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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청’ 김영철 이어 ‘근신’ 김여정도…조선일보, 또 ‘헛발질’

등록 :2019-06-04 09:13수정 :2019-06-04 09:25

 

3일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인민의 나라’ 개막 공연 참석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 바로 옆 자리 앉아
4월12일 최고인민회의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왼쪽 둘째)이 3일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인민의 나라’ 개막 공연 주석단에 모습을 드러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4월12일 최고인민회의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왼쪽 둘째)이 3일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인민의 나라’ 개막 공연 주석단에 모습을 드러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에 이어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오랜 잠행을 끝내고 53일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4월12일 최고인민회의 참석 이후 오래도록 모습이 보이지 않아 끊이지 않던 ‘근신설’ ‘건강이상설’ 등 김여정 제1부부장을 둘러싼 각종 소문도 잦아들 전망이다.
 
노동당 중앙위 기관지 <노동신문>은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인민의 나라’가 3일 (평양 능라도) 5월1일경기장에서 개막되었다”며, 이 개막 공연에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와 함께 김여정 제1부부장이 참석했다고 1면 전면 기사로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 부부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 주석단의 자리 배치로만 보면, 김 1부부장의 ‘권력 내부 위상’이 전보다 오히려 높아졌을 개연성도 있다. 김영철 당 부위원장도 개막 공연 주석단에 자리해 이틀 연속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4월12일 최고인민회의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왼쪽 둘째)이 3일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인민의 나라’ 개막 공연 주석단에 모습을 드러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4월12일 최고인민회의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왼쪽 둘째)이 3일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인민의 나라’ 개막 공연 주석단에 모습을 드러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위원장은 “공연이 끝난 후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창조성원들을 부르시여 작품의 내용과 형식을 지적하시며 그들의 그릇된 창작창조기풍, 무책임한 일본새에 대하여 심각히 비판하시였다”고 <노동신문>이 전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당의 혁명적인 문예정책을 정확히 집행관철해나가는 데서 나서는 중요한 과업들을 제시했다”고 <노동신문>이 전했지만, 김 위원장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과 형식을 문제삼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비판적 지적에 따라, 10월 중순까지 공연 예정이라 예고된 ‘인민의 나라’의 내용과 형식에 적잖은 변화가 불가피하리라 전망된다.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은 스탠드 카드섹션단을 포함해 많으면 10만명 안팎까지 출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이자 북한 특유의 집체예술이다. 지난해 9월18일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시민을 상대로 직접 연설하는 계기가 된 ‘빛나는 조국’, 2000년대 중반 남쪽의 시민들도 평양에 가서 관람한 ‘아리랑’, 2000년의 ‘백전백승 조선노동당’ 등이 대표작이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896543.html?_fr=mt1#csidx1505582770189388d0e035906324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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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北에서 왔어"에 "그게 중요해?"라 답할 수 있는 사회로

[인터뷰] 김성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2019.06.03 17:50:45
 

 

 

 

남북하나재단(이하 하나재단) 조사에 따르면, 2018년 현재 한국에는 3만2476명의 북한 이탈 주민(탈북자)이 산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기 이후 매년 거의 1000명의 이탈 주민이 한국으로 들어왔다. 적잖은 이들이 생계를 위해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갔다가, 그곳에서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다 한국으로 건너왔다. 
 
이들 상당수는 한국에서도 내일이 불투명한 매일을 보낸다. 여러 이유로 이들의 직업 안정성은 낮다. 2018년 기준 북한 이탈 주민의 월 평균 임금은 189만9000원이고 평균 근속 기간은 26.9개월(하나재단 조사)이다. 1인당 평균 국민소득이 3만 달러(연소득 3570만 원)인 국가에서 이탈 주민 대부분은 평균의 한참 아래층위, 더 정확하게는 저소득층에 머문다. 경제적 신분 상승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는 한국 현실에 비춰볼 때, 가난은 대물림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의 한국 정착에 어려움을 주는 주된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문화적 격차도 주요 이유다. 하나재단 조사 결과 '북한 이탈 주민이라는 이유로 차별·무시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이들은 가장 큰 이유로 '말투, 생활방식, 태도 등 문화적 소통방식이 다르다는 점(57.0%)'을 꼽았다. 이른바 '탈북자'라는 낙인이 찍히면, 이를 극복하기 매우 어려움을 보여주는 결과다. 북한 이탈 주민의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살률 1위인 한국 평균의 세 배에 달한다는 통일부 조사 결과는 그 심각성을 보여준다.  
 
김성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를 지난 달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북한대학원대학교 연구실에서 만나 북한 이탈 주민이 한국 사회 구성원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 방안은 무엇인가를 물었다. 김 교수는 북한 이탈 주민을 문화·사회적 시각에서 주로 바라보는 연구자다. 
 
김 교수는 북한 이탈 주민을 타자화하는 한국 사회의 시선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들을 '탈북자'라는 큰 덩어리로 묶어 멸시하는 건 물론, 도와야 할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시선 역시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북한 이탈 주민의 오늘이 한국 사회의 오늘을 보여준다고도 평가했다. 약자가 살기 힘든 한국이 지닌 문제가 그들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이유다. 역으로 보자면, 북한 이탈 주민이 문제없이 지내는 사회를 추구해야 온 사회 구성원의 삶의 질이 개선된다는 뜻이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인터뷰 전문.
 

▲ 김성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프레시안(최형락)

한국 원주민도 살기 힘든 사회, 이탈 주민 적응은 어려울 수밖에
 
프레시안 : 적잖은 북한 이탈 주민이 한국에서 힘겨운 정착기를 보낸다. 직업 안정성이 떨어지고, 평균 근속 기간도 매우 짧다. 자살률은 심각한 수준이다. 북한 이탈 주민 문제에 관심이 적은 이라면 '목숨 걸고 위험한 길을 거쳐 한국에 왔는데, 왜 '자유의 땅'에서 힘들어 하느냐'고 말하고 넘길 법한 대목이다. 그들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를 포괄적으로 설명한다면?
 
김성경 : 여러 이유가 있다. 첫째로, 이탈 주민 상당수가 한국에 들어오는 과정에서 심리적, 육체적으로 큰 트라우마를 경험한다. 이를 미처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들은 아주 낯선 환경에 떨어지게 된다. 기본적으로 정착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남북한 체제 차이로 인한 문화 격차도 그들에게 힘든 요인이 된다. 남북이 상당 기간 교류 없이 각자의 체제를 구축했다. 비록 흔들리고는 있지만, 북한은 그 시간 공산 독재 체제를 유지했다. 이처럼 특이한 체제에서 평생을 보낸 사람이 곧바로 안착하기에 세계적 신자유주의 국가가 된 남한은 결코 쉽지 않은 곳이다. 청소년 자살률, 노인 자살률 등에서 보듯 한국은 평생을 나고 자란 사람도 나가떨어지는 곳이다. 이탈 주민이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일자리 문제도 있다. 여러 이유로 이탈 주민이 선택할 수 있는 일자리는 매우 제한돼 있다. 남북의 노동 강도에도 차이가 크다. 많은 이탈 주민이 '북한에서 이처럼 힘들게 일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한다. '원주민' 입장에서야 '죽을 고비 넘겨 여기까지 와서 이 정도 일도 못 하느냐'고 할 수 있겠지만, 한국의 노동 강도는 세계적 수준임을 우리가 인식할 필요가 있다. 
 
주변에 기댈 사람이 부족하다는 점도 정착에 어려움을 주는 한 요인이다. 그들은 평생을 꾸려온 커뮤니티와 지인을 모두 고향에 두고 이곳에 왔다. 외로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같은 여러 이유가 모두 이탈 주민의 정착에 어려움을 주는 요인이 된다. 
 
프레시안 : 지적한 여러 요인을 하나씩 살펴보면 될 듯하다. 커뮤니티 문제는 얼핏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만나본 이탈 주민 중 적잖은 이가 이탈 주민 커뮤니티에 거부감을 보였다. 의외의 태도였다. 외국으로 이민을 선택하는 한국인 상당수는 교회 등의 한인 커뮤니티에 들어가 현지에 적응하지 않나.  
 
김성경 : 대체로 하나원 퇴소 기수가 묶인다. 그런데 이들이 하나원을 퇴소한 후, 전국 각지의 임대아파트로 흩어진다. 보통 초기 정착 6개월 정도는 기수끼리 각자의 집에 놀러가면서 우애를 다지고 생활 노하우를 공유한다. 하지만 점차 생활이 바빠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모이기가 어려워진다. 결국 파편화된 개인만 남게 된다.  
 
이탈 주민 커뮤니티 유지가 어려운 다른 이유가 있다. 이탈 주민이 한국에 정착 후 여러 사람으로부터 가장 먼저 듣는 조언이 '북한 사람끼리 어울리지 말고 남한 사람과 친해져라'는 얘기다. 그래야 적응이 빠르니까. 예를 들어 아이 엄마의 경우도 남한 엄마 커뮤니티에 들어가는 게 아이 교육에 유리하다는 식의 조언을 듣는다. 하나원, 지자체 등이 이탈 주민 커뮤니티에 도움을 주지만, 유지가 쉽지 않다.  
 
프레시안 : 이탈 주민 대부분이 좋은 직업을 선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들의 경력을 더 잘 살릴 방법은 없나? 
 
김성경 : 하나재단 조사에 따르면 이탈 주민의 73.1%가 중졸 이하의 학력자다. 남한으로 건너와 대학교에 재학 중이라고 응답한 이의 비율은 8.5%에 불과하다. 이탈 주민 대부분이 좋은 일자리를 선택하기란 매우 어려울 수밖에 없다.  
 
프레시안 : 북한 이탈 주민의 일자리 문제는 달리 말해 신자유주의 체제 적응에의 어려움으로 설명할 수 있을 듯한데, 최근 입국하는 이들도 그럴지는 의문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북한에서도 장마당 경제라는 자본주의적 시스템이 나름의 방식으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이탈 주민 상당수가 중국에 거주할 때도 자본주의 체제를 몸으로 체화한 상태로 한국에 들어온다. 그럼에도 한국의 자본주의 시스템이 어려운 요인이 되나?
 
김성경 : 물론 나이대에 따라 차이가 있다. 20대의 적응 속도는 장년층보다 훨씬 빠르다. 
 
외모 측면에서도 청년층의 정착이 상대적으로 쉬운 이유가 있다. 30~40대만 돼도 고난의 행군기에 발육했기 때문에 같은 나이대의 남한 태생에 비해 체격이 작고, 체력도 약하다. 이 같은 점이 노동을 계속 이어가기 힘든 조건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공장 생산직이나 요양보호사 등의 직업을 그들이 가장 먼저 갖게 된다. 노동 강도가 매우 강한 직종이다. 몸에 과부하를 주기 마련인데, 장년층 이탈 주민은 이런 노동을 장기적으로 견디기가 힘들다.  
 
하지만 20대만 돼도 청소년기 먹는 문제를 해결한 상태로 남한에 들어온다. 겉으로 보기에도 남한 친구들과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런 점도 나이대에 따라 남한 사회 적응도를 가르는 요인이 된다.  
 
"탈북 공간은 젠더화 됐다" 
 
프레시안 : 하나재단 조사에 따르면 2018년 현재 이탈 주민의 74.8%가 여성이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김성경 : 북한 경제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기를 거치면서 공산 체제가 무너지고 자급자족의 시대가 도래했다. 이 때 기간산업에 주로 종사하던 남성은 그래도 회사에는 나가야 했다. 여성이 가족의 생계를 위해 장마당으로 나왔고, 중국으로 건너갔다. 그러다 한국으로까지 건너오게 됐다. 북중 국경-중국-한국으로 이어지는 공간이 매우 젠더화됐다.  
 
프레시안 : 적잖은 이탈 주민이 '남성보다 여성이 한국에 더 잘 정착한다'고들 이야기하는 걸 들었다. 이탈 주민을 취재한 다른 기자 중에도 이 같은 이야기를 하는 이가 있다. 혹 그런 점을 느끼나? 
 
김성경 : 통계적으로 대답하기는 어려운 부분이다. 다만, 세계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이 더 활발히 이주한다. '이주의 여성화'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다. 
 
어느 사회에서건 대체로 성인 남성이 그 사회의 표준이 된다. 전쟁과 같은 특수한 상황이 아닌 한, 남성이 국경을 넘을 필요는 상대적으로 여성에 비해 적다. 바꿔 말하자면, 대체로 여성은 그 사회에서 낮은 위치에 있는 만큼 다른 사회로 더 쉽게 넘어간다. 
 
저임금·저소득 노동에 시달리는 이탈 여성이라도 대부분 남한 태생 여성이 자신과 같은 노동 환경에 처한 상황을 보게 된다. 상대적으로 느끼는 위치가 다르지 않다. 반면 이탈 남성은 다르다. 자신과 비교 대상이 되는 남한 사회 주류를 장악한 남성상이 쉽게 보인다. 이탈 주민 남녀로 꾸려진 가족 중 남편은 술 마시고 여성이 일하는 경우가 종종 보이는 이유의 하나로 추정된다.  
 
이탈 여성이 남한 태생 남성과 결혼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많지만, (저임금 노동을 할 가능성이 큰) 이탈 남성에게는 남한 태생 여성과 결혼을 통한 남한 적응의 문이 닫혀 있다는 점도 성별에 따른 남한 적응력의 차이로 작용할 수 있다. 하나재단 조사에 따르면, 이탈 남성의 아내 85.9%가 이탈 여성이고 남한 태생 여성 비율은 4.2%다. 반면 이탈 여성의 남편이 이탈 남성인 경우는 29.0%이고 중국 남성이 26.4%며, 남한 태생 남성은 43.9%다. 
 
프레시안 : 이탈 청소년의 경우 적응에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당장 학교에서 주로 배우는 과목부터 남북에 차이가 있다. 그나마 부모와 함께 입국한 청소년은 사정이 낫겠지만, 홀로 입국한 이라면 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김성경 : 홀로 입국한 청소년의 경우 종교단체 등이 지원하는 그룹 홈에서 여럿이 함께 생활한다. 한겨레 중고등학교를 비롯해 상당수 대안학교도 혼자 온 이탈 청소년을 지원한다. 
 
이탈 청소년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제삼국 출생자인 경우 발생한다. 이탈 주민 부모가 중국에 거주하던 시기 그곳에서 태어났거나, 이탈 주민 어머니와 중국인 사이에서 태어나 한국으로 건너온 경우다. 이들은 (이탈 청소년 대안학교 지원 등) 이탈 주민 지원을 받지 못한다. 더구나 어린 시절을 중국에서 보냈기 때문에 한국어 능력이 매우 떨어져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에 어려움을 겪는다. 학교 적응이 다른 이탈 청소년보다도 어려우니 어린 나이에 학교에서 이탈하기 쉽고, 자연스럽게 미래는 불투명해진다.  
 
이탈 청소년의 문제는 결국 한국 사회의 문제를 보여준다. 한국은 수쳇구멍 같은 사회다. 모두가 스카이 대학교라는 단 하나의 기준점을 향해 질주한다. 여기서 탈락하면 좋은 미래란 없다는 공포가 자리하고 있다. 명문대를 나오지 않더라도 좋은 삶을 살 수 있는 사회가 될 생각이 있느냐를 우리가 자문해야 한다.  
 

▲ 지난 1월 4일 북한 이탈 청소년 대안학교인 경기도 안성의 한겨레중고등학교에서 졸업식이 열렸다.차별 등의 우려가 커 적잖은 이탈 청소년이 대안학교로 진학한다. ⓒ연합뉴스

이탈 주민 혐오 대상 가능성 우려 
 
프레시안 : 이탈 주민을 주된 소재로 다루는 TV프로그램, 유튜브 채널 등이 여럿 있다. 이들 방송에서 주된 소재는 여전히 이념적이다. '한국에 와보니 이런 게 좋다' '북한의 어떤 현실이 매우 악랄하다'는 식이다. 여기에 한국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목소리가 들어설 공간은 없다.  반공적 논리가 조금 부드러운 수준으로 바뀐 것에 불과해 보인다. 
 
김성경 : 이탈 주민 대부분은 여러 이유로 북한에서 살기 어려워지자 여러 나라 중 남한을 선택한 사람이다. 근본적으로는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가는 사람, 한국에서 프랑스로 건너가는 사람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특정한 시선으로 그들을 이용한다. 특정 정치 세력이 북한 혐오가 필요할 때 그들을 이용하는 식이다. 이탈 주민이 나오는 유명한 TV 프로그램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단순히 '잘 먹고 잘 살려고 한국에 왔어요' '한국에 와보니 비정규직 문제 너무 안 좋아요'라고 말하는 이가 그 방송에 출연하기란 매우 어렵다. 북한 체제를 잘 아는 듯이 말하면서 정치적 이슈를 꺼내야만 출연 가능성이 커진다. 
 
새로운 체제에서 각자의 쓰임새를 찾고 계발하려는 욕구는 누구나 가진다. 한국 주류 사회가 이탈 주민에게 열어준 영역은 오직 반공적 공간뿐이다. 다른 능력이 없는 이탈 주민이 자신의 설 자리를 찾는 경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프레시안 : 극우 정치 세력이 이탈 주민을 반공 이데올로기 강화를 위한 도구로 이용하려는 한편, 특히 젊은 층에서는 이탈 주민 자체를 못마땅하게 보는 분위기도 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저성장을 이어가고, 양질의 일자리가 사라져감에 따라 이 같은 현상은 더 심화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성경 : 예멘 난민 혐오 사태에서 보듯, 소수자 혐오 현상은 지구적이다. 신자유주의가 극단으로 치달은 사회에서 사람은 희생양을 원하기 마련이다. 사회의 아래층에 놓인 사람들이 자신보다 더 약한 희생양을 찾으려 한다. 세계적으로 극우주의가 창궐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북한 이탈 주민이 새로운 혐오의 대상이 될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본다. 특히나 밝은 미래가 사라져감에 따라 젊은 세대는 기계적 공정함, 기계적 정의에 매우 강하게 반응한다. 소수자를 같은 출발선에 놓고자 하는 지원도 정당하지 않다고 보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 김 교수는 이탈 주민을 타자화하는 우리 사회의 시선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레시안(최형락)

'분단 문화'가 가장 큰 장애물 
 
프레시안 : 정부의 이탈 주민 지원에 문제점이 있지는 않나?
 
김성경 : 한국 정부의 이탈 주민 지원 제도는 이미 잘 갖춰졌다. 정책이 잘못돼서 이탈 주민의 정착이 어려운 게 아니다. 앞서 열거한 여러 이유를 하나로 묶자면, 결국 ‘분단 문화’가 가장 큰 장애물이다.  
 
한국에 여러 소수자가 있다. 경제적 이주자, 결혼 이주자, 난민 등이 그들이다. 이탈 주민 역시 소수자다. 소수자로서 이탈 주민은 기본적으로 배제의 대상이 된다. 
 
이에 더해 그들은 분단국 동포라는 특수한 위치에 동시에 서게 된다. 이른바 '먼저 온 통일'이라는 표상이 그들을 규정하게 된다. 이탈 주민 지원 정책이 나온 배경이다. 그런데, 지원의 다른 얼굴은 시혜다. 그들을 시혜의 대상으로만 보는 순간, 남한에서 태어난 원주민은 그들에게 언제고 '왜 자유의 땅까지 와놓고 배은망덕한 소리를 하느냐'고 소리칠 수도 있다. 
 
그들도 자유인이다. 삶을 선택할 권리가 있고, 목소리를 낼 권리가 있다. 이탈 주민을 카테고리화해 차별의 대상으로 보든, 시혜의 대상으로 보든 결국 그들을 타자화한다는 맥락에서는 다를 바가 없다.  
 
이탈 주민을 둘러싼 여러 담론에서 앞으로 가장 중요한 건 그들을 통일의 도구로 보는 시각, 일방적 시혜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을 벗어나 그들의 목소리를 담을 공간을 자유롭게 열어주는 것이고, 원주민 인식을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 이탈 주민 시민 단체 대부분은 극 보수 성향을 지닌다. 일부 시민 단체는 보수 정권 집권기 관변 의혹을 받기도 했다. 이탈 주민은 일상에서 정치적으로 존재를 입증하기를 강요당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약자에게 한국은 좋은 나라인가' 자문해야" 
 
프레시안 : 이탈 주민이라는 이유만으로 한국 사회가 그들에게 이쪽이냐 저쪽이냐를 선택하기를 강요한다? 
 
김성경 : 그렇다. 우리는 일상에서 나의 특정한 정치적 입장을 드러냄으로써 내 존재를 입증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이탈 주민은 끊임없이 정치적으로 나를 증명해야만 한다. 북한이라는 징표가 일본이나 중국의 그것만 되어도 얼마나 좋을까 싶다. 이 정도의 포용성만 한국 사회가 발휘하더라도 그들의 삶은 지금보다 더 좋아질 것이다. 
 
