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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총리 한덕수 지명에 “안전빵” “신선함 없는 올드보이”

 

  • 기자명 장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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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4.0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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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조선 “시대감각이 맞겠느냐는 말도 나와” 동아 “‘윤핵관’에 휘둘릴 우려도”
집무실 용산이전 예비비 300억원대 우선 처리 전망…윤석열 4·3추념식 참석, 보수정당 최초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3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새 정부 초대 총리로 지명했다. 윤 당선자는 그를 “경제·통상·외교 분야에서 풍부한 경륜을 쌓은 분”이라고 소개했다. 노무현 정부 마지막 국무총리 출신로 무난한 인사인 동시에 신선함이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부 신문에서는 여소야대 국면에서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려는 발탁이었다는 지명이었다고 분석했다. 이른바 ‘올드보이’로 청년층과 소통이나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수 있을지, 당선자 주변 공신그룹에 휘둘릴지 모른다는 등의 우려도 나온다.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을 위한 300억원 대의 예산안을 청와대가 오는 5일 국무회의에 상정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원래 윤 당선자 측은 이전 비용으로 예비비 496억원을 추산했는데 이중 합동참모본부 이전 관련 118억원을 제외한 300억원 대의 예산을 청와대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여전히 집무실 용산 이전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윤 당선자가 제주 4·3 74돌 추념식에 참석했다. 보수정당 출신 대통령이나 대통령 당선자가 참석한 것은 처음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아직 진상규명과 피해자 명예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새 정부에서 제도적으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조선일보는 남로당 무장폭동으로 발생한 사건이라며 이를 진압하려다 희생당한 군경의 피해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4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모음
▲ 4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모음

 

한덕수, 여소야대 의식한 인사?

윤 당선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한덕수 총리 후보자는 정파와 무관하게 오로지 실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정의 핵심 보직을 두루 역임하신 분”이라고 지명 이유를 밝혔다. 

경향신문은 3면 기사에서 “안정과 통합,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 등을 고려한 다목적 포석으로 풀이된다”며 “‘깜짝 인선’으로 상징성과 주목도를 높이는 대신 안정감에 방점을 찍었다”고 했다. 이어 “불리한 국회 의석 구조, 대선 뒤에도 이어지는 진영 대치 정국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총리 인준부터 초반 정책 과제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협조를 어디까지 끌어낼 수 있는지에 ‘윤석열-한덕수’ 체제의 순항 여부가 달렸다”고 보도했다. 
  
윤 당선자의 부족함을 고려했다는 측면도 부각했다. 경향신문은 “윤 당선자의 보완재 성격이 짙다”며 “고령의 전임 총리를 국정 전면에 불러내면서 다양한 국정 참여 경험을 강조했다. 윤 당선자가 정치 입문 8개월여만에 차기 대통령에 당선된 만큼 국정 운영에 중량감을 실어줄 인사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보도했다. 

▲ 4일 경향신문 만평
▲ 4일 경향신문 만평

 

경향신문 만평에선 장대 높이뛰기에서 172석의 민주당이라는 허들을 넘기 위해 한 후보자를 택했다고 비유했다. 원래 가지고 있는 장대의 길이는 짧지만 한 후보자의 ‘참여정부 요직 이력’이 인사청문회를 무난하게 넘게 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국무총리 후보자는 다른 국무위원 후보자와 달리 국회 본회의 표결을 거쳐야 한다. 

한 후보자는 김대중 정부에서 통상교섭본부장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및 경제수석을 맡았고, 노무현 정부에서는 국무조정실장,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국무총리 등을 지냈다. 

한겨레는 1면 톱기사 제목 “‘올드보이’ 한덕수 청문회 돌파 카드”에서 한 후보자 지명의 배경과 평가를 담았다. 

▲ 4일 국민일보 만평
▲ 4일 국민일보 만평

 

비슷한 취지로 국민일보 만평에선 한 후보자가 “무엇을 그리 맛있게 드시고 계셨습니까?”라고 묻자 윤 당선자가 “아~ 이거 ‘안전빵’이라고”라고 답하는 장면을 담았다. 국민일보도 3면 기사 “盧정부 마지막 총리 역임…국회 인준 고려한 ‘통합형 인사’”에서 “한 후보자가 호남(전북 전주) 출신인 데다 김대중·노무현정부에서 중용됐던 점이 결정적 요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신선함 없는 올드보이”, “시대감각 맞겠느냐”

풍부한 경륜과 정파성에서 자유롭다는 긍정 평가와 함께 아쉽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조선일보는 사설 “尹정부 첫 총리 한덕수 지명, ‘경륜과 협치’ 기대 부응하길”에서 “한 후보자의 선택을 마냥 흡족해하는 반응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새 정부의 첫 인선인 만큼 윤 당선자가 새 시대를 알리는 신선한 인물을 발탁해주길 바라는 국민의 변화 욕구와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한국 사회의 도약을 주도하는 2030세대와 교감하며 정책을 총괄하기엔 시대감각이 맞겠느냐는 말도 나온다”며 “국민의 이런 아쉬움과 우려를 해소할 책임은 윤 당선자와 한 후보자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5년간 이념 편향 정책으로 상식과 정도를 이탈한 국정 진로를 바로잡아 대한민국을 새로운 번영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은 3면 기사 부제를 “신선함 없는 ‘올드보이’ 평가”라고 달고 “민주당은 15년 사이 새로 부상한 시대적 가치와 과제에 부응할 인물인지 우려를 제기한다”며 “이런 우려를 불식하고 안정에 기반을 둔 변화 의지를 보여주느냐가 검증 과정에서 핵심 쟁점”이라고 보도했다. 

▲ 4일 경향신문 정치면 기사
▲ 4일 경향신문 정치면 기사

 

동아일보는 한 후보자가 책임총리를 실제로 구현하는 게 관건이라고 봤다. 사설에서 “한 후보자는 정권교체에 직접 기여 없이 ‘낙점’됐고 인수위는 이미 별도로 가동되고 있다”며 “그가 공신그룹이나 ‘윤핵관’ 그룹에 휘둘릴 수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총리가 장관을 제청하고 장관은 차관을 추천하는 식의 인사 시스템이 정착되면 지금보다 훨씬 청와대 권력이 분산될 수 있을 것”이라며 “총리·책임장관 정착은 윤 당선자의 실질적 의지에 달려 있고, 한 후보자도 마지막 공직이란 자세로 강단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용산이전 예비비, 이번주 국무회의서 처리하나

경향신문, 한국일보, 동아일보 등의 보도를 보면 청와대는 이르면 이번주 초에 국무회의를 열어 집무실 이전 초기 비용을 위한 예비비 편성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윤 당선자 측에서 합참 이전 관련 비용을 빼고 청와대에 요청했는데 이는 ‘안보 공백이 없아야 한다’는 청와대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한미연합훈련이 오는 18일 시작하는 것을 감안해 합참 이전은 뒤로 미루고 일단 청와대와 국방부의 이사부터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예비비를 승인하더라도 이사 기간 등을 고려할 때 취임 직후인 5월10일부터 용산에서 임기를 시작할지는 미지수다. 

▲ 4일 경향신문 정치면 기사
▲ 4일 경향신문 정치면 기사

 

용산 이전에 대한 비판 칼럼도 나왔다. 경향신문 정치부장의 “울림 없는 ‘당선인의 25일’”을 보면 윤 당선자가 해외정상들과 통화한 것을 비롯해 “남대문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꼬리곰탕을 먹고, 인수위 근처 식당에서 인수위원들과 김치찌개를 먹는 등 ‘먹방 소통’ 행보를 했다. 명동성당 무료급식소에서 ‘밥퍼’ 봉사를 했고,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했다”며 그간의 행보를 요약했다. 

이 신문은 “그런데 뇌리에 남는 일은 다른 거다. 우선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이전 추진”이라며 “국방부와 합참의 연쇄 이동에 따른 안보 공백과 이전 비용 등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는데도 강행을 선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여론 수렴은 없었다”며 “‘충분히 검토했다’던 광화문 집무실 공약은 ‘시민에 재앙’이라는 말로 접었다”고 했다. 

첫 행보가 집무실 이전 이슈였는데 그 방식이 일방적이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윤 당선자 측은 정권교체라는 단절적 측면만 강조하면서 기존 정부와 불협화음을 냈다”고 평가했다. 

▲ 4일 조선일보 정치면 사진기사
▲ 4일 조선일보 정치면 사진기사

 

윤석열, 4·3추념식 참석, 조선 “남로당 폭동, 군경피해 잊지 말아야”

윤 당선자가 보수정당 출신 대통령 당선자로 처음 4·3추념식에 참석한 소식을 경향신문, 서울신문, 세계일보, 한겨레 등이 1면에 배치했다. 다수 신문에서 관련 사설도 냈다. 

경향신문은 사설 “윤 당선자 4·3추념식 참석, ‘갈라치기 정치’ 중단 계기 되길”에서 “사건이 발생한 지 74년이 됐지만 상처는 아물지 않았는데 가장 큰 원인은 4·3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태도”라며 “4·3은 그 성격에 대해 국민적 역사적 평가가 이뤄졌으니 더 이상 객관적 사실을 왜곡하며 이념적으로 편가르기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관련 사설에서 “윤 당선자의 추념식 참석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으려면 앞으로도 4·3의 완전한 해결로 나아가기 위한 정치적·제도적 걸림돌이 없도록 새 정부와 국민의힘이 지속적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정치권은 여야 없이 4·3을 비롯한 수많은 현대사의 비극을 치유하는데 힘을 합치는 통합의 정치로 나아가기 바란다”고 했다. 

▲ 4일 조선일보 사설
▲ 4일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공권력의 피해에 주목하며 색깔론을 폈다. 사설 “제주 4·3 위로 속에 군경 피해자도 잊지 말아야”에서 “제주 4·3사건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막으려는 남로당의 무장 폭동이 도화선이 됐다는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며 “나라를 무너뜨리려는 세력이 반란을 일으키면 군과 경찰은 당연히 진압해야 한다. 진압 과정에서 남로당과 무관한 민간인들도 억울하게 피를 흘렸다고 해서 북의 사주를 받은 국가 반역 행위가 있었다는 본질 자체가 흐려져선 안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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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상공에 하늘문 열린 시각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2/04/04 08:37
  • 수정일
    2022/04/04 08:37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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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예감 486] 평양 상공에 하늘문 열린 시각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2/04/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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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핵강국 반렬에서 맨 앞자리 차지한 조선

2. 대중의 의식 감염시킨 야비한 허위선동

3. 평양 상공에 하늘문 열렸다

4. 도로 한복판에 비스듬히 정차한 11축22륜 발사대차

 

 

1. 핵강국 반렬에서 맨 앞자리 차지한 조선

 

2022년 3월 24일 목요일, 조선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 시험발사를 단행하여 성공을 거두었다. 그런데 북에 적대적인 남측 종미우익언론매체들은 화성포-17형 시험발사성공의 의미를 축소하거나 왜곡했다. 그래서 그들이 전해주는 소식만 듣는 사람들은 화성포-17형 시험발사성공의 의의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였다. 게다가 남측 국방부가 화성포-17형 시험발사성공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바람에 사람들의 인식이 혼란에 빠졌다. 

 

그처럼 혼탁한 소용돌이 속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화성포-17형 시험발사성공이 반만년 민족사에 기록될 만큼 커다란 의의를 가졌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왜냐하면 화성포-17형 시험발사성공으로 조선이 핵강국 반렬에서 맨 앞자리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그 사연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2017년 11월 29일 조선이 화성포-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한 이후 전 세계에서 가장 위력적인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제작하는 4대 핵강국은 조선, 중국, 로씨야, 미국 네 나라였다. 그런데 이번에 조선이 세계 최강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함으로써 핵강국 반렬에서 맨 앞자리를 차지했다. 아래에 서술한 객관적인 사실을 살펴보면, 이번에 조선이 화성포-17형 시험발사성공으로 핵강국 반렬에서 맨 앞자리를 차지했다는 나의 견해가 결코 과대평가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 군사전문가의 평가를 들어보자. 2022년 3월 28일 중국의 온라인 언론매체 <관찰자망(觀察者網)>에 실린 분석기사에 따르면, 중국 군사전문가는 화성포-17형의 발사중량(launch weight)이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능가하고, 중국의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둥펑(東風)-41보다 우위에 있고, 로씨야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토폴(Topol)-M이나 야르스(RS-24 Yars)보다 우위에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발사중량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발사될 때 추진체의 최대중량을 의미한다. 발사중량이 우위에 있다는 말은 강한 추력을 내는 로켓엔진이 장착되었다는 뜻이다. 화성포-17형의 발사중량을 다른 나라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발사중량과 비교해도 화성포-17형이 단연 앞자리를 차지하지만, 사거리를 비교해도 우월성이 돋보인다.   

로씨야의 토폴-M - 11,000km

로씨야의 RS-24 야르스 - 12,000km

미국의 미니트맨-3 - 14,000km

중국의 둥펑-41 - 15,000km

조선의 화성포-17형 - 15,000km 이상 

 

군사전문가들은 로씨야가 아직 실전배치하지 않은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사르맛(RS-28 Sarmat)의 사거리를 11,000~18,000km로 추산했고, 화성포-17형의 사거리를 13,000~18,000km 이상으로 추정했다. 이렇게 비교하면, 화성포-17형이야말로 세계 최강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한마디로 말해서, 화성포-17형 시험발사성공은 조선을 핵강국 반렬의 맨 앞자리에 내세운 사변이다. 그래서 조선에서는 화성포-17형 시험발사성공을 조선의 존엄과 영예를 최상의 경지에 올려세운 대사변으로 격찬한 것이다. 

 

화성포-17형 시험발사에서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조선에서 경축열기가 달아올랐다. 김정은 조선로동당 총비서는 피타는 노력으로 세계 최강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제작하여 조선을 핵강국 반렬의 맨 앞자리에 당당히 내세운 미사일공업부문의 간부들, 과학자들, 기술자들, 노동자들을 모두 불러 그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으며, 성대한 국가연회를 베풀어 그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조선의 경축분위기는 거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는 화성포-17형 시험발사임무를 성과적으로 수행한 전략군사령부 직속 붉은기중대 전투원들을 표창했다. 그들은 가족들과 함께 함경남도 마전해변에 있는 마전휴양소에서 오는 4월 12일까지 15일 동안 표창휴가를 보내고 있다. 2022년 3월 30일 <데일리 NK> 보도에 따르면, 표창휴가를 받은 붉은기중대 전투원들과 가족들은 행사용 버스를 타고 국가적 경호를 받으며 주둔지를 출발하여 마전휴양소로 떠났는데, 지금 그들은 새로 단장된 마전호텔의 귀빈객실에서 머물고 있다고 한다. 전투원들의 수고만이 아니라 그 가족들의 수고까지 헤아려주는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그런데 남의 경축분위기에 재를 끼얹는 사람들이 있었다. 북이 화성포-17형 시험발사에서 성공한 날로부터 닷새가 지난 3월 29일, 남측 국방부는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제출한 보고자료에서 북이 화성포-17형을 발사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화성포-15형을 발사해놓고 화성포-17형을 발사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조작했다고 생억지를 부렸다. 

 

그렇다면 조선의 화성포-17형 시험발사에 대해 누구보다 더 날카롭게 촉각을 곤두세웠던 미국 국방부는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궁금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조밀하고, 가장 우월하다는 군사정찰위성체계를 동원하여 조선의 화성포-17형 시험발사과정을 관찰한 미국 국방부는 화성포-17형 시험발사에 대해 누구보다 정확히 알고 있으면서도 침묵을 지켰다. 북이 화성포-15형을 발사해놓고 화성포-17형을 발사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조작했다고 떠들어댄 남측 국방부의 주장을 들었으면서도 미국 국방부는 말을 아꼈다. 2022년 3월 29일 존 커비(John F. Kirby)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국방부 출입기자단에게 “우리는 (조선의 화성포-17형) 시험발사를 계속 분석하고 있으며, 그 이상의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조선의 화성포-17형 시험발사를 동해 건너편에서 감시한 일본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2022년 3월 28일 일본 정부 대변인 마쓰노 히로까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비행고도 등을 포함한 모든 정보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신형 ICBM급으로 보고 있다”고 하면서, (이번 시험발사는) “이제까지 진행된 일련의 시험발사와는 차원이 다르다. 궤도에 근거해 단순계산을 할 경우, 사거리가 15,000km를 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이 조선의 화성포-17형 시험발사에 대해 말을 아끼고,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판인데, 중뿔나게 한국 국방부만 조선이 화성포-17형이 아니라 화성포-15형을 발사했다는 헛소문을 퍼뜨리며 허위선동을 자행했다. 이 글에서 나는 남측 국방부가 허위선동을 자행하기 위해 화성포-17형 시험발사에 관한 사실을 어떻게 왜곡했는지를 폭로하려고 한다. 

 

 

2. 대중의 의식 감염시킨 야비한 허위선동

 

2022년 3월 23일 김정은 총비서는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가 올린 “대륙간탄도미싸일 <화성포-17>형 시험발사준비를 끝낸 정형보고”라는 제목의 보고문건을 받았다. 보고문건을 검토한 김정은 총비서는 보고문건 겉장에 “시험발사를 승인한다. 3월 24일에 발사할 것. 조국과 인민의 위대한 존엄과 영예를 위하여 용감히 쏘라! 김정은 2022. 3. 23”이라는 친필명령을 썼다. 

 

그런데 만일 조선로동당 군수공업부가 실제로는 화성포-15형을 발사해놓고 마치 화성포-17형을 발사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조작했다면, 군수공업부는 김정은 총비서에게 허위보고문건을 올린 것으로 된다. 조선에서 총비서에게 허위보고문건을 올리는 것은 대역죄를 저지르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므로, 그런 허위보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로동당 군수공업부가 실제로는 화성포-15형을 발사해놓고 마치 화성포-17형을 발사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조작했다는 남측 국방부의 주장이야말로 야비한 허위선동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들의 허위선동을 좀 더 구체적으로 파헤쳐보자.

