 있는 국방부 청사를 새 대안으로 유력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외교안보분야 인수위원으로 임명된 김태효 전 이명박 정부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이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시절 쓴 논문에서 '유사시 일본의 개입이 대북 억지력을 증대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던 것과 관련, 윤 당선인이 대선 TV토론에서 "한미일 동맹이 있다고 해서 유사시에 (한반도에) 들어올 수도 있는 거지만 꼭 그걸 전제로 하는 건…(아니다)"라고 말한 것과 같은 취지이지 않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김 대변인은 "아니다. 당선인이 토론 때 얘기했던 것은 한미일 군사동맹과 관련해 아직까지 그 부분을 거론할 단계 아니라고 했지 정확히 그 부분을 단정적으로 얘기한 바는 없다"고 했다. 

김 인수위원은 과거 2011년 베이징(北京) 남북 비밀접촉 당사자로 참여했던 일과 함께 문제의 논문,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추진 당시의 '밀실협정' 책임론 등 많은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2012년 김관진 당시 국방장관과 공모해 사이버사령부 댓글 공작을 지시한 혐의로 아직 재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1·2심은 군형법상 정치관여 혐의에 무죄 판결을 내렸고, 다만 청와대 기획관 퇴직시 보안 대상 문서를 개인적으로 유출해 보관한 혐의에 대해 일부 유죄로 판단했다. 검찰·피고인 양 측이 모두 상고해 3심이 진행 중이다. 

공교롭게도 김 위원을 정치관여 등 혐의로 수사한 것이 윤 당선인 본인이라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당시 수사팀장은 윤 당선인의 측근인 박찬호 현 광주지검장(당시 서울중앙지검 2차장)이었고, 지휘 검사장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었다. 경제1분과 간사로 임명된 최상목 전 기재부 차관도 박근혜 정부 당시의 미르재단 설립 관여 의혹, 삼성물산 합병 관여 의혹 관련 2017년 2월 박영수 특검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바 있는데, 당시 수사팀장도 윤 당선인이었다.

김 대변인은 윤 당선인이 취임 전 박진 의원을 미국에 보내는 등 외교 특사를 미국·유럽연합에만 파견하고 중국·러시아·일본에는 취임 후에 보낸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특사는 아직 어떤 결정도 내려진 바 없다"고 부인했다.

김 대변인은 "특사는 국익과 관련된 문제"라며 "보도와 관련해서도 신중한 접근을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는 "특사 파견 여부, 어느 나라에 보낼지, (특사단이) 어떤 구성을 갖출지 검토·결정된 바 없다"면서 "특정인이 (미국 특사로) 결정됐다는 것도 확인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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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겨났던 보수세력의 복귀, 우리 모두 알아야 할 것

[강인규리포트] 정권은 교체됐다, 그 다음은?

 
 
 22.03.16 05:56최종 업데이트 22.03.16 05:56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에 대해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탄핵으로 쫓겨났던 보수 세력의 복귀다. 탄핵과 대선 패배 후, 보수야당은 수차례 이름과 색을 바꾸며 흩어졌다 모이기를 거듭한 뒤, 정치 경험이 전무한 법조인을 앞세워 권력 탈환에 성공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기 도중 해고된 까닭은 '비선'에 의존한 탈법적이고 비민주적 의사결정과 권력남용이었다. 그리고 이 지도자의 무책임하고 비합리적인 행태에는 짙은 '주술'의 냄새가 배어 있었다. 흥미롭게도, 윤석열 당선자 역시 몇 차례 권위주의적 행태로 비판 받았고, '주술'과 관련한 일화들로 입길에 오르기도 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7월 14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새누리당 최고대표위원을 선출하는 제 3차 전당대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기 위해 단상으로 들어서고 있다. ⓒ 이희훈

 
유권자들은 5,6년 전 광장을 밝힌 무수한 촛불과 외침을 잊은 것일까? 그럴 리 없다. '냉동인간'이라는 조롱이 나올 만큼 사회와 동떨어진 윤석열 당선자의 인식과, 배우자와 장모를 향한 의혹에도 유권자들이 그를 대통령으로 뽑은 것은, 변화에 대한 요구가 그만큼 절박했다고 봐야 한다. 윤 당선자는 유세 과정에서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무지와 몰이해를 드러냈지만, 이런 불확실성을 무릅쓰고라도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한국사회 곳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물론 모든 유권자들이 합리적 판단과 숙고를 통해 표를 행사한 것은 아니다. 늘 그렇듯, 일부는 늘 뽑던 관성에 따라, 일부는 더 챙기고 싶은 탐욕에서, 일부는 분노의 대상을 잘못 겨냥한 빗나간 증오심에서 표를 던졌을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여성과 외국인을 겨냥한 혐오가 대선 전략으로 활용됐다. 정치의 존재 의미를 회의하게 만드는 이 비'휴머니스트'적 행태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판하고 엄정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대본부 해단식에서 이준석 대표에게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하지만 나는 이번 대선 승패를 가른 가장 중요한 요인이 혐오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뒤에서도 다루겠지만, 이준석 대표 일행이 여성에 대한 그릇된 반감을 정치 수단화함으로써 사회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음은 명백하다. 이 대표가 즐겨 쓰는 '복어' 비유를 들자면, 제 입에 맞는 복어 살 한 점을 얻자고 온 국민이 마시는 샘물에 독을 풀어놓은 셈이다.

하지만 대선 결과만을 놓고 보면, 이 대표가 기획하고 윤 당선자가 실행한 '혐오의 정치'는 참담히 실패했다.

실패한 혐오의 정치

남녀 갈등의 주 대상으로 지목된 20대에서 이재명은 남녀 유권자를 통틀어 더 많은 표를 얻었다. 이번 대선결과를 정확히 예측한 방송 3사 출구조사를 보면, 20대 이하 유권자의 47.8%가 이재명 후보에게 표를 준 반면, 윤석열 후보에게 간 표는 45.5%였다. 30대에서는 윤석열 후보를 지지한 비율이 더 높았지만, 그 비율은 48.1%대 46.3%로 차이는 1.8퍼센트 포인트에 지나지 않았다.