프레시안 : 한국 사회에 문제가 있으므로 이탈 주민이 어렵다는 게 논지의 핵심이다. 
 
김성경 : 그렇다. 약자가 살기에 한국이 좋은 나라냐고 자문해야 한다. 저학력·저소득 이탈 주민의 삶의 질이 올라간다는 건, 결국 한국 저소득층 삶의 질이 올라간다는 뜻이다. 이탈 주민 지원은 단순히 타자인 '그들'을 돕는 게 아니라, 우리 사회 삶의 질을 전반적으로 높이는 길이다.  
 
이탈 주민을 도움이 필요한 자로 보든, 배척의 대상으로 보든 그들을 타자화한다는 점에서 같다. 청진에서 태어난 A씨를 개인으로 보지 않고 '이탈 주민'으로만 보려는 순간 그들은 카테고리화된다. 궁극적으로 A씨가 '나 북한에서 왔어'라고 할 때 '너와 나 사이에 그게 왜 중요한데?'라고 누구나 답할 사회가 되어야 한다. 쉽지 않은 이야기다. 
 
북한을 일방적으로 악마화하려는 세력의 반대편에는 '북한을 더 잘 이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북한을 이해하느냐 마느냐가 핵심이 아니다. 북한을 더 안다고 해서 그들을 타자화하는 우리의 시선이 바뀌진 않을 테니 말이다. 그들에게 과도한 시대적 프레임, 정치적 프레임을 덧씌울 필요가 없다.  
 
이탈 주민을 바라보는 한국 사회의 시선을 통해 우리는 우리 자신의 민낯을 보게 된다. 소수자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그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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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묘지 논란' 문화·조선일보, 설명회 따로 기사 따로

러시아 기사 오보로 단정, 정부 자료공개 비판…행안부 "사실 확인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송창한 기자 | 승인 2019.06.04 08:42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안중근 의사의 유해가 1910년 순국 당시 중국 랴오닝성 다롄시 뤼순감옥 부근의 '기독교 묘지'에 매장됐다는 러시아 신문기사가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에 의해 공개됐다. 이에 문화일보와 조선일보는 해당 러시아 기사를 '오보'로 단정, 국가기록원이 유해발굴 작업에 혼선을 유발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행정안전부는 안중근 의사의 '기독교 묘지 매장 보도'를 사실로 단정한 바 없으며, 기자설명회 때 아사히 신문의 보도내용과 매장지가 달라 추가적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고 충분히 설명했다고 반박했다.

국가기록원은 지난달 28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하바로프스키 등의 지역신문이 보도한 안중근 의사 관련 기사 24건을 공개했다. 안중근 의사 의거일 다음날인 1909년 10월 27일부터 1910년 4월 21일까지의 안중근 의사 관련 보도였다. 이 중 가장 관심을 모은 기사는 안중근 의사 매장지와 관련한 '우수리스까야 아크라이나'지의 1910년 4월 21일자 보도였다. 해당 기사에서는 안중근 의사가 사형 직후 교도소 예배당으로 옮겨졌다가, 지역의 기독교 묘지에 매장된 것으로 보도됐다. 종전 안중근 의사의 매장지는 교도소 내의 묘지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기독교 묘지'를 언급한 내용의 기사가 관심을 모았던 것이다.

<기록원 ‘안중근 묘지 오보’ 알고도 공개… 유해발굴에 혼선만> 문화일보 5월 30일자 보도

이에 문화일보는 지난달 30일 <기록원 '안중근 묘지 오보' 알고도 공개… 유해발굴에 혼선만>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국가기록원이 '안중근 의사가 기독교 묘지에 묻혔다'는 러시아 신문기사가 오보임을 알고도 국가보훈처·학계 등과 상의없이 실적 알리기에 급급해 유해발굴 작업에 혼선을 부추겼다고 보도했다. 

문화일보는 "국가기록원이 28일 발굴·공개한 '안중근 의사가 교도소 인근의 기독교 묘지에 묻혔다'고 보도한 러시아 신문 기사는 당시 일본 아사히 신문을 잘못 인용해 보도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공개한 러시아 '우수리스카야 아크라이나'지의 1910년 4월 21일자 기사는 '아사히신문의 특파원에 따르면'이라며 아사히신문을 인용 보도했는데, 정작 인용된 같은 해 3월 27일자 아사히신문의 '뤼순 특파원발' 기사는 '감옥 공동묘지에 매장됐다'고 보도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이 같은 내용에 한발 더 나아가 이 문제를 이소연 국가기록원장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지었다. 

<'안중근 묘지 위치' 확실하지 않은데도… 일단 공개하고 본 국가기록원> 조선일보 5월 31일자 사회 10면

조선일보는 31일 <'안중근 묘지 위치' 확실하지 않은데도… 일단 공개하고 본 국가기록원> 기사에서 "국가기록원이 공개 전 해당 내용이 오보인 줄 알면서도 발표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사실을 엄격하게 다뤄야 할 정부 기관이 지나치게 성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썼다. 

그러면서 조선일보는 "국가기록원은 덕성여대 교수 출신의 이소연 원장이 지난 2017년 취임한 뒤 잇따라 구설에 오르고 있다"며 이 원장이 취임 후 '적폐 청산'에 나서 국가기록원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한 테스크포스를 만들었으나 이후 "확실한 증거를 못 찾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전문가들은 '국가기록원이 본연의 업무인 자료의 수집과 보관에서 이탈하려고 하니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것'라고 지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행안부는 31일 설명자료를 통해 "국가기록원은 안중근 의사의 '기독교 묘지 매장 보도'를 사실로 단정한 바 없으며, 기자설명회 때 추가적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고 충분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국가기록원은 안중근 의사 의거와 관련된 러시아 극동지역의 신문기사 24건을 수집하여 공개하였으며, 그 중에 안 의사의 유해가 ‘기독교묘지’에 매장되었다는 보도기사가 포함되어 있다"며 "이러한 보도 내용을 사실로 단정한 바 없으며 종전에 알려진 안 의사의 매장장소와 다르다는 점을 보도 자료에 기재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행안부는 "기자설명회 시 '아사히신문의 보도내용과 매장지가 달라 추가적인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면서 "러시아 신문의 안 의사 매장지가 아사히신문의 내용과 다르다고 해서 오보로 단정하고 해당 기사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혹시 있을 수 있는 다른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으로 사료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신문 기사가 당시 아사히신문 등 종전에 알려진 매장지와 다르게 표현된 부분은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밝혀질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자료발표 전 국가보훈처·학계 등에 논의를 구했어야 한다는 비판에 대해 이 관계자는 "자료가 공개된 이후 아직까지 (국가보훈처·학계 등에서)별다른 연락은 없다. 관련 기관에서 협조요청을 하면 기꺼이 자료를 제공하고 자료 입수 경위부터 상세하게 설명드리겠다. 그러려고 입수한 것"이라고 답했다. 관계자는 "공청회를 열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사를 전공한 자문위원들에게 충분히 설명을 드리고 평가 받는 과정을 거쳤다"고 덧붙였다.이 관계자는 문화일보·조선일보 등의 보도에 대해 "아사히 신문에서 매장지를 보도한 내용은 알고 있다. 그런데 러시아 신문이 그것을 오역했는 어떤 물적 단서가 없다. 오역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사실이 발견됐는데 그것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저희로서는 자료를 공개해 관련기관들이 관심을 가지고 검증하고, 연구해보는 게 맞다는 취지에서 공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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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새만에 유해 발견... 30도 무더위에도 수색 '총력'

[부다페스트 현지 취재] 사고지점 102km 하류 한국인 추정 시신 1구 발견... 사고 다리 일반인 출입 통제

19.06.03 20:12l최종 업데이트 19.06.04 00:57l

 

 

 3일(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강가에서 유람선 사고로 실종된 한국인 관광객을 찾는 수색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  3일(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강가에서 유람선 사고로 실종된 한국인 관광객을 찾는 수색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 클레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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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강가에서 유람선 사고로 실종된 한국인 관광객을 찾는 수색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다뉴브 강 위를 헬기가 날고 있다.
▲  다뉴브 강 위를 헬기가 날고 있다.
ⓒ 클레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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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보강: 4일 오전 0시 35분] 

헝가리 부다페스트 유람선 침몰사고의 실종자로 추정되는 시신이 사고지점으로부터 102km 하류지점에서 발견됐다.

부다페스트 사고현장에 있는 한국 정부 합동신속대응팀은 3일 "헝가리 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현 지점에서 102km 떨어진 하르타지역에서 외관상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시신 1구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신속대응팀 현장지휘관인 송순근 대령(헝가리 한국대사관 무관)은 "55세에서 60세로 추정되는 남성"이라고 밝혔다. 시신은 헝가리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몇몇 헝가리 언론은 사고 지점보다 약 30km 하류에 있는 에르치 지역에서 4구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헝가리 경찰은 이 보도를 부인하면서 하르타 지역에서 시신 1구를 발견했다는 내용은 확인했다.

하르타의 시신 발견 지점은 부다페스트 머르기트다리 부근 사고지점으로부터 약 102km 떨어진 곳이다.

신원 확인에 대해 우리 정부의 수색본부 측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수색본부 관계자는 "하르타 지역에서 시신 1구가 발견된 것은 맞지만 전문가의 감식이 필요하다"며 "유품이 발견되면 신속한 신원확인이 가능한데, (그렇지 않을 경우) 시간이 오래 소요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 "에르치 지역에서 발견된 시신 4구는 한국인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엿새만의 유해 발굴에 수색 작업 활기 
 
 3일(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강가에서 유람선 사고로 실종된 한국인 관광객을 찾는 수색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다뉴브 강가에는 수색을 지켜보는 부다페스트 시민들과 추모객, 수색 작업을 취재하는 언론인들이 모여있다.
▲  다뉴브 강가에는 수색을 지켜보는 부다페스트 시민들과 추모객, 수색 작업을 취재하는 언론인들이 모여있다.
ⓒ 클레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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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강가에서 유람선 사고로 실종된 한국인 관광객을 찾는 수색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은 다뉴브 강가에 추모의 의미로 내걸린 검은 깃발.
▲  다뉴브 강가에 추모의 의미로 내걸린 검은 깃발.
ⓒ 클레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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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부다페스트는 30도의 무더운 날씨를 보이고 있다. 사고 발생 엿새만에 유해가 발견됨에 따라 수색 작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헝가리와 한국 구조팀은 사고가 발생한 다뉴브강 마가렛트 다리 주변을 수색하고 있다. 이날 수색에는 한국 잠수부 2명과 함께 헝가리 잠수부 2명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침몰된 유람선 허블레아니 주변을 조심스럽게 수중 수색 중이다. 사고 후 한국 잠수부가 수색작업에 들어간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강가에는 수색 작업을 지켜보는 부다페스트 시민들과 취재진이 몰려있다. 그동안 추모객 출입이 가능했던 마가렛트 다리는 원활한 수색작업을 위해 이날 오후부터 일반 시민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현지시각으로 지난달 5월 29일 발생한 이 사고 직후, 한국인 탑승객 33명 중 7명이 구조됐고, 실종 19명, 사망 7명으로 집계됐다.  
 
 3일(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강가에서 유람선 사고로 실종된 한국인 관광객을 찾는 수색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  3일(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강가에서 유람선 사고로 실종된 한국인 관광객을 찾는 수색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 클레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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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강가에서 유람선 사고로 실종된 한국인 관광객을 찾는 수색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  3일(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강가에서 유람선 사고로 실종된 한국인 관광객을 찾는 수색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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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대단했다…, 현대중공업 골리앗 투쟁 이후 가장 강력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반대투쟁 참가자의 소감
[사진 : 뉴시스]

현대중공업의 주주총회가 5월 31일 11시 10분 울산대 체육관에서 극소수만 참가한 채로 열려 10여분 만에 법인분할 안건을 통과시켰다. 주주총회 장소 변경이 공지된 것은 10시 30분 무렵이니, 장소 변경을 알았다 해도, 아마 총알택시를 타면 주총장소에 가까스로 닿을 수 있는 시간과 거리다. 한 마디로 주주들의 참여가 봉쇄된 전형적인 기습 날치기 통과다.

날치기로 법인분할은 강행통과 되었지만, 이번 투쟁은 많은 것을 남겼다.

20여년 만의 가장 강력한 노동자들의 투쟁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멀리는 지난 90년 초반 골리앗 투쟁이후, 가까이는 2012년 민주노조를 다시 세운 이후, 가장 완강하고 강력한 투쟁을 전개했다. 전면파업 기간, 불가피하게 일하는 협력업체를 제외하고, 사실상 현대중공업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없었다. 이런 모습은 조선소 파업 현장에서는 전례 없는 일이다.

[사진 : 뉴시스]

연대의 모범을 보여준 투쟁

민주노총 간부와 조합원들의 연대가 빛난 투쟁이었다. 지속적 연대에 이어 5월 30일은 1만 명에 달하는 영남권노동자들이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점거농성 중인 한마음회관에 집결했다. 지역노동자대회가 이 정도 규모로 치러진 것은 참으로 오랜만의 일이다. 연대를 위해 한마음회관 광장으로 들어가는 노동자들과, 이들을 박수와 환호로 맞는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서로의 눈빛과 얼굴에 뿌듯한 연대감이 가득했다.

가족, 시민, 주민 모두가 힘을 모은 투쟁

노동자와 가족들의 유대는 말할 것도 없고, 시민 지역주민들이 한마음으로 지지하고 응원하고 연대한 투쟁이다. 울산의 시민사회단체들이 대책위를 구성하여 활동하고, 짧은 기간에 2만이 넘는 서명이 이뤄지고,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촛불문화제에 발 디딜 틈 없이 주민들이 몰려왔다. 요구는 조금씩 달랐지만, 모두가 마음을 모은 투쟁이었다.

[사진 : 뉴시스]

법인분할 강행은 재벌의 민낯, 정부의 무책임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노동자와 시민위에 군림하는 재벌대기업과 정몽준 등 재벌총수들..

압도적 다수 시민의 반대와 노동자들의 처절한 문제제기에 현대중공업은 법인분할을 강행할 명분을 내세우는 것 이외에, 어떤 합당한 대안, 설득력 있는 보완책 제시, 진지한 대화 노력도 하지 않았다. '법인분할 중단! 본사 이전 반대'에 요구에 대해 현대중공업이 보여준 것은 일고의 고려도 없는 단호한 날치기였다. 정몽준은 울산 국회의원 6명의 면담요구도 단칼에 뭉개고 응답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

재벌 총수들의 탐욕은 끝이 없고, 재벌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요원하다

조선업 위기로 인한 현대중공업의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은 3만 5천명의 노동자를 말하지 않더라도, 현대중공업 총수 일가와 경영진은 조선업 위기를 총수의 지분 확대와 3세 승계에 활용했다. 이번의 '법인분할'과 '중간 지주를 통한 지분 늘리기'가 그 완성판이다. 애초 제안을 정부가 했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이다. 손해보며 구국의 결단을 했다고 하지는 마라.

정부의 무책임이다

조선업의 과잉경쟁, 출혈경쟁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산업구조 개편 노력은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이 단지 대우조선을 현대중공업에 특혜인수하게 하고, 정부가 손 털면 다 끝나는 것이 아니다. 제조업 일자리, 조선기자재 산업, 국가균형발전, 지역경제 충격 최소화 방안 등 정부가 반드시 책임 있게 해결책을 내야 할 중요한 문제들이다. 그러나 골치 아픈 부실기업, 세금 들어가는 기업 정리한다는 단순한 구조조정 이외에 어떤 대책들이 있는지 알 수 없다. 산업은행 부행장조차도 ‘법인분할이 가져올 지역경제 여파를 검토해 본 적 있나?’는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그건 충분히 검토하지 못했습니다. 라고 말하는 지경이다.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모든 노동자들의 투쟁이 그렇지만 이번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투쟁, 시민들의 연대는 단순하지 않았다. 주주총회 통과로 모든 것이 끝난 것이 아니다.

이전에도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투쟁은 엄청난 탄압을 받았다. 육지-바다-하늘을 통한 입체적인 노동자 해산 작전, 대규모 구속, 수배, 해고가 수없이 진행된 바 있다.

그러나 굴하지 않고, 무너진 노조를 다시 세웠고, 지금은 87년 노동자 대투쟁의 주역들이 퇴직하면서, 세대가 바뀌고 있음에도 젊은 노동자들이 투쟁의 튼튼한 대오를 이뤄 이 투쟁에 앞장서고 있다.

단결의 위력을 온 몸으로 느낀 노동자들, 노동자의 연대를 넘어 가족과 주민, 시민의 뜨거운 지지를 받으며 진행한 연대투쟁의 소중함을 가슴에 간직한 노동자들의 마음은 쉽사리 허물어질 수 없다.

이번일을 지켜보며 주민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이 있다. ‘현대중공업이 정몽준이 저러면 안 되지’, ‘현대가 지 혼자 만든 건가?’ 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이야말로, 지역경제에 가장 큰 자산임을 다시 한번 절감한 주민들의 유대감도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주민들은 오만한 재벌 대기업과 총수들이야말로 개혁의 대상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낀 계기가 되었다.

이 투쟁을 지켜보고, 작은 힘을 보태기 위해 애쓰기도 했던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투쟁에 앞장 선 노동자들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고, 마음을 모아 응원하고 연대한 주민들에게도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끝나는 투쟁은 없다.

끝은 언제나 새로운 시작이다.

방석수 독자  minplus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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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유람선 사고, 그리고 '스위스 치즈'의 문제

[서리풀 논평] 위험의 '세계 체제'에 대항하려면…
2019.06.03 11:13:01
 
 
 
 
 

이번에는 나라 바깥에서 안타까운, 그러나 황당한 사고가 났다. 헝가리의 부다페스트. 외국 여행이 흔해진 후 여러 사고가 있었지만, 이번 경우처럼 터무니없는 '참사'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먼저,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일, 국내 여행만큼도 안전을 걱정하지 않았을 여정에, 그야말로 아무런 개인 책임도 없는 사고로 귀중한 목숨을 잃은 분들이다. 사정이 이러니 가족들의 황망함도 오죽할까, 뭐라 위로의 말씀을 드리기도 어렵다. 

사고가 나면 으레 뒤따르는 그 숱한 '대책'은 지금은 통하지 않는다. 당장 할 일도 많지 않다. 피해자가 속한 국가의 주권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사고가 났으니, 장관이 직접 가도 지켜보고 당부하며 위로하는 정도를 넘지 못한다. 사고 장소는 온갖 나라에서 관광객이 오는 국제적인 곳에, 사고를 낸 크루즈 선은 스위스 선적에 선장은 우크라이나 사람이라고 한다. 

다른 것은 미루더라도, 이 시대의 안전 문제만이라도 따져보자. 세계화 시대의 안전과 생명은 흔히 국민국가의 경계를 넘나든다. 원인, 피해, 피해자의 회복, 대책, 예방이 모두 마찬가지다. 국민국가의 질서에 머물면 세계화된 위험은 패배의식과 냉소를 부르기 마련이다. 국경을 넘어 불어오는 먼지나 다른 나라에서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어떻게 하란 말인가. 

무력감을 넘는 일차 작업으로, 당장 답이 없어 보여도 원인을 찾다 보면 할 일이 드러나는 법이다. 이번 유람선 사고의 전모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으나, 우리가 살아낸 참혹한 시절로부터 이미 배운 것도 있다. 으레 원인은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이유가 얽히고 만나 불행한 결과로 이어진 것이리라. 그 유명한 '스위스 치즈 모델'을 다시 동원해야 한다.(☞ 관련 기사 : 가습기 살균제, 누가 왜 다시 소환했나?) 

나라 안에서는 어김없이 저가 패키지 여행부터 문제 삼는다.(☞ 관련 기사 : [헝가리 유람선 참사] "비바람 속 무리한 선상관광" 여행사·관광객 안전 불감증 심각) 기상이 나쁜데 왜 일정을 강행했는지 묻는 것은 부질없고, 그 유람선에 구명복이 있었는지 따지는 것도 마찬가지다. 경쟁에 내몰린 국내 여행사가 무얼 어떻게 해서 돈을 맞추고 조금이라도 남길 수 있겠는가, 물으나 마나 뻔하다.(☞ 관련 기사 : 이번엔 유람선이지만…위험에 노출된 '유럽 저가 패키지') 
 

▲ 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에 5월 31일(현지시간) 희생자를 애도하는 문구와 꽃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국내 여행사의 요구는 헝가리의 조건과 만나야 실현되는 법, 저쪽 또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한둘이 아니다. 사고 유람선이 70년이 된 낡은 배라는 것도 놀랍지만, 헝가리에 노후 선박을 규제하는 법이 없다는 것이 더 충격이다(☞ 관련 기사 : 노후한 헝가리 다뉴브강 투어 선박들…"모두 허블레아니와 비슷") 그 악천후에 운항을 했다니, 아예 그런 규정이 없을 수도 있겠다.  

