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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국방, 방위비 분담금 이견 못 좁혀

정경두, “예년보다 더 높일 것”..에스퍼, “더 기여하라”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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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2.25  16: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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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경두 국방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2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한미 국방장관회담 이후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이견을 보였다. [캡처-미 국방부TV]

한국과 미국 국방장관이 만났지만, 진척이 없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한국은 예년보다 높은 수준의 증가율을 생각 중이라지만, 미국은 더 기여하라고 맞섰다.

정경두 국방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2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가졌다.

회담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경두 장관은 “합리적이고 공정한 수준에서 상호 윈윈할 수 있는 방향으로 조속히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타결되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였다”며 “한.미가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다만, “우리 정부는 방위비 분담금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직.간접 지원을 통해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을 위해 기여해 오고 있다”면서 올해 국방예산으로 약 430억 달러를 편성했다고 강조했다. “동맹의 연합방위태세 수준을 격상시키”는 데 충분한 국방비라는 것.

하지만 에스퍼 장관은 “한국은 자국의 안보에 더 많이 기여해야 한다”고 맞섰다.

“방위비용이 미국 납세자들에게 불균형적으로 부담되어서는 안되”며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방법에서 방위비분담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세계 경제 대국이자 한반도 평화정착의 대등한 파트너로서 한국은 국방에 더 많이 기여할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는 것.

그리고 NATO를 언급하며, “(방위비) 분담 증가는 동맹국 전반에 걸쳐 미국이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우리는 일관되게 나토 동맹국들에게 공동방위에 더 기여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으며, 한국과 다른 파트너들에게도 같은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나토는 올해 방위비 분담금으로 112조 원을 증액하기로 했다.

   
▲ 정경두 국방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2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가졌다. [사진출처-국방부]

이에 정경두 장관도 물러서지 않았다. “작년도에도 예년보다 훨씬 높은 8.2%의 (방위비 분담금) 증가율을 적용했다”며 “현재 진행되는 11차 협상도 기본적으로 한국에서는 예전보다는 높은 수준의 증가율을 현재 생각하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현재 요구하고 있는 대폭 인상과는 아직도 인식의 차이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현재 협상이 잠정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데, 인식차가 있더라도 자주 만나서 협상팀이 인식 차를 좁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조속한 시일 내에 협상이 재개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주한미군사령부가 4월 1일부로 한국인 노동자 무급휴직을 통보한 데 대해서는 “주한미군사령부의 예산이 있다면, 그걸 먼저 지원해 줄 것을 부탁한다”며 “그 부분이 안된다면, 조건부라도 인건비를 먼저 타결하고 나머지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회의는 지난 1월 6차 회의를 끝으로 한 달 넘게 열리지 않고 있다. 외교부는 ‘코로나19’ 상황과 무관하며, 향후 회의 일정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3월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연습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축소 검토 중이다.

정경두 장관은 현재 군 확진자 수를 언급하며, “연합연습도 일부 양해 요소가 있지만, 여러 가지 정상적으로 추진된 상황을 감안해서, 양국 합참의장이 전반적인 상황을 파악하면서, 향후 진행을 어떻게 할지 논의를 시작했다”며 “연합방위태세에 문제가 없도록 향후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를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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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석방, 문재인 탄핵' 주장하는 '도로 새누리당' 심판하자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0/02/26 09:43
  • 수정일
    2020/02/26 09:4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광화문촛불시민연대, 성명 발표

안지은 통신원 | 기사입력 2020/02/25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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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촛불시민연대가 25일 성명을 통해 수구적폐 세력이 박근혜 석방문재인 탄핵을 주장하는 목적이 보수대통합 완성과 차기 집권을 노리며 현 정부를 무너뜨리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광화문촛불시민연대는 성명에서 적폐 세력에 대한 경각성을 높여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청산의 기치를 들고 총선 승리에 총매진하자고 호소했다.

 

아래는 성명 전문이다

 

------------------아래-----------------------------

 

[성명] ‘박근혜 석방문재인 탄핵’ 주장하는 도로 새누리당’ 심판하자

 

 

미래통합당이 2월 17일 창당했다. 2017년 박근혜가 탄핵되고 보수의 혁신개혁 보수 운운했으나 결국 도로 박근혜당’, ‘도로 새누리당으로 다시 뭉쳤다박근혜와 함께 청산되었어야 할 적폐들이 정치검찰보수언론과 손발을 맞추고 온갖 정치적 술수를 발휘하며 총선에서 기어이 기사회생하려고 발악을 하고 있다.

 

총선에 사활을 걸고 있는 수구적폐세력은 이번 선거 승리를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할 것이다선거 구도와 이슈는 아직도 급변하고 있다정치검찰을 앞세워 청와대를 선거개입부패집단으로 몰아세워 도덕성에 흠집을 내는데 일정하게 성공한 저들은 또 다른 흉계를 꾸미고 있다적폐세력의 음모와 선거 공작에 경각성을 최대로 높여야 한다.

 

주목하게 되는 하나의 지점은 이 당 인사들이 미래통합당 창당을 앞두고 연이어 박근혜 석방을 주장한 것이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1월 28일 보수 유튜브에 출연해 국민이 바라는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금 상태가 계속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박근혜 석방을 주장했다자유한국당에 이어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형오 위원장은 1월 27일 하루빨리 (박근혜를구속에서 해제하길 바란다고 했고유승민 의원도 1월 19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대한 빠른 시간 내 사면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홍문종 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도 1월 중순 국무총리와 청와대 정무수석을 차례로 만나 박근혜 석방을 요청했다.

 

박근혜는 아직 재판 중이라 대통령 사면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그럼에도 이런 주장을 하는 목적은 보수대통합을 완성하고 보수 결집을 이루려는 의도로 보인다미래통합당으로 합당했으나 그 내부에 탄핵 찬반 세력 간에 갈등의 불씨는 살아있고 공천 갈등이 폭발할 수 있다조원진과 홍문종극우보수세력은 여전히 당 밖에서 미래통합당 내의 탄핵세력을 척결하라고 주장하고 있다미래통합당은 과거야 어찌되었건 박근혜 석방을 보수세력의 공통 주장으로 내세우면서 보수의 타협을 이루고 대통합을 완성하려고 한다.

 

또 박근혜 동정론을 퍼뜨려서 적폐세력의 대중 기반을 넓히려는 의도도 있다박근혜 석방 주장에는 역대 대통령 중 최장기간 구속’, ‘건강 악화’, ‘여성의 몸으로 감당하기 힘들다’, ‘잔인한 정치보복의 희생양’ 등 동정심을 유발하려는 내용이 따라다닌다작년에 박근혜가 칼로 베는 듯한 어깨 통증을 호소해 무려 78일간 외부 병원에 입원 치료를 하기도 했다치료 목적으로 외부 병원을 이용하는 경우 길어야 2~3주를 넘지 않는데 박근혜에 대해서는 특혜 치료불법 석방이 버젓이 이루어졌다.

 

박근혜 석방 주장이 단순히 정치적 구호에 그치는 것만이 아니라 실제 석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검찰이 검사장의 승인과 심의위원회 동의를 받아 형집행정지 처분을 내리면 된다작년에 박근혜는 검찰에 4월과 9월 형집행정지를 요청한 바 있는데당시 검찰은 형집행으로 현저히 건강을 해하거나 생명을 보전할 수 없는 상태’ 또는 수형생활이 불가능한 상태로 보기 어렵다면서 불허했다역으로 박근혜의 건강이 급격히 안 좋아진다면 언제든 석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박근혜가 석방된다면 보수적폐세력의 기세는 크게 오르고 총선에서 보수표를 결집하는데 유리하게 활용할 것이다박근혜 석방에 반발 여론도 크겠지만 중도층에 동정심을 확산하는 걸로 대응할 것이다민주개혁진영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박근혜를 석방하는 주체는 검찰이라 할지라도 청와대나 법무부와의 교감설은 합리적이기 때문에 집권여당 지지층에서는 찬반 양론이 발생해 자중지란을 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검찰이 설마 선거를 앞두고 이런 무리수를 둘까 싶으랴 만은그동안 윤석열 검찰이 보여준 행태는 늘 상식과 상상을 뛰어넘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 하나 주목하게 되는 점은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이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공식화하고 있는 것이다.

 

2월 11일 심재철 당시 자한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청와대 선거 개입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공소장을 본 법조인 사이에서는 좌파우파 등 진영을 떠나 대통령 탄핵 사안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 잇달아 나온다"고 했고김재원 자한당 정책위의장은 "3·15 부정선거와 비교가 안되는 충격적인 문재인 정부의 선거공작 실체가 나온 것"이라고 주장하며 탄핵 분위기를 띄웠다미래통합당 창당 직후 심재철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지금은 우리가 소수당이어서 탄핵 발의를 하더라도 추진이 되지 않지만이번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서 제1당이 되거나 숫자가 많아지게 되면 탄핵을 추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극기부대가 광화문광장에서 1년이 넘도록 줄기차게 문재인 탄핵을 주장하며 청와대로 행진하는 시위를 벌인 끝에 원내 제1야당이 대통령 탄핵을 공식화한 것이다현 시점에서 탄핵 주장 역시 선거에서 보수세력을 결집하고 보수층의 기세를 올리려는데 일차적 목적을 두고 있다그러나 단지 주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총선 후 실제 탄핵 추진으로 나갈 것은 분명하다.

 

박근혜가 석방되면 박근혜는 죄가 없고 탄핵은 부당했다문재인 정부의 탄압이다라는 보수층의 여론이 확산될 것이고 이는 문재인 대통령 탄핵 추진에 기름을 붓는 효과를 낼 것이다수구적폐세력은 총선 승리만이 아니라 차기 집권을 노리고 현 정부를 무너뜨리는 것을 기본 전략으로 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 문재인 탄핵 시도가 있다이것은 수구세력의 일관된 전략이다.

 

박근혜 석방문재인 탄핵’ 주장은 국정농단 세력을 응징하고 나라를 바로 세운 1700만 촛불 국민을 우롱하고 역사를 되돌리려는 매우 심각한 망발이다이런 주장이 현실로 된다면 진보민주개혁의 전진이 좌초되고 민주세력은 엄청난 탄압과 위기에 직면하며 수구적폐 기득권세력의 세상이 될 것이다우리는 이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으로 적폐세력이 다시 하나의 몸통으로 뭉쳤다친일매국민생파탄부정부패국정농단의 주동자들이 정신을 못 차리고 선거의 전면에 나섰다수구적폐를 일망타진하고 궤멸로 몰아가서 촛불개혁을 완성할 절호의 기회가 왔다모든 진보민주개혁세력촛불시민들은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청산의 기치를 들고 총선 승리에 총매진하자.

 

낡은 미래가짜 미래만 빼고 투표하자!

 

2020년 2월 25

 

개혁완성 총선승리 광화문촛불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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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간 멈춰선 대한민국 국회, 그래야만 했나

[안종주의 안전사회] 확진자 다녀간 공간 알려주는 앱 개발, '웃픈 한국' 만들어
2020.02.25 08:55:41
 

 

 

 

국회가 완전 마비됐다. 국회는 24일 오후 직원 등을 내보내고 본관과 의원회관, 도서관, 의정관과 어린이집을 모두 일시 폐쇄한 뒤 긴급 방역을 실시했다. 그리고 26일 오전 9시 다시 문을 열기로 했다. 이에 따라 39시간 동안 대한민국 입법부가 멈춰 섰다. 
 
국회는 지난 19일 미래통합당 곽상도 의원실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한국교총 하윤수 회장이 2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이런 조치를 취했다.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하 회장의 부인과 딸은 부산에서 21일 확진자로 판정받았으며 부인의 친구가 신천지 교인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회의 이런 결정에 대해 감염병 전문가들은 방역 측면에서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환자가 지나다니거나 머문 곳에 대해서만 소독하고 직접 관련 없는 곳에서는 정상적인 업무를 하는 것이 합리적인 대응이라는 것이다. 국회를 이틀씩 폐쇄하고 환자의 동선과 무관한 곳에 대해 무차별 소독하는 것은 코로나19에 대한 국민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공포만 극대화한다. 
 
확진자 다녀간 곳만 소독 충분, 다른 공간은 폐쇄 불필요 
 
이재갑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다녀가지 않은 지역이나 공간까지 방역을 할 필요가 전혀 없으며 설혹 다녀간 공간이라 할지라도 파악된 동선에 대해서만 소독을 한 뒤 24시간 안에 다시 문을 열어 사람이 다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24일 밤 한 방송에 출연해 조언했다. 
 
국회 전면 폐쇄라는 극약처방을 국회가 내리면서 감염병 전문가의 조언 등은 듣지 않아 이런 일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토론회가 열린 곳과 하 회장이 명찰을 바꾼 곳, 그가 지나다닌 복도 등에 대해서만 소독해도 충분하고 다른 공간은 사용해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그 이외의 장소에서 다른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환자가 될 위험성은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회는 24일 하 회장이 다녀가지 않은 국회 각 건물 내부는 물론이고 건물 밖도 소독하는 등 방역 차원에서 별 의미 없는 과잉 조치를 취했다. 불필요한 과잉 소독과 국회 전면 폐쇄는 우리나라 국민에게는 물론이고 다른 나라에 대해서도 우리나라 코로나19의 심각성만 부각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 뻔하다.  
 
감염병이 마비시킨 국회, 사상 초유의 일  
 
국회사무처는 과거 1958년 국가보안법 개정안 통과 과정에서 경호권이 발동되며 국회를 폐쇄한 사례와 1980년 계엄령 선포에 의한 정치활동 금지로 국회를 폐쇄한 적은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폐쇄는 외부의 진·출입을 막는 제한적 폐쇄로 모든 직원과 관계자의 출입 자체를 막는 전면 폐쇄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이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24일 예정됐던 국회 본회의와 대정부질문을 모두 취소했다. 이날 예정됐던 국토교통위원회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관련 일정도 연기 또는 취소됐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정보위원장과 교육위원장 등 상임위원장 선출과 노태악 대법관 후보자 임명 동의안, 국민권익위원 선출, 국회 코로나19 대책특별위원회 구성 등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도 본회의가 취소되지는 않았다.  
 
감염병 예방 내지는 방역과 관련해 '늑장대응보다는 과잉대응이 낫다.'는 말이 있다. 잘못된 대응, 불필요한 대응은 과잉대응이 아니다. 과잉대응이란 예를 들면 감염자나 환자가 2미터 내에 있는 접촉자에게 침방울로 바이러스를 퍼트릴 위험이 있다고 할 때 2미터가 아니라 그보다 조금 더 떨어진 3미터에 있던 사람에 대해서도 격리하는 등의 조치를 말한다. 
 
확진자 머문 공간만 소독하면 '걱정 끝', 도로·외벽 소독은 불필요 
 
코로나19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 증폭, 그리고 최근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지역사회 급 확산을 계기로 이 감염병에 대해 시민들이 잘못된 판단을 하게 만드는 비정상 대응이 자주 눈에 띈다. 예를 들어 확진자들이 다녀간 백화점, 음식점, 영화관 등의 건물이나 공간을 방역소독을 하고서도 이틀 또는 사나흘씩 폐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방역 측면에서 보면 사실 환자가 다녀간 공간에서 동선을 중심으로 잘 소독하고 몇 시간 뒤 문을 열어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소독의 완벽을 기하기 위해 24시간가량 출입을 제한한 뒤 그 공간을 다시 사용하게 하고 있다. 한데 방역소독을 실시한 뒤 건물 전체를 며칠씩 폐쇄하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경제적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대구·경북의 경우도 많은 확진환자가 발생한 신천지교회나 청도대남병원의 내부뿐만 아니라 건물 주변과 주차장, 주변 인도와 차도 위, 화단과 식재된 나무, 10여 미터 높이 가로수 등에 대해서도 소독약을 마구 뿌려대거나 심지어는 거리 연막소독까지 한다. 건물 외벽에다가도 소독약을 뿌린다. 바이러스가 없는 곳에다 왜 소독약을 뿌려대는 헛수고를 하는지 정말 모를 일이다. 바이러스가 연막 소독에 죽는지도 의문이다. 정말 불필요한 방역소독 행위이다.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길바닥에서 며칠씩 밤낮을 보내며 길거리를 지나가는 행인들을 호시탐탐 노릴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설혹 있다 하더라도 지금까지 거리를 지나가면서 환경에서 감염된 사례는 없다. 따라서 비과학적인 방역소독은 인력과 예산을 낭비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소독업체와 소독약품 업체만 좋아할 뿐이다. 
 
확진자 다녀간 공간 알려주는 앱 개발, '웃픈 한국' 만들어  
 
잘못된 대응은 공포만 유발한다. 방역에 실질적인 효과는 내지 못한다. 이런 공포 조장은 확진자가 다녀간 장소 인근 1백 미터 근처에 가기만 하면 휴대폰에서 경보음이 울리는 앱을 만드는 정말 웃지 못 할 일들까지 벌어지게 만든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일주일 전부터 지인들이 이런 앱을 퍼 나르며 휴대폰에 장착해 활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지금까지 여러 개를 받았다.  
 
한마디로 확진자가 다녀간 공간은 며칠 아니 일주일이고 한 달이 지난 뒤에도 위험하니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말라는 '아무 쓸데없는' 앱이다. 이런 비과학적인 내용의 앱까지 만들고 또 이것이 그럴듯하다고 여긴 사람들이 마구 퍼트리는 현실이 정말 서글프다. 
 
국회 전면 폐쇄는 이와 유사한 발상에서 비롯한 것으로 공포 유발과 잘못된 대응의 최고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결정을 내리는데 관여한 사람이 누구누구인지, 국회의장에게 어떤 식으로 보고했는지 궁금하다. 확진환자 한 명이 증상이 있기 전 국회를 드나들었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큰일 났다"는 생각에 차분한 판단을 하는 이성은 마비되고 패닉이 뇌를 지배한 것은 아닌지 '그것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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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 솔레이마니, 장군이었을 때보다 훨씬 많은 것 성취"

  • 기자명 류경완 KIPF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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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2.2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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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경완의 국제평화뉴스 20.02.24(390)

▲ 솔레이마니[사진 : 러시아 인사이드 캡처]
▲ 솔레이마니[사진 : 러시아 인사이드 캡처]

1. 솔레이마니 암살 후 "저항의 축"은 약화되었는가? 그 후 그들은 무엇을 얻었는가?

1) 시리아 전선, 두드러진 성취
   2012년 이후 차단된 다마스커스-알레포 432km 도로 확보, 사라케브 등 전략도시 해방     이란과 러시아, 터키-시리아 대화 주선
   미군 주둔 북동부 알하사카 유전지대에서도 새로운 저항 움직임

2) 이라크
   미군과 모든 해외 무력의 철수 요구, 미군의 지위를 점령군으로 전환시킨 중요한 결정
   새 총리 알라위 선출, 미군 철수를 최우선시하는 정부 구성 예상
   2003년 미국 침공 이후 처음으로 통일된 저항 대오 형성

3) 레바논
   하산 디아브 새 정부 구성...헤즈볼라에 합법성 부여, 급여 전액 지급
   레바논 내 미국계 동맹 배제

4) 팔레스타인
   트럼프 행정부의 평화안 거부, 압바스 대통령 등 다양한 그룹들 드물게 일치단결

5) 아프가니스탄
   미, 2020년 초 탈레반의 '비정상적인 활동' 인정(평화협상 진전) 
   미 중동군 사령관 멕켄지 "아프간 내 이란 활동 증가 우려...미·동맹국 지위 대체 노려"     
   탈레반, CIA (중동 지휘부) 비행기 격추...미, 2명 사망 확인하고도 침묵

6) 예멘
   사우디 주도 연합군에 대한 대담한 군사작전 공개, 광범한 지역 통제
   사상 최대 군사력 증강, 사우디 깊숙한 지역과 유전자원 타격

'저항의 축'의 길은 멈춰 세울 수 없어 보인다. 위 정세의 진전은 개별 지도자(의 운명)와 무관하다. 최고의 지도자들은 이 길에서 죽을 것임을 알고 있다. 순교자 솔레이마니는 장군이었을 때 이룬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성취하고 있다. <Russia Insider>

▲ 시리아 지역
▲ 시리아 지역

 

2.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하지자데 장군은 (1월 이라크 미군기지 공격에서) 이란이 미군을 직접 죽이려 하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수십 명의 미군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살해가 의도였다면 이란의 미사일은 적어도 5,000명을 죽일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 공격으로 인한 사상자가 "9편의 C-130 비행기로 이스라엘과 요르단으로 이송되었다"고 밝혔습니다. C-130 허큘러스는 100명의 승객 또는 75명의 완비된 부대를 실을 수 있는 큰 항공기이므로 9편의 비행은 최소 수백 명의 사상자를 나타냅니다. 

