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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이 '진보적'인 윤 당선인의 공약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2/03/15 11:21
  • 수정일
    2022/03/15 11:2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좋은데, 싫었습니다] 속도전의 역설, 어떻게 함께 가나

22.03.15 07:32최종 업데이트 22.03.15 07:32
사회문화비평연재 <좋은데, 싫었습니다>(좋싫)는 주류의 담론에 대항하는 저항의 언어조차 어쩌면 '당위'라는 함정에 빠진 것은 아닌지 질문합니다. 그저 이것'만'이 옳고, 이것은 '반드시' 좋아해야 하고, 그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반대해야 한다는 절대적이고 당위적인 언어들이 정말로 대안과 저항의 언어가 될 수 있는지 묻습니다.[편집자말]

얼마 전 전치형 교수의 한겨레 칼럼 〈이동의 명령, 이동의 권리〉를 읽으면서 리처드 D. 앨틱이 쓴 <빅토리아 시대의 사람들과 사상>을 생각했다. 빅토리아 시대의 '진보'는 기술의 진보와 함께 다가왔다. 오스카 와일드를 하루 만에 톱스타로 만들 수 있었고, 그의 죽음은 하루 만에 영국 전역으로 알려졌다.

사람과 소식을 빨리 실어 나르는 기술은, 볼 필요 없었던 더 많은 인간을 목도하게 했고, 알 필요 없었던 더 많은 소식을 맞닥뜨리게 했고, 평온한 봉건제를 무너뜨렸고, 사람들의 코앞에 민주주의를 메다꽂았다. 빅토리아 시대의 노동운동과 계급의 변화는 그 기술의 진보와 발을 함께한다. 그리고 언제나 진보는 기술의 속도와 함께 도달했다.

소위 '진보' 정권이 저물고 '보수' 정권이 들어섰다고 하는데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은 여하의 문제를 제쳐두고 기술의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 최선이라는 점에서만큼은 누구보다도 진보적이다. 속도전의 정점에 선 공약들을 바라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오늘 이 지면에서는 윤석열 당선인의 '멋진' 공약들을 몇 가지만 함께 훑어보면 좋겠다.

근로시간 유연화

기술의 진보를 '하드캐리'하는 것은 언제나 노동 착취였다. 엥겔스가 <영국 노동계급의 처지>를 쓸 만큼 심각한 노동 착취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산업혁명의 찬란한 빛이 이루어졌겠는가. 기술이 진보하길 누구보다 간절하게 바라는 것은, 그 기술을 통해 돈을 긁어모을 수 있는 이들이었다. 이 점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윤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주 120시간 노동 같은 말로 '빨리 가는 세상'을 단언해 왔다.

이미 우리가 사는 세상의 시계는 압도적으로 빠르다. 배가 고프면 음식을 시키고, 40분이면 집 앞까지 음식을 배달해 준다. 술을 마시고 속이 쓰린 다음 날 아침, 혼자 괴로워서 바닥을 기며 해장국을 끓이며 울지 않아도 된다. 어디 음식뿐인가. 요리 재료, 생일 선물, 내일 당장 입어야 할 옷, 세상 모든 것들이 돈만 내면 언제든 코앞에 준비되어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 120시간 노동이 가능해진다? 생각만으로도 환상적이다. 주 120시간이면 주 5일제 노동자는 24시간 내내 하루도 쉬지 않을 수 있다. B마트도 밤 12시엔 멈추지만, 그런 신데렐라 같은 생활을 할 필요가 없다. 120시간을 7일로 나누면 하루 17시간. 노동자들이 하루 8시간 일하겠다고 한 게 벌써 136년 전이니, 이젠 120시간으로 돌아갈 때도 되었을 수 있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감원 연수원에 마련된 당선인 집무실에서 티타임을 갖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136년 전 유행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따르고 있어서야 어떻게 달려가는 기술의 속도에 노동이 발맞출 수 있단 말인가. 거기다가 윤 당선인이 얘기하는 근로시간 유연화는 '노사의 자율적 합의'에 따라서 이뤄지게 되어 있다. 굳이 5인 미만 사업장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많은 중소기업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만들기조차 쉽지 않지만 어떻게든 '자율적' 합의는 할 수 있을 것이다.

노동조합 조직실에서 마주하는 많은 사업장은 흥미롭고 다이내믹한 '자율적' 합의를 하고 찾아온다. 실명이 다 드러나는 사내 투표 시스템을 통해 노동조건이 낮아지는 근로계약에 서명하기도 하고, 사내 인사팀이 직접 서명 용지를 들고 다니며 휴가를 없애는 조항에 동의하는 서명을 하지 않으면 인사 불이익이 발생할 거라고 유·무형으로 협박을 해대기도 한다.

물론 그런 일이 어디 있을까. 윤 당선인이 말하는 '자율적'에는 노동자가 자율적으로 서명을 했다는 전제가 있을 것이다. 법적으로 옳지 않은 일이 있다면 고소를 하면 된다. 많은 노동자들에게 해고는 가깝고 법은 멀지만, 그래도 윤 당선인은 다를 것이다. 검사 출신 새 대통령인데 어디 불법을 용인하겠는가. 주 120시간도 어디까지나 법의 테두리에 맞게 엄정히 집행될 터이니, 빠르고도 깔끔한 새 세계가 벌써 기대되는 바다.

노조의 불법 행위

윤 당선인이 선거운동을 하는 내내 전국택배노동조합은 CJ대한통운 본사를 점거하고 있었다. 택배노동자들은 도합 64일 동안 파업을 했다. 그중 19일은 본사를 점거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택배노조와 협상해야 할 당사자인 CJ대한통운이 교섭에 나서지 않는 것은 부당노동행위라고 이미 판정한 바 있지만, 윤 당선인은 2월 10일 중노위 판정과는 무관하게 검사다운 단호한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사용자든 노조든 법 위반 부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다뤄야 한다"라고 말이다. 같은 날 윤 당선인의 선대본부 대변인이 택배노동자들의 점거 농성을 "떼법과 몽니"라고 표현한 점에 비춰보면 엄정하게 다루겠다는 윤 당선인의 마음이 100% 읽힌다.

주 120시간 노동은 '노사의 자율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점거농성에는 '노사의 자율적 합의'가 적용되지 않는 이유도 물론 충분히 알 법하다. 기술의 진보에는 점거농성이 필요하지 않다. 세상에는 수많은 점거농성들이 있었지만, 그 점거농성들만 없었다면 얼마나 세계는 더 빨라졌을까. 점거농성을 하는 이들은 기술의 발전을 위해 갈려나가지 않겠다는 말을 전신으로 천명하고 있는 자들이다.
 

▲ 2022년 2월 19일 열린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 사회적 합의 이행을 위한 집중 촛불' ⓒ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


모든 사람들에게 욕을 들입다 얻어먹었던 택배노조의 CJ대한통운 곤지암 메가허브터미널 점거가 전형적이다. 곤지암 허브터미널 안에 있는 물건들은 빨리 나가서 누군가에게 도착해야 했고, 택배노조는 물건들의 속도와 사람들의 편의를 '인질 삼아서' 갈려나가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얼마 전 장애인들의 지하철 시위와 비슷한 맥락이다. 사람들의 발걸음을 인질 삼아서 살아가겠다고 최선을 다했다. 그 사이에 오갔을 더 많은 물자, 더 발전했을 기술, 더 나아졌을 세상을 생각해보라.

법이라는 게 존재한다면 지켜야 하겠지만, 법 해석이라는 게 존재하는 이유는 법도 법 나름이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은 원래 하기로 했던 노정합의를 부속계약서로 뒤집어 엎어 버렸지만, 합의는 '법'의 문제는 아니다. 점거농성이 더욱 엄정하게 법으로 처벌받아야 하는 이유는 이렇듯 세상이 앞으로 거침없이 나아가는 이유와 비슷하다. 세상의 시계를 더 빨리 굴리기 위해선, 속도를 인질 삼는 일부터 집어치우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민간 주도 괜찮은 일자리 창출

걸핏하면 공공 영역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하는 인간들은 정확하게 자신이 공산주의자라고 밝힐 필요가 있다. 공공에 떠맡겨 버리면 당연히 속도가 느려진다. 공무원들이 느리다고 그렇게 욕을 해대는 사람들에게, 윤 당선인은 당연한 세상의 이치를 알려주고 있다. 속도가 느려지면 경쟁에서 뒤처진다. 뒤처지다 보면 쥐도 새도 없이 사라지는 것이다.

'괜찮은 일자리'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생각했을 때는 임금을 안정적으로 많이 받고, 해고 위협에 불안하지 않고, 직장에서 괴롭힘 당하지 않고, 과로에 시달리지 않는 일자리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말해왔듯 세상의 속도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면 이야기를 다르게 할 수 있다. 

더 빠른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즐겁게 야근을 하고, 자기 자신을 극기하며 발전시켜서 어제보다 오늘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고, 그 성취를 즉각적으로 느낄 수 있고, 그렇게 기업도 노동자도 함께 성장하는 '빠른' 사회 속에서라면, 거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도 당연히 괜찮은 일자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공공 주도 일자리 따위로는 느낄 수 없는 강렬한 경쟁과 자기성취의 쾌감이 120시간도 거뜬히 버틸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다.

지역별 최저임금, 비정규직 노사협의 등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멋진 공약들이 있지만, 이 세 가지만 살펴보아도 윤 당선인의 5년 동안 얼마나 세상이 빨라질지 기대가 된다. 아마 SF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을 법한 압도적인 기술들이 5년이 지나면 다 이뤄져 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기술의 생김새는 그 기술을 구상하는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나오는 것이라, 아무래도 천천히 같이 가는 기술보다는 앞으로 혼자 빨리 가는 기술들이 많이 나오겠지만. 아까도 말했듯이, 기술의 진보란 속도의 진보에 다름 아니지 않겠는가.
  

▲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학교 학생회관에 있는 취업 게시판. 2020.9.16 ⓒ 연합뉴스

 
한 가지 문제가 있긴 하다. 느린 사람들이 바로 그 경우다. 솔직히 걸음도 느리고 생각도 느린 나는, 약간 자신은 없다. 어쩌면 그 세상에 내가 살아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문득 든다. 그렇지만 어디 일이 다 그렇게 쉽게 돌아가겠나. 원래 큰일을 하다 보면 부수적 피해는 있을 수밖에 없다. 빠르지 않으면 도태되는 게 당연하다. 남들이랑 발걸음 맞추면 빨리 못 간다. 지금 눈앞에 버스가 들어오면 뛰어야지, 심지어 그 버스가 내 뒤를 쫓아오면 미친 듯이 뛰어야지. 빨리 가는 게 최우선인데, 어떻게 같이 간담?

나는 그렇다 쳐도, 같은 나라의 같은 시대를 살아가게 될 여러분은 5년 뒤에도 건강하게 빠른 세계를 만끽할 수 있는 속도를 살아가시길 기원한다. 다만 나랑 속도가 비슷한 사람들은, 다른 해결책을 찾아봐야 할 수도 있다. 함께 걸어가는 속도를 만들 싸움의 기회란 언제든 또 올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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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언론노조 행동 홍위병 연상케해"

  • 기자명 장슬기 기자 
  •  
  •  입력 2022.03.15 07:25
  •  
  •  댓글 4
 
 

[아침신문 솎아보기] 동아 “文 대통령, 이명박 사면 마무리해야”…“사면 매듭 못지으면 국민통합 부담”
민정수석실 폐지 등 ‘청와대 정부’ 탈피 시도 호평…“대통령 스스로 가족·측근 비리 엄단해야” 

5월이면 국민의힘 정권이 들어선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진통을 겪는 곳 중 하나가 공영방송이다. 조선일보는 현재 친문 성향의 공영방송 경영진과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가 그대로 있는 한 정치편향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를 담은 칼럼을 실었다. “언론노조가 보여준 행동은 홍위병을 연상케했다”거나 언론노조 산하 ‘민주언론실천위원회’를 가리켜 “1980년대풍 고색창연한 이름을 지금도 쓰고 있다”는 등의 혹평을 내놨다. 

전직 이명박씨 사면 주장이 다시 등장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이번 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날 것으로 알려지면서 ‘협치’ 등의 명목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특히 동아일보는 사설 “이명박 사면, 文 대통령이 마무리해야”에서 문 대통령이 사면하고 떠날 것을 주문했다. 이씨의 수감기간이 총 2년3개월 정도 되는데 이는 박근혜씨의 4년9개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길고 그가 현재 만 81세로 각종 지병에 시달린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대선 공약인 청와대 민정수석실 폐지를 재차 밝혔다. “대통령실 업무에서 사정, 정보 조사 기능을 철저히 배제하고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언론의 평가는 우호적이다. 민정수석실이 그동안 대통령이 사정기관을 휘두르는 통로로 활용되면서 권력남용의 상징처럼 인식됐기 때문이다. 

▲ 15일자 종합일간지 1면 모음
▲ 15일자 종합일간지 1면 모음

 

조선 “언론노조, 5년 전엔 전 정부 인사 쫓아내”

조선일보 “정권은 바뀌어도 방송은 안 바뀔 것”이란 칼럼은 지난 7일 MBC 뉴스데스크에서 대선 관련 보도 9건 중 4꼭지를 ‘김만배 녹취’ 관련 보도에 할애한 소식으로 시작했다. ‘야당 후보 검증’ 명목으로 국민의힘 후보에게 불리한 보도를 했다는 비판이다. 공영방송이 정부·여당에 유리하게 편향했다는 주장은 과거 정권에서도 나왔던 주장이다. 

“KBS를 포함해 YTN, 교통방송 등 공영방송이나 정부·지자체가 최대 주주인 방송사들은 언제나 여당 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는 칼럼 내용을 반박할 사람은 많지 않다. 이점에서 조선일보의 지적이 가능하지만 현 정권에만 한정했으며 이전 정권에서 언론인을 쫓아낸 사실을 생략했다는 점에서 반쪽짜리 지적이다. 

조선일보는 “작년 말 새로 임명된 KBS 사장은 임기가 2024년 12월까지이고, MBC 사장도 내년 2월까지 1년이 남았다”며 “방송사 경영진을 바꿀 수 있는 KBS 이사회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은 2년 반 뒤에나 바뀐다”고 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과 현 여당인 민주당 추천 인사들이 다수인 이사회가 2024년 8월까지 KBS·MBC를 관리 감독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 15일 조선일보 칼럼
▲ 15일 조선일보 칼럼

 

조선일보는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때도 비슷했지만 당시 집권 여당은 언론노조와 시민단체를 앞세워 이를 타개했다”며 “자신들이 다수인 이사회를 만든 뒤, 양대 공영방송 사장을 교체했는데 모두 언론노조 출신들”이라고 지적한 뒤 “당시 여당 일각에서 돌았던 ‘시나리오’대로 차근차근 진행된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언론노조가 보여준 행동은 홍위병을 연상케 했다”며 강규형 전 KBS 이사가 해임됐다가 해임무효소송으로 승소한 사실과 함께 “나머지 이사들은 언론노조의 위세와 압력에 못 이겨 모두 자진 사퇴했다”고 했다. 

강 전 이사는 박근혜 정권 시절 KBS 이사를 역임한 차기환 변호사 등과 함께 지난달 ‘공영언론 미래비전 100년 위원회’를 만들었다. 이 단체는 지난 14일 “문재인 정권 5년 보복과 어용! 민노총 언론노조 각성과 성찰이 먼저다”란 성명을 내고 언론노조 등을 향해 “언론의 정치화를 주도해온 편파적 언론단체들에 경고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후보 시절 언론노조를 비난하자 언론노조가 이에 반박했는데 이 단체가 대신 언론노조를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게다가 대선 당일 동아일보는 “문재인 정권에서 ‘완장’찼던 언론인들”이란 칼럼에서 “KBS MBC YTN은 국영이나 다름없는 공영방송사이고 공기업이 대개 그렇듯이 민노총 언론노조가 헤게모니를 쥐고 있다”고 주장한 뒤 “(언론노조) 완장질의 폐해는 감사와 수사 의뢰로 도려내되 멀리 내다보고 공영언론사 구조 자체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영언론 민영화와 KBS의 보도기능 축소 등을 주장했다. 정권교체시 공영언론에 대한 대수술을 주문하는 내용이다.

