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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무실 용산 이전, 초유의 정치실험인가 불통의 시작인가

  • 기자명 조준혁 기자 
  •  
  •  입력 2022.03.21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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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용산 이전 발표 계획에 평가 엇갈려
오미크론 대유행 국면, 이번주가 정점?
민주 ‘개혁입법’ 추진 의지에 갈린 시선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20일 집무실 용산 이전을 공식 발표했다. 21일 아침신문들은 일제히 해당 소식을 1면 머리기사로 다뤘다. 다만, 해당 소식을 다루는 논조는 달랐다. 대다수 신문이 ‘선언’, ‘용산 시대’ 등으로 긍정적으로 기사를 냈다. 반면,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강행’, ‘불통’이라고 지적하며 비판적인 시각을 담았다. 이 밖에도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확산세에 대한 소식, 더불어민주당의 ‘개혁입법’ 추진 의지에 대한 내용 등도 이날 아침신문에 실렸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20일 오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대통령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비서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20일 오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대통령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비서실

직접 용산 이전 발표한 윤석열 당선자

조선일보는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대신 용산 간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관련 내용을 1면에 실었다. 비교적 건조하게 소식을 전했다. 조선일보는 “윤 당선자는 20일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겠다’며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방침을 공식화했다”며 “윤 당선자는 오는 5월10일 취임식을 마친 직후 용산에서 근무를 시작하고, 기존 청와대는 당일부터 국민에게 개방하겠다고 했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소통하는 대통령 용산시대 선언’이라는 제목으로 1면에 집무실 이전 보도를 담았다. 윤 당선자의 이전 의지를 두고 소통에 방점을 찍었다. 중앙일보는 “1948년 이승만 대통령의 관저였던 ‘경무대’에서 시작해 74년간 이어져 왔던 ‘청와대 시대’가 막을 내린다”며 “국민들과 분리돼 ‘구중궁궐’로 불려온 청와대의 이전 이슈는 김영삼 대통령 때부터 반복돼 온 대선후보들의 단골 공약이었지만 경호 문제와 대체지 선정의 어려움 등으로 매번 무산됐다”고 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후보 시절 대통령 집무실의 광화문 이전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취임 이후에도 추진했지만 2019년 1월 포기를 선언했다”며 “이런 측면에서 윤 당선자가 대선이 끝난 지 단 두 달 만에 대통령 집무실을 옮기고 첫 출근을 새 집무실로 하겠다고 밝힌 건 초유의 정치실험”이라고 덧붙였다.

▲21일 자 아침신문 1면 모음.
▲21일 자 아침신문 1면 모음.

한겨레는 ‘끝내 용산 대통령실…1호 결정부터 불통’이라는 제목으로 1면에 관련 기사를 전했다. 한겨레는 중앙일보와 달리 불통에 방점을 찍었다. 한겨레는 “국민 여론 수렴이나 합의 절차 없이 대통령 당선 11일 만에 ‘용산 집무실 이전’을 강행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자는 집무실 리모델링과 경호처 이사 비용 등으로 496억원이 소요된다고 밝혔다”라면서도 “1조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연쇄 이전 비용과 기존 청와대 이전에 따른 설비 폐기 등 이른바 매몰 비용 등은 추산하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경향신문은 ‘윤 당선인 뜻대로…집무실 용산 이전 강행’이라고 제목을 뽑았다. 이 기사 역시 1면에 실렸다. 경향신문은 윤 당선자의 이번 발표를 두고 강행이라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국방부와 합참의 연쇄 이동이 불가피해 안보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은 용산 이전 계획을 ‘졸속’으로 규정하고 저지할 뜻을 밝혀 정치권 긴장도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오미크론 관련 소식을 전한 국민일보 21일 자 신문. 사진=국민일보 갈무리
▲오미크론 관련 소식을 전한 국민일보 21일 자 신문. 사진=국민일보 갈무리

오미크론 대유행 국면, 이번주가 정점?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언론들은 이번주가 정점에 치달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아울러 현재 의료 시스템이 확산세를 감당할 수 없을 정도까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국민일보는 ‘눈 깜짝할 새 대기인원 초과…비대면 진료 예약 별 따기’라는 제목의 기사를 2면에 실었다. 국민일보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수십만명이 나오는 등 폭증세가 이어지자 비대면 진료 수요도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며 “현재 일반 재택치료자가 증상이 악화할 경우 기댈 곳은 비대면 진료가 가능한 동네 병의원이나 의료상담센터 정도지만 예약조차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전했다.

국민일보는 또 “비대면 진료 앱 올라케어에 따르면 지난주 매일 7000~1만 명가량의 진료 신청이 들어왔다. 이 중 80~90%가 코로나19 진료 수요”라며 “닥터나우도 지난달 기준 이용자가 90만명이 넘었다. 1월 대비 곱절 수준”이라고 했다.

▲오미크론 관련 소식을 전한 서울신문 21일 자 신문. 사진=서울신문 갈무리
▲오미크론 관련 소식을 전한 서울신문 21일 자 신문. 사진=서울신문 갈무리

서울신문은 ‘완치되지 않았는데도 퇴실 명령…사망자 확대 불가피’라는 제목의 기사를 9면에 실었다. 서울신문은 “코로나19 오미크론 대유행이 이번 주 정점을 찍고 나면 다음주 병상 대란 위기가 닥칠 것으로 보인다”며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국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67.6%지만, 비수도권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74.7%로 수도권(64.6%)보다 10% 포인트 높다”고 보도했다.

이어 “의료계는 병상 대란을 걱정하면서 정점이 오기 전에 거리두기를 완화해선 안 된다는 주장을 내놨지만, 정부는 지난달 18일 이후 한 달 사이 세 번이나 거리두기를 조정했다. 지난달 18일과 이달 4일 식당과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을 한 시간씩 늦춰 오후 11시까지 연장했다”며 “지난 18일에는 사적모임 인원을 6명에서 8명으로 늘리는 세 번째 방역 완화를 단행했다. 이 조치는 21일부터 시행된다”고 덧붙였다.

▲21일 자 세계일보 사설. 사진=세계일보 갈무리
▲21일 자 세계일보 사설. 사진=세계일보 갈무리

민주당, ‘개혁입법’ 추진 의지 두고 갈린 시선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개혁입법’ 드라이브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이를 두고 아침신문들은 각기 다른 시선을 내놨다.

세계일보는 ‘대선 지고도 검찰·언론 통제 법안 강행 처리하겠다니’라는 제목의 사설을 이날 아침신문에 담았다. 국민일보는 “개혁이란 미명하에 검찰을 정권의 하수인으로 만들어놓고 또 검찰개혁을 들먹이다니 어이가 없다. 검찰의 여권 인사 수사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꼼수 아닌가”라며 “언론 관련 발언도 납득하기 어렵다. 국민 의사는 안중에도 없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공영방송 경영진에 자기 측 인사를 대거 앉혀놓고 차일피일하다가 정권교체가 임박해 공영방송과 언론중재법을 손보겠다는 저의가 의심스럽다”라고 했다.

세계일보는 또 “대선에 져 정권을 넘겨줬으면 반성을 하고 쇄신책을 찾는 게 순리이다. 그럼에도 당내에선 역대 최소 표 차 패배를 빌미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한다”며 “0.73%P 차 패배를 정권·여당에 대한 심판으로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오만일 것이다. 뼈를 깎는 쇄신을 해도 모자랄 판에 ‘정신 못 차렸다’는 비난을 들어서야 되겠나”라고 덧붙였다.

▲21일 자 한국일보 사설. 사진=한국일보 갈무리
▲21일 자 한국일보 사설. 사진=한국일보 갈무리

한국일보는 ‘민주당, 정치개혁 말만 말고 행동으로 보여라’라는 제목의 사설을 냈다. 한국일보는 “민생 현안 해결과 개혁 이행 의지를 평가절하할 이유는 없지만 문제는 민주당이 그동안 약속만 거듭하고 충분한 결과물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라며 “코로나19 피해 지원에는 여야 이견이 없다지만 지원 규모나 방식 등 조정할 내용이 적지 않다. 당장 여야 협의를 주도해 체감할 지원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중대선거구제 확대는 민주당의 정치개혁 실천 의지를 가늠할 잣대다. 여야 정치개혁특위가 가동됐지만 국민의힘은 이보다 광역의원 정수 조정을 우선하자고 해 논의가 공전되고 있다”며 “광역의원 문제도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른 것이어서 미룰 수 없다. 지방선거 일정상 선거관리위원회가 답을 요구한 시한이 18일이었는데도 여야는 서로 상대방 핑계를 대며 합의를 미루고 있다. 개혁 의지를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보여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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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치개혁 대선공약 늦어져 아쉬웠다’는 채이배 “원내·외 정당 힘 합쳐야”

“제도적 방식으로 다당제 만들어야 지역주의도 깨져...‘호남 무공천’ 민주당 영역 넓히는 효과”

 
채이배 비상대책위원은 지난해 12월 이재명 후보를 돕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공정한 경제 생태계’, ‘재벌 개혁’ 등 20여 년간 시민사회 운동과 의정 활동에 있어서 그가 견지한 일관된 방향성, 하지만 미완으로 남은 과제들을 이 후보가 정책 노선으로 삼고 있었기 때문이다.
 
18일 채이배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이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21대 총선에 불출마한 뒤 원외에 ‘싱크탱크’를 만들어 김관영·김성식 전 의원과 진영에 얽매이지 않는 지속가능한 정책을 연구해 온 그는 민주당 선대위 공정시장위원회에 합류한 뒤 ‘진짜 경제민주화’를 제도화 삼기 위해 목소리를 냈다.

이는 비대위에서도 달라지지 않는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정치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표 또한 견고하다.

채 위원은 지난 2020년 지은 책 <공정한 경제 생태계 만들기>에 “경제개혁은 아직 갈 길이 멀고 그보다 먼저 정치개혁을 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채 위원은 선대위 공정시장위에서도 일했지만, 정치개혁 팀에도 합류해 의견을 개진했었다.

채 위원은 18일 국회 민주당 최고위원실에서 민중의소리와 만나 “제가 20년 넘게 얘기해온 경제민주화를 제도화하려면 결국 입법 과정을 통과해야 하고, 그 과정이 원활하게 이뤄지려면 결국 정치가 개혁돼 대화하고 설득하고 타협하는 정치문화가 돼야 한다. 그런 정치문화가 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법안을 내고 정책을 얘기해도 수용, 채택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채 위원은 “비대위가 해야 하는 일 중 가장 중요한 건 지방선거를 잘 치르는 것이기도 하지만 정치개혁 입법을 해야 한다”고 짚었다. 민주당은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던진 ‘정치개혁’ 의제의 불씨를 받아 안았다. 채 위원은 이를 꺼뜨리지 않고 원내·외 정당과 힘을 합쳐 동력을 키우는 게 비대위의 주요 임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채 위원과의 일문일답.
 
채이배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이 1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본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2.03.18. ⓒ민중의소리

- 민주당이 ‘거대 양당’의 한 축으로서 기득권을 내려놓을 준비가 됐다고 판단하나.
“그렇다. 기득권을 지키려고 했던 행위가 위성정당이었고, 그로 인해 국민으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다.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180석의 굉장한 의석을 차지했지만, 막상 득표율로 보면 월등하게 이긴 게 아니었다. 국민은 당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와 여당에 힘을 실어준 거고, 이런 요인들에 의해서 굉장히 이례적인 선거였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높았다던가, 위성정당에 대해 국민이 수용해준 게 아니다. 특히 그 뒤로 정의당이 그런(위성정당) 부분을 세게 비판하면서, 어떻게 보면 국회에서 파트너로 같이 했던 정의당이 민주당과 멀어지는 상황이 됐다. 이를 골고루 감안했을 때, 민주당은 정치개혁을 하지 않으면 국민들로부터 더 이상 신뢰받을 수 없는 지점에 이르렀다고 본다.”

- 정치개혁 의제가 대선 막판에 나왔는데, 아쉬움은 없나.
“더 일찍 정치개혁 그리고 국민통합에 대한 메시지가 나갔으면 좋았을 거 같다. 이게 굉장히 포지티브한 메시지다. 윤석열 후보가 네거티브 메시지를 많이 내는 상황에서, ‘기득권 내려놓기’ 포지티브를 좀 더 오래, 빨리했다면 훨씬 더 국민의 마음을 얻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 민주당은 6월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 3인 이상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약속했다. 국민의힘은 ‘대선 때 부랴부랴 해서 진정성이 없다’고 주장한다.
“대선 기간에 얘기해서 진정성이 없다면, 국민의힘이 내놓은 공약도 다 진정성이 없어야 한다. 말도 안 되는 논리로 폄하하고 있다.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이 정치개혁의 가장 큰 모습이다. 민주당은 기득권을 내려놓을 준비가 됐다. 원내·외 구분하지 않고 이에 동의하는 개혁 세력이 함께 힘을 합쳐야 한다. 그래서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하는’ 국민의힘이 명분을 얻지 못해 결국 정치개혁에 끌려올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

-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대선 공약 중 하나가 정치개혁이었는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를 한 뒤로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안 후보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됐지만, 좀 아쉽다. 본인이 계속 다당제를 하겠다고, 심지어 단일화를 선언한 날도 다당제가 자신의 정치적 신념이라고 얘기했는데, 그러고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을 합당하겠다 했으니. 앞뒤가 안 맞는 말이다. 다당제가 신념이면 단일화를 하더라도 국민의당은 유지해야 했다. 같이 10년 넘게 정치를 해왔던 사람으로서 굉장히 아쉽다.”