하지자데는 또 미국이 "다시 실수를 저지르면" 이란은 (중동) 전 지역에 걸쳐 100개가 넘는 중요한 미국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알아사드 공군기지가 이라크에서 가장 많은 수의 미군을 보유하고 있고, 리퍼 드론의 기초기지이기 때문에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패트리어트 미사일 방어시스템이 설치된 공군기지에서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미군이 여러 출처를 통해 6시간 전에 이란으로부터 경고를 받고 정보를 공유했다는 점입니다. "방어의 관점에서 볼 때 가장 이상적인 조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은 자신을 보호하는 능력에서 비참하게 실패한 것으로 보입니다. 왜, 어떻게 그토록 많은 사상자가, 특히 예고된 공격에서 뇌 손상이, 발생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Global Research>
☞ 1월 13일자 톰슨 의원 FOIA 질의에 대한 미 국방부 답변 "이란 공격으로 139명 사망, 146명 부상...광범위한 기지 손상"
☞ "패트리어트, 미사일 방어시스템의 불량품"...15발 미사일 공격에 한 발도 발사조차 못해  

3. 이라크 의회 고위의원인 하싼 쌀렘은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이 간첩들의 소굴로 변신했다고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그는 이라크 내무부서들의 업무에 대해 간섭하는 워싱턴을 비난하였으며, 바그다드 미국 대사관은 외교관계 건물이 아니라 (모사드와 ISIS 등) 간첩들의 소굴로 바뀌었다고 말했습니다. <자주일보>

4. 미국과 탈레반이 22일부터 7일간 '임시휴전'에 돌입합니다. 아프간 국가안보위원회 대변인 파이살은 현지 시간 22일 0시부터 양측의 '폭력감소' 조치가 시작되며 1주일간 이어진다고 밝혔습니다. 폭력감소 조치가 예정대로 잘 진행되면 미국과 탈레반은 오는 29일께 평화협정에 서명할 계획이라고 아프간 당국자들은 전했습니다. 서명이 끝나면 10일 이내에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 등 국내 각 정파 간 협상이 시작됩니다. 미군 병력은 단계적인 감축에 들어가게 됩니다. <연합>

5. 시리아와 터키 간 무력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터키군 병사 1명이 또다시 시리아군의 공격으로 전사했습니다. 터키 측에 따르면 이달 들어 시리아에서 현지 정부군 공격으로 숨진 터키 군인은 17명으로 늘었습니다.

터키와 국경을 맞댄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주는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군에 맞서온 반군의 마지막 저항 거점입니다. 반군을 지원하는 터키와 정부군을 돕는 러시아는 2018년 9월 이들립 일대에서 휴전하기로 합의했지만, 시리아 정부와 러시아는 지난해 초 옛 알카에다 세력이 이들립을 장악하자 테러 세력 격퇴를 명분으로 공격을 재개했습니다. <연합> 
☞ 푸틴-에르도안 "이들립 지역의 긴장 완화와 테러 위협 무력화, 휴전 보장을 위해 양자 협의 강화"
☞ 러 국방부, "시리아 이들립에서 테러집단 지원 중단하라" 터키에 촉구
☞ 터키 국방 "러시아와 '시리아 사태' 대결 원치 않아"
☞ 러 "미국, 터키군에 대항하여 싸우는 북동부 시리아 반군에 무기 공급"

6.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는 지난 4년간 이란에 부여했던 '최고수준 제재' 유예를 철회하고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에 따라 이란은 북과 마찬가지로 최고 수준의 제재를 받게 됐습니다.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원칙에 따르지 않고 정치적인 동기에서 비롯된 결정이다"라며 "우리의 외국 교역과 외환시장 안정성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연합>

7.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미국의 3대 핵전력으로 꼽히는 전략폭격기 B-52 앞에 서서 핵전력 현대화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핵 현대화에 거액을 배정한 2021회계연도 예산안을 발표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B-52와 ICBM 미니트맨-3가 배치된 공군기지를 직접 방문한 것입니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 모두 핵무기고를 현대화하고 확장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3대 핵전력의 모든 세 분야가 현대화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연합>

8. 미 국방부는 러시아가 나토에 저위력 핵탄두를 투하한 것을 상정한 '소규모 훈련'을 벌였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두마국방위 셰린 위원장은 이 훈련의 목적이 "사람들에게 핵 교환을 통한 분쟁 해결이라는 믿을 수 없는 시나리오에 익숙하게 만들고, 미군의 유럽 주둔을 정당화하려는 데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핵무기 업그레이드에 러시아보다 53배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으며, 비핵무기에도 전장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핵태세 검토를 완료했습니다. 중거리핵전력 협정(INF)에서 탈퇴했고, 작년에는 저위력 핵무기로 무장한 최소 한 척의 전략 미사일 잠수함을 해군에 배치했습니다. <Sputniknews>
☞ 러 코비티디 상원의원 "미, 군사주의적 사고에서 벗어나야...사고의 진화 필요하다"
☞ 러 야당 자유민주당 당수 지리노브스키 "러 국경에서 나토와 훈련하면서 '러시아의 침략'을 얘기하는 건 미국의 위선...멕시코-미국 국경에서 우리가 훈련하면 미국인들은 뭐라 할 것인가?"

9. 영국은 미국의 51번째 주인가? 영국 정부가 공적인 협의을 거치지 않고 미국과 핵무기 협상에 비밀리에 서명한 데에 대해 성난 영국인들이 영국 정부를 워싱턴의 애완견이라고 규탄하고 나섰습니다. 펜타곤은 최근 영국이 그들의 핵프로그램인 트라이던트를 대체할 신형 미국산 핵무기를 구매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이 핵무기에 대해 전혀 몰랐던 영국 의원들에게는 충격이었습니다.

미국이 W93 해상발사 탄두에 사용했던 기술을 공유하는 내용을 포함한 이 계약은 수십억 파운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방부 대변인은 이 계약에 대한 세부사항을 밝히길 거부하며, 영국은 "미국과 강력한 방위 협력"을 유지하고 있고 미국기술과 조응하는 핵 능력을 가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RT>

10. 미 국방부가 다음 달로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취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VOA는 이스트번 미 국방부 대변인이 한국에서 코로나 19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취소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위와 같이 답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자주시보>
☞ 북, 미일군사훈련 비난…"일, 미국 등에 업고 재침략 야망"

11. 우리민족끼리는 한미연합 연습에 대해 "상전에 대한 미련과 굴종 의식이 골수에 배긴 대결광의 구접스러운 넋두리, 북침의 화약내를 짙게 뿜어대는 호전적 객기가 아닐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온 겨레의 염원은 안중에도 없이 북침전쟁 준비에 계속 박차를 가하고 있는 외세를 평화의 사도, 구세주처럼 찬미하며 군사적 협력을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친미분자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보일 뿐"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또 "얼마 전 남조선 군부는 9·19남북군사합의로 한미 연합훈련을 제한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매해 진행되는 미국과의 합동 군사연습에 2019년보다 더 방대한 자금이 지출되며 미국 주도의 해외 연합훈련에도 지난해보다 3.5배에 달하는 병력이 참가하게 될 것이라고 떠들어댔다"고 지적했습니다. 매체는 "외세와 야합한 군사적 대결 망동을 수수방관한다면 앞으로 어떤 험악한 사태가 벌어질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뉴스1>

12. 한국과 미국이 방위비분담금에서 주일미군 전력 유지 등에 사용되는 역외 군수지원비를 줄이기로 지난해 10월 합의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미국은 이 합의에도 불구하고 올해 분담금 협상에서 오히려 역외 군수지원비를 대폭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미군이 한반도 밖에서 실시하는 작전 비용의 일부까지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송영길 의원은 "한미가 합의한 내용은 방위비분담금이 한반도 내 비용 분담임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합의서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역외 작전비용까지 분담하라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정경두 장관은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위해 23일 출국했습니다. 회담에서는 방위비분담금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계속될 전망입니다. <서울>
☞ 미, 한미 국방장관회담 하루 전 한국인 무급휴직으로 방위비 압박

13. 미국이 사드 포대에서 발사대만 이동 배치해 통합 원격조정하는 성능개량을 추진하는 가운데, 주한미군이 벌써 발사대 이동배치 훈련을 시작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2018년 12월 미8군 35 방공포여단은 왜관 미군기지에서 성주 사드 포대의 발사대 일부를 옮겨와 조립훈련을 했습니다. 지난해 4월에는 평택 미군기지에서도 비슷한 훈련이 진행됐는데, 사드 모의탄을 발사대에 장착해 발사 직전 단계까지 과정을 숙달했습니다. 두 훈련 모두 사드 레이더와 통제소는 성주에 두고 발사대 일부만 옮기는 사드 성능개량 계획의 일환이었던 걸로 전문가들은 평가했습니다.

국방부는 평시 이동배치에 대한 한미 협의는 없었고 이동배치는 전시에만 이뤄질 거라고 했습니다. 미군의 사드 재배치 훈련은 이동배치가 아닌 전시 대비 훈련일 뿐이라 협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으로 보입니다. 미군은 차근차근 계획을 실행하는데 사드 문제의 정치·외교적 폭발성 때문인지 우리 군 당국은 계속 전략적 모호성만 강조하는 분위기입니다. <SBS>
☞ 김대영, 미국 올해 '사드' 원격 발사 업그레이드 배정 예산 1조4천억 원 상회…지난해 8월 원격발사 시험 성공 <비즈한국> 

14. 전투기 KF-16 개량사업을 추진하다 좌초돼 수천억 원의 손해를 본 한국 정부가 미국 방산업체에 소송을 냈지만 패소해 위약금조차 받지 못하게 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제20민사부는 정부가 BAE시스템즈를 상대로 위약금 4325만 달러(510여억 원 상당)를 청구한 소송에서 '각하' 판단을 내렸습니다. 사실상 원고 패소 판단에 가깝습니다. <KBS>

15. 지난 15일 예멘 북부 알-자우프 지역에 사우디 주도 연합군이 폭격을 가해 어린이들 19명을 포함한 31명의 민간인들이 목숨을 잃는 대참사를 빚었습니다. 사우디 연합군의 폭격은 최근 예멘 북부에서 예멘(후티 안사룰라) 군들에 의해 육상전에서 대패를 당하고 또 사우디 토네이도 전투기가 격추당한 데 대한 보복 차원에서 자행된 것입니다. <자주일보>
 
[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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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랄레스, 볼리비아 상원의원 출마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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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병동 110명 감염, 6명 사망... 인간의 조건을 묻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0/02/25 10:55
  • 수정일
    2020/02/25 10:5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청도대남병원 코로나19 집단 발병... '만인평등' 바이러스 앞에 폐쇄병동 문이 열렸다

20.02.25 07:06l최종 업데이트 20.02.25 10:35l

 

 22일 현재 모두 2명의 코로나19 사망자를 낸 경북 청도에 위치한 청도대남병원 전경. 맨 윗층은 22일자로 코호트 격리된 상태다.
▲  22일 현재 모두 2명의 코로나19 사망자를 낸 경북 청도에 위치한 청도대남병원 전경. 맨 윗층은 22일자로 코호트 격리된 상태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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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833명으로 늘어났다. 이중 청도대남병원 폐쇄병동에서의 정신장애인 집단발병이 차지하는 비율이 상당했다. 질병관리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833명 중 112명이 청도대남병원 폐쇄병동과 연관성이 있는 감염이었고, 그중 5명이 안타깝게도 사망하였다. (24일 오후 6시 기준)

이에 많은 전문가들이 원인분석을 내놓았다. 혹자는 "정신병동 환자들의 집단생활과 개인 위생개념의 미비"를 원인으로 꼽기도 하였고, "경제적 하류층이라는 특성으로 인한 다인실 사용, 자살이나 자해사고 방지를 위해 개인 간 커튼 등을 설치하지 않아 감염전파가 용이하다는 점" 등이 지적되기도 하였다. 이로부터 '감염 취약지'로서의 정신병동 문제 및 정신병동 감염관리 및 전수조사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분명 감염 취약지로서의 정신병동의 관리 필요성은 그동안 주목하지 못해온 시급한 문제이며, 이미 감염된 정신장애-감염인에 대한 최선의 치료 또한 선행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폐쇄병동 집단감염사건은 우리에게 더 많은 것들을 말해주고 있다. 본 글에서는 폐쇄병동에서의 코로나19 집단 발생에 대해 말하지 않은 것들을 짚어보고자 한다.

너무나 다행인, 너무나 절망적인 : 폐쇄병동의 지리학
 

 우리나라에서 정신병원 입원자의 자발적 입원은 24.1%(2012)에 불과하다. 입원환자 10명 중 7명이 폐쇄병동에 격리된다. 현재 OECD 회원국 중 한국만 정신병원 병상 수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인간답게 살 환경, 치료를 제대로 받고 타인과 교류해도 되는 환경이지만 사회는 그들을 기꺼이 곁에 두고 감당할 맘이 없다.
▲  "그들" 사이에서만 빠른 속도로 전염병이 전파됐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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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폐쇄병동 집단 발병 사건에서, 너무나 다행이면서 동시에 절망적인 사실은, 놀라우리만치 정확히 '폐쇄병동'의 경계와 집단발병의 범위가 일치했다는 사실이다.

 

폐쇄병동과 다른 요양시설 등이 연결되어 있었던 해당 병원의 구조로 인하여, 많은 언론은 폐쇄병동으로부터 다른 병동이나 요양원으로 감염이 확산되기 좋은 환경이라 우려하였다. 한 명의 환자가 1.3~3.9명을 감염시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높은 전염력 1)으로 미루어보았을 때, 감염은 폐쇄병동을 넘어 인접한 요양원, 요양병원 및 지역사회 전체로 퍼져나갈 것이라 우려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바이러스는 거의 정확히 폐쇄병동의 경계를 지켰다. 폐쇄병동 정신장애인 103명 중 101명, 폐쇄병동 직원 9명이 감염되었지만, 일반병동 환자 중 확진자는 단 2명뿐이었다. 폐쇄병동의 철문 안에서는 98%의 인원이 감염되었지만, 인접한 요양병원이나 요양원, 방문자나 가족에게는 퍼져나가지 않았다.

그 이유는 단순했다. 병원 측이 발표한 것처럼, "한 달간 외출도, 면회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기자들과 수용되지 않은 사람들이 생각했던 병동과 세상의 경계는 단지 몇 발자국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였지만, 수용인들에게 폐쇄병동과 그 바깥 세상은 철저히 분리된 공간이었던 것이다.

오직 '그들' 사이에서만 아주 빠른 속도로 전염병의 전파가 이루어졌다. 같은 세계 내에 살지만 외딴 섬처럼 다른 세계였던 그 집단 속에서, '이쪽 세상'과 '저쪽 세상'을 나누는 폐쇄된 문의 경계를 너무나도 정확히 지키며, 그 '저쪽 세상' 속 수용자들의 몸을 빠르게 잠식해갔다.

애초에 '이쪽 세상'의 지리학으로 폐쇄병동 문 너머의 '저쪽 세상'을 상상했던 '우리'의 걱정은 기우였을지 모른다. 개인이 경험하고 상상하는 공간의 한계가 그 사람의 세계를 그려낸다고 할 때, 수용된 정신장애인에게 세계는 병동으로 제한되며, 맞은편 병동이나 요양원까지의 주관적·체감적 거리는 청도 시내나 서울에 앉아있는 타인과의 거리 만큼이나 먼 것이었을지 모른다.

수용시설 바깥의 개인에게는 너무나 불편한 격리와 수용은, 병원 속 정신질환자들에게는 일상이었고, 이미 그들은 '정상적인 우리'와는 '다른 세계'에 갇힌 존재였다. 너무나 다행스럽게, 그리고 동시에 너무나 절망적이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한참 이전부터, 이미 그들은 세상과 격리되어 있었다. 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오랜 건강불평등의 뒤늦은 발견
   
 24일 오후 부산 연제구 아시아드요양병원과 같은 건물을 쓰는 1층 한 병원에서 병원 관계자가 방역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나온 부산 아시아드 요양병원이 코호트 격리됐다.
▲  24일 오후 부산 연제구 아시아드요양병원과 같은 건물을 쓰는 1층 한 병원에서 병원 관계자가 방역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나온 부산 아시아드 요양병원이 코호트 격리됐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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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대남병원 정신과 폐쇄병동에서의 코로나19 확산으로 정신병동이 감염병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대두되었다. 그러나 비록 외부에서 유입된 바이러스의 집단 발병으로 우리의 눈에 가시화 되었을 뿐, 정신병원과 시설에 거주하는 정신장애인의 건강은 단지 감염병에만 취약한 것이 아니다.

국립재활원 <장애와 건강 통계>(2018)에 따르면 정신장애인의 평균 사망연령은 57.6세로, 전체 인구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자살이나 자해와 같은 요소를 제외하더라도, 정신질환과 전혀 상관 없어 보이는 심혈관질환의 발생률은 정신장애인 집단에서 비장애집단에 비해 2~3배 높은 수치를 보이는데 3), 이는 폐렴과 같은 감염병부터 당뇨,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에도 더욱 취약한 특성을 지니는 정신장애인의 현실을 반영한다.

정신장애인은 질환 자체의 특성으로 증상의 호소가 어렵거나, 자기 몸의 문제와 그 심각성을 알아채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음과 동시에, 사회경제적 수준과 건강문해력(Health literacy)이 낮아 적절한 건강관리를 위한 특별한 지원이 요구된다. 그러나 한국에서 정신장애인 건강검진수검률은 비장애 인구의 60%대에 그치는 상황이며4), 인권위의 <중증, 정신장애인 시설생활인에 대한 실태조사>(2018)에 따르면, 몸이 아파도 의사로부터의 진료를 받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시설거주 정신장애인 비율이 15.3%에 달하는 상황으로, 정신장애인 집단은 건강의 실질적 보장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또한, 코로나19 창궐에 대하여 폐쇄병동 정신장애 당사자들이 얼마나 정보를 지니고 있었는지도 불투명하다. 위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시설 거주 정신장애인의 95.2%가 개인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고 있었으며, 가지고 있는 소수의 경우에도 휴대폰을 갖고 있더라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었다.

그들 중 일부가 처음으로 증상이 발현되었을 때에, 그들 스스로는 자신의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폐쇄병동 바깥세상'에서 유행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일지 모른다는 사실을 알았을까? 혹시 자신이 흰색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 속에 둘러싸이고 나서야 이것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며, 자신의 건강에 큰 문제가 생겼다는 사실을 처음 인지한 것은 아닐까? '치료적 목적'으로 휴대폰 사용과 바깥 세상과의 접촉을 제한했었다면, 그들의 건강을 보장할 수 있도록 병원과 정부는 어떤 노력을 해왔을까?

이처럼 폐쇄병동이라는 특수한 경계의 이쪽과 저쪽에서는 개인에게 주어진 공간적 상상력의 한계부터 평균수명까지, 전혀 다른 사고방식과 전혀 다른 인간의 권리가 자리하고 있다. 어쩌면 폐쇄병동 안과 바깥은 인간A와 인간B처럼, 전혀 다른 종(species)으로 암암리에 받아들여지고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간(Homo Sapiens)'이라는 종이라면 (아이러니하게도) '차별 없이' 공격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앞에서, 두 세계 사이의 이질적 단절이 깨졌고, 폐쇄병동의 문이 열렸다. 

차별과 불평등 속에서 '인간B'로 낙인찍힌 사람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1명의 감염인'으로 존재할 때에서야, 혹은 동등한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 숙주가 되어 인간A에 대한 위협이 되는 시점에서야 비로소 인간A의 관심을 얻고 '인간'으로 호명되었다.

