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번역] 신종 폐렴과 싸우는 중국 보통 사람들의 17가지 얘기

 

  • 기자명 김정호 북경대 박사
  •  
  •  승인 2020.02.15 14:14
  •  
  •  댓글 0
  •  
  •  

우한에 전염병이 발생한 지 12일, 여기 17개 보통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는 울었다……

[번역자주: 이글은 현재 중국 인터넷 선상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글이다. 한 여성작가의 섬세한 필치로 전염병과의 전투가 한창인 현지의 모습을 진솔하게 담아내고 있다. 
중국에서는 요즘 유행하고 있는 말이 있다. 중지성성(衆志成城)이 그것이다. “여러 사람의 뜻이 모이면, 성을 쌓을 수 있다”는 뜻이다. 말 그대로 이 글 속에는 정말 평범한 사람들의 작은 정성들이 하나씩 둘씩 모여 가는 소식들이 담겨져 있다. 2003년 사스 때 현지에서 직접 목격한 경험이 있기에, 필자는 그들의 얘기에 많은 공감이 간다. 이러한 소박한 영웅들이 이곳저곳 존재하기에 중국은 외부의 염려와는 달리 지금의 ‘국난’을 무난히 이겨낼 것으로 믿는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대다수 한국의 주류언론을 통해서는 부정적인 소식들은 많이 전해지면서도 현지인들의 이처럼 심금을 울리는 소박한 얘기들을 접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이글 속에 묻어나는 보통사람들의 속내를 모르고서는 진정으로 지금의 중국을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원제목: 우한에 전염병이 발생한 지 12일, 여기 17개 보통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는 울었다……

작가: 이월량(李月亮)


우한은 최근 2주간 성을 봉쇄하였으며, 신종 폐염 확진수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집 밖에 나갈 엄두를 못 내는 사람들은 여전히 쉴 새 없이 날아드는 새로운 뉴스 속에서 날을 보내고 있다.
소식은 각양각색이다. 감동적인 것도 있고, 안타까운 것도 있으며, 화나게 하는 것도 있고, 놀라게 하는 것도 있다……
한 차례의 전염병은 마치 큰 바위가 원래 조용하고 질서 있던 우리 생활을 깨트리는 것처럼, 한순간에 가라앉아 있던 찌꺼기들을 끄집어 올리며 거센 파도를 일으켰다.
여러 길에 숨어있던 요괴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었으며, 갖가지 따뜻함과 선량함도 심심찮게 나타났다.
나는 복잡한 감정 속에서, 번쩍이며 빛나는 보통사람들의 얘기들을 하나하나 기록해 갔다.
그들이 한 행동은 경천동지할 만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기억할 가치가 있다.
하나하나가 모두 가치가 있다.

 
01
  
우한 주얼메리어트호텔에 베이징과 상하이의 의료진 400명 가까이가 투숙하였다.
1월27일 오후 한 농민이 왔다.
그는 농업용 삼륜차를 몰고 왔는데, 차 안에는 야채 24상자가 실려 있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의료팀이 여기에 산다고 해서 신선한 채소를 드릴려구요."

그는 한사코 돈을 받으려 하지 않았다.
이 소박한 농민은 40킬로를 전동삼륜차를 몰고 왔다.
그는 네비게이션을 쓸 줄 몰라 줄곧 길을 물어 호텔을 찾았다. 얼굴과 손은 바람을 맞아 빨갛게 달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매우 즐거워 보였다. 호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게 가장 싱싱해요! 저는 이게 다예요.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울었다.
사실 우한이 봉쇄된 후 현지 농가의 채소는 매우 잘 팔릴 수 있었는데……
그를 기억하자. 진씨 아저씨(秦师傅), 45세, 우한의 한 야채농부.

진씨 아저씨, 당신의 채소는 영양이 좋을 뿐 아니라 마음도 따뜻합니다.
당신이 있어 감사합니다.

 
02
 
1월 31일 난징의 한 공안 검문소.
흰색 승용차 한 대가 길가에 서며 마스크를 쓴 한 남자가 내렸다.
그는 차에서 상자를 옮기며 민경(民警, 경찰)에게 말했다. "물건 내리는 것 좀 도와줘요! 터키에서 등에 지고 왔어요".
민경이 보니 마스크가 가득 찬 큰 상자였다. 얼른 그에게 물었다.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남자는 말했다. "묻지 마세요. 그냥 중국인이에요!

"나는 내가 중국인임을 영원히 기억하겠지만, 당신들은 나를 기억하지 않아도 되요."

가장 다정한 말은 종종 입으로 내뱉지 못한다.
선생님, 당신이 말하지 않아도 저희는 알고 있습니다.
당신이 있어 감사합니다.

 
03

우한이 봉쇄되면서 대부분의 식당이 문을 닫았다.
의료진의 식사가 문제 되었다.

그런데 아주 작은 가게 하나가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그들은 매일 거의 1000개의 도시락을 만들어서, 금은담(金银潭) 등 병원 의료진에게 전문 공급하였다.
도시락 한 개에는 당근요리 소갈비찜, 감자요리 삼겹살, 야채 요리가 들어 있고, 계란 하나 혹은 옥수수 반개가 다시 곁들어져 요리는 매우 충분해 보였다. 가격은 16위안(한국 돈 2700원-주).
지금 물가로 보면 가게 주인은 손해를 보는 셈이다.

너무 바빠서 부모님과 남매들을 모두 불러 모았고, 가족들은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손 두 개가 네 개인 것처럼 사용했다.
가게 여주인은 더더욱 하루 4시간만 잤다.
다른 사람이 그녀에게 왜 그렇게 하는지 물었다.
그녀는 말이 나오지 않는지 머리를 한참 긁으며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의료진들을 보고 그냥 있을 수 없어, 이 일을 하고 싶었어요."

아가씨, 저는 당신이 무엇 때문인지 잘 알아요. 당신의 마음속에는 다른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죠.
당신이 있어 감사합니다.

04
 
우한으로 가는 물자 수송차 한 대가 톨게이트를 지났다.
교통경찰이 운전기사에게 검사카드를 건네주며 일어나 경례를 했다. 수고하십니다. 우한 힘내세요, 중국 힘내라!

차가 몇 미터 나아가자, 교통경찰이 따라붙으며 물 한 봉지를 건네주었다. 기사양반, 물 가져가 도중에 마셔요.

어떤 호언장담도 없었다.
하지만 이 장면은 눈물을 자아내게 합니다.。
왜냐하면 이 순간 우리가 함께 있다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죠.
당신들에게 감사합니다!

05
 
1월 24일, 허난성 심구(沈丘).
42세의 마을 당서기 왕국휘는 채소 5톤을 싣고 우한 화선산(火神山)병원 공사장으로 달려갔다.
그는 일찍이 우한에서 17년간 군 복무한 적이 있으며, 부대에서는 보급을 맡았다.
전염병이 돈 뒤 그래서 그가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먹는 일을 어떻게 하지?"였다.
1월 24일 새벽 5시, 그는 일어나 문을 두드려 마을 사람들을 깨워서 채소를 챙기게 하였다.
20여 명의 사람들이 호응해 한나절 바쁘게 움직였다.
청채(青菜) 5000여 근(2500여kg), 4100근 동과(冬瓜)...마지막으로 5톤의 채소를 챙겼다.

왕국휘는 쉬지 않고 차를 몰아 24일 저녁 8시 우한에 도착했다.
그는 우한의 노병이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1998년 홍수에 맞서 일선에 있었어요. 2008년 한파 때도 일선에 있었죠. 이번 전염병 때도 당연히 가야죠." 
(※1998년 홍수, 2008년 한파 모두 양자강 중하류에 위치한 우한 일대에 큰 자연재해를 가져왔다.)

그는 일찍이 조국을 지키며 일생을 붉은 충성심으로 살았다.
영웅은 항상 영웅이어야 한다고 누구도 규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당신은 뜨겁고 정성스러운 것을 택했습니다.
조국의 노병인 당신께 감사드립니다!

06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진설연(陈雪燕)은 네팔을 여행하고 있었다.
고향마을에 마스크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그녀는 즉시 근처 약국을 뛰어다니며 마스크 5,800개를 샀다.
너무 많아 들기가 힘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옷과 세면용품을 일부 버리고 트렁크를 비워 그 자리를 마스크로 채웠다.

결국 4개 트렁크에 가득 찬 마스크를 가지고 귀국해서 의료진과 필요한 사람들에게 무료로 나누어 주었다.
"나는 전염병이 돌았을 때 의료 물자가 내 소지품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보다 더욱 위력적인 사람이 있다.
허난성의 한 여성 가이드이다. 그녀는 ‘우한사수대’를 조직해 태국으로부터 방호복 40상자를 사서 국내로 나른 후 곧바로 우한으로 보냈다.

전 세계의 마스크와 방호복이 중국인에게 모두 팔렸다는 느낌입니다.
당신들에게 감사해요, 중화의 훌륭한 아들딸들이여!

 
07
 
1월 29일 허난성 낙양의 한 가구공장이 20만 위안의 의료상자를 주문받았다.
사장인 원선생이 눈여겨보니 우한 화신산병원에서 쓰려는 것이었다.
그는 즉시 주문을 접수하고 답신을 보냈다. "사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가 공짜로 기부하겠습니다!"
자신의 공장에 비축한 것이 부족했기 때문에, 원선생은 이 소식을 현지 가구협회 웨이신(중국식 카톡-주)에 올렸다.
협회 사람들은 이 소식을 보고는 물자를 경쟁적으로 기증했다.
14개 업체가 밤샘 연장근무를 해 하룻밤 사이에 주문을 모두 채웠다.

주문받은 의료상자의 적재가 완료된 후, 물류회사는 화물이 우한에 지원된다는 사실을 알고 즉시 무료 운송을 제안하면서 그날 저녁 배달을 보장했다!

이들 영세 기업주들은 평소에 성실하게 작은 장사를 하며,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하지만 결정적 순간에, 그들은 따뜻한 마음을 내비쳤다!
당신들에게 감사합니다!

08
 
호남성 상덕(常德).
1990년대 생 청년 하오진(郝进)은 마스크 1만8000개를 기부했다.
마스크의 출처에 대해 우리는 미처 알 수가 없다.
작년 그는 마스크 공장에서 일했었는데, 나중에 공장 사정이 안 좋아 사직을 했다.
공장은 돈이 없어 2만 위엔 상당의 마스크를 주며 급여를 대신했다.
설 전후 하오진은 전염병 상황이 급해 마스크가 부족하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즉시 이 마스크를 필요한 사람들에게 기부할 생각이 들었다.
마을 서기가 그에게 돈을 주려 하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한 푼도 필요 없어요. 나는 ‘국난’을 이용해 돈 벌 생각은 없어요.

마스크 공장에서 아르바이트 하고, 월급도 못 받았으니, 그 총각은 분명 부자는 아닐 것이다.
집 사고, 아내 얻고, 노후 준비하고, 이런 것들이 모두 돈을 필요로 한다.
생활이 쉽지는 않겠지만, 당신의 마음엔 큰 뜻이 있다.
그런 당신에게 반드시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다.
당신이 있어 고마워요!

 
09
 
구호물자 수송차가 병원 근처에 도착했다.
한 의사가 달려와 길을 안내했는데, 그는 감히 차를 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나는 지금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이니, 차 밖에서 길을 인도하겠습니다."고 그는 말했다.
그런 후 그는 차 앞에서 달리면서 지정된 곳으로 안내했다.

이 뒷모습이 가슴을 찡하게 한다.
수고했어요, 의사선생님.
당신의 검은 옷을 입은 뒷모습은 좀 희미하지만, 우리 마음에 당신은 또렷하고 반짝거리네요.
건강하세요!
당신이 있어 고맙습니다!

10
 
1월 31일, 제남(济南, 산동성 수도) 서부역.
한 열성적인 오빠가 큰 트럭을 몰고 와 소독액 원액 500근(250kg)을 기증했다.
차를 세우고 짐을 내린 후, 그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은 채 총총히 가버렸다.
전염병이 돌 때 역은 소독이 가장 중요하다.
이 500근의 소독액 원액이 있으니 이제 보름 동안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 오빠는 속 깊게도 물뿌리개도 준비했다. 그는 오기 전에 분명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역원들은 고마워요, 고마워요 하면서 인사를 연발했다. 
그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아니요, 괜찮아요.

작은 오빠, 우리는 알아요, 당신이 이런 "고맙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하지만 우리는 깊은 감사의 뜻을 표해야만 해요.
이 500근의 소독액을 위해, 그리고 더욱 당신의 따뜻하고 착한 마음을 위해서죠.
당신이 있어 고마워요! 

11
 
어제 인터넷에서 사진 한 장을 보았다.
십여 명이 한 줄로 간단히 서 있는 모습이었다. 포즈도, 이쁜 얼굴도, 심지어는 각자의 얼굴도 잘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얼마간 사람의 가슴을 찌르는 것이 있었다.

도시관리원(城管), 환경미화원(环卫), 교통경찰(交警), 의사(医生), 특수경찰(特警)……        
이것은 “서민의 안전을 지키는” 소대입니다.
전염병이 한창일 때 중화 대지 위에, 무수히 많은 이런 소대들이 묵묵히 분투하며 우리를 보호하고 조국을 지키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12
 
1월 26일, 안칭(安庆)시 제1인민병원 부간호장 장민(张敏)은 전염병 발생지역으로 곧 달려갈 예정이었다.
가기 전에 딸이 그녀를 껴안고 울면서 엄마를 가지 못하게 했다.
간호장은 눈물을 참으며 딸에게 이렇게 말했다. "엄마는 몬스터를 잡으러 가는 거야, 곧 돌아올께……

그동안 이와 비슷한 광경이 조국의 수많은 곳에서 펼쳐졌다.
철모르는 많은 아이들이, 의사·간호사인 엄마를 안고 가슴이 터지도록 울면서 그녀들을 가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그 '독한 마음'의 엄마들은 남은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

사랑하는 아가야, 우리 울면 안 돼.
우리는 같이 후방에 있으면서, 엄마를 도와 몬스터를 사냥하는 거야!
일선의 전사들이여, 당신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13
 
1월 24일 정오, 상하이시 제1인민병원 호흡기과 의사가 2인분의 음식을 배달 주문했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의사는 다음과 같이 자상한 메모를 남겼다.
택배기사님, 만약 병원 환경에 신경이 쓰이면, 제가 들고 갈 수 있으니 위층으로 올려 보내지 마시고 길가에 그냥 놓아두셔도 됩니다.

30분 후.
택배 청년은 음식을 2층에 올려주었을 뿐만 아니라, 식당 주인은 반찬 두 개를 공짜로 더 보내주며 다음과 같은 쪽지를 부쳐놓았다.
의사선생님: 수고하십니다. 고기와 채소 반찬 하나씩 더 보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의사는 순간 감동해서 사진을 찍어 친구들과의 웨이신(카톡방)에 올렸다.
기자가 가게를 찾았을 때 가게 주인은 이렇게 말했다. 의사의 메모를 보았을 때 마음이 아팠어요.
“설을 쇠야 하는데, 그들은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이 도시를 위해 묵묵히 헌신하고 있어요. 하지만 일부는 그들의 업무 환경을 꺼림칙하게 생각해요.”
그래서 뭔가를 하고 싶었던 것이다.

