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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기자들 제작 거부 돌입, 뉴스 결방할 듯

 

고대영 사장 퇴진·공영방송 정상화 내걸어... 28일 오전 기자회견·출정식 열어

17.08.28 07:09l최종 업데이트 17.08.28 09:13l

 

 28일 오전, KBS 기자들의 책상에 '나는 뉴스제작을 거부합니다'라고 쓰인 종이가 놓여있다.
▲  28일 오전, KBS 기자들의 책상에 '나는 뉴스제작을 거부합니다'라고 쓰인 종이가 놓여있다.
ⓒ KBS 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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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오전, KBS 기자들의 빈 책상에 '나는 뉴스제작을 거부합니다'라고 쓰인 종이가 놓여있다.
▲  28일 오전, KBS 기자들의 빈 책상에 '나는 뉴스제작을 거부합니다'라고 쓰인 종이가 놓여있다.
ⓒ KBS 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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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기자들이 고대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제작 거부에 돌입했다. KBS 기자들은 시청자들이 신뢰하는 KBS 뉴스를 복원하겠다고 선언했다.

KBS 기자협회에 따르면, 28일 오전 0시부터 야근자를 포함해 대부분의 주말 당직 기자가 업무를 중단한 뒤 근무 장소에서 철수했다. 또한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의 KBS 기자들은 29일 오전 0시부터 제작거부에 들어간다. 

이번 제작 거부에는 보직 간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평기자들이 참여한다. 이 때문에, 28일부터 KBS 뉴스·시사 프로그램은 결방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보직 간부도 제작 거부에 동참하기 위해 사퇴했다. <일요진단> 김진석 앵커는 지난 27일 하차했고, 김종명 KBS 순천방송국장도 25일 보직을 사퇴하고 제작거부에 동참했다.

이날 KBS 기자협회는 제작거부 선언문에서 "공영방송 KBS 뉴스는 가파르게 추락을 거듭해 왔다. 공영방송의 근간인 신뢰도와 공정성이 처참하게 무너졌다. 이제 많은 시민들이 KBS 뉴스를 믿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1차 목표는 고대영 사장의 퇴진이다. 양심에 따라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우리의 신념과 진실에 기반한 취재를 하기 위한 당면 목표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시청자들이 신뢰하는 KBS 뉴스를 복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KBS 기자협회 소속 기자들은 이날 오전 10시와 11시 KBS 신관 계단에서 잇달아 기자회견과 제작거부 출정식을 연다. 또한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 기자들이 가입한 전국기자협회와 전국촬영기자협회는 29일 오후 3시 KBS 대전방송총국에서 출정식을 연다.

다음은 제작거부 선언문 전문이다.

<KBS 기자협회> 제작거부 선언문

공영방송 KBS 뉴스는 가파르게 추락을 거듭해 왔다. 공영방송의 근간인 신뢰도와 공정성이 처참하게 무너졌다. 이제 많은 시민들이 KBS 뉴스를 믿지 않는다. 그 참담한 현실에 대한 자괴감은 고스란히 현장에 있는 일선 기자들의 몫이 되어 왔다.

그러나 KBS 추락의 핵심은 바로 고대영 사장에게 있다. KBS 뉴스가 추락한 지난 9년 동안 고대영 사장은 보도국장과 해설위원실장, 보도본부장 등 보도본부 내 모든 요직을 거치며 뉴스와 조직을 망가뜨렸다. 그럼에도 승승장구했던 건, 정권의 입맛대로 KBS 뉴스를 재단했기 때문이다. 청산 대상인 고 사장이 최근에도 임기 보장을 위해 정권의 눈치만 보고 있다는 소리가 안팎에서 들린다.

고대영은 보도국장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와 용산 참사 보도,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 검증 보도에 이르기까지 KBS 저널리즘을 순식간에 조롱의 대상으로 만들었다. 기자협회원 93%가 불신임했던 그가 2011년 보도본부장에 올랐을 때에는 청와대 외압설이 떠돌았고, 곧바로 '민주당 도청 의혹 사건'의 배후로 지목받았다. 

사장에 오른 뒤의 KBS 상황은 더 처참하다.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기는커녕 수많은 사회적 이슈들을 외면했다. '최순실 게이트'가 세상에 드러났는데도, 보도본부 수뇌부는 의도적으로 취재와 보도를 외면했다. KBS 사상 최악의 '보도 참사'로 남을 일이다.

내부 인사시스템은 완전히 망가졌다. 고대영과 보도본부의 공범들은 '기자협회 정상화'란 모임을 만들어 보직을 독식하고, 기자 사회를 갈가리 찢어버렸다. 견고한 성벽을 만들어 그들끼리 자화자찬하고, 성 밖에서 들려오는 비판과 질책에는 완전히 귀를 닫았다.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고, 우리 뉴스를 걱정해 비판하는 기자들에게 부당한 징계와 인사를 남발했다. 

우리 기자협회원들은 오늘 전면 제작 거부에 들어간다. 1차 목표는 고대영 사장의 퇴진이다. 양심에 따라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우리의 신념과 진실에 기반한 취재를 하기 위한 당면 목표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시청자들이 신뢰하는 KBS 뉴스를 복원하는 것이다. 잠시 일터를 떠난다. 승리한 뒤 돌아올 것을 다짐한다.

2017년 8월 28일
KBS 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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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광장의 돌마고 불금파티


“돌아오라 마봉춘 고봉순” 불금파티 여섯 번째
▲ 8월 25일 오후 7시 서울 청계공원 소라탑 앞에서 시민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KBS(마봉춘)·MBC(고봉순) 정상화 시민행동' 주최로 돌마고 불금파티가 여섯 번째로 열렸다.

MBC, KBS 공영방송을 정상화하기 위한 언론인들의 투쟁열기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 동안 매주 MBC, KBS 본관 앞에서 진행되던 “돌아오라 마봉춘 고봉순” 불금파티가 여섯 번째를 맞아 마침내 청계광장으로 나와 시민과 함께 했다.
25일 오후 7시 서울 청계공원 소라탑 앞에서 시민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KBS(마봉춘)·MBC(고봉순) 정상화 시민행동' 주최로 돌마고 불금파티가 여섯 번째로 열렸다. 마봉춘은 ‘무한도전’에서 유래한 MBC의 애칭이다. 고봉순은 KBS를 말한다.

▲ 돌마고 불금파티에 참석 중인 시민들

이날 불금파티는 허일후 MBC아나운서의 사회로, 가수 한영애·전인권·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 4.16합창단 등이 무대에 섰다.

▲ 돌마고 집회에서 공연 중인 가수 한영애

언론인과 시민들은 KBS 고대영 사장·MBC 김장겸 사장은 물러나라고 외쳤다.
연사로 나선 김환균 언론노조위원장,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장, 성재호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KBS, MBC가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을 못하는 언론적폐로 전락한 현실을 규탄하고,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투쟁에 나서겠다고 외쳤다.

이날 KBS와 MBC 구성원들은 복면을 쓰고 그동안의 경영진들에 의해 탄압 받은 사례를 고발했다.

MBC 사내에서 “김장겸은 물러나라” 외쳐, 이제 서너명만 모여도 “김장겸은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치고 시작하는 유행을 만든 김민식 MBC PD는 “공범자” 영화를 만든 최승호 PD 등과 무대에 올라 이용마 기자와 핸드폰 인터뷰를 가졌다.
김민식 PD가 파업의 전략전술을 가르쳐 준 사람이라고 소개한 이용마 기자는 2012년 불공정보도 시정·김재철 당시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문화방송 노조 파업을 이끌었다는 이유로 5명의 동료 언론인과 함께 해고됐다. 이용마 기자는 현재 복막암 투병중이다.

이용마 기자는 인터뷰에서 ‘지난 파업에서는 뒤에 이명박 정권이 있었지만, 지금은 김장겸 뒤에 어던 권력도 없기 때문에 반드시 이길 수 있다며, 우리 힘으로 반드시 승리하자’고 말해 시민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 김민식 PD가 복막암 투병 중인 MBC 이용마 해직기자와 현장 전화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근 MBC는 350여명의 기자, PD, 아나운서 등이 제작을 거부하고 있다. 24일부터 파업찬반 투표를 거쳐 다음달 1일 오전 6시부로 총파업에 돌입한다. KBS의 기자들은 오는 28일부터, PD들은 30일부터 제작거부에 들어간다. 그리고 내달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

김장호 기자  jangkim2121@gmail.com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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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정명철 박사, 미국 제가 판 무덤에 빠진 격 일갈

북 정명철 박사, 미국 제가 판 무덤에 빠진 격 일갈
 
 
 
박한균 수습기자 
기사입력: 2017/08/25 [19:33]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을지프리덤가디언 한미연합군사훈련.<사진-인터넷>     

 

북 국제문제연구원 정명철 박사는 25일 노동신문을 통해 “격화될 대로 격화되어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를 최극단상황에서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은 대세의 흐름을 똑바로 보고 심사숙고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터넷 매체에 따르면 정명철 박사는 이날 노동신문에 실린 ‘진실을 가려보는 눈이 흐려지면 불의가 판을 치기 마련이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험악하게 번져 지고 있는 한반도정세에 대한 책임을 놓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첨예한 현 사태의 책임이 전적으로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에게 있다”고 이같이 주장했다.

 

박사는 “일각에서는 지금의 긴장한 상태가 아차 잘못하면 세계대전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심각한 우려의 목소리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며 “대국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엉켜 있는 조선반도에서 미국과 조선 사이에 사상초유의 핵 대결이 벌어지고 있다”고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이어 “세계정치를 주도한다고 하면서 이 행성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문제들에 시시콜콜 참여하고 있는 일부 주변대국들은 악화된 한반도정세에 대한 책임이 조선에도 있고 미국에게도 있다고 주장하지만 첨예한 현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에게 있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특히 “핵 몽둥이를 휘두르는 미국의 강권과 전횡, 가장 파렴치하고 노골적인 핵위협과 핵전쟁공갈에 대처하여 부득불 핵개발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을 논거로 들면서 “북의 핵 및 탄도로케트 개발은 주권국가의 생명인 자주권과 생존권, 발전권을 수호하기 위한 정정당당한 자위권행사이며 따라서 그것으로 하여 긴장이 고조되고 정세가 전쟁국면으로 번져진 것은 아니라고 사리정연하게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명철 박사는 이러한 실태에 대해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면서 한반도 정세격화의 원인에 대해 다음과 같은 근거를 들었다. 

 

먼저 한반도 정세격화의 시발은 제2차대전 종전과 함께 분단된 때부터 시작되었으며, 당시 조선은 전범국가도 전패국가도 아니었고 일본의 패망과 함께 당연히 자주독립을 누려야 할 평화애호국가였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제멋대로 38선에 군사분계선이라는 인위적인 장벽을 만들어 놓고 불법 무법으로 이 나라의 절반 땅을 강점하였다”고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들었다.

 

또한 미국이 전쟁 이후 계속되는 군사적 도발을 감행하고 그때마다 ‘전면전도 불사할 것’이라고 북을 위협공갈하면서 미국은 북을 핵보유국이 될 수밖에 없도록 떠민 장본인이며 한반도 정세를 항시적인 긴장 국면에로 몰아온 호전국가라고 주장했다.

 

다음으로 “평양을 겨냥한 미국의 핵위협과 공갈은 수십 년 간 끊임없이 지속되어 왔다”며

“이런 환경에서 북은 부득불 자위적 핵무력 건설의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어 “최근 년 간 북이 진행한 여러 차례의 핵시험과 탄도로케트시험발사는 이러한 투쟁의 연장이고 자위적 핵무력 강화를 위한 정상적인 과정”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는 대책없는 폭언과 포악한 제재, 군사적 행동으로 맞대응 해왔으며 심지어 ‘전쟁불사’ ‘참수작전’ ‘예방전쟁’ 운운하며 테러전담 특수부대를 비롯한 핵전략수단들을 끌어 들이며 전례 없는 전쟁 광기를 부려댔다고 비판했다. 

