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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어른'이 담장을 넘는 순간, 아빠의 두려움도 사라졌단다

 
쌍용차 복직자가 딸에게 들려주는 <두 어른> 이야기

17.08.22 11:30 | 글:고동민쪽지보내기|편집:장지혜쪽지보내기

'백발의 거리 투사' 백기완 선생님과 '길 위의 신부' 문정현 신부님이 공동 저자로 나서서 <두 어른>이란 제목의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3만 부 판매가 목표입니다. 이 책의 수익금 전액은 1100만 비정규노동자들이 '꿀잠'을 잘 수 있는 쉼터를 만드는 데 보탭니다. [편집자말]
▲ 두 어른이 비정규노동자의 쉽터 '꿀잠'을 위해 붓과 칼을 들었다. ⓒ 노순택

딸! 지금부터 아빠가 하는 이야기를 어렵더라도 잊지는 말아줄래. 아빠에겐 참, 고마운 두 어른이 있어. 온몸으로 아빠의 뒷배가 되어준 분들이야. 너는 잘 모를 거야. 두 어른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사실, 아빠도 다 알지는 못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는 많지만 보고 들은 게 아니니 여기서 말하지는 않을게. 

하지만 네가 혹은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은 이런 분들의 헌신이 있어 가능했다고 생각해. 그래서 꼭 한 번 너에게 들려주고 싶었어. 아빠가 두 어른 곁에서 목격한 일들을. 이 시대가 기억하고 기록해야 할 역사이기도 해. 

흰수염 거리 신부, 사자후 백발 투사
▲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좌), 문정현 신부(우) ⓒ 노순택

아빠에겐 문정현 신부님이 신기한 존재였어. 처음 뵌 것도 성당이 아니라 투쟁 현장이었지. 2006년 서울 용산에 있는 미군 기지가 평택 대추리로 이전을 앞둔 때였어. 

당시 평생을 대추리에 살던 마을 주민들과 수많은 활동가들이 모여 싸움을 시작했지. 매일 집회나 문화제가 열리다가 어느 순간, 아예 마을로 이주해 투쟁을 했어. 그 싸움판 무리에 천주교신부님이 뒤섞여 있었단다. 문정현 신부님이었지. 당시로서는 드문 일이었어. 아빠가 알고 있던 성직자의 모습과도 딴판이었지. 어땠냐고?

흰 수염을 길게 휘날리며 자전거를 타셨지. 지팡이를 짚고 돌아다니시면서 노래도 불렀어. 사실, 아빤 그때 '이상한 동네 어른이네'라고 생각했단다. 행색이 데모꾼이었거든. 

그래서 마주칠 때마다 조심스럽게 꾸벅 인사만 했어. 그때만 해도 아빤 평범한 쌍용차 노동자였고, 싸움이 일어나면 맨 앞이 아니라, 2~3줄 뒤쯤에 있었으니까. 맨 앞줄에 있던 신부님과는 거리가 있었지. 

백기완 선생님은 2009년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뵈었어. 가까이선 그때 처음 뵈었지. 평택공장에서 정리해고반대 집회가 크게 열렸는데, 노구를 이끌고 오셨어. 사자갈기 같은 하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투쟁에 나선 조합원들에게 힘찬 발언을 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선해. 집회발언을 부탁드렸는데, 30분쯤 강연을 해주셨지. 

아빤 발을 동동 굴렀어. 예정된 순서에 따라 행사가 진행해야 하는데, 시간이 길어지니까. 백 선생님에게 말씀은 못하고 애간장만 태웠지. 근데 아빠만 그런 거야. 집회가 끝나고 조합원들 사이에서 백 선생님의 이야기가 화제가 됐단다.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 같은데 속이 시원하다고 좋아했지. 

사자후 같은 말씀 속에는 자본의 속성, 권력의 속성에 대한 통찰이 가득했어. 아빠 같은 노동자들에게 당부도 전하셨지. 그때, 백 선생님이 하신 말 중 기억하고 있는 게 있단다.     

"이것 봐! 노동자 스스로 양치기 소년이 되지 말어! 거짓말하지 말고, 포기하지 말고, 잘 싸우란 말이야! 정리해고 그까짓 것 이겨버리란 말이야!"

그 후로 아빤, 백 선생님이 평택공장에 '떴다'하면 옥상 꼭대기에 올라 힘차게 붉은색 깃발을 휘둘렀어. 선생님이 헬기에서 쏟아지는 최루액을 맞게 내버려 둔 게 미안했고, 눈이 뒤집힌 구사대 놈들에게 욕을 보시게 한 게 죄송했거든. 내 딴에는 고마움의 표시라고 한 게 깃발을 휘두르는 거였지. 

문정현 신부님은 뭐했냐고. 용산참사 유가족들과 함께 싸우고 계셨지. 그래도 평택공장에 자주 오셨어. 신기한 게 멀리서 봐도 문 신부님의 나부끼는 미사복은 왜 그렇게 선명하던지. 그렇게 우리는 누군지 보이지도 않는 서로에게 기대기 위해 함께 손을 흔들고, 깃발을 휘두르고, 노래를 불렀어.   

두 어른, 담장을 넘다
 
▲ 한진중공업 부산공장에 전국 각지에서 출발한 1차 희망버스가 도착했다. 두 어른은 맨 앞줄에 서서 부당한 대규모 정리해고를 반대했다. ⓒ 노순택

"백기완, 문정현이 담장을 넘었대!"

2011년, 희망버스라고 너도 들어는 봤을 거야. 한진중공업의 부당한 대규모 정리해고에 반대하는 노동자와 시민들의 발랄한 연대였지. 아빠는 1차 희망버스를 타고 한진중공업 부산공장에 갔단다. 백기완, 문정현 두 어른도 오셨지. 

갑자기 누군가 외쳤어. 공장에 들어가야 한다고. 곧바로 담장 밑으로 사다리가 내려왔지. 하지만 아빤 선뜻 담장을 넘을 수 없었어. 겁이 났던 것 같아. 그때 아빠는 2009년 쌍용차 정리해고 투쟁으로 집행유예기간이라서 잘못하면 다시 감옥에 갇힐 수도 있었거든. 몸조심해야 할 때였지. 

"이러다 또, 구속되는 게 아닐까?"

두려운 마음에 발이 떨어지지 않았어. 부산으로 내려오는 희망버스 안에서 자기소개를 하며 쌍용차 투쟁 때 어려워지니까 아무도 공장으로 들어와서 싸우는 사람들이 없었다고, 이날 투쟁에선 반드시 공장으로 들어가 함께 싸우겠다 말했는데도 몸이 굳어버렸어. 

사다리를 타고 담장을 넘어가는 사람들 옆에서 애먼 줄담배만 피우며 망설였어. 그때, 그 소리를 들은 거야. '백기완, 문정현 두 어른이 담장을 넘었다'고. 뭐에 홀린 것처럼 사다리를 타고 담장에 올랐어. 용기가 생겼거든. 아빠를 둘러싸고 있던 수많은 선들 중에 '두려움'이라는 선 하나가 툭하고 끊긴 느낌이었어.

이 일이 있고부터 삶의 궤적이 조금 바뀌었어. 아빠는 무섭고 망설여지는 순간에도 뒤로 숨지 않고 맨 앞자리에 섰어. 결국, 아빠의 지난 몇 년간의 불법행위들(?) 뒤에는 두 어른이 있었던 거지. 덕분에 경찰서 들락거리는 전문시위꾼 취급을 받게 됐지만 주눅 들진 않았어. 후회도 없고. 그분들은 모르겠지만 아빠는 이렇게 든든한 뒷배를 얻었으니까.

"제발 좀 살려주세요!"

너도 알지. 김정우 아저씨. 2012년 서울 대한문에 분향소를 만들고 기자회견을 하는데, 이 말을 하고 정우 아저씨가 서럽게 우는 거야. 쌍용차 해고자와 가족들의 죽음이 멈추질 않았거든. 그때 지부장을 맡고 있었으니 얼마나 괴로웠겠어. 사회원로 분들도 곁을 지켜 주시다가 눈물을 흘렸지. 취재 왔던 기자들까지 울었으니 어땠겠어. 그야말로 눈물바다였지. 근데, 적막을 깨고 이런 호통소리가 울려 퍼졌어.

"김정우! 울지 말어. 어깨 펴!"

백기완 선생님이셨어. 순간, 약해진 모습에 다들 뜨끔했지. 하지만 이 말을 하고 백 선생님도 우셨단다. 호통 칠 때는 언제고 눈물을 훔치셨지. 이날 기자회견에서 모인 눈물의 힘이 쌍용차 투쟁을 이끌고 갔다고 아빠는 생각해. 공장에서 쫓겨나고, 누구 하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 기막히고 서러운 날들이었거든. 포기하고 싶어도, 물러서고 싶어도 갈 곳이 없었단다. 서로의 울음이 벼랑 끝에서 잡은 동아줄 같았어.

그 사이 문 신부님은 제주 강정에 계셨어. 주민동의도 없이 해군기지를 강행하는 정부에 맞서 싸움을 이어갔지. 각자 싸워선 희망이 안 보인다고 쌍용차(S) 해고자와 강정(K) 마을주민, 그리고 용산(Y) 유가족이 주축이 돼서 큰 싸움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하셨어.

신부님이 종자돈도 내놓으셨단다. 가만히 있을 수 없었지. 수많은 단체와 활동가들이 모여 기획단을 꾸린 게 'SKY연대'였단다. 뭘 했냐고? 장장 한 달간 걸었어. 제주에서 출발해 서울까지 노래 부르고, 춤을 추며, 서로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렸지. 고행 길이었단다. 하지만 몸은 힘든데, 마음은 편했어.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는 시간이었으니까. 기나긴 투쟁으로 몸과 마음이 지친 우리 자신을 껴안아주는 기회였으니까. 아빠는 그때를 잊을 수가 없어. 다리가 아프셨던 신부님이 휠체어를 타고 우리와 함께 걷던 그 길을.

딸! 며칠 전 너와 함께 영화 '택시운전사'를 봤잖아? 너는 군인들이 광주시민을 때리고 죽이는 장면마다 눈을 가렸지. 아빠 손을 꼭 잡으면서 너무 무섭고 슬프다며, '어떻게 저럴 수 있냐'며 물었지. 

아빠도 너의 손을 꼭 잡았어. 군부독재정권에 맞서 광주역에 사람들이 모인 장면에서. 사람들이 같은 마음으로 모여 주먹밥을 나누고, 악기를 두드리고, 춤을 추는데,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어. 너도 알잖아. 그들이 며칠 뒤 어떤 폭력과 죽음과 이별을 맞이하는지. 영화가 끝나고 광주정신을 되짚어봤단다. 기념식 때 내놓는 정치적 수사나, 때 되면 TV에서 특집 편성하는 흘러간 옛 이야기는 아닐 거야. 폭력과 죽음에 맞선 사람들에게 서로의 손과 마음을 놓지 않는 것, 그것이 광주정신이 아닐까? 그들 곁에서 주먹밥을 나누고, 악기를 두드리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것이 우리에게 남겨진 광주정신이 아닐까? 

하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국가사업이라고, 경제가 어렵다고, 더 많은 이윤을 내야 한다는 이유로 노동자와 주민들이 곳곳에서 쫓겨난단다. 공권력을 동원해 이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오늘의 대한민국. 권력 유지를 위해 총칼로 광주사람들 죽인 어제의 대한민국과 과연 무엇이 다를까? 아빠는 잘 모르겠어.

'빨갱이들이 선량한 시민들을 선동해 국가에 맞서 폭동을 일으켰다'는 언론보도가 80년 광주에서만 일어났던 일일까? 강정에서, 용산에서, 쌍용차에서, 밀양에서, 성주에서, 그리고 세월호에서 비슷한 언론보도가 이어졌지. 알바노동자들이, 청소노동자들이, 급식노동자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행동에 나설 때도 똑같은 프레임을 덧씌웠어. 

딸아, 기억하렴! 두 어른의 삶을
 
▲ 두 분은 외침을 멈추지 않았다. 비가 와도, 경찰에 가로 막혀도, 쓰레기차 위로 쫓겨 올라가서도 외치고 또 외치길 멈추지 않았다. ⓒ 정택용(좌), 노순택(우)

백기완, 문정현 두 어른은 평생 투쟁 한복판에 서있었단다. 평생을 이렇게 살아가는 건 대단하다는 말로도 부족하지. 다들 변하잖아. 누군가는 포기하고, 누군가는 시류에 편승해 스스로를 합리화해. 결국 욕망 때문에 변절하는데, 세상 탓을 하거나 사람 핑계를 대지. 평생 싸움을 이어가는 것도 대단하지만 내 욕망을 세상의 변화로 방향을 잡은 두 어른이 아빠 같은 사람에겐 더 신기하단다. 

두 어른이라고 유혹이 없었을까? 두려움이 없었을까? 스스로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겼다고 해. 하지만 망설이고 두려워하면서도 끝내 한 발짝 나아가셨지. 그렇게 투쟁의 길을 걸어오신 두 어른을 보면, 아빠는 가끔 슬퍼. 풀 한포기 나지 않는 아스팔트 위에서 천형(天形) 같은 삶을 어떻게 견디셨을까 가슴이 먹먹해.

딸아! 기억해줄래? 이 땅에 두 어른이 있단다. 백기완 문정현은 또 다른 광주에 있던 사람들과 밥을 나누고 노래를 부로고 춤을 추던 사람이란다. 누가 불러주거나 이름을 알리기 위해 가끔 들리는 게 아니라 평등과 평화를 위해 길 위를 지켰던 사람이고, 그 싸움의 운전대를 자임했던 사람들이야. 자신의 삶이 찢기고 멍들어도 끝내 포기하지 않았지. 그런 평생의 발자국들이 사람들에게 이어졌고 그 사람들이 또 다른 투쟁의 길을 만들어 가고 있어. 

너도 언젠가 두 어른에게서 위로와 힘을 얻길 바랄께. 망설이고 두려워하는 순간이오면, 두 어른을 떠올려보렴. 두 분이 만들어 온 길 위의 밥과 춤과 노래를 생각해보렴. 두 분의 이야기를 네가 기억한다면 너에게도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실 꺼야. 
 
▲ <두 어른> 표지 이미지 ⓒ 오마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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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걸린 전쟁훈련 중단 현수막

[포토뉴스] 전국에 걸린 전쟁훈련 중단 현수막
  • 홍기호 담쟁이 기자
  • 승인 2017.08.21 09:48
  • 댓글 0
▲ 21일 아침. 새민중정당 당원들이 서울, 경남, 대전, 부산, 인천 등지에 전쟁훈련중단, 평화협상, 대북특사 파견 등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일제히 내걸었다.

21일부터 시작되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을 앞두고 훈련중단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전국 1,000여 곳에 걸렸다.

'새민중정당 창당준비위원회'는 서울, 경기, 인천, 대전, 충북, 충남, 경북, 부산, 울산, 경남, 전북 등 전국의 시내 주요 지점에 '한미군사훈련 중단, 대북특사 파견, 평화협상'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게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올 해 UFG한미군사훈련은 북한-미국 간의 말폭탄 오고가는 와중에 강행된다"며 "전쟁이 나도 수천명이 죽어도 미국땅이 아니라는 미국 정부의 인식대로라면 우리국민의 의사와 상관없이 한반도 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현수막 게시를 시작으로 전국 시도별로 '전쟁이 아닌 대화로'거리 연설회, 미대사관 앞 릴레이 성명발표 및 평화행동, 한미군사훈련 현장 대응투쟁' 등을 훈련이 끝나는 시점까지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새민중정당 창당준비위원회 상임대표인 김종훈 국회의원(울산 동구)은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북, 대미정책 기조를 수정해야 한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적으로 제안한 바 있다.

홍기호 담쟁이 기자  webmaster@minplu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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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핵방호시설에서 비준된 괌포위사격계획

[개벽예감262] 지하핵방호시설에서 비준된 괌포위사격계획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7/08/21 [10:23]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은백색 로켓엔진과 초록색 탄도미사일

2. 국가원수 명의로 비준된 ‘전략군화력타격계획’

3. 모습을 드러낸 전략군사령부 지하핵방호시설

4. 제71타격대는 화성-12형을 몇 발 쏠 것인가? 

5. 괌포위사격계획에 겁을 먹고 뒤로 물러선 백악관

 

▲ <사진 1> 이 사진은 2017년 8월 1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찰한 조선인민군 전략군사령부 청사를 촬영한 것이다. 야산 바로 옆에 자리를 잡은 청사는 옥상까지 외벽이 온통 담쟁이넝쿨로 뒤덮였다. 이 담쟁이넝쿨은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인 2000년쯤에 심은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전략로케트군(당시 명칭)을 창설한 날은 1999년 7월 3일이었으므로, 전략군은 창설된 날부터 지금까지 이 건물을 청사로 사용해오고 있는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은백색 로켓엔진과 초록색 탄도미사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7년 8월 14일 조선인민군 전략군사령부를 시찰하였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략군사령부 시찰소식을 전한 조선의 언론보도를 분석하면 아래와 같은 놀라운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진 1>에서 보는 것처럼, 숲이 우거진 야산 바로 옆에 자리를 잡은 전략군사령부 청사는 옥상까지 외벽이 온통 담쟁이넝쿨로 뒤덮였다. 연구자료에 따르면, 담쟁이넝쿨은 콘크리트 벽면을 타고 해마다 약 88cm씩 자란다고 한다. 사진에 나타난 전략군사령부 청사는 건물높이가 15m 정도이므로, 담쟁이넝쿨은 17년 전인 2000년쯤에 심은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 언론매체들이 2016년 6월 25일에 보도한 바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99년 7월 3일 전략군을 독자적인 군종으로 창설하였다고 한다. 창설 당시에는 전략로케트군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였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창설된 날부터 지금까지 위의 사진에 나타난 건물을 사령부 청사로 사용해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99년에 독자적인 군종으로 창설된 전략로케트군은 2012년 말 전략군으로 개칭되었는데, 바로 그 무렵부터 조선에서는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이라는 표현이 자주 쓰인다. 이것은 조선인민군이 전략군을 중심으로 강화되었다는 뜻이며, 전략군 자체가 확대, 강화되었다는 뜻이다. 전략군이 크게 확대, 강화되었다는 사실은 아래와 같이 설명된다. 