 

2022년 3월 29일 남측 국방부는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제출한 보고자료에서 지난 3월 24일 북이 시험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비행특성을 정밀분석한 결과, 화성-17형보다는 화성-15형과 유사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남측 국방부가 정밀분석했다는 비행특성이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보고자료를 간략하게 인용한 남측 언론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남측 국방부는 보고자료에서 지난 3월 24일 북이 시험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비행특성을 상승가속도, 연소시간, 추진체분리시간으로 기술했다고 한다. 

 

그런데 아쉽게도 남측 언론매체들은 지난 3월 24일 조선이 시험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상승가속도, 연소시간, 추진체분리시간이 구체적으로 어떠했기에 그것이 화성포-17형의 비행특성보다 화성포-15형의 비행특성과 유사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보도하지 않았다. 그래서 남측 국방부가 보고자료에 기술한 비행특성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화성포-17형의 추력은 화성포-15형의 추력보다 더 강하고, 따라서 비행속도가 더 빠르다는 사실은 누구나 상식적으로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비행속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만일 북이 지난 3월 24일에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이 화성포-17형이 아니라 화성포-15형이었다고 떠들어대는 남측 국방부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화성포-15형과 3월 24일에 발사된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동일한 미사일이므로 비행속도가 같아야 한다. 그러나 양자의 비행속도는 달랐다. 이를테면, 2017년 11월 29일에 고각으로 발사된 화성포-15형의 평균비행속도는 초속 1.41km였고, 2022년 3월 24일에 고각으로 발사된 대륙간탄도미사일의 평균비행속도는 초속 1.54km였다. 양자의 평균비행속도는 그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상승가속도를 비교해보면 지난 3월 24일에 발사된 대륙간탄도미사일이 화성포-15형보다 훨씬 더 빨랐던 것이 분명하다. 이처럼 비행속도에서 차이가 난 것을 보면, 조선로동당 군수공업부가 실제로는 화성포-15형을 발사해놓고 마치 화성포-17형을 발사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조작했다는 남측 국방부의 주장이야말로 허위선동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2022년 3월 27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남측 국방부는 북이 2022년 3월 24일 화성포-17형을 발사한 것이 아니라 화성포-15형의 탄두중량을 줄여서 발사했기 때문에 고각발사정점고도가 높아졌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화성포-17형을 발사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조작하기 위해 화성포-15형의 탄두중량을 제하고 발사했다는 것이 남측 국방부의 주장이다. 

 

2017년 11월 29일에 고각으로 발사된 화성포-15형의 정점고도는 4,475km이었고, 2022년 3월 24일에 고각으로 발사된 화성포-17형의 정점고도는 6,248.5km였다. 화성포-17형이 화성포-15형보다 1,773.5km 더 높이 올라간 것이다. 군사전문가들은 화성포-15형의 탄두중량을 2t으로 추정한다. 그러므로 남측 국방부의 주장에 따르면, 북이 화성포-15형의 탄두중량 2t을 제하고 고각으로 발사했더니 정점고도가 1,773.5km 더 높아졌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탄두중량을 1kg 줄여서 고각으로 발사했더니, 정점고도가 0.89km 더 높아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탄두중량을 1kg 줄여서 고각으로 발사하면, 정점고도가 0.89km가 더 높아지는 게 아니라 약 2km 더 높아진다. 그러므로 만일 2022년 3월 24일 북이 화성포-15형의 탄두중량을 제하고 고각으로 발사하였다면, 정점고도는 약 8,400km로 높아졌어야 한다. 하지만 정점고도는 6,248.5km였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2022년 3월 24일 북이 실제로는 화성포-15형을 발사해놓고 마치 화성포-17형을 발사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조작했다는 남측 국방부의 주장은 허위선동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허위선동은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공기를 통해 전파된다. 허위선동의 악성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대중의 의식을 감염시키면, 거짓이 진실로 보이는 집단적 착시현상이 일어난다. 그런 감염경로를 간파한 우익선동가들은 허위선동을 반복적으로 자행하면서 대중의 의식을 계속 감염시킨다. 그러므로 양심적인 지식인들이 우익선동가의 허위선동이 구허날조라는 것을 폭로하려면, 허위선동에 들어간 시간과 노력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진실을 찾아야 한다. 

 

진실은 어디에 있을까? 조선은 지난 3월 24일 화성포-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한 보도기사도 냈고, 시험발사현장을 촬영한 동영상도 공개했는데, 진실은 바로 거기에 들어있다. 조선이 언론매체를 통해 전한 화성포-17형 시험발사에 관한 보도기사와 동영상을 분석적으로 고찰하면, 시험발사의 진실에 접근할 수 있다. 

 

 

3. 평양 상공에 하늘문 열렸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총비서는 “3월 24일 오후 신형 대륙간탄도미싸일 <화성포-17>형 시험발사준비상태를 직접 현지에서 구체적으로 료해하신 후 발사진지에로 진출할 것을 명령하시였다”고 한다. 김정은 총비서가 시험발사준비상태를 료해한 ‘현지’는 평양시 순안구역에 있는 미사일공장 격납고를 뜻한다. 또한 이 인용문에 나오는 ‘발사진지’는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기지가 아니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고각으로 쏘아올린 발사위치를 뜻한다. 그러므로 위의 인용문을 다시 읽으면, 김정은 총비서는 2022년 3월 24일 오후 순안구역 미사일공장 격납고에서 화성포-17형의 시험발사준비상태를 직접 료해하고, 발사위치로 이동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주목되는 것은, 김정은 총비서가 발사준비상태를 료해한 시간도 오후였고, 김정은 총비서의 명령에 따라 11륜22축 발사대차가 화성포-17형을 발사위치로 이동시킨 시간도 오후였다는 사실이다. 북은 화성포-17형을 오후 몇 시 몇 분에 발사하였다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남측 국방부의 발표에 따르면, 화성포-17형은 오후 2시 33분에 발사되었다고 한다. 조선의 미사일시험발사관행을 보면, 시험발사는 언제나 이른 아침시간에 진행되었고, 최근에 진행된 미사일시험발사도 그러했다. 이를테면, 2022년 2월 27일 발사시각은 오전 7시 52분이었고, 3월 5일 발사시각은 오전 8시 48분이었다. 

 

그런데 2022년 3월 24일 발사시각은 이례적으로 오후 2시 33분이었다. 화성포-17형은 왜 늦은 시각에 발사되었을까? 오전에 발사해온 관행에서 벗어나, 오후 2시 33분에 화성포-17형이 발사된 까닭을 알아보려면, 그날 평양의 기상변화를 살펴보아야 한다. 화성포-17형이 발사된 2022년 3월 24일 평양의 기상변화를 시간대별로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오전 6시 - 구름이 짙게 끼어 100% 흐렸으며, 1.3mm의 비가 내렸다.

오전 9시 - 구름이 짙게 끼어 100% 흐렸으며, 3.1mm의 비가 내렸다.

정오 - 비는 멈췄지만, 구름은 여전히 짙어서 100% 흐렸다.

오후 3시 - 구름이 51%로 줄어들었고, 옅은 구름 사이로 간간이 해가 비쳤다. 

오후 6시 - 구름이 다시 짙어지면서 91% 흐렸다. 

 

위에 시간대별로 열거한 기상변화를 보면, 2022년 3월 24일 오전 내내 평양 상공에 구름이 짙게 끼고 간간이 약간의 비가 내리고 있었던 까닭에 화성포-17형을 발사할 수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화성포-17형을 탑재한 11축22륜 발사대차가 발사위치로 이동하는 중에 시멘트로 포장된 도로를 지나갔는데, 도로표면 곳곳에 물에 젖은 흔적이 보였다. 그것은 그날 오전 간간이 약간의 비가 내리면서 젖었던 도로표면이 아직 마르지 않은 빗물흔적이다. 

 

2022년 3월 24일 오전 화성포-17형 발사준비가 진행된 미사일공장 격납고의 겉모습을 조선이 공개한 동영상에서 볼 수 있다. 2022년 3월 30일 미국 관변매체 <미국의소리>가 공개한, 화성포-17형 발사위치를 보여주는 민간위성사진을 보면, 순안구역 미사일공장 격납고는 평양국제비행장 청사에서 남서쪽으로 약 3.7km 떨어진 곳에 있다. 평양국제비행장은 평양 중심부에서 북쪽으로 약 24km 떨어진 순안구역에 있다. 화성포-17형의 발사위치를 보면, 대륙간탄도미사일이 평양 외곽에서 발사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평양 외곽에서 발사했을까? 

 

중국, 로씨야, 미국은 수도 외곽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절대로 진행하지 않는다. 그 나라들은 수도는 물론, 지방도시에서도 아주 멀리 떨어진 사막이나 해안지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한다. 그렇게 하는 까닭은, 도시 인근에서 진행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뜻하지 않게 실패하는 경우 공중폭발한 추진체의 파편들이 인구밀집지역에 떨어져 사고가 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선은 다르다. 달라도 아주 다르다. 조선은 평양시 순안구역에서, 그것도 평양국제비행장 바로 옆에서 화성포-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란 듯이 고각으로 발사하였다. 수도 외곽에 있는 국제공항 바로 옆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고각으로 발사하는 것은 중국, 로씨야, 미국에서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조선이 평양 외곽에 있는 국제공항 바로 옆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고각으로 발사한 것은, 시험발사가 100% 성공한다는 자신감을 가졌기에 가능한 일이다. 조선에서는 미사일을 거의 완벽한 수준으로 제작하기 때문에, 시험발사실패률이 매우 낮다. 그래서 조선은 미사일시험발사를 몇 차례만 하고, 곧바로 계렬생산을 시작한다.    

 

조선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순안구역 미사일공장 격납고의 커다란 문이 좌우로 갈라져 열리면서, 검은 가죽상의를 입고 색안경을 낀 김정은 총비서가 야전복을 입은 간부 두 사람과 함께 밖으로 걸어 나오는 장면이 나온다. 야전복을 입고 김정은 총비서를 수행한 두 간부는 김정식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 부부장과 장창하 국방과학원 원장이다. 

 

2022년 3월 30일 <미국의소리>에 실린 분석기사에 따르면, 순안구역 미사일공장 격납고에서 발사위치까지 거리는 약 1.2km라고 한다. 그러므로 김정은 총비서는 미사일공장 격납고에서 발사준비정형을 료해한 다음, 수행간부들과 함께 1.2km를 승용차편으로 이동하여 발사위치에 도착했던 것으로 보인다. 

 

조선이 공개한 동영상에는 김정은 총비서가 11축22륜 발사대차보다 먼저 발사위치에 도착하여 두 수행간부들과 함께 손목시계를 보는 장면이 나온다. 그 장면은 화성포-17형을 탑재한 11축22륜 발사대차가 발사위치에 도착하는 시각이 미리 정해졌다는 것을 암시한다. 다시 말해서, 화성포-17형 발사시각이 오후 2시 30분으로 미리 정해졌던 것이다. 화성포-17형이 실제로 발사된 시각은 오후 2시 33분이었다. 

 

그런데 궁금증이 생긴다. 발사시각이 하필이면 왜 오후 2시 30분으로 정해진 것일까? 이 의문을 풀려면,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아무 때나 진행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이런 사정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기상예보를 미리 점검하고 발사시각을 정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여기서 말하는 기상상태는 바람, 구름, 비, 낙뢰, 기온에 의해 조성되는 대기환경을 뜻한다. 기상예보를 점검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하는 것은 바람과 구름이다. 만일 바람이 세게 불거나 구름이 짙게 끼면,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연기해야 한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추진체가 매우 크기 때문에 대기권 안에서 비행하는 중에 바람의 영향을 받는다. 만일 발사현장 일대에 바람이 세게 불면,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비행방향에서 벗어날 수 있다. 만일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상승비행 중에 짙은 구름 속으로 들어가면, 구름층에서 일어나는 번개방전에 의해 대륙간탄도미사일 전자장치들이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다. 그래서 구름이 짙게 낀 날씨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지 않는다. 바람, 구름, 비, 낙뢰, 기온 같은 기상상태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에 적합하게 안정된 것을 가리켜 발사창문(launching window)이 열렸다고 한다. 

 

2022년 3월 24일 오전 내내 평양 상공에는 구름이 100% 끼었고, 약간의 비가 내리고 있었다. 발사창문이 닫힌 것이다. 그래서 화성포-17형을 탑재한 11축22륜 발사대차는 발사위치로 이동하지 않고 순안구역 미사일공장 격납고 안에 오전 내내 머물러 있었다. 

 

그런데 평양의 기상상태는 오후 1시 30분경부터 완연히 바뀌기 시작했다. 오전 내내 굳게 닫혔던 발사창문이 오후에 열린 것이다. 짙게 끼었던 구름이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구름 사이로 간간이 해가 비쳤다. 하늘문이 마침내 열린 것이다. 발사대차보다 발사위치에 먼저 도착해서 하늘문이 열리는 시각을 기다리면서 김정은 총비서는 여러 차례 손목시계를 보았다. 

 

평양 상공에 하늘문이 열리고 구름 사이로 해가 비치자, 지상물체의 그림자가 지표면에 뚜렷이 나타났다. 그날 오전 내내 발사현장 상공에 짙은 구름이 끼고 약간의 비까지 내렸으므로, 만일 발사현장사진을 오전에 촬영하였다면 11축22륜 발사대차의 그림자가 지표면에 나타나지 않았어야 한다. 그런데 조선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화성포-17형을 탑재한 11축22륜 발사대차가 미사일공장 격납고를 출발하여 약 1.2km 떨어진 발사위치에 도착했을 때, 발사대차의 그림자가 도로표면에 뚜렷이 나타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정황은 발사현장사진이 당일 오전에 촬영된 것이 아니라, 오후 2시를 전후하여 촬영된 것임을 말해준다. 이런 사정을 보면, 발사현장사진이 당일 오전에 촬영된 것이라고 생억지를 부린 남측 국방부가 얼마나 사실을 왜곡했는지 알 수 있다. 

 

평양 상공에 하늘문이 열린 바로 그 시각, 화성포-17형 발사시각이 10초 남았음을 알리는 긴박한 전투경보가 울렸다. 붉은기중대 전투원이 발사단추를 눌렀다. 조선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붉은기중대 전투원이 중대장의 발사구령에 따라 “발사”라고 외치며 발사단추를 누르는 장면이 나온다. 

 

붉은기중대 전투원이 발사단추를 누른 순간, 거대한 화성포-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지축을 흔드는 화염폭풍과 발사굉음을 일으키며 만리대공으로 솟구쳐 올랐다. 조선이 공개한 현장사진과 동영상을 보면, 화성포-17형이 상승비행을 하는 동안 하늘에 구름이 거의 보이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4. 도로 한복판에 비스듬히 정차한 11축22륜 발사대차

 

화성포-17형을 탑재한 11축22륜 발사대차가 발사위치에 도착했을 때, 발사대차의 그림자는 어느 방향으로 드리워졌을까? 남측 국방부는 발사위치에 도착한 발사대차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방향이 어떠니 저떠니 떠들어대면서 사실을 왜곡했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11축22륜 발사대차의 그림자는 오후가 아니라 오전에 촬영한 것처럼 드리워졌다는 것이다. 정말로 그러했을까? 숨겨진 진실을 찾아가려면, 조선이 공개한 동영상 화면들 중에서 발사위치가 촬영된 화면들을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한다. 

 

조선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화성포-17형을 탑재한 11축22륜 발사대차는 발사위치에 도착하여 도로 한복판에 정차했다. 그 도로는 평양시 순안구역 미사일공장에서 평양국제공항 활주로까지 이어진 도로다. 2022년 3월 30일 <미국의소리>가 화성포-17형 발사위치를 찾아냈다고 하면서 공개한 민간위성사진을 보면, 순안구역 미사일공장에서 시작된 도로는 남쪽에서 북쪽으로 뚫렸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일직선으로 뚫린 도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도로가 시작되는 구간에서는 도로방향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뚫렸지만, 발사위치가 정해진 도로구간에서는 도로방향이 남서쪽에서 북동쪽으로 꺾어진 것이다. 다시 말해서, 발사위치가 정해진 도로구간의 방향은 남서쪽에서 북동쪽으로 뚫린 것이다. 

 

그런데 조선이 공개한 동영상에는 시청자들의 눈길을 끄는 특이한 장면이 있다. 발사위치에 도착한 11축22륜 발사대차가 도로방향에 평행으로 정차하지 않고, 도로방향과 어긋난 대각선으로 비스듬히 정차한 장면이다. 왜 비스듬히 정차했을까? 도로방향이 남서쪽에서 북동쪽으로 뚫린 도로 위에서 화성포-17형을 동해 상공으로 발사하려면, 발사대차는 동쪽 방향에 맞춰 비스듬히 정차되어야 한다. 발사대차가 남서쪽에서 북동쪽으로 뚫린 도로구간에서 대각선으로 비스듬히 정차했으므로, 화성포-17형의 탄두부는 당연히 동해 상공을 향해 놓였다. 다시 말해서, 11축22륜 발사대차의 머리부분은 동쪽으로, 꼬리부분은 서쪽으로 향한 것이다.   