 

박사는 “이런 날강도적인 횡포와 위협을 북이 어떻게 묵묵히 앉아 감수하며 당하기만 하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최근 북이 괌도포위사격방안검토에 이르는 단호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한 것은 결국 미국”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한 “지금까지 북은 미국 땅 가까이에 단 한명의 병사도 파견한 적이 없고 미국 본토 주변에서 훈련탄 한발 날린 적도 없었으나 미국은 21일부터 또다시 북을 반대하는 ‘을지 프리덤 가디언’합동전쟁연습을 강행하고 있다”고 분노를 표했다. 

 

박사는 “만일 북이 핵전략수단을 동원하여 미국의 코앞에서 이러한 방대한 군사훈련을 때없이 벌려놓는다면 미국이 가만 있겠느냐”면서 “지금의 사태는 한반도정세악화의 책임이 과연 누구에게 있는가 하는 것을 더 다른 설명이 없이도 알 수 있게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고 일축했다. 

 

더불어 박사는 “지금 유엔을 비롯한 국제무대에서는 앞에서 언급한 한반도의 긴장상태가 오늘에 이르게 된 역사적인 연원과 벌어지고 있는 현 사태의 진상은 덮어두고 북이 핵시험과 미사일 발사로 새로운 ‘도발’을 감행하며 지역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미국이 떠들어대면 그것을 액면 그대로 여론화하면서 무작정 그에 따른 제재결의를 채택하는데 급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에 대해서도 “심지어 지난 시기에는 자기의 주견을 가지고 유엔무대에서 대를 세우던 일부 주변국들까지 미국의 강권과 허세에 겁을 먹고 그 앞에 납작 엎드리는 지경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박사는 “이 나라들이 핵을 휘둘러대는 미국의 강권과 핍박, 수모를 더 이상 감내할 수 없어 핵 개발에 나서면서 참담한 댓가를 치르는 것을 지켜보며 전적인 지지와 성원을 보내준 것이 바로 북이었다”며 “그러한 주변대국들이 개구리 올챙이 때 생각을 못한다고 미국의 핵공갈과 위협에 대처한 조선의 자위적 핵무력 강화를 한사코 가로막으며 지어 이 나라에 대한 미국의 제재, 압박에 거리낌 없이 동참해 나서고 있으니 여기에 무슨 체면이 있고 양심과 신의가 있는가”라고 한탄했다. 

 

마지막으로 “부질없이 대조선압살책동에 광분하다가 제가 파놓은 함정에 자기가 빠져든 격이 된 미국의 가련한 신세는 참으로 시사해주는 바가 크다. 미국이 여기에서 교훈을 찾지 못하고 계속 무모한 도박에 매여 달린다면 비극적 종말의 나락에 더욱더 깊숙이 빠져드는 처참한 결과밖에 차례질 것이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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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관 뒤 눈물 쏟은 시민들, “너무 처참해”

 

[현장] 목포신항 집중 방문의 날 전국에서 찾은 시민 2천명, “끝까지 우리 힘으로” 다짐

김주형 기자 kjh@vop.co.kr
발행 2017-08-27 02:58:23
수정 2017-08-27 10: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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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거치 목포신항 집중 방문의 날’인 26일 오후 전국 곳곳에서 모여든 2천여 명 시민들이 전남 목포신항 항만으로 들어가 세월호를 참관하고 있다.
‘세월호 거치 목포신항 집중 방문의 날’인 26일 오후 전국 곳곳에서 모여든 2천여 명 시민들이 전남 목포신항 항만으로 들어가 세월호를 참관하고 있다.ⓒ김주형 기자
 

진도 앞바다 맹골수도에서 인양돼 목포신항에 거치된 지 어느덧 4개월, 철망 너머 먼 발치에서만 바라볼 수 있었던 갈기갈기 찢겨진 세월호를 전국에서 찾은 시민들은 처음으로 항만으로 들어가 50여 m 바로 눈앞에 볼 수 있었다.

‘세월호 거치 목포신항 집중 방문의 날’(집중방문의 날)을 맞아 서울, 부산, 대구, 대전, 인천, 광주를 비롯한 대도시는 물론이고 멀리 강원도 속초, 강릉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몰려든 시민 2천여 명은 세월호를 참관한 뒤 “너무 처참하다”면서 눈물을 쏟아냈다.

4.16가족협의회,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4.16연대)를 비롯해 전국 지역별 세월호 모임이 준비한 집중방문의 날인 26일 오후 5시께 시민들은 그동안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세월호를 목포신항 항만으로 들어가 바로 눈 앞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세월호 거치 목포신항 집중 방문의 날’인 26일 오후 전국 곳곳에서 모여든 2천여 명 시민들이 전남 목포신항 항만으로 들어가 세월호를 참관한 뒤 돌아서고 있다.
‘세월호 거치 목포신항 집중 방문의 날’인 26일 오후 전국 곳곳에서 모여든 2천여 명 시민들이 전남 목포신항 항만으로 들어가 세월호를 참관한 뒤 돌아서고 있다.ⓒ김주형 기자

그렇게 세월호를 보게 된 시민들은 “너무 처참하다”면서 눈물을 쏟거나 눈시울을 붉혔다. 함께 온 연인들은 끌어안고 서로 품에 얼굴을 묻었고, 아이들과 함께 온 시민들은 아이들 앞에서 조심스레 눈물을 훔쳐냈다. 또한 그 처참한 모습을 오래오래 심장에 새기려 휴대전화와 카메라로 사진과 영상으로 담았고, 오래오래 그 자리에서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전북지역 고등학교 2학년인 방수민(17)씨는 “너무 처참해서 도저히 못 보겠다”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친구들과 함께 온 방씨는 “참관하기 전에 아까 노란손수건을 들고 ‘잊지 않을게’ 노래를 부르는데 목이 메서 노래를 다 못 불렀다”면서 “말을 할 수 없는 감정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시민들이 몰려든 곳에서 뒷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연인으로 보이는 청년들은 눈물을 흘린듯 끌어안으며 서로를 다독이고 있었다.

세월호 관련 단편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국내외 여러 영화제에 초청받아 다니고 있다는 박재범(27, 광주)씨는 “그렇게 뉴스에서 많이 봤는데도 이렇게 큰 배가 가라앉았다는 게, 그렇게 가라앉을 동안 구조를 하지 않았다는 게 지금 눈으로 보고 있는데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 “그런데 정부는 이제 작업을 중단하려 하는데 그 자체도 또 다른 아픔을 낳는 것 같아서 분하기도 하고, 할 수 있는 일이 그저 여기 찾아와서 뜻을 함께 하는 것밖에 없다는데 무력해진다”고 다음달로 수색작업을 끝낼 계획에 허탈해 했다.

근처 목포 남악고 2학년인 성현아(17)씨도 “보는 내내 소름만 돋았다”면서 “앞으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나라에서 꼭 해결해주면 좋겠다”고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강원도 원주에서 온 추진수(53)씨는 “국민들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충격과 아픔과 안타까움이 있어서 늘 빚진 마음으로 살고 있다. 진상규명과 제대로 된 조사를 통해서 새롭게 안전사회를 만드는 일에 힘을 보태자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면서 “직접 보니까 더 실감나는데 이 나라 후진성이 그대로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 같아서 자라나는 어린 세대와 후배 시민들에게 많이 미안하다”고 고백했다.

이날 세월호 참관은 해지기 전에 마무리됐다. 참관을 신청한 시민들은 미리 신청 절차를 거쳤고, 항만을 들어갈 때 신분증을 제시해야 했다. 목포신항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돼 밖에서 촬영하거나 요즘 문제가 되는 드론을 띄우는 것도 제지되고 있다.

‘세월호 거치 목포신항 집중 방문의 날’인 26일 오후 전국 곳곳에서 모여든 2천여 명 시민들이 세월호 참관에 앞서 세월호참사 미수습자 수습 염원 시민문화제를 열고 있다. 해지기 전 참관을 마치기로 한 조건에서 절반 이상 시민들이 세월호 참관을 위해 항만으로 항만으로 향하고, 광주와 전남·북, 부산, 울산, 경남지역 시민들이 문화제를 함께 하고 있다.
‘세월호 거치 목포신항 집중 방문의 날’인 26일 오후 전국 곳곳에서 모여든 2천여 명 시민들이 세월호 참관에 앞서 세월호참사 미수습자 수습 염원 시민문화제를 열고 있다. 해지기 전 참관을 마치기로 한 조건에서 절반 이상 시민들이 세월호 참관을 위해 항만으로 항만으로 향하고, 광주와 전남·북, 부산, 울산, 경남지역 시민들이 문화제를 함께 하고 있다.ⓒ김주형 기자

세월호 참관에 앞서 전국에서 온 시민들은 이날 오후 5시10분께 목포신항 앞 도로에서 미수습자 수습 염원 문화제를 열었다.

문화제에서는 시민들이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보내는 편지도 낭독됐다. 안산에서 온 민보연씨는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편지를 쓴 시민 5백여 명을 대표해서 자신이 쓴 편지를 읽어내려갔다.

또박또박 차분하게 자신에 대해 반성하며 마음을 전하던 민씨는 갈수록 촉촉한 물기가 더해지는 목소리로 “결국에는, 오늘도 그렇지만, 아무런 말도 건네지 못하고 갈 것 같습니다. 그래서 1229일 동안 반복해왔던 그 말로 마음을 전해야 될 것 같습니다”라고 하면서 “모두 돌아오시는 그 날까지 계속 함께 하겠습니다. 마지막 한 사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힘내세요.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마무리했다.

이날 문화제에서 세월호참사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보내는 편지 500여 통 가운데 안산시민 민보연씨가 대표로 편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날 미수습자 가족들이 목포신항이 아닌 팽목항에 있어서 대신 세월호 유족에게 전달했다.
이날 문화제에서 세월호참사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보내는 편지 500여 통 가운데 안산시민 민보연씨가 대표로 편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날 미수습자 가족들이 목포신항이 아닌 팽목항에 있어서 대신 세월호 유족에게 전달했다.ⓒ김주형 기자

이날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전하기 위해 전국 곳곳 시민 500여 명은 미리 편지를 써서 모았다. 하지만 이날 시민들이 쓴 편지는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전해지지 못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세월호가 침몰해역 수색작업을 지켜보기 위해 팽목항을 찾아 문화제 현장으로 오지 못했다. 결국 시민들이 쓴 편지는 민보연씨가 ‘동수 아빠’ 정성욱 4.16가족협의회 선체인양분과장에게 대신 전했다.

편지를 전해받은 정씨는 “현재 해수부는 9월말 수색을 끝내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미수습자 수습에는 기한이 없다”고 강조하면서 “그분(미수습자 가족)들이 원할 때, 그분들이 마음에서 내려놓을 때, 그때가 바로 수색이 종료되는 것이다. 정부와 해수부는 기한을 정해놓지 말고 그분들이 원하는 날까지 목포신항 뿐만 아니라 사고해역에서도 똑같이 수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월호 거치 목포신항 집중 방문의 날’인 26일 오후 전국 곳곳에서 모여든 2천여 명 시민들이 세월호 참관에 앞서 세월호참사 미수습자 수습 염원 시민문화제를 열고 있다. 문화제 마지막 순서로 ‘잊지 않을게’ 합창과 함께 세월호가 새겨진 노란손수건으로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가운데 아이들도 함께 하고 있다.
‘세월호 거치 목포신항 집중 방문의 날’인 26일 오후 전국 곳곳에서 모여든 2천여 명 시민들이 세월호 참관에 앞서 세월호참사 미수습자 수습 염원 시민문화제를 열고 있다. 문화제 마지막 순서로 ‘잊지 않을게’ 합창과 함께 세월호가 새겨진 노란손수건으로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가운데 아이들도 함께 하고 있다.ⓒ김주형 기자

박래군 4.16연대 공동대표는 문화제 첫 발언을 통해 “작년 이맘때 굉장히 암담했다. 세월호 특조위가 강제 해산되고, 위원장과 위원들이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농성했다. 특조위 계속 조사하게 하려고 발버둥쳤지만 끝내 강제 해산되는 걸 지켜봐야 했다”면서 “그 뒤 모든 상황을 다 바꿔버렸다. 우리가 모였기 때문에, 우리가 움직였기 때문에, 우리가 외쳤기 때문에, 우리가 함께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배(세월호)를 인양하고, 미수습자를 끝까지 수습하도록 만드는 것은 우리의 힘이다. 그 힘으로 우리 마지막까지 기다리자. 마지막까지 요구하자. 미수습자 마지막 1명까지 돌아올 수 있도록 함께 하고야 말겠다 다짐하자”면서 “해수부는 9월 말로 수색을 종료한다고 하지만 우리는 미수습자가 온전하게 전부 돌아오는 그때까지 계속 수색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미수습자 모두 돌아올 때까지, 2기 특조위 만들어 진상규명 제대로 할 때까지, 책임자 처벌할 때까지, 그리고 안전한 사회 만들 수 있을 때까지 우리 함께 지역에 돌아가서 열심히 하고, 또 매달 전국 집중해서 다시 요구하는 싸움 만들어 가자”고 목청을 높이고 “끝내는 것은, 마지막은 정부와 해수부가 아니라 우리가 결정한다”고 선포했다.