무차별적(無差別的) 바이러스에 의해 열린 폐쇄병동의 문 앞에서, 연결되어버린 이질적 두 세계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상상하고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인간과 인간 사이의 폐쇄된 경계를 어떻게 다르게 사유하고 결단할 수 있을 것인가.

정신과 폐쇄병동에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집단발생 사건이 우리에게 묻는, 감춰진 질문들이다.

1) Li, Q., Guan, X., Wu, P., Wang, X., Zhou, L., Tong, Y., ... & Xing, X. (2020). Early transmission dynamics in Wuhan, China, of novel coronavirus–infected pneumonia.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2) 국가인권위원회의 『중증, 정신장애인 시설생활인에 대한 실태조사』(2018)에 따르면, 정신장애인 시설에서 거주한 기간은 20년 이상(1997년 이전 입소)이 36.2%로 가장 많았고, 10년 이상~20년 미만(1998년~2007년 입소)이 29.2%, 그다음으로 5년 미만(2013년~2017년 입소) 20.1%, 5년 이상~10년 미만(2008년~2012년 입소) 14.5%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10년 이상인 경우가 65%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3) Laursen, T. M., Munk-Olsen, T., & Vestergaard, M. (2012). Life expectancy and cardiovascular mortality in persons with schizophrenia. Current opinion in psychiatry, 25(2), 83~88. 해외의 사례보다 한국에서의 발생률 차이는 더욱 클 가능성이 높다.
4)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2019), NMHC 정신건강동향 vol.11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유기훈은 노들장애인야학 교사이자, 의학과 인류학, 법학을 공부하는 의사입니다. 본 기사는 장애언론 비마이너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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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코로나19 확진자 0명, 100% 방어율의 진실은?

박한균 기자 | 기사입력 2020/02/25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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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계속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현재까지 북에서 확진자수는 0명이다. 북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확진자는 없다고 밝힌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약 8만여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는데도 북에서 어떻게 한 명도 나오지 않았을까?

 

일부 언론에서는 '100% 방어율의 충격적인 진실'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사용해 확인되지도 않은 단골 메뉴인 ‘총살설’을 유포해 북에 대한 흠집 내기를 시도했다.

 

중국을 다녀온 한 북 관료가 격리 기간에 지정 구역을 이탈했는데, 체포 즉시 총살 당했다는 것이다.

 

‘100% 방어율’에 의문을 품을 수 있다. 하지만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유포해 진실을 왜곡하는 것은 언론의 기본자세가 아니다.

 

확신할 수 없지만, 북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 0명’임을 추정할 만한 근거는 북 매체를 통해서 알 수 있다.

 

북 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24일 ‘생명과 건강의 담보-예방의학’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해당 국가의 인민적 성격은 사람들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 증진 시키는 것을 기본사명으로 하고 있는 보건 제도에서 뚜렷이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오늘 인간 생명을 위협하며 세계를 휩쓸고 있는 신형코로나비루스감염증에 의한 피해가 날이 갈수록 확대되는 속에 우리나라에서는 이 비루스감염증을 철저히 막기 위한 사업이 전 국가적으로 힘있게 벌어지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앞서 북은 코로나19 감염증의 위험성이 없어질 때까지 위생방역체계를 국가비상방역체계로 전환하였으며, 중앙과 도, 시, 군에 비상방역지휘부를 꾸려 이 사업을 통일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매체는 “인민대중제일주의정치가 실시되는 우리나라에서는 지난시기에도 국가적인 비상방역체계를 세워 국내에로의 전염병의 침습을 막고 인민들의 생명과 사회적 안정을 적극 담보하여왔다”라고 언급했다.

 

특히 “우리나라 사회주의보건제도는 누구나가 병이 나면 무상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완전하고도 전반적인 무상치료제와 함께 병이 나기 전에 담당 의사의 방조 밑에 건강관리를 책임적으로 보장받으며 행복한 삶을 누리는 가장 인민적인 보건 제도이다”라고 강조하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말을 인용했다.

 

“사회주의 의학은 본질에 있어서 예방의학이며 병을 미리 막고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증진시키는 것은 사회주의 의학의 기본임무이다”

 

그러면서 매체는 북 사회주의보건제도의 역사를 되짚었다.

 

매체는 “새 사회건설의 첫 시기부터 근로 인민들의 건강증진에 적극 이바지하여온 우리의 보건은 1960년대 중엽에 이르러 새로운 높은 단계에 올라섰다”라고 말했다.

 

매체는 “당시까지만 하여도 보건은 어느 나라에서나 사람들이 병에 걸린 다음에야 그 대책적 문제를 논의하는 치료 일면에 치우쳐 있었다”면서 1960년대 중엽부터 김일성 주석 지도 아래 “질병 치료와 예방을 기본내용으로 하면서도 예방을 보다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강화 발전되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북은 1960년대에 세기를 두고 내려오던 전염성 질병들이 많이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예방의학은 보건 분야에서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본질적 차이를 특징짓는 중요한 징표라고 말할 수 있다”라고 강조하면서 “당의 예방의학적방침관철을 위한 사업”을 이끌어 갔다고 했다.

 

마침내 모든 사람들을 예방접종에 빠짐없이 참가시키는 질서가 확립되는 등 일대 혁신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또 매체는 “1980년 4월에 진행된 최고인민회의 제6기 제4차 회의에서 인민들의 건강증진과 권리를 확고히 보장할 데 대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인민보건법을 채택한 것은 우리의 사회주의의학을 공고발전시키는데서 중요한 계기로 되었다”라고 강조했다.

 

인민보건법(1980년 4월 3일 제정) 제40조에는 ‘보건 일꾼들은 정성운동을 힘있게 벌려 환자들을 자기의 육친처럼 아끼고 사랑하며 온갖 지혜와 정성을 다 바쳐 치료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매체는 북 사회주의보건제도가 “인민의 이익을 최우선, 절대시”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의해 더욱 발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상에서 가장 우월한 사회주의보건제도가 있는 한 우리 공화국은 언제나 인민의 생명과 건강을 철저히 담보해나갈 것”이라고 확신했다.

 

북에서 확진자가 없음을 추정할만한 근거는 인민보건법에서 언급된 ‘정성운동’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1960년 11월 흥남비료공장병원에 전신 화상을 입은 한 소년이 구급차에 실려 왔는데, 당시 의술로는 살리기 어려운 심각한 상태였다. 하지만 병원 의료진과 병원에 실습 나온 함흥의과대학 학생들이 자기들 피부를 이식해 생명을 구했다.

 

정성운동은 김일성 주석이 1961년 7월 ‘전국 보건부문 열성자 대회’를 소집하여 같은 해 2월 흥남비료 공장 병원과 함흥의과대학 실습생들이 화상을 입은 한 소년의 생명을 구한 사례를 치하하면서 이를 ‘정성운동’으로 발전시킬 것을 지시함으로써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후 북은 보건, 의료 부문의 대표적인 대중 혁신 운동의 일환으로 ‘정성운동’을 발전시켜왔다.

 

1990년 11월에는 당시 ‘국가 주권의 최고지도기관’인 중앙인민위원회(현 국무위원회)가 ‘정령’을 통해 60개 대학을 개명했는데, 이때 함흥의과대학을 ‘정성대학’으로 개칭하기까지 했다.

 

북은 주민의 생명과 건강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 특히 북은 어려울 때마다 국가지도자와 당 그리고 주민들이 하나로 뭉쳐 위기를 극복해 나갔다.

 

지금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국민들은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모두가 하나가 되어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무엇보다도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더욱이 언론은 진실을 왜곡하면서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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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문화가 거대담론을 서서히 거세시켜”

임헌영, 평론집 『한국소설, 정치를 통매하다』 출간 간담회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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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2.25  02:3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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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평론가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이 평론집 『한국소설, 정치를 통매하다』(소명출판사)를 출간해 24일 광화문 한 음식점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너무나 지금 거대담론이 완전히 사라져 버린 시대가 됐다. 너무 거대담론이 사라져 버리니까 전부 일상적인 문학이 나오고, 거기에 따라서 인문학 자체가 미세화 돼서 어떻게 보면 역사라든가, 사회라든가 이런 문제가 완전히 밀려나 버리게 된 것 같다.”

노(老) 평론가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제기한 문제의식은 만만치 않았다. “세계역사나 한국역사가 지금 산업사회가 깊어질수록 사회문제, 거대담론이 더 많아지는데 거꾸로 문학은 거기서부터 더 멀어져 버렸다”는 것.

역사의 격류에서 비켜서지 않고 감옥도 마다하지 않았던 문학평론가 임헌영(79)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이 모처럼 평론집 『한국소설, 정치를 통매하다』(소명출판사)를 출간해 24일 낮 서울 광화문 한 음식점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통매(痛罵)하다’는 ‘몹시 꾸짖다’는 뜻이다.

특히 “올해는 최인훈의 <광장> 발표 60주년에 남정현의 <분지> 필화 55주년을 맞는다”며 “최인훈과 함께 남정현, 두 분을 사부로 모시고 20대 후반, 30대 초반을 문학평론가 활동을 했다”고 회고했다.

   
▲ 임헌영 소장의 평론집 출간 기자간담회에 조중동 기자들은 초청받지 못 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번 평론집은 장학용, 이호철, 최인훈, 박완서, 이병주, 남정현, 황석영, 손석춘, 조정래, 박화성, 한무숙의 소설을 다루고 있다.

나아가 덤으로 작가들과 동시대를 살며 교류해온 체취까지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가 최인훈, 남정현을 ‘사부’로 표현했지만 실제로는 삼총사나 다름없는 막역지우임을 평론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임 소장은 “현존 전후문학부터 지금까지 활동하는 작가들 다 포함해서 가장 정치적인 의식을 많이 다룬 조정래가 1위”라며 “조정래는 지금도 거대담론 다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지금의 한일문제에서 소위 식민지근대화론(비판)을 가장 뒷받침하는 것은 조정래의 <아리랑>이다”며 “그거 능가하는 것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 이유는 학자들이 자료에만 의존했지만 조정래는 ‘현장’을 발로 뛰었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이어 “최인훈이 가장 비판적으로 초점을 맞춘 게 두 가지”라며 “한국은 외세 지배하에 있다. 아직 식민지다. 일제 식민지도 못 벗어났고 미국 식민지다”라고 <총독의 소리>와 <화두>를 소개하고 “지금도 한일관계를 이만큼 다룬 작가 없다. 미국을 최인훈만큼 심각히 다룬 작가가 없다”고 상찬했다.

임헌영 소장은 이번 평론집에서 “분단 시대 우리 문학사가 <분지> 이전과 이후로 나눠질 정도로 한 분수령을 이룰 수도 있다”며 “<분지>만 평가하는데 그 뒤에 오늘의 북핵문제라든가 이미 다 예견했다”며 “북한 문제, 남북 문제, 북미 문제, 핵 문제를 다루려면 남정현을 자세히 보면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분지>로 필화를 겪은 사건에 대해서는 “우리 나라의 모든 평론가들이 다 홍만수가 스피드 부인을 겁탈한 걸로 나온다”며 “그런데 남정현 선생 말에 의하면 전혀 겁탈 안했다”고 확인하고, 오히려 “미군이 한반도에 와서 제일 먼저 겁탈한 것이 소설에 나타난 1호가 <분지>”라며 “홍만수 어머니가 미군 환영대회에 나갔다가 미군에게 겁탈당해서 화가 나서 울화병 터져서 죽은 거다. 참 아이러니하다. 어머니가 독립운동가 아내다. 쉽게 말하면 미군이 와서 독립운동가 아내를 겁탈했다”고 짚었다.

   
▲ 신간『한국소설, 정치를 통매하다』를 들고 포즈를 취한 평론가 임헌영.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그는 “세계화의 시대, 민족문학이란 구호가 낡은 것처럼 보이고, 이를 주장하면 구시대의 비평가로 착시되는 시대에 남정현을 읽는 기쁨은 배가한다”며 “여전히 21세기에도 제국주의와 민족 주체성의 대립은 유효할 정도가 아니라 더 중요해지고 있음을 <분지>와 <허허 선생> 연작은 일깨워 준다”고 결론지었다.

실제로 민족문학작가회의가 한국작가회의로 이름을 바꿀 때 그는 “반대했다”며 “민족이라는 말이 유럽에서는 제국주의고 국수주의적이고 한데, 개념이 전혀 다르다. 우리는 아직까지 준식민지 상태고, 우리는 제국주의적 국수주의적 민족주의를 쓴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주장했다.

임헌영 소장은 의외로 총 4부로 구성된 이번 평론집의 제2부를 이병주에 전적으로 할애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70년대에 가장 지식인 독자가 많았던 대단한 작가”라며 “그 당시 우리는 박정희 어용작가로만 알았다. 박정희와 친한 술친구였다”고 인정하면서도 “나중에 내가 아들 만나서 다시 이야기 해보니까 박정희 시대 때 그렇게 박정희 욕을 했다더라”고 전했다.

특히 “5.16부터 10.26 죽을 때까지 박정희의 모든 정책을 비판한 게 바로 <그해 5월>이라는 소설”이라며 “지금까지 나도 박정희에 관심이 많아서 연구 논문 다 봤는데, 어떤 정치학자도 이 소설보다 못하다”고 극찬했다.

또한 이병주의 <‘그’를 버린 女人>은 박정희의 여성 편력을 구체적으로 폭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김재규 당시 정보부장이 박정희를 살해한 알려지지 않은 ‘결정적 동기’가 담겨있다고 주목했다.

바로 박정희가 여순사건(여순병란) 때 밀고했던 피해자의 후손들로 구성된 지하 써클 ‘박정희 암살단’을 김재규가 수사하고 석방한 다음 날 박정희를 저격했다는 소설 내용이다.

임 소장은 사실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할 길이 없다”며 “김재규는 그런 말 하지 못하고 죽었지만 이병주는 하지 않았을까 유추는 가능하다. 소설이니까 뭐라고 말할 수도 없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 외에도 그는 ‘한국의 카프카’ 장용학을 각별히 호명했고, ‘그렇게 독한’ 박화성도 거론했다.

그는 “모든 작가들의 공통분모가 뭐냐”고 자문하고 “오늘 모든 악은 친일파 청산을 안 해서다”라고 자답했다. “친일파가 친미파 되고, 그 사람들이 통일 반대하고 민주주의 반대하고 독재 찬양하고 독점기업 찬양하고 다 그대로”라는 결론이다.

임헌영 소장은 “왜 소설가들이 이렇게 훌륭한 소설을 썼는데 평론가들이 하나도 중요한 대목을 독자들에게 좀 중계해주고 소개해주고 널리 알려줘야 하는데 왜 안 해주느냐, 참 안타깝다”며 “은연중에 거대한 제국주의 문화가 거대담론을 서서히 거세시키는데 진보적인 지식인까지도 거기에 은연중 동조, 지지는 아니지만 은연중에 공감해서, 마치 거대담론을 다루면 문학이 아닌 것처럼, 정치를 다루면 문학이 아닌 것처럼, 그래서 흔히 말하면, ‘문학적인 것’, ‘문학성이 있는 것’ 그렇게 말한다”고 세태를 지적했다.

   
▲ 임헌영 평론가는 한국사회의 거대담론을 정면에서 다룬 소설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그는 “결국 거대담론을 다룬 것만이 인류 문학사에 남는 거지 당대에 베스트셀러가 됐던 것들은 역사의 풍화작용 속에 대부분 사라지지 않느냐”며 “앞으로 여러분도 가능하면 거대담론 다룬 시나 소설 평론을 좀 많이 써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 나는 그런 이야기했다. 만약에 이게 80년대까지의 작가들만 활동한다고 해도 김남주, 김지하 같은 시인이 수십 명 나왔을 거다”며 “참 너무 문단이 쓸쓸하다”고 말하고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모순은 그 이전 때보다 훨씬 심해졌다. 그야말로 거대담론이 ‘날 잡아잡수쇼’ 떠오르는데 외면해 버린 거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번 평론집 스타일이 평론이 아니고 평론적 에세이”라며 “문학을 안 한 사람이 봐도 재밌게 읽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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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해체하자? 극도의 혐오가 우려스럽다"

[안종주의 안전 사회] 신천지 해체 청원은 코로나19가 일깨운 ‘극혐’
2020.02.24 09:03:41
 

 

 

 
코로나19 환자가 매우 빠른 속도로 늘고 사망도 잇따르면서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과 국내 확산의 배경이 된 신천지교회에 대한 혐오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23일 신천지예수교회를 강제로 해체해야 한다는, 극도의 혐오를 보인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의한 사람이 청원 시작 하루 만인 23일 2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종교의 자유와 직결된 것으로 청원을 둘러싸고 종교계 내부는 물론이고 시민 간 의견이 날카롭게 부딪치면서 우리 사회를 갈등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을 것으로 보인다.
 
신천지 교인과 일부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혐오는 신천지 교인인 31번 환자가 두 차례에 걸쳐 1천 명가량 참석한 대구신천지교회 예배에 참석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부터 본격화하 했다. 그리고 23일 국내 누적 확진환자가 6백 명을 넘어서면서 전국 곳곳에서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자 마침내 신천지예수교회 강제 해체 국민청원까지 등장해 많은 시민들이 동의의 대열에 동참하기 시작한 것이다. 
 
청원자는 “신천지는 설립 이래 지속적으로 일반 기독교, 개신교 등 타 종교의 신도들을 비하하고 심지어 폭력까지 저질렀다.”며 “"무차별적, 반인륜적 포교 행위와 교주 한 사람만을 위해 비정상적 종교를 유지하는 행위는 정상적 종교라 볼 수 없고 국민 대다수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한다.”며 강제 해체 청원의 이유를 밝혔다. 
 
청원자는 또 “신천지 대구교회 발 코로나19의 대구·경북지역 감염 역시 신천지의 비윤리적 교리와 불성실한 협조 때문”이라며 “언론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에) 예배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하라' 등 코로나19 방역을 방해하는 지시를 내렸다.”고 지적했다. 
 
신천지 대구교회, 슈퍼전파 공간 확인 뒤 혐오 본격화 
 
청원 이유를 보면 청원자는 그동안 신천지의 포교 활동 등에 대해 불만을 가져왔으며 이 교회의 교리 등에 대해서도 비윤리적으로 보는 등 사실상 신천지를 ‘사이비’ 교회로 생각해온 기독교인으로 보인다. 이들에 대해 평소에 가지고 있던 혐오가 국내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가 신천지교회로 드러나자 이를 계기로 강제 해체와 같은 극단적인 요구로 이어진 것이다. 
 
청원에 앞서 신천지 교인들에 대한 혐오는 이미 31번 환자가 발견되면서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31번 환자를 계기로 대구 신천지 교회가 슈퍼전파가 일어난 공간으로 드러났다. 대규모 병원감염이 현실이 된 청도대남병원 사태도 신천지 교회와 관련이 있다는 역학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신천지교회 혐오가 본격화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관련해 일부 집단만을 겨냥한 혐오를 강화하는 건 사태 대응에 도움이 안 되고 감염 예방에 어려움을 더 가중한다는 지적(<프레시안> 2월21일자 ‘신천지 혐오? 할수록 그들은 더 지하로 숨을 것-"중국인 봉쇄·신천지 혐오...'코로나' 대응 더 어렵게 한다.")이 있었다. 또 슈퍼전파자는 가해자가 아니라 외려 피해자이며 슈퍼전파 사건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막아야 하지만 슈퍼전파자를 너무 욕하지는 말자는 주장(<프레시안> 2월20일자 ‘슈퍼전파는 막되, 환자 혐오는 그만!’) 등 코로나19 사태로 불거진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혐오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도 이때다. 
 
혐오 우려 칼럼에 ‘벌레’ ‘좀비’ 등 ‘극혐’ 댓글 마구 쏟아내  
 
하지만 이들 칼럼을 본 일부 독자들은 외려 극도의 혐오 발언을 쏟아냈다. 신천지 교인에 대해 ‘병마 뿌리고 다니는 벌레’라거나 ‘좀비 같은 집단’으로 매도했다. “중국인을 향한 혐오는 당연히 매우 부당하고 중지되어야 하지만, 신천지는 처벌이 필요한 반사회적 범죄 집단이다. 중국인을 향한 혐오와 신천지 교인을 향한 혐오를 같은 선상에 놓고 혐오를 중지하라고 촉구하는 게 옳을까?”라며 신천지 교인 혐오를 정당화하는 주장을 하는 이도 있었다.
 