 

11축22륜 발사대차가 발사위치에 도착한, 오후 2시를 막 넘긴 시각 평양 상공에서는 구름 사이로 해가 비치기 시작했으므로, 발사대차의 그림자가 도로표면에 뚜렷이 나타났다. 여기서 주목되는 문제는, 바로 그 시각에 발사대차의 그림자가 과연 어느 방향으로 드리워졌는가 하는 것이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남측 국방부는 화성포-17형 발사현장에서 그림자가 남서쪽으로 드리워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그림자가 남서쪽으로 드리워진 것을 보면, 발사현장 동영상은 오후가 아니라 오전에 촬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을 왜곡한 허위선동에 불과하다. 진실은 다음과 같다.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2022년 3월 24일 오후 2시경 발사위치에 도착한 11축22륜 발사대차는 화성포-17형을 동해 상공으로 발사하기 위해 차체를 도로 한복판에 비스듬히 정차했고, 그에 따라 차체의 앞부분은 동쪽을 향해 있었다. 그런데 2022년 3월 24일은 춘분(3월 21일) 이후 사흘째 된 날이었다. 그날 평양 상공을 지나는 해가 정남쪽에 위치한 시각에 태양의 남중고도(meridian transit altitude)는 52도였다. 다시 말해서, 3월 24일 오후 2시 33분 화성포-17형이 발사된 시각에 구름 사이로 나타난 해는 남쪽에서 북쪽을 향해 비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11축22륜 발사대차를 머리쪽에서 꼬리쪽으로 바라보았을 때, 차체의 그림자는 차체의 오른쪽(북쪽)에 드리워져야 한다. 조선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거대한 화성포-17형 추진체가 수직으로 곧추세워진 시각에 발사대차의 그림자가 발사대차의 오른쪽(북쪽)에 드리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위와 같은 사실은 조선이 공개한 화성포-17형 시험발사 동영상과 보도사진들이 2022년 3월 24일 오후 2시 30분을 전후하여 촬영되었다는 것을 명백히 말해준다. 그러므로 동영상과 보도사진들이 당일 오전에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느니 뭐니 하는 남측 국방부의 의혹제기는 터무니없는 헛소리에 불과하다. 

 

조선이 2022년 3월 24일 실제로는 화성포-15형을 발사해놓고 마치 화성포-17형을 발사한 것처럼 세상을 속였다는 남측 국방부의 허위선동은 우익언론매체에 의해 증폭, 전파되었고, 미국과 일본은 화성포-17형 시험발사의 실상을 알면서도 침묵을 지켰다. 만일 미국과 일본이 화성포-17형 시험발사와 관련하여 남측 국방부가 발표한 내용과 상반되는 실상을 공개하면, 화성포-17형 시험발사의 진실이 밝혀져 조선이 핵강국 반렬의 맨 앞자리를 차지했다는 놀라운 사실이 알려지고, 남측 국방부는 허위선동의 주범이라는 지탄과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 미국과 일본은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절대로 바라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화성포-17형 시험발사의 실상을 은폐하고 넘어갔다.     

 

그러나 허위선동이 세상을 일시적으로 속일 수는 있어도, 진실을 영원히 가릴 수는 없다. 허위선동은 진실을 결코 이길 수 없다. 진실이 허위선동을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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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사라지면, 결국 인간은 멸종 위기에 들어설 겁니다"

[기후위기 최전선, 제주바다 인터뷰③] 고광민 서민 생활사 연구자

22.04.03 11:17l최종 업데이트 22.04.03 11:17l


고광민 서민 생활사 연구자가 쓴 <제주 생활사>(한그루, 2016)에는 "OOO씨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다"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OOO씨'는 제주 생활사의 주체임과 동시에 그에게 제주 생활사를 가르쳐준 '스승들'이다. '국가'와 '국사'는 있지만, 백성의 생활사는 없다는 절박함에 전국을 다니며 스승을 만났다고 한다.
제주대학교 후문에서 그리 멀지 않은 선생의 집은 흡사 '생활사 박물관'과 같았다. 그곳엔 모양이 서로 다른 해녀의 망사리(그물)가 걸려 있었고 미늘(갈고리) 없는 다금바리 낚시 바늘도 볼 수 있었다. 고광민 연구자를 찾아간 것은 제주 바다의 과거와 현재, 해민(海民)의 생활사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 안녕하세요. 선생님께서는 '서민생활사 연구자'라고 자신을 소개하셨는데요. 어떤 의미인지요. "통상 '민속학'이라고 하는 것은 위에서 아래를 내려보는 시선이 있어요. 권위적이랄까. '서민생활사'라고 한 것은 주체로서의 '서민'을 강조한 언어예요. 왜냐하면 삶의 주체는 다름 아닌 서민, 그들이지요."


- 땅, 물, 숲, 오름 등에 깃든 제주 서민생활사를 오랫동안 연구해 오셨는데, 그 중 바다 이야기를 부탁드립니다. 옛 문헌에 '바다의 소나무'라는 산호의 한 종류인 '해송'에 관한 기록이 있다고 하던데요.

"'무회목(無灰木)'이라고 했어요. 혹은 제주어로 '무낭'이라고도 했고요. 옛 문헌(신증동국여지승람 제38권 전라도全羅道 제주목濟州牧)에 제주도 토산물로 나와요. '우도牛島에서 난다. 바다 가운데 있을 때는 부드럽고 연하여 물결을 따라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다가 물 밖에 나오면 굳고 단단하여진다'라고 했어요. 무회목으로 만든 비녀를 관광토산품으로 팔기도 했고요."

- 제주 바다만의 특징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한국에는 4가지의 바다가 있다고 봐요. 부산에서 두만강까지는 백두대간을 끼고 있는 산이 높고 바다가 깊은 '산고해저山高海底'의 모습이에요. 동해바다는 조수간만의 차가 50cm에 불과하고, 조류가 그렇게 세지 않은 순한 바다입니다. 배의 앞부분도 물살을 가르기 좋은 뾰족한 형태가 많아요. 반면에 제주나 서해의 배는 큰 너울에 강하도록 앞이 뭉툭하지요. 서해바다는 조수간만의 차가 8m에 이르고 경운기가 달릴 수 있는 너른 갯벌이 있는 반면, 남해바다는 고저 차가 3~4m인데, 빠져 버리는 바다입니다. 남해는 낙지를 여자가 감각으로 잡지만, 서해는 낙지를 남자가 힘으로 잡아요. 제주바다는 고저 차가 2.8m 정도인데, 한마디로 화산 바다입니다."
 
다금바리 낚시 바늘을 보여주는 고광민 연구자
▲  다금바리 낚시 바늘을 보여주는 고광민 연구자
ⓒ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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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바다가 예전보다 오염도 심하고 많이 변했다고 하는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1968년 9월 21일, 이날은 제주도에서 경운기 교육자 수료식이 있던 날입니다. 농촌사회에 기계가 들어간 날이지요. 소로 밭을 가는 방식이 없어지고 더불어 소의 방목지, 소가 먹는 풀도 그다지 필요가 없어지기 시작했어요. 상징적인 날이지요.

경운기가 들어오고, 플라스틱이 나타나면서 환경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가파도와 마라도, 우도에는 아직 남아 있겠지만, 오분자기가 제주에서 거의 사라졌어요. 'ᄆᆞᆷ국(몸국)'의 재료인 모자반도 우도나 성산 시흥리 외에는 찾기 어려워요. 최근에 기후변화를 많이 이야기하지만, 제주바다가 변한 것은 기후 때문만이 아니에요. 만약 기후변화가 원인이라면 오분자기, 모자반이 제주에서 똑같이 사라져야 하는데, 오염이 덜한 곳은 아직까지 살아 있어요. 자업자득이라 생각합니다. 지구상에서 톳이 가장 긴 곳이 제주였어요. 강원도나 중국의 톳은 손바닥만한데 제주 톳은 3발 정도로 길었어요. 제주 사람은 톳을 밭 거름으로 쓰기도 했지요. 한때 일본에 수출을 하곤 했는데, 제주 톳도 거의 사라져 버렸어요."

- 녹색연합에서 올해 2~3월에 제주바다 조간대 해조숲을 조사했는데, 선생님 말씀처럼 톳, 모자반을 찾기 어려웠어요. 특히 한라산 남쪽인 '산남'이 '산북' 지역보다 상황이 안 좋았어요.

"바다와 땅의 시간은 정반대입니다. 땅의 초목은 봄에 싹이 나 여름에 자라 가을에 열매를 맺고 시들지만, 바다의 초목은 가을에 싹이 나서 겨울에 한참 자라고 봄이 되면 포자를 퍼트리고 삭아버립니다. 땅에 봄이 왔지만, 반대로 바다는 가을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때, 풍성해야 할 바다가 텅 비어 있어요. 바다숲이 정말, 싹 사라졌어요."
 
이 마을 '대국'이라고 하는 갯가에 떠밀려온 감태를 한 아낙네가 물속으로 걸어 들어가 줍고 있다. 이렇게 채취한 감태는 개인소유가 된다.
▲ 감태 줍기(안덕면 대평리, 1998년 6월 26일) 이 마을 "대국"이라고 하는 갯가에 떠밀려온 감태를 한 아낙네가 물속으로 걸어 들어가 줍고 있다. 이렇게 채취한 감태는 개인소유가 된다.
ⓒ 고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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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뭇가사리를 허채한 날이다. 저 멀리 경운기가 줄줄이 세워져 있다. 해녀들이 채취한 우뭇가사리를 실어 나를 모양이다. 한 할머니가 허리에 구덕을 차고 갯가로 밀려든 풍조 속에서 우뭇가사리를 골라내고 있다.
▲ 우뭇가사리 줍기(구좌읍 행원리, 1998년) 우뭇가사리를 허채한 날이다. 저 멀리 경운기가 줄줄이 세워져 있다. 해녀들이 채취한 우뭇가사리를 실어 나를 모양이다. 한 할머니가 허리에 구덕을 차고 갯가로 밀려든 풍조 속에서 우뭇가사리를 골라내고 있다.
ⓒ 고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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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는 4면이 바다이며 화산섬이라 제주 생활사에서 바다의 의미는 각별할 텐데요. 제주 사람에게 바다란 어떤 존재인가요.

"제주도는 섬이지만 일 년 내내 바다에서 사는 사람(물론 '해민海民'이라는 말은 있지만)은 없었어요. 근본은 농사입니다. 제주도는 화산섬이기에 논이 없고 밭이 있을 뿐이에요. 한때 저수지를 쌓아 논을 만들고자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어요. 애월읍에 있는 수산저수지가 그때 만들어진 거예요. 비가 오면 땅속으로 비가 다 들어가 버리니, 논이 될 수 없는 섬이지요. 제주의 생활하수는 땅속에 들어가 지하수로 흘러 바다에서 나와요. 혹여 바다의 지명 중에 '물 뿜는 여'가 있는데, 이것은 용출수가 나오는 곳이에요.

제주바다는 알다시피, 현무암으로 이뤄져 있어요. 현무암의 숭숭 뚫린 구멍은 미역, 모자반 같은 해조류가 섬유질 뿌리를 내리기 좋아요. 어렸을 때 낚시하다 보면, 해조류가 원수였어요. 빽빽이 들어찬 해조류에 걸려 고기를 놓치곤 했는데, 지금은 그런 걱정할 일이 없어졌어요. '텅에'(물고기 은신처)가 사라지고 먹이도 사라지고 일이 그렇게 돼 버렸어요.

제주 사람에게 제주 바다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꼽으라면 미역과 거름이었어요. 제주는 화산섬이기에 논이 없어 쌀이 귀했고 소금도 구하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지천으로 널린 미역을 했어요. 캐낸 미역을 싣고 충청도로 가서 쌀과 소금으로 바꿔왔어요. 또한 제주 백성들은 바닷풀을 메다가 밭에 거름으로 줬어요. "듬북을 ᄌᆞ물아사 산다"는 말이 있어요. '듬북'은 제주에서 거름용 해조류를 가리키는 말이고, 'ᄌᆞ물다'는 해녀들이 물질로 물속의 해산물을 건져 올린다는 말이에요. 듬북을 따야 밥을 먹을 수 있다는 말인데, 톳과 모자반 같은 해조류를 베어다 육지에서 말려 밭에 거름으로 뿌렸어요. 그래야 농사를 짓고 밥을 먹을 수 있으니."

- 제주에서 미역이 사라지고 있어요. 제주대학교에서 만난 해조류 전문가는 '미역 실종사건'의 주범을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이라고 지목했어요(관련기사 : 마라도 미역 실종 사건... "이번 겨울 딱 1개체 봤다" http://omn.kr/1y171).

"수온 상승? 글쎄요. 나는 오히려 백성들의 관심, 간절함이 사라져 버렸다고 생각해요. 예전 어머니들은 미역을 캘 때 미역귀를 덜 잘랐어요. 포자가 잘 나와야 또 미역을 캘 수가 있으니까요. 바다나 땅이나 제 맘대로 하니 이런 사태가 벌어졌겠지요. 1970년부터 지금까지 50년 동안, 천연비료의 시대는 끝났고 농약과 화학비료를 써왔어요. 제주도 땅이 버티지 못하는 거지요. 농산물은 맥아리가 없어졌어요. 바당의 미역과 듬북도 사라지기 시작했고, 갯녹음도 심해졌어요. 바다가 사라지면, 결국 인간이 멸종 위기에 들어설 겁니다."
 
서귀포 해녀들이 갓물질을 하려고 출어하고 있다. '갓물질'은 해녀들이 가까운 바다로 헤엄쳐나가 미역 따위를 따는 물질을 말한다. 앞에 '문섬'이 보인다.
▲ 갓물질 출어(1950년대) 서귀포 해녀들이 갓물질을 하려고 출어하고 있다. "갓물질"은 해녀들이 가까운 바다로 헤엄쳐나가 미역 따위를 따는 물질을 말한다. 앞에 "문섬"이 보인다.
ⓒ 홍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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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엔 톳과 같은 듬북을 농사 거름으로 썼다고 하셨는데, 해조류에 남아 있는 소금은 어떻게 처리했나요. 농사에 영향이 없는 건가요.

"일본 사람들이 그렇게 이야기했어요. 일본에도 듬북을 농사 거름으로 썼는데 민물로 좀 씻고 밭에 깔았어요. 그런데 제주에는 듬북을 그냥 밭에 깔아도 보리가 잘 자랐어요. 제주의 땅, 화산섬이라 그런 겁니다. 비가 한 번 내리면 듬북에 남아 있던 소금이 싹 씻겨 내려갔어요. 민물로 씻을 필요가 없어요. 듬북은 생명줄입니다. 듬북이 있어야 겨울 보리농사, 여름 조 농사가 가능했어요. 제주도는 듬북 때문에 마을끼리 싸움이 나서 마을이 갈라진 적도 있었어요."

- 제주도 해녀 생활사에서 감태가 큰 역할을 했다는데요. 감태가 먹고사는 데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감태는 요오드 성분이 있어서 상처에 바르는 약품으로 일상적으로 사용했지만, 전쟁이 나면서 폭탄의 원료로 사용되기 시작했어요. 일제시대 이야기입니다. 당시 러일전쟁이 일어나자 일본 국방성은 성산포 오조리 다리 옆에 감태 공장을 지었어요. 교역로가 차단되니 전쟁 무기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요오드의 1/5을 제주도에서 구했던 겁니다. 제주 해녀들은 파종기와 수확기 사이인 음력 7~8월 농한기에 감태를 따서 팔았어요. 품질이 좋은 가파도와 마라도 감태를 배에 실어다 성산 공장에 팔기도 했습니다. 미역을 캐는 게 주 생업이었는데 감태가 돈이 됐어요. 그 돈으로 해녀의 아들들이 일본 관동지역의 와세다, 관서지역의 리츠메이칸 대학으로 유학을 갔어요. 아이들이 똑똑했지요. 감태 판 돈으로 깜깜이인 해녀 어멍을 대신해 글을 배우고 영수증 전표를 쓰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공부를 시켰어요. 그런데 해녀 아들들이 유학 간 일본 대학들은 당시 사회주의 이념이 가장 활발했던 곳이라 그곳에서 사회주의 이념을 배워서 돌아온 거죠. 제주로 돌아온 그 아들들은 일본이 패망했으니 민중이 주인인 사회를 만들자며 주민들과 열심히 공부 모임도 열고 집회를 했고요. 영향이 컸습니다. 그러다 1948년 '4.3 항쟁'이 터졌고… 어쩌면 제주도의 4.3은 풍족했던 감태 때문이었어요."

- 풍족한 감태와 비극적인 제주 4.3, 그런 연관성이 있었네요. 제주도는 소라와 성게도 풍족했었지요. 일본으로 수출도 많이 했다고 하던데요.

"한국에서 소라는 전라도 청산도와 남해안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진 섬에도 났지만, 제주도가 으뜸이었어요. 서울이나 서해안 사람들은 굴을 먹어봤지만, 소라는 먹어보지 못했어요. 그 진가를 몰랐지요. 일본 사람들은 소라를 무척 좋아했어요. 소라로 통조림을 만들고 전쟁 때는 군납을 하기도 했어요. 식민지 시대에 제주도에는 '구쟁기(소라) 공장'이 많이 생겼어요. 오늘 가서 물질해오면 그 자리에서 전표를 쓰고 현금으로 바꿨어요.

1960년대는 성게를 소금에 절여서 일본으로 보내기도 했어요. 이후에는 나무 포장이 된 '곽성게'를 수출했어요. 제주 전역을 돌아 걷어 온 '솜'(말똥성게)이나 보라성게를 동네 삼춘들이 차 스푼으로 하나씩 까서 곽 위에 예쁘게 담아 비행기로 보냈어요. 제주도 해녀는 미역, 감태, 소라 그리고 해방 이후에는 성게를 했습니다. 청정바다이니 가능한 일이었지요."

- 지금 제주바다는 어떤 상황인지요.

"지금은 청정바다도, 듬북도 찾을 수 없어요. 최근까지도 우도에 가면 삼사월에 모자반이 늙어서 떨어지고 뭉쳐서 바다에 떠다녔어요. '멀레 듬북'이라고 했는데, 이것을 보면 낚시질도 멈추고 낫으로 듬북을 걷어왔어요. 횡재였지요. 갯가로 몰려온 '멀레 듬북'은 마을 공동 소유였어요. 20~30년 전만 해도 제주 서민 생활사의 생명줄이었어요. 이제는 슬픈 자화상만이 가득해요. 제주 해녀는 바다에서 할 물건이 없어 보령이나 태안으로 '출장 물질'을 갑니다. 소라에도 갯녹음이 껴서 상태가 안 좋아요. 다, 자업자득입니다. 제주섬이 넘쳐나고 있어요."
 
