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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공’ 색깔론에 ‘불쑥’ 공약…역량 리스크 여전한 윤석열

등록 :2022-01-11 04:59수정 :2022-01-11 07:09

 
 
‘59초 공약’ 등 새 형식 눈에 띄지만
시대착오적 ‘멸공 인증’ 논란에
주요공약 설명 제대로 못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0일 오전 인천역 앞 광장에서 산업화·교역일번지 인천지역 공약 발표를 마치고 시민들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0일 오전 인천역 앞 광장에서 산업화·교역일번지 인천지역 공약 발표를 마치고 시민들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지난 5일 선거대책위원회를 해체하고 쇄신을 단행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실험적 방식으로 공약을 쏟아내고 있지만 시대착오적 색깔론 등 퇴행적 행보로 비판을 사고 있다. 주요공약을 내놓고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수구적 정치 초보인 후보 본인 리스크가 크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윤석열, 새로운 형식으로 공약 내놓고 있지만…


윤 후보는 10일 탈세로 이용되는 법인 차량의 번호판 색깔을 달리해 탈세를 막겠다는 네번째 ‘59초 공약’을 내놨다. 이준석 대표와 원희룡 정책본부장이 빠른 속도로 공약의 핵심을 소개하고 윤 후보가 마지막 부분에 개운해하고 구독과 알림설정을 요청한다. 이 대표와 원 본부장은 “선 조치, 후 보고”를 외치며 선대본부의 기동성을 강조한다. 반응도 나쁘지 않다. 지금까지 지하철 정기권의 적용 범위 확대, 전기차 충전요금 5년간 동결, 장애인 저상버스 확대, 법인 차량 번호판의 구별 등 네 차례 59초 공약이 공개됐는데, 전기차 충전요금 동결을 약속한 영상 조회 수는 18만 회를 기록했다. 윤 후보는 △택시기사 보호 칸막이 설치 △반려동물 쉼터 확대 △기존 주유소를 활용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등 생활밀착형 공약도 내놓고 있다.

철지난 ‘멸공 논란’ 가세…공약 내놓고 설명도 못해

그러나 주말이었던 지난 8일 윤 후보는 뜬금없이 집에서 3.6㎞나 떨어진 이마트를 방문해 멸치와 약콩을 구입하는 사진을 공개하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멸공 논란’에 가세했다. 윤 후보의 화술을 학습시켜 인터넷에서 그를 대신해 답을 하는 ‘에이아이(AI) 윤석열’은 “장보기에는 좀 진심인 편”이라며 “윤석열은 이마○, 위키윤(AI 윤석열)은 쓱에서 주로 장을 본다. 오늘은 달걀, 파, 멸치, 콩을 샀습니다. 달파멸콩“이라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을 지칭하는 ‘달파’까지 거론하며 멸공 논란을 공식화한 것이다. 나경원 전 의원도 이마트에서 멸치와 약콩을 구입하는 사진과 함께 “멸공! 자유!”라는 글을 올렸고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멸치에 콩자반으로 식사하는 사진을 올리는 등 ‘멸공 챌린지’에 가담했다. 이준석 대표는 “윤 후보가 멸치와 콩을 자주 먹는다며 가볍게 위트 있게 다뤘는데, 윤 후보의 모든 행보를 깊게 관찰하는 분들이 이어가는 멸공 챌린지는 과한 것”이라고 감쌌다.

윤 후보의 ‘멸공 인증’에는 당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원희룡 정책본부장은 “누가 어떤 아이디어로 한 것인지, 아니면 실제 그런 의도로 한 건지는 추측의 영역에 불과하기 때문에 말씀드리기가 좀 뭐하다”면서도 “사실 썩 동의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논란이 커지자 이날 “제가 멸치 육수를 많이 내서 먹기 때문에 멸치를 자주 사는 편이다. 아침에 콩국 같은 것을 해놨다가 많이 먹기 때문에 (약콩을) 산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윤 후보가 이마트에서 산 멸치는 육수용이 아니라 ‘조림용’이어서 누리꾼들은 ‘윤 후보의 해명에도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비판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윤 후보의 ‘멸공’ 인증이 지난달 28일 “중국인도 한국을 싫어한다”며 혐중 정서를 조장한 발언의 연장선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윤석열(국민의힘) 후보를 포함한 한국 보수 정치인들이 한국전쟁을 상기시키는 억만장자(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온라인 반공 캠페인을 지지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윤 후보가 에스엔에스를 통한 단문 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제대로 숙지하고 내부 논의 절차를 거친 결과냐는 의구심도 여전하다. 지난 7일 페이스북에서 일곱글자로 끝내버린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이 대표적이다. 윤 후보는 이튿날 ‘여가부를 양성평등가족부로 전환한다는 공약에서 왜 폐지로 바꿨나’, ‘젠더 갈라치기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현재 입장은 여가부 폐지 방침이고, 더는 좀 더 생각해보겠다”, “뭐든지 국가와 사회를 위해서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주시길 바란다”고 답했다. 여가부를 폐지한다는 방침 외에 더 설명할 내용이 없다는 것이다. 원희룡 정책본부장은 이날 “(여가부 폐지를) 발표하는 당시에는 몰랐다. (후보의) 결단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라며 여가부 폐지 공약이 내부 논의 없이 확정됐다는 점도 드러났다. 논란에 대한 해명은 윤 후보 대신 이 대표가 했다. 그는 “민주당의 여가부 폐지에 대한 입장이 확실하게 정해지면 공개토론을 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지난달 청년문화예술인 간담회에서도 질문을 받자 마이크를 이 대표에게 넘겨 구설에 올랐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윤 후보가) 가만히 있으면 이긴다”고 말한 바 있다. 윤 후보가 ‘이준석 아바타’라는 비판이 나올 만한 대목이다.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도 이 대표가 중시하는 이대남(20대 남성) 표심을 겨냥한 정책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윤석열 후보는 이준석 대표의 아바타가 아니라, 자신의 목소리로 자신의 국정철학을 갖고, 자신의 공약을 국민에게 밝히고, 스스로 이재명과 토론하는 그런 자주적인 모습을 보일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쇄신했어도 후보 리스크는 계속”…‘이대남 몰입’ 우려도

정치 평론가들은 윤 후보 본인의 리스크를 지적한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정책 담당인 ‘원희룡 본부장’ 패싱 등은 선거기구 개편에도 문제가 해결된 게 없다고 보여주는 것”이라며 “후보 리스크가 계속 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나아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윤 후보의 리스크 가운데 하나는 간헐적으로 극우 성향을 드러내는 것인데 여전히 ‘멸공 논란’ 등으로 일련의 메시지를 내고 있다. 정치초보인 윤 후보의 핵심이 바뀐 게 없다”고 짚었다. 당내에서도 정치 초보인 윤 후보의 역량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청년에게 어필하는 공약을 내놓는다는데 이대남만 겨냥한 뒤 설명은 이 대표가 하고 있다”며 “명쾌한 답변도 없고 오히려 공격당할 여지만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후보가 주요 공약만큼은 숙지를 좀 했으면 한다. 실질적으로 득표에 도움이 안 되는 듯 보인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김영환 전 선대위 인재영입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이준석과 김종인은 아예 후보를 제끼고 개혁의 주연이 되어 간다”며 “후보가 선수이기에 후보를 허수아비로 만드는 개혁은 없다. 경기에 이길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선대본부 관계자는 “후보가 보안을 유지하고 있는데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과 관련된 제도개선 방향이 발표되면 전세대가 좋아하는 공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지현 김해정 기자 beep@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026787.html?_fr=mt1#csidx29542854b33e7c889fd4bf4da7472f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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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하면 안 될까요?"…'징역 5년 구형' 비정규직 김수억에 쓴 편지

[기고] 비정규직 위해 살아온 당신이 아무일 없던 것처럼 돌아오길 기도하며


 

"모처럼 푹 쉬겠네. '빵' 가기 전에 놀러 갈까요?"

 

며칠 전 당신에게 건넨 한마디가 가시처럼 목에 걸립니다. 불법집회로 재판을 두 개나 더 받고 있고, 적지 않은 전과도 있으니 석방은 꿈일랑 꾸지 말라며 한 농이었는데, 후회가 밀려옵니다. 2월 9일 오전 11시30분 서울중앙지법(형사27부 부장판사 김선일) 509호 법정에서 당신은 감옥에 갇히거나, 풀려나겠죠. 한 달도 남지 않은 시간이 점점 초초해집니다.

 

징역 5년이라니요. 대우차 정리해고 반대 총파업과 화염병 시위를 주도했던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에게 김대중 정부 검찰 구형이 징역 5년이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한미FTA 반대' 총파업을 벌인 이석행 위원장에게 징역 4년을, 박근혜 정부는 '민중총궐기'를 한 한상균 위원장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습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한낱' 비정규직인 당신에게, 총파업도 아닌 집회와 농성을 이유로 징역 5년을 때렸습니다. 지난 해 2월 고 백기완 선생 장례식장에 조문을 온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김수억 당신이 '감히' "문재인 대통령, 노동존중은 어디로 갔습니까? 비정규직의 피눈물이 보이십니까?"라고 외쳤기 때문일까요?


 

법원이 단병호 위원장에게 징역 2년, 한상균 위원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으니, 당신도 징역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아 걱정입니다. 박근혜 정권이 세월호 집회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박래군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지만 법원이 집행유예로 풀어준 것처럼, 2월 9일 당신도 아무 일 없이 우리 곁으로 돌아오면 좋겠습니다.

 

2005년 기아차 화성공장


 

당신을 처음 만난 게 2005년이었으니, 우리 인연도 벌써 17년이 되었습니다. 금속노조에서 일할 때였습니다. 비정규직이 노조를 만들고 파업을 벌여 공장이 멈췄다는 소식을 듣고 기아차 화성공장으로 향했습니다. 파업을 하고 모인 야간조 노동자들 앞에서 쩌렁쩌렁 구호를 외치는, 서른 살 당신을 멀리서 지켜보았습니다.


 

집회가 끝나자 영화 <파업전야>가 상영됐습니다. 1990년 노태우 정권 때 만들어진 영화를 틀다니, '너무 오버 아니야'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영화 상영 내내 사내들의 어깨가 들썩이더니 곳곳에서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김수억이 말했습니다.


 

"영화가 나온 지 15년이 지났는데 하청노동자들은 여전히 쇳가루가 가득한 공장에서 정규직이 버린 안전화와 목장갑을 끼고 일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공장을 멈추자 구사대와 용역깡패가 쇠파이프와 소화기를 뿌리며 폭력을 가했습니다. 세상이 뭐가 달라졌습니까?"


 

▲ 2019년 9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노동부에 법원 판결대로 기아차 불법파견 시정 명령을 내려달라며 단식을 하던 중 인터뷰에 응한 김수억 씨. 당일 김 씨는 현대기아차가 불법파견 판결을 받고도 이를 시정하지 않는 사이 3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목숨을 끊었고 36명이 구속됐고 196명이 해고됐다며 자신이 싸움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프레시안(최형락)
 

투쟁하던 시대는 '민주당'만 끝났다


 

'50년 만의 정권교체'라며 민주노총 간부들이 '비판적' 지지를 보냈던 김대중 정부는 정리해고를 제도화하고, 파견법을 만들어 중간착취를 합법화했습니다. 5년 뒤 민주노총에서 한자리씩 했던 사람들이 '인권변호사 출신 대통령'이라며 노무현 후보에게 몰려갔습니다. 노무현 정부는 당사자들의 격렬한 반대에도 비정규직법을 만들어 1000만 비정규직 시대의 문을 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하자 세상이 바뀐 것처럼 호들갑을 떨던 2003년. 당신은 학교를 그만두고 비정규직의 삶을 살기 위해 기아자동차 사내하청업체로 들어갔습니다. 대통령은 "분신으로 투쟁하던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지만, 한진중공업, 세원테크, 근로복지공단,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등 노무현 정권 내내 분신과 고공농성이 계속됐습니다.

 

민주당 사람들은 '투쟁하던 시대'가 끝났겠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아니었지요. 분진 날리는 도장공장에서, 쇳가루 가득한 주조공장에서, 펄펄 끓는 물에 살갗이 벗겨지는 조리실에서, 김수억 당신이 매일 마주한 동료들은 노무현 '인권변호사'가 만난 대우조선 노동자들의 삶과 다르지 않았으니까요.


 

2008년 기륭전자 농성장에서


 

한 동안 당신을 보지 못했습니다. 2005년 노조를 만들어 2008년까지 파업을 벌인 대가로 당신은 수배자가 되었습니다. 2008년 늦여름이었나요? 90일 넘게 단식이 이어지던 기륭전자 농성장에 당신이 '몰래' 나타났습니다. 기륭전자 여성노동자들의 싸움을 가까이에서 보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그날 당신이 이런 말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기륭전자의 싸움에 먼저 함께 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공장 안에서 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정규직 문제를 사회적 투쟁으로 만드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기륭 조합원들을 보면서 배웠습니다."

 

얼마 뒤 당신은 감옥에 갔고, 2년 6개월을 꼬박 살아야 했습니다. 당신이 '빵'에 있던 2010년 7월22일 대법원에서 "현대차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기 때문에 정규직"이라는 판결이 났습니다. 김대중 정부 시절 한라중공업 사내하청, 한국통신 계약직 노동자들을 시작으로 노무현 정부 내내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분신'과 '고공농성'과 '투쟁'이 만들어낸 결과였습니다.


 

당신은 약속을 지켰습니다. 2011년 겨울 감옥에서 나온 당신은 기아차 비정규직 해고자들과 복직투쟁을 하면서 사회적 연대운동을 활발하게 벌였습니다. 2012년 쌍용차 대한문 농성, 2013년 현대차 비정규직 희망버스, 2014년 유성기업 희망버스와 삼성전자서비스 최종범 열사 투쟁, 2015년 케이블 비정규직 고공농성, 2016년 파견업종 확대 반대투쟁….

 

▲ 청와대 앞에서 기습시위를 벌였다는 등 집시법 위반을 이유로 김수억 씨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2019년 1월,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탄원서를 내러 가고 있다. ⓒ연합뉴스
 

2016년 겨울 광화문


 

2016년 겨울이었습니다.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박근혜 퇴진 광화문 캠핑촌'에 당신은 '기아차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의 작은 천막을 한 동 쳤습니다. 그리고는 전국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모아 '박근혜 퇴진 비정규직 농성촌'을 만들었습니다. 농성촌을 찾아온 문재인, 이재명 후보에게 비정규직의 현실을 알리기도 했지요.


 

모두가 박근혜 가면 뒤 최순실에 분노하고 있을 때, 당신은 최순실 뒤에 숨어있는 이재용과 정몽구, 부정한 재벌을 사회에 알렸습니다. 특검 사무실을 출발해 법원과 국회를 거쳐 청와대로 행진하면서 재벌의 국정농단을 규탄했습니다. 수많은 방송 카메라들이 당신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응원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 때도 당신은 공무집행방해, 도로교통법, 집시법, 건조물 침입 등 온갖 실정법을 위반했습니다. 지금 검찰이 당신에게 건 죄목과 똑같습니다. 죽은 권력이어서 그랬겠지요? 그 시절 당신과 우리는 경찰의 소환장 한 장도 받지 않았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위선에 맞서


 

불의한 권력과 자본이 감옥에 갇혔지만, 당신의 싸움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90%의 지지를 받으며 취임 첫 일정으로 인천공항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할 때, 노동운동 출신들이 흥분하며 '문빠'를 자임했을 때, 당신은 문재인 정부의 위선을 온 몸으로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노동존중' 공약을 손에 들고 노동청과 검찰청에서 불법파견 범죄자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태안화력 김용균 하청노동자가 목숨을 잃었을 때, 당신은 혼이 나간 사람처럼 문재인 정부와 싸웠습니다. 코로나19가 터진 후 '단 한 개의 일자리도 지키겠다'던 대통령의 거짓을 폭로하며, 코로나를 이유로 비정규직 해고를 멈추라고 외쳤습니다. 47일 동안 곡기를 끊으며 투쟁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당신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고, 오늘도 당신은 이재명 후보를 향해 불평등의 핵심인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후보에게 '파리떼'처럼 몰려든 민주노총 전·현직 간부들에게, 오늘도 전봇대에 매달려 죽고 일하다 깔려 숨진 하청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려주며, 민주당이 권력을 잡아서 세상이 뭐가 바뀌었는지 묻고 있습니다.


 

▲ 2020년 5월 1일 메이데이 집회의 풍경. 코로나 이후 비정규직이 겪는 어려움을 드러내는 이날 집회 때도 김수억 씨는 대열의 맨앞에 서 있었다. ⓒ프레시안(최형락)
 

17년 만에 들려준 가족 이야기


 

얼마 전 당신이 3기 항암 투병을 하고 있는 누이의 병문안을 다녀왔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팔순이 넘은 부모를 대신해 평생 돌봄이 필요한 여동생을 오랜 세월 홀로 보살펴왔던 누이의 병환 이야기를 꺼낼 때, 당신의 눈빛이 흔들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17년 만에 꺼내놓은 가족 이야기였습니다.


 

비록 비정규직이지만 기아자동차라는 대기업에 20년을 다녔는데, 월세 23만 원짜리 옥탑방에 넣어둔 보증금 200만 원이 가진 재산의 전부라는 사실을 안 것도 얼마 전이었습니다. 기아차 회사가 당신에게 청구한 손해배상 금액이 11억 5000만 원이라는 사실도 최근에 알았습니다.


 

1980년대 민주화운동을 훈장으로 달고 권력과 부를 누리면서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민주당 86세대들이 오늘도 민주주의를 말하고 있고, 1990년대 노동운동을 명패처럼 들고 권력의 품에 안긴 노조 출신들이 노동운동이 변해야 한다고 떠들고 있는 시대. 가장 낮고 소외된 자리를 지키며 세상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당신의 외침이 저들에게 들리기나 할까요?

 

"이제 그만하면 안 될까요?"

 

 

기아차 비정규직 조합원들 중 가장 늦게 불법파견 소송을 한 당신도 조만간 정규직 판결이 나겠지요. 기아차 정규직이면 부족하지 않게 살 수 있고, 가족의 병원비도 보탤 수 있잖아요. 앞장서지 않고 한 발만 물러서면 감옥이라는 고통도 피할 수 있고요. 그러면 안 될까요?


 

서른에 만나 이제 마흔 후반에 접어들었는데 여전히 당신은 열정 가득한 청춘입니다. 가난한 노동에 대한 연민과 새로운 세상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한 '어리석은' 당신에게 "이제 그만 하면 안 될까요?"라고 하면, 당신은 해맑게 웃으면서 "막걸리나 한 잔 하세요"라고 하겠지요. 단식 40일이 넘어 뼈밖에 남지 않은 얼굴을 하고서도 그랬던 것처럼.

 

"머리 좋은 것이 마음 좋은 것만 못하고, 

마음 좋은 것이 손 좋은 것만 못하고, 

손 좋은 것이 발 좋은 것만 못합니다. 

관찰보다는 애정이, 

애정보다는 실천이, 

실천보다는 입장이 더욱 중요합니다. 