새 정권 출범 전부터 언론계의 갈등과 보복이 가시화하는 가운데 조선일보가 언론노조 비판 칼럼을 내 불을 지핀 모양새다. 조선일보는 언론노조 산하 ‘민주언론실천위원회’를 가리켜 “1980년대풍 고색창연한 이름을 지금도 쓰고 있다”며 “선거 때 자기편 감싸고 언론노조 출신 방송사 경영진 자리 보전해주는 것이 민주 언론 실천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퇴임 전 MB사면 “새 시대의 문 여는데 도움”

윤 당선자와 문 대통령의 회동은 16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윤 당선자가 사면을 건의하면 문 대통령이 수용해 ‘원 포인트 사면’을 하거나 퇴임 하루 전인 부처님오신날(5월8일)에 맞춰 사면하는 시나리오 등이 거론된다”고 했다. 

전직 대통령 이씨는 지난 2020년 10월 횡령과 뇌물 혐의로 징역 17년 형이 확정됐다. 동아일보는 “이 전 대통령 사면은 현 정권으로선 내키지 않거나 부담스러운 이슈일 수 있다”며 과거 이씨가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정치공작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한 발언을 소환했다.

동아일보는 “이런 배경 때문에 ‘현 정권 내에선 풀려나지 못할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그럴수록 지지층 반대를 무릅쓰고라도 문 대통령이 정치적 결단을 내리면 그 의미가 더 클 수 있다”고 했다. 

▲ 15일 경향신문 만평
▲ 15일 경향신문 만평

 

또 동아일보는 “퇴임 전 사면 문제를 깔끔하게 매듭짓는 게 역사의 한 페이지를 접고 새 시대의 문을 여는데 도움을 주는 길”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文·尹 회동, 새 정부 출범까지 ‘협치 2개월’ 만들어야”에서 “이 전 대통령과 전직 국정원장 3명 사면 역시 같은 모양새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문 대통령도 임기 내에 (이명박씨 사면을) 매듭짓지 못하고 떠날 경우 ‘국민 통합’ 차원에서 부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정수석실 폐지로 ‘제왕적 권력’ 사라질까

윤 당선자의 민정수석실 폐지 공약에 대해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청와대가 종종 통치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했던 사정 기능 및 검찰 통제 기능은 전격적으로 없애고, 자신과 친인척 비리는 엄정히 견제·감시토록 하는 방향”이라며 “춘풍추상(남에게는 너그럽게, 자기에게는 엄하게)이라는 점에서 공감을 살 만한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 15일 중앙일보 1면
▲ 15일 중앙일보 1면

 

국민일보는 사설에서 민정수석실 폐지, 청와대 대신 대통령실이란 표현 사용 등을 두고 “역대 정권마다 반복됐던 ‘청와대 정부’ 폐해의 근절에 기대를 갖게 한다”고 평가했다. 국민일보는 “각 부처에 무한책임을 물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권한을 주고, 대통령실은 조율과 보좌의 비서실 역할에 충실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도 사설 “청와대 폐지, 제왕적 대통령제 벗어나는 첫걸음이길”에서 민정수석실과 제2부속실 폐지 구상에 대해 “청와대 폐지로 권위적이고 어두운 대통령사를 바꾸고 광화문 시대를 열어 우리 정치가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한다면 헌정사에 남을 획기적 일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윤 당선자의 민정수석실 폐지와 특별감찰관제 재가동 지시에 대해 긍정평가 한 뒤 “하지만 제도가 있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고 대통령 스스로 가족과 측근 비리만큼은 더 엄격하게 다루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선 때 제기됐던 윤 당선자의 처가 리스크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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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평화 위태로워지면 남북 모두에 이롭지 않아”

수석보좌관회의서 “통합과 협력의 정치가 국민의 요구”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2.03.14 15:55
  •  
  •  수정 2022.03.14 16:05
  •  
  •  댓글 2
 
14일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문 대통령. [사진제공-청와대]
14일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문 대통령. [사진제공-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평화가 위태로워진다면 남북 모두에게 이롭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새롭게 형성되는 신냉전 구도가 한반도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대화의 여건을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남·북한 정부 모두 대화의 의지와 노력을 지속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가우주개발국과 서해위성발사장을 현지지도하고, 미국이 최근 두 차례 북한의 발사를 ‘ICBM 성능시험’이라며 제재를 단행하는 등 한반도 정세가 다시 ‘도발-제재’ 사이클로 들어가는 데 대한 깊은 우려를 드러낸 것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위기를 고조시키는 행동을 중단하고,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대화와 외교의 길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거듭 밝혔다. 

[사진제공-청와대]
[사진제공-청와대]

지난 9일 치러진 제20대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사상 유례없이 치열한 경쟁 속에 갈등이 많았던 선거였고, 역대 가장 적은 표 차로 당락이 결정되었다”면서 “무엇보다 지금은 통합의 시간”이라고 했다. 

“선거 과정과 결과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갈라진 민심을 수습하고, 치유하고 통합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다음 정부에서 다시 여소야대의 국면을 맞게 되었지만 그 균형 속에서 통합과 협력의 정치를 해달라는 것이 국민의 요구이고 시대정신”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안팎으로 새로운 위협과 거센 도전에 직면하여 국가적으로 매우 엄중한 시기”라며 “국민적 에너지를 하나로 결집하지 않고는 도전을 이겨내며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도, 존중과 배려, 포용의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도 통합은 매우 절박한 과제”이고, “어려울 때마다 단합하며 힘을 모아준 국민의 통합역량 덕분이었다”면서 “많은 갈등과 혐오가 표출된 격렬한 선거를 치른 지금이야말로 통합과 포용의 정치를 위해 나아가야 할 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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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1살’ 백신접종 31일부터…12~17살 3차접종도 오늘부터

등록 :2022-03-14 08:59수정 :2022-03-14 09:04

 
 
생일 안 지난 2010년생까지
‘소아용 화이자 백신’ 접종
사전예약 이달 24일부터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제2주차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지난해 12월12일 한 어린이가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제2주차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지난해 12월12일 한 어린이가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정부가 5~11살 소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이달 말부터 시행한다. 기초접종 완료 뒤 3개월이 지난 12~17살 청소년에 대한 3차 접종도 오늘부터 시행한다.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2차장(행정안전부 장관)은 14일 중대본 모두발언에서 “정부는 그간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던 5살부터 11살 소아에 대한 백신접종을 전국 1200여곳 지정 위탁의료기관을 통해 3월말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사전예약은 이달 24일부터, 접종은 31일부터 시행된다.

 

생일에 따라 만 11살과 12살로 나뉘는 2010년생의 경우, 접종 시점을 기준으로 생일이 지나지 않았다면 소아용 백신을 맞게 된다. 방역당국은 1차 접종과 2차 접종 사이에 생일이 껴있더라도, 1차 접종과 동일하게 소아용 백신을 맞도록 하는 등의 방침을 정했다. 전문가들은 소아·청소년별로 보다 세밀하게 접종 지침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지난달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품목 허가한 제품은 화이자사의 만 5~11살용 코로나 백신 ‘코미나티주0.1㎎/㎖(5-11세용)’이다. 앞서 식약처가 허가한 12살 이상 화이자 백신 ‘코미나티주’, ‘코미나티주 0.1㎎/㎖’와 유효성분은 같으나 용법·용량에 차이가 있다. 1회 용량 중 유효성분의 양은 기존 12살 이상 백신의 3분의 1이며, 3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한다. 중증의 면역 저하 어린이의 경우 2차 접종 후 4주 후에 3차 접종할 수 있다.

 

접종을 ‘만 나이’ 기준으로 하다 보니, 2010년생은 생일에 따라 투여량이 달라지게 된다. 생일이 지나지 않은 2010년생은 아직 만 11살이어서 성인 용량(30㎍)의 3분의1만 투여하는 소아용 백신(10㎍) 접종 대상자가 되지만, 생일이 지난 2010년생은 성인과 동일한 백신을 맞는다.

 

특히 1차 접종과 2차 접종 사이에 생일이 끼어있는 경우라면, 1·2차 모두 소아용 백신을 맞는다. 13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1차 소아용 백신 접종 이후 생일이 지나 만 12살이 돼도 2차 접종은 소아용 백신을 접종받도록 방침을 정했다. 또한, 접종은 예약 당시 만 나이가 아니라 접종 당시 만 나이를 기준으로 한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13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1차접종 시 소아용(10㎍) 백신으로 접종했다면, 2차접종은 동일한 (소아용)백신으로 접종하게 된다”며 “나머지의 경우 생일 전후로 접종 시 만 나이에 따라 접종한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비만, 당뇨와 같은 기저질환을 가진 고위험군 소아에게 우선적으로 백신 접종을 권고하기로 했다.

 

정부가 소아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미접종 소아들을 상대로 감염 확산세가 거세기 때문이다. 새 학기 개학 이후 3월2일부터 7일까지 코로나19에 확진된 학생은 17만4천여명으로, 지난해 전체 학생 확진자의 절반을 넘어섰다. 확진자의 51.9%는 초등학생으로 대부분 백신 미접종자였다. 위중증 환자 가운데 10대 미만도 꾸준히 늘고 있다. 10살 미만 위중증 환자는 11일 4명, 12일 5명, 13일 7명으로 늘었다.

 

전 2차장은 “우리보다 앞서 접종을 시행한 해외국가에서 안전성과 효과가 충분히 검증됐고 전체 확진자 중 11살 이하가 차지하는 비율이 15%를 넘어서는 상황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각급학교 학사 일정의 정상적 진행을 위해 기초접종 완료 후 3개월이 지난 12살에서 17살 청소년에 대한 3차 접종도 오늘부터 시행하겠다”며 “면역저하자를 포함한 고위험군 소아·청소년은 접종에 적극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전 2차장은 또 “최근 코로나19 백신 안전성위원회는 엠아르엔에이(mRNA) 백신 접종과 심근염 발생 간 인과성을 인정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며 “이에 따라 정부는 인과성 인정 기준에 심근염을 추가하고 통계적 연관성 등에 따라 지원금이 지급되는 이상 반응의 종류를 기존 7종에서 11종으로 확대하는 등 백신접종과 관련한 의료비 지원과 피해보상 범위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가 이미 발표한대로 오늘부터는 동네 병원, 의원 등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양성'이 나왔다면 코로나19 확진자로 인정된다. 개인이 집이나 선별진료소 등에서 직접 하는 신속항원검사(자가검사키트) 양성 결과는 확진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전국 호흡기전담클리닉과 호흡기진료지정 의료기관 총 7732곳에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받아 양성이 확인되면, 보건소의 격리 통지 전달 전이라도 바로 격리에 들어가게 된다. 60대 이상이라면 의료기관 신속항원검사 양성 확인만으로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 처방도 받을 수 있다. 40~50대 고위험군 및 면역저하자는 의료기관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확인되면 확진으로 인정받지만, 먹는치료제 처방을 위해서는 기존처럼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야 한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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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의 젖줄' 낙동강 위해 윤석열 당선인께 바란다

[주장] 새 정부가 시급히 해결해야 한 네가지 과제22.03.14 05:59l최종 업데이트 22.03.14 05:59l정수근(grreview30)

 

영낭의 젖줄 낙동강. 낙동강은 최상류 태백 황지에서부터 낙동강 하구까지 영남을 관통해 흐른다.
▲  영낭의 젖줄 낙동강. 낙동강은 최상류 태백 황지에서부터 낙동강 하구까지 영남을 관통해 흐른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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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4일은 낙동강에서 페놀사태가 일어난 지 31년이 되는 날이다. 낙동강 페놀사태는 우리나라 최악의 환경오염 사건의 하나로 우리 사회에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이 사건 이후 전국적인 환경단체들이 결성되었고 대검찰청에 환경과가 신설되는 등 우리나라 환경운동에 중요한 계기가 됐다. 또한, 이 사건은 무분별한 개발 중심의 정부 정책이 환경 문제를 중요하게 고려하기 시작하게 된 기점이 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낙동강 수질오염 사건으로서 의미가 크다. 영남의 젖줄이자 1300만 영남인의 식수원으로서의 낙동강의 위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따라서 31주년을 맞아 낙동강 페놀사태를 다시 한번 돌아보고 영남의 젖줄 낙동강에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짚어본다. 

낙동강 페놀사태는 경북 구미 국가산단의 두산전자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1991년 3월 14일과 4월 22일 두 차례에 걸쳐 각각 페놀 30톤과 1.3톤을 낙동강으로 유출시킨 사건을 이른다. 1급 발암물질인 페놀은 대구지역 상수원으로 사용되는 다사정수장으로 곧바로 유입되었으며, 염소를 이용한 정수처리 과정에서 클로로페놀로 변하면서 악취를 유발하였다. 당시 대구시민들이 수돗물에서 냄새가 난다고 신고했으나, 정수장에서는 원인 규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다량의 염소 소독제를 투입해 악취를 더욱 유발시켰다. 이후 페놀은 낙동강을 따라 창녕과 창원, 부산까지 피해를 주었다.

1차 유출은 3월 14일 밤 10시부터 3월 15일 새벽 6시까지 이루어졌다. 30톤의 페놀 누출로 말미암아 수돗물의 페놀 수치가 0.11ppm까지 올라간 지역도 있었다. 이는 당시 대한민국의 허용치인 0.005ppm의 22배, 세계보건기구의 허용치인 0.001ppm의 110배에 달하는 엄청난 수치였다.
       
페놀 오염 사실이 알려지자 대구시에는 수많은 항의 전화가 빗발쳤지만 대구시 당국은 인체에 유해할 정도가 아니라는 말만 되풀이해서 더욱더 많은 공분을 샀다. 수돗물 오염에 따른 급수중지 및 이에 대한 비상급수대책은 전무했다.

 

이로 인해 대구 인근 약수터에는 식수를 구하려는 수많은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등 시민들은 식수 부족으로 큰 불편을 겪었다. 오염된 수돗물로 만든 두부 같은 음식과 음료수 등도 모두 폐기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수사에 나선 대구지방검찰청은 대구 환경처 직원 7명과 두산전자 관계자 6명 등 13명을 구속시키고 관계 공무원 11명을 징계 처리했다. 두산전자에 대해서는 30일 영업정지 처분을 하였다.

낙동강 페놀 사태 전과 후
 
페놀사태로 말미암아 두산 제품의 불매운동이 촉발됐다. 당시 OB맥주 불매운동의 모습.
▲  페놀사태로 말미암아 두산 제품의 불매운동이 촉발됐다. 당시 OB맥주 불매운동의 모습.
ⓒ 최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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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유출은 4월 22일에 발생하였다. 이 사건의 결과로 박용곤 두산그룹 회장 등이 물러났다. 두산전자에 대해서는 64일의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또한 이 사건 이전에도 정화비용 500여만 원을 아끼기 위해서 페놀을 정화하지 않고 버린 일이 여러 차례 있다는 게 조사 결과 밝혀졌다. 검찰 수사 결과 두산전자는 페놀 폐수를 전량 소각 처리해야 하는데도 1990년 10월부터 소각로 2기 중 1기가 고장나자, 폐드럼통에 넣어 보관하다가 하루에 2.5톤가량을 무단 방류하는 수법으로 1991년 3월 20일까지 5개월 동안 무려 370여 톤의 페놀 폐수를 무단 방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이를 단속하는 환경청 직원들은 현장 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고 허위 단속서류를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대구시 상수도 당국은 이 사건이 발생하기 2년 전부터 페놀로 인한 수돗물 악취 신고를 여러 건을 접수받고 실제로 수돗물에서 페놀이 검출됐는데도 단순한 여름철 악취라며 제대로 원인 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페놀 페수를 불법 방류하고 허술한 탱크 관리로 엄청난 양의 페놀원액을 유출시킨 두산전자의 소행에 대해 시민들의 분노는 모그룹인 두산그룹 제품 불매운동으로 이어져 두산그룹은 그해 한해 주력상품인 OB맥주 등 상품 매출액이 1천억 이상 감소하기도 했다. 이로써 이 사건은 환경오염 등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기업이 시민들의 불매운동으로 파산할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준 우리나라 최초의 자발적인 시민 불매운동의 계기가 된 사건으로 기록된다. 특히 환경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처음으로 제정됐으며 공장 설립 시의 환경 기준이 강화되는 등 건강권과 환경권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계기가 됐다.

이처럼 낙동강 페놀사태는 우리사회에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법 제도도 바뀌고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서 낙동강에 하수처리시설을 신설하는 등의 변화로 그 이후로 수질이 많이 개선되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미량의 유해화학물질 사고는 끊임없이 발생했다. 식수원 옆에 산단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도에 발생한 과불화화합물 사태는 그 일단이다.