음……
이게 바로 그 옛날 얘기 속의 '양심상인'이라는 것이겠죠?
나중에 식사하러 당신 가게에 갈께요!
사업이 번창하길 빕니다!
당신께 감사드립니다!

14
 
전세기 한대가 곧 우한에 착륙하려 하였다.
비행기 승객은 모두 우한을 지원하려는 의료진이었다.
착륙 직전, 승무장은 관례적으로 방송을 시작했다. “우리 비행기는 곧 착륙을 시작합니다……지금, 당신들은 천사일 뿐 아니라 영웅들입니다. 수고하세요……"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 승무장은 갑자기 목이 메었다. "여러분이 임무를 완수한 후에는, 우리가 모시고 집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이번에 울먹인 것은 업무 실수가 아닙니다.
진심으로 감사와 경의에서 우러나온 표현이죠.
의료진 여러분 감사합니다! 승무장님도 고맙습니다! 당신의 목메는 소리를 듣고, 수많은 사람들도 눈물을 흘렸답니다. 왜냐하면 우리 마음도 당신이랑 똑같기 때문이죠.

 
15
 
우한 화신산병원이 순조롭게 완공되었다.
건설의 전 과정에 참여한 노동자 한분이 임금을 받았는데, 
그는 모두 기부하고 싶어 했다.

생각해보자, 그들은 모두 어떤 사람인가?
이들은 가장 보통의 노동자이자, 외지 공사현장에서 일 년 동안 고생을 한 사람들이다. 이제 겨우 설을 쇠러 집에 가서 가족들과 며칠 상봉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1월24일 긴급 임무를 전달받은 후, 젓가락을 내려놓자마자 재해지역의 병원을 지으러 와야 했다.
제야음식(年夜饭)도 그들은 공사장에서 이렇게 서서 먹었다.

여러 차례, 너무 피곤해서, 그들은 이렇게 잠깐씩 눈을 부쳤다.

그들은 이렇듯 밤낮으로 바쁘게 일하면서 고생을 마다하지 않았다.
공사 기일을 맞추기 위해 심지어는 자기들끼리 한바탕 싸움까지 했다고 한다.
그러나 가까스로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였을 때, 그는 아무런 보답도 요구하지 않았다.
오빠 감사해요. 돈은 당신에게 남기시고, 마음은 우리가 가져 갈께요.
당신이 있어 고맙습니다!

16
 
이번 전염병은 이 같은 이야기들이 너무나 많다.
내가 적은 것은 겨우 천만분의 일일지도 모른다.
만약 이 재난이 아니라면, 평범하고 밋밋한 사람들 속에 이렇듯 많은 빛나는 영혼들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기가 어렵다.
그들은 매우 평범하고 소박하지만, 또 특별나게 대단한 사람들이다!
이들 빛나는 보통사람들은 우리를 따뜻하게 해주며, 안정을 주고, 마음속에 힘을 느끼게 하고, 눈앞에서 희망을 보게끔 한다.

요즘 나는 한 가지 질문을 제 자신에게 계속 하고 있는 중이다.
나라에 어려움이 생기면 우리 보통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답은 매우 간단하다. 바로 각자 자기 몫을 다하는 것.
사실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모두들 그렇게 하고 있다.
의사는 병 고치러 달려가고, 경찰은 나서서 당직을 서고, 요리사는 의사에게 밥을 해주고, 노동자는 급히 병원을 지었다.
채소가 있는 사람은 채소를 가져갔고, 마스크를 가진 사람은 그것을 기부했으며, 의료 물자를 만드는 사람은 연일 야간 연장근무를 했고, 건강지식을 가진 사람은 계속해서 그것을 선전했다……
우리가 합심하면 재난은 곧 이겨낼 것이다.
꼭 할 말은, 이 큰 싸움은 전 인민이 함께 한다는 점이다.
장차 승리하면, 이 역시 전 인민의 공로다.

• 분투하는 일선 전사의 공로다.
• 위의 얘기 속의 선량한 사람들의 공로다.
• 설을 쇠기 위해 집에 돌아가길 포기한 모든 이들의 공로다.
• 모임을 취소하고, 전염병 지식을 보급한 사람들의 공로다.
• 외출할 때 반드시 마스크를 쓰고, 또 다른 사람에게 마스크 쓰기를 권유한 사람들의 공로이다……

우리 모두 함께 바이러스를 쫓아내자.
대다수 국민의 지지와 협조가 없다면, 이 재앙은 얼마나 더 커질지 모른다.
묵묵히 애써 주신 모든 중국인들 당신들께 감사드립니다!
당신들이 있기에 우리 중국은 반드시 이길 수 있습니다!

-END-

* 전체글은 16번까지 있고, 06번에 두 개의 에피소드가 있습니다.(편집자 주)

 

<작가소개>
이월량(李月亮)은 인기 작가이며 신여성주의자이다. 기초가 탄탄한 글솜씨를 가졌으며, 이성과 지혜로 수많은 여성들과 성장을 동반하고 있다. 그녀의 신간 <너는 한 다발의 빛으로 살아라(你要活成一束光)>는 현재 중국의 가장 큰 인터넷서점인 당당왕(当当网)의 베스트셀러이다. 그녀의 ‘웨이신’ 계정은 李月亮이며. 인터넷포털사이트 sina가 운영하는 중국식 트위터 ‘웨이보’ 계정 역시 李月亮이다.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집권여당 공천관리위원장의 고민은 '경쟁 실종'

[인터뷰] 원혜영 "52곳 제외하고 전 지역 추가 공모...경쟁력 있는 분들 적어"

20.02.15 19:47l최종 업데이트 20.02.15 19:58l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공천관리위원장은 14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고민'이라는 단어를 여덟 번이나 썼다. 좀처럼 도전자가 나타나지 않는 64곳의 단수 신청 지역을 어떻게 대결 구도로 만들 것인가? 원 위원장의 고민은 '경쟁 없는 선거'에 대한 불안에 집중돼 있었다.
▲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공천관리위원장은 14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고민'이라는 단어를 여덟 번이나 썼다. 좀처럼 도전자가 나타나지 않는 64곳의 단수 신청 지역을 어떻게 대결 구도로 만들 것인가? 원 위원장의 고민은 '경쟁 없는 선거'에 대한 불안에 집중돼 있었다. ⓒ 남소연

"60명이 넘는 현역의원들이 단수 신청했고, 결과적으로 다른 도전자가 없으니 도전의 판을 어떻게 만들까 하는 것이 고민이다."
 
14일 <오마이뉴스>와 1시간 가량 진행한 인터뷰에서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은 '고민'이라는 단어를 8번이나 썼다. 좀처럼 도전자가 나타나지 않는 64곳의 단수 신청 지역을 어떻게 대결 구도로 만들 것인가? 원 위원장의 고민은 '경쟁 없는 선거'에 대한 불안에 집중돼 있었다.
 
그가 오는 주말까지 단수 신청 지역에 대한 추가 공모 계획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이유다. 공관위의 총선 공천 전략을 묻는 질문에 원 위원장은 "우리가 너무 안주하며 편하게 간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되지 않도록 경쟁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천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잡음에 대해선 "담담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최근 정봉주 전 의원이 공관위의 부적격 판단에 항의하며 해명을 요구한 걸 두고도 "선거는 전체 국면을 봐야 한다"며 "논란이 발생해 다른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도 따져야 한다. 당도 그래서 그런 판단을 했다고 본다"고 답했다.

최근 당이 비판 칼럼을 쓴 필자와 언론사 편집인을 고발한 것을 두고 원 위원장은 "표현의 자유야말로 민주적 가치의 핵심이다. 그런 점에서 한숨 더 깊게 쉬고 이 문제를 따져봤어야 한다"면서 "앞으로는 신중하고 겸손하게 모든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봉주 부적격 결정 안타깝다, 그렇지만..."
 
- 지난 13일 면접 심사를 마쳤다. 가장 중점을 둔 '평가 포인트'는 뭔가?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내는 게 공천 심사의 핵심이다. 경쟁력을 중심으로 볼 수밖에 없다. 도덕적, 법률적 하자가 있는 이들은 검증위원회에서 한 번 걸렀기 때문에, 경쟁력에 초점을 맞췄다."
 
-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집권 중반기를 넘어섰지만, 현재 당 흐름이 나쁘지는 않다. 야당은 지리멸렬해 있고. 특정 일부 지역만 빼고는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있다. 그래서 양적, 질적으로 경쟁력 있는 분들이 많이 올 것이라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적더라. 그래서 고민이다."
 
- 왜 그렇다고 생각하나.
"우리당 현역 의원들이 워낙 잘해서? '해도 안 되겠다'는 생각인지 몰라도 예상 외로 도전하는 분들이 적더라. (경선 발표를 한 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에 추가 공모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이번 주말에 결정할 생각이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3일 4.15 총선을 위한 1차 당내 경선 지역 52곳을 발표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공천관리위원장은 14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고민'이라는 단어를 여덟 번이나 썼다. 좀처럼 도전자가 나타나지 않는 64곳의 단수 신청 지역을 어떻게 대결 구도로 만들 것인가? 원 위원장의 고민은 '경쟁 없는 선거'에 대한 불안에 집중돼 있었다.
▲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공천관리위원장은 14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고민'이라는 단어를 여덟 번이나 썼다. 좀처럼 도전자가 나타나지 않는 64곳의 단수 신청 지역을 어떻게 대결 구도로 만들 것인가? 원 위원장의 고민은 '경쟁 없는 선거'에 대한 불안에 집중돼 있었다. ⓒ 남소연
 
- 원 위원장을 포함한 소수의 중진들 외엔 중진급 불출마가 적다. 새 인물을 통한 인적 쇄신이 힘들지 않겠나. '자연스러운 물갈이'는 어려워 보인다.  
"뒷물이 앞물을 밀어내는 게 최고의 쇄신책이다. 그런데 원천적으로 경쟁의 규모와 강도가 약해서 걱정이다. 배부른 걱정일 수도 있겠지만. 사람이라는 게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니 어쩔 순 없다. 물갈이론을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국민은 경쟁을 통한 큰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그 기대에 맞출 신통한 방책이 없다. 60명이 넘는 현역의원들이 단수로 신청했고, 결과적으로 다른 도전이 없으니 도전의 판을 어떻게 만들까 하는 것이 고민이다."
 
- 어떤 방법이 있을까.
"'내가 낄 여유가 있을까' 혹시 그런 생각을 하는 분들이 있다면, '봐라 당신의 관심 지역, 연고 지역에 이렇게 후보가 없다. 한명 밖에 없으니 의욕을 갖고 도전해 보라'고 해보고 싶다. 당장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도 할 수 있는 준비를 다 해보자 하고 있다."

- 경선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어떻게 해소할 생각인가.
"(잡음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나름 피해를 입었다, 억울하다 하는 분도 있을 거다. 어쨌든 기준을 잘 세우고 공정하게 적용했느냐를 우리 스스로 따져야 한다. 그래야만 이의가 제기돼도 '안타깝지만 불가피하다'고 담담히 대응할 수 있다."
 
- 정봉주 전 의원이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관위의 결정에 항의하며 해명을 요구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정 전 의원 입장에서 '1심 무죄가 났으니 명확한 반증이 더 이상 뭐가 있을 수 있나' 생각한다면 이해는 간다. 다만 선거는 전체 국면을 봐야 한다. 특정 지역에서 경쟁력이 있다면 그 사람을 공천하는 게 원칙이다. 다만, 논란이 발생해 다른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당에서 그런 판단을 했다고 본다."
 
- 당 지도부가 임미리 교수의 칼럼을 고발했다가 취하한 걸 두고 안팎의 비판이 거세다.
"가장 중요한 건 오만하게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 분이 다른 정당과 정치인과의 관계를 봤을 때 의심할 만한 대목이 있지만, 표현의 자유야말로 민주적 가치의 핵심이다. 그런 점에서 한숨 더 깊게 쉬고 따져봤어야 했다. 너무 조건 반사한 게 아닌가 싶다. 앞으로는 신중하고 겸손하게 모든 일을 했으면 좋겠다."
 
하위 20% 전화 직접 돌린 원혜영 "공정성이 중요하다"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공천관리위원장은 14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고민'이라는 단어를 여덟 번이나 썼다. 좀처럼 도전자가 나타나지 않는 64곳의 단수 신청 지역을 어떻게 대결 구도로 만들 것인가? 원 위원장의 고민은 '경쟁 없는 선거'에 대한 불안에 집중돼 있었다.
▲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공천관리위원장은 14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고민'이라는 단어를 여덟 번이나 썼다. 좀처럼 도전자가 나타나지 않는 64곳의 단수 신청 지역을 어떻게 대결 구도로 만들 것인가? 원 위원장의 고민은 '경쟁 없는 선거'에 대한 불안에 집중돼 있었다. ⓒ 남소연
 
사실 원 위원장은 갈등이나 잡음 같은 단어와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다. 대표적인 의회주의자이자, 인위적 물갈이론에 대해선 "천박하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안정감 있는 공천을 선호한다. 
 
그런 그가 어떻게 하위 20% 대상인 의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돌렸을까? 뒷이야기가 궁금했다.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지만, 내가 결정한 것도 아닌데 나더러 화풀이할 정도로 단련되지 않은 분들은 아니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의 탁자 위엔 여의도 정가에서 떠돌고 있는 '하위 20%' 예상 명단이 놓여있었다. "별 뜻 없다"고 했지만, 마음이 쓰이는 눈치였다. 그는 "좋은 소식을 전하는 것이라면 즐거운 일이지만, 상대방에게 큰 고통과 피해를 주는 내용을 전달하는 건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공관위원장을 처음 제안 받았을 땐 고사했던 것으로 안다.
"고심이 깊으나 마나(웃음) 무슨 좋은 일이라고. 공천 신청한 사람들은 다 죽고 사는 문제인데 이걸 인간의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게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완벽할 수 없다. 특히 저처럼 (정치 생활) 마지막에 이렇게 시달리고 욕먹는 일을 하게 되는 것은 바람직하진 않다. 이해찬 대표가 '도저히 당신 말고는 맡아줄 사람이 없다, 일방적으로 발표한다'고 하니 받아들였다. 성격이 모질지 못하다 보니, 모진 일을 맡은 것 같다."
 
- 수락 후 마음가짐이 남달랐을 것 같다.
"맡게 된 이상, 어쨌든 공정성이 중요하다고 봤다. 다행히 시스템 공천으로 이미 기준들이 다 준비돼 있어 그대로 집행하면 되니 부담은 적었다. 이를테면 평가 하위 20% 기준도 이미 정해져 있었고, 그 20%가 경선을 할 경우 20% 감산한다는 것도 이미 정해진 기준이다. 그런 점에서 편했다."
 
- 안정감 있는 공천이 자칫 유권자들의 무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위 20% 비공개 전략이 실패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제부터다. 1차적으로 지난 13일 빨리 전열을 정비할 필요가 있는 지역 52곳을 발표했다. 24일쯤 경선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많은 변수가 있다. 추가 공모를 해서 얼마나 호응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역동성이 나타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 하위20% 명단에 오른 의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고 알고 있다. 어떻게 설득했나.
"좋은 소식을 전하는 것이라면 즐거운 일이지만, 상대방에게 큰 고통을 주는 내용을 전달하는 게 (쉽게) 할 일이 아니다. 납득할 만한 것이라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면 아버지가 전하든 천사가 하든 뭐가 다르겠나. 안타까운 심정은 같으니, 담담하게 전했다. 거의 대부분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이었지만, 그렇다고 내가 결정한 것도 아닌데 나한테 화풀이하실 정도로 단련되지 않은 분들은 아니었다."
 