입장의 동일함, 

그것이 관계의 최고 형태입니다"


 

신영복 선생의 이야기가 생각나는 밤에 띄우고 싶지 않은 편지를 띄웁니다.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돌아오길 기도하며.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2011015122561840#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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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와 정경심, 그리고 김건희의 죄

[조성식의 통찰] 마녀사냥은 안 된다

22.01.11 06:08l최종 업데이트 22.01.11 06:08l


기 드 모파상의 단편소설 <비곗덩어리>는 인간의 위선을 까발린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주인공은 '불 드 시프(비곗덩어리)'라는 별명을 가진 창녀 엘리자베트 루세. 나는 그녀를 통해 우리 안의 이중성과 마녀사냥의 상관관계를 짚어보려 한다. 신정아, 정경심, 김건희씨 사례가 분석 대상이다.
보불전쟁 중 프러시아군이 프랑스 루앙을 점령한다. 엘리자베트는 백작 부부, 자본가 부부, 수녀 2명, 민주주의 혁명가 등 루앙을 탈출하는 유력인사 일행의 마차에 동승한다. 도중에 프러시아군 장교가 마차를 가로막고 엘리자베트의 몸을 요구한다. 그녀의 완강한 거부 탓에 3일간 마차가 출발하지 못하자 일행은 그녀에게 '애국심'과 희생정신을 강요해 마침내 뜻을 이룬다. 다음날 다시 출발한 마차 안에서 일행은 그녀를 노골적으로 멸시하면서 먹을 것도 나눠주지 않는다. 

위선

위선은 질투와 더불어 인간의 못난 본성 중 으뜸이다. 사전적인 뜻은 '겉으로만 착한 체함'인데, 조금 넓게 해석하면 '겉과 속이 다른 언행', 곧 이중성이라 하겠다. 이중성은 선과 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기만이다. 타인에게 엄격하고 자신에게 관대한 모순이다. 공적인 영역에서 정의와 공정을 외치면서 사적인 영역에서 반칙과 부도덕을 일삼는 표리부동이다.

<비곗덩어리>에서 엘리자베트에게 '이타심'을 종용하는 상류층 부인들과 수녀들보다 더 가증스러운 사람은 바로 민주주의 혁명가 코르뉘데다. 코르뉘데는 그 와중에 일행 눈을 피해 그녀에게 육체관계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한다. 그러면서도 '희생'에 걸맞은 대우를 받지 못한 그녀가 눈물을 흘릴 때  프랑스 국가인 '라 마르세예즈'를 휘파람으로 불며 일행의 위선을 비웃는 듯한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
 

큰사진보기영화 비곗덩어리(boule de suif, 1934)
▲  영화 비곗덩어리(boule de suif, 1934)
ⓒ Russian Movie On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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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뉘데의 이중성은 우리 사회 저명인사들에게서도 쉽게 발견된다. 성범죄나 성적 일탈로 물의를 빚은 진보 명망가들이 대표적 사례다. 뇌물이나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낙마한 진보적 정치 지도자들도 마찬가지다. 진보 인사들의 비리가 과도하게 부각되는 것은 그들의 전매특허처럼 여겨지는 도덕성과 비판정신 때문이다. 기울어진 언론지형이 한몫했음은 물론이다.

 

이중성의 밑바닥에는 합리화가 있다. 자신은 공적으로 옳거나 선한 일을 하는 사람이니, 또는 사회적으로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이니 사적인 영역에서 어느 정도의 부도덕이나 사익 추구가 용인된다고 여긴다. 내가 하면 사랑이고 연애고, 남이 하면 불륜이고 간음이다. 같은 수사라도 우리 편이 당하면 억울하고, 저쪽 편이 당하면 당연하다. 이른바 '내로남불'이다.

공직자의 뇌물 비리를 수사하는 검사가 고급 술집에서 수사 대상인 기업인에게 접대 받는 것을 대수롭잖게 여긴다. 검찰 권력을 비판하는 국회의원이 사적인 이해관계로 검찰 수사나 인사에 개입한다. 사회 병리 현상을 날카롭게 진단하는 교수가 자격 미달자의 엉터리 논문을 통과시키고, 재벌 기업의 이익에 부합하는 연구결과를 내놓는다. 권력 비판자임을 자부하는 언론사 간부가 자신의 문제는 물론 가까운 사람들의 민원을 해결하려 권력기관의 유력 인사들에게 청탁하는 걸 예사로 여긴다.

오랫동안 기자로 밥벌이한 나도 마찬가지였다. 공정보도를 위해 사내 권력과 위계질서에 맞서 싸우면서도 간부가 돼서는 매출을 위해 더러 언론윤리에 어긋나는 짓을 했다. 사적 관계에 따른 지면 사유화로 볼 만한 행태도 있었다. 언론의 자본권력 예속을 비판하면서도 재벌권력과 언론권력의 결탁이 빚어낸 접대문화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올곧은 기자정신을 강조하면서도 기자에게 제공되는 특권과 특혜를 거부하지 않았다. 사적 공간에서의 일탈은 사생활이라고 합리화했다.

마녀사냥

인간의 이중성이 가장 뻔뻔한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마녀사냥이다. 마녀사냥은 죄가 아닌, 사람을 겨냥할 때 기승을 부린다. 2000년 전 예수는 간음한 여인을 두고 "너희 중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쳐라"고 했지만, 마녀사냥에 동참한 사람들은 너도나도 경쟁적으로 돌을 던진다. 잘못을 비난하는 게 아니라 사람 자체를 미워하고 삶 전체를 부정하려 든다.

그렇게 누군가를 악마로 만들면서 자신의 죄의식을 덜어낸다. 저 파렴치한 죄인에 비하면 나의 허물은 별것 아니라고 자위하면서. 이중성의 악취가 진동하는데, 불행히도 본인은 그 냄새를 맡지 못한다.
 
큰사진보기겉과 속이 다른 이중성은 선과 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기만이다.
▲  겉과 속이 다른 이중성은 선과 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기만이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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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뒷돈 받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사람이, 불법과 편법으로 부동산 재산을 늘려온 사람이, 자식 진학이나 취업을 위해 '빽'을 동원한 사람이, 안전판을 만들려고 권력자에게 줄을 대는 사업가가, '고발 사주'를 하고도 오리발 내미는 공직자가 "나는 그래도 허위문서는 만들지 않았어"라고 점잖게 말한다면 우습지 않나?

물론 예수의 곤혹스러운 가르침을 비틀어 개별 범죄의 공적 의미를 상대주의적 관점에서 약화하려는 건 아니다. 다만 우리 안의 이중성을 성찰하지 않으면 아무리 문명과 민주주의가 발전해도 마녀사냥이라는 미개한 풍습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말하고 싶은 거다.

신정아, 정경심씨에 대한 마녀사냥을 비판한다면, 형평성을 생각해서라도 김건희씨에 대한 비난 공세에도 비슷한 문제가 없는지 짚어봐야 한다. 공교롭게도 세 사람의 비리는 모두 허위문서와 관련돼 있다. 물론 범죄 동기가 저마다 다르고 양과 질도 차이가 있지만, 본질은 비슷하다.

브로커에게 속았든(신정아), 관행적 입시 스펙 관리든(정경심), 잘 보이려 부풀렸든(김건희) 가짜 증명서를 제출했다면 법적 단죄를 피할 도리가 없다. 특히 김건희씨의 경우 경제적 이득을 얻으려 상습적으로 허위 증명서를 만들어 취업에 활용한 사실이 인정되면 사기죄가 성립할 수도 있다.

마녀사냥은 대체로 도덕적 단죄가 법적 단죄에 앞설 때 발생한다. 사냥터 곳곳에서 침소봉대(針小棒大)와 견문발검(見蚊拔劍), 견강부회(牽强附會)의 폭발물이 연쇄적으로 터진다. 여기에 기름을 끼얹는 것이 언론의 무분별한 보도다. 합리와 이성은 밀려나고, 증오와 단죄의 광기가 휘몰아친다.

신정아씨는 유부남 권력자를 애인으로 둔 탓에 과도한 공격을 받았다. 언론의 선정적 보도로 본질(허위 학력)보다 곁가지(불륜 또는 금지된 사랑)가 부각됐다. 검찰은 신씨를 중범죄자 취급하며 정권 말기 권력형 비리를 캐내려 했다. 하지만 법원 판단은 달랐다. 문서 위조(허위 학력)와 그에 따른 업무방해 혐의는 인정했지만, 애인인 청와대 정책실장과 관련된 권력형 비리 혐의는 대부분 무죄로 판단했다.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에서 자녀 입시비리 혐의를 모두 유죄받아 징역 4년, 벌금 5억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되었다. 사모펀드 혐의는 대부분 무죄를 받았다. 사진은 법정으로 향하는 정경심 교수.
▲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에서 자녀 입시비리 혐의를 모두 유죄받아 징역 4년, 벌금 5억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되었다. 사모펀드 혐의는 대부분 무죄를 받았다. 사진은 법정으로 향하는 정경심 교수.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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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씨 비리도 남편이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직후라 더 두드러진 면이 있다. 조국 후보자를 겨냥한 언론의 전방위 공세 속에 부인 비리는 곧 남편 비리로 인식됐다. 장관 낙마를 겨냥한 검찰은 끝없이 비리 가짓수를 늘렸다. 그중에서도 아들의 외국대학 간이시험에 도움 준 것까지 업무방해죄로 엮은 건 심했다.

국회 인사청문회 전에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이고, 청문회 당일 공소시효 만료를 내세워 정씨를 조사 한번 없이 기소한 것은 정치적 표적수사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나중에 드러났지만, 공소시효 논리도 엉터리였다. 범행(위조) 방법과 시점 변경으로 시효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중기소는 부실수사 논란을 자초했다. 수사 착수 명분인 사모펀드 비리는 허상에 가까웠다. 검찰은 '물고기 두 마리'와 '강남 건물주'라는 정씨의 내적 욕망마저 유죄증거로 삼았으나 법정에서 사실상 완패했다.

그리고 김건희

과거형인 두 사람에 비해 김건희씨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김씨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분출되는 가운데 마녀사냥을 경계하자는 주장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조국 사태 당시 언론의 일방적 보도와 검찰권 남용을 비판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 비록 김씨가 죄의식이 별로 없어 보이고 대국민 사과도 엉터리였지만, 그녀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걸 비난하면서 악마화하는 건 옳지 않아 보인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허위경력 의혹 등에 대한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허위경력 의혹 등에 대한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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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사냥을 피하려면 무엇보다도 사생활과 범죄를 구별해야 한다. 과도하게 성형을 했든, 결혼 전 유부남 검사와 어떤 관계가 있었든, '줄리'를 했든 안 했든, 그건 도덕의 영역이다. 법적 단죄의 영역이 아니다. 사생활 비판은 그것이 공적 비리와 연결될 때 의미가 있다. 이를테면 어떤 검사나 기업인과의 특별한 친분이 모녀의 비리 의혹 수사에 영향을 끼쳤다면 공론장에서 다뤄지는 것이 어색하지 않을 뿐더러 마땅하기까지 하다.

무분별한 증오나 복수심에서 비롯된 비난도 금물이다. 똑같이 당해보라는 식의 감정적 공격은 보편적 호응을 얻기 어렵고 자칫 역풍을 부를 수 있다. 추측과 사실을 뒤섞는 것도 곤란하다. 고의적이고 상습적인 비리가 많아 보이기는 하지만, 부풀린 것과 허위 또는 위조는 구별해야 한다.

조국 사태의 교훈에 비춰 김씨 비리를 남편인 윤 후보 비리와 동일시하는 태도도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 결혼 전 비리와 결혼 후 비리를 구분하면서 윤 후보와의 관련성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의혹은 제기하되 일방적인 매도는 삼가야 한다. 제대로 비판하기 위해서라도.

21세기 대명천지에 마녀사냥을 저지르지 않으려면 우리 안의 이중성부터 들여다봐야 한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저마다 약점을 가진 우리가 여론재판으로 누군가를 비판하는 것은 그가 공인이기 때문이지 악인이기 때문이 아니다. 비례와 균형을 잃은 여론재판은 위험하다.

물론 검찰의 이중 잣대에 대한 비판은 별개다. 과거 검찰은 지나치게 적극적이었고, 현 검찰은 눈에 띄게 소극적이니까. 짐작은 했지만, 첫 검찰총장 출신 대선후보가 말끝마다 내세운 법치와 공정은 모래성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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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깐부 할아버지’가 장식한 신문 1면

  • 기자명 노지민 기자
  •  입력 2022.01.11 07:36
  •  댓글 1
    
 
 

여야 막론한 대선 후보 ‘포퓰리즘’ 공약 지적, ‘단일화’ 관심 높아져
중대재해법 시행 앞두고 한계 재조명…코로나 방역대책 보완 요구

 

글로벌 OTT가 한국 배우로 하여금 첫 골든글로브 트로피를 거머쥐게 했다. 9개 일간지 중 6개 신문(동아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이 1면에 이 소식을 전했다.

오영수 배우는 9일(미국 현지 시간)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으로 TV드라마 부문 남우조연상 수상자에 선정됐다. ‘오징어게임’의 1번 참가자 오일남을 연기한 오영수씨가 “우린 깐부(한 팀이나 동지를 뜻하는 속어)잖아”라고 말하는 장면은 ‘깐부’를 세계적 유행어로 만들었다. 오씨는 “생애 처음으로 내가 나에게 ‘괜찮은 놈이야’라고 말했다”며 “우리 문화의 향기를 안고,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가슴 깊이 안고, 세계의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는 수상소감을 밝혔다.

국민일보(대학로 터줏대감서 월드스타로…“나 스스로 괜찮은 놈 말해”)는 연극인으로서 잔뼈가 굵은 오씨의 이야기를 전했다. 오씨는 1987년부터 20여년간 국립극단을 지키져 여러 연극무대에 섰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국민일보에 “TV 등에서 연령대 있는 배우들을 스테레오 타입으로 소비하곤 한다. 원로배우의 가치를 인정하고 새로운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1월11일자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모음
▲1월11일자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모음

이번 시상식은 주최측인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의 인종차별, 성희롱, 부패 논란에 의한 보이콧에 따라 ‘무관중’으로 진행됐고, 오영수씨 등 ‘오징어게임’ 관계자도 불참했다. 오씨 수상이 이런 비판을 의식한 결과라는 해석도 있다. 한겨레(골든글로브 철옹성 뚫었다…오영수 “난 괜찮은 놈이야”)는 “비영어권 작품에 대해 유독 배타적이었던 골든글로브의 성향을 볼 때, 영어가 아닌 한국어를 구사하는 역할에 최초의 트로피가 수여됐다는 점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했다. 골든글로브는 지난해까지 대사의 50% 이상이 영어가 아닌 경우 외국어 영화로 분류한다는 규정을 뒀다.

‘포즈’의 미카엘라 로드리게스가 TV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사상 첫 트랜스젠더 수상자다. 한국일보(아시아계·트랜스젠더 품은 골든글로브, 진짜 달라졌나)는 다만 “TV드라마 부문과 달리 영화 부문에선 여전히 보수적인 면을 보였다”며 향후 골든글로브가 극복해나가야 할 한계를 강조했다.

대선판 키워드 ‘색깔론’ ‘포퓰리즘’ ‘단일화’

이번 대선판이 ‘색깔론’ ‘포퓰리즘’으로 점철됐다는 비판이 높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SNS에서 사용한 ‘멸공’ 표현을 야당 정치인들이 확산시킨 사례가 대표적이다. 서울신문은 1면 기사(리스크 된 재벌의 멸공 대선판은 색깔론 덧칠)에서 ““야당은 반문재인 세력과 20대 남성 모두 대북·대중국 정책에 불만이 많은 점을 겨냥해 멸공 이슈를 확대재생산하고, 여당도 야당을 ‘반공 프레임’에 가두려는 의도로 공격을 펼치면서 전선이 형성됐다”(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분석을 전했다.

‘색깔론’ 판에 뛰어든 윤석열 후보를 바라보는 국민의힘내 불편한 기류도 전해진다. 국민일보 기사(‘여가부 폐지’ ‘멸공’ 이슈 파이팅 나선 尹…당내서는 우려도)는 “윤 후보가 ‘이슈 파이팅’에 성공했다”는 긍정적인 평가 이면에 “이런 파장이 과연 득표로 이어질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도 있다”는 분위기를 다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김근식 전 선대위 정세분석실장 등의 공개적인 우려 표명도 이어지고 있다.

‘포퓰리즘’ 비판에선 여야 후보 모두 자유롭지 않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이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병사 월급 200만 원’ 공약을 내세운 가운데 서울신문 기사(李 이어 尹도 꺼낸 ‘병사 월급 200만원’…예산 안 따진 포퓰리즘 논란)는 “200만원은 현재 병장 월급(67만 6100원)의 3배가량이다. 이것만으로도 5조 1000억원이 더 필요”하지만 재원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는 점을 꼬집었다.

▲1월11일자 서울신문(위) 및 국민일보 기사
▲1월11일자 서울신문(위) 및 국민일보 기사

한편에선 ‘야권 단일화’ 논의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인터뷰를 게재한 세계일보, 조선일보 모두 ‘단일화’를 키워드로 꼽았다. 세계일보 “단일화 고려 안 해 집권땐 협치내각”, 조선일보 ‘안철수 “단일화 없다, 내가 나가야 이긴다” 등이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 인터뷰를 정리한 중앙일보 기사의 경우 ‘이재명 “의도적인 야권 단일화…여론조종 쉽지 않을 것”’이란 제목을 썼다.

진보진영 소수정당들의 대선후보 단일화 합의는 무산됐다. 한겨레 기사(진보진영 대선후보 단일화 합의 끝내 무산)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정의당·진보당·녹색당·노동당·사회변혁노동자당 등이 참여한 진보진영의 대선 후보 단일화 논의가 최종 불발됐다”며 “대선 후보를 선출하지 않은 녹색당을 제외한 정의당(심상정 후보), 진보당(김재연 후보), 노동당과 사회변혁노동자당(이백윤 단일 후보), 한상균선거운동본부(한상균 후보)는 각자 선거를 치를 예정”이라 전했다.

중대재해처벌법 D-17… ‘산재’ 막을 수 있을까

노동자 부상·사망시 안전보건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은 사업주·경영책임자를 처벌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오는 27일 시행된다. 이를 앞두고 법이 지닌 한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행 첫해인 올해는 50억 원 이상 건설 현장, 50인 이상 사업장 5만 곳에 적용되며, 50억 원 미만 및 50인 미만 사업장은 2024년 1월까지 적용이 유예된다.

이를 두고 경향신문 기사(중대재해법 적용 땐 ‘작년 190곳’ 수사 대상)는 “중대재해법 적용이 유예된 소규모 사업장에서 사망사고의 대부분이 발생하기 때문에 중대재해법 시행의 산재 감축 효과엔 한계도 분명히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서울신문 기사(산재사망 감축 3대 원칙 내놨지만 모호한 중대재해법 실효성 미지수)도 같은 한계와 더불어 “증거 인멸이나 현장 훼손으로 조사나 수사를 방해하는 경우 인과관계를 추정하는 조항을 신설하거나 담당 공무원에 대한 처벌 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했다.

▲1월11일자 경향신문 기사
▲1월11일자 경향신문 기사

동아일보의 경우 ‘처벌 중심 중대재해법으론 안전 확보 어렵다’는 제목의 시론(정진우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을 게재했다. “기업의 안전 역량이 되레 후퇴할 수 있다는 현장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게다가 중소기업은 이 법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는 주장이다.

코로나 방역 ‘손실보상 확대’ ‘재택치료 보완’ 목소리

지난해 11월 정부가 코로나19 ‘재택치료 기본화’ 방침을 발표한 지 한 달여가 지났다. 입원 요인이 있거나 주거환경이 취약한 경우가 아니면 모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재택치료를 원칙으로 하는 방안이다. 한겨레는 코로나19 재택치료 유경험자 63명 설문조사와 별도 17명 심층인터뷰를 통해 재택치료자 4명 중 1명이 가족(동거인) 간 감염을 겪었다고 보도했다. 설문·인터뷰 결과 치료키트가 이틀 안에 배송되는 경우는 절반이 안 되는 49%에 불과했고, 임신부·장애인 지원이 열악하며, 환자들의 고립감·불안감 해소가 부족했다는 문제 등이 개선점으로 지적됐다.