- 중장기적으로는 국회의원·광역의원 비례대표 확대,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 등 다당제 현실화 방안에 대해 성과를 내야 하지 않겠나.
“다 해야 한다. 한국의 정치 발전을 위해서는 다당제를 통해 보다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세력들이 더 많이 늘어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국민을 위해 진짜 필요하다. 민주당을 위해 필요한 게 아니다. 그런 큰 틀을 보고 정치를 하면 국민들이 충분히 다 인정해 줄 거라고 생각한다.”
 
채이배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이 1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본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2.03.18. ⓒ민중의소리


- 호남에서의 민주당 모습이 영남에서의 국민의힘과 다름없다는 ‘토호 정치’ 비판이 많다.
“다당제를 제도적으로 만들어놓으면 호남에서부터 새로운 정당, 제3정당이 점점 영역을 넓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도적인 개선 없이 특정 개인이나 바람에 의해서 되는 건 불안하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호남을 싹쓸이했지만, 그건 안철수 대표에 의한 바람이었다. 그게 사라지는 순간 호남은 다시 다 민주당이 돼 버렸다. 제도적인 방식으로 다당제를 만들어야 지역주의도 깨질 수 있다.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도 마찬가지다.”

-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무공천을 검토해야 하는 지역이 있다고 생각하나.
“호남만큼 민주당의 기득권이 강한 곳이 없다. ‘민주당이면 막대기만 꽂아도 된다’고 했던 게 호남인데, 그런 면에서 호남만이 과감하게 보여줄 수 있는 혁신이 있다고 생각한다. 공천 혁신 방향의 최대치가 무공천이다. 다른 곳은 너무 혁신하다 보면 우리 걸 진짜 다 내놓게 될 수 있지만 호남은 기득권을 내려놓아도 충분히 그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곳이라고 본다. 민주당이 공천하지 않고 호남 시의회가 구성된다고 해도 그분들은 민주당의 가치를 동의하는 분들일 수밖에 없다. 역으로 그게 민주당의 영역을 넓히는 효과도 있을 수 있다.”

- 만약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도입이 최종 무산된다면, 민주당이 선제적으로 우세 지역에서 ‘선거구 쪼개기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해야 하지 않을까.
“민주당이 다수인 지역의회에서는 충분히 그렇게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지역의회는 당장 자기의 선거이기 때문에 기득권을 스스로 포기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측면이 있다. 결국 중앙에서 법을 개정해 기준을 주는 게 지금은 가장 현실성 있다고 본다.”
 
채이배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이 1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본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2.03.18. ⓒ민중의소리


- 문재인 정부가 사회·경제 정책에서 중도·보수로 기울었다는 지적이 있다. 대표적인 예로 ‘공정경제 3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소상공인 손실 보상 지원 관련 내용 등이 거론된다.
“민주당은 기존에 공정·개혁·평화 등 가치를 갖고 있었는데, 점점 그런 가치들을 잃었다. 불공정했고, 개혁도 하다 말고 중단됐다. 이런 과정에서 민생에 대한 문제가 많이 불거졌다. 새로운 현상이 나오면 빨리빨리 정부가 또 여당이 호흡을 발맞춰 나가는 게 개혁이다. 세상이 변하는데 제도가 안 바뀌고 못 따라가면 결국 국민이 피해를 본다. 그걸 놓친 부분이 많다.”

- 문재인 정부의 재벌개혁을 평가한다면.
“제가 가장 열심히 재벌개혁을 떠들었던 사람이다. 솔직히 이번 정부에 굉장히 기대를 많이 했는데, 아쉬움이 많다. 제도적인 개선이 쭉 이뤄지긴 했는데, 기존에 문제를 발생시키는 재벌의 개선은 안 되면서 오히려 그들의 기득권을 유지해주고 앞으로 나올 새로운 재벌의 규제를 강화하는 꼴이 돼버렸다.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서 물러설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 전체적인 내용은 ‘기존 재벌의 기득권을 강화하는 식’이 됐다는 게 너무 안타깝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공정 거래 문제도 여전히 심각하다. 근본적인 소득 양극화 문제 해결에 있어서 미흡했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 인수위 경제 분과 인선안을 토대로, 윤석열 정부 경제 정책 방향을 예견한다면.
“솔직히 잘 모르겠다. 다만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2017년도 대선 공약이 다 제 손을 거친 것들이었다. 그 공약들이 당시 국민의당에 있던 제가 안철수 후보와 토론하고 동의를 얻어 만든 것이고, 5년 동안 그런 정책적인 내용들이 안 위원장에게서 많이 바뀌지 않았다면 오히려 인수위가 국민의힘이 갖고 있는 수구 보수적인 경제정책으로 흘러가는 걸 막아주는 역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시장·기업 중심 ‘규제 완화’ 일변도 견해에 우려 지점은 없나.
“윤 당선인은 시장에서 정부의 역할을 최소화하겠다는 건데 이렇게 되면 결국 양극화는 더 심해지고 불공정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런 부분이 우려된다.”

- ‘야당 민주당’이 해야 하는 역할은.
“윤석열 정부의 무리한 공약을 잘 통제하는 것, 협력할 건 협력하지만 싸울 건 싸워야 한다. 그렇게 하면서 지킬 건 지켜나가야 한다. 주 52시간제, 최저임금 등에 대한 부분을 과거로 회귀시킬 수는 없다. 다만 그 안에 있는 부작용이 있다면 그것을 충분히 타협해 개선시킬 수는 있다. 하지만 완전히 과거로 돌아가는 건 용납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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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합참 일시적 공백 우려…역대 합참의장 “안보 대혼란”

등록 :2022-03-21 04:59수정 :2022-03-21 07:54

군쪽 “통신 등 이전·점검 시간 필요
북 군사행동 땐 즉각 대응 어려워”

국방부·합참 분리도 우려 목소리
“군사지휘체계 이원화되는 것”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19일 청와대 이전 후보지 중 한 곳인 용산 국방부 청사를 직접 답사하고 있다. 당선자 비서실 등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병준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등과 답사에 나섰다. 국민의힘 제공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19일 청와대 이전 후보지 중 한 곳인 용산 국방부 청사를 직접 답사하고 있다. 당선자 비서실 등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병준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등과 답사에 나섰다. 국민의힘 제공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대통령 집무실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겠다고 발표해,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가 현재 위치에서 이동하게 됐다. 다음달에 김일성 주석 생일(15일)과 전반기 한-미 연합훈련이 있는 상황에서, 국방부와 합참의 ‘연쇄 이전’이 안보 공백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윤 당선자는 20일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따라 국방부는 옆 건물인 합동참모본부로, 합동참모본부는 남태령(수도방위사령부)으로 이동한다고 밝혔다. 남태령 근처 서울 관악구 남현동에는 수도방위사령부가 있고, 유사시 대통령과 군 지휘부, 주요 부처 당국자들이 모여 전쟁을 지휘하는 B1 벙커가 있다. 이 벙커가 유사시 한국의 전쟁지휘본부가 된다.

 

군 안팎에서는 국방부와 합참의 연쇄 이동에 대한 우려가 만만찮다. 현재,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따라 국방부 장관실 등은 합참으로, 합참 조직 중 정보·작전본부를 제외한 부서는 현 청사에서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북한이 김일성 주석 생일(4월15일)을 전후해 신형 대륙간탄도탄(ICBM)을 쏠 것이란 예상이 나와, 24시간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해야 할 시기에 국방부, 합참 근무자들이 이삿짐을 싸고 풀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국방부, 합참 지휘부가 사무실을 옮기면 통신 등 지휘체계를 이전·점검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이때 북한이 군사행동을 하면 즉각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합참의장을 지낸 예비역 대장 11명이 지난 19일 “북한이 잇따라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 준비 동향을 보이는 등 안보 취약기 군의 신속한 대응에 대혼란이 우려된다”는 입장문을 만들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전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국방 전산망, 전시 통신망, 한-미 핫라인 등 주요 통신망은 제 역할을 못 하게 되고, 국방부와 다른 부대들 역시 재배치될 경우 지휘(command)·통제(control)·통신(communication)·컴퓨터(computer)·정보(intelligence) 통합을 일컫는 ‘시포아이’(C4I) 체계를 새로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당선자는 이런 안보 공백 우려에 대해 “군부대가 이사한다고 국방 공백이 생긴다는 건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가장 빠른 시일 내 가장 효율적으로 이전을 완료, 안보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방부와 합참이 분리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윤 당선자는 “합참 청사는 연합사와의 협조를 고려하여 용산 지역에 자리 잡았지만 연합사가 평택으로 이전함에 따라 전쟁지휘본부가 있는 남태령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합참은 평시와 전시가 일원화된 작전지휘체계 유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합참의장을 지낸 한 인사는 이에 대해 “국방부와 합참을 분리하면 군사지휘체계가 이원화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국방 시스템에서는 국방부 장관이 전시 군사지휘를 책임지는 지휘관이고, 합참의장은 장관의 군령보좌관을 맡는다. 군사지휘부에서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의 역할이 유기적으로 짜여 있다는 설명이다. 이 인사는 “전시와 평시가 일원화된 지휘체계를 구축하려면 국방부와 합참을 분리해선 안 된다. 두 기관이 평시에는 용산과 남태령에 떨어져 있다가 전시에만 B1 벙커에서 만나는 게 전·평시 일원화된 지휘체계냐?”라고 했다.

 

대통령 집무실이 오면 용산 주변에 방공포대, 요격미사일인 패트리엇 포대를 만들어야 하고 경호 때문에 인근 주민의 재산권 행사가 과도하게 제한될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윤 당선자 쪽은 설명 자료에서 “용산에는 국방부가 있어서 현재도 대공방어체계를 갖추고 있어 용산 주변이나 남산 일대에 추가로 방공포대를 만드는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청와대에 구축된 경호·경비 무기, 각종 장비와 시스템, 관련 조직을 용산으로 옮겨와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추가 조처를 배제할 수 없다는 군 안팎의 예상도 만만찮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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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靑 용산 이전 철회해야...결사의 자세로 대응"

"정권 바뀌기 전 검찰개혁 마무리 지어야"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을 발표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국가안보에 위해를 가하고, 시민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졸속과 날림의 집무실 이전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윤 비대위원장은 20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의 뜻은 깡그리 무시한 당선인의 횡포"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구청 하나를 이전해도 주민의 뜻을 묻는 공청회를 여는 법"이라면서 "그런데 국가 안보와 시민의 재산권을 좌우할 청와대와 국방부 이전을 국민의 의사를 묻지도 않고 강행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가"라고 지적했다.

윤 비대위원장은 "최근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런 시기에 이전에만 2~3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는 핵심 시설을 하루아침에 폐기하면 구멍 뚫린 국가방위는 누가 책임지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안보 공백이 없다는 윤 당선인의 주장은 한 마디로 거짓말"이라며 "특히 용산 집무실과 한남동 관저, 현 청와대 영빈관까지 몽땅 사용하겠다는 윤 당선인의 구상대로라면 경호·경비에 따른 예산 투입도 지금의 2~3배 이상 소요된다. 시민 불편도 폭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서울 시민의 재산권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며 "이전 시 용산과 남산 일대는 고도 제한에 묶여서 인근 지역 재개발, 재건축이 불가능해진다. 용산 재개발, 국제 업무지구 조성 역시 물 건너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집무실 반경 8킬로미터는 비행금지 구역으로 제한된다. 4차 산업 혁명의 핵심인 드론 택시·택배는 강남까지 발도 못 붙이게 된다"며 "대통령 새 집 꾸미자고 시민들 재산권을 제물로 삼는 꼴 아닌가"라고 했다.

윤 비대위원장은 "부디 냉정을 되찾아 국민 불안을 덜어주기 바란다"며 "민주당은 즉시 국방위와 운영위를 소집하여 용산 집무실 이전의 문제점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거부한다면 민주당은 결사의 자세로 안보와 시민의 재산권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 ⓒ연합뉴스

"정치개혁 특위 설치해 총선서 개헌 국민 투표 치르도록" 

윤 비대위원장은 개헌 추진을 위해 국회 내에 헌법개정정치개혁 특별위원회를 설치하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정치교체는 이번 대선을 통해 확인된 분명한 민심"이라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6월 지방선거부터 새로운 정치문화가 뿌리내리도록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며 "위성정당 창당 방지 또 국회 개혁과 더불어 여야 협치와 협력을 제도화할 수 있는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비대위원장은 "민주당은 대선에서 패했지만 원내 1당으로서 국정을 운영할 막중한 책임이 있다"면서 "새 정부 임기 시작에 맞춰 국회 내에 헌법 개정 정치개혁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차기 총선에서 국민 투표를 치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검찰개혁과 언론개혁 등 개혁 법안을 확실히 매듭 짓겠다고도 했다. 