윤석열 후보의 당선으로 인해 여성들의 삶이 더 크게 위협 받으리라는 우려가 커졌고, 그로 인해 젊은 여성 유권자들의 표가 결집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윤석열 당선자가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며 '여성가족부 해체'를 공언하고, 그의 '브레인' 격인 이준석 대표는 "여성의 투표 의향이 남성보다 떨어진다"거나 "20대 여성은 어젠다 형성에 뒤처지고 추상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특정 대상을 뭉뚱그려 단순화하는 행위야 말로 차별과 혐오의 전형적 사례다. 인종주의자들이 '동양인들은 감정적'이라는 말로 '이성적'인 자신들의 우월성을 주장하듯 말이다. 이미 2017년 대선에서 여성 투표율이 77.3%로 남성 76.2%를 앞질렀고, 이 변화를 이끈 것이 20대 여성 유권자들이었다. 20대 대선을 앞둔 2월 말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여성 유권자의 비율이 90%로 남성 87%보다 높았다.

이유가 무지 때문이었든, 성적 고정관념 때문이었든, 여성 유권자를 무시하고 배제한 결과는 이재명 후보의 민주당 최다 득표 기록과 대선 사상 최소 격차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결과를 낳았다.
 

▲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오후 광주 북구 용봉동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마친 뒤 손에 기표 도장을 찍고 기념사진 찍고 있다. ⓒ 연합뉴스

 
그렇다면 민주당의 패인은 어디에 있을까? 나는 최대 지지층인 40대 유권자를 충분히 끌어내지 못한 데 있다고 본다. 그 원인은 이 열정적 지지자들의 등을 돌리게 만든 민주당과 정부의 행적에 있다. 이번 대선 투표율은 77.1%를 기록했지만, 출구조사에 나타난 40대의 투표율 추정치는 70.4%에 지나지 않았다. 이는 19대 대선 당시 40대 투표율 74.9%와 비교해도 크게 낮은 수치다.

40대는 50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유권자가 포진한 연령대로, 출구조사에 따르면 남녀 모두 60% 이상이 이재명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한국의 40대는 민주화 이전과 이후 모두를 경험한 세대로, 매우 뚜렷한 정치성향을 지닌 집단이다. 민주당에 크게 실망했으면서도, 권위주의 시대의 지도자를 떠올리게 하는 윤석열 후보만큼은 도저히 찍을 수 없어 기권한 이들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만일 40대가 전체 투표율에 해당하는 77%의 비율로 투표하고 그중 60%가 이재명을 지지했다면, 35만 표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여기에 50%대에 머문 50대 유권자의 득표율을 조금만 더 끌어올릴 수 있었다면 선거 결과는 뒤바뀌었을 것이다.
 

▲ 서울 명동 거리에서 점심식사를 하려는 시민들. 2021.10.25 ⓒ 연합뉴스


한국에서 40대는 가정을 꾸리거나 생애 첫 주택을 마련하는 시기이다. 당연히 안정적 소득과 집 장만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들은 혼란스런 주택 정책의 가장 큰 피해자였을 뿐 아니라, 희생은 요구하면서도 보상에는 인색했던 방역 정책의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계층이다. 이들 40대는 자영업자 전체의 30%를 차지하며, 또 다른 지지층인 50대를 더하면 그 비율이 60%를 넘어선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패배한 것이 이상한 일일까?

민주당 집권의 명과 암

모든 국민을 만족시키는 주택정책은 존재하지 않는다. 집 없는 사람은 집값이 떨어지기를 바라고, 집 있는 사람은 더 오르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 정부와 민주당이 어느 계층을 배려해야 하는지는 명백하다. 그럼에도 이들은 일찌감치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개정을 통해 다주택자에게 막대한 세제 혜택을 베푸는, 이해하기 어려운 정책을 추진했다. 그 결과 다주택자들은 집을 팔기보다 세금회피 수단으로 사 모으기 시작했고, 이는 오르는 집값에 기름을 뿌리는 결과로 나타났다.

물론, 집값이 오른 것은 한국만이 아닌 전 세계적 현상이었다. 코로나 이후 낮아진 금리로 대거 풀려난 돈이 주택시장에 몰렸기 때문이다. 앞의 세제혜택 역시 임대주택을 늘려 서민들의 주택 마련을 돕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정책을 내놓기에 앞서 그 부작용을 심각하게 고민했어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섣부른 정책을 내놓은 뒤 땜질 처방을 하는 실수를 반복했고, 투기꾼들은 더 이상 정부를 두려워하지 않게 됐다.
 

▲ 다세대주택과 아파트가 섞여 있는 서울 강북지역 주택가. ⓒ 권우성

 
이에 못지않게 심각한 문제는 청와대 핵심인사들의 위선적 언행이었다. 정부 초반인 2018년 9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집값이 폭등하는 와중에 라디오에 나와 "모든 국민이 강남에 살 이유는 없다"며, "저도 거기에 살고 있기 때문에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후반에 들어선 2021년 3월에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자신의 강남 소유 아파트 전세 보증금을 14% 이상 올려 받은 것이 드러나 비난을 받았다. 게다가 그 시기가 임대료 인상폭을 5%로 제한하는 임대차 3법이 시행되기 이틀 전이었다. 정부 관계자들의 이런 행태는 부동산 정책의 진정성을 믿기 어렵게 만들었다.

문재인 정부가 비난 받아야 할 일만 한 것은 아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성과로 임기 동안 소득 불평등이 지속적으로 개선됐고,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의료비 부담이 크게 줄었으며, 박근혜 정부에서 70위까지 추락했던 언론자유지수를 42위, 아시아 1위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표현의 자유 확대는 현 정부에서 한국의 문화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만드는 밑거름이 되었다.

비록 대외적 상황으로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남북화해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한 것은 아무리 칭찬해도 지나치지 않다. 자국우선주의로 수렴하는 세계 속에서 외교적 균형을 비교적 잘 지켜낸 것 역시 호평 받을 만하다. 차별금지법을 통과시키지 못하는 등 아쉬운 부분은 있으나, 다양성과 성평등 실현을 위해 나름의 실천을 한 것 역시 평가 받아야 한다.

방역은 어떨까?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확진자 수가 폭등하자 야당과 보수언론은 '총체적 실패'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객관적 평가와 거리가 멀다. 한국에서 지난 일주일간 하루 평균 30만 명 넘는 환자가 발생했고, 사망자 역시 늘어 하루 평균 205명에 달한다. 수치로 보면 '성공'이라고 말하기 어려워 보이나,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한국의 상황은 결코 나쁘지 않다. 예컨대 미국은 확진자가 하루 평균 3만 5천명 수준이지만, 사망자는 무려 1292명에 달한다.