문화제에는 김혜진 4.16연대 공동대표, 윤소하(정의당, 비례대표) 의원, 박행덕 전남진보연대 상임대표, 민점기 민주노총 전남본부장,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을 비롯한 세월호 유족 30여 명과 전국에서 온 시민 2천여 명이 함께 했다.

‘세월호 거치 목포신항 집중 방문의 날’인 26일 오후 전국 곳곳에서 모여든 2천여 명 시민들이 목포신항으로 향하기 앞서 목포역 광장에서 알림대회를 열고 있다. 이날 알림대회 맨 앞자리에서 세월호 유족들이 ‘미수습자 수습 기원’ 피켓을 들고 있다.
‘세월호 거치 목포신항 집중 방문의 날’인 26일 오후 전국 곳곳에서 모여든 2천여 명 시민들이 목포신항으로 향하기 앞서 목포역 광장에서 알림대회를 열고 있다. 이날 알림대회 맨 앞자리에서 세월호 유족들이 ‘미수습자 수습 기원’ 피켓을 들고 있다.ⓒ김주형 기자
‘세월호 거치 목포신항 집중 방문의 날’인 26일 오후 전국 곳곳에서 모여든 2천여 명 시민들이 목포역 광장에서 알림대회를 마친 뒤 목포시외버스터미널까지 약 4.3km 거리행진을 하며 △세월호 국민 공개 △미수습자 수습 △해수부·국정원 적폐 청산 등을 촉구하고 있다. 세월호 유족들이 선두에서 행진 대열을 이끌고 있다.
‘세월호 거치 목포신항 집중 방문의 날’인 26일 오후 전국 곳곳에서 모여든 2천여 명 시민들이 목포역 광장에서 알림대회를 마친 뒤 목포시외버스터미널까지 약 4.3km 거리행진을 하며 △세월호 국민 공개 △미수습자 수습 △해수부·국정원 적폐 청산 등을 촉구하고 있다. 세월호 유족들이 선두에서 행진 대열을 이끌고 있다.ⓒ김주형 기자

이날 문화제와 세월호 참관에 앞서 오후 2시 목포역 광장에서 목포신항 방문의 날 시민 알림대회가 열렸다. 대회를 마친 오후 2시50분에는 목포역에서 목포시외버스터미널까지 약 4.3km를 거리행진에 나서 △세월호 국민 공개 △미수습자 수습 △해수부·국정원 적폐 청산 등을 촉구했다.

안산시민 민보연씨가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

이날 문화제에서 세월호참사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보내는 편지 500여 통 가운데 안산 시민인 민보연씨가 대표로 자신이 쓴 편지를 낭송하고 있다.
이날 문화제에서 세월호참사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보내는 편지 500여 통 가운데 안산 시민인 민보연씨가 대표로 자신이 쓴 편지를 낭송하고 있다.ⓒ김주형 기자

안산에서 리본과 피켓을 만들면서 안산의 시간과 목포의 시간이 닮아 있기를 기대했습니다. 몸은 안산에 있지만 항상 마음만은 미수습자 가족들 곁에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여기 와서야 알았습니다. 목포의 시간은 훨씬 더 느리고 고통스럽게 흘러간다는 것을. 그래서 더 자주 오지 못해 죄송합니다.

저는 참사 후 2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직장에서 받을 손가락질이 두려워서 가방에 노란리본도 걸지 못했습니다.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슬퍼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와 세월호와의 연결고리를 찾아서 계속 헤맸습니다.

고등학교 후배들이 어느새 단원고 선생님이 돼서 학생들에게 다시 돌아가 구명조끼를 벗어줬다는 들었을 때도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고창석 선생님께서 동생의 선생님이었다고 하던데, 그런 연결고리도 저한테 충분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작년 6월에 대학생들과 도보순례를 했습니다. 이 목포신항에서 팽목까지 거꾸로 걸어올라가는 길이었는데, 그 도보순례를 통해서 세월호가 우리 모두의 일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너무나도 분명한 것이었습니다. 아직 가족들에게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이 어딘가에 있고, 그 사람들을 기다리는 우리들이 여기 있다는 것, 그렇게 분명한 사실이었던 것을.

저는 매일매일 하루의 시작과 끝에서 목포신항에 있을 가족들을 생각했습니다. 아무 소식이 없는 날이면 얼마나 초조하실까, 걱정이 되고. 소식이 들려오는 날이면 얼마나 복잡한 마음이실지 걱정이 됐습니다. 가까이에 있다면 어깨라도 주물러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오늘 참 고생 많으셨습니다”면서 인사를 건네고 싶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오늘도 그렇지만, 아무런 말도 건네지 못하고 갈 것 같습니다. 어떤 말로도 사실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어렵더라구요. 그래서 1229일 동안 반복해왔던 그 말로 마음을 전해야 될 것 같습니다.

모두 돌아오시는 그 날까지 계속 함께 하겠습니다. 마지막 한 사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힘내세요. 잊지 않겠습니다.

‘세월호 거치 목포신항 집중 방문의 날’인 26일 오후 전국 곳곳에서 모여든 2천여 명 시민들이 전남 목포신항 항만으로 들어가 세월호를 참관하고 있다.
‘세월호 거치 목포신항 집중 방문의 날’인 26일 오후 전국 곳곳에서 모여든 2천여 명 시민들이 전남 목포신항 항만으로 들어가 세월호를 참관하고 있다.ⓒ김주형 기자
‘세월호 거치 목포신항 집중 방문의 날’인 26일 오후 전국 곳곳에서 모여든 2천여 명 시민들이 목포신항으로 향하기 앞서 목포역 광장에서 알림대회를 열고 있다.
‘세월호 거치 목포신항 집중 방문의 날’인 26일 오후 전국 곳곳에서 모여든 2천여 명 시민들이 목포신항으로 향하기 앞서 목포역 광장에서 알림대회를 열고 있다.ⓒ김주형 기자
‘세월호 거치 목포신항 집중 방문의 날’인 26일 오후 전국 곳곳에서 모여든 2처여 명 시민들이 목포신항으로 향하기 앞서 목포역 광장에서 알림대회를 열고 있다.
‘세월호 거치 목포신항 집중 방문의 날’인 26일 오후 전국 곳곳에서 모여든 2처여 명 시민들이 목포신항으로 향하기 앞서 목포역 광장에서 알림대회를 열고 있다.ⓒ김주형 기자
‘세월호 거치 목포신항 집중 방문의 날’인 26일 오후 전국 곳곳에서 모여든 2천여 명 시민들이 목포역 광장에서 알림대회를 마친 뒤 목포시외버스터미널까지 약 4.3km 거리행진을 하며 △세월호 국민 공개 △미수습자 수습 △해수부·국정원 적폐 청산 등을 촉구하고 있다.
‘세월호 거치 목포신항 집중 방문의 날’인 26일 오후 전국 곳곳에서 모여든 2천여 명 시민들이 목포역 광장에서 알림대회를 마친 뒤 목포시외버스터미널까지 약 4.3km 거리행진을 하며 △세월호 국민 공개 △미수습자 수습 △해수부·국정원 적폐 청산 등을 촉구하고 있다.ⓒ김주형 기자
‘세월호 거치 목포신항 집중 방문의 날’인 26일 오후 전국 곳곳에서 모여든 2천여 명 시민들이 목포역 광장에서 알림대회를 마친 뒤 목포시외버스터미널까지 약 4.3km 거리행진을 하며 △세월호 국민 공개 △미수습자 수습 △해수부·국정원 적폐 청산 등을 촉구하고 있다. 시민들이 거리행진 하던 가운데 노란손수건으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세월호 거치 목포신항 집중 방문의 날’인 26일 오후 전국 곳곳에서 모여든 2천여 명 시민들이 목포역 광장에서 알림대회를 마친 뒤 목포시외버스터미널까지 약 4.3km 거리행진을 하며 △세월호 국민 공개 △미수습자 수습 △해수부·국정원 적폐 청산 등을 촉구하고 있다. 시민들이 거리행진 하던 가운데 노란손수건으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김주형 기자
‘세월호 거치 목포신항 집중 방문의 날’인 26일 오후 전국 곳곳에서 모여든 2천여 명 시민들이 목포역 광장에서 알림대회를 마친 뒤 목포시외버스터미널까지 약 4.3km 거리행진을 하며 △세월호 국민 공개 △미수습자 수습 △해수부·국정원 적폐 청산 등을 촉구하고 있다.
‘세월호 거치 목포신항 집중 방문의 날’인 26일 오후 전국 곳곳에서 모여든 2천여 명 시민들이 목포역 광장에서 알림대회를 마친 뒤 목포시외버스터미널까지 약 4.3km 거리행진을 하며 △세월호 국민 공개 △미수습자 수습 △해수부·국정원 적폐 청산 등을 촉구하고 있다.ⓒ김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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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에 대한 방통위 감독권 즉각 시행해야 한다

 

[김창룡 칼럼] 촛불정신은 혼란과 파국을 빠르게 중단시킬 것을 요구한다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cykim0405@hanmail.net  2017년 08월 27일 일요일
 

KBS, MBC 등 공영방송이 다시 파국을 맞고 있다. 부당해고와 부당징계, 불공정보도 등 불법과 탈법으로 공영방송사를 망친 사장들은 적반하장격으로 “절대로 물러나지 않겠다”며 결기를 세우고 있다. 공영방송사 사장 선임과 해임에 직접적 책임을 진 이사회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어 이들에 대한 감독권을 행사할 방송통신위원회의 즉각적이고 단호한 조치가 절실해졌다.

김장겸 MBC 사장은 최근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이러한 불법적이고 폭압적인 방식에 밀려, 나를 비롯한 경영진이 퇴진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며 “방송의 독립과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서라도 정치권력과 언론노조에 의해 경영진이 교체되는 선례를 남겨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노조가 8월24일부터 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한 것을 두고 “파업을 할 때마다 문화방송의 브랜드 가치는 계단식으로 뚝뚝 떨어졌으며 그때마다 경쟁사들이 성장할 기회를 만들어 줬다”면서 “결과가 눈에 뻔히 보이는 데도 낭만적 파업으로 과거의 잘못을 다시 답습하는 방식은 이제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 김장겸 MBC 사장,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 김장겸 MBC 사장,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MBC 브랜드 가치가 떨어진 것은 파업 때문이 아니라 경영진이 유능한 기자, PD 등을 부당해고하거나 비제작부서로 조치, 인사권을 남용했기 때문이다. 대법원에서도 방송사 종사자들의 ‘불공정보도에 저항하여 파업하는 것을 정당한 노동권의 일부’로 해석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파업의 원인은 경영진의 부당하고도 불법적인 제작개입과 부당해고 등 경영권의 실패에 기인한다.

 

사장이 나서서 자신의 잘못은 뒷전에 두고 ‘낭만적 파업’이라는 용어로 공영방송 종사자들의 절박한 ‘공정보도’ 호소를 깔아뭉개고 있다. 파업 때문에 해고돼 장기간 직장을 떠나야 했던 후배들의 실상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낭만적 파업’이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못했을 것이다. 파업은 낭만이 아니라 처절한 투쟁이자 생활고와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MBC 몰락을 재촉했던 김재철 전 MBC 사장은 ‘낙하산 그 이상의 낙하산’으로 불리며 불공정보도를 실천했다. 결국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들은 그에게 사장직 해임 결정을 내렸다. 김 전 사장은 해임된 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에 지방선거 공천을 신청할만큼 정치적인 인사였다. 공영방송을 망칠 요건을 제대로 갖춘 인사를 고르고 고른 결과였다. 