정부 방역정책이 소외·피해계층에 대한 더 두터운 지원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경향신문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10일 세미나 기사(“소극적 민생 지원과 느슨한 거리 두기 택한 방역대책 문제”)에서 “보사연은 방역과 민생을 병행하기 위한 단기적 전략으로 백신 접종률 제고, 거리 두기 강화 및 대응 조치 병행, 피해계층 소득지원 정책, 긴급돌봄 제공 등 돌봄 소외계층 지원을 제시했다”며 “백신 접종과 관련한 소통 채널과 백신 부작용 피해에 대한 구제 절차 등을 운영해 백신 접종률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또 현재 여러 다중이용시설에 적용하는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종교행사·문화행사 등에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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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배은심의 희생·헌신이 오늘날 민주주의 만들어”

이재명 “어머님 뜻 단단히 새기겠다”, 윤석열 “숭고한 정신 꽃피우겠다”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2.01.09 18:50
  •  
  •  수정 2022.01.10 11:10
  •  
  •  댓글 2
 
문 대통령 부부가 9일 오후 고 배은심 여사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사진출처-청와대]
문 대통령 부부가 9일 오후 고 배은심 여사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사진출처-청와대]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9일 오후 4시 40분 광주광역시 동구 조선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배은심 여사 빈소를 찾았다.  

1987년 6월 9일 연세대 교문 앞에서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사경을 헤매다 그해 7월 5일 세상을 떠난 아들(이한열 열사)의 뜻을 이어 ‘민주주의·인권 지킴이’로 치열하게 살았던 고인의 영면을 기원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6월 항쟁의 상징 이한열 열사와 배은심 여사의 희생과 헌신이 오늘날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만들었다며 유가족과 우상호 의원에게 “고인의 평화와 안식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1987년 연세대 총학생회장으로 그해 7월 9일 치러진 장례식에서 이한열 열사의 영정사진을 들었던 우상호 의원은 ‘민주의 길 배은심 어머님 사회장’ 장례위원회 호상을 맡았다. 시민사회단체 원로들이 장례위원회 고문단으로 위촉됐다.  
 
문 대통령은 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 어머님, 아버님들에게 “얼마나 마음이 아프시냐”고 위로를 건넸고, 어머님들은 “이렇게 아픔을 어루만져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2020년 6월 항쟁 33주년 기념식에서 배은심 여사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하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제공-청와대]
2020년 6월 항쟁 33주년 기념식에서 배은심 여사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하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제공-청와대]

이에 앞서, 6월항쟁 33주년인 2020년 6월 10일 서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 예정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은 배은심 여사에게 민주화 공로를 인정하는 ‘국민훈장 모란장’을 직접 수여한 바 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3.9)에 나서는 여·야 후보들도 일제히 애도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블로그에 글을 올려 “1987년 6월, 이한열 열사가 산화한 이후 어머님께서는 무려 34년 동안 오로지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해왔”으며, 최근까지도 ‘민주 유공자법’ 제정을 촉구하는 등 “오직 민주주의 한 길 위해 노력하셨던 어머님의 모습을 생각하니 비통한 마음을 누를 수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배은심 어머님. 이제 남은 일은 걱정 마시고 이한열 열사와 함께 편히 쉬십시오. 어머님의 뜻을 가슴 속에 깊이, 단단히 새기겠다.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 반드시 지켜가겠다. 부디, 영면하시길..”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다시는 민주주의를 위해 삶을 희생하고 고통 받는 가족들이 생기지 않는 나라가 됐으면 한다’는 이한열 열사와 배은심 여사님의 그 뜻, 이제 저희가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주의 회복과 발전으로 보답하겠다. 숭고한 정신을 꽃피우겠다”라며 “부디 영면하십시오”라고 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추모 메시지’를 통해 “언젠가 6.10 민주항쟁 기념식 때 얼굴 마주하며 말씀드렸던, 6월 항쟁으로 우뚝 세워진 제도적 민주주의 위에 온기와 정의를 더하겠다는 그 약속을 꼭 실천하겠다”며, “이한열 열사에게서 배은심 어머님께로 이어지고, 다시 우리 모두의 민주주의가 된 6월의 정신을 헌법에 새기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머님은 내 자식에 대한 사랑을 대한민국 미래세대 모두에 대한 더 큰 사랑으로 승화시키셨다. 감히 넘볼 수 없는 숭고한 정신과 꼿꼿함을 우리 모두에게 남기셨다”며, “저는 어머님의 뜻을 잊지 않고 깊이 새기면서 살겠다”고 밝혔다.

한편, ‘고 배은심 여사 추도의 밤’ 행사는 10일 오후 7시 광주 조선대병원 장례식장과 서울 연세대 한열동산에서 각각 열린다. 11일 오전 10시 조선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에 이어 11시 5.18민주광장에서 노제, 오후 1시30분 망월동 8묘역에서 하관식이 열린다. 이한열 열사가 잠든 곳이다. 

우상호 의원은 “배은심 어머님께서 오늘 고이 영면에 드셨다. 못내 그리던 아들, 이한열 열사를 만나러 먼 길을 나서셨다”면서 “아드님과 해후하시고, 회포도 푸시고, 내내 안식을 누리시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배은심 여사 약력>

 
1940. 3. 1. (음력 1939. 12. 9.) 전남 순천 생
이병섭 님과 혼인

1966. 8. 29. 넷째로 큰 아들 이한열 탄생

1970. 광주 지산동으로 이사

1987. 6. 9. 이한열 최루탄 피격

1987. 7. 5. 이한열 운명

1987. 7. 9. 이한열 장례

1987. 8. 민가협(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사무실 방문, 활동 시작

1997. 11. ~ 2000. 3. 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 회장

1998. 11. 4. ~ 1999. 12. 28.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 제정위한 농성 진행

2007. 5.~ 2013.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장

2020. 2.~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명예 회장

2020. 6. 10. 6·10 민주항쟁 33주년 기념식에서 '민주주의 발전 유공'으로 국민훈장 모란장 수훈

(자료-이한열기념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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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평 사회의 시작은 부동산” 집 없는 이들의 절망

등록 :2022-01-10 04:59수정 :2022-01-10 08:17

 
 

 

유권자와 함께하는 대선 정책 ‘나의 선거, 나의 공약’
②집을 포기했다
공공주택도 서민엔 높은 문턱인데
집값 대신 세금 깎는 공약만 보여
강기웅씨가 지난 1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집 주변 아파트들을 바라보고 있다. 의왕/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강기웅씨가 지난 1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집 주변 아파트들을 바라보고 있다. 의왕/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문재인 정부에서 주택 가격 폭등의 최대 피해자는 무주택자들이다. 2020년 주택소유통계를 보면, 전체 2092만가구 가운데 무주택 가구는 43.9%(919만가구)다. 하지만 대선 국면은 보유세와 양도세 완화와 같은 유주택자 감세 공약이 지배한다. 무주택자 대상 공약은 ‘임기 내 250만호 공급’ 정도다. <한겨레>가 심층 인터뷰한 무주택 유권자 23명은 대체로 공공주택 확대를 요구했지만, 대통령 선거로 부동산 문제가 확 풀릴 거란 기대는 크지 않았다. 여기, 자신을 중하층 이하라고 소개한 두 명의 무주택자가 서 있다.
신혼‘희망’타운이 ‘절망’타운으로

“사전청약 처음 당첨된 순간 와이프한테 그랬어요. 우리 앞으로 몇년 동안 기념일이나 생일은 없다고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내집 마련이 된 건지….”

강기웅(34)씨는 지난해 11월 경기도 의왕 월암지구 신혼희망타운 사전청약에 당첨됐다. 기뻐야 하는 그 순간, 걱정이 밀려왔다. ‘부모 찬스’를 쓰기 어려운 강씨 부부의 자산은 2천만원이 전부다. 전용 55㎡ 분양가 4억1천만원 가운데 3억9천만원을 마련해야 한다. 신혼희망타운 전용 장기주택담보대출로 집값의 70%(2억8700만원)까지 대출받아도 1억원이 필요하다.

1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강기웅씨의 자택에서 강씨 부부가 쌍둥이 아들을 안은 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의왕/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1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강기웅씨의 자택에서 강씨 부부가 쌍둥이 아들을 안은 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의왕/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간호사인 아내는 지난해 8월 쌍둥이를 출산한 뒤 일을 그만뒀다. 강씨의 월 소득은 300여만원. 입주까지 남은 4~5년 동안 월 150만원씩 꼬박 저축해도, 모을 수 있는 돈은 7200만~9천만원 정도다. 문제는 분양가가 더 오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사전청약 당첨자들 사이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시세가 계속 뛰면 본청약 분양가가 4억5천만원이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와요. 돈을 좀 모아놓은 사람들은 괜찮은데 절반 정도는 불안해해요.”

적지 않은 이들에게 신혼‘희망’타운이 신혼‘절망’타운이 될 수도 있다. “애들 것 줄일 수는 없고 저랑 와이프 먹고 쓰는 거 줄여서 들어가야죠.”

강씨는 “다주택자들도 다 자기 능력”이라는 주변 사람들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 능력을 누가 만들어줬느냐는 거죠. 인생을 3루에서 시작한 사람들은 안타만 쳐도 홈런이 되지만, 저는 1루에 나가는 것부터 문제니까요.”

 

김수영씨가 지난달 30일 오전 전세로 거주 중인 서울 중랑구 한 빌라에서 오후 출근에 앞서 책상에 앉아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김수영씨가 지난달 30일 오전 전세로 거주 중인 서울 중랑구 한 빌라에서 오후 출근에 앞서 책상에 앉아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8억원인데, 공공분양 맞나요?”

김수영(36)씨는 내 집 마련과 출산을 함께 포기했다. “아이를 낳아서 기를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아울러 “집값이 월급 오르는 것보다 더 가파르게 오르는 것을 보고 서울에서 내집 마련은 어렵겠다고 생각했다”고도 했다.

정규직 사서로 일하는 김씨 부부의 월 가구 소득은 400만원이다. 살고 있는 26㎡ 투룸 빌라의 전세보증금은 1억7천만원인데, 1억원은 대출로 충당했다. 2020년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한 주택임대차보호법 덕분에 추가 보증금 없이 전세 계약을 갱신했지만, 그 권한도 한번밖에 쓸 수 없다. 부부는 월 100만원씩 저축을 시작했다. “(계약이 끝나는) 내후년이 걱정이죠. 비싼 곳은 1억원 이상 올랐고, 평균 4천만~5천만원 오른 것 같아요.”

‘시세 대비 저렴하다’는 공공분양 주택 공급이 있다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2배가량 폭등한 시세가 반영된 분양가는 평범한 30대 맞벌이 신혼부부의 소득과 자산 대비 너무 비싸다. “경기 하남 교산은 5억원, 양주 회천은 3억원 가까이 하더라고요. 출퇴근 4시간 정도 걸려도 회천에 가볼까 했는데 대출금이 너무 부담이에요. 과천에는 8억원대 공공분양도 나오고…. 정말 공공주택이 맞나요?”

그는 대선 후보들에게 ‘물려받은 부동산으로 인한 불로소득’이 “불공평한 사회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잘사는 부모의 자식으로 태어나는 것도 운이죠. 불로소득에 대한 세율이 높아야 하지 않나요?”

진명선 노지원 김용희 기자 torani@hani.co.kr

※<한겨레>가 유권자와 함께하는 대선 기획 ‘나의 선거, 나의 공약’은 취재원 실명 보도를 원칙으로 합니다. 공익적 가치를 구현하고자 실명 취재에 응한 시민의 불이익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겨레> 누리집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전송되는 한겨레 기사의 댓글창을 닫습니다.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026629.html?_fr=mt1#csidxbc781bd7fd28b1dae837375613b9f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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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실히 수행되는 북의 '국방발전 5개년계획'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2/01/10 10:32
  • 수정일
    2022/01/10 10:3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기자명

  •  김지영 조선신보 편집국장
  •  
  •  승인 2022.01.09 18:22
  •  
  •  댓글 0
 
 
 

극초음속미사일, 연이은 시험성공 

 2022년은 조선로동당 제8차대회(2021년 1월)에서 제시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계획을 수행하는 2년째의 해이다. 북한(조선)의 국방과학원이 새해 벽두인 1월 5일에 극초음속미사일의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한 사실은 국방강화를 위한 계획이 착실히 수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3개월만에 이룩된 기술혁신

국방과학원은 작년 9월 28일에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미사일 '화성-8'형 시험발사를 진행하였다.

극초음속무기는 소리가 전파되는 빠르기(마하)의 최소 5배 이상의 속도를 내며 지구의 어느 곳이든 1시간 이내에 타격할 수 있는 무기다. 탄도미사일에 탑재되는 극초음속활공체(C-HGB, Common Hypersonic Glide Body / 極超音速滑空体)의 경우 발사 후 도중에서 분리 되어 낮은 고도로 활공하면서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으며 레이더의 포착과 요격이 매우 어렵다.

극초음속미사일은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계획의 전략무기부문 최우선 5대과업에 속하는 사업이다.

약 3개월 만에 진행된 이번 시험발사에서는 미사일의 능동구간 비행조종성과 안정성을 재확증 하고 분리된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에 새로 도입된 측면기동기술의 수행능력을 평가하였다. 발사 후 분리된 미사일은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의 비행구간에서 초기발사방위각으로부터 목표방위각에로 120㎞를 측면기동하여 700㎞에 설정된 표적을 오차 없이 명중하였다.

또한 이번 시험발사에서는 겨울철 기후조건에서의 연료 암풀화(앰플화) 계통들에 대한 믿음성도 검증하였다. 이는 다른 무기체계에도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며 모든 미사일 연료계통의 암풀화가 실현된다면 그 군사적 의의는 대단히 크다.

국방과학원은 첫 시험발사로부터 약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다계단 활공도약비행과 강한 측면기동을 결합한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의 조종성과 안정성을 확증하는 기술혁신을 이룩하였다. 이번 시험발사의 성공에 대하여 보도한 조선중앙통신은 《5개년계획의 전략무기부문 최우선 5대과업 중 가장 중요한 핵심과업을 완수한다는 전략적 의의를 가진다.》고 강조하였다.

당 제8차대회에서 제시된 계획에서 전략무기부문에 해당되는 것은 ∎초대형핵탄두의 생산 ∎1만 5,000㎞ 사정권안의 타격명중률 제고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의 개발도입 ∎수중 및 지상 고체발동기 대륙간탄도로케트의 개발 ∎핵잠수함과 수중발사핵전략무기의 보유 등이다.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는 여기서 순차적이고 과학적이며 믿음직한 개발공정에 따라 추진되어 온 것으로 알려진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사업이 먼저 뚜렷한 성과를 거두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이미 이룩된 성과를 계속 확대

작년말에 진행된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는 올해 국방부문 앞에 나서는 과업들이 제시되었다.

"날로 불안정해지고 있는 조선반도의 군사적 환경과 국제정세의 흐름은 국가방위력강화를 잠시도 늦춤 없이 더욱 힘 있게 추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첫째 의정에 대한 결론 '2022년도 당과 국가의 사업방향에 대하여')는 관점에 따라 군수공업부문 앞에도 과업이 나섰다. "이미 이룩된 성과들을 계속 확대하면서 현대전에 상응한 위력한 전투기술기재 개발생산을 힘 있게 다그치며 국가방위력의 질적 변화를 강력히 추동하고 국방공업의 주체화, 현대화, 과학화목표를 계획적으로 달성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1월 5일의 극초음속미사일 발사는 북한(조선)의 군수공업부문이 '이미 이룩된 성과를 계속 확대'할 데 대한 과업을 수행한 것이다. 그런데 적대세력들은 이를 '무력시위', '도발'이라고 부르며 그 무슨 '발사의도'에 대한 별의별 낭설을 퍼뜨리고 있다.

북한(조선)의 국방강화사업에는 정해진 계획과 노정도가 있다. 그 누구를 겨냥하거나 관심을 끌기 위해 그 어떤 시기를 선택하여 '무력시위'를 하지 않는다. 국방과학원은 당대회에서 제시된 5개년계획의 2년째 중점과제수행을 위한 정상적인 활동을 진행하고 있을 따름이다.

북한(조선)은 동북아시아지역의 군사적 불안정이 날로 심화되고 있는 오늘의 시점에서 우리는 누구와의 전쟁을 논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특정한 국가나 세력이 아니라고 공개적으로 언명하고 있다. 지금 이 나라의 국방공업부문은 북한(조선)의 자주권이 행사되는 영토와 영해, 영공에 단 한 점의 불꽃이라도 튕기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반전의지를 담보하는 현실적인 힘을 키우고 그것을 검증하고 있는 것이다.

출처 : 현장언론 민플러스(http://www.minplusnews.com)

  김지영 조선신보 편집국장 jangkim21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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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섬광, 장엄한 폭음

[개벽예감 475] 눈부신 섬광, 장엄한 폭음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2/01/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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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제2차 시험발사장소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까닭

2. 조선의 극초음속활공체는 오징어형과 원뿔첨두형 

3. 화성-18형 극초음속미사일의 놀라운 성능

4. 극초음속로케트연구소 설립한 조선국방과학원

 

 

▲ 북한의 국방과학원은 2022년 1월 5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했다.     

 

1. 제2차 시험발사장소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까닭

 

2022년 1월 5일 수요일 오전 8시 7분경, 조선국방과학원이 제2차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 조선국방과학원은 2021년 9월 28일에 제1차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한 바 있다. 제1차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에 관한 조선국방과학원의 발표내용과 제2차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에 관한 조선국방과학원의 발표내용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은 중요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제1차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하여 조선국방과학원은 “9월 29일 오전 자강도 룡림군 도양리에서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미싸일 <화성-8>형 시험발사를 진행하였다“고 밝혔다. 시험발사를 진행한 날짜, 시간대, 장소를 밝힌 것이다. 그런데 조선국방과학원은 제2차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가 1월 5일에 진행되었다는 사실만 밝혔을 뿐, 시험발사가 어디서 진행되었는지 밝히지 않았다. 2021년 9월 29일 제1차 시험발사를 진행했을 때는 발사장소를 밝혔는데, 2022년 1월 5일 제2차 시험발사를 진행했을 때는 발사장소를 밝히지 않은 까닭은, 제2차 시험발사가 외부에 공개할 수 없는 장소에서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2021년 9월 29일 조선국방과학원이 제1차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장소를 언론에 공개한 직후, 미국군 정찰위성, 한국군 지구관측위성, 일본자위대 정보수집위성이 조선의 극초음속미사일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려고 시험발사가 진행된 지역을 탐색했었다. 적의 미사일방어망을 뚫고 들어가는 극초음속미사일, 더구나 미국도 아직 개발을 완료하지 못한 21세기 최첨단무기인 극초음속미사일을 조선이 자력으로 개발하여 보란 듯이 시험발사를 하였으므로, 미국군, 한국군, 일본자위대는 위성을 동원하여 정보수집을 해야 했다.  

 

2021년 9월 29일 한국군 합참본부는 조선국방과학원이 제1차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한 장소가 자강도 전천군 무평리라고 지목했다. 조선국방과학원은 발사장소를 자강도 룡림군 도양리라고 발표했는데, 한국군 합참본부는 자강도 전천군 무평리를 발사장소로 지목한 것이다. 전천군은 룡림군 동쪽에 인접한 행정구역이다. 한국군 합참본부가 발사장소로 지목한 무평리는 전천군 북쪽에 있고, 조선국방과학원이 발사장소라고 발표한 도양리는 룡림군 중앙부에 있어서, 무평리와 도양리는 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다. 한국군 합참본부는 왜 도양리가 아닌 무평리를 발사장소로 지목했을까?