이는 인구비율 사망자 수를 봐도 알 수 있다. 미국은 100만 명당 297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한국은 203명으로, 미국의 15분의 1 수준이다. 윤석열 당선자는 현 정부의 방역 정책을 '비과학적'이고 '불필요하다'고 비난해 왔으나, 철저한 추적을 통해 확산을 막고 백신 접종률을 비약적으로 높여 시간을 번 것은, 다른 나라에서 찾기 어려울 만큼 뛰어난 성과였다. 이런 노력이 없었다면, 현재 한국에서 수배에서 수십 배의 사망자가 나오고 있을 것이다.
 

▲ 수도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 중인 가운데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 식당가가 한산하다. 2020.12.9 ⓒ 연합뉴스


방역 정책의 문제는 따로 있다. 일선의 보건 노동자들과 자영업자에게 희생을 요구하고도 제대로 보상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부가 방역을 위해 고객 수와 영업시간을 제한한다면, 거기서 발생하는 피해를 보상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미국, 유럽, 일본이 자영업자에 수천 만 원에서 억대의 피해보상을 할 때, 한국은 고작 수십만 원에서 몇 백만 원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그 적은 액수조차 기획재정부의 비협조를 변명하며 시간을 끌었고, 그 사이 자영업자들은 절망에서 죽음의 길을 걸었다. 이것을 무능 아니면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까?

정권은 교체됐다, 그 다음엔?

현재 한국사회는 수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부의 집중으로 인한 불평등 심화, 직업 불안정, 비수도권 황폐화, 낮은 출생률, 노인빈곤, 약자와 소수자 혐오 확산, 기술기업(테크기업)의 독과점과 지배 강화로 위협받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등 복잡한 문제들이 한데 얽혀 있을 뿐 아니라, 남북관계,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대외적 요인과도 연결돼 있다.

실타래처럼 뒤얽힌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뇌수술에 요구되는 섬세한 판단과 기술이 필요하다. 이 시기에 한국 유권자들은 검찰 출신의 '정치 신인'을 대통령으로 뽑았다. 그는 '뇌수술'을 잘 해낼 수 있을까? 최근까지 당선자가 보인 태도는 깊은 우려를 낳게 한다. 이미 여러 차례 지적받았음에도, 사과와 반성을 모르는 태도가 그렇다. 그는 선거과정에서 불거진 남녀갈등에 대해 "젠더, 성별로 갈라치기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대본부 해단식에서 주먹을 쥐어보이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당선자가 트럼프가 그랬듯 '전임자 정반대로 하기'에 몰두하는 태도 역시 우려스럽다. 비록 핵심적 영역에서 큰 실수를 저지르기는 했으나, 다수의 유권자는 문재인 정부가 총체적으로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전 정부의 성공한 정책을 계승하며 과오를 바로잡기보다 '문재인 지우기'에 골몰한다면, 역시 트럼프가 그랬듯 실패를 재촉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향후 5년은 윤석열 정부와 더불어 문재인 정부의 공과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나는 앞서 윤석열 후보의 당선이 '탄핵으로 쫓겨났던 보수세력의 복귀'라고 말했다. 어렵게 얻은 이 기회를 날려 버린다면, 앞으로 다시 복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늘 그래왔듯, 시민들은 5년 동안 잠자코 지켜보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 사실은 들끓는 촛불에 밀려 탄핵에 앞장섰던 장제원 비서실장 내정자와, 그를 감옥에 보낸 윤석열 당선자가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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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를 시작하며 – 역사, 현재에 영향 미쳐

[연재] 고승우의 ‘미국의 한반도 개입 151년’ (1)

  • 기자명 고승우 
  •  
  •  입력 2022.03.15 13:00
  •  
  •  수정 2022.03.15 13:07
  •  
  •  댓글 1
 

- ‘신미양요’ 이후 미 정부의 비밀 외교 및 공식 문서를 중심으로

 

지금으로부터 151년 전인 1871년 ‘신미양요’로 미국과 조선이 최초의 전쟁을 벌인 뒤 2022년 3월 중순 현재까지 미국과 한반도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역사를 어떻게 살피느냐 하는 것은 너무도 중요하다. 그것은 눈앞의 현실인 현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미국은 남한에서 고마운 존재, 혈맹관계로 일컬어진다. 미국이 6.25 한국전쟁에 참전해 수많은 미국 젊은이들이 희생을 당했고 그 이후 미군 주둔에 의해 한반도 안보가 보장이 되면서 한국이 엄청난 경제적, 정치적 기적을 이뤘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측면도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다른 견해도 있다. 미국의 한반도에 대한 정책은 신미양요 이래 최근까지 미국의 이익을 챙기기 위한 과정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 양쪽 주장에 대한 찬반이 갈리는데 그 판정은 역사적 사실관계에 의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난 70여 년 동안 한미동맹에 대한 문제제기는 국가보안법 처벌 대상이었다.

한미동맹 정상화 당위성 커져

그러다보니 근현대사에서 한미관계에 대한 무식과 무관심이 일반화 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동북아를 포함한 세계정세는 한미관계를 정상화시켜야 할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연재는 그런 작업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객관적으로 한미관계 151년을 조명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국내에서 한미역사관계에 대해 많은 연구결과 등이 존재하지만 결정적으로 중요한 부분에서 자료 부족이나 검증 미흡 탓인지 정확한 사실관계 등이 밝혀지지 않거나 애매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공통적인 것은 미국이 미화되거나 그들의 과오 등은 언급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를 바로잡는 것은 미래의 정상적인 한미관계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한미관계에 대한 객관적인 역사적 사실을 파악하는 것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신뢰할만한 것은 두 나라의 외교 또는 비밀문서 등의 기록이다. 그것은 대부분 진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연재는 그래서 미국의 외교 문서나 비밀이 해제된 자료, 미국 공시 문건 등을 토대로 소개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미국 측의 자료를 소개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지만 미국 쪽 자료가 발견되지 않은 제주4.3, 여순사건과 같은 경우 국내의 공신력 있는 기관 등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원고지 1천 여 매에 달하는 전체 연재 내용은 아래와 같이 요약할 수 있다.