 

그를 선택하는데 앞장 섰던 당시 방문진 이사장 김우룡 한국외대 교수는 훗날 “임명권자의 뜻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청와대 뜻과 무관하지 않은 낙하산 인사였다”고 한겨레에 고백했다. 그는 “제대로 된 경영능력과 리더십을 갖추지 못한 김사장을 임명한 것은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시인했다. 

 

▲ 2012년 MBC 파업 당시 김재철 MBC 사장 모습. 사진=이치열 기자
▲ 2012년 MBC 파업 당시 김재철 MBC 사장 모습. 사진=이치열 기자
 

과거와 다른 점은 김사장의 해임권을 가진 방문진 이사들이 그의 불법과 탈법행태를 뻔히 보고도 ‘해임조치를 취할 의지가 없다’는 점이다. 오히려 문재인 정부에 ‘선전포고’로 들릴 정도로 격앙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방문진 이사들을 선임한 방송통신위원회는 공영방송의 감독권을 행사하여 이사들에게 책임을 묻든, 사장을 직접 조치하든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

 

더구나 KBS 공영방송에서도 구성원들이 제작거부에 나서며 파국이 전반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KBS 이사진 역시 현재의 상황에 책임이 있지만 ‘임기’ 운운하고 있다. 공기업 사장의 임기보장이 절대불변의 항구적인 것이 아니다. 경영책임을 묻거나 불법, 탈법이 분명한 경우 그에 상응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은 정당한 사회적 요구다. 

KBS 기자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고대영 사장이 퇴진하지 않으면 28일 0시부터 제작 거부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총회에서는 562명 중 238명이 참여해 99.29% 찬성률로 제작 거부를 의결했다. KBS 기자 516명은 제작거부 찬반 투표에 앞서 낸 성명에서 “공영방송을 권력의 시녀로 전락케 한 책임을 묻고 새로이 거듭날 것을 요구받고 있다”며 “정말 자랑스러운 공영방송 KBS를 만들려는 저희의 손을 잡아달라”고 말했다.

공영방송사 구성원들의 절박한 호소에 사장들은 거꾸로 자리 지키기에 나서며 오히려 역공을 취하고 있다. 세계속에서 한국의 언론자유지수는 2006년 31위를 끝으로 매년 하락을 해오다 2014년 54위, 2015년 60위, 2016년 70위로 추락했다.(국경없는 기자회 RSF) 

 

▲ 영화 ‘공범자들’ 스틸컷. (사진은 고대영 KBS 사장)
▲ 영화 ‘공범자들’ 스틸컷. (사진은 고대영 KBS 사장)
 

박근혜씨가 대통령일 때 연두기자회견을 하지도 않고 불통으로 일관해도 당연한 요청도 하지 않았다. 기자회견을 하더라도 질문조차 못했다. 공영방송은 거꾸로 세월호 사건이 벌어지자 ‘전원구조’ 오보를 내더니 ‘보험금이 얼마’식으로 유족과 실종자 가족들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수사받을 때는 공영방송이 앞장서서 국정원과 검찰의 언론플레이 도구로 전락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보도를 실감나게 연출했다. 권력의 나팔수로 전락한 공영방송의 반공영적 보도행태는 고스란히 기록과 영상으로 남아있다.

이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을 진 공영방송사 사장들이 국민을 향해 사과는 못할망정 갑자기 ‘공정방송 투사’나 된 듯 목소리를 높이는 현실은 왜 방통위가 나서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이제 혼란과 파국은 중단시켜야 한다. 촛불정신은 ‘적폐를 빠른 시간안에 청산하고 새질서와 새제도를 확립하라’는 명령이다. 

범죄자 전두환이 ‘5·18’을 부정하듯이 공영방송사 사장들 역시 불공정보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해당사자들이기 때문이다. 국민은 인내할만큼 인내했고 사회적 비용과 대가를 치를만큼 치뤘다. 방통위의 신속한 결단과 명쾌한 해법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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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지시에도 '찔끔' 방류 '4대강 관피아'는 살아있다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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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17/08/27 10:42
  • 수정일
    2017/08/27 10:42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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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술 금강에 산다] 보여주기 식의 '쇼' 아니라 약속대로 수문개방해야

17.08.26 20:31 | 글:김종술쪽지보내기|편집:홍현진쪽지보내기

▲ 충남 부여군 백제보 상류에서 수온이 오르고 강바닥에 쌓인 펄들이 썩으면서 녹색 공기 방울을 내뿜고 있다. ⓒ 김종술

금강의 수문이 열린다. 지금까진 이렇다. 진짜 열릴지는 모른다. 1차 수문개방 때도 그랬다. 대형 콘크리트 수문은 꼼짝도 안 했다. 조그마한 철문만 움직여 18°로 기울어졌다.   

최근 기자가 접촉한 국토교통부와 수자원공사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정부는 9월 2차 개방에 이어 10월쯤 3차 4대강의 수문을 개방해 양수 제한수위까지 낮추어 방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마다 다른 편차를 보이지만 금강의 경우 평상시 수위에서 50cm~1m 낮춘다는 거다. 16개 보의 수문 모두를 개방할지 아니면, 일부만 열지는 논의 중이다.

하지만 전면개방이 아닌 관리수위를 낮추는 식의 수위저하로는 죽어가는 금강을 살리기 역부족이다. 지난 6월 1일 말뿐인 '수문개방'이 이를 보여준다. 기자가 현장에서 취재한 결과도 다르지 않다. '6.1 수문개방' 효과는 미비했다. '방류쇼'에 지나지 않았다.

아래 사진이 증거다. 촬영날짜는 지난 6월 13일이다. 
 
▲ 금강이 끈적끈적한 녹조로 뒤덮었다. 녹색 페인트를 풀어 놓은 듯 창궐한 녹조밭에 성가소비녀회 최 다니엘 수녀가 들어갔다. ⓒ 김종술

금강의 수문이 열린 지 12일 만에 녹조가 폈다. 멀리서 보면, 천연잔디축구장의 모습이다. 녹조는 독이다.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맹독성 물질이 가득했다. 이게 다가 아니다. 사진 촬영 이틀 전인 6월 11일에는 물고기가 집단 폐사했다. 손가락만 한 작은 물고기부터 70cm가량의 큰 물고기까지 100여 마리 가까운 사체를 확인했다. 

정부는 '찔끔' 방류로 녹조를 제거한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거짓말이 됐다. 금강의 수위를 20cm 낮추어 수질을 개선한다고도 했다. 결론적으로 허언이었다.

4대강 부역자들은 아우성을 쳤다. 가뭄에 수문을 개방하면, 농업용수가 부족해질 거라 생난리를 부렸다. 물 낭비 잔치를 벌여 전력손실이 발생했다고 했다. 언론이 부추기고 정치인이 키우고, 학자가 공조한 공갈과 협박이었다.  

사실은 이렇다. 물 부족을 겪는 농민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4대강 보에 딸린 수력발전이 자주 멈춘 건, 상류에서 흘러드는 부유물 때문인 경우가 더 많았다. (4대강에 얽힌 오해와 진실) 모두 현장을 모르고 떠드는 말이다.
 
▲ 강물에 둥둥 떠다니는 깨진 바가지를 주워 강물을 퍼담아 뿌렸다. 역겨울 정도로 비린내가 풍기며 속이 메슥거려서 수없이 구역질을 했다. 이런 강물로 농사를 짓는다는 생각에 가슴은 먹먹해졌다. ⓒ 김종술

금강의 진실은 이렇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한 달 이상 빠르게 녹조가 창궐했다. 농도는 녹색 페인트를 풀어 놓은 듯하다. 물고기 떼죽음도 반복되고 있다. 매일 강물 위로 적게는 수십 마리에서 많게는 수백 마리의 물고기 사체가 떠오른다. 

환경부가 수생태 최악의 오염지표종으로 지정한 붉은 깔따구와 실지렁이는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다. 불어난 강물에 '실지렁이 산책로'가 나타나고 금강 물을 먹고 사는 야생동물들도 하루가 멀다하게 죽어가고 있다. 1년에 360일 금강에서 노숙하며, 기록한 내용이다.

그래서다. 이번엔 진짜 수문을 열어야 한다. 2차 수문개방은 일종의 보여주기 식의 '쇼(Show)'가 아니라 사실이어야 한다. 정부가 모든 걸 결정하고 지시를 내릴 게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판단해야 한다. 책상에서 앉아서 계산기를 두드릴 게 아니라 현장에서 몸으로 겪어야 한다는 말이다. 
 
▲ 이런 강물로 농민들이 농사짓고 산다. 자유롭게 뛰어놀아야 할 물고기들은 매일같이 죽어간다. ⓒ 김종술

대국민 사기극은 더 이상 안 된다. 4대강 사업은 국민 혈세 22조원을 들인 것도 모자라 매년 수천억 원의 세금이 유지관리비용으로 사용된다. 최근 기자가 만난 수자원공사 관계자의 말이다. 

"4대강 수문 개방이 되면 농어촌공사에서 농업용으로 공급하는 펌프장에서 물 공급을 못한다고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거짓이다. 4대강 사업 전에도 (금강) 농업용수 공급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강물을 취수하는 곳은 웅덩이처럼 깊게 파여 있다. 가뭄에 강물이 부족해도 물길을 돌릴 포클레인 한 대면 공급할 수 있다. 펌프장의 관을 추가로 연결하고 높은 펌프장만 낮추면 된다. 기술자라면 다 아는 사실이다."

또 다른 수자원공사 직원은 "정부의 2차, 3차 수문 개방을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개방하자는 측과 신중히 검토 후 개방을 하자는 목소리가 팽배한 것으로 안다. 특히 농업부처에서는 개방에 따른 농업용수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엄포를 부리기도 한다는 말을 전해들었다"고 귀띔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수문개방을 지시했는데도 찔끔 방류에 그친 건 정부 부처가 진실을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거다. 여전히 남아있는 '4대강 관피아', 즉 4대강 적폐청산 없이는 수문개방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4대강 살리기라는 명목으로 강물로 들어온 중장비들이 금강(충남 공주시 백제큰다리)의 뼈와 살을 발라냈다. ⓒ 김종술

이명박 정부는 군사작전을 펼치듯 4대강을 마구잡이로 파헤쳤다. 법도 도덕도 무시하며,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였다. 결과는 어떤가? 우리가 알고 있는 그대로다. 

홍수 예방과 수질개선, 수자원 확보, 가뭄 해소, 생태 복원, 일자리 창출, 경제활성화, 관광지 조성은 모두 거짓이었다. 사이비 교주와 같은 말에 전 국민이 놀아난 것이다. 

4대강 사업은 혈세만 낭비하고, 국토를 파괴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했다. 광적인 토건주의의 폐단이 극대화된 사업이다. 그냥 넘기게 된다면 우리 사회는 이성과 상식을 회복할 수 없다. 제2, 제3의 4대강 사업을 만날 것이다. 

강은 흘러야 한다. 상식이고 진리다. 금강이 흐르기 위해선 수문개방을 넘어 하굿둑까지 열어야 한다. 금강이 되살아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약속대로 2차 '수문개방'은 '전면개방'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명박근혜'와 4대강 부역자들이 쌓은 적폐를 청산해야 하는 것도 문재인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 대전가톨릭대학교 대전교구, 청주교구 신학생들이 금강을 찾은 녹조밭에 들어가고 강바닥의 펄을 손으로 파헤쳤다. 당시 일부 학생은 팔등에 붉은 반점이 생기기도 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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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 스님 단식장 물리적 충돌 우려

조계종단 수십명 동원 맞불 천막 '일촉즉발'
"세월호 단식장 조롱하던 일베 보는 듯"
 
2017년 08월 25일 (금) 10:22:08 이혜조 기자 dasan2580@gmail.com
 
   
▲ 조계종 총무원 직원들이 25일 오전 수십명의 직원등을 동원, 명진 스님 단식장 맞은편에 두 개의 천막을 설치했다. ⓒ불교닷컴


총무원 등은 25일 오전 9시 30분께 총무원과 조계사와 총무원의 건장한 남성 종무원 50여 명을 동원해 단식농성장 맞은 편에 천막을 설치했다. 이 과정에서 단식농성을 돕고 있는 자원봉사자들과 실랑이가 빚어졌다. 총무원과 조계사가 천막을 친 것은 명진 스님의 단식이 이어지고 효림 스님까지 동조 단식에 들어가면서 맞불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조계종 총무원(총무원장 자승)과 조계사(주지 지현)가 명진 스님과 효림 스님이 무기한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맞은 편에 천막 2동을 기습설치했다. 