 
제주바다 인터뷰
ⓒ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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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녹색연합 해양생태팀 전문위원이며 이 글은 녹색연합 홈페이지에도 게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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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미사일 개발 박차...무역액 현저히 줄어

안보리 북제재위 전문가패널, 1일 연레보고서 발간

  • 기자명 김치관 기자 
  •  
  •  입력 2022.04.02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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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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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기간 동안 북한은 안보리 결의 위반인 핵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유지하고 개발했다”

유엔 안보리 북한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은 1일(현지시간) 연례 보고서를 발간,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과 해상제재를 포함한 부문별 제재 이행 동향과 패널 권고사항을 발표했다. [연례 보고서 보기]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8월 4일부터 올해 1월 28일까지 약 6개월 기간을 대상으로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관련 최근 활동 약 29쪽, △해상 제재를 포함한 부문별 제재 약 37쪽, △금수품, 제재 대상, 해외 노동자 관련 사항 약 9쪽, △금융 관련 사항 1쪽, △제재의 의도하지 않은 영향 관련 약 3쪽 등 본문 79쪽과 부록 342쪽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연례보고서에 비해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관련 활동 서술이 대폭 늘어난 셈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보고서의 경우 작년 하반기부터 지속된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인해 미사일 시스템 관련 목차에 예년의 2배 가량 많은 비중이 할애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짚었다.

보고서는 지난해 11월 6일 북한 영변 핵단지의 위성사진을 분석, 핵활동 동향을 예시하고 있다. [사진출처 - 안보리 북제재위 연례보고서]
보고서는 지난해 11월 6일 북한 영변 핵단지의 위성사진을 분석, 핵활동 동향을 예시하고 있다. [사진출처 - 안보리 북제재위 연례보고서]

보고서는 지난 1년간 북한의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는 없었으나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고, 영변 5MW 원자로 재가동, 평산 우라늄 광산에서의 활동 징후 포착, 강선, 용덕동 등 핵 관련 시설에서의 보수 및 건설 활동 등을 예시하고 있다. 영변지역은 위성사진도 제시했다.

북한 대학들의 은밀한 기술이전 활동도 지속되고 있다며 북한 김책공대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 소재 한 회사와의 기술교류를 예시하기도 했다. 이 회사가 북한의 Glocom과 연관됐을 것이라는 의심이다.

8차 당대회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언급한 5대 전략적 군사목표가 추진되고 있으며, 고체연료와 액체연료를 이용한 탄도미사일이 개발되고 있다고 적시했다. 다만, 최근 ‘화성포-17’형 신형 ICBM 시험발사는 보고서가 다루는 기간에 포함되지 않아 언급되지 않았다.

보고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 동향을 전하며, 새로운 무기를 대거 선보인 국방발전전람회 ‘자위 2021’을 여러 장의 사진을 분석하며 예시하고 있다. [사진출처 - 안보리 북제재위 연례보고서]
보고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 동향을 전하며, 새로운 무기를 대거 선보인 국방발전전람회 ‘자위 2021’을 여러 장의 사진을 분석하며 예시하고 있다. [사진출처 - 안보리 북제재위 연례보고서]

보고서는 특히 북한의 신형 무기를 대거 선보인 국방발전전람회 ‘자위 2021’를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상세히 분석하고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 집중적으로 진행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적시했다.

또한 국제 제재와 회원국들의 비확산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여전히 대량 살상무기 개발을 위한 이중용도 부품과 기술을 획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오영호, 김종덕, 림영남 등의 이름을 적시하며 구체적 사례들을 예시하기도 햇다.

패널이 집중 감시하고 있는 해상 분야에서는 정유제품의 북한 반입 그리고 북한의 석탄 수출 및 조업권 판매는 평년 대비 전반적으로 감소하였으나 제재 위반 의심 선박들에 의한 해상에서의 제재 회피 수법은 지속적으로 정교화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위성사진과 그래픽 등을 통해 구체적 사례를 제시했다.

특히 패널은 북한의 공식 대외 무역 수치가 2021년에도 지속 감소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었다고 평가하면서 작년 1월부터 9월까지 북한의 대외 교역량은 전년 동기 대비 3분의 2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최근 북한의 공식 무역액이 현저히 줄었다고 분석했다. [사진출처 - 안보리 북제재위 연례보고서]
보고서는 최근 북한의 공식 무역액이 현저히 줄었다고 분석했다. [사진출처 - 안보리 북제재위 연례보고서]
북한으로 불법 공급된 유입된  [사진출처 - 안보리 북제재위 연례보고서]
보고서는 최근 북한으로 불법 반입된 정제유 양도 대폭 감소한 것으로 파악했다. 운반선이 유류를 90%, 50%, 30% 적재했을 경우를 상정해 반입량을 각각 추산했다. [사진출처 - 안보리 북제재위 연례보고서]

패널은 안보리 제재 대상에 의한 사이버 공격과 건설, 농업, 서비스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종사 중인 북한 해외 노동자들에 의한 외화벌이 활동도 지속되고 있다면서, 특히 북한 출신으로 의심되는 사이버 행위자들이 금융기관 가상자산 관련 업체 및 거래소를 대상으로 한 공격을 통해 불법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평가해 주목된다.

구체적으로 한 회원국은 북한이 2020년부터 2021년 중반 사이에 북미, 유럽, 아시아 등 최소 3곳의 가상자산 거래소로부터 5천만 불 이상을 탈취했다고 적시했고, 민간 사이버 보안 업체는 2021년 북한이 총 7차례의 해킹 시도를 통해 약 4억 불에 해당하는 가상자산을 탈취했다고 언급했다.

이외에도 2397호에 따른 북한 해외 노동자 송환 기한이 2019년 12월 22일이었지만 2020년 1월 시작된 북한의 국경 폐쇄 조치로 인해 고국 귀환이 불가능해진 상당수의 북한 노동자가 여전히 중국과 러시아 일부 지역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보고서에도 우리나라의 결의 위반 사항은 적시된 바 없다”며 “이번 보고서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이행과 북한의 제재 회피 수법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유엔 회원국 정부 및 민간 기관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대북 제재의 충실한 이행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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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을 최대한 빨리 끌어내리자”...2차 시민촛불의 함성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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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2/04/03 07:53
  • 수정일
    2022/04/03 07:53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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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2/04/02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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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혁과전환 촛불행동연대가 2일 오후 5시 서울 명동에서 2차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 김영란 기자

 

▲ 촛불행동연대는 2일 오후 5시 서울 명동의 눈스퀘어 앞에서 지난주에 이어 촛불집회를 개최하고 행진 대열을 두 개로 나눠 인수위와 광화문까지 행진했다.  © 김영란 기자

 

▲ 촛불집회에는 '선제탄핵' 구호를 든 시민들이 많았다.   © 김영란 기자

 

“이번 기회에 진짜 촛불혁명을 완수하자.”

 

개혁과전환 촛불행동연대(이하 촛불행동연대)가 개최한 ‘2차 남녀노소 시민촛불. 윤석열에 경고한다’에서 시민들이 외친 목소리이다.

 

촛불행동연대는 2일 오후 5시 서울 명동의 눈스퀘어 앞에서 지난주에 이어 촛불집회를 개최하고 행진 대열을 두 개로 나눠 인수위와 광화문까지 행진했다.

 

2차 시민촛불에는 약 1,0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하지만 오늘도 20여 개의 진보개혁 유튜버 채널로 생중계된 방송에는 전국 곳곳에서 수만 명의 시민이 함께했다. 

 

김민웅 촛불행동연대 운영위원장은 “인수위가 시작되면서 얼토당토않은 일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 헌법상 군 통수권자는 대통령이다. 인수위는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기 전에 국방부와 군을 이동하라고 명령하는 위헌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 또한 인수위는 대통령 집무실을 옮길 수 있는 권한이 없음에도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 그리고 인수위는 집무실 옮긴다면서 국민 예산을 강탈해 가려 한다”라면서 대통령 인수위의 행태를 비판했다.

 

이어 김 운영위원장은 “위헌, 불법, 은폐, 공작 이런 식으로 시작하는 정권에 침묵해서는 안 된다. 새로운 세상은 부당한 현실에 목소리를 내야만 우리에게 권리가 된다. 우리의 권리를 위해서 우리는 촛불혁명을 시작한다. 우리가 뭉쳐야만 새로운 세상이 온다”라고 연설했다.

 

© 김영란 기자

 

▲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예술단 '빛나는 청춘'의 노래 공연.  © 김영란 기자


이준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수석 부회장은 “부당한 언론 권력을 해체해야 한다”라며 언론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수석 부회장은 언론개혁을 위한 방안으로 ‘▲언론정정 보도 시한을 1년 또는 2년 이상으로 개정할 것 ▲부당한 보도에 대한 시민의 시정 요구 권한 복원시킬 것 ▲포털이 제공하는 뉴스를 이용자 중심으로 바꿀 것 ▲미디어바우처법 통과시킬 것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할 것’ 등을 제시했다. 

 

2차 촛불집회에는 윤석열 당선인의 행보를 비판하는 2030 청년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이른바 ‘개혁의 딸(개딸)’, ‘양심의 아들(양아들)’이다. 이들은 대통령 선거 이후 사회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더욱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

 

본인을 ‘쿠키루키’라고 소개한 청년은 “윤 당선인이 정말로 정의롭고 공평하며 상식에 맞는 행동을 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라면서 청와대 집무실 이전 문제점, 윤 당선인의 ‘본부장(본인, 부인, 장모) 비리 의혹’을 하나하나 열거해 촛불 시민의 힘찬 박수를 받았다. 

 

윤석열을 그냥 두고 볼 수 없다는 답답한 마음에 거리로 나온 청년 구산하 씨는 윤 당선인과 이준석 국힘당 대표의 혐오 정치, 갈라치기 정치를 비판했다. 

 

구산하 씨는 장애인들의 이동권 투쟁에 대해 “왜 장애인들이 이렇게까지 싸울 수밖에 없는가. 그 절박한 마음을 생각하게 된다. 약 7년 전쯤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아버님에게 하반신 불완전 마비가 왔다. 아버지의 사고로 우리 가족도 이전에는 몰랐던 세계에 대해 눈뜨게 됐다. 이 사회에서 장애인이 인간으로서 누구나 누리는 존엄한 권리를 똑같이 누리지 못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라면서 “실제 장애인들의 투쟁으로 만들어진 엘리베이터 생각해보면, 우리 모두 그 혜택을 누리고 있다. 차별받고 배제되는 누군가의 존엄성을 지키는 일은, 실은 모두를 위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처음으로 집회에 나와 발언한다는 최유나 씨는 “그동안 정치에 관심 없었는데 이번 대선을 기점으로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발 벗고 참가하게 됐다. 혐오를 조장하고 소수를 밀어내고 약자를 밀어내는 비정상적이고 불공정한 사람은 절대 정권을 잡을 수 없다. 이 땅에서 피, 땀, 눈물을 흘려 지킨 민주주의를 절대 잃을 수는 없다. 우리가 힘을 합치면 큰 움직임이 될 것이다. 평화의 촛불로 이겨내자”라고 말했다.

 

박민채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은 윤 당선인의 부인인 김건희 씨에 대해 비판했다.

 

박민채 회원은 “김건희 씨는 우리 청년들에게 거대한 박탈감을 주고, 국민을 기만하고 우롱했다. 김건희 씨는 18개의 허위경력 의혹이 있다. 김건희는 이렇게 허위경력을 이용해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교수직도 받고, 대상도 받았다. 청년들의 피나는 노력을 모두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김건희 씨가 제대로 처벌받아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 민주주의가, 국민이 승리하고, 부와 권력이 아닌 민중들의 피와 땀이 어린 노동과 노력이 승리하는 나라를 만들 때까지 국민과 함께 투쟁하겠다”라고 말했다. 

 

▲ 처음올 집회에서 발언한다는 최유나 씨는 자신을 '개혁의 딸'이라고 소개했다.. 인형을 쓴 양 옆의 사람들은 최유나 씨가 떨지 않도록 응원하기 위해서 같이 올라왔다.   © 김영란 기자

 

▲윤석열 당선인의 노동정책을 비판하는 김수근 씨.  ©김영란 기자

 

윤 당선인의 노동정책을 우려하는 알바노동자도 무대에 올랐다. 

 

알바노동자 김수근 씨는 “윤 당선인은 최저임금을 없애겠다고 한다. 헌법을 바꾸진 못하니까 최저임금을 사실상 없애려고 업종별로 차등을 두어 적용한다고 한다. 이제 누구는 200만 원짜리 인간, 누구는 150만 원짜리 인간이 되는 것”이라며 “윤 당선인은 주 40시간이 아니라 주 120시간 일 시키고 불량식품 먹으면서 150만 원만 받고 기업이 맘대로 죽여도 되는 나라 만든다는 것 아닌가. 헌법을 파괴하겠다는 자가 대통령이 되었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최대한 빨리 끝내자. 누구도 다치지 않게 아무도 손대지 못하게 나쁜 짓 시작도 하기 전에 최대한 빨리 끌어내리자”라고 호소해 힘찬 박수를 받았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예술단 ‘빛나는 청춘’과 백자 가수, 신희준 기타리스트의 공연은 촛불집회의 열기를 높였다.

 

한편 촛불행동연대는 집회 장소를 이날(2일) 오전 11시에 공지했다. 그 이유는 극우세력들이 집회 장소를 알게 되면 불법 점거하면서 집회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또한 집회 장소 인근에서 커다란 스피커를 통해 촛불시민을 향해 혐오스러운 말을 내뱉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 백자 가수, 신희준 기타리스트의 노래 공연.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경찰은 이날 집회 장소에 300명만 참여할 수 있게 해 많은 시민이 경찰의 폴리스 라인 뒤와 건너편에서 집회를 참여해야 했다.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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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노동자, 폭발 추정 사고로 사망

가스 절단 작업 중 토치 부분에 안면 충격…“반복되는 사고에도 회사 조치 안 해”

 
2일 현대중공업 노사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8분경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2야드 판넬2공장에서 작업하던 A(53) 씨는 가스 절단 작업 중 사고를 당해 사망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가스 장비로 철판을 잘라내는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로 사망했다.</figcaption>
2일 현대중공업 노사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8분경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2야드 판넬2공장에서 작업하던 A(53) 씨가 가스 절단 작업 중 사고를 당했다. A 씨와 함께 작업하던 동료 2명은 다치지 않았다.

작업은 기둥 위에 올려진 블록 아래에서 이뤄졌다.

A 씨는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사 소속으로, 선박 블록을 용접해 연결하는 작업을 했다. 선박은 여러 블록을 조립하는 방식으로 건조한다.

용접하는 과정에서 취부라는 작업을 하게 된다. 용접한 부위 끝단을 잘라내 매끄럽게 하는 작업이다. 취부 작업을 거치지 않으면 불량이 나게 된다.

이날 A 씨는 전날 용접한 부분에 대한 취부 작업을 하다가, 가스 절단기 끝에 달린 황동 소재 토치에 안면부를 맞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A 씨가 사용한 가스 절단기 토치 부분은 휘어져 있었다. 병원도 안면부 충격으로 인한 사망으로 보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내 가스 절단 작업에 대해 작업중지를 내렸다. 지난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도 조사 중이다. 상시노동자 수가 50인 이상인 사업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는 3만명이 넘는 원·하청노동자가 일한다.
 
 
2일 현대중공업 노사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8분경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2야드 판넬2공장에서 작업하던 A(53) 씨가 가스 절단 작업 중 사고로 사망했다. A 씨가 사용한 가스 절단기 토치 부분이 휘어져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A 씨가 작업 하던 블록 부분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고위험 작업’ 가스 절단 관련 사고 잇따라

가스 절단기는 산소와 아세틸렌이 화합할 때 발생하는 고열로 금속을 자르는 장비다. 가스가 새면 폭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이 크다.

이틀 전인 지난달 31일에도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가스 절단 작업 중이던 노동자가 가스 누출로 화상을 입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관계자는 “과거에도 가스 절단 작업과 관련한 사고가 비일비재했다”며 “현재 가스 절단 작업 관련 사고 유형을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에서 가스가 어디에서 누출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재 노동부와 경찰이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잇따라 비슷한 사고가 일어나는데도, 회사는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노동자가 쓰는 가스 절단기를 조사하거나 모델 변경 필요성을 검토하지도 않았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현장에서 사용되는 장비는 전적으로 현대중공업이 관리한다. 하청사 소속인 A 씨가 사용한 가스 절단기도 현대중공업이 제공했다.

회사는 작업 현장 안전 보장에 소극적이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는 지난 1월에도 크레인 오작동으로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노조는 긴급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서 13개 안건을 올렸으나, 사측의 거부로 첫 번째 안건 심의마저 공회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지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회사는 3천억을 들여 안전에 투자하겠다고 언론에 선전했지만, 현장에서는 단 하나도 바뀌는 게 없다”며 회사 대표의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또한, 회사가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을 경우 회사를 고발할 계획이다.
 