사회주의 국가 시절부터 있던 전통인지, 아니면 자본주의 체제로 전환한 이후에 그렇게 된 일인지 우리는 모른다. 사실, 후자라 해도 별로 달라질 것이 없긴 하다. 말하자면, 안전을 보장하는 사회적 통제가 없는 상태란 소리가 아닌가?  

부다페스트의 '관광산업 과열'은 책임이 없을까? 하루 수백 척의 배가 다뉴브강을 오가고 야간에만 70척의 배가 운항한다니, 이 또한 큰 구멍이다.(☞ 관련 기사 : 다뉴브강 비극 뒤엔 과열된 관광산업…"야간유람선만 70척") 그 이유조차 찍어낸 듯 익숙하다. 

"야간 크루즈 운항을 적절히 규제해야 했으나 당국자들이 지역 경제 부흥을 위해 안전을 도외시했다."  

아귀가 척척 맞는 또 한 가지. 사고를 낸 것과 비슷한 크루즈선의 선원들은 많게는 주당 95시간, 사실상 노예노동을 한다고 한다.(☞ 관련 기사 : 유럽 호화 크루즈의 이면…안전 위협 '노예 근로' 논란) 어느 곳이든 경제를 위해, 최대한 많은 물량에, 노동을 쥐어짜서, 이익을 남긴다.  

개인이나 어느 회사가 이렇게 하고 싶다고 될 일이 아니니, 이제 체제를 물을 수밖에 없다. 아니나 다를까, 2010년 집권한 헝가리의 오르반 정권은 이른바 '권위주의적 신자유주의' 이념과 그에 기초한 국정 운영으로 이름이 드높다. 

헝가리 정부는 올해 1월부터 노동자들의 연장근무 시간을 연간 250시간에서 400시간으로 늘리도록 허용했다.(☞ 관련 기사 : The deregulation of overtime in Hungary has triggered a social uprising) 3년 동안은 이에 대한 임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는 이 법을 두고 오르반 총리는 "바보 같은 행정 규제를 없앤" 법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더 오래 일해서 더 많이 벌려는 사람을 규제하는 법이 어디 있느냐는 말도 덧붙인다.(이 모든 것이 이렇게 비슷할 수가!)

신자유주의적 정책은 한편으로 저 유명한 헝가리의 문인이자 철학자인 죄르지 루카치의 동상을 철거하고 아카이브를 없애는 것, 또는 소로스가 부다페스트에 개설한 중앙유럽대학을 내쫓는 억압과 함께 간다.(☞ 관련 기사 : 헝가리에서 탄압받는 소로스, 빈으로 대학 이전 추진) 그의 권위주의적 통치는 대학에서 젠더 전공의 석사학위도 없앨 정도다.(☞ 관련 기사 : Hungary's PM bans gender study at colleges saying 'people are born either male or female') 

극우 민족주의, 권위주의와 신자유주의의 동거는, 그 자유가 단연코 경제적 자유라는 것을 생각하면 그리 이상한 조합도 아니다. 신자유주의는 최고의 경제적 자유를 누리기 위해 오히려 국가가 개입할 것을 요구하니, 권위주의야말로 효율성이 가장 높을 수도 있다.

한국인의 유람선 참사에서 오르반 체제까지 따지다니, 너무 멀리 간 것 아니냐고? 구조의 관점에서 보면, 결코 지나친 해석이 아니다. 우리는 과거의 여러 재난과 사고가 단지 몇몇 사람의 잘못이나 우연이 아니라 명백히 '체제' 문제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관련 기사 : 이대목동병원 사건, '일벌백계'가 되려면) 체제는 '스위스 치즈'의 여러 구멍을, 또는 아예 치즈 바깥까지 결정한다.  

체제 문제인 한 대안은 아직 미숙하다. 한국이 아니라 다른 나라라는 것이 더 어렵지만, 따지고 보면 미세먼지나 기후변화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자연이든 사회적인 것이든, 또는 정치든, 국민국가의 경계를 넘는 문제를 어떻게 포착하고 대응할 것인가? '대한민국'의 주권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한국인의 안전과 생명을 보장하는 길이 있을까?

'세계화 시대'에 한 나라의 국가 권력이나 정부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헝가리의 신자유주의 체제와 그에 바탕을 둔 사회 질서에 대한민국 정부가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인과관계와 논리가 비교적 분명한 미세먼지 건에서도 그토록 무력한 것이 주권인데. 

아마도 유일한 방법은 '밑으로부터' 시민이 연대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식이든 이념이든 운동이든, 이 길을 통하지 않는 해답은 잘 보이지 않는다. 외국 여행만 하더라도, '공정여행'과 같은 국제적 시민 연대가 조금은 보탬이 되지 않을까?  

여러 정치적 연대가 작동하는 것도 한 가지 가능성이다. 예를 들어 보건의료에서는 신자유주의적이고 영리 중심의 건강 정책과 제도, 통상에 반대하는 국제적 연대로 '민중건강운동(People's Health Movement, PHM)이 있다.(☞ 바로 가기) 이들은 각 나라 안에서, 때로는 연대하여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규제 완화에 반대한다. 

공정여행이나 민중건강운동이 당장 다른 주권국가에, 그것도 체제까지 영향을 미치기는 역부족이다. 다뉴브 강을 다니는 선박의 안전규정을 강화하는 데도 무력하다. 언젠가 지식이, 그 지향이 힘이 될 것이나 아직은 미약하다.  

그래도 한 가지, 시민은 '수'가 곧 힘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한다. 사고가 나고 하루 1000명이 예약을 취소했다고 하지 않는가? 속생각이야 어떻든 다수가 움직이면 그들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 모으고 또 모이면, 체제를 움직이는 데도 무력하지 않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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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론, 승용차 타고 하는 것 아니다”

 6.15남측위 '심양 정책협의' 공동단장 한충목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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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02  03: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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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5남측위원회 실무회담 대표단 공동단장을 맡았던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와 29일 광화문 한 커피숍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그런데 내가 무슨 예견을 한 건 아닌데 어떤 측면이 뇌리를 스치듯 했다. 그래서 당황스러우면서도 ‘아 그럴 수도 있구나. 아직도 좀 멀고 험난한 길을 가야되는 거구나’ 불현듯 정세의 긴박함이랄까 그런 게 쫙 와닿았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부터 본격화된 민간교류 19년간 현장의 중심에 서왔던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지난달 23일 중국 선양(심양)에서 북측으로부터 실무회담 ‘취소’ 통보를 받고 강한 느낌을 받았다. 사전 취소가 아닌 당일 현지 취소통보는 19년만에 처음이었다고.

6.15남측위원회 실무회담 대표단 공동단장을 맡아 중국 심양을 다녀온 한충목 상임대표는 지난달 29일 오후 <통일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현지에서 취소를 통보받았지만 만남은 성사됐고 “그러면 이것을 정책협의라고 정리를 하자”고 결론내리게 된 경과를 상세히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한 대표는 북측의 현 기류에 대해 “지금 현 상황은 ‘북미 간에 근원적인 차이가 발생됐다’, 그리고 ‘싱가포르 선언 자체가 완전히 훼손됐다’ 이렇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잠깐 뭔가 실무기술적으로 조정하면 되는 것으로 보고 있지는 않은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나아가 “미국에게 올해 연말까지 빅딜(big deal)로 표현되는 안이 아닌, ‘싱가포르 안’에 가까운 그런 새로운 협상안을 가지고 오라고 공개적으로 통보한 것이지 않나. 그것이 되지 않는 조건에서 민간교류나 인도적 지원이나 이런 것이 진행되기는 앞으로 한동안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한 대표는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판문점선언과 9.19평양선언에서 함께 합의한 내용을 실천하고 있는가 아닌가가 거기(북)서는 중요한 평가 기준인 것 같다”며 “남북간에 정상이 합의한 내용을 왜 일일이 미국에게 허가를 받아서 해야 되느냐”는 북측의 불만을 전했다.

그는 “‘운전자론’이라 표현하는데, 개혁과 변화할 때는 승용차를 타고 하는 것이 아니다. 어찌보면 트랙터, 불도저에 앉아서 진짜 비탈길은 깎아내고 웅덩이는 메워내고 그러면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면서 갈 때만이 그게 제대로 된 운전자론이 된다”고 비유했다. 북측 불만을 에둘러 통역한 셈이다.

그는 6.15공동행사를 북측에 제안했다며 “일단 평양에서 하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14,15,16일 2박 3일 하자고 제안했다. 규모는 서로 합의해서 정하자고 했”다고 전하고, “6.15남측위로서는 어쨌든 6.15 당일까지도 6.15공동행사를 성사시키기 위한 노력들을 끊임없이 하려고 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또한 “금강산에서 공동행사를 종교부터 시작해서 여러 지원단체, 지역별, 부문별 상당히 많이 하면 된다”고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노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어쨌든 4.27부터 9.19까지 남북공동선언 실천운동 기간 중에 싱가포르 북미공동선언 그리고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한 내용들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우리 민간 차원에서 대중운동을 통해 역할을 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때까지 광범위한 평화통일 대중운동을 열심히 하자.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다짐으로 결론을 삼았다.

다음은 6.15남측위원회 후원의밤 행사가 열리기 직전, 5월 29일 오후 6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인근 커피숍에서 ‘6.15민족공동위원회 심양 정책협의’를 중심으로 진행한 인터뷰 내용이다.

“그러면 이것을 정책협의라고 정리를 하자”

   
▲ 6.15남측위원회 공동단장을 맡았던 조성우 겨레하나 이사장(왼쪽)과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가 27일 6.15남측위원회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심양 정책협의 결과를 발표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 통일뉴스 : 실무회담 출발할 때는 북측의 취소 기류를 감지하지 못했나? 23일 현지에서 막상 취소 소식을 접하니 어땠나?

■ 한충목 단장 : 사실 출발할 때는 몰랐다. 가서 들어보니까 북측이랑 해외측은 그 전날, 22일 왔다는데, 북측과 해외측도 그 전날은 잘 몰랐다고 한다. 우리도 당일에 연락받아서 알았다. 사실 당황스러웠다.

□ 북측 대표단이 모르고 나왔다니 이해하기 어렵다.

■ 자기들도 전날은 몰랐다고 하더라. 전날은 편하게 있었다고 그러더라. 어쨌든 그런가 보다 하지, 그 이상 알 수는 없다.

우리는 당일인 23일 아침 일찍 심양행 비행기를 타서 내려서 이동하면서 들은 것 같다. 그래서 일단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이게 뭐지?’ 나도 20년 가까이 남북관계를 오랫동안 했고, 수백 차례를 만났지만 처음 있는 일이니까 엄청 당황스러웠다.

그런데 내가 무슨 예견을 한 건 아닌데 어떤 측면이 뇌리를 스치듯 했다. 그래서 당황스러우면서도 ‘아 그럴 수도 있구나. 아직도 좀 멀고 험난한 길을 가야되는 거구나’ 불현듯 정세의 긴박함이랄까 그런 게 쫙 와닿았다.

□ 예상치 못한 상황에 처했는데, 아예 만남 자체가 불발될 걸로 알았다. 그런데 만났다고 하니 의외였다.

■ 원래 내가 알기로는 아마 3시에 심양의 한 식당에서 만나기로 돼 있었을 거다. 그런데 자기들이 빨리 돌아가야 된다면서 시간을 앞당겨 만나자고 해서 2시에 만난 거다.

□ 취소가 됐는데, 만난 것도 이례적으로 보인다.

■ 아니, 그거야 당연한 예의다. 옛날에도 취소한 적이 있지만 아예 우리가 출발하기 전에 취소했으니까 만날 기회도 없었지만, 북과 해외가 지금 와 있고 남쪽도 왔는데 만나지도 않고 간다면 이것은 내가 볼 때는 예의가 아니다. 당연히 보는 게 맞다.

만나 보니까 이러이러한 많이 알려져 있는 상황 때문에 자신들이 실무회담을 취소하고 평양으로 빠르게 돌아가야 된다는 이야기를 한 거다.

□ 실무회담은 취소됐고, 만나기는 했고, 또 만난 결과도 발표하고, 이걸 어떻게 보아야 할지 잘 모르겠다.

■ 정확히 표현하면 정책협의를 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남북해외가 만났고, 북측은 먼저 “참 미안하다, 상황이 이렇고, 우리는 이러이러해서 지금 철수할 수 밖에 없다”고 제기했다.

우리는 조성우 선배와 내가 “기왕 본 건데 그러면 남쪽의 이야기도 들어야 되는 것 아니냐” 그러니, “그러면 여기까지 왔는데 말씀하시라” 그래서 우리가 남쪽의 사업계획 뿐만 아니라 현 정세에 대한 평가나 해법 등등에 대해서 상당히 길게 설명한 거다.

그것을 듣고 보니 북도 또 우리에게 답변을 하게 되고 그렇게 왔다갔다 하다 보니까. 우리가 “어쨌든 기왕 만난 것이고, 우리가 이야기한 것 중에 그래도 가면 기자들도 궁금해서 물을 거고, 우리 내부에도 뭔가 이야기해야 하는데, 아무것도 안 했다고만 발표할 수는 없지 않느냐. 지금 이렇게 얘기된 것만이라도 우리가 발표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 그렇게 의논이 되면서 “그러면 이것을 정책협의라고 정리를 하자” 그래서 정책협의가 된 거다.

□ 알려진 바로는, 북측이 남북관계를 중재하려 한다든가 인도지원 문제 등 ‘진의 왜곡’이 우려돼서 취소했다고 발표했는데, 일단 그게 기본적인 사유라고 봐야겠지만, 좀더 다른 사유나 근본적인 이유가 있나?

■ 정확히는 현 상황에 대한 평가와 해법을 푸는 관점, 방향, 이게 다른 것 같다. 거기로부터 파생된 것이라고 봐야 된다.

남쪽은 단체마다 편차는 있었다고 보지만, 남북 당국 간에 막혀있는 것을 민간의 적극적인 역할을 통해서 좀 풀어야 되겠다는 것이 많이 있었고, 그리고 정부에서 북에 인도적 식량지원을 제안했기 때문에 그런 것을 중재하겠다는 것도 좀 있었고, 자신들이 갖고 있는 교류협력사업들을 북쪽과 협의하겠다는 것도 많이 있었다.

그런데 북쪽은 현 상황은 그런 수준의 논의로 타개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일단 확실히 정리하고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내가 긴 이야기를 통해서 확인하고 느낀 것은 북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에 김정은 위원장이 시정연설을 했고, 그 시정연설에서 발표된 내용을 중심으로 해서 우리와 만나는 6.15북측위원회를 포함하는 민간 차원도 정리됐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선언 자체가 완전히 훼손됐다’

   
▲ 한충목 상임대표는 심양 정책협의에서 파악한 북측의 기류를 가감없이 전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큰틀에서 입장이 정리돼 있었다면, 그 핵심은 무엇으로 요약되나?

■ 북은 미국에서 제기한 ‘빅딜’(big deal)이라는 방식에 대해서,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것과는 전혀 다른 안이다”. 그러니까 “싱가포르 선언을 사실상 뒤집는 행위다”라고 평가를 명확히 했다고 본다.

그리고 북의 비핵화 이후에 관계 정상화나 대북제재 해제를 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사실상 ‘리비아식 해법’으로서 북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는 거다. 이렇게 정리한 거다.

우리의 식량 인도적 지원이니 이런 것으로는 해법이 될 수 없다고 정리를 한 거다. 현 국면을 바라보는 평가와 해법이 전혀 다름으로써 생길 수밖에 없었던 그런 것이었다.

□ 그렇게 평가한다면 의문이 드는 게, 시정연설 한 지도 꽤 됐고, 식량지원 논란도 며칠이라도 흘렀는데 어쨌든 북측 대표단이 나왔다. 그런 취지라면 취소를 시키든지 한두 명만 나와서 입장만 전달하고 가면 되는 것 아닌가. 북측 대표단이 나왔다는 것은 큰틀에서 민간 접촉을 하려고 했던 것 아닌가?

■ 당연하다. 나는 지금도 북에서 민간 차원을 다 닫겠다고 결정했다고는 생각 안 한다. 민간차원에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사업들은 당연히 하는 것이다.

특히나 우리가 새해맞이 공동행사에서 합의한 것 중의 하나가 4.27부터 9.19까지를 남북공동선언 실천기간으로 삼자고 했고, 그 실천운동을 뭘로 할지를 우리가 이 실무회의에서 협의하기로 의논이 돼 있었다.

그러니까 북은 당연히 실천운동을 뭘로 할 건지를 중심으로 의논을 하겠다라고 왔을 텐데, 남쪽의 이러저러한 단체들이 많이 가게 되면서 북에서 쭉 취합해 봤을 때는 그런 논의가 되기 보다는 뭔가 당국 간의 메신저 역할을 한다든지 또는 식량지원 문제를 민간 차원에서도 제기한다든지 민간교류를 중심으로 이야기한다든지 이런 것으로 파악이 됐을 것이다.

남북공동선언 실천 대중운동 중심으로 되기 보다는 이런 행사나 이벤트, 당국의 메신저로 비치는 것에 대해서 최종적으로 이렇게 돼서는 오히려 북이 지금 평가하고 있고 해법을 갖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식의 만남이 되겠다, 아마 이렇게 평가를 한 것 같다. 그래서 지난 19년동안 한 번도 없었던 당일 취소까지 한 거다.

□ 그 표현 중의 하나가 현 상황을 ‘소강 국면’으로 보느냐 ‘교착 국면’으로 보느냐 이런 문제도 있었다고 들었다. 정세인식 문제라고 볼 수 있는데, 북에서는 현 상황을 ‘교착 국면’으로 보고 있나?

■ 소강과 교착의 차이가 정확히 뭔지 모르겠는데, 지금 현 상황은 ‘북미 간에 근원적인 차이가 발생됐다’, 그리고 ‘싱가포르 선언 자체가 완전히 훼손됐다’ 이렇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잠깐 뭔가 실무기술적으로 조정하면 되는 것으로 보고 있지는 않은 것은 분명하다.

굉장히 근본적인 문제로 다시 서로 만남을 갖지 않고서는 현 국면이 타개될 수 없다. 이렇게 보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 북미 관계가 결정적이지만 남북 관계도 있지 않나. 북에서 문 대통령을 신뢰한다면 중재 역할, 메신저 역할을 맡길 수도 있는데, 북에서는 제안된 남북정상회담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남북관계, 우리 정부에 대한 입장을 들은 것이 있나?

■ 정부 특히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아직도 높다. 이렇게 평가하는 게 맞을 것 같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이 처해 있는 여러 가지 어려움도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지금 중재자라고 표현했던 것 속에서 나와 있듯이 북미 간에 어떤 해법을 찾는데, 양쪽이 다 만족할 수 있을만한 중재를 찾는 것이 사실 쉽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지금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 그렇게 평가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문재인 대통령은 판문점선언과 평화·번영·통일을 실현하는 당사자다. 미국과 북을 중재하는 사람이 아니라 한반도의 문제를 풀어내는 당사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된다. 그렇게 보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까 판문점선언과 9.19평양선언에서 함께 합의한 내용을 실천하고 있는가 아닌가가 거기서는 중요한 평가 기준인 것 같다. 미국과의 문제에 있어서도 싱가포르 합의 문제 이듯이.

□ 현재로서는 문 대통령이 판문점선언이나 평양공동선에서 합의한 내용들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 않다고 북측이 판단하는 걸로 보면 되나?

■ 그렇다. 그렇게 평가하는 것 같다.

예를 들면, 남북간에 정상이 합의한 내용을 왜 일일이 미국에게 허가를 받아서 해야 되느냐.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가 결정하면 되는 일인데, 그걸 일일이 허가를 받아야 되느냐. 이런 문제제기를 하나 들었다.

또 하나, 개성공단에 기업인들이 오는 문제도, “이것은 개성공단을 재개하는 것이 아니다. 개성에 가서 자산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건데, 그것도 그냥 눈으로만 확인할 거다” 이렇게 발표했다고 한다.

9.19 평양공동선언에는 어쨌든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푼다고 정리돼 있는데, “와서 뭘 확인하겠다고는 하는데 재개는 아니라고 하면, 그럼 이게 어떤 것이냐. 신뢰를 갖기가 어렵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거다.

보다 더 남북 정상 간에 합의했던 것을 실천하는 방향에서 정리해야 만남의 의미가 생기지 않겠느냐, 그런 이야기였다.