검찰개혁과 관련해 "최초 검찰출신 대통령 당선인의 등장으로 검찰개혁이 좌초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높은 것도 사실"이라면서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엄격히 분리해 검찰의 권력독점으로 인한 폐해를 똑바로 잡아, 검경유착, 검정유착의 고리를 차단하겠다"고 했다. 

특히 "2차 검찰개혁 논의에 들어가면서 검찰과 경찰, 공수처(고위공직자수사처) 내 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 당시 2차 검찰개혁 논의를 대선 이후로 미루게 된 것이었는데 지금 대선이 끝난 마당에 검찰 출신 대통령이 당선된 상황이어서 검찰개혁의 추가적 완성이라는 게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그는 "1차 개혁조차 후퇴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며 "이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정권이 바뀌기 전 검찰개혁을 마무리 지어야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언론개혁과 관련해선 "국민 통합과 국민의 알 권리 보장, 언론의 독립성 등을 위해 언론개혁도 시급한 현안"이라며 "공영방송을 국민에게 돌려드리기 위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포털 중심의 뉴스 운영체제 개혁, 인권 보호를 위한 언론중재법 처리 등 관련 개혁과제를 최대한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했다. 

개혁법안 처리 시한에 대해선 "시한을 정해 말씀드리진 않겠지만 새 정부 출범 전에 법안이 시작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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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차 양봉 농민이 말하는 '꿀벌실종사건의 전말'

[내일의 기후] 농민들의 호소... 벌이 사라지지 않는 환경 만들기가 시급하다

22.03.21 05:55l최종 업데이트 22.03.21 05:55l
꿀벌
▲  꿀벌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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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후 분야의 가장 핫한 이슈는 '꿀벌 실종 사건'이다. 날이 풀려 겨우내 덮어놨던 벌통을 열어봤더니 텅 비어 있더라는, 미치고 펄쩍 뛸 일들이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아인슈타인이 언급했다는 '벌이 사라지면 4년내 지구가 멸망한다'는 워딩까지 함께 회자된다.

그런데 취재를 하면서 내 가슴을 숙연하게 하는 말을 들었다. 벌은 절대로 집 안에서 죽지 않는다는 20년 차 양봉 농민의 말이었다.

"벌은 절대로 벌통 안에서 안 죽어, 집을 깨끗하게 유지해서 애벌레와 자기 집단을 지키려고, 병에 걸리면 심지어 날개가 부러져서 기어나가더라도 밖에 나가서 조용히 죽는 거여. 얘들이."

농민은 내게 말했다. 이 사건은 꿀벌들이 우리에게 보내는 신호라고. 이대로는 도저히 못 견디겠다는... 이 사건을 단순히 기후변화의 징후나 '세상에 이런 일이' 정도로 넘겨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꿀벌실종사건'의 이면에는 기후와 환경 변화 속에서도 국가의 체계적인 관리 없이 농민에게만 맡겨온 곤충 산업 관리의 현실과 앞으로의 과제가 담겨 있다.

농민들의 인터뷰와 농촌진흥청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꿀벌들의 입장에서 이번 사건을 재구성해 봤다.

2003년 부산항

불청객이 입국했다. 등검은말벌, 꿀벌을 잡아먹는 육식곤충으로 주로 벌통 출입구 근처에서 일벌들을 포획한다. 방제가 어렵고 증식은 매우 빨랐다. 농촌진흥청의 말벌 전국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말벌 중 등검은말벌의 비중은 2018년 49%이던 것이 1년 뒤인 2019년에는 72%로 증가했다. 환경부는 2019년 등검은말벌을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완전 방제는 어려운 상황.

2009년 '꿀벌 에이즈' 창궐

백신도 치료제도 없어서 '꿀벌 에이즈'로 불리는 '낭충봉아부패병'이 창궐했다. 이 병은 벌의 애벌레가 번데기로 되기 전에 괴사시켜 벌무리(봉군)를 전멸시킨다. 재래종 꿀벌인 '토종벌'이 무너졌다. 2009년 38만 3418군이던 토종벌은 5년 뒤 1/4 수준인 9만4383군으로 줄었다. 면역력을 갖춘 품종이 개발됐지만 토종벌의 봉군수는 지금도 2009년의 1/3 수준인 13만여군 수준.

늘어나는 폭염에 길어지는 장마

불볕더위가 계속되면 곳곳에서 '벌쏘임' 사고가 많지만, 그건 말벌들 이야기다. 꿀벌은 좁은 벌통 안에서 밀집해 생활하기에, 한여름 무더운 벌통 안에서 열을 식히느라 기진맥진, 폭염엔 알도 잘 낳지 않는다. 그래서 농민들은 차광천막을 치거나 큰 물통을 놓아 열을 식히려 하지만, 한 해 평균 11일이던 폭염일수(32도 이상)는 2018년 35일이었고 2021년은 18일에 달했다. 장마가 길어지면 꿀벌은 활동을 못한 채 벌집 안에 몰려 스트레스를 받기 일쑤다.

병은 많은데 약이 없다
 
큰사진보기날이 풀려 겨우내 덮어놨던 벌통을 열어봤더니 텅 비어있더라는, 미치고 펄쩍 뛸 일들이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  날이 풀려 겨우내 덮어놨던 벌통을 열어봤더니 텅 비어있더라는, 미치고 펄쩍 뛸 일들이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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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꿀벌들에게 가장 무서운 존재는 '꿀벌응애'라 불리는 크기 1㎜ 남짓한 진드기다. 꿀벌 몸에 기생하며 체액을 빨아 먹는데 꿀벌들의 체중이 줄고 심하면 불구가 된다. 기형 날개를 만드는 바이러스를 옮긴다. 응애를 예찰하기도 어렵지만, 더 큰 문제는 약이 없다는 거다. 국내에서 제대로 생산된...

"병은 많은데 치료약 내지는 구제약이 국내에서 제대로 생산된 약이 단 한 가지도 없어요. (그러면 어떻게?) 수입 약을 써요. 중국산. 중국이 양봉강국이라 약이 많이 나오는데, 그게 검증된 것도 아니고 사용법도 잘 모른 채 쓰는 게 많아요. (수입약의 문제는?) 내성이 생기더라구. 계속 쓰다 보면. 처음 쓸 때는 잘 듣고 두 번째 쓰면 조금 덜 듣고 그런 식으로 약을 써도 잘 듣지 않아요." - 오성표 전남 고흥군 양봉협회장

꿀이 안 나온다, 그러다 보니...

최근 2년 간 꿀 생산량이 급감했다. 잦은 비와 이상저온, 꿀이 안 나와도 너무 안 나왔다. 특히 지난 2020년 국내 아카시아 벌꿀 총생산량은 과거 최대 흉작을 기록했던 2014년(2592톤)보다 10.4% 감소한 2322톤이었다. 이곳저곳에서 평년의 30%밖에 꿀이 안 나온다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다 보니 일부 농가에서는 꿀벌들에게 꿀 대신 인공 제조한 설탕 성분을 먹이는 사례가 생겼다. 꿀을 먹고 사는 꿀벌들이 설탕 성분으로 연명한 것이다. 면역력 감소...

그리고 지난 겨울

겨울인데 따뜻했다. 이상 고온 현상. 앞서 가을에는 너무 추웠다. 저온 현상. 벌들이 한창 발육해야 할 가을에 온도가 낮아 잘 크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월동에 들어간 11~12월에는 고온현상으로 꽃이 이른 시기에 개화했다. 꽃이 피자 월동중이던 일벌들이 벌통에서 나와 화분채집에 나섰다. 바깥활동으로 체력이 소진됐다. 그런 가운데 겨울밤이 찾아왔다.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힘 빠진 일벌들이 집(벌통)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냉혈곤충인 꿀벌들은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여왕벌을 중심으로 단단한 공 모양으로 뭉쳐 서로의 체온을 유지한다. 월동 봉군(벌무리)이라고 한다. 그 단단한 공이 느슨해질수록 추위를 나기 힘들게 되는데, 가장 바깥에서 추위를 견뎌주던 일벌들이 돌아오지 못하고, 일부는 이미 말벌에게 잡혀먹고, 번데기들은 응애에게 당하고, 그런 식으로 벌무리(봉군)가 느슨해졌다.

"강한 봉군들은 단단하게 밀집해 외부환경에 강하게 대응할 수 있지만 약한 봉군들은 민감하게 반응한다." - 농촌진흥청 민관합동 조사결과

"벌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

이번 참사가 벌어진 후 농식품부, 농촌진흥청 등은 농업경영회생자금 등 종합적인 지원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농민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양봉농가들이 진짜로 원하는 건 돈이 아니라 '벌을 제대로 키울 수 있는 환경'이라고. 이제라도 정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만들어 달라고.

"양봉이 축산업으로 분류돼 있어요. 축산... 양봉하면 벌꿀이나 로열 젤리, 프로폴리스, 이런 것만 떠올리는데 그 전에 꽃가루를 옮기는 화분매개 곤충산업입니다. 벌이 없으면 채소도 과일농사도 힘들어요. 이런 공익적 가치를 인정하면서 외국처럼 체계적인 연구와 행정이 필요합니다. 지금 이게 신호예요. 더 이상은 못 버틴다는..." - 오성표 전남 고흥군 양봉협회장

농민들은 친환경 약제개발과 사용법 보급, 밀원식물 조성과 관리, 과수농가 약제살포시기 조율 등 종합적인 양봉산업 육성시스템을 언급했다. 특히 이번 산불피해지역 중 가장 화재위험에 취약한 곳이 소나무 숲이었던 만큼, 대체 수종으로 아카시 나무 등 꿀 생산이 가능하면서도 산불화재시 소방수 역할이 가능한 활엽수로 식재하면 꿩먹고 알먹고식 처방이라며 밀원수림 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회 입법차원에서는 지난 2020년 8월부터 <양봉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고 있다. 첫 걸음을 뗀 만큼 '벌이 사라지지 않는 환경' 만들기에 보다 많은 관심이 필요한 때다.

<참고자료>
- 김경문 등 '아카시아 벌꿀의 연간 생산량 현황과 환경 요인 분석' (Journal of Apiculture, 2021.36(1) : 11-16)
- 농촌진흥청, '전국 양봉농가 월동 꿀벌 피해 민관 합동 조사 결과' (농촌진흥청 보도자료, 2022.3.11)
- 권민지, '꿀벌 에이즈에 폭염, 농약까지… 위기의 꿀벌 세계 [이슈&탐사]' (국민일보 온라인, 2021. 7.21)
- 조홍섭, '꿀벌 진드기는 피 아닌 '간' 빤다, 50년 만에 잡힌 오류' (한겨레 온라인, 2019.1.15)

덧붙이는 글 | 복수의 농민 인터뷰는 오성표 전남 고흥군 양봉협회장과 이름을 밝히지 않은 양봉농민으로 2022년 3월9일과 3월10일, 3월17일에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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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과 페북이 내 친구보다 날 더 잘 알고 있다고? 정말?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2/03/20 10:30
  • 수정일
    2022/03/20 10:30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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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 books] 데이비드 섬프터 <알고리즘이 지배한다는 착각>

 

구글과 페이스북은 친구보다 우리를 잘 알까. 트위터나 유튜브를 많이 보면 가짜뉴스와 편향적 견해에 지배당하게 될까.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능이 하는 일을 대신할 수 있을까.

<알고리즘이 지배한다는 착각>은 이 같은 질문에 답하는 책이다. 저자인 데이비드 섬프터 스웨덴 웁살라 대학교 응용수학과 교수는 세 가지 면에서 알고리즘의 능력과 가능성을 평가한다. 첫째, 인간을 분석하는 능력, 둘째,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 능력, 셋째, 인간처럼 될 수 있는 가능성이다.

저자의 결론은 한결같다. 알고리즘에는 인간을 분석하고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 능력이 있고, 알고리즘을 인간처럼 만들기 위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과대평가는 경계해야 한다. 

페이스북은 친구보다 우리를 잘 알까? 

저자는 먼저 미할 코진스키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교수의 연구와 언론이 그의 연구가 알려진 방식을 예로 들며 '알고리즘이 인간을 분석하는 능력'이 과대평가됐다고 주장한다. 

미할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페이스북 이용자의 '좋아요'를 수집해 일정한 알고리즘 모형으로 분석하면, 이용자의 성격, 지지 정당, 성적 지향 등을 예측할 수 있다. 이 모형에는 40~100개의 변수 차원이 반영된다. 우리가 다른 사람을 성격, 성별, 나이, 계급, 직업 등 몇 개의 변수로 파악하는 것에 비교하면 훨씬 많은 변수를 고려하는 셈이다.

<뉴욕타임스>는 미할 교수의 연구를 다룬 기사에서 "다른 누구보다도 페이스북이 당신을 더 잘 안다"는 표제를 달았다. 다른 언론들도 "어떻게 당신의 친구들보다 페이스북이 당신을 더 잘 알까", "당신의 가족보다 페이스북이 당신을 더 잘 안다"라는 제목의 기사로 미할 교수의 연구를 전했다. 