 

▲ <사진 2>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전략군사령부 군사강습소에서 사령부 지휘관들과 담화하는 장면이다. 다른 대연합부대 사령부들에는 군사강실이 있고, 전략군사령부에는 군사강습소가 있다. 군사강습소는 군사강실보다 규모와 시설이 더 크다. 전략군사령부 군사강습소에는 은백색 로켓엔진과 초록색 탄도미사일이 전시되었다. 은백색 로켓엔진은 화성-6에 장착되는 로켓엔진이고, 초록색 탄도미사일을 화성-6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2>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략군사령부 군사강습소에서 사령부 지휘관들과 담화하는 장면이다. 다른 대연합부대 사령부들에는 군사강실이 있고, 전략군사령부에는 군사강습소가 있다. 조선에서는 군사강의실이라고 하지 않고 군사강실이라고 한다. 2012년 3월 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략로케트사령부(당시 명칭)를 시찰하였을 때는 군사강실이라고 하였는데, 이번에는 군사강습소라고 하였다. 이런 명칭변동은 군사교육기관의 규모, 설비, 교육과정이 이전에 비해 크게 확대되었음을 말해준다. 전략군사령부에서 근무하는 지휘관들은 최첨단 무기체계를 다루는데 필요한 전문지식을 학습해야 하므로, 군사강실보다 규모와 시설이 더 큰 군사강습소를 증설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위의 사진을 보면, 군사강습소에 커다란 은백색 로켓엔진과 초록색 탄도미사일이 전시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은백색 로켓엔진은 화성-6에 장착되는 로켓엔진이고, 초록색 탄도미사일은 화성-6이다. 

 

▲ <사진 3>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전략군사령부 군사강습소에서 사령부 지휘관들과 담화하는 장면이다. 군사강습소에 전시된 화성-6 탄체에 쇠막대기 같은 물건들이 꽂혀있는 게 보이는데, 그것은 추진제를 주입할 때 사용하는 주입기들이다. 또한 화성-6 첨두 앞쪽 바닥에 수직으로 세워진 것은 산포탄(집속탄)이 들어있는 화성-6 전투부다. 4축8륜 발사대차에 탑재되는 화성-6의 사거리는 700km다. 전략군 화성포부대가 화성-6을 철원에서 발사하면 제주도를 넘어 미국 해군 7함대의 전략거점인 일본 사세보항을 타격할 수 있다. 조선은 사세보를 타격할 수 있는 화성-6을 이미 1980년대에 실전배치하였던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3>을 보면, 화성-6 탄체에 쇠막대기 같이 생긴 물건들이 꽂혀있는 게 보이는데, 그것은 추진제를 주입할 때 사용하는 주입기들이다. 또한 화성-6 첨두 앞쪽 바닥에 수직으로 세워진 것은 산포탄(집속탄)이 들어있는 화성-6 전투부다. 

 

화성-6은 4축8륜 발사대차에 탑재되는 탄도미사일이다. 내가 4년 전에 참관한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 전략로케트관에는 화성-6 축소모형과 실물이 각각 전시되었는데, 전시된 화성-6 앞에 놓인 해설문에는 그 미사일이 1980년대에 독자적으로 생산되었고, 1988년 시험발사에서 성공하였다고 쓰여 있었다. 화성-6의 사거리는 700km다. 전략군 화성포부대가 화성-6을 철원에서 발사하면 제주도를 넘어 미국 해군 7함대의 전략거점인 일본 사세보(佐世保)항을 타격할 수 있다. 조선인민군은 사세보를 타격할 수 있는 화성-6을 이미 1980년대에 실전배치하였던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8월 14일 전략군사령부를 시찰하면서 사령부에서 근무하는 장병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장병들을 두 패로 나눠 기념사진을 찍었다. 기념사진 한 장에는 나온 장병은 약 650명이다. 그로써 전략군사령부에 약 1,300명의 장병들이 근무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진 4>  

 

▲ <사진 4>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7년 8월 14일 전략군사령부를 시찰할 때, 사령부에서 근무하는 장병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였다. 이 사진은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촬영대에 도열한 장병들이 환호하는 장면이다. 장병들을 두 패로 나눠 기념사진을 찍었는데, 다른 기념사진에 나온 장병을 세어보니, 약 650명이다. 그로써 전략군사령부에 약 1,300명의 장병들이 근무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2년 3월 2일 전략로케트사령부(당시 명칭)을 시찰한 때 촬영한 기념사진에는 장병들이 약 170명밖에 되지 않았다. 지난 5년 동안 전략군사령부에서 근무하는 인원이 무려 7.6배나 급증한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2년 3월 2일 전략군사령부(당시에는 전략로케트군사령부)를 시찰한 적이 있다. 그 날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사령부에 근무하는 장병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였는데, 기념사진에 나온 장병들은 약 170명밖에 되지 않았다. 5년 동안 전략군사령부에서 근무하는 인원이 170명 수준에서 1,300명 수준으로, 무려 7.6배나 급증한 것이다. 전략군사령부 근무인원이 그처럼 급증한 것은 전략군이 급속히 증강되었음을 말해주는 징표들 가운데 하나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에 실전배치된 각종 탄도미사일을 열거하면, 화성-1, 화성-3, 화성-5, 화성-6, 화성-6 개량형, 화성-7, 화성-9, 화성-10, 화성-11, 화성-13, 화성-14형, 북극성-2형, 그리고 미국이 ‘KN-17’이라고 부르는 익명의 초정밀탄도미사일, 미국이 ‘KN-14’라고 부르는 익명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거기에 더하여 2017년 4월 15일 열병식에 등장한 익명의 대륙간탄도미사일 2종과 익명의 중거리탄도미사일 1종이다. 지난 5년 동안 조선인민군 전략군에 실전배치된 탄도미사일 종류를 보면, 대륙간탄도미사일은 5종으로 늘어났고, 각급 탄도미사일들은 12종으로 늘어났다. 이것이야말로 전략군이 급속히 증강되었음을 말해주는 징표들 가운데 하나다. 

 

지난 5년 동안 탄도미사일 종류만 늘어난 게 아니라 보유량도 늘어났다. 2017년 8월 현재 조선인민군 전략군에 실전배치된 대륙간탄도미사일 5종과 각급 탄도미사일 12종은 총 3,000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언론매체 <환구망(環球網)> 2013년 6월 6일 보도에 따르면, 전략군으로 개편, 강화되기 전에 조선인민군 전략로케트군은 9개 여단으로 편성되었고, 1개 여단은 450명으로 구성된 5개의 영(營)으로 편성되었다고 하였다. 조선인민군에는 영이라는 부대단위가 없다. 전략군 여단 산하에는 타격대가 있다.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할 때마다 등장하는 화성포부대가 바로 타격대다. 1개 여단은 5개 타격대로 편성되었으므로, 지금으로부터 5년 전 전략군에는 45개 타격대가 있었다.  

 

그런데 전략로케트군이 전략군으로 개편, 강화되면서 타격대도 급속히 증가되어, 지난 5년 동안 45개에서 90개로 2배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아래에서 다시 논하겠지만, 조선인민군 전략군 산하 제71타격대가 괌포위사격을 담당하게 된다는 사실은 전략군에 90개 타격대가 있다는 추정을 뒷받침해준다. 따라서 조선인민군 전략군 산하에 있는 90개 타격대의 전투병력은 40,500명으로 추산된다. 거기에 더하여 지령통제부문, 미사일기술부문, 핵탄두기술부문에서 각각 근무하는 전문병들, 그리고 지원부대 및 후방보급부대 산하 병력까지 합하면 전략군 총병력수는 60,000명으로 추산된다. 대륙간탄도미사일 6종과 단거리탄도미사일 3종을 실전배치한 러시아전략로케트군 총병력수도 60,000명이다. 

 

전략군을 보유한 핵강국은 전 세계에서 조선, 미국, 러시아, 중국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조선은 4대 핵강국이라고 말할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8월 14일 전략군사령부를 시찰하면서 전략군이 “아직은 세상사람들이 다 모르는 미증유의 힘을 지니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 <사진 5>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략군사령부 작전지휘소 회의실에서 사령부 지휘관들과 함께 괌포위사격계획을 검토하는 장면이다. 사진에 나타난 회의실에는 창문이 없고, 낮은 천정이 궁륭식으로 설계되었다. 이것은 작전지휘소가 지하핵방호시설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작전지휘소 회의실 벽에는 '남조선작전지대', '일본작전지대', '태평양지역 미제침략군 배치'라는 제목으로 된 작전지도 3개가 나란히 걸려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 국가원수 명의로 비준된 ‘전략군화력타격계획’

 

<사진 5>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략군사령부 작전지휘소 회의실에서 사령부 지휘관들과 함께 괌포위사격계획을 검토하는 장면이다. 사진에 나타난 회의실에는 창문이 없고, 낮은 천정이 궁륭식으로 설계되었다. 이것은 작전지휘소가 지하핵방호시설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작전지휘소 회의실 벽에는 ‘남조선작전지대’, ‘일본작전지대’, ‘태평양지역 미제침략군 배치’라는 제목으로 된 작전지도 3개가 나란히 걸려있다. 사진촬영각이 좁아서, 반대쪽 벽에 걸려있는 작전지도들은 보이지 않는데, 거기에는 미국 본토의 타격대상들이 표시된 작전지도 3개가 나란히 걸려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작전지휘소 회의실 앞쪽 벽에는 컴퓨터로 조작하는 대형 액정화면이 걸려있는데, 그 액정화면에 괌의 앤더슨공군기지 위성사진이 현시되었다. 그런데 조선에 대한 비난과 왜곡을 늘어놓는 미국 관영매체 <미국의소리>는 지난 8월 17일 기사에서 그 액정화면에 나타난 앤더슨공군기지 위성사진이 6년 전에 촬영된 것이라고 하면서 트집을 잡았다. 

 

전시에 전략군이 앤더슨공군기지를 탄도미사일로 공격하는 경우, 탄도미사일 몇 발로 그 공군기지에 있는 어느 특정대상만 선별적으로 제거하는 정밀타격을 하는 게 아니라, 수많은 탄도미사일을 일제히 발사하는 강력한 화력타격으로 공군기지 전체를 날려버리는 집중타격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집중타격을 하려고 하면, 공군기지를 보여주는 위성사진은 사실상 필요하지 않고, 공군기지 중앙부의 위치를 알려주는 좌표만 있으면 된다. 조선인민군 전략군 작전지휘소 회의실 액정화면에 앤더슨공군기지가 현시된 것은 그 공군기지 전체가 전략군의 타격대상들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다. 

 

▲ <사진 6>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략군사령부 작전지휘소 회의실에서 검토한 작전도면의 일부를 확대한 것이다. '전략군화력타격계획'이라는 제목이 뚜렷이 보인다. '전략군화력타격계획'은 괌포위사격계획이다. 그 제목 위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원수 김정은 비준"이라고 쓰여 있다. 작전도면 맨 아래 오른쪽에는 전략군사령관, 총참모장, 참모장의 군직 및 성명이 각각 적혀 있다. 이것은 그 세 지휘관의 명의로 '전략군화력타격계획'이 작성되어 김정은 공화국원수에게 보고되었음을 말해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6>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략군사령부 작전지휘소 회의실에서 검토한 작전도면의 일부를 확대한 것이다. ‘전략군화력타격계획’이라는 제목이 뚜렷이 보인다. ‘전략군화력타격계획’은 괌포위사격계획이다. 그 제목 위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원수 김정은 비준”이라고 쓰여 있다. 작전도면 맨 아래 오른쪽에는 전략군사령관, 총참모장, 참모장의 군직 및 성명이 각각 적혀 있는데, 이것은 그 세 지휘관의 명의로 ‘전략군화력타격계획’이 작성되었음을 말해준다.  

 

조선의 언론보도에서 최고영도자의 직책에 대해 언급할 때는 조선로동당 위원장,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 언급하는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원수라는 직책을 언급한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 왜 그 작전도면에는 조선에서 거의 언급되지 않는 국가원수직이 명기된 것일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고사령관 명의로 괌포위사격계획을 비준한 것이 아니라, 국가원수 명의로 그 계획을 비준한 것이다. 전략군의 핵타격작전계획 또는 모의핵타격작전계획을 비준하는 권한은 조선의 핵무력을 유일적으로 영도하는 국가원수가 행사한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원수가 전략군사령관, 총참모장, 참모장이 올린 괌포위사격계획을 2017년 8월 14일에 비준하였다는 사실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가원수 명의로 괌포위사격계획을 비준하였으므로, 임의의 시각에 전략군사령관에게 명령하면, 전략군 타격대는 즉각 괌의 주변수역으로 화성-12형 기습발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견된다. <사진 7>

 

▲ <사진 7>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략군사령부 작전지휘소 회의실에서 사령부 지휘관들과 함께 괌포위사격계획을 검토하는 장면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7년 8월 14일 괌포위사격계획을 공화국원수 명의로 비준하였다. 그러므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임의의 시각에 전략군사령관에게 명령하면, 전략군 타격대는 즉각 괌의 주변수역으로 화성-12형 기습발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견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략군사령부 작전지휘소에서 괌포위사격계획을 비준하고 나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음과 같은 경고와 충고를 보냈다고 한다.  

 

“비참한 운명의 분초를 다투는 고달픈 시간을 보내고 있는 어리석고 미련한 미국놈들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보겠다. 미국에 한 마디 충고하건대 과연 지금의 상황이 어느 쪽에 더 불리한지 명석한 두뇌로 득실관계를 잘 따져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미국이 먼저 올바른 선택을 하고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미국은 우리에 대한 오만무례한 도발행위와 일방적인 강요를 당장 걷어치우고 우리를 더 이상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 미국놈들이 우리의 자제력을 시험하며 조선반도 주변에서 위험천만한 망동을 계속 부려대면 이미 천명한대로 중대한 결단을 내릴 것이다. 세계 면전에서 우리에게 또 다시 얻어맞는 망신을 당하지 않으려거든 리성적으로 사고하고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 

 

위의 인용문에 나온 “(미국이) 조선반도 주변에서 (저지르는) 위험천만한 망동”은 미국이 오는 8월 21일부터 열흘 동안 벌여놓는 ‘을지프리덤가디언’ 전쟁연습을 뜻하고, “중대한 결단”은 괌포위사격을 단행하는 결단을 뜻한다. 그러므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이 ‘을지프리덤가디언’ 전쟁연습을 감행하면, 괌포위사격을 단행하겠다는 경고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것이다. 

 

▲ <사진 8>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략군사령부 작전지휘소 미사일발사지령실에서 전략군사령관과 담화하는 장면이다. 미사일발사지령실까지 공개한 것을 보면, 조선이 자기의 핵무력에 대해 얼마나 자신하는지 알 수 있다. 미사일발사지령실은 전형적인 궁륭천장으로 설계된 지하핵방호시설인데, 내부공간이 좁고, 길다. 거기에는 발사지령을 내리는 통신장비들이 일렬로 죽 늘어섰다. 통신장비들마다 컴퓨터화상통화에서 사용되는 동영상카메라가 한 대씩 놓여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3. 모습을 드러낸 전략군사령부 지하핵방호시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번에 전략군사령부 작전지휘소 미사일발사지령실(missile launch command room)도 시찰하였다. 조선에서 그런 시설을 어떻게 부르는지 알 수 없어서, 그냥 미사일발사지령실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사일발사지령실에서 전략군사령부 지휘관들과 담화하는 정지화면이 조선의 텔레비전방송에 방영되어 세상을 놀라게 하였다. 이제껏 사람들이 상상해온 비밀공간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미사일발사지령실까지 공개한 것을 보면, 조선이 자기의 핵무력에 대해 얼마나 자신하는지 알 수 있다. 

 

<사진 8>에서 보는 것처럼, 미사일발사지령실은 전형적인 궁륭천장으로 설계된 지하핵방호시설인데, 내부공간이 좁고, 길다. 이것은 두 가지 사실을 말해준다.

첫째, 미사일발사지령실을 넓은 공간으로 설계하면, 궁륭천장의 지지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길이가 길고 폭이 좁은 열차식 궁륭천장으로 설계한 것이다. 

둘째, 미사일발사지령실은 작전지휘소 회의실보다 더 깊은 지하심층에 있다. 미국의 지하관통폭탄이 뚫고 들어갈 수 없는 지하심층에 있는 것이다. 미사일발사지령실은 전략군사령부 청사 뒤에 있는 야산 지표면으로부터 약 200m를 파내려간 지하심층에 강화콘크리트와 강철로 건설된 특수방호시설인 것으로 생각된다. 

 

위에서 설명한 <사진 8>을 다시 보면, 내부공간이 좁고 긴 미사일발사지령실에는 발사지령을 내리는 통신장비들이 일렬로 죽 늘어섰다. 좀 특이한 것은, 일렬로 길게 늘어선 통신장비들 상판마다 컴퓨터화상통화에서 사용되는 동영상카메라가 한 대씩 놓여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전략군사령관이 중앙지령실에서 각 미사일발사지령실들과 직통하는 컴퓨터화상통화를 하면서 미사일발사를 지휘한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런데 그 사진을 자세히 살펴보면, 동영상카메라의 색깔이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구분된 것을 알 수 있다. 사진촬영각이 좁아서, 보도사진에는 파란색 동영상카메라 10대와 빨간색 동영상카메라 한 대만 보이지만, 빨간색 동영상카메라도 10대가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미사일발사지령실에는 발사지령통신장비 20대가 있는 것이다. 

 

전략군사령부 미사일발사지령실은 거기 하나만 있는 게 아니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에 실전배치된 각종 탄도미사일이 17종이므로, 이번 보도사진에 나타난 것과 같은 미사일발사지령실 17개소, 그리고 각 지령실들을 동영상화상통화로 연결하는 중앙지령실 1개소를 포함하여 적어도 18개소 이상의 미사일발사지령실들이 전략군사령부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에 실전배치된 각종 탄도미사일들 가운데 대륙간탄도미사일은 5종이고, 나머지는 단거리, 준중거리, 중거리탄도미사일들이며, 각종 탄도미사일 총보유량은 3,000발로 추산된다. 주목되는 것은, 각종 탄도미사일 3,000발이 전략군사령부에 집중배치된 것이 아니라, 조선 각지에 건설된 지하발사기지들에 분산배치되었다는 사실이다. 지하발사기지는 300개소로 추산되는데, 지하발사기지마다 미사일발사통제실(missile launch control room)이 하나씩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신장비와 발사통제장비가 설치된 미사일발사통제실은 전략군사령부 미사일발사지령실보다 더 복잡한 설비들이 들어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고사령관 → 중앙지령실 → 미사일발사지령실 → 미사일발사통제실로 연결된 정연한 발사체계가 수립된 것이다. 