따라서 미량의 유해화학물질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폐수가 전혀 낙동강으로 흘러들지 않도록 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 서둘러 폐수 무방류 시스템을 도입하여 낙동강으로 폐수 자체가 흘러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처럼 영남의 젖줄 낙동강에는 산적한 문제들이 도사리고 있다. 크게는 네 가지다. ▲ 위에 언급한 미량의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처리 문제, 그리고 ▲ 여름마다 찾아오는 심각한 녹조라떼 문제가 있다. 아울러 ▲ 낙동강으로 맑은 물과 모래를 공급해왔던 내성천 문제 해결을 위한 영주댐 처리 문제, ▲ 마지막으로 낙동강 최상류를 오염시키고 있는 오염덩이 공장 영풍석포제련소 문제가 있다.

낙동강의 심각한 녹조 문제 해결
 
낙동강 녹조 물로 농사짓고 있는 낙동강 인근의 한 논. 녹조 독 마이크로시스틴은 쌀에서 검출된다.
▲  낙동강 녹조 물로 농사짓고 있는 낙동강 인근의 한 논. 녹조 독 마이크로시스틴은 쌀에서 검출된다.
ⓒ 임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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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량의 유해화학물질에 이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낙동강의 심각한 녹조 문제가 있다. 해마다 초여름만 되면 낙동강은 녹조라떼 배양소가 된다. 녹조에는 바로 청산가리의 100배 맹독인 발암물질 마이크로시스틴이 나온다. 이 마이크로스시틴은 발암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간독성과 신경독성 최근에는 생식 독성까지 나타나 남성의 정자수를 감소시키거나 여성의 난소에 문제를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먹는 물 안전에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녹조 물로 농사지은 농작물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면서 낙동강 주변에서 생산된 농작물 안전 문제까지 불거진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녹조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흐르는 강에서는 녹조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 이미 수문을 연 금강과 영산강에서 확인이 됐다. 따라서 하루속히 낙동강 8개 보의 수문을 열어 낙동강의 자연성을 되찾아줄 때만이 녹조 문제가 해결이 되고, 자연스레 녹조 독 문제도 사라지게 된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의 관리수위에 맞춰놓은 낙동강의 취양수장의 구조를 시급히 개선해줘야 한다. 이것이 먼저 개선이 되어야 수문을 열어도 취수와 양수가 가능해져서 상시적으로 낙동강 보의 수문을 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예산을 집중 투입해서 취양수장의 구조를 빨리 개선해야 한다.

다음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내성천과 영주댐 처리 문제다. 내성천은 맑은 물과 모래를 끊임없이 공급해주는 낙동강의 어머니와 같은 강이다. 내성천의 맑은 물은 낙동강 수질을 정화시켜주었고 내성천의 모래는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해주고 생태계를 살찌웠다.

이런 내성천에 낙동강 수질을 개선하겠다면서 영주댐을 건설했다. 그 결과는 참혹했다. 내성천은 하루가 다르게 시들어가고 영주댐의 수질은 점점 악화되었다. 모래강 내성천은 상류에서 모래 공급이 끊기자 곱던 모래는 다 쓸려내려 가고 설상가상 그 위에 식생(나무와 풀)들이 들어차면서 내성천 고유의 모습들이 급격히 훼손되기 시작했다.

모래강의 성지로서의 내성천은 풀과 버드나무가 자라는 습지 형태의 강으로 빠르게 변해버렸다. 명사십리의 내성천은 옛말이 되었다. 모래톱으로 명성이 자자하던 두 곳의 국가 명승지인 선몽대 일원과 회룡포마저 옛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내성천의 수질은 영주댐으로 말미암아 급격히 악화되었다. 영주댐을 준공하고 몇 차례 시험 담수를 했는데 그때마다 심각한 녹조가 발생했다. 영주댐은 낙동강 수질개선용으로 만들었으나, 심각한 녹조 문제로 낙동강의 수질을 더욱 악화시켜버리게 생긴 것이다. 

따라서 목적이 상실된 댐 영주댐은 하루속히 해체하는 것이 맞다는 여론이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드높다. 영주댐이 사라지면 내성천도 옛 모습을 서서히 회복해 갈 것이고, 되살아난 내성천은 낙동강의 수질과 생태를 되살리는 모천(母川)으로서의 기능을 회복해갈 것이다. 

낙동강 최상류 오염의 근본적 차단
 
낙동강 최상류 경북 오지의 협곡에 들어선 영풍석포제련소. 지난 70년부터 반세기 동안 낙동강 최상류를 1급 발암물질인 카드뮴, 비소 등으로 오염시키고 있다. 하루속히 들어내야 할 위험천만한 공장이 아닐 수 없다.
▲  낙동강 최상류 경북 오지의 협곡에 들어선 영풍석포제련소. 지난 70년부터 반세기 동안 낙동강 최상류를 1급 발암물질인 카드뮴, 비소 등으로 오염시키고 있다. 하루속히 들어내야 할 위험천만한 공장이 아닐 수 없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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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낙동강 최상류 영풍석포제련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영풍석포제련소는 지난 1970년부터 낙동강의 최상류 협곡이자 오지인 봉화군 석포면 석포리에 자리 잡아 지난 반세기 동안 낙동강을 각종 독극물 중금속으로 오염시켜오고 있다. 이름만으로도 무시무시한 카드뮴, 비소, 납, 아연, 황산 등으로 낙동강을 하루하루 죽여놓고 있다.

직접 영풍석포제련소를 찾아가 보면 그 모습에 우선 놀란다. 이 첩첩산중 오지에 어떻게 이런 거대한 공장이 들어설 수 있었는지 놀랍기만 하다. 그런데 주변 산지를 보고는 또 한 번 놀란다. 제1공장 뒷산의 나무들인 금강소나무가 대부분 고사해버린 것이다. 공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공해물질이 얼마나 지독하면 뒷산의 금강소나무들이 모두 고사해버렸을까?
       
그리고 더 놀라운 사실은 낙동강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영풍석포제련소 상류까지는 바글바글한 다슬기가 이 오염덩이 공장을 지나는 순간 싹 사라진다. 저서생물 자체가 사라진다. 이 공장의 수질오염이 얼마나 심각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다.

2021년 환경부 특별단속 결과 영풍석포제련소가 낙동강으로 유출한 1급 발암물질인 카드뮴은 연간 8030㎏이나 된다. 영풍석포제련소 공장부지 내 지하수에서 검출된 카드뮴 농도는 지하수 생활용수 기준 무려 33만 2650배나 된다. 상상할 수 없는 수치다. 또한 공장 인근 낙동강 복류수에서 검출된 카드뮴 농도는 하천수질 기준 대비 무려 15만 4728배나 된다.

수치만으로도 상상을 초월하는 발암물질 카드뮴으로 공장이 오염이 돼있고 그 카드뮴은 낙동강으로 내뿜어지고 있는 것이다. 위험천만한 일이 지금도 현재진행형으로 벌어지고 있는 곳이 바로 영풍석포제련소이다.

영풍석포제런소는 공장 자체가 심각한 오염덩이로서 개선이 불가하다. 하루속히 낙동강에서 들어내야 할 낙동강 오염의 원천이다. 따라서 이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

20대 대통령으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이 됐다. 영남의 견고한 지지가 바탕이 되었다면 영남의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줘야 할 책무가 있다. 윤석열 당선인은 영남의 젖줄이자 1300만 영남인의 식수원인 낙동강 문제 해결을 위해 바로 움직여줄 것을 부탁한다.

가장 힘이 있을 때 이 시급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도 가장 힘이 있을 때 이 중요한 문제를 해결해야 했으나 그러하질 못했다. 문재인 정부의 과오를 따르지 말기를 바란다. 네 가지 근본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면 최소한 영남의 어려운 숙제 하나는 해결한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을 것이다. 윤석열 당선인께 드리는 진심이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생태보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난 14년 동안 낙동강 현장을 기록하며 4대강사업의 폐해를 고발해오고 있습니다. 낙동강 재자연화가 하루속히 이루어지기를 희망합니다. 이 글은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웹진 <노동 히어로>에도 함께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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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인수위원장에 안철수"…공동정부 첫발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2/03/14 09:11
  • 수정일
    2022/03/14 09:11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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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위원장에 권영세, 기획위원장에 원희룡 임명

임경구 기자  |  기사입력 2022.03.13. 15:38:18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대통령직인수위원장으로 13일 임명했다. 인수위 부위원장에는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 기획위원장에는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를 임명했다.

안 대표와 합의한 국정 공동운영 구상을 연착륙시키는 한편, 대선 승리 주역인 국민의힘 내부 인사들에게 새 정부의 밑그림 작업도 일임한 셈이다.

윤 당선인은 이 같은 인선 결과를 직접 발표하고 "신속하게 정부 업무를 인수하고 새 정부의 국정과제를 수립하겠다"면서 "일 잘하는 정부, 능력 있는 정부로, 국민을 주인으로 제대로 모시고 국민통합을 이루겠다"고 했다.

인수위원장으로 안 대표를 선임한 데 대해 윤 당선인은 "국정운영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고 선거 이후에도 내가 요청해서 먼저 자리를 가진 바 있다"며 "안 대표도 인수위를 이끌 의지가 있고, 나 역시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선후보 단일화와 함께 국민의힘과 합당에 합의했던 안 대표는 인수위원장을 맡아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의 기틀을 마련하는 작업부터 참여하게 됐다. 안 대표는 새 정부의 국무총리로 발탁될 가능성도 높아 행정 경력을 쌓으며 정치적 기반 다지기를 모색할 전망이다. 

윤 당선인은 당초 인수위 참여를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던 권영세 의원에 대해선 "풍부한 의정경험과 경륜으로 선거 과정에서 유능하고 안정적인 리더십을 보였다"면서 "안 대표와 함께 정부 인수 업무를 성공적으로 이끌 것"이라고 했다.

원희룡 전 지사를 기획위원장으로 발탁한 배경으로는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으로서 공약 전반을 기획해왔다"며 "기획위원회는 내가 선거 과정에서 드린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고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새 정부의 정책과제에 효과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윤 위원장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인수위는 안 위원장과 권 부위원장, 안 기획위원장을 구심으로 하는 삼각 체제로 구성되며, 7개 분과에 24명의 인수위원들이 포진한다. 7개 분과는 기획조정 분과, 외교안보 분과, 정무‧사법‧행정 분과, 경제1 분과, 경제2 분과, 과학기술‧교육 분과, 사회‧복지‧문화 분과로 구성된다. 

국민통합위원회, 코로나 비상대응 특별위원회, 지역균형발전 특별위원회도 인수위 편제에 포함됐다. 이 가운데 코로나비상대응 특위 위원장은 안 위원장이 겸직한다. 윤 당선인은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에 대한 신속한 손실보상과 방역, 의료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루게 될 것"이라며 "안 위원장이 방역과 의료분야 전문가라서 내가 부탁했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이어 "국민통합위원회는 유능하고 능력 있는 국정운영으로 지역과 계층, 세대를 아우르는 진정한 국민통합을 이루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역균형발전 특위는 지역 공약이 제대로 실천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새 정부 국정과제에 반영시키고, 국민들이 어디에 살든 기회의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면밀히 살피겠다"고 했다.

한편 24명으로 구성되는 인수위원은 이번 주 내에 선임해 안 위원장이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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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 웃고, 이럴 때 토닥이고, 이럴 때 함께 나아가는 것이 진보다

[이완배 협동의 경제학] 이럴 때 웃고, 이럴 때 토닥이고, 이럴 때 함께 나아가는 것이 진보다

  • 이완배 기자 peopleseye@naver.com 
  •  2022-03-14 07:2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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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쉬운 대선이었다. 무엇보다 위대했던 촛불혁명의 성과를 제대로 이어가지 못한 채 수구 세력에게 정권을 넘긴 것은 뼈아프다.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될 것이고 시장주의가 판칠 것이다. 혐오의 정치는 더 확산될 것이다. 이 예상이 현실화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는 사실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아쉬웠던 대선인 만큼 수많은 평가와 반성이 뒤따르고 있다. 하지만 나는 감히 이런 평가에 동참할 식견을 갖고 있지 않다. 다만, 우리 모두 진정성을 가지고 치열하게 반성함으로써 더 나은 진보를 위한 건실한 새 여정을 시작했으면 좋겠다.

    윤석열 당선인이 이끌 정부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주부터로 미루자. 다만 미리 한 가지만 이야기하자면, 나는 윤석열 정권에게 “혐오의 정치를 멈춰달라”거나 “화합의 정치를 보여달라”고 주문할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다. 그가 이끌 정권이 과거보다 나은 보수 정권이 되리라는 기대도 전~혀 하지 않는다. 쉽게 말해 기대감이 쥐뿔도 없다는 이야기다.

    나는 향후 5년이 진보진영에게 지난한 투쟁의 과정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그렇게 되라고 주문을 거는 게 절대 아니다. 그들의 역사, 그들의 정체성, 그들의 계급적 특성, 그리고 ‘그들’의 도움 위에 정권을 잡은 윤석열 당선인의 성향을 종합해 볼 때 그럴 가능성이 너무 높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형식적으로라도 “윤석열 당선인, 부디 배제와 혐오를 멈추고 화합의 정치를 이끌어달라”는 주문을 하지 않을 참이다. 될 일이 있고 안 될 일이 있다. 그리고 나는 안 될 일에 별 미련을 두는 성격이 아니다. 그런 형식적 당부를 할 시간에 다가올 5년의 새로운 투쟁을 단단하게 준비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훨씬 좋다는 것을 이미 여러 차례 경험하기도 했다.

     

    함께 걷는 걸음의 위대함


    다른 이야기를 하나 해보자. 독일을 대표하는 막스플랑크 연구소 소속 진화생물학자 맨프레드 밀린스키(Manfred Milinski)가 1987년 <네이처>에 기고한 논문에서 밝힌 큰가시고기 실험에 관한 이야기다.

    민물 생선인 큰가시고기는 우리나라에도 많이 사는 물고기다. 그런데 이들은 생물학자들에게 여러 면에서 큰 관심을 끈다. 무엇보다 이들은 무척 똑똑하다. 다른 물고기들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한 뒤 자신에게 유리한 행동을 결정할 정도로 주변 관찰력도 뛰어나다. 그래서 생물학자들은 큰가시고기를 ‘천재 물고기’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들이 집단생활을 할 때 특이한 현상이 하나 관찰된다. 큰가시고기는 무리를 지어서 앞으로 나아가다가 앞에서 이상신호가 감지되면 진행을 멈춘다. 그 이상신호가 천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하다 사고로 숨진 김용균씨(24)를 추모하는 촛불집회에서 진행 한 참석자가 눈물을 흘리며 촛불을 밝히고 있다. ⓒ김철수 기자

    이때 큰가시고기 무리 중 하나가 맨 선두에 나서 정찰을 시작한다. 선두에 선 정찰병이 별 이상이 없으면 나머지 물고기들도 안심하고 전진을 계속한다.

    아무 것도 아닌 행동 같지만, 이는 사실 매우 놀라운 광경이다. 정찰대의 역할을 맡은 물고기는 그야말로 목숨을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실로 이타적인 행동이 아닐 수 없는데, 이 정찰병이 왜 그런 이타심을 발현하는지가 밀린스키의 관심이었다.

    밀린스키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길쭉한 수조 안에 큰가시고기 한 마리를 넣었다. 그리고 전진하는 방향에 유리로 칸을 막은 뒤 반대편에 포식자를 집어넣었다. 큰가시고기는 육안으로 이상신호(포식자의 존재)를 어렴풋이 확인할 수 있다.

    이 상태에서 큰가시고기가 있는 쪽 수조 옆에 거울을 하나 설치한다. 설치하는 방법이 두 가지인데 ①번 거울은 수조와 평행하게 설치돼 있다. 이 장치에서 큰가시고기는 정체불명의 이상신호를 확인하기 위해 아주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아간다. 그런데 나아가는 모습이 매우 신중했다. 아주 조금 앞으로 나아간 뒤 잠시 멈추고, 또 아주 조금 나아간 뒤 잠시 멈추는 모습을 반복했다.