“운전자론, 트랙터.불도저로 새로운 길 개척해야”

   
▲ 5월 14일 민화협, 북민협,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는 합동기자회견을 갖고 대북식량지원을 범국민적 캠페인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힌 뒤 김연철 통일부장관과 간담회를 가졌다. 한충목 상임대표는 북측이 식량지원 움직임에 대해 “상당히 자존심 상한다는 표현까지 했다”고 전했다. [사진-통일뉴스 김치관 기자][자료사진 - 통일뉴스]

□ 어쨌든 북미간에 풀어야 될 문제가 있고, 남북간에 풀어야 될 문제가 있는데 남쪽에서 정상회담을 제안했는데 답이 없고, 고위급 회담도 되고 있는 게 없다. 남쪽 통일부 장관이 바뀌었고, 북쪽도 통일전선부장이 바뀐 상황이지만 지금같은 흐름으로 봐서는 남북 당국 관계도 쉽지 않아 보인다.

■ 북쪽은 현재의 상황을 근본문제를 해결해야만 협상이 가능하다고 정리해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우리 정부가 그렇게 풀어가지는 못하고 인도적 식량지원이라거나 다른 차원에서 풀려고 하고 있다.

그런데 사실 나는 어찌보면 남쪽 당국도 결과적으로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려고 생각하고 있지만 선후차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지금 현재는 신뢰가 많이 훼손됐다. 그래서 남북당국 간에 서로 신뢰를 확인할 수 있는 그런 당국간 만남이 필요하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 남북 정상간의 공동선언 이행이 중요하다는 지적인데, 정부가 처해 있는 현실에서 예를 들면 어떤 게 가능하다고 보나?

■ 예를 들어서 본질적인 얘기를 하자면, 개혁과 변화는 사실 늘 저항세력이 있게 마련이다. 그게 없이 되는 일은 없다.

‘운전자론’이라 표현하는데, 개혁과 변화할 때는 승용차를 타고 하는 것이 아니다. 어찌보면 트랙터, 불도저에 앉아서 진짜 비탈길은 깎아내고 웅덩이는 메워내고 그러면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면서 갈 때만이 그게 제대로 된 운전자론이 된다.

어려움이 있는 것은 다 이해하니까, 어려움이 있더라도 지금 판문점선언과 9.19평양선언에서 합의한 처음 마음, 처음 정신으로 돌아가서 북은 북대로, 남은 남대로 그것을 하나하나 실천해야 한다.

미국과의 관계를 보기는 해야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허가받아야 될 이유는 없는 것이기 때문에 자주적으로 실행해나가는 방향을 갖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나는 이럴 때 정부가 민간을 잘 활용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 예전 2005년에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들어서고 나서 한동안 남북관계가 엄청 막혔었다. 결국 6.15 공동행사를 평양에서 하면서 정동영 장관을 대동했고,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도 성사돼 엄청난 활로가 개척됐다.

그때 어쨌든 민간 차원에서 남북간 오작교 역할을 했다. 6.15남측위원회를 포함해 여러 종교, 시민단체들이 남북 사이에서 끊임없이 여러 활동을 했다. 나는 남쪽 당국이 그런 활용을 적극적으로 하고 북쪽도 그런 것에 호응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6.15남측위원회와 종교, 시민사회단체가 적극적으로 남북교류협력 사업들을 진행하도록 적극 돕는 방향에서 당국의 협력이 있어야 된다.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서 반대하는 세력도 만만치 않게 있기 때문에 이럴 때 사회적 여론을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바꿔내는데 민간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거다.

□ 보통 북도 투트랙(two-track)으로 남북 당국 관계가 안 될 때는 그나마 민간교류 숨통을 열어놓았는데, 보수정권 때도 그랬고 현 정부 들어와서도 민간교류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북쪽의 기조가 바뀐 것으로 봐야 하나?

■ 아니다. 아까 이야기했듯이 현 정국에 대한 평가가 다르다는 거다. 현 정국은 민간 간에 교류를 많이 하거나 인도적 지원을 많이 하거나 이렇게 해법을 찾고 있지 않다는 거다. 북 자체가.

지금은 북미 간에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것에 근접한 안이 나와야 되는 것이고, 또 남북 간에도 정상 간에 합의한 것이 서로 지켜지고 있는지 평가돼야 한다. 이런 근본적인 문제가 정리되지 않고 부차적인 문제 만으로 진행되는 것은 어렵다고 평가를 한 거다. 북쪽에서는.

왜냐하면 김정은 위원장의 시정연설에 근거하면, 사실상 미국에게 올해 연말까지 빅딜로 표현되는 안이 아닌, ‘싱가포르 안’에 가까운 그런 새로운 협상안을 가지고 오라고 공개적으로 통보한 것이지 않나. 그것이 되지 않는 조건에서 민간교류나 인도적 지원이나 이런 것이 진행되기는 앞으로 한동안 어려울 것으로 본다.

“식량지원, 상당히 자존심 상한다는 표현까지 했다”

   
▲ 한충목 공동대표는 평양 6.15공동행사를 위한 노력을 끝까지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심양 정책협의에서 6.15공동행사를 평양에서 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안다. 물리적으로 6.15공동행사는 시간이 촉박하지 않나. 갑자기 상황이 풀려서 할 수는 없을 것 아닌가.

■ 남북간의 화해와 협력, 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은 늘 절박한 문제라 생각한다. 긴급한 문제이기도 하고. 그래서 최후의 순간까지도 모든 노력을 성심성의껏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게 회사를 운영할 때 어디다 투자를 하면 확률이 높고 그런 문제가 아니라 매사 모든 문제에 올인해야 된다. 그리고 그 열쇠는 지금 남과 북이 어찌보면 하나씩 같이 갖고 있지 않나. 민간 차원에서 그 열쇠를 열려는 노력들을 끊임없이 할 때, 그 진정성이 전달돼서 상대방도 문을 여는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북도 그렇게 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서로 그렇게 해야 된다. 그럴 때 당국 간에도 우리가 상상을 초월하는 반전이 일어날 수 있는 거다. 그리고 그런 계기들을 민간 차원에서 최대한 만들기 위한 노력들은 계속해야 된다.

6.15남측위로서는 어쨌든 6.15 당일까지도 6.15공동행사를 성사시키기 위한 노력들을 끊임없이 하려고 한다.

□ 이번 심양 정책협의에서 6.15공동행사를 제안할 때 구체적인 제안들이 있었나?

■ 일단 평양에서 하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14,15,16일 2박 3일 하자고 제안했다. 규모는 서로 합의해서 정하자고 했고 아직 육로나 직항, 이건 의논 안했다. 이건 어차피 당국끼리 의논해야 할 일이어서.

6.15공동행사가 되려면 당국끼리 협의가 되지 않고는 이뤄지기는 어려운 거지 않나. 그러니까 사실 우리 바람은 이것이 성사도 되고 이 성사를 위해서 당국끼리도 협력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는 거다.

□ 그 정도는 개성공동연락사무소에서 충분히 논의 가능한 것 아닌가?

■ 당연하다. ‘성사시키자’라는 것만 방향적으로 결정이 되면, 우리가 예전에도 2,3일 전에도 사실은 뭐 성사시킨 일들이 있으니까.

□ 만약 성사된다면, 당국 대표단도 함께 한 적이 있는데, 그런 형식도 가능한가?

■ 6.15남측위 차원에서 의논을 하지는 않았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당연히 당국은 물론이고 종교, 시민, 이러저러한 평화통일에 관계되는 많은 단체와 인사들이 함께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때까지 19년동안 사전논의를 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그건 당국끼리 의논할 사안이다. 나중에 당국과 우리가 협의하면서 “우리도 좀 갔으면 좋겠다” 이러면 데려가는 거다.

□ 전해 준 북측의 기류를 봐서는 현재 북측에서 인도적 지원, 식량지원 이런 것을 민간을 통해서 수용할 가능성은 좀 낮다고 보여진다.

■ 지금 현재로는 그것을 해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확실히 얘기했기 때문에 당연히 낮다고 봐야 할 것이다. 사실 명백히 이야기했다. 오히려 그렇게 제기한 것에 대해서 상당히 자존심이 상한다는 표현까지 했다.

□ 북은 6월부터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인민의 나라’를 공연한다는데, 남쪽에서는 가보지도 못할 것 같다.

■ 그것부터 풀리기는 어렵다 할지라도, 예를 들어서 공동행사도 하고 금강산관광이 당장 풀기 어렵다면 민간 차원에서 금강산에서 공동행사를 종교부터 시작해서 여러 지원단체, 지역별, 부문별 상당히 많이 하면 된다. 그런 과도적 조치들도 신뢰만 있다면 할 수 있는 거니까.

이렇게 사회적 여론을 형성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좀 도움이 되고, 남북 간에도 관계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볼 때, 아무래도 민간에서 하는 것 중에서는 금강산관광이지 않겠나 생각한다.

□ 6.15북측위원회는 인적구성에 큰 변화가 없었나?

■ 없다고 들었다.

□ 북측 대표단이 양철식 부위원장 등 5명이라고 돼 있는데.

■ 양철식 부위원장과 강승일 사무국장과 박성일 사무부국장 등 5명이 나왔다. 예전에 나온 사람 그대로 나왔다. 우리가 변화가 좀 있느냐 물었다. 그쪽 표현은 “큰 변화 없다” 이렇게 나왔다.

□ 우리가 알기로는 통일전선부장이 바뀌지 않았나? 조평통 위원장 교체설도 나왔고.

■ 그런 걸 이야기할 계제가 아니었다. 그리고 사실 물어봐도 이야기 안 한다.

□ 최근 북측에서 제기한 ‘우리 국가제일주의’, ‘전민족적 통일방안’에 대해 이번에 혹시 토론회를 하자든지 이런 제안이 없었나?

■ 이번에는 민간 차원에서 어떤 것을 할지에 대한 토론은 사실상 못한 거다. 우리가 남쪽에서 가지고 있는 계획만 제안한 거다.

□ 끝으로, 큰 파란을 겪었는데, 당부하고 싶은 말이나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나는 6.15남측위원회가 6.15북측위원회와 꽤 오랜 신뢰관계를 가지고 일을 해왔기 때문에 지금 이 어려운 정세를 풀어내는데 일정한 역할을 해야 된다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우리 정부와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어야 된다 생각한다.

어쨌든 4.27부터 9.19까지 남북공동선언 실천운동 기간 중에 싱가포르 북미공동선언 그리고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한 내용들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우리 민간 차원에서 대중운동을 통해 역할을 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때까지 광범위한 평화통일 대중운동을 열심히 하자.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

 

(수정,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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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대우조선 노조, 현중 실사단 1차 진입 저지…사측 “오후에 재시도”

[현장] 실사단 노조와 대화 시도, 노조 “인수 철회 아니면 대화 없다” 정문 차단중…실사단장 “뒷문으로 들어가는 일 없다”

 

거제 = 윤정헌 기자
발행 2019-06-03 10:28:37
수정 2019-06-03 10:2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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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야 산업은행 실사 단장이 3일 오전, 노동조합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수야 산업은행 실사 단장이 3일 오전, 노동조합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민중의소리

[2신 | 3일 오전 10:20]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 관계자들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현장실사에 나섰다. 실사단은 3일 오전 9시 30분께 경남 거제시 옥포조선소 정문에 도착, 진입을 시도하다 노조가 출입을 거부하자 30여분 뒤인 10시 10분께 철수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실사단이 오후 1시에 재진입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사단은 45인승 버스 한 대를 이용해 대우조선을 찾았다. 버스에는 김수야 산업은행 실사단장과 현대중공업 강영 전무 현장 실사단장을 비롯해 20여명의 관계자가 타고 있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옥포조선소 정문에서 실사단 출입을 막고 있다.

산업은행 김수야 실사 단장은 버스에서 내려 출입을 막고 있는 노조와 정문 앞에서 대화를 시도했다.

김 단장은 “실사를 위해서 찾은 것일 뿐이다. 출입을 양해해 달라”고 요청했고 노조 관계자는 “인수 철회가 아니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실사단 관계자는 ‘정문 이외에 다른 문으로 출입을 시도할 것이냐’는 질문에 “실사를 위해 온 것이다. 정문 이외에 다른 문으로 (몰래) 들어갈 생각은 없다”고 답했다.

노조와 짧은 대화를 나눈 김 단장은 30여m 떨어진 버스로 돌아갔고 실사단을 태운 버스는 5분여 뒤인 10시 5분께, 현장을 벗어났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아직 노조가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오후 1시에 다시 진입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실사단이 타고 있는 버스가 현장을 벗어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실사단이 타고 있는 버스가 현장을 벗어나고 있다ⓒ민중의소리

노조는 500여명의 ‘실사 저지단’을 구성해 정문을 비롯한 6개 출입구를 모두 차단하고 있다. 실사단은 용역 경비 등을 대동하지는 않았다. 경찰 병력의 도움 없이는 조선소 내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정문 인근에는 거제도 자체 경력 100여명, 창원시 지원경력 10개 중대 400여명 등 총 500여명의 경력이 배치되어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우리는 충돌 등 만약의 상황을 위해 나온 것”이라며 “실사단 진입을 위해 노조원을 소개하거나 정문 통과를 지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3일 오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정문 옆에 배치된 경찰 병력
3일 오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정문 옆에 배치된 경찰 병력ⓒ민중의소리
3일 오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정문 옆에 배치된 경찰 병력
3일 오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정문 옆에 배치된 경찰 병력ⓒ민중의소리
전국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지도부와 조합원 400여명이 3일 오전, 현대중공업 실사단의 출입 저지를 위해 정문을 차단하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지도부와 조합원 400여명이 3일 오전, 현대중공업 실사단의 출입 저지를 위해 정문을 차단하고 있다.ⓒ민중의소리

[1신 | 3일 오전 09:00]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현대중공업이 현장실사에 나서겠다고 통보함에 따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 옥포조선소 정문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노동조합은 실사단이 조선소 내로 진입하지 못하게 막겠다고 밝혔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는 3일 오전 7시 30분부터 정문을 비롯한 6개 출입구를 모두 차단하고 실사단의 조선소 진입을 막고 있다.

신상기 지회장을 비롯한 노조 지도부 6명은 몸에 쇠사슬을 감고 결사 항전을 외치고 있다. 노조는 총 500여명 규모로 ‘현장실사 저지단’을 구성하고 출입문에서 신분증 검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대우조선 매각에 반대하는 지역경제살리기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 소속 시민단체 회원들도 대우조선 정문에 천막을 설치하고 힘을 보탰다.

앞서 대우조선 사측은 지난 31일 노조에 보낸 공문에서 총 20여명으로 구성된 현대중공업 실사단이 이날부터 오는 14일까지 10일간 조선‧해양‧특수선‧유형자산 확인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노조는 이날 아침 8시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합병은 오로지 현대중공업 정씨 일가만을 위한 인수합병으로 반드시 중단되어야 한다”며 “단 한명의 현대중공업 실사단의 출입도 허락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공권력을 동원한 실사 강행 시 즉각적인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찰은 10개 중대 400여명의 경력을 배치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지도부와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 대표자들이 3일 오전, 현대중공업 실사단의 출입 저지를 위해 몸에 쇠사슬을 묶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지도부와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 대표자들이 3일 오전, 현대중공업 실사단의 출입 저지를 위해 몸에 쇠사슬을 묶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민중의소리
전국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지도부와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 대표자들이 3일 오전, 현대중공업 실사단의 출입 저지를 위해 몸에 쇠사슬을 묶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지도부와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 대표자들이 3일 오전, 현대중공업 실사단의 출입 저지를 위해 몸에 쇠사슬을 묶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민중의소리
 

거제 = 윤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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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건재... '조선중앙통신'의 '조선일보' 저격?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9/06/03 10:33
  • 수정일
    2019/06/03 10:3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조선일보' 노역형 보도 이후... 2일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 때 김영철 부위원장 배석 확인

19.06.03 09:14l최종 업데이트 19.06.03 09:41l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제2기 제7차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에서 당선된 군부대들의 군인가족예술조조경연을 관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이날 공연에는 최근 실각설이 나돌았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흰색 원)도 배석해 건재함을 확인했다. 2019.6.3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제2기 제7차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에서 당선된 군부대들의 군인가족예술조조경연을 관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이날 공연에는 최근 실각설이 나돌았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흰색 원)도 배석해 건재함을 확인했다. 2019.6.3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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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노역형설(說)이 나돌았던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참석한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며 숙청설을 일축했다. 

3일 치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제2기 제7차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에서 당선한 군부대들의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이 행사에는 김영철 부위원장이 배석해 건재함을 확인시켰다.

앞서 5월 31일 치 <조선일보>는 한 북한소식통을 인용해 김영철 부위원장이 통일전선부장에서 해임된 뒤 자강도에서 '혁명화 조치'(강제노역과 사상교육) 중이고,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는 미림비행장에서 처형당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조선일보>는 대미 실무협상을 맡았던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과 제2차 북미정상회담(베트남 하노이)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통역을 맡았던 신혜영 '1호 통역관'도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졌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에게 근신 처분이 내려졌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틀 뒤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한 행사에 김영철 부위원장이 배석한 사실을 <조선중앙통신>에서 보도하면서 또다시 <조선일보>의 오보가 확인됐다. 이를 두고 "<조선중앙통신>의 <조선일보> 저격" "북한식 반론권" 등의 풍자 섞인 지적이 나온다.

<조선일보>는 지난 2013년 현송월 삼지연관혁악단 단장이 포르노 비디오 판매 등에 연루돼 공개 처형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현 단장은 지난 2018년 1월 평창동계올림픽 때 북한 사전점검단 일행으로 강릉과 서울을 방문하면서 그의 처형설도 오보로 판정난 바 있다.

<조선일보>의 오보 흑역사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지난 1986년 11월 17일 '김일성 총 맞아 피살'이라는 제목의 기사였다. 당시 <조선일보>는 "북괴 김일성이 총에 맞아 피살되었거나 심각한 사고를 당했다"라는 내용의 호외를 발행해 뿌리기도 했다.

하지만 같은 날 오전 10시 몽골 공산당 서기장을 맞이하기 위해 평양순안국제공항에 김일성 주석이 모습을 나타냈다는 사실이 외신을 통해 알려지면서 <조선일보>의 '김일성 사망 보도'는 오보로 판명났다.   
 
 지난 5월 31일 '조선일보'가 보도한 '김영철은 노역형, 김혁철은 총살' 기사.
▲  지난 5월 31일 "조선일보"가 보도한 "김영철은 노역형, 김혁철은 총살" 기사.
ⓒ 조선일보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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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에서 태평양제국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개벽예감 350] 그 길에서 태평양제국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9/06/03 [08:14]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태평양제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정면도전 

2. 두 가지 대응전략 서두르는 태평양제국

3. 그 길에서 태평양제국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1. 태평양제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정면도전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이르는 기간에 태평양지역의 약소국들을 강점하고 태평양을 불법점거한 대제국이 출현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아메리카합중국이다. 미국은 1854년 3월 31일 페리원정군의 강압외교로 일본의 문호를 개방하고 조약을 맺었고, 1871년 6월 1일 강화도를 침공하였으며, 1893년 1월 17일 하와이왕국을 붕괴시켜 병합하였고, 1898년 12월 10일 필리핀을 식민통치해오던 에스빠냐와의 전쟁에서 승리하여 빠리조약을 체결하였고, 1902년 7월 2일 필리핀 제1공화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하여 필리핀을 강점하였다. 미국이 태평양 전체를 불법적으로 점거하여 대제국을 건설하기 위해 자행한 침략전쟁과 식민통치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약소국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비극과 불행, 고통과 죽음을 들씌웠다. 이런 역사적 맥락을 인식하면, 1902년 미국의 필리핀 강점으로 완공된 태평양지배체제야말로 침략과 살륙, 억압과 강탈이 뒤엉킨 반인륜적 국가범죄의 산물임을 알 수 있다. 

 

지구표면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태평양은 어느 한 나라가 마음대로 소유할 수 없고, 어느 한 나라가 독점적으로 지배해서도 안 된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의 모든 나라들이 호혜적으로 공유해야 할 공리공영의 태평양이다. 그런데도 미국은 태평양을 불법적으로 점거하였을 뿐 아니라, 불법점거를 국제질서니 지역평화니 하는 말로 정당화, 합리화하면서, 100년이 넘도록 그 대양을 독점적으로 지배해왔다. 

 

그러나 태평양제국의 운명은 영원무궁한 것이 아니다. 달이 차면, 반드시 기울어지는 것처럼, 태평양제국의 운명도 반드시 기울어지는 법이다. 제국의 흥망성쇠는 동서고금을 관통하는 법칙이 아닌가. 침략과 살육, 억압과 강탈로 약소국들을 무참히 희생시키며 공룡처럼 몸집을 비대하게 키웠던 모든 제국들이 그 법칙에 따라 쇠망과 조락의 길을 걸었다. 이를테면, 지난 20세기 100년의 역사만 살펴봐도, 한때 제국의 위세를 떨치며 군림했던 대영제국, 대청제국, 대로씨야제국, 대일본제국이 흥망성쇠의 법칙에 따라 줄줄이 쇠망, 조락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오늘은 태평양제국이 전신쇠약증에 걸렸다.     