또 “내가 내는 세금으로 (코로나19를 퍼트리는) 그런 사람을 치료한다는 게 용납이 안 된다.”거나 “특정 종교 관련 환자의 경우 혐오 안 할 수가 없다.”는 댓글도 있었다. “그 슈퍼전파자와 그 교단 사람들 하는 행동이 고의적이고 악의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또는 “국내도 지역사회 감염 단계에 접어 들어 확진자가 80명이 넘게 나오고 있는 판국에 아직도 팔자 좋게 혐오 타령이나 하고 있나?”며 혐오를 당연시하는 주장도 나왔다.
 
코로나19의 공포가 낳은 혐오는 우리 사회에서 신천지 교회가 처음은 아니다. 우한에서 환자와 사망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혐오가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이는 중국인 전면 입국 금지를 요구해온 일부 보수언론과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의 당 대표를 비롯한 야당 지도자들에 의해 더욱 증폭됐다. 
 
마침내 지난달 23일 코로나19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중국인 입국을 금지해달라는 내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이 시작됐다. 이를 지지하는 일부 시민과 보수언론·자유한국당의 주장에 영향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 지난 22일까지 한 달간 총 76만1천833명이 청원에 동의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 들어 시작한 청와대 국민청원 사상 세 번째로 청원자 수가 많은 것이다. 가장 많은 청원자 수는 지난해 4월부터 한 달간 183만1천900명이 동의한 자유한국당 해산 요청 청원이었다. 이어 2018년 10월부터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의 엄벌을 촉구하는 청원에 한 달간 119만2천49명이 동의한 것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유태인 학살, 인종청소 등 혐오가 낳은 반인륜 범죄 
 
특정 종교, 특정 인종, 특정 국가, 특정 지역, 특정 계층 또는 그 관련자에 대한 혐오는 매우 위험하다. 특히 극단적인 혐오는 범죄를 부추기고 테러와 집단살인을 유발한다. 우리는 나치 정권에 의한 유태인 학살을 생생한 역사로 기억하고 있다. 발칸반도와 아프리카 등 세계 곳곳에서 자행된 인종청소 등 제노사이드와 같은 반인륜 범죄는 지금도 벌어지고 있지 않은가. 
 
물론 이에 대해 신천지 교회에 대한 혐오는 그것들과 비교할 성격이 아니라고 반박할 것이다. 그렇긴 하다. 하지만 그 어떤 혐오도 대상이 범죄 집단이 아닌 이상 바람직하지 않다. 예를 들어 만약 코로나19의 슈퍼전파가 신천지교회가 아니라 천주교 성당이나 기독교 예배당 또는 법당에서 일어났다면 청원자와 그 동조자들은 신천지교회에 하던 것과 똑같이 이들 종교에 대해서도 혐오하고 청와대에 강제 해체하라고 국민청원 할 것인가.
 
하지 않을 것이다. 신천지 강제 해체 청원자는 신천지 교회를 반인륜 범죄집단처럼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기존 종교단체에서는 지금까지 범죄가 없었는가? 대형교회 목사가 성폭력 등 반인륜 범죄를 저지르다 옥살이를 하고 있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그 경우 그 사람을 단죄했지, 교회 자체를 강제 해체하지는 않았지 않은가. 
 
감염병 확산과 관련한 것이든, 이와는 다른 성격과 관련한 것이든 공동체에서, 국가 간 또는 종교 간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이를 증폭시키는 그 모든 혐오는 반대한다. 단호히 배척한다. 감염병 예방과 방역, 환자 조기 발견과 치료, 감염병 조기 종식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외려 감염병 확산을 부채질한다.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을 계기로 분노 바이러스에 감염돼 혐오의 증상을 보일 것이 아니라 차분하게 문제를 풀어나가는 지혜가 우리에게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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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심각’ 사태에 황교안 대표와 조선일보를 비판한다

 
 
 
임두만 | 2020-02-24 10:15:1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코로나19 ‘심각’ 사태에 황교안 대표와 조선일보를 비판한다
미래통합당과 조선일보는 이 심각한 감염병 명칭을 꼭 ‘코로나19’보다 ‘우한폐렴’ ‘우한코로나’ 고집해야 하는가?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 우한에서 발생, 지금은 전 세계로 퍼진 감염병에 대해 “‘우한폐렴’이라고 쓰는 것은 특정 질병에 대해 특정지역 특정인 특정국가의 차별적 명칭이 되므로 그렇게 불러서는 안 된다”며 공식적으로 COVID-19라는 명칭을 붙였다.

이에 우리나라도 이 감염병 바이러스의 유형이 ‘코로나형’이므로 애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라고 부르던 것을 WHO의 방침에 따라 ‘코로나19’로 명명, 공식적으로 그렇게 부르기로 했다.

따라서 이 같은 정부의 권고에 따라 지금 국내 거의 전 언론과 정치권은 물론 시민들도 처음에 쓰던 ‘우한 폐렴’을 쓰지 않고 코로나19로 통일, 이 명칭으로 부른다.

그러나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이전 자유한국당 시절부터 “문재인 정권이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국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우한폐렴’이란 이름을 쓰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며, 우한폐렴을 고집하고 당내에 ‘우한폐렴 대책 TF’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이 TF 위원인 박인숙 의원은 JTBC 토론에 나와 “이름 하나를 가지고 우리가 꼭 WHO의 권고를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며“우한에서 지금 수만 명일지 더 많을지 모르는데 이렇게 많은 환자들이 우한에서 나오고 그 주위 중국에서 나오는데 이 너무나 중요한 팩트를 우리가 빼먹고(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학명은 ‘2019 and 노블 코로나바이러스’”라며 “우리가 그런 이름을 고집할 게 아니라 우한 바이러스, 우한 특위라고 하는 게 저는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스페인플루, 홍콩플루, 일본뇌염이 일본의 모욕이냐, 환자의 대부분이 거의 몇 명 빼놓고 99. 9%가 전부 중국에서 오고 또 우한이 제일 많다”며. ‘우한폐렴’ ‘우한 바이러스’가 맞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런 미래통합당의 자세는 현재도 똑 같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23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에서 “어제 하루 새 229명의 ‘우한폐렴’ 확진자가 추가됐고, 사망자도 두 분 더 늘었습니다. 433명이라는 확진자 숫자 앞에 탄식이 나옵니다. 사망자들께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유가족과 격리 된 분들께도 심심한 위로를 전합니다” 이라고 말했다. ‘우한 폐렴’이란 명칭을 고집하고 있는 증거다.

▲황교안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조선일보는 한 걸음 더 나가 있다.

지금 조선일보만의 공식 명칭은 ‘우한코로나’다. 이 감염병 관련 모든 기사의 제목이나 본문을 ‘우한코로나’로 쓴다. 처음의 고집이던 ‘우한폐렴’에서 ‘우한코로나’로 바뀌었다.

▲조선일보 인터넷판 갈무리

이런 가운데 대구지역이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사태 ‘확산 진원지’로 드러났다.

최근 며칠 사이 하루 100명 이상씩 불어난 확진자는 거의 대부분 대구와 경북 지역 사람들이다. 그리고 나머지 소수도 ‘대구 신천지’와 연관이 있는 확진자가 전국 각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에 세간에서 ‘대구코로나’ 또는 ‘대구폐렴’으로 부르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자 권영진 대구광역시장은 직접 기자회견을 통해  ‘대구 코로나’ 또는 ‘대구 폐렴’이라고 부르지 말아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그는 이 자리에서 “대구시민은 지금 힘들다”며 이렇게 말한 것이다.

이는 일부 네티즌들이 SNS를 통해, 또 인터넷 게시글이나, 관련보도의 댓글들을 통해 이렇게 부르는 것에 대해 호소하는 것이며, 특히 정부의 보도자료 한 장의 제목이 ‘대구코로나’로 붙여진데 따른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권 시장의 회견이 나오고 나서 곧바로 “축약과정의 실수”라며 “앞으로는 절대로 이런 실수가 없을 것”이라고 한 뒤 정중하게 사과했다.

조선일보는 이 사실의 기사화를 통해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즉 정부의 보도자료 제목 중 ‘대구코로나’ 부분에 대해 대구시민들과 일반국민들의 비판을 기사화하면서 “정부가 코로나19라는 병명 앞에 ‘대구’를 붙여 특정 지역에 대한 편견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자칭 우파라고 자칭하는 사람들 이거나 미래통합당 지지자들, 나아가 문재인 정권을 반대하는 국민들 다수는 정부가 중국인 입국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청와대 청원방에 올라 온 중국인 입국금지 청원 동의자는 76만 명을 넘긴 채 종료됐다.

▲청와대 국민청원방 갈무리

그러나 실제 이 질병의 발병지가 우한으로 중국 내 확진자는 7만7천 명에 육박하고, 사망자는 2,400여 명이며, 이중 다수가 우한지역의 상황이지만, 중국인이 국내에서 감염원이 된 사례는 초기 몇 명을 빼고는 없다. 국내 확진 환자 중 중국 국적의 환자는 1번, 12번, 14번, 23번, 27번, 28번 확진자 등 6명, 이중 중국 내에서 감염 상태로 입국한 확진자는 1번, 23번 2명이다.

또 일본에서 감염된 것으로 확진된 12번, 14번 2명과 우리나라에서 감염된 것으로 나타난 27번(25번에서 감염), 28번(3번에서 감염) 등 2명 등 총 10명에 불과하다.

나아가 중국인과 중국 교포들의 밀집지로 알려진 경기도 안산시, 서울 대림동 가리봉동 등에서는 단 1명의 확진자도 나오지 않고 있다. 또 중국인 유학생들을 걱정하는데 유학생 7만여 명 중 현재 국내에 들어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2만여 명 중에서도 확진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는 그만큼 중국인 또는 중국국적 교민, 유학생들의 통제가 잘 되고 있다는 증거다.

반면 대구 경북의 사례는 당국이 역학조사를 통해 감염원을 찾아내지는 못하고 있으나, 전국적 감염원이 ‘대구 신천지’인 것은 대구시도 신천지도 인정한다. 아마도 이 감염원은 정부가 우한 지역의 입국통제를 실시하기 전 이미 중국 우한을 다녀왔거나 또 신천지 교주인 이만희 씨 형의 장례식에 조문을 한 ‘우한 신천지’ 관련자일 것이다. 그가 청도 대남병원과 대구 신천지에 바이러스를 퍼뜨린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래서다. 아직도 중국인 입국금지를 주장하고 우한 명칭을 고집하는 미래통합당이나 조선일보의 이중성은 현 사태의 해결에 어떤 도움도 안 된다.

‘대구코로나’도 안 되듯이 ‘우한코로나’가 안 되는 것은 자명하다. WHO의 방침이 아니라도 특정 질병에 특정지역 특정인을 붙여 부르는 것이나 중국인 입국금지가 곧 이 사태의 해결책은 아니다.

반면 이런 고집은 중국인 ‘차별’과 ‘혐오’란 나쁜 인식만 남길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대구폐렴’ ‘대구코로나’가 안 되듯이 ‘우한코로나’ ‘우한폐렴’도 안 되는 것은 마찬가지 이유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28&table=c_flower911&uid=8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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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 대구에 살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대구시민에게 미친 영향] 모든 것이 멈췄지만, 그래도

20.02.24 07:08l최종 업데이트 20.02.24 10:14l

 

지난 18일, 아이의 봄방학을 맞아 경북 안동으로 휴가를 다녀오는 길이었다. 원래는 대만에 갈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사태'가 터진 후 항공 수수료와 호텔 숙박비를 물어내고 여행을 취소한 터였다.

이미 잡아 놓은 휴가 일정까지 되돌리고 싶지는 않았다. 북적이는 관광지 대신 안동의 조용한 시골 마을에 자리 잡은 고즈넉한 펜션에서 재충전을 했다. 다시금 활기찬 일상을 시작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였다.

그러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대구에서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나왔다는 기사를 읽었다. 나는 그 소식을 운전 중인 남편에게 알렸고, 우리는 "사태가 수그러들지를 않네"라며 약간 걱정이 섞인 대화를 주고받았다.

딱 그만큼이었다. 이미 한 달 넘게 지속된 코로나 사태인데 뭐 그렇게 달라질 것이 있나 싶었다. 아이는 대구에 도착하자마자 학원으로 갔다. 나와 남편은 집에 도착해 아무렇지 않게 짐을 정리했다. 그로부터 3시간 뒤, 우리의 일상은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대구 도착 3시간 뒤 무너진 일상  
 

 23일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중앙119구조본부에서 119 구급대 앰뷸런스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이송을 위해 확진자가 있는 대구 시내 각 지역으로 출동하고 있다. 중앙119구조본부는 대구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늘어남에 따라 전날부터 전국 시·도에서 18대의 앰뷸런스를 차출해 환자이송에 나서고 있다. 대구 시내 확진자들은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과 서구 평리동 대구의료원으로 이송된다.
▲  23일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중앙119구조본부에서 119 구급대 앰뷸런스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이송을 위해 확진자가 있는 대구 시내 각 지역으로 출동하고 있다. 중앙119구조본부는 대구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늘어남에 따라 전날부터 전국 시·도에서 18대의 앰뷸런스를 차출해 환자이송에 나서고 있다. 대구 시내 확진자들은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과 서구 평리동 대구의료원으로 이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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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이 끝나는 시각에 맞춰 아이를 데리러 학원에 가려던 참이었다. 학원 선생님께 전화가 왔다.

 

"어머니, 지금 차로 여기 오실 수가 없어요. 저희가 데려다 드릴 테니 출발하지 마세요. 이쪽이 다 통제됐어요. 학원 바로 옆 병원에서 확진자가 나왔대요."

가슴이 철렁했다. 학원에서 돌아온 아이는 하얀 옷을 입은 사람들이 구급차에 병원 환자들을 태우고 있었고, 도로가 일부 차단됐다고 알려줬다. 학원에서 마스크를 벗지 않았고 손 소독도 여러 번 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도 덧붙였다.

얼마 후 문자 메시지가 연이어 왔다. 아이가 다니는 다른 두 군데의 학원에서도 모두 '임시휴원' 한다고 알려왔다.

다음 날 아침이 되자, 내가 일하는 상담센터들에서도 연락이 왔다. 3월 첫 주까지 모든 상담을 중지한다고, 내담자들에게도 연락을 취할 테니 출근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지자체에서도 여러 차례 '안전 안내 문자'를 보내 ▲ 집단모임 금지 ▲ 외출 자제 ▲ 부득이한 외출 시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 대비 생활 수칙을 보내왔다. 저녁에는 3월 2일로 예정돼 있던 아이들의 개학이 일주일 연기됐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천주교 주일이자 일요일인 23일 오전 경북 포항 죽도성당 내부 텅 비어 있다. 천주교 대구대교구는 대구·경북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 환자가 급증함에 따라 3월 5일까지 2주간 미사를 중단하기로 했다.
▲  천주교 주일이자 일요일인 23일 오전 경북 포항 죽도성당 내부 텅 비어 있다. 천주교 대구대교구는 대구·경북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 환자가 급증함에 따라 3월 5일까지 2주간 미사를 중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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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대구대교구청에서도 3월 5일까지 신자들이 참여하는 모든 미사와 행사를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코로나 사태가 한국에 터진 후 성당에선 성수를 치우고, 마스크를 쓴 채 미사를 드려왔었다. 미사를 전면 중지한다니, 가톨릭 신자로서 느끼기에 이건 초유의 사태였다. 위기감이 몰려왔다.

목요일 저녁에 단둘이 만나기로 했던 이웃도 "지금 이 상황에선 안 만나는 게 좋겠다"고 알려왔고, 봄방학 때 한번 모여서 놀자던 아이 친구 엄마들도 "무사히 잘 나고 봅시다"라고 카톡(카카오톡 메시지)을 보내왔다. 남편은 어쩔 수 없이 마스크를 낀 채 출근은 했지만, 딱 필요한 업무만 하고 귀가했다. 회식도, 회의도 모두 취소됐다.

황량한 도시, 위축되는 마음  
 
 20일 오후 대구시 중구 남산동 청라언덕역 부근 도로가 한산한 모습이다.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며 시민들은 다중이용 시설의 출입이나 외출을 삼가하고 있다.
▲  20일 오후 대구시 중구 남산동 청라언덕역 부근 도로가 한산한 모습이다.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며 시민들은 다중이용 시설의 출입이나 외출을 삼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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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우리의 일상은 대구에 첫 확진자가 나온 지 하루 만에 모두 중지됐다. 우리 가족은 만약에 대비해 되도록 외출을 삼가고 집에서만 생활하기로 했다.

학원에 가지 않는 아이는 모처럼 집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만끽하기로, 출근을 하지 않게 된 나는 읽고 싶었던 책이나 실컷 읽자고, 휴가라고 생각하자고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불안한 마음은 어느 것도 여유롭게 누릴 수 없게 했다. 책을 읽어도 머리에 들어오질 않았다. 아이는 지루함에 금세 짜증을 냈다.

문제는 우리 집 냉장고에 식재료가 얼마 없다는 거였다. 며칠간 집을 떠나야 했기에 여행 전 이미 냉장고를 다 비워둔 상태였다. 김치와 몇 가지 채소 외에는 밑반찬을 해먹을 재료가 없었다. 나는 온라인으로 장을 보기로 했다. 평소 이용하는 한 대형마트의 온라인쇼핑몰에 들어가 장바구니를 열심히 채웠다.

배송 버튼을 클릭하는 순간 나는 놀라고 말았다. 5일치의 배송 예약이 모두 마감된 상태였다. 고객센터 픽업 서비스라도 신청하려고 했지만, 이 역시 모두 마감된 상황이었다.

다른 사람들도 마트 외출마저 꺼리고 있음이 분명했다. 그때 친한 이웃에게 메시지가 왔다.

"어제 내가 마트 가보니까 두부, 계란같이 자주 쓰는 식재료들은 다 나가고 없더라고. 자기도 얼른 사다 놔. 라면이라도 쟁여놔야지."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늘면서 시민들이 외식 등을 꺼리고 집에서 식사하는 분위기가 확산해 21일 대구 시내 한 마트의 육류 진열대가 텅 비어 있다.
▲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늘면서 시민들이 외식 등을 꺼리고 집에서 식사하는 분위기가 확산해 21일 대구 시내 한 마트의 육류 진열대가 텅 비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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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전시 체제에 돌입한 느낌이었다. "전 이참에 배달음식 골고루 먹어볼까 봐요." 농담 반, 진담 반 답장을 보냈다. 그랬더니 "배달 음식도 위험하지. 그거 만든 사람이 어디 다녀온 사람인지 알 수 없잖아"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불안감이 또 한차례 내 마음을 휩쓸고 지나갔다.

결국 나는 남편과 함께 마스크와 손소독젤로 무장을 하고 마트로 향했다. 차창 밖으로 스쳐가는 길거리의 풍경이 황량했다. 자동차 통행량도 현저히 줄었고, 지나가는 사람도 별로 없었다. 마트 주차장도 평소와 달리 한산했고, 직원들은 모두 마스크와 위생장갑을 끼고 손님들을 맞았다. 장 보는 사람들 역시 모두 마스크를 썼고, 일부는 비닐 장갑을 끼고 장을 보기도 했다. 맛있는 냄새로 사람들을 유혹했던 시식 코너도 중지 상태였다.

다행히 우리 가족에게 필요한 식재료와 생필품은 모두 있었다. 2~3주는 버틸 수 있을 만큼 넉넉히 장을 보고 돌아왔지만, 삭막한 풍경들에 마음은 더 위축됐다. 재난영화의 한가운데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었다. 단 며칠 만에 도시의 풍경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니 믿기지가 않았다.