    이때 큰가시고기가 거울을 본다면 자기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물론 큰가시고기는 그것이 자신임을 모른다. 자기와 비슷하게 생긴 동료가 자기와 똑같은 속도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큰가시고기는 앞으로 나아갈 때 옆 동료(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의 위치를 끊임없이 확인한 것이다. 동료가 자기 옆에 있다는 사실을 알면 용기를 내 다시 몇 센티를 전진한다.

    반면 ②번 거울은 수조와 비스듬히 설치했다. 이렇게 하면 큰가시고기가 앞으로 나아갈 때 거울에 비친 자기의 모습이 점점 뒤로 쳐지게 된다. 그런데 이 장치에서 큰가시고기는 ①번 수조의 큰가시고기보다 더 멀리 나아가지 않는다.

    왜 그럴까? 자기는 앞으로 나아가는데, 옆 동료(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가 동행하지 않고 뒤로 숨었기 때문이다. 이러면 큰가시고기는 이상신호에 다가갈 용기를 잃고 전진을 멈춘다. 이 실험을 큰가시고기가 동료에게 말하는 바는 이것이다.

    “내가 딛는 한 걸음만큼 당신도 한 걸음을 내디뎌 주세요. 그러면 나는 용기를 얻어 한 걸음 더 나아갈 겁니다. 하지만 당신이 뒷걸음질을 친다면, 나도 더 이상 용기를 낼 수 없어요. 우리 함께 걸음을 맞춰 앞으로 나아가자고요.”

     

    함께 걷는 걸음으로 역사는 진보한다


    보수는 과거의 것을 지키려 하고, 진보는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려 한다. 이 말은, 진보는 숙명적으로 모험을 좋아하고 용맹스러워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동물은 생활 반경에서 일부러 벗어나지 않는다. 철새처럼 엄청난 거리를 이동하는 동물도 있지만, 그 엄청난 이동거리 역시 그들이 정한 생활 반경의 일부일 뿐이다. 아무리 이동을 즐기는 철새라 하더라도 “올해에는 평소 가보지 않은 곳으로 한번 가볼까?” 뭐 이러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인류 역시 동물이기에 생활 반경을 지키려는 습성이 있다. 하지만 인류는 그 어떤 동물과도 다르기에 그 생활 반경을 벗어나려는 도전정신도 가지고 있다. 바로 이것이 보수와 진보를 가른다.

    미국 뉴욕 대학교 스턴 경영대학원 사회심리학과 조너선 하이트(Jonathan Haidt) 교수는 “도전 욕구가 더 강한 사람은 진보적 성향을 갖고, 새로움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힌 사람은 보수적 성향을 갖는다”고 정의한다. 다시 말하지만 진보는 숙명적으로 용감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이 용맹성은 어디서 나올까? 단언컨대 나는 험난한 길을 함께 걷는 동지들의 존재에 그 힘의 원천이 있다고 믿는다. 혼자서는 절대 그 무서운 길을 걸을 수 없다. 큰가시고기가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 나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함께 길을 걸을 때 우리는 더 멀리, 더 새로운 곳으로 전진할 수 있다.

    아주 험난한 5년의 여정이 시작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언제는 편하게 그 길을 걸어왔던가? 슬플 수도 있고, 지칠 수도 있는데, 용맹성을 잃어서는 안 된다. 그게 바로 진보의 본질이라 나는 믿는다. 이럴 때일수록 더 웃고, 이럴 때일수록 서로를 더 토닥이자. 이럴 때 서로를 믿고 함께 나아갈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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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동기극궤도로 쏘아올릴 4기의 군사정찰위성

[개벽예감 483] 태양동기극궤도로 쏘아올릴 4기의 군사정찰위성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2/03/14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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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북두칠성 우주강국’ 건설하려는 조선

2. 정밀한 해상도를 가진 위성탑재형 광학촬영장비

3. 태양동기극궤도로 군사정찰위성 4기 쏘아올린다

 

 

1. ‘북두칠성 우주강국’ 건설하려는 조선

 

2020년 12월 <조선중앙텔레비죤방송>이 방영한 ‘마크도안에 어린 숭고한 뜻’이라는 제목의 소개편집물에는 2013년 당시 산업미술창작사에서 일하고 있었던 산업미술가 정은정의 체험담이 실렸다. 체험담에 따르면, 당시 산업미술창작사 창작가들은 인공위성 또는 위성운반로켓을 형상한 모양으로 조선국가우주개발국 마크를 만들려고 했는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들에게 북두칠성을 형상한 모양으로 마크를 창작해보라는 새로운 과업을 주었다고 한다. 과업을 받은 창작가들은 북두칠성을 형상한 마크를 창작하였는데, 이것이 조선국가우주개발국 마크에 북두칠성이 들어가게 된 사연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우주개발의 상징으로 북두칠성을 택한 것에는 깊은 뜻이 있다. 우리 민족사에서 가장 강대한 나라였던 고구려가 중시한 별자리는 북두칠성이다. 고대중국에서는 북극성을 중시했으나, 고구려에서는 북두칠성을 중시했다. 평양 인근에서 발굴된 고구려 무덤벽화들에는 거의 모두 북두칠성이 그려져 있다. 고구려 무덤벽화를 보면, 무덤내부 천장에 둥그런 모양의 별자리가 그려졌는데, 천장에 그려진 별자리벽화 중앙에 해, 달, 북두칠성이 있다. 고구려 무덤의 별자리벽화는 북두칠성이 고구려의 강대성을 상징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북두칠성 우주강국’을 건설하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지와 구상이 조선우주개발국 마크에 비껴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공위성을 운용하는 나라는 많지만, 자체로 제작한 위성운반로켓에 인공위성을 탑재하여 우주공간에 쏘아올리는 우주개발선진국은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적다. 조선은 자체로 제작한 위성운반로켓에 인공위성을 탑재하여 우주공간에 쏘아올리는 우주개발선진국대렬에 속한다.

 

그런데 조선의 우주개발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국제사회는 조선의 우주개발사업이 어떻게 추진되어왔는지 알지 못할 뿐 아니라, 알아도 잘못 알고 있다. 2016년 2월 7일 조선이 지구관측위성 광명성-4호를 쏘아올려 궤도에 진입시켰을 때, 다른 나라 우주과학자들은 몰상식한 반응을 보였다. 광명성-4호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그들은 광명성-4호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고 솔직히 말해야 했지만, 터무니없게도 억측을 쏟아냈다. 이를테면, 조선이 광명성-4호에 고성능광학촬영장비를 탑재하지 못했을 것이므로 해상도가 낮은 영상밖에 촬영하지 못할 것이라느니, 정밀한 자세제어능력을 갖지 못했을 것이므로 영상을 제대로 촬영하지 못할 것이라느니 뭐니 하면서 마구 떠들어댔던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인터넷에 떠도는 조선의 우주개발사업에 관한 정보들 가운데 믿을 만한 것은 없다. 

 

하지만 그런 불모지 같은 상황에서도 유난히 돋보이는 사례가 있으니, 그것은 미국의 대표적인 통신사인 <합동통신(Associated Press)> 평양지국장이 쓴 취재기사와 로씨야의 미사일전문가가 쓴 방문기사다. 

 

에릭 탈매지(Eric Talmadge) 지국장은 2016년 8월 4일 <합동통신>에 ‘북조선의 희망은 달에 깃발을 꽂는 것(North Korea Hopes to Plant Flag on the Moon)’이라는 제목의 현지취재기사를 실었다. 그 기사에는 탈매지 지국장이 2016년 7월 28일 평양에서 조선국가우주개발국 현광일 과학연구실장과 대담한 내용이 수록되었다. 그 기사에 따르면, 현광일 실장은 탈매지 지국장에게 “우리는 지구관측위성을 개발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정지위성들(geostationary satellites)을 개발하여 통신문제를 해결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 모든 사업은 달로 향하는 비약의 기초로 된다”고 하면서 “10년 안에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정지위성은 지구적도 상공 35,786km 고도의 궤도를 회전하는 위성을 말한다. 지구의 자전방향을 따라 같은 속도로 회전하므로, 지구에서 올려다보면 마치 정지된 것처럼 보여서 정지위성이라고 부른다. 

 

위의 인용문에서 주목되는 것은, 2016년 7월 당시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이 신형 지구관측위성과 정지위성(통신위성)을 개발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조선은 2016년 2월 7일 지구관측위성 광명성-4호를 쏘아올렸으므로, 현광일 실장이 2016년 7월 대담에서 언급한 신형 지구관측위성은 광명성-5호다. 또한 조선은 당시 광명성-5호와 함께 여러 기의 정지위성들도 개발하고 있었다.     

 

현광일 실장과 탈매지 지국장의 대담기사를 읽으면서 조선의 우주개발사업에 남다른 흥미를 느끼고 평양을 방문하여 조선국가우주개발국 소속 과학자들과 담화를 나눈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흐루스탈레브 울라지미르(Khrustalev Vladimir)다. 그는 로씨야의 온라인매체 ‘동북아시아군사연구(Northeast Asia Military Studies)’에서 활동하는 로씨야의 미사일전문가다. 그가 쓴 방문기사가 2017년 12월 8일 미국의 온라인매체 <NK 뉴스(NEWS)>에 실렸다. 제목은 ‘두 기의 신형 위성을 개발하는 북조선의 계획이 드러나다(North Korean Plans for Two New Satellite Types Revealed)’이다. 흐루스탈레브 울라지미르는 2017년 11월 13일부터 20일까지 평양을 방문하여 조선국가우주개발국 김정오 우주탐사부장, 김철 우주발사체개발실장과 담화한 내용을 정리하여 <NK 뉴스>에 방문기사로 실은 것이다. 

 

방문기사에 따르면,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이 수립한 2017년도 연간계획은 두 기의 새로운 위성을 개발하는 것인데, 울라지미르가 방문했던 2017년 11월 당시 그 계획은 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김정오 부장과 김철 실장이 울라지미르에게 말한 바에 따르면,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이 2017년에 개발한 두 기의 신형 위성 가운데 하나는 지구관측위성이고 다른 하나는 통신위성이라는 것이다. 신형 지구관측위성은 질량이 100kg 이상이며, 해상도(resolution)가 “몇 미터(several meter)”인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고 한다. 통신위성(communication satellite)은 질량이 1,000kg 이상인데, 정지궤도(geostationary orbit)에로 쏘아올리게 될 것이라고 한다.

 

2017년 11월 대담 중에 김정오 부장과 김철 실장이 조선국가우주개발국에서 정지궤도에로 쏘아올릴 질량 1,000kg 이상의 통신위성을 만들었다는 말을 꺼내놓았을 때, 로씨야의 미사일전문가 울라지미르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왜냐하면, 질량이 1,000kg 이상인 통신위성을 지구적도 상공에서 35,786km 고도의 정지궤도에로 쏘아올린다는 것은 국제사회에 알려진 조선의 우주개발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놀라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울라지미르는 김정오 부장과 김철 실장에게 그 말이 정말인가 하고 두 차례 물어보았는데 그들은 정말이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은 2016년 2월 7일 지구관측위성 광명성-4호를 쏘아올려 궤도에 진입시켰는데, 광명성-4호는 제1차 국가우주개발 5개년 계획 중에서 2016년도 연간계획에 따라 제작된 지구관측위성이다. 그런데 위에 인용한 울라지미르의 방문기사에 따르면,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은 2017년에 통신위성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조선의 제1차 국가우주개발 5개년 계획은 2012년에 시작되어 2016년에 끝났고, 제2차 국가우주개발 5개년 계획은 2017년에 시작되어 올해 2022년에 끝나게 되는데, 울라지미르의 방문기사에 따르면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은 제2차 국가우주개발 5개년 계획이 시작된 첫해인 2017년에 2017년도 연간계획에 따라 통신위성을 개발한 것이다.

 

그런데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은 광명성-5호와 통신위성을 만들어놓고도 쏘아올리지 않았다. 계획추진일정을 고려하면, 2018년에 광명성-5호와 통신위성을 쏘아올렸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다. 

 

왜 쏘아올리지 않았을까? 2018년 1월 16일 도널드 트럼프(Donold J. Trump) 당시 미국 대통령은 조미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싶다는 의사를 문재인 정부를 통해 조선에 전했고, 트럼프의 전향적인 태도변화를 계기로 하여 같은 해 4월 27일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었고, 6월 12일에는 싱가폴에서 조미정상회담이 성사되었다. 이런 대화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조선은 광명성-5호와 통신위성의 발사계획을 실행하지 않았고, 조미관계와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싱가폴 조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해위성발사장을 폐쇄하는 조치를 구두로 약속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련합전쟁연습을 중지하는 조치를 구두로 약속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구두약속을 이행했다. 2018년 7월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서해위성발사장 폐쇄작업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위성영상자료를 통해 확인했고, 공식석상에서 그에 대한 환영의사를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단독대담을 진행한 미국의 언론인 밥 우드워드(Robert U. Woodward)가 자신의 책 ‘격노(Rage)’에 서술한 바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9월 6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서해위성발사장을 다른 핵시설들과 함께 단계적으로 하나씩 폐기할 수 있다는 용의를 밝혔다고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9월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발표한 평양공동선언에서 “북측은 동창리발동기시험장과 로케트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약속하였다. 동창리발동기시험장과 로케트발사대는 서해위성발사장에 있는 로켓엔진지상연소시험장과 위성운반로켓발사대를 말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서해위성발사장을 폐쇄하는 구두약속을 이행하였지만, 미국은 한미련합전쟁연습을 중지하는 구두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 이것은 조미정상회담과 남북정상회담에서 채택된 모든 합의사항들이 미국과 문재인 정부의 약속불이행에 의해 사실상 파기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되어 모든 형태의 협상과 연락은 완전히, 영구히 중단되고 말았다.

 

 

2. 정밀한 해상도를 가진 위성탑재형 광학촬영장비

 

미국과 문재인 정부가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적대관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조선도 자기의 약속을 이행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2022년 1월 19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제8기 제6차 회의에서는 “우리가 선결적으로, 주동적으로 취하였던 신뢰구축조치들을 전면재고하고 잠정중지하였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해볼 데 대한 지시를 해당부문에 포치하였다”고 한다. 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미국의 온라인매체 <NK 프로(Pro)> 2018년 3월 24일 보도에 따르면, 평양에 있는 위성관제종합지휘소 경내에서 2017년 5월부터 두 개의 새로운 시설을 건설하는 공사가 진행되었다고 한다. 그 온라인매체는 민간위성이 촬영한 영상을 보고 위성관제종합지휘소 경내에서 건설공사가 진행된다는 것을 알았는데, 그 시설들이 구체적으로 무슨 시설인지는 알 수 없었다. 돌이켜보면, 그 건설공사가 시작되었던 2017년 5월은 조미관계와 남북관계가 극도로 악화되었던 시기였는데, 2018년에 조미관계와 남북관계가 협상국면으로 돌아서자, 위성관제종합지휘소 경내에서 진행되던 건설공사는 중단되었다. 하지만 조미관계와 남북관계가 대결국면으로 다시 돌아서자, 그 건설공사도 재개되었다. 2022년 3월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하였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 보도에 따르면, 위성관제종합지휘소에서 우주과학연구원과 우주환경시험기지가 건설되고 있다고 한다. 2015년 5월 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당시 완공된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현지지도하면서 “우주와 꼭같은 환경 속에서 위성시험을 할 수 있는 우주환경시험기지를 건설해야 한다”고 말하였는데, 바로 그 우주환경시험기지를 우주과학연구원과 함께 건설하는 공사가 재개된 것이다.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이 우주과학연구원과 우주환경시험기지를 건설하는 것은 ‘북두칠성 우주강국’을 건설하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구상과 의지를 실현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2) 조선에서 2012년에 시작된 제1차 국가우주개발 5개년 계획은 2016년에 끝났고, 2017년에 시작된 제2차 국가우주개발 5개년 계획은 올해 2022년에 끝나게 된다. 그러므로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은 올해 안에 제2차 국가우주개발 5개년 계획을 완수해야 한다. 그들이 올해 완수하려는 우주개발사업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김정은 조선로동당 총비서는 2021년 1월 8일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에서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를 하면서 “가까운 기간 내에 군사정찰위성을 운용하여 정찰정보수집능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언급하였다. 2021년 12월 2일 <데일리 NK>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고 수준의 기술자들을 군사정찰위성개발사업에 참가시킬 데 대한 조치를 직접 지시했고, 군사정찰위성개발사업을 담당한 고위급 간부들에게 “적들의 군사요충지와 군사적 움직임을 시시각각 감시하고 대응할 수 있는 우리 식의 군사정찰위성개발에 당자금을 아낌없이 투자하겠다”는 뜻을 전하였다고 한다. 김정은 총비서의 각별한 지도와 배려 속에서 시작된 군사정찰위성개발사업은 제2차 국가우주개발 5개년 계획수행의 마지막 해인 올해 안에 완수될 국책사업이다.  