조계종단 측은 이세용 조계사 종무실장과 전인동 호법부 팀장 등을 앞세워 우정국 앞마당에 천막을 쳐 명진 스님 단식을 방해하고 있다. 명진 스님 측 자원봉사자 김병관 씨와 사회원로모임 양기환 대변인 등이 연좌해 맞섰지만 50여 명의 건장한 종무원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종무원들은 천막을 치면서 팔짱을 끼고 스크럼을 짜 자원봉사자와 신도들의 접근을 막았다.  

이들은 천막 네 귀퉁이에 대형 생수통을 테이프로 감아 고정시키고, 탁자와 의자, 그리고 선풍기 등을 추가로 들여놓았다. 조계종단 측은 24일 저녁부터 동조 단식에 들어간 효림 스님 단식정진 천막 앞에 2동의 천막 중 1동의 천막을 막아쳐 고립시켰다.

양기환 대변인은 이세용 종무실장에게 "단식장에 이런 천막을 치는 경우는 없다. 노동자들의 억압하는 기업들도 이런 방식으로 대응하지는 않는다."며 "도대체 이런 일을 누가 시켰냐, 총무원장이 시켰냐"고 항의했다. 이에 이세용 종무실장은 "내가 시켰다. 왜 뭐가 문제냐, 내가 시켰다."면서 비웃었다.

단지불회 신도 수명은 조계종단 측의 천막 사이에서 적광 스님 폭행 피켓을 들고 "자승 적폐를 청산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일부 신도들은 조계종단 측 천막 옆에 바짝 붙어 앉아 항의를 이어갔다.

우정총국 마당은 일순간 시민연대에서 적폐의 몸통으로 부르는 자승 원장으로 대표되는 조계종과 명진 스님을 필두로 적폐청산을 촉구하는 불자들이 서로 대치하는 모양새가 빚어지며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우정국 앞 공터는 문화재구역으로 천막 등의 구조물을 설치할 수 없지만 적폐청산이라는 대의와 거대한 권력에 맞서는 개혁세력의 저항이 정서적 이해 속에서 단식이 이어져 왔다. 

법률전문가는 “명진 스님의 단식천막 역시 원래 적법하지 않지지만 저항을 위한 부득이한 방법이라는 정서적 이해 속에 경찰 및 관공서에서 용인을 해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계종단이 설치한 맞불 천막은 형평성의 논리로 사실상 명진 스님의 단식 천막을 퇴거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또 단식 농성에 앞서 조계사 대웅전을 참배하려는 명진 스님의 속명으로 조롱한 조계사가 이제는 맞불 천막으로 기를 꺾겠다는 의도도 내포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명진 스님 코앞에 천막을 설치한 것은 명진 스님의 동태와 방문자들을 감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조계종단의 이 같은 행태에 한 불자는 “2년 전 광화문 세월호 단식 현장에서 일베의 폭식투쟁을 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적광 스님 집단폭행에 가담한 이세용 종무실장 등 조계사 종무원들은 명진 스님 단식농성 턴막을 바라보고 의자에 앉아 대치중이다. 조계사 행정실장 등목 스님이 나와 종무원들을 격려했고, 호법부 상임감찰들은 우정총국 개방형 화장실 앞에서 사진과 동영상을 찍으며 상황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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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13호, 북극성-3호를 은근히 공개한 의도

화성-13호, 북극성-3호를 은근히 공개한 의도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08/26 [03:18]  최종편집: ⓒ 자주시보
 
 

 

▲ 2017년 8월 23일 북 언론이 공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북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 시찰 당시 은근히 공개한 화성-13호와 북극성-3호     © 자주시보


23일 북 언론이 공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의 현지시찰 당시 배경으로 은근히 공개한 화성-13호와 북극성-3호에 대한 언론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중 화성-13호는 북이 가장 먼저 공개한 미국 전역을 타격권에 잡아넣은 액체연료로켓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지난 4월 15일 열병식에서는 아예 등장도 시키지 않은 이제는 구형무기이다. 대신 8축 16륜 차량, 7축 14륜 차량에 탑재한 두 종류의 고체연료로켓으로 추정되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공개하였다.

이 둘을 고체연료로 보는 이유는 비추력이 액체보다는 낮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고체연료로켓은 같은 사거리라면 크기가 더 커져야 한다. 바로 화성-13형 액체연료로켓보다 훨씬 길었다.

 

▲ 2012년 4월 15일 인민군 분열행진에 등장한 화성-13

 

그런데 이런 구형을 아직 공개하지도 않은 신형 북극성-3호와 같은 곳에 사진으로 걸어놓았다는 점이 의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번 화학재료연구소의 방문이 고체연료로켓을 꽝꽝 생산할 수 있게 그에 맞는 부품을 잘 개발 대량생산해야 한다는 점에 초점이 맞추어진 것을 보면 화성-13호와 같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고체연료로켓으로 개조하려는 목적으로 사진을 걸어놓은 것이 아닌가 싶다.

그것이 성과를 거두어 올 4.15열병식에서 그런 두 종류의 고체연료대륙간탄도미사일이 개발될 수 있지 않았겠는가 생각된다. 

 

고체연료미사일은 지상발사용이건 잠수하발사용이건 발사 직전에 연료를 주입할 필요가 없이 늘 연료를 채워놓고 있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신속하게 발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크기만 좀 더 클 뿐 모든 면에서 더 위력적이다.

 

액체연료로켓보다 좀 약한 비추력도 북의 이 화학재료연구소에서 개발한 첨단 소재로 극복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미사일 몸체도 이전 스커드 미사일이나 은하계열 로켓처럼 금속이 아닌 탄소복합섬유로 만들고 가장 강하고 튼튼해야 하는 재돌입체 보호덮개와 노즐 등도 3D탄소복합재료로 만들어 미사일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여 액체로켓 못지 않은 사거리와 비행속도를 확보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2012년 처음 공개했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3호는 벌써 고체연료로켓에게 임무를 인계하고 뒤안길로 물러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북의 이런 무서운 속도의 미사일 개발을 가능케 했던 곳 중에 하난가 바로 이 화학재료연구소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 위의 화성-14는 여러 발 장착하는 각개발사식 다탄두미사일로 추정되고 있다. 전투부가 뭉툭한 것을 보면 전형적인 다탄두 미사일 모양이다. 

 

특히 같은 액체연료로켓으로 만든 화성-14는 다탄두 미사일의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그 화성-14호도 고체연료로켓으로 다시 재창조하였을 것이다. 아마 4.15열병식에서 제일 마지막에 나왔던 8축 16륜차량 탑재 미사일이 그 다탄두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중국, 러시아 모두 그 정도 크기면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보다 좀 사거리가 짧을 것으로 보이는 7축 14륜차량 탑재 미사일은 미국 전역을 공격하는 단탄두이거나 다탄두라면 하와이, 알래스카와 미국 서부 등지를 전문 타격하는 용도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 2017년 4.15열병식에 등장한 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은 8축16륜 자행발사대차에 실린 거대한 원통형 발사관 안에 들어있다. 고체연료로켓으로 만든 미사일이라 길이가 화성-13이나 화성-14보다 훨씬 길다. 아마 화성-14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고체연료로켓으로 재창조한 미사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고체연료로켓은 발사 전 연료주입이 필요 없어 언제 언디서건 신속하게 발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2017년 4.15열병식에 등장한 7축14륜 자행발사대차에 실은 고체연료로켓방식으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어쨌든 올 4.15열병식에서 액체연료로켓은 거의 모두 자취를 감추고 고체연료로켓이 전면적으로 등장한 것은 북의 미사일 전력이 완전히 새롭게 거듭났다는 신호였으며 그것을 가능케 했던 곳이 바로 국방연구원 화학재료연구소였음을 이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시찰을 통해 은근히 시사했던 것이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고체연료미사일을 꽝꽝 생산할 수 있게 공장을 늘리도록 지시한 것은 이제 곧 북이 이런 신형 미사일을 대량생산 실전배치에 들어가게 된다는 선포였던 것이다.

미국이 서둘러 북과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멀지 않아 미국은 끔찍한 상황에 직면할 우려가 높다.

 

그런데 사실, 이런 지상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보다 더 무서운 무기가 잠수함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이건 목표물 더 가까이 접근하여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으며 배후로 접근하여 방어용 레이더를 무력화시킬 수도 있다. 특히 사전 탐지가 거의나 불가능하다.

 

북의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북극성-2호는 고체연료로켓이기는 하지만 중거리 미사일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약 사거리 3천킬로미터 정도로 예측되는 미사일이다. 따라서 이 미사일로 미국 본토를 공격하려면 북 잠수함이 미국 본토 바로 앞까지 나가야 한다.

따라서 실제 북극성-2호는 일본과 괌의 미군 기지 정도를 전문적으로 타격하는 비장의 무기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이번에 김정은 국무위원장 화학재료연구소 현지지도 과정에 '북극성-3'을 은근히 공개한 것이다. 이는 앞서 화성-14형 1차 시험 발사 직후 모란봉악단 공연 당시 배경화면으로도 흐릿하게 공개한 바 있다. 이번엔 아주 선명한 사진으로 공개하여 확실하게 신형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중거리 다음은 당연히 중장거리미사일이다. 하와이나 알래스카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이 바로 북극성-3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북은 예상치 못한 파격행보를 수없이 보여왔기 때문에 이것이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잠수함 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본다. 

 

사실 북은 냉발사체계 사출기술, 재돌입체기술 등은 이미 다 개발해놓았기 때문에 로켓의 크기가 키우면 사거리가 훨씬 긴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만드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으로 판단된다.

문제는 그렇게 큰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대형 잠수함이 있느냐, 있다면 몇 대나 있냐는 점이 중요하다.

 

▲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층구조의 특수한 북의 잠수함 모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동영상의 한 장면이다. 한호석 소장은 10여발의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는 잠수함이라고 지적하고 이미 이런 잠수함이 실전배치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2층 구조로 잠수함 높이를 높이면 훨씬 더 많은 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미사일 지름을 키워 훨씬 사거리가 긴 잠수함도 탑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이 사진은 북에서 건군절을 맞은 1995년 4월 25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신형 잠수함 모형 앞에서 당시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이었던 김광진 차수의 보고를 받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1995년 4월 당시 놀랍게도 북은 자체 기술로 신형 핵공격잠수함 건조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한호석 소장이 북의 기록영화에서 찾아낸 잠수함 관련 동영상 정지화면 사진을 보면 2층구조로 잠수함 높이를 높여 길이가 긴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을 여러발 탑재할 수 있는 신형 잠수함을 95년도개 개발하여 김광진 차수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고하고 있었다.

95년에 첫 시제품을 개발했다고 해도 20년이 지난 지금쯤은 대량생산하여 여러 대를 실전배치했을 것이다.  

 

그 잠수함은 10여발의 탄도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었는데 탑재 미사일 수를 5발 정도로 줄이면 그 미사일 지름을 더 키워 미국 본토 타격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어쩌면 북극성-3이나 그 다음 북극성-4가 그런 미사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물론 고체연료로켓으로 만든 미사일일 것이다.

 

잠수함은 그 자체가 스텔스장비이다. 바닷 속에서 잠수함을 탐지한다는 것은 숲 속에 숨겨놓은 바늘 찾는 것과 같다. 따라서 미국에게 가장 위협이 되는 무기이다. 그래서 미국도 미니트맨이라는 지상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은 2020년까지만 운용하고 모든 핵미사일은 잠수함에서만 운용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프랑스나 영국 등도 잠수함 발사 핵미사일로 억제력을 구축하고 있다. 북극성-3 공개는 바로 북도 그런 잠수함 운용을 시사한 것이다.