미국 3.1독립운동 철저히 외면

- 신미양요 이후 미국이 ‘가쓰라-태프트 비밀협약’에 따라 일본의 한반도 지배를 승인한 사실을 미국 정부 자료 중심으로 소개했다. 미국이 제국주의 후발국가로 동북아에서 이권을 챙기기 위해 일본의 한반도 강점을 인정하는 대가로 필리핀 강점을 챙긴 것이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른바 ‘가스라 데프트 밀약’이다.

이 밀약이후 미국은 한‧일 강제병합을 승인하고 3.1운동이 발생하자 서울, 동경 공관에 훈령을 보내 ‘조선인의 독립 운동에 미국이 동조, 지원하는 인상을 절대 주지 말도록 각별히 유의하라’고 했으며 해외 독립 운동가들의 지원 요구 등에 등을 돌렸다.

- 미국이 일본과 태평양전쟁을 벌이면서 일본의 항복 이후 등에 대한 정부 대책이 무엇이었나 하는 것을 비밀 해제된 미국의 자료를 중심으로 소개했다. 미국 정부의 극동부처간지역위원회(IDAFZ)가 그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나타나고 그 밖에 미 국무부, 미국 외교관들의 국무부 보고사항 등이 관련 내용을 담고 있다.

이들 자료를 보면 미국은 한반도가 일본에 병합되었다는 사실을 중시하는데 이런 시각은 ‘가쓰라-태프트 비밀협약’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 미국의 태평양 전쟁 종전 이전 한반도 점령 계획은 지극히 단순한 원론 수준에 머물렀다. 미국은 한반도를 연합국과 협의해 신탁통치를 실시하기로 하고 일본 항복 이후 한반도 주재 일본군인, 민간인들을 본국으로 송환시킬지 여부 등을 검토했을 뿐이다. 한반도가 일제에 부당하게 강점당해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다각도로 투쟁했다는 사실 등은 고려 대상에 아니었다.

미국 태평양전쟁 종전 이전 한반도 정책 주먹구구

- 미국 정부의 태평양전쟁 종전 이후 한반도 점령 대책을 검토한 자료를 보면 전체적으로 미 점령군의 남한 진주 계획은 주먹구구식 수준이었다. 미국 정부나 군부는 연합국과 공동보조를 취하면서 한반도를 전혀 중요시 하거나 주목해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미국은 태평양전쟁을 조기에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소련의 개입을 희망하면서도 소련이 동북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것을 우려했다. 그런 이유로 소련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한반도 정책 수립은 기피했다. 미국은 연합국과 함께 일본 항복 시 연합군 참가국들이 점령할 지역을 배정하는 등 전후 계획을 수립했다.

- 미국은 일본의 항복이 임박한 상황에서 핵탄두 실험에 성공하지만 이 사실을 소련에 알리지 않고 일본 두 개 도시를 핵 공격했다. 이는 소련이 유럽에서 승전한 뒤 일본에 선전포고를 한 뒤 관동군을 순식간에 궤멸시키고 만주를 거쳐 한반도 북부까지 진격한 뒤 일본 열도를 점령할 기세를 보이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소련은 미국의 핵무기에 긴장하게 되고 미국이 북위 38도를 소련과 미국의 군대 진출 경계선으로 삼자고 제안하자 수락했다.

- 일본이 항복했을 당시 미군 주력부대는 오키나와에 있었기 때문에 육상에서 군사작전을 펴는 소련의 공격 속도보다 매우 느렸다. 미국 주력부대가 해상으로 일본, 한반도로 이동하려면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 밖에 없었지만 소련은 한반도 전역은 물론 일본 열도를 점령할 수 있는 유리한 입장이었다.

소련이 북위 38도 이남으로 진격하지 않을 것에 동의하자 미국 정부는 1945년 9월 초 미 점령군을 남한에 보내는데 해당 미군 부대는 전투부대로 남한 점령 시 민간행정 부문을 담당할 직원이 전무했다. 심지어 한국어 통역조차 구하지 못해 일본군과 함께 포로로 잡힌 조선인 전쟁포로에게 그 역할을 대신하도록 했다.

-일본 항복 이후 미소는 한반도의 북위 38도선을 군사분계선으로 삼아 북쪽은 소련군이, 남쪽은 미군이 진군했다. 그에 따라 미국 정부는 미 점령군이 한반도 북위 38도선 이남과 일본 열도로 진주하도록 맥아더 장군에게 명령했고 맥아더는 그것을 이행했다.

미국 정부는 당시 한반도에서 일정기간 신탁통치를 실시하고 여건이 되면 독립을 시키기로 다른 연합국과 합의했을 뿐 한반도가 어떻게 독립할지에 대해서는 그 계획이 전무했다.

맥아더, 미국 정부 지휘 받아 일본, 한반도 군정 실시

남한을 점령한 미군은 일본 점령 사령관 맥아더의 지시를 따랐는데 맥아더는 미 대통령, 전쟁부, 합동참모본부의 지휘를 받았다. 사진은 미군 해군본부의 필름사진이며, 맥아더(Douglas MacArthur) 유엔군사령관이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 당시 MT MC KINLEY(AGC-7)함에서 James H. Doyle 해군소장, E.K. Wright 육군준장, Edward M. 육군 소장 등과 함께 웃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출처 - 전쟁기념관]
남한을 점령한 미군은 일본 점령 사령관 맥아더의 지시를 따랐는데 맥아더는 미 대통령, 전쟁부, 합동참모본부의 지휘를 받았다. 사진은 미군 해군본부의 필름사진이며, 맥아더(Douglas MacArthur) 유엔군사령관이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 당시 MT MC KINLEY(AGC-7)함에서 James H. Doyle 해군소장, E.K. Wright 육군준장, Edward M. 육군 소장 등과 함께 웃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출처 - 전쟁기념관]

- 남한을 점령한 미군은 일본 점령 사령관 맥아더의 지시를 따랐는데 맥아더는 미 대통령, 전쟁부, 합동참모본부의 지휘를 받았다. 흔히 맥아더를 일본 점령의 주인공처럼 추켜세워 영웅시 하지만 이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 맥아더는 민간 행정경험이 전무한 직업군인이었고 그는 미 정부의 지휘체계에 따라 상부의 지시를 수행했을 따름이었다.