어떤 마음들
 
 19일 오후 동대구역에서 대구시 관계자들이 열화상 카메라로 열차 이용객 체온을 확인하고 있다. 이날 대구에서 10명, 경북에서 3명 등 대구·경북 지역에서 13명의 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 2020.2.19
    psykims@yna.co.kr (끝
▲  19일 오후 동대구역에서 대구시 관계자들이 열화상 카메라로 열차 이용객 체온을 확인하고 있다. 이날 대구에서 10명, 경북에서 3명 등 대구·경북 지역에서 13명의 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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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위축된 마음은 인터넷으로 코로나 관련 뉴스를 볼 때마다 더 움츠러들었다. 대구의 코로나19 관련 소식들을 전하는 기사마다 이런 댓글들이 달렸다.

'대구 KTX 무정차 해라.' '대구 봉쇄해야 하는 거 아니냐.' 

나는 댓글들을 볼 때마다 내가 대구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민폐 끼치는 사람'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주말에 스키장을 예약해뒀다는 이웃도 조심스레 고민을 털어놨다.

"아무래도 가면 안 되겠지? 우리가 어디 가서 대구 사투리 쓰고 다니면 사람들이 꺼림칙해 할 거야."

대구에서 일하며 주말마다 집이 있는 부산으로 가곤 했던 동료 역시 당분간은 내려가지 않을 거라고 이야기했다. 아무리 가족이라고 해도 민폐를 끼칠 수는 없다며 말이다.

나 역시 민폐를 끼치지 않고자 2월 말 예정된 서울에서의 약속과 행사 참여를 모두 취소한 터였다. 예약했던 서울의 숙박업소에서는 환불 기한이 지났는데도 "대구에서 간다"는 한 마디에 즉시 전액 환불을 해줬다.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자괴감이 들었다.

부디 이겨낼 수 있기를
 
  대규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으로 이송된 23일 오후 한 의료진이 다음 확진자가 도착하기 앞서 의자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대구시는 코로나19 환자 급증으로 격리 공간 부족 등 문제가 드러나자 내일까지 계명대 대구동산병원(248병상)과 대구의료원(239병상) 2곳에서 487개 병상을 확보해 활용할 방침이다.
▲   대규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으로 이송된 23일 오후 한 의료진이 다음 확진자가 도착하기 앞서 의자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대구시는 코로나19 환자 급증으로 격리 공간 부족 등 문제가 드러나자 내일까지 계명대 대구동산병원(248병상)과 대구의료원(239병상) 2곳에서 487개 병상을 확보해 활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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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가운데에서도 늘 어두운 표정으로만 지내는 것은 아니다. 우리 가족처럼 제한된 생활을 하고 있는 대구의 이웃, 동료, 친구들과 수시로 나누는 카톡과 전화가 일상의 답답함을 덜어주고 있다. 하루에도 여러 차례 '우리 힘내요'라고 주고받는 격려의 말들 덕분에 누군가와 함께한다는 따뜻하고 든든한 기분이 든다.

대구가 아닌 지역에 사는 가족, 친구, 동료들의 안부 전화도 무척이나 큰 힘이 되고 있다. 1년 넘게 카톡 한번 안 했던 친구들 몇 명과도 이번 사태로 통화를 하며 다시금 서로의 우정을 확인했다. 치매를 앓고 계신 외할머니로부터 연락을 받았을 때는 울컥하기도 했다. 걱정해 주시고, 안부 물어주시는 분들의 따뜻한 마음 덕에 놀라고 움츠러든 마음이 조금씩 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어제(22일) 놀라운 풍경을 발견했다. 마스크를 쓴 채 반려견과 아파트 단지를 한 바퀴 돌고 오는 길이었다. 우리 집 앞 매화나무에 꽃이 활짝 핀 것이 아닌가. 그 어느 때보다 삭막하고 황량한 겨울이었지만, 봄이 오고 있었다.

여전히 위기감이 팽배하지만, 이 겨울이 가고 있듯 언젠가 코로나19의 여파도 지나가질 않겠는가. 부디 더 큰 아픔 없이, 서로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고 이 사태를 이겨낼 수 있기를. 그래서 다가오는 봄엔 따사로운 햇살을 만끽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2월 23일 아침. 우리 집 앞에 핀 매화. 코로나19가 휩쓸고 있는 와중에서도 꽃은 피고, 봄은 오고 있다.
▲  2월 23일 아침. 우리 집 앞에 핀 매화. 코로나19가 휩쓸고 있는 와중에서도 꽃은 피고, 봄은 오고 있다.
ⓒ 송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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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필자의 개인블로그(https://blog.naver.com/serene_joo)와 브런치(https://brunch.co.kr/)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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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빨리 낫고 광화문 투쟁현장 나가고 싶어”

폐암 4기 판정받은 ‘멋쟁이’ 장기수 강담 선생
이계환 기자  |  k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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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2.24  03: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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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수 강담 선생(우측)이 김지영내과에 입원해 김지영 원장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암 빨리 낫고 광화문 투쟁현장에 나가고 싶어.”

병상에 누워있는 ‘멋쟁이’ 장기수가 지난 21일 오후 기자를 보자마자 꺼낸 일성이다. 2차 송환 희망자 강담 선생. 1933년생이니 올해 88세다. 선생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집회든 투쟁 현장이든 휠체어에 몸을 싣고 시내를 누볐다. 그런데 최근 청천벽력 같은 폐암 4기 판정을 받았다.

선생은 금년 1월1일에도 시내에 나와 미군철수투쟁 집회에 참석했고, 다음날엔 평택에 갔는데 그날따라 숨이 차고 몸이 안 좋았다. 그래도 그때는 별일 없겠지 했는데 3일 동네병원에 가니까, 6개월 전에 이 병원에서 건강검진 받았을 때도 이상 없었는데 의사가 “이상 있다”고 하면서 발산동 이대병원에 가란다.

그래서 병원에 가서 입원했다. 엑스레이를 찍자 왼쪽 가슴에 물이 꽉 찼단다. 물을 이틀에 걸쳐 3리터 이상 뽑았다. 이후 정밀검진 하니까 폐암 4기 말기라 했다. 8일 동안 입원해 모든 걸 다했다. 새벽에 화장실 가면 토할 때 피가 나왔다. 각혈이다. 결국 의사가 몸이 너무 안 좋으니 집에 가서 통근 치료하란다. 그래서 집에 와서 누워만 있었다.

선생이 지금 누워있는 병상은 신촌 소재 김지영내과. 병원에 온 이유에 대해 영양제 주사를 맞으러 왔다고 한다.

“몸이 너무 아파 집에 누워만 있었어요, 잠도 못 자요. 밥도 못 먹고 먹으면 토하고 해서... 우리 장기수들의 주치의인 김지영 원장께 전화를 했더니 빨리 오라고 해요. 영양제 주사라도 맞아야 한다면서. 그래서 왔어요. 양심수후원회에 모성용 선생이 날 태워갖고 왔어요.”

그러더니 갑자기 목소리에 힘이 붙는다.

“원장님이 밥을 먹어야 사는데, 우선 영양제 주사 맞자고 해서 맞는데 이거 맞으면 곧 나을 것 같아. 곧 낫지 않을까 희망과 기대를 갖고 있어요. 그래서 앞으로 건강 회복되면 현장에 돌아가고 싶어요. 광화문에도 나가서 투쟁하고 싶어요. 통일운동 하다 죽으면 좋을 텐데 아무것도 못하고 죽으니 억울해요.”

그러자 옆에 있던, 이날 선생을 병원에 모셔온 모성용 양심수후원회 감사가 “이제까지 통일운동 많이 해 오셨잖아요” 하고는 “건강하셔야 애들도 만날 수 있잖아요” 한다.

   
▲ 2017년 8월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후문에서 열린 ‘비전향 장기수 2차 송환, 조건없이 실행하라’ 기자회견에 참석한 강담 선생(우측에서 두 번째). [통일뉴스 자료사진]

선생은 2차 송환 희망자다. 고향은 함경남도 흥원. 북한에서 수산사업소 근무 중 대남연락책으로 남파됐다가 1965년 검거,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4년을 복역해 1988년 12월에 출소했다. 북쪽엔 아내와 아이 셋이 있다. 아이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다. 1965년 북에서 세 번째 남파하기 직전 일이 생각난다. 중앙당 과장이 아내와 함께 만찬을 제공하고 영화구경도 시켜줬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소련을 침공해 모스크바에서 대치 중, 소련의 여성노동자가 트랙터를 몰고 독일군 탱크에 올라타 사격하며 탱크를 부수는 내용이었다. 그 영화를 보고나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상한 예감이 들었다.

그래서 아내에게 “내가 없을 것을 각오하고 애들 잘 키워라”고 했더니 아내가 “3일 있다가 보게 되는데 무슨 그런 걱정하냐?”고 핀잔을 준다. 그런데 어느새 57년이 됐다. 그때 아내는 당원이 아니었다. 그래서 “당신 내가 잠시 없더라도 당원이 돼서 열심히 일하라”고 말한 게 그나마 지금 큰 위안이다.

선생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며 “그때 아내에게 그 말 잘 한 것 같다. 아마 아내가 애들에게 말했을 것이다”며 안도한다. 그런데 선생은 첫째는 딸, 둘째는 아들인데 막내는 아들인지 딸인지 모른다. 아내가 막내를 임신했을 때 남파됐다가 잡혔으니까.

그래서 선생은 꼭 하고 싶은 게 하나 있다. 북에 있는 자식들에게 오해를 풀고 싶다는 것. 2004년 노무현 정부 때 평양에 갈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2차 송환 문제가 제기되고 가능성도 있어, ‘내일 모레면 공화국에 갈 텐데 지금 평양에 갈 필요가 있느냐’ 하면서 그때 안간 게 후회된다.

그래도 그건 괜찮다. 2차 송환 문제가 본격화될 당시 인천 맥아더동상 철거투쟁이 대규모로 전개됐는데 그때 보수들이 들고 일어나 노무현 정부가 밀렸다. 그래서 2차 송환이 무산됐다. 그때 못간 게 가장 마음 아프다. 북에 있는 애들이 아버지를 원망할 것 같다. 1차 송환 때 다른 사람은 다 왔는데 우리 아빤 왜 안 올라 왔냐고 하면서... 그때 못간 게 한이고 만나면 그 오해를 풀고 싶다.

   
▲ 2012년 4월 현충원에서 장기수 및 양심수후원회 회원들과 함께 한 강담 선생(아래줄 우측). [통일뉴스 자료사진]

선생은 모임이나 집회 때마다 늘 멋진 양복에 색깔 있는 셔츠 그리고 넥타이를 단정히 매고 등장한다. 그리고 한번 말을 꺼내면 몇 시간이고 손짓을 섞어 유머를 발휘하며 말한다. 그래서 ‘멋쟁이 장기수’로 통한다. 선생은 젊었을 때도 항상 멋진 옷을 입고 다녔다고 회고한다.

그런데 지금은 환자다. 그것도 폐암 4기 환자다. 3년 전인 2017년에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도 폐암 4기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지금 강담 선생과 비슷하다. 그런데 권 명예회장은 암과 공생(?)하면서 집회에도 나가고 6.15산악회 산행도 가끔 나간다.

선생은 “권오헌 선생은 모든 투쟁에서 선봉에 선 훌륭한 분이다. 우린 후원도 많이 받았다. 존경한다. 같은 폐암이라도 나는 죽어도 되지만 권 선생은 꼭 살아야 할 분이다. 그분은 남쪽에 꼭 있어야 할 분이다”고 말한다.

나중에 확인한 바로, 김지영 원장은 권오헌 선생과 강담 선생 모두 폐암 4기인데 차이가 있다고 한다. “권 선생님은 암 치료에 표적 치료가 되는데, 강 선생님은 안 된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선생은 아픈 중에도 정세에 관심이 많다. 특히 북측 소식은 꼭 챙긴다. 그런데 마음은 편치 않다. 남북 관계가 경색돼 있어 고향에 가는 길이 자꾸 멀어지는 것 같고 또 병에도 걸리고 해서. 하지만 희망은 여전하다.

“이번 전원회의를 보니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미 노선이 그전과 바뀌었다.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미국은 승냥이다. 영원한 승냥이이다 승냥이와 협상은 있을 수 없다. 전원회의에서 나온 정면돌파전. 그게 조국통일을 앞당기는 길이라 생각한다.”

그러면서 선생은 앞으로 항암 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항암 치료를 한 번 받았는데 너무 힘들다. 항암주사 맞으니까 까무러치겠더라구. 3월 2일에 병원에 가야 하는데 항암주사 안 맞겠다. 식사로 건강 챙기고 광화문에 투쟁하러 나가겠다. 금년 말까지는 살 것 같으니 그때가지만이라도 열심히 투쟁하겠다.”

   
▲ 모성용 양심수후원회 감사가 강담 선생을 간호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그러자 모성용 감사가 “선생님 평소 건강 보면 오래 사실 거예요. 100살도 넘겨 통일된 날에 북에 가실 거예요. 북에 가서 애들 보고 이렇게 컸냐 해서 놀라 그때 돌아가시면 가셨지 지금은 건강해서 괜찮아요” 한다.

그러자 선생의 얼굴에 병색이 걷히면서 특유의 찡그러진 웃음과 함께 낯빛이 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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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과 무력통일의 갈림길 지났다

[개벽예감 383] 평화통일과 무력통일의 갈림길 지났다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0/02/24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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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운명적인 갈림길에서

2.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3. 다른 통일방안은 없다

4. 길이 열릴 것처럼 보였던 2018년

5. 가로막힌 평화통일의 길 

 

 

1. 운명적인 갈림길에서

 

통일학의 관점에서 한반도의 정치군사상황을 고찰하면, 2016년에 펼쳐졌던 긴박한 정치군사상황에 시선이 멈춰진다. 2016년의 정치군사상황을 되돌아보는 까닭은, 남측이 평화통일의 길을 거부함으로써 북측이 무력통일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는 극적인 상황이 그 해에 전개되었기 때문이다. 2016년에 박근혜 정부는 평화통일의 길을 택하기는커녕 북침전쟁연습에 광분하였고, 북침전쟁연습으로 평화통일의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상황에서 북은 무력통일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남북관계가 평화통일이냐 무력통일이냐를 택해야 하는 갈림길을 지나갔던 2016년의 극적인 정치군사상황은 2019년에 또 다시 펼쳐졌다.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한 차례 조미정상회담이 연속적으로 진행되면서 평화통일의 길이 열릴 것처럼 보였던 2018년을 제외하면, 한반도의 정치군사상황은 평화통일이냐 무력통일이냐를 선택해야 하는 긴박한 위기 속을 지나온 것이다. 이런 역사적 맥락을 고찰하면, 한반도에 통일국가가 건설되기 전에 평화가 깃들 수 없다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정전-분단체제에서 평화를 실현하려는 공상적 평화주의에서 벗어날 때, 통일국가건설이 평화를 실현하는 유일무이한 길이라는 진리를 깨달을 수 있다.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려 2016년 1월로 돌아가 보자. 2016년 1월 8일 정오, 전례 없이 첨예한 무력충돌위기가 군사분계선 전역에 조성되었다. 박근혜 정부가 군사분계선 남측 지대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동서로 길게 설치해놓은 대북확성기 11개와 이동식 확성기들을 모조리 틀어놓고 북을 극도로 자극하기 시작한 것이다. 남측 국방부는 대북확성기방송이 “군사작전의 개념으로 추진된다”고 하면서, 만일 북이 확성기를 타격하면 3~4배로 즉각 응징하겠다고 밝혔다. 남측 합동참모본부는 휘하에 있는 전투부대들에게 최고경계령을 내리고, 대북감시체계를 총동원하였으며, 화력타격수단들은 전투태세를 갖췄다. 만일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누군가 총소리를 한 발이라도 울리면, 즉각 격전이 벌어질 것 같은 일촉즉발의 위험이 걷잡을 수 없이 엄습하고 있었다.   

 

무력충돌위험은 2016년 3월 7일 마침내 폭발계선에 접근했다. 한미연합군이 ‘작전계획 5015’라고 불리는 새로운 북침전쟁계획을 실전상황에서 처음으로 연습하기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그날 <문화일보>는 한미연합군이 북측에 있는 700여 개의 ‘합동선정공격점(Joint Designated Point of Impact)’을 파괴하는 선제타격을 핵심내용으로 하는 ‘작전계획 5015’를 연습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것은 ‘작전계획 5015’가 대북선제타격을 핵심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북침전쟁계획이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다. 

 

2016년 3월 7일 미국이 각종 핵전략자산들을 한반도로 집결시킨 가운데, 한미연합군은 북측에 있는 700여 개의 ‘합동선정공격점’을 선제타격으로 파괴할 역대 최대 규모의 전쟁연습을 감행하기 시작하였다. ‘작전계획 5015’에 의거한 한미연합군의 전쟁연습이 “북중, 북러 접경지역까지 병력이 투입되는 시나리오로 전개될 것”이라고 취재기자에게 밝힌 남측 국방부 관계자의 발언은, 한미연합군이 선제타격으로 북측에 있는 700여 개의 ‘합동선정공격점’을 파괴하고, 평양으로 진격하여 북측 정부를 붕괴시키고, 전략무기들을 강탈하고, 북측 전역을 점령하여 군정을 실시하기 위한 북침전쟁을 연습하고 있음을 인정한 것이었다. <사진 1>

 

▲ <사진 1> 위의 사진은 미국군 전투원들과 한국군 전투원들이 한미연합군사훈련을 하는 장면이다. 언론매체들은 한미연합군사훈련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미국이 작성한 작전계획에 따라 북을 침공하기 위한 북침전쟁을 연습하는 것이다. 미국군사령관이 지휘하는 한미연합군은 2016년 3월 8일 '작전계획 5015'에 따라 북을 침공하기 위한 북침전쟁연습을 감행하였다. '작전계획 5015'는 한미연합군이 선제타격으로 북에 있는 700여 개의 전략거점들을 파괴하고, 특수전부대들이 평양으로 진격하여 요인암살과 거점파괴로 북측 지도부를 제거하여 북측 정권을 붕괴시키고, 북의 핵무기를 비롯한 전략무기들을 강탈하고, 북측 전역을 점령하여 군정을 실시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이것은 누가 봐도 명백한 무력침공계획이다. 한미연합군이 2016년 3월부터 '작전계획 5015'에 따른 도발적인 북침전쟁연습을 계속 벌이며 북을 극도로 자극해오고 있으니, 북은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되었다.     

 

한미연합군의 도발적인 전쟁연습이 불구름을 불러오고 있었던 극도로 긴장된 시기에 북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을까? 조선인민군은 한미연합군의 도발적인 전쟁연습에 대응하여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2016년 2월 20일 조선인민군 최정예부대들인 제91수도방어군단, 제105땅크사단, 제425기계화보병사단, 제815기계화보병사단 관하 전투부대들이 참가한 실전급 전투훈련을 지도하였고, 같은 날 항공 및 반항공군 제1017군부대, 제447군부대, 제458군부대가 참가한 불시검열비행훈련을 지도하였으며, 3월 3일에는 신형 400mm 방사포 시험사격을 지도하였다.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2016년 3월 12일에 발표한 성명에서 “미제침략군과 남조선괴뢰군의 자멸적인 <평양진격>훈련에 선제적인 서울해방작전으로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하였고, 북측 정부와 정당들과 사회단체들은 2016년 3월 16일에 발표한 특별성명에서 “전체 인민들은 원쑤격멸의 전투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백두산혁명강군과 함께 흉악무도한 적들의 책동을 단매에 요정내기 위한 최후결전에 한사람같이 떨쳐나섰다”고 언명하였으며,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2016년 3월 23일에 발표한 중대보도에서 “이 시각부터 조선인민군 정규부대들과 로농적위군, 붉은청년근위대를 비롯한 우리의 혁명무력과 전체 인민들의 일거일동은 박근혜역적패당을 이 땅, 이 하늘 아래에서 단호히 제거해버리기 위한 정의의 보복전에 지향될 것”이라고 밝혔다. 

 

 

2.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그런데 오바마 정부와 박근혜 정부가 한반도의 정치군사상황을 그처럼 일촉즉발의 위험 속으로 몰아넣었던 때, 사람들이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그것은 2016년 6월 9일 북측의 정부, 정당, 단체 연석회의가 ‘전체 조선민족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발표한 것이다. 호소문의 제목은 ‘온 겨레가 힘을 합쳐 분렬의 장벽을 허물고 조국통일의 대통로를 열어나가자’이다. 