 

2009년 10월 26일 미국 언론매체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에 실린 ‘미국의 쇠락을 보여주는 9가지 징후들’이라는 제목의 분석기사에 따르면, 미국은 취업, 경제성장, 빈곤, 교육, 국가경쟁력, 번영, 보건, 인간개발, 생활만족도에서 세계 1위의 자리를 다른 나라들에 내주고 뒤로 한참 밀려나는 쇠락징후를 보였다고 지적하였다. 그러나 이 분석기사는 태평양제국의 전신쇠약증을 사회경제부문에 한정시켰다. 무릇 제국의 몰락징후는 사회경제만이 아니라 정치군사에서도 나타나는 법이다.  

 

미국의 국제정치학자이며 아시아전문가였던 차머스 존슨은 2009년 7월 30일에 발표한 ‘제국을 청산할 세 가지 충분한 이유와 그것을 위한 열 가지 방도’라는 제목의 글에서 전후 팽창주의, 아프가니스탄전쟁 패전과 그 후과, 해외군사기지들에서 은밀히 자행되는 치욕적인 범죄를 태평양제국이 청산되어야 하는 이유로 제시했다. 하지만, 그 글은 10년 전에 조성된 국제정세를 염두에 두고 쓰인 것이어서, 태평양제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심각한 도전을 예측하지 못했다. <사진 1> 

 

▲ <사진 1> 위의 사진은 전 세계에서 전쟁을 가장 많이 하는 전쟁국가의 병사들을 촬영한 것이다. 미국의 젊은이들은 자기들이 반인륜적인 침략전쟁에 동원되는 줄도 모른 채, 상관의 명령에 따라 전투에 참가하여 죽고 죽인다. 반인륜적인 살륙전이다. 미국은 반인륜적인 살륙전을 도발하여 태평양 전체를 불법적으로 점거하고 대제국을 건설하였다. 그러나 태평양제국의 운명은 영원무궁한 것이 아니다. 성립 후 100여 년이 지난 오늘, 태평양제국은 전신쇠약증에 걸렸다. 태평양제국은 아시아대륙에서 부단히 힘을 키워온 핵강국들로부터 정면도전을 받기 시작했다. 그 정면도전은 2012년에 시작되었다. 태평양제국의 존립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태평양제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도전은 차머스 존슨이 별세한 때로부터 2년이 지난 2012년에 시작되었다. 태평양제국은 아시아대륙에서 부단히 힘을 키워온 핵강국들로부터 정면도전을 받기 시작했는데, 그 정면도전이 태평양제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태평양제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정면도전이 2012년에 시작된 것으로 보는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2012년 9월 25일 중국의 첫 항공모함 랴오닝함이 취역하였다. 만재배수량이 58,000톤인 이 항공모함은 함재기 및 헬기 40대, 병력 2,600명을 싣고 항해한다. 그런데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2017년에 취역한 미국의 최신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함은 만재배수량이 100,000톤이나 되고, 함재기 75대와 병력 4,300명을 싣고 항해한다고 말하면서, 랴오닝함은 제럴드 포드함에 비해 너무 열세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물량수치만 비교하는 초보적인 평가에 만족하는 사람들은 물량수치비교보다 훨씬 더 중요한 정치군사적 의미는 알지 못한다.    

 

중국이 사상 처음 항공모함을 보유한 것은, 그 동안 아시아대륙에서 힘을 키워온 그 나라가 태평양제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정면도전을 시작한 것이다. 중국은 1964년 10월 16일 자국의 첫 핵시험으로 태평양제국에 도전하였는데, 2012년 9월 25일에는 자국의 첫 항공모함을 취역시켜 태평양제국의 존립을 위협하기 시작하였다. 지난날 중국의 핵시험이 중미국교수립을 불러온 요인으로 되었다면, 오늘날 중국의 항공모함 보유는 태평양제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된다.  

 

(2) 중국이 첫 항공모함을 취역시킨 때로부터 약 넉 달이 지난 2013년 2월 12일, 로씨야 공군 소속 뚜뽈레브-95 장거리전략폭격기 두 대가 미국의 서태평양군사전략거점인 괌에 접근하여 주변상공을 돌며 선회비행을 하다가 북쪽으로 사라졌다. 뚜뽈레브-95는, 13km의 고도로 상승하여 재급유를 받지 않고 시속 550km의 비행속도로 15,000km를 날아가는데, 200킬로톤급, 1,000킬로톤급, 3메가톤급 열핵탄두를 각각 장착한 세 종의 순항미사일을 공중에서 발사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1,000킬로톤급 열핵탄두를 장착한 Kh-22 공중발사순항미사일은 미국의 항모타격단을 격침하기 위해 개발된 것인데, 사거리는 600km이며, 비행속도는 마하 4.6으로 엄청나게 빠르다. 이 장거리전략폭격기는 Kh-22 공중발사순항미사일 32발을 실을 수 있다.   

 

태평양제국이 가장 중시하는 군사전략거점인 괌을 공중발사순항미사일 한 방으로 지도에서 없애버릴 수 있는 로씨야의 장거리전략폭격기 편대가 그 섬의 주변상공에 접근하여 선회비행을 한 것은, 그 동안 유라시아대륙에서 힘을 키워온 로씨야가 태평양제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정면도전을 시작하였음을 말해주는 사건이다. 

 

(3) 중국과 로씨야로부터 정면도전을 받은 태평양제국은 체면이 구겨졌다. 태평양제국은 체면이 구겨진 자기 모습이 친미추종국들의 눈에 나약하게 비칠까봐 은근히 걱정하면서 제국의 힘을 과시할 필요를 느꼈다. 그래서 태평양제국은 자기의 존립을 위협하는 중국과 로씨야의 정면도전을 억제하기 위해 이른바 ‘항행자유작전’이라는 무력도발을 감행하기 시작하였다. 

 

2015년 10월 25일 태평양제국은 중국의 남태평양 군사기지화를 저지한다는 구실을 내걸고 구축함 래쓴함을 남중국해로 출동시켜 중국에 대한 제1차 ‘항행자유작전’을 감행하였다. 또한 2018년 12월 5일 태평양제국은 로씨야의 태평양 군사활동을 억제한다는 구실을 내걸고 구축함 맥캠벨함을 연해변강 울라지보스또크 근해로 출동시켜 로씨야에 대한 제1차 ‘항행자유작전’을 감행하였다. 중국과 로씨야의 정면도전을 억제하려는 태평양제국의 ‘항행자유작전은 계속되고 있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미국 해군 구축함들이 남중국해에 들어가서 이른바 '항행자유작전'을 벌이는 장면이다. 2015년 10월 25일 첫 '항행자유작전'이 시작되었다. 태평양제국은 중국의 남태평양 군사기지화를 저지한다는 구실을 내걸고 '항행자유작전'으로 중국을 심히 자극하고 있다. 위의 사진을 보면, 어마어마하게 큰 미국 국기를 구축함에 내걸었는데, 이런 식의 국기게양은 통상적인 항해에서는 볼 수 없는 이례적인 행동이다. 자극을 받은 중국인민해방군이 혹시 자기들에게 기습공격을 하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그런 이례적인 행동을 불러왔을 것이다. 2018년 12월 5일 태평양제국은 로씨야의 태평양 군사활동을 억제한다는 구실을 내걸고 울라지보스또크 근해에서 '항행자유작전'을 감행하여 로씨야를 심히 자극하였다. 태평양제국의 '항행자유작전'은 계속되고 있다.     

 

(4) 태평양제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중국과 로씨야의 정면도전은 날이 갈수록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되었고, 그로써 미국-중국-로씨야 삼각관계에서 발생한 정치군사적 대립은 격화되었다. 특히 2017년에는 미국-중국-로씨야 삼각관계에서 새로운 대립양상이 나타났다. 여기서 말하는 새로운 무력대결양상은 중국과 로씨야가 각자 단독군사활동으로 태평양제국에게 도전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합동군사활동으로 도전하는 새로운 방식을 취한 것을 뜻한다. 아시아대륙에서 힘을 키워온 두 핵강국은 2017년부터 군사전략적 협동을 시작한 것이다.  

 

이를테면, 중국과 로씨야는 2017년 9월 22일부터 26일까지 로씨야 오호쯔끄해에서 해상합동군사훈련을 진행하였고, 2018년 9월 12일부터 15일까지 로씨야의 동씨비리 자바이깔지방에서 연합전투지휘기구의 작전통제 아래 연합군사훈련 ‘동방-2018’을 진행하였으며, 2019년 4월 29일부터 5월 4일까지 중국 산둥성 칭다오 앞바다에서 실전급 해상합동군사훈련을 진행하였다. 

 

(5) 중국과 로씨야가 군사전략적 협동으로 태평양제국의 존립을 위협하였던 2017년에 태평양제국의 존립을 더 위협하는 엄청난 사건이 벌어졌다. 그것은 1993년부터 장장 25년 동안 태평양제국과 치렬한 핵대결을 벌여오던 조선이 2017년 9월 3일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하는 소형화된 열핵탄두를 기폭하는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고, 같은 해 11월 29일에는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쏘아올리는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하여 국가핵무력을 마침내 완성한 것이다. 

 

조선의 국가핵무력 완성이 가지는 국제정치적 의의는, 태평양제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중국과 로씨야의 정면도전에 신흥핵강국 조선이 가세하였다는데 있다. 불과 몇 달 시차를 두고 연속적으로 일어난 중국-로씨야의 군사전략적 협동과 조선의 국가핵무력 완성은 2017년 이후 태평양제국이 세 핵강국을 상대로 힘겨운 대결을 시작하게 되었음을 말해준다. 중국과 로씨야의 정면도전에 맞서기도 어려운 판이었는데, 신흥핵강국 조선까지 그 판에 가세하였으니, 태평양제국은 극도로 곤궁한 처지에 놓였다.  

 

 

2. 두 가지 대응전략 서두르는 태평양제국

 

태평양제국이 극도로 곤궁한 처지에 놓인 2017년에 태평양제국에서 뜻밖의 정치이변이 일어났다. 정치를 돈으로 환산하기 좋아하는 재벌총수가 ‘위대한 미국을 재건하자’는 선동구호를 내걸고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하여 2017년 1월 20일 태평양제국의 ‘황제’로 등극했던 것이다.    

 

핵강국들인 조선, 중국, 로씨야의 정면도전에 맞서야 하는 어렵고도 힘든 과업이 트럼프 대통령의 어깨를 짓눌렀다.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은 태평양제국의 존립이 위협받기 시작한 곤궁과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응전략을 서둘렀다. 태평양제국의 대응전략은 다음과 같이 전개되었다.

 

(1) 노후한 핵무력을 현대화하고, 전술핵무기 사용을 허용하는 새로운 핵전략

 

태평양제국의 힘은 해군함대에서 나왔다. 태평양제국은 태평양을 휘젓고 다니는 강한 해군력으로 건설되었다. 적어도 제2차 세계대전까지는 그러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사정이 달라졌다. 제2차 세계대전 말, 소련의 홋까이도 점령과 한반도 점령을 크게 우려한 미국은 너무 다급한 김에 아직 기폭시험도 하지 않은 핵폭탄을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투하하였고, 8월 9일에는 나가사끼에 투하하였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1949년 8월 29일 소련은 자국의 첫 핵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소련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 핵보유국으로 세계무대에 등장하였다. 미국의 핵무력이 소련을 위협한 것만큼, 소련의 핵무력도 미국을 위협하였다. 그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국과 소련은 무한정한 핵군비경쟁에 돌입하였다. 그것은 상대국가를 핵공격으로 멸망시킬 이른바 확증파괴의 전략핵무기를 누가 더 많이 보유하는가 하는 어리석기 짝이 없는 소모경쟁이었다. 존 케네디 대통령 밑에서 국방장관직을 수행하던 로벗 맥나마라가 천명한 핵전쟁교리에 따르면, 교전상대국 전체 인구의 25%를 살상하고, 산업시설의 50%를 파괴할 수 있는 전략핵무기를 보유하여야 핵억제력을 가졌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핵군비경쟁에 빠진 핵강국들은 핵무기개발기술을 고도화시켰다. 소형화, 경량화, 정밀화된 핵탄, 증폭분열탄, 전자기파탄, 중성자탄, 열핵탄이 출현하고, 핵탄두를 장착하는 미사일도 여러 갈래로 발전되어 핵무력의 다종화가 실현되었다. 핵무력의 진화는 교전상대국을 멸망시킬 강력한 확증파괴력을 주장하는 핵전쟁교리를 폐기시켰다.   

 

엄청난 파괴력 때문에 실전에서 사용하기 힘들었던 전략핵무기는 실전에서 재래식 무기와 함께 사용될 수 있는 전술핵무기로 변신하였다. 핵전쟁위험이 그만큼 더 커진 것이다. 그런 위험은 미국과 소련을 핵군비감축으로 떠밀었다. 핵군비감축협정에 따라, 전술핵탄과 중거리 및 단거리탄도미사일이 폐기되었다. 

 

2016년 10월 8일 로씨야는 발트해 연안에 있는 역외영토인 깔리닌그라드에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을 전진배치하였다고 밝혔다. 이스칸데르는 전술핵탄두를 장착하고 미사일방어망을 뚫고 들어가 특정목표만 골라서 초정밀타격으로 파괴하는 단거리탄도미사일이다. 로씨야의 핵무력에 맞서기 위해 미국은 유럽에 B61 핵무기를 전진배치했는데, 1968년에 생산된 B61은 미사일에 장착되는 작고 가벼운 핵탄두가 아니라, 전폭기에 탑재하는 크고 무거운 핵폭탄이다. 미국은 도이췰란드, 이딸리아, 네덜란드, 벨지끄, 뛰르끼에 같은 친미추종국들에 B61 핵폭탄 200여 발을 쌓아놓았다. 하지만, 핵무기고에 보관된 B61 핵폭탄를 꺼내 비밀암호(EAM)를 입력하여 전폭기에 장착한 다음, 전폭기를 출격시켜 적진 상공에서 투하하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는 노후한 핵폭탄을 가지고서는 임의의 시각에, 임의의 장소에서 기습발사하는 로씨야의 핵탄두 장착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을 도저히 당할 수 없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실전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낙후된 핵폭탄을 유럽 각지의 핵무기고들에 쌓아놓았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하였다. 그로부터 몇 달 뒤, 그를 더욱 경악시킨 일이 일어났는데, 그 사연은 다음과 같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2017년 8월 1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전략군사령부를 시찰하는 장면이다. 사진에 보이는 곳은 전략군사령부 작전지휘소 미사일발사통제실(launch control room)이다. 창문이 전혀 없고, 천정이 궁륭식으로 된 것을 보면, 지하시설이 분명하다. 사진에 보이는 왼쪽 구호판에는 "...(로케)트군이 워싱톤을 타격할 데 대한 명령을 충성으로 (받들자)"라는 구호가 쓰여 있고, 오른쪽 직관물에는 "최고사령관 동지 결심하시면 언제든 타격"이라는 구호가 쓰여 있다. 그 구호들은 워싱턴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발사를 이 미사일발사통제실에서 통제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런데 사진에 나타난 내부설비들은 미사일발사통제실이 아마도 1980년대쯤 건설되었음을 말해준다. 다시 말해서, 조선인민군은 이미 30여 년 전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통제실을 운영해온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날 전략군사령부 작전지휘소에서 포위사격계획을 검토하고 승인하였는데, 그것은 미국이 중시하는 태평양군사전략거점인 괌의 주변수역 동서남북에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 4발을 동시에 발사하여 포위사격하는 계획이었다.     

 

2017년 8월 1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인민군 전략군사령부를 시찰하면서 김락겸 전략군사령관이 보고한 작전계획을 검토하고 승인하였다. 그것은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 4발을 동시에 발사해 괌을 포위사격하는 작전계획이다. 만약 전시에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에 고폭탄두를 장착하여 발사하면, 괌의 앤더슨공군기지 안에 있는 어느 특정시설물만 골라서 파괴할 수 있고, 저위력전술핵탄두를 장착하여 발사하면 그 공군기지 활주로는 복구할 수 없을 만큼 대파될 것이다. 그처럼 위협적인 화성-12형 4발이 동시에 괌의 동서남북 주변수역에 떨어지는 경우, 하와이와 괌을 비롯한 태평양작전구역에 분산배치된 미국군 184,460명은 공포에 질려 전의를 상실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이 그처럼 위협적인 탄도미사일을 가지고 태평양작전구역을 위협하고 있는 것에 대해 경악하였고, 태평양제국이 그런 위협을 받으면서도 그에 맞설 전술핵탄두와 중거리탄도미사일을 갖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경악하였다. 그래서 그는 전술핵탄두와 중거리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핵무력현대화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 영국 언론매체 <가디언> 2018년 1월 9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핵무기 사용에 대한 제한조치를 느슨하게 풀고, 트라이던트 미사일에 장착할 신형 저위력핵무기(low-yield nuclear weapon)를 개발하는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2) 무력을 증강시킨 방패막이를 최전선에 내보내는 군사전략

 

2017년 3월 22일 일본은 만재배수량이 27,000톤인 헬기항공모함 가가함을 취역시켰다. 가가함에는 작전기 28대, 병력 400명, 적재량 3.5톤급 군용화물차 50대 또는 그에 상당하는 군사장비를 실을 수 있으며, 헬기 5대가 비행갑판에서 동시에 이착륙할 수 있다. 가가함과 똑같은 헬기항공모함인 이즈모함은 2015년 3월 25일에 취역했다. 

 

2018년 12월 18일 아베 총리가 주재한 각료회의에서 ‘방위계획대강’ 개정안과 ‘방위력정비계획’이 의결되었다. 그 문서들에는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처음으로 항공모함, 스텔스전투기, 장거리순항미사일을 보유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그런 계획에 따라, 일본은 이즈모함과 가가함을 전투기를 탑재하는 항공모함으로 개조하고, 거기에 미국산 스텔스전투기 F-35B 42대를 탑재할 것이고, 마하 5 이상의 극초음속으로 비행하는 장거리순항미사일도 도입할 것이다. 

 

이런 정황은 일본이 ‘전수방위원칙’을 내던지고 대대적인 무력증강책동에 광분하고 있음을 말해주는데, 특히 주목되는 것은 일본의 무력증강책동이 태평양제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조선, 중국, 로씨야의 정면도전에 맞서는 방패막이로 일본을 앞에 내세우는 트럼프 행정부의 아시아태평양전략을 따르는 추종행동이라는 사실이다. 

 

미국의 견지에서 보면, 홋까이도에서 오끼나와까지 길게 내리뻗은 일본렬도는 미국의 태평양작전구역에 대한 조선, 중국, 로씨야의 공격위험을 막아줄 아주 좋은 지전략적 위치(geostrategic position)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러므로 미국은 조선, 중국, 로씨야로부터 정면도전을 받을수록 그에 대한 방패막이로 일본을 더욱 완강히 붙들어 두게 된다.    

 

다른 한편, 일본의 견지에서 보면, 태평양전쟁에서 패한 이후 70년이 넘는 오랜 기간 태평양제국에게 안보를 위탁해온 나라가 이제 와서 독자로선을 택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자기의 단독력량만으로는 핵강국들인 조선, 중국, 로씨야에 맞설 수 없기 때문에 태평양제국에게 밀착하는 수밖에 없다. 

 

2019년 5월 25일부터 3박4일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였다. 2019년 3월 19일 일본 언론매체들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나루히또 국왕 즉위식에 미국 대통령을 비롯하여 한국 대통령, 중국 국가주석, 로씨야 대통령, 영국 수상, 프랑스 대통령 등 일본과 국교를 맺은 전 세계 195개 나라의 국가수반을 초대하기로 결정하였다고 했는데, 미국 대통령 한 사람만 초대하기로 결정을 바꾼 것이다. 일본이 국왕 즉위식에 다른 나라 국가수반으로서는 미국 대통령 한 사람만 초대한 것은 태평양제국과 제후국이 정치군사동맹을 비상히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사진 4>   

 

▲ <사진 4> 일본을 국빈방문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각각 부인을 대동하고 2019년 5월 28일 요꼬스까 해상자위대기지에 정박한 헬기항공모함 가가함에 올랐다.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일본 군함에 승선한 유일한 대통령이다. 위의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가함 격납고를 가득 메운 일본해상자위대 장병들과 미국 해군 7함대 장병들 500명 앞에서 연설하는 장면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각각 연설에서 미일동맹이 굳건하다고 역설하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국빈방문에서 드러난 것은, 자기의 존립을 위협하는 조선, 중국, 로씨야의 정면도전을 억제하기 위해 일본을 방패막이로 앞에 내세우려는 미국의 속셈, 그리고 미국에게 밀착하여 자기의 국가안보를 유지하려는 일본의 속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국빈방문에서 드러난 것은, 자기의 존립을 위협하는 조선, 중국, 로씨야의 정면도전을 억제하기 위해 제후국을 방패막이로 앞에 내세우려는 제국의 속셈, 그리고 태평양제국에게 밀착하여 자기의 국가안보를 유지하려는 제후국의 속셈이다. 