- 단수공천 확정 기준은?
"경선을 활성화하는 노력이 우리 공관위의 제1역점 사안이다. 그래서 추가 공모도 검토하는 거다. 더 이상 (단수 공천을) 할 길이 없다. 예전에는 가급적 단수 공천을 주자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이번엔 전혀 반대의 분위기로 가고 있다."
 
"결국 개혁세력이 다수 확보해야"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공천관리위원장은 14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고민'이라는 단어를 여덟 번이나 썼다. 좀처럼 도전자가 나타나지 않는 64곳의 단수 신청 지역을 어떻게 대결 구도로 만들 것인가? 원 위원장의 고민은 '경쟁 없는 선거'에 대한 불안에 집중돼 있었다.
▲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공천관리위원장은 14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고민'이라는 단어를 여덟 번이나 썼다. 좀처럼 도전자가 나타나지 않는 64곳의 단수 신청 지역을 어떻게 대결 구도로 만들 것인가? 원 위원장의 고민은 '경쟁 없는 선거'에 대한 불안에 집중돼 있었다. ⓒ 남소연
 
- 정권 중반기 총선은 '여당의 무덤'이라는 말이 있다. 심판론에 맞서는 공관위의 공천 전략은?
"(야당은) 우리와 정반대로 실력자부터 먼저 단수로 확정한다. 우리는 단수 줄 만한 지역도 경쟁이 필요하다고 보이면 경선으로 가고 있다. 상황 차이다. 우리가 너무 안주하며 편하게 간다고 보여질 수 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게 되도록 경쟁을 극대화하는 방침으로 가야 한다."
 
- 경기 김포갑과 서울 동작을 등 전략공천 지역은 어떻게 후보를 정할 생각인가.
"전략공천은 평상시 상태로 후보를 결정하기에 적절치 않은 지역들, 이를 테면 (유은혜, 박영선, 김현미, 진영 등) 장관들, 특히 유능한 여성 의원들이 빠져 여성 비율을 채우는 데 큰 부담이 된다. 갑자기 현역 불출마 지역이 됐으니 최선의 후보를 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다만 이제는 친소관계보다 누가 봐도 참신하고 상징성 있는 인물을 모셔와야 한다. 보여주기 식으로만 갈 경우 원종건씨 같은 일이 발생하게 된다. "  
 
- 중앙선관위가 비례대표의 전략공천을 금지했다. 영입 인재들의 배치를 놓고 고민이 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인재를 모셔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례대표를 보내는 전략적 고려도 중요하다. 중앙선관위가 너무 민주성을 강조하다 보니 외교, 과학기술, 소외된 계층을 배려할 재량이 없어졌다. 큰 고민이다. 민주적으로 한다면 지명도에 치우치게 되고. 풀어나가야할 과제다."
 
- 집권여당 공관위원장으로서 이번 총선의 의미를 규정한다면.
"선거개혁을 주창해온 입장에서 '이만큼 했습니다' 내놓기 부끄러웠다. 호랑이를 그리다가 고양이를 그린 꼴이됐지만, 큰 방향에서 비례성을 조금이라도 강화한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민주당 스스로 준연동형 제도를 수용해 10석 안팎을 포기했다. 제1당이 되기도, 절대다수당이 되기도 어렵다. 결국 개혁 세력이 다수 세력이 돼야 한다. 그 반대가 됐을 땐, 현 정권에서 어렵사리 해놓은 몇 가지 개혁도 뒤로 갈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선거는 매우 중대한 선거다."

- 선거법 개정을 통해 21대 국회가 변할 수 있을 거라고 보나? 어떻게 바뀌었으면 좋겠나.
"정치적 다양성이 확보될 것이다. 다만 (제도를 악용한) 비례 괴뢰정당이 만들어진 일은 안타깝다. 어쨌든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20대 국회) 마지막에, 중진 내지 원로의원들이 뜻을 모아 '최소한 국회를 열고 안 열고로 싸우고, 이를 협상의 재료로 삼는 이 짓은 하지 말자'고 호소하고 싶다. 이를 위해 2월 국회부터 중진 의원을 중심으로 제도화를 시도해볼 계획이다. 한 50%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 경기 부천시 오정구에서 태어나 부천시장 2선, 의원 5선을 지냈다. 지역구를 새로 대표할 후임자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나.
"후배 국회의원들에게 늘 이야기하는 게 있다. 과거엔 당신이 똑똑해서, 또는 열심히 노력해서 얻은 성취가 있었을 거다. 그런데 국회의원은 당신이 아무리 똑똑하고 능력 있고 부모를 잘 만나도, 쉽게 되지 못한다. 많은 사람의 도움으로, 많은 사람을 대신해 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일은 내 능력과 노력으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오만함이 밑바닥에 깔려 있다. 공공서비스를 하는 데 결함이 생길 수밖에 없다. 늘 겸손해야 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힘든 시간 잘 견뎌줘 고마워요”…주민들, ‘우한 교민’ 환송

등록 :2020-02-15 14:03수정 :2020-02-15 15:50

 


 

  • 페이스북
  • 트위터
  • 스크랩
  • 프린트

크게 작게

 

우한 교민 173명 15일 진천 국가 인재원서 퇴소…모두 건강
진천 주민 300여명 교민 환송…“잘 가세요, 건강하세요”
주민 꽃 흔들며 건강 기원, 펼침막·손팻말로 환송
교민들, 붙임쪽지 등으로 진천 주민 등에 감사의 뜻
충북 진천 주민 등이 15일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서 격리 생활을 마치고 버스를 타고 퇴소하는 중국 우한 교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환송하고 있다.
충북 진천 주민 등이 15일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서 격리 생활을 마치고 버스를 타고 퇴소하는 중국 우한 교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환송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증(코로나 19)을 피해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뒤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국가 인재원)에서 보름 동안 격리 생활을 해 온 교민 173명이 15일 오전 모두 퇴소했다. 진천·음성 주민 300여명이 손을 흔들며 배웅했고, 거리엔 환송 펼침막이 나부꼈다.
 
교민들은 이날 아침을 먹고, 간단한 보건·검역 절차 등을 마친 뒤 이날 오전 10시 20분께 정부합동지원단이 준비한 버스 9대에 나눠 타고 국가 인재원을 빠져나갔다. 일부 교민들은 버스에서 거리의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기도 했다. 이들은 서울, 대구·영남, 충북·대전·호남, 경기, 충남 등 5개 권역 거점 터미널 등으로 이동한 뒤 각자 집으로 돌아간다. 이들은 지난달 31일 156명, 1일 11명, 2일 6명 등 단계적으로 국가 인재원에 수용돼 격리 생활을 해왔다.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이시종 충북지사, 송기섭 진천군수, 조병옥 음성군수 등이 국가 인재원을 찾아 교민들을 배웅했다. 진천·음성군은 이들에게 천연 비누, 들기름 등을 선물했다. 정 총리는 구내방송을 통해 “2주일 동안 답답하고 불편했겠지만 정부 방침에 잘 협조해 줘 고맙다. 생거진천이란 말처럼 좋은 땅, 후덕한 인심의 고장 진천에서 보낸 시간이 의미 있었기를 바란다. 건강에 유의하고 일상의 행복을 누리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충북지사는 “충북에서 지낸 시간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국가 인재원 앞엔 진천·음성 주민 등 300여명이 교민들을 환송했다. 이들은 교민이 탄 버스가 지나가자 손을 흔들며 “건강하세요”를 외쳤다. 일부 시민은 꽃을 흔들기도 했으며, 박수를 치며 이들의 귀가를 축하했다. 진천 주민 박지민(57)씨는 “엄마, 누나, 언니의 마음으로 교민들이 잘 지내기를 기원했는데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퇴소하게 돼 축하하려고 나왔다”며 “어디에 가든 우리 모두 한 국민이라는 것을 잊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튤립을 흔든 임은화(46)씨는 “두렵고, 외롭고, 힘든 보름을 잘 견뎌줘 고맙다”며 “앞으론 건강하게 꽃길만 걷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진천 이웃인 음성 주민 등이 15일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앞에서 퇴소하는 우한 교민의 건강을 기원하는 손팻말을 보이고 있다.
진천 이웃인 음성 주민 등이 15일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앞에서 퇴소하는 우한 교민의 건강을 기원하는 손팻말을 보이고 있다.

 

진천 이웃인 음성군 공무원과 주민 등은 ‘교민 여러분 꽃길만 걸으세요’, ‘건강한 퇴소를 축하합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등 손팻말을 흔들며 교민을 환송했다. 음성 맹동 주민 김춘빈(57)씨는 “교민들이 들어올 때 환영하지 못해 조금 미안했다. 교민이 미워서가 아니라 정부 때문이었다. 너무 서운해하지 말고 다음에 관광객으로 생거진천에 꼭 들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가 인재원에서 퇴소한 박아무개씨는 “혼자 밥 먹는 게 외롭고 힘들었는데 가족과 같이 밥을 먹고 싶다. 따뜻하게 맞아준 정부, 진천 주민과 시민 등에게 고맙다”는 뜻을 전했다.

 

중국 우한에서 온 교민들과 시민 사이의 소통 창구가 된 붙임쪽지 게시판. 중국 우한 교민들은 붙임쪽지로 감사의 뜻(위)을 보였으며, 시민들도 붙임쪽지를 통해 건강 등을 기원(아래)했다.
중국 우한에서 온 교민들과 시민 사이의 소통 창구가 된 붙임쪽지 게시판. 중국 우한 교민들은 붙임쪽지로 감사의 뜻(위)을 보였으며, 시민들도 붙임쪽지를 통해 건강 등을 기원(아래)했다.

 

잠복기(14일) 격리 생활을 마쳤지만 교민과 주민 접촉을 제한한 터라 붙임쪽지(포스트잇)가 이별의 정을 나누는 창구가 됐다. 교민들은 ‘부족한 것 없이 세심하게 돌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잘 지내다 갑니다’, ‘고맙습니다’ 등의 내용을 남겼다. 교민 생활 관리를 해 온 박종현 행정안전부 안전소통담당관은 “교민과 일일이 말은 못했지만 포스트잇 등으로 고맙다는 뜻을 전해왔다. 2주일 동안 생활을 잘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가 기쁘고, 고맙다”고 밝혔다.

 

지진천 주민 등이 15일 중국 우한 교민 퇴소를 축하는 붙임쪽지 글을 쓰고 있다.
지진천 주민 등이 15일 중국 우한 교민 퇴소를 축하는 붙임쪽지 글을 쓰고 있다.

 

진천 등의 주민들은 국가 인재원 앞 재난대책본부 게시판에 ‘다음에 다시 만나요’, ‘교민 여러분 사랑해요. 우리는 대한민국’, ‘생거진천에 꼭 놀러 오세요’ 등 붙임쪽지 100여장을 붙였다. 두 아이와 함께 나온 진천 주민 이효정(42)씨는 “안에 어린아이도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모두 건강하게 나가게 돼 기쁘다”며 “아이와 함께 건강을 기원하는 박수를 쳐 주려고 나왔다”고 했다.

 

진천 덕산 주민들이 15일 중국 우한 교민 퇴소를 축하하고 있다.
진천 덕산 주민들이 15일 중국 우한 교민 퇴소를 축하하고 있다.

 

국가공무원 앞길에 게시된 중국 우한 교민 건강 기원 펼침막.
국가공무원 앞길에 게시된 중국 우한 교민 건강 기원 펼침막.

 

국가 인재원 앞 100여m 거리에는 ‘퇴소를 축하합니다’, ‘진천을 기억해 주세요’ 등 환송 펼침막이 이어졌다. 진천 주민들은 지난달 29일부터 정부의 임시 수용 시설 결정에 항의하는 뜻으로 교민 입소 반대 집회·농성을 이어가다 교민 입소 2시간여를 앞두고 농성을 풀고, 교민을 맞았다. 이후 교민과 경찰·공무원 등 근무 인력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충북도는 진천 주민과 후원 물품 기부자, 현장 근무자 등에게 감사 편지를 보냈으며, 우한 교민 수용 과정과 이어진 봉사·기부 행렬 등을 담은 수기집을 만들기로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 등이 15일 진천 중앙시장을 찾아 장보기 행사를 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정세균 국무총리 등이 15일 진천 중앙시장을 찾아 장보기 행사를 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충북도와 진천군 등은 교민이 퇴소와 함께 지역 경제 살리기에 나서기로 했다. 이 지사와 정 총리 등은 교민 환송 뒤 진천 중앙시장을 찾아 장보기 행사를 했다. 이 지사는 “코로나 19 여파로 졸업식 등 행사가 취소되면서 지역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방역 조처를 철저히 한 뒤 문화 행사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천/글·사진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area/chungcheong/928365.html?_fr=mt1#csidxaec22bc69f13e1fa8227a0ff26ab5ed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한.미.일 외교장관, 북핵 문제 공조 확인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0/02/16 10:25
  • 수정일
    2020/02/16 10:2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3국 뮌헨 회동.. ‘코로나19’ 대응방안 논의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승인 2020.02.15  20:49:23
페이스북 트위터
   
▲ 강경화 외교장관은 뮌헨안보회의 참석 계기 15일 오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마쓰 일본 외무대신과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사진제공-외교부]

한국과 미국, 일본 외교장관이 만나 북핵 문제와 코로나19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난 지 올해 들어 두 번째이다.

외교부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강경화 외교장관은 뮌헨안보회의 참석 계기 15일 오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마쓰 일본 외무대신과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3국은 북한.북핵 문제와 관련한 공조 방안과 역내외 현안.정세에 대해 협의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확산과 중동 정세 등 지역 및 국제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이어 강 장관은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약식회담(pull-aside)을 했다. 이 자리에서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 동맹 현안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 강경화 장관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대신과 회담을 갖고,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 철회를 강조했다. [사진제공-외교부]

강경화 장관은 이날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대신과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강 장관은 “일본 수출규제가 조속히 철회되어야 한다”며 “일본이 보다 가시적이고 성의있는 조치를 조속히 취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재차 설명지만, 모테기 대신은 일본 측의 입장만 언급했다.

다만, 양측은 최근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정보공유 등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

   
▲ 독일 뮌헨에서 열린 제56차 뮌헨안보대화에 참석한 강경화 장관은 ‘변화하는 국제질서 내 다자주의’라는 주제의 세션에 참가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제공-외교부]

한편, 독일 뮌헨에서 열린 제56차 뮌헨안보대화에 참석한 강경화 장관은 ‘변화하는 국제질서 내 다자주의’라는 주제의 세션에 참가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해 설명했다.