2일 현대중공업 노사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8분경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2야드 판넬2공장에서 작업하던 A(53) 씨는 가스 절단 작업 중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로 사망했다. A 씨는 선박 블록을 용접해 연결하는 작업을 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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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간 안정되면 방역규제 대부분 해제”…실내 마스크는 써야

등록 :2022-04-01 17:01수정 :2022-04-01 22:57

4일부터 2주간 ‘10인·12시’ 새 거리두기
2주 뒤 인원·시간 제한 전면 해제 검토
확진자 7일 격리 등 방역 근본관리 방안은 유지
“실내 마스크는 최후 보루”…실외 해제 가능성
지난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앞 젊음의 거리가 저녁 시간을 즐기려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앞 젊음의 거리가 저녁 시간을 즐기려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4일부터 2주 동안 다중이용시설 제한이 ‘10인·12시’로 완화된다. 정부는 스텔스오미크론(BA.2) 확산 등 불확실성을 이유로 단계적 거리두기 완화를 결정했지만, 2주 뒤에는 방역규제를 전면 완화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다. 실내 마스크 착용을 제외한 대부분의 방역조치가 해제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다중이용시설 운영시간을 자정으로 연장하고, 사적모임 인원 제한도 10명으로 확대한다. 이는 2주 동안 적용될 예정이며 2주간 감소세가 유지되고 위중증환자와 의료체계가 안정적인 수준을 보이면 이후에는 전면적인 거리두기 조정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권 1차장은 “감소세가 완만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위중증과 사망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고, BA.2 변이가 확대되는 등 불확실성도 존재해 점진적 완화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중대본은 질병관리청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분석 결과 거리두기가 완화되더라도 확진자는 10~20%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8만273명으로, 전주 금요일보다 6만명 가까이 줄었다. 주 평균 확진자 역시 2주 전에 견줘 20%가량 감소했다.

 

정부는 2주 뒤 확진자·위중증·사망 등의 추이를 살펴 전면적인 거리두기 조정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영업시간, 인원제한, 300인 이상 대규모 행사나 집회 금지 등 3가지 대표적인 방역규제가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확진자 7일 격리 등 방역 근본관리 방안은 바뀌지 않는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민생경제의 어려움이나 국민들의 자유권을 심하게 침해하는 핵심 규제들을 해제하는데 논의가 집중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내 마스크 착용은 “방역 최후의 보루”로 남겨진다. 손 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마스크는 가장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생활수칙이며 비용·효과성 측면에서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방어수단”이라며 “가장 최종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영역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외 마스크 착용의 경우 2주간 상황을 보며 해제 여부를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를 발표한 가운데 위중증·사망자는 증가추세다. 이날 위중증 환자는 1299명으로 가장 많은 환자가 나온 전날(1315명)보다 줄었지만, 일주일 평균 위중증 환자는 1255명으로 일주일 전보다 174명 늘었다. 이관 동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예방의학교실)는 “거리두기 영향이 적어진 대신 시민참여 방역을 강조하고 진단·치료 체계로 전환 등의 속도를 빠르게 높여야 한다”며 “검사에 집중하기보다는 진단하고 치료하는 체계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일반 의료체계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코로나19 대면진료를 위한 외래진료센터는 이날 기준 487개소로 늘었다. 정부는 대면진료에 참여하는 병·의원에 ‘대면진료관리료’를 지급하는 등의 방법으로 참여 병·의원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정부의 지침 변경에 따라 코로나19 사망자에 대한 장사 방법도 변경된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시신에 대한 장사 방법 및 절차 고시' '시신의 장사 방법 제한 대상 감염병 공고' 등에 따라 화장을 권고해왔지만, 해당 고시와 공고를 4월 안에 폐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족이 원할 경우 코로나19 사망자 시신을 매장할 수 있다. 1천만원의 장례지원비 지급은 중단되며, 대신 300만원의 전파(감염) 방지 비용이 지원된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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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세 산불 이재민 김옥자 할머니가 '1600만 원'을 받기까지

[취재수첩] 취약계층에 고통 남기는 '빈틈투성이' 사회안전망

 

 

윤호중 손잡았던 이재민 할머니, 주거지원비는 못 받는다?

지난달 23일 아래와 같은 내용의 메일을 받았다.

"강릉시 옥계면 남양리 산불로 마을회관에서 지내는 김옥자 할머니입니다. 시청에서 연락이 왔네요. 주택전소 (주거지원비) 1600만 원을 지급받지 못한다고... 막막합니다"

김옥자 할머니(93)를 처음 만난 건 지난달 18일이었다. 앞서 13일 동해안 산불이 공식적으로 종료됐고, 기자는 이후 닷새가 지나서 강릉시 옥계면 남양2리 마을회관을 찾았다. 산불이 끝난 현장에도 여전히 고통을 겪는 이들이 있을 거란 판단이 늦은 강원도행의 이유였다. (☞관련 기사 : "살날도 얼마 안 남았는데, 불탄 집 빚내서 다시 지으래요") 

회관엔 산불로 집을 잃은 김 할머니가 홀로 거주하고 있었다. 대면은 처음이었지만 익숙한 얼굴이었다. 방문하기 3일 전까지만 해도 꽤 많은 기자와 정치인이 이곳을 찾았다. 그만큼 많은 뉴스에서 김 할머니의 사연을 다뤘다. 현장을 찾은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이 할머니의 두 손을 꼭 잡고 "집으로 편안히 돌아가실 수 있게, 잘 지원해드리겠다" 약속하기도 했다. 

산불로 집 전체를 잃은 김 할머니가 "정부 주거지원비 1600만 원을 못 받을 수도 있다"는 말도 그때 처음 들었다. 김 할머니의 아들 이정만 씨(63)는 할머니가 산불 당시 "자다가 몸만 빠져 나온 탓에" 집에 보관하고 있던 매매계약서가 소실돼 "전소된 집의 소유권을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사정을 털어놨다. 

집문서 없어졌다고 소유권 사라지는 시대가 아니다. 다만 40년쯤 전에 시골 마을에서 이뤄진 거래라는 점이 문제였다. 이 씨의 부모, 그러니까 김 할머니와 그의 남편은 거래 당시 토지소유권이전등기는 완료했지만 토지 위의 집에 대한 건축물소유권이전등기는 실수로 빠트렸다. 게다가 거래 당사자인 매도인도 그 아들도 모두 사망한 뒤였다. 당시 어렵게 매도인의 손자를 찾아낸 이 씨는 그에게 매매사실을 증명해달라고 부탁한 참이었다. 

사연은 안타까웠지만 사실 그렇게 큰 걱정이 들지는 않았다. 동네 사람들 모두가 아는 35년간의 거주사실을 증명하지 못할 리 없다고 생각했다. 김 할머니의 집처럼 소유권이 명확치 않은 경우도 시골에서는 '그런 집 많지' 하고 고개를 끄덕일 만큼 흔한 경우다. 서울로 돌아와 전화해본 몇 개의 공인중개사 사무소에서도 모두 비슷한 답변을 내놨다. "관련인의 증언이 있다면 어렵지 않게 증명될 것"이라는 답변이었다. 

그렇게 김 할머니의 이야기를 며칠간 잊고 지내다 그의 메일을 받았다. 설마 했던 지원비 1600만 원이 정말로 '못 받는 돈'이 됐다는 메일. 먼저 든 감정은 의아함이었다. 대체 왜? 그 다음은 걱정이었다. 자식들의 집을 전전하다 "다른 데선 도저히 못 살겠다"고 마을회관에 남길 택한 김 할머니였다. 안 그래도 부족할 지원금을 못 받는다니, 그가 느낄 좌절감을 상상할 수 없었다. 그와 함께 사진을 찍고, 그의 모습을 담아가던 유명 정치인과 언론인들에게 할머니는 또 어떤 배신감을 느낄까. 그 다음에야 부끄러움을 느꼈다. 안일한 마음으로 취재원의 상황을 제대로 취재하지도, 기사에 담아내지도 못했다. 추가 취재는 당연한 과제였다. 

▲윤호중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당 비대위원들이 3월 15일 강원 강릉시 옥계면의 산불 피해 현장을 방문, 피해 주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허무하게 해결된 '소유권 증명' 분쟁 … 김옥자 할머니 사례로 끝일까? 

소유권 인정의 문제였다. 이 씨는 주택 매매확인증명서를 매도인의 손자와 함께 임의 작성해 면에 제출했지만, 재난지원 집행부처인 강릉시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공적 증빙자료 없이 개인 간에 작성한 문서만으론 소유권 증명이 불가능하다는 게 시 측의 입장이었다. 

강릉시청 재난안전과 소속 담당 주무관은 "(주택에 대한) 과표도 잡히지 않는데, 소유자 측이 가진 매매계약서도 없다고 하니 도저히 (소유권을) 인정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난처한 입장을 설명했다. "강원도청에도 행정안전부에도 질의해 봤지만 모두 어쩔 수 없는 경우라 답해 왔다"고도 했다. 이런 경우 예산을 집행한다고 해도 시민의 민원이나 상위기관의 조사가 들어왔을 때 시청 입장에선 방어해낼 방법이 없다. 

결국 토지의 소유권도 인정되고, 그 토지 위에 집이 있다는 사실도 인정되며, 그 집에 거주했다는 사실을 마을의 모두가 인정하는데도 김 할머니는 그 집에 대한 '행정상의' 소유권을 인정받지 못했다. 심지어 산불 당시 대피하는 김 할머니의 모습은 전국으로 대서특필 됐고, 몇 년 전엔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이 해당 집에 살고 있는 김 할머니의 모습을 화면에 담아낸 적도 있다. 전 국민이 다 아는 산불 이재민이, 더구나 언론과 정계에서도 몇 번이나 찾아갔던 '단골' 이재민이, 정작 그 피해에 대한 지원은 받지 못하게 된 꼴이다. 

피해조사와 지원비 집행은 시가 주관하지만, 전체적인 지침을 규정하는 일은 행안부가 주관한다. 행안부 재난관리실 복구지원과로 연락해 입장을 구하자, 담당 사무관은 잠시 시청 측과 이야기 해보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몇 분 후 놀랍고도 허무한 일이 벌어졌다. 

"착오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김옥자 할머니의 경우 (토지에 대한) 과세표준이 잡혀서, 마을 이장님의 인우인 증명 등으로 (주택) 소유권 확인이 가능합니다. 주거지원비도 문제없이 지급될 거예요"

김 할머니 모자가 느꼈던 막막한 한 주가 허무하게 느껴질 정도로 소유권 인정 문제가 빠르게 해결됐다. 사무관은 "행안부 지침 상 김 할머니의 상황이 지급불가사례라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를 강릉시 측에 전달하자 시청 건축과에서 재조사에 나섰고, 재조사 결과 착오로 누락된 과표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문제가 해결됐으니 다행이라 하겠지만, 그 과정을 납득하기 어려웠다. 기자의 전화 몇 통으로 해결될 만한 작은 실수가 지원금 1600만 원의 지급 여부를 뒤바꿨다는 점도 아찔했지만, 행안부와 강릉시의 서로 다른 지침 적용 방식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행안부와 통화하기 전, 시청 재난안전과는 분명 "행안부에도 이미 질의했다"고 말했다. 다만 질의는 구두로 이뤄졌기에 어떤 직원이 어떤 연유로 그런 답변을 한 것인지는 규명할 수 없었다. 

행안부 측은 "만약 과표가 끝내 나오지 않았을 경우엔 결국 지급이 불가능 했나" 묻는 기자의 질문에도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이번 동해안 산불 피해지원에 대해 행안부는 "가능한 폭넓게 지원하는 쪽으로 지침을 규정한 상태"고, "비슷한 민원이 들어와도 (어떤 방식으로든) 실거주가 증명만 되면 지원받을 수 있다고 답변하는 게 행안부 지침"이라고 했다.

반면 시 측의 입장은 조금 달랐다. 재난안전과의 A 주무관은 "세금, 성금으로 모아진 지원비를 집행하는 시청의 입장에선 아무리 행안부 지침이 그렇다 해도 공적 증빙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예산을 집행하기가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다. 그는 "누군가 (지원금 수혜자에게) '공적 증빙이 없는 상황에서 지원금을 타갔다'는 식으로 민원이라도 걸면 (민원의 옳고 그름을 떠나) 할 말이 없다. 이 경우 시청 측 관계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김 할머니의 경우도 과표가 나오지 않았다면 지급불가 방침을 번복할 수 없었을 것"이라 설명했다. 이에 행안부 측은 다시 "이번과 비슷한 사례의 다른 민원이 들어온 경우는 없지만, 만약 들어온다면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란 입장을 고수했다.

취재의 뒷맛이 아무래도 찝찝했다. 비슷한 상황의 누군가가 시청의 말만 듣고 민원을 포기했다면? 그리고 그것도 '실수'였다면? 하는 생각이 끊이지 않았다. 

▲강릉 옥계면 남양2리 4반 김옥자 할머니의 집터. 그의 집은 현재 완전히 전소된 상태다. ⓒ프레시안(한예섭)

아무도 관심 가지지 않은 '행정의 빈틈', 고통은 취약계층의 몫이다. 

주거지원비를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소식을 이 씨에게 전하자, 그는 몇 번을 "감사하다"면서도 "어머니껜 더 확실해지면 전하겠다"고 말했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일"이라, 혹시나 또 결과가 뒤집히면 속상해 할 어머니가 걱정됐기 때문이다. 업무가 대충 정리될 무렵 그에게 다시 전화가 왔다. 

"시청에서 전화 받았습니다. 1600만 원 지급한다고요... 여기 (강원도에) 오게 되면 꼭 연락 주세요. 여기 다녀간 기자들한테 다 연락했는데 아무도 답을 안 줬어요. 관심 가져 준 게 그쪽이 처음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너무 고맙습니다" 

이 씨의 말에 뿌듯함과 안도감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론 다시금 아찔해졌다. 산불 이슈가 완전히 지나간 시점에, 공당의 비대위원장이나 차기 대통령 당선인도 더 이상 갈 일 없는 현장에서 벌어진 이 사소한 '행정의 빈틈'에 많은 기자들이 관심을 가지긴 어려웠을 테다. 그 맥락을 잘 알기에 더 아찔한 기분이 들었다. 누군가의 삶이 선의나 우연, 혹은 '아는 기자' 따위의 인맥에 맡겨지고 말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 작은 사례를 가지고 누군가의 책임을 물으려 하는 게 아니다. 김 할머니 메일에 답신을 보낸 기자의 행위를 어떤 특출한 선의라 포장할 수 없듯, 지원금 지급에 대한 강릉시의 원 판단도 어떤 특출한 악의라 생각하지 않는다. "행정이 '공적으로' 파악할 수 없는 것들이 있고, 그들을 (자의적 판단으로) 적절하게 지원하기엔 매뉴얼이 확실치 않다"는 시 측의 항변은 아마도 진심이자 어느 정도의 진실일 것이다. 다만 재난지원이 상징하는 지금 우리 사회의 안전망 시스템이 '충분히 촘촘한지' 되돌아보고 싶다. 산불이 번지고 감염 병이 창궐하고 노동과 산업이 전환되는 시대에 지원받아 마땅함에도 지원받지 못하는 수많은 사각과 빈틈, 예외사례들은 계속해서 쏟아질 테니 말이다. 

그런 시대에, 누군가의 삶이 선의나 우연 따위에 기대지 않아도 될 만큼 우리 사회의 안전망은 촘촘한가? 어느 시골 마을 언저리에 존재하는 행정의 사각을 찾아낼 만큼 제도는 치밀하게 작동하는가?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행정의 빈틈을 찾아낼 만큼 지침은 많은 것을 고려하고 있는가? 제도와 지침에서 탈락한 예외사례들을 언론은 충분히 조명하고 있는가?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충분하지 않다면, 고통은 또 다시 취약계층의 몫이 된다. 항의의 창구조차 찾지 못했던 김 할머니가 위기에 빠졌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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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에서도 드러나는 기성정치의 대위기

 
 
2017년 5월 6일 프랑스 남서부 생장 피드 포르의 거리에서 경찰관이 대선 후보들의 포스터 옆을 지나가고 있다. 올해도 에마뉘엘 마크롱과 마린 르펜의 양자 대결이 될 가능성이 제일 높다. ⓒ사진=뉴시스

 

편집자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재선이 거의 확실한 프랑스 대선의 1차 투표가 4월 10일 치러진다. 예상대로라면 마크롱이 과반을 얻지 못하고 4월 24일 치러지는 2차 결선투표에서 마리 르펜과 양자 대결을 펼쳐 이길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프랑스 국민이 현 정권에 만족하는 건 아니고 프랑스 사회가 통합돼 있는 것도 아니라는 파이낸셜타임스의 기사를 소개한다.

원문:  France votes: Macron’s frontrunner status conceals deep rifts in society

 질르 레르메는 참을 만큼 참았다. 모든 게 다 지긋지긋했다. 45년간의 노동, 프랑스 정치의 끝없는 좌파-우파 번갈아 먹기 사이클, 불량배들이 불을 붙여 활활 타는 자동차들, 만연한 의료진의 부족, 점점 수준 낮아지는 공공서비스, 그리고 이민자들 모두 지긋지긋했다. 


레르메는 론데인 강 산업단지에 위치한 라 리카마리에 있는 자기 술집 카운터 뒤에 서서 말했다. “이민자가 너무 많아요. 그들이 우리 일자리를 뺏는 건 아니에요. 어차피 일자리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우리가 이민자들을 먹여 살리고 있잖아요”. 극우의 주장과 같은 얘기였다.

1970년대에 탄광과 공장들이 문 닫은 이후 빈곤, 실업, 열악한 주거 환경이라는 쓰라린 현실을 안고 있는 여느 탈산업화 도시가 그렇듯, 자유주의 대통령 에미뉘엘 마크롱과 중도 좌파에서 우파에 이르는 모든 기성 정치인들을 경멸하는 라 리카마리였다.

어느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4월 10일의 1차 투표로 시작되는 대선에서 마크롱의 재선이 유력하다. 하지만 라 리카마리와 같은 곳에서는 사람들이 파리 엘리트들에 대해 지속적인 분노를 가지고 있다. 마크롱은 승리하더라도 전국적인 노란조끼 시위로 폭발했던 그런 분노도, 그리고 그 분노를 악용해 득세하고 있는 극단주의적인 정치인들도 오랫동안 억누르지 못할 것이다.
 