 

2019년 5월 28일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요꼬스까 해상자위대기지에 정박한 헬기항공모함 가가함에 올랐다.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일본 군함에 오른 것이다. 아베 총리는 가가함 격납고를 가득 메운 해상자위대 장병들과 미국 해군 7함대 장병들 500명 앞에서 다음과 같이 연설했다. 

 

“미일 수뇌가 함께 자위대와 미국군을 격려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미일동맹은 나와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해 더없이 굳건해졌다. 우리 두 사람이 가가함에 서 있는 것이 그 증거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의 연설에 이어 다음과 같이 연설했다. 

 

“일본이 레이와 시대(국왕의 즉위로 ‘레이와’라는 새 연호를 쓰는 시대-옮긴이)를 시작하는 이 역사적인 시점에, 우리는 미일동맹과 우리 두 나라의 자유애호인민들의 친선을 축하하고 있다. 우리 두 나라의 무력은 여기에서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함께 훈련하고 함께 활동하고 있다. 매우 특별하다. 사실, 여기는 미국 해군함대와 동맹국 해군함대가 지휘부를 서로 곁에 두고 있는, 세계에서 유일한 군항이다. 이곳에 주둔하는 미국 해군병사들과 일본 해군병사들은 우리 두 나라의 훌륭한 우호관계가 얼마나 영속적인 힘을 가졌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다.”  

 

 

3. 그 길에서 태평양제국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2019년 5월 4일과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밑에 조선인민군 화력타격부대들의 신속반응능력을 판정, 검열하기 위한 훈련이 함경남도 금야군 호도반도와 평안북도 구성시 인근에서 각각 진행되었다. 화력타격훈련에 초정밀타격능력을 가진 새로운 전술탄도미사일이 등장하였다는 소식이 보도되었다. 로씨야가 2016년 깔리닌그라드에 전진배치하여 유럽전선을 바짝 긴장시킨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과 마찬가지로 저위력전술핵탄두를 장착하고 미사일방어망을 뚫고 들어가 특정목표만 골라 초정밀타격으로 파괴하는 조선의 천하무적 미사일이 등장하였으니 백악관이 술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조선의 천하무적 미사일이 등장한 것을 두고 백악관이 불안과 근심으로 술렁거렸으나, 백악관의 주인은 2019년 5월 25일 일본 도꾜에 도착한 직후 트위터에 “북조선이 작은 무기를 발사하여 우리 사람들 중 몇몇 사람과 다른 사람들이 혼란에 빠졌으나, 난 그렇지 않다”고 썼다. 위의 인용문에 나오는 ‘작은 무기’는 조선의 새로운 전술탄도미사일이고, 위의 인용문에 나오는 ‘혼란에 빠진 사람들’은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과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 등 미국의 안보부문 고위관리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의 새로운 전술탄도미사일이 대수롭지 않은 작은 무기라고 하면서, 자기는 참모들과 달리 조선의 미사일발사훈련 소식을 듣고도 놀라지 않았다고 하였다. 하지만 그것은 거짓말이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2019년 5월 9일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현지지도 밑에 평안북도 구성시 인근에서 진행된 서부전선 화력타격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현장을 촬영한 보도사진들 가운데 하나다. 사진은 자행발사대차량의 덮개 반쪽이 열리면서 미사일 탄체가 수직으로 곧추서는 장면을 보여준다. 이 사진에 나타난 미사일은 초정밀타격능력을 가진 새로운 전술탄도미사일이다. 이 미사일은 각종 재래식 탄두 또는 저위력전술핵탄두를 장착하고 미사일방어망을 뚫고 들어가 특정목표만 골라 파괴하는 천하무적 미사일이다. 이 위력적인 미사일이 등장한 것을 보고, 백악관은 불안과 근심으로 술렁거렸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동요하지 않고 태연자약한 것처럼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위에서 서술한 것처럼, 조선의 새로운 전술탄도미사일은 불규칙한 비행으로 모든 미사일방어망을 무용지물로 만들면서, 초정밀타격으로 주한미국군기지들도 파괴할 수 있고, 동해에 출동한 미국 해군 항모타격단도 격침시킬 수 있는 천하무적 미사일이므로, 대수롭지 않은 작은 무기라는 말은 거짓이다. 또한 미국 온라인매체 <봑스>가 2019년 5월 4일에 보도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으로부터 조선에서 새로운 전술탄도미사일 발사훈련이 진행되었다는 긴급보고를 받고 “버럭 화를 냈다(pissed off)”고 하였으니, 미사일발사훈련소식을 듣고 놀라지 않았다고 서술한 것도 역시 거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그런 거짓말을 늘어놓은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은 그의 트위터 메시지에 들어있다. 그는 위와 같은 거짓말을 늘어놓고 나서, 이렇게 썼다. “나는 김 위원장이 나에게 한 약속을 지킬 것으로 믿는다. 그리고 또한 그가 정신없는 사람 조 바이든을 지능 낮은 사람 또는 그보다 더한 말로 불렀을 때 나는 씩 웃었다. 그건 아마도 내게 보내는 신호가 아닐까?”   

 

위의 인용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미핵협상이 재개되기를 바라는 희망을 피력하였고, 대선주자로 나선 자기의 정적 조 바이든에 대한 <조선중앙통신>의 비난기사를 자기에게 보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협상재개신호로 여기고 싶은 속마음까지 드러냈다. 이런 정황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3차 조미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문제와 비핵화를 실현하는 문제에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2019년 5월 27일 일본을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한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작은 미사일에 대해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느냐?”, “북조선이 단거리미사일을 발사하여 유엔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다. 직설적인 질문에 대해 그는 흥미로운 답변으로 응수했다. 

 

“신경 쓰이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측근들은 그것이 위반이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나는 다르게 본다. 나는 아마도 그(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지칭-옮긴이)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는 것으로 보는데, 아마 그런 게 아닐 수도 있다. 누가 알겠는가?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내가 아는 것은 (그 동안 조선에서) 핵시험이 없었다는 것이다. 탄도미사일 발사도 없었고, 장거리미사일 발사도 없었다. 나는 앞으로 우리가 (비핵화 문제에 관한) 합의에 이를 것으로 생각한다.”    

 

관측시야를 넓혀,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태평양전략을 투시보면, 한 가지 사실이 돋보인다. 그것은 그가 태평양제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조선, 중국, 로씨야의 정면도전을 동일한 전략으로 대응하지 않고, 차별적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서, 중국과 로씨야에게는 대립전략으로 대응하고, 조선에게는 협상전략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이나 뿌찐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위의 인용문에서 드러난 것처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중국과 로씨야에 대한 대응전략과 조선에 대한 대응전략 사이에 차별성을 두는 것인가? 의문을 풀어주는 해답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태평양전략에 들어있다. 조선, 중국, 로씨야의 정면도전으로 태평양제국의 존립이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의 무력을 증강시켜 방패막이로 최전선에 내보내면 조선, 중국, 로씨야의 정면도전을 막아내고 태평양제국의 안보를 지킬 수 있다는 것, 바로 이것이 트럼프의 아시아태평양전략이다. 

 

태평양제국은 자기의 존립을 위협하는 조선, 중국, 로씨야의 정면도전을 억제하기 위해 태평양작전구역에 해군력과 공군력을 급속히 증강배치하고 있다. 태평양제국은 육군력으로 지키는 것이 아니다. 트럼프의 아시아태평양전략은 해군력과 공군력을 중심으로 편성된 미일동맹군의 전략적 가치를 중시하고, 지상군으로 구성된 주한미국군의 전략적 가치를 경시한다. 트럼프의 아시아태평양전략이 추진될수록, 지상군으로 구성된 주한미국군은 막대한 주둔경비나 소모할 뿐 전략적 가치를 잃게 되고, 한미동맹의 전략적 가치도 사라지는 것이다. 

 

이런 점을 간파한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국군 철수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였으나, 각료들의 반대에 부딪혀 몇 차례 열띤 논쟁을 벌였다. 트럼프 행정부 안에서 철군의사를 가진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밖에 없다. <사진 6> 

 

▲ <사진 6> 이 사진은 2017년 11월 7일부터 8일까지 한국을 국빈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장면이다. 사진은 한미동맹이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트럼프의 아시아태평양전략은 해군력과 공군력을 중심으로 편성된 미일동맹군의 전략적 가치를 중시하고, 지상군으로 구성된 주한미국군의 전략적 가치를 경시한다. 트럼프의 아시아태평양전략이 추진될수록, 지상군으로 구성된 주한미국군은 막대한 주둔경비나 소모할 뿐, 전략적 가치를 잃게 되고, 한미동맹의 전략적 가치도 사라지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동맹의 전략적 가치가 최소화되고, 미일동맹의 전략적 가치가 최대화되는 현 정세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주한미국군 주둔경비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뒤집어씌워 주둔경비협상 자체를 깨버리려는 것을 보면, 자신의 철군의사를 버리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위와 같은 정황은 조미핵협상이 진전될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2월 28일 윁남 하노이에서 진행된 조미정상회담에서 철군의사를 표명하기는커녕, 조선을 심히 자극하는 리비아식 비핵화 방안을 꺼내놓고 회담을 결렬시켰다. 그런 행동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동맹의 전략적 가치가 최소화되고 있는 현실을 알지 못하고, 상황을 오판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식 비핵화 방안을 철회하고 조선식 비핵화 방안을 인정하는 전향적인 태도변화를 보여야 제3차 조미정상회담 제의를 받아줄 것이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리비아식 비핵화 방안을 철회하려는 전향적인 태도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정상회담 개최를 간절히 바라는 것은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식 비핵화 방안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 채, 무턱대고 정상회담 개최만 바라고 있는지 모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포괄적인 개념만 제시하였을 뿐, 비핵화 방안은 아직 제시하지 않았으므로 트럼프 대통령이 그 문제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런 것은 아니다. 조선식 비핵화 방안은 지금으로부터 13년 전에 명백히 제시되었다. 2006년 10월 3일에 발표된 조선외무성 성명은 “우리의 최종목표는 조선반도에서 우리의 일방적인 무장해제로 이어지는 <비핵화>가 아니라 조미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조선반도와 그 주변에서 모든 핵위협을 근원적으로 제거하는 비핵화이다”라고 언명하면서, “우리는 온갖 도전과 난관을 과감하게 뚫고 우리 식대로 조선반도 비핵화를 반드시 실현하기 위하여 적극 노력할 것”이라는 결의를 표명하였다.  

 

13년 전,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조선외무성 성명을 통해 부쉬 대통령에게 조선식 비핵화 방안을 제시하였지만, 부쉬 대통령은 사리분별을 하지 못하고 압박소동에나 매달리기에 바빠서 그 성명을 읽어보지도 않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3년 전에 제시한 비핵화 방안을 일점일획도 변함없이 계승하였다. 위의 성명에 서술된 것처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방안은 조선의 “일방적인 무장해제로 이어지는” 리비아식 비핵화가 아니라, 조미평화협정체결과 조미관계개선으로 “조미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주한미국군을 철거하여 “조선반도와 그 주변에서 모든 핵위협을 근원적으로 제거하는 비핵화”를 실현하는 것이다. 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려면,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식 비핵화 방안과 철군방안을 놓고 대타협을 단행하는 길밖에 없다. 그 길에서 태평양제국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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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강도 양키들의 속성?

뻔히 보고도 없다고 우기는 이유

“이란과 북한(조선)이 ‘운반 가능한 핵무기’를 갖지 못하게 하겠다”는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뒷북 발언이 화제다.

북한(조선)과 이란이 핵무기 운반능력을 이미 갖췄다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안다.

북한(조선)은 지난 2017년 미 본토까지 도달하고도 남는 사거리 1만3천Km의 ‘화성-15호’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도 지난 2017년 사거리 2천Km의 신형 탄도미사일 ‘코람샤흐르’ 시험 발사 소식을 국영방송(IRIB)을 통해 보도했다.

이처럼 뻔히 ‘운반능력’을 가진 북한(조선)과 이란을 미국은 한사코 ‘운반능력’을 아직 갖추지 못했다고 우기는 이유가 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미국의 이런 이해 못 할 태도를 보면서 문득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때가 떠오른다.

2002년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이란, 북한(조선), 그리고 이라크를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미국은 먼저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침공했다.

침공이 있기 전 이라크는 군사시설을 모두 공개하며 단 한발의 탄도미사일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여러 차례 증명해 보였다.

국가연합(UN)도 이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라크를 침공했다.

침공 후 이라크에 대량살상 무기가 없었다는 것을 미국은 뒤 늦게 시인했다.

세인들은 말한다. “미국은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있다며 침공했지만, 만약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진짜 있었다면 미국은 결코 이라크를 침공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 2017년 발사한 이란의 ‘코람샤흐르’ 시험 발사(왼쪽) 사거리 1만3천Km에 달하는 북의 ‘화성-15호’(오른쪽)

미국이 이란에는 핵사찰과 제재 압박을 계속해오다 2006년 이란이 핵개발을 선언하자 2015년 미국은 이란과 핵협정을 맺었다.

최근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과 맺은 핵협정을 파기하고 마치 전쟁이라도 할 것처럼 호들갑이지만 핵개발 능력을 가진 이란을 미국이 침공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북한(조선)과 30년을 이어온 핵공방은 2017년 북한(조선)의 핵무력완성 선언으로 종지부를 찍었고, 미국은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조선)과 관계개선에 합의했다.

미국은 대량살상 무기가 없다고 하는 이라크에는 대량살상무기가 있다고 우기고, 탄도미사일까지 발사한 북한(조선)과 이란에는 아직 운반능력이 없다고 우긴다.

미국은 미 본토와 하와이 괌 등 미국령에 도달하는 대량살상무기가 있는 국가와는 절대로 전쟁을 하지 않는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전쟁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것이 이라크와 이란 북한(조선)의 운명이 갈린 이유다.

볼턴 보좌관이 북한(조선)과 이란에 아직 운반능력이 없다고 우긴 이유를 이제 알 것같다. 그는 미국이 이 두 국가와는 전쟁할 자신이 없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강호석 기자  sonkang1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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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유람선 실종자 수색 난항…사망자 7명 신원 모두 확인

등록 :2019-05-31 23:28수정 :2019-05-31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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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밤(현지시각)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주변에서 현지 주민과 관광객들이 다뉴브강(두너강)을 바라보고 있다. 부다페스트/신소영 기자
30일 밤(현지시각)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주변에서 현지 주민과 관광객들이 다뉴브강(두너강)을 바라보고 있다. 부다페스트/신소영 기자
[다뉴브강 참사 르포]
헝가리 현지 언론 “이번 사고는 인재” 지적
‘정부합동 신속대응팀’ 선발대도 현장 도착
외교부 “사망자 7명 신원은 모두 확인”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 사고 실종자 가족이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헝가리 이름 두너강) 가운데 여의도처럼 자리잡은 머르기트섬에 도착한 것은 31일 오전 오후 2시30분(이하 현지시각)이었다. 이날 사고 현장에 도착한 가족 10여명은 카키색 텐트에 임시로 마련한 한국 긴급구조대 대책본부에서 헝가리와 한국 당국자들을 만나 40분 가량 대화를 나눴다. 가족들은 수색 상황과 이후 대책 등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앞선 이날 오전 9시, 사고가 난 머르기트 다리 주변에서는 수색 작업이 분주하게 진행됐지만 실종자 가족들이 이곳을 방문할 때까지도 새로운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다리 아래에는 대형 바지선과 크레인이 자리잡았고 수색선 2척이 침몰 현장 인근을 오갔다. 다리 위에는 헝가리 시민 50여명이 난간에 몸을 기댄 채 사고 현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전날 밤 늦은 시간까지 수색 작업을 진행한 헝가리 당국은 이날 낮 12시45분부터 선체 내부 등에 대한 수색을 시도했다. 오전 10시께 도착한 한국해난구조대(SSU)와 해경 등 신속대응팀은 이날 본격적인 작업에 투입되지 못했다. 이날 오후 긴급구조대는 헝가리 쪽과 회의 끝에 유속이 빨라 6월2일까지 잠수수색이 어렵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긴급구조대는 일단 보트를 이용한 수상수색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헝가리 정부는 이날 오전부터 적극적인 수색을 시도했다. 헝가리 경찰청이 실종자 수색 총괄지휘를 맡았고, 대테러청에서 잠수부를 투입했다. 헝가리 군도 인력을 파견했고, 해경은 헬리콥터와 수중 레이더 등을 동원했다. 헝가리 정부의 요청에 따라 오스트리아 특수부대인 코브라 부대의 구조전문요원 10명도 전날 현장에 도착해 수색 작업을 돕고 있다. 현장 지휘를 위해 급파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오전 9시 머르기트 다리 위에 도착해 페테르 시야르토 외무장관을 비롯한 헝가리 정부 관계자 등을 통해 수색 현황을 파악했다. 현장에서 만난 이당권 주헝가리 한국문화원장은 “헝가리 당국에서는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하고 있다”며 “머르기트 다리 침몰 현장에선 인양 작업에 대해 논의하고, 실종자 수색은 좀 더 범위를 넓혀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작업은 만만치 않은 상태다. 실제 이날 낮 12시45분께 투입된 헝가리 잠수부 한명은 유속이 너무 빨라 3분 간격으로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했다. 계속 내린 비로 강의 수위는 5m를 넘어섰고, 흙탕물이 가득해 가시거리가 40~50㎝밖에 되지 않았다. 유속도 시간당 15㎞로 매우 빠른 편이다. 구조 작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주헝가리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한겨레>와 만나 “헝가리 정부가 허블레아니호 인양 준비를 진행하고 있으나 수심이 깊고 가시거리가 좋지 않아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고 알려왔다. 인양은 지체되고 있으나 수색과 구조는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 사망자 7명 모두 신원 확인 유람선에 타고 있던 한국인 관광객 33명 가운데 사망자 7명, 실종자 19명, 구조된 이가 7명인 현황은 사고가 발생한 29일과 달라지지 않았다. 구조된 7명 가운데 6명은 퇴원했고, 1명은 골절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다. 안타깝게 숨진 7명의 신원은 모두 확인됐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헝가리 당국이 제공한 사망자 7명의 지문을 토대로 한국 경찰이 신원을 모두 확인했다”며 “가족들이 현지에 도착하는 대로 유해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신분증을 지니고 있었던 2명뿐이었다. 한편 경찰청은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외사수사과장(총경)을 단장으로, 인터폴계 소속 1명과 신원감식팀 3명으로 구성한 팀을 이날 추가로 현장에 파견했다. 경찰청 신원감식팀은 대형 재난 현장이나 외국에서 자국민 피해가 발생했을 때 전문적인 신원 확인을 담당하고 있다. 생존자들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이날 오전 현지에 도착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오후 3시30분 기자간담회에서 생존자들의 상황을 묻는 질문에 “본인들은 살았지만 사랑하는 가족 눈 앞에서 잃은 경험을 한 분들이다. 정신 적 힘들어하고 있다. 당시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조차 고통스러워 해서 가슴이 아팠다”라고 말했다.

 

■ “다뉴브강 오가는 대형 선박 운항 규제해야” 헝가리 현지에서는 이번 사고가 ‘인재’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헝가리 온라인 뉴스 사이트인 <인덱스>는 “진로를 바꾸려고 한 대형 크루즈 선박과 침몰한 허블레아니 사이에 제대로 교신이 오가지 않았던 것이 문제였다”고 지적하며, 앞으로 다뉴브강을 오가는 배들은 자동 선박 식별 및 추적 시스템을 갖추도록 법적으로 의무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형 선박 운항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머르기트 다리를 찾았다는 부다페스트 시민 둘라 시에타포(62)는 “오후 1~3시 사이엔 대형 선박 10대가 한꺼번에 이곳을 지나기도 한다”며 “정부가 다뉴브강에서 돈을 벌겠다는 기업들을 규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견된 사고인데 하필 그 희생자가 한국인이 된 것이 안타깝고 미안하다”고 했다. 2016년 기준 다뉴브강을 운항하는 대형 크루즈 선박은 250척으로 집계된다.