맥아더가 본국 정부로부터 받은 일본 점령 직후의 정책은 남한에도 대부분 그대로 시행되었다. 미국 정부는 한반도를 일본 식민지로 여겼을 뿐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 미국은 연합국과 합의한 신탁통치 방침에 따라 남한에 미군이 진주한 뒤 상해임정이나 일본 항복 이후 자생한 인민위원회 등을 일체 인정하지 않았다. 미국은 한반도를 일본의 식민지로 여겨 미 점령군이 일본과 남한 지역에서 일본군의 항복을 받는 작업을 거의 동일한 원칙으로 수행토록 맥아더에 지시했고 그에 따라 남한에서 일본 총독부 관리가 중용되고 친일세력들이 권력기구로 복귀하게 되었다.

- 남한 점령군이 일본 총독부의 관리, 경찰을 맡았던 친일세력을 원상복귀시킨 것은 미국 정부의 결정이었고 맥아더에 의해 일본과 남한에서 실시된 것이다. 오늘날까지 한국 사회의 과제인 친일 미청산의 원인 제공은 미국 정부이고 이승만이 친일세력이 해방정국의 가장 강력한 권력집단이라는 점을 주목해 친일잔재 온존 정책을 펴면서 그 독기가 오늘에 이르고 있다.

- 미국은 다른 연합국과 합의한 대로 남한에서 신탁통치를 실시하기 위해 상해 임시정부나 당시 국내에서 발족한 인민위원회 등을 일체 인정치 않았다. 대신 미 점령군이 최고 결정권자 행세를 하고 친일세력들이 복귀한 일제 공조직을 그 하부 구조로 이용했다.

맥아더는 일본을 소련, 중국 등 공산세력을 저지할 방어지역으로 삼기 위한 점령정책을 펴면서 우익세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보정치도 병행했다. 미 정부의 이런 정책은 남한에서도 미 군정기간 동안에 강행되었고 결국 친미적인 남한 단독정부 수립의 강행으로 이어졌다. 미국이 제주 4.3을 소련 등 공산주의 세력의 배후 조종이라는 가짜뉴스를 만들어 친일세력과 함께 무자비한 군사작전을 전개해 제주도민 1/10 정도가 희생당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친일파 발호 원천 책임은 미국, 이승만 하수인 격

- 미 군정하에서 권력기구에 충원된 친일 세력이 발호한 것은 미국이 주원인을 제공한 것이다. 역사는 이렇게 기록되어야 하고 이승만은 그 하수인 역할을 한 것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이승만과 친일세력의 역사적 범죄가 경감되는 것은 아니다. 미군정은 친일세력을 중요하면서 이에 대한 반대를 외면했는데 심지어 친일경찰 청산을 주장한 경찰 간부를 파면하기도 했다.

친일세력이 미군정하에서 해방정국의 권력집단이 되어 민족정기 확립에 역행하는 갖가지 만행을 저질렀는데 그 가운데 하나는 친일경찰이 민족반역자 색출과 처벌을 하기 위해 발족한 반민특위를 습격한 사건이었다. 이에 대한 이승만은 자신의 지시라고 주장하면서 친일세력을 옹호했다.

이승만은 친일청산을 주장하는 사회적 요구에 쐐기를 박기 위해 국가보안법이라는 희대의 악법을 만들었다. 이 악법의 최대 수혜자는 친일파인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 미국은 한반도 신탁통치 계획 추진이 난관에 부딪히자 유엔을 통한 남한 단독정부 수립을 위해 5.10선거를 강행하려 했다. 이에 반발하는 4.3항쟁과 여순사건에 대해 미군이 진압에 앞장서는데 이는 국제사회에 남한의 단독정부 수립을 확인시키려는 의도가 작동한 결과였다. 이승만 정부 수립 직후 주한미군이 철수하지만 미군은 군사고문단을 남겨 남한 군부 등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했다.

- 한반도 현대사 최대의 비극인 6.25 한국전쟁 발발 이전의 동북아 상황을 보면 미국은 소련, 중국의 세력 확장을 저지하는 전략을 앞세웠고 한반도 정책도 거기에 맞춰져 구체화되었다. 미국은 중국에서 장개석 군을 적극 지원했는데도 불구하고 모택동 혁명이 성공한 후 극동 방어전략을 수정해 ‘애치슨 선언’을 하면서 극동 방어선에서 남한을 제외했다.

미국 한국전쟁 중 대북 대대적 공습, 2차대전 독일 보다 피해 심각

- 6.25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미국은 태도를 바꿔 유엔을 통해 적극 개입을 하게 되는데 전세를 역전시킨 맥아더의 인천상륙작전에는 일본인이 다수 참전하고 일본은 한반도 전선의 병참기지 역할을 하면서 전후 복구의 계기를 얻게 된다. 미국은 한국전쟁이 3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될 것을 우려해 제한전쟁 전략을 적용하고 그 과정에서 맥아더가 해임된다.

- 미국은 전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대대적인 북한 공습을 벌여 2차대전 독일, 일본 도시 보다 더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 미국은 만주와 북한 일부지역 등에 핵 공격을 할 계획을 세우다가 중단했다. 1953년 한국전쟁이 정전협정으로 총성이 멈췄으나 그 후 70년 가까이 평화협정은 추진이 안 돼 한반도는 여전히 전쟁위험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남아 있다.

- 21세기 한미동맹 현안을 점검할 때 한미상호방위조약 그 문제점,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 전략, 전시작전권 전환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이 드러난다. 동시에 유엔사와 ‘유엔사 후방기지’가 한‧미‧일 군사관계의 핵심축이 되고 있는 현실, 미국 대북 군사전략은 유엔 정신을 짓밟는 한반도 집단학살 계획이며 이는 ‘작계 5015’, ‘작계 5026’ 등에 압축되어 있다는 점도 확인된다.

- 미국은 대중국 포위 전략을 우선하면서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의 비공식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에 한국의 동참을 강권하고 있어 동북아 신냉전이 우려된다.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 정책을 미국식 논리로만 추진하겠다고 고집할 뿐 평화협정 체결 등은 후순위로 미루고 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유엔 제재 등을 통해 마른 수건에서 물을 짜내듯 압박을 가하고 있는데 국방비를 비교하면 북한 보다 미국은 216배, 남한은 30배 많다.