 

조선 각지에 건설된 지하발사기지 300개소는 전략군사령부를 통해 최고사령관의 발사명령을 전달받으면, 한 번에 각종 탄도미사일 300발을 즉각적으로, 동시다발로 쏠 수 있다. 엄청난 초탄발사능력이다. 조선은 이런 초탄발사-선제타격만으로도 전쟁을 끝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사진 9> 이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략군사령부 미사일발사지령실에서 사령부 지휘관들과 담화는 장면이다. 오른쪽 벽에 걸린 커다란 직관물에는 연기를 내뿜으며 지구 상공을 비행하는 선전화가 그려져 있고, "최고사령관 동지 결심하시면 언제든 타격"이라는 전투구호가 쓰여 있다. 왼쪽 벽에는 길이가 긴 구호탄이 걸려있는데, 거기에 매우 긴 문장으로 된 전투구호가 쓰여 있다. 사진에 전부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그 전투구호는 "위대한 장군님께서 주신, 전략로케트군이 워싱톤을 타격할 데 대한 명령을 충성을 다해 받들자"는 구호인 것으로 추정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9>에서 보는 것처럼, 미사일발사지령실 오른쪽 벽에는 커다란 직관물이 걸려있는데, 거기에는 미사일이 연기를 내뿜으며 지구 상공을 비행하는 선전화가 그려져 있고, “최고사령관 동지 결심하시면 언제든 타격”이라는 전투구호가 쓰여 있다. 이것은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24시간 발사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또한 그 보도사진에 나타난 미사일발사지령실 왼쪽 벽에는 길이가 긴 구호판에 걸려있는데, 거기에 매우 긴 문장으로 된 전투구호가 쓰여 있다. 사진촬영각으로는 그 전투구호를 전부 담지 못해서 일부만 식별할 수 있는데, “...트군이 워싱톤을 타격할 데 대한 명령을 충성을...”이라는 부분만 보인다. “위대한 장군님께서 주신, 전략로케트군이 워싱톤을 타격할 데 대한 명령을 충성을 다해 받들자”는 구호인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전략로케트군에게 워싱턴 타격명령을 내린다는 사실이 그 전투구호에 명시적으로 나타나 있는 것이다. 워싱턴을 타격대상으로 하는 전투구호가 걸려있는 것을 보면, 전시에 사거리가 12,000km가 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워싱턴으로 쏘는 발사지령실이 분명하다. 조선에서 워싱턴을 타격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사거리는 12,000km가 되어야 한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사거리가 12,000km인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쏘는 미사일발사지령실에 전략군을 전략로케트군이라고 부르던 시절에 나온, 아주 오랜 전투구호가 걸려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미사일발사지령실 궁륭천장에는 둥근 조명등이 띄엄띄엄 달려있고, 바닥마감재로는 대리석이 쓰였는데, 그것은 조선에서 1990년대에나 쓰인 것들이다. 2000년대에 조선에서 건설하는 시설들에는 그런 조명등이나 바닥마감재가 사용되지 않는다. 

 

위와 같은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에서 전략군을 전략로케트군이라고 부르던 1990년대에 사거리가 12,000km인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이미 실전배치되어 있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 수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전략로케트군을 창설한 날은 1999년 7월 3일이고, 전략군사령부 청사는 창설 이후 다른 곳으로 이전한 적이 없으므로, 워싱턴을 타격대상으로 지목한 그 구호판은 적어도 18년 전부터 그 미사일발사지령실에 줄곧 걸려 있었던 것이다. 다시 말해서,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워싱턴을 타격할 사거리 12,000km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이미 18년 전부터 실전배치해온 것이다. 18년 전 조선인민군 전략군에 실전배치된 사거리 12,000km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바로 2012년 4월 15일 세상에 처음으로 공개된 화성-13이다.    

 

 

4. 제71타격대는 화성-12형을 몇 발 쏠 것인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략군사령부 작전지휘소에서 비준한 괌포위사격계획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군사기밀을 외부에서 알 수 없지만, 조선의 언론보도내용을 분석하면 아래와 같은 놀라운 사실을 알 수 있다.

    

위에서 설명한 <사진 6>을 다시 보면, ‘전략군화력타격계획’ 작전도면 오른쪽에 긴 설명문이 쓰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진을 확대하는 과정에 영상이 너무 흐려져 설명문을 읽을 수는 없지만, 설명문 중간쯤에 있는 “제71타격대”라는 글씨를 식별할 수 있다. 이것은 전략군 산하 제71타격대가 괌포위사격을 담당하게 된다는 것을 말해준다. 

 

‘전략군화력타격계획’ 작전도면에는 제71타격대가 발사하게 될 화성-12형이 괌의 주변수역으로 날아가는 탄도궤적(trajectory)이 굵은 선으로 표시되었는데,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괌까지 약 50도 각도로 그어진 검은색 직선이 바로 그 탄도궤적이다. 

2017년 8월 9일 김락겸 전략군사령관은 언론발표문에서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케트 <화성-12>형 4발의 동시발사로 진행하는 괌도포위사격방안을 심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 발표를 들으면, 제71타격대가 동시에 발사한 화성-12형 4발이 3,356km를 날아가 괌의 동서남북 주변수역에 각각 낙탄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화성-12형 4발을 동시발사하겠다고 했으면, 탄도궤적이 네 줄로 표시되어야 하는데, 작전도면에는 탄도궤적이 한 줄만 표시되었다. 편의상 한 줄로 표시한 것일까? 작전도면은 치밀하고, 정확하게 작성되는 것이고, 더욱이 국가원수의 비준을 받아야 할 매우 중요한 작전도면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편의상이라는 말이 들어설 자리는 있을 수 없다. 그렇다면 작전도면에 탄도궤적이 한 줄로 표시된 것은 무슨 뜻일까?

 

작전도면에 표시된 탄도궤적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이해하기 힘든 것이 하나 더 눈에 뜨인다. 화성-12형 탄도궤적을 표시한 검은색 선은  발사지역에서 낙탄예상수역을 향해 일직선으로 내려가다가 5분의 3쯤 되는 위치에서 직선이 갑자기 끊어지고, 그 끊긴 위치에 10개의 글자가 쓰여 있는 것이다. 10개의 글자는 사진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너무 흐려져서 한 글자도 식별할 수 없지만, 괌포위사격계획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화성-12형 탄도궤적이 한 줄로 표시된 것, 그리고 탄도궤적 5분의 3쯤 되는 위치에서 직선이 끊어지고, 거기에 10개의 글자가 쓰여 있는 것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만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괌포위사격을 단행하라는 명령을 내리면, 조선인민군 전략군 제71타격대는 화성-12형 4발을 동시에 발사하는 게 아니라, 각개발사식 재돌입체(MIRVs) 4개를 장착한 화성-12형 1발을 발사하게 될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그러면 화성-12형은 예정된 탄도궤적을 따라 날아가다가 5분의 3쯤 되는 필리핀해 상공에 이르렀을 때, 추진체에서 각개발사식 재돌입체 4개와 기만탄두들이 한꺼번에 분리되면서 우주공간에 흩어지게 된다. 기만탄두와 함께 흩어진 각개발사식 재돌입체 4개는 괌의 동서남북 주변수역을 향해 극초음속으로 낙하비행을 하게 된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발사한 화성-12형이 괌에 배치된 미사일방어망을 뚫고, 주변수역에 낙탄될 수 있는 방도가 거기에 있다. <사진 10>  

▲ <사진 10> 이 사진은 2017년 5월 1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전략군 화성포부대가 화성-12형을 시험발사하는 장면이다. 탄체에 ㅈ11831852라는 일련번호가 쓰여 있는 것이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발사명령을 내리면, 전략군 제71타격대는 괌의 주변수역으로 화성-12형을 발사할 것인데, 그 탄도미사일 전투부에는 각개발사식 재돌입체 4개가 기만탄두와 함께 들어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발사한 화성-12형이 괌에 배치된 미사일방어망을 뚫고 주변수역에 낙탄될 수 있는 방도가 거기에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김락겸 전략군사령관은 지난 8월 9일 언론발표문에서 “전략군은 미제의 침략기지를 겨냥하여 실제적 행동조치를 취하게 되는 력사적인 이번 괌도포위사격을 인민들에게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괌포위사격을 인민들에게, 그리고 전 세계에 공개하는 문제는 전략군사령관이 독자적으로 제기할 사안이 아니다. 그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도를 반영하여 그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괌포위사격으로 “세계 면전에서 조선에게 또 다시 얻어맞는 망신을 당하”는 미국의 처참한 몰골을 조선인민과 국제사회에 적나라하게 보여주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조선이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이번에는 뭐가 잘못 되었소, 또 이번에는 뭐가 실패하였소 하고 떠들면서 ‘완전한 실패설’ 또는 ‘부분적인 성공설’을 국제사회에 퍼뜨리는 미국의 왜곡선전을 제압하려면, 화성-12형의 낙탄장면을 촬영한 ‘물적 증거’가 필요하다. 그런 물적 증거를 확보하려면, 특수관측장비와 특수촬영장비를 다루는 전문병들을 낙탄예상수역 부근에 보내 화성-12형 재돌입체가 바다에 떨어지는 극적인 장면을 화면에 담아야 한다. 그런 현장촬영이 과연 가능한 것일까? 

 

조선은 괌까지 오갈 장거리 작전기를 갖지 못했으므로, 관측선박을 괌의 주변수역으로 보내야 하는데, 경무장을 하고 화물선으로 위장한 관측선박이 괌의 주변수역에 접근하더라도 그들의 이례적인 해상활동이 괌에 주둔하는 미국 해안경비대에게 노출되어 나포될 위험이 매우 높다. 조선이 그런 모험을 감행할 리 없다. 그러므로 관측선박이 아니라 잠수함을 괌의 주변수역으로 보내면 화성-12형 재돌입체가 괌의 주변수역에 떨어지는 극적인 장면을 촬영할 수 있다. <사진 11> 

 

▲ <사진 11> 이 사진은 2016년 8월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수중시험발사를 진행한 전략잠수함이 수중시험발사를 마치고 군항에 돌아오는 장면이다. 조선이 괌포위사격을 단행하는 경우, 관측선박이 아니라 잠수함을 괌의 주변수역으로 보내면, 화성-12형 재돌입체가 괌의 주변수역에 떨어지는 극적인 장면을 촬영할 수 있다. 지난 7월 조선의 잠수함 1척이 해안으로부터 100km 떨어진 동해 한복판에 나가 오랜 기간 해수면에 모습을 드러낸 채 무엇인지 알 수 없는 해상활동을 전개한 것은 화성-12형 재돌입체가 바다에 떨어지는 극적인 장면을 촬영하기 위한 준비작업이 아니었을까?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미국 정부당국자의 말을 인용한 미국 텔레비전방송 <CNN> 2017년 7월 19일 보도와 미국 정부당국자의 말을 인용한 일본 텔레비전방송 <NHK> 2017년 7월 23일 보도를 종합하면, 조선의 로미오급 잠수함 1척이 마양도잠수함기지에서 출동하여 100km 떨어진 동해 한복판으로 나아가 잠항하지 않고 해수면에 모습을 드러낸 채 매우 오랜 기간 동안 이례적인 해상활동을 전개하였다고 한다. 바다속으로 가라앉아 잠항하는 잠수함이 이례적으로 해수면 위에 모습을 드러내고 무엇인지 알 수 없는 해상활동을 전개하였다면, 그것은 화성-12형의 낙탄장면을 촬영하기 위한 준비작업으로 생각될 수 있다. 

 

 

5. 괌포위사격계획에 겁을 먹고 뒤로 물러선 백악관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락겸 전략군사령관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괌도포위사격준비를 끝마치고 당중앙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고하였고, 그 보고를 받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우리 당이 결심만 하면 언제든지 실전에 돌입할 수 있게 항상 발사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지시하였다고 한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전략군사령부 작전지휘소에서 괌포위사격계획을 비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위력시위사격이 단행된다면 우리 화성포병들이 미국놈들의 숨통을 조이고 모가지에 비수를 들이대는 가장 통쾌한 력사적 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조선이 괌을 타격할 중거리탄도미사일은 많지만, 미국이 괌에서 조선을 타격할 중거리탄도미사일은 한 발도 없다. 그래서 그들은 B-1B 전략폭격기를 출격시킬 수밖에 없다. 미국 공군이 출격시킨 B-1B 전략폭격기가 앤더슨공군기지에서 이륙하여 조선 영공에 도착하려면, 2시간 30분 정도 걸리지만,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발사한 화성-12형 탄도미사일이 앤더슨공군기지까지 날아가는 데는 17분 45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 조선의 공격속도가 미국의 공격속도보다 8.5배 더 빠르다. 괌포위사격은 미국군이 공격속도에서 조선인민군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세상에 드러내줄 것이다.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서 이미 겁을 먹은 백악관은 화성-12형 괌포위사격계획이 발표되자, 겁을 곱빼기로 먹고 안절부절 견디기 힘들게 되었다. 아래에 열거한 몇 가지 사실들이 백악관의 그런 처지를 말해준다. 

 

지난 8월 15일 B-1B 2대가 괌의 앤더슨공군기지에서 이륙하여 동중국해에 있는, 중국과 일본의 분쟁수역인 댜오위다오 인근 상공에 나타나 일본항공자위대 전투기 2대의 호위를 받으며 폭격비행연습을 하였다. B-1B는 군사분계선에서 남쪽으로 약 1,400km나 멀리 떨어진 공역으로 밀려난 것이다. B-1B 전략폭격기를 군사분계선 남쪽 상공까지 접근시켜 조선을 계속 자극하던 미국이 전략폭격기 출동공역을 한반도에서 멀리 후퇴시킨 것이야말로 백악관이 조선의 괌포위사격계획에 겁을 먹고 뒤로 물러섰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사진 12>  

 

▲ <사진 12> 이 사진은 미국 공군 B-1B 전략폭격기가 비행하는 장면이다. 미국은 괌의 앤더슨공군기지에서 이륙한 이 전략폭격기를 군사분계선 남쪽 상공에까지 북상시켜 선제타격연습을 계속하면서 조선을 극도로 자극하였다. 이 전략폭격기는 미국 공군이 운용하는 폭격기 기종들 가운데 가장 많은 폭탄을 적재할 수 있지만, 핵폭탄을 적재하는 장치를 제거하였으므로 비핵정밀유도폭탄만 발사할 수 있다. 미국은 전술핵탄두를 모두 핵무기고에 저장하였으므로, 전술핵탄두를 발사할 수 있는 무기체계는 사실상 없는 셈이다. 그런데 지난 8월 15일 B-1B 2대가 앤더슨공군기지에서 이륙하여 동중국해에 있는 댜오위다오 인근 상공에 나타나 일본항공자위대 전투기 2대의 호위를 받으며 폭격비행연습을 하였다. 군사분계선에서 남쪽으로 약 1,400km나 멀리 떨어진 공역으로 밀려난 것이다. 백악관이 조선의 괌포위사격계획에 겁을 먹은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것만이 아니다. 미국은 지난해 ‘을지프리덤가디언’ 전쟁연습에 미국군 25,000명을 동원하였는데, 올해는 그보다 7,500명 줄어든 17,500명을 동원한다고 한다. 항모강습단이나 전략폭격기편대 같은 전략자산도 투입하지 않는다. 이미 몇 달 전부터 준비해온 전쟁연습을 이제 와서 갑자기 중단하면, 조선에게 굴복한 꼴이 되므로, 백악관은 미국군 동원병력 가운데 7,500명을 축소하는 긴급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백악관이 조선의 괌포위사격계획에 겁을 먹고 뒤로 물러섰음을 말해주는 또 다른 사례다. 

 

그런 사례는 더 있다. 백악관은 지난 8월 13일 조섭 던포드(Joseph F. Dunford) 합참의장을 서울에 파견하여 올해 미국군 동원규모가 축소된 것에서 불길한 예감을 느끼는 한국군 수뇌부를 다독여주었고,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는지, 8월 20일에는 해리 해리스(Harry B. Harris) 태평양사령관과 존 하이튼(John E. Hyten) 전략군사령관을 서울에 파견하여 한국군 수뇌부를 안심시켰으며, 며칠 뒤에는 쌔뮤얼 그리브스(Samuel A. Greaves) 미사일방어국 국장도 서울에 파견한다는 것이다. 백악관이 대조선전쟁연습에서 미국군 동원규모를 축소하고, 미국군 수뇌부를 줄줄이 서울에 보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것은 백악관이 조선의 괌포위사격계획에 겁을 먹고 물러섰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백악관이 그처럼 겁을 먹고 물러섰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괌포위사격계획을 취소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60년 동안 조선에게 핵위협을 가해온 미국이 철군회담에 나오는 날까지 “미국놈들의 숨통을 조이는” 보복을 안겨주어야 한다는 것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략적 의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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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댓글 팀장 대부분 ‘MB 지지단체’ 소속이었다

[단독] 국정원 댓글 팀장 대부분 ‘MB 지지단체’ 소속이었다

등록 :2017-08-21 05:00수정 :2017-08-2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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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경제정책연·선진미래연대 등
17대 대선 전후 ‘MB외곽조직’ 활동
국정원 추가 자료 21일께 검찰로
<한겨레> 자료사진
<한겨레> 자료사진
국가정보원이 민간인을 동원한 댓글 공작을 위해 운영했던 ‘사이버외곽팀’에 이명박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인사가 설립하거나 이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단체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원은 이들 단체 핵심 멤버들을 ‘사이버외곽팀’ 팀장으로 두고 특수활동비 등 예산을 활용해 소속 회원들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가 신원을 확인한 30명의 팀장은 민생경제정책연구소, 자유주의진보연합, 선진미래연대, 자유한국연합, 늘푸른희망연대, 애국연합, 양지회 등에 소속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단체들은 국정원 퇴직자 모임인 양지회를 빼고는 모두 이 전 대통령이 당선된 17대 대통령 선거(2007년 12월) 전후로 설립돼 이 전 대통령이 추진한 4대강 사업 등을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활동을 했다. 또 당시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는 인사나 단체를 ‘종북’으로 낙인찍는 일을 주도하는 등 직간접적으로 이명박 정부와 긴밀하게 연결된 단체들이다.