저자는 이같은 보도가 명백히 과장됐다고 이야기한다. 미할 교수의 모형이 제공하는 결과는 확률적 예측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실제 저자는 미할 교수가 교육용으로 공개한 익명의 페이스북 이용자 데이터에서 두 사람을 무작위로 추출해 '좋아요'를 통한 성격 예측과 실제 성격 검사 결과가 들어맞을 확률을 살폈다. 그 결과 "정답률은 무작위 예측보다 약간 더 나은 수준인 60%였다." 

게다가 미할 교수의 예측 모형은 50개 미만의 '좋아요'를 누른 이용자에 대해서는 유효한 결과를 낼 수 없다. "그런데 과거 조사의 결과 50개가 넘는 사이트에 '좋아요'를 누른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전체의 18%에 불과했다."

저자는 미할 교수의 연구에 대한 정확한 요약은 "잠정적 결과들은 페이스북이 일부 사람들을 그들과 가까운 지인들 못지않게 잘 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인간을 분석하는 다른 알고리즘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의 데이터 전문가 글렌 맥도널드는 "개인에게 새로운 음악을 제안하는 경우에는 추천곡 열 개 가운데 하나라도 당신의 마음에 든다면 우리는 만족한다"며 자사 음악 추천 알고리즘의 한계를 인정한다. 

범죄자의 인종, 성별, 나이, 기소내용, 전과 등을 토대로 재범률을 예측하도록 개발된 알고리즘의 정확도는 법조인 훈련을 받지 않은 일반인들의 예측 정확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알고리즘에 대한 찬양과 음모론, 양쪽 모두에 지쳤다면 

'알고리즘이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 능력'이나 '알고리즘이 인간처럼 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도 저자는 과대평가를 경계한다. 

페이스북의 데이터 과학자 애덤 크레이머는 약 11만 5000명의 뉴스피드에서 긍정적 게시물을 최소 10%에서 최대 90%까지 제거하고 부정적 게시물을 평소보다 많이 배치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긍정적 게시물을 제거당한 사용자들은 한 달에 부정적 단어를 대략 한 개 더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자는 이에 대해 "통계적으로는 유의미하지만 미미한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신경망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과 같은 범용 지능으로 발전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저자는 비관적이다. 현 단계의 인공지능은 '팩맨'과 같은 간단한 게임도 스스로 학습해 플레이하지 못하며 '스타크래프트'를 학습해 플레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과제로 여겨진다. 저자는 현재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과 가장 비슷한 생물은 대장균이라고 주장한다.

저자가 알고리즘의 가치를 평가절하만 하는 건 아니다. 알고리즘이 인간을 분석하는 능력은 잘해야 인간과 대등한 수준이지만, 그 속도는 인간을 아득히 능가한다. 체스나 바둑, 계산과 같은 분야에서 인공지능은 이미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었다. 인간과 알고리즘이 적절히 협업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저자는 전망한다.

결국 저자가 강조하는 건 알고리즘에 대한 합리적 평가와 정확한 이해다. 알고리즘에 대한 찬양과 음모론, 양쪽 모두에 지쳤다면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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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인이 곧 결정, 집무실 이전의 세 선택지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한 윤석열 당선인 결단이 임박했다. 윤 당선인은 20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연다. </figcaption>
결단은 셋 중 하나가 될 공산이 크다. 집무실 이전 방안을 완전 철회하는 1안, 반발을 무릅쓰고 용산 이전 속도전을 강행하는 2안, 용산으로 이전하되 시기를 연장하는 3안이 있다.

윤 당선인은 지난 18일 이전 부지를 답사한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 등 핵심 관계자들에게 의견을 보고 받았다. 19일에는 직접 답사를 마쳤다. 국방부와 외교부 공무원들과 질의 응답도 했다. 인수위 대변인은 답사 이후 “각계 여론을 두루 수렴중이다. 국민 한분 한분의 의견을 소중하게 듣겠다”는 논평을 내놨다. 결단을 위한 사전 점검과 준비를 마친 셈이다.

그의 결단이 ‘집무실 이전 철회’일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전면 철회하기엔 너무 먼 길을 와 버렸다. 당선인이 괜한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안 될 일을 한 것’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당선인은 줄곧 ‘집무실 용산 이전 속도전’, 즉 2안을 강조해왔다. 새로운 집무실에서 임기를 시작한다는 입장을 여러번 밝혔다. “하루도 청와대 집무실에서 일을 안 한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당선인은 “그렇다”고 답했다. 답사 이틀 전만해도 “봄 꽃이 지기 전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고 했다.

2안을 고집한 결과는 모두 알고있는 바와 같다. 시간이 터무니 없이 짧았다. 300명 규모 대대를 이동하는데도 3년이 걸린다는데, 1천명이 근무하는 국방부를 한 달만에 이전시키려니 곳곳에서 곡소리가 나왔다. 야당은 이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여러 불편이 불을 보듯 뻔하자 지역 주민들이 반발했다. ‘청와대를 국민의 품으로 돌려주고, 소통하겠다’는 논리가 옹색해졌다.

결국 당내에서도 불만이 나왔다. 임태희 대통령 당선인 특별고문은 “다급하게 추진할 일이 아니”라고 했고 홍준표 의원은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 문제”라고 촌평했다. 윤희숙 전 의원은 “국민의 일상을 망가뜨리며 굳이 그 속을 파고들 필요가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결국, 용산 이전 의지를 확인하고 사업 추진에 속도를 늦추는 3안이 선택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인수위는 윤 당선인이 답사를 마치고 내놓은 서면 브리핑에서 “각계 여론을 두루 수렵 중”이라거나 “국민 한 분 한 분의 의견을 소중하게 듣겠다”고 했다.

2안보단 낫지만 3안 역시 리스크가 있다. 애초 집무실 이전은 ‘자신은 문재인 정부와 다르다’는 점을 극적으로 대비시키려했던 의도가 엿보였다. 광화문 이전을 준비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결국 계획을 철회 했다. 극적대비 의도는 무산되고 반대로 체면을 구기는 셈이다.

3안은 일단 청와대에서 업무를 시작한다는 것을 전제한다. 업무가 시작되면 연속된 국정이 있어서 ‘왜 옮겨야 하냐’는 반론이 형성될 공산이 크다. 당선인측이 “청와대에 한번 들어가면 못 나온다”고 했던 이유가 여기 있다.

결국 3안은 시간을 두고 이전론을 축소하고 청와대 개방 확대 정도로 타협하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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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통해 ‘손 안 대고 코 풀’려는 미국

  • 기자명 김지혜 현장기자
  •  
  •  승인 2022.03.18 11:47
  •  
  •  댓글 1
 
 
 

윤석열 인수위 외교안보 라인을 통해 알게 된 사실들

윤석열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한미동맹 강화와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강조해 왔다. 이윽고 대통령 당선 발표 5시간 만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통화하고, 인수위원회 외교안보 분과에 극단적인 친일·친미 인사를 등용했다.

‘그들이 돌아왔다!’

자위대 한반도 개입론, 지소미아 밀실 체결을 추진했던 김태효(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 검은 머리 미국인으로 불리던 김성한(전 외교통상부 2차관) 등이 외교안보 분과 인수위원으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모두 이명박 정부(MB)에서 활동했다.

김성한 위원은 윤 당선인의 초등학교 동창이며, 이명박 정부 시절 미국이 인정한(?) 외교차관이다. 윤석열의 든든한 외교안보 파트너. 이를 증명하듯 김성한 위원의 개인 휴대전화로 윤 당선인은 바이든과 통화했고, 인수위 외교안보 분과 간사 역할을 맡았다.

김태효 위원은 과거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 개입을 당연시하고 한일 군사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한일 민주동맹 등의 내용을 담은 논문을 여러 차례 작성해온 인물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을 밀실 체결하다 쫓겨났다.

또한 북과의 만남에서 돈 봉투를 건넨 사실이 드러났고, 국군 사이버사령부 댓글조작 사건에도 연루된 바 있다. 우리 정부에 한일관계 개선을 강박해 온 미국으로선 최선의 조건이 마련된 셈이다.

절호의 기회를 놓칠 리 없는 미국

미국은 대중국견제를 위한 포위망 형성을 위해 미국 주도의 한일 협력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달 공개한 ‘인도태평양전략’ 보고서에서는 한일관계 개선을 향후 1~2년 내 추구해야 할 핵심 실행계획으로 제시했고, 이번 윤 당선인과의 전화 통화에서도 한일 협력의 중요성을 재차 거론했다.

또한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 사령관 역시 “한일관계 개선이 나의 최우선 과제”라며 한미일 군사동맹을 통한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입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미국의 대중국포위망 형성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한일관계 개선에 직접 나서겠다는 윤 당선인과 그 뜻을 가장 적극적으로 실행에 옮길 인물들이 인수위원이 됐으니 미국은 지금 쾌재를 부를 것이다.

전범국 일본과의 군사동맹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한국민의 반미 여론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미국은 지금까지 대놓고 한일관계 개선을 강박하지 못했다. 그런데 미국을 드러나지 않고도, 윤 당선인이 집권과 동시에 한일관계를 전면 개선함으로써 미국은 ‘손 안 대고 코를 풀게’ 되었다.

미국 입맛대로 둬선 안돼

미국의 입맛대로 한일 군사동맹이 체결돼선 안된다.

일본은 지금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 자위대가 유사시 한반도 진출(집단적 자위권)이 가능하도록 평화헌법 9조 등의 개정을 시도하고 있다. 한편 역사 왜곡, 일본군 ‘위안부’피해자, 강제동원 노동자, 일본 방사성 오염수 방류 등 우리는 아직 일본과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이를 그대로 둔 채 조건 없는 한일관계 개선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미국이 흐뭇한 미소를 짓게 놔둘 수 없다.

‘윤석열은 그럴 줄 알았다’는 식으로 어물쩍 넘어가선 안 된다. 한미일 군사동맹을 통해 대중국 견제, 대북 압박을 강화하려는 미국에 맞서 다시 투쟁을 시작해야 한다.

미국의 꼭두각시가 되려는 윤 당선인을 향해 국익을 지키려는 주권자의 준엄한 행동을 초기에 보여줘야 한다.

출처 : 현장언론 민플러스(http://www.minplu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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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한국 최고 부자, 백화점 사장의 용서 못할 과거

[김종성의 히,스토리] 친일파의 재산1 - 박흥식

22.03.19 18:37최종 업데이트 22.03.19 18:37
친일청산 열기가 가장 뜨거웠던 해방 공간에서 국민적 공분이 쏟아진 인물 중 하나가 박흥식이다. 그가 미움을 산 것은 화신백화점으로 상징되는 식민지 조선 1호 부자였기 때문은 아니다. 적극적인 친일의 결과로 거부를 축적했다는 사실이 세상을 분노케 만들었다.

기업인들의 친일은 헌금 기부 방식으로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었다. 박흥식은 그 정도에서 머물지 않았다. '1호' 타이틀이 붙을 만했다. 기업인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글과 말로도 친일을 했을 뿐 아니라 일본군에 비행기를 제공할 목적으로 조선비행기공업주식회사까지 차렸을 정도다.
 

▲ 반민특위 체포대상 1호, 친일기업인 박흥식 ⓒ JTBC 화면캡처


1호 부역자

조선비행기공업은 태생적인 친일 기업이었다. 설립자 박흥식이 친일파이기 때문에 이 회사가 친일 기업이었다는 의미가 아니다. 처음부터 친일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업이었다. 박흥식 자신의 진술에서 이 점이 나타난다.

 해방 직후에 자금 횡령 혐의로 법정에 섰을 때였다. 1946년 3월 19일의 일이다. 이날 재판장이 비행기회사의 설립 동기를 질문했다. 다음날 발행된 <조선일보> 기사 '박흥식 공판'에 따르면, 박흥식은 "당시 조선총독부와 조선군 당국에서 징병제 실시에 대한 기념사업으로 전쟁 수행에 불가결인 비행기 제작회사를 만들 터이니 사장으로 취임하여 달라고 누차 권유"해서 부득이 취임하게 됐노라고 답변했다.

마지못해 설립했다고는 했지만, 설립 목적이 친일임을 잘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그의 진술에서 드러났다. 친일을 위해 비행기 회사까지 만들었으니 '1호' 타이틀이 붙을 만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그가 국회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 활동 개시 사흘 뒤인 1949년 1월 8일 체포됐다. 이것이 반민특위 체포 1호 사건이다. 상징적 의미가 큰 사건이었다. 사흘 뒤 발행된 <동아일보>는 '반민법 첫 발동'이라는 부제목으로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구속 기간은 짧았다. 103일 만인 그해 4월 21일 보석으로 석방됐다. 보석 사유는 다음날 발행된 <경향신문> 4면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수면 부족과 신경 쇠약이었다. A급 친일파가 이런 식으로 빠져나갔으니, 국민적 분노가 클 수밖에 없었다. 보석을 허가해준 재판부를 향해 국민적 분노가 쏟아졌다. 반민특위 검찰관(검사)들의 집단 사퇴는 그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박흥식은 1961년 5·16 쿠데타 직후에도 체포됐다. 부정축재 혐의 때문이었다. 이번에는 100일도 안 되는 그해 7월 풀려났다. 군사정권이 잠시나마 그를 가뒀던 것은 그에 대한 원성이 이만저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존경받을 수 없는 방식으로 돈을 번 그에 대한 분노가 산더미처럼 불어나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대중의 미움을 사면서도 그는 부귀와 영화를 이어갔다. 대중은 그를 친일파라고 손가락질했지만, 그는 대중들보다 훨씬 편한 데서 살았다. 그곳에서 분주하고 정신없이 기업 활동을 이어갔다. 일제강점기 때만큼은 아닐지라도 그의 물질적 부는 여전히 풍요로웠다.