강 장관은 “지역 차원의 협력 메커니즘이 부재한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이야말로 다자주의 정신을 가장 필요로 하는 곳”이라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전이 더딘 상황이지만, 이를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비무장지대(DMZ)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등을 통한 DMZ 국제평화지대화를 소개하며, “다자 이니셔티브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실질적으로 보장해나가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민족자주대회 “미국은 우리 민족을 이길 수 없다”

박한균 기자 | 기사입력 2020/02/16 [00:20]
  •  
  •  
  •  
  •  
  •  
  •  
 

▲ 민족자주대회 준비모임(이하 준비모임)은 15일 오후 3시 서울 종로소방서 앞에서 “평화협정 체결! 미군철수! 한미동맹 해체! 민족자주대회(22회차)”를 열었다.     © 박한균 기자

 

© 범민련 남측본부

 

▲ 22회차 민족자주대회 모습. 사회를 맡은 원진욱 범민련 남측본부 사무처장.     © 박한균 기자

 

▲ 이규재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왼쪽에서 세번째)을 비롯한 원로인사들이 참여했다.     © 박한균 기자

 

▲ 참가자들이 '한미동맹 해체'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박한균 기자

 

© 박한균 기자

 

▲ 이적 평화협정운동본부 대표.     © 박한균 기자

 

▲ 김병규 한국진보연대 자주통일위원장.     © 박한균 기자

 

▲ 김은정 민주주의 자주통일 대학생협의회(민대협) 학생.     © 박한균 기자

 

“이란파병 중단하라! 전쟁 연습 중단하라!”

“한미동맹 파기하라! 주한미군 철수하라!”

 

민족자주대회 준비모임(이하 준비모임)은 15일 오후 3시 서울 종로소방서 앞에서 “평화협정 체결! 미군철수! 한미동맹 해체! 민족자주대회(22회차)”를 열었다.

 

준비모임은 민족자주대회에서 미국에 보내는 서한을 공개하고 “미국은 우리 민족을 결코 이길 수 없다”면서 “단결된 우리 민족의 힘을 과시하며,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준비모임은 “우리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우리 민족의 거족적 진군을 노골적으로 방해한 미국을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미국에 4가지를 요구했다.

 

먼저 “한미합동군사연습을 영구히 중단하라”라고 요구했다.

 

준비모임은 3월 초 예정된 ‘20-1’ 연습과 4월부터 진행하는 대대급 야외기동훈련을 언급하면서 “한미합동군사연습은 한반도의 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6.12 조미 공동성명과 남북공동선언들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다음으로 “대북적대정책을 즉각 폐기하라”라고 요구했다.

 

준비모임은 “최근 조미 양 정상이 합의한 6.12 조미 공동성명이 결국 파탄 난 것도 바로 대북적대정책 때문”이라면서 “대북적대정책은 핵전쟁위협과 군사 연습, 경제제재, 그리고 외교적 고립 압살과 적대시 정책으로 나타났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북적대정책을 폐기하지 않는 한 조미 사이의 대화는 있을 수 없으며,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통일방해 내정간섭을 즉각 중단하라”라고 요구했다.

 

준비모임은 “미국은 최근 한미워킹그룹을 재개하였다”면서 “미국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나 다름없는 한미워킹그룹을 통해 남북 사이의 화해와 협력, 남북선언 합의사항 이행을 사사건건 간섭하고 가로막아왔다”라고 지적했다.

 

한미워킹그룹에 의해 제동이 걸린 남북철도 연결사업, 금강산과 개성공단 재개 노력 등을 언급하면서 “우리 민족의 앞길을 가로막지 말 것”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6.12 조미 공동성명 이행에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요구했다.

 

준비모임은 “미국은 이제 더 이상 조선에 대한 적대정책과 군사적 위협에 매달리지 말고, 다시금 6.12 조미 공동성명 이행에 적극 나서야 한다”면서 “대북제재 등 대북적대정책을 즉각 폐기하고,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그리고 조미 사이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민족자주대회에서는 올해 반드시 미군을 몰아내기 위한 단결을 호소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원진욱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사무처장은 “분단 75년, 전쟁이 일어난 지 70년 이 지긋지긋한 분단과 전쟁으로부터 올해는 반드시 미군을 철수하고 한미동맹을 해체하는 원년임을 우리가 당당히 선언하자”라고 호소했다.

 

이적 평화협정운동본부 대표는 “미국에 의해서 수십 년 동안 우리민족끼리 싸워왔다”면서 “촛불혁명으로 박근혜를 끌어내렸지만, 미제라는 근본 뿌리는 (아직) 캐내지 못했다”라고 개탄했다.

 

이어 이적 대표는 “매운탕을 끓여야 하는데 잡탕을 끓이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끓고 있고 개량주의도 끓고 있다. 이들을 죽이려면 밖에 있는 장작불을 꺼야 한다”라면서 “우리는 한미동맹을 해체하고 미군을 몰아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병규 한국진보연대 자주통일위원장은 “미국이 이제 정상적인 협상으로는 한국 정부를 굴복시킬 수 없을 거라 판단하고 물밑에서 어떤 협박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면서 “우리는 방위비 분담금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 긴장을 풀 것이 아니라 기습적인 굴욕 타결에 대비하는 본격적인 투쟁에 들어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70년 예속을 끊고 자주의 시대를 개척하겠다고 결심한 민심에 부응하여 주한미군 철수, 한미동맹 해체를 목적 의식적으로 벌여나가는 원년을 만들자”라고 말했다.

 

이후 민주주의 자주통일 대학생협의회(민대협) 학생들의 노래 공연에 이어 한미합동군사연습 중단을 촉구하는 김은정 학생이 발언했다.

 

김은정 학생은 “2018년 6.12 북미정상회담으로 북미는 70년 적대를 해소하고 새로운 관계로 나아가기로 약속했으나 유사시 북의 주요 시설에 침투하겠다는 것이 미국이 약속한 새로운 관계인가. 여말 시한까지 주어졌음에도 미국이 이행한 것이라고는 3대 한미연합군사훈련 잠정 중단뿐이었다”면서 “선제 타격과 남북대화는 양립할 수 없다. 전쟁 무기 반입부터 중단하고 한미 동맹 파기하여 민족의 눈부신 통일의 길로 뜨겁게 투쟁하자”라고 호소했다.

 

이날 민족자주대회는 민중민주당 학생위원회, 민대협, 노래극단 희망새 등의 공연으로 반미 투쟁의 결의를 더욱 높이는 자리를 만들었다.

 

한편 준비모임은 민족자주대회를 마치고 청와대로 행진할 계획이었으나 태극기 부대를 비롯한 보수단체들의 ‘문재인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로 차량 진입이 어려워 진행하지 못했다.

 

▲ 민중민주당 학생위원회에서 '날자' 노래에 맞춰 율동을 하고 있다.     © 박한균 기자

 

▲ 민주주의 자주통일 대학생협의회에서 개사곡 '통일해' 노래에 맞춰 율동을 하고 있다.     © 박한균 기자

 

▲ 민중민주당에서 미국에 보내는 공개 서한을 낭독하고 있다.     © 박한균 기자

 

▲ 노래극단 희망새의 '들어라 양키야' 노래 공연 모습.     © 박한균 기자

 

다음은 미국에 보내는 공개 서한 전문이다.

 


  

미국은 대북적대정책 폐기하고, 한미합동군사연습 영구히 중단하라! 

 

이 땅 한반도는 미국의 대북적대정책과 핵전쟁 위협, 그리고 이남에 대한 내정간섭과 사대굴종 강요로 고통받아왔다. 그리고 미국은 사실상 조공이나 다름없는 천문학적인 무기도입과 미군 주둔비를 강요하고, 천인공노할 환경오염과 미군범죄를 벌여 우리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해왔다. 어디 그뿐인가! 미국은 우리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사사건건 방해하며 우리 민족의 통일과 단합을 가로막아왔다. 우리 민족 각고의 노력으로 탄생한 6.12 조미공동성명과 남북선언들을 사실상 파탄낸 주범도 바로 미국이다.  

 

이렇듯 미국은 자주통일과 한반도의 평화를 열망하는 우리 민족의 앞길을 가로막고, 온갖 강도적 만행과 수탈로 우리 민족에게 고통만을 안겨주었다.

 

우리는 결코 미국을 용서할 수 없다. 우리 민족을 생지옥으로 몰아넣었던 전쟁위협, 적대정책, 그리고 사대굴종을 이겨내고, 민족자주를 완전히 실현하는 길에 더욱 강력히 투쟁해 나갈 것이다. 단결된 우리 민족의 힘은 언제나 강력하며 반드시 반미자주의 길에서 승리할 것이다.  

 

우리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을 향한 우리 민족의 거족적 진군을 노골적으로 방해하고 있는 미국을 강력히 규탄한다. 그리고 미국의 전쟁위협과 내정간섭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한미합동군사연습을 영구히 중단하라! 

 

미국과 문재인 정부는 온 겨레의 평화의 염원을 저버리고 올해도 한미합동군사연습 ‘20-1’연습을 3월초부터 진행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해상특수전훈련, 한미해병대훈련, 잠수함훈련 등의 대대급 야외기동훈련을 4월부터 진행한다고 한다. 한미합동군사연습은 한반도의 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6.12 조미공동성명과 남북공동선언들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다. 이미 미국의 합의 파탄으로 인해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으로 접어든 현 정세에서 한미합동군사연습 강행은 매우 위험천만한 불장난이다. 우리는 미국에게 요구한다. 6.12 조미공동성명 합의 정신에 맞게 한미합동군사연습을 영구히 중단할 것을 천명하라! 

 

하나. 대북적대정책을 즉각 폐기하라! 

 

미국은 분단이래 조선에 대한 적대정책으로 우리 민족의 단합을 가로막고 한반도의 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해왔다.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으로 조선은 누구도 견디지 못할 엄청난 고통을 받아왔지만 그것을 언제나 자력갱생과 일심단결의 힘으로 이겨내왔다. 최근 조미 양 정상이 합의한 6.12 조미공동성명이 결국 파탄난 것도 바로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때문이다. 대북적대정책은 핵전쟁위협과 군사연습, 경제제재, 그리고 외교적 고립압살과 적대시정책으로 나타났다. 대북적대정책을 폐기하지 않는 한 조미 사이의 대화는 있을 수 없으며,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없다. 우리는 미국에게 요구한다. 조미 협상을 바란다면 대북적대정책을 전면 폐기하라! 

 

하나. 통일방해 내정간섭을 즉각 중단하라! 

 

미국은 최근 한미워킹그룹을 재개하였다. 미국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나 다름없는 한미워킹그룹을 통해 남북 사이의 화해와 협력, 남북선언 합의사항 이행을 사사건건 간섭하고 가로막아왔다. 남북철도 연결사업, 금강산과 개성공단 재개 노력 등 한미워킹그룹에 의해 제동이 걸린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분단 이래 미국은 우리 민족의 화해와 단합, 통일을 위한 주요한 계기들마다 내정간섭과 방해책동을 서슴지 않았다. 최근 남북선언들의 합의와 이행 과정에서도 방해와 내정간섭은 더욱 극에 달하고 있다. 우리는 미국에게 요구한다. 우리 민족의 앞길을 가로막지 마라! 통일방해와 내정간섭을 즉각 중단하라! 

 

하나. 6.12 조미공동성명 이행에 적극 나서라! 

 

미국은 이제 더 이상 조선에 대한 적대정책과 군사적 위협에 매달리지 말고, 다시금 6.12 조미공동성명 이행에 적극 나서야 한다. 대북제재 등 적대정책을 즉각 폐기하고,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조미 사이의 관계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러한 미국 스스로의 노력이 우선적으로 선행되어야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조선에 대한 핵위협정책과 핵무기를 스스로 폐기해야 한다.  

 

우리는 미국이 그동안 벌여왔던 우리 민족에 대한 만행과 수탈, 지배와 간섭책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한반도 평화와 조미공동성명, 남북선언들의 이행을 위해 적극 투쟁해 나갈 것이다. 미국은 우리 민족을 결코 이길 수 없다. 단결된 우리 민족의 힘을 과시하며,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해나갈 것이다.

 

2020년 2월 15일 

민족자주대회 준비모임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친일이 부끄러운 세상을 만들자”

  • 기자명 조혜정 기자
  •  
  •  승인 2020.02.15 10:16
  •  
  •  댓글 0
  •  
  •  

안중근 의사 사형선고일, 아베규탄시민행동 ‘친일정치인 불매운동’ 선포

금요일 저녁, 젊은 청년들로 붐비는 신촌 연세대 앞 거리.
마이크를 통해 질문이 던져졌다.

∙ 자신이 생각하는 ‘친일정치인’이란?

“아베 생각을 미리 아는 듯이 먼저 대변해주는 정치인” (임진희, 노원구)
“아베가 좋아하는 말만 하는 정치인” (최연희, 영등포구)
“**특위는 국론분열, ‘우리 일본’이라고 말하는 정치인” (구현우, 경기 안성)
“NO아베,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무시하는 정치인” (강혜진, 노원)

∙ 친일정치인, 친일정당에 대한 생각을 다섯 글자로 적어본다면?

“그러고싶냐” (방슬기찬, 대학생)
“일본도움당” (이도천, 가전서비스 노동자)
“5월엔안봄” (권순규, 노원구)

4월15일 총선이 끝났을 때 21대 국회에서 “친일정치인은 안 보고 싶다”는 대답이다.
남양주에 산다는 박정옥 씨는 “조국의 적폐”라는 다섯 글자를 적었다. “1948년 제헌국회 때부터 쌓이고 쌓인 폐단을 우리가 청산하지 못했다”면서 “이번 총선에서 쓰레기통에 쳐넣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랑하는 연인끼리, 친구끼리 초콜릿을 주고 받는 발렌타인데이로 잘 알려진 2월14일. 몇 년 전부터 이날은 ‘안중근 의사 사형선고일’, 우리 독립운동의 역사를 기억하는 날로 그 의미가 확산되고 있다.

아베규탄 시민행동(시민행동)은 14일 저녁 신촌 일대에서 ‘역사를 기억하는 시민들의 친일청산’을 다짐하는 퍼포먼스를 벌이며 4월 총선에서 ‘친일정치인 불매 운동’을 선포했다.

“오죽하면 ‘총선은 한일전이다’, ‘국회를 국산화하자’는 말까지 나올 정도겠는가”라는 사회자의 말처럼 총선을 앞두고 진보·시민단체 곳곳에서 ‘친일파 없는 국회 만들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시민행동은 이날 퍼포먼스에 앞서 21대 국회에 ‘친일청산 4대 입법’을 요구하고, 친일청산을 가로막는 친일정치인을 심판·불매하겠다는 선언을 받았다. 4대 입법의 내용은 ▲친일망언 처벌 ▲친일파 재산환수 ▲친일파 국립묘지에서 이장 ▲친일파 훈장 서훈 취소이다.

이날 무대 옆엔 대형 ‘사발통문’이 등장했다. ‘사발통문’이란, 일반인에게 알리는 호소문이나 격문을 쓰고 나서, 주모자가 드러나지 않게 서명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을 사발 모양으로 둥글게 돌려가며 적은 통문이다.

지나가는 시민들이 사발통문 서명하며 선언에 동참했다. 사발통문의 한 구역에 자필로 자신의 이름을 적었다. ‘친일청산’을 요구하는 주민들 속에선 주모자가 누구인지는 중요치 않다. 현장에서 받는 사발통문 중앙의 동그라미는 이름이 적히지 않은 빈 공간이다.