 

지구관측위성이 촬영하는 영상해상도는 군사정찰위성이 촬영하는 영상해상도에 비해 떨어진다. 다시 말해서, 지구관측위성의 영상해상도가 미터(meter)급이라면, 군사정찰위성의 영상해상도는 센티미터(centimeter)급이다. 해상도가 센티미터라는 말은 지상에 있는 1cm 크기의 물체가 영상에 한 개의 점으로 나타난다는 뜻이다. 

 

지난 시기 조선우주개발국은 미터급 해상도를 가진 위성탑재형 광학촬영장비를 개발했는데, 조선우주개발국과 조선국방과학원은 합동으로 센티미터급의 정밀한 해상도를 가진 새로운 위성탑재형 광학촬영장비를 개발했다. 센티미터급 해상도를 갖지 못하면, 군사정찰위성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 

 

그러면 미국 군사정찰위성의 해상도는 얼마나 정밀한지 살펴보자. 군사정찰위성이 촬영한 영상은 군사기밀인데, 2019년 8월 30일 미국 군사정찰위성이 촬영한 영상이 공개되어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런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 사람은 당시 대통령이었던 도널드 트럼프다. 그는 자신의 손전화기를 사용하여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 군사정찰위성이 촬영한 영상을 버젓이 올려놓았다. 전 세계에 공개된 그 영상에 나타난 것은 이란에 있는 셈난위성발사구역 제1발사장(Semnan Launch Site One)인데, 위성운반로켓이 발사되기 직전에 폭발하여 발사장이 크게 파손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영상은 미국의 군사정찰위성 ‘유에스에이(USA) 224’가 2019년 8월 24일 셈난위성발사구역 제1발사장 상공 약 382km의 고도에서 촬영한 것인데, 해상도는 10cm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상도가 10cm인 영상을 들여다보면, 지상에 있는 사람의 얼굴이나 자동차 번호판 등은 식별할 수 없지만, 그것보다 조금 큰 물체는 명확히 식별할 수 있다. 자료에 의하면, 미국의 군사정찰위성이 촬영고도를 250km로 낮추어 촬영한 고정밀영상(high-resolution image)의 해상도는 7cm이며, 촬영고도를 1,000km로 높여 촬영한 광역영상(wide-area image)의 해상도는 28cm라고 한다. 미국에서는 민간위성이 촬영한 영상자료를 25cm 이하의 정밀한 해상도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그러면 조선의 위성탑재형 광학촬영장비는 고정밀영상을 촬영할 수 있을까? 2022년 3월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하면서 최근 “항공우주사진촬영방법, 고분해능촬영장비들의 동작특성과 화상자료전송계통”을 시험하는 과정에서 “지상의 특정지역들을 시험촬영한 수직 및 경사촬영고분해화상자료들”에 대해 높이 평가하였다고 한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조선의 군사정찰위성에 고분해능촬영장비들이 탑재된다는 사실이다. 고분해능이라는 말은 해상도가 높다는 뜻이므로, 해상도가 높은 고성능광학촬영장비를 여러 개 탑재한 군사정찰위성을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조선의 위성탑재형 광학촬영장비는 여러 특정지역들을 수직각으로도 촬영했고 경사각으로도 촬영했다고 한다. 수직각으로 촬영했다는 말은 고성능광학촬영장비를 탑재한 운반로켓이 특정지역 상공에서 탄도정점에 이르렀을 때 수직각으로 촬영했다는 뜻이고, 경사각으로 촬영했다는 말은 고성능광학촬영장비를 탑재한 운반로켓이 상승비행을 하거나 하강비행을 하면서 여러 특정지역들을 경사각으로 각각 촬영했다는 뜻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의 군사정찰위성에는 센티미터급에 이르는 정밀한 해상도로 특정지역을 촬영할 수 있는 고성능광학촬영장비가 탑재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21년 12월 2일 <데일리 NK> 보도에 따르면,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 조선국방과학원,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조선국방성 병기국은 2021년 11월 중에 합동종합심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조선의 군사정찰위성에 대한 최종심사를 진행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위의 보도에 따르면, 2021년 11월 당시 합동종합심사위원회가 최종심사를 진행하였던 군사정찰위성은 4기라고 한다. 

 

조선국가우주개발국과 조선국방과학원이 합동으로 개발한 군사정찰위성 4기는 합동종합심사위원회의 최종심사를 통과하고 합격했다. 그래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2년 3월 9일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하면서 최종검사에서 합격한 군사정찰위성 4기를 살펴보았던 것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날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하면서 “위성탑재형 광학촬영장비들과 영상송신기를 비롯한 자료송수신통신장비들, 각종 수감부 및 장치들의 개발 및 준비실태를 료해하시”였는데, 료해대상에는 “화상합성처리기술, 다량의 자료통신처리능력, 조종지령체계의 정확성, 통신암호화기술 등”이 포함되었다고 한다. 

 

 

3. 태양동기극궤도로 군사정찰위성 4기 쏘아올린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2년 3월 9일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하면서 “남조선지역과 일본지역, 태평양 상에서의 미제국주의침략군대와 그 추종세력들의 반공화국군사행동정보를 실시간 공화국무력 앞에 제공하는” 것이 군사정찰위성을 개발, 운용하려는 목적이라고 언명하면서 “5개년 계획기간 내에 다량의 군사정찰위성을 태양동기극궤도에 다각배치하여 위성에 의한 정찰정보수집능력을 튼튼히 구축”하기 위한 “우리 식의 정찰위성개발사업을 훌륭히 완수할 데 대하여 강조하시였다”고 한다. 이 인용문에서 다음과 같은 놀라운 사실을 알 수 있다.

 

주목되는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다량의 군사정찰위성을 지구정지궤도(geostationary orbit)가 아니라 태양동기극궤도(sun-synchronous polar orbit)에로 쏘아올리라고 지시했다는 사실이다. 지구정지궤도는 통신위성을 쏘아올리는 궤도이고, 태양동기극궤도는 군사정찰위성을 쏘아올리는 궤도다. 태양동기극궤도는 지표면으로부터 600~800km 고도에 있고, 회전주기는 96~100분이며, 북극과 남극을 통과하면서 남북방향으로 회전한다. 궤도경사각은 약 98도다. 다량의 군사정찰위성을 태양동기극궤도에 다각배치한다는 말은, 여러 기의 군사정찰위성을 서로 다른 경도에 따라 각각 배치한다는 뜻이다. 예컨대, 조선이 동경 127도에 맞춰 태양동기극궤도로 군사정찰위성을 쏘아올리면, 서울, 경기도, 충청남도, 충청북도, 전라북도, 전라남도, 제주도, 일본 오끼나와를 촬영할 수 있다. 미국의 서태평양군사거점인 괌(Guam)을 촬영하려면, 동경 144도에 맞춰 태양동기극궤도로 쏘아올리면 되고, 미국군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있는 하와이(Hawaii)를 촬영하려면, 동경 155도에 맞춰 태양동기극궤도로 쏘아올리면 되고, 미국의 심장부인 워싱턴과 뉴욕을 촬영하려면, 서경 77도에 맞춰 태양동기극궤도로 쏘아올리면 된다. 그래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하면서 “남조선지역과 일본지역, 태평양 상에서의 미제국주의침략군대와 그 추종세력들의 반공화국군사행동정보를 실시간 공화국무력 앞에 제공하는” 것이 군사정찰위성을 개발, 운용하려는 목적이라고 언명했던 것이다. 2021년 12월 2일 <데일리 NK> 보도에 따르면, 2021년 11월 당시 조선에서 합동종합심사위원회가 최종적으로 심사했던 군사정찰위성은 4기였는데, 이것은 군사분계선 이남지역, 일본렬도, 괌, 하와이를 각각 촬영하는 4기의 군사정찰위성이 완성되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조선이 4기의 군사정찰위성을 쏘아올리면, 한미련합군과 미일동맹군을 비롯한 인도태평양사령부 휘하 군대들은 모조리 조선의 위성정찰망 안에 갇히게 될 것이다. 위성정찰망에 갇히면, 조선에 대한 미국의 선제타격능력은 대폭 감소될 것이고, 미국의 태평양작전구역에 대한 조선의 정밀타격능력은 대폭 증대될 것이다. 그렇게 될 것을 예상하는 미국은 조선이 군사정찰위성을 쏘아올리지 못하도록 극렬한 방해책동을 자행할 것이다. 

 

2021년 10월 7일 미국 국가정찰국(NRO) 국장이 밝힌 바에 따르면, 미국 국가정찰국은 2020년에 최신형 군사정찰위성 2기를 추가로 쏘아올려 조선을 집중적으로 정찰하면서 이전에는 입수하기 힘들었던 영상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은 최신형 군사정찰위성을 쏘아올려 조선을 집중적으로 정찰하면서, 그에 대응하여 조선이 군사정찰위성을 쏘아올리는 것을 ‘불법화’하고 방해하려고 한다. 이것이야말로 행패가 아닐 수 없다.

 

미국의 행패는 시작되었다. 2022년 3월 12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조선이 2022년 2월 27일과 3월 5일에 각각 정찰위성개발시험을 가장하고 실제로는 비행거리를 줄인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고각으로 쏘아올렸다고 하면서, 탄도미사일 부품을 조선에 밀수출했다는 혐의로 두 개의 로씨야 기업과 그 기업의 고위간부 두 사람을 제재명단에 올려놓았다. 그러면서 미국은 조선이 군사정찰위성개발을 포기할 때까지 앞으로 계속 압박과 제재를 가하겠다고 협박했다.

 

그러나 조선이 정찰위성개발시험을 가장하고 실제로는 비행거리를 줄인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고각으로 쏘아올렸다는 미국의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 생트집이다. 만일 조선이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했다면, 비행거리를 줄이지 않고 당당하게 고각(80도)으로 쏘아올리거나 또는 북태평양에 착탄하도록 비행거리를 줄여 당당하게 정상각(30~45도)으로 발사할 일이지 무엇 때문에 미국의 눈치를 살피면서 비행거리를 줄여 고각으로 쏘아올렸겠는가. 조선은 미국의 눈치를 살피는 나라가 아니다. 

 

조선에 탄도미사일 부품을 밀수출했다는 혐의로 두 개의 로씨야 기업과 그 기업의 고위간부 두 사람을 제재명단에 올려놓은 미국의 행동도 터무니없는 짓이다. 조선은 탄도미사일 부품을 자급자족하는 나라이므로, 다른 나라에서 탄도미사일 부품을 수입하지 않는다. 미국 국가정보실은 2008년 3월 3일에 기밀해제된, ‘대량살상무기 및 발전된 재래식 탄약과 관련된 기술습득에 관한 2006년도 보고서’에서 조선이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데서 거의 자급자족하고 있으며, 약간의 원자재와 부품만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로부터 16년 동안 조선은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자급자족능력을 강화하여 ‘수입병’을 완전히 퇴치했다. 그런데도 미국은 로씨야 기업과 관련자들이 탄도미사일 부품을 조선에 밀수출했다는 얼토당토아니한 혐의를 뒤집어씌워 그들에게 제재를 가했으니, 어처구니없는 짓이다. 

 

올해 안에 조선이 군사정찰위성을 쏘아올리면, 미국은 그것이 위성발사가 아니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라고 우겨대면서 압박과 제재를 가중시키는 도발을 감행할 것이 분명하다. 더욱이 선제타격을 운운하면서 반북적대감과 반중적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종미우익인사가 이번에 대통령에 당선되었으므로, 미국은 기다렸다는 듯이 그를 앞세워 조선과 중국에 대한 도발을 감행할 것이다. 예상컨대, 그것은 침략적 한미동맹을 대폭 강화하고, 한미련합군의 북침전쟁연습을 전면화하고, 대북선제타격을 노골적으로 주장하고, 대북전단살포와 대북확성기방송을 재개하여 전쟁위기를 고조시키고, 대만의 국가분렬세력을 지지하면서 중국을 자극하는 그야말로 무지막지한 전방위 도발일 것이다. 

 

종미가 뭔지도 모르고, 우익이 뭔지도 모르는 유권자들이 종미우익인사를 대통령으로 덜컥 뽑아놓았으니, 대재앙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종미우익세력의 난동으로 망한 우크라이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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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신규 확진 35만190명…사망자 나흘 연속 200명대

등록 :2022-03-13 10:04수정 :2022-03-13 10:07

위중증 1074명, 누적 확진자 655만명 넘어
1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구 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가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구 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가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5만190명으로, 이틀 연속 30만명대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251명으로, 지난 10일 이후 나흘째 200명대다.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3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5만190명(국내 35만157명, 해외유입 33명)이라고 밝혔다.

 

이날 하루 확진자는 전날(38만3664명)보다 3만3474명 적지만, 여전히 30만명대 중반이다. 지난 7일부터 1주간 신규 확진자 수는 21만709명→20만2711명→34만2433명→32만7541명→28만2978명→38만3664명→35만190명이다. 지난 9일 이후로는 5일째 20만명대 후반을 웃돌고 있다. 이날 확진자는 1주일전 일요일(24만3621명)보다는 10만6569명 많다. 총 누적 확진자 수는 655만6453명이다.신규 확진자 중 60살 이상 고위험군은 6만3906명(18.3%)이다. 

 

18살 이하 확진자는 8만7405명(25.0%)로 신규 확진자의 4분의 1로 나타났다.사망자는 251명으로, 나흘째 200명대로 나타났다. 역대 최다 사망자 수가 집계된 전날(269명)보다는 18명이 줄었다. 누적 사망자는 1만395명으로, 치명률은 0.16%다. 

 

사망자를 연령대로 보면 80대 이상이 161명으로 가장 많고, 70대 45명, 60대 29명, 50대 11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40대(3명)와 20대(2명) 사망자도 집계됐다.재원중 위중증 환자는 6일째 1000명대다. 전날(1066명)보다 8명이 늘었다. 지난 1주간 위중증 환자 수는 955명→1007명→1087명→1113명→1116명→1066명→1074명이다. 위중증 환자는 80살 이상 368명, 70대 323명, 60대 223명, 50대 83명, 40대 27명, 30대 23명, 20대 16명, 10대 4명, 10살 미만 7명 등이다.이날 0시 기준 재택치료자는 156만8322명이다. 

 

재택치료자 중 집중관리군은 23만5333명으로, 전날 신규 재택치료자는 34만474명이다. 코로나19 병상 보유량은 전체 5만639병상이며, 전국 병상 가동률은 위중증 병상 64.1%, 준-중증병상 67.0%, 중등증병상 47.2%이다.방역당국은 내일(14일)부터 의료기관에서 실시하는 신속항원검사가 양성일 경우 확진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동네 병·의원에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받아 양성이 확인된 경우, 보건소 등을 방문해 추가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할 필요가 없다.

 

정부는 오미크론 유행이 3월 중순경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지난 11일 브리핑에서 “정점은 3월 중순경, 아마 다음 주쯤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대략 (주 평균) 29만5000명 내지 37만2000명 정도의 환자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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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 없앤다고 20·30 남성 문제 해결되나"

[인터뷰] 양이현경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22.03.12 18:35l최종 업데이트 22.03.12 18:35l
2022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 회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여성 의제가 실종되고 차별과 혐오, 증오선동으로 얼룩진 제20대 대선정국을 규탄하며 윤석열 정부가 성평등 사회 실현 책무를 다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2022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 회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여성 의제가 실종되고 차별과 혐오, 증오선동으로 얼룩진 제20대 대선정국을 규탄하며 윤석열 정부가 성평등 사회 실현 책무를 다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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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과 가정 폭력의 피해자들을 가해자로부터 지켜내고 한부모 가정을 지원하는 일.' 

현재 여성가족부가 담당하고 있는 주요 업무들이다. 이는 양이현경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여가부 폐지' 공약이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가부가 추진 중인 사업을 면밀히 살펴보면 정작 문제제기할 사람은 없으리라 보는 데다, 여가부 폐지를 둘러싼 논쟁이 단순히 '여성이 싫다'는 혐오 속에 촉발됐기 때문이라는 것.