박흥식 월드

그를 집중 조명한 1988년 5월 18일자 <중앙일보> 기사 '화신과 영욕 함께한 박흥식 씨 근황'에 시선을 끄는 구절이 있다. 그의 부동산 규모에 관한 대목이다. 기사는 "해방 이후 한때 반민특위에 구속됐지만 화신백화점·화신산업·흥한방적 등을 중심으로 그는 여전히 재계의 선두자리를 지켜나갔다"고 한 뒤 이렇게 언급했다.
 
"화신백화점에서 안국동으로 이르는 대부분의 부동산이 그의 소유로 알려졌을 정도였다."

 
화신백화점은 서울 종각역 3번 출구 근처에 있었다. '바르게 살자'라는 돌비석 밑에 화신백화점 터를 알려주는 표지석이 놓여 있다. 이곳에서 안국동까지의 부동산 대부분이 박흥식 소유였다는 것이다. 해방 이후에도 그랬다는 것이다. 친일파이냐 아니냐가 그의 해방 이후 생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 화신백화점 터. ⓒ 김종성

   

▲ 종각역에서 안국역까지. ⓒ 구글 지도 편집

  
사망 6년 전에 나온 위 <중앙일보> 기사에 따르면, 그는 대지 900평, 건평 120평 규모의 서울 종로구 가회동 177-1호에 살고 있었다. 1987년 6월항쟁으로 대중의 정치적 에너지가 강할 때였다. 또다시 세상이 뒤집히는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그를 엄습했을 수도 있는 시기였다. 이런 시기에도 여전히 그는 친일의 결과물인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었다.

사망 7년 전인 1987년 11월 4일에 박흥식의 위 주택이 경매로 넘어갔다. 자금난의 결과였다. 낙찰가는 10억 3천만 원이었다. 그런데 위 기사가 나온 시점인 1988년 5월 18일 당시에는 그 집이 박흥식에게 돌아가 있었다. "박씨는 그 집을 대리인을 세워 다시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기사는 보도했다.

1987년 11월에 넘어간 집을 1988년 5월 이전에 도로 사들였다. 경매된 집을 도로 사려면 경매가보다 훨씬 높은 값을 치를 수밖에 없다. 1988년 시점에도 그가 상당한 자금력을 갖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의 기반이 해방 뒤에도 여전했다는 점은 1973년 뉴스에서도 나타난다. 그해 9월 1일 일본 소니사와 합작해 화신소니를 설립하고 사장에 취임했다. 9월 4일자 <매일경제> 4면은 "자본금을 10억 원으로 하여 화신 측이 51%, 소니 측이 49%를 출자"한다고 보도했다.

국민들은 박흥식이 제대로 처벌받지 않은 것을 원통해 했다. 그가 참회하고 사죄하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그는 위와 같은 경제력을 유지하면서 세상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사업에만 열중했다. 8·15 해방으로 타격을 받은 '박흥식 월드'를 어떻게 재건할 것인가만 고민했을 뿐이다.

위의 <중앙일보> 기사는 "기업을 어떻게든 다시 일으키겠다는 의욕이 대단하다는 주변의 얘기다", "요즘 그는 잔여 재산목록과 설계도면을 바라보는 것이 유일한 취미"라고 전했다. 친일청산이나 참회·사죄 등은 안중에도 없는 나날을 이어갔던 것이다.

반성은 없다 

그 같은 의식 세계는 그의 윤리적 둔감함에서도 나타난다. 아베 신조의 외할아버지이자 A급 전범인 기시 노부스케의 생활비를 대준 일이 1950년대에 있었다.

박흥식과 접촉했던 김동조 전 외무부장관은 1999년 10월 2일자 <문화일보> '비화(秘話) 내가 겪은 한국 외교 (15)'에서 "박씨는 그때 전범으로 스가모형무소에 복역하다 풀려난 기시 노부스케를 화신의 도쿄사무소 고문으로 위촉해 생활비를 돌봐주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 자신이 친일 행적 때문에 반민특위에 체포된 적이 있으므로 더욱 더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됐고, 또 기시 노부스케가 어떤 인물인지 몰랐을 리 없는 박흥식이었다. 그런 박흥식이 A급 전범의 생활비까지 대줬다는 것은 반민특위에 체포된 동안에 그가 반성을 했을지 원통해 했을지를 짐작케 한다.

기시 노부스케와의 인연은 그 정도로 그치지 않았다. 일본의 식민지배를 눈감아주고 위안부·강제징용·강제징병을 사실상 덮은 한일기본조약과 부속협정들이 체결될 때도 그는 기시 노부스케와의 인연을 활용했다. 박정희와 기시 노부스케 사이의 친서를 전달하는 밀사 역할을 수행했다. '반성한 일본'이 아니라 '반성하지 않은 일본'의 영향력을 도로 끌어오는 데도 앞장섰던 것이다.

친일파들의 죄악이 8·15 해방으로 끝난 것은 아니다. 그것은 8·15 이후에도 변함없이 이어졌다. 그들은 친일의 결과물인 영향력과 재산을 이용해 대한민국의 진보와 역사청산을 저해했다. 박흥식의 예에서 나타나듯이 그들 상당수는 예전처럼 분주하고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다. '1호' 친일파 박흥식의 해방 이후 행적은 친일 문제가 과거지사가 아닌 현재의 문제임을 똑똑히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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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오미크론 정점 22일까지…지금은 일상회복 과정"

의료계 비판에는 "거리두기 효과 떨어져…일상회복 이어갈 것"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정점을 지나는 가운데 정부는 오는 22일을 정점의 마지막 구간으로 예측했다.

변이 정점 기간임에도 거리두기를 완화한 배경으로 정부는 지난 영업시간 연장 조치의 효과가 부족했다는 점을 들었다. 아울러 최근의 움직임은 일상회복 과정이라며 이를 지속할 방침임을 전했다.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이기일 중대본 제1통제관은 "현재 (오미크론) 정점 부근에 있다”며 “전문가들 예측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22일 사이가 정점"이고 "23일 이후에는 점차 (일일 확진자 규모가) 감소세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제시한 오미크론 정점 구간 예측치가 더 구체화됐다. 전날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최근 오미크론 변이 확산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크다며 새로운 예측치를 도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사상 최다 규모인 지난 17일의 62만 1328명보다 다소 감소한 40만 7017명으로 집계됐다. 즉, 지금과 같은 규모의 일일 확진자 발생이 지난 12일을 시작으로 다음 주까지 이어지리라고 정부는 예측했다. 

통상 확진자 지표를 2~3주 후행해 따라가는 경향을 고려하면, 핵심 지표인 위중증 환자 수와 사망자 수 등은 다음 주 이후에도 2~3주가량 더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거세짐에도 정부는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2주간 종전 6인이던 사적모임 인원 제한 기준을 8인으로 완화해 적용한다고 밝혔다. 부족한 정부 지원에 경기 침체로 허덕이던 자영업자층의 강력한 반발을 정부가 고려했으나, 정부의 완화적 움직임을 강력히 비판한 의료계 반발도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 1통제관은 "지금 방역 상황이 상당히 어렵고 정점도 아직 확인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지난번에는 자영업자분들을 위해서 (영업)시간(제한)을 (밤 11시로 완화) 조정했다면 이번에는 국민들의 불편을 덜어드리기 위해서 소폭으로 사적모임만 6인에서 8인으로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1통제관은 특히 지난번 영업시간 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기대했던 매출 증가 효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이를 이번 추가 완화의 근거로 꼽았다. 

이와 관련해 특히 의료계는 정부의 완화적 움직임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적극적 재정정책으로 풀어야 할 자영업자 지원 문제를 의료 부담을 키우는 거리두기 완화로 해결하려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이에 관해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금은 확진자 규모보다 중증과 사망자 최소화 목표가 중요하다"며 △백신 예방접종률이 높고 △먹는 치료제 등 치료 대안이 확보됐고 △오미크론의 위험성이 낮은 반면 확진자 줄이기를 위한 거리두기 강화 효력은 떨어지는 국면을 고려해 정부가 "일상회복을 하는 가운데서 사망과 중증 최소화"를 추진하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즉 지금은 이미 "종전 확진자를 최소화해 유행 규모를 차단하려던 체계에서 일상을 회복"하는 단계로 전환했다는 설명이다. 손 반장은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최근 들어 정부가 꾸준히 완화적 메시지를 내놨다고 주장했다.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도 "확진자 증가 숫자 자체는 우리가 받아들여야 될 상황"이라며 지금의 대응 수준에서 의료 체계 안정화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미 의료 체계가 점차 한계에 달하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는 마당이어서 앞으로도 정부를 향한 의료계의 비판적 시각은 당분간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이날 0시 기준으로 광주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98%를 기록하는 등 광주와 전남, 경남은 이미 위중증 병상이 한계에 도달했다. 앞으로도 오미크론 정점이 한동안 이어지리라는 정부 예상을 고려하면 병상 확보에 이미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박향 반장은 "비수도권은 권역별로 병상을 대응하기 때문에 (광주와 전남, 경남 등) 병상 가동률이 높은 지역은 옆 지역까지도 (병상을) 운영하고 있다"며 "대면 진료 확대 등을 통해 중환자들이 조금 더 집중적으로 코로나19 관리를 받을 시스템을 더 구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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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은 왜 저럴까? 서구가 침묵하는 이 사태의 본질

[임상훈의 글로벌리포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이해관계

22.03.18 20:56최종 업데이트 22.03.18 20:56
20세기 초 러시아 혁명이 만든 소비에트 체제는 세기말 종말을 고했지만 여파는 그 후로도 30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분명한 사실은 그것이 이념적 갈등의 여파는 아니라는 것. 이념은 허울뿐, 또는 사상가들의 이상에 머물 뿐, 세력 간 대립과 갈등의 밑바닥에는 집단 이익과 패권 야욕이 자리 잡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전초전 격인 조지아 사태 역시 마찬가지였다. 러시아 혁명의 여명기, 현재의 조지아 영토에서는 멘셰비키(소수파, 러시아 마르크스주의의 우파)가 지배하는 조지아와 볼셰비키(다수파, 구소련공산당)가 장악한 오세티야 사이의 치열한 공방이 있었다. 러시아의 개입 후 지역 전체가 소비에트 연방에 편입됐지만 조지아와 오세티야의 갈등은 수면 아래서 수십 년 숨죽여 이어진다.

2008년 전쟁으로까지 치달은 조지아-오세티야 분쟁에서 이념이라는 명분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지난 세기 민족 갈등은 이념이라는 탈을 썼을 뿐, 그 탈이 벗겨진 지금에 와서는 상호간 증오와 이기주의의 맨살만 드러났다. 여기에 러시아 팽창주의가 개입되면 소수민족 갈등은 제멋대로 유린되고 상처는 더 깊어진다.
 

▲ 러시아, 우크라이나, 조지아 ⓒ 구글 지도

 
2022년 우크라이나 사태도 본질은 매한가지다. 그럼에도 조지아와 달리 우크라이나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이유는 이곳에서의 러시아 팽창주의가 서방의 그것과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지아 사태 당시 러시아의 총구가 남쪽을 향했다면, 지금의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총구는 서쪽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 근본적 차이점이다.

결국 우크라이나 사태의 본질은 러시아 팽창주의·미국-서유럽 팽창주의·우크라이나 민족 갈등, 이렇게 세 요소로 요약된다.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는 조지아의 경우보다 우크라이나에서 더 사활을 걸고 있고, 서방세계는 민감하게 반응하며, 우크라이나 국민은 더 큰 위기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푸틴은 절대악인가

국제관계에서 절대악을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선악을 결정할 절대 지상권(至上權)이 국제사회에는 없기 때문이다. 해당 국가에 대해 국제법, 무역보복 등을 통한 제재 수단이 없지 않지만 고립을 감수하고 버티면 그만이다. 지금 러시아가 취하고 있는 태도가 한 예다.

그럼에도 지구상 국가의 절대다수가 인정하는 공동 가치가 수렴되면 제한적이나마 불의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전쟁의 책임이다. 선제적 무력행사는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 푸틴이 지배하는 러시아가 구체적 명분 없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선제적 무력행사를 한 사실은 재고의 여지없는 사실이다.
 