이날 퍼포먼스엔 50여 명의 시민이 참가해 발언, 춤, 공연 등 다양한 퍼포먼스를 벌이며 “독립운동은 못 해도 불매운동은 한다”는 의지를 모았다.

▲ ‘누가 친일정치인이냐’는 물음에 답하는 권순영 서울겨레하나 운영위원장 [사진 : 함형재 현장기자]
▲ ‘누가 친일정치인이냐’는 물음에 답하는 권순영 서울겨레하나 운영위원장 [사진 : 함형재 현장기자]

권순영 서울겨레하나 운영위원장은 ‘누가 친일정치인이냐’는 물음에 대답했다.
지난 여름, 주말동안 거르지 않고 진행된 ‘NO아베 촛불’의 사회자이기도 한 권 위원장은 “선언운동에 동참하는 시민들이 ‘누가 친일정치인이냐’는 질문을 많이 한다”면서 “친일파의 행적을 감추는 대가로 부와 명예를 쌓은 자, 친일청산법 제정을 반대하는 자, 국민들의 반일행동을 무시하는 자, 친일의 역사를 부정하고 강제동원·‘위안부’피해자 분들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자들이 바로 ‘친일정치인’이라고 대답해 준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이 힘찬 박수로 동의했다.

권 위원장은 이어 “그들은 다시 누군가가 ‘친일청산’의 목소리를 높이고,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돼 자신의 기득권이 뺏기게 되는 것을 가장 무서워하고 있다”면서 “올해 총선에서 친일파 없는 국회를 만들어 우리 국민이 원하는 친일청산, 친일청산 입법 등에 대한 국회의 답을 듣자”고 외쳤다.

조영수 언론노조 대외협력실장은 “친일파의 뒷배, 친일파를 친일파 아닌 사람으로 만드는 언론”에 대해 지적했다. 조 실장은 올해 창간 100주년이 되는 조선·동아일보를 지칭하며 “친일미화, 친일 언론의 거짓과 왜곡을 청산하기 위해 조선일보(3월5일), 동아일보(4월1일) 창간일 전후해 광화문에서 조선·동아일보 청산 촛불을 준비하고 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100년이 됐으니 이제 폐간할 때도 됐다”며 시민들의 참여를 호소했다.

올해 총선에서 ‘생애 첫 투표’를 하는 대학생들에게 선언운동을 하고 있는 대학생겨레하나 회원들은 “여의도(국회) 재개발의 의미를 담았다”면서 ‘사랑의 재개발’이라는 노래에 맞춰 공연을 선보였다. 청년겨레하나 회원들은 ‘이 땅의 주인은 우리’라는 노래 공연을 펼쳤다.

퍼포먼스를 마친 참가자들은 “친일이 부끄러운 세상을 만들자”, “4.15 친일정치인 심판하자” 등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연세대 앞길을 행진하며 ‘친일파 없는 국회 만들기’ ‘친일정치인 불매’의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행동이 이렇게 열린 공간에서 ‘친일정치인 불매운동’을 선포한 이유는 총선까지 온·오프라인 공간에서 시민들과 함께 불매운동을 만들어가겠다는 의미이다.

시민행동은 ‘친일정치인 불매운동’ 홈페이지(http://nojapan415.com)를 열어 언제 어디서든 시민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했다. 온라인에서도 ‘불매운동 선언’에 참여할 수 있다. 시민행동은 이 선언을 모아 오는 3월1일 독립문 앞에서 ‘친일정치인 불매 1만인 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2월14일 기준 4천 6백여 명의 시민들이 동참하고 있다.

또, 21대 총선 후보들에게 ‘친일청산 4대 입법’, ‘한국사회 친일청산에 대한 입장’을 묻는 공개질의를 전달하고 그 답변과 명단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며, 국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바탕으로 한 국민검증도 진행할 예정이다.

▲ 사진 : 함형재 현장기자
▲ 사진 : 함형재 현장기자
▲ 사진 : 함형재 현장기자
▲ 사진 : 함형재 현장기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미래한국당 정당 등록은 위헌”, 효력 중단 가처분 신청 제기돼

“비례대표제 이용하는 위성정당마저 헌법으로 보장해야 하나”

김백겸 기자 kbg@vop.co.kr
발행 2020-02-14 18:15:21
수정 2020-02-14 18:15:21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0.02.05.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0.02.05.ⓒ뉴시스
 

비례의석을 노린 미래한국당의 정당등록은 헌법에서 보장하는 국민의 투표권을 침해한다며 정당 효력을 중단해 달라는 가처분신청이 헌법재판소에 접수됐다.

헌법재판소는 14일 오후 오 모 변호사로부터 미래한국당에 대한 정당등록 효력정지가처분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피신청인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다.

오 변호사는 중앙선관위가 미래한국당의 정당등록 승인함에 따라 헌법 제24조에 보장된 선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오 변호사는 가처분신청서에서 "미래한국당의 정당등록 승인으로 인해, 기존 정당의 위성 정당에 불과하고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정당이 아닌 기생정당이 비례투표후보 정당으로 난립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에 유권자는 어느 정당이 적법한 정당인지, 혹은 위법한 정당인지 구별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로써 헌법이 보장한 중대한 기본권인 참정권, 투표권 행사에 심각한 장애가 초래된다"고 주장했다. 

오 변호사는 미래한국당의 창당 과정을 지적하면서 "헌법이 보장하는 정당으로서 존재가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래한국당 창당 과정에서 자유한국당은 자당 소속의 비례의원을 일괄적으로 제명시킨 바 있다. 정당법에 따르면 비례의원이 탈당하게 되면 의원직을 잃기 때문에 제명이라는 절차를 통해 의원직을 유지하면서 미래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길 수 있도록 열어준 것이다. 이에 따라 창당하자마자 국회 교섭단체 지위를 얻은 미래한국당은 100억여원의 국고지원도 받게 됐다.

또 자유한국당 소속이었던 한선교 의원이 미래한국당 대표로 지정된 것은 물론 미래한국당 지역당 사무실이 자유한국당 사무실과 같은 주소로 등록돼 있는 등 자유한국당이 미래한국당의 창당을 주도한 정황도 드러나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오 변호사는 "미래한국당은 창당과정에서 보인 바와 같이 헌법이 보장한 비례투표제를 교묘히 이용할 목적으로 설립됐다"며 "특히 현역비례의원을 이동시켜 국고보조금을 횡령하고 난 뒤 총선 이후에 다시 자유한국당과 합당할 것이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울산시당 사무실이 논밭 한가운데 창고로 등록돼 있었다고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밝혔다.
자유한국당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울산시당 사무실이 논밭 한가운데 창고로 등록돼 있었다고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밝혔다.ⓒ이재정 페이스북

또 미래한국당이 비례의원 의석을 노리는 데 대해서도 "현행 공직선거법은 ‘연동형 비례투표제’를 도입해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고 소수정당에 대한 유권자의 정치적 지지의사를 존중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라면서 "그런데 미래한국당은 원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의원을 파견해 비례의원을 당선시킬 목적으로 설립된 위성정당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러한 위성정당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정당으로서 존재가치를 상실한 불법 사조직에 불과하다"고 일갈했다. 

오 변호사는 미래한국당 정당등록에 대한 위헌소원을 신청하는 동시에 21대 총선이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미래한국당에 대한 정당효력을 즉시 중단시켜야 한다고 가처분 신청의 배경을 설명했다. 

오 변호사는 "21대 총선이 약 2개월 앞두고 있고, 공식선거기간 시작과 투표용지 인쇄 등 총선일정을 고려할 때 총선 실시 전에 이 사건 가처분을 인용하여야 할 긴박한 사정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오 변호사는 '민중의소리'와의 통화를 통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한선교 의원을 미래한국당 대표로 파견하고, 비례의원을 제명이라는 형식만 거쳐 임의로 당적만 옮겨 교섭단체로 100억원의 돈을 타내서 총선에 이용하려는 것마저도 헌법이 보장해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오 변호사는 "미래한국당 정당등록 승인에 대한 헌법소원도 낼 계획"이라며 "지금 진행되고 있는 총선 전에는 결론이 나오기 어려울 것 같아서 가처분시청 먼저 냈다"고 밝혔다.

김백겸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트랜스젠더의 존재에 물음표 던지는 '터프'의 입장

[여대의 트랜스젠더, 그가 남긴 질문 ①] '여성'이란 무엇인가
2020.02.15 08:48:04
 

 

 

 

'숙대 트랜스젠더 A씨 케이스'는 A씨가 입학을 포기하면서 일단락됐다. 합격 사실이 알려진 지난달 30일부터 약 10일간 숙대는 화제의 중심에서 내홍을 겪었다. 입학을 환영한다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입학을 반대한다는 목소리는 거셌다. 학내 온라인 익명 게시판에는 '입학하면 괴롭혀서라도 쫓아내겠다'는 말까지 올라왔다. 합격자였던 A 씨도 해당 반응들을 봤을 터. 결국 지난 7일 그는 입학을 포기했다. '포기 당했다'에 가까울 것이다.
 
그러나 그가 던진 숙제는 우리 사회에 많은 것을 시사한다. 트랜스젠더의 성별정정을 사실상 법적으로 인정한 때는 2006년. 그후 우리 사회는 그들을 받아들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  
 
그에게 가해진 위협과 폭력은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이루어졌다. 숙대 학생들은 왜 그를 '여성'으로 인정하지 않았나. '여성'이란 무엇인가. 이건 A 씨만의 일도, 숙대 만의 일도 아니다. 이번 사건은 '페미니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내포한다. 따라서 트랜스젠더 등 소수자의 인권 문제에 몰입해 '전선'을 긋는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판단이 섰다. 숙대라는 집단의 여성 구성원들이 그를 받아들이지 않는 논리는 무엇인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논쟁 속으로 들어갈 필요가 있다. '페미니즘 리부트' 불길이 붙은 지 6년, 페미니스트 운동가들은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프레시안>이 각기 다른 입장의 숙대 학생들을 만나 'A 씨 사태'가 남긴 과제들을 이야기해봤다. 먼저 스스로 '레디컬 페미니스트(급진 페미니스트)'라 소개한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후엔 그의 주장과 다른 목소리를 함께 다룰 것이다. 편집자 
 
A 씨 입학 반대 태스크포스를 운영한 김지연(생명 16) 씨. 화장기 없는 얼굴에 짧은 머리, 소위 '탈코르셋'을 한 그는 스스로 '래디컬 페미니스트'라고 소개했다. 
 
김 씨처럼 트랜스젠더를 배제하는 래디컬 페미니스트를 TERF(터프. trans-exclusionary radical fesminist) 라고 한다. 모든 래디컬 페미니스트가 트랜스젠더를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TIRF(티어프. trans-inclusionary radical feminist)는 트랜스젠더를 포용한다.
 
터프 중 유명한 인물은 2014년 <젠더는 해롭다>를 쓴 호주의 정치학자 쉴라 제프리스가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세 차례 강연을 한 그는 "트랜스젠더 여성은 여장에 성적 패티시를 느끼는 남성"이라며 "트랜스젠더 여성은 사회적 여성성을 수행해 가부장제를 공고화한다"고 주장했다. 
 
김 씨 또한 그런 사상에 동의한다. 김 씨는 "A 씨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생각한다"며 "성별정정을 허가해 준 법원을 상대로 헌법소원을 낼 생각까지 있었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숙명여대 본관 앞에 게시된 대자보. 트랜스젠더 A 씨의 입학에 반대하고 있다. ⓒ프레시안(조성은)

프레시안 : 법적으로 성별이 정정되고 정당한 절차로 합격한 A 씨의 입학을 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이었나. 
 
김지연(이하 김) : 외부 성기를 수술했다고 남성이 여성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남성이 여성의 공간을 침투할 때 여성들의 안전은 어떻게 되는가. A 씨가 굳이 여대를 선택한 것은 자신이 여성이라는 것을 인정받기 위해서다. 숙대는 여성들을 위한 공간이다. 왜 남성이 여성임을 주장하며 여성의 범주를 깨는가. 왜 여성들로만 이루어진 안전한 공간을 남성이 들어옴으로써 파괴하려 하는가. 
 
프레시안 : 남성은 절대 여성이 될 수 없는 건가. 여성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김 : 여성으로 태어나 사회구조적으로 차별과 억압을 받고 가부장제 사회의 폭력에서 살아남은 존재라 생각한다. 여성은 차별받아온 당사자성을 가진다. 여성이라고 주장하지만 남성으로 살아온 트랜스젠더 여성이 그런 당사자성을 가질 수 있나. 
 
여성으로 태어난 것 자체가 여성이다. 여성이 차별받는 이유는 여성으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사회적 성별 때문이 아니다. 우리 신체는 성기로 결정되지 않는다. 성기수술로 대체되는 존재가 아닌데 성기를 수술했다고 여성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됐다 생각한다.
 
프레시안 : 여성의 삶이 반드시 억압과 차별만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김 : A 씨는 수능시험장에서 원피스를 입지 못했다고 했다. 원피스를 입는 게 여성성과 무슨 상관인가. 그건 코르셋이다. 저와 같은 페미니스트들은 그 코르셋을 벗겠다고 투블럭(머리 스타일)을 하고 안경을 쓴다. 나에게 억압이었던 것을 자신이 누려야 할 권리라 하는 사람이 어떻게 여성의 억압을 이해하겠는가. 
 
개인의 삶은 사회 구조에서 벗어날 수 없다. 가부장제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여성의 삶은 억압과 차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트랜스젠더리즘(트랜스젠더 이슈를 다루는 담론)의 최종적인 목표는 남근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정신적으로 여자라고 느끼면 여성의 공간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 기준은 무엇인가. 그리고 누가 결정하는가. 성도착증 환자가 트랜스젠더라 주장하며 여성의 공간을 침범할 때 막을 수단도 없다. 여성의 권리를 위해 유지해 온 공간이 그러한 남성들로 인해 파괴될 수도 있다. A 씨의 여대 입학이 그 시작이라고 봤다. 처음엔 수술한 남성이겠지만 그 다음엔 비수술 남성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프레시안 : 법적으로 성별 정정을 거친 A 씨를 남성으로 볼 근거도 없지 않은가
 
김 : 외부성기가 여성의 것을 하고 있다고 해서 여성이라는 건 여성혐오적이다. 여성의 신체는 삽입 가능한 구멍이 아니다. 여성은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아왔다. 그 차별과 억압을 자기 정체성이라 주장하는 건 여성에 대한 기만이다. 
 
법적성별이라고 하는데 트랜스젠더에 대한 제대로 된 법률이 없다. 예규라고 판사의 자율적 판단에 따르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여성'이면 성별을 정정해주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여성이 무엇인가. 머리 기르고 화장하고 치마 입으면 사회적인 여성인가. 그렇다면 머리 짧으면 남성이 되는 것인가. 
 
A 씨의 행보는 여성에게 모욕적이다. 나는 가부장제 하에서 성적대상화의 대상이 되는 내 신체를 혐오해왔는데 그걸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보나. 차별과 억압이 선망이 되나.
 
프레시안 : 비수술 트랜스젠더도 있지 않은가. 트랜스젠더들은 타고난 신체와 자신의 정체성이 달라 '디스포리아'를 겪는다. 정말 스스로 자신이 원래 여성인데 신체가 남성으로 잘못 태어났다고 여길 수도 있지 않은가. 피해자성을 선망하는 것과는 다른 것 같다.
 