 

한국군 합참본부가 무평리를 발사장소로 지목한 것은, 지구관측위성으로 룡림군과 전천군을 탐색하다가 무평리에서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와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어떤 흔적을 포착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그들이 위성을 통해 포착한 흔적이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와 직접 연관된 것인지 혹은 전혀 무관한 것인데 우연히 엇비슷한 시간대에 나타난 현상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한국군 합참본부가 지구관측위성으로 룡림군과 전천군을 탐색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만일 조선국방과학원이 제2차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장소를 이전처럼 언론에 밝혔더라면, 미국군 정찰위성, 한국군 지구관측위성, 일본자위대 정보수집위성이 그 지역을 집중적으로 탐색하였을 것이다. 그래서 조선국방과학원은 미국군, 한국군, 일본자위대가 각각 위성을 동원해 제2차 시험발사장소를 탐색하지 못하도록 이번에는 발사장소를 밝히지 않은 것이다. 제2차 시험발사장소가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배경에 존재하는 더 깊은 사연을 알려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조선국방과학원이 조선인민군 전략군에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의뢰하면, 전략군은 극초음속미사일을 발사대차에 탑재하고 시험발사장으로 이동하여 발사한다. 그러므로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한 이후, 시험발사장과 주변에는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움직임이 흔적으로 남게 된다. 

 

그런데 2021년 8월 11일 <데일리 NK>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임의의 시각에 즉시 시험발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는 특별명령을 전략군에 하달했고, 그 명령을 받은 전략군은 “항시적 발사대기상태”에서 “결전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2021년 8월 초에 조선인민군 전략군에 하달된, 위와 같은 내용의 특별명령은 2022년 1월 현재 제1기 전투정치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전략군에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므로 만일 조선국방과학원이 제2차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장소를 언론에 공개했더라면, 미국군, 한국군, 일본자위대가 위성을 동원하여 발사장소가 위치한 지역을 집중적으로 탐색하였을 것이고, 그렇게 되었더라면 항시적 발사대기상태에서 결전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움직임이 노출될 수 있었다. 그래서 조선국방과학원은 이번에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장소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조선국방과학원이 제2차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한 직후, 한국군 합참본부는 “오늘 오전 8시 10분께 내륙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한국군 합참본부가 시험발사장소를 특정하지 못하고 그냥 ‘내륙’이라고 얼버무린 것은, 그들이 시험발사장소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2. 조선의 극초음속활공체는 오징어형과 원뿔첨두형 

 

조선국방과학원은 2021년 9월 29일 언론보도를 통해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미싸일 <화성-8>형 시험발사를 진행하였다”고 밝혔다. 이 보도내용은 조선국방과학원이 개발한 극초음속미사일의 공식명칭이 화성-8형이라는 사실을 세상에 알려주었다.  

 

그런데 조선국방과학원은 2022년 1월 6일 언론보도에서 “1월 5일 극초음속미싸일 시험발사를 진행하였다”고만 밝혔을 뿐, 공식명칭인 화성-8형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조선국방과학원이 제2차 시험발사에 등장한 극초음속미사일의 명칭을 화성-8형이라고 밝히지 않은 까닭은, 제1차 시험발사에 등장한 극초음속미사일과 제2차 시험발사에 등장한 극초음속미사일이 서로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극초음속활공체(hypersonic glide vehicle)가 서로 다른 것이다. 조선에서는 극초음속활공체를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라고 부른다.

 

원래 극초음속미사일은 탄도미사일에 극초음속활공체를 탑재하여 발사하는 무기다. 극초음속미사일을 발사하면, 극초음속활공체를 탑재한 탄도미사일이 약 50km 정점고도까지 아주 낮게 상승하였다가 하강하는 중에 미사일 동체에서 극초음속활공체가 떨어져나가고, 분리된 극초음속활공체가 수평활공과 변칙기동을 하면서 극초음속으로 날아가 타격대상을 향해 수직으로 돌진낙하한다. 

 

조선의 화성-8형도 탄도미사일에 극초음속활공체를 탑재한 극초음속미사일이다. 조선 언론매체의 보도사진을 보면, 제1차 시험발사에서는 오징어처럼 생긴 극초음속활공체를 탄도미사일에 탑재하여 발사했고, 제2차 시험발사에서는 연필처럼 끝이 뾰족하게 생긴 극초음속활공체를 탄도미사일에 탑재하여 발사했다. 

 

2021년 10월 11일 평양에 있는 3대혁명전시관에서 조선로동당 창건 76주년에 즈음하여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가 열렸는데, 전람회장에는 오징어형 극초음속활공체와 원뿔첨두형 극초음속활공체가 각각 전시되었다. 오징어형 극초음속활공체는 탄도미사일에 장착되어 발사대차에 실려 전시되었고, 원뿔형 극초음속활공체는 탄도미사일과 분리된 상태로 전시장 바닥에 전시되었다. 당시 외부의 군사전문가들은 탄도미사일 동체와 분리된 상태로 바닥에 전시된 원뿔첨두형 극초음속활공체를 기동재진입체(maneuvering reentry vehicle, MaRV)로 오인했다. 그런데 이번에 조선국방과학원은 제2차 시험발사에서 원뿔첨두형 극초음속활공체를 장착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그것을 본 외부의 군사전문가들 지난해 국방발전전람회장에 전시된 물체가 기동재진입체가 아니라 원뿔첨두형 극초음속활공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위와 같은 사정을 보면, 조선국방과학원은 오징어형 극초음속활공체와 원뿔첨두형 극초음속활공체를 각각 개발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징어형 극초음속활공체를 장착한 탄도미사일과 원뿔첨두형 극초음속활공체를 장착한 탄도미사일을 서로 다른 이름으로 구분해서 불러야 한다. 예를 들면,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ㄱ과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ㄴ이라는 식으로 구분하여 명명해야 하는데, 조선국방과학원은 그 두 종의 극초음속활공체를 각각 어떻게 구분하여 부르는지 외부에 알려주지 않았다. 

 

조선이 두 종의 극초음속활공체를 개발한 것처럼, 미국도 두 종의 극초음속활공체를 개발하고 있다. 이를테면, 미국 공군이 개발하고 있는 극초음속활공체(Hypersonic Conventional Strike Weapon)는 오징어형이고, 미국 육군이 개발하고 있는 극초음속활공체(Advanced Hypersonic Weapon)와 미국 해군이 개발하고 있는 극초음속활공체(Conventional Prompt Strike)는 각각 원뿔첨두형이다. 2018년 10월 11일 미국 군사전문지 <전쟁지대(War Zone)>에 실린 분석기사에 따르면, 원뿔첨두형 극초음속활공체가 오징어형보다 비행속도가 더 빠르고, 기동성이 더 좋고, 타격정밀도가 더 높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한 한국 국방부는 2022년 1월 7일 취재기자들에게 배포한 자료에서 2022년 1월 5일 시험발사현장이 촬영된 조선의 언론보도사진에 원뿔첨두형 극초음속활공체가 나타난 것을 보고, 극초음속활공체는 오징어형밖에 없는데, 원뿔첨두형이 나타났으니 극초음속활공체가 아니라 기동재진입체가 시험발사된 것이라고 억측하면서, 원뿔첨두형 극초음속발사체는 활공비행을 하지 못한다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기동재진입체도 원뿔첨두형 극초음속활공체와 비슷한 원뿔첨두형으로 생겼지만, 기동재진입체가 활공비행을 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기동재진입체는 미사일 탄체에서 분리된 다음, 높은 고도에서 포물선형 탄도비행을 하다가 타격대상을 향해 기동하는 종말단계에 들어가서 비행방향을 바꾸며 돌진락하한다. 그와 달리, 극초음속활공체는 미사일 탄체에서 분리된 다음, 낮은 고도에서 수평비행을 하면서 활공도약기동을 하다가 타격대상을 향해 날아가는 종말단계에 들어가서 돌진락하한다. 

 

그런데 한국 국방부는 원뿔첨두형으로 생긴 겉모양이 비슷한 것만 보고, 극초음속활공체와 기동재진입체를 구분하지 못한 채, 원뿔첨두형 극초음속활공체는 활공비행을 하지 못한다는 궤변을 늘어놓았으니 그들의 저열한 인식수준이 너무 한심하다.  

 

2017년 4월 15일 평양에서 진행된 태양절 105주년 경축 열병식에 기동재진입체를 장착한 신형 지대함탄도미사일이 등장했다. 공식명칭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그 지대함탄도미사일은 지탱바퀴가 6개인 무한궤도발사대차에 탑재되었다. 2017년 5월 28일 강원도 원산 인근 바닷가에서 기동재진입체를 장착한 신형 지대함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진행되었는데, 비행거리는 450km에 이르렀다. 이런 사실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조선국방과학원은 아주 오래 전에 기동재진입체를 개발하였다. 

 

그것만이 아니라, 조선국방과학원은 아주 오래 전에 기동재진입체 설계기술을 다른 나라에 수출했다. 2012년 6월 27일 영국의 군사안보전문지 <제인스 국방, 안보정보 및 분석(Jane's Defense & Security Intelligence & Analysis)> 보도기사에 따르면, 수리아에 파견된 조선의 미사일기술자들이 스커드-D 탄도미사일(화성-6 탄도미사일)에 장착된 재래식 탄두를 기동재진입체로 교체해주는 성능개량을 하였다고 한다. 이런 사정을 보면, 조선국방과학원이 기동재진입체를 개발한 시점이 2010년 이전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지금으로부터 10년도 더 지난 시기에 기동재진입체를 개발했고, 실전배치까지 완료하고, 해외에 관련기술을 수출까지 한 조선에서 이번에 느닷없이 기동재진입체를 시험발사했다는 한국 국방부의 주장이야말로 어처구니없는 왜곡선전이다. 

 

 

3. 화성-18형 극초음속미사일의 놀라운 성능

 

조선국방과학원이 언론보도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2022년 1월 5일 제2차 시험발사에 등장한 극초음속미사일은 “초기발사방위각으로부터 목표방위각에로 120km를 측면기동하여 700km에 설정된 표적을 오차 없이 명중하였”고, “시험발사를 통하여 다계단 활공도약비행과 강한 측면기동을 결합한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의 조종성과 안정성이 뚜렷이 과시되였다”고 한다. 

 

2022년 1월 6일 일본 관방장관 마쓰노 히로가즈(松野博一)는 조선이 진행한 제2차 시험발사에 등장한 극초음속미사일이 약 50km의 낮은 고도에서 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선국방과학원이 언론보도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2022년 1월 5일 제2차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통해 “겨울철 기후조건에서의 연료암풀화계통들에 대한 믿음성도 검증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의 액체연료를 미사일 탄체 내부의 밀봉유리용기(앰플)에 미리 주입해놓았다가 액체연료를 다시 주입할 필요가 없이 임의의 시각에 즉시 발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위에 서술한 몇 가지 사실을 종합하면, 제2차 시험발사에 등장한 극초음속미사일은 다음과 같은 놀라운 성능을 가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 적의 미사일탐지레이더가 발신하는 전파신호가 닿지 않는 낮은 고도에서 수평으로 비행하는 수평비행능력 

 

2) 위아래로 오르락내리락 날아가는 다단계 활공도약기동과 120km를 돌아가는 측면우회기동을 배합한 고도의 변칙기동능력

 

3) 700km 밖에 있는 표적에 명중하는 정밀타격능력 

 

4) 약 50km의 낮은 고도에서 700km를 날아가는 저고도비행능력  

 

5) 임의의 시각에 즉시 발사할 수 있는 신속발사능력

 

2021년 10월 11일 평양에서 열린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에서 주목되는 것은, 오징어형 극초음속활공체를 장착한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이 6축12륜 발사대차에 탑재되어 전시되었다는 사실이다. 2021년 9월 20일에 진행된 제1차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현장을 촬영한 조선의 보도사진을 보면, 사진촬영각 밖에 있는 발사대차는 보이지 않고, 수직상승비행을 시작한 극초음속미사일만 보였기 때문에, 외부의 군사전문가들은 오징어형 극초음속미사일이 어떤 발사대차에서 탑재되었는지 알지 못했다. 그런데 국방발전전람회장에서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은 6축12륜에 발사대차에 탑재되어 자기 모습을 드러냈다. 이런 사정을 보면, 2021년 9월 20일 제1차 시험발사가 진행되었을 때, 6축12륜 발사대차에서 오징어형 극초음속활공체가 발사된 것이 분명하다. 2021년 1월 5일 제2차 시험발사현장을 촬영한 조선의 보도사진을 보면, 원뿔첨두형 극초음속미사일도 오징어형 극초음속미사일과 마찬가지로 6축12륜 발사대차에서 발사되었음을 알 수 있다. 

 

원래 6축12륜 발사대차에는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이 탑재된다. 그런데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을 탑재한 6축12륜 발사대차는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을 탑재한 6축12륜 발사대차와 약간 다른 모습이다.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을 탑재한 6축12륜 발사대차는 운전석이 설치된, 차량의 앞부분이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탑재한 8축16륜 발사대차처럼 생겼는데, 발사대가 설치된, 차량의 뒷부분은 6축12륜 발사대차다. 

 

중국이 2019년에 실전배치한 둥펑(東風)-17 극초음속미사일은 5축10륜 발사대차에 탑재되었다. 그에 비해, 조선국방과학원이 개발한 두 종의 극초음속미사일은 6축12륜 발사대차에 각각 탑재되었다. 화성-18형 극초음속미사일은 6축12륜 발사대차보다 길이가 더 길이서, 극초음속미사일 첨두부가 차체 앞쪽으로 돌출했는데, 둥펑-17 극초음속미사일은 5축10륜 발사대차보다 길이가 짧아서, 극초음속미사일 첨두부가 차체 앞쪽으로 돌출하지 않았다. 이런 차이를 보면,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이 둥펑-17 극초음속미사일보다 훨씬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화성-18형 오징어형 극초음속미사일을 보면, 미사일 탄체길이는 약 15m이고, 극초음속활공체 길이는 약 7m이며, 전체 길이는 약 23m다. 화성-18형 원뿔첨두형 극초음속미사일을 보면, 미사일 탄체길이는 약 15m이고, 극초음속활공체 길이는 약 5m이며, 전체 길이는 약 20m다. 중국의 둥펑-17 극초음속미사일을 보면, 미사일 탄체길이는 약 8m이고, 극초음속활공체 길이는 약 5m이며, 전체 길이는 약 13m다. 

 

2017년 11월 1일 중국이 시험발사한 둥펑-17 극초음속미사일은 60km의 고도에서 1,400km를 비행하였다. 미국의 국가정보기관은 둥펑-17 극초음속미사일의 실제 사거리가 1,800~2,500km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런 사정을 보면, 둥펑-17 극초음속미사일보다 길이가 더 긴 화성-18형 극초음속미사일의 사거리는 2,500km 이상인 것으로 생각된다. 

 

극초음속미사일의 성능을 논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비행속도다. 극초음속은 음속보다 5~10배 더 빠른 속도를 의미한다. 조선과 마찬가지로 극초음속미사일을 보유한 로씨야와 중국도 자기들이 개발한 극초음속미사일의 비행속도를 외부에 밝히지 않았다. 미사일의 비행속도는 군사기밀이다. 조선국방과학원도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비행하였는지 외부에 밝히지 않았지만, 극초음속미사일을 발사했다고 했으므로 마하 5~10의 극초음속으로 비행한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의 비행속도를 좀 더 정확히 추산할 수는 없을까? 

 

군사전문가들은 중국이 보유한 둥펑-17 극초음속미사일의 비행속도를 마하 5~6으로 추산했다. 조선이 보유한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은 둥펑-17보다 길이가 훨씬 더 길기 때문에 화성-8형의 비행속도는 마하 5~6 이상으로 추산된다. 2022년 1월 6일 <문화일보> 보도기사에서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사거리가 5,000km인 중거리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700km로 줄여서 발사하는 컴퓨터모의시험을 진행했더니, 비행속도가 마하 7.1로 나왔다고 한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의 비행속도는 마하 7~8인 것으로 생각된다. 

 

우수한 성능을 지닌 탄도미사일의 최고속도는 마하 9~10에 이르지만, 탄도미사일이 그런 극초음속으로 비행한다고 해서 극초음속미사일로 되는 것은 아니다. 탄도미사일과 극초음속미사일이 똑같이 극초음속으로 비행한다고 가정할 때, 극초음속미사일과 탄도미사일의 차별성은 포물선형 탄도비행을 하는가 아니면 활공도약형 수평비행을 하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포물선형 탄도비행을 하는 미사일은 극초음속으로 비행해도, 탄도미사일이지 극초음속미사일이 아니다. 반면에 활공도약형 수평비행을 하는 미사일은 탄도미사일의 최고속도보다 느린 극초음속으로 비행해도, 극초음속미사일이지 탄도미사일이 아니다. 이처럼 극초음속미사일과 탄도미사일을 구분하는 차별성이 비행속도가 아니라 비행방식이라는 것은 기본상식인데도, 2022년 1월 7일 <연합뉴스> 보도기사에서 한국국방과학연구소 관계자는 한국군이 실전배치한 현무-2C 탄도미사일의 최고속도가 마하 9정도이지만, 그 미사일을 극초음속미사일이라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으니, 극초음속미사일이 뭔지도 모르는 무지를 드러낸 것이다.  

 

 

4. 극초음속로케트연구소 설립한 조선국방과학원

 

2021년 1월 5일 <데일리 NK> 보도에 따르면, 조선국방과학원은 2017년 11월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한 이후 극초음속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해오다가 자기 산하에 극초음속로케트연구소를 신설했다고 한다. 극초음속로케트연구소에는 4개 부서와 7개 연구실이 있고, 연구인원은 약 300명이라고 한다. 2021년 3월 31일 <데일리 NK> 보도에 따르면, 국방과학기술인재를 양성하는 김정은국방종합대학에 극초음속미사일 관련 학부가 신설되었다고 한다. 이런 사실을 보면, 조선국방과학원은 극초음속미사일 연구를 더욱 심화하여 더 발전된 극초음속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22년 1월 현재 조선국방과학원은 두 종의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을 개발했다. 두 종의 극초음속활공체 중에서 타격정밀도가 높고, 사거리가 700km인 원뿔첨두형 극초음속미사일은 조선으로 다가가는 미국 항모타격단을 700km 밖에서 공격하는 무기인 것으로 보이고, 사거리가 2,500km인 것으로 추정되는 오징어형 극초음속미사일은 미국의 동아시아군사전략거점을 공격하는 무기인 것으로 생각된다. 이 두 종의 극초음속미사일은 지상에서 기동하는 발사대차에 탑재된 지대지미사일인데, 조선국방과학원은 앞으로 잠수함발사극초음속미사일, 위성공격극초음속미사일, 대륙간극초음속미사일도 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와 더불어, 극초음속미사일의 비행속도를 마하 2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연구에도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로씨야가 2019년부터 실전배치한 아반가르드(Avangard) 극초음속미사일의 비행속도가 마하 20 이상이다. 조선국방과학원이 개발하는 여러 종의 극초음속미사일들에는 공격대상과 사거리에 따라 핵탄두 또는 비핵탄두가 각각 장착될 것이다. 

 

핵무력을 완성한 조선이 21세기 최첨단무기인 극초음속미사일까지 보유하게 된 것은 조선인민군이 한미련합군과 미일동맹군을 압도할 우세한 힘을 갖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7년 5월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기동재진입체를 장착하여 타격정밀도를 7m 편차수준으로 높인 신형 지대함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 현장에서 “미국놈들과 그 졸개들이 우리 공화국의 위력을 똑바로 알게 하며, 무모한 군사적 망동질로 차례질 것은 결국 죽음뿐이라는 것을 똑바로 새기게 해야 한다”고 하면서 “앞으로 국방과학연구부문에서는 우리가 짜놓은 시간표와 로정도대로 다계단으로, 련발적으로 우리의 자위적 국방공업의 위력을 똑똑히 보여주어야 한다”고 언명한 바 있다. 조선의 극초음속미사일은 눈부신 섬광과 장엄한 폭음으로 전쟁억지력을 발휘하는 판세전환자다. 동아시아 군사판세가 급속히 전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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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배 협동의 경제학] 나의 겸손함은 두 표가 되고, 나의 오만함은 반 표가 된다

이완배 기자 

발행2022-01-10 06:58:32 수정2022-01-10 07:02:09
 

서울대 경제학과 이준구 명예교수가 과거 쓴 글 중 한 대목이다. 이 교수가 대입 수시모집 면접관이 되어 면접을 봤다. 한 학생에게 질문을 던졌는데 대답을 너무 잘 하기에 이 교수는 속으로 ‘만점을 줘야겠다’고 생각을 했단다.