▲ 지난 17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키이우 외곽에서 발생한 폭격 후 창고 주변에서 컨테이너를 옮기고 있다. ⓒ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지속적인 위협"을 받고 있으며 "안전함을 느끼며 발전하고 살아가기" 어렵다는 사실을 우크라이나 침공 명분으로 삼았다. 그는 군사행동의 목표로 우크라이나 정부의 괴롭힘과 집단 학살 위협에 노출된 사람들을 보호하고 우크라이나를 "비무장화, 비나치(非Nazi)화" 하는 것을 들었다.

하지만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어떤 위협을 받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는 못했다. 우크라이나가 어떤 명분으로 외세에 의해 비무장화 될 수 있는지, 어떤 근거로 나치화됐다고 규정할 수 있는지도 밝히지 못했다. 요컨대 푸틴 대통령은 타국에 대한 침공을 정당화할 수 있는 어떤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이미 존재하는 국제법상으로도 푸틴과 러시아 주요 정책 결정자들의 범죄 행위는 점점 명백해지고 있다. 전투 공방이 우크라이나 국경 내부에 국한돼 있는 이상 민간인 피해의 책임은 러시아 군으로 귀착될 수밖에 없다. '제네바 협약'에 따르면 전쟁 중에도 민간인에 대한 의도적 공격은 허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러시아군의 민간인 지역 포격에 대한 증거는 늘어나고 있다.

물론 국제사법재판소(ICJ)가 러시아의 국제법 위반을 판결한다 해도 집행기관인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가 집행을 거부할 수 있다. 러시아가 상임이사국인 만큼 러시아의 패소 판결이 나더라도 그에 대한 집행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집행 가능 여부와 관계없이 러시아의 전범국가 판결은 불가능하지 않다. 

그렇다면 푸틴 대통령은 왜 그토록 무리한 전쟁을 일으켰을까? 분명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리라고 예상하지 못했을 거다. 초기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무력화시키고 국제사회의 중재를 거쳐 유리한 입장에서 실익을 챙기려는 계획을 세웠을 것이다. 과거의 예처럼 전쟁 후 푸틴 대통령에 대한 러시아 국민들의 지지도 확고해지리라 예상했을 거다.

푸틴 대통령이 구상한 이번 전쟁은 분명 '무리한' 전쟁이 아니었을 거다. 그의 구상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및 유럽연합 가입 포기를 이끌어냄으로써 우크라이나를 확실한 완충국가(Buffer State)로 보장받는 것이었다. 더 나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러시아의 직접적 영향권에 넣고자 했을 것이다.
 

▲ 2022년 2월 21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 AP

 
하지만 전쟁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국제사회의 반발은 예상을 넘어 러시아에 점점 불리해지고 있다. 러시아 국민들의 지지 또한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 2008년 조지아 개입을 포함한 대부분의 전쟁과 달리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 경제를 빠른 시간 만에 심각한 위기로 몰아넣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항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러시아가 얻을 수 있는 것들은 이미 상당히 제한돼 있다.

러시아의 계획이 실패로 귀결된다면 그것이 곧 서방세계의 승리를 의미할까? 사실 이번 전쟁의 발발 자체가 이미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의 외교적 실패를 명시적으로 확인해준 것에 다름 아니다. 미국과 서유럽의 이른바 '동진 정책'은 이미 출발부터 잘못된 구상이었다.

미국과 서유럽의 잘못된 구상

서방세계의 '동진정책'은 세 축으로 구성된다. 첫째는 군사적 차원. 미국과 서유럽 동맹국들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 확대를 통해 점차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늘려왔다. 장기적으로는 유럽 자체 방위 기구(유럽군) 창설을 통해 미국의 부담을 절감하면서 지속적으로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려 하고 있다.

이 계획은 동아시아의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구상과 함께 미국의 장기적 안보정책 전환과 연결되며 유럽의 독자적 방위체계라는 오랜 염원과도 일치한다. 그러나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를 유럽의 일부로 복귀시키겠다던 더 큰 전략과 심각한 모순을 빚는 결과이기도 하다.

러시아의 초대 대통령 보리스 옐친은 실제로 러시아를 서구화시켜 '유럽 속의 러시아'를 만들려 했다. 그는 러시아 국영기업들을 빠른 속도로 민영화시켜 자본주의 체제로 이동하려 했지만 통제 없는 국부 유출만 부추기면서 신흥 재벌(올리가르히)들의 배만 채웠을 뿐 러시아 경제를 더 심각한 위기 속으로 빠져 들게 했다.
 

▲ 28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러시아 화폐인 루블화를 정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금융 제재가 발표되고 러시아가 핵 위협 카드를 꺼내면서 러시아 화폐 가치가 30% 가까이 폭락했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역외 시장에서 1달러당 루블화 환율은 장중 117.817루블을 기록하며 전 거래일 종가 대비 약 28% 하락했다. 미국과 유럽은 전날 러시아 중앙은행을 제재하고 일부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퇴출하기로 합의했다. 2022.2.28 ⓒ 연합뉴스

 
그러는 동안 서방세계는 강박적으로 소비에트 경제 해체만 기다렸다. 러시아의 건전한 자본주의 세계 합류에는 관심이 없었다. 푸틴 체제의 러시아가 유럽행을 포기하고 독자적 세력을 만들어가는 데 서방세계의 책임이 있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그리고 이것이 서방세계 '동진정책'의 두 번째 축인 경제적 차원에서의 오류에 해당한다. 서유럽의 경제적 팽창주의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을 늘리는 방향으로 귀결되지만 푸틴의 러시아에 위기감을 자극하면서 결과적으로 심각한 안보 위협을 키우는 결과를 낳게 된다.

서방세계 '동진정책'의 세 번째 축은 정치적 차원으로 자유 민주주의 전파가 이에 해당한다. 군사적, 경제적 팽창정책이 나토와 유럽연합이라는 구체적 조직을 통해 이뤄졌다면 정치적 차원의 민주주의 이식은 다소 추상적 이념의 문제에 해당한다. 그리고 추상적 이념의 문제는 자칫 착시 효과를 일으키며 상대국에 위화감을 주기도 한다.

미국의 적성 국가들 또는 라이벌 국가들은 미국의 민주주의 설교가 국가 전복의 도구로 사용된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그런 믿음이 아주 허무맹랑한 것이 아니다. 미국의 이데올로그들은 친미주의와 민주주의가 동일하지 않다는 것을 알리는 데 소홀히 한다. 또는 실제 그들도 그렇게 믿는 듯하다.

그런 시각이 굳어지면 실질적 민주주의 이식 여부와 관계없이 친미 체제가 들어서는 것이 곧 민주주의라는 착시를 불러일으킨다. 친미 또는 친서방(親西方) 정책이 반드시 민주주의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은 남아메리카의 많은 국가에서도 확인된다.

옐친 대통령이 민주적 절차도 무시하고 심지에 탱크를 동원해 국회의사당에 포격을 가할 때도 소비에트 제거라는 명분으로 민주주의를 말할 수 있을까? 러시아 신흥재벌(올리가르히)이 온갖 부패와 부당한 혜택 속에서 국가의 이익을 좀먹을 때도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말할 수 있을까?

결국 러시아 국민들은 친미 또는 친서방이 자신들에게 아무것도 가져다주지 못한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으며 과거 소비에트 대제국 시대(그들에게 이념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의 영광이 그리울 뿐이다. 그리고 그들 중 다수에게 푸틴이라는 이름은 그 영광을 재현해줄 영웅에 다름 아니다. 이처럼 서방세계의 서툰 팽창정책들은 러시아의 재활을 도와주지 못했을 뿐 아니라 이제는 그들의 심각한 위협으로 다시 맞이하게 된 것이다.

대통령 영웅 신화

러시아와 서방세계의 팽창주의가 하필 우크라이나에서 충돌한 이유는 물론 지정학적 이유가 꼽힌다. (앞선 기사 <끔찍한 패륜, 푸틴식 '하이브리드 전쟁'의 처참함> (http://omn.kr/1wad7) 참조) 서쪽으로는 유럽연합 회원국들과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동쪽으로는 러시아와 국경을 공유하고 있다. 민족적으로도 서쪽은 서슬라브족, 동쪽은 동슬라브족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지정학적 조건을 가진 국가에는 특히 정치적, 외교적 신중함이 필요하며 그것은 국가의 명운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과거 야누코비치 대통령 당시의 급진적 친러 성향이 대규모 국민 저항을 야기했듯이, 현재의 젤렌스키 대통령의 위험하리만큼 급진적인 친서방 태도는 러시아의 침공을 야기했다.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각)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해 부상을 입고 한 병원에 입원 중인 키이우 주민들을 방문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전쟁이 발발하고 무고한 민간인의 희생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책임져야 할 대통령은 오히려 영웅이 되어 있다. 러시아의 전범 행위는 물론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무능한 서방 국가들은 자신들의 대외정책 실패를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 흔히 그래왔듯 영웅 신화를 만들어 자신들의 과오를 덮으려 한다.

대통령이 전쟁에서 도망가지 않는 것이 당연한 일인가, 영웅적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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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도 지역주민도, 아무도 환영하지 않는 윤석열의 ‘용산 시대’

따질수록 난관 투성인데 왜 강행할까, 여론도 심상치 않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광화문 정부청사 집무실-총리공관 관저' 마련 방안이 유력했지만 국방부 청사 집무실 카드가 급부상하는 양상이다. 사진은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모습. 2022.03.16. ⓒ뉴시스
 
대통령 집무실 이전 유력 후보지인 국방부 인근은 평일 낮에도 경적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바로 앞 왕복 5차선 도로에 시내버스와 자가용이 속도를 내지 못한 채 뒤엉키면서다. 차량이 몰리면서 가벼운 접촉사고도 종종 발생한다.</figcaption>
국방부 청사는 민간인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된다. 이 때문에 국방부 근처를 지나가는 시민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횡단보도를 두 번만 지나면 곧바로 풍경이 달라진다. 고층 아파트가 줄지어 있는 동네가 나오는데 그나마 그곳으로 나가야 용산 주민을 여럿 만날 수 있다.

그 중 한 명에게 다가가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곧장 "나는 반대"라며 역정 섞인 답변이 돌아왔다.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찍었다는 주민조차 왜 느닷없이 집무실을 이전하는지, 왜 그 대안이 용산인지 도통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윤 당선인이 "국민 곁에서, 국민과 늘 소통하며 일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약속한 집무실 이전 공약의 현주소다.

대통령 집무실은 대체 왜 옮기려는 걸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인수위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인수위원회에서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현판식을 하고 있다. 2022.03.18. ⓒ뉴시스


당초 윤 당선인의 약속은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 집무실을 구축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난 15일부터 느닷없이 용산 카드가 급부상하더니, 이제는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는 18일 국방부를 비롯해 또 다른 이전 후보지인 서울 광화문 외교부 청사의 현장 답사까지 서둘러 마쳤다.

하지만 논의의 첫 단추부터 잘못 꿰졌다. 당장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할 필요가 있는지, 만약 필요성이 있다면 이렇게 서둘러서 밀어붙일 일인지조차 의문이다.

윤 당선인이 집무실 이전을 처음으로 공약한 건 지난 1월 말 대선 과정에서다. 경쟁 후보였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측이 '국민 내각' 등을 내세우면서 정치 개혁 논의에 불을 붙이자,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윤 당선인은 이에 대한 맞불 형식으로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계획'을 발표하며 집무실 이전 공약을 꺼냈다.

윤 당선인이 내세운 취지는 "국민과 소통하는, 일하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제왕적 대통령의 잔재를 철저히 청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제왕적 대통령은 궁궐식 청와대 구조의 산물이기에 이를 해체하고, 새로운 공간에서 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지금 (청와대는) 비서동에서 대통령 집무실인 본관까지 가는데 차를 타고 가지 않나. 그렇게 해가지고는 원활한 의사소통이 되리라고 보기 어렵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지금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동의 거리가 차를 타고 가야 할 만큼 멀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청와대 본관이 아닌 참모들이 있는 여민1관 3층으로 집무실을 옮겼다. 윤 당선인의 생각과 마찬가지로 소통을 위해서였다. 같은 건물 2층에는 비서실장이 근무한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시절 본관에 위치한 집무실을 사용할 때를 착각한 결과"라며 "청와대의 모든 참모들은 문 대통령을 1~2분 내에 언제든지 만날 수 있고 소통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런데도 윤 당선인은 아예 집무실을 청와대 밖으로 이전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런 공약이 발표됐을 때에도 현실성을 두고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컸다. 지난 2019년 문재인 대통령도 자신이 약속했던 '광화문 대통령'을 실현하기 위해 관련 위원회까지 구성하려 했으나 검토 과정에서 경호, 비용 등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결국 계획을 접은 바 있다.

3년여 만에 이 같은 걸림돌이 제거된 것일까. 윤 당선인은 이에 대한 복안을 묻자 "청와대 이전 문제나 대통령의 근무 공간은 부차적인 문제"라고 답한 바 있다. 장소보다는 국정운영을 어떻게 이끌어가느냐가 더욱 중요하다는 얘기였다. 현재 벌어지는 상황과는 전혀 딴판이다.