 

이것은 무슨 뜻인가? 북측의 정부, 정당, 단체 연석회의가 등장한 것은 평화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국가적인 준비를 갖춘 것이었고, 연석회의가 호소문을 발표한 것은 평화통일의 길을 남측과 해외동포들에게 제시한 것이었다. 언제 전쟁이 일어날지 모르는 극도로 긴장된 상황에서 북측이 평화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국가적인 준비를 갖추고, 남측과 해외동포들에게 평화통일의 길을 제시한 것은, 무력충돌위험을 극복하는 길은 오직 평화통일의 길밖에 없다는 진리를 웅변적으로 말해준 것이었다.   

 

당시 북측이 갖춘 국가적인 준비들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2016년 6월 29일 북측 최고인민회의 결정으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지위가 승격된 것이다. 원래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북측에서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인사들이 망라된 비정부조직으로 설립되었었다. 1960년 4월 19일 남측에서 일어난 민중항쟁으로 이승만 친미독재정권이 무너지고, 그 정권의 탄압으로 억눌렸던 남측 민중이 평화통일운동을 활발히 전개하기 시작한 급격한 정세변화에 부응하여 북측에서도 평화통일운동을 추진하기 위한 정치적, 조직적 준비가 절실히 요구되었고, 그런 시대적 요구에 따라 1961년 5월 13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설립된 것이다. 중앙위원회, 상무위원회, 서기국을 둔 비정부조직으로 출범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2016년까지 55년 동안 활동해왔다. 

 

그런데 2016년 6월 29일 북측 최고인민회의는 55년 동안 존속되어온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을 폐지하기로 결정하였고, 리선권 국방위원회 정책국장이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으로 조동되었다. 그 무렵 북측에서 사회주의헌법이 개정되어 국방위원회가 국무위원회로 대체되었는데, 국방위원회 정책국장이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것은 그 위원회가 비정부조직의 지위에서 벗어나 국무위원회 산하 기구로 승격되었음을 의미한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국무위원회 산하 기구로 승격되고, 서기국이 폐지된 것은, 그 위원회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직접적인 지도를 받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로써 북측은 평화통일운동을 추진하기 위한 국가적 준비를 완료한 것이다.  

 

2016년 6월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직접적인 지도를 받기 시작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가장 먼저 실행한 것은 남측과 해외동포들에게 평화통일의 길을 제시한 것이었다. 2016년 6월 27일 ‘조선반도의 평화와 자주통일을 위한 북, 남, 해외 제정당, 단체, 개별인사들의 련석회의 북측준비위원회’가 ‘남조선과 해외의 당국, 정당, 단체 및 개별인사들에게 보내는 공개편지’를 발표했다. 북측준비위원회는 공개편지에서 “우리는 온 겨레의 뜻과 힘을 합쳐 현 난국을 타개하고 북남관계와 조국통일위업수행에서 획기적 전환을 일으켜나가려는 절절한 념원으로부터 조국해방 일흔한돐을 맞으며 전민족적인 통일대회합을 개최할 것을 제안”하였다. 또한 북측준비위원회는 공개편지에서 전민족적인 통일대회합에는 “북과 남의 당국, 정당, 단체 대표들과 명망있는 인사들을 비롯하여 진정으로 조선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참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면서, “회합에서는 민족의 총의를 모아 최악의 상태에 있는 조선반도의 현 정세를 완화하고 북남관계를 새출발시키며 나라의 통일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는 출로를 허심탄회하게 론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명하였다.  

 

2016년 7월 9일 북측준비위원회는 공보를 발표하였다. 공보에서 북측준비위원회는 ‘북, 남, 해외 제정당, 단체, 개별인사들의 련석회의’를 개최하기 위한 준비사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하면서, 북측준비위원회 성원 명단을 공개하였다. 

 

이처럼 전민족적인 통일대회합에 관한 제안은 북측준비위원회가 남측과 해외동포들에게 각각 제안하는 형식을 취했으나, 실제로는 국무위원회 산하 기구로 승격되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직접적인 지도를 받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남측과 해외동포들에게 각각 제안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북측준비위원회의 제안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통일의지가 반영된 중대한 제안이었던 것이다. <사진 2>

 

▲ <사진 2> 2016년 5월 6일부터 9일까지 평양에 있는 4.25문화회관에서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가 진행되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제7차 당대회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에서 자신의 통일의지와 통일방략에 대해 언명하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통일의지와 통일방략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국무위원회 산하 기구로 승격시키고, 남, 북, 해외 제정당, 단체, 개별인사들의 련석회의 북측준비위원회가 결성되고, 남측과 해외동포들에게 전민족적 통일대회합을 제안하는 일련의 조치로 전개되었다. 이것은 당시 박근혜 정부에게 도발적인 북침전쟁연습을 그만두고 평화통일의 길을 택하라는 마지막 요구를 제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016년 7월 남북관계는 평화통일의 무력통일의 운명적인 갈림길에 놓여있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6년 5월 6일부터 9일까지 평양에서 진행된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에서 “조국통일을 실현하는 것은 나라와 민족의 운명을 책임진 우리 당 앞에 나선 가장 중대하고 절박한 과업”이라고 지적하고, “민족의 분렬을 더 이상 지속시켜서는 안 되며 우리 대에 반드시 조국을 통일”하려는 강렬한 통일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또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제7차 당대회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에서 두 갈래의 통일실현경로에 대해 언급하면서 “나라의 통일을 이룩하는 데는 평화적 방법과 비평화적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전제하고,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다 준비되여 있지만 조국강토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조선민족이 또다시 전쟁의 참화를 당하는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에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여왔”다고 하면서, “만일 남조선당국이 천만부당한 <제도통일>을 고집하면서 끝끝내 전쟁의 길을 택한다면 우리는 정의의 통일대전으로 반통일세력을 무자비하게 쓸어버릴 것이며 겨레의 숙원인 조국통일의 력사적 위업을 성취할 것”이라고 언명하였다. 

 

평화통일을 실현할 준비와 무력통일을 실현할 준비를 모두 갖춘 북측은 박근혜 정부가 북침전쟁열에 도취되어 도발을 계속하는 경우 무력통일의 길을 택하겠다는 것, 바로 이것이 제7차 당대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표명한 결심이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그런 결심을 표명한 때로부터 약 한 달이 지난 2016년 6월 9일 북측의 정부, 정당, 단체 연석회의가 ‘전체 조선민족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발표한 것은, 박근혜 정부에게 도발적인 북침전쟁연습을 중단하고 평화통일의 길을 택하라는 마지막 요구를 제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사정은 2016년의 남북관계가 평화통일과 무력통일의 운명적인 갈림길에 놓여있었음을 말해준다. 

 

 

3. 다른 통일방안은 없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7차 당대회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에서 언급한 평화통일경로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에서 “북과 남은 상대방에 존재하는 서로의 사상과 제도를 인정하고 용납하는 기초 우에서 온 민족의 지향과 요구에 맞게 련방국가를 창립하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견지에서 보면, 평화통일은 곧 연방국가건설인 것이다. 

 

남측 역대정부들이 연방제통일에 관해 논의하는 것조차 금압해온 까닭에 연방제통일은 ‘적화통일’이라는 착각이 사회적 통념처럼 굳어졌지만, 연방제통일은 북측이 남측을 사회주의로 개조하는 ‘적화통일’도 아니고, 남측이 북측을 자본주의로 개조하는 ‘백화통일’도 아니다. 북의 사회주의체제와 남의 자본주의체제가 하나의 연방국가 안에 포괄되어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통일, 다시 말해서 ‘적화통일’도 ‘백화통일’도 아닌 연방제통일이야말로 8천만 민족이 열망하는 조국통일의 실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에서 “우리는 인민대중 중심의 우리식 사회주의가 가장 우월하지만 그것을 남조선에 강요한 적이 없으며 강요하려 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것은 통일국가건설과정에서 사회체제변화를 강요하지 않는 평화통일의 원칙을 제7차 당대회에서 재확인한 것이다. 

 

자본주의체제가 강제와 강요로 실현될 수 없는 것처럼, 사회주의체제도 강제와 강요로 실현될 수 없다. 더욱이 사회주의가 억압과 빈곤만 안겨주는 것처럼 중상비방하는 극단적인 흑색선동이 판을 치는 남측에서 어느 누가 사회주의를 강요한다고 해서, 그것을 받아들일 사람이 있겠는가. 

 

연방제통일방안은 조국통일문제와 사회체제문제를 서로 분리시키고, 두 개의 서로 다른 사회체제를 하나의 연방국가 안에 포용하는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평화통일방안이므로 연방제통일방안 이외에 다른 평화통일방안은 없다. 

 

연방제통일방안 이외의 다른 통일방안은 조국통일문제를 외면하고 사회체제문제에 집착하는 사이비통일방안이다. 남북연합방안이 바로 그런 사이비통일방안이다. 남북연합방안은 남과 북이 외교관계를 수립하여 서울과 평양에 각각 대표부를 설치하고, 그 기회를 이용하여 북의 사회구성원들을 개혁과 개방으로 유인하여 북의 사회주의체제를 자본주의체제로 개조하려는 사이비통일방안이다. <사진 3>

 

▲ <사진 3> 위의 사진은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에서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한 직후 맞잡은 손을 치켜들고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향한 의지를 표명한 장면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대중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에서 조국통일의 원칙과 방도를 밝혀준 6.15 공동선언을 합의, 채택하였다. 6.15 공동선언의 역사적 의의는 지난 시기 남측에서 반통일세력이 논의하는 것조차 금압해온 연방제통일방안을 민족공동의 조국통일방안으로 공식화하였다는 데 있다. 연방제통일방안은 조국통일문제와 사회체제문제를 서로 분리시키고, 두 개의 서로 다른 사회체제를 하나의 연방국가 안에 포용하는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평화통일방안이다. 그 이외에 다른 평화통일방안은 없다.     

 

돌이겨보면, 1972년 12월 21일 동서도이췰란드기본조약이 체결된 이후 18년 동안 도이췰란드련방공화국(서독)은 도이췰란드민주공화국(동독)을 개혁과 개방으로 유인했고, 그에 따라 도이췰란드민주공화국의 사회주의체제는 변질, 와해되었다. 결국 도이췰란드민주공화국 의회는 사회주의국가를 자진해체하는 결정을 내렸고, 그 결정에 따라 1990년 10월 3일 다섯 개 주가 도이췰란드련방공화국에 흡수통합되었다. 이것은 국가연합체제가 개혁개방→체제와해→국가해체를 불러왔음을 보여준다. 

 

남측 역대 정부들이 도이췰란드의 경험을 모방하여 만들어낸 햇볕정책이나 북방정책의 목표는 북을 개혁과 개방으로 유인하여 체제를 변질, 와해시키고, 국가를 해체시키려는 것이지 평화통일을 실현하려는 것이 아니다. 지금 문재인 정부도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와 마찬가지로 평화통일의 길을 외면하고 북을 개혁과 개방으로 유인해보려는 망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남측은 북측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북측도 남측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남북관계는 국가 대 국가의 관계가 아니라 민족내부의 특수관계다. 이것은 단일국가가 두 국가로 갈려진 것이 아니라, 한반도에 오직 단일국가만 존재한다는 뜻이다. 통일학의 관점에서 보면, 한반도 분단체제는 단일국가 안에서 영토의 절반에 해당하는 지역이 분렬된 것이지, 두 국가로 분렬된 것이 아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남과 북이 외교관계를 맺고 국가연합을 수립한다는 남북연합방안은 이치에 맞지 않으며, 두 국가로 갈라지지 않은 단일국가를 두 국가로 갈라놓음으로써 분단을 영구화하려는 반통일책동에 조응하는 것이다.     

 

 

4. 길이 열릴 것처럼 보였던 2018년

 

무력충돌위험이 조성되었던 2016년 6월 9일부터 7월 9일까지 한 달 동안 북측은 남측과 해외동포들에게 평화통일의 길을 제시하였고, 특히 박근혜 정부에게 평화통일의 길을 택하라고 요구하였다. 그러나 대북적대감과 반통일의식이 골수에 가득 들어찬 박근혜 정부가 평화통일의 길을 택할 리 만무하였다. 평화통일의 길을 거부한 박근혜 정부는 2016년 8월에 접어들면서 미국의 지휘에 따라 북침전쟁연습에 더욱 광분하였다. 그 내막은 다음과 같다.

 

<연합뉴스> 2016년 8월 22일 보도기사는 한미연합군이 2016년 8월 22일부터 ‘을지프리덤가디언’이라는 명칭의 북침전쟁연습을 시작하면서 전투원들에게 실탄을 지급하였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려주었다. 전투원들에게 실탄을 지급하는 것은, 전쟁에 돌입하는 ‘데프콘(Defcon 1)’ 직전 단계인 ‘데프콘(Defcon) 2’에서 벌어지는 조치인데, 당시 박근혜 정부는 한반도 정세를 전쟁이 임박한 상황으로 몰아갔던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평화통일의 길을 거부하고 북침전쟁연습에 더욱 광분하게 된 상황에서 북측에게는 한 가지 마지막 선택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평화통일의 길이 완전히 가로막힌 상황에서 북은 무력통일의 길을 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2016년 10월부터 북측은 조국통일대전준비를 완성하기 위한 각종 긴급조치들을 취하기 시작하였는데, 당시 세상에 알려진 긴급조치들은 다음과 같다.

 

<자유아시아방송> 2016년 11월 20일 보도에 따르면, 북측 각 지역에서는 혁명사적관에 보존된 혁명사적물들을 전시에 대피하기 위한 자재와 운반수단을 마련하고 있으며, 각 가정들에서는 전시에 대피하기 위한 초상화 보위함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자유아시아방송> 2016년 11월 29일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2016년 12월 1일부터 시작되는 “동계훈련 중에 임의로 전쟁에 즉각 돌입할 수 있도록 전투기술기재들을 철저히 점검하라”는 명령을 조선인민군 전체 부대에게 네 차례 연속 하달하였고, 11월 중순부터 각 군단사령부 검열성원들과 각 여단사령부 검열성원들이 전투부대들을 찾아가 전투기술기재들의 작동상태를 점검하였고, 전투진지보강작업을 지시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자유아시아방송> 2016년 12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2016년 12월 20일부터 북측 전 지역에 있는 방공호들을 2017년 5월 말까지 두 배로 확장하는 공사가 벌어졌다고 한다. 

 

위에 열거한 긴급조치들은 당시 북측이 무력통일의 길을 택하였고, 조국통일대전을 준비하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로동신문>은 2016년 12월 12일 보도기사에서 “지금 최대의 격동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 군대와 위력한 타격수단들은 최후공격의 신호탄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였다. <사진 4>

 

▲ <사진 4> 2016년 10월 26일부터 2017년 4월 29일까지 박근혜퇴진운동이 서울을 비롯한 남측 대도시들에서 대규모 촛불집회로 전개되었다. 위의 사진은 2016년 12월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160만명 군중이 모인 가운데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제6차 촛불집회가 진행되는 장면이다. 남측 민중들은 박근혜퇴진운동을 끝가지 밀고 나가, 결국 박근혜 정권을 탄핵으로 퇴진시켰다. 남측에서 일어난 대통령탄핵과 정권교체는 조국통일대전으로 다가서고 있었던 2017년의 한반도 정세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북측은 촛불투쟁열기 속에서 잉태되었고, 2017년 5월 9일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하여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움직임을 주시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정치적 급변사태가 남측에서 일어났다. 2016년 10월 26일부터 2017년 4월 29일까지 남측의 각계각층 민중 수십만명이 참가한 박근혜퇴진운동이 계속 전개되었고, 결국 박근혜 정부는 탄핵으로 붕괴되었다. 남측에서 일어난 대통령탄핵과 정권교체는 조국통일대전으로 다가서고 있었던 2017년의 한반도 정세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북측은 촛불투쟁열기 속에서 잉태되었고, 2017년 5월 9일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하여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움직임을 주시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북측이 문재인 정부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가운데 2017년이 저물어가고 있었던 12월 어느 날, 뜻밖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측에 특별신호를 보냈다. 미국 국무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한 <세계일보> 2018년 1월 8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말 미국 국무부와 유엔주재조선대표부 사이의 연락선(뉴욕통로)을 통해 조건 없는 조미직접대화를 제3국에서 진행하자고 북에 공식 제안하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은 제3국에서 진행하는 조미대화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북으로부터 아무런 응답을 받지 못해 다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1월 7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조미정상회담을 개최하려는 자신의 제안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전해달라고 요청하였다. 2018년 1월 16일 판문점에서 진행된 비밀회담에서 서훈 국정원장은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그런 제안을 전달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으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전달받았다. 

 

이처럼 평양과 워싱턴이 간접적으로 소통하면서 대화분위기를 성숙시켜가고 있었던 2018년 2월 10일 오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사로 청와대를 방문한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였다.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한 차례 조미정상회담이 연속적으로 진행되면서 평화통일의 길이 열릴 것처럼 보였던 2018년의 새로운 국면은 그렇게 조성된 것이었다. 

 

 

5. 가로막힌 평화통일의 길 

 

그러나 평화통일의 길이 열릴 것처럼 보였던 2018년의 새로운 국면은 평화통일을 열망하는 8천만 민족의 기대를 저버렸다. 왜냐하면 2019년 3월 한미연합군이 선제타격과 평양진격, 정권붕괴와 전략무기강탈, 전역점령과 군정실시를 목표로 삼은 새로운 북침전쟁계획을 연습하는 도발광기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그 내막은 이러하였다. 

 

<뉴스1> 2019년 3월 8일 보도에 따르면, 주일미국군사령관의 모자를 쓴 에릭 스미스 해병대 제3원정군사령관이 언론의 눈길을 피해 남측에 조용히 들어가 한미연합군의 북침전쟁연습인 ‘동맹 19-1’을 비공개로 지휘하였다고 한다. 마땅히 주한미국군사령관이 지휘해야 할 한미연합군의 북침전쟁연습을 주일미국군사령관이 지휘했으니, 왜 그랬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그때는 의문이 풀리지 않았지만, 2019년 4월 2일 서울에서 진행된 한국군 해병대 창설 70주년 국제토론회에 참석한 루이 크라파로타 미국 태평양해병대사령관의 발언에서 의문이 풀렸다. 그는 하와이에 배치된 MV-22 오스프리 4대, CH-53 헬기 4대, 신형 코브라헬기 4대, 신형 UH-1H 헬기 4대가 주한미국군기지로 이동하여 2019년 3월 8일에 시작된 한미연합군의 북침전쟁연습 ‘동맹 19-1’에 참가하였다고 밝혔다. 그가 열거한 네 가지 기종들은 공중침투작전에 사용되는 작전기종들이므로, 한미연합군이 ‘동맹 19-1’에서 대북공중침투작전을 연습하였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그는 발언 중에 미국군 해병대가 ‘동맹 19-1’에 참가하여 한국군 해병대 및 특수전부대들과 함께 훈련하였다고 밝혔다. 이 발언이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지 알려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사히신붕> 2015년 10월 5일 보도에 따르면, 한미연합군의 ‘작전계획 5015’에는 유격전 요소가 많이 포함되었다고 하였다. 다시 말해서, ‘작전계획 5015’의 내용은 종심침투, 요인암살, 전략무기강탈, 거점폭파 등을 감행하는 유격전계획이라는 뜻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종심침투, 요인암살, 전략무기강탈, 거점폭파는 이른바 ‘참수작전’의 핵심내용이므로, 한미연합군의 ‘작전계획 5015’는 ‘참수작전계획’인 것이 분명하다. 또한 <아시아경제> 2016년 3월 7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군이 작성한 ‘작전계획 5015’에는 ‘보조계획 2’라는 것도 들어있는데, ‘보조계획 2’는 한미연합군이 북을 점령하고 군정을 실시하는 ‘안정화작전’에 관한 계획이며, ‘작전개념예행연습(ROC-Drill)’으로 실행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연합뉴스> 2019년 3월 8일 보도에 따르면, 당시 한미연합군이 진행한 ‘동맹 19-1’ 중에 2부 순서가 진행되는 1주일 동안 ‘작전개념예행연습’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위에 서술한 내용을 살펴보면, 주일미국군사령관이 언론의 눈길을 피해 남측에 몰래 들어가서 종심침투, 요인암살, 전략무기강탈, 거점폭파를 감행하는 한미연합군의 ‘참수작전연습’을 지휘하였고, 북측 전역을 무력으로 점령하고 군정을 실시하는 ‘안정화작전연습’을 지휘하였음을 알 수 있다. 당시 분위기가 그처럼 험악했으므로, 주일미국군사령관은 자기 행각을 차마 언론에 노출할 수 없었던 것이다.   