개선문 주변에서 프랑스의 시위진압 경찰이 노란 조끼를 입은 시위대와 대치하고 있다. 2018.12.1 ⓒAP

 
지난 2월 러시아가 유럽연합(EU)의 동쪽에 있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기적으로 대화를 해 온 마크롱이 외교적 협상에 나섰다. 그러면서 마크롱은 전시 지도자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고 지지율을 더 끌어올릴 수 있었다. 유럽 도시들이 러시아로부터 공격받고 함락되고 수백만 명의 우크라이나 국민이 피난을 가고 있으니 이슬람 교도의 이민이나 범죄 등 대선에서 야당이 제기한 정치적 이슈들이 갑자기 덜 중요해진 것이다. 그러나 그로 인해 경제정책, 사회정책, 치솟는 생활비 등 중요한 사회문제들도 묻히게 됐다. 마크롱이 중요한 국내 문제들을 거론하지 않음으로써 그가 오만하고 서민의 고통에 무감각하다는 국민들의 인식은 더 확고해졌다.

이번 대선에서 기권하겠다는 유권자가 많다.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약 3분의 1이 투표 계획이 없다고 했다. 그렇게 되면 이번 대선의 투표율은 전례 없이 낮아질 것이고, 상대적으로 경제가 나쁘지 않음에도 마크롱의 정통성이 향후 5년 간 약할 수밖에 없다.

투표율이 낮고 극우와 극좌의 대선 성적이 괜찮다면 프랑스는 앞으로도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와 민족주의적 포퓰리즘의 부딪히는 주요 전장이 될 것이다. 영국의 브렉시트,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 그리고 브라질부터 필리핀까지 독재형 지도자들의 등장을 가능하게 했던 세력 구도가 유지될 것이다.

프랑스사 전문가 줄리안 잭슨은 마크롱의 승리로 인해 프랑스가 자유민주주의의 견인차라는 지위를 겨우겨우 유지하고 있다는 현실이 가려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극우가 1980년대부터 2차 대전 이후 굳어진 정치적 구도를 뚫고 등장해 점점 성장하고 있다는 것도 짚었다. 그는 “마크롱이 극우의 득세를 막고 있다. 하지만 그게 얼마나 가능하겠는가? 우려스러운 것 중 하나는 거의 확실시되는 그의 당선이 현상 유지일 뿐이라는 것이다. 마크롱이 지난 대선처럼 돌풍을 일으키는 것이 전혀 아니”라고 강조했다.
 
고인 물에 빨래하는 프랑스 노숙자 ⓒ사진=뉴시스
좌도 우도 아님을 강조해 선풍적 인기를 끌며 마크롱이 2017년 대선에서 승리했을 때도 라 리카마리와 같은 곳은 마크롱을 거의 지지하지 않았다. 그들은 중도세력을 거부하고 대선 1차 투표에서는 극좌의 장뤽 멜랑숑, 결선 투표에서는 극우의 마린 르펜을 찍었다.

라 리카마라의 바 주인 레르메는 ‘불복하는 프랑스’의 멜랑숑보다 ‘국민연합’의 르펜을 지지한다. 레르메는 지난 36년 간 ‘룰렛바’를 운영했다. 룰렛바는 60대의 백인 노동자들이 파스티스나 값싼 와인 한 잔을 하며 위안을 얻기 위해 찾아오는 술집이다. 파리와는 거리가 먼 작은 마을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바에 들어와 이미 와 있던 5~6명과 악수를 하고, 1945년 이후 30년 동안의 경제 성장과 산업발전에 대한 향수를 나눈다. 

레르메는 “그때는 일자리가 있었다. 광부들도 있었고 동료애가 있었다. 좋은 시절이었다. 피르미니에 있는 크루소-르와르 제철소나 다른 회사에 매일 2만 명씩 일하러 갔다. 이제는 일자리가 없다”며 착잡해 했다.

공산당 소속의 시릴르 본느포아 시장은 석탄 광산과 중공업, 강력한 노조들과 수 천 개의 일자리가 있어 처음에는 남부 유럽과 동부 유럽에서, 나중에서 프랑스의 이전 북아프리카 식민지에서 이민자들이 이주해 온 좋은 옛 시절을 떠올렸다. 1980년대부터는 터키 시골의 이민자들과 구 유고슬라비아의 난민들이 왔지만 이제는 일자리가 거의 없고 중산층이 많이 빠져나갔다. 실업률은 17%로 전국 평균의 두 배가 넘고, 주거의 4분의 3은 정부 주택이거나 노후된 아파트와 수리가 필요한 주택이다.
 
프랑스 대선의 극우 후보 에릭 제무르와 마리옹 마레샬-르펜. ⓒ사진=뉴시스
 
극우에게 좋은 조건

지역 병원의 간호사로도 일하고 있는 본느포이는 한때 좌파의 텃밭이었던 이곳에서 이제는 르펜의 극우 선거운동원들이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선거운동을 하게 된 분위기를 얘기하며 씁쓸해 했다. 그는 “국민연합의 버스가 이 지역 여기저기를 돌며 전단을 배포하는데 아무도 항의하지 않는 날이 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30년 전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여기 뿐만 아니다. 공산주의를 지지했던 많은 노동자들이 유럽 회의론과 이민 억제를 내세운 르펜으로 돌아섰다.

여론조사에서 르펜은 지지율 약 19%로 28%의 마크롱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오는 4월 10일의 1차 투표를 통과해 결선투표에 올라 지난 대선에서와 마찬가지로 마크롱과 맞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민에 대해 르펜보다도 더 신랄하게 비판하는 텔레비전 토크쇼 논객 출신의 에릭 제무르는 현재 11%로 4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지난주 ‘이민자 재이주’ 부처를 신설해 5년 내에 이민자 100만 명을 추방한다고 약속했다. 게다가 공화당 지지자들도 공화당 경선에서 이긴 발레리 페크레스를 찍어야겠지만 최근 그녀의 중도적인 정책들을 지지하지 않을 정도의 극우 성향을 보이고 있다.

이를 모두 합하면 극우는 상당한 득표율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가장 최근에 나온 여론조사에 의하면, 2차 결선 투표에서 마크롱과 르펜은 지지율 56%와 44%로 2017년 결선 결과였던 66%와 34%보다 격차가 현격히 줄었다. 이는 1970년대에 르펜의 아버지가 창당한 이후 극우가 기록한 최고 성적으로, 극우에게 프랑스의 권력 장악이 손에 닿을 듯한 위치라는 것이다.

다음 대선에서는 극우가 패배하리라는 보장이 없다. 이번 대선 결선 투표에서 르펜이 패배하면, 르펜이 제무르와 제무르 대선 캠프에 있는 우파의 떠오르는 젊은 스타인 르펜의 조카 마리옹 마레샬-르펜과 손잡는 등 극우세력의 재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마크롱이 만든 빈 자리

하지만 프랑스 정치가 파리 제도권과 극우세력으로만 구성된 것은 아니다. 생테티엔의 장모네대학교 법대 3학년에 재학중인 나엘라 암망은 바 주인 레르메처럼 마크롱 정권 하에 있는 프랑스의 현재 상태에 울분을 터뜨렸다. 하지만 그녀는 이민자를 탓하기는커녕 알제리계 프랑스 여성으로서 멜랑숑과 그의 정당 ‘불복하는 프랑스’를 열렬히 지지한다.

암망은 지난 선거 직전에 극단적인 이민 반대 세력이 부상하면서 정치적으로 각성되기 시작해 마크롱의 즉흥적이고 독단적인 코로나 대응 방식을 보며 정치적 입장을 굳혔다고 했다. 그녀가 마크롱이 수차례에 걸친 락 다운과 ‘말도 안 되는’ 보건 패스로 대중교통과 문화시설 사용을 제한하는 등 프랑스 국민의 자유를 마음대로 제약했다고 생각한다.

암망은 한때 세계의 본보기가 됐던 프랑스의 보건 및 교육 제도가 무너지고 있고, 마크롱 하에 공공서비스가 계속 축소됐음을 지적하며 멜랑숑의 급진적인 정책들을 지지하게 됐다고 했다. 멜랑숑은 모두를 위한 일자리 보장, 부자들의 세금 인상, 이민자 환영, 대마초 합법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탈퇴 등을 주장한다.
 
안보관련 행사에 참여한 장-뤼크 멜랑숑 프랑스 대선 후보. 2017.3.31 ⓒAP
뒤늦게 지지율이 오른 멜랑숑은 14%의 지지율로 마크롱과 르펜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한때 우크라이나에 적대적이었고 푸틴에게 우호적이었다는 점이 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암망은 “우리는 미국의 초제국주의에 반대한다. 그렇다고 푸틴을 봐주지는 않는다”며 그런 비판을 일축했다.

이념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의 좌와 극우는 많은 공통점이 있다. 이 두 세력은 제도권에 대한 분노, 세계화, NATO, EU를 불신하는 프랑스 민족주의, 전통적인 정치로부터의 소외감과 경제적으로 배제되고 있다는 느낌 등을 공유하고 있다.

암망의 부모 모두 최저임금을 받고 있고 레르메는 평생 일했지만 매월 받는 연금은 955유로에 불과하다고 투덜거린다. 2018년말부터 시작돼 마크롱 정권을 뒤흔들어 놓다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약화된 노란조끼 시위 때에도 좌와 극우가 거리에서 함께 할 때가 많았다 (노란조끼 운동은 녹색연료세에 대한 보수파의 저항으로 시작됐다가 잠시 극우를 끌어들였고, 좌도 합세했다. 마지막으로 무정부주의자들마저 가담하면서 폭력적인 프랑스 시위 진압 경찰에 맞서 거리에서 함께 싸웠다.)

마크롱이 전통적인 보수 공화당과 중도좌파 사회당의 양당구조를 깨뜨린 후 공백이 생겼다. 잭슨에 따르면 “전통적 우파와 전통적 중도좌파가 마크롱을 중심으로 중도에 빨려 들어가면서 그들이 있던 자리가 비게 돼 포퓰리즘이 들어갈 틈이 생겼다”.

마크롱이 직면한 문제들

여론조사 결과대로 가뿐하게 재선에 성공하더라도 마크롱은 많은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우선 6월 총선이 있다. 효과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서는 마크롱 세력이 반드시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 또 다른 문제는 마크롱이 인기가 없다는 점이다. 마르크 라자르 파리 정경대 교수의 말대로 마크롱은 사방에게 전례 없는 혐오의 대상이 됐다. 좌도, 우도, 대중도 모두 그를 미워한다.

프랑스의 경제적 및 사회적 이슈들을 제대로 토론하지 않은 채 마크롱이 승리하면 선거 이후에 많은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 늘 그렇듯 대중적 소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프랑스의 18~24세 청년 8000명에 대한 최근의 여론조사에서 무려 22%가 시위를 하거나 자기 생각을 피력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37%는 정부 부처 건물을 점거하는 것을 용납 혹은 이해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정부의 반대 세력이 의회가 아닌 거리에 있을 수 있다.

마크롱의 한 최측근은 “우리 엘리트들은 잘 살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 다수가 무질서와 급격한 변화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보지 못한다. 브렉시트와 트럼프는 영국과 미국을 극도로 양극화시켰다. 그와 같은 일이 프랑스에서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프랑스가 벼랑에서 떨어지면 유럽 전체가 그렇게 될 것”이라고 했다.
 
프랑스의 극우 지지자 질르 레르메 ⓒ사진=빅토르 말렛

 
파리의 거리가 다시 가득 메워져도 라 리카마리 주민들은 전혀 놀라지 않을 것이다. 레메르는 “마크롱은 꼭 마술사 데이비드 카퍼필드 같다. 공장을 계속 문 닫게 하는데도 실업률이 떨어진다. 우리는 계속 국민에게 긴축재정을 강요하는 정권 아래 살았다. 40년 간 그게 이어졌다. 좌, 우, 좌, 우, 번갈아가며 말이다”라며 불만들 터뜨렸다.

한때 주차장이었던 룰렛바 바깥의 시장에는 저소득층을 끌어들일 만한 저렴한 물건들이 많다. 레페 크리스마스 맥주 12병이 6유로, 신발 한 켤레가 3유로다. 그곳에서는 불어와 아라비아어, 동유럽 언어들이 뒤섞여 있다. 나라를 끌고 있는 멍청이들에 대한 불평불만도 들려온다.

시장 옆의 공중화장실 문에는 자본주의의 부당함을 규탄하는 포스터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다. 그리고 거기엔 파리 기득권 정치인들에게 위협적인 예리한 메시지가 적혀 있다.

‘선거라는 코미디에 맞서야 한다. 2022년 대선 보이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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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인수위 출입 불허... 뉴스타파 '아직도 검토중'

서울의소리·뉴스버스도 출입 등록 지연... 인수위 "순차적으로 진행, 매체 성향과 등록은 무관"

22.04.01 20:40l최종 업데이트 22.04.01 22:05l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감원 연수원에 마련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나서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감원 연수원에 마련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나서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인수위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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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비평 전문 매체인 <미디어오늘>의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 출입이 거부됐다. 이외에도 일부 진보 매체 역시 출입 기자 등록을 신청했으나 아직까지 승인이 나지 않고 있다.

인수위는 지난달 21~23일까지 기자들로부터 '출입 기자 등록 신청'을 받았다. 이후 다수의 언론사 기자들은 출입 등록이 됐다는 통보를 받았지만, <미디어오늘>에는 연락이 오지 않았다.

심지어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취재하던 장슬기 <미디어오늘> 기자는 지난달 29일 인수위 브리핑실에 들어가려고 했으나, '등록된(출입) 명단'에 없다며 출입을 거부당했다. 장 기자가 당시 명단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기자의 수는 883명. 이름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언론사 소속의 기자도 다수였다. 이에 장 기자는 국민의힘과 인수위 관계자 여러 명에게 출입 등록이 되지 않은 이유를 물어봤다. 처음에는 "서류가 미비되거나 기한을 맞추지 않은 게 아니냐"는 답변이 돌아왔지만, 다음날에는 '기자협회 등에 가입한 언론사의 소속 기자'라는 인수위가 규정한 '등록 대상'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수위 관계자로부터 '출입 불허' 통보를 받았다.


인수위가 출입등록 신청을 받으면서 '등록대상'으로 삼은 대상은 ▲ 한국신문협회, 한국방송협회, 한국기자협회 등 9개 협회 소속 언론사 기자 ▲ 국가기관의 보도요원 ▲ 그밖에 언론 관련 종사자로서 인수위 대변인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자이다.

장슬기 기자는 "<미디어오늘>은 미디어 비평지이기 때문에 기자협회 등에 대해서도 이해관계가 있으면 안 되기 때문에, 거리를 두기 위해 협회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라며 "청와대 등에도 비슷한 조항이 있지만 출입하고 있고, 오히려 인수위에 11번 규정(인수위 대변인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자)을 왜 적용하지 않는지 묻고 싶다"라고 밝혔다. 현재 인수위의 출입등록 거부에 대해 언론사가 이의 신청할 수 있는 절차나 방식은 없는 상황이다.

인수위 "'매체 성향'과 출입 등록은 무관하다"
 
 기자를 출입기자 채팅방에서도 내보냈다." class="photo_boder" style="border: 1px solid rgb(153, 153, 153); image-rendering: -webkit-optimize-contrast; display: block; text-align: center; max-width: 600px; width: 402px;">
▲  인수위는 장슬기 <미디어오늘> 기자를 출입기자 채팅방에서도 내보냈다.
ⓒ 장슬기 기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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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30일 장슬기 기자는 인수위 출입 기자 채팅방에서도 쫓겨났다. 기존 '윤석열 캠프'가 윤 당선인의 후보자 시절부터 기자들과 소통창구로 운영했던 카카오톡 채팅방 대신, 28일부터 새롭게 '인수위 대변인실 알림방'이라는 이름의 채팅방이 운영되고 있다.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공지에는 "본 <오픈채팅방> 참여 대상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입 등록이 완료된 언론인으로 제한됩니다"라고 적혀 있다. 현재 이 방에는 977명의 기자가 속해 있지만, <미디어오늘> 기자들은 들어갈 수가 없는 것이다.

장슬기 기자는 "조선일보 출신 윤석열 대변인 일방소통 논란에 기자들 '꼰대'", "첫 행보부터 꼬인 윤석열 공보, 대선출마 참석매체 공지에 '부글부글'", "윤석열 가장 많이 인터뷰한 매체 그리고 한번도 못한 매체"등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 공보라인을 비판하는 기사를 다수 작성한 바 있다.