그런데 면접을 마치려는 순간, 그 학생이 문 쪽으로 걸어가더니 갑자기 면접관들을 돌아보며 “입학식 날 뵙겠습니다”라고 말하더란다. 성적으로 보나 면접 실력으로 보나 자기는 합격이 분명하다는 뜻이었을 게다.

순간 면접관들이 모두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이 교수는 “우리가 그 친구에게 몇 점을 줬는지는 영원한 비밀이다. 그리고 나는 그 친구가 붙었는지 떨어졌는지 모른다”고 회고했지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그 학생이 이 교수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 교수는 그 글에서 “왜 그 학생은 그런 쓸모없는 말을 해서 스스로를 위험에 처하게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글의 제목은 ‘역시 겸손이 최고의 미덕이다’였다.

겸손함의 진짜 위력

흔히 우리는 “자존감이 높고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 좋은 성과를 낸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경영학자와 심리학자 중에서는 이 같은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이 꽤 많다.

대표적 학자가 비즈니스 심리학의 전문가로 꼽히는 토마스 샤모로-프레무직(Tomas Chamorro-Premuzic) 런던대학교 교수다. 그는 “높은 자신감 덕분에 능력이 좋아진다는 생각은 완전한 착각이다. 자신감이 높은 사람은 오히려 ‘능력 환상’에 빠져 노력을 게을리 해 성공 확률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무슨 뜻일까? 일단 자신감이 강한 사람은 스스로 어떤 점이 부족한지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런 사람들은 심지어 모르는 것조차 알고 있다는 환상에 빠진다. 이게 바로 능력 환상이다.

이런 능력 환상에 빠지면 당연히 자신감과 진짜 능력 사이에 괴리가 생긴다. 자신의 능력은 1쯤 되는데 자신감은 10쯤에 이르는 것이다. 프레무직은 이 9의 격차를 ‘자신감과 능력 사이의 격차(confidence-competence gap)’이라고 부른다.

진짜 문제는 자신감이 높은 사람의 경우 이 격차를 좁힐 방법이 없다는 데 있다.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은 아무리 자신의 약점에 대한 신호가 와도 그걸 고치려 하지 않는다. 왜? 나는 위대하니까! 내 전략이 안 먹힌다고? 그건 내 잘못이 아니라 세상의 잘못이니까!

반면 겸손함의 진짜 위력은 자신의 약점에 관한 신호가 왔을 때 그 약점을 메우려 끊임없이 고민한다는 데 있다. 내가 부족하다는 것을 너무 잘 알기에 그 부족함을 채우려 하는 것이다.

실제 미시간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데이비드 더닝(David Dunning)과 뉴욕대학교 스턴경영대학 심리학과 교수인 저스틴 크루거(Justin Kruger)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겸손한 사람일수록 유능한 반면, 자신감에 넘치는 사람일수록 무능할 확률이 높다.

.ⓒ김철수 기자

두 학자는 실험 대상자들을 상대로 독해와 문법 능력, 운동 능력, 자동차 운전 실력, 남을 웃기는 유머 능력 등 다양한 영역의 테스트를 실시했다. 그런데 사전 설문에서 “내 능력이 상위 40% 안에 들 거야”라고 자신했던 사람들 대부분은 실제 능력 측정에서 하위 25%에 속했다. 반면 “내 능력은 상위 30%에 못 들 거야”라고 겸손했던 사람들 대부분은 실제 능력 측정에서 상위 25%에 속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겸손한 척 하는 것과 진짜 겸손한 것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다. 겸손한 척 하는 사람은 겸손을 ‘성공의 스킬’ 정도로 인식하기에 자신의 부족한 점을 진심으로 보완하지 않는다. 하지만 진짜 겸손한 사람은 늘 자신의 부족함을 인식하고 고치려 하기에 개선과 발전의 삶을 살 수 있다.

나의 한 표를 어떻게 늘릴 것인가?

난데없이 겸손 이야기를 길게 한 이유가 있다. 올해가 바로 선거의 해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유권자로서 중요한 권리를 행사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내가 지지하는 후보의 당선을 열망할 것이다.

그런데 이때 꼭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 있다. 우리가 보통선거와 평등선거를 기반으로 한 민주주의 사회에서 사는 한, 나의 한 표를 물리적으로 두 표로 늘릴 방법은 없다. 1인1표제는 평등선거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하지만 물리적인 방법은 없어도 나의 한 표를 두 표로 늘릴 정서적인 방법은 분명히 있다. 유권자로서 겸손하게 주변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겸손한 척’ 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겸손하게 다가가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선거 때 특정 후보 지지자로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 아는 척으로 가득 찬 거만한 설득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설득하면 표가 늘 것 같은가? 천만의 말씀, 늘기는커녕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의 표를 깎아먹기 십상이다.

이건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보면 금방 이해가 된다. 지하철이나 길거리에서 누군가가 다가와 “당신 지금 이따위로 살면 조만간 불지옥에 떨어져. 당장 내가 믿는 신을 믿어야 해!”라며 아는 척과 허세로 가득한 장황한 설교를 늘어놓는다면, 그 종교가 믿어지고 싶던가?

게다가 이런 사람들은 또 열정이 강하고 부지런하기까지 해서 동네방네 돌아다니며 이 허세 가득한 훈계질을 하고 다닌다. 이런 사람은 자기가 믿는 신을 홍보하는 게 아니라 그 신을 욕보이는 것이다.

선거 운동을 직접 해 본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있다. “어떤 사람은 돌아다닐수록 표가 불어나는데, 어떤 사람은 돌아다닐수록 표를 깎아먹는다”는 것이다.

정치를 많이 안다고 생각하고 자신감에 넘치는 사람일수록 후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런 사람은 자신감이 과도해 자기가 뭘 잘못하고 있는지 아예 모른다. 그래서 그의 열정은 지지하는 후보에게 득이 되지 않고 손실이 된다.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한 표 한 표가 더 소중해지는 시기가 올 것이다. 그리고 이 시기가 되면 지지자들은 진심으로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가 좋은 성과를 내기를 열망하게 된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누군가를 설득하고 싶다면 아는 척 대신 경청을 선택하자.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참고, 상대가 하는 말을 듣자. 나의 한 표는 때에 따라 두 표가 될 수도 있고, 반 표가 될 수도 있으며, 마이너스 표가 될 수도 있다. 만약 우리에게 진정으로 그 한 표가 더 필요하다면, 우리는 겸손해야 한다. 겸손한 척 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로 겸손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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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여가부 폐지에 멸공, 윤석열 퇴행 어디까지”

  • 기자명 장슬기 기자
  •  입력 2022.01.10 07:28
  •  댓글 1
    
 
 

[아침신문 솎아보기] 여가부 폐지 논란에 여가부 지원받는 소외계층 목소리 담은 경향
정용진 ‘멸공’ 논란에 윤석열 이마트서 ‘멸치’ ‘콩’ 장봐, 야권 인사들 ‘멸공’ 논란 확대
연일 안철수에 주목하는 언론, 서울신문 ‘DJP 공동정부’ 소개에 안철수 공약 찬성 사설까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7일 “여성가족부 폐지”라고 7글자를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여가부 존폐론이 떠올랐다. 10일 조간들은 윤 후보의 ‘2030 남성 표심잡기’, 젠더갈등으로 보도한 가운데 경향신문은 여가부에서 지원을 받는 소외계층의 목소리를 담았다. 정치공방을 넘어 실제 여가부가 폐지될 만한 부처인지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세기에 ‘멸공’이란 구시대 단어가 대선판 중심에 들어왔다. 윤석열 후보가 지난 8일 인스타그램에 신세계 이마트 이수점에서 장보는 사진을 올리며 #달걀 #파 #멸치 #콩 등의 해시태그를 달았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SNS상 발언으로 시작한 ‘멸공’ 논란에 올라탔다는 보도가 나오자 일부 야권 인사들이 멸치와 콩 등을 SNS에 올리며 ‘멸공’을 언급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연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최근 지지율이 15%를 넘었다며 여러 매체에서 ‘마의 15%’를 돌파했다고 보도했다. 안 후보의 존재감이 커지며 그의 정책도 주목받고 있다. 서울신문은 사설에서 안 후보 공약인 촉법소년 연령 하향 공약을 찬성했다. 

▲ 10일 조간 1면 모음
▲ 10일 조간 1면 모음

 

여가부 폐지? 경향 “우리 같은 사람은…”

윤 후보의 여가부 폐지 주장을 전하는 다수 신문은 젠더 갈등으로 보도하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와 인터뷰한 소식을 함께 전했다. 동아일보 1면 “‘2030 젠더 갈등’ 속 뛰어든 이재명-윤석열” 기사가 대표적이다. 이 후보가 출연한 ‘닷페이스’는 페미니즘 채널이며 2030 여성 표심을 얻기 위한 노력이고 윤 후보의 여가부 폐지 주장은 2030 남성 표심을 얻기 위한 주장이라며 단순 대결구도로 다룬 것이다. 

동아일보 4면에도 왼쪽에는 “李, 페미니즘 유튜브 채널 출연 ‘이대녀 공략’vs‘젠더 논란 자초’”, 오른쪽에는 “尹, SNS에 ‘여성가족부 폐지’ ‘이대남 지지’vs‘젠더 갈라치기’”란 제목의 기사를 나란히 배치했다. 윤 후보는 지난 9일 “병사봉급 월 200만원”이란 한줄짜리 공약을 다시 페이스북에 올렸다. 언론에선 2030 남성 표심을 잡기 위한 공약이라고 해석했다. ‘닷페이스’ 인터뷰에 응하는 것과 설립한지 20년이 지난 정부부처인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는 주장을 단순 젠더갈등 차원에서 비교하는 보도다. 

조선일보는 여가부 폐지 논란을 자초한 게 여가부라고 비판했다. 사설 “정권 위해 여성 배신한 여성가족부가 자초한 폐지론”에서 윤 후보 페이스북에 “(폐지 찬성 댓글) 상당수가 2030세대 남성인 것으로 추정되지만 ‘여성이지만 찬성한다’는 댓글도 적지 않았다”며 “여가부 폐지론이 대선 쟁점으로 힘을 받고 있는 것은 문재인 정권 5년간 여성보다 정권 보호에 앞장섰던 여가부 행태에 대한 환멸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박원순·오거돈 두 전직 시장의 성폭력 사건에서 여가부가 제대로 비판하지 않은 점을 근거로 들었다. 조선일보는 “여성운동을 여당 국회의원이나 여가부 고위직으로 진출하는 디딤돌로 이용해 온 일부 인사의 여성 배신 행위가 여가부 폐지 논란을 자초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경향신문은 1면 “여 아니면 남…‘분열’ 키우는 대선”에서 “여성학자들은 여가부 폐지를 시기상조라고 지적한다”며 “2020년 기준 여성 노동자는 남성 노동자보다 평균 31.5% 적게 번다. 한국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은 5.2%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25.6%에 한참 못미친다”고 지적했다. 

▲ 10일 경향신문 3면
▲ 10일 경향신문 3면

 

경향신문은 한부모가정, 저소득층 청소년, 성폭력 피해자 등 여가부에서 지원을 받는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여가부 지원받는 우리 그럼 어디서 챙겨주나요?”란 기사에서 비혼모자 시설에서 아이를 낳은 이지혜씨(가명)가 “폐지를 할 거면 그 이후에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누구도 명확하게 말해주지 않고 있다”며 “다른 부처로 업무가 편입되면 한부모가정 정책이 뒷전으로 밀려나진 않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여성만을 위한 부처’란 오해와 달리 여가부 예산 대부분은 가족 돌봄과 청소년 보호에 쓰인다”며 “정부 전체 예산의 0.2% 수준인 2021년 여가부 예산 1조2325억원 가운데 7375억원(59.8%)이 한부모가족 아동양육 지원·아이 돌봄서비스 등 가족 돌봄 사업에 쓰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2422억원(19.6%)은 청소년 사회안전망 강화 등 청소년보호 사업에 투입됐다”며 “이외에도 디지털성범죄·가정폭력 예방 및 피해자 지원 사업에 1234억원(10%), 경력단절여성 취업지원 등 여성 관련 사업에 982억원(7.9%)의 예산이 쓰였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사설에서 “한국 사회를 옥죄어온 지역갈등의 폐해가 심화되고 있는데 정치가 이번엔 20대 남녀의 반목·분열을 조장하려는 것인가”라며 “여가부는 실사구시적 자세로 그 역할을 짚고, 성평등·돌봄과 약자 보호를 강화하는 쪽으로 조직과 기능을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한 뒤 “젠더를 불쏘시개 삼아 선거를 치르려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여가부 폐지에 이어 ‘멸공 챌린지’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6일 인스타그램에 숙취 해소제 사진과 함께 ‘끝까지 살아남을 테다’라며 멸공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은 폭력·선동 등을 이유로 인스타그램 측이 삭제했는데 정 부회장이 항의하면서 복구됐다. 다음날인 7일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SNS에 “21세기 대한민국에 ‘#멸공’이란 글을 올리는 재벌회장이 있다”며 “거의 윤석열 수준”이라고 비판하자 정 부회장은 “리스펙(리스펙트)”라며 조 전 장관을 비꼬았다. 

▲ 10일 경향신문 정치면
▲ 10일 경향신문 정치면

 

윤 후보와 야권 인사들이 올라탔다. 지난 8일 이마트에서 장을 본 뒤 ‘달걀’과 ‘파’, 이른바 친문세력을 연상시키는 ‘달파’와 함께 ‘멸치’와 ‘콩’, 즉 ‘멸공’을 올리며 논란을 키웠다. 그러자 나경원 전 의원이 이마트에서 멸치와 약콩, 자유시간을 사며 “멸공! 자유!”라고 적었고, 김연주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도 이마트에서 장보는 사진을 올리며 “달파멸콩”이라고 썼다. 김진태 전 의원은 SNS에 “다 같이 멸공 캠페인 어떨까요”라며 부추겼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멸치와 콩 반찬을 놓은 식사사진을 올렸다. 

한겨레는 사설 “‘여가부 폐지’에 ‘멸공 챌린지’, 윤석열 퇴행 어디까진가”에서 “아무리 급락한 20~30대 지지율을 회복하는 게 시급한 처지라고 하나, 상황 타개를 위한 시도가 무책임하고 졸렬하기 짝이 없다”며 “전통 지지층인 강성보수의 재결집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하지만, 북한과 주변국에 대한 증오를 불어넣고 집권세력에 색깔론을 덧씌우는 시대착오적 캠페인으로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행여라도 그것이 재기 있고 발랄한 캠페인이라 착각하는 건 아니길 바란다”며 “문화선진국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남부끄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경향신문도 ‘여적’ 칼럼에서 “철 지난 ‘멸공’을 띄우고 그것을 또 정치인들이 챌린지로 퍼뜨리다니, 재미는커녕 씁쓸하다”며 “색깔론을 부추겨 표를 얻으려는 심산이라면 시대착오적이다. 상상력의 빈곤이 더 슬프다”고 평가했다.  

반면 조선일보는 김광일 논설위원의 ‘만물상’ 칼럼에서 “여당 쪽에선 ‘중국을 자극 말라’며 발끈했지만, 정 부회장은 ‘오로지 위(북한)에 있는 애들을 향한 멸공’이라고 했다”며 “정권이 5년 내내 북한 김정은에게 저자세로 끌려다닌 데 대한 국민적 반감이 만만치 않다는 뜻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 10일 국민일보 만평
▲ 10일 국민일보 만평

 

‘마의 15%’ 돌파한 안철수, 공약도 주목

경향신문 “‘마의 15%’ 잇단 돌파…존재감 커지는 안철수”, 세계일보 “한주새 5.9%P 껑충…安 지지율 ‘마의 15%’ 넘었다” 등 안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 15%에 관심이 모였다. 세계일보는 “15%는 대선후보 기탁금과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받을 수 있는 기준이라 ‘대선 완주’를 위해 충족해야 하는 최소한의 발판으로 여겨진다”며 15%의 의미를 설명했다. 

주말사이 그의 행보도 주목을 받았다. 안 후보는 지난 9일 2박3일의 충청일정을 마무리했는데 이날 배우자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충북 옥천의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해 “육영수 여사의 사랑과 봉사의 상징으로 지금도 많은 국민으로부터 추앙받고 계시는 분”이라고 말했다. 보수 표심을 노리겠다는 행보로 해석됐다. 

서울신문은 사진기사로 충북 청주에 방문한 안 후보에 대해 “중원 공략한 安”이라고 소개했고, “安風 견제 나선 박영선 ‘대한민국 맡길 리더십 안 보여’”란 기사에서 박영선 민주당 선대위 디지털대전환위원장의 안 후보 비판발언을 보도했다. 또한 서울신문은 “‘DJP 연합’처럼 공동정부?…상승세 탄 안철수 ‘단일화 없다’”란 기사에서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식 권력분점’ 모델을 거론하며 아직 단일화에 선을 긋는 안 후보의 입장을 전했다. 안 후보의 행보를 적극 보도하는 모양새다. 

▲ 10일 서울신문 사설
▲ 10일 서울신문 사설

 

서울신문은 사설 “촉법소년 연령 하향, 이젠 검토할 때 됐다”에서 안 후보의 공약을 찬성했다. 법 위반 행위를 해도 형사책임 능력이 없는 촉법소년 연령의 상한을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12세 미만으로 낮추자는 공약이다. 서울신문은 “청소년 범죄는 과거에 비해 과격하고 흉포스럽게 변하고 있다”며 “촉법소년 연령 상한을 만 13세로 하든, 12세로 하든 하향 조정을 검토할 시기가 도래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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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지금] 러시아·인도·중국 삼각협력 주목해야

이인선 통신원 | 기사입력 2022/01/09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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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021년 12월 6일 인도 뉴델리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국방·무역·에너지·우주기술·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회담 후 협력 합의 사항들을 담은 99개 항의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러시아는 인도에 54억 달러(6조3,730억 원) 규모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수출하기로 했다. 인도는 6억 달러(약 7,071억 원) 규모의 합작 투자 계약을 통해 러시아가 설계하는 돌격소총 60만 개 이상을 공동 제조하기로 했다. 또한 양국은 2030년까지 유효한 10년간의 군사기술 협력 협정을 체결했으며 2025년 말까지 교역 목표를 현재의 3배가 넘는 300억 달러(35조3,850억 원)로 설정했다.

 

러시아와 인도의 관계는 푸틴 대통령의 말처럼 “오래된 친구”라고 말할 수 있다. 인도는 냉전 시대부터 수십 년 동안 러시아 군사 장비에 크게 의존하며 러시아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어 왔다. 소련 해체 이후 미국과의 교역을 늘리는 등 무기 수입처를 다양화했으나 여전히 무기 공급의 절반 정도가 러시아다. 또한 양국은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상하이협력기구(러시아·인도·중국·파키스탄·중앙아시아 국가), RIC(러시아·인도·중국 협의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을 통해 중국과 삼각협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인도와 중국은 잦은 충돌을 빚어왔다. 2020년엔 중국과 인도의 국경에서 충돌이 일어나 사상자가 나왔고 2021년에는 인도가 중국과 파키스탄을 견제하기 위해 러시아제 첨단 방공미사일 S-400을 접경지역에 배치하는 등 양국 관계는 좋지만은 않다. 또한 인도는 중국의 영향력 견제를 위해 미국과 여러 방면에서 교류를 확대하고 있고 안보 협의체 쿼드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러시아를 중심으로 인도와의 관계와 인도와 중국을 잇는 삼각협력이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 이야기한다.