김 : 여성이라고 느끼는 이유가 무엇인지 도리어 묻고 싶다. 나는 내가 여성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여성이라고 느낀다. 여성으로 태어나 차별과 억압을 받았기 때문에 여성으로서의 당사자성을 가진다. 그들은 무엇으로 스스로를 '여성'이라 느끼는가. 
 
만약 내가 팔이 멀쩡히 있는데 잘렸다 느낀다면, 정신과 치료를 받으라 하지 실제 팔을 자르라고 하지 않는다. 그런데 남성이 여성이라 생각할 때는 수술을 권한다. 이상하지 않은가.
 
가부장제가 없다면, 사회적 성 역할이 없다면 스스로 내가 남성이다, 여성이다 생각하는 게 없을 것이다. 그냥 그런 남성, 그런 여성으로 살면 되는 것 아닌가.
 
프레시안 : 사회적 여성성과 남성성이 사라진다면 머리 짧고 화장 안한 여자가 자연스러워지고 머리 길고 화장한 남자가 자연스러워질 것이다. 그럼 정말 성기의 형태는 성별과 상관없어지는 것 아닌가. 
 
김 : 그럼 정말 '트랜스젠더'라는 것이 필요 없어질 것이다. 수술을 안 해도 살아갈 수 있으니까. 사회가 자꾸 남성성과 여성성이라는 틀에 사람을 규정하려고 하니까 트랜스젠더가 생기는 것이다. 
 
남성이 자신을 정신적 여성이라 생각한다 해서 여성이 될 수는 없다. 사회적으로 남성으로 길러져 온 사람이 수술했다고 여성이 될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정신이 여성이라는 것도 여성성이라는 허구가 머리에 각인됐기 때문이다. 여성운동은 그걸 파괴하는 것이다.
 

▲숙명여대 본관 앞에 게시된 대자보. 트랜스젠더 A 씨의 입학에 반대하고 있다. ⓒ프레시안(조성은)

프레시안 : 성별이분법을 파괴하면 여성의 범주도 당연히 파괴되는 것 아닌가.
 
김 : 성별이분법이 파괴되는 것과 남성에 의해 여성의 범주가 침투되는 것은 분명 다르다. 우선 사회적인 성별, 성별에 따른 사회적 역할이 없어져야 한다. 
 
프레시안 : 트랜스젠더가 반드시 사회적인 여성성과 남성성을 따르는 것은 아니다. 화장 안 하고 바지를 좋아하는 트랜스젠더 여성도 있다. 사회적 젠더가 없어지면 트랜스젠더도 없어진다는 말은 트랜스젠더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 아닌가.
 
김 : '트랜스젠더 혐오자'라는 낙인도 여성을 향한다. 이상하다. 실질적으로 트랜스젠더에게 폭력을 행사하는건 남성이다. 여성들은 반대로 트랜스젠더로부터 위협을 받는다. 왜 여성들에게 자신들의 존재를 인정하라고 강요하는가.
 
우리를 트랜스젠더 혐오자로 몰아가지만 저를 비롯해 A 씨 입학 반대에 연서명한 학우들 모두 평범한 학생들이다. A 씨가 입학했을 때 침해받는 우리의 권리는 누가 보호하나. 남성과 함께 화장실을 쓰고 기숙사를 쓰고 샤워실을 써야 한다. 우리가 느끼는 공포는 생존과 직결된 것이다. 그걸 혐오라고 몰아가서는 안된다. 
 
프레시안 : 트랜스젠더의 위협이라는 것을 장기적으로 확인할 수 없는 사람이 여성의 공간을 침범하는 것을 말하는 것인가. 
 
김 : 그건 최종적인 것이다. 여성의 정체성이 남성에 의해 해체되는 것을 경계한다. 남성중심 사회에서 여성의 공간은 소중하다. 여성의 권리와도 직결된 문제다. 트랜스젠더의 입학을 받아들이는 것은 권력자 남성에 의해 약자인 여성의 공간이 해체되는 것이다. 여성운동의 시작을 파괴하는 것이다. 
 
프레시안 : mtf 트랜스젠더(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만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ftm 트랜스젠더(여성에서 남성으로 전환)도 존재한다. 
 
김 : 조금 다른 문제라 생각한다. 남성으로 전환한 트랜스젠더의 경우는 남성성이 가진 권력을 선망하는 것이다. 성차별의 결과라 본다. 남성과 여성이 사회적으로 동등한 권력이 있었다면 과연 남성이 되고 싶었을까. 제 친구 중에 그런 친구가 있다. 스스로를 남성으로 정체화했다가 다시 여성으로 정체화했다.  
 
프레시안 : 이화여대의 김혜숙 총장은 '여대의 목표는 여대의 소멸'이라고 말했다. 가부장제에 저항하는 게 페미니즘 운동이라면 가부장제에 저항하는 다른 집단과 연대할 수 있지 않은가. 모든 의제에서 트랜스젠더와 함께할 수는 없을지라도 어떤 의제에서는 함께할 수 있지 않은가. 
 
김 : 어떤 의제에서는 게이 남성과 연대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것 보다는 기존 퀴어 담론에서 벗어난 레즈비언 운동이 선행돼야 한다. '퀴어'는 왜 항상 게이 남성으로 대표되는가. 어떤 운동이든 중심엔 항상 여성이 있어야 한다. 그 중심을 해체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그래서 트랜스젠더리즘과 페미니즘은 상충할 수밖에 없다. 
 
프레시안 : 재밌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지금 김지연 씨가 하는 말과 트랜스젠더, 그리고 트랜스젠더와 연대하는 페미니스트들이 말하는 지향점이 같다. 그들 또한 성별이분법과 가부장제에 저항한다. 
 
김 : 그분들은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세련된 방식으로 여성혐오를 하고 있다. 일부 해외 국가에서는 성기수술을 하지 않은 비수술 트랜스젠더도 자신이 여성이라 주장하면 여성의 공간을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결국 남성이 여성의 공간을 침범하는 것이다. 그것 자체가 여성이란 무엇인가를 파괴한다. 그럼 운동이 시작될 수 없다. 노동자 개념이 해체되면 노동운동이 안 되고 흑인운동을 백인이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프레시안 : A 씨는 이미 스스로를 남성이라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남성들 사이에서도 남성으로 여겨지지 않는데 A 씨의 입학을 '남성의 침범' 혹은 '여성의 공간에 침투한 남성의 성취'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김 : 남성 집단 내에서 차별과 혐오를 받는다 해서 여성의 당사자성을 가지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 가부장제를 타파하려면 여성의 파이를 뺏으려 하지 말고 남성의 공간에서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으려 해야 한다. 
 
인권은 파이 싸움이 아니라고 흔히 말한다. 하지만 여성의 권리는 파이 싸움이다. 여성의 역사는 남성만이 누리던 특권을 쟁취하면서 진행됐다. 하지만 트랜스젠더가 입학한다는 것은 여성의 권리를 뺏겠다는 것이다. A 씨가 입학하면 입학할 수 있었던 다른 한 명의 여성의 권리를 빼앗는 것이다. 
 
프레시안 : A 씨도 무섭지 않았을까. 한 번도 본 적 없는 2만 명의 사람들이 자신의 입학을 반대했다. 
 
김 : 헌법소원을 이야기할 때 저는 더 무서웠다. 트랜스젠더들한테 칼 맞을까봐. 수술 받은 남성은 제 신상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 그분이 느낀 공포가 제가 여성으로서 가지는 공포와 같을까. 
 
저를 혐오주의자로 낙인찍은 사람들은 페미니즘계의 권위자들이다. 저는 제 미래를 걸고 트랜스젠더 A 씨의 입학을 반대한 것이다. 
 
프레시안 : 우려스러운 것은 동성애자 남성을 배제하고 트랜스젠더 여성을 배제하고, 남성과 결혼을 했다는 이유로 기혼 여성도 배제하지 않나. 갈수록 배제하면 남는 사람이 없을 것 같다. 
 
김 : 레즈비언 래디컬 페미니스트 운동이 대두된 이유를 이해한다면 그렇게 말할 수 없다. 게이 남성과 여성운동이 분리된 것도 퀴어 운동 내에서 작용하는 여성혐오 때문이다. 퀴어가 게이 남성으로 대표되고 여자 레즈비언은 지워졌다. 그런 맥락을 이해해야한다. 그들의 여성혐오를 방관하고 여성들에게 그들을 받아들이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우리의 페미니즘 운동은 모든 의제에서 여성을 우선시 하는 것이다. 트랜스젠더와 게이와 연대할 수 있다. 다만 페미니즘이 우선시되는 것이다.  
 
다음 회에선 숙대 트랜스젠더 A씨의 입장에 선 인터뷰를 싣습니다. 양 측의 주장을 비교해보는 것이 이번 사안이 내포하고 있는 '본질적 문제'에 조금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믿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전주 첫 투표 청소년, 친일정치 불매 캠페인

‘투표는 처음이라’ 캠페인 팀 만들고 유권자운동 시작
전주=김성희 통신원  |  tongil@tongil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승인 2020.02.14  21:44:31
페이스북 트위터
   
▲ 'NO 친일 정치 불매. 21대 총선을 친일청산의 날로!' [사진-통일뉴스 김성희 통신원]
   
▲ 올해 첫 투표를 하는 청소년들이 14일 전북대학교 버스킹존에서 ‘친일정치 불매 캠페인’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김성희 통신원]

올해 첫 투표를 하는 청소년들이 발렌타인데이보다는 안중근 의사 사형 선고일을 기억하자며 14일 오후 1시 전북대학교 버스킹존에서 ‘친일정치 불매 캠페인’을 진행했다.

대학 입학을 앞둔 새내기들로 구성된 ‘투표는 처음이라’ 캠페인 팀은 지난 해 일본의 경제침략에 분노하며 자발적 불매운동을 벌인 시민들의 마음을 이어 이번 총선에서 친일 정치를 불매하자고 제안했다.

특히 올해 첫 선거를 하는 청소년들이 바른 역사 인식을 토대로 투표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캠페인팀은 21대 국회의 역할로 ‘친일 반민족행위자 재산환수법’ 등 4대 입법과제를 제시했다. [사진-통일뉴스 김성희 통신원]

이들은 민의를 대표하는 국회에서 ‘지금은 친미, 친일을 해야 할 때’, ‘반민특위로 인해 국민이 분열했다’ 등의 친일 발언과 왜곡된 역사 인식을 드러내는 정치인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친일잔재 청산을 위한 각종 법안이 외면당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팀원들은 21대 국회는 친일 잔재를 완전히 청산하여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제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친일 반민족행위자 재산환수법’, ‘반민족 행위자 서훈 취소를 위한 법 개정’, ‘친일파 국립묘지 이장을 위한 법 개정’, ‘친일망언 역사왜곡 처벌법’ 등 4대 입법과제를 제시했다.

   
▲ 친일정치 불매를 위한 사발통문. [사진-통일뉴스 김성희 통신원]
   
▲ 캠페인을 지켜보던 시민들이 최악의 친일 망언 스티커 설문에 참여했다. [사진-통일뉴스 김성희 통신원]

캠페인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공감을 표하며 친일정치 불매를 위한 사발통문 선언에 서명하고 최악의 친일 망언 스티커 설문에 참여했다. 캠페인 팀은 친일정치 불매 버튼을 나누어주며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투표는 처음이라’ 팀은 지난 1월 31일 첫 모임을 가진 후 친일 역사와 청산 과제를 스터디하고 활동 계획을 토론한 후 온라인 활동부터 시작했다.

   
▲ 설문에 응하고 있는 시민들. [사진-통일뉴스 김성희 통신원]

이후에는 첫 선거를 하는 또래들을 대상으로 친일정치 불매 아카데미를 개최하여 공감대를 넓힌 후 3월 1일을 기해 정식 기자회견을 연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국회의원 후보자들에게 친일청산 4대 입법 과제를 묻는 질의를 하고 그 결과도 공개할 예정이다. 

   
▲ ‘친일정치 불매 캠페인’ 전경. [사진-통일뉴스 김성희 통신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사드철회평화회의 “사드 전면 확장 배치, 한반도 정세 더욱 악화시킬 것”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0/02/14 [16:25]
  •  
  •  
  •  
  •  
  •  
  •  
 

 

▲ ‘사드철회평화회의’가 14일 오전 11시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사드 전면·확장 배치 중단 및 방위비분담금의 불법 사드 공사비 허용 철회 촉구 기자회’을 열었다. [사진제공-평통사]     ©자주시보

 

사드 전면 확장 배치는 교착상태에 잇는 남북북미관계는 물론이고 한중관계를 더욱 파국으로 몰아갈 것이다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과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소성리사드철회성주주민대책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사드철회평화회의가 14일 오전 11시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사드 전면·확장 배치 중단 및 방위비분담금의 불법 사드 공사비 허용 철회 촉구 기자회을 열고 이런 입장을 피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성주김천 주민들과 원불교 교도들평통사와 민주노총한국진보연대 등 60여 명이 참가했다.

 

사드철회평화회의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사드 전면이동추가배치는 가뜩이나 교착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남북북미관계를 더욱 악화시키고 한중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감으로써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을 천명한 판문점·평양선언과 싱가포르 성명을 휴짓조각으로 전락시킬 수 있는 위험천만한 조치라고 규탄했다.

 

강현욱 사드배치저지 소성리 종합상황실 대변인은 이번 미 육군 예산서에서 사드 배치를 전면 확장하고자 방위비 분담금으로 군사 건설비 예산을 편성하였고이는 전면배치를 전제로 추진되는 것이다라며 사드 배치 전면 확장 계획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김종희 사드배치 반대 김천시민대책위 기획팀장은 사드 철회가 평화를 위한 걸음이라 굳게 믿고 지금껏 투쟁해왔다미국은 우리 땅에 미국을 위한 무기를 배치해놓고 우리 정부한테 돈도 달라고 한다우리 성주 김천 주민들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4년간 싸워왔다그것은 문재인 정부가 얘기해온 평화 번영 통일의 길에 사드가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문재인 정부는 당당히 사드 철회를 결정해라라고 촉구했다.

 

오례란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집행위원장은 작년 4월 평택 미군기지에서 사드 요격 미사일 장착 훈련이 있었다그런데 2월 10일 미사일 방어청장은 발사대와 포대를 분리해 발사대를 평택이나 군산부산 등으로 이동 배치하거나 아예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를 언급하고 있다미국이 사드의 전면 확대 배치를 추진하고 있다라며 미국을 규탄했다.

 

계속해 그는 “11차 방위비 분담협정이 체결되어있지도 않은 상태에서 한국이 비용을 부담할 아무런 명분도 근거도 없다라며 사드의 전면 확장 배치 계획을 규탄했다.

 

김병규 한국진보연대 자주통일위원장은 서울과 전국에서 방위비 분담굴욕협정 중단하라는 투쟁을 하고 있다국민들도 방위비 분담금에 반대하는 여론이 높다소성리김천 주민들이 사드철회 투쟁에 앞장서왔기 때문이다앞으로도 전국 곳곳에서 불평등한 한미동맹에 대한 싸움을 이어나갈 것이다라고 결의를 밝혔다.