윤 당선인은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로의 이전을 두고 "경호, 외빈 접견 문제는 저희가 충분히 검토를 했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용산으로의 집무실 이전이 유력한 현실은 윤 당선인 본인의 말을 스스로 뒤집는 결과이기도 하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18일 "세부 조정에 들어가다 보니 더 고심하게 되고 생각할 수 있는 영역도 넓어진 것"이라는 궁색한 해명을 내놨다. 달리 해석하면, 집무실 이전 공약이 충분한 사전 검토 없이 허술하게 만들어졌다는 걸 시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는 사이 집무실 이전 공약은 윤석열 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되어 버렸다. 김 대변인 역시 이 공약을 두고 "윤 당선인의 가장 중요한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극복과 민생 회복 등 정작 국민이 바라는 중요한 현안들은 전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꼭 집무실을 옮겨야 한다면
용산은 적합한 선택지일까
 
권영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 등 인수위원회 관계자들이 18일 대통령 집무실 후보지인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를 둘러보고 있다. 2022.03.18. ⓒ뉴시스


굳이 집무실을 옮겨야 한다면,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 건 옳은 선택일까. 복수의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반대한다. 도시공학적인 측면에서도 부적절한 데다가, 국방부 청사 구조와 인근 지형을 감안할 때 국민과의 소통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경우 "국민과 함께 하는 대통령 실현"이라는 취지는 크게 퇴색된다.

국방부 청사 앞에는 왕복 5차선 도로가 있다. 이곳은 출퇴근 시간은 물론 평일 낮에도 통행량이 많아 자주 정체되는 구간이다. 대통령이 이동할 때에는 신호기 조절을 하고, 여러 대의 경호 차량이 따라붙게 돼 교통은 더욱 혼잡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 당선인은 대선 공약집을 내면서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을 분리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관저와 집무실 거리가 멀어질 경우 매일 대통령의 출퇴근 시마다 교통지옥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 주변에는 청사 내부가 들여다보이는 고층 아파트 단지들이 있어 추가적인 경호 문제는 없을지도 검토해야 한다.

'도시 전문가'인 김진애 전 의원은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윤 당선인의 용산 집무실 이전 구상을 "아마추어적 결정이자 민폐"라고 혹평했다.

김 전 의원은 "삼각지부터 이태원까지 이르는 길은 교통 문제가 굉장히 심각한 곳"이라며 "또 집무실을 이전하게 되면 교통과 통신 등 여러 가지 제한이 생기는데 여러 가지로 불편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김 전 의원은 청와대 근처에서 이뤄졌던 시민의 집회·시위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대통령 집무실이 어느 곳이 되든 (그 앞에서 시민이) 집회·시위를 하게 된다. 청와대 앞에는 분수 광장이라는 공간을 만들어 시민이 집회·시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현재의 청와대 앞은 민주적인 공간으로 만들어져 있는 것인데, 국방부는 그게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방부 청사 정문 앞은 좁은 인도 옆으로 바로 차도가 이어져 있기 때문에 공간적인 제약이 크다. 윤 당선인 측에서는 미군 기지 반환 후 조성될 용산공원을 국민 소통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기지 반환 시점이 언제쯤 마무리될지 알 수 없고, 기지가 반환된다고 하더라도 환경오염 정비 문제가 남아 있다.

공원 개원 일정 역시 무기한 연기됐다. 지금까지 반환된 부지는 용산 기지 부지의 10%에 불과한 수준이다. 지난해 말 정부는 공원 개원 목표 시점을 기존 '2027년'에서 '기지 반환 시점 후로부터 7년 후'로 변경했다. 윤 당선인의 임기 내 공원 조성이 이뤄질 수 있을지조차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용산 아파트 옥상에 방공포 들어설 판,
국방·안보 문제 복잡한데 강행하면 그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청와대 이전 후보지를 외교부 청사와 국방부 청사 두 군데로 압축했다. 사진은 이튿날인 18일 국방부 모습. 이에 따라 해당 분과 인수위원들은 이날 오후 각각 현장을 방문해 점검에 나선다. ⓒ뉴시스


만일 집무실을 국방부 청사로 옮긴다면, 국방부도 어딘가로는 이동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국방부 기능이 분산될 수밖에 없는 만큼 안보 공백은 불가피하고, 오랜 세월에 걸쳐 청와대와 국방부에 각각 구축해 놓은 안보, 국방 자산도 이전해야 하기 때문에 보안 문제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막대한 예산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 소속 국회 국방위원회 의원들이 추산한 예산은 1조원 이상이다. 하지만 윤 당선인 측은 이 모든 과정을 취임 전까지 어떻게 마무리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책임 있는 설명은 없다.

'4성 장군' 출신인 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18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국방부로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할 경우, 주변 건물에 방공 시설을 설치하는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청와대 주변에는 북한으로부터 날아오는 미사일이나 드론 등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게 방공 기지들이 다 있다"며 "상공도 지켜야 하기 때문에 반경 8km 이내는 비행 금지 구역이고, 방공 체계를 다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 집무실을 국방부 청사에) 짓는다면 남산이나, 효창공원에 (방공 시설을) 올린다거나 공원화될 일부 용산기지 지역을 사용해야 한다"며 "아파트 옥상이나 회사 빌딩에도 대공 미사일이나 대공포 같은 것들이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군사 전문가'인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건물 면적이 제한되기 때문에 국방부 조직은 사방팔방으로 흩어져 분산된다. 즉 장관과 국방부가 분리되는 것"이라며 "국방부의 군사력 통제기능, 즉 문민통제가 약화되거나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합동참모본부 역시 의장실을 비워야 하고, 국방부 인원을 수용하기 위해 일부가 밖으로 나가거나 조직을 축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국방부 내 일부 조직을 정부과천청사 등으로 분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는 데 대해서도 "참으로 어이없는 주장"이라며 "국방부가 들어서면 청사의 경비가 강화되고 방호를 위한 시설 공사를 다시 해야 한다. 수천억원의 예산이 낭비된다. 또한 주변에 대한 각종 규제로 과천 시민들이 결사반대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주한미군부대 기지 인근에 대통령 집무실이 위치하는 건 비상식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 근무 경험이 있는 한 관계자는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대통령 집무실 옆에 외국 군대가 주둔하고 있는 것인데, 경호 문제 등 여러 쟁점을 잘 검토한 것 같지는 않다"며 "현재 용산 주한미군 기지에는 우리 정부를 향해 도·감청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스키프(SCIF) 시설 등 특수보안시설도 남아 있는데, 이런 시설 옆에 대통령 집무실을 둔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당선인 지지자도, 용산 주민도 반발하는 '용산 시대'
국방부도 난감, 24시간 이사 준비해도 꼬박 20일 소요될 듯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뉴시스


여론도 우호적이지 않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왜 당선인이 용산 집무실 이전을 고집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는 중이다. 한 당원은 "국민의 소리를 못 듣고 용산으로 (집무실을) 이전하려는 게 윤 당선인의 첫 번째 결과물인가"라며 "이렇게 시작하면 두 달 후 지방선거에서 질 수밖에 없다. 나머지 5년을 어떻게 버티려 하느냐"고 질타했다.

또 다른 당원도 "이토록 많은 난제를 안고 출범하는 건 국정 동력을 떨어뜨릴까 걱정"이라며 "논란으로 시간을 허비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국방부 인근에서 만난 용산 주민들도 대체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많았다.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으로 이전할 경우 초래될 불편보다는 집무실을 이전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일부 주민은 현재 진행 중인 지역 개발 계획에 차질이 생길까 우려하며, 국방부 청사를 방문한 인수위 관계자를 가로막고 거세게 항의하는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용산에서 30년 거주했다는 김모씨(60세)는 "청와대는 다 준비돼 있으니 들어가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냐"라며 "지금 안 그래도 어려운 상황인데 이전하게 되면 다시 (제반 시설을) 조성해야 할 텐데 그건 낭비라고 본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이 이전의 취지 중 하나로 국민과의 소통 확대를 내세운 데 대해서도 "본인이 소통하고 싶으면 굳이 집무실을 옮기지 않아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장소가 문제가 될 거 같지는 않다"고 반박했다.

용산구 문배동에 거주 중인 한 주민은 "20여 년 전부터 한다던 지역개발은 아직도 안 되고 있는데 대통령이 여기로 오면 대체 개발은 언제 된다는 거냐"라고 발끈했다.

수십 년째 용산에서 거주 중이라는 또 다른 주민도 집무실 이전으로 지역 여론이 발칵 뒤집어졌다고 전했다. 이 시민은 "지역 여론이 안 좋은 정도가 아니라 아주 난리가 났다"며 "국방부로 이전하는 게 적합하긴 한가. 비용도 엄청 들어갈 텐데 갑자기 왜 옮긴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국방부 역시 난감한 상황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18일 현장 답사차 국방부 청사를 찾은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 등에게 업무 지연 등의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방부 전체가 이전하는 가용공간을 찾는 게 숙제"라며 "결국 지금 쓰지 않았던 건물을 쓰게 되면 불편함과 업무 지연이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신청사에 근무하는 인원만) 1060명 정도인데, 아파트처럼 사다리차를 댈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서 엘리베이터를 통해서 물동량을 이사해야 한다"며 "이사업체에 물어보니 20일 정도, 24시간을 돌려야만 (신청사 전체의) 물동량을 뺄 수 있다는 가견적을 받았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이 제시한 이전 시한인 '임기 첫날'에 맞추려면, 국방부는 업무 지장에도 불구하고 이사 준비에만 매달려야 하는 황당한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인수위는 이날 답사한 집무실 이전 후보지에 대한 의견을 윤 당선인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윤 당선인은 이 의견을 듣고 조만간 청와대 이전과 관련한 최종 결론을 내리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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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 윤석열 정부에서 역사 속으로 사라지나

  • 기자명 정철운 기자 
  •  
  •  입력 2022.03.19 09:12
  •  
  •  댓글 0
 
 

성동규 전 국민의힘 미디어정책특별위원회 위원장 방송학회 발제 
“미디어 관련 독임부처 만들 경우 방통위의 위상‧역할 변화가 핵심”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18일 ‘차기 정부 미디어정책 개선방향 모색’을 주제로 열린 한국방송학회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성동규 전 국민의힘 미디어정책특별위원회 위원장(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이 “새 정부에서 반드시 미디어 관련 부처 일원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미디어산업 진흥을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문화체육관광부에 분산된 미디어 관련 기능을 한 부처로 통합, 중복 규제 및 비효율적 규제 체계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동규 전 위원장은 이날 “산업과 시장을 시급하게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미디어독임부처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혀 최근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디지털미디어혁신부(가칭) 신설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공영방송의 공적책무를 위한 공영미디어위원회는 여전히 합의제로 존속돼야 한다”고 밝힌 뒤 “독임부처를 만들 경우 방통위의 위상과 역할이 어떻게 될 것인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는데, 사실상 방통위의 ‘대대적 변화’를 예고한 발언으로 읽힌다. 

성 전 위원장은 “1980년대부터 아날로그적인 방송법이 지금까지 이어져 공영과 민영이 혼재된 상황에서 전체적인 미디어산업이 제대로 정착되지 못한 부분이 크다”며 “차제에 민영‧공영이 분리될 경우 방통위도 거기에 맞춰 공적 영역만 철저하게 맡는 곳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게 미디어 관련 부처의 정치화가 최소화될 수 있는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기존 민영방송‧통신 영역은 독임부처로 보내고, 방통위는 KBS‧EBS 등만 담당하는 공영미디어위원회로 축소시키겠다는 의미다. 인수위가 이 같은 정부조직개편안을 내놓는다면 이명박정부 출범과 함께 탄생했던 방통위는 14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성동규 전 국민의힘 미디어정책특별위원회 위원장.
▲성동규 전 국민의힘 미디어정책특별위원회 위원장.

성 전 위원장은 심의기구 변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OTT를 둘러싸고 나오는 이슈가 자율등급제를 신속하게 적용하는 이슈다. 그런데 1년 넘게 합의조차 못 하고 있다”면서 “영상물등급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나뉘어 있다. 차기 정부는 심의기구 역시 통합하고, 민간에 의해 자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심의기구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콘텐츠진흥기금 같은 것을 일원화시키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성동규 전 위원장은 “문재인정부 미디어 정책은 공공성과 공적 가치에 방점을 많이 두었던 반면 차기 정부에서는 (현 정부가) 소홀히 했던 산업과 시장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면서 거대 미디어 부처 신설 움직임을 우려하는 전국언론노동조합 등을 향해 “언론재벌을 위한 규제완화 아니냐는 입장을 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 부분은 미디어산업의 경쟁력 제고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공영방송 수신료 폐지 언급하며 “우리와 무관하지 않은 아젠다” 

공영방송을 향해서는 ‘수신료 폐지’와 ‘KBS 무용론’을 언급했다. 성동규 전 위원장은 “특정 방송 특정 프로그램을 보면서 공영방송으로서 과도하다는 것들을 느끼셨으리라 본다. 어느 세미나에서 한 변호사가 KBS 공영방송 폐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 서슴없이 말하는 것 보고 놀란 적 있다. 이제는 이 문제가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고 현실적으로 향후에는 본격적으로 나올 수 있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KBS.
▲KBS.