 

오래된 친구, 러시아와 인도

 

러시아와 인도의 관계는 소련·인도 관계의 연장선이었다. 소련과 인도는 1955년 자화할랄 네루 인도 초대 총리가 소련을 방문과 함께 협력을 시작해 1971년 ‘평화우호협력조약’을 맺는 등 우호적인 관계로 발전해왔다. 소련은 평화우호협력조약을 미·중관계에 대한 견제이자 아시아 비동맹국들에 대한 영향력 확대의 토대를 마련해준 것으로 보았고, 인도는 이 조약을 중국 견제와 중국과 파키스탄의 군사적 연계에 대한 전략적 기반 제공, 서남아시아에서의 인도의 전략적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는 기회로 인식했다.

 

소련 해체 이후 양국 관계는 러·미관계, 러·중관계, 러·파키스탄관계 등으로 인해 소원해지면서 부침을 겪다가 1996년 1월 9일 임명된 프리마코프 외무장관의 정책으로 새로운 변화를 맞았다. 프리마코프 장관은 전임자의 외교 성향이 서구 특히, 미국에 편중된 외교적 오류였음을 인정하며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과 관계 강화를 시도했다. 또한 프리마코프 장관은 아시아 국가 중 인도를 첫 방문지로 선택했고 외무장관 회담에서 분리주의와 테러리즘 문제 등 지역 안보 문제와 나토의 동진을 주요 쟁점으로 논의했다. 회담에서 나토 동진에 대한 인도 정부의 반대 입장을 확인함으로써 러·인 관계는 더 돈독해지기 시작했다. 이후 이 성과는 1996년 4월 옐친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서 나토 동진 반대에 대한 중국 정부의 지지를 얻어내면서 나토 문제를 중심으로 러·인·중 삼각협력 기반 조성으로 이어진다.

 

2000년부터 임기를 시작한 푸틴 대통령 이후로도 러·인관계는 여전히 좋다. 인도는 계속 러시아제 무기 수입을 비롯해 브릭스, 상하이협력기구, RIC에 동참하며 경제·군사·문화 등 다양한 부분에서 활발히 협력하고 있다.

 

인도는 2016년 러·인 정상회담에서 자유무역협정 체결, 에너지·우주개발 분야 교류, 첨단 방공 시스템 계약 등을 맺었고 2017년에도 정상회담을 가지며 원전 건설, 무역 규모 확대, 제약·항공공학·자동차·농업을 비롯한 19개 분야 합작 사업 추진 등을 합의했다. 양국은 2018년 러시아제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방어 체계인 S-400 공급 계약에 서명했고 2020년 10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인도에 도입하기로 했다.

 

인도는 2018년 G20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중국과 비공식회담(RIC 회담)을 갖고 미국 일방주의 정책 반대와 보호무역주의 공동 대응, 다자주의 수호 유지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2020년 인도와 중국 간 국경 분쟁이 일어나면서 중·인관계가 부침을 겪기 시작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인도가 서방 국가들과 교류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쿼드에도 동참하면서 점차 중국과 러시아와 멀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인도는 러시아와 합동군사훈련을 진행하고 무기 수입의 50%를 러시아에서 하면서 미국을 비판하고 러시아를 지지해온 나라다. 실례로 2014년 크림반도 합병과 관련해 인도는 서방이 제기한 유엔 결의안에 반대하며 “합병은 적법하다”라고 러시아를 옹호했다. 

 

러시아는 인도와 중국의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기울였고 그 결과 다양한 측면에서 러·인·중 협력관계는 공고히 유지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에도 러시아와 인도는 협력을 이어나갔다. 인도 정부는 러시아가 제작한 세계 최초 백신인 ‘스푸트니크 V’ 임상시험에 동참 및 수입했고 러시아는 2021년 4월 28일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어려움을 겪는 인도에 대규모 의료지원을 제공했다.

 

양국 정상은 이 시기 전화로 많은 논의를 이어갔고 2021년 12월 6일 뉴델리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회담에서 모디 총리는 “인도와 러시아의 우정은 변함없다. 양국 관계는 어느 때보다 강하다”라고 말했고 푸틴 대통령도 “러시아는 인도를 열강이자 오랜 친구로 여긴다. 연합훈련 등 군사 협력 분야에서의 협력을 지속해서 발전시키자”라고 화답했다.

 

이를 두고 난단 운니크리슈난 인도 싱크탱크인 옵서버리서치재단(ORF)의 인도·러시아 관계 전문가는 “인도가 미국과 친하고, 러시아는 중국과 친밀해 일각에서는 러·인관계가 흐트러졌는지 의심했지만, 이번 정상회담으로 모든 의심이 사라졌다”라고 평가했다.

 

러시아를 중심으로 묶인 러·인·중 삼각협력관계

 

▲ 2019년 6월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정상회담을 한 푸틴 대통령, 모디 총리, 시진핑 주석.  © 이인선 통신원

 

러·인·중은 프리마코프 장관의 계획에 따라 1996년 삼국협력 회의를 개최한 이후 삼각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다양한 회의를 정기적으로 진행해왔다. 러시아 외무부에 따르면 최근 2년 동안 2019년 8월 외무부 유관 부처 국장급 2차 협의체, 2019년 9월 학술회의, 2019년 10월 젊은 외교관 3차 회의, 2020년 9월 위생·역학 서비스 담당자 1차 화상회의 등을 통해 공동작업의 성과를 평가하며 러·인·중 삼각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러·인·중은 3대 악(테러리즘, 분열주의, 극단주의)에 대한 공동 대처의 필요성뿐만 아니라 21세기 세계질서의 다극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공통의 전략적 이해를 가지고 있다. 특히 국제관계에서 미국의 패권주의와 일방주의를 반대하면서 이를 견제하기 위한 삼각협력을 강조해왔다. 하나의 예로 2012년 러·인·중 11차 외무장관회의에서는 주요 논점이 브릭스의 부상에 반대하는 서방의 압박과 미국의 아시아 회귀전략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였다. 또한 러·인·중은 국제적인 위기를 해소하는 방식도 유엔을 우선으로 삼으면서 주권 국가들의 내부 문제에 불개입주의 원칙을 지지해나간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인도와 중국이 국경을 맞닿고 있어 충돌이 잦다. 즉 삼각협력 관계에서 중·인관계 개선이 핵심적인 고리라고 할 수 있다. 인도와 중국은 오랫동안 서로의 영향력을 견제하는 한편 협조를 유지하는 관계를 맺어 왔다. 두 나라는 부침을 겪으면서도 브릭스, 상하이협력기구, RIC,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등을 통해 교류하고 있다. 특히 인도가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내 지분율 2위라는 점과 인도에 중국의 경제 투자가 많다는 점은 경제로 중·인관계가 연결되어있음을 시사한다.

 

러시아는 삼각협력관계에서 이러한 중·인 관계를 잇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19년 G20 정상회담과 맞물려 진행한 비공식 러·인·중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더욱 공정한 국제질서를 만들고 경제와 금융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유라시아와 일대일로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시진핑 주석도 러·인·중이 중요한 영향력을 가진 대국이자 중요한 전략적 동반자라며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무역 투자 자유화와 개방형 세계 경제를 촉진하고 보호주의와 일방주의에 반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모디 총리도 “최근 국제 정세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일방주의가 대두해 다자주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라며 러·인·중이 세계 주요국으로서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다자주의 수호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담을 계기로 모디 총리와 시진핑 주석은 별도의 양자 회담을 열고 2017년 중·인 국경 분쟁 이후 관계 회복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러다 2020년 6월 15일 중국과 인도의 국경 지역에서 사망자가 발생하고 인도군 10명이 중국에 포로로 붙잡히는 사건이 일어났다. 인도에서는 중국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수입 관세 부과를 검토하는 등 갈등의 수위는 최고조로 달했다. 상황이 격화하자 중국은 포로로 잡은 인도군 10명을 3일 만에 풀어줬고 양국은 2020년 6월 22일 군단장급 회담을 가지며 서로 최전방에서 군대를 철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중국과 인도가 ‘전쟁 분위기’까지 갔다가 갈등이 갑자기 해소된 배경에는 러시아의 중재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러·인·중 외무장관은 2020년 6월 23일 화상회의를 가지며 서로 간 협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미국을 겨냥해 “일부 국가가 편협한 사리사욕에 사로잡혀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질서를 파괴하려 하고 지정학적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라면서 다른 나라에 제재를 가하고 보호주의를 상승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인·중이 단결해 전략적 소통을 유지하고 주요 20개국과 상하이협력기구, 브릭스 등을 통해 선도적인 역할을 하자”라고 제안했다.

 

이에 왕이 외무부장 겸 외무담당 국무위원은 “일방주의와 보호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으며 일부 국가는 책임을 전가해 국제 사회의 전염병 방제 협력을 방해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왕이 부장은 이런 상황에서 러·인·중 합작 강화가 절실하다면서 “다자주의를 견지하고 유엔의 틀 내에서 소통과 조율을 강화하며 개방형 세계 경제 구축, 세계무역기구를 중심으로 하는 다자간 무역 체계 유지를 견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이샨카르 외무장관도 다자주의와 다극화를 확고히 지지한다며 국제관계는 국제법에 따라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후 왕이 부장과 자이샨카르 장관은 2020년 9월 10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 외무장관 회의에서 회동하고, 긴장 완화를 위한 대화 지속과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국 외무장관은 성명에 “국경 지역의 현 상황이 양측 모두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 동의했다”라며 양측 국경 군이 대화를 계속하고 신속하게 군대를 뒤로 물려 적절한 거리를 유지해 긴장을 완화해야 한다는 것에 의견일치를 봤다고 명시했다. 이어 양국은 중·인 국경 문제에 대한 기존 협정과 의정서를 준수하며 긴장을 고조할 수 있는 조치를 피하기로 했다며 “국경 문제와 관련해 특별 대표 협의체를 세워 대화와 소통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인도 외교부는 “두 장관의 논의는 솔직하고 건설적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러·인·중은 점차 발걸음을 맞추며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한 예로 러시아 국영 통신사 리아 노보스티 2020년 9월 7일 보도에 따르면 러·인·중 과학자들이 기존 연료 전지보다 환경친화적이고 효율적인 수소 연료 전지를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러·인·중 외무장관은 2021년 11월 26일에도 화상회의를 가지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를 포함해 유엔에서 개발도상국의 대표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유엔에서 더 큰 역할을 하려는 인도의 열망을 지지하며 인도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노력에 힘을 실어주었다. 또한 러·인·중 장관은 2022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패럴림픽 개최에 지지를 표했고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범위를 넘어선 독자 제재가 국제법에 부합하지 않고 안보리 제재 체제의 실효성과 합법성을 저해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 회의에서 미국을 비판했다. 왕이 부장은 러·인·중 삼각협력관계 증진 방안과 관련해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해야 한다며 제로섬 게임과 신냉전 도모에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이 부장은 이어 2021년 12월 미국이 대만을 초청한 가운데 연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해 “한 국가의 기준에 따라 선을 긋고 분열과 대립을 조장해 세계에 부정적인 에너지를 줄 뿐”이라고 비판했다. 라브로프 장관도 미국의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 구상에 대해 평등한 협력 구상이 아니라며 “각종 소집단을 엮는 것은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깨뜨리려는 전형적인 냉전적 사고로 러·인·중이 함께 대처해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이는 인도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앞으로 동참하지 않길 바라는 의미로 보인다.

 

▲ 러·인·중 외무장관의 2021년 11월 26일 화상회의 모습.  © 이인선통신원


삼각협력의 의의

 

러·인·중 삼각협력관계는 다극화와 다자주의 협력을 통한 미국 중심의 단극질서를 해체하려는 집단적 노력이라는 점에서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또한 러·인·중은 자국의 경제발전은 물론 세계평화와 공동번영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가 서로 견제하는 것은 있으나, 기본적으로 삼각협력관계 틀 안에서 비적대노선을 견지하기에 평화 체제 구축을 만들어 가고 있다. 특히 협력 분야는 에너지, 기술과학, 원료, 문화, 공중보건, 농업, 기후변화, 3대 악 척결 등으로 다양해졌다.

 

보리스 볼혼스키 국립 모스크바 대학교 아시아 아프리카 연구소 부교수는 2016년 4월 19일 스푸트니크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를 비롯해 인도와 중국 등이 참여한 브릭스 등 기구가 다자간 협력을 이끌어 내는 핵심 조직으로 되고 있다. 러·인·중 협력에서 인도가 상하이 협력기구와 연대하는 것은 전체 유라시아 공간의 틀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2021년 12월 15일 화상 정상회담을 가지고 러·중 협력을 이어가는 것뿐만 아니라 러·인·중 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위해 지속적인 의견 교환을 하자고 합의했다. 우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에 따르면 이러한 맥락에서 푸틴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게 러·인 정상회담 내용을 공유했다고 한다.

 

또한 라브로프 장관과 자이샨카르 장관은 2022년 1월 4일 전화 통화를 통해 러·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것을 이행하는 것을 논의하고 상하이협력기구, 브릭스, RIC는 물론 유엔과 안보리에서 협력해 지역 및 국제 문제를 해결해나가자는 데 동의했다.

 

아직 중·인 갈등과 인도의 인도·태평양 군사동맹 동참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으나 이처럼 러시아를 중심으로 인도와 중국을 잇는 삼각협력관계가 발전하면서 이들이 목표한 바를 이뤄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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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발 기사→고발→신속 수사·기소... 검찰 특기인가

[2014년 간첩조작 피해자 유우성씨 사건, 고발유도·사주 의혹] 검찰은 전면 부인

22.01.08 20:22l최종 업데이트 22.01.08 20:30l
큰사진보기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깃발이 날리는 모습 (자료사진)
▲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깃발이 날리는 모습 (자료사진)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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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 의해 고발이 유도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것입니다."

검찰 공소권 남용 피해자인 유우성씨 변호인단이 2016년 항소심 과정에서 내놓은 주장이다. 

지난해 10월 사상 처음으로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인정한 대법원의 공소 기각 확정 판결이 주목 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이 2014년 석연찮은 고발에 따라 재수사에 착수해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사건 피해자인 유씨를 기소한 것을 두고 '통상적이거나 적정하지 않고 어떤 의도가 보여지므로 공소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평가함이 상당하다'라고 판단했는데, 대법원이 이를 확정한 것이다. 보복성 기소라는 피고인 쪽 주장이 받아들여진 셈이다. (관련기사 : 검찰의 유우성 보복성 기소, 대법원이 인정했다 http://omn.kr/1vjzt) 

유씨 쪽은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을 제기했으며, 지난해 11월 주임검사와 그 지휘부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소하면서 관련 의혹을 재차 제기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2014년) 고발이 검찰의 유도 또는 사주로 보인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고발인도 1심에서 고발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라고 증언한 바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건의 기원 : 궁지에 몰렸던 검찰

유씨는 지난 2004년 북한에서 한국으로 들어왔다. 이후 서울동부지방검찰청은 유씨가 불법 대북송금 사업을 통해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했다면서 수사에 나서 2010년 3월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그 이유는 가담 정도가 경미하고 경위를 참작할만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검찰과 국가정보원은 유씨를 계속 의심했고, 결국 그는 2013년 검찰에 의해 국가보안법 위반(간첩)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하지만 같은해 8월 1심에서 간첩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는 검찰과 국가정보원이 재판부에 조작된 서류를 제출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2014년 4월 25일 항소심 판결 역시 '간첩 혐의 무죄'였다. 그리고 6일 뒤(5월 1일) 공판 검사들이 위조된 증거를 재판부에 제출했다는 이유로 감봉·정직 등의 중징계를 받았다. 그런데 그로부터 8일 뒤(5월 9일) 검찰은 유씨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4년 전 검찰 스스로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던 사안이었다.

유씨 변호인들은 궁지에 몰린 검찰이 보복을 위해 기소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이 내용은 앞서 언급한 대로 사법부가 받아들였다. 변호인들은 당시 기소가 석연치 않은 고발에서 비롯됐다며 고발 사주 의혹을 제기했지만 판단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2014년 3월 21일 접수된 고발장
 
'탈북자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씨가 2014년 4월 25일 오전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간첩 혐의 무죄를 선고받은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  "탈북자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씨가 2014년 4월 25일 오전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간첩 혐의 무죄를 선고받은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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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고발장은 박광일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 대표가 2014년 3월 21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제출했다. 유씨가 26억 원을 북한에 불법으로 송금하고 수수료 4억 원을 취득함으로써 외국환거래법 등을 위반했다는 내용이다. 여기에 유씨가 간첩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불법대북송금과 간첩 혐의와의 연계성을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씨 변호인들은 당시 고발과 그에 따른 검찰의 처리가 석연치 않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의 고발 내용은 <세계일보>와 <조선일보(프리미엄 조선)> 2개의 언론보도를 짜깁기한 것이었다. 소명자료도 해당 언론보도뿐이었데, 그 내용은 이른바 '검찰발 보도'였다. 특히 검찰 수사의 직접적인 단서는 <조선일보>의 2014년 3월 17일치 <北에 26억 송금(2년 6개월 동안), 中 고급 아파트 소유… 유우성은 對北송금 브로커?> 기사였다.

다섯 단락으로 이뤄진 이 기사에서 기사의 내용을 정리한 첫 단락을 제외한 나머지 네 단락에는 '검찰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수사에서 드러났다', '검찰의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중략) 말했다' 등의 표현이 담겼다.

검찰이 고발에 따라 수사를 진행한 이유로 꼽는 '수수료 4억 취득' 관련 내용도 담겨 있다. 

 
유씨는 과거 다른 사건으로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2년 반 동안 26억 원을 북한에 송금하고 4억 원을 벌었으며 중국에 고급 아파트를 구입한 사실이 포착됐다. (중략)

유씨 측은 지난 2007년 2월~2009년 8월까지 2년 6개월 동안 26억원을 송금한 사실이 2010년 서울동부지검 수사에서 드러났다. 유씨 측은 당시 4억원을 챙겼고 중국 옌지(延吉)시 강변에 고급 아파트를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유씨가 다른 사업자를 도왔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북한 송금 사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위법이지만 사안이 가벼울 때 내리는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

'수수료 4억 취득' 부분은 명확한 근거가 없는 추측성 내용인데, 문맥을 뜯어보면 2010년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는 취지로 읽힌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두고 사실로 확인되거나 수사된 바가 없음은 명백하고, 해당 보도는 추측성 보도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고발장에는 새로운 내용이 없었을 뿐더러, 검찰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나 추측만 담겨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검찰은 매우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했다. 사건은 바로 안동완 검사(현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 부장검사)에게 배당됐고, 고발 접수 4일 만인 3월 25일 안 검사는 서울동부지검으로부터 과거 기소유예 처분이 나온 사건의 기록을 검토했고 그날 저녁 고발인 조사까지 마쳤다.

안 검사는 박 대표를 조사하면서 언론보도 말고 유씨의 범죄를 입증할 자료가 있는지 물었다. 박 대표는 이렇게 답했다.

"제가 다른 자료를 가지고 있는 것은 없습니다."

새로운 내용 없는 고발... 6일만에 본격적인 수사 준비 

그러나 안 검사는 이튿날인 3월 26일 서울동부지검을 상대로 수사 재기를 요청했고, 서울동부지검은 3월 27일 안 검사가 수사할 수 있도록 사건을 이송했다.