 

2019년 2월 29일 하노이 조미정상회담에서 조선의 핵무기를 미국으로 반출하겠다는 이른바 ‘리비아식 비핵화방안’을 제기한 미국이 그로부터 며칠이 지나지 않아 한미연합군을 동원하여 북의 지도부를 제거하려는 ‘참수작전’과 북측 전역을 무력으로 점령하고 군정을 실시하려는 ‘안정화작전’을 사상 최대 규모로 연습하면서 도발광기를 드러냈고, 문재인 정부는 그런 ‘참수작전연습’과 ‘안정화작전연습’에 자발적으로, 적극적으로 동참함으로써 2018년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평화통일의 길을 거부하였다. 문재인 정부는 평화통일의 길을 거부한다고 명시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북침전쟁연습을 대폭 강화한 것이야말로 평화통일의 길을 거부하였음을 명백히 보여주는 것이다. 2019년의 정치군사상황은 북침전쟁연습에 집착하는 문재인 정부의 실체를 드러내주었다. 그 내막은 다음과 같다. <사진 5>

 

▲ <사진 5> 평화통일의 길이 열릴 것처럼 보였던 2018년의 새로운 국면은 2019년 3월 한미연합군이 선제타격과 평양진격과 전략무기강탈과 전역점령을 노린 새로운 북침전쟁계획을 연습하는 도발광기를 드러낸 것으로 하여 막을 내렸다. 위의 사진은 2018년 4월 3일 경상북도 포항시 독석리 해안에서 한미연합상륙훈련이 진행되는 장면이다. 한미연합군의 '작전계획 5015'는 종심침투, 요인암살, 전략무기강탈, 거점폭파를 감행하는 '참수작전'과 북측 전역을 무력으로 점령하고 군정을 실시하는 '안정화작전'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평화통일의 길을 거부한다고 명시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박근혜 정부의 전철을 밟아가며 '작전계획 5015'에 의거한 북침전쟁연습을 대폭 강화하였다. 이것은 문재인 정부가 평화통일의 길을 사실상 거부하였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가 아닐 수 없다.     

 

2019년 3월 21일 당시 미국군 합참의장이었던 조섭 던포드는 워싱턴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대대급 지휘관들이 지휘하는 한미연합군 군사훈련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 1월 15일 정경두 국방장관은 서울에서 진행된 국제회의에서 축사를 하면서 2019년 한 해 동안 한미연합군이 대대급 전쟁연습 및 군사훈련을 100회 이상 진행하였다고 밝혔다. 2019년 10월 15일 한국군 해병대사령부는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업무보고에서 2019년에 한미해병대연합훈련인 ‘케이멥(KMEP)훈련’을 대대급 13회, 병과별 11회를 진행하였다고 밝혔다. 2018년에 남북정상회담과 조미정상회담을 의식하여 11회로 약간 축소되었던 ‘케이멥훈련’이 2019년에 24회로 급증한 것이다. 500명 병력으로 편성된 대대는 단독작전을 수행하는 최소전투단위다.  

 

이제 북이 왜 문재인 정부와의 대화를 전면적으로 중단하였는지 알 수 있다. 2016년 박근혜 정부가 평화통일의 길을 거부하고 미국을 추종하여 사상 최대 규모의 ‘작전계획 5015’에 의거한 ‘참수작전’과 ‘안정화작전’을 연습하는 도발광기를 드러냈던 것과 똑같이, 2019년 문재인 정부도 평화통일의 길을 거부하고 미국을 추종하여 최소전투단위(대대급)로 분할한 방식으로 ‘작전계획 5015’에 의거한 ‘참수작전’과 ‘안정화작전’을 연습하는 도발광기를 드러냈던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2018년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평화통일의 길을 거부하였으므로, 남북관계는 평화통일과 무력통일의 갈림길을 지나간 것이다. 남북관계가 평화통일과 무력통일의 갈림길을 지나간 상황에서 북은 마지막 선택지에 이르게 되었다. 전쟁이 언제 재발할지 모르는 정전-분단체제를 계속 유지하는 게 아니라, 정전-분단체제를 무너뜨리는 무력통일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한미연합군의 북침전쟁연습을 또 다시 눈앞에 두고 있는 오늘, 평화통일의 길이 완전히 가로막혀버린 한반도의 정치군사상황은 북을 무력통일의 길로 떠밀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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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총선, 촛불혁명과 반혁명의 갈림길

  •  이정훈 4.27시대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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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2.22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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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의 반도평론(7)

1. 촛불혁명과 반혁명

수백만 국민이 광화문광장에 나와 박근혜 정권을 탄핵하고 몰아낸 촛불항쟁이 있었다. 우리민중, 우리국민은 대단했다. 이를 촛불항쟁, 촛불혁명, 무엇이라 불러도 좋을 것 같다. 1960년 4·19혁명, 1980년 광주민중항쟁, 1987년 6월 항쟁을 잇는 근래에 보기 드문 거대한 역사적 대중항쟁이었다. 부패한 정권은 마침내 교체되었고 사람들은 이 촛불혁명으로 70여 년 누적된 대한민국의 모든 적폐를 청산하고 민주, 자주, 통일과 평화를 완성하는 진짜 민주주의 바다로 나아가기를 열망했고 또 순조로이 가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한국 현대사가 반복적으로 증명하듯 혁명은 반혁명, 즉 혁명에 대한 반동(反動)을 극복해야 비로소 완성되며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 한국의 4.19혁명, 광주민중항쟁, 6월 항쟁은 처절한 대중항쟁이었으나 결국 모두 실패한 ‘미완의 민주주의혁명’이었다. 이들 항쟁을 통해 우리 국민은 산전수전 정치경험을 겪으며 어느 나라도 이룩하지 못한 세계와 아시아 민주주의 항쟁의 모범을 보이며 크게 성장했다. 그러나 우리국민은 이 지난한 미완의 민주주의혁명을 아직도 완성하지 못한 채, 반복되는 반혁명의 위기 앞에 지금 다시 놓여있다. 

2. 반혁명의 비밀, 한미관계의 속살 

수많이 피 흘린 항쟁과 한국의 민주주의혁명은 왜 얼마 못 가 모두 실패했는가? 그것은 민주주의혁명을 거부하는 기득권 반작용, 반동의 힘, 반혁명의 힘과 수법이 더 강하고 교묘했기 때문이다. 한국민중은 한국 민주주의를 반대한 기득권세력의 중심, 반혁명의 주역이 누군지 모르고 반세기 이상 싸워왔다. 

1960년 4.19민주혁명에 대한 반동 1961년 5.16쿠데타부터 확인해보자. 정치 칼럼니스트 김현철씨의 박정희 5.16쿠데타에 관한 글을 인용해보자. 참고로 그의 글에 등장하는 ‘하우스먼(James Harry Hausman, 1918-1996) ‘은 미국 육군방첩대 한국현지사무소 책임자로 이승만, 박정희 시대 한국 정치를 좌지우지한 실제 한국정치의 막후 공작자이다. 한국 현대사에서 그에 대한 기록이 전혀 없는 것 또한 매우 특이하다.   

<53년 5월, 미국은 이승만이 계속 휴전협상을 방해하자 52년의 이승만 제거 계획을 더욱 강경하게 바꿔 군부에 의한 쿠데타를 일으켜 이승만을 축출하려는 이른바 에버 레디 계획(Ever ready Plan)을 수립했으며 미군 수뇌부의 지원을 받아 박정희가 이 계획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었다.(‘말’지) 그렇다면 5.16 쿠데타는 이미 9년 전부터 착착 준비해 왔다는 것이다.… 

한국일보 1990년 11월28일자 ‘하우스먼의 회고록’을 보면 하우스먼은 “1961년 3월1일 실제 쿠데타가 있기 45일 전에 나는 한국군 내의 쿠데타 기도가 있음을 상부에 보고했다.”… 5.16 이틀 후 하우스먼이 8군 캠퍼스 안의 자기 집에 찾아온 박정희를 만났을 때 박정희는 하우스먼에게 “혁명위원회는 하우스먼 당신 친구들이 거의 전부이니 실은 당신네들(미국) 혁명이요”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미 CIA 한국지부장 씰바는 5월15일 오전에 김종필, 다음날에는 박정희를 자주 만났으며 그 후로는 박종규(후 청와대 경호실장)와 더욱 자주 만났다. 하우스먼은 그의 회고록에서 쿠데타설이 나돌던 시점에 육본작전참모 부장으로 있는 박정희를 찾아가 많은 대화를 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미 CIA국장이었던 엘런 덜레스(Allen W. Dulles)는 1964년 5월3일 영국 BBC 텔레비전에 출연해서 “제가 재직 중에 CIA의 해외 활동에서 가장 성공한 것이 바로 이 5.16혁명이다. 바로 미국이 5.16에 개입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전두환이 주도한 12.12쿠데타와 광주민중항쟁 당시 주한미군사령관을 지낸 위컴(John Adams Wickham, Jr)의 인터뷰도 확인해보자. 그는 1980년 8월7일 AP통신 및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12.12쿠데타에 대하여 “한국의 10월 사태 이후 미국의 대한정책이 가장 성공한 일 중의 하나는 전두환 정권이 수립된 것이다, 우리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으며 우리의 보람도 크다. 전두환이 합법적으로 권력을 장악하고 한국 국민의 폭넓은 지지를 받는다면 우리는 그를 지지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비교적 최근 언론에 노출된 한미관계 비밀정보들도 확인해보자. 호주 출신의 줄리안 어산지가 설립한 위키리크스가 2011년 미국 외교전문(電文) 25만1287건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한반도 관련 전문은 1만4000여건에 이르고 그 내용도 충격적이나 한국의 어느 주류 언론도 이를 제대로 다루지 않은 채 무수한 기밀자료로 잠자고 있다. 김용진 KBS 기자가 쓴 <그들만 아는 우리만 모르는>이란 책에 관련 자료들이 번역되어있다. 이미 언론에 공개된 한국관련 보고서(2010년 3월1일 이전에 작성) 몇 가지만 확인해보자. 

공개된 전문을 보면, 한국 주요 정치인들과 관료, 학자들은 주한 미 대사관 측과 비공식 만남을 통해 한국의 정치 동향과 주요 정치인들에 대한 평가를 상세하게 전달했음을 알 수 있다. 그 내용들은 통상 외교업무를 넘어서는 한국정치의 내밀한 보고들로 가득하다. 미 대사는 이를 미 국무부에 실시간으로 전달했다. 이 보고서에서 주한미대사관이 미 국무부에 보낸 전문은 모두 1980건이다. 여기서 다루는 자료는 주로 2007년 한국 대선을 전후한 시기의 내용이다. 

이명박의 성향에 대한 보고를 보자. “몇 가지 정보에 따르면 이명박 당선인은 부끄럼을 잘 타고, 많은 사람을 자기 쪽으로 끌어들일 만큼 사교적이지 않다고 한다. 몇몇은 이명박의 이런 성격을 전(前) 당 대표이자 제1의 라이벌인 박근혜와, 한나라당을 나간 이회창에게 다가서는 데 서툴렀던 이유로 들었다. 이 당선자가 인간관계에 서투르기 때문에 소수의 친구와 최측근만 신뢰한다는 것이다. 이명박의 형인 국회부의장 이상득과 전 갤럽 회장 최시중은 이명박의 정치적인 두뇌로 인정받고 있다. 주관이 강한 이명박 당선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오직 이 두 사람이라고 여러 정보원이 우리에게 말했다.” 대사관은 이 대통령의 운동 횟수까지 적어서 보냈다. 

이명박 형제 사이에 흐르는 기류의 변화도 민감하게 포착해 보고했다. “이상득은 대통령과의 관계와 원로 보수 의원이라는 위치 때문에 국회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동생에 대한 그의 불만과 비판은 둘 사이에 흐르는 긴장을 반영하고 있다. 국회 정보원에 의하면 이명박 대통령은 형의 총선 출마를 만류했으나 형이 이를 무시하고 6선 의원이 되기 위해 출마하자 마음이 상했다(hurt)고 한다. 이 일이 이명박 대통령이 인사나 정치문제에 대해 정치적으로 노련한 이상득 부의장의 의견을 무시하는 데 작용했을 수 있다. 오랫동안 타협을 지지해 온 사람으로서 이상득 의원은 동생의 국정 운영 방식에 대한 불만을 어떻게 다룰지, 도울 수 있는 권위와 노하우를 갖고 있다.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이 형의 도움을 받아들일지 여부다.” 

주한미대사관은 정보 수집을 위해 언론인들도 자주 만났다. 공개된 전문에는 고대영 KBS 본부장과 민경욱 앵커가 등장한다. 고대영 본부장은 이명박 당시 후보가 능력 때문이 아니라 민족주의의 약화, 경제 성장에 대한 요구, 북한 위협에 대한 우려 등의 시대적 흐름 때문에 대선에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12월19일자 전문) 전문은 고대영 본부장을 “미대사관과 자주 접촉하는 인물(frequent Embassy contact)”이라고 표현했다. 

이명박 정부가 공을 들인 자원외교의 치부도 있다. 경향신문 전문 관련 보도에 따르면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2009년 12월 캐슬린 스티븐슨 주한 미대사를 만나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 수주 과정은 자신이 2009년 11월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했을 때 이미 결정됐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방문을 위해 공식 발표를 미뤘다고 설명했다. 또한 12월30일에 스티븐슨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는 군사 지원을 하기로 한 것은 기밀이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국회 비준을 얻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 정치에 대한 전문적 논평을 얻기 위해 정치평론가나 정치학 교수들과 자주 만난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와 대통령학으로 알려진 함성득 고려대 교수가 그런 이들이다. 2009년 1월7일 두 사람은 주한 미대사관 관료들과 만나 한국 정치 전반에 대한 논평을 제공했다. 

2008년 5월29일 이상득 당시 국회부의장이 버시바우 주한미대사에게 한 말도 보고되었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뼛속까지 친미, 친일이니 그의 시각에 대해선 의심할 필요가 없다.” “궁극적으로 이 대통령은 미·일 양국과 잘 협력할 것이다.” “이 대통령은 친중국 성향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이번에는 잘 알려진 영화 ‘공작’의 실존 인물 박채서(흑금성)씨의 말을 들어보자. 그는 청와대, 기무사령부 기밀까지 미국 정보기관에 넘기는 ‘검은머리 미국인’들이 많다고 폭로했다. 이들 ‘검은 머리 미국인’은 각계각층에 있는데 일반인도 쉽게 아는 유명인도 많으며 그가 개인적으로 확인한 인물만 해도 386명까지 이른다고 폭로한 바 있다. 수천의 검은머리 미국인이 지금도 미국을 위해 활약함을 짐작하는 폭로이다. 

박씨의 말에 따르면 “미국 CIA는 중학교 때 자질 있는 사람을 픽업해서 한국이라면 한국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교육한다”며 “10명 키웠으면 5~6명 정도 최종 선발하고 나머지는 탈락시킨다.” “실제 접해본 한국에 와 있는 미국의 흑색요원들은 100% 한국말을 유창하게 잘 한다”며 “김흥국의 ‘호랑나비’를 부르는데 커튼을 치고 들으면 그냥 한국 사람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공통적으로 부인이 한국 사람이고 대게 부인들이 기자나 언론계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최근 미국 CIA 기밀관련 폭로 언론보도를 보자. 워싱턴포스트(WP) 2월11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50여 년 동안 전 세계 정부를 상대로 암호 장비를 판매해온 스위스 회사가 사실은 “미 중앙정보국(CIA)이 소유하고 운영했던 회사”였다고 한다. 이 회사의 장비를 구매했던 고객은 한국, 일본 등 전 세계 120개국에 달했으며 CIA는 이를 통해 해당 정부의 비밀 첩보를 손쉽게 빼내간 것으로 파악됐다. 

3. 한국에서 반혁명과 그 방식의 진화

한국에서 가장 큰 물리적 힘과 가장 막강한 정보력을 가진 제1의 정치세력은 누구인가? 대통령? 재벌? 삼성? 검찰? 민주당? 미래통합당(자유한국당)? 보수언론? 누구인가? 그것은 여전히 1948년 대한민국 건국을 세팅한 주역 미국이다. 한국정치를 알려면 미국의 의도(주한미대사, 주한미군, CIA 한국지부,미 상공회의소)와 미국부터 알아야 하는 것이다. 떠나야 할 미국이 아직도 한국 정치와 군사외교의 주요한 대목마다 등장하는 막후 실세이라는 사실은 한국 현대정치의 가장 큰 비극이다. 

한국에서 여야를 불문하고 정치를 좀 하는 사람 치고 미 대사관이 외교집단이 아니라 한국 통치집단이며 정치집단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한국에서 미국은 결코 외국이 아니다. 그러나 묵계처럼 언론도 정치인도 지식인도 아무도 이에 관해 말하지 않으며 결코 이에 도전하지 않는다. 

4·19 이후 5.16쿠데타. 부마항쟁 이후 12.12쿠데타, 광주민중항쟁의 진압, 6월 항쟁 이후 6.29 노태우 선언과 1987년 대선의 실패…. 모든 실패한 한국 민주주의 혁명의 원인은 민주주의를 다시 원점으로 돌리는 반혁명 때문이며 그 반혁명의 구심과 총감독은 한국정치 제1의 실세 미국이었다. 주연이었던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은 모두 총감독의 의도를 어긴 적이 없었다. 

한국 민중의 정치의식이 낮으면 미국은 5.16. 12.12 군사쿠데타 같은 물리적 충격과 억압의 방식으로 한국의 민주주의 혁명을 잔인하게 저지했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이런 유혈충돌과 쿠데타의 부작용이 자칫 진짜 한국 민주주의 혁명을 추동할 가능성 때문에 더는 유력한 방식으로 되지 못했다. 1990년대 이후 한국에서 반혁명 방식이 ‘선거와 여론을 통한 합법적 권력 교체’라는 세련된 방식으로 바뀌면서 반혁명의 방법과 도구도 변화되었다. 물리적 탄압보다 대중의 사상과 심리를 장악하는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전환되었다. 홍보와 대중심리전, 정보지능전, 폭로전으로 반혁명의 주된 형태가 바꾸었다. 

군대와 경찰의 물리적 비중이 뒤로 밀리고, 언론과 검찰, 법원 등 ‘정보지능전’에 유능한 집단이 전면에 나서는 체계로 서서히 진화되었다. 비리와 정치첩보 그리고 대중의 사상과 심리를 장악하고 활용하는 문제가 민주주의혁명과 반혁명의 성공 문제로 전환되었다. 이의엽 민중연구소장의 정치검찰을 물리쳐야한다>란 글이 이것을 잘 지적하고 있는데 그대로 인용해보자. 

“한 권의 책을 추천하고 싶다. 『미국은 동아시아를 어떻게 지배했나: 일본의 사례, 1945-2012년』(마코사키 우케루 저)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1945년 패전 후의 현대 일본사를 미국에 대한 자주파와 친미파 간의 대립, 갈등, 대결 구도로 해석한다. 저자는 역대 일본 수상과 정치인들을 친미파와 자주파로 구분하고 자주파 내각이 단명한 것을 미국의 공작으로 설명한다. 