그러면서 “BBC도 총리가 수신료를 폐지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라며 “(수신료 폐지가) 우리와 무관하지 않은 아젠다”라고 밝혔다. 동시에 “(KBS가) 이젠 공적 영역의 책임을 망각했던 모습에서 벗어나야 한다. 공영성 강화가 공영방송 생존방법이다. 공영방송이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며 독립성‧중립성 보장을 강조했다. 그러나 윤석열 후보 공약에는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위한 구체적인 지배구조 개선 방안이 없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심영섭 경희사이버대 미디어영상홍보학과 겸임교수는 “공영방송의 불공정 문제 해소라는 게 구체적으로 법‧제도에 의한 해소인지, 인적 청산을 통한 해소인지 명확치 않다. (인적 청산은) 어느 정부나 정권 초기 실시했다 실패한 게 대부분이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독립성 보장은 결국 재원 문제다. 재원이 보장 안 되는 상황에서 공영방송의 독립성이 유지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심영섭 겸임교수는 또한 “공공성과 상업성을 조화한 규범적 가치를 만들 수 있지만 그것이 공영방송을 게토화하는 방식으로 가서는 안 된다”며 공영미디어위원회 체제의 역효과를 우려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말하는 디지털경제패권국가로 가기 위해 공영방송은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떤 제도를 만들어야 하는지, 구체적 논의가 필요하다. OTT에서도 공영방송이 공적책무를 질 수 있도록 제도적 변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영섭 겸임교수는 “지금의 낡은 미디어 법체계에서 정부가 시행령만 가지고 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며 “(대선 기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미디어 공약은 큰 차이가 없었다. 공통 공약을 가지고 법‧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성동규 전 위원장은 “차기 정부 인수위에서 미디어정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반드시 민주당 미디어 분야 공약도 충분히 고려하고 좋은 것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성 전 위원장은 이날 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개정 시도를 비판하며 “언론자유는 자율규제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당선자께서 선거운동 기간에 언론노조 등에 관련된 이야기를 했는데 그 역시도 직접적 형태의 규제나 간섭이 될 수 있는데 그것과 상관없이 자율규제 얘기를 할 수 있느냐, 논리적 맥락이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그의 해명은 “선거운동 과정에서의 그런 짧은 기간 동안에 있었던 부분들, 또 당선자의 언론관이 충분히 투영되지 않았던 부분이 섞여 있었던 것 같다”였는데,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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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21일부터 사적모임 8명까지…영업시간은 11시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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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2/03/18 10:47
  • 수정일
    2022/03/18 10:47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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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2-03-18 09:10수정 :2022-03-18 09:18

18일 권덕철 장관 중대본 회의 발언
21일부터 시행…다음달 3일까지
신규 확진자는 40만7071명…사망자 301명
17일 오후 코로나19 전담병원인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감염병 전문 응급센터 주차장이 119 구급차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오후 코로나19 전담병원인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감염병 전문 응급센터 주차장이 119 구급차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오는 21일부터 사적모임 제한을 6인에서 8인으로 늘리기로 했다. 현행 밤 11시까지 식당·카페 등 영업시간 제한은 유지된다.

 

18일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중앙재난안전본부 1차장)은 이날 오전 중대본 회의에서 “지난 2주간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새롭게 조정해야 하는 시점이지만, 오미크론의 대유행과 의료대응체계의 부담, 그리고 유행 정점 예측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거리두기를 대폭 완화하기에는 우려가 큰 상황”이라면서 “다음주 월요일(3.21일)부터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사적모임 제한을 6인에서 8인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분들의 생업의 고통을 덜고, 특히, 국민들의 일상 속 불편을 고려하여 인원수만 소폭 조정하는 것으로 격론 끝에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번 조처는 오는 21일부터 내달 3일까지 이어지게 된다.

 

이에 따라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은 원래대로 밤 11시까지만 영업을 할 수 있다. 정부는 ‘영업시간 제한 완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밤 11시까지인 현재 기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최종 결론 냈다. 지난 18일 오미크론 확진자 수가 정부 ‘정점’ 전망을 크게 웃돌아 60만명을 넘었고, 사망자도 429명으로 집계되는 상황에서 방역 완화 조처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됐다.정부 집계를 보면, 이날 0시 기준 하루 확진자는 40만7017명이고, 사망자는 301명, 입원 중인 코로나19 중환자는 1049명이다. 권 장관은 이어 “확진자 수 증가에 따라 위중증 환자도 증가하고 있고 의료체계에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국의 중환자병상 가동률은 66.5%이지만 빠르게 늘고 있고, 지역적으로는 가동률이 90%에 이르러 포화상태인 곳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 정부는 오미크론의 유행 속에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델타에 비해 낮지만 독감과 유사해지는 경우는 백신을 접종한 때 뿐”이라며 “미접종자의 치명률은 0.52%이고, 특히 60대 이상의 고령층 미접종자의 치명률은 5.05%으로서 독감(0.05%~0.1%)의 50배 이상이다. 반면, 3차 접종을 완료한 60살 미만의 치명률은 0%”라고 언급했다.아울러 권 장관은 “이번 달 21일과 31일부터는 각각 청소년 3차 접종과 소아 1차 접종이 시작된다”면서 “자녀들의 예방접종에 부모님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리고, 3차 접종과 마스크 쓰기·주기적 환기 등 방역수칙 준수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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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그 어떤 방식도 테러다"

[후쿠시마 핵사고 11주년] ③ 일본, 2023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 사고가 발생한 지 11년이다. 2011년 3월 11일 진도 9.0 지진으로 발생한 지진해일이 일본 동북 지방 해안가를 덮치면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하여 방사능이 누출된 사고이다. 체르노빌 사고와 함께 국제 원자력 사고등급의 최고 단계인 7단계인 대형 사고로서 현재도 원자로에서 계속 방사능 물질이 누출되고 있다. 사고로 인해 부서진 원자로를 식히기 위해서 바닷물을 끌어들여 원전을 냉각시키고 있는데 이로 인해 방사능 오염수가 계속 발생한다. 원자로를 식힌 오염수는 저장탱크에 옮겨 육지에 보관하는데 그 양이 130만 톤 을 이미 넘었고 매일 150톤씩 늘어나고 있다. 하루에 200리터 드럼통 750개 분량이 늘어나는 셈이다. 일본 정부는 저장능력이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판단하여 방사능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겠다는 입장이다. 방류 시기는 2023년으로 잡고 있으며, 주변 국가들과 회의를 통해 의견을 계속 조율 중이다.

▲ 환경연합 등 시민사회로 구성된 '일본 방사성 오염수 방류 저지 공동행동'은 지난해 12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해양 방류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환경운동연합

그 어떤 방식의 해양 방류도 테러다 

일본 정부는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배출한다는 기본 입장을 정해놓고 어떻게 해양 배출할 것인가를 논의하고 있다. 오염수를 낮은 농도로 희석해 하루에 500톤씩 방출하는 계획, 해저터널 1km를 통해 방류하는 계획 등을 계속 발표하고 있다. 문제의 본질을 도외시한 채 방사능 처리의 책임을 바다에게 떠넘기는 무책임한 행동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국가는 해양방류를 전제로 한 논의에 대해 상당히 우려를 표하고 있다. 후쿠시마 방사능 문제를 일본 정부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 우리 정부의 대책은 국민의 건강을 보호함과 동시에 일본 정부의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과학적인 증거를 찾는 방향으로 설정되어야 한다. 핵심은 먹이사슬 농축과 수산물 안전에 있다. 

인체가 방사능 물질에 노출되면 백내장, 심혈관 질환, 선천성 기형, 암 등의 발생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특히, 체르노빌에서 발생한 방사능이 주변 지역의 식물, 포유류, 조류, 양서류, 어류, 무척추 동물에 영향을 주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방사선을 발견한 퀴리 박사는 라듐 방사능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노년에 건강이 많이 악화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방사능 물질이 위험한 이유는 먹이사슬에 농축되어 생물 체내에 흡수되기 때문이다. 특히, 후쿠시마 오염수에 들어있는 C-14(탄소-14)는 탄소이면서 방사선을 내는데, 이렇게 동일한 원자기호를 가지면서 방사선을 내는 원소를 방사성 동위원소라 부른다. 원소 주기율표에서 볼 수 있는 원소는 대부분 방사성 동위원소를 갖는다고 보면 되며, 반감기가 수초~수분에서 수천~수만 년에 이르는 다양한 원소들이 있다. 이 중에서 C-14는 광합성을 통해 식물플랑크톤에 저장되고, 이를 먹이로 삼는 동물플랑크톤, 어류를 거쳐 먹이사슬의 상위단계로 쉽게 축적된다. 인체에 흡수된 C-14는 다른 탄소들과 동일하게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등으로 합성되며 원소 주변에 있는 세포나 DNA를 끊임없이 공격하여 DNA를 변형시키고 암을 유발한다. C-14 원자 한 개가 내는 방사선 양은 기준치 이하로 매우 낮지만, C-14 바로 옆에 있는 세포들은 권투선수가 날리는 펀치를 평생 계속해서 맞는다고 보면 된다. C-14 방사능이 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는 약 5000년이므로 이 원소가 해양생태계 먹이사슬로 들어와서 생물체 내에 일단 자리를 잡게 되면 수천 년 동안 계속 피해를 주게 된다. 이러한 점 때문에 오염수를 희석해서 바다로 방류하는 것은 신중해야 하며, 대안이 없을 때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하는 최후의 보루로 생각해야 한다. 

해저터널을 통해 방류하겠다는 것 또한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방사능 오염수가 해저터널 1km를 통해 흘러가면서 터널 암반 틈을 따라 스며들어 지하수를 오염시킬 수 있다. 오염된 지하수는 다시 퇴적층을 따라 흐르면서 주변 바다로 흘러나온다. 이 과정에서 해저퇴적물에 살고 있는 갯지렁이, 게, 단각류 등 저서동물이 다시 오염된다. 저서동물은 물고기의 좋은 먹이이기 때문에 방사능에 오염된 저서동물은 해양생태계 먹이사슬을 빠르게 오염시킬 수 있다. 먹이사슬로 들어온 방사능에 물질은 해류와는 관계없이 우리나라 바다와 우리 식탁을 위협할 수 있다.

오염수 농도를 묽게 해서 해양으로 방류하는 것은 방사능 문제의 본질을 고려하지 않고 문제의 책임을 바다에 넘기는 것이다. 예전에는 비가 오면 공장 폐수를 빗물에 희석해서 버리곤 했다. 비가 올 때 개천에 나가면 하수 냄새가 많이 나는 이유는 이 때문이며 비가 그치고 나면 물고기들이 떼죽음 당하곤 한다. 방사능은 농도의 문제가 아니라 양의 문제이다. 그래서 오염수 농도를 기준치 이하로 희석해서 배출한다는 것은 나쁜 방법이다. 

▲ IAEA가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앞 바다에서 샘플링 작업을 하고 있다. ⓒIAEA

수산물 방사능 오염 감시 능력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일본 정부가 자국 영해에 오염수를 버리겠다고 억지를 부리면 우리가 이를 막기는 어렵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후쿠시마에서 배출된 방사능이 우리나라 바다로 흘러들어 온다는 과학적인 증거를 확보해서 국제 소송을 하거나, 국제 사회의 여론을 환기시키는 정도일 것이다. 과학적인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해수 방사능 검사와 수산물 방사능 검사가 있다. 해수 방사능 검사를 통해 우리나라 주변 바닷물에서 방사능 농도를 주기적으로 측정하는데, 이를 통해 후쿠시마 방사능이 해류를 따라 유입되는지의 여부를 추적할 수 있다. 수산물 방사능 검사는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수산물의 방사능 농도를 측정하여 시민들이 안전하게 수산물을 소비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 중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수산물 방사능 감시이며, 이를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미국은 후쿠시마 사고가 발생한 이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후쿠시마를 통과하는 쿠로시오 해류가 미국 알래스카로 직접 흘러가는 것을 감안하면 아주 이례적인 반응으로 생각된다. 미국 해양연구소에서 일하는 지인의 이야기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후쿠시마와 관련된 방사능 정보를 잘 공개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쿠로시오 해류에 의해 미국 바다가 방사능으로 심하게 오염되지 않을 것이라는 과학적인 정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도 알래스카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모니터링을 엄격하게 실시하고 있다. 이는 미국 시민들에게 알래스카 수산물이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줌과 동시에 후쿠시마 해양 방류에 대비하여 배경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해양 방류 이전과 이후의 수산물 방사능 농도를 비교하면 해양 방류에 의한 방사능 오염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후쿠시마 해양 방류 이후에 알래스카 수산물의 방사능 농도가 높아지고, 이로 인해 수산물 소비가 감소하여 수산업이 타격을 받는 경우가 생겼다고 가정해 보자. 미국 정부가 축적한 수산물 모니터링 정보는 일본 정부를 외교적으로 압박함과 동시에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바다는 상당히 넓고 깊어서 바다에서 벌어지는 일을 우리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먹이사슬의 최상부에 위치한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엄격하고 강도 높게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은 이를 통해서 후쿠시마 해양 방류 시행을 견제하고 수산물 안전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다.

수산물 방사능 오염상 시민이 알 수 있는 정보체계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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