새로운 증거가 없음에도 3월 21일 고발장 접수 이후 6일 만에 본격적인 수사 준비가 마무리된 것이다. 특히 이는 검찰이 관련 규칙을 위반한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당시 고발과 그에 따른 수사를 두고 "검찰사건사무규칙에 따라 각하 처분함이 원칙이라 할 것이지만, 검사는 수사 재기와 재수사를 거쳐 위 규칙에 위반하여 사건을 기소했다"라고 판시했다.

이와 같은 신속한 수사는 경험 많은 검찰 수사관 입장에서도 이례적인 일이었다. 

유씨 사건을 수사했던 경력 17년차(2016년 기준) 임아무개 수사관은 법정에서 "제 경험에 의하면 신문기사만 첨부되어 있는 것을 단서로 해서 수사를 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증언했다. 고발장 접수 4일 만에 고발인을 조사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조사한 적은 없다"라고 답했다.

또한 당시 유씨 수사에서 대검찰청 계좌추적전문요원 2명이 수사에 합류했는데, 해당 수사관은 벌금 1000만 원 수준(유우성씨의 외국환거래법 위반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가 모두 인정된 1심 선고형량)의 범죄 사건 수사에서 대검 계좌추적전문요원이 파견되는 걸 경험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검찰 "고발사주 주장, 전혀 사실 아니다"  

2014년 당시 고발인 박광일 대표는 고발유도·사주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박 대표는 <오마이뉴스>에 "검찰에 아는 사람이 없다"면서 "유씨 때문에 많은 탈북민들이 피해를 본 상황에서 당시 언론보도를 보고 그 내용을 조사해달라고 고발했다"고 설명했다. 

검찰 역시 <오마이뉴스>에 보낸 입장문에서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은 고발장 첨부 기사를 두고 "기자는 법원, 검찰, 유우성의 별건 1심 재판 내용, 북
·중 접경지역 북한 인권운동가, 일명 '네티즌 수사대' 등 다양한 취재원을 기초로 기사를 작성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른바 '검찰발 기사'가 아니란 취지다.

하지만 검찰이 해명한 것은 주로 <세계일보> 기사를 말한 것이다. 수사의 직접적인 단서가 담겨 있다는 <조선일보> 기사 본문을 살펴보면, 취재원은 검찰이 유일하다. 기사에 담긴 사진 설명에 '네티즌 수사대가 찾아냈다'는 내용이 담겨 있을 뿐이다. 

검찰은 또한 신속한 수사의 배경으로 "기소가 별건 항소심 판결 선고일 이후 제기되어 별건과 병합재판을 받지 못하게 되는 불이익 발생시 공소권 남용이 쟁점이 된 판례를 고려했다"라고 밝혔다. 고발 당시 유씨는 간첩 협의 사건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었는데, 고발 사건도 함께 재판을 받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는다는 설명이다.

검찰은 '유씨의 수수료 4억 원 취득' 사실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대검찰청 계좌추적전문요원 2명이 유씨 수사에 참여한 것을 두고 "관련 사실이 새로이 소명되어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여 지원을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새로이 중요한 증거가 발견된 것을 소명한 경우에 해당하여, 주임검사는 각하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했다"면서 사법부의 판단을 반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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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지 않은 세상에서 편히 쉬길"…눈물 속 치러진 평택 순직소방관 합동영결식

오열하는 유족들. (사진=경기사진공동취재단 제공)
▲ 오열하는 유족들. (사진=경기사진공동취재단 제공)

 

"팀장님, 수동아, 우찬아.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뜨겁지도 어둡지도 않은 새로운 세상에서 편히 쉬시길 기원합니다."

 

세 사람의 동료였던 평택송탄소방서 채준영 소방교(34)의 조사가 낭독되자, 문재인 대통령은 조사 중간쯤부터 고개를 숙인 채 침통하다는 듯 두 눈을 질끈 감고 두 손을 모았다. 이흥교 소방청장은 안경을 벗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하지만 "뜨겁지도 어둡지도 않은 새로운 세상에서 편히 쉬라"는 마지막 당부가 나오자 영결식장 곳곳에서 울음소리는 더 크게 터졌다.

 

평택 냉동창고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송탄소방서 소속 이형석 소방경(50), 박수동 소방장(31), 조우찬 소방교(25)의 합동영결식이 8일 오전 9시 30분 평택 이충문화체육센터에서 경기도청장(葬)으로 거행됐다.

 

이날 영결식은 유가족들과 소방 동료 등 200명이 참석했으며, 문재인 대통령, 이흥교 소방청장, 오병권 경기도지사 권한대행 등도 참석했다.

 

순직한 소방관들의 동료들은 이들이 담긴 운구함을 들고 한 발, 한 발 영결식장 안으로 입장했고,뒤따라 유가족들은 동료 소방관들의 부축을 받으며 영결식장 안으로 들어왔다. 유가족들은 몸을 가누지 못하고 연신 눈물은 훔쳤으며, 식장 안은 이들의 울음소리로 가득찼다. 억지로 감정을 추스리려는 이들도 보였다.

 

장의위원장을 맡은 오병권 경기도지사 권항대행은 "세 분의 헌신과 희생에 깊은 존경의 마음을 바치며, 유가족 여러분께서 슬픔을 딛고 다시 일어서실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하겠다”며 “그동안 진행했던 안전관리 노력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일어난 소방관의 희생 앞에 마음이 무너진다. 도정 책임자로서 비통하고 송구스러울 따름”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헌화하는 동료 소방관들. (사진=경기사진공동취재단 제공)
▲ 헌화하는 동료 소방관들. (사진=경기사진공동취재단 제공)

 

유가족과 동료들은 차례로 국화꽃 한 송이씩을 영정사진 앞에 내려놓았다. 유가족들은 오열하며 사진 앞을 좀처럼 떠나지 못했다. 사망한 대원의 유족 중 일부는 대원의 이름을 부르짖기도 했다.순직한 소방관들의 동료들도 이들을 떠나 보내면서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영정사진 앞에 선 동료 소방관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미안하다 미안해. 좋은 곳 가서 살아. 나중에 보자"라고 전했다.

 

영결식이 끝나자 운구함은 밖으로 향했고 유가족들의 울음소리는 구슬프게 울렸다. 경기도는 고인들에게 1계급 특진과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으며 유해는 이날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순직한 소방관 3명은 지난 6일 발생한 평택 냉동창고 화재 현장에 출동해 화재 초진 후 잔불 정리 및 인명수색을 위해 화재 현장에 투입됐다. 하지만 불이 재발화하며 탈출에 실패했고 교신 두절 2시간 50분 만에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팀장인 이현석 소방경(50)은 1994년 7월 임용된 베테랑으로, 팀에서 구조 업무 총괄을 맡았다. 그는 아내와 자녀 2명을 둔 가장으로 알려졌다. 박수동 소방장(31)은 2016년 2월에 임용됐으며, 팀에서 나이로 가장 막내인 조우찬 소방교(25)는 지난해 5월 임용된 신참 소방관이다.

 

[ 경기신문 = 유연석 기자, 이명호 수습기자 ]

 



[출처] 경기신문 (https://www.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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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노동문제의 교훈은 다른 나라의 백과사전 같아요”

등록 :2022-01-08 09:33수정 :2022-01-08 09:54

 

 

[한겨레S] 이충걸의 인터+뷰
ILO 사무총장 도전나선 강경화 전 장관
강경화 전 외교부장관이 지난 12월2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국제교육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인권과 노동권은 기반이 같다. 인간의 존엄과 정의의 철학적 기반은 현안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강경화 전 외교부장관이 지난 12월2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국제교육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인권과 노동권은 기반이 같다. 인간의 존엄과 정의의 철학적 기반은 현안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지난해 10월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에 도전장을 냈다. 오는 3월 국제노동기구 사무총장에 당선될 경우, 한국인으로서는 물론이고 아시아·여성 첫 사무총장이 된다. 반면 국내 노동단체는 노동 비전문가라는 이유로 강 전 장관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국제노동계에 전달하기도 했다. 국내에선 첫 여성 외교부장관으로 3년8개월을 지냈다. 이전에는 유엔에서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와 유엔 사무총장 특별보좌관을 거친 인권전문가였던 그는 국제노동 분야에서 어떤 구실을 하려는 걸까? ‘이충걸의 인터+뷰’에서 강 전 장관을 만났다. <편집자주>

인터뷰 전날, 그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반세기 이상 우정을 나눈 친구들과 와인을 마셨다고 했다. 오랜만에 회포를 풀었더니 조금 피로가 풀린 것 같으면서 더 피곤한 것도 같다는 말이 소량의 위트를 주었다. 겨우 와인 한두잔의 회포란, 도망갈 곳도 숨쉴 시간도 없이 빽빽한 중력에 매달린 시간을 말해주는 건지도 몰랐다.

“와인 좋아합니다. 제네바에서 6년 살았는데, 거기는 일상적으로 물 마시듯 마시니까 습관이 된 것 같아요. 그렇게 입맛이 까다로운 사람은 아닌데, 요새는 나이가 들다 보니까 양이 한두잔 정도로 줄었어요.”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대 국제교육관 1008호. 비스듬한 빛살이 비쳐 책상을 거울의 사각 테두리처럼 만들었다. 그 뒤로 남색 슈트와 스탠드칼라의 아이보리색 블라우스는 자기 목적을 찾은 것 같았다. 그가 있는 지점에 대한 날카로운 집중을 드러내면서.

2017년 6월, 그가 이 정부의 외교부 장관으로 등장했을 땐 거의 급작스러운 문학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뒤따를 모형도 없이 남성 본위의 어두컴컴한 계단을 오른 방식, 개인의 영역과 젠더 사이의 방정식, 본 적이 없던 글로벌 매너.

2021년 2월, 3년8개월간의 외교부 장관 재임 기간 만료 후 그는 다른 행로를 밟았다. 자기 충족감으로 용해되는 대신 국제노동기구(ILO)의 차기 사무총장 선거에 입후보했다는 기별은 즐거운 호기심을 주었다. 그의 퍼레이드는 어디로 향할까, 사이렌 소리는 어디까지 증폭될까. 결론은, 개인의 능력은 불평등하게 분배되었다는 거였지만.

 

강경화 전 외교부장관은 &lt;한겨레&gt; 인터뷰에서 “제가 노동 현장에 경험이 있거나 노사 관리의 활동을 못 한 거는 분명히 맞는 사실”이라면서도 “노동단체, 경영자단체며 현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제 역할과 관련해 폭넓은 조언을 구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강경화 전 외교부장관은 <한겨레> 인터뷰에서 “제가 노동 현장에 경험이 있거나 노사 관리의 활동을 못 한 거는 분명히 맞는 사실”이라면서도 “노동단체, 경영자단체며 현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제 역할과 관련해 폭넓은 조언을 구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ILO 도전 저로선 자연스러운 결정…국가의 대표로서 엄중함 느껴”
“노동권 확대, 그러나 아직 멀었죠”

노동이 포괄하는 범위가 국내 문제에서부터 국가 간의 지형도 전반을 아우르는 지금, 그는 역사가 탄탄한 국제기구에 폭풍을 일으킬 만한 영향력을 장착했을까? 대립적인 세계의 다수성 틈새로 어젠다를 지배할 수 있을까?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국제노동기구를 어떻게 구상하고 있을까? 그의 답변은 유엔에서의 레퍼런스를 포함하고 있었다.

“인권과 노동권은 기반이 같아요. 기본적으로 인간의 존엄과 정의의 철학적 기반은 현안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저로서는 굉장히 자연스러운 결정이었어요. 제네바에서 인권 업무를 할 때 국제노동기구와 여러 현안으로 협의를 했었거든요. 그 자리와 제 능력이 맞는가 따져봤을 때, 국제노동기구가 요구하는 리더십을 갖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고용노동부와 외교부와 청와대와 논의를 거쳐 후보로 나간 거고요. 무엇보다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우리나라 후보로 나섰다는 데 엄중함을 느낍니다.”

그러나 국내 일각에선 그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노동 관련 경험이 미흡한 비전문가라는 것이 반발의 핵심이다. 민주노총은 국제노동기구 사무총장은 중재자가 아니라 노동전문가여야 한다며, 강 전 장관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국제노동계에 전달하기도 했다.

“제가 노동 현장에 경험이 있거나 노사 관리의 활동을 못 한 거는 분명히 맞는 사실이죠. 그러나 회사를 운영하고 결국 손익을 따져야 되는 기관하고는 다르지만, 저도 외교부라는 큰 조직의 톱 관리자로서 직원들의 관리라든가, 해외 행정직원들의 노조 설립에 직접 관여를 했고, 조직 운영, 인사 관리 측면에도 충분히 경험을 가졌다고 봅니다. 한국노총 지도부는 저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발표해주셨고 국제노동기구에도 그렇게 뜻을 전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12월15일 민주노총 본부를 찾아갔을 때는 위원장과 간부들하고 굉장히 좋은 대화를 나누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노동 현장의 경험을 전제로 출마해야 되는데 그게 없기 때문에 지지를 할 수 없다, 하는 기존 입장을 면담 뒤에 내놓으셨지만, 저는 굉장히 유익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누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노동 분야에 오랜 기간 종사한 분들에 비하면 채워나가야 할 부분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노동단체, 경영자단체며 현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제 역할과 관련해 폭넓은 조언을 구할 생각입니다.”

포부는 원을 그리며 넓게 퍼져나가고 있었다.

“저는 유엔 체제에서 갖고 있던 경험과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충분히 활용해서 국제노동기구를 그 중심에 갖다 놓고 싶습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로 재직하면서 가사노동자 협약, 여성노동권, 이주노동자 보호 등 이슈에 대해 국제노동기구와 많은 협업을 했습니다. 따라서 누구도 뒤처지지 않는 산업과 노동의 공정한 전환이 이뤄지도록 노사정 대화를 적극적으로 촉진할 생각입니다. 더 긴 호흡으로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 같은 임금노동자 이외 형태의 노동자를 보호할 사회안전망이나, 이들이 이익을 공유할 방안도 마련할 생각입니다.”

그것은 경험 과학일 것이다. 국제기구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확장시키는 것은 모든 국가의 목표니까. 이사국들이 표를 행사할 때는 또 다른 계산이 있겠지만, 국제노동기구 출범 이후 미국과 유럽의 백인 남성이 독식했던 사무총장의 역사 속에서 그가 후보 다섯명 가운데 유일한 아시아인이며 여성이라는 사실은 단순히 핑크빛 수정주의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답이 정해진 질문이며 후렴구가 분명한 진군가라서.

위험천만한 변혁 기간에 노동의 숭고함이란 인류의 핵심과 재연결되는 가치이자 현재에 대한 가장 날카로운 묘사일 것이다. 그는 숨이 턱에 닿도록 국내외 노동 현안을 살피고, 노동단체며 경영자단체를 찾아 입장을 들었다. 작년 11월 제네바 국제노동기구 이사회에서 지지를 호소할 땐 주요국 대표로부터 ‘두렵기까지 한 후보’라는 소리도 들었다. 결국 3월25일 선거까지 남은 기간은 대화의 중재자이자 촉진자로서의 그를 평가할 것이다.

그러나 산업 현장에서의 존엄성을 추구했던 1944년의 국제노동기구 헌장 이후 세계는 어디쯤 와 있을까? 사고(思考)의 중심에 노동이라는 영양은 얼마나 공급되었을까? 그는 필라델피아 선언이 있던 날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말했다.

“필라델피아 선언의 기본 철학은 분명하죠. 생산 과정에 있어 사람은 재료가 아니다…. 그러나 아직 멀었죠. 아프리카나, 라틴아메리카에는 제도권에 잡히지 않는 비공식 일이 60, 70퍼센트나 됩니다.”

어떤 계급은 주변에 강렬하게 존재하지만 특정한 형태를 띠지 않는다. 한국의 노동 환경 또한 국제노동기구에 자랑할 입장이 아니다. 고등학생이 실습 나가 목숨을 잃거나 청년들이 산업재해로 희생되는 일도 너무 잦으니까.

“우리가 선진이라고 얘기하기에는 거리가 멀죠. 사고와 질병을 얻는 사람들도 너무나 많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도 이제 시행 들어가는데 준비가 만만치 않고요. 저는 주 52시간제 안착을 통해 노동자의 일과 생활의 균형을 보장하고 기업 생산성도 제고한다는 방향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노동 문제의 교훈은 다른 나라의 백과사전 같아요.”

 

지난해 12월15일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양경수 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15일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양경수 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3월 선거 앞두고 ILO 이사회서 ‘두렵기까지 한 후보’란 평가 받아
남수단에서 만난 인간의 존엄

그는 인터뷰 내내 펜을 들고 필기를 했다. 무엇을 적는 걸까? ‘최초의 여성’ 레이블로 수식되는 이의 습관일까? 아니면 모든 것을 파악하던 행정 경험의 열매일까? 한편, 코로나의 본질을 둘러싼 불확실성 속에서 글로벌 보건 위기에 대응한 정부의 방법을 설명한 2020년의 <비비시>(BBC) 인터뷰는, 진짜 토론 실력은 어려운 주제일 때 드러나고, 품위는 연습으로 갖추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영국인들은 논리의 명료함과 팩트의 간결성 외에 그의 스탠더드 영어에 매료되었다. 그가 영국 수상이 됐음 좋겠다는 코멘트는 단순한 투정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사이 ‘제5의 코로나’는 한층 기세등등 변이된 세상을 먹어치우고 있었다.

“지금 오미크론 때문에 다시 긴장하는 상황이지만 백신 접종률이 많이 높아졌죠. 결과적으론 추가 사망자 수가 마지막 성적표일 겁니다. 유럽에서는 전면 록다운으로 가는 나라도 있지 않습니까? 2020년에 다른 나라에서 화상회의를 하자, 도와달라, 그런 주문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우리 공항 방역 노하우를 전수해달라는 나라를 위해 줌 회의를 몇시간 한 적도 있고요.”

그의 커리어는 여성 르네상스 자체이다. 같은 시간대를 살았으면서도 같은 시간의 경계를 넘지 않은 사람처럼. 그리고 지리적 한계와 문화적 제한이 상관없는 이즘으로 청년들의 표지가 되었다.

“아뇨, 저도 차별 많이 당했습니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이지만, 미국에서 학위를 받았을 땐 당연히 학교에 자리 잡을 줄 알고 한국 왔는데, 제 모교에 가면 여성이라고 안 써주고, 여자 대학교에 가면 타교생을 쓸 바에야 남성을 쓰지 왜 여성을 쓰느냐, 이런 반응이었어요.”

뭔가, 대한제국 단발령 반대 구호가 100년 뒤에 들리는 기분은 무엇일까.

“성 평등과 법 제도 면에서 힘든 세월 많이 겪었습니다. 외교부 장관으로 일할 때 되도록 중요한 자리에 여성들을 등용했습니다. 퇴임하는 날 계단에서 간부들과 사진 찍고 차 타고 나왔는데, 나중에 사진 보니 제 뒤에 다 남자였어요.”

한국 최초의 유엔 고위직 여성이라는 사실은 분명 그의 연대기를 특별하게 만든다. 그러나 유엔이 아무리 세계 평화의 수호신이라 해도 1945년 이후 계속 증식해온 관료 조직이라면 충돌이 없을 리 없다.

“문화 코드가 다르지만 다양성을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하면 즐겁죠. 제가 유엔에 있을 때 제 보좌관은 몽골 여성, 주니어 보좌관은 프랑스 남자, 제 앞에 있는 스케줄 오피서는 멕시코 여성, 그 보조원은 모로코 여성. 의미 없는 것에 의미를 읽는 것처럼 위험한 게 없어요. 상대는 아무 뜻 없이 얘기했는데 거기에 의미 부여를 해 내가 아시아인이라서 우습게 보나, 나를 무시해서 지시를 안 받나, 의심하기 시작하면 피해의식이 생기고, 피해의식이 불신을 낳으면 유엔에서 일하기 정말 힘듭니다. 조직 관리자로서 저의 기본 전제는 국제사회의 대의를 위해 모인 이들에 대한 신뢰였습니다.”