'김만배 녹취록' 공개, 김건희씨 주가 조작 의혹 등을 보도한 <뉴스타파>와,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을 최초 보도한 <뉴스버스> 역시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아직 '심사 중'이라는 답변만 들었을 뿐, 1일까지도 출입 승인이 나지 않고 있다. 다수의 언론사가 이미 인수위에 출입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들의 출입 등록 절차가 상당히 지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김건희씨와의 7시간 통화 내용을 공개한 <서울의소리> 역시 지난달 29일 "尹 보복(?) '서류 갖춘' 서울의소리 인수위 출입등록 거절(...)"이라는 기사를 통해 <서울의소리>가 인수위 출입 등록에서 누락됐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서 인수위 측은 "순차적으로 (등록이) 진행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1일 인수위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미디어오늘>은 '협회' 소속이라는 기준에 안 맞았기 때문에 승인하지 않은 것이다. '인수위 대변인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자'가 강행규정도 아니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인수위 대변인실 오픈채팅방에서 장 기자를 내보낸 것 역시 "출입 기자들만 들어올 수 있는 카톡방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뉴스타파>와 <뉴스버스> 등에 대해서는 "나머지 언론사의 경우 절차상의 문제로 인해 내부 심사를 거친 뒤에 순차적으로 출입 등록이 진행 중이다. 오늘도 새로 (출입 기자가) 들어왔다"라며 '매체 성향'과 출입 등록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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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김 총리 “4일부터 사적모임 10명·영업시간 밤12시로 완화”

등록 :2022-04-01 08:57수정 :2022-04-01 09:13

정부, 새 거리두기 방안 발표
김부겸 국무총리가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부겸 국무총리가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오는 4일부터 2주간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을 밤 11시에서 밤 12시로 완화하고 사적모임 인원 제한은 8인에서 10인까지로 조정하기로 했다. 다만 행사·집회 등 나머지 방역수칙은 현행 그대로 적용하기로 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유행이 정점을 지나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본격적으로 완화하겠다고 수차례 약속드린 바 있다”면서도 “시차를 두고 나타날 위중증과 사망 증가 우려, 우세종화 된 스텔스 오미크론, BA.2라고 명명합니다만, 그 영향, 봄철 행락수요 등 위험요인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그래서 신중한 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김 총리는 이어 “사회 각계의 목소리를 듣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의견도 존중해 심사숙고한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내리막길에서 더욱 “안전운전”이 필요함을 이해해 주고, 변함없는 방역 협조를 국민 여러분께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또 김 총리는 “변화된 방역 상황과 현실에 맞게 기존의 제도를 보완하고 대응체계를 조정해 나가는 일도 중요하다”며 “변화된 장례 지침과 현실에 맞게 장례비 지원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장례지원비 지급을 중단하되 장례 과정에서 감염 관리에 소요되는 비용은 계속 지원하기로 했다. 그동안 매주 3차례 열었던 중대본 회의도 현장 대응에 총력을 다하기 위해 수요일과 금요일, 2차례로 조정하기로 했다. 중대본 회의는 새로운 대책을 논의하기보다 현장의 상황을 점검하고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두고 운영하기로 했다.

 

김 총리는 “오미크론 유행 이후의 그 상황을 대비해, 전반적인 방역체계 개편을 미리미리 준비하겠다”며 “향후 2주간 위중증과 사망자를 줄여나가면서 의료체계가 안정적으로 관리된다면 남아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조치를 과감하게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연재코로나19 험난한 일상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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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해명에도 계속되는 김정숙 여사 ‘옷값’ 보도

  • 기자명 정민경 기자 
  •  
  •  입력 2022.04.01 07:58
  •  
  •  댓글 2


    •  

[아침신문 솎아보기]
인수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않겠다 요청” 언론 “지방선거 대비”
계속 되는 옷값 보도…특활비 공개하라는 압박
조선일보 “이준석이 전장연 도와줬다” 칼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현 정부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을 다음달부터 1년간 한시적으로 적용하지 않도록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에 언론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업무보고 첫결과물에서 각종 규제를 푸는 데 방점이 맞춰지면서 친기업·보수 색채의 경제관이 드러났다고 봤다. 지방 선거를 앞두고 대선에서 민심이 흔들렸던 주제인 부동산 문제를 처음부터 강하게 잡고 나간다는 해석도 있었다.

청와대의 해명이 있었지만 김정숙 여사의 옷값에 대한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 옷값 논란으로 시작해 특활비를 공개하라는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연일 전장연의 장애인 이동권 시위를 비판하면서 오히려 전장연이 관심을 호소하는 주제에 전 국민의 관심을 쏠리게 만들었다는 칼럼도 있었다.

▲4월1일 주요종합일간지 1면 모음.
▲4월1일 주요종합일간지 1면 모음.

다음은 4월1일 주요 종합 일간지 1면 머릿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부동산 감세로 시작한 ‘윤석열 노믹스’”
국민일보 “양도세 중과 1년 배제 다주택 매각 길 터준다”
동아일보 “인수위 ‘다주택 양도세 중과 1년간 면제’”
서울신문 “‘대우조선 알박기’ ‘눈독 들였나’ 또 인사 충돌”
세계일보 “‘대우조선 사장 알박기’ ‘눈독 들일 자리 아니다’”
조선일보 “인수위 ‘대우조선 알박기는 몰염치’”
중앙일보 “청와대 만찬 3일만에 신구권력 입이 거칠어졌다”
한겨레 “‘열, 통증 1년째’ 코로나 후유증에 갇힌 삶”
한국일보 “‘임대차법 수술’ 尹정부 보조 맞춘 법무부”

최상목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는 “부동산세제 정상화 과제 중 첫째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을 4월부터 1년간 한시적으로 배제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과 조치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 정부에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윤석열 정부 출범(5월10일) 즉시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5월11일 양도분부터 1년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당초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 적용을 최대 2년간 한시적으로 배제하겠다고 했다.

▲1일 국민일보 3면.
▲1일 국민일보 3면.

경향신문은 1면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주재로 열린 인수위 경제분과 업무보고의 첫 결과물이 세금을 줄이고, 규제를 푸는 데 방점이 맞춰지면서 친기업·보수 색채의 경제관을 뚜렷이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국민일보는 1면에서 “28차례나 대책을 내놨지만 시장 안정화에 실패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본격적인 수술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라고 썼다. 한국일보는 1면에 “6월1일 종합부동산세 납무 대상자가 확정되기에 앞서 과도한 세금을 물게될 것으로 예상되는 다주택자에게 퇴로를 열어주기 위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국민일보는 3면 “다주택자 적대적 정책‘ 변화 신호탄, 퇴로 열어 처분 유도”라는 기사에서 “그동안 다주택자에 대해 각종 세금을 종과해온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세제 정책을 되돌리겠다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며 그동안 “신규 주택 공급이 줄어든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나서면서 집값은 집값대로 오르고 다주택자들의 보유세 전가로 임대료가 급등하는 부작용까지 생겼다”고 썼다.

동아일보는 3면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선의 판세를 가른 부동산 민심을 서둘러 잡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고 썼다.

▲1일 조선일보 사설.
▲1일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 “새 정부 출범에 집값 하락세 멈춤, 심각한 경고음이다”에서 “윤 당선인이 대선에 승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라며 “미친 집값, 미친 전셋값 때문에 벼랑 끝에 내몰린 서민층과 청년, 세금 폭탄을 얻어맞은 선의의 1주택자들이 분노해 정권 교체에 힘을 실어주었다”고 썼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부동산 정책의 골격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인수위발(發) 규제 완화 뉴스가 이어지면서 집값 상승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면서 “과도한 부동산 규제는 완화해야 한다. 다만, 그 대전제는 집값 안정”이라고 강조했다.

계속 되는 옷값 보도…특활비 공개하라는 압박

언론이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를 둘러싼 ‘옷값 의혹’을 계속 보도하고 있다. 청와대가 공식 해명을 내놨지만 1일에도 관련 기사가 계속 나왔다.

▲1일 국민일보 2면.
▲1일 국민일보 2면.

앞서 청와대는 지난 29일 ‘김 여사 의상 구입에 청와대 특수활동비가 쓰였다’는 온라인상 의혹에 대응했다. 영부인의 옷은 사비로 샀거나 행사 주최 측으로부터 지원받아 사용한 후 반납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30일 문 대통령이 임기 5년 동안 생활비로만 13억4500만원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국민일보는 2면에 “‘사비로 구입’ 해명에도 ‘수백만원 현금결제’놓고 2라운드”에서 “청와대가 김 여사 옷값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없었지만 ‘사비로 옷값을 부담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생활비 액수 공개로 해석됐다”며 “그러나 청와대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오히려 청와대 측의 해명은 또 다른 논란으로 이어졌다”고 썼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30일 오전 TBS 라디오에서 “(모든 의류와 장신구는) 사비로, 카드로 구매했다”고 주장했는데 의류업계 관계자의 증언으로 2017년 문 대통령 취임 후 김 여사가 수백만원에 달하는 한복 등을 현금으로 결제했고, 대금도 김 여사가 아닌 청와대 비서관이 건넸다는 것 내용이 나왔다.

그러자 청와대는 같은 날 “여사의 사비를 현금으로 쓴 것”이라며 “세금계산서까지 발행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안다.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31일 브리핑에서 “무분별한 의혹 제기에 유감을 표한다”며 “청와대 특활비는 매년 감사원의 감사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단 한 건도 감사원의 지적을 받은 일이 없다”고 밝혔다.

▲1일 동아일보 6면.
▲1일 동아일보 6면.

동아일보는 1일 6면에서 “김정숙 여사 단골 디자이너 딸 靑근무…靑‘정상 추천 거쳐’”라는 기사를 배치하고 김정숙 여사의 단골 디자이너 A씨의 딸이 청와대에 근무한다고 보도하면서 “특혜 채용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고 썼다. 조선일보도 2면에서 김정숙 여사의 단골 디자이너 딸이 청와대에 근무한다고 보도했다.

서울신문은 4면에서 이 이슈를 다루며 “청와대가 반격 수위를 끌어올린 것은 종편 등에서 집중 제기하는 이번 논란이 확산한다면 임기 말 국정 운영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고 썼다.

언론은 김정숙 여사의 옷값에서 시작해 특활비를 공개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1일 조선일보 사설.
▲1일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 “문 대통령과 가족들 돈 문제는 왜 이렇게 불투명한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전 살았던 양산시 매곡동 사저를 매각한 것과 김정숙 여사의 옷값에 대한 이슈를 묶어 “문 대통령과 그 가족과 관련된 거래는 항상 의문투성이”라고 사설을 썼다.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이날 오피니언 면 칼럼 “문 대통령 부부의 생활비 등?”에서 “청와대가 이렇게 해 온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보를 독점한 채 자신들이 원할 때만 비틀고 때론 왜곡한 정보를 내놓고는 믿으라고 강요했다”며 “문 대통령 부부의 처신이 안타깝지만 그 얘기만 하려는 건 아니다. 이전 청와대에도 정도 차가 있을 뿐 비밀주의가 팽배했기 때문이다. 이제 어떤 식으로든 문 대통령 부부에 대한 검증이 있을 것”이라고 썼다.

▲1일 중앙일보 오피니언. 
▲1일 중앙일보 오피니언. 

한국일보는 사설 “영부인 옷값 논란, 특활비 투명성 높이는 계기로”에서 “대통령 부인 의상비 논란의 본질은 특활비에 있다”며 “이후 사안의 본질인 특활비는 온데간데없이 의상의 가격이나 구입 경로 등 지엽말단적 문제로 변질됐다. 대통령 부인 의상비를 국가 안보와 결부시켜 특활비 공개를 거부한 청와대나 시시콜콜한 문제에 현미경을 들이대며 본질을 흐리는 반대편 모두 이해할 수 없다”고 썼다.

다만 한국일보는 “청와대가 의상비 의혹에서 자유롭다면 국가 안보에 관련된 사항을 제외한 특활비 내역을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막대한 규모의 특활비가 허투루 사용된다는 의심을 받지 않으려면 국가안보 등 기밀 활동에 배정된 항목을 제외하고는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1일 한국일보 사설.
▲1일 한국일보 사설.

조선일보 “이준석이 전장연 도와줬다” 칼럼

전장연의 장애인 이동권 시위가 계속되면서 시위 방식에 대한 논란이 토론 거리가 됐다. 특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이들의 시위를 비판하면서 판은 더 커졌다.

국민일보는 8면 “장애인 탑승 설비, 노선버스에 국한…정부, 이제야 대응 착수”라는 기사에서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시위가 정치적 쟁점으로 번지자 정부가 뒤늦게 제도 개선에 나섰다고 전했다.

▲1일 국민일보 8면.
▲1일 국민일보 8면.

전장연은 서울 모든 지하철역 승강장에 엘리베이터 설치 등의 요구를 하며 지난해부터 서울 지하철에서 출·퇴근 시간대에 시위를 이어왔다. 이에 전장연의 시위 방식을 두고 논쟁이 일어났다. 국민일보는 8면에서 “교통 약자의 이동권 보장 요구가 오래전부터 이뤄졌음에도 무관심 속에 더디게 진전된 것도 사실”이라며 시위의 역사를 짚었다.

국민일보는 “게다가 지역별로 특별교통수단 보급도 천차만별이다. 2019년 말 기준 서울의 저상버스 보급률은 53.9%였지만, 충남은 9.3%, 울산은 12.2%에 그쳤다. 전체 국내 노선버스 중 저상버스 보급률도 지난해 27.8%로 보급 목표치인 42%에 한참 못 미쳤다”고 지적했다. 고속버스, 시외버스는 여전히 저상버스 의무 도입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고 했다.

국민일보는 “선진국들은 우리보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에 더 적극적”이라며 영국은 2020년부터 모든 좌석버스에 휠체어 탑승설비와 고정설비, 탑승 보조 등의 교통약자 지원 기준을 충족하도록 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고 일본도 이미 2000년에 장애인과 고령자 등의 대중교통 이용과 관련, ‘교통 배리어프리법’을 제정해 노선버스의 바닥 면 높이를 65cm 이하로 제한하는 법을 시행해왔다고 전했다.

▲1일 조선일보 오피니언.
▲1일 조선일보 오피니언.

조선일보 사회정책부 차장은 조선일보 오피니언 면에 “이준석 대표가 환기시킨 장애인 이동권 문제”라는 칼럼에서 “의도한 건 아니었겠지만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는 결과적으로 전국장애인차별연대(전장연)를 도와준 셈이 됐다”며 “전장연이 바란 게 이런 사회적 관심이었을 텐데 이 대표 ‘덕분에’ 부각됐다”고 썼다.

조선일보의 이 칼럼은 “서민과 사회적 약자(弱者)가 옥신각신하는 모양새는 씁쓸하다”며 “이 문제를 지하철을 이용하는 비장애인들 인내와 덕성에 의존할 수는 없다. 정책 당국이 더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썼다. 이어 “이 대표가 전장연을 비난하자 장애인 문제가 정치 진영 논리에 엮여 이전투구 양상으로 변질되고 있는 부분은 그래서 아쉽다”며 “갑자기 누가 장애인이 되더라도 다른 구성원들과 동등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과정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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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졌잘싸'? 역사상 가장 약한 후보에게 졌다"

유승찬 "'민주당다움'이 붕괴된 선거, 기득권 내로남불과 무능 프레임으로 대체"

이명선 기자  |  기사입력 2022.03.31. 13:41:05 최종수정 2022.03.31. 17:49:00 

 

더불어민주당 초선 모임인 '더민초'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프레임에 갇히면 답이 없다"는 경고가 나왔다.

더민초는 30일 오전 국회에서 대선평가 경청토론회 1차 총괄평가를 갖고, "역대 가장 적은 표차(0.73%)로 당락이 결정"된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역대 가장 적은 표차로 당락이 결정됐다"고 말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는 0.73%라는 표차에 대해 "수치적으로는 석패했지만, 가치적으로는 참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0.73%의 초박빙 결과는 '민주당 심판'과 '국민의힘 경고'의 의미를 동시에 갖는다"면서 "뭉뚱그려 '졌잘싸' 프레임에 갇히면 답이 없다. '졌잘싸'보다는 '이재명 후보의 석패이자 민주당의 참패'라는 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유 대표는 다만, 이재명 대선후보의 막판 추격전을 의미있게 평가했다. 특히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직후 이재명 후보의 메시지였던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국민이 하는 것입니다"에 높은 점수를 줬다. 이 후보는 지난 4일 윤-안의 단일화 발표에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국민이 하는 것입니다. 역사와 국민을 믿습니다. 민생경제, 평화, 통합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가겠습니다"라는 64자의 짧지만 굵은 입장 표명을 했다.

▲ 3월 11일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메시지가 나란히 걸려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역사상 가장 약한 후보에게 졌다" 

그렇다면, 민주당의 이번 대선 패배를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 유 대표는 "역대 가장 적은 표차로 당락이 결정"된 대선이 아니라 "역사상 가장 약한 상대 후보에게 진 뼈아픈 패배"라고 재정리했다. 

그는 "압도적인 정권 심판론 속에서 인물 경쟁력에서 압도하지 못한 비호감 레이스"였다는 점을 꼬집으며 "촛불정부 5년 만에 정권교체, 탄핵세력의 화려한 부활 책임은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기득권 내로남불, 단체장 성추행 사건, 부동산 정책 실패 등으로 비롯된 정권 심판론을 극복하지 못했"으며 "민주당과 이재명이 꿈꾸는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국민을 설득하는 데 부족했"고, 그로 인해 "진보적 가치마저 실종됐다"고 지적했다.

유 대표는 '졌잘싸'가 아닌 '이재명 석패, 민주당 참패'라는 분석의 근거로 대선 전략의 부재를 꼽았다. 그는 "선거 내내 근거 없는 낙관론이 팽배했으며 전략은 일관성 없이 우왕좌왕하다가 네거티브에 올인하는 경향을 보였다"면서 "기본소득과 대장동 사건, 반(反)여성주의 흐름 등의 대응에도 우왕좌왕했다"고 비판했다. 또 송영길 대표가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기득권 해체-정치 교체-이재명 승리'를 외쳤지만, 결국 송 대표의 단독 행동으로 끝나면서 파장이 적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유 대표는 'N번방 사건'을 공론화한 박지현 씨(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이재명 캠프 합류에 대해 "막판 부동층을 흡수하는 결과를 가져왔으나 전략적 우연성이었을 뿐"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후까지 부동층으로 꼽힌 20대 여성들은 국민의힘의 반여성주의(안티 페미니즘) 행태에 대한 전략적인 투표를 했다.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이 후보는 20대 이하 여성들에게 58.0%의 지지를 받았다. 