 

결국 23일 북 언론이 공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화학재료연구소 현지시찰은 액체연료로켓에서 더 위력적인 고체연료로켓으로으로 일대 비약이 가능해졌다는 선언이며 그것을 대량생산 실전배치 하겠다는 경고였다. 또한 위력적인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을 전면적으로 실전배치하는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시사하는 중대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북은 7월 2차에 걸친 화성-14형을 발사하여 미국 본토 타격능력을 입증한 후 북의 전략적 지위가 달라졌다고 자평하고 있다. 고체연료미사일과 잠수함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 전면적 실전배치는 북의 전략적 지위를 세계 최고 높이까지 올려놓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이 파괴할래야 할 수가 없게 된다. 

특히 북은 모든 북 주민들이 핵전쟁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게 지하 대피 시설을 그 어떤 나라보다 잘 구축해놓고 있다. 핵 전쟁시 상호 핵 공격을 주고 받게 되더라도 상대는 전멸하겠지만 북은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5172)

 

앞으로도 북은 줄줄이 미국에게 치명적인 위협이 되는 전략무기들을 연이어 속속 시험발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럴수록 미국의 대북 압박도 강해질 것이며 북미대결전은 극한 위기로 치닫게 될 우려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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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적 뇌물’이라는 황당한 논리로 이재용 형량 최대한 깎아준 사법부

 
강경훈 기자 qwereer@vop.co.kr
발행 2017-08-25 20:03:20
수정 2017-08-26 09:3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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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뇌물공여 등의 혐의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뇌물공여 등의 혐의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법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전 정권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수백억원대 뇌물을 제공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혐의를 일부 유죄로 판단해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했지만, 양형 이유를 살펴보면 재벌에 대한 재판부의 관대한 시각과 논리적 모순점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25일 오후 이 부회장 등의 뇌물 사건 선고공판에서 이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직원들의 뇌물, 횡령, 국외재산도피, 범죄수익은닉 혐의 상당 부분을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구형한 징역 12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징역 5년 형량을 산정하는 데 고려된 건 재판부가 별도로 제시한 ‘양형요인’이다. 양형요인을 들여다보면 재판부가 ‘가중’ 요소보다는 이 부회장 등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감형’ 요소를 비중있게 적용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재용 승계 위한 뇌물’이라면서도 ‘수동적 뇌물’이라는 모순된 양형 사유

재판부는 이 부회장 등 피고인 모두에 대한 감형 사유로 “피고인들은 ‘승계작업’이라는 포괄적 현안이나 이를 구성하는 개별 현안에 관해 대통령에게 적극적·명시적으로 청탁을 하고 뇌물을 공여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원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해 뇌물을 공여한 것”이라며 이른바 ‘수동적 뇌물’이라는 논리를 제시했다.

이어 “승계작업은 피고인 이재용의 계열사 지배력 확보를 위한 것이지만, 승계작업의 일환으로 이뤄지는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삼성그룹과 각 계열사의 이익에도 기여하는 면이 있다고 인정된다”며 “지배구조 개편 과정이 오로지 피고인 이재용만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은 피고인들의 뇌물 및 횡령 범행에 대한 비난 가능성을 완화시키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 개인에 대해서도 “직접 대통령으로부터 승마와 영재센터에 대한 적극적·구체적인 지원 요구를 받은 당사자로서 대통령의 요구를 쉽사리 거절하거나 무시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며, 수동적으로 뇌물공여 범행에 관한 의사결정을 한 것”이라며 “피고인의 뇌물공여에 관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소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별도의 양형 사유를 제시했다.

이어 “피고인이 ‘승계작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개별 현안들에 관하여 대통령에게 청탁하였다거나 그 청탁의 결과로 자신이나 삼성그룹에 부당하게 유리한 결과를 얻었다는 사실까지는 확인되지 않고, 승계작업의 추진이 오로지 피고인만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했다.

그러나 ‘수동적 뇌물죄’라는 재판부의 논리는 판결 주문에서 제시한 이 부회장의 뇌물 혐의 유죄 판단 논리와 배치되며, ‘강압에 의한 피해자’라는 그동안의 삼성 측 논리를 상당 부분 반영한 것이다.

재판부는 주문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순환출자 고리 해소 작업 등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의 일환이며, 이 부회장은 승계작업을 위한 기업 지배구조 개편과 그 필요성을 인식했다고 볼 수 있다고 전제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승계작업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지원을 기대하고 최순실 일가에 승마지원을 했다고 판단했다.

결국 재판부의 주문과 감형 사유를 종합하면,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지배구조 개편을 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상태에서 박 전 대통령의 지원 요구를 수동적으로 응했다’는 모순적인 결론에 도달한다. 이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부정한 청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음을 전제해 놓고, 정작 ‘수동적 뇌물’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형량을 깎은 것이다.

재판부가 다른 감형 요소로 제시한 ‘승계작업 추진은 계열사들 이익에도 기여하므로, 이 부회장만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는 것도 납득이 어려운 대목이다. 이 부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쥐게 되면 계열사들의 이익이 곧 이 부회장의 이익으로 직결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또한 이 부회장 외 다른 계열사들의 이익이 무엇인지도 특정하지 않았다. 나아가 ‘계열사들 이익’을 감형 요소라고 하면서, 계열사 합병에 대한 이해관계가 달랐던 주주들의 손해는 배척했다.

감형 사유 내에서도 논리적 모순이 발생한 부분이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대통령의 지원 요구에 응함으로서 승계작업에 묵시적으로 ‘부정한 청탁’을 한 사실은 인정된다”고 해놓고 “‘부당하게’ 유리한 성과를 얻었다는 사실까지는 확인되지는 않는다”는 대목이다. 이는 ‘부정한 청탁을 했지만 부당한 성과를 얻은 건 아니다’ 혹은 ‘승계작업 추진은 계열사들의 이익에 기여하지만 유리한 성과는 아니다’는 말과 같다. 재판부가 감형 사유를 무리하게 집어넣으려다 내적 모순에 빠진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재판부가 선고할 수 있는 ‘최소’ 형량

재판부는 이렇게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 ‘징역 5년’이라는 형량을 제시했다. 이는 재판부가 이 부회장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을 때 내릴 수 있는 최소한의 형량이다.

이 부회장의 혐의 중 처벌 기준이 가장 높은 것이 ‘50억 이상의 경우 징역 10년 이상’의 법정형 하한을 두고 있는 재산국외도피 혐의다. 이 부회장이 빼돌린 것으로 인정된 액수는 약 79억원이다.

이 부회장의 경우 판사가 경합범 가중을 적용하지 않고 감형 요소를 감안해 형기를 법정 최저형의 절반까지 깎아주는 ‘작량 감경’ 제도에 입각했을 때 재산국외도피 혐의로 처벌할 수 있는 최소한의 형이 곧 징역 5년인 셈이다.

이 부회장의 뇌물 사건과 같이 여러 혐의가 경합된 사건의 경우 형법 제56조에 의해 재판부는 가중 및 감경의 순서를 정해 형을 내리게 된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누범가중, 법률상 감경, 경합범 가중, 작량 감경 순이다. 이 부회장의 경우 가장 후순위인 작량 감경 부분만 적용된 케이스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김준우 변호사는 “형을 최대한 깎으려면 가장 중한 죄인 재산국외도피 혐의를 기준으로 형량을 반으로 줄여야 한다”며 “계산법 자체가 법으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판사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최대치의 감형을 해준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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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클린턴 못 이룬 방북 성사시켜라”

<미니인터뷰>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정성희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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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25  16: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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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1일~31일까지 대북 한미합동군사연습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사회 각계 인사들이 매일 낮 광화문 미국 대사관 앞에서 '전쟁연습 중단, 평화협상 결단'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24일 오후 3시 30분 1인 시위를 진행한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전 퇴진행동 상황실장)은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조건없이 북미 대화에 나서" "북핵 비핵산을 전제로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하라"고 촉구하면서 이를 위해 클린턴 전 대통령의 소망이었던 방북을 성사시키라"고 주문했다.

 

   
▲ 24일 광화문 미국 대사관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한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소망이었던 방북을 성사시키라"고 주문했다. [사진-정성희]

□ 정성희 소통과혁신연구소장 : 31일까지 한미합동군사연습 중인데, 한편으로 대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 전쟁연습을 하다가 우발적 요인으로 진짜 전쟁이 터질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전쟁은 안 된다고 했지만, 버웰 벨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주한미군 이외 미 군사력으로 한국의 승인 없이 대북 타격이 가능하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트럼프와 문재인 대통령이 조건 없이 빨리 북미 간, 남북 간의 대화에 나서야 합니다.

□ 정성희 : 문재인 대통령은 몇 차례 남북대화를 제안했는데요.

■ 안진걸 : 문재인 정부가 남북대화를 제안하면서 국제사회에 대북 제재와 압박을 호소하거든요. 모순이지요. 참 답답한 상황입니다. 지난 이명박근혜 10년 동안 남북관계를 파탄 내고 온갖 장애를 조성했는데, 정권교체 후 말로만 대화 제안하면 ‘고맙습니다’ 하고 받아들이겠어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정부는 10.4선언 10주년 전후로 더 담대하고 성의 있는 대북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 정성희 : 사드 한국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에다가 전쟁위기로 외국자본이 빠져나가는 등 우리 경제가 더 어렵습니다.

■ 안진걸 :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의 뜻에 반해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실현에 앞장서면 보수지지층의 이탈로 국내 개혁에 차질을 빚는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어요. 정부가 우리에게 불필요한 사드 추가 배치 하고 대북 제재와 훈련에 동참하여 긴장이 고조되니까 경제가 위기상황이예요. 경제와 평화는 같이 갑니다. 그런 의미에서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가 너무나 중요한 개혁과제이지요.

물론 한반도 평화 문제가 까다롭습니다. 그러나 남쪽이 아니라 미국으로 날아가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북-미 중-미 한-중 관계를 모두 어렵게 하는, 중국의 보복으로 엄청난 경제 피해를 자초하는, 사드의 한국 배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또 연례적 방어적 목적이라고 하지만, 선제타격 참수작전 등을 포함한 작전계획 5015에 기초한 대규모 한미합동군사연습으로 위기가 가중되니까 외국자본이 이탈하는, 그야말로 북 미사일이 아니라 우리 경제를 타격하는 어리석은 결과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조건 없이 대화하면 평화가 오고 경제가 좋아지는데, 누이 좋고 매부 좋은데 말입니다. 한국의 보수층이 두터운 건 사실이지만, 문제 해결의 방법은 대화 이외에 없잖아요? 대화 안 하면 전쟁 하자는 건데, 보수 진보 가리지 않고 절대 다수가 전쟁은 안 된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제재를 하면 대화가 될까요? 미국 등 국제사회 일부가 대북 제재 하더라도 문재인 정부가 거기에 앞장서거나 동참 하면 안 되지요. 남북대화가 되겠어요? 남한정부만이라도 남북관계의 특수성과 절체절명의 한반도 상황을 고려하여 미국과는 다른 해법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 정성희 : 이번 을지연습에 미국 전략자산을 동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사상 처음으로 관련 미군사령관들이 한꺼번에 방한, 회견, 참관하여 힘을 싣고 있습니다.

■ 안진걸 :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북의 자제를 존중한다면서 대화를 기대하는 발언을 했지요. 트럼프가 아무리 막 나가는 사람이라도 전쟁을 함부로 할 수 없지요. 대화의 적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이 북미대화를 촉진하는 한국정부의 역할이 절실한 때 입니다. 남북관계 개선으로 북미관계를 선도하길 바랍니다. 정부가 제재보다 대화를 진정성 있게 계속하면 북쪽도 어느 시점에 응할 것이라고 봐요. 특히 5.24조치 해제하고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경협 전면 허용하면 양측 모두 도움이 되니까요.

□ 정성희 : 긴장이 고조되고 위기가 가중되면 서민과 중산층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짊어지지 않습니까?