양이현경 대표는 12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여가부 하나 폐지한다고 2030 남성들이 당면한 근본적인 문제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이 대표는 "엄밀히 따지면, 청년세대들의 어려움은 정치와 기득권층이 만든 문제"라면서도 "남성들은 마치 여성들 때문에 그들이 설 자리가 없어졌고 여가부가 남성들을 역차별하면서 문제가 더 커졌다고 오해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문제의식 속에 지난 10일 한국여성단체연합을 포함한 여성단체들은 윤석열 당선인의 '여가부 폐지' 공약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양이 대표는 "여성을 향한 불만을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표현하고 나선 정권은 처음"이라며 "젠더를 정략적으로 활용해 청년세대를 남녀로 갈랐고, 여성과 남성간의 싸움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선거로 각기 다른 생각을 지닌 20·30 남성들이 '이대남'이라는 하나의 프레임에 씌워졌다"며 "결과적으론 20·30대 남성들 또한 분노하게 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양이 대표는 "(윤석열 당선인 측은) 여가부를 폐지하기로 공약했으니 추진은 해야 하는데 여성쪽 반발도 만만치 않을 테니, 여가부에 '여성'이라는 글자를 넣느냐 여부로 싸우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과연 이런 분쟁이 우리 사회에 바람직할지 묻고 싶다. 당연히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여가부를 폐지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들을 부각시켜 여가부 폐지 공약을 저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여가부 추진 사업들, 보면 반대할 사람 없을 것"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후보 당시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워 유권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여성단체로서도 이번 대선 국면을 나면서 많은 생각을 했겠다.
"솔직히 말하면, 여성을 향한 불만을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표현하고 나선 정권은 처음이다. 어느 정부든 여성들이 원하는 만큼의 성평등 정책을 펴진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노골적이진 않았다. 무엇보다 여가부 폐지라는 공약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구상에서 등장했다기보단 정략적 목적으로 나타났다는 점이 더 안타깝다.

20·30 청년 세대들은 가뜩이나 힘들다. 일자리처럼 사회 구조적인 문제들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그런 문제들을 해결하려 하지 않고 이 모든 문제가 여성들, 아니 여가부라는 부처 하나 때문인 것처럼 몰아갔다. 청년 세대를 남녀로 갈라 여성과 남성간 싸움으로 만들었다. 같은 맥락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또한 공당 대표로서 적절치 않은 언행을 했다고 봤다."

- 왜 그런가?
"여성을 조롱하기 위한 수많은 가짜뉴스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존재했다. 그런데 이 대표는 이 같은 허위사실을 오히려 정략적인 수단으로 이용했다. 작은 정부 부처인 여가부를 폐지하는 일을 선거를 이기기 위한 수단으로 삼은 건 시대에 뒤떨어진 행동이다.

정치인이라면, 여가부에 문제가 있다면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대안을 제시할 일이다. 대선 후 해외 언론들과 이야기할 때면 뭐라 이야기하기가 창피한 상황이다. 게다가 나는 이번 사건이 20·30 남성들에 오히려 부정적인 낙인을 찍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본다."

- 어떤 낙인일까?
"20·30 남성들이 '이상한 사람들'로 내몰렸다. 이번 대선으로 여성들은 20·30대 남성에 대해 색안경을 끼게 됐다. 그게 바로 이준석 대표가 가져온 효과다. 모든 20·30 남성들은 각기 다르다. 20·30대 남성들 가운데서도 성차별 등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도 많다.

윤석열을 지지하는 남성도 있겠지만 이재명이나 심상정을 지지하는 이들도 많았다. 그런데 이들 모두가 성평등이나 젠더 감수성이 없는 '이대남'의 프레임에 씌워지게 됐다. 결과적으론 20·30대 남성들도 분노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하지만 20·30 남성들을 중심으로 여가부 폐지에 대한 공감대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본인들이 처한 어려움이 여가부가 여성 등 사회적 약자들을 지원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같다. 또 여성들이 공부를 하고 취업을 하게 되면서 본인들이 설 자리가 줄어들었다고 말이다. 그런데 여성들도 공부를 하고 일을 해야 하지 않나? 그건 당연한 이야기다.

엄밀히 따지면, 청년세대들의 어려움은 정치와 기득권층이 만든 문제다. 그런데도 일부 남성들은 마치 여성들 때문에 남성들의 자리가 사라졌고 여가부가 남성들을 역차별하면서 문제가 심각해졌다는 오해를 하고 있다. 그러니 여가부를 없애야 한다고 말이다. 그런데 여가부가 추진 중인 사업을 들여다보면 정작 반대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 왜 그런가?
"현재 여가부는 한부모 가족을 보호하고 취약계층을 지원하고 있다. 또 성폭력과 가정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있다. 이들을 보호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할 사람이 있을까? 여가부만 없앤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2022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 회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여성 의제가 실종되고 차별과 혐오, 증오선동으로 얼룩진 제20대 대선정국을 규탄하며 윤석열 정부가 성평등 사회 실현 책무를 다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2022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 회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여성 의제가 실종되고 차별과 혐오, 증오선동으로 얼룩진 제20대 대선정국을 규탄하며 윤석열 정부가 성평등 사회 실현 책무를 다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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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에서 '여성' 빼면 문제는 해결될까?"

- 이런 문제의식 속에 지난 10일 한국여성단체연합을 포함한 여성단체들은 윤석열 당선인의 '여가부 폐지' 공약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회견문에서 여가부 폐지 공약을 '구조적 차별에 대한 몰이해에서 기인했다'고 비판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윤석열 당선인은 우리 사회에 구조적인 성차별이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젠더와 관련해 개인적 피해가 발생한다면 이에 강력 대처하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일 뿐이다. 핵심은 여성들이 차별 받는 환경을 없애는 것이다. 여성이 노동 시장에서 성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거나 성폭력, 가정폭력을 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구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윤 당선인의 말대로 우리 사회에 정말 구조적인 성차별이 없다면, 최근 일부 관계자에 실형이 확정되기도 한 국민은행의 성차별 채용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국민은행은 남성 지원자들의 점수를 올려 여성 지원자를 탈락시키지 않았나? 또 현재도 가정폭력을 막기 위한 다양한 제도들이 존재하는데 왜 여태 가정폭력은 근절되지 않고 있나? 단순히 구조적인 성차별이 없다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 하지만 여가부 관련, 다양한 문제점들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솔직히 말하면, 여성단체들도 여가부에 대한 비판을 많이 한다. 미흡하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여가부가 모든 성차별이나 성폭력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없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고 부처를 없애자는 건 또다른 차원의 문제다. 문제가 많아 없앤다면 지금 가장 먼저 사라져야 할 부처는 국토교통부가 아닌가? 부동산 정책이 실패로 돌아갔으니 말이다. 하지만 국토부를 없앨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거꾸로 '여가부 폐지'가 대통령 당선인의 입에서 나왔다는 건, 사실상 여가부가 별 것 아닌 취급을 당하고 있다는 말과 같다. 무엇보다 세계 수많은 나라에 성평등이나 차별을 시정하기 위한 부처가 존재한다. 여가부의 존재는 한국이 성평등이나 인권을 위해 전담 부처를 만들 만큼 선진적인 나라가 됐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

- 이번 기자회견에서 오히려 여가부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떤 이유에서인가?
"사회 구조가 복잡해질수록 여가부가 담당할 업무는 점차 늘어난다. 그런데도 여전히 조직은 작고 권한도 부족하다. 예를 들면, 얼마 전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가 여성이나 성소수자, 장애인을 혐오하는 발언을 학습해 논란이 된 사건이 있었다. 이는 성차별의 문제임과 동시에 과학·기술 윤리의 문제다.

이처럼 복합적인 문제를 막기 위해서라도 모든 정부 부처는 성인지 감수성의 관점에서 정책을 바라봐야 한다. 현재 여가부는 이런 문제를 조정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데 여가부의 입김은 '권고' 수준에 그친다. 남녀간 성평등을 보장하고, 성인지 감수성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여가부엔 더 많은 역할이 주어져야 한다." 

- 여가부 폐지와 관련해 일각에선 다양한 '대안'도 제시된다. 여가부를 없애고 다른 부처로 기능을 넘기거나 여가부라는 명칭에서 '여성'을 없애면서 조직은 유지하는 방식 등이다. 
"여성가족부라는 부처명을 바꾸는 건 논의할 수 있는 문제다. 이미 여성가족의 영문명 또한 'Ministry of Gender Equality and Family'다. 여성이라기 보단 '성 평등(Gender Equality)'이라는 글자가 들어간다. 다만 이름을 바꾸려는 그 의도가 문제다.

윤석열 당선인 측은 성평등을 강화하고, 추가적인 기능을 부여하기 위해 이름을 바꾸려는 게 아니다. 그냥 여성이 싫은 것이다. 현 상황을 돌아보면 결국은 '여성'이라는 글자를 넣느냐 여부로 싸우게 될 가능성이 높다. 여가부를 폐지하기로 공약했으니 추진은 해야 하는데 여성쪽 반발도 만만치 않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 과연 이런 분쟁이 우리 사회에 바람직할지 묻고 싶다. 당연히 그렇지 않다."

- 윤석열 당선인을 포함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 정치인들은 공약대로 여가부를 폐지하겠다고 한다.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나갈 계획인가?
"단체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할 듯하다. 무엇보다 왜 여가부 폐지가 문제인지를 부각시키는 게 중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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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민들이 '뭘 해야 하나' 물어요…우크라 상황 공유하고, 안부를 물어주세요"

[현장] 재한 우크라이나인들 12일 주한 러시아대사관 앞에서 집회.."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이상현)이상현 기자  |  기사입력 2022.03.12. 16:24:34 

 

12일 오후 1시,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주한 러시아대사관 앞에 한국에 사는 우크라이나인들과 그들의 지인 약 50여 명이 모여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거나 몸에 둘러싸고 있었다. 손톱을 우크라이나 국기 색으로 물들인 사람도 있다. 이들은 다들 "전쟁 멈춰"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한국에서 바리스타로 근무하는 재한 우크라이나인 홀리나(25)씨는 카메라를 들고 우크라이나인들의 모습을 담으러 바쁘게 뛰어다녔다. 그의 가방에도 우크라이나 국기 색의 배지가 달려있다. 그는 재한우크라이나인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하는 시위의 기획자 중 한 명이다.

"사진을 찍어서 재한우크라이나 모임, 우크라이나 대사관, 우크라이나 현지에 전달하려고 해요. 시위에 참여하신 분들이 다들 사진을 찍는데 막상 볼 수 있는 곳은 없더라고요. 그래서 사진을 많이 찍어서 사람들한테 보여주려고요."

홀리나씨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접경 지역 근처에 있는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 주변의 작은 도시에서 왔다. 그의 가족들과 친척들은 여전히 그곳에 머물고 있다. 사이렌이 울리고 폭격이 시작되면 방공호에 숨는 것이 가족들의 일상이 되었다고 한다. 

"제 고향은 하르키우 주변 굉장히 작은 도시라서 폭격이 도시 중심부로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해요. 그래도 소리는 다 들린다고 해요." 

그러나 하르키우에 머무는 그녀의 친구들 사정은 더 나빴다고 전했다. 

"하르키우에 사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도시에 폭격이 쏟아져서 갑자기 살던 집이 없어지게 되었다고 연락이 왔어요." 

실제로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11일(현지시각) 하르키우에 있는 정신병원에 폭격을 가했다. 시네후보프 하르키우 주지사는 하루키우가 하루 89번 포격을 당하고, 학교 48곳이 파괴되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재한 우크라이나인들은 12일 주한 러시아대사관 앞에 모여 "전쟁 반대", "우크라이나는 하나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프레시안(이상현)

홀리나 씨는 한국 정부의 인도주의적 지원에 재한우크라이나인들이 고마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홀리나씨는 "전투기나 군대를 보내 달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라며 "인도주의적 지원이나 경제적 제재에 동참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홀리나씨는 또한 많은 한국인 지인들이 "What can i do?"(우리가 뭐를 할 수 있을까)라고 물어봤다며 그에 대한 본인의 답은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주변에 알리고 안부를 물어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국에 사는 사람들이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아주고 널리 알려줬으면 좋겠어요. 러시아의 프로파간다(선전)이 점점 심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서로 진실을 공유해줬으면 좋겠어요. 또 계속 지지를 보내주셨으면 좋겠어요. 우크라이나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 지내는지, 가족들은 괜찮은지 물어봐 주세요. 그런 관심과 지지가 매우 중요해요. 이건 우크라이나 문제가 아니라 모두의 문제니까요."

▲집회의 기획자 중 한 명인 홀리나 씨는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한 정확한 사실과 안부를 물어주고 지지를 표현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사진은 홀리나 씨가 집회 참여자들을 찍고 있는 모습. ⓒ프레시안(이상현)
▲▲재한 우크라이나인들은 12일 주한 러시아대사관 앞에 모여 "전쟁 반대", "우크라이나는 하나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프레시안(이상현)

재한 우크라이나인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진행하는 시위는 주한 러시아대사관 앞에서 지속해서 진행되고 있다. 재한 우크라이나인들이 직접 진행하는 시위이기 때문에 발언 대부분은 우크라이나어로 진행된다. 한국외대 우크라이나어과 학생회장 김기범(24)씨는 "우크라이나 국가나 우크라이나의 영광과 관련된 노래를 부른다"며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나 '우크라이나는 하나다' '민간인 살상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러시아의 폭격을 멈추려면 비행금지구역 지정이 시급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가장 앞에 배치했다. 집회 기획자 중 한 명인 홀리나씨는 "오늘은 비행금지구역 지정에 대해 말하려고 한다"라며 "전투기와 같은 군사적 지원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에 나토와 미국 등에 자국 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미국은 확전 가능성을 이유로 거절했다.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하면 우크라이나 영공에 오는 러시아 전투기를 요격해야 한다. 

한국에서 배우 겸 모델로 활동하는 우크라이나 출신 아나스탸사 소코로바(29)씨도 이날 집회에 참여해서 발언에 나섰다. 

그는 "대선으로 정신없는 상황에서도 우크라이나를 생각해주는 한국 시민들에게 고맙다"라며 "최근에 한 가지 깨달은 점은 선진국이라는 게 자원이나 돈을 많이 가지고 있는 나라가 아니라 마음이 넓은 국민들이 있는 나라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또 "우리 가족 괜찮을까, 우크라이나 괜찮을까 생각에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있다"라며 "대피소에 있는 아이 한 명이 오랫동안 먹지 못하고 수분이 부족해져서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아이들이 왜 이렇게 고통스럽게 죽어야 할까라고 생각했다"라며 격양된 목소리로 말했다. 

아나스탸사 소코로바 씨는 본인의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지금 우크라이나에 사는 우리 할머니는 39년생입니다. 아침에 뭘 먹었는지는 기억 못하셔도 제2차세계대전이 일어나던 그 하루를 매 순간 기억하고 계십니다. 그때 사람들이 변화한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지만 러시아가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는 전쟁 때 태어나서 다시 전쟁 때 죽어야 할 것 같아서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우리 아이들도 평생 잊을 수 없는 일들이 매일 일어나고 있고, 이젠 멈추어야 합니다."

주한 러시아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마친 우크라이나인들은 직접 만든 피켓을 들고 시청역-숭례문 방향으로 행진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너어로 구호를 외치기도, 이따금씩 한국어로 "응원해주세요"나 "함께해주세요" 등을 외쳤다.

▲12일 재한 우크라이나인들은 주한 러시아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진행한 후 각자 만든 피켓을 들고 서울 시내를 행진했다. ⓒ프레시안(이상현)
▲12일 재한 우크라이나인들은 주한 러시아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진행한 후 각자 만든 피켓을 들고 서울 시내를 행진했다. ⓒ프레시안(이상현)
▲재한 우크라이나인들은 12일 주한 러시아대사관 앞에 모여 "전쟁 반대", "우크라이나는 하나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프레시안(이상현)
▲12일 재한 우크라이나인들은 주한 러시아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진행한 후 각자 만든 피켓을 들고 서울 시내를 행진했다. ⓒ프레시안(이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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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밭길 ‘비정치인 대통령’ 여소야대 어떻게 돌파할까?