동북아 신냉전 등장 시기, 친미와 반중 외치는 대통령 등장 우려

- 세계 군사력 최강국가 미국과 군사력 6위 한국이 맺고 있는 한미동맹은 미국이 슈퍼 갑이라서 한반도의 예속상태가 심각하다. 미국은 2018년 남북 정상간 교류협력 시행을 중단시키는 등 한미동맹의 역기능이 심각해지고 있다. 한반도 평화통일과 동북아의 평화, 안정을 위해 한국의 군사적 자주권 회복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등장했다.

한국은 세계 경제력 10위 등으로 상징되는 국제적 위상에 걸맞는 국가답게 군사적 주권을 회복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에 자주적 역량을 발휘해야 할 비상한 국면에 처해 있다. 이런 중차대한 시점에 친미와 반중, 반북을 외치는 인사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대단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고승우 언론사회학 박사

언론사회학 박사/ 전 민언련 이사장/ 6.15남측위 언론본부 정책위원장/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 / 전한성대 겸임교수/ 전 한겨레신문 부국장 / 2020년 11월 제2회 민족일보 조용수 언론상 수상 · 제26회 통일언론상 특별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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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 갈린 'MB사면'에 언론도 양극단

  • 기자명 노지민 기자 
  •  
  •  입력 2022.03.16 07:51
  •  
  •  댓글 2
 
 

[아침신문 솎아보기]
대통령 교체기 또다시 사면론…공공기관 인사, 검찰총장 퇴진론 논란
미국 여성학자 리베카 솔닛과 한국 언론 인터뷰, 신문별 미묘한 차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15일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을 건의한다. 정치권에선 여권 인사인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사면도 함께 거론될 가능성도 나온다. 대통령 교체기에 ‘통합’ 명목으로 사면을 반복하는 일이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자의 원칙과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일부 신문은 사설로 사면을 촉구했다.

최근 이어진 공공기관장 임명을 두고 문재인 청와대가 임기말 ‘낙하산 알박기’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당선자가 청와대에 공공기관장 임명권 협의를 주장하면서 신·구세력간 갈등도 불거진 모양새다. 윤 당선자 쪽에선 김오수 현 검찰총장이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는 ‘사퇴 압박’ 발언이 나오는 등 세력 교체기 인사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맨스플레인’(Mansplain) 개념을 처음 제시한 미국 여성학자 리베카 솔닛의 인터뷰가 16일 여러 신문에 실렸다. 최근 출간된 첫 회고록과 관련해 전날 국내 언론과 진행한 온라인 간담회 내용이다. 여성들을 향해 좌절하지 말라는 조언이 주를 이룬 가운데, ‘한국의 페미니스트’를 향한 솔닛의 메시지는 신문별로 미묘한 해석의 차이를 보였다.

전 대통령 사면은 ‘통합’인가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은 대체로 ‘통합’이라는 명목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 임기 말의 전두환·노태우 사면을 비롯해 정권마다 ‘국민 통합’을 내세우면서 정치적 이익을 노리고 사면권을 활용해왔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신문 기사(전두환·노태우부터 한명숙까지 정권마다 ‘국민 통합’ 내세워 사면)는 역대 정부 사면 사례를 두고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을 맞은 상태에서 ‘국민 통합’을 내세워 정치인 특사를 단행해 왔던 것이다. 정치 보복을 예방하기 위해 특사를 활용했다는 비판이 뒤따르기도 했다”며 “탄핵으로 물러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외한 나머지 대통령도 거의 예외 없이 임기 말에 정치인 사면을 단행했다. 그때마다 여야 인사를 섞어 발표하며 국민 통합이란 대의명분을 앞세웠다”고 했다.

▲3월16일자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모음

경향신문과 한겨레 사설은 MB사면을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했다. 경향신문(이명박 사면, 국민통합의 길 아니다)은 “정치권 일각에서는 친문재인계 핵심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까지 포함하는 ‘패키지 사면’을 거론하는 모양이다. 만약 그런 사면을 한다면, 이명박씨가 퇴임 직전 강행했던 ‘천신일·최시중 사면’의 재판이라는 비판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한겨레(이명박 사면, 법치 훼손하고 제 편 챙기는 게 통합인가)는 “(윤 당선자가 할 일은) 죗값을 제대로 치르지 않은 전직 대통령 등 자기편 챙기기가 아니다. 문 대통령도 박 전 대통령 사면에 이어 또다시 법치와 공정의 원칙을 훼손하는 일은 하지 말기 바란다”고 했다.

한국일보 사설(MB사면, 정치보복 없는 시대 만드는 전기 삼기를)은 “(문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가) 여야 대립과 진보·보수 간 갈등을 완화하는 의미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악화한 정치 양극화가 사면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며 “애초에 보복성 수사로 진영 간 적대감을 쌓지 않는 게 중요하다. 남용 논란이 많은 대통령 사면권은 제도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옳다”고 했다. 국민일보 사설(文·尹, 국민 마음 움직일 통합의 메시지 내놓길)도 “(사면은) 통합을 위한 조치로 생각해볼 수 있는 방안이다. 하지만 국민의 마음에 울림을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입장이다.

중앙일보의 경우 유일하게 사면이 필요하다고 명확하게 요구했다. 이날 사설(문 대통령, 통합 바란다면 MB사면해야)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2년여 만에 풀려났는데, 81세 고령의 MB는 2년3개월여째 수감 중이다. MB가 잘못한 것에 비해 과도하게 처벌받았다는 목소리가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국민 통합 차원에서 문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기 전에 결자해지(結者解之)하는 게 순리”라 주장했다.