   
▲ '군사행동 중단 조건없는 대화' [사진-정성희]

■ 안진걸 : 대외의존적인 남한만의 구조로는 세계경제의 불확실성과 수출 저조로 일자리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안으로는 내수를 살리고 밖으로는 남북경협에 기초한 북방경제를 개척해야 합니다. 그러자면 분단리스크, 코리아리스크를 없애고 평화체제를 구축해야지요. 촛불민심의 요구도 적폐 청산과 헬조선 타파인데, 그 중에 분단 적폐로 인한 끝없는 긴장과 불안을 청산하는 것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 정성희 : 미국 국내 정치위기 때문에 트럼프의 한반도 평화 협상 결단이 더 늦어지지 않나요?

■ 안진걸 :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이 국내 정치위기에 봉착하면 대외정책에서 강경 입장을 취해 인기를 회복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북미 상황은 전혀 다르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트럼프의 막말대로 전쟁이 일어나도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고 사람들이 죽어도 다른 나라 사람들이 죽었는데, 이제는 미국 본토까지 전쟁터로 변하고 미국 사람들도 엄청 죽기 때문이지요.

국내 정치위기를 겪는 트럼프가 전쟁위기 대신 평화협상을 선택하면 생존과 안전을 우려하는 미 국민들의 박수를 받게 되는 환경이지요. 그러므로 트럼프는 정치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조건 없는 대화를 결단해야 합니다. 2000년 10월 올브라이트 당시 미 국무장관 방북했고 뒤이어 클린턴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려 했잖아요? 트럼프가 클린턴이 못 이룬 방북을 성사시켜야 합니다.

□ 정성희 : 마지막으로 평화-핵 문제 해법에 대한 여러 의견 있는데, 어떻게 생각합니까?

■ 안진걸 : 남한의 핵 무장이나 미국 전술핵 반입으로 대응한다? 말이 안 되지요. 핵 군비확장으로 긴장만 높아지고 미국이 허용하지도 않지요. 북 비핵화를 전제로 평화협정 체결한다? 북이 동의하지 않지요. 세계비핵화가 궁극적인 목표이지만, 이 땅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먼저 실현해야지요.

세계시민들이 핵 있는 나라들에게는 줄이고 없애라고, 핵 없는 나라들에게는 개발하지 말라고 촉구해야지요. 그런데 패권형이 아니라 생존형 평화용 핵무기를 이미 만들어버린 상황에서 핵 폐기를 전제로 평화를 보장하겠다고 해서 믿겠습니까? 북이 전쟁억지력이라고 생각하는 핵을 완전히 폐기한 후 다시 평화협정을 파기하고 선제공격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하지 않겠어요?

그래서 생존과 안전, 평화 대타협을 위한 핵무기라면, 비확산 또는 동결 대 평화협정을 빅딜하고 장기적으로 비핵화를 실현하는 게 현실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먼저 한미합동군사연습을 중단하는 동시에 북 핵-미사일 실험도 중단하여 대화와 협상을 시작해야겠지요.

□ 정성희 : 오늘 1인 시위와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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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대미 아닌 대남 군사행동으로 위기 조성’

 
입력 : 2017.08.26 08:21:00 수정 : 2017.08.26 09:20:15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선군절’을 맞이해 북한군 특수부대의 백령도와 대연평도 점령을 위한 가상훈련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군 특수부대의 가상훈련 장면/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선군절’을 맞이해 북한군 특수부대의 백령도와 대연평도 점령을 위한 가상훈련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군 특수부대의 가상훈련 장면/연합뉴스

 

북한이 26일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은 남한을 겨냥한 성격인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북이 이날 발사체 발사가 신형 지대함 미사일 시험발사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오늘 오전 6시 49분경 북한이 강원도 깃대령 일대에서 동북 방향의 김책 남단 연안 동해상으로 불상 단거리 발사체 3발을 발사했다”며 “비행거리는 약 250여㎞”라고 밝혔다. 합참은 북한의 발사체 발사를 포착한 직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바로 보고했다.

정보당국은 북한이 사거리가 250㎞ 정도인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대응해 무력시위를 하되 중·저강도 도발로 수위를 낮춰 정세 관리를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군 당국도 북한이 화성-14형이나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 전략적 수준의 도발이 아닌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데 주목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미국을 겨냥한 도발을 자제하고 남측을 겨냥한 저강도 도발을 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선군절’을 맞이해 북한군 특수부대의 백령도와 대연평도 점령을 위한 가상훈련을 현지지도한 것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한 가상훈련인 한·미 UFG 연습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서해 5도 일부를 점령하는 훈련을 선군절에 노골적으로 실시한 것은 북한이 한반도에서 한·미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있는데 대한 무력 대응차원의 과시라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이 도발을 자제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을 자극하기 보다는 UFG 연습에 대한 반발 차원의 도발은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한·미 양국 군은 지난 21일부터 오는 31일까지 UFG 연습을 진행 중이다. 

북한은 지난 9일 미군기지가 있는 괌에 대한 ‘포위사격’ 위협으로 한반도 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4일 미국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보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합참은 “우리 군은 북한군의 추가 도발에 대비하여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관련 동향을 추적하며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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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법 위에 삼성, 이제는 끝내자” 판결 기다리는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가족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7/08/25 13:57
  • 수정일
    2017/08/25 13:5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선고공판이 열리는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지법 앞에서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반올림, 삼성노동인권지킴이가 연 이재용 엄중 처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삼성 반도체 피해자 고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선고공판이 열리는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지법 앞에서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반올림, 삼성노동인권지킴이가 연 이재용 엄중 처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삼성 반도체 피해자 고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2신:낮 12시 30분] 
“법 위에 삼성, 이제는 끝내자” 이재용 엄중 처벌 촉구하는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가족들

“오늘 날 삼성이 이렇게 잘못된 기업이 된 것은, 삼성뿐만 아니라 역대 정부와 법원, 검찰, 경찰 등이 삼성을 비호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삼성경영진들이 사회질서를 다 어지럽혔다고 생각합니다.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 수뇌부를 강력히 처벌해서 바른 질서가 잡히는 나라를 만들고,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5일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1심 선고공판을 앞두고, 재판이 열리는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황상기씨가 한 말이다. 황상기씨는 삼성 직업병 피해자 고(故) 황유미씨의 아버지다. 반올림과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삼성노동인권지킴이 등은 이날 오전 11시경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황상기씨는 “그동안 삼성경영진들은 어떤 사람에게든 뇌물을 갖다 바치고 꼼짝 못하도록 만들었다”며 “이를 엄중하게 처벌하지 않는다면 다른 기업인들도 삼성을 따라해 이 나라의 법치주의가 실현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이재용 부회장이 반드시 처벌받아야 하는 이유로 특검이 명시하지 않은 사례들도 열거했다. 황씨는 “서해바다에 기름을 유출시키고 용산참사를 일으키고도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고, 삼성 사업장에서 일을 하다가 각종 암과 희귀병에 걸려 죽은 사람들이 400명을 넘어서고 있는데 사과 한 마디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청업체 납품단가 후려치기, 기술 빼앗기 등 수많은 범죄를 저질렀지만 처벌은커녕 인센티브를 줘 더 많은 범죄를 저지르게 만들었다”며 “반드시 강력히 처벌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선고공판이 열리는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지법 앞에서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반올림, 삼성노동인권지킴이가 연 이재용 엄중 처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삼성 직업병 피해자 가족 김시녀-황상기 씨와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선고공판이 열리는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지법 앞에서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반올림, 삼성노동인권지킴이가 연 이재용 엄중 처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삼성 직업병 피해자 가족 김시녀-황상기 씨와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양지웅 기자

라두식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지회장은 “이재용 부회장은 일게 범죄자일 뿐, 어떤 의미도 부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 언론은 삼성전자가 최고의 매출을 올렸다고, 그것을 마치 이재용이 만들어낸 것처럼 보도했다”며 “이재용이 아니라 삼성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만들어 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라 지회장은 “삼성그룹에 이재용 부회장 하 나 없다고 삼성이 망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삼성을 지키는 노동자들이 삼성을 더욱 투명하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성진 참여연대 변호사도 함께 했다. 김성진 변호사는 헌법 제11조 1항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당하다’는 내용을 언급하며 “그동안 법치주의 앞에 삼성일가만은 예외였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하지만 이재용이 삼성전자를 동원해 자기 돈도 아닌 돈을 박근혜·최순실에게 줬고, 3차례 만남이 있기도 했다”며 “이게 무죄라면 대한민국에 뇌물죄는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 이상 삼성일가가 법치주의의 예외가 될 수 없음을 대한민국 국민들 모두가 확인할 수 있는 재판이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자회견이 열리는 법원삼거리 앞 인도 건너편에서는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운동본부 대표’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친 남성이 “종북 빨갱이 새끼들아” 등의 욕설을 쏟아 부으며 기자회견을 방해했다. 이 남성은 이후에도 알아듣지 못할 정도로 소리를 지르며 기자회견을 방해했다.

25일 반올림 등의 기자회견이 열리는 법원삼거리 앞 인도 건너편에서는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운동본부 대표’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친 남성이 “종북 빨갱이 새끼들아” 등의 욕설을 쏟아 부으며 기자회견을 방해했다.
25일 반올림 등의 기자회견이 열리는 법원삼거리 앞 인도 건너편에서는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운동본부 대표’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친 남성이 “종북 빨갱이 새끼들아” 등의 욕설을 쏟아 부으며 기자회견을 방해했다.ⓒ민중의소리
상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상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1신:오전 11시] ‘세기의 판결’ 이재용 선고 앞두고 긴장감 흐르는 법원 앞
‘세기의 판결’이라 불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선고를 앞둔 25일 오전 서초동 법원 앞은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이 부회장을 ‘엄벌’하라는 이들과 ‘즉각 석방’하라는 이들은 경찰이 설치한 폴리스라인으로 나뉘어져 간간히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집시법 제11조에 따라 법원 청사 내 또는 주변 100미터 이내에서는 일체의 집회 및 시위를 할 없음.” 서울중앙지방법원 입구에 설치된 안내판의 문구다. 경찰은 이날 법원 주변에 9개 중대 720명의 경찰력을 배치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이날 재판은 방송으로 생중계 되지 않는다. 사전에 방청이 허락된 이들 외에는 이 판결을 눈으로 볼 수 없다. 법정으로 들어가는 계단 앞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 방청권 배부장소’라는 안내판이 배치돼 있고 그 앞에는 법원 보안관리대가 지키고 앉아있다.

법원삼거리 한 쪽에서는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이 집회를 열었다. 22일부터 철야농성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매일 2차례씩 법원 앞에서 삼성서초사옥까지 행진을 해 온 이들이다. 이 농성장에는 ‘이재용선고카운트다운 D-DAY’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노동탄압 자행, 중대범죄자, 민주주의파괴 이재용을 엄중 처벌하라!”문구가 적힌 피켓이 벽에 기대어 있다.

노동자들이 자리 잡은 법원삼거리 건너편에는 ‘태극기’가 등장했다. 50~60대 보수단체 회원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법원삼거리 인도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법부는 각성하라, 대통령을 석방하라” 그들은 자신들이 왜 법원에 들어가지 못하냐며 가로막은 경찰에 항의하기도 했다.

11시부터는 삼성전자 산업재해인정과 보상을 요구하는 ‘반올림’의 기자회견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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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미사일 기술 빼내는 북 첩보원 사진을 보며

우크라이나 미사일 기술 빼내는 북 첩보원 사진을 보며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08/25 [12:27]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북의 첩보원이 우크라이나 미사일 기술 도면을 촬영하고 있는 영상, 그는 우크라이나 경찰에 체포되어 8년 형을 복역 중이라고 한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이 영상을 공개하면서 기술 유출을 막았다고 밝혔다.  © 자주시보

 

25일 국내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시험발사 성공 이후 북에 미사일 기술이 유출됐다는 의혹을 받아온 우크라이나가 7년 전 미사일 기술을 훔치려던 한 공작원의 체포 순간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기술유출 의혹을 시종 부인해오던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번 영상을 공개하면서 그동안 북 공작원들의 잇따른 미사일 기술유출 시도를 모두 막아냈다며 의혹을 재차 부인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북한 공작원 검거 영상뿐 아니라 징역 8년형을 선고받고 2018년까지 우크라이나의 한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공작원 2명과의 인터뷰도 주선했으며 이를 cnn에서 보도했다고 한다.