 

‘사단법인 뉴라이트’에서 이름을 바꾼 민생경제정책연구소의 경우 이 전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김진홍 목사가 소장을 맡았다. 2008년 11월 만들어진 이 단체는 관련 경험이 없는데도 설립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서민금융 프로그램 사업자로 지정돼 미소재단·보건복지부로부터 관련 예산 30억원을 지원받아 특혜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늘푸른희망연대도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후보의 사조직인 ‘이명박과 아줌마부대’가 명칭을 바꾼 단체로, 행정안전부의 공익활동지원사업에 선정돼 자격 시비에 휘말린 적이 있다. 양지회는 심리전단 소속 직원과 친분이 있는 일부 국정원 퇴직자가 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3일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는 원세훈 전 원장 취임 이후 심리전단에서 2009년 5월~2012년 12월 알파팀 등 민간인으로 구성된 ‘사이버외곽팀’을 운영했다고 발표했다. 적폐청산 티에프는 이 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난 14일 민간인 팀장 30명 명단과 소속 단체 및 총 지원액 등이 담긴 문건을 검찰에 넘겼다. 다만 이 문건이 팀별 구체적인 활동 등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적폐청산 티에프는 이르면 21일 이들 단체 소속 민간인 팀장들이 팀원 몇 명을 데리고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했는지 등 기존 내용을 보완하는 자료를 검찰에 추가로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07583.html?_fr=mt1#csidx01b7b87f6b20420889a57811f24ddd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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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원축소 기만이다, 전쟁연습 중단하라"

<미니인터뷰> 고은광순 평화어머니회 대표
정성희 소통과혁신연구소장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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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20  22:5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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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1일~31일 대북 한미합동군사연습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앞두고 사회 각계 인사들이 매일 낮 광화문 미국 대사관 앞에서 '전쟁연습 중단, 평화협상 결단'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19일 오전 11시부터 1시간 동안 1인 시위를 진행한 고은광순 평화어머니회 대표(동학실천시민연대 공동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참가숫자를 줄이고 전략자산을 동원하지 않는 것은 쇼"라면서 "세계 강국으로 남고 싶으면, 주먹이 아니라 사랑과 평화의 마음, 소통의 방법을 동원하라"고 촉구했다.

 

   
▲ 서울 광화문 미국 대사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고은광순 평화어머니회 대표. 고은광순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세계 강국으로 남고 싶으면, 주먹이 아니라 사랑과 평화의 마음, 소통의 방법을 동원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정성희]

□ 정성희 소통과혁신연구소장: 8월 21일부터 31일까지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합동군사연습이 실시됩니다. '연례적', '방어적'이라고 하지만, 대북 선제공격이 포함된 작전계획5015를 바탕으로 연습이 이뤄집니다. 이 시점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 고은광순 평화어머니회 대표: 미국이 핵무기를 제일 많이 보유하고 핵-미사일 실험도 가장 많이 하고 있습니다. 또 세계 10대 무기회사 중에서 7개를 미국이 갖고 있다고 합니다. 무기 장사로 돈을 벌고 무력으로 패권을 누려왔는데, 한국민들은 과잉신뢰, 과잉의존을 해왔어요.

자기네 땅이 아니라고 전쟁을 할 수 있다는 발상을 이제 접어라고 트럼프에게 말하고 싶어요. 폭탄 맞아 죽으려고 탄생한 생명이 어디 있겠어요? 나쁜 생명들만 모여 사는 지역이 어디 있겠습니까? 귀한 생명들을 죽이는 전쟁을 위협하고 위기를 고조시키면서 마치 정의의 사도인양 착각하는 미국 대통령이 되지 말기를 촉구합니다.

□ 정성희 : 이번 을지연습에 국군 5만여명과 미군 1만7천500명(해외 증원군 3천명 포함)이 참가하는데, 미군 인원이 작년 보다 7천500명 줄었고, 애초 예정된 핵 추진 항공모함 2척 등 전략무기를 동원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이 직접 참관하고, 미 핵무기 전력운영과 우주분야 작전을 맡고 있는 존 하이텐 전략사령관이 방한하여 송영무 국방장관 등과 회담하여 힘을 싣는 모양새 입니다.

■ 고은광순 : 인원을 줄였다, 핵 항모을 동원하지 않는다는 얘기도 있지만, 대북 전쟁연습인 을지연습 자체를 하지 말아야지요. 을지프리덤가디언에 참가숫자를 줄이고 전략자산을 동원하지 않는 것은 기만이고 쇼일 뿐입니다. 축소가 아니라 중단하고 평화협정 체결해야지요. 방향을 완전히 바꾸어야 합니다. 미국이 최후 순간까지 찌질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를 평화를 바라는 어머니의 심정으로 강력히 촉구합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미국을 우방이라고 교육 받고 길들여져 왔지만, 무기장사꾼들을 위해 전쟁을 부추기는 나라라는 것을 이제 확실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사실 북 핵-미사일문제도 미국의 가공할 대북 위협 때문 아닙니까? 제가 최근 안 사실인데, 우리가 많이 들어온 '원산폭격'란 말이 있잖아요? 한국전쟁 때 미국이 원산에 860일을 폭격했다고 합니다. 원산에 질소화학공장이 있는데 무기재료 공급한다고 휴전 1분 전까지 폭격했다는 거예요.

이렇게 북이 미국에 의해 초토화됐는데, 코밑에서 수십 년간 계속 핵탑재 폭격연습을 하고 있으니, 핵-미사일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지요. 이제 북이 핵-미사일 관련 최고의 기술을 갖게 되니까 비로소 미국이 겁을 내는 형국입니다. 그런데도 미국이 마지막까지 만용을 부리고 있는데, 진짜 멍청한 짓입니다. 정말 세계 강국으로 남고 싶으면, 주먹이 아니라 사랑과 평화의 마음을 갖고 소통의 방법을 동원해야지요.

□ 정성희 : 북미 대치상태가 지속되는 지금, 촛불항쟁으로 탄생한 문재인 대통령이 무슨 역할을 해야 하지 않습니까?

■ 고은광순 :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크게 개혁해야 할 과제가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실현이라고 생각합니다. 냉전과 분단으로 이익을 보는 세력들이 종북, 간첩, 빨갱이를 조작해가면서 친일을 계승한 친미 정권으로 국민들을 개돼지 취급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촛불항쟁을 통해 대단한 저력을 가진 한국민으로 성장했음을 확인했습니다. 대통령은 이런 지혜로운 국민들을 믿고 외세에 휘둘리지 말아야 합니다. 한줌도 안 되는 탐욕스런 분단마피아의 협박에 겁먹지 말고 굳건하게 우리민족끼리 잘 살 수 있는 길로 속도 내어 달려가 주기를 바랍니다.

□ 정성희 : 요즘 평화어머니회의 자주평화운동이 활발한데요.

■ 고은광순 : 평화어머니회란 이름으로 여성평화운동을 2015년 6.25전쟁 65주년부터 시작했는데요. 저는 전쟁을 막아내는 힘이 강대국과의 동맹에 있지 않고 어머니의 마음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양쪽 군사 모두 어머니의 자식이다'는 구호를 내걸었어요. 전쟁터에 나가 죽는 군인들은, 어미가 힘들게 공들여 꽃피운 생명들 입니다. 그들을 총알받이, 폭탄받이나 살인자, 대량 살상자로 만드는 모든 전쟁은 찌질한 겁니다. 그래서 세상의 어머니들이 연대하고 큰 힘을 형성하여 무기회사의 문을 닫게 하는 것이 저희들의 목표 입니다. 제일 센 무기는 평화라고 생각하고 평화담론이 널리 퍼지고 평화를 바라는 세계의 힘이 연대하면 무기장사꾼, 무기자본가들은 설 땅이 없어질 겁니다.

   
▲ 평화어머니회에서 국민운동 차원에서 평화협정 체결을 촉구하기 위해 만든 차량스티커. "미국은 평화협정 언능하라!" [사진-정성희]

21세기 인간의 지능이 고도로 진화되고 있는데, 정치 외교 등 소통의 방법이 아니라 무기, 전쟁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것은 정말 짐승만도 못한, 짐승에게 미안할 정도의 원시적 태도라고 봅니다. 영혼, 영성이 가장 발달한 인간이기 때문에 이제 전쟁이 아니라 평화와 사랑의 마음, 소통의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합니다.

지난 8.15행사 때 '천둥소리'라고 북을 치며 미 대사관으로 행진하지 않았습니까? 계속 북미 평화협정을 집요하게 촉구하는 국민운동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우리 국민들이 평화협정을 잘 모르고 있어요. 휴전협정의 당사자인 북은 계속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해왔고 미국이 안 하고 버텨오지 않았습니까? 역사적 진실입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미국은 평화협정 언능하라!"는 차량스티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민이 다양하게 미국을 집중 압박해야 합니다. 평화어머니회는 주2회 미 대사관 앞 1인 시위, 월1회 플래시몹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정성희 : 1인 시위와 인터뷰에 감사드리고 어머니들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실현에 크게 기여하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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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시 '한국 방어 美軍 수뇌부 3인방' 출동

 
 
 

입력 : 2017.08.21 03:14

[한반도 온 美軍수뇌부, 훈련 참관·對北 경고도 예고… 전례 없는 일]

태평양사령관·전략사령관 訪韓, 미사일방어국장도 첫 해외출장
韓美 을지연합훈련 오늘 시작

이번 을지훈련, 재래식 전쟁 외에 핵 전쟁 상황 연습할 가능성 높아

 
 
'北에 경고' 합동 기자회견도 열듯

북한의 거센 반발 속에 21일 시작되는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맞춰 미군 수뇌부가 한국에 집결하고 있다.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해군 대장)과 존 하이튼 미 전략사령관(공군 대장)은 19~20일 방한했고, 새뮤얼 그리브스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국장(공군 중장)도 방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셉 던퍼드 미 합참의장(해병대 대장)도 지난주 한국을 다녀갔다.

이번에 방한한 미군 수뇌부는 한반도 유사시 작전 및 증원, 전략 무기 전개, 미사일 방어라는 3대 축을 관장할 지휘관들이다. 이들은 수일간 한국에 머물며 UFG 연습을 참관할 예정이며, 특히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 발신을 위해 합동 기자회견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합참의장 이·취임식에 참석한 美軍 수뇌부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국방부에서 열린 합참의장 이·취임식 행사장에 입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왕근 공군참모총장, 이날 방한한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과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존 하이튼 미 전략사령관, 김병주 연합사 부사령관 등 한·미 군장성들이 서 있다.
한국 합참의장 이·취임식에 참석한 美軍 수뇌부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국방부에서 열린 합참의장 이·취임식 행사장에 입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왕근 공군참모총장, 이날 방한한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과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존 하이튼 미 전략사령관, 김병주 연합사 부사령관 등 한·미 군장성들이 서 있다. /연합뉴스

미군 수뇌부의 동시다발적 방한과 한·미 연합 훈련 참관, 합동 기자회견은 모두 전례가 없는 일이다. 정부 소식통은 "미군이 직접 행동으로 '괌 포위 사격' 계획을 밝힌 북한에 '상황을 오판하지 말고,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경고를 보내는 것"이라고 했다. 해리스 사령관은 이날 송영무 국방장관과 만나 "핵·미사일을 포함한 북한의 어떠한 위협에도 대한민국을 방위한다는 미국의 철통 같은 안보 공약은 변함이 없다"며 "태평양사령부는 이를 이행하는 데 가장 헌신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보겠다"며 '괌 포위 사격'을 일시 유예한 북한은 20일 "(UFG는) 붙는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으로 정세를 더욱 악화시키게 될 것"이라며 "그것이 실전으로 넘어가지 않는다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유례없는 미군 수뇌부 동시 방한

이번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은 실제 병력·장비가 움직이는 야외 기동훈련(FTX)이 아니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지휘소 연습(CPX·워게임)이다. 북한의 남침 시 한·미의 대대적 반격 계획을 담은 '작전계획 5015'를 기본으로 하며, 북핵 사용 위협→사용 임박→사용 등 위기 단계별로 수립된 '한·미 공동 맞춤형 억제 전략'도 적용된다.

전직 국방부 관계자는 "미 태평양사령관, 전략사령관, 미사일방어국장의 동시 방한은 이번 UFG 연습이 예년과는 다른 양상으로 진행될 것임을 시사한다"며 "특히 전략사령관의 UFG 참관은 북한의 '괌 포위 사격' 위협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했다. 미 전략사령부는 미국이 대량살상무기(WMD) 공격을 받을 경우 예방·반격 작전을 책임진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해 핵잠수함, 전략 폭격기 등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모든 전략 자산을 통제한다.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UFG에선 재래식 전쟁 시나리오만 다뤘는데 사상 처음으로 핵전쟁 상황을 연습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북한이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로 미 본토 또는 괌·하와이·일본·한국을 타격하는 상황을 상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브스 미사일방어국장이 지난 6월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지로 한국을 택한 점도 같은 맥락에서 주목된다. 북한이 핵을 탑재한 노동·스커드미사일로 미 증원 전력이 집결하는 부산 등 남부 지역을 때리려 할 경우 사드로 요격한 뒤 반격에 나서는 상황을 이번 연습에서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해리스 사령관이 지휘하는 태평양사령부는 미 서부에서 인도 서부까지 지구 면적의 52%(약 2억6000만㎢)를 관할한다. 미군의 6개 지역 사령부 가운데 관할 구역이 가장 넓다. 예하에 태평양함대사(司), 태평양육군사, 태평양공군사, 태평양해병대사 등을 두고 있으며 주한 미군과 주일 미군의 상급 부대로 유사시 한반도에 증원 전력 제공을 책임진다.

군 관계자는 "미 태평양사령관, 전략사령관, 미사일방어국장 중 한 사람만 한국에 와도 그 의도와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는데 세 사람이 한꺼번에 방한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했다. 이들은 동북아 순방의 일부로 방한한 게 아니라 UFG에 맞춰 한국에만 머물다 돌아갈 것으로 알려졌다.

"北 오판·경거망동 말라" 합동 기자회견

미군 수뇌부 '3인방'이 UFG 기간 추진 중인 합동 기자회견에는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육군 대장)과 김병주 연합사 부사령관(육군 대장)도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한 안보리 결의를 상습 위반하고 '괌 포위 사격' 위협 등으로 동북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에 대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UFG에 참가하는 미군 병력이 작년보다 7500명 감소한 것과 관련 주한 미군 관계자는 "UFG는 CPX라 참가 병력 규모는 큰 의미가 없다"며 "오히려 미군 수뇌부의 동시 방한과 UFG 참관은 이번 UFG가 과거 어느 때보다 정교하고 내실 있게 진행될 것임을 보여준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8/21/201708210017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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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북, 핵 내려놓을 수 있어…폼보다 실리 따질 것”

 

등록 :2017-08-20 10:06수정 :2017-08-20 10:26

 

 

[토요판] 인터뷰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미-북 대화 9월쯤 시작될 듯
핵-군사훈련 ‘쌍중단’ 불가피” 
“북한 핵 포기 쉽지 않으나
미와 수교·보상되면 가능”

“‘비핵화 대신 동결’ 봉합 가능성도
진보-보수 떠나 강하게 반대해야”
“미군 철수는 평화협정 조건 아냐
‘핵우산 포기’ 안 되게 신중해야”
정세현 정 통일부 장관이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한 음식점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미국과 북한과의 대화가 9월부터는 시작될 것”이라며 “북한은 미국과의 평화협정 및 수교와 함께 보상이 확실히 보장된다면 핵무기를 내려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정세현 정 통일부 장관이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한 음식점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미국과 북한과의 대화가 9월부터는 시작될 것”이라며 “북한은 미국과의 평화협정 및 수교와 함께 보상이 확실히 보장된다면 핵무기를 내려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 말폭탄으로 한반도 위기를 고조시켰던 미국과 북한의 태도가 한풀 꺾였습니다. 미국 쪽에서는 대화를 통한 해결을 연일 강조하고 있으며, 북한도 미국 태도를 지켜본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북한 핵 문제는 워낙 오래된데다 복잡하게 꼬여 있어서 본격적인 대화가 시작될지, 협상이 되면 과연 성과가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이론과 현장 경험을 두루 갖춘 전문가인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을 지난 17일 만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정세현(72)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은 현실적이면서도 담대했다. 그는 북한 핵 문제에 대해 “결국 미국과 북한의 대화가 시작될 것이며, 그 과정에서 한-미 군사훈련은 중단하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북한이 10~20개 정도의 핵은 내놓을 수 있다”며 “그것이 가능하게끔 미국이 협상 뒤에 딴소리하지 않도록 우리가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대신에 핵 동결이라는 카드로 봉합할 가능성을 염려했다.

 

-마주 보고 달리는 기차처럼 긴장이 고조돼가던 미국과 북한 사이의 군사적 대결 국면이 다소 진정된 것 같다.

 

“그렇다. 북한의 김정은이 며칠 전 미국 행태를 지켜보겠다고 하면서 사태가 일단 누그러졌는데 이는 미국이 먼저 방향을 틀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쯤부터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대화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거듭 얘기하고,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도 거들었다. 또 미 합참의장도 방한하는 비행기에서 전쟁 이외의 방법으로 해야 한다고 얘기하지 않았나. 과거 1차, 2차 핵 위기 때도 돌이켜보면 북한의 벼랑끝 전술에 맞서 미국이 방향을 틀어서 대화로 나갔다. 미국이 그렇게 방향을 틀도록 만든 촉진제는 대한민국 대통령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휴가 다녀온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로, 또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개적으로 미국에 ‘전쟁은 절대 안 된다, (군사적으로) 치려면 우리와 반드시 협의를 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 촉매 역할을 했다고 본다.”

 

 

“최선희 방미설은 북-미 물밑 접촉 방증”

 

-미국과 북한이 핵 문제를 놓고 대화를 한다면 언제쯤이 될까?

 

“8월 군사훈련 중에는 피차 체면이 있어 못 하고, 9월로 넘어가면 좀더 심도있는 대화라든지 (북-미 간의) 1.0 대화가 제3국에서 시작될 수 있다고 본다. 이미 지난해 가을부터 미국 싱크탱크 주도로 새 정부가 들어설 경우에 대비해서 미-북 간에 1.5트랙의 대화가 있었다. 지난해 10월에는 쿠알라룸푸르, 11월에는 제네바, 올 5월 초에는 오슬로에서 양쪽이 만났다. 그때마다 북한은 최선희 미국국장 등 당국자가 나왔다. 이번에도 최선희 국장의 미국 방문설이 나왔는데 그 정도면 뉴욕에 나가 있는 북한 대표와 미국 대표 사이에 물밑 대화 내지는 접촉이 계속돼왔다고 봐야 한다.”

 

-북한 입장에서는 핵이나 미사일 기술의 발전을 완성시키고 싶은 생각을 할 수도 있지 않겠나. 북한이 추가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재개할 가능성은 없을까?

 

“북한이 확실한 핵 보유국이 되려고 협상에 나오지 않고 그 일을 계속한다면 미국이 가만히 있겠나. 그 경우 미국이 이건 정말 큰일이다, 말로는 안 되겠고 지금보다 더 큰 제재로 갈 수밖에 없다면서 군사적인 공격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그런 위험한 짓을 북한이 할까에 대해선 의문이다.”