특히 미국이 일본의 자주파를 친미파로 바꾸는 시스템에서 그 핵심 역할을 검찰과 언론이 담당한다는 대목이 유독 눈에 띈다. 검찰의 수사와 피의사실 유포, 이것을 특종인양 대서특필하는 언론의 보도를 통하여 대대적인 여론몰이를 진행하여 정치적으로 퇴출시키는 것이 전형적인 수법이라는 것이다.… ”

현재 한국 검찰개혁의 의미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권력과 언론과 검찰은 원래 중립이 없다. 중립적일 수 있다는 대중의 착각이 있을 뿐이다. 국민의 편, 촛불혁명의 편, 자주와 민주주의 편에 세우는 것이 검찰개혁의 본질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퇴임 뒤 발언을 인용해보자.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설치를 밀어붙이지 못한 것이 정말 후회스러웠다” “이러한 제도 개혁을 하지 않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려 한 것은 미련한 짓이었다. 퇴임한 후 나와 동지들이 검찰에서 당한 모욕과 박해는 그런 미련한 짓을 한 대가라고 생각한다.”(자서전 <운명이다>)

4. 미국의 대한반도 전략, 대북 기만협상과 촛불혁명 전복 

지금 한반도는 다시 역사의 고비에 서 있다. 지난 2년간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을 복기해보자. 
우리는 미국의 대한국 전략을 독립적으로 보는데 익숙하지만, 미국의 대한국 전략은 분단이후 항상 미국의 대북전략과 연동되어 있었다. 미국은 한반도 남북 분할 지배 통치구조의 한축으로 한국을 본다.

북의 미국에 대한 평가는 냉혹하다. 김계관 외무성 고문의 솔직한 평가를 인용해보자. “우리는 미국과의 대화탁에서 1년 반이 넘게 속히우고 시간을 잃었다... 명백한 것은 이제 다시 우리가 미국에 속히워 지난 시기처럼 시간을 버리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조미 사이에 다시 대화가 성립되자면 미국이 우리가 제시한 요구사항들을 전적으로 수긍하는 조건에서만 가능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미국이 그렇게 할 준비가 되여있지 않으며 또 그렇게 할 수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갈 길을 잘 알고 있으며 우리의 길을 갈 것이다.” 

한마디로 북미협상은 끝났고 미국은 지난 2년간 북을 속였다는 것이 북의 결론이다. 그러나 미국이 속인 것은 북만이 아니다. 남측의 문재인 정부도 철저히 활용하고 속였다. 미국만 따라가고 미국에 의존했던 문재인 정부가 무슨 속을 것이 있겠나 싶지만 거기서 그치는 게 아니었다. 문재인 정부는 미국에만 의존하면 미국의 힘으로 남북관계가 열릴 것이라 기대했다. 

미국은 겉으로 문재인 정권을 지지하고 4.27판문점선언을 지지하는 듯 했으나 한미워킹그룹으로 남북교류를 철저히 차단하고, 더 나아가 촛불로 등장한 문재인 정부를 보수적 대중을 자극해 ‘한국판 색깔혁명’으로 교체할 기획을 등 뒤에서 전개한 것이다. 미국은 현재 한국 정치를 촛불혁명 이전으로 복원, 초기화(reset)하려고 한다. 미국은 말뿐이라도 4.27판문점 선언과 남북 공조를 지지하는 정권이 필요하지 않다.
 
5. 촛불혁명의 해체와 한국진보의 성장전략 

미국이 한국 촛불혁명 세력과 그 기운을 해체하는 것은 처음부터 그리 어려운 작업이 아니었다. 촛불세력의 내부구성은 매우 취약했고 촛불로 등장한 민주당 정권의 한계를 미국은 처음부터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혁명은 거대한 단결과 단결의 정치적 중심 없이는 불가능하다. 다수 대중을 ‘하나의 전선’, ‘하나의 단결된 정치구심’으로 모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 일시적 분노와 항쟁, 그리고 투표로 혁명적 분위기를 조성할 수는 있지만, 혁명이 반혁명을 이기는 민주주의혁명을 완수할 수는 없다. 

촛불투쟁은 처음에 진보민중진영이 주도했고 후에 광범위한 국민대중이 참여했으나 그 투쟁에 대중적 정치구심은 없었다. 민주당은 촛불투쟁의 주변부에 있다가 ‘정권을 주웠다.’ 문제는 한국 진보의 정세 주도력인데 이 역시 힘에 부쳤다. 한국 진보는 다양한 노선으로, 소규모 군소정당으로 분열상을 극복 못했고 대중적 정치구심을 형성하지 못했다.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이후 진보정당들은 분열하고 대중적 기반을 회복하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촛불혁명의 가장 큰 문제는 권력을 잡은 문재인 정권의 촛불혁명 정신과 의지 부족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민주당은 문 대통령의 80~90% 지지율에 취해 선거운동 하듯이 국정을 운영했다. 국민과 함께하는 적폐청산의 호기를 모두 놓쳤다. 적폐세력과 협치를 제안하기 시작했다. 오만과 전략적 오판은 극에 달했다. 과거 통일사업에서 늘 고생했던 6.15남측위원회를 남북교류에서 배제하려했고 진보진영의 오랜 요구인 민중생존권 요구, 비정규직 문제, 노동법 개정문제, 농민문제를 완전히 무시하고 기만했다. 아파트와 주택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촛불혁명 위기의 1차 책임은 결국 민주당에 있다. 민주당은 더 이상 촛불혁명을 말할 자격이 없게 되었다. 촛불이 조국사태로 분열되는 사이, 일부 기독교세력이 반혁명 정치세력화에 뛰어들었다. 이것은 전례 없던 새로운 양상이다. 한반도가 통일과 반통일, 혁명과 반혁명이 활용가능한 모든 힘을 동원하여 맞서는 분단체제 위기국면이라는 의미의 반증이다. 보수 기독교세력이 촛불과 맞서는 일상적 장외투쟁 정치부대로 등장하였다. 대중 집회와 시위는 한국 민주주의의 상징과 전통이었는데 보수적 대중시위 부대가 형성된 것이다. 이들은 4.15총선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결과로 원내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개혁의 기회를 놓치고 촛불세력이 분열되는 사이, 수구보수는 다시 그들 표현으로 ‘탄핵의 강’을 넘어 도로 새누리당(미래통합당)으로 통합했다. 이들 적폐세력의 1단계 목표는 총선 제1당이다. 2단계 목표는 문재인 정부 탄핵으로 정권교체를 이루는 것이다. 적폐의 재집권이다. 문재인을 다시 노무현으로 만드는 것이다. 

만약 ‘적폐의 시대’가 다시오면 ‘촛불잔치’는 종료되고 다시 반동의 시대가 시작된다. 진보정당의 발전과 성장도 만년 ‘도돌이표’이다. 한국 진보가 공고한 보수 양당구조를 깨려면, 동시에 보수 양당 체제를 깨려고 하는 무리한 전략을 구사해서는 실패의 반복이다. 정체성, 정책의 차별성과 진보 집권전략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한국진보는 친일 수구보수 한 축부터 허물고 무력화시키는 전략을 써야한다. 미·일 외세의 1차 근거지인 수구보수당(미래통합당)을 먼저 반 토막으로 깨서 지역당으로 만들어 무력화 시켜야 한다. 그래서 사상운동의 자유와 자유로운 남북 정치교류를 가로막는 분단적폐의 악법 국가보안법 폐기안을 21대 국회에서 통과해야한다. 그래야 새로운 환경에서 진보가 규모 있게 본격 성장한다. 그 다음 단계가 새로운 환경에서 개혁보수정당(민주당)과 경쟁하고 싸우는 것이다. 

6. 촛불의 단결과 친일분단적폐 청산 국회수립

4.15총선의 목표는 촛불혁명의 중단 없는 전진이다. 반대로 반혁명의 목표는 촛불혁명의 전복이다. 적폐의 의회장악이다. 총선에서 촛불의 첫 번째 목표는 친일분단 적폐세력을 일차적으로 국회에서 크게 몰아내는 것이다. 적폐와 분단체제의 기둥인 국가보안법을 21대 국회에서 폐지해야 한다. 두 번째는 한국 진보정당들을 더 많이 국회에 진출시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유일하게 미국의 부당한 내정간섭에 당당히 맞서 싸우는 자주적 진보세력인 민중당을 더 많이 진출시켜야 한다. 자주적 진보정당이 의회에 진출해야 미국의 간섭과 횡포를 저지할 수 있다. 

총선 기간 중 정세변수 중 하나가 한미연합군사훈련이다. 총선 기간에 예정되어있다. 북미협상이 파탄난 상태에서 미국은 훈련 축소로 이에 대응하려하나, 북이 연합군사훈련 재개 자체를 수긍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어떠한 형태로든 한미가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전면 중단하지 않는 이상 북은 이미 예고한, 충격적 행동과 새 전략무기 시험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심각한 정황이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가 북에 요청하는 개별관광이나 제한적 남북교류에 북이 응할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결과 대화는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이 북의 원칙적 입장일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당분간 총선 이후 올 하반기에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가 올해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동참하며 개별관광과 대화를 말하는 것을 비난하리라 예상된다. 통일부가 좋은 시절 다 놓치고 뒤늦게 민간통일운동단체를 앞세워 남북관계 개선이나 총선용 남북교류를 구걸하는 행위를 하려하는데 그만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4.15총선을 앞둔 촛불항쟁 진영은 혁명과 반혁명의 소용돌이에서 다소 어수선하다. 그러나 승리의 힘은 산전수전 다 겪은 깨어있는 촛불국민대중의 힘 속에서 다시 나올 수밖에 없다. 4년 전 2016년 총선에서 어느 누구도 박근혜의 새누리당이 침몰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사실 그것이 촛불항쟁의 서막이었다. 광화문의 촛불, 서초동의 촛불과 여의도의 촛불, 모든 촛불은 다시 단결해 중단 없는 전진을 해야한다. 촛불세력은 모두 단결하여 반혁명 공세를 물거품으로 만들고 촛불혁명 국회로 만들어 다시 자주 민주 통일의 바다를 향해 전진해야한다. 

필자 이정훈
1985년 고려대 광주학살원흉 처단투쟁위원회 위원장, 삼민투 위원장
서울 미문화원 점거농성으로 3년 옥고
오산과 수원에서 노동자회관 운영
런던대 아시아 태평양 지역학 석사과정
민주노동당 중앙위원
통합진보당 교육위원
경실련 하이텔정보교육원 이사
사람과 사상 출판사 대표
현재 4.27시대 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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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감염돼 죽어도 나온다...문재인 총살당해야"

[현장] 전광훈 목사 '코로나'에도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 개최
2020.02.22 20:51:24
 

 

 

 

서울시가 코로나19 감염 가능성 등을 이유로 대규모 광장 집회를 금지했으나 22일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이하 범투본)는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를 예정대로 진행했다. 집회는 서울 광화문 광장과 교보빌딩 사이 3개 차선에서 이뤄졌고 전 목사는 이날도 욕설과 독설을 내뱉었다. 
 
연단에 오른 전광훈 목사는 서울시의 광장 집회 금지에 "우리의 집회를 막기 위한 속보이는 짓"이라고 일축하며 "바이러스 근원 출처인 중국인 입국금지나 하라"고 말했다. 
 
전광훈 목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총살 당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전 목사는 "이제 문재인이는 이 대한민국을 완전히 해체하고 북한 김정은에게 갖다 바치려는 신념을 굳히기 위해 장난을 떨고 있다. 여러분과 저는 대한민국을 북한에 넘길 수 없다"며 "문재인은 이미 벌써 저지른 죄만 해도 저 사람은 청와대에 있어서는 안되고 군사법정같으면 총살당해야 (한다)"고 했다.  
 
전 목사는 "전 국민의 생명 위협 받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사건도 근원 출처가 중국이라면 132개국이 중국인을 출입(입국)금지하는데 대한민국도 중국 관광객을 막아야 한다"며 "그런데 문재인 당신은 시진핑한테 전화해서 우리는 하나라고(말하는데), 정신 나갔다"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우리가 이렇게 평화롭게 하는 집회를 방해하려고 바이러스를 핑계삼아 집회를 금지한다. 금지한다고 여러분과 저를 막을 수 없다. 문재인, 똑똑히 보거라. 우리 생명보다 국가와 조국을 더 사랑하는 사람이 모였다"라며 "설령 이 자리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돼서 생명이 끝난다 해도 조국 대한민국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전 목사는 "신천지 대구 그 모임에서 바이러스가 확산된다고 해서 이제 대구 시내에 모든 주일날 모든 예배를 금지시켰다는데 대구 목사님들 정부가 주일에 예배드리지 말라고 해서 예배 오지 말라고 문자 넣는 당신들이 목사야? 정신나갔어"라며 "대구든 어디든 전국 목사님들이 병균(바이러스) 때문에 예배 안한다면 광화문 광장 예배로 나오시라. 정신들이 나갔지 목사들이 돼서"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전 목사는 이어 "다음주 토요일 이 자리가 작년 10월 3일 대회보다 다섯 배, 여섯 배 모여서 1000만 2000천만이 모여서 문재인 저놈을 반드시 끌어내자"라고 말했다. 
 
전 목사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연설문을 인용하는 도중에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그는 "(이승만 연설문에서) 특별히 강조되는 단어가 자유와 생명"이라며 "이렇게 세운 대한민국 정신을 거부하고 부인하는 문재인 저놈을 어떡해야 하나"라며 "당신들 정신차리라. 바로 이와 같은 애국 열사들 덕에 대한민국이 세워진 것이다. 이렇게 세워진 위대한 대한민국을 당신들이 뭔데 이 빨갱이 개새O들아 대한민국을 해체하고 김정은한테 갖다 바치려해. 이 개O식들 용서할 수 없다. 우리 다 이승만 심정으로 돌아갑시다"라고 말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박원순의 공갈·협박에도 우리는 모였다"며 "(박 시장이)앞으로 병에 걸린 사람은 광화문 집회에서 걸렸다는 가짜뉴스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또 "(전 목사가) 지난번 영장실질심사에서 풀려난 지 54일 만에 다시 서울중앙지법에서 공직선거법위반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며 "전 목사를 위해 (구속되지 않도록) 기도해달라"고 말했다. 
 
전 목사는 "문재인이가 날 구속시키려고 (하는데) 그런다고 되는게 아니다. 내가 감옥에 갇힌다고 여러분 여기 안 모이겠느냐. 그런 대가리 굴리지 말고 문재인 너는 내려오라"고 했다. 
 
전 목사는 지난달 25일 집회에서 자유통일당 지지를 호소하며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독교계 시민단체 평화나무로부터 고발됐다. 전 목사는 지난해 12월 말에도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같은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경찰은 두 사건을 병합해 지난 18일 전 목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앞서 지난 1월 2일 집회에서 불법으로 헌금을 모금했다는 혐의로 전 목사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전 목사는 이밖에도 사문서위조 및 행사, 업무방해, 내란 선동, 허위사실 유포 등 혐의로 고발당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참가자들. 집회현장 곳곳에는 '집회·시위를 금지한다'는 지자체의 현수막과 안내문이 있었다. ⓒ프레시안(조성은)

ⓒ프레시안(조성은)

 

▲22일 열린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 참가자들은 이곳을 '이승만 광장'이라 불렀다. 단상 옆으로 집회와 시위를 금지한다는 서울시와 종로구청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단상 앞에는 유튜버들을 위한 공간이 마련돼있다. ⓒ프레시안(조성은)

 

ⓒ프레시안(조성은)

 
코로나19 경계...그러나 집회금지는 "속 보이는 짓"
 
주최 측과 참가자들은 "야외보다 실내가 더 위험하다"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집회금지는) 우리의 집회를 탄압하기 위한 것"이라고 맞섰다. 그러면서도 코로나19 확산을 의식한 듯 주최 측은 집회 중간 계속 "간격을 두고 앉아라"라는 등 참석자간 접촉을 자제시켰다. 
 
이날 광화문광장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집회를 자제해달라"는 서울시의 안내방송도 이뤄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직접 방문해 "하룻밤 사이에 142명이 확진됐다"며 집회중지를 요청했으나 참가자들의 야유와 함께 집회는 계속됐다.  
 
몇몇 참가자들은 고함을 치며 박 시장에게 접근하려다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연단에 오른 발언자들은 박 시장이 현장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발언 수위를 더욱 높였다.
 
이날 집회현장 곳곳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집회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다. 경찰도 1미터 정도 간격을 두고 배치됐다. 서울시는 전날 서울·청계·광화문광장 사용을 금지하며 경찰에도 협조를 구한 바 있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 도심 내 집회를 제한할 수 있다는 관련법 규정에 따르면 위반 시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해산이 쉽지 않다"며 "집회를 채증하고 추후 수사기관을 통해 벌금 부과 등 사법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종로구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범투본을 종로경찰서에 고발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2일 오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집회를 중단해달라는 요청을 하기 위해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집회가 열린 광화문광장을 방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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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서 온 편지] 4.15 총선, 선거가 아닌 투쟁이다

이상혁 | 기사입력 2020/02/23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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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서 온 편지'는 지난해 10월 18일 미 대사관저 월담 투쟁으로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는 김수형김유진김재영이상혁 학생들이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으로 보낸 편지를 소개하는 기사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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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총선의 결과에 따라 대한민국의 운명이 결정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또다시 적폐 세력들에게 검을 쥐여주고 망나니 칼춤을 추게 만들지진보 민주개혁 세력이 적폐 청산을 이루는데 한 걸음 전진할지 걸려있는 싸움입니다선거가 아니라 투쟁이라는 문구가 지금의 상황을 정확히 설명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운석열이 검찰총장으로 임명된 후부터 지금까지 청와대와 검찰의 싸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대한민국을 집어삼켰던 조국 사태는 아직까지 뚜렷한 혐의 입증 없이 넘어가는 상황이고 이제는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의 프레임을 씌워 청와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이에 맞서 청와대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임명으로 검찰과의 투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이 싸움에서 주도권을 쥔 세력이 총선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의 대선후보 여론조사 2위는 주목해봐야 합니다자유한국당이 계속해서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미비했습니다그런데 윤석열의 청와대 공격이 효과를 보자 보수 적폐 세력들이 윤석열을 중심으로 모이기 시작한 것입니다그리고 윤석열도 공수처법이 시작되면 그 칼날이 자신을 향할 것을 알기 때문에 이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보수 적폐 세력의 승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게다가 많은 사람의 지지까지 받으니 배수의 진을 치고 공격을 하는 것입니다.

 

이에 반해 문재인 정부는 검찰개혁을 밀어붙이다가 주춤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추미애 장관이 검찰 인사개편으로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를 강경하게 드러내다가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에 대한 검찰의 공소장 공개 여부를 두고 언론이 비난하기 시작했습니다그리고 추미애 장관의 아들과 관련된 의혹(여기서는 이와 관련된 뉴스나 신문 기사를 보지 못해서 어떤 의혹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기소에 대한 감찰을 두고도 언론에서는 추미애 장관을 비난하며 검찰에 힘을 실어주는 꼴이 됐습니다결국감찰은 멈추게 됐고검찰의 마구잡이식 기소에 정당성만 부여했습니다.

 

보수정당의 대통합도 시작됐습니다오직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위해 뭉친 이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공격할 것입니다검찰언론태극기 모독 부대 모두가 문재인 탄핵을 외치며 총선 구도를 정권심판으로 만들고 있습니다이미 언론에서도 총선 구도는 정권심판 대 야권심판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인물과 구도는 어느 정도 결정이 된 상황에서 어떤 바람을 일으키냐에 따라 총선의 결과가 결정될 것입니다보수 적폐 세력이 검찰과 언론이라는 막대한 권력을 움직여 바람을 만들려 한다면 진보 민주개혁 세력에겐 그런 힘이 없습니다.

 

진보 민주개혁 세력이 할 수 있는 것은 단결과 투쟁뿐입니다윤석열이 조국 사태를 만들어 문재인 정부를 공격했을 때에도 서초동에서 촛불이 켜지지 않았다면 이미 문재인 정부는 무너졌을 것입니다서초동 촛불도 진보 세력과 민주개혁 세력이 단결해서 만든 결과입니다역사적으로 적폐 세력을 무릎 꿇게 만든 순간은 국민의 단결된 힘이 분출되었을 때입니다진보 민주개혁 세력은 국민들의 힘을 믿고 검찰개혁과 적폐 청산의 바람을 만들어 기필코 총선에서 승리합시다투쟁!

 

서울구치소에서 이상혁

 

▲ 미 대사관저 투쟁으로 구속된 대학생들의 수번과 이름     ©자주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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