 

최윤정 사드배치반대 김천대책위 부위원장김찬수 사드배치반대 대구경북대책위 대표와 강현욱 원불교 교무 등은 기자회견의 내용이 담긴 공식 입장문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미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청은 10(현지 시각) 2021년도 국방 예산 요구안에서 사드 성능 개량비용으로 약 10억 달러(약 11000억 원)가 포함됐다고 밝혔다여기에는 성주에 배치된 사드도 해당한다. ‘성능개량의 핵심은 발사대를 포대에서 분리해 이동 배치하고 원격 발사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한편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14일 기자 간담회에서 미국이 사드 성능개량 계획을 공개한 것과 관련한 질문에 “(미국 계획에는미국 측에서 무기체계를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것이 대부분의 내용이고 배치에 대해서는 구체화한 것은 없다배치 부분에 대해 전혀 논의되거나, (미국 계획이성주를 벗어나서 어디로 가게 된다는 것이 나온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아래는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아래------------------------------

 

기자회견문]

 

한미 당국은 사드 전면(정식), 이동(확장), 추가배치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

방위비분담금을 사드 기지 공사비로 사용하도록 허용한 문재인 정부를 규탄한다.

 

한미 당국이 사드의 전면(정식), 이동(확장), 추가 배치를 꾀하고 있다부지공여와 환경영향평가도 시행하지 않은 채 현재 가배치 상태에 있는 사드를 전면(정식배치하고 소위 주한미군긴급작전요구(JEON)’ 하에 발사대와 포대를 분리하여 발사대를 평택이나 군산부산 등으로 이동 배치하며사드와 패트리엇 체계의 통합을 업그레이드하고아예 사드 체계 자체를 추가로 들여오겠다는 것이다이러한 사드 전면이동추가배치는 가뜩이나 교착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남북북미관계를 더욱 악화시키고 한중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감으로써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을 천명한 판문점·평양선언과 싱가포르 성명을 휴짓조각으로 전락시킬 수 있는 위험천만한 조치가 아닐 수 없다더구나 미 국방부는 사드 전면 배치에 따른 소성리 사드 기지 건설과 운영유지비 등을 방위비분담금으로 충당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혔다미 육군 예산에 아예 소성리 사드 기지의 탄약고 등을 방위비분담금으로 건설하겠다고 못박은 것이다이는 사드 도입 이후 지금까지 사드 기지 건설비와 운영유지비를 미국이 부담한다고 공언해 온 한국 당국의 대국민 약속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이에 우리는 사드의 전면이동추가배치와 사드 기지 건설을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이의 즉각적 철회와 방위비분담금 사드 기지 건설비 사용 중단을 요구한다.

 

현재 소성리 사드 배치는 가배치 상태에 불과하다이를 전면정식 배치하기 위해서는 미군에 대한 부지 공여와 전략환경평가 등이 시행되어야 한다그러나 부지 공여와 전략환경영향평가 등은 모두 중단되어 있다절차적법적 요건을 전혀 갖추지 못한 임의의 기지에 불과한 것이다이에 절차적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기지에 사드를 전면정식 배치하기 위한 탄약고 등을 건설하는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불법이며 언어도단이다.

 

사드의 이동(확장배치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의 사거리가 길어지고 정확도가 높아짐에 따라 사드의 생존율을 높이는 한편 오산평택군산 등의 미군기지와 부산광양 등 한반도 유사시 미 증원군의 동원 루트를 보호하기 위한 작전 요구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사드는 본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체계가 아니라 사거리 1,000Km 이상의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것이자 북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정확도가 높아져 사드를 어디로 이동 배치하든 미군기지를 지킬 수 없고 생존 자체도 어렵다.

 

사드 추가배치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겠다고 시진핑 주석에게 한 약속을 깨뜨리는 것으로써 한중관계의 파국과 제2의 경제보복을 자초하는 것이자 우리의 안보와 경제를 오히려 위태롭게 할 뿐으로결코 가서는 안되는 길이다.

이에 우리는 사드 전면 배치이동배치추가배치 계획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의회에 제출된 미 육군 2021년 회계연도 예산 설명 자료에 따르면 미 육군은 소성리 사드 부지 내 탄약보관시설상하수도전기시설도로포장공사 등 건설 공사에 4900만 달러(약 580억 원)를 편성하고이 비용을 한국이 제공하는 방위비분담금에서 사용할 계획이다이 자료는 “(한미 사이에방위비분담금 사용 가능성이 협의되었고 방위비분담금이 이 요구를 지원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이는 문재인 정부가 소성리 사드 기지 건설비로 방위비분담금을 사용할 수 있게 허용해주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사드 건설비를 한국 돈방위비분담금으로 충당하는 것은 한국은 사드 부지만 제공하고 나머지 부지 건설비와 운영유지비는 미국이 부담한다.’던 그동안의 한국 당국의 대국민 약속을 뒤집는 것이다또한 이는 방위비분담금으로 사드 부지의 개선 같은 최근 급작스럽게 발생한 비용도 부담할 수 있다.”는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의 증언(2017.4)에 대해서 당시 한국 국방부 대변인이 제공된 부지 내에 새로 건물을 짓는 것은 미국 측에서 부담해야 한다.”고 반박한 데서도 재확인되고 있다.

 

또한 사드 기지 건설비를 방위비분담금으로 충당하는 것은 한미소파 위배다한미소파 5조는 시설과 구역을 제외한 주한미군 주둔 경비는 미국이 모두 부담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사드 기지 건설비를 미국이 부담하도록 못박고 있는 것이다이에 방위비분담금으로 사드 기지 건설비를 부담하는 것은 명백히 한미소파를 위배한 불법적 행위다.

 

또한 방위비분담금으로 사드 기지를 건설하는 것은 방위비분담금협정 어디에도 소성리 사드 기지 건설에 방위비분담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내용이 없다는 점에서 불법이다. 10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에도 그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은 아직 체결되지도 않았고 국회비준동의도 받지 않았다더구나 소성리 사드 기지는 부지공여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았고 전략환경영향평가도 시행되지 않는절차적법적 요건을 갖춘 기지가 아니며따라서 방위비분담금의 군사건설비 항목을 적용할 대상이 아니다.

 

소성리 사드 기지 건설비를 방위비분담금으로 충당할 수 있게 허용해준다면 향후 사드의 이동확장추가배치에 따른 추가 기지 건설비를 모두 한국이 부담함으로써 그 비용은 수조 원대의 천문학적 액수로 늘어나기 십상이다또한 사드 기지 운영유지비(유류비전기수도가스 등 공과금각종 폐기물 처리비용군무원 인건비 등)까지 방위비분담금으로 대 줄 가능성이 커진다미국이 준비태세’ 명목으로 요구하고 있는 6조 원의 방위비분담금을 사실상 관철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이에 우리는 사드의 전면이동추가배치 중단과 방위비분담금 사드 기지 건설비 사용 허용 철회를 강력히 촉구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추가 배치 이후 환경영향 평가 이후 정식배치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2018년 한반도 평화가 불어오는 그때 사드 기지공사를 시작하는 정부는 사드 정식배치를 결정한 것 아니냐는 우리의 물음에 정세가 변화된 것 없으니 입장도 변화된 것 없다는 말까지 늘어 놨다그러나 미국은 이미 정식배치를 전제로 한 전면 확장배치 예산을 책정하고 2019년 8월엔 전 세계 사드를 통합하는 훈련까지 진행했다소성리에서는 사드기지를 완성하는 기지공사가 진행되고 있다그런데도 정부는 우리에게 정식배치는 결정되지 않았으니 믿어달라 말하고 있다언제까지 국민을 기만할 것인가?

 

2017년 사드 불법 반입 이후 단 하루도 마음편한 날 없이 고통받는 우리 성주소성리김천 주민들과 원불교 교도들시민사회 단체들은 문재인 정부에 방위비분담금의 사드 공사비 사용 즉각 철회와 사드 전면·확장 배치 중단, ‘임시’ 배치된 사드의 철거를 다시한번 강력히 촉구한다. 

 

2020년 2월 14

사드철회평화회의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성폭력으로 얼룩진 한국체육계의 ‘부끄러운 현주소’

정희완·탁지영 기자 roses@kyunghyang.com

입력 : 2020.02.14 06:00

 

<b>근절 외쳤지만…</b> 지난해 1월9일 당시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조재범 전 쇼트트랙 코치의 성폭력 의혹에 대한 대책을 발표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근절 외쳤지만… 지난해 1월9일 당시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조재범 전 쇼트트랙 코치의 성폭력 의혹에 대한 대책을 발표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대책은 재탕, 부실 조사에 2차피해까지…말만 요란한 문체부

감사원 감사 결과 
2013년에 만든 방안 또 발표
신고받고도 아무 조치 안 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체육 지도자의 성폭행 의혹이 불거진 뒤 내놓은 대책 가운데 일부가 기존 방안을 재탕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체육계는 스포츠비리에 미온적으로 대처하거나 비위 지도자 관리를 부실하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13일 ‘국가대표 및 선수촌 등 운영·관리실태’ 감사 결과 총 40건의 지적사항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1월 조재범 전 쇼트트랙 코치의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뒤 문체부가 공익감사를 청구하면서 진행됐다. 

감사원은 문체부가 스포츠비리의 개선 대책을 내놓은 뒤 이행 여부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문체부는 지난해 1월 성폭행 근절 대책을 발표하면서 ‘체육단체 간 징계정보 공유 시스템’ 구축 방안을 포함시켰다. 이 대책은 문체부가 2013년 수립했던 방안이었다.

대한체육회는 2017년과 2019년 다른 체육단체에서 자격정지 1년 이상의 징계를 받은 사람도 지도자 등록이 가능토록 정관과 관련 규정을 개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비위 지도자가 다른 체육단체로 이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둔 조치이지만 문체부는 이를 그대로 수용했다.

성폭행 범죄의 조사가 부실하게 진행돼 2차 피해가 발생한 사례도 적발됐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2017년 6월 장애인 조정 국가대표 코치 ㄱ씨의 강제추행 및 언어폭력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3명과 목격자 1명의 진술을 확보했다. 그럼에도 가해자가 부인한다는 이유로 사건을 직접 처리하지 않고 장애인조정연맹에 이첩했다. 연맹은 추가 조사 없이 ㄱ씨의 언어폭력 혐의만 인정해 자격정지 6개월 처분을 내리는 데 그쳤다. 

ㄱ씨가 피해자와 같은 팀으로 경기에 출전해 피해자가 ㄱ씨를 피해 다녀야 하는 일도 발생했다. 피해자들은 ㄱ씨를 직접 고소했고, ㄱ씨는 2018년 9월 강제추행 혐의가 인정돼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았다. 

문체부가 2014년 2월에 설치한 ‘스포츠비리 신고센터’도 부실하게 운영됐다. 신고센터는 같은 해 7월부터 3년 동안 접수된 10건의 비리 신고를 조치 없이 방치했다. 대한체육회의 관리 부실로 산하 10개 회원 종목 단체 비위 지도자 18명이 그대로 등록되기도 했다.

문체부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신속하게 후속 조치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체부는 지난달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스포츠 윤리센터’ 설립, 체육 지도자 자격정지 및 취소 요건 강화, 징계정보 시스템 및 지도자 범죄경력 조회 등의 근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선수 인생 끝날까봐 억지로 모르는 척…말할 곳 없는 장애인

<b>어디로 가야 하나요</b> 장애인 운동선수들이 각종 폭력 피해를 경험하고 있지만 이를 알리지 못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어디로 가야 하나요 장애인 운동선수들이 각종 폭력 피해를 경험하고 있지만 이를 알리지 못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인권위 조사 결과 
10% 성희롱·성추행 등 경험
대다수 도움 요청·신고 못해
 

“코치가 여자 선수들의 동의 없이 머리나 어깨 등 신체 일부를 만지는 걸 봤어요. 한 동료 선수는 불이익을 받을까 겁이 나 신고하지 못했어요.” 장애인 선수 ㄱ씨의 목격담이다. 그는 “신고했다가 코치와 사이가 틀어지면 경기 출전 등 운동선수로서의 삶이 위태로워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가인권위 조사 결과 장애인 운동선수 5명 중 1명이 구타, 욕설, 비하 등 13가지 유형의 폭력 피해를 겪었다. 10명 중 1명은 성폭력을 경험했다. 인권위는 대한장애인체육회에 등록된 1만709명 중 1554명(남성 1180명, 여성 37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실태조사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조사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의뢰해 지난해 10월2일부터 31일까지 실시했다.

선수 354명(22.2%)이 폭력 피해를 경험했다. ‘협박이나 욕, 모욕적인 말을 들은 적 있다’는 응답이 13%로 가장 높았다. 한 선수는 “동료 선수들로부터 내 자신의 몸(체형)에 대한 놀림이 많아 운동을 그만두고 싶었지만 그만두게 될 경우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체벌(8.8%)과 구타(6.9%) 피해를 호소했다. 주요 가해자는 지도자(51.5%)와 선배 선수(31.8%) 순으로 나타났다. 훈련장(58.3%)과 경기장(30.3%)에서 주로 폭력을 당했다. 합숙소나 회식자리(13.3%)에서도 폭력이 일어났다.성폭력 피해자는 143명(9.2%)으로 여성 선수(13.6%) 비율이 남성 선수(7.8%)보다 높았다. 언어적 성희롱을 당한 이들이 6.1%(여성 9.4%, 남성 5.1%), 시각적 성희롱을 당한 이들은 6%(여성 9.6%, 남성 4.9%)였다.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강제추행·강간을 당한 이들도 5.7%(여성 8.8%, 남성 4.7%)였다. 

응답자들은 선배 선수들이 주로 언어적 성희롱을, 지도자들은 주로 성추행을 저질렀다고 답했다. 훈련장(41.3%)과 경기장(28%)에서 주로 성폭력 피해가 발생했다.

성폭력 피해를 입은 선수 중 23.9%는 피해 사실을 밝히지 않고 모르는 척했다고 답했다.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외부 기관에 신고하지 않은 피해자도 50%에 달했다. 피해자들은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아서’(39.4%),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24.2%) 대응하지 못했다고 답했다.피해 사실을 알려도 2차 피해를 당했다. 25.7%가 내·외부 기관이나 지도자·동료 선수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가해자가 자신에게 유리한 말로 피해 상황을 다르게 알렸다’고 답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2140600025&code=940100#csidx71712c32db3fcb897642326af5591a2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성지글’이 된 日 ‘크루즈 봉쇄’ 극찬 중앙일보 사설

같은 인터뷰 “국가가 신경 써주고 있다고 보여주고 싶었다”
 
임병도 | 2020-02-14 09:06:51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2월 13일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日 ‘크루즈 봉쇄’ 극찬한 중앙일보 사설 ‘성지글’ 등극.jpg>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이 글은 2월 7일 중앙일보의 <사설:정부의 우왕좌왕·뒷북·눈치보기가 신종 코로나 사태 키워>와 댓글을 소개하는 내용입니다.