 

-미국은 대화 조건으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시험을 중단을 할 것을 요구하지만, 북한은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주장하고 있는데. “1년 전, 2년 전 얘기여서 지금도 유효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북한은 2015년 초와 2016년 초 두번에 걸쳐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중단할 테니 한국과 미국은 군사훈련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그걸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쌍중단’이라고 표현하면서 쌍중단으로 시작으로 해서 쌍궤병행(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으로 가자고 제안했다. 그러한 제의에 대해 당시 박근혜 정부가 ‘노’(No)라고 거절하면서 쌍중단이 실현되지 않았지만, 결국은 그쪽으로 가리라 본다. 지난 5월 문정인 교수가 미국 가서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 발사를 중단하는 대신 한국과 미국이 연합훈련 규모를 축소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해서 난리가 난 적이 있다. 문 교수 얘기를 들어보면 미국에서는 일부 극보수적인 곳을 빼고는 모두 쌍중단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하더라. 6자회담을 출범시키기 위해서 한 해만이라도 훈련을 중단해보자고 미국한테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

 

북한은 2006년 10월9일 핵실험(1차)을 시작으로 그동안 모두 5차례나 핵실험을 했다. 지난해에는 1월과 9월 두번이나 실시했다. 미사일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만 해도 벌써 6번의 시험 발사를 강행했다. 미국 독립기념일인 지난달 4일 쏜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정상 각도로 쏠 경우 미국의 알래스카나 하와이뿐 아니라 본토의 서부지역까지 날아간다.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은 실패했다는 게 미국과 일본 등의 판단이긴 하지만, 이는 시간문제일 뿐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내자동 한 음식점에서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전술핵무기 재배치에 대해서는 “우리 북핵정책의 출발점은 북핵 보유를 불용하는 것인데 당장 눈앞의 균형을 위해서 전술핵을 가져다 놓으면 북핵 불용을 요구할 수가 없게 된다”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내자동 한 음식점에서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전술핵무기 재배치에 대해서는 “우리 북핵정책의 출발점은 북핵 보유를 불용하는 것인데 당장 눈앞의 균형을 위해서 전술핵을 가져다 놓으면 북핵 불용을 요구할 수가 없게 된다”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핵 멱살 잡히면 미국에게 원망 돌아갈 것”

 

-대화의 최종 목표는 비핵화이지만, 그동안 북한의 핵 능력이 더 강화됐기 때문에 비핵화 달성이 매우 어려워진 것 같다.

 

“지난해 5월에 열렸던 조선노동당 7차 당대회에서 김정은이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하고 핵 보유국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겠다, 책임을 다하기 위해 핵 전파 방지, 핵 확산 금지는 협조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이는 확산 금지는 협조할 용의는 있지만, 기왕에 확보한 핵무기는 내놓지 않겠다는 얘기다. 지난해 5월만 해도 북한이 핵실험을 네번밖에 안 했을 때다. 그 뒤에 한번 더 해서 모두 다섯번 핵실험을 했다. 선행 핵 보유국을 보면 다섯번 정도 실험하면 소형화와 경량화에 도달했다. 그러기에 북한이 핵을 쉽게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게 일단 상식이다.

 

그러나 북핵 협상사를 되돌아보면 북한이 핵 카드를 가지고 처음부터 받아내려고 했던 것이 미국과의 수교였다. 다른 말로 하면 평화협정이다. 북한은 미국이 수교를 해준다, 또 경제 지원을 해준다는 말에 현혹돼서 비핵화를 약속했는데 매번 그게 안 지켜지니까 미국을 믿을 수 없다고 해서 핵 문제가 이렇게 악화된 거다. 미국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꿔주고 수교로 가면 해결 가능하다고 본다.

 

앞으로 쌍중단으로 시작해서 쌍궤병행으로 갈 때는 ‘돈이 좀 들더라도 확실히 핵 문제를 해결하자, 중간에 테크니컬한 문제를 제기해서 북한이 회담장 밖으로 나가는 그런 짓을 하지 말자’고 미국에 확실하게 얘기해야 한다. 그런 역할을 할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미국이 그것만 확실하게 보장해주면 북한이 열개, 스무개 정도의 핵무기는 얼마든지 내놓을 수 있다고 본다. 북한이 국제적으로 경계 대상이 된 채 핵 보유국이라고 폼 잡는 것이 더 좋다는 쪽으로 가진 않을 거다. 필요하면 우리도 돈을 많이 낼 각오를 해야 한다. 평화를 가지고 오는데 돈 안 쓰면 안 된다.”

 

-아직은 미국 본토가 직접 타격받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니까 미국 입장에서는 어려운 비핵화보다는 현재 상태에서 동결하는 것으로 타협할 수도 있지 않을까?

 

“미국이 그렇게 갈 수도 있다. 평화협정 해주고 계속 핵을 없애려고 하는데 (북한의 반대로) 안 되니깐 그건 놔두자, 대신 확실하게 전파 방지, 즉 핵 비확산의 장치를 튼튼하게 해놓을 테니까 그 점은 걱정말라 식으로 미국이 나갈 수 있다. 그러나 거기에 우리 국민들이 동의하겠는가. 그렇게 되면 우리는 핵 멱살을 잡힌 상태에서 살아야 하기 때문에 우리 국민들이 북한을 욕하는 게 아니라 미국을 비난하게 돼 있다. 이건 진보와 보수를 떠난 문제다. 5천만 국민 전체가 믿었던 도끼에 발등 찍혔다는 식으로 나오면 미국이 감당을 못 할 거다.”

 

정 이사장은 1977년 국토통일원(통일부의 전신) 시절 4급인 공산권연구원으로 특채돼 북한과 중국 문제를 오랫동안 관찰해온 외교 및 북한 전문가다. 김영삼 정부 때 청와대 통일비서관으로 있으면서 남북대화에서 능력을 발휘했으며,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때 연속으로 통일부 장관을 역임했다. 민간 싱크탱크이자 평화운동을 하는 시민단체인 ‘한반도평화포럼’이 2009년 발족할 때부터 공동대표로 활동했으며, 올 6월부터는 이사장을 맡고 있다.

 

-북-미 협상 과정에서 주한미군 문제를 카드로 사용하려고 하지 않을까? 며칠 전 <워싱턴 포스트> 칼럼도 미-북 평화협정에 들어가면 주한미군 문제가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썼더라.

 

“주한미군은 처음에는 북한의 재남침을 막기 위한 억지력이었지만, 냉전이 끝나고 새 질서가 짜이는 과정에서는 동북아 지역의 안정자로 역할이 바뀌었다. 그건 김일성과 김정일 시대 때부터 북한도 인정했다. 김정은 시대에 와서 주한미군 철수라는 얘기가 다시 나오기 시작했는데, 아직 공식적으로 세게 나온 건 아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한테 확인해서 평화협정의 조건이 미군 철수라고 한다면 이 프로세스를 시작할 수 없다고 확실하게 얘기해야 한다. 비핵화 개념도 확실하게 해야 한다.”

 

-무슨 의미인가?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를 얘기하는데, 중국하고 북한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주장하고 있다. 한반도의 비핵화에는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핵우산을 접으라는 뜻이 들어 있다. 그 미묘한 차이를 알고 쓰는 건지는 모르지만,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에도 한반도 비핵화란 용어가 있어서 좀 걱정된다.”

 

-한반도에 대한 미국 핵우산을 접으면 안 된다는 뜻인가?

 

“그렇다. 한-미 동맹 내지는 한국 사람들의 안보의식에서는 중국을 위협하지 않는 정도의 핵우산은 필요하다. 협상 중간에 걸림돌이 되지 않게 미리 확인해서 로드맵을 짜야 한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노동당출판사에서 ‘반미’를 주제로 한 선전화들을 내놓았다고 17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노동당출판사에서 ‘반미’를 주제로 한 선전화들을 내놓았다고 17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중국, 10월 당대회 이후 ‘사드’ 유연해질 듯”

 

-북한 핵무기 체계가 아직 완성되지는 못했다고 하더라도 한반도에서는 벌써 충분한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그래서 미군 전술핵무기를 다시 배치하자는 얘기도 점점 강해지고 있는 것 같다.

 

“전술핵 재배치를 하면 북한의 핵 보유를 우리가 기정사실화하는 게 된다. 대한민국 북핵정책의 출발점은 북핵 보유를 불용하는 것인데 당장 눈앞의 균형을 위해서 전술핵을 가져다 놓으면 북핵 불용을 요구할 수가 없게 된다. 게다가 우리 정부가 전술핵 배치해달라고 하면 미국이 ‘아이고, 정말로 생각 잘했다’면서 바로 해줄 것 같은가. 그렇지 않다.”

 

-협상 과정에서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것은 알겠는데 미-북 간 핵 협상이 깨지는 경우는 어떤가?

 

“전술핵무기는 가져다 놓아도 미군기지 안에 들어가 있고 미군이 쓰는 거지 우리가 맘대로 쓸 수 있는 게 아니다. 든든한 심리적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가 마음대로 운용할 수 없는 거라면 무슨 의미가 있나. 물론 그렇더라도 북한의 핵 고도화를 막을 수 있는 장치가 된다면 가져다 놓아야 한다. 그런데 전술핵무기를 가져다 놓으면 북한은 전략적 우위를 지키기 위해 핵실험을 더 하고 개수를 늘릴 거다. 그러니 그건 대책이 못 된다.”

 

-박근혜 정부 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중국과 관계가 악화됐는데, 문재인 정부도 임시라는 말을 붙이긴 했지만 사드를 추가 배치했다. 중국과의 관계는 어떻게 풀어야 하나?

 

“대통령 입에서 그걸 갖다 놓으라고 했는데 되돌리기는 어렵다. 다만, 오는 10월 중국 공산당대회에서 시진핑 체제의 5년 연장이 결정되고 나면 중국이 좀더 유연해질 수 있다고 본다. 그러면 타협점이 생기고, 한-중 관계를 복원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다.”

 

-남북관계는 어떻게 전망하나? 우리 정부의 회담 제의에 북한이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

 

“북한이 묵묵부답으로 있지만, 공식적으로 거부는 안 했다. 미-북 간에 접촉이나 대화가 시작되면 남북관계도 풀릴 수 있는 틈이 생길 거다.”

 

정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의 베를린 구상과 관련해, “5년짜리 정책인데 북한이 미사일 한번 쐈다고 해서 걷어치우라고 하면 그것은 여름 한철만 울고 가는 매미가 되라는 것과 같다”며 야당의 공격을 맞받아쳤다. 또 외교안보팀에 전략가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며 “전략가가 없다고 단정해선 안 된다”고 방어했다.

 

김종철 선임기자 phillkim@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807471.html?_fr=mt1#csidx4f44f1f9af0cc549c692d7b8b3b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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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검사, 부부장 부임 첫날부터 내부고발 “간부들이 심각성 알아야”

 
김지현 기자
발행 2017-08-19 15:50:25
수정 2017-08-19 15:50:25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임은정 검사
임은정 검사ⓒ임은정 검사 페이스북
 
 

검찰 조직을 향한 공개적인 ‘직언’을 아끼지 않았던 임은정 서울북부지검 부부장 검사(43)가 부부장으로 승진 부임한 첫날부터 특정 검사장의 부당한 지시를 받았던 사연을 폭로했다.

19일 임 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이 치외법권인 듯, 무법지대인 듯 브레이크 없는 상급자들의 지휘권 남용, 일탈 사례를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으면 그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는 체 하실 듯해 부득이 오래된 기억 하나를 꺼내 풀었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이 꾸려진 대검 가찰 등 감찰 인력들에 주의를 촉구하는 의미에서 북부지검 부임 첫날 내부게시판에 글 하나를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부부장 검사로 서울북부지검에 부임한 첫날 내부망에 폭로 글을 올린 이유를 설명한 것이다.

앞서 임 검사는 지난 17일 검찰 내부통신망에 ‘새로운 시작-감찰의, 검찰의 바로섬을 촉구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글에서 “경찰을 상대로 수사 지휘를 하는 당번 근무일에 ‘K씨의 음주‧무면허 운전 지휘 건의가 들어오면 보고해 달라’는 모 검사장의 지시를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임 검사는 “기록을 보니 지금까지 구속은커녕 벌금만 낸 게 너무 의아한 사람이었다. 음주 삼진아웃이 시퍼렇게 살아 있는데 지금껏 벌금만 낸 이유가 검사장이 보고 지시를 한 배경과 같겠구나 짐작했다”고 말했다.

K씨는 지역의 한 건설사 대표의 아들로, 음주‧무면허 운전과 관련한 10건의 전과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임 검사는 경찰을 상대로 시간을 끄는 수사 지휘를 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임 검사는 “얼마나 귀한 경찰력을 쓸데없이 낭비케 한 것인가 싶어 그 일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임 검사는 최근 문제가 된 제주지검 영장 회수 사건과 유사한 일도 종종 발생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검사가 구속영장을 청구한 직후 전관 변호사가 선임되자 영장을 몰래 빼와 불구속 기소하거나 공소장이 접수된 당일 공소장을 회수해 불기소 결정을 내린 사례 등을 언급했다.

임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공판검사로 근무하던 2012년 12월 故 윤길중 진보당 간사 재심 사건에서 무죄를 구형했다가 정직 4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받은 적이 있다. 이후 검찰 조직을 향한 임 검사의 ‘직언’은 대상을 가리지 않았다.

황교안 전 총리의 대선 출마설이 돌고 있던 올해 2월 “한 때 검사였던 선배가 더 추해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글을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4월에는 검찰 내부 게시판에 ‘국정농단의 조력자인 우리 검찰의 자성을 촉구하며’라는 글을 통해 김수남 당시 검찰총장 등 수뇌부를 향해 직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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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언론이냐?’…적폐가 되어버린 언론

[기고] ‘이게 언론이냐?’…적폐가 되어버린 언론
  • 진흙속의연꽃
  • 승인 2017.08.20 00:39
  • 댓글 1
 
 

침묵은 똥이다

흔히 “침묵은 금이다”라 합니다. 말이 많으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는 뜻입니다. 쓸데 없는 잡담을 하다 보면 남말 하기 쉽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것이 사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일까 연예인 이야기를 듣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직장에서는 상사가 대화의 안주가 되기도 합니다.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대개 험담이 되기 쉽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든지 상대방의 귀로 들어가게 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럴 것이라면 차라리 상대방을 칭찬하는 것이 낫습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상대방의 귀에 들어가게 된다면 이왕이면 좋은 이야기 해 주는 것이 훨씬 더 낫습니다.

“침묵은 똥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해야 할 말을 하지 않을 때 하는 말입니다. 쓸데없는 말, 험담하는 말을 해서는 안 되지만 그렇다고 침묵을 지키는 것이 능사는 아닙니다. 묵언수행을 하지 않는 한 잘못 된 것은 잘못 된 것이라고 지적하는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 침묵합니다. 이유는 무관심과 두려움, 기득권 때문이라 봅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무관심합니다. 옆에서 사람이 죽어 가도 내일이 아니면 관심 두지 않습니다. 하물며 조직이나 단체, 공동체가 잘 못 되어 가고 있어도 침묵합니다. 이는 무관심이 아니라 차라리 ‘무능’에 가깝습니다. 아무 것도 할 것도 없고 아무 할 일 없는 ‘게으른 자’에게나 해당되는 것이 무관심입니다.

또 두려워서 말을 못합니다. 불이익 받을 것을 염려해서 입니다. 작은 이익이라도 걸려 있으면 할 말을 못합니다. 더구나 지위와 직위가 있는 자라면 더욱 움추려 들 것입니다. 이른바 ‘조직침묵’입니다. 말을 해 보아야 들어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말을 함으로 인하여 불이익이 예상 된다면 그 순간 입을 다물어 버리게 됩니다. 이런 현상을 한국불교에서 봅니다.

반짝인다고 해서 모두 금이 아닙니다. 노란 빛깔이라 해서 모두 금이 아닙니다. 조직이나 단체에서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하고 자의 침묵은 똥입니다. 그러나 명상주제를 가지고 명상하는 자의 침묵은 거룩한 침묵입니다. 이럴 때 침묵은 금입니다. 묵언수행을 하지 않는 한 “이건 아닙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8.17 목요촛불법회 식전공연. 사진=진흙속의연꽃.

CEO의 경쟁력이 조직의 경쟁력

한국불교가 위태롭습니다. 불자수가 3백만 명이나 빠져 나간 반면, 기독교 신자수는 불자수의 거의 두 배에 달합니다. 기독교가 득세하고 불교는 위축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리더’에 있다고 봅니다. 불행하게도 한국불교에는 리더가 없습니다. 조폭과 같은 보스형 리더는 보이지만 누구에게나 존경받는 리더는 부재합니다. 자승종권 8년이 그렇습니다.

최고경영자의 자질과 역량에 따라 회사의 흥망성쇠가 좌우 됩니다. 아무리 자본이 많고 기술력이 뛰어나고 마케팅 능력이 있다고 해도 능력 없는 자가 CEO로 앉아 있다면 도산으로 가게 되어 있습니다. 최고경영자의 경쟁력이 조직의 경쟁력입니다. 누군가 회사를 고른다면 다른 것 보다 CEO의 자질과 역량을 보고 골라야 할 것입니다.

박근혜 정권은 작년 촛불혁명으로 무너졌습니다. 국민들이 끌어 내린 것입니다. 그것은 나라가 망해가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대로 내버려 두면 나라가 망하는 길로 간다며 가만히 있지 않은 것입니다. 국민들은 무능한 대통령을 끌어내고 감옥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믿고 맡길 수 있는 대통령을 새로 뽑았습니다.

조직과 단체는 리더에 달려 있습니다. 회사에서 최고경영자의 자질이 회사의 미래를 결정합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 능력이 국운을 좌우합니다. 이는 종교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한국불교는 능력 있는 리더를 갖지 못했습니다.

불자 3백만 감소는 리더의 문제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환경요인도 있었겠지만, ‘부적격자’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자리에 앉아 있었던 영향이 큽니다. 그것도 8년 동안 지속되었습니다. 이에 불교인들은 촛불을 들었습니다.

8.17 촛불법회에서 삼귀의 하는 불자들. 사진=진흙속의연꽃.

매주 목요일 저녁

매주 목요일 촛불법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네 번째 촛불이 8월 17일 보신각 광장에서 켜졌습니다. 요즘은 양초촛불이 아니라 바람에도 꺼지지 않는 LED촛불입니다. 매주 목요일 밤은 불자들의 축제날입니다. 불자들이 엄청 나게 많이 왔습니다. 천명이 넘은 것 같습니다. 교계신문에서는 약 천이백명 가량이라 합니다. 보신각 앞 광장이 꽉 들어 찰 정도이었습니다. 최근 이렇게 많은 인파가 모인 것은 근래 처음 있는 일입니다.