공공기관장 ‘알박기’, 검찰총장 퇴진론 등 인사논란

문 대통령 임기 말의 공공기관 인사가 이어진 가운데 인사권을 둘러싼 정치권 갈등이 불거지는 모양새다. 서울신문 기사(尹측 “인사 협의를” 靑 “고유 권한” 정권 말 공기업 인사 놓고 갈등 격화)는 이를 “임기 말 정부의 인사권 행사를 ‘알박기 인사’로 규정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15일 “최근 인사 관련 협의를 요청했다”고 밝히자 청와대는 “임기 중 인사권은 대통령의 권한”이라고 반박했다”며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정권이 바뀌어도 공공기관 임원을 함부로 교체할 수 없게 되면서 윤 당선인 측도 더욱 날을 세우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3월16일 중앙일보 기사

한겨레 기사(윤석열쪽, 공공기관장 인사협의 논란)는 ”청와대가 윤 당선자 쪽의 협의 요구에 응하지 않아도 실제로 기관장 인선이 보류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며 “(한국성장금융 사장 후보자 추천) 작업 중단에는 윤 당선자 쪽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한겨레에 “윤석열 정부 출범 뒤 공공기관장을 압박해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협조 요청을 하는 것 같은데, 대통령제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 제도를 바꿔야지 이런 식으로 편법을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의 경우 공공기관 인사권을 미루거나 당선자 측에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사설(임기 말까지 ‘알박기’ 인사, 다음 정부에 넘기는 것이 순리)은 “새로 출범할 윤석열 정부와 정책 보조를 맞춰야 할 공공기관·공기업 수뇌부가 앞 정부 사람들로 채워져 있으면 국정 업무가 제대로 이루어지겠나”라면서 “인사를 다음 정부로 미루거나 최소한 윤 당선인 측과 협의해 양해를 얻은 뒤에 하는 것이 순리이자 상식일 것”이라 밝혔다.

김오수 검찰총장에 대해 “거취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윤석열 당선자 측근의 발언도 논란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MBC라디오에서 ‘사견’이라면서 이런 의견을 밝혔지만 검찰총장 교체가 정권 교체기 반복된 수순이란 점에서 파장이 일고 있다.

동아일보 기사(권성동 “김오수, 스스로 거취 정해야”…검찰총장 퇴진론 논란)는 “‘공정과 상식의 회복’을 내건 윤 당선인은 헌법 정신을 강조하며 원칙론을 펼치되, 국민의힘이 대신 나서 김 총장의 자진 사퇴를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며 “한 전직 고검장은 ‘김 총장은 취임 전부터 정권이 교체되면 임기가 1년에 불과할 것임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사설(김오수 총장 자진사퇴 언급한 권성동, 매우 부적절하다)은 “새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에 검찰총장의 거취 문제를 언급한 자체부터 매우 부적절하다”며 “인사문제는 순리대로 풀어야 한다. 무리하게 검찰총장을 길들이려다 대선 패배의 단초를 제공한 더불어민주당 정권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이라고 했다.

리베카 솔닛이 한국에 전한 메시지

미국 여성학자 리베카 솔닛이 국내 언론과 가진 15일 온라인 간담회 내용이 이튿날 신문을 통해 전해졌다. 주요 일간지 중에선 △중앙일보(“한국 페미니스트, 50년 내다보고 가길”) △동아일보(美페미니즘 작가 솔닛 “여성몫 늘면 남성도 혜택”) △조선일보(“여성의 몫 늘어난다고 남성 몫이 줄어드는 건 아냐”) △경향신문(“폭력·차별·혐오 속에서도 여성들 분명한 진전 이뤄…페미니스트들 희망 잃지 말아야”) △한겨레(“한국 페미니스트에게 ‘50년 보고 가라’ 권하고 싶어요”) △세계일보(“여성들이여 좌절하지 말고 전진하라”) △서울신문(“한국 여성, 좌절할 필요 없어…어려워도 변화는 계속된다”) △국민일보(리베카 솔닛 “멈추지 말라” 한국 여성들에 조언) 등이다.

솔닛의 인터뷰 중에선 ‘여성의 몫이 늘어나면 남성의 몫이 줄어든다고 믿는 서사’에 대한 반박이 여러 신문에 인용됐다. 조선일보는 특히 ‘한국 페미니스트’를 규정하고 일부 페미니스트에 대한 비판이 있었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 신문은 “다른 사람이 더 많은 자유를 가지게 되면 내가 누리는 자유도 늘어난다. 여성이 더 많은 권리를 가지게 되면 남성도 혜택을 볼 것이다. 경제 정의가 빈자와 부자에게 모두 혜택을 주는 것처럼”이라며 “(솔닛은) “(법적) 처벌만 강조하는 일부 페미니스트의 주장에는 문제가 있다”며 “누군가를 벌하는 방식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여성주의) ‘혁명’은 사람을 감옥으로 보내는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다음 세대를 (양성평등적으로) 키워내는 것이 혁명”이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3월16일 경향신문 기사

서울신문의 경우 “여성가족부 폐지 등을 약속하며 ‘이대남’(20대 남성)의 지지를 받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도 솔닛은 관심을 보였다.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떠올리며 그는 한국 여성들에게 “너무 좌절할 필요도, 멈출 필요도 없다”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변화와 진전은 계속 있었다”고 말했다”며 “동시에 “여성이 동등한 위치를 갖는다 해서 남성의 것을 빼앗는 게 아니다”라며 “한국 남성들도 여성이 더 자유를 누리고 존중받는 세상에서 동등한 지위를 누리는 것을 희망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는 맥락으로 관련 발언을 전했다.

경향신문은 “솔닛은 ‘젠더 갈등’이라는 말에 담긴 “자본주의적 희소성 개념에 대한 집착”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자유와 같은 비물질적인 것들은 금, 식량 같은 자원과 달리 양이 무한하다”며 “여성이 누리는 것이 늘어난다 하더라도 반드시 남성의 것이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얘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그러면서 “혹시 한국의 남성들이 여성이 원인이 아닌 광범위한 경제 불평등의 문제를 여성의 탓으로 돌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일부 ‘반여성주의자’들이 제기하는 ‘남성을 배제하는 것이 여성주의의 목표냐’는 의문에 대해서도 “남성은 이미 포함돼 왔으니, 여성도 포함시키자는 것이 페미니즘의 목표”라고 말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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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핵관' 권성동 "검찰총장, 스스로 거취 결정하라" 압박

"尹당선인이 사퇴 압박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거취 언급 눈길

곽재훈 기자  |  기사입력 2022.03.15. 11:28:03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측근으로 꼽히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김오수 검찰총장이 자신의 거취를 스스로 결정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권 의원은 15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시 김 총장과 검찰 인사 등을 두고 이견이 발생할 수 있다는 취지의 질문을 받고 "앞으로 자신이 검찰총장으로서 정말 공명정대하게, 자신의 처지에 관계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할 각오와 의지가 있으면 임기를 채우는 것이고, 그런 자신이 없고 지금까지와 같은 행태를 반복한다면 본인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된다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다만 이어 "그렇지만 윤 당선인은 무슨 사퇴를 압박하거나 종용하거나 이러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총장의 사퇴를 주장한 것은 권 의원의 '개인 의견'이라는 것이다. 