“이러니까 개콘이 망하지. 웃고 갑니다.”
“이 기사 쓰신 분 저라면 한강 뛰어들었습니다.”
“성지순례 왔습니다. 이 글 쓴 분 저 크루즈선에 여행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꼭 가셔서 그렇게 부럽다던 선진 방역 일본 체험하시죠”

일본의 크루즈선 봉쇄를 극찬(?)한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 사설이 성지글(인터넷에서 ‘훗날 터질 사건을 미리 예고해 사건이 터진 후 다시 주목받는 글’)이 되고 댓글로 비판받는 이유는 현재 일본에 격리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 때문입니다.

▲2월 7일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 PDF

2월 7일 자 중앙일보 사설은 처음부터 문재인 정부의 신종코로나 감염 대응이 안일했다며 비판했습니다. 중앙일보 사설은 마지막에 “6일 오전 일본은 요코하마항에 들어온 크루즈선 전체를 봉쇄했다.”라며 일본이 3700여 명의 탑승객 전원을 해상 격리한 부분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사설은 끝까지 ““예방조치는 과하다 싶을 만큼 강력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말은 이럴 때나 쓰는 것이다.”라며 문재인 정부의 신종 코로나 대응책이 잘못됐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크루즈선 해상 격리 조치는 오히려 더 많은 확진자를 양성하는 악수였습니다. 5일 10명이었던 감염자는 13일 기준 모두 247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기 위해 일본 정부의 크루즈선 봉쇄를 예로 들었지만, 철저히 실패한 대응책이었습니다.

인터뷰와 전혀 다른 왜곡된 기사 제목

▲2월 14일 중앙일보가 보도한 크루즈 탑승 한국인 승선자 인터뷰 기사 ⓒ중앙일보 기사 캡처

2월 14일 중앙일보는 <日크루즈 갇힌 한인 “확진자 불안, 우한처럼 우리 데려가 달라”>는 제목으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격리된 한인 인터뷰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일본의 크루즈 봉쇄 조치를 좋은 사례로 보도했던 중앙일보였기에 ‘우한처럼 우리 데려가 달라’는 제목이 이상해 인터뷰 기사를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Q:빨리 나오고 싶겠다.
A:“그렇다. 남편이 나보고 만약 한국에서 한국인들만 데려간다고 하면 가라고 하더라. 중국 우한의 경우 한국 국적을 가진 분들은 전세기로 데리러 오지 않았느냐면서 검사받은 후 집으로 가라고 하더라. 아직 영사관 등에 그런 요청을 하진 않았다. 하지만 한국인들만 데려간다고 하면 가고 싶다.”

인터뷰를 보면 60대 한인 여성은 기자의 질문에 “남편이 한국에서 한국인들만 데려간다고 하면 가라고 했다”며 “아직 영사관 등에 그런 요청을 하진 않았다.”고 답변했습니다.

“한국인들만 데려간다고 하면 가고 싶다”는 내용이었지, 마치 요청했는데 우한은 데려가고 왜 우리는 안 데리고 가느냐는 식의 불만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같은 인터뷰 “국가가 신경 써주고 있다고 보여주고 싶었다”

▲2월 13일 MBC가 보도한 크루즈선 한국인 승선자 인터뷰 ⓒMBC 뉴스데스크 화면 캡처

중앙일보가 보도했던 동일한 여성의 소식이 13일MBC 뉴스데스크에도 보도됐습니다. 기사 제목은 <큰 태극기 내건 할머니…”김치 넣어줘 제대로 식사”>였습니다.

60대 한인 여성은 한국인 영사관에 연락해 김치와 라면과 별도로 태극기를 요청해 전달받았습니다.

한인 여성은 태극기를 요청한 이유에 대해 “나 단 한 사람을 위해서 이렇게 신경 써주고 있다고 국가가 신경 써주고 있다고 보여주고 싶어 가지고요… 내가 태극기를 걸었어요.”라고 답했습니다.

한국인 승선자의 남편은 “유감스럽게도 일본 정부에서는 미소시루(일본식 된장국)도 안 넣어주고 있다”라며 “한국에서 김치를 넣어주셔서 정말 기쁘다”라고 말하며 한국 정부의 지원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습니다.

중앙일보와 MBC는 같은 인터뷰이지만 기사 제목을 어떻게 하고 어떤 방향으로 보도하느냐에 따라 확연히 차이가 났습니다.

위기 상황이라도 언론은 정부를 비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정책을 성공 사례로 들거나 인터뷰 내용을 왜곡 보도하는 일은 저널리즘 원칙에도 맞지 않거나 언론을 신뢰하지 못하는 원인이 됩니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980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가짜정당 논란에도...선관위, 결국 ‘미래한국당’ 공식 정당으로 인정

민주당, 미래한국당 한선교·조훈현 고발 “선거법 무력화, 정당 등록 자체가 위법”

김도희 기자 doit@vop.co.kr
발행 2020-02-13 17:49:30
수정 2020-02-13 17:49:30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3일 자유한국당의 비례대표 전용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의 정식 등록을 허용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3일 자유한국당의 비례대표 전용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의 정식 등록을 허용했다.ⓒ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3일 자유한국당이 비례대표 의석 확보를 노리고 창당한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을 공식 정당으로 인정했다. 선관위의 미래한국당 등록 허용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선관위가 정당법을 편협하게 해석했다’, ‘민주주의 퇴행을 자초했다’며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다.

선관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당법상 등록요건인 정당의 명칭, 사무소 소재지, 강령 및 당헌, 대표자 및 간부의 성명, 주소, 당원의 수 등을 심사한바 요건을 충족했다”며 미래한국당 정당 등록 신청 수리를 알렸다. 

미래한국당 창당 과정에서 시·도당 사무소 소재지가 자유한국당 시·도당 사무소 주소와 같은 점이 포착됐고, 창당 자금 납부 강요, 당원 꿔주기, 탈당 및 이적 억압 등 여러 가지 불법 논란이 일었지만 창당을 제약할 만큼 문제되지 않는다는 것이 선관위의 판단이다.

미래한국당은 지난 5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연 뒤 이튿날 정당 등록을 신청했다. 정당법상 선관위는 중앙당 등록신청 접수 시 접수일로부터 7일 이내에 등록을 수리하고 등록증을 교부해야 한다.

선관위가 이날 홈페이지에 공고한 미래한국당 중앙당 등록공고에 따르면 사무소 소재지는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버드나무로 73 우성빌딩으로 자유한국당 중앙당이 입주한 건물과 같다. 다만 자유한국당은 이 건물 2층과 3층을 이용하고 미래한국당은 7층을 이용한다.

대표자는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한선교(4선) 의원, 사무총장은 마찬가지로 지난주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조훈현(비례대표) 의원으로 적시 돼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한선교 대표와 조훈현 사무총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민주당은 “미래한국당은 자유한국당 비례용 위성정당으로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을 인위적으로 왜곡해 창당한 정당”이라며 “창당 준비 및 등록 자체가 위법”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고발장에서 “피고발인들의 자유한국당 탈당 및 제명 후, 미래한국당 참여행위는 개정 선거법을 무력화하여 국민들의 의사를 왜곡하고 국민들의 자유로운 정당선거를 방해하려는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선거의 공정한 관리와 정당 배분 국고보조금 등 정당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선관위의 정당한 공무집행을 각종 꼼수로 방해하고 있다”며 미래한국당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를 저지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앞서 자당 소속 불출마 의원들에게 자유한국당 탈당 및 미래한국당 이적을 권유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도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민주당은 선관위를 향해 “미래한국당 등록 허용 결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한민국 정당의 근간을 허물고 민주주의를 퇴행시킨 가짜정당의 출현을 인정한 선관위의 결정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선관위가 오히려 정치적 퇴행을 자초하고 있어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절망스럽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미래한국당은 정당법을 위반한 가짜정당”이라며 “현장 조사를 포함한 실질적인 심사가 마땅히 필요했다. 그럼에도 이와 관련한 일체의 검토도 없이 정당 등록을 허용한 것은 직무유기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정의당도 선관위의 미래한국당 정당 등록 허용은 “잘못된 판단”이라며 강도 높게 규탄했다.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미래한국당은 국민의 정당한 의사 수렴과 상관없이 선거법을 악용해 의석수 확대에 목적을 두고 있다. 민주적이라고 할 만한 정강·정책·조직 중 아무것도 갖추지 못한 쭉정이 불법 사조직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오 대변인은 “선관위는 저간의 모든 사정을 깡그리 무시하고 자구 상의 창당 요건을 매우 편협하게 해석하여 헌법 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말도 안 되는 결정을 내렸다”며 “엄정한 판단으로 민주적 질서를 정립해야 할 선관위가 본연의 의무를 완전히 내팽개쳐버리고 특정 정치세력에 심각하게 편향되고 유리한 결정을 내렸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5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추대된 자유한국당 출신 한선교 의원이 꽃다발을 받고 인사하고 있다. 2020.02.05
5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추대된 자유한국당 출신 한선교 의원이 꽃다발을 받고 인사하고 있다. 2020.02.05ⓒ정의철 기자
 

김도희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미국에 '절망사'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0/02/14 08:42
  • 수정일
    2020/02/14 08:4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정욱식 칼럼] '절망사의 나라' 미국
2020.02.13 14:25:26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 지 시각)국정연설에서 "우리 경제는 역사상 최고"라고 자랑했다. 그의 과장된 화법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그의 집권 이후 미국 경제성장률이 높아지고 실업률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또 하나의 미국의 현실은 깊은 탄식을 자아내게 한다. 자살, 마약이나 알코올 중독으로 죽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앵거스 디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이를 "절망사(deaths of despair)"라고 부른다. 그리고 프린스턴대 동료 교수이자 부인인 앤 케이스와 함께 미국의 외교전문잡지인 <포린어페어스> 3/4월호 기고문을 통해 미국의 민낯을 낱낱이 고발했다. 절망사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1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으로 미국인들의 기대 수명이 줄어들었다며 그 주된 원인을 절망사에서 찾았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 18년 동안 사망한 미국인보다 2주마다 절망사로 목숨을 잃은 미국인들이 더 많을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디턴과 케이스는 특히 이러한 절망사가 젊은 세대와 백인 계층, 그리고 저학력 계층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 1970년 이후 출생자 가운데 대학 미졸업자의 절망사가 대학 졸업자보다 2배 이상 높은데, 백인 성인들 가운데 대학 미졸업자의 비율이 42%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들은 젊고 대학을 나오지 않은 백인들이 "절망사에 가장 취약한 계층"이라고 진단한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절망사가 급격히 확산되어온 이유는 무엇일까? 디턴과 케이스는 "미국 노동 계급의 장기적이고 점차적인 몰락"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실질임금의 하락과 일자리의 감소로 인해 많은 미국인들이 결혼이나 공동체 생활에서 소외되고 있는데, 이것이 절망사 확산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젊은 세대에서 절망사가 늘어난 이유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소득과 학력의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저학력 젊은이들이 고학력자는 물론이고 자신들의 부모보다도 "못 났다"는 자괴감에 쉽게 빠져들기 때문이다. 

미국의 취약한 사회안전망도 절망사의 확산을 막지 못하는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유럽과 달리 소득 재분배 효과가 상류층에게 집중되어 있고, 설상가상으로 미국인들의 의료비 부담률도 월등히 높다. 미국의 의료비 부담률은 GDP 대비 18%에 달하는데 이는 OECD 국가들 가운데 압도적인 1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의료보험체계는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디턴과 케이스는 이것이 저소득 계층의 추가적인 실질 소득 감소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미국은 부자 나라들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고용주가 노동자의 의료보험료를 책임지는데", 이로 인해 2018년 기업들의 의료보험료 부담액은 연 2만 달러에 달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것도 노동 비용의 일환으로 간주되어" 기업이 고용을 줄이거나 인간 노동을 기계로 대체하거나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하는 동기가 되고 있다고 고발한다. 

디턴과 케이스는 절망사 확산의 치유책 가운데 하나로 보편적 의료보험 제도 도입의 시급성을 강조한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사람이 자본주의를 위해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가 사람에게 봉사하는 체제"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러나 미국은 거꾸로 가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첫발을 내딘 보편적 의료보험은 트럼프 행정부 들어 후퇴하고 있고 부의 불평등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이들은 또한 절망사를 "미국병"으로 규정하고 이것이 다른 나라들로 확산될 가능성도 경고하고 있다. 나라마다 차이는 있지만 세계화·자동화·양극화가 전 세계에 걸쳐 나타나면서 "노동 계급의 몰락"이 확산되고 이것이 절망사의 유행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wooksik@gmail.com다른 글 보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미, 한국 주권 무시하고 사드 운용 반경 넓히나

백남주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0/02/14 [07:23]
  •  
  •  
  •  
  •  
  •  
  •  
 

▲ 미국이 2021년도 국방예산안에서 성주 사드기지에 대한 이런 저런 비용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KBS뉴스 화면 캡쳐)     © 편집국

 

미 국방부가 1조 원이 넘는 돈을 들여서 한국에도 배치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성능을 개선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SBS> 보도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청은 10(현지시간) 2021년도 국방 예산 요구안에서 사드 성능 개량비용으로 약 10억 달러(약 11000억 원)가 포함됐다고 밝혔다여기에는 성주에 배치된 사드도 해당된다.

 

성능개량의 핵심은 발사대를 포대에서 분리해 이동 배치하고 원격 발사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힐 미국 미사일방어청장은 사드 발사대를 포대로부터 떨어뜨려 놓을 수 있다면 한반도에서 많은 유연성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현재 사드는 발사대 6레이더 1사격통제소 1곳이 한 세트로 묶여있다발사대를 다른 곳으로 옮겨 원격발사 하게 되면 작전 운용 반경이 넓어지게 된다만약 미국이 사드 발사대를 평택 등의 미군 기지로 이동시키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면 이전 사드 배치 논란보다 더 큰 논란이 예상된다우리 주권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배치 지역을 옮기는 것일 뿐만 아니라 주변국들의 반발은 이전 보다 더 클 것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앳킨슨 미국 미사일방어청 국장은 2021년도 예산에는 한반도에서 미사일 방어 능력의 통합을 완성하는 부분도 추가로 포함됐다고 밝혔다.

 

고도 40㎞ 이상을 방어하는 데 쓰이는 사드 레이더를 40㎞ 이하를 방어하는 패트리엇 미사일운용에 사용할 수 있도록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이렇게 되면 현재 따로따로 가동되고 있는 주한미군의 사드 1개 포대와 패트리엇 8개 포대가 통합 운용이 가능해 진다.

 

미국은 그동안 한반도에 배치된 사드가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MD)와는 관련이 없는 독자적인 시스템이라고 설명해 왔다하지만 만약 사드와 패트리엇 시스템이 통합되어 운용된다면 이는 미국 MD체계로의 확실한 편입이라는 해석이 가능해 진다.

 

또한 <KBS> 보도에 따르면미 육군의 2021 회계 연도 예산 설명자료에는 성주 사드 기지 개발에 대한 항목도 포함돼 있다탄약 보관시설과 상하수도전기 시설 등 부지 개선 공사에 4,900만 달러(약 580억여 원)가 책정되었다.

 

더욱 논란이 예상되는 것은 미 육군이 이 공사비용을 한국이 부담하는 방안이 논의돼 왔다고 밝혔다는 점이다이는 그동안 우리 정부가 성주 사드 기지 내 새로운 시설을 건설할 경우 미국이 부담할 것이라고 말해온 것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미국이 이번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방위비를 대폭 올려 사드 기지 건설에 사용하려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