촛불법회 현장에서 봉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매주 목요일 6시 반에 열리는데 사전 준비하는 사람들입니다. 주로 자발적 봉사자들입니다. 먼저 와서 자리부터 깝니다. 비닐로 된 자리입니다. 그런데 매주 촛불이 열리다 보니 자발적 참여자들은 자리를 가지고 옵니다. 야외에서 사용되는 매트를 가져 오는 것입니다.

8.17 촛불법회에 나타난 일인용 방석매트 판매자. 사진=진흙속의연꽃.

그런데 놀라운 것은 매트장사가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매트 한 장에 천원합니다. 작은 등산용 매트입니다. 지난 3차 촛불 때는 백장 팔았다고 합니다. 매트를 파는 분에 따르면 기독교 집회에서는 사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불교집회에서는 많이 사주는 편이라 합니다.

이게 언론이냐

처음 촛불법회가 열렸을 때는 오백명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칠백명, 세 번째는 천명, 네 번째는 천이백명 가량 되었습니다. 가면 갈수록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매번 촛불에 참가하고 있는 입장에서 놀라운 일입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고 전혀 상상을 못했습니다. 마치 작년 촛불의 열기를 연상케 합니다. 하지만 조계종 기관지 불교신문과 여당지 평가를 받는 법보신문은 이를 폄하하려 나선 듯 합니다.

총무원장이 사장이나 다름없는 불교신문 보도에는 왜곡이 많습니다. 법회를 깎아내리려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본질은 제쳐둔 채 주변 이야기만 보도합니다. 왜 촛불을 들게 되었는지, 촛불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이미 보도했던 부정적인 이야기를 재탕, 삼탕하는 식입니다. ‘이게 언론이냐’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8.17 촛불법회에 참석한 스님들과 불자들. 사진=진흙속의연꽃.

‘그 밥에 그 나물’이라고들 합니다. 어느 조직이나 단체는 리더의 수준을 넘을 수 없습니다. 리더의 수준이 곧 조직이나 단체의 수준이라 보면 틀림없습니다.

불교신문의 경우 자승 총무원장이 발행인입니다. 최근 자승원장이 새로운 사장을 임명했습니다만, 그 또한 자승 원장의 의중이 그대로 실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불교신문에서 자승원장의 수준이 보입니다. 어떻게 보면 불교신문은 언론이라기보다는 언론기능을 갖고 있는 하나의 이익단체 같습니다.

팔정도에 '정어'가 있습니다. 정어는 “거짓말을 하지 않고, 이간질을 하지 않고, 욕지거리를 하지 않고, 꾸며대는 말을 하지 않는다.”(S45.8)입니다. 저는 불교신문과 법보신문이 ‘정어’의 가르침을 어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른다고 당당히 이야기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불교가 좋아 불교를 믿고 있습니다. 불교보다 더 좋은 가르침이 있다면 당장 그곳으로 옮길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부처님 가르침처럼 훌륭한 가르침을 보지 못했습니다. 이것이 불교를 믿는 이유입니다. 훌륭한 스승 밑에서 훌륭한 제자가 나옵니다. 부처님 가르침이 훌륭하기 때문에 부처님 같은 제자가 많이 출현합니다. 부처님을 닮아 가는 것입니다.

반대로 조직이나 단체의 리더가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구성원들 역시 그 모습을 닮아 갈 것입니다. 이 같은 현상을 불교신문, 법보신문에서 발견합니다.

8.17 촛불법회에서 촛불을 밝힌 불교인들. 사진=진흙속의연꽃.

천명 단위로 불어나자

갈수록 촛불이 커져 가고 있습니다. 은인자중하던 스님들과 불자들이 하나 둘 광장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무관심과 두려움과 기득권으로 침묵하고 있었으나 더 이상 한국불교가 망해 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기 때문이라 봅니다.

이제 촛불은 광장이 꽉 찰 정도로 커졌습니다. 회가 거듭될수록 규모는 커지고 있습니다. 이와 비례하여 불교신문과 법보신문의 기사를 보면 왜곡의 강도가 더해 갑니다. 만감이 교차합니다. 처음 모임을 가졌을 때는 보도조차 하지 않았는데 천명 단위로 불어나자 위기를 느낀 것 같습니다.

매번 촛불은 감동을 줍니다. ‘난세에 영웅난다’는 말이 있듯이 단상에 오른 사람들의 연설을 들어 보면 확실히 ‘불교인재들 같다’는 생각이 들어갑니다. 이는 현장의 이야기를 하기 때문입니다. 공허한 이론이나 교리가 아니라 현실의 삶에 부딪친 이야기를 솔직하게 이야기 했을 때 공감했습니다. 특히 용주사 비대위의 지난 2년 간 활동은 눈물겨웠습니다. 불교신문과 법보신문은 이런 이야기를 빼놓지 않고 실어야 할 것입니다.

8.17 촛불법회에서 연설하는 용주사비대위 불자들. 사진=진흙속의연꽃.

“적폐청산” “자승퇴진”

촛불법회의 하이라이트는 촛불행진입니다. 이번 8.17 목요촛불의 경우 행진코스는 예전과 달리 종로구청길입니다. 보신각광장을 출발하여 종로구청길로 해서 조계사길 북단, 그리고 조계사길을 따라 원래 있던 위치까지 되돌아오는 것입니다.

8.17 촛불법회 촛불행진코스. 사진=진흙속의연꽃.

불자들의 긴 촛불행렬이 이어졌습니다. 목요일 저녁 8시부터 시작된 행진은 약 한 시간 가량 진행되었습니다. 불자들은 “적폐청산” “자승퇴진”을 외쳤습니다. 오늘날 한국불교가 망가진 원인을 리더십 문제로 본 것입니다. 오로지 사리사욕만 추구하는 반승반속의 무리들을 두고 볼 수 없었던 것입니다.

8.17 촛불법회에서 촛불행진하는 불자들. 사진=진흙속의연꽃.

"나는 세상과 싸우지 않는다"

늘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아갑니다. 부처님 원음인 빠알리니까야 어디를 열어 보아도 주옥 같은 말씀입니다. 그 중 상윳따니까야 ‘꽃의 경(S22.95)’이 있습니다. 경에서 부처님은 “나는 세상과 싸우지 않는다. 세상이 나와 싸운다. 진리를 설하는 자는 세상의 누구와도 싸우지 않는다.”(S22.95) 라 했습니다.

세상의 누구와도 싸우지 않습니다. 다만 세상이 싸움을 걸어 올 뿐입니다. 그것은 바른 말을 하기 때문입니다. 다름 아닌 진리를 설하기 때문입니다. 가르침대로 살지 않는 자들이 시비를 거는 것입니다. 오늘날 반승반속의 무리들입니다. 또 반승반승의 무리에 동조하는 일부 언론들입니다.

입이 있어도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하는 침묵은 똥입니다. 묵언수행을 하지 않는 한, 명상주제를 들고 있지 않는 한 할 말은 해야 합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세상에서 현자들이 ‘아니다’라고 여기는 것은 나도 그것을 ‘아니다’라고 한다.” (S22.95) 라 했습니다.

아닌 것은 아닌 것입니다. 그럼에도 침묵한다면 똥입니다. 똥 같은 침묵은 게으르고 무능하고 무관심한 자들에 해당됩니다. 침묵하는 자들은 두려운 자들입니다. 자신의 작은 이익이 침해 받을까 봐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쥐꼬리 만한 이익이나 지위를 유지하고자 침묵하는 것입니다.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구호를 외치는 8.17 촛불법회 참가불자들. 사진=진흙속의연꽃.

지행합일(知行合一)의 보살들

시대는 실천하는 자를 요청합니다.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 지행합일의 행자입니다. 교학과 교리에만 천착하는 것이 아닌 늘 깨어 있는 삶을 사는 자입니다. 반승반속의 무리들에 의해 불교가 쇠망하는 것을 더 이상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습니다. 가르침을 따르는 자라면 당연히 할 말을 해야 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매주 목요일 촛불을 드는 불자들이야말로 지행합일(知行合一)의 보살들입니다. 그런데 보살은 세상에 살아도 세상에 물들지 않습니다. 가장 낮은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다할 뿐입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 했습니다.

“수행승들이여,
청련화, 홍련화, 백련화가
물속에서 생겨나
물속에서 자라
물위로 솟아올라
물에 오염되지 않고 지낸다.

수행승들이여,
이와 같이 여래는
세상에서 성장했으나
세상을 극복하고
세상에 오염되지 않고 지낸다.” (S22.95)

반론ㆍ정정ㆍ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이메일(budgate@daum.net)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불교포커스'에서 생산한 저작물은 누구나 복사할 수 있으며, '정보공유라이센스 2.0: 영리금지 개작금지'에 따릅니다. 정보공유라이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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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고의 가치도 없는 야당 주장

이유정 헌재재판관 후보자에 대해 야당이 한 목소리로 지명철회를 요구
 
박찬운  | 등록:2017-08-19 21:30:16 | 최종:2017-08-19 21:55:01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이유정 헌재재판관 후보자에 대해 야당이 한 목소리로 지명철회를 요구한다고 한다. 이후보자가 과거 사실상 민주당 지지 활동을 하는 등 정파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오로지 정략적인 것으로 논평의 가치도 없지만, 그래도 가만히 있는 것보단 한 마디 말하는 게 내 책임이라 생각하여, 몇 자 적는다.

우선 헌법재판소의 성격을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헌재는 소위 정치적 사법기관이다. 그저 단순히 법을 적용하여 재판하는 사법기관이 아니라는 것이다. 헌법위반을 다루는 사법기관은 재판관들의 헌법적 이념과 철학 그리고 정치적 성향에 따라 결정이 달라진다. 그래서 우리 헌법은 일반 법원과 달리 그 구성에 있어서도 정치적으로 편향되지 않도록 9인의 재판관 모두를 대통령의 뜻대로 임명하지 못하도록 했다.

헌법 제111조
② 헌법재판소는 법관의 자격을 가진 9인의 재판관으로 구성하며, 재판관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③ 제2항의 재판관중 3인은 국회에서 선출하는 자를, 3인은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자를 임명한다.

이런 헌법 조항은 우리 헌재의 이념지형을 주권자의 그것과 가급적 맞추기 위한 노력의 소산이었다. 우리 헌법은 애초부터 대통령과 국회 지명의 재판관은 정치적 성향이 강할 것을 예상했고 대법원장 지명의 재판관은 중립적인 성향이 강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 이유로 대통령과 국회 지명의 헌재 재판관의 정치적 활동 경력은 전혀 문제될 게 없다. 따라서 문대통령이 지명권을 행사할 수 있는 헌재 재판관에 대해, 자신의 정치적 성향과 유사한 인물을 지명한 것은, 우리 헌법이 예상한 결과에 불과하다.

국회 선출 3인의 재판관의 경우를 생각해 보라. 여당 몫의 재판관은 여당과 정치적 성향을 같이 하는 법률가를, 야당 몫의 재판관은 야당과 정치적 성향을 같이 하는 법률가들이 지명되어 오지 않았는가. 그런데 왜 지금 와서 이 당연한 임명권 행사를 정치적 편향 운운하면서 반대한다는 말인가.

더욱, 헌재재판관의 임명에서 국회가 하는 일은 대법관의 경우처럼 동의권을 행사하는 게 아니다. 그저 청문절차를 진행할 뿐이다. 야당이 합심해 반대한들 대통령이 임명권을 행사하면 그만인 것이다.

다음으로 우리 헌재가 비정상적으로 보수화되어 있다는 사실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지나오면서 우리 헌재는 완전히 보수화되었다. 대한민국의 이념지형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새 정권의 대통령이 그것을 자신의 헌법적 권한으로 시정하고자 하는 것은 주권자 입장에선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다. 통진당 사건에서 헌재는 8:1로 정당해산결정을 하고 말았다. 그게 바로 우리 헌재의 정치적 성향이자 이념지형이다. 이래 가지고서는 헌재의 헌법해석을 주권자인 우리 국민이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진보적 성향의 대통령이 진보적 법률가를 임명하는 게 무엇이 잘못이란 말인가.

야당이 청문절차를 통해 후보자가 적절한 재판관 자격을 갖지 않았다고 공격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그의 정치적 성향을 근거로 해선 안 된다. 그 후보자가 싫으면 그것보단 헌법재판관으로서의 기본적 자질이 없다고 주장해야 한다. 이후보자가 우리 헌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무능한 법률가라고 주장하라. 그것이 아니라면 입을 다물어야 한다.

이후보자의 선배로서, 지난 20년 이상 그를 지켜본 사람으로서, 매우 간단하게 그에 대해 말할 수 있다. 그는 우리 사회의 소수자와 약자를 위한 헌법수호자로서 일하는 데 큰 흠이 없는 사람이다. 그것은 그가 살아온 그의 과거가 말해준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이야기하자. 나하고 이후보자를 비교하면 누가 더 정치적 성향이 강할까. 포탈에 두 사람 이름을 쳐보면 당장 알 것이다. ㅎㅎ 그러니 누군가 내게 당신은 정치적 성향이 강해 헌재재판관 자격이 없다고 말한다면 내가 동의할까. 명확히 말하지만, 이런 글을 쓰는 것과 재판관 자격은 전혀 관계가 없다. 그렇지 않은가?

박찬운 /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

‘이유정 임명’ 일제히 제동거는 야3당…8월 국회 뇌관으로

(한겨레 / 송경화 윤형중 기자 / 2017-08-18)

야 “노무현·민노당 지지” 꼬투리
“임명 철회하지 않으면
김이수 표결과 연계” 압박

여당 “야, 이념 장사 그만하라
독립만세 부르면 공직 못맡나”

정기국회 들머리 기싸움 모양새
법사위 21일 청문회 실시 논의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문제가 8월 임시국회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야권은 “정치재판관, 반헌법재판관”이라며 임명이 철회되지 않을 경우 국회 동의가 필요한 김이수 헌법재판소 소장 후보자 처리도 장담할 수 없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고, 여당은 “이념 장사 그만하라”며 맞서고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8일 당 최고위 회의에서 “3·1운동 때 독립만세를 불렀으면 해방된 나라에서 공직 취임을 하지 못한다고 해야 되겠냐”며 “적폐를 청산해 달라고 촛불로 만든 새로운 대한민국에서 그런 분이야말로 모셔서 귀중하게 써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철(국민의당), 주호영(바른정당) 원내대표가 “이 후보자가 16대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 지지 모임에 참여하고 2004년엔 민주노동당 지지 선언을 하는 등 이념적으로 편향됐다. 지명 철회가 없으면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표결도 어렵다”고 밝힌 데 대한 비판이다. 이 후보자는 국회 동의 없이도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수 있지만 김 후보자는 국회 표결이 필수적이므로 두 사람을 ‘연계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장 공석 상태는 이날로 200일째를 맞았다.

야당은 공세 강도를 높이고 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 후보자가 지명되면 헌재의 정치적 중립성이 무너지고 헌재 결정의 신뢰도 땅에 떨어질 것”이라고 했고, 주호영 원내대표는 “헌재의 사유화, ‘이유정 알박기’”라는 표현을 썼다. 두 당의 협공을 지켜보던 자유한국당도 화력을 보탰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이 이상 정파적일 수 없는 사람이 지명됐다”고 말했다.

야권에서 갑자기 ‘이유정 카드’를 부각시키는 것은 문재인 정부가 쏟아낸 각종 정책을 뒷받침할 법안·예산안 문제가 다뤄지는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기선잡기 성격이 짙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당의 한 의원은 “문 대통령이 100일 동안 ‘이것 하겠다, 저것 하겠다’고 다 던져놨는데 이번 정기국회에서 재원 문제 등이 하나하나 논의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여소야대에서 야권은 쉽게 (처리)해주지 않을 것이며 첫 관문이 김이수 표결 건”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에 대한 ‘코드 인사’ 비판이 누적된 만큼 이참에 “제대로 붙어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국민의당의 다른 의원은 “헌법재판관은 여야가 각자 정치적 성향에 따라 후보를 추천해왔어도 지금까지는 ‘정도껏’ 해왔는데 이 후보는 이를 넘어선다”며 “현재 법무부 법무실장 자리를 비롯해 부처 개별 인사에도 ‘코드 인사’ 논란이 계속 진행중인데 ‘이유정도 해줘놓고 누군 왜 안 되냐’는 논리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오는 21일 전체회의를 열고 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을 논의할 예정이다. ‘캐스팅보터’인 국민의당은 이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어 이 후보자에 대한 당론과 ‘김이수 표결 연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당내에선 “헌법재판소에 개혁적 성향도 필요하고 여성인 점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 갑론을박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출처: http://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807439.html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news/mainView.php?uid=4264&table=byple_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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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린에 이어 베넌 백악관수석전략가 해임을 보며

플린에 이어 베넌 백악관수석전략가 해임을 보며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08/19 [10:27]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마이클 플린(위) 미 신임 행정부 안보보좌관이 낙마하자 맥매스터 대북강경론자가 보좌관이 되어 예방전쟁 운운하다가 지금 괌 포위사격이라는 심각한 전쟁위기를 만들고 있다.     ©자주시보

 

▲ 미국 백악관의 새라 샌더스 대변인은 18일 성명을 통해 배넌 수석전략가의 해임을 공식 발표했다. 대북 관여론자 베넌의 퇴임으로 북미대결전은 한층 격화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북 전문가 정기열 칭화대 초빙교수는 트럼프 행정부 집권초기 전격 해임된 마이클 플린 백악관 안보보좌관 내정자와 이번에 해임된 스티브 베넌 수석전략가는 모두 압박과 관여 중에서 관여에 무게를 둔 백악관의 두뇌들이었다고 평가했다. 즉, 대북 문제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지금 시점에서 대화를 통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는 것이다.

그 베넌 수석전략가의 입에서 어제 주한미군철수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그래서 온 세상이 떠들썩 한 것이라고 그는 진단했었다.

 

그런데 주한미군철수 가능성을 피력한지 단 하루만에 백악관에서 전격 해임되었다. 마이클 플린 백악관 안보보좌관 내정자가 낙마한 후 그 자리에 오른 맥매스터는 최근 북의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을 막기 위해 예방전쟁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북의 괌 포위사격 경고를 유발하였다. 대북 강경파 중에서도 매우 호전적인 강경파인 셈이다.

베넌 후임도 그런 대북강경론자가 이어받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여전히 북과 관계 개선에 나설 의지가 없는 것 같다. 어떻게든지 북을 군사적으로 제압할 방법을 찾기 위해 얼마나 고심하고 있는지 그 백악관과 그 뒤의 미국 지배세력들의 움직임이 눈에 선하다.