등록 :2022-03-12 06:59수정 :2022-03-12 09:40

 
[한겨레S] 성한용 선임기자의 정치 막전막후 419
윤석열 당선자 첫 시험대는?
지난 11일 서울 한 아파트 단지 앞에 내걸린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인사 펼침막. 연합뉴스
 
의원내각제 국가에서 여당과 야당은 국회의원 총선거로 결정됩니다. 과반 의석 정당이나 다수 연합 참여 정당이 여당이 됩니다.대통령제 국가에서 여당과 야당은 대통령 선거로 결정됩니다. 국회의원들은 자기 선거를 치른 것도 아닌데 하루아침에 여야가 뒤바뀔 수 있습니다.3·9 대선으로 더불어민주당은 졸지에 야당이 됐습니다. 국민의힘은 여당이 됐습니다. 국회 의석은 더불어민주당 172, 국민의힘 110, 정의당 6, 국민의당 3, 기본소득당 1, 시대전환 1, 무소속 7입니다. 3·9 재보궐선거로 국민의힘 4석, 무소속 1석이 늘었습니다.우리나라 정치사에서 네번째 맞는 여소야대 정국입니다. 1988년 총선, 1997년 대선, 2016년 총선으로 여소야대가 됐습니다. 대선으로 여야가 바뀌면서 여소야대가 된 것은 1997년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입니다.
 
대선 뒤 역대 두번째 여소야대…역대 여소야대 살펴보니

 

온고지신이라고 했습니다. 1997년 대선 이후 만들어진 여소야대 정국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새정치국민회의 대선 후보였던 김대중 대통령과 자민련의 김종필 총재는 디제이피(DJP) 연대로 공동정부를 공개적으로 약속하고 대선에서 이겼습니다. 그러나 정국은 혼란의 연속이었습니다. 거대 야당 한나라당이 협조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가장 중요한 국무총리 임명 동의부터 해주지 않았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김영삼 대통령의 마지막 국무총리였던 고건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장관들을 임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고 나서도 한나라당이 임명 동의를 해주지 않자 김종필 총재를 국무총리 서리로 임명했습니다. 헌법적 근거가 없는 편법이었습니다.김대중 대통령은 여소야대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소속과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끌어들이는 등 안간힘을 썼습니다. 1998년 8월 15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선거에서는 3차 투표까지 가는 진통 끝에 자민련의 박준규 의원이 국회의장으로 선출됐습니다.김대중 대통령은 2000년 총선을 앞두고 새천년민주당을 창당했습니다. 국회에서 다수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도 선거 결과는 여소야대였습니다. 새천년민주당과 자민련을 합쳐서 132석, 한나라당이 133석이었습니다. 민주당과 자민련은 군소 정파를 끌어들여 이만섭 민주당 의원을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했습니다.그 뒤 공동정부가 무너지면서 자민련이 야당으로 돌아섰습니다. 확실한 여소야대가 됐습니다. 후반기 국회의장은 한나라당 박관용 의원이 선출됐습니다.여소야대는 대통령에게 불리한 정치 환경입니다. 노태우 대통령은 여소야대에서 벗어나기 위해 1990년 3당 합당을 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4년 탄핵을 당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2016년 탄핵을 당했습니다. 이번 여소야대 정국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두고 볼 일입니다.어쨌든 윤석열 당선자에게 여소야대는 이른바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인 국회의 협조 없이 국정을 이끌어갈 수 없습니다. 심지어 윤석열 정부 또는 행정부를 제대로 출범시킬 수도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번 기회에 헌법을 좀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대통령의 모든 권한은 헌법과 법률에 근거한 것입니다. 이를테면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군을 통수합니다.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과 법률을 집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습니다.그런데 입법권은 국회에 속합니다. 대통령은 법률안 제출권이 있을 뿐입니다. 대통령은 재의 요구권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국회가 그 법률안을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다시 의결하면 법률로 확정됩니다.예산안 심의·확정권도 국회가 가졌습니다. 국회가 예산안을 의결하지 않으면 정부가 마비됩니다. 대통령이 국무총리, 감사원장을 임명하려면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대법원장과 대법관, 헌법재판소장 임명에도 국회 동의가 필요합니다.국회는 국무총리, 국무위원 해임 건의권을 가졌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대통령을 포함해 고위 공무원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하면 탄핵할 수 있습니다. 국회가 법률을 만들고 그 법률을 위반하는 고위 공무원은 쫓아낼 수도 있는 것입니다.대통령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 의원 과반수 발의와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있어야 하지만, 다른 고위 공직자들은 재적 의원 과반수 찬성이면 충분합니다. 쉽게 말해서 국회의 협력이 없으면 대통령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허수아비나 다름이 없습니다.윤석열 당선자에게 당장은 국무총리가 가장 큰 문제일 것입니다. 국무총리를 임명하지 못하면 장관 제청 절차를 밟을 수 없습니다. 정부조직 개편도 불가능합니다. 정부조직법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고요? 더불어민주당이 동의할까요?윤석열 당선자가 이처럼 촘촘하게 짜여 있는 헌법 조항을 잘 숙지하고 있을까요? 혹시 검사 시절 몸에 밴 ‘형님’ 리더십과 폭탄주 실력으로 대충 돌파하려는 것은 아닐까요? 그랬다가는 큰일 납니다.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당선자를 찍지 않은 절반의 유권자가 앙앙불락(怏怏不樂)에서 벗어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윤석열 당선자가 오버해서 가속페달이라도 밟는 날이면 광화문에서 촛불집회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대연정 혹은 국정협의체 가능할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윤석열 당선자가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해야 윤석열 정부, 윤석열 행정부를 제대로 출범시키고 국정을 이끌어갈 수 있을까요?대선 투표 당일 아침 <중앙일보>에 박명림 연세대 교수의 흥미로운 칼럼이 실렸습니다. ‘대권이냐 감옥이냐: 대연정을 하자(1)’라는 제목입니다.

구체적인 내용까지 포함하지는 않았지만 쉽게 말해서 윤석열 당선자의 국민의힘과 국회 다수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이 손잡고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인 것 같습니다.대연정이 뭘까요? 가치와 이념이 다른 주요 정당이 손잡고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것입니다. 1966년 독일 사회민주당과 기독교민주연합의 대연정 사례가 유명합니다.저는 윤석열 당선자가 박명림 교수의 제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두가지입니다. 첫째, 여소야대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분열과 대립의 정치를 끝내고 통합과 공존의 정치를 하기 위해서입니다.좀 따져보겠습니다. 대연정이 대통령제 국가에서는 불가능하다는 반론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헌법에는 내각제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제도, 국회의원의 각료 겸임 제도 등이 대표적입니다. 1997년 새정치국민회의와 자민련이 이런 제도를 이용해서 공동정부를 구성한 일이 있습니다.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반론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더불어민주당이 진보 정당이라고 생각하십니까?그럴 리가요. 정의당이 진보 정당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중도 보수나 ‘리버럴’에 가깝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정책 공약이 별로 다르지 않았던 것도 사실은 그런 이유입니다.시간이 없고 경험이 없어서 불가능하다는 반론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20대 대통령은 5월10일에 취임합니다. 앞으로 두달 가까이 충분한 시간이 있습니다.대연정이 당장 어렵다면 우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두 당의 대선 공약 가운데 공통된 내용을 모아서 정책 연합을 추진하는 방안도 추진할 수 있습니다.여러분은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를 기억하십니까? 2018년 11월5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12개 항의 합의문을 발표했습니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법안과 예산을 초당적으로 처리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경제 활력을 위한 규제 혁신을 신속히 추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탄력근로제를 확대해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합의했습니다.아쉽게도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는 단 한차례로 끝났습니다. 정치 지형이 달라지며 여야 대립이 격화했기 때문입니다.

 

2018년 11월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첫 회의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원내대표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문 대통령,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아무튼 문재인 대통령과 5당 원내대표들이 한 일을 윤석열 당선자와 여야 지도부가 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대연정이나 정책 연합은 윤석열 당선자의 의지와 결단에 달렸다고 저는 생각합니다.윤석열 당선자가 대연정이나 정책 연합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당장 문재인 대통령이나 민주당 지도부와 고위 정치 협상에 나서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 대선 유세에서 말한 것처럼 민주당 인사들을 ‘탐욕스러운 패거리’와 ‘양식 있는 사람들’로 갈라치려고 하면 실패할 것입니다.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당선자를 지지한 민주당 출신 정치인들이 있습니다. 윤석열 당선자가 통합을 명분으로 이들을 장관직에 앉히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 될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정치적 배신자들을 장관직에 앉히려는 윤석열 정부나 윤석열 행정부 출범에 협조할 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분권형 개헌 추진 소극적이었지만…

 

윤석열 당선자가 꼭 해야 하는 또 한가지 중요한 과제가 있습니다. 개헌입니다. 대통령 권한을 대폭 넘기는 분권형 개헌입니다. 자신의 임기를 4년으로 줄여 2026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같이 치르도록 하는 임기 단축 개헌입니다. 이재명 후보의 개헌 공약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윤석열 당선자는 대선 기간에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개헌에 소극적이었습니다. 사실은 개헌 의제로 정권교체라는 명분의 집중력이 떨어질까 봐 걱정했을 것입니다.이제 대선은 끝났습니다. 곧바로 개헌을 추진해야 합니다. 당선자 기간이나 대통령 임기 초에 개헌에 착수하면 대화와 타협의 정치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습니다. 윤석열 당선자에게 큰 이득입니다.개헌은 대통령도 발의권을 가졌지만,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해서 추진하도록 하는 것이 옳습니다. 개헌하지 않으면 윤석열 당선자도 실패한 대통령이 될 것입니다. 전임자들처럼 말입니다.또 한가지 있습니다.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바꾸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양당제를 다당제로 바꿀 때가 됐습니다. 국회의원 선거제도는 물론 국회에서 의원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나 대통령 당선자나 임기 초 대통령이 정치개혁 의제로 얼마든지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처럼 말입니다.2024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어느 정당이 이길까요?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바로 지금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고쳐야 합니다. 얄팍하게 계산하면 안 됩니다. 2024년이면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2년이 되는 시점입니다. 윤석열 정권이 심판받을 수 있습니다.마무리하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시대가 열렸습니다. 긴 여정이 될 것입니다.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정치인입니다. 그런데 윤석열 당선자는 정치인이 아닙니다. 그래서 걱정입니다. 잘했으면 좋겠습니다. 잘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치부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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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가 몸통을 흔들어댔다... 대선 여론조사의 '그림자'

[김봉신의 여론감각 고관여 유권자의 표층여론은 국민 여론과 거리가 멀다

22.03.11 18:22l최종 업데이트 22.03.11 18:22l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원초등학교에 마련된 상계9동 제3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위해 기표소에 들어서있다.
▲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원초등학교에 마련된 상계9동 제3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위해 기표소에 들어서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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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뿐 아니라 여러 차례 큰 선거 후엔 항상 '여론조사 무용론'이 뒤따른다. 이번에도 여론조사결과 공표 금지 기간에 접어들기 전에 이미 발표된 여론조사의 결과값이 서로 달라 혼동스럽다는 의견, 그래서 여론조사 수행기관이 대선이 끝난 뒤 성찰적으로 개선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등장했다. 

이미 오래된 '여론조사 무용론' 그리고 '왝더독(Wag The Dog)'

필자는 여론조사를 시작하던 때부터 여론조사 무용론을 들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개표 결과와 다르다는 이유로 애꿎은 여론조사를 탓하는 분위기는 여전하다. 투표 행동과 여론조사는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 동일하긴 어렵다고 본다. 이게 잘 설득이 안 되는 것 같다.]

사실, 여론조사 기관이 모여 이룬 조사협회와 조사학회는 조사방법을 개선하기 위해 꾸준히 논의하고 있지만 대중에 널리 알리긴 쉽지 않다. 노력이 빛을 보고 있진 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꾸준한 개선의 노력으로 표본 추출틀로 무작위 추출 전화번호(RDD)를 도입하기도 했고, 법제도적 개선을 요구해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하고 있기도 하다.

다수 여론조사 기관 연구자는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의 협의를 통해 여론조사를 빙자한 불법 탈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도 한다. 업계의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엔 현실적 개선 방안을 제출하는 등 노력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선거 후 여론조사 무용론은 여전하다. 여론조사 무용론이 왜 제기되는지,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를 고민해봤다.

문제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왝더독(Wag the dog)' 현상이 여론조사에 깊이 배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가 여론을 만드는 현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여론조사가 내포하는 한계를 극복하려 노력하지 않는다면, 또는 오히려 그 한계를 이용하는 조사가 있다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여론 왜곡과 같다.

'공표용' 선거 여론조사에서 ARS 조사 제외를 검토해야
 
큰사진보기휴대전화.
▲  휴대전화.
ⓒ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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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주장이 다소 과격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나름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해 지난 기사의 주장을 짧게 반복해 강조하고 싶다. ARS 조사가 여의도 정치무대에 도입되던 시기부터 경험해 본 바에 따르면, 이제 국민 대상 공표용 여론조사로는 ARS 조사가 적합하지 않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

정당이나 캠프에서는 ARS 조사를 자유롭게 활용하더라도 언론에 공표하는 여론조사를 위한 방법으론 적합하지 않다는 뜻이다. 고관여 유권자의 표층 여론만을 취합하는 방식이라 '국민 여론'과는 동떨어질 때가 너무 잦고, 응답 과정에서 응답자의 성실성에만 의존할 뿐 고령자가 청년이라고 응답하든 남성이 여성이라고 응답하든 품질을 관리할 방법이 없다.

후보 단일화 조사와 같은 민감한 이슈도 그렇지만, 사실 대통령 국정수행 긍·부정 평가와 같은 문항에서도 ARS는 극단적인 응답이 많다. 4점 척도로 물었을 때에 전화여론조사에서는 '매우 긍정'보다 '어느 정도 긍정' 응답이 더 많고, '매우 부정'보다 '어느 정도 부정'이 더 많다. 그런데, ARS에서는 '매우' 긍·부정 응답이 '어느 정도'보다 더 많다. '어느 정도' 긍·부정이 각각 15%인데, 국민 30%는 대통령 국정수행을 '매우 부정'하고 다른 30%는 '매우 긍정'하고 있다는 게 이상하지 않나?

이렇게 정치 고관여자 중심의 표본추출은 사회 이슈에 대해 갈등을 증폭시키는 부정적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왝더독 현상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일부 고관여자들의 싸움이 전 국민의 여론인 것마냥 언론을 타게 돼 작은 갈등을 크게 부풀리곤 한다. 선거여론조사는 더 문제가 된다. 작은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진다. 이번 선거에서 1%P 미만의 격차가 10%P를 넘는 격차로 부풀려지기도 하는 기현상을 목도하지 않았는가.

전화 여론조사 연구자도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필자가 보기에는 전화 여론조사를 수행하는 연구자들도 조심해야 할 게 많다. 지난번 기사에서 필자는 판세를 '극초박빙'이라고 표현했는데, 댓글을 단 독자 중 '다수 여론조사가 격차를 보여준다'라고 주장하신 분이 있다. 틀린 주장이 아니다. 언론을 보면 다수 여론조사가 벌어진 격차를 보여줬다. 이중엔 전화 여론조사도 있다.

전화 여론조사 연구자 중 오랜 기간 여론조사를 해온 숙련 연구원 중에서도 조사 시간대나 문항효과에 대해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 문항의 문구, 단어 하나 하나로 결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의혹'이라 표현해야 할 이슈를 '특혜'라는 단어를 넣는 순간 응답자의 분노가 한쪽으로 쏠린다.

이번 대선에서 필자는 단일화 문항을 넣을 때에 단일화 대상으로 언급되지 않는 후보 지지자의 이탈이 나타날 수 있음을 알렸다. 그러나 대다수 여론조사는 단일화 문항을 끝까지 넣고 조사했다. 다음의 차트를 보자.
 
큰사진보기NBS가 발표한 후보 지지율 추이를 모았다. 마지막 조사는 표본 규모가 2천명이어서 같은 챠트에 넣지 않았으나, 이재명 40% vs. 윤석열 40%로 동률이었다. (강조된 부분은 필자)
▲ NBS 대선 기간 후보 지지율 추이 NBS가 발표한 후보 지지율 추이를 모았다. 마지막 조사는 표본 규모가 2천명이어서 같은 챠트에 넣지 않았으나, 이재명 40% vs. 윤석열 40%로 동률이었다. (강조된 부분은 필자)
ⓒ N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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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전국지표조사)가 발표한 여론조사를 모아봤다. 마지막 3월 1주 발표는 2000명 대상 조사여서 같은 차트에 넣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 조사에서는 이재명 대 윤석열이 40% 동률이었다.