 

31일 오전 (현지시각)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주변에서 침몰 선체를 인양하기 위해 수상 크레인이 준비하고 있다. 부다페스트/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31일 오전 (현지시각)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주변에서 침몰 선체를 인양하기 위해 수상 크레인이 준비하고 있다. 부다페스트/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 헝가리 시민들, 촛불과 꽃 들고 추모 행렬 머르기트 다리는 평소 밤이 되면 황금색으로 빛나는 헝가리 국회의사당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유명한 야경 전망대다. 그런 관광 명소가 한국인들을 태운 유람선 침몰 이후엔 구조를 기원하고 수색을 지켜보는 참담한 자리가 됐다.

 

30일 밤에는 다뉴브 강둑과 머르기트 다리 등 곳곳에 부다페스트 시민들이 직접 두고 간 수십개의 촛불과 꽃이 놓였다. 시민들은 촛불이 강한 바람에 꺼지지 않도록 유리 마개를 씌워 두기도 했다. 시민들은 초를 땅에 세우고 불을 붙이고 다시 유리 마개로 덮으며 이번 사고로 실종된 이들이 어딘가에서 살아 있길 기도했다. 가족, 연인 등과 함께 현장을 찾아 밤늦은 시간까지 까만 늪처럼 보이는 강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이들도 있었다.

 

헝가리 대학생 페헤르 사볼츠(23)는 “인터넷에서 뉴스를 보고 사고가 일어난 것을 알았다. 짧은 시간에 사고가 벌어졌고 아직도 물속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며 “현재로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곳에 와서 강을 바라보는 것이다. 너무나도 큰 비극”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부다페스트/남은주 김민제 기자 mifoco@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96213.html?_fr=mt1#csidxaedd261009e79b79edbb7575b9e8db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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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구속 간부 즉각 석방하라”

민주노총, “구속 간부 즉각 석방하라”
 
 
 
백남주 객원기자 
기사입력: 2019/05/31 [20:57]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민주노총 간부 구속에 대해 민주노총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을 규탄했다. (사진 : 노동과세계)     © 편집국

 

법원이 민주노총 간부들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을 두고 민주노총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문재인 정권 들어 민주노총 간부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8일 경찰과 검찰은 지난 3, 4월 국회 앞에서 열린 노동법 개악 저지’ 집회와 관련해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조합원 6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공동건조물침입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서울 남부지법 문성관 부장판사는 30일 6명의 노동자 중 김억 민주노총 조직실장한상진 민주노총 조직국장장현술 민주노총 조직국장 등 3명에 대해 증거 인멸과 도망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민주노총은 31일 정오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가 철석같았던 노동존중 사회와 최저임금 1만원’ 약속을 지키라는 민주노총의 요구에 실국장급 간부 전원구속으로 답했다며 정권의 탄압을 규탄했다.

 

민주노총은 이들이 구속된 진짜 이유는 정부가 그토록 밀어 붙이는 노동개악에 반대하고헌법으로 보장하는 노동기본권을 요구해서라며 정부의 이번 구속이 모든 노동현안에 대한 노동의 요구와 저항을 이제는 탄압으로 누르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구속자를 즉각 석방하지 않는다면 이미 밝힌 7월 총파업을 문재인 정부 규탄 대정부 총파업으로 방향을 바꿔 재설계할 수밖에 없다고 선언했다.

 

민주노총은 구름 정책 속에서 탄압을 반복하는 정부에 대한 설득보다 일자리를 잃고임금을 떼이고비정규직 굴레에서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모든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당장의 투쟁이 더 시급하다며 짓누를수록 더욱 강한 투쟁으로 일어서는 민주노총의 결의와 투지를 다질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동과세계보도에 따르면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위원장으로서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를 이미 받았고 적극적인 수사 협조 의지도 밝힌 상황임에도 정부가 노동개악에 저항하는노동자들의 요구를 공안탄압으로 대응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위원장의 지침에 따라 움직인 집행간부들을 구속한 정부의 만행을 규탄하며 동지들을 구출하기 위한 사회적 여론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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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문재인 정부 민주노총 탄압에 대한 입장

 

짓누를수록 더욱 강한 결의와 투지로 일어서는 민주노총

문재인 정부 탄압에 대한 민주노총 성명

 

문재인 정부의 민주노총 탄압 규탄한다구속 동지 즉각 석방하라!

 

문재인 정부가 철석같았던 노동존중 사회와 최저임금 1만원’ 약속을 지키라는 민주노총의 요구에 실국장급 간부 전원구속으로 답했다.

 

정부가 민주노총 간부 세 명을 잡아 가두며 내세운 이유는 핑계에 불과하다이들이 구속된 진짜 이유는 정부가 그토록 밀어 붙이는 노동개악에 반대하고헌법으로 보장하는 노동기본권을 요구해서다민주노총이 3월과 4월 전력을 기울여 저임금 노동에 반대하고초장시간 노동에 반대하고비정규직 철폐와 ILO 핵심협약 비준과 재벌개혁과 사회공공성을 요구한 것이 선봉에 섰던 간부들이 구속된 진짜 이유다.

 

문재인 정부가 말하는 국민에 과연 노동자가 있는가문재인 정부가 거론하는 사회에 노동조합이 있는가최저임금은 올랐는데 오히려 임금은 줄은 노동자주 최대 52시간 노동이 도입됐다는데 오히려 노동시간이 늘어나는 노동자대통령은 재벌개혁한다고 했는데 재벌세습의 희생양으로 고용과 노조를 포기해야하는 노동자를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민주노총은 정부의 이번 구속이 모든 노동현안에 대한 노동의 요구와 저항을 이제는 탄압으로 누르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이겠다.

 

정부는 이제부터 노동의 요구를 누르고 최저임금 심의를 가이드라인 쳐놓고 일방 전개하겠다는 의도다재벌특혜 대우조선 현중매각을 노동자가 반대해도 일방적으로 계속 진행하겠다는 의도다국회가 정상화되면 노동의 반대를 무시하고 탄력근로제 개악을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비정규직 철폐 약속 위반에 대한 노동의 규탄과 저항도 탄압으로 누르겠다는 것이다전교조 법외노조 취소해직공무원 복직특수고용직 노동조합 인정 등 정부 행정조치 즉시 이행을 촉구하는 노동의 요구도 몽둥이로 두들겨 패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즉시 답하라모든 노동의 요구와 저항을 탄압으로 눌러보겠다는 것이 정부 의지라면민주노총은 이미 밝힌 7월 총파업을 문재인 정부 규탄 대정부 총파업으로 방향을 바꿔 재설계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하겠다그게 아니라면즉각 구속자부터 석방하라.

 

민주노총은 뜬구름 정책 속에서 탄압을 반복하는 정부에 대한 설득보다 일자리를 잃고임금을 떼이고비정규직 굴레에서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모든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당장의 투쟁이 더 시급하다짓누를수록 더욱 강한 투쟁으로 일어서는 민주노총의 결의와 투지를 다질 뿐이다.

 

2019년 5월 31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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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콩의 전쟁'...재선 준비 트럼프 '텃밭' 건드리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9/06/01 08:53
  • 수정일
    2019/06/01 08:5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분석] "미·중 무역분쟁은 패권전쟁 일환"
2019.05.31 17:43:13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대한 외교적 협상 타결 기대가 점점 사그라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극적인 '빅딜'이 성사될 것이라는 기대는 시간이 갈수록 회의적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현재의 무역분쟁은 미·중 간 경제적 갈등의 영역을 넘어선 '패권 전쟁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중국은 미국의 관세 부과 압박에 대해, '결사항전'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

6월 1일 중국 정부는 600억 달러어치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를 추가로 시행할 예정이다. 중국은 지난해 말까지 1100억 달러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나머지 600억 달러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하면 '미국산 수입품 전체'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게 되는 셈이다. 

보복관세만으로는 역부족이다. 교역 규모의 차이로 '비대칭 보복'이 되기 때문이다. 중국의 보복관세 맞대응에 대해 트럼프 정부는 이미 예고한 '중국산 수입품 전체에 대한 고율의 관세 부과'를 단행할 전망이다. 이미 25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데, 나머지 3250억 달러(약 387조4000억 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서도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것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협상으로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점점 사그라들고 있다. 중국이 미국의 대두 수입을 중단하고, 희토류 수출 금지 카드까지 시사하면서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AP=연합


중국,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으로 트럼프 직격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관세는 중국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미국의 압박에) 약한 국가가 된 이란이 협상을 원하듯 중국도 매우 약한 국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고개를 숙이지 않는 한 협상이 아니라 압박을 지속할 것이라는 경고다. 

하지만 중국도 미국의 관세 부과를 '선전포고'로 받아들인 상황이다. 중국은 교역 규모 차이로 보복관세로 맞대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지자, '자원의 무기화'를 추가 카드로 꺼내 들었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중국은 국가 주권과 존엄에 상처를 주는 어떠한 합의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대응 입장을 밝혔다. 

또한 가오펑 대변인은 "중국의 희토류로 만들어진 제품이 중국 발전을 억제하는 데 쓰이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면서 "미국이 성의를 갖고 중국이 제시한 핵심 관심사를 적절하게 해결함으로써 상호 존중의 기초 위에서 협상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희토류는 휴대폰·반도체·전기차 배터리는 물론, 미국의 미사일과 레이저에도 쓰이는 필수원료로 '첨단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린다. 광물 원석에서 존재하는 양이 극히 적은 금속류다. 희토류는 중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90% 이상을 담당하고 있고, 미국도 전체 희토류 수입량의 8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의 압박에 맞서 희토류 수출 제한도 불사하겠다는 경고로 해석되는 발언은 상무부에서만 나온 것이 아니다. 지난 28일 중국 국무원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누군가 중국산 희토류로 만든 제품으로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려 한다면 중국 인민이 절대 유쾌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 20일 희토류 생산업체를 시찰한 자리에서 "희토류는 중국의 중요한 전략자원"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 최고지도자까지 포함된 중국 정부 관계자들로부터 희토류 수출 금지를 미국에 대한 무기로 쓸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들이 계속 나오는 것이다.    

중국이 지난 2010년 일본과 동중국해 일부 섬에 대한 영유권 분쟁에서 희토류의 대(對)일본 수출 금지 조치를 취해 이틀 만에 일본의 굴복을 받아낸 사건은 희토류가 '자원 무기'로 가공할 위력을 보여준 사례로 회자된다.  

중국이 미국의 관세압박에 '자원 무기'까지 동원해 반격에 나선 것은 무역분쟁의 성격을 경제적 현안만으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의 '전쟁' 의지는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 조치로도 드러났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국영 곡물 수입업체들은 당국으로부터 '미국산 대두를 계속 수입하라'는 지시를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에서 미국산 대두 수입이 재개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대두 수입국으로 대부분은 사료로 사용된다. 중국이 '맛보기 자원 무기'로 대두를 선택한 것은 미국산 대두의 주 생산지인 중서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텃밭이기 때문이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내년 대선을 앞두고 핵심 지지층인 중서부 농민들의 표심 이탈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이미 지난해 7월 미국이 대중 관세 인상으로 무역분쟁의 선공에 나선 직후 중국은 미국산 대두에 25%의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이로 인해 미국산 대두의 수출물량이 급감했고, 지난해 미국 농가소득은 2013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3일 160억 달러(약 19조 원) 규모의 농가 지원 정책을 발표해 '농민 유권자 달래기'에 나서야 했다.

하지만 '희토류 수출 제한 카드'만큼은 중국 정부가 실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핵무기를 함부로 쓸 수 없는 것처럼, '희토류 카드'가 그렇게 위력적이라면 세계 최강대국 미국을 상대로 쓴다는 것은 사실상 전쟁을 불사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가 중국에 희토류 수입을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만 정밀타격할 수 있는 무기'가 되기도 어렵다.  

희토류 카드가 미국에게 타격을 주지 못한 데다, 오히려 중국의 피해가 더 클 수 있기 때문에 '무용지물'이라는 정반대의 분석도 있다. 희토류는 지구상에 드물게 분포한다는 의미에서 희귀한 금속이 아니다. 희토류가 포함된 광물 원석은 미국을 비롯해 브라질, 호주, 베트남, 인도, 북한 등 다른 나라에도 많이 존재한다. 다만 희토류가 원석에서 차지하는 양의 비중이 극히 적고, 이를 추출하기 위한 공정 자체가 심각한 공해를 일으키기 때문에 채산성이나 환경문제로 자체 생산을 거의 하지 않는 것이다. 

중국이 미국을 겨냥해 희토류를 수출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일종의 전쟁상황으로 간주하고 희토류를 자체 생산하거나 다른 수입선을 동원하는 체제 구축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재고도 1년 정도 쌓아두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중국의 희토류 수출이 실제 타격을 주기까지도 상당한 기간이 걸린다. 이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중국이 '자원의 무기화'로 반격에 나설 의지를 보인다면, 미국은 외교안보에서도 중국을 압박하는 다양한 카드를 쓰기 시작했다. 미국 국방부는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특수전사령부와의 합동훈련을 내년부터 재개하기로 했다. 

특히 미국은 중국이 수복할 영토로 보고 있는 대만 문제까지 활용할 수 있다. 자칫하면 미·중 간 군사적 분쟁까지 확대될 우려도 나온다. 

지난 23일 미 군함 2척이 중국과 대만 사이에 있는 대만해협을 통과해 중국의 코앞에서 군사작전을 펼쳤다. 중국은 외국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에 강하게 반발해왔다. 하지만 미 해군 구축함 등이 대만해협을 통과한 것은 올해에만 벌써 다섯 번째다.

미국 하원은 지난 7일 대만에 대해 첨단 무기 판매 보증과 군사적 지원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담은 관련 법안 개정안들을 통과시켰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주장해온 중국이 폐지를 강력히 요구해온 법안들이다. 

이에 맞서 중국 인민해방군은 지난 5일부터 대만과 불과 185㎞ 떨어진 저장성 인근 해역에서 엿새간 실사격 군사훈련을 했다. 대만도 이에 맞서 지난 22일 중국의 침공을 가정하고 구축함 등 함정 14척과 F-15 전투기 등 군용기 22대를 동원한 대규모 합동 훈련을 실시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 갈등 속에 자칫 대만 해협에서 군사적 분쟁 가능성까지 우려된다고 경고한다. 실제 지난 3월 중국 전투기들이 2011년 이후 처음으로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자 대만 전투기들이 긴급 출동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은 '21세기 패권 국가'로 부상하려는 중국에 대해 미국이 정면으로 제동을 거는 '패권 전쟁'의 초기 양상으로 보고 있다. 

지난 30일 중국 정부의 싱크탱크에 해당하는 사회과학원 숭훙(宋泓) 세계경제정치연구소 부소장은 "미·중 무역 전쟁은 패권 전쟁 양상을 띠고 있어 향후 점점 치열해질 것"이라면서 "양국 간 무역 갈등뿐 아니라 기술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문제가 터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31일 사설을 통해 "미국은 현행 다자주의 질서에 계속해서 도전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독단적인 패권주의 행위는 더 강력한 반발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승선 기자 editor2@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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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은 항일 독립운동 했던 남북의 양심이 하나되는 것”

 김원웅 신임 광복회장 “새 광복회, 국가 정통성의 중심에 올려놓고 싶다”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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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31  15: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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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광복회장에 취임해 6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김원웅 광복회 회장을 18일 만나 '민족진영, 민족세력의 맏형으로서 광복회를 국가 정통성의 중심에 올려놓겠다'는 포부를 들었다. [사진-조천현]

"한마디로 얘기해서 국가 정통성의 중심에 광복회를 올려 놓고 싶어요. 민족진영, 민족세력의 맏형 노릇을 하겠다는 거에요. 우리가. 광복회가. 결국은 그것이 통일문제와 연결이 돼요. 대한민국의 국가 정통성이라는 걸 친일 세력들이 주도해 왔어요. 친일에 뿌리를 두고 분단에 기생하는 세력들이거든. 이 기득권층을 독립유공자들과 민족세력으로 교체해 내는 것이 대한민국의 국가 정통성을 세우는 일이라고 봐요. 그래야만 대한민국이 애국의 대상이 됩니다. 통일이라는 것도 항일 독립운동을 했던 남과 북의 양심이 하나가 되는 거에요."

오는 6월 1일부터 4년 임기를 시작하는 김원웅 신임 광복회 회장. 1992년 14대 총선 출마 이후 16, 17대까지 3선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노무현 정부시절에는 대북 비공개 특사와 3년간의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장을 지낸 그였지만 본색은 투철한 민족주의자임을 감추지 않았다.

아니, 정치에 입문하면서 스스로 다짐했던 일이 바로 그것이었다. 

정계에 입문한 1992년부터 일제잔재청산의원모임 대표(1992~1996), 국민학교 명칭을 초등학교로 바꾸는 교육법 개정(1995), 독립운동가 예우에 관한 법 개정(1994), 생존 애국지사 예우금 예산 확보(1993), 민화협 공동의장(2003), 친일인명사전 예산지원(2003), 일제강제동원진상규명 및 보상법 제정(2003), 제주 남북민족평화축전 조직위원장(2003),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 제정(2005),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장(2006~2009), 친일반민족행위자 국립묘지 안장 금지를 위한 상훈법 개정안 제출(2007), 무국적 순국선열의 국적회복을 위한 국적법 개정 추진(2007) 등이 그가 대표적으로 한 일들이다.

정계를 떠난 2009년 이후에도 친일미화 교학사교과서 출판정지 가처분 신청(2013), 박근혜의 친일군인 백선엽 군복 문화재 지정 저지(2013), '일본의 조선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주장한 문창극 총리임명 저지(2014), 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 회장(2004~2017), 항일독립운동가단체연합회 대표(2011~2017) 등 민족주의에 입각한 그의 역사전쟁은 멈추지 않았다.

이런 내력은 널리 알려진대로 백범 김구의 중매로 부부의 연을 맺은 조선의열단 김근수 지사와 여성광복군 전월선 여사의 장남으로 1944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있던 중국 충칭(重慶)에서 태어난 그의 출생에서도 짐작해볼 수 있는 일이다. 한편으론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생계를 위해 한때 당시 집권당인 공화당 사무처에서 근무했던 부끄러운 자각도 한몫했다.

전국의 독립유공자 8,600여명을 아우르는 대표 단체인 광복회는 국가의 정통성과 관련된 최고 원로조직이고 그만한 상징성과 대표성이 있다.

역대 회장으로서는 최연소(75세)인 그에게 광복회는 나라의 독립을 있게 한 정통성과 분단된 민족의 통일을 이루어야 하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대한민국의 '좌장'이다.

그래서 품위를 지키고 노후를 즐기는 광복회 회장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독립유공자의 권위를 다 드러내서 일제 식민지배 36년, 친일파 강점 74년을 종식시키겠다"고 열변을 토했다. 

"초대부터 21대까지 육군 참모총장이 단 한명도 빼놓지 않고 만주에서 독립군 토벌하던 자들인 나라는 독립군의 법통이 아니라 일본 토벌대의 법통을 이어 받은 나라이며, 독립된 나라라고 보기 어렵다", "나라가 어려울 때 외세에 빌붙어 일장기를 들던 손으로 이제 성조기를 들고 있는 자들은 축출의 대상이지 상생의 대상이 아니다. 그런 상생은 원칙을 벗어나는 것이다", "친일세력이 모여있는 자유한국당은 존재 자체가 악이고 존재하면 안되는 정치세력이다. 보수의 이데올로기를 다른 세력에게 빼앗긴 이들은 보수일 수가 없다. 한국 정치에서 보수는 나같은 사람이다."

그의 말은 거침이 없었다. 3선 국회의원에 3년간 국회 통외통위 위원장을 역임한 관록은 최근 북미, 남북관계를 꿰뚫어 민족의 장래에 대해 종횡무진 식견을 펼쳤다.

오는 6월 7일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취임식을 갖는 김원웅 신임 광복회장을 지난 18일 인사동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


일제 식민지배 36년, 친일파 강점 74년 종식시키겠다

   
▲ 김원웅 회장은 오는 7일 취임식에 민족단체와 통일운동단체, 민주화운동단체를 두루 망라해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조천현]

□ 통일뉴스 : 지난 8일 광복회 제46차 정기총회에서 제21대 회장으로 선출되셨다. 축하드린다. 2023년 5월말까지 4년간 광복회장으로 활동하시게 되는데, 여러 계기에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하신 바는 있다. 중요한 내용을 직접 소개해 달라.

■ 김원웅 : 나는 한마디로 얘기해서 국가 정통성의 중심에 광복회를 올려 놓고 싶어요. 그간 대한민국의 정통성이라는 걸 친일 세력들이 대표하듯히 했거든요. 그래서 국가 정통성의 중심에 광복회를 올리고 싶다는 거에요. 이번에 취임식을 하잖아요. 옛날 취임식을 봤더니 민족단체나 통일운동단체, 민주화운동 단체는 다 외면했어요. 난 이번에 그런 곳을 최대한 넣었어요. 