당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그를 ‘목소리 없는 자들의 목소리’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남수단 내전이 끝난 시기에, 특정 지역을 점령한 군부대 옆에 난민들이 살고 있었어요. 그 마을 가장 연장자 할머니께서 나무토막 같은 손으로 저에게 악수를 하시더니 “어서 오십시오, 댁네 아이들은 건강하게 자라고 있습니까?” 하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예의를 갖춰 손님을 맞는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사람의 존엄성은 불이 안 꺼지는 거구나. 그런 현장을 보고 뉴욕이나 제네바 본부에 돌아오면 괴리감이 있어요. 나는 이렇게 풍요롭고 안전한 데서 일하고 있구나, 감사를 넘어서 한동안 정신적으로 흔들려요. 똑같은 존엄성을 갖고 태어났지만 지금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한 유대감이라고밖에는 저는 설명이 안 되네요.”

그의 표준 발음에는 관료들의 압제적인 투가 없었다. 어떤 정치인의 과시적인 천박함과 소화하기 힘든 편협함, 붉게 번들거리는 얼굴만 대하다가 이런 엄격한 우아함이란 차라리 생경했다. 고요해진 실내 공기에 침착한 객관성이 스며들 때 그 옷깃에 달린 사랑의 열매 배지가 문득 반짝거렸다.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2018년 9월18일 평양 중구역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평양남북정상회담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상임위원장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2018년 9월18일 평양 중구역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평양남북정상회담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상임위원장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노동 비전문가 지적엔 “채워갈 부분 많아…현장과 계속 소통할 것”
천지에서 남북 손잡던 그날

유엔은 공동의 어젠다를 만들고 새 규범을 만드는 기구지만 언제부턴가 낡은 영광에 집착하는데다 다자주의의 위기가 팽배한데 고위 관료들이 모여 한가한 소리나 하는 듯 보였다.

“다자주의를 이끌던 미국의 힘이 빠지면서 유엔 체제의 핵심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가 제대로 작동을 못 했어요. 테러리즘도 팬데믹도 그렇고, 챌린지는 계속 늘고 있는데 시스템 자체가 거듭나지 못했죠.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다음 팬데믹에 어떻게 대비할지 논의가 많아요. 다만 백신 관련해서 굉장히 아쉬운 건, 일찌감치 코백스(백신 공급 국제프로젝트)를 만들었고, 언젠가 백신이 개발되면 전세계가 공평하게 나누자는 목표가 있었는데 흐지부지돼버렸어요. 지금 백신 분배가 제일 큰 현안인데, 시간이 걸려도 꼭 달성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세계사의 페이지 안, 그것도 서로 먹고 먹히는 격랑의 중심부에 있었다. 무엇보다 세차례 남북 정상회담과 남·북·미 정상의 회동에선 한국 정부의 공식 수행원인 채 몸소 창과 방패가 되었다. 그러나 그가 아무리 비핵화와 평화 정착, 두 축이 운반하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골몰해도 종전선언은 들릴 듯 말 듯 여전히 가물가물한데 그 모든 분투가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를 도출 못 하면서 그 이후 계속 교착 상태지만, 지금과 2017년 중반을 비교하면 훨씬 안정된 상황이죠. 지금까지 지켜지는 ‘남북 군사합의서’로 인해 휴전선 근처 긴장은 확실하게 관리되고 있잖아요. 그 합의가 없었고, 휴전선의 이런저런 사고로 긴장이 고조되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어려웠을 겁니다. 비핵화 평화 정착에 있어서는 구체적으로 나아갈 부분이 많지만 분단의 안정적 관리라는 면으로는 큰 평가가 있어야 될 걸로 봅니다.”

그 날들이 그의 언어 속으로 다시 흘러들어왔다. 길고 두터운 호흡으로 밀고 가던 세월에는 영원히 방부 처리된 찰나도 있었다.

“2018년 평양에서 3차 정상회담 마치고 백두산에 올랐는데 그날따라 기적처럼 구름 한점 없는 파란 하늘에, 천지를 배경으로 양쪽 대표단이 소풍 나온 아이들처럼 서로 사진 찍어주고 농담도 하고 그랬어요. 가끔 그게 어떻게 가능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정말 특별한 순간이었어요.”

그의 마음에는 모호함이 없어 보였다. 아니면 삶의 오류들을 그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거나. 정말이지 궁금했다. 외교부 장관 임명장을 받은 첫날과 퇴임하는 날은 얼마나 닮았을까. 그리고 어떻게 달랐을까.

“제가 외국 생활 오래 하다가 들어와 청문회라는 어려운 관문을 통해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국내 상황에 감이 잘 없었어요. 그래서 직원들한테 늘 그랬어요. 눈치 없는 나를 큰 실수 안 하게 보좌해 줘서 고맙다. 언론을 대할 때마다, 국회 현안 질의를 할 때마다 직원들이 많이 도와줬죠. 질의응답을 잘 못해서, 또 제 개인사로 인해서 많은 비난도 받았고, 그건 직원들이 준비해줄 수 없는 거잖아요. 퇴임할 때 경륜이 쌓인 상황에서는 다르겠지만, 정부 각료로서의 초심은 크게 변한 게 없었던 것 같습니다.”

 

강경화 전 장관은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다 인생에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 그래서 저는 나이 드는 걸 한번도 두려워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강경화 전 장관은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다 인생에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 그래서 저는 나이 드는 걸 한번도 두려워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나와 다른 사람에 호기심 많죠”

그러나 세상이라는 광기의 인큐베이터 속에서 그 사람이라고 결핍이 없었을까?

“젊었을 때는 저의 외모나 성격에 대해 고민도 많이 했어요. 근데 지금 나이에는, 영어로 멜로 아웃(mellow out)이라 그러죠, 각진 부분이 둔화되었달까요. 젊었을 때의 무심함은 아버님을 닮은 것 같지만, 인도 지원, 구호 현장에는 호기심이 많습니다. 특히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한 호기심.”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어쩌면 아주 긴 질문에 대답하는 이 순간일까? 그리고 잠깐의 망설임. “글쎄요, 저는 글쎄요… 아이들 어렸을 때 여름 휴가를 내서 같이 속초 해변에서 놀 때….”

처음 본 것 같은 멜랑콜리가 어른거렸다.

“가장 후회스러운 건…” 그는 말없이 상체를 숙였다. “제가 일을 하느라 그랬는지, 무심해서 그랬는지, 아이들이 자라나는 과정에 좀 더 적극적으로 같이 못 했던 것….”

그러니까 그는 고전적인 동시에 모던한 사람이었다. 가끔 무테 안경 위로 올려다볼 때 좁아지지 않는 미간 아래 다감한 눈초리. 그사이 나이는 새로운 여권이 되었다.

“나이가요, 한순간도 헛되게 지나가는 건 없어요. 나태하면 나태한 대로,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다 인생에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나이 드는 걸 한번도 두려워한 적이 없어요.”

올이 살아 있는 은색 머리에 모랫빛이 섞인 채 언제나 자기의 머리칼 그대로인 모습. 회색 머리카락은 덕망 있는 삶 안에서만 가질 수 있다던 속담은 어디에서 왔을까.

“저는 사랑을 굉장히 많이 받은 사람입니다. 가족, 친구, 동료, 선배 사랑을 과분하게 많이 받았어요.”

사랑을 많이 받은 사람은 알아챌 수밖에 없다. 초조가 덜어진 눈에 평화가 깃들어 있으니까.

시간의 시작과 끝이 종이처럼 접혀 맞닿은 건지, 두시간 넘는 인터뷰가 순식간에 끝났다. 헤어지기 전, 그는 제일 좋아하는 사진을 보여주었다. 드라마틱하게 퍼붓는 눈보라 속에서 늠름하게 선 그 사람 주위로 남자들이 도열해 있는 사진이었다. 그의 입꼬리가 자족한 듯 넓어졌다.

“2017년 12월, 공관장 회의 때 대사들과 함께 현충원에서 참배를 했는데 갑자기 눈이 왔어요. 그래서 제가 그 사람들을 다 이끌고….”

이야기는 말줄임표로 끝났다. 이것은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남자들을 ‘이끄는’ 강경화의 선포식.

후추처럼 톡 쏘는 겨울바람이 빈 캠퍼스에 칼날의 금을 긋고 있었다. 계절의 묵직한 빛 속에서 과거의 불꽃을 되찾아 다음 세대의 불빛으로 가져오는 사람의 책무를 생각했다. 여성의 리더십을 키우는 것은 그의 새로운 공식적 발화. 또 하나의 시간이 순환 속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작가. 전 <지큐 코리아> 편집장. 소설집 <완전히 불완전한>, 인터뷰집 <해를 등지고 놀다>와 18년 동안 써온 ‘에디터스 레터’를 모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우리의 특별함>, 엄마의 이야기를 다룬 에세이 <엄마는 어쩌면 그렇게> 등을 썼다.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26493.html?_fr=mt1#csidx284b7927a37d4139d191681137f3a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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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감독' 최초의 실패, 그리고 '연기자 윤석열'의 불안한 일탈

[기자의 눈] 30년 '양당 체제'의 상징 김종인이 실패한 이유는?

 
 
 
 


 10년만에 김종인이 실패했다. 왜 그랬을까.

 

김윤철 경희대 교수는 김종인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을 "체계(시스템)의 자식"에 비유했다. '여의도 짜르'같은 그의 과거 별칭은 김종인을 계몽군주적 전근대 리더십의 상징성에 빗댄 것인데, 그를 불쾌한 존재로 여기는 '여의도 토박이'들의 감수성을 내포하고 있어 썩 입에 붙는 별칭이 아니다. '체계의 자식'이라는 비유는 그것보다 훨씬 더 현대적인데다, 한국 정당 정치의 특징과 한계를 잘 담아내고 있다고 본다.

 

그간 김종인이 오고 갔던 '여야'는 사실 같은 시스템 안에서 벌어지는 다툼의 세계관이다. 1992년 문민정부부터 따져보면 양당 체제는 30년간 이 땅에 뿌리를 내려 왔다. 87년 대선의 김대중, 김영삼 '양김 분열'이 92년 '양김 대립'으로 재구성된 이후 한국의 대선은 언제나 양당 체제의 무대였다. 그 과정에서 반짝했던 '제 3의 후보'나 '제 3의 정당'이라는 건 양당 체제의 정치지역인물 갈등으로 파생된 '양념'이었다. 노선으로나 이념적으로 특별했던 '제3의 정당'은 유일하게 민주노동당(과 그 후신)의 등장이었으나, 양당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으며, 지금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양당제가 옳다 그르다 여부는 이 글의 주제가 아니다. 2022년 대선도 완벽한 '양당 체제' 하에서 벌어지고 있으며, 아직 혁신 세력과 결사체가 등장할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걸 전제로 쓴다.


 

김종인은 '양당 체제' 그 자체로서, 한국 정치의 '시스템'을 상징하는 독특한 인물이다. 양당 체제 '시스템' 안에서 김종인의 거취란 건 무의미하다. 실제로 그는 여당(2012년 대선의 박근혜 승리)과 야당(2016년 총선의 문재인 승리)을 오가며 결정적 흐름을 만들어왔다. 


 

이게 가능했던 것은 '중도'의 신화다. 정치색과 경제 정책에서 여당인 새누리당의 보수 원심력이 심화될 때 김종인이 등장했고(2012년), 야당인 민주당의 진보 원심력이 심화되고 투쟁성이 강화될 때 김종인이 등장했다(2016년). 보수 정당의 보수색을 희석하고, 리버럴 정당의 진보색을 희석하는 게 그의 역할이었다. 양당 체제 시스템 속에서 좌우로 튕겨나가려 하는 후보와 정당의 멱살을 붙들고 들어와 시스템 자체의 붕괴를 막은 게 그의 역할이었다. 여야를 이리저리 옮겨다니더라도 김종인 정치는 '양당 체제'에서의 '매직 포지션', '중도'의 자리에 머물고 있었기 때문에 유권자들은 그리 어색하게 느끼지 않는다. '배신'과 같은 낡은 정치적 감수성도 최소한 그에게 통하지 않는다. 유권자들도 이걸 잘 알고 있다.

 

양당 체제가 무너지지 않은 이상, 김종인은 정을 든 석공과 같다. 시스템 밖으로 돌출되면 깨트리고, 시스템 밖의 인물은 시스템 안으로 끌어 온다. 김종인 정치는 그래야 작동한다. 김종인 정치의 '영점'은 한국 정치지형에서 가장 효과적인 '득표 가능성'에 맞춰져 있고, 득표를 위한 유무형의 수단도 매우 효율적으로 사용해 왔다. 정치가들 대부분이 이를 인정한다. '승리가 예정된 곳에 김종인이 있었을 뿐'이라는 평가보다는 '양당 체제가 존재하는 한 김종인 정치는 통한다'는 명제가 더 설득력 있다. 
 

 

양당 체제와 중도의 신화, 이것이 불변하는 한 김종인 정치의 본질은 이것이다. '정당을 따르지 말고 (양당) 시스템을 따르라.' 그가 정당을 넘나들며 제기했던 경제민주화는 '중도'를 상징하는 그의 정치 도구가 됐다. 실제 김종인은 2012년 11월 대선 직전에 발간한 자신의 책 <지금 왜 경제민주화인가>에서 박근혜를 돕고 있었음에도 "경제민주화는 누가 집권하든, 집권 여당이 어느 당이 됐던 한국 경제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했다. 그가 곱씹는다는 "세상에 권력과 금력, 인연 등이 우리들을 둘러싸고 유혹하며 정궤(正軌)에서 일탈하도록 얼마나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는가. 만약 내 마음이 약하고 힘이 모자라서 이런 유혹들에 넘어가게 된다면 인생으로서 파멸을 의미할 뿐이다"는 자신의 조부 가인 김병로의 말에도 그의 '세계관'이 들어있다.


 

▲총괄선대위원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의 선대위 쇄신안 발표를 시청한 후 외부로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청년정치 깃발 달고 오른쪽으로 맹렬히 질주하다


 

30년 간 양당 체제를 상징해 왔고, 비열한 정치 술수의 틈바구니에서 지난 10년간 매우 높은 승률을 보여왔던 김종인이 이번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과 결별하며 대선 판에서 발을 뺀 것이다. 


 

그가 '양당 체제' 안에서 진영을 바꾸든 어쨌든, 선거에 직접 뛰어들기 위해선 몇 가지 전제가 있어야 한다. 

 

첫째, 문재인 정부가 정궤를 이탈했는가. 애매하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평가가 있다.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정책에 실패했을지언정, 검찰개혁에 실패하고 '조국 사태'로 상징되는 집권세력의 부패를 드러냈을지언정 대한민국 시스템을 부정하고 독재를 일삼는 수준으로 정궤를 이탈했는지 여부는 의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을 봐도 이명박 정부 말기, 박근혜 정부 말기에 여당과 야당에 뛰어들었을 수준의 징후가 보였다는 평가는 유보할 수밖에 없다. 경제민주화는 박근혜 정부가 먼저 무너뜨렸고, 국민의힘은 여전히 탄핵의 강 언저리에서 머물고 있다.

 

둘째, 그가 뛰어들려고 했던 정당은 '정궤'를 이탈했는가. 그렇다. 황교안 대표 체제의 자유한국당은 이념 투쟁으로 무장하고 정권 심판만을 외쳤을 뿐, 태극기 부대의 제도권 진입 시도를 용인하고, 구체제로 회귀하려는 반동적 힘을 제어하지 못했다. 총선에 뒤늦게 뛰어든 김종인은 야당의 시스템을 점검하고, 지난해 재보선을 승리로 이끌었다.

 

절반의 전제조건을 충족한 상황에서 김종인은 또 다른 의외의 인물을 맞닥뜨리는 데 그게 윤석열이다. 김종인의 눈에 윤석열은 다듬지 않은 원석이었고, 시스템 밖의 인물이었다. 김종인이 원한 것은 간단했다. '당신 대통령이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체계 안으로 들어오시게.' 윤석열의 좌충우돌이 계속되자 그는 공개적으로 '연기자'가 될 것을 주문했다. 정치인 윤석열의 존재를 '체계를 벗어나는 위협'으로 느낀 셈이다. 윤석열도 그에 호응할 생각은 있었을 것이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 그 스스로 "나는 이제 앞으로 배우만 하겠다"며 "여러분이 알아서 잘해달라"고 말한 바 있다.(2021년 7월 25일자 <데일리안> 보도) "대선 후보는 '배우' 역할만 해야지,

 

 지금처럼 자신이 '감독'과 '배우' 역할을 다하려고 해서는 안되고 그렇게 되지도 않는다"고 말했던 김종인에 대한 화답이었다.


 

하지만 '감독'과 '배우'는 결국 결별했다. '체계' 안에 들어오는 걸 거부한 윤석열은 김종인이라는 구심점을 거부하고 양당 체계 세계관의 '나침반'을 집어던졌다. 그리고 대안으로 '청년 정치'를 내세웠다.


 

김종인과 결별한 다음날인 6일 그는 '변화와 쇄신'이라는 이름 당 '청년보좌역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했다. 윤석열이 청취한 청년들의 목소리 중 일부는 다음과 같다. 간담회를 보며 청년 정치의 민낯이 드러났다. 청년 정치를 성찰해야 한다"는 이상돈 중앙대학교 명예교수의 지적이 떠올랐다. (이날 간담회에서 '여성인 청년' 발언자는 딱 한명이었다.)

 

"인터넷 커뮤니티 두 군데를 추천한다. 하나는 에프엠코리아(펨코) 2030 남초 커뮤니티 사이트로는 제일 규모가 큰 곳이다. 거기와 청년의 꿈. 홍준표 지지자 그룹이 모여 있는 사이트다."


 

"3권을 틀어쥔 여당의 사실상의 독재를 벗어나고 보수를 재건을 위해서 우리 사회를 틀어쥐고 있는 민주화 세대의 구태한 잔재를 쓸어담고 세대 교체를 위한 교두보를 만드는 게 (윤석열의) 역할…민주화 세대의 잔재, 이익단체로 변질된 귀족노조와, 사상 개조 교육을 일삼고 있는 전교조, 각종 시위를 주도하는 시민단체들, 국정을 혼탁하게 만드는 사람들, 586 세대 조국으로 대표되는 이 사람들에 의한 기득권을 철폐하고 새로운 세대가 도약하게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페미니즘은 하나의 사상일 뿐이다. 페미니스트가 여성인 것도 아니고 페미니즘 정책이 여성 정책인 것도 아니다. 2030 여성 절반 이상이 페미니즘을 싫어하고 남성들은 90% 이상이 반감을 갖고 있다…(페미니즘은) 보수 정당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 아니다."


 

이 자리에선 '이준석과 결별하지 말라'는 주문이 주를 이뤘다. 윤석열은 '청년들'의 의견을 청취한 후 대표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온 의원총회에서 이준석과 포옹을 하고 화해의 제스처를 보였다. 이런 주문들에서 '윤석열의 홀로서기'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김종인 감독'으로부터 독립한 그는 오른쪽으로 맹렬히 달려가는 모양새다.

 

'양당제 시스템'의 상징 김종인이 사라지자, 곧바로 안철수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제 3의 대안이 아니라 양당 체제의 한 축인 국민의힘에 대한 대체재 성격이 크다. 안철수는 양당 체제를 혐오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극중주의'는 '양당 체제' 안에서 '극중'을 추구하는 일종의 파생상품이다. 2016년 총선에서 지역주의에 기대 '제3의 정치' 세력화를 꾀하다 실패했던 그는 여전히 '양당 체제' 안에서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 진보 정치가 실종된 시대가 안타깝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2010717305297422#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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