"'민주당다움' 붕괴되고 기득권 내로남불과 무능 프레임으로 대체됐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비난 속에 민주당은 대전환 시대를 열 가치 또한 보여주지 못했다. 유 대표는 "포퓰리즘의 근원인 불평등 심화에 대한 대안, 미래 어젠다인 기후위기 극복 방안, 다원주의 시대 진짜 선진국을 위한 공약 등에서 뚜렷한 차별화에 실패했다"고 봤다. 또한 "'김대중-노무현-김근태'의 도도한 가치를 계승할 '민주당다움'이 붕괴 수준에 이르"렀으며 "도덕적 책임감과 공동체에 대한 헌신, 리버럴 이미지가 기득권 내로남불과 무능 프레임으로 대체"됐다고 진단했다. 

이에 그는 "지금 민주당의 위기는 시대정신과 가치 부재의 위기"라면서 "민주당의 존재 이유를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 이익 중심의 계산을 넘어서는 보편적·도덕적 가치를 언어화해야 중도층 포섭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유 대표는 다각도의 패배 원인에도 불구하고, 당론으로 채택한 '국민통합 정치개혁안'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줬다. 민주당은 지난 2월 27일 국무총리 국회 추천과 실질적 다당제 구현을 위한 선거제 개편, 대통령 4년 중임제 및 결선투표제 도입을 위한 개헌 등을 골자로 하는 정치개혁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유 대표는 "선거 내내 '정권교체(야권단일화)' 프레임이 유지되어 오다 민주당의 정치개혁안 당론 채택으로 정권교체 및 정권 심판 구도를 잠시 압도했지만, 그 동력이 대선 승리까지 가기에는 '진정성'이라는 한 끗이 부족했다"며 "'윤-안 단일화 선언'이 강력한 역풍에 직면했지만 오히려 정권교체의 방파제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결국 이를 넘어서는 유일한 방법은 "힘겹게 쌓아 올린 정치교체 프레임의 진정성을 살릴 반성과 성찰, 기득권 내려놓기였"는데 "선거 막판 이 후보는 포지티브 중심의 메시지를 보냈으나 당은 네거티브로 일관했다"고, 유 대표는 쓴소리를 했다. 특히 "간절함에 호소해야 할 마지막 순간에 '대장동 몸통' 논란에 올인한 점은 이번 선거에서 가장 아쉬운 대목"이라고 밝혔다. 

"착시에 근거한 세대론은 해체됐다" 

유 대표는 "그동안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은 '2030 여성'들의 묵직한 반란이 있었지만, 끝까지 민주당에 마음을 열지 않은 40대의 기권과 다량의 무효표 등이 선거의 승패를 결정"했다고 봤다. 그러면서 "평균보다 7%나 낮았던 40대 투표율 저조 이유에 대해 깊이 성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 어떤 선거보다 '이대남' 표심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20대 보수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시장에게 72.5%라는 높은 지지를 보인 20대 남성에게 집중하며 여성과 갈라치기 하는 전략을 펼쳤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20대 이하 남성은 58.7%만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다. 이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비해 13.8% 하락한 수치다.(방송3사 출구조사 참고) 

이에 유 대표는 "20대 이하 남성의 국민의힘 결집도가 현저히 약화됐다"며 "보수화가 아니라 기득권 세력에 대한 반발 심리가 크게 작용한 급진화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입체적인 조사가 필요하지만, 20대 대다수는 무당파이며 선거 일주일 전에 후보를 결정할 정도로 고도의 변동성을 지녔다"고 덧붙였다. 

유 대표는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의 견해를 인용해 "이번 대선을 통해 드러난 사실은 세대균열이 강화된 것이 아니라 세대균열이 해체"됐으며 "2030을 일관되게 규정하는 것은 착시에 근거한 세대담론"이라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최근 <그런 세대는 없다>라는 제목의 책을 내고 정치권의 세대담론을 경계했다.(☞ 관련 기사 : '세대론'이란 굿판을 걷어 치워라!) 

민주당, 무엇을 해야 할까 

유 대표는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6.1 지방선거와 관련해 "새 정부 출범 직후 치러지는 선거에서 무리한 목표설정은 대단히 위험하다"면서 "지방선거의 특성상 지나친 정치화는 잘 통하지 않는다"고 했다. '대통령은 국민이, 국회의원은 시민이, 지방선거는 주민이 뽑는다'는 말이 있는 만큼 지방선거는 일상·민생·복지 등이 중요한 선거라는 뜻.

따라서 유 대표는 "국민통합 정신을 이어가면서 '민생 선진국'을 전면에 내걸고 돌봄시대 맞춤형 전략을 구사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사회적 약자와 중산층을 위한 민주당의 정체성 재구성에 주력해야 한다"면서 이는 "차기 윤석열 정부의 반동화 경향을 극복하는 전략과 결합하면 더 큰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 대표는 격전지가 될 서울의 경우 "담대한 발상"으로, "젊고 혁신적인 여성을 시장 후보로 공천해 반기득권적 도전적 흐름을 만드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한편, 유 대표는 민주당 내 '이재명 조기등판론'을 우려했다. 그는 "온전히 본인의 선택에 달려 있지만, 대선후보로 매우 소중한 전략 자산은 아낄 필요가 있다"면서 오히려 "'신냉전 위험 시대'의 외교안보전략 연구 등으로 '이재명'이라는 자산의 역량을 축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이와 더불어 "'문파(문재인 지지자)', '명파(이재명 지지자)' 등 극렬 지지층의 자정노력이 절실하다"며 "당 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앞으로 5년, 민주당은 무엇을 해야 할까. 유 대표는 정치개혁을 중심으로 진보적 가치를 실현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당론으로 채택한 정치개혁 법안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며 "유야무야하면 반드시 역풍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평등법(차별금지법), 이주민, 장애인 권리향상 등 다원주의 사회로 가는 진보적 가치 실현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면서 "특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주도하는 '반동적 혐오정치'(여성, 장애인 등)에 대해 초강력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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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값 폭등 ‘기승전결’…한국, 피해 완화 정공법과 멀어지나

화물노동자 6.5%만 보호하는 안전운임제…그나마도 법적 시한은 올해까지

 
지난 28일 경기 수원시의 한 화물차 공영주차장에 화물차와 중장비 차량들이 운행을 나가지 않고 주차돼 있는 모습. 2022.3.28. ⓒ뉴스
 
 러시아발 국제 유가 급등으로 국내 경유 가격도 덩달아 치솟았다. 유가 전망이 불확실한 가운데 디젤차를 모는 화물노동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유가 변동과 운임을 연동하는 제도가 시행 중이지만, 적용 대상이 제한돼 개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figcaption>
3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전국 주유소가 판매한 자동차 경유 평균 가격은 1,920원이다. 지난 1월 1일 1,442원에서 478원(33%) 올랐다. 오일 쇼크 정점이던 2008년 이후 최고치 수준이다.

경유 가격 폭등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됐다. 경유는 원유를 정유해 만든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경유 가격도 오른다.

전쟁으로 유럽 원유 수급에 차질이 생겼다. 유럽은 2022년 말까지 러시아 원유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이미 현장에서는 러시아 원유 수입이 줄고 있다. 국제 사회에서 반러 여론이 일고 선사들이 러시아 항구 입출항을 중단하자, 유럽 정유사가 러시아 석유를 구입하지 않기 시작했다. 러시아에서 들여오던 물량은 중동에서 충당한다.

미국도 러시아 원유 수입을 금지해 중동 원유 비중이 커지고 있다.

국제 원유 시장에서 러시아 물량이 배제되고 중동 원유에 수요가 몰리자 유가가 뛰었다. 국제 원가 기준이 되는 대표 유종인 서부텍사스원유(WTI)·브렌트유·두바이유의 이번달 평균 거래 가격은 1월 대비 각각 31~37%씩 올랐다.

유럽의 러시아 금수조치 대상에는 경유도 포함됐다. 유럽은 러시아에 대한 경유 의존도가 높다. 독일은 경유 수입 물량에서 러시아 물량이 30%를 차지한다. 프랑스는 25%, 영국은 18%에 이른다. 유럽 국가 전반적으로는 러시아 의존도가 약 50%에 달한다.

유럽 정유사들은 코로나19로 차량 이동이 감소해 경유 생산을 줄이는 와중이었다. 재고가 줄어든 상황에서 러시아 수입을 줄여 수급 불균형이 심해졌다. 유럽은 디젤 차량이 많아 경유 수요가 크다는 점도 경유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SK에너지·GS칼텍스·S오일·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는 러시아로부터 경유를 수입하지는 않는다. 수입한 원유로 경유를 만들어 판다.

정유사도 러시아 원유 도입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러시아에서 수입하던 물량 일부를 비싼 중동 원유로 대체하게 된다. 한국의 러시아 원유 수입 비중은 5% 정도다. 러시아 의존도가 높지는 않지만, 국제 유가 상승 여파를 받는다. 또한, 선사들이 원유 운반 배삯을 올려, 정유사의 원가 부담도 커졌다.

정유사는 주유소에 공급하는 경유 가격을 국제 시장 가격에 연동한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현물시장 가격에 세금과 판매관리 비용, 운임 등을 더한다. 정유사별로 이윤을 얼마나 남길지 경영 판단도 들어간다. 원유를 들여올 때 환율도 따져야 한다.

국제 시장 가격이 주유소 판매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2~3주 시차가 있다. 정유사는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1주 전 평균 가격을 반영해, 주유소에 공급하는 도매가를 산정한다. 주유소는 통상 1~2주치 재고를 쌓아둔다.

실제 싱가포르 현물시장 가격과 주유소 판매 가격을 보면, 비슷한 추세를 보인다. 싱가포르 현물시장 가격은 지난 1월 1주차 평균 676원에서 이번달 2주차 평균 1,221원으로 매주 올랐다. 주유소 판매 가격도 1,440원에서 1,918원으로 지속 상승했다. 이 기간 두 시장 경유 가격은 각각 545원, 478원 올랐다.

한국 경유 가격이 단기간에 다시 급등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 정세 불안에 따른 원유 수급 불균형이 점차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김태한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쟁 이슈로 하루에도 수많은 뉴스가 나오고 있어 전망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전쟁이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시나리오를 예상하기는 어려운 만큼, 시간이 갈수록 사태가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국제 경유 가격은 하향 전환했다. 1,200원대를 돌파하던 것이 이번달 3주차에는 980원으로 떨어졌다. 4주차와 5주차는 각각 1,130원, 1,110원을 기록했다. 다소 등락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내림세가 감지되는 움직임이다. 이러한 흐름이 다음달 초에 주유소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주유소 가격이 정해지는 구조를 봐도, 하향세를 단언하기는 무리가 있다. 정유사는 국제 가격뿐 아니라 여러 요소를 고려해 도매가격을 정한다. 개별 주유소도 디젤 차량이 얼마나 오는지, 근처 주유소는 얼마에 파는지 등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을 조정한다.

또한, 정유사는 국제 가격 상승은 빠르게 반영하면서, 하락할 때는 소극적으로 조정하는 경향이 있다. 더 많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다. 4사가 과점하는 구조이기에 가능한 행태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제 가격과 국내 공급 가격은 추세적으로 연동되는 것이지, 정확히 동일하게 움직이는 건 아니다”라며 “국제 가격이 극심하게 변동하는 시기에는 단기간 분석에 한계가 있어, 장기 경향성을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유소 평균 경유 가격 추이 ⓒ오피넷
화물노동자 보호 못하는 안전운임제…화주 반발에 확대 적용 난항

경유 가격 폭등으로 화물노동자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의 화물운송시장 동향 보고서를 보면, 2020년 일반 화물차주 월 평균 유류비 지출액은 252만 8천원으로, 총 지출액의 42.7%를 차지했다.

2020년 평균 경유 가격은 1,189원이었다. 이번달 평균 경유 가격이 1,800원대라는 점을 반영하면, 유류비 지출액은 390만원 수준로 치솟았을 것으로 추산된다.

노조가 집계한 수치는 더 심각하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3월 평균과 비교할 때 12톤 이상 화물차의 유류비 지출은 약 175만원 증가했다. 유류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5톤 이하 화물차는 64만원, 무거운 철강재를 운송하는 25톤 화물차는 250만원 증가했다.

화물연대는 최근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화물노동자 평균 월 순수입은 342만원으로 추산된다”며 “경유 가격 인상으로 100만~300만원 가까이 지출이 증가하면, 사실상 수입이 0에 수렴하게 된다”고 호소했다.

‘화주-운수사업자-화물노동자’ 거래 구조로 이뤄진 화물 업계에서 유가 급등 부담이 화물노동자에게 집중되고 있다. 대기업 화주는 유가가 올라도 운임을 높이지 않으면서 유가가 떨어질 때는 운임을 낮추는 행태가 일반화돼있다는 게 화물연대 설명이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운임에 유가 변동을 연동하도록 협약을 맺은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유가가 떨어질 때 운임이 깎인다”며 “특히 조직된 노동자가 없는 곳은 떨어지는 유가를 그대로 반영하면서 오르는 유가는 반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화물노동자는 유가 상승을 운임에 반영하도록 제도화하는 방안을 요구한다. 틀은 갖춰져 있다. 안전운임제가 시행 중이다. 안전운임은 원가비용과 최소 생계비를 반영한 최소한의 운임이다. 화주가 운수사업자에게 주는 운임(안전운송운임)과 운수사업자가 화물노동자에 주는 운임(안전위탁운임)을 1년마다 고시한다. 안전운임을 지키지 않으면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낮은 운임으로 화물노동자가 과로·과적·과속에 내몰리는 상황을 개선하자는 취지로 도입했다.

유가 변동은 3개월마다 반영해 운임을 재고시한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안전운임에 유가 변동을 반영하는 주기가 3개월이라 시차가 있다”면서도 “화물노동자 지출 원가를 화주가 지불하도록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안전운임제 적용 대상이 제한된다는 점이다. 현재는 특수자동차로 실어 나르는 수출입 컨테이너와 시멘트에만 적용한다. 전체 화물노동자 40만대 중 컨테이너와 시멘트 화물노동자는 2만 6천대(6.5%)뿐이다. 식료품과 생활용품 등 일반 화물차로 운반하는 품목은 배제된다.

법적으로 정해진 제도 수명도 얼마 남지 않았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3년 일몰제로 시행되고 있다.

화물연대는 지속적으로 안전운임제 확대 목소리를 내왔지만, 관철하지 못하고 있다. 화물연대는 화물차주 대표로 안전운임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공익‧화주‧운수사업자‧화물차주 대표위원 총 13명으로 구성되는 위원회는 안전운임을 정하고 안전운임 적용 품목 등을 논의한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화주와 운송사는 안전운임제를 없어질 제도로 생각해, 품목 확대와 시한 폐지 등 요구에 협의해주지 않고 있다”며 “제도 확대는 법 개정 사안이라 위원회 권한도 제한적이다”라고 말했다.

안전운임제 시한을 없애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지난해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했다.

해당 법안에 대한 국토교통위원회 검토보고서를 보면, 화물연대뿐 아니라, 운수사업자 측도 진전된 입장을 보였다.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는 화주로부터 받는 운임이 낮게 책정된 탓에 운수사업자가 화물노동자에게 각종 수수료를 징수하게 돼 분쟁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몰제 기간을 1년 연장하고, 제도 개선을 위해 정부·운수사업자·화물노동자 간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용달차 관련 협회는 용달차에도 안전운임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화주 측은 거세게 반대한다. 한국무역협회는 안전운임제 도입으로 무역 업계 수출경쟁력에 피해가 초래된다며, 안전운임제는 폐지하고 차주를 위한 정책 보완을 추진하자고 주장했다.

한국시멘트협회는 화주의 희생을 강요한다며, 올해까지만 시행하고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유보적이다.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제도 효과과 영향을 분석하고 의견 수렴을 거쳐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안전운임제를 일몰제로 3년 만에 없애버리면, 화주와 운송사 반대를 고려해 시범적으로 시작해 확대하자는 당초 취지와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지난 28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직원이 경유를 주유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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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한일 간 군사협력은 불가, 안보협력은 중요’

윤 당선인측도 ‘한미일 공동군사훈련은 차원 다른 문제’

  • 기자명 김치관 기자 
  •  
  •  입력 2022.03.31 16:04
  •  
  •  댓글 1
 
외교부는 31일 한미일 안보협력은 중요하지만 군사협력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한미 외교장관 모습. [자료사진 - 통일뉴스]
외교부는 31일 한미일 안보협력은 중요하지만 군사협력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한미 외교장관 모습. [자료사진 - 통일뉴스]

“한일 간 군사협력은 양국 간 신뢰회복과 이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선행되어야 가능하다는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에 변화가 없습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31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미국과 일본 정부가 최근 한·미·일 3국 군사훈련을 한반도 수역에서 하자고 거듭 제안해왔으나 한국 정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은 사실이 30일 확인됐다”는 전날 [한겨레] 보도 관련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최 대변인은 “우리의 유일한 군사동맹은 미국”이라며 한일 간 군사협력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다만,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대응을 위한 한·미·일 3국 간 안보협력이 중요하다는 인식은 공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미국과 일본이 지난 2월 12일 호놀룰루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과 지난 11일 한미일 외교차관 전화협의 당시 한미일 군사훈련을 거듭 제안한 명분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군사동향이었다.

즉, 미국과 일본은 북한 군사도발에 맞서는 한미일 군사훈련을 제안했지만 우리 정부는 3국간 ‘안보협력’은 중요하지만 일본이 참여하는 3국 공동군사훈련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한 셈이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한미일 공동군사훈련은 한미일 안보협력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공동군사훈련이라고 하면 안보협력이 아닌 군사훈련 단계에 들어가는 거다”고 선을 긋고 “새 정부에서는 한미일 간에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안보협력을 이뤄낼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김태효 외교안보분과 인수위원이 과거 논문에서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후방 구조활동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는가 하면, 지소미아(GSOMIA·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밀실처리를 주도한 전력 등을 들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 한일 간 군사협력이 추진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윤 당선인도 후보 당시 TV토론에서 “한미일 동맹이 있다고 해서 유사시에 (자위대가) 들어올 수 있는 것이지만, 꼭 그것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다”는 발언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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