권 의원은 그러면서도 "본인이 지금까지 총장으로서 수사 지휘를 제대로 했는지, 특히 대장동·백현동 사건 수사에 대해서 지난 국정감사에서 '걱정하지 말라', '믿어달라'고 했는데 아무런 성과가 없다. 제대로 된 수사를 하고 있지 않다"거나 "대장동 수사에 대해서 검찰이 제대로 하고 있다고 믿는 국민은 거의 없다"고 김 총장을 비판했다.

권 의원은 자신은 인수위나 새 정부 내각에 참여하지 않겠다면서 "그건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당선인이 선택할 수 있는 문제(이지만), 지금으로서는 굳이 정부에 들어가야 되겠다는 생각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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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공약 내걸며 현수막 남발”…선거 뒤 남는 쓰레기 어떻게?

등록 :2022-03-15 04:59수정 :2022-03-15 11:14

이번 대선 14명 후보 선거공보물 4억부
벽보 모두 합치면 848km
“사용 자체를 줄이는 방안 법제화 해야”
20대 대통령 선거 다음 날인 10일 서울 종로구에서 선관위 관계자들이 벽보를 철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20대 대통령 선거 다음 날인 10일 서울 종로구에서 선관위 관계자들이 벽보를 철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부분 후보들이 환경 관련 공약은 내면서 현수막이나 공보물 사용에는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요. 이런 것도 결국 다 쓰레기인데...”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에 한 표를 행사한 우영미(37)씨는 “버려질 선거 홍보물이 환경오염에 미칠 영향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선거철마다 잠깐 쓰이고 버려지는 벽보와 공보물, 펼침막(현수막) 등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왔지만, 이번 선거에도 막대한 ‘선거 쓰레기’가 나왔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를 보면, 유권자의 집으로 발송된 20대 대선 후보자 14명의 선거공보물은 약 3억9947만부에 달한다. 전국에 붙인 벽보는 118만8376매로 모두 합친 길이는 848km, 서울과 부산 왕복 거리와 맞먹는다. 펼침막은 후보자마다 선거구 안 읍·면·동 수의 2배 이내로 게시하도록 선거법에 규정돼 있어 이번 대선의 경우 법에 따른 허용치만 약 9만8천개다. 코로나19 이후로는 비닐장갑 등 방역을 이유로 한 일회용품까지 더해졌다.

 

‘선거 쓰레기’는 생산·폐기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펼침막은 플라스틱 합성섬유인 폴리에스테르가 주성분이어서 매립해도 썩지 않고 소각 시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을 배출한다. 공보물 등에도 재활용이 어려운 코팅종이가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달 녹색연합은 20대 대선 홍보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7312t 이산화탄소 상당량(CO2e)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30년 된 소나무 80만3522그루가 1년 동안 흡수해야 하는 양이다.다만 선거 과정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줄이려는 움직임도 있다. 코로나19 이후 지난해 서울·부산 시장 재보궐 선거 때까지는 장갑 착용이 필수였는데, 이번 선거부터는 확진자·격리자 외에는 선택사항으로 바뀌었다. 선관위 관계자는 “비닐장갑을 사용하지 않아도 방역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고, 환경 문제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도 일부 투표소에선 별다른 설명 없이 모든 투표자에게 비닐장갑을 나눠줬고, 지침이 변경된 것을 모르고 비닐장갑을 사용한 시민들도 있었다.

 

지난해 재보궐 선거 때는 ‘제로웨이스트 선거운동’을 내세운 후보자도 있었다. 손상우 전 미래당 부산시장 후보는 펼침막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선거운동복으로 명찰 탈부착이 가능해 재사용할 수 있는 조끼를 입었다. 같은당 최지선 전 송파구의원 후보도 구제 청자켓을 선거운동복으로 사용하고, 공보물은 비목재 종이에 콩기름 잉크로 인쇄했다.

 

하지만 이들은 후보 개인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최지선 전 후보는 “공보물이나 현수막 등을 최대한 온라인화하는 게 환경 측면에서는 좋지만, 선거는 경쟁이다 보니 혼자만 다른 방식으로 하면 경쟁에서 뒤처질까 봐 걱정됐다”며 “선거법 등 제도적인 변화가 필요하고, 주요 정당이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서울 마포구 공덕역 인근에 20대 대통령 선거 후보들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윤주 기자
지난 4일 서울 마포구 공덕역 인근에 20대 대통령 선거 후보들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윤주 기자

이날 행정안전부는 폐현수막 재활용 사업에 국비를 지원한다고 발표했지만 녹색연합은 이날 논평을 내어 “행안부가 소개한 폐현수막 재활용 방안은 탄소중립이라는 탈을 쓴 그린워싱”이라고 비판했다. 녹색연합은 “22개 지자체가 제안한 재활용 사업 중 절반 이상은 또 다른 형태의 쓰레기로 남는 장바구니와 청소마대자루를 만드는 사업이고, 시멘트 소성용 연료 활용은 쓰레기 소각과 다르지 않은 최종 처리방법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녹색연합은 “자원을 절약하고 생산단계에서의 재활용을 고려해야 하지만 가장 우선 해야 하는 것은 폐기물 발생을 줄이는 것”이라며 “현수막 재활용이 아닌 현수막 사용 최소화 방안이 우선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거 폐기물 발생을 줄이기 위해 정보소외계층을 제외한 이들이 온라인으로 공보물을 받아볼 수 있게 하고, 선거공보물 등을 친환경 소재로 사용할 수 있게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프랑스는 재생 섬유를 50% 이상 함유하는 등 친환경 재생종이를 사용한 공보물에 대해 선거비용을 보전해주는 방식으로 재생종이 사용을 유도하기도 한다. 현재 우리 국회에도 전자형 공보물을 원칙으로 하고, 이외에는 재생종이 사용을 의무화하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돼있다. 허승은 녹색연합 녹색사회팀장은 “선거 때 사용된 현수막 등은 거의 재활용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사용 자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로가기: “투표에 비닐장갑 써야 하나” 대선 최대 8800만장 폐기 예상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033887.html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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