 

물론 베넌을 그대로 두었다가는 일본과 호주, 대만, 한국 등에서 자체 핵무장론이 급부상하는 등 애로가 생길 수도 있고 아직 초강경 대응책 2371호도 본격 가동도 안 해보았기 때문에 베넌을 퇴임시키고 대북 강경책을 써보는데까지 써보다가 안 되면 북과 대화의 길로 접어들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베넌의 퇴임은 미국이 아직 북과 대화로 문제를 해결한 단계에 이르지 못했으며 준비가 부족하다는 증거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대화의 의지가 있는데 준비가 부족하건, 대화의 의지가 아예 없건 큰 차이는 없다. 현재 미국은 북과 어떤 문제도 해결할 의지가 없다는 합집합은 명백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면밀히 분석해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미전략의 특징 중에 하나가 바로 그 현재 이외에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이 을지프리덤가디언 대북압박 합동군사훈련이 북 주변에서 벌어지면 지체없이 괌 포위사격 명령을 내릴 것이고 그에 미국과 그 추종국들이 더 강한 압박을 가하면 괌 포위사격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강력한 대미 타격에 나설 것이다.

 

하기에 북미 대결전 그 악순환 심화의 종착점이 무엇일지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 2017년 8월 1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지지도한 지하의 전략군 통합조종실 여기서 명령만 내리면 괌 포위사격용 화성-12형 4발이 일제히 불을 뿜고 비상하여 일본을 넘어 괌을 향해 돌진할 것이다.   ©자주시보

 

14일 김정은 위원장이 전략군 시찰 과정에 '미증유의 위력적인 무기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 4.15열병식에 등장한 발사관 방식의 고체연료로켓을 이용한 8축 16륜 차량의 대륙간탄도미사일만 해도 세계 최고의 극강 무기인데 아예 공개조차 하지 않은 더 위력적인 무기가 있다는 것이다.

  

적어도 북은 현재까지는 미국 앞바다에 가서 대미위협 군사훈련은 하지 않고 있다.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었다는 것이 지금 북의 주장이다. 대화를 통해 해결해보려 애를 써 온 것인데 그간 대화로는 미국과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절감했기에 이젠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괌 포위사격이 아니라 미국 포위사격도 멀지 않아 단행할 우려가 높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4일 전략군 시찰 과정에 미국이 대북 군사적 위협을 중단하면 괌 포위사격도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기어이 미국이 대북위협 을지훈련을 진행한다면 북은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도 피력하면서 전략군에 언제든 명령만 내리면 바로 쏠 수 있게 일발장전상태로 대기할 것을 지시했다. 

 

특히 북은 군사적 압박이 절대 통하지 않는 나라다. 대북 군사적 압박은 위기만 초래할 것이다. 미국은 이제 군사패권을 포기하고 정상적인 나라로 거듭나야 한다. 어떻게든지 패권은 유지하면서 북과 적당히 타협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북미위기격화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체면에 신경쓰다가는 미국 본토도 핵참화를 뒤집어쓰고 지도에서 사라질 우려도 높다. 미국은 이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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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발전소 많은 국가 순서로 폭발, 다음은 어디?

 
[작은책] 독일, 핵발전소 폐쇄 논의에 공급자 배제…전기는 소비자의 권리

 

 

독일은 명실상부한 유럽 최대의 산업 국가다. 당연히 전기를 많이 소비할 텐데, 독일은 후쿠시마의 핵발전소 폭발 사고 이후 자국의 핵발전소 17기 중 8기를 즉각 폐쇄했다. 이후 일부 전문가의 예상과 달리 독일이 이웃 국가에서 전기를 대대적으로 수입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프랑스에 전기를 수출하고 있다. 무슨 까닭일까?

안전을 이유로 전기레인지를 사용하는 가구가 우리나라도 늘어난다고 한다. 가전제품 전문가는 디자인이 수려한 프랑스 제품보다 다소 투박하더라도 독일제를 권한다. 에너지 효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덧붙이는데, 가정용 전기에 누진제를 적용하는 까닭에 우리는 전기레인지를 선뜻 구매하지 못한다. 국민 1인당 평균 전기 소비량을 단순 계산하면 우리는 독일이나 프랑스의 거의 두 배 가깝다. 전기레인지를 사용하지 않아도 그렇단다.

남은 9기의 핵발전소를 2022년까지 모두 폐쇄하기로 한 독일은 무모하지 않았다. 석탄을 태우는 화력 발전소가 충분하기 때문이 아니다. 석탄 매장량과 화력 발전소는 충분하지만 대기 오염을 피할 수 없으므로 점차 줄여나가려고 한다. 태양과 바람으로 생산하는 전기가 뒷받침하므로 과감했지만 그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건설과 운영에 막대한 자본이 들어가는 핵 발전이나 화력 발전 관련 산업계의 권력의 태도는 우리와 다르지 않고, 그런 거대 권력의 방해가 집요했지만 소비자의 단호한 행동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독일 남부에 위치한 프라이부르크는 '세계 환경 수도' 또는 '태양의 도시'로 세계인의 칭송을 듣는다. 곳곳에 에너지를 자립하는 마을이 있기 때문인데 어떤 선지자의 제안으로 시민들이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붙이며 화답하고 자동차 사용을 자제한 건 아니다. 숲이 풍부한 만큼 하천이 맑고 깨끗한 프라이부르크에 핵발전소를 세우겠다는 중앙 정부에 맞선 시민운동이 처절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970년대 오일 쇼크로 석유 가격이 치솟자 독일 정부는 프라이부르크 인근에 핵발전소를 추진했다. 시민들의 반대 시위는 강렬한 데에서 그치지 않았다. 핵발전소가 없어도 모자라지 않을 정도의 전기를 지역에서 생산하자는 결심은 행동으로 이어졌고 핵과 같이 위험한 에너지뿐 아니라 화력처럼 더러운 에너지도 피하고자 노력했다. 태양과 바람에서 머물지 않고 음식물 쓰레기나 축사의 가축 분뇨를 적극 활용했지만 눈물겹다기보다 아름다웠던 시민들의 행동은 다른 데 있었다.  

초창기인 만큼 기술이 미비했던 당시의 재생 가능한 에너지 분야는 충분한 전기를 공급하지 못했지만 시민들은 전기 소비를 줄이는 노력으로 핵 발전이나 화력 발전소 도입의 명분을 없앴다. 에너지 전문가들도 시민들의 노력에 뜻을 모았다. 핵 관련 자본의 편에 서서 반대하는 시민들을 억압하는 정책을 연구한 우리와 달랐다. 가전제품은 물론이고 산업 분야의 에너지 효율화를 높이는 데 독일 전문가들이 앞장섰다.  

프라이부르크의 노력이 곳곳으로 확산된 요즘, 독일인들은 겨울철이면 집 안에서 외투를 입고 고급 식당도 손님이 없는 자리의 조명은 꺼 놓는다. 원가 이하로 전기를 공급하자 에너지 낭비가 일상화된 우리의 산업체들과 달리 이산화탄소 소비가 적은 생산기술을 개발하면서 지구 온난화 진행을 완화하려고 애를 쓴다. 에너지 소비를 90퍼센트 정도 줄이는 주택과 건축물의 공급을 의무화하는 독일은 산업체에서 사용하는 전기의 대부분을 태양에서 구할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한다. 참고로 독일의 태양은 우리보다 약하다.

58기의 핵발전소를 운영하는 프랑스는 정권이 교체된 요즘 재생 가능한 에너지의 비중을 늘리려고 노력하지만 아직 핵이 대세다. 전후 프랑스의 정권을 잡았던 샤를 드골은 철권통치로 유명하다. "어제의 범죄를 벌하지 않는 것은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이라고 말한 드골은 나치에 부역한 지식인, 특히 언론인을 사형에 처한 것으로 유명한데, 그 철권은 프랑스에 핵발전소를 집중시키는 데 망설임이 없었다. 누가 감히 문제를 제기할 수 있었으랴. 
 

ⓒ프레시안


켜고 끌 때 복잡하고 위험하므로, 밤에도 가동해야 하는 핵 발전은 많은 전기를 버리게 만든다. 전기의 4분의 3을 핵발전소로 충당하는 프랑스는 핵발전소를 다수 도입한 전두환 정권처럼 과소비를 추동했다. 산업체와 가정은 전기 효율화에 관심이 부족했는데, 안전할 거라고 막연히 기대했던 핵발전소가 1986년 구소련과 1979년 미국에서 폭발했고, 2011년 일본은 폭발을 막지 못했다. 기술 부족이 아니었다. 대체로 핵발전소가 많은 국가 순서로 폭발했는데 다음은 어디일까? 

연구자의 연구 과욕으로 폭발한 구소련과 노무자의 실수가 사고를 부른 미국의 핵발전소는 최신형이었지만, 지진과 쓰나미가 원인을 제공한 일본의 4기는 수명을 연장한 노후 시설이었다. 체르노빌 사고 이후 새로운 핵발전소 건설이 시민들의 반대로 억제된 마당이므로 프랑스 역시 대부분의 핵발전소가 낡았다. 고장이 많아도 철저한 관리로 사고를 막으려 애를 쓰는데, 프랑스는 핵발전소를 운영하는 기관과 안전을 관리하며 통제하는 기관을 엄격히 분리했다. 운영과 통제 기관의 인적 교류가 활발한 우리나라는 사회적 합의 없이 수명 연장을 거듭해 왔다.  

어느 산업 설비도 사용 시간이 길면 낡고 고장이 잦아진다. 작은 사고도 방심하면 끔찍한 폭발로 이어질 수 있기에 핵발전소는 철저한 관리와 통제가 필수다. 사고 발생이 드러나면 대충 얼버무리는 우리나라와 달리 프랑스는 안전이 확인될 때까지 가동을 중단시킨다. 한데 핵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기의 양은 막대하다. 지역에서 자급하는 태양광에 비교할 수 없다. 그 막대한 전기가 한꺼번에 사라진다면? 소비에 익숙한 프랑스인들은 빗발치게 민원을 제기할 것이다. 

독일의 많은 건물은 태양광 패널로 덮여 있다. 그 전기는 자신의 집과 지역에서 자급하는 게 원칙이다. 모자라면 핵발전소나 화력 발전소의 전기를 끌어오지만 대신 위험과 오염을 감수해야 한다. 불편하더라도 소비를 줄이고 효율화를 택한 독일인은 이웃 지붕의 태양광 패널에 관심이 많다. 고장 나면 이웃이 모여 팔 걷어붙이고 고친다. 그러므로 핵발전소 규모의 정전이 발생할 일이 없다. 때때로 이웃 프랑스에 전기를 수출할 여유가 있다.

어떤 전기를 쓸까? 우리나라는 선택의 여지가 없지만 전력 회사가 많은 독일은 마을 단위로 선택이 가능하다. 핵발전소가 줄어들면 방사능 걱정도 줄어든다. 화력 발전소가 줄어들면 미세먼지 걱정이 줄어든다. 지구 온난화도 그만큼 억제될 텐데, 우리나라는 요즘 신고리 핵발전소 5호기와 6호기의 공사 중단을 놓고 일부 핵 발전 전문가들의 저항이 거세다. 핵 발전 산업계에서 거액의 연구비를 받은 학자이거나 그 산업계에서 제공하는 지원금에 길든 언론이 그들이다. 본질을 왜곡하며 공론화 과정에 전문가의 참여를 요구하지만 추악한 이기심을 의심하게 만든다. 핵발전소 건설 7과정에 주민의 참여와 공론화를 강압적으로 막던 자신들의 독선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독일은 2022년까지 자국 핵발전소를 전부 폐쇄하는 논의에 핵 발전 관련 산업계 전문가의 참여를 철저히 배제했다. 그들은 공급자가 아닌가. 다음 세대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면 핵 발전과 화력 발전의 중단은 정언명령이다. 가전제품 선택과 마찬가지로, 전기의 선택 역시 주부가 포함된 소비자의 몫이다. 그러므로 촛불이 이끈 핵발전소 폐쇄 논의에 핵 발전 추진론자들은 끼어들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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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이 달라진 김정은 시대 대미 대응전법

차원이 달라진 김정은 시대 대미 대응전법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08/19 [00:08]  최종편집: ⓒ 자주시보
 
 

 

▲ 2017년 8월 14일 전략군 지하벙커 지휘소를 찾아 괌 포위사격, 위력시위사격에 대한 구체적 작전 방안에 대해 토의하고 있는 김정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자주시보

 

 

✦ 이미 미국이 진 괌 포위사격 대결전

 

북의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연속 발사에 대한 유엔안보리 2371호 초강경 제재와 미국 맥매스터 보좌관의 선제타격보다 더 심각한 예방전쟁발언,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에 대해 북이 괌 포위사격으로 대응하면서 불거진 한반도 전쟁위기가 1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북 인민군 전략군 시찰에서 '미국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보겠다'는 발언이 나오면서 한풀 수그러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러 발언 중 좀 더 지켜보겠다는 부분만을 강조하며 김정은 위원장이 현명한 판단을 내렸다며 안 그랬으면 용납할 수 없는 일로 재앙적인 일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호기를 부렸다.

 

▲ '김정은 위원장이 매우 현명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했다'는 트럼프의 트윗  

 

이를 보니 미국이 괌 포위사격에 대해 얼마나 무서워하고 있는지 짐작이 된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 위원장의 ‘현명하고 합리적인 판단’이라는 언급은 미국이 졌다는 것을 자인한 것과 같다. 

물론 그렇다고 미국이 당장 북과 대화에 나서 북의 요구를 전면 수용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발언을 이렇게 '내 논에 물대기'식으로 해석하는 것을 보면 앞으로도 미국이 별별 꼼수를 다 부리며 북미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미봉책으로 일관하며 시간끌기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럼에도 미국이 패배를 자인했다고 보는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켜보겠다는 것은 미국에 대한 엄청난 조롱이며 압박이었는데 그에 대해 미국이 분노하거나 반발하기는커녕 당장 급한 불을 끄는데 이용하기 바쁘기 때문이다.

 

관련 연합뉴스의 보도를 보자.

 

[김(정은) 위원장은 사령부 지휘소에서 전략군이 준비중인 괌 포위사격 방안에 대한 전략군사령관 김락겸의 보고를 받고 만족감을 표시한 뒤 "미제의 군사적 대결 망동은 제손으로 제목에 올가미를 거는 셈이 되고 말았다"면서 "비참한 운명의 분초를 다투는 고달픈 시간을 보내고 있는 미국놈들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미국의 대북 군사적 위협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무시한 결과 괌 포위사격이라는 더 큰 위기에 빠져 어떻게 해야할지 출구를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고달픈 시간을 보내고 있는 미국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것이 김정은 위원장 지적의 핵심이다. 

사실, 북의 보도 원문을 유튜브 등을 통해 보니 “미련한 미국놈들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며 ‘미련한’이란 수식어가 붙어있었는데 연합뉴스나 미국 언론들은 이 수식어를 삭제하고 보도했다.

 

이건 트럼프의 평가대로 김정은 위원장이 한 발 물러선 것이 전혀 아니다. 정상적인 미국인이라면 치욕적인 조롱임을 단번에 알 수 있는 말이다. 그런데 트럼프는 합리적이고 현명한 판단이라고 자못 칭찬까지 하였다. 출구를 찾으려다보니 북의 조롱까지 칭찬해야할 형편이었던 것이다.

이것은 미국에게 뾰죡한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미 진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 여전히 시간끌기 꼼수를 찾는 미국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을 조롱만 하지는 않았다. 해결책도 제시하였다. 

 

김정은 위원장은 “조선반도지역에서 정세를 완화시키고 위험한 군사적충돌을 막자면 우리 주변에 수많은 핵전략장비들을 끌어다놓고 불집을 일으킨 미국이 먼저 옳바른 선택을 하고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미국은 우리에 대한 오만무례한 도발행위와 일방적인 강요를 당장 걷어치우고 우리를 더이상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당장 을지프리덤가디언훈련과 같은 대북 군사적 위협을 중단하면 괌 포위사격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 이런 지적은 무시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켜보겠다는 발언만을 뽑아들고 아전인수 언론 여론몰이를 하는 꼼수를 부리는 것을 보니 미국은 여전히 근본적으로 북과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아직은 없음이 분명해 보인다.

 

아마 지금 북이 화성-12형 탄도미사일로 괌 포위사격을 단행하여 미국이 그 미사일을 요격을 못했을 경우를 대비하여 자신들이 요격하기 쉬운 미사일을 쏘아 떨어뜨리고서는 그 영상을 보도하며 요격 성공이라고 여론몰이를 하는 등의 방법을 찾느라 머리에 쥐가 나고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을 것이 자명하다.

 

하지만 그런 꼼수가 어디까지 통하겠는가. 북이 그래서 생중계까지 검토하겠다고 하는 것 아닌가. 이번엔 생중계를 하지 않더라도 다음 타격엔 더 강력하고 확실한 타격을 준비하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미국은 연전히 ‘북이 괌을 건드리면 전쟁’이라고 객기 다분한 주장만 하고 있다.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을 축소하겠다는 말도 내비치고는 있지만 중단하겠다는 말은 없다. 트럼프 행정부의 스티브 베넌 백악관 수석 전략가와 같은 핵심 인물이 주한미군철수도 언급하고 있지만 미일안보협의회에서 틸러슨 국무장관은 미일이 연합하여 제재와 압박으로 북을 굴복시키겠다고 주장도 병행하고 있다.

여전히 북과 근본적인 문제해결에 나설 뜻이 없는 것이다.

 

 

✦ 김정일 시대와 차원이 달라진 김정은 시대 북미대결 전법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이미 이렇게 미국이 나올 것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미국놈들이 우리의 자제력을 시험하며 조선반도주변에서 위험천만한 망동을 계속 부려대면 이미 천명한대로 중대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며 “미국의 무모함이 선을 넘어 계획한 위력시위사격이 단행된다면 우리 화성포병들이 미국놈들의 숨통을 조이고 모가지에 비수를 들이대는 가장 통쾌한 력사적순간이 될 것”이라고 그 의의를 밝히고 “우리 당이 결심만 하면 언제든지 실전에 돌입할수 있게 항상 발사태세를 갖추고있어야 한다”고 14일 현지시찰에서 전략군 화성포병들에게 일발장전 상태 유지를 지시했던 것이다. 

 

미국에서 주한미군철수니 하는 말들이 나온다고 해서 한반도 문제가 곧 풀릴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여전히 한반도의 긴장은 고조되고 있으며 북미대결전은 더욱 더 치열해갈 전망이다.

 

특히 미국뿐 아니라 중국이 적극 나서서 유엔대북제재결의안 2371호 시행하고 있는 점이 매우 우려스럽다. 일거에 중국정부가 북의 수산물 수입까지 바로 차단할 줄은 몰랐다. 유예기간을 단 하루도 주지 않고 즉각 시행했다.