위 차트 중 A구역에서 지지율이 급격히 올라간 이유는 경선 컨벤션 효과다. B구역에서 윤석열 지지율이 하락한 이유는 배우자 학·경력 의혹과 선대위 구성 난항 때문이다. C구역에서 다시 윤 지지율이 올라간 이유가 바로 윤-안 단일화 컨벤션 선행 효과다. 그 전주엔 같은 시기에 같은 기관 같은 방법 조사에서 무려 10%P 정도 윤석열의 지지율이 높았던 조사가 등장했었는데, 윤-안 단일화 문항효과라고 봐야 한다. 그 영향으로 윤 지지율은 탄력을 받고 상승했다.

마지막 D구역에서 동률이던 지지율은 9%P 격차로 벌어진다. 이런 큰 변화를 만든 원인도 단일화 문항이다. 안철수의 단일화 제안에 따라 NBS는 처음 단일화 문항을 조사에 포함시켰는데, 그로 인한 변화였다. 그리곤 다시 동률로 수렴해갔다.

위와 같이 전체 흐름을 본다면, 윤석열 당선인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컨벤션 효과 혹은 선행 효과로 인한 흐름과 분리해서 생각하기 어렵다. '여성가족부 폐지' 메시지가 1월 7일, '사드 추가 배치' 메시지가 1월 30일 나왔는데, 여론조사의 지지율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여론조사는 '있는' 여론을 파악하는 데 힘써야 한다

여론조사가 '없는' 여론을 만드는 데에 몰두해서는 안 된다. 여론조사라는 방법이 어쩔 수 없이 응답 적극성이 강한 대상자를 우선 추출하는 한계를 내포하고 있을지라도 최대한 피하고 저관여자까지 추출해 정확한 여론을 조사해야 한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조원씨앤아이에서 대선 3일 전인 3월 6일 일요일에 판세 분석을 위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전체 베이스에서 0.2%P 윤석열 우세, 사전투표자와 적극 투표 의향자 중에서는 1.7%P 윤석열 우세, 사전투표자와 적극 투표 의향자의 비율을 총투표율 80%로 환산한 보정치에서는 0.2%P 이재명이 우세하다는 결론이었다. 오차범위를 고려할 것도 없이 극초박빙 판세였다.

ARS 조사이지만 모든 측면을 고려해서 극도로 조심해 시간대와 문항의 문구를 조정했다. 투표를 못 할 것 같다는 기권자의 여론도 파악해야 하니, 투표 의향 문구도 세심하게 다듬었다. 결론은 기권자 중 이재명 지지자가 다수였다는 것.

예전 미국정치학을 배울 때 날씨에 따라 투표 적극성이 달라진다는 내용을 들은 바 있다. 날씨가 궂으면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율이 달라진다는 내용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다른 측면이 강하게 작용한다. 진보성향자는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대세에서 멀어지면 투표 적극성을 잃게 된다. 보수성향자와 투표 행동에 차이를 보인다.

고관여자 중심으로 추출한 후에 '선행 지표'라고 우겨서도 안 된다. 오히려 고관여자 중 격차가 여론을 선도하는 역작용에 주목해야 한다.

당선인 직무수행 긍·부정 평가로도 여론을 분열시킬 것인가
 
큰사진보기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선대본부 해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선대본부 해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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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윤석열 당선인의 직무수행 기대감, 새 정부 출범 후엔 국정수행 평가 등 같지만 또 다른 여론조사가 진행되고 공표될 것이다. 새로운 리더십이 공고화 되기 전에 선거전에서 쏟아낸 말들로 논란이 많다.

만일 당선인의 선거 캠페인 메시지를 모두 공약으로 받아들인다면, 많은 갈등이 초래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선거는 선거고 국정은 국정이니 새롭게 비전을 만들고 세부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과정에서 또다시 여론조사가 작은 갈등을 극대화해서는 안 될 것 같다. 문항의 문구 하나하나 결과의 파장을 고려해서 만들어야 하고, 조사 시간대와 추출틀도 세심하게 봐야 할 것이다. 극초박빙을 오차범위 밖의 격차로 부풀렸던 오류를 더 이상 범해선 안 된다. 

이제 다시 시작하는 5년, 국민 통합과 민생 안정에 기여하는 여론조사를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http://www.mvtotal.kr/ 에도 올라갑니다.
 

태그:#대통령선거, #왝더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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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비’ 민주당이 정한 비대위 주요 과제 “정치개혁과 2030 여성”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2/03/12 10:11
  • 수정일
    2022/03/12 10:1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교황식 선출방식’으로 원내대표 뽑기로...“입후보 시 과다 경쟁, 지금 당 모습과 괴리”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03.11. ⓒ뉴시스 
 
대선 패배 뒤 ‘반성’ 모드에 돌입한 더불어민주당이 이르면 오는 13일 비상대책위원회 인선을 마치고 14일부터 본격적인 비대위 체제에 돌입한다.</figcaption>
민주당은 비대위에서 주요하게 다뤄야 할 의제로 이재명 대선 후보의 ‘정치개혁’ 의제를 포함한 공약을 입법으로 계승하는 것, 이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한 2030 여성 유권자에게 보답하는 방안 등을 지목했다.

민주당은 11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대선에서 패배한 당을 ‘어떻게’ 재정비할지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3시간가량 진행된 의총에서 30여 명의 의원들이 발언대에 서 의견을 개진했고, 대선 패배에 대한 견해와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각자의 진단을 밝혔다.

전날 송영길 대표의 사퇴로 당 수습을 집도하게 된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의총 뒤 브리핑에서 “다음 주까지 우리 당은 ‘감사와 반성’의 주간을 설정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윤 비대위원장은 “전 지역위원회에 원내·외 위원들을 포함해 선거운동 때와 같은 강도로 국민 여러분께, 우리를 지지해주신 분들께는 감사의 뜻을 전하고 우리를 지지하지 않고 따끔하게 회초리를 드신 분들에 대해서는 ‘반성하고 앞으로 잘 새겨서 더 좋은 민주당이 되겠다’고 하는 것을 알리는, 그런 기간을 갖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비대위 체제는 오는 6월 지방선거 이후까지 유지된다. 윤 비대위원장은 “가능하면 이번 일요일(13일)까지 구성을 마치고, 다음 주 월요일(14일)에는 비대위 완전체로 활동을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후보가 낙선했지만 47%의 득표율(16,147,738표)로 패한 만큼 민주당은 다양한 민의를 반영할 수 있는 상징성 있는 인사들로 비대위를 꾸린다는 방침이다. 신현영 원내대변인은 “국민들이 ‘민주당이 정말 바뀌었구나’ 생각할 그런 과감한 분들을 영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고, 대거 수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1,600만 표로 민주당을 지지한 분들이 다 대표성을 가질 수 있는 인선이 있어야 한다는 것에 공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 비대위원장은 의총 마무리 발언을 통해 “후보가 선거 중에 국민에게 약속한 것을 실현하기 위해서 다당제 운영을 포함한 정치개혁안과 앞으로 2030세대 여성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우리가 보답하고, 그분들의 필요사항이나 국회에서의 역할을 더 반영해야 할지에 대해, 남은 임기 동안 그런 걸 구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신 원내대변인은 전했다.

이 후보의 2030세대 여성 득표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박지현 전 선거대책위원회 여성위 부위원장의 비대위원 인선 가능성에 대해 신 원내대변인은 “오늘은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 다만 2030에 대한 중요성, 의견을 피력한 의원들은 있었다”고만 말했다.

신 원내대변인은 외부에 비공개로 진행된 의총 분위기에 관해 “의원들이 발언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분도 계셨고, 내부적으로는 통찰해야 한다는 게 크게 작용했다”고 언급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하는 것이 적절하냐’, ‘이 후보가 역할을 하는 게 맞지 않느냐’ 등의 일부 소수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들은 아직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두 달가량 남은 만큼 여당으로서 ‘민생 정책’을 뒷받침하고, 이 후보의 공약을 입법화하는 역할에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 신 원내대변인은 “특히 중도층 국민들에게 필요한 법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오는 3월 25일 전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고, 기존의 입후보 방식이 아닌 ‘교황식 선출방식’을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 도입하기로 했다. 모든 의원이 대상이 되는 ‘교황식 선출방식’은 별도의 후보등록 없이 의원들이 자유롭게 후보자를 추천하고, 과반 득표자가 최종 당선인이 되는 형식이다.

윤 비대위원장은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에 대해 “입후보를 하게 되면 선거운동 과정에서 의원들의 편이 나눠질 수도 있고, 과다한 경쟁이 벌어질 수도 있어서 지금 대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우리 당의 모습과 괴리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한편 민주당은 산불 피해 지역 복구 지원을 위해 의원 172명이 각각 세비 30%를 모금하는 방안도 의총에서 추인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 의례를 하고 있다. 2022.03.11.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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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당선이 말해주는 것 두 가지

  • 기자명 현장언론 민플러스
  •  
  •  승인 2022.03.11 20:00
  •  
  •  댓글 0
 
 
 

결국 윤석열이 당선되었다.
그 의미는 무엇일까? 대선은 치열했지만 윤석열 당선의 의미는 매우 단순하고 분명하다.
첫째로 미국이 한국을 대중포위의 전초기지화하려는 전략을 노골적으로 실행하는 돌격대 정부가 등장했다는 것이다.
둘째로 윤석열 정부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이름으로 정치경제적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는 점이다.
윤석열의 당선으로 전환기 정세가 더욱 뚜렷해지고, 근본적 모순과 대결이 더욱 격화될 것이다. 

1
미 제국은 지금 시간이 없다. 미국을 추월하기 일보직전에 있는 중국을 어떻게 해서든지 막아야 한다. 인도태평양전략, 쿼드, 오커스, 파이브아이즈에 기반한 대중포위를 결정적으로 완성하려면 한국을 쿼드에 가입시키고 일본군사대국화에 기초한 한미일동맹을 하루 빨리 구축해야 한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만사가 어물쩍 거리고 더디고 느리다. 남북 군사합의서를 채택하는가 하면, 한미연합훈련 하나를 놓고도 말이 많고, 집요하게 전작권 반환을 추진하고, 임기 마지막까지 종전선언을 추진하는가 하면, 한미일 동맹은 언제 구축할 수 있을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한반도에 각종 대북대중 군사시설을 확충하고, 북의 핵무력 고도화를 힘으로 누르며, 중국을 직접 겨냥한 전략무기체계 배치를 앞당겨 실현하고, 반중포위세력의 다국적 연합훈련을 강도높게 진행해야 하는 미국의 입장에서는 답답한 노릇이다. 미국에게는 보다 과단성있게 미국의 전략을 밀어붙일 정권이 필요했다. 

우리는 여야간 피터지는 쟁투속에서 결정적인 것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과연 윤석열은 국민이 키운 것일까? 아니 더불어민주당이 실수로 키운 것일까? 아니면 윤석열을 키운 더 큰 무엇이 있는 것은 아닐까? 대선 승리의 결정적 계기로 된 안철수와의 단일화가 단순히 윤핵관 실세의 정치협상의 결과라고만 할 수 있을까? 이런 많은 근본적 질문을 던져야 대선의 의미가 정확히 보인다.

한미동맹에 기초한 안보, 힘에 의한 안보, 대북선제타격론, 한일관계 일괄타결,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 가능 등 대선 기간에 윤석열의 입에서 나온 그 발언들은 철저하게 미국의 입장, 바이든 행정부의 전략을 담은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매우 신속하고 노골적으로 미국의 대북대중전략을 실현하는 돌격대 역할을 하게 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미국의 이같은 강경전략은 결코 미국의 강대성의 표현이 아니다. 몰락기에 들어선 제국이 패권유지를 위해 물도 불도 안 가리는 위험천만한 도박에 불과하다. 

미 제국이 윤석열 정부를 앞세워 한국을 대중포위를 위한 전초기지화하려는 전략은 필연적으로 전국민적 저항에 부딪칠 것이다. 그러나 윤석열은 이런 저항과 반대를 무시하고 짓밟으며 돌격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하에서 슬금슬금 진행하던 대중전쟁을 위한 한미동맹 재편과정을 바이든과 윤석열은 이제 대놓고 진행할 것이다. 미국과 그 돌격대를 한편으로 하고 이에 저항하는 민중을 한편으로 하는 근본적인 대결을 이제는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문재인 정부하에서 혼란스러웠던 전선이 훨씬 더 명료해지고, 근본적인 충돌로 다가가고 있다. 그 대결은 이미 시작되었다.

2
정치가 안정되려면 경제가 안정되어야 한다. 윤석열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윤석열은 이 일을 해낼 수 없을 것이다. 오히려 정치안정이 아니라 심각한 정치적 격변, 경제안정이 아니라 심각한 경제비상상태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대선 직후 한 목소리를 이야기하는 것이 국민통합이다. 윤석열, 이재명 후보 역시 모두 통합정부를 외쳤다. 윤석열이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칭송하고, 이재명이 박정희를 칭송했다. 문재인 정부 내내 정치권을 겨냥한 유행어가 ‘내로남불’이었다. 내로남불은 정치행태를 꼬집은 말이지만, 오늘날 한국의 정치구조를 가장 잘 설명하는 말이다.


대한민국 정치는 한미동맹하의 진보배제의 보수양당 기득권체제이다. 이전까지는 군사독재 잔당세력과 민주화운동세력으로 대결을 벌여왔다. 그러나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는 점을 깨달았다. 친미보수양당체제를 유지하면서 한편으로는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진보정치, 노동자민중을 배제하는 것은 똑같기 때문이다. 약간의 정도의 차이일 뿐이지 근본적 차이는 아니라는 점을 깨달은 것이다.
사실 촛불항쟁 이후 친미수구세력은 다시 일어날 수 없고 자유주의 개혁세력과 진보세력을 중심으로 정치가 재편될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친미수구세력의 부활로 정권재탈환으로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이 진보배제 친미보수양당체제안에서 기득권화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국민통합론은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박정희, 박근혜 후예나 김대중, 노무현 후예나 다를 게 뭐냐는 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통합은 절대 이루어질 수 없다.
왜냐하면 친미수구세력은 더불어민주당세력을 절대로 인정할 수 없는 운동권좌파세력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세력 상층은 친미세력으로 기득권화되지만,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국민은 적폐청산과 보다 근본적인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때문에 현재 제기되는 통합정치는 선별적, 제한적 범위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나 더 분명한 것은 여소야대 구도하에서 검찰력, 행정력을 동원한 가혹한 정치보복과 탄압이 예견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윤석열 정부의 행태는 결국 검찰독재, 정치적 대결로 이어질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윤석열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한국정치와 경제를 개선할 수 없다는데 있다. 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오늘날 세계경제의 위기, 코로나 위기, 불평등의 주범이기 때문이다. 2008년 금융공황과 코로나 이후 국제정치와 경제질서는 심각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 다가오는 공급망의 위기, 인플레이션과 부채위기,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버블의 붕괴로 이어지며,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더욱더 높아질 것이다.


전세계가 이렇게 자유주의와 시장경제에 침을 뱉고 대안을 찾고 있는 전환기에 아이러니하게도 윤석열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로 이 난국을 돌파하겠다고 나섰다. 그 결과는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나라경제는 망할 것이고, 민생은 심각한 도탄에 빠질 것이며, 불평등체제는 완화되는 것이 아니라 더욱더 심화될 것이다. 노동자민중은 거리로 나올 수 밖에 없다.


이 다가오는 위기에 더불어민주당 역시 대안을 제시할 수 없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기반하여 약간의 복지국가, 약간의 공공성을 지향하는 정도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상황은 경제비상사태로 이어질 것이며, 윤석열은 경제비상대권을 쥐고 더욱더 가혹한 착취와 억압으로 대응할 것이다. 친미보수양당체제는 안정화가 아니라 심각한 균열과 위기로 이어질 것이다. 
이 난국을 돌파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노동자민중의 새로운 저항, 새로운 진보정치밖에 없다. 선거공간에서 표를 얻기 위한 진보정치가 아니라 체제를 전환하는데 앞장서는 새로운 진보정치만이 친미보수양당체제에 균열을 내고 새로운 정치질서, 새로운 경제대안을 민중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다.

 

출처 : 현장언론 민플러스(http://www.minplu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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