민족문제연구소라든지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몽양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 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 등 독립유공자 단체 단체장 등 다 초대하고 그것만이 아니라 통일운동 단체들 6.15남측위원회나 민화협 등, 그리고 해방 이후의 민주화운동단체들 다 초대할 겁니다. 가해자는 다 친일 반민족세력이고 거기에 저항했던 세력들이잖아요.

제주 4 3항쟁, 대구항쟁, 여순항쟁, 3.15부정선거에 맞선 4.19혁명, 부마항쟁, 그리고 최근 촛불항쟁까지 대한민국의 역사는 친일 반민족 기득권세력에 대한 민중의 저항사에요. 야당이 싸운게 아니에요. 그런 곳을 다 초청할 거에요. 모두 광복회가 끌어 안아야 할 대상이라고 보는 거지요.

이번 취임식에  그런 분들을 초청한다는 건 광복회가 나아갈 방향을 이야기하는 것이지요. 민족진영, 민족세력의 맏형 노릇을 하겠다는 거예죠. 우리가. 광복회가. 결국은 그것이 통일문제와 연결이 돼요. 친일에 뿌리를 두고 분단에 기생하는 세력들이 자리잡고 있는 기득권층을 독립유공자 뿐만 아니라 민족세력으로 교체해 내는 것이 대한민국의 국가 정통성을 세우는 일이고 그래야만 대한민국이 애국의 대상이 된다고 생각해요. 

통일이라는 것도 항일 독립운동을 했던 남과 북의 양심이 하나가 되는 거에요. 먼저 남쪽의 양심을 복원해 내는 거에요. 미국이나 일본을 탓할게 아니라 우리 남쪽이 양심이 없는 거에요. 항일 독립운동을 했던 남과 북의 양심을 복원해 내고 그것이 하나가 되는 것, 그게 바로 통일이거든요. 권력만이 아니라 언론 등 사회세력에서도 복원해 내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고 봐요.


□ 과거는 덮고 상생하자는 의견도 있지 않나. 통일을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갈등, 남남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있는데...

■ 상생이라는 말에 나는 거부감이 많아요. 나쁜 놈들이랑 어떻게 상생을 해요. 미국 사람들이 나치랑 상생 하지 않잖아요. 그런데 왜 우리한테는 나쁜 놈들 하고 상생 하라고 해요? 아니 나라가 어려울 때 외세에 빌붙어서 한때 일장기를 들던 손으로 이제 성조기를 들고 있는 그 자들이 어떻게 상생의 대상이 되냐고, 그들은 축출에 대상이지 상생의 대상이 아니에요. 공동체의 입장에서는 존재 자체가 악인 사람들이에요. 그런 상생을 말하는 것은 원칙을 벗어나는 거예요.

일제시대에 일본놈 밑에서 자치하자는 얘기하고 뭐가 달라요. 해방 이후에 우리 부모님들이 살아계실 때, 내가 초등학교 5,6학년에서 중학교 1학년 때요. 그 나이쯤에 세상 물정을 조금은 알지 않아요. 우리 집이 대전에 있으니까 호남에 있는 독립운동가들도 서울을 왔다 갔다하면서 대전을 들르고, 영남에 있는 독립운동가들도 경부선 타고 교차로인 대전 우리 집에 잘 들르셨단 말이에요. 내가 거기서 어른들 술, 담배 심부름하면서 그 대화에 끼지는 못했지만 어렴풋이 들은 이야기가 있어요.

8.15 광복절 행사에 참여하고 싶지가 않다는 거예요. 이유가 뭐냐니까 '단 아래에서 박수 치는 사람은 독립운동한 사람들이고 단상에서 박수받는 놈들은 친일파들이다'라는 거예요. 실제로 그랬잖아. 그래서 내가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8.15 행사 때 8년 동안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어.

그 사람들은 3.1절이나 8.15를 기념할 만한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에요. 그런 사람들이 단상에 앉아 있는 거에요. 난 그런 나라가 애국의 대상이 되는 나라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난 돈 없고 빽 없어서 군대에 3년 가 있었는데 솔직히 애국심으로 간 건 아니에요. 나는 대한민국을 애국의 대상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다만 애국의 대상으로 만들려는 노력은 했어요.

3선을 하는 동안 의정활동의 촛점도 거기에 두었어요. 일제 강제징용이라든지, 친일재산 환수라든지...


김 회장은 광복회장 선거에서 '광복회는 다른 보훈단체와 근본이 다르다'는 취지로 광복회를 보훈처에서 국무총리 산하로 옮기고 '독립유공자'를 국가유공자'와 완전 분리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또 내년부터 광복회 예산을 대폭 증액시키고 유신시절 개악된 연금지급 관련법을 원상회복하여 어떤 경우라도 최초 연금수혜로부터 2대를 보장하며, 애국지사와 광복회원의 연금 인상률을 높이고 시도지부장, 사무국장 등 실무자들의 대우도 개선하겠다고 했다.

또 독일, 프랑스의 '나치 찬양 금지법'과 유사한 '친일 찬양 금지법'을 만들어 독립운동가를 폄하하고 친일을 미화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법 제정과 국립묘지에 친일반민족행위자 안장을 금지하는 상훈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독립유공자를 국가유공자 안에 끼워넣은 것은 친일파들의 잔꾀


□ 올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정부에서도 집중적으로 과거 독립운동을 부각해서 알리고 있으니 광복회의 새 사업에 기대를 할 수 있지 않나.

■ 대통령이 갖고 있는 역사의식에 나도 동의하는 부분이 많아요. 문제는 그것을 이벤트하듯이 해서는 안된다는 거에요. 실질적으로 정부가 광복회에 주는 예산이나, 재향군인회나 이북5도민회에 주는 예산 같은데서 변화가 하나도 없는 거에요. 실제로 제도화되는 게 없다는 거죠.

예를 들어 이북5도민회가 1년 예산으로 100억원을 받아요. 그런데 광복회는 17억원을 받아요. 그게 박정희때부터 이명박, 박근혜를 지나면서 하나도 늘지 않은 거에요. 광복회가 제일 가난하게 대우를 받아요. 그러니까 이벤트할 때 위 간부들만 무대에서 대접하는 것 처럼 왔다 갔다하지 속까지 대접은 안한단 말이에요.


□ 광복회를 보훈처에서 국무총리 산하로 옮기고 예산도 대폭 늘리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 미국의 경우에 독립운동을 했던 조지 워싱턴 같은 사람들에 대한 예우와 남북전쟁 전사자에 대한 예우에 차이가 있어요. 프랑스도 나치 독일과 싸운 레지스탕스에 대한 예우는 나라가 독립한 이후 유공자에 대한 대우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달라요.

근본적인 차이는 독립운동한 사람들이 이른바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 한 것은 아니잖아요. 역사의 당위, 역사의 의무에 답했던 것 아닌가요. 그 과정에 식량이라든지, 무기를 조달하기 위해서 자기 재산 팔아서 다 했던 겁니다. 국가가 무기나 식량, 피복을 대 준 게 아니에요. 그런 분들을 재향군인회 같은 조직과 같이 대접하면 안되는 겁니다.

그마저도 지자체에서 행사할 때보면 묶어놓거나 끼워넣는 형식으로 하면서 단상에 차례대로 앉히는데, 이게 격에 맞느냐는 거에요. 나는 이게 바로 친일세력들이 광복회나 독립운동을 폄하하기 위한 수단으로 국가유공자 단체들과 함께 보훈처에 둔 거라고 봐요.


□ 일반적으로 독립유공자들이 연세가 많기 때문에 자리를 앞에 드리지 않나.

■ 원래는 앞에도 안되는 거고, 그나마 싸워야 자리가 나와요. 법 규정으로는 앞에 앉도록 되어 있지 않은데 지부가 센 곳에서는 싸워서 앉고 그렇지 않은 곳은 뒤에 앉아서 그 사이에 끼어서 가만히 있고 그런 거죠. 독립운동 유공자는 국가유공자와 다르고 분리되어야 하고 그렇게 하는 것이 대부분의 정상적인 국가의 관례에요.

독립유공자를 국가유공자에 끼어 넣은 것은 친일세력들이 독립유공자들을 폄하하기 위한 방법으로 한 거에요. 광복회를 국가유공자의 처우를 다루는 보훈처에서 담당하도록 한 거죠. 이런 걸 그대로 두고 3.1운동 100주년 행사만 하면 이벤트밖에 안되는 것이지요.


□ 현재 정부는 국무총리 소속으로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위원회를 구성해 2021년 완공을 목표로 건립을 추진하고 있고, 서대문 형무소가 바라 보이는 자리에 건립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 임시정부는 독립운동을 한 여러 계보 중의 하나에요. 거기보다 더 치열하게 한 곳도 많이 있어요. 독립운동 역사를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설명하는 것은 역사적 사실과도 맞지 않고 다소 과도하다고 생각합니다. 규모도 크고 활동도 더 활발한 '조선의열단'도 있지 않아요. 

그런 점에서 임시정부 기념관을 따로 만들 것이 아니라 백범기념관과 묶어서 거기서 같이 하면 된다고 봅니다.

임시정부의 대표적 인물인 백범기념관을 증축하던지 해서 거기에 임시정부 기념관을 묶고, 서대문형무소 자리에는 3.1운동 참가자들 수천명이 투옥되었던 곳이니만큼 3.1운동기념관을 만드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임시정부 요인들은 해외에 있었기 때문에 서대문형무소에 갇힌 적이 없어요. 

3.1운동에 의해서 임시정부가 생기고, 조선의열단도 생겼잖아요. 3.1운동은 민중혁명의 기점이라고 볼 수 있으니 그 자리에는 더더욱 임시정부 기념관보다는 3.1운동기념관을 만드는 것이 좋겠습니다.

 

대한민국은 약산에게 훈장 줄 자격없다

   
▲ '일제 식민지배 36년, 친일파 강점 74년의 역사를 종식시켜야 한다. 우리는 아직 광복이 안된 나라에 살고 있다.' [사진-조천현]

□ 부모가 모두 의열단 활동에 나선 당사자이시다. 약산 김원봉 서훈 문제와 관련한 사회적 논란에 대한 생각은?

■ 단독정부 수립이 현안으로 떠올랐을 때 백범은 '나는 어떠한 불이익이 있더라도 분단된 나라의 단독정부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했죠. 백범이 살아있었다면 대한민국에서 훈장을 안받았을 거에요. 대한민국이 백범에게 훈장을 줄 수 있는 자격이 있는 나라는 아니에요. 

지금 약산 김원봉에게 훈장을 주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기를 '월북을 했다'는 거에요. 그런데 약산이 월북을 할려고 한게 아니에요. 월남을 했잖아요. 그런데 실제로 신변의 위협을 느낀거예요. 친일파들이 중심이 돼서 테러리스트를 동원하고 하니까 여기서는 백범 김구나 몽양 여운형처럼 자기 생명을 부지하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었단 말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약산이 월북을 했다고 설명하면 안되고 대한민국의 친일파들이 들들 볶아서 쫓아낸 거라고 말하는 게 맞아요.

나는 대한민국이 약산에게 훈장을 주느냐 안주느냐를 고민할 수 있는 나라일 수는 없다고 봐요. 대한민국은 약산에게 훈장을 줄 수 있는 도덕적 자격이 없는 나라에요. 그래서 난 반대해요. 친일청산이 안된 이런 나라에서 가해자가 사과를 해야지 어떻게 피해자에게 훈장을 주나. 약산에게 사과를 먼저 해야지. 국가적 차원에서.

일각에서 훈장을 줄 수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는 건 너무 소아적이라고 봐요. 내가 약산이라면 친일파들이 주도하는 대한민국에서 주는 훈장 안받을 거요.


□ 대전 현충원 등을 중심으로, 이미 서훈이 주어졌지만 친일행적이 뒤늦게 확인된 인사들의 이장 문제 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 10여년 전부터 그런 운동이 열심히 벌어졌죠.  예전 국회 통외통위 위원장할 때 한번은 일본사람들을 만나서 이런 이야기를 한적 있어요. 

'독일이 EU에서 프랑스와 잘 호흡을 맞추어서 중심국가 역할을 잘 하고 있다. 독일이 만약 과거청산하지 않았으면 EU의 지도적 국가가 안된다. 나는 일본이 아시아의 지도적 국가가 될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본다. 그러려면 독일처럼 해라. 일본이 과거청산을 하지 않으면 백인의 우월성을 입증해 주는 것이라는 차원에서 일본만의 부끄러움이 아니라 아시아인의 부끄러움이다'라고...

그러면서 '야스쿠니 진자 참배 같은 것 좀 하지 말라'고 했더니 거꾸로 그 일본인이 솔직히 이야기하겠다며 '대한민국 국립묘지에 일본 전범들의 졸개들이 잔뜩 묻혀 있던데 거기는 왜 참배하느냐'고 말하더라고요. 

또 하나는 일제강점기에 '한일합방은 조선인의 행복'이라는 사설을 써서 철저한 친일을 주창했던 조선일보가 지금 한국인이 가장 애독하는 신문이라는 지적인데, 한마디로 너희들이나 똑바로 하라는 이야기지요.

할말이 없지 않아요. 2007년에 내가 친일인사, 반민족행위자들의 국립묘지 안장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상훈법을 개정했는데, 그게 뭐 흐지부지되다가 폐기되고 말았어요. 그 뒤에 그 법을 네번째 제출해서 지금 살아있는 그 법을 내놓은 의원이 인재근 의원이던데, 광복회가 앞장서려고 합니다. 

이번에 안되면 내년 총선이후에도 계속 추진할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 광복회 내부의 개혁과제라고 할 수 있는 일은 있나.

■ 에휴, 일반적으로 광복회 회원들이 사회적 약자들이 많아요. 내가 선거하느라고 다니면서 우리 대의원들 집엘 좀 가보자고 하면 그렇게 오지 말라고 해요. 정말 가난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거기까지는 그렇다고 치는데 정신적으로도 과거 이승만 정부, 군사정부, 조중동에게 세뇌가 되어 있어서 박정희나 박근혜를 좋은 사람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꽤 있어요. 그런데 그 사람들을 보면 분노가 아니라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떻게 독립운동가의 후손이 자기 선조의 뜻과는 다른 배반의 길을 걸으면서 그걸 제대로 모르는 거예요. 그렇게 공부를 못한 거에요. 친일파들의 세뇌에 놀아난 줄을 본인이 몰라요. 그리고 그걸 애국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사람이 적지 않아요. 그걸 보고 내가 어떻게 분노를 하냐고. 

그래서 지금 살아있는 광복군 뿐만 아니라 그 후손들까지 다시 한번 세상을 일깨우는 역사교육을 시켰으면 좋겠어요.

광복회 회장이 되면서 우리가 진짜 보수다, 진짜 보수가 나간다고 말합니다. 아니 일제때 일장기 들고 나가고 지금 성조기 드는 그런 보수가 어디 있어요. 그건 존재하면 안되는 거에요.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기준 중에 정치적으로는 민족주의가 보수에요. 세계주의, 국제적 보편주의가 진보에요. 지금 우리는 욕하지만 일본 아베는 민족주의에요.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 보수로 일컬어지는 자들은 미국편을 들어요. 그들이 말하는 한미동맹은 대미종속의 심화일 뿐이에요. 

해방이후 미군정은 청산해야 할 친일파들을 권력의 중심에 앉혀 놨잖아요. 친일파들 입장에서는 미국이 은인이죠. 그 은혜를 잊지 않고 지금도 태극기와 성조기를 같이 들고 나오는 걸 보면 의리는 있는 것 같아요.(웃음)


내가 진정한 보수, 친일 반민족세력은 존재 자체가 악(惡)


□ 우리 사회의 보수에 대한 개념 규정도 다르게 하는 것 같은데. 

■ 일제 식민지배 36년, 친일파 강점 74년을 종식시키겠다, 아직도 우리는 진정한 해방이 되지 않았다는게 내 생각입니다. 대한민국 초대 이응준 육군 참모총장에서 21대 이세호까지 단 한명도 빼놓지 않고 만주에서 독립군 토벌하던 자들입니다. 독립군의 법통이 아니라 일본 토벌대의 법통을 이어받은 것이 대한민국 군대에요. 가슴 아픈 이야기지만 이게 현실이잖아요. 이게 독립된 나라냐고. 

이 자들이 성조기 들고 나오는 건 이해가 되죠. 이들의 유일한 무기는 민족주의자를 빨갱이로 내몰아 잡는 거에요. 민족시인 윤동주, 단재 신채호가 옥사한 것은 일제의 치안유지법 때문이었고 그게 나중에 국가보안법으로 이름이 바뀐 것입니다. 독립군들 때려잡던 치안유지법으로 독립운동가 후손들, 민주화운동 인사들 잡아들이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국가보안법이 있는 한 강점기라고 봐야 된다는 거지요.

그런 점에서 친일세력이 모여있는 자유한국당은 존재 자체가 악이에요. 존재하면 안되는 정치세력이에요. 한국 정치에서는 나같은 사람이 보수에요. 보수의 이데올로기를 다른 세력에게 빼앗긴 저들이 어떻게 보수냐고. 사회과학적 입장에서도 그들은 보수가 아니에요. 

   
▲ 김 회장은 통일은 항일 독립운동을 했던 남과 북의 양심이 하나가 되는 일이라며, 남쪽에서 먼저 친일 반민족 세력을 소멸시키고 양심을 복원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조천현]

□ 북측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도 고민했을 것 같은데.

■ 분단 극복을 위해 광복회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입니다. 때에 따라서는 주변국가들을 설득하기 위해서 취임 후에 미국 대사를 만나 우리 민족진영의 입장을 이야기할 거에요. 일본, 러시아, 중국 대사와도 두루 만날 계획입니다. 오는 7일 취임식 때도 4개국 대사를 다 초청했어요.

그 자리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분단 극복을 하려고 하는 대한민국 정부의 외교를 존중해주는 나라가 아니면 우리 우방이 아니라고 말할 거에요. 

일본에게는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면 안된다고 경고를 할 겁니다. 그동안 과거청산을 안했을 뿐만 아니라 6자회담 등의 계기에도 남북을 이간시키는데 앞장서왔다는 점을 지적할 겁니다. 미국에게는 일본을 껴안고 한미동맹하려고 하면 반미운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하겠습니다. 이런 얘기를 우리 정부는 할 수 없겠지만 난 할 수 있어요.

 

이어진 대화에서 김 회장은 최근 외교 현안과 북미 및 남북, 한미 현안에 대해서도 최장기 국회 통외통위위원장의 관록을 자랑하며, 종횡무진 식견을 펼쳤다.

그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역대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의 틀을 바꿔 북한과 협상에 나선 것은 북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해 미국에 위협이 되었기 때문이다.

배경은 이렇다. 미국의 정보기관이 오바마 대통령에 보고한 대북 보고서에서 2025년 동북아에 경제발전과 아울러 '자주적'이고 발언력이 강한, 영향력있는 '통일 한반도'(Unified Korea)가 등장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자주적' 국가는 곧 동북아시아에서 미국의 문전옥답이 없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오바마 정권은 '전략적 인내'라는 정책을 채택했다. '전략적 인내'시기에도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2017년 이후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의 성공을 천명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정책의 틀을 바꾸지 않으면 안되었다.

일본 전문가들을 통해 한반도를 인식하는 미국은 역사적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을 상대하면서 거듭 실수를 저지르고 현재 소강상태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러나 시간은 미국의 편이 아니다. 미국을 위협하는 핵과 미사일은 갈수록 정교하고 파괴력이 커진다. 시간이 미국편이라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다.

북은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에 대한 철저한 전환을 요구하는 것이고, 북에 최고의 제재 압박을 가해 협상테이블로 끌어내려는 미국의 전략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북미관계 진전은 그런 점에서 연내 미국 대선을 앞둔 시점에 임박해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지금은 북한이 본질적인 북미관계에 앞서 미리 김빼기 하지 않겠다는 입장에서 우리 당국의 제안에 소극적이지만 문재인 정부의 진심에 대한 신뢰는 있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는 "북한, 미국과 신뢰를 추구하면서 북미관계와 남북관계를 한치의 오차도 없이 끌고 나가려고 하는데, 이게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눈물겨울 정도로 노력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인정한다"고 하면서도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수용적인 태도로 신뢰를 형성하는 것과 함께 '이건 좀 아니다'라는 그룹도 있어서 좀더 다양한 극을 만들어서 정교하게 끌고가는 노력이 아쉽다"고 말했다.

미일동맹을 동북아시아의 중심으로 생각하고 있는 미국에게는 "독일에서 나치의 부활을 상상할 수 없는 것 처럼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은 있을 수 없다"는 논리와 더불어 "계속 일본과 어울려 한반도 정책을 쓰면 앞으로 일본을 얻는 대신 전 아시아를 잃게 될 것"이라고 틀을 깨주는 접근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6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신임 김원웅 광복회 회장은 6월 7일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취임식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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