북은 빈 국제협약을 위반하는 생존권 말살 제재라며 좌시하지 않겠다는 성명을 연이어 쏟아내고 있다. 미국이 이런 중국의 행보에 미소를 짓고 있다면 아직도 북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며 정세를 바로 보지 못한 것이다.

 

북은 선포만 안 했지 사실상 준전시상태에 돌입한 상황이다. 과거와 달리 호들갑스럽게 준전시상태를 선포하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미국의 공격에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인 것을 같다. 북이 지금 미국과 그 추종국들의 경제제재와 군사적 압박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거나 두려워하기 때문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 전시가요합창 행진에 앞서 결의발표를 하는 북 청소년 대표, 조선중앙TV 17일 17시 보도 중에서     © 자주시보

 

▲ 연일 계속되고 있는 북 청소년들의 전시가요합창행진, 조선중앙TV 17일 17시 보도 중에서     © 자주시보

 

북의 입대, 복대 청원이 계속되고 있다는 북의 보도를 주목해야 한다. 과거엔 준전시상태에서 있었던 일이다. 특히 청소년들의 입대청원뿐만 아니라 우리 중학생, 고등학생 나이의 북 청소년들의 지역별 전시가요 행진를 연이어 벌이고 있는 것은 처음본다. 우리 대학생 나이의 청년학생들도 마찬가지다.

 

▲ 북 청년학생들의 전시가요행진대회, 조선중앙TV 17일 17시 보도 중에서    © 자주시보

 

이 정도면 모든 인민군대는 지금도 자기 진지를 차지하고 지휘관들은 비상대기 상태에 들어가 있을 것이다. 을지 훈련이 진행되면 인민군대는 초긴장 상태에 들어갈 것이 자명하다. 사소한 미국의 도발에도 괌포위사격이 아니라 국지전, 나아가 전면전도 발생할 우려가 없지 않다.

과거에도 그런 적이 있기는 했지만 주요 외교 대사들이 평양에 모여 지금 중요한 회의를 하고 있다.

여전히 한반도 정세는 긴장되어 있으며 이 긴장은 갈수록 고조되어갈 우려가 높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대 북미대결전과 지금 김정은 시대 북미대결전은 차원이 다르다. 사실 이 변화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말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전엔 대화를 통해 북의 군사적 조치 물리력 과시를 중단시키며서 시간을 어느 정도 끄는 게 가능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런 대화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6자회담이건 뭐건 진행된 적이 없지 않은가. 시간만 소모할 대화 따위엔 아예 괌심이 없는 것이다. 남북대화도 그래서 열리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12명 여종업원 김련희 씨 돌려보내면 바로 남북대화가 진행될 것으로 본다면 오판일 가능성이 크다. 근본적으로 끝장을 보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북의 입장에서는 당장 돌려보내주어도 시원치 않을 판에 그것을 대화 재개의 한 계기로 이용하는 것에 분노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것이 쌓여 북이 지금 무서운 대미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미련하다'는 수식어를 붙였다고 본다.

미국이 북에 대한 완전한 안전을 담보할 때까지 계속 크고 작은 선물보따리를 보내주겠다고 이미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이것의 의미를 쉽게 볼 수 없다고 본다.

 

이 근본적 차이를 미국에서 이해하지 못한다면 북미대결전은 결국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위기상황을 향해 맹렬한 속도로 돌진하게 될 것이다.

당장 을지프리덤훈련이 축소형태건 뭐건 일단 진행된다면 북은 괌 포위사격을 단행할 것이다. 미국이 꼼수를 부릴수록 북은 더 확실하고 단호하게 행동할 것이다. 그것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미대결전을 대하는 핵심 특징이다.

 

하기에 정부 당국자들과 국민들은 더욱 경각심을 높여 북미가 대화에 나설 수 있게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말로만 전쟁은 절대 안 된다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지 않게 할 방도를 찾아야 한다. 그렇다고 당장 전쟁이 난다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 점은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다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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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 스님 "재가자들에 부끄러워서 단식"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7/08/19 13:18
  • 수정일
    2017/08/19 13:1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촛불에 놀란 조계종, 조롱하며 단식 전 법당 참배도 막아
 
2017년 08월 18일 (금) 15:48:51 조현성 기자 cetana@gmail.com
 
   
▲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는 명진 스님의 단식 시작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 이 여사는 "우리 사회에서 정의를 외치면 서럽다는 것을 오늘도 목격하고 있다"고 했다
 

명진 스님이 무기한 단식을 시작했다. 스님은 "(지난 여름내 조계사 앞에서 매일 1인 시위를 하고, 매주 목요일 촛불법회를 참석하는) 재가자들에게 그동안 너무 미안했다. 마음의 빚과 짐을 조금이나마 덜려고 단식을 결심했다. "조계종 '자승 적폐' 저부터 참회합니다"라고 했다.

적광 스님 납치됐던 우정공원
명진 스님 부끄러워 단식시작


명진 스님은 18일 오후 우정공원에 좌복을 펴고 앉았다. 우정공원은 4년 전 자승 총무원장의 적폐를 폭로하려던 적광 스님이 조계종 교역직 승려들과 재가종무원에 의해 승적을 빼앗길 때까지 '죽도록' 맞기 전 백주대낮에 경찰 앞에서 납치된 곳이다. 

스님은 "자승 총무원장의 8년 재임 기간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9년과 거의 일치한다. 실제로 두 적폐 정권에 줄을 대고 아부하면서 자승 종권은 수명을 연장해 왔다. 그동안 한국불교 최대종단인 조계종은 극심한 타락의 수렁에 빠졌다"고 했다.

   
▲ 명진 스님은 4년 전 적광 스님이 기자회견을 하려다가 조계종 승려와 재가종무원에 납치 폭행된 우정공원에서 무기한 단식을 시작했다

조계종 적폐 자승 원장 기인
조계종 적폐 아닌 '자승 적폐'


스님은 ▷은처종단이 되어 가는 조계종 ▷적광 스님 폭행 등 폭력집단으로 전락한 조계종 ▷돈으로 자리를 사고 팔기가 만연한 조계종 ▷대학의 자율성을 파괴하는 조계종 ▷헌법을 무시하고 600일 넘게 언론탄압하는 조계종 ▷비판자는 징계, 측근은 용인하는 조계종 ▷이명박 황교안 등 광신적 기독교와 손잡았던 적폐 등을 하나하나 설명했다.

스님은 "조계종의 모든 적폐는 자승 원장으로부터 기인한다. 부처님 법과 조계종 법을 자승 승려 개인이 좌지우지하고 있다. 그 결과가 오늘날 우리가 목도하는 조계종의 타락한 현실이다. 조계종 적폐가 아니라 '자승 적폐'이다"고 했다.

자승원장과 부역자가 불교 명예 더럽혀
출가 서원 허투루 여긴 탓, 나부터 참회


스님은 "자승 원장과 극소수 부역승려 몇몇의 잘못으로 많은 스님의 명예가 더럽혀졌다. 불교가 이렇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머리 깎고 부처님 제자가 되기로 서원한 사람들이 그 서원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쩌다가 출가자가 재가자의 걱정을 끼치는 처지가 됐는지 참담하다. 승려 중 한사람으로서 나부터 참회한다. 자승 원장이 퇴진하고 '자승 적폐'가 청산될 때까지 단식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 법당 참배가 막혀 일주문에 주저 앉은 명진 스님 앞에는 조계종 교역직 승려와 재가종무원들이 여려겹으로 서 있었다


종무원들 우루루 나와 스님 막아
'단식은 단식원' 조롱 섞인 피켓도


이에 앞선 오전 10시께 스님은 조계사를 찾았다. 언제 끝날지 모를 단식에 앞서 부처님께 인사를 드리기 위해서였다. 대웅전을 찾아 참배하려는 스님은 일주문을 지나지 못했다. 황급히 쏟아져나온 교역직 승려와 재가자들이 일주문 앞을 막고 섰다. 4년 전 기자회견하려던 적광 스님을 우정공원에서 총무원청사 지하로 끌고갔던 재가종무원이 맨 앞에서 스님을 가로 막았다.

종무원들은 '적폐 기호 1 한기중(명진 스님의 속명)' 손피켓을 들었다. 촛불법회에서 등장한 '(자승 OUT 명진 COME'을 패러디한 '명진 OUT 한기중 COME'도 보였다. "한기중 처사님 단식은 단식원"이라는 조롱 섞인 문구도 있었다.

조계사 신도 "수백명 찾는 곳에서 이럼 돼야"
명진 스님 "참배 막는 게 정상이라 생각하나"


법당으로 가는 길이 막힌 스님은 일주문에 주저 앉았다. 교역직 승려와 종무원들이 그 앞을 막고 대열을 정비했다. 스님 앞에 조계사 신도회 사무총장이 삼배를 올렸다. 스님은 맞절을 했다.

혜명심이라고 자신을 밝힌 신도는 "이곳은 기도를 하는 도량이다. 스님들이 이런 모습 보이면 우리는 어디에 마음을 둬야 하느냐. 누구를 의지해야 하느냐. 제발 이러지 말아 달라"고 했다.

명진 스님은 "기도를 방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참배를 하러 온 것"이라고 했다. "법당에 가서 절을 하는 것을 막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느냐? 부처님께 절만 하고 나오겠다는 것인데 이렇게 스님, 재가자 동원해서 막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

이 신도는 "도량을 점거하거나 그런 것은 일체 없느냐?"고 거듭 물었다. 그러면서 "조계사는 외국인 관광객도 매일 수백명씩 찾는 절이다.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사찰이다.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다. 우리는 스님들 일을 알고 싶지도 않다. 1인 시위가 시정이 안되고 있는데 총무원 안에 가서 문제제기를 하면 안되느냐"고 했다.

   
▲ 한 조계사 신도는 명진 스님에게 "스님들 일은 알고 싶지도 않다. 매일 수백명이 찾는 조계사에서 이러지 말아 달라"고 했다


1인 시위 '탓'하기전 내용부터 살피길
기자 카메라 빼앗아 던진 조계종직원


옆에 있던 허정 스님이 말했다. "내가 매일 1인 시위를 하는 스님이다. 1인 시위에서 무엇을 시정해야 하느냐. 1인 시위를 할 수 밖에 없는 내용부터 살펴라"고 했다. 스님은 "우리가 총무원 측에 만나달라고 했는데 만나주지 않고 있다"고 했다.

법당 참배를 막는 촌극은 조계종 측의 제안으로 끝났다. 조계종 측 재가종무원 3인은 명진 스님 측을 찾아와 법당 참배를 허락할테니 일주문을 비워 달라고 했다.

명진 스님은 30여 분이 지나서야 법당을 참배할 수 있었다. 조계종 측은 <불교닷컴> 취재기자의 취재를 막았다. 대웅전 근처에 있던 <오마이뉴스> 사진기자는 조계종 종무원에게 카메라가 바닥에 내동댕이 쳐지는 봉변을 당했다.

한편, 스님은 기자회견장에서 <법보신문> 기자의 질문에 "<불교신문>과 <법보신문>은 XXX신문이다. 가라"고 했다.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방문
"정의 위해 싸운 이들 스님 곁에"


명진 스님의 단식 장소에는 장현구 열사 아버지 장남수 옹, 김윤기 열사 어머니 정정원 여사,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 여사, 안치웅 열사 어머니 백옥심 여사, 권희정 열사 어머니 강선순 여사, 윤용현 열사 배우자 유영숙 씨, 문영수 열사 동생 문덕수 씨 등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이하 유가협) 회원과 용산참사유가족 전재숙 여사, 신학철 화백 등 30여 명이 찾아와 스님을 응원했다.

용산참사유가족 전재숙 여사는 "명진 스님 같은 분을 조계종이 내치는 것은 말이 안된다. 우리가 정권으로부터 학살 당할 때 안아주고 보듬은 분이 명진 스님이다. 단식을 시작하신다는 스님을 보니 가슴이 미어진다. 우리가 스님과 함께하겠다. 모두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

쌍용차해고자 김정욱 씨는 "명진 스님은 노동자들이 정권에 난도질 당하는 현장에 우리와 함께 있던 분이다. 우리는 스님과의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이 땅에 정의를 위해 싸운 이들이 스님과 마음을 같이 하고 있다"고 했다.

   
 
   
▲ 조계종 측은 명진 스님의 법당 참배를 취재하려던 <불교닷컴>을 막았다. 스님을 취재하던 <오마이뉴스> 사진기자는 조계종 종무원에 의해 카메라가 바닥에 내동댕이쳐지는 봉변을 당했다


우리 사회서 정의 외치면 서럽다는 것 목도
"시주물 받고 잘못된 행동 안된다" 늘 명심


명진 스님은 "유가협, 쌍용차 등 사회 각계각층의 여러분이 이 자리를 찾아줘서 부끄럽고 감사하다"고 했다.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백은심 여사는 "우리 사회에서 정의를 외치면 서럽다는 것을 오늘도 목격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명진 스님이 봉은사 주지를 하면서 우리 유가협 회원들을 먹여 살리다시피 했다. 신도들이 불전에 올린 것을 모아다 주면서 스님이 한 말씀을 늘 명심하고 있다"고 했다.

"부처님 전에 공양 올린 이 쌀은 누군가의 부모 등이 자식과 가정이 잘되길 바라며 올린 시주물이다. 이 쌀로 밥을 지어 먹으면서 잘못된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
 
[불교중심 불교닷컴,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cetan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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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계, 트럼프를 몰락시킬 주력군 되나

 

등록 :2017-08-19 09:22수정 :2017-08-19 09:27

 

지난 13일(현지시각) 시카고에서 미국 내 극우주의에 반대하고 샬러츠빌 사태의 희생자를 기리는 시위가 열려 시위대들이 ‘파시스트’라는 문구가 적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인형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3일(현지시각) 시카고에서 미국 내 극우주의에 반대하고 샬러츠빌 사태의 희생자를 기리는 시위가 열려 시위대들이 ‘파시스트’라는 문구가 적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인형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길 국제에디터석 국제뉴스팀 선임기자 Egil@hani.co.kr

 

 

인종주의의 역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취임 이후 최악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트럼프는 취임 이후 미국 조야의 반대에 계속 부딪혀왔으나, 샬러츠빌 사태 이후 위기는 그의 운명에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정황과 관측들이 나온다. 인종주의 및 극우 세력들의 난동에 대해 그가 보인 양비론적 태도에 미국 주류 세력 전체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여당인 공화당과 행정부, 심지어 군부에서도 그의 태도를 직접적·간접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정부 자문위원회를 스스로 해체하며, 트럼프를 명확히 비난하고 있다. 권력과는 우호적 관계를 맺으려고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재계나 기업이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것은 트럼프에 대한 미국 주류 세력들의 인내가 바닥났다는 징후다.

 

이는 인종주의가 미국에, 특히 기업에 가져올 재앙을 재계가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와 기업이 인종주의를 반대하는 것은 도덕적 가치를 옹호한다는 명분도 있지만, 자신들의 본질적 목적인 돈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가장 보수적이고, 친공화당인 텍사스에서는 지난 15일 트랜스젠더에게 화장실 등 공공시설 접근을 제한하려는 법률 제정이 무산됐다. 텍사스 내의 최대 기업을 포함한 700개 이상의 기업과 재계 단체들이 단결해서 이 법률이 차별적이고 텍사스 경제를 해친다고 반대했기 때문이다.

 

기업은 안정을 원한다. 기업에 미국에서 퇴각했던 인종주의의 역습은 시장과 사회를 교란하는 분란이다. 인종주의는 이제 미국에서 결코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안정을 해치는 시대역행적인 편협으로 자리매김됐다는 의미다.

 

<포천>이 선정한 미국 500대 기업에서는 2002년까지 직원의 동성 동반자나 트랜스젠더 직원에 대한 수당이 전무했다. 하지만 2011년에는 동성 동반자 수당은 이들 대기업 중 58%가, 트랜스젠더 수당은 40%가 지급했다. 2017년에는 동성 동반자 수당은 61%, 트랜스젠더 수당은 50%가 됐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다.

 

동성애 문제보다도 사회적 공감도가 더 큰 인종 문제는 기업들에는 돈과 더 관련이 깊다. 미국 남부에서 호텔과 식당들은 1960년대부터 매장에서 흑백분리 조처를 적극적으로 포기했다. 처음에는 흑백분리 조처 폐지에 마지못해 응했으나, 흑인들이 이용하며 매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현재 유럽계 백인 인구는 63.7%이고, 2042년에는 과반에 못 미칠 것으로 미국 인구국은 예측한다. 비백인 인구들은 출산율이 높아, 젊은층 등 경제인구가 백인 인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노동력 및 소비자 측면에서 비백인 인구의 중요성이 커진다는 의미다.

 

트럼프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기를 드는 기업들이 지식 기반의 첨단산업계라는 사실도 중요하다. 트럼프는 취임 이후 이미 경쟁력을 상실한 전통 굴뚝산업을 위해 반이민 정책과 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추진하고 있다. 첨단기술 산업계에는 치명적이다. 첨단기술 개발을 위한 질 좋고 값싼 해외노동력 조달에 차질을 주고, 자신들의 미래 시장을 지체시키는 것이다.

 

<포천> 선정 500대 기업 중 절반은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사용에 관한 내부 목표를 설정한 상태다. 지구를 살리려는 대의 동참도 있지만, 향후 대세가 될 수밖에 없는 저탄소 기술을 선점하려는 의도이기도 하다.

 

트럼프가 취임 직후 7개 무슬림국가 국민들의 미국 여행을 금지한 데 반발해 지난 2월 우버의 트래비스 캘러닉 최고경영자가 전략정책포럼에서 떠났다. 기후변화협약 탈퇴에 항의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와 월트디즈니의 밥 아이거 최고경영자도 그 자문위를 그만뒀다. 3개 회사 모두 이민자 노동력에 의존하거나, 청정에너지 개발 등에 사활을 건 회사들이다. 한국 등지에서 밑그림이 그려지는 월트디즈니의 만화영화 주인공들은 이미 1990년대 초반부터 인종적 구분이 되지 않는 캐릭터들이 다수다.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 전세계 시장을 장악한 대표적인 미국의 첨단기업과 그 최고경영자들이 인종주의에 대한 적극적 반대를 표명하며, 트럼프에게 반기를 드는 것은 시장과 매출, 노동력 확보라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 미국의 산업경쟁력을 위축시키는 트럼프의 정책에 불만을 품었던 재계와 대기업들로서는 트럼프의 인종주의적 접근은 용납할 수 없는 레드라인이었을 것이다.

 

이미 지지도가 30%대 중반으로 역대 최저인 트럼프에게 ‘주식회사 미국’이라 일컫는 재계마저 등을 돌리면, 공화당과 행정부의 인사들도 그의 주위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어진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807446.html?_fr=mt2#csidx2830d91e229907c8053b58a1d671a8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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