 

런닝셔츠 바람으로 미사일 관련 자료를 촬영하는 북 공작원의 모습을 보니 북이 미사일 기술을 획득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단번에 느껴진다. 8년형을 받고 7년 째 복역중이니 이제 곧 그도 가족들 품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 적외선 감지 센서가 러시아의 대공미사일보다 우수했던 미군 스팅어 휴대용대공미사일  

 

▲ 이 사진은 조선인민군 고사로케트병들이 매복진지에서 모의직승기를 향해 휴대용고사로케트를 일제히 발사하는 장면이다. 그들이 가진 휴대용고사로케트는 휴대용대공미사일종주국으로 자처하는 러시아에 대량수출할 만큼 뛰어난 성능을 가진 백발백중 방공무기다. 이를 개발하는데 미국의 스팅어미사일 기술도 참고했다고 한다.  ©자주민보

 

본지에서 파악한 북 무기들을 보면 러시아는 물론 미국의 무기를 원형으로 해서 만든 것들도 적지 않다. md-500헬기나 스팅어 미사일 등이 그것이다. 스팅어 미사일은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 않아 북이 같은 것을 복제 생산했다. 미사일 도면이나 미사일을 입수하지 못했다면 불가능하다. 장기형을 살 각오로 그런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북의 공작원들이 저렇게 활동했던 것이다. 아마 때로는 목숨도 걸어야했을 것이다. 도저히 체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기술유출을 막기 위해 상대국에서는 당연히 주저없이 사살할 일이기 때문이다.

 

▲ '원산 국제친선항공축전'에서 특유의 민첩한 기동을 선보이는 '혁신'계열 공격헬기, 미국의 MD-500를 원형으로 만든 것이다.

 

특히 2000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으로 러시아와 북은 상호 미사일기술 교류를 합의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은 주로 소프트웨어를 러시아는 하드웨어를 교류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북도 어지간한 미사일 기술은 자체개발을 통해 이미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킨 상황에서 러시아와 미사일 핵심기술까지 교류하게 되었으니 특별히 아쉬울 것이 없는 상황에서도 우크라이나와 같은 나라까지 침투하여 저렇게 정보수집에 열과 성을 다하는 북의 공작원들을 보니 이 나라가 결코 가볍게 볼 나라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같은 동맹국이라고 해도 핵심 첨단군사기술은 절대로 넘겨주지 않는다. 그래서 가장 치열한 첩보전 분야가 바로 무기기술 분야이다. 북도 첩보원을 통해 그렇게 세계적인 군사기술을 끊임없이 습득해오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북은 그런 기술을 이란 등 제3세계에 거침없이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자국만이 아니라 세계 자주화를 위해 최선에서 싸우고 있기 때문에 가격에 구애됨이 없이 필요한 나라들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과 패권을 지향하는 대국들에게 가장 치명적인 나라가 북인 셈이다. 그래서 유엔안보리를 통해 북 미사일과 핵개발에 대해 모든 대국들이 다 모여 그런 가혹한 제재를 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런 군사기술 측면에서는 북 홀로 세계 최강대국 모두와 대결전을 펴고 있는 셈이다.

 

우크라이나에서 공개한 한 장의 사진은 그것을 위해 얼마나 많은 북 공작원들이 결사의 각오로 일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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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 "곧 사드보다 더한 압력이 온다"

 
"사드로 시작된 한중관계 이혼 도장 찍을 수도"
2017.08.25 11:54:57
 

 

 

 

제임스 반달 미 8군사령관이 미군 평택 기지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방어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23일) 평택 미군기지에서 제임스 반달 미 8군사령관이 사드는 '부산과 김해를 방어하는 무기체계'인데, 전쟁시 미 증원군이 들어오는 입구를 보호하며 미국 시민이 한반도를 탈출하는 출구를 보호하기 위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말대로라면 군산, 평택, 오산 등의 주한미군 핵심전력 대부분은 사드로 전혀 방어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라며 "설명이 끝나고 다른 군 관계자에게 '반달 사령관의 말은 이곳 평택기지도 사드의 방어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뜻이냐'고 묻자 '정확히 그렇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사드가 부산 하나만 보호하고 나머지 미군의 핵심전력을 보호할 수 없다고 한다면 주한미군의 결정적 행동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반달 사령관의 말은 사드가 주한미군 보호에 그토록 중요한 무기체계가 아니라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막상 사드 임시배치를 완료하려는 상황이 되니까 미군의 설명이 갈팡질팡하면서 논리성이 무너지고 있다"며 "사드는 일본에 배치된 미사일 방어(MD) 자산과 연계된 동북아 통합 공중 미사일 방어(IAMD)의 일환이라고 솔직하게 말하라"라고 따졌다. 

김 의원은 "미국은 문재인 정부에 전방위적으로 사드 배치 압박을 가했다. 특히 미국은 성주 사드부지의 환경영향평가를 거론하며 거칠게 우리 정부를 협박했다"며 "이 압박을 견디지 못한 문재인 정부가 '사드 발사대 4기를 임시 배치하겠다'고 항복하자 환경영향평가 철회 압력은 일단 중단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사드보다 더한 압력이 기다리고 있다. 수 주내에 미국 재무부 고위 관리들이 한국에 들어온다. 중국 기업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특정 국가와 거래하는 제3국 기업들에 대한 일괄 제재)에 한국을 참여시키려는 것"이라며 "이 압력 받아들이면 한중 관계는 그 길로 끝이다. 사드로 시작된 한중관계의 이혼 수순은 여기서 완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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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갈 각오로 쓰는 나의 군시절 비밀임무

 

 

 

 

 

한국이랑 미국이 같이 하는 군사행동에 대한 연습, ‘을지연습(UFG)’ 기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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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문재인 대통령이 “을지연습은 방어훈련이며 북한이 도발할 경우 단호히 격퇴”하겠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한미 양국 정권이 바뀐 첫 해인데다가 북한 관련 정세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오죽하면 미국 장성 몇 명이 패트리어트 앞에서 사진을 찍은 것이 뉴스에 나올까? ‘합기도 3단에 검도 2단, 태권도 4단 해서 도합 9단’이라고 하듯이 장성들의 별도 도합 15개라는 기사도 뜬다.

 

해외에 있는 내게도 많은 사람들이 남한 사람인지 북한 사람인지 묻고, 김정은을 이야기한다. 그들은 김정은을 안다. ‘크레이지’라고 한다. 뭐가 ‘크레이지’한지는 잘 모르는데 아무튼 미사일을, 그것도 ‘뉴클리어’를 쏘니까 독한 놈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아무튼 나는 을지연습에 대해 할 말이 많은 사람인데, 마침 회자되고 있어 기쁜 마음에 글을 써본다. 군에서 경험한 생생한 이야기를 과감하게 풀어놓을 생각이므로 이 글로 인해 군사기밀 누설에 대한 옥고를 치르는 것도 각오하고 있다. 조중동을 중심으로 언론들이 광분하는 을지연습에 대해 한마디 거드는데 그 정도는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

 

 

1. 을지연습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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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연습은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줄인 말로, 복잡한 영어는 떼고 친숙한 을지문덕 장군의 이름만 남겨 부르고 있다. 가끔 을지‘훈련’이라고 하는 위험한 사람들이 있는데 천부당만부당한 일이다. 훈련은 군사 활동에나 하는 것이고, 이건 군인들이 하긴 하지만 연습에 불과하다. 축구팀 전지‘훈련’만큼도 북한에게 위협적이지 않다. 세계 군사력 순위에 빠지지 않는 일본 역시 웬일인지 군대는 없고 ‘자위대’라는 이름의 집단만 있으며, 그네들이 뛰고 구르고 총 쏘는 장소들에 모두 ‘연습장’이란 이름이 붙인 것은 무시하자.

 

북한은 연례행사인 을지연습에 대해 ‘북침훈련’이라고 극력 반발하며 가혹한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협박한다. 이에 대해서는 아침에 닭이 우니 개가 짖는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북한이 한미연합사령부의 활동에 대해 조용히 있었던 적은 별로 없다. 내가 복무하던 시절도 그랬고 작년에도 그랬고 아마 내년에도 극렬히 반발할 것이다. 말로만.

 

유독 올해만 언론에서 북한의 위협을 크게 보도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을지연습에 대한 북한의 반응’에 대해 논평을 했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한다. 박근혜는 UFG랑 UFC도 구별 못했을, 아니 아예 둘 다 모를 가능성이 큰데, 대통령이 그러면 안 된다고 하기도 뭐할 정도로 별 거 없는 연례행사다. 

 

문재인 대통령이 안보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잠재우려고 다소 강한 어필을 했다고 본다. 심드렁하게 “올해도 하나보다” 하고 있을 북한 들으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 내부용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이번 을지연습에 대한 강렬한 관심은 아쉽게도 계속되고 있는 북한 미사일 사태의 연장선일 뿐, 을지연습 자체의 경중이 근본적으로 올라간 것은 아니라고 하겠다.

 

 

2. 을지연습 당시 나의 임무

 

지금까지 늘어놓은 이야기로 내가 잡혀갈 일은 없겠지. 인터넷 치면 더 자세하게 나오는데 뭐.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사병 복무 시절, 을지연습 때마다 아주 특별한 임무를 수행했다. 그 당시에는 ‘을지프리덤가디언’이라는, 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흐리멍텅한 명칭이 아니었다. UFL, 그러니까 ‘을지포커스렌즈’라는 여전히 무슨 소린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좀 주시해서 본다는 건가 싶은 명칭이었다. 내 비록 민방위로 던져진지 오래지만 여하튼 하는 일은 대동소이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부대가 을지연습에서 맡은 역할은 여기 모인 수많은 밀덕들조차 감히 쉽게 짐작할 수 없을 것이다. 어느 정도냐면 우리의 임무는 을지연습에 대한 한국군, 미군, 연합사 차원의 모든 문서에도 공식적으로 나타나 있지 않다.

 

을지연습의 막이 오르면 수많은 한미연합군이 들락거려야 하는 필수적인 부수 시설들이 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연습중이든 전쟁 중이든 꼭 필요한 ‘화장실’이다.

 

그렇다. 우리는 24시간 화장실을 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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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국방홍보원 블로그)

 

 

3. 깨끗한 바닥 유지는 나의 존엄을 유지하는 일

 

무려 한반도 전쟁 가능성을 고조시키는 을지연습 기간인데 ‘단순한 화장실 청소’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화장실을 24시간동안 2시간씩 2인 1조로 지켰다. 

 

전투력의 유지와 직결되는 군 장병의 위생 확보를 위해 화장실을 적으로부터 수호하는 것이 아니다. 화장실 바닥의 (눈에 보이는) 청결함을 지키고 혹여나 올지도 모르는 높으신 장군들의 비위가 상하지 않도록 해야 했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아니 옛날에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산업혁명 이후 24시간 화장실 보초가 인류 역사에 거기 말고 또 있었을까.

 

우리의 주무기는 대걸레였지만 총 외에는 모든 군장을 착용하고 있었다. 대걸레가 나의 총이었다. 계속 빨아서 물기도 잘 짜줘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얼룩이 잘 지워지지 않고 오히려 번졌다. 자외선에만 반응하는 특수도료마냥, 그곳의 조명은 군홧발에 찍힌 검은 자국을 유난히 잘 보이게 했다. 사람 한명 오줌 싸고 나오면 한명이 들어가서 발자국을 지웠다.

 

내가 거기서 왔다갔다하는 군인이었다면 우리한테 미안해서 화장실도 잘 못 가고 방광염으로 죽어버렸을 거다.

 

그러나 그들이 미안해 할 필요는 없었다. 오히려 감사했다.

 

우리는 원래 하고 있던 경계근무도 일부 다른 부대에 떼어주고 화장실 보초를 섰다. 나는 땡보 놈팽이가 아니라, 설령 징집병이라고 해도 국방에 종사하는 대한민국 국군이었다. 화장실이 더러워지지 않아 주무기를 쓸 일이 없어진다면 그거야 말로 곤혹스러운 일이었다. 속으로 되뇌었다. 

 

“제발 누군가 더러운 군홧발로 이곳에 와 다오. 저 새하얀 타일조각에 뺀질뺀질한 밑창자국을 내다오.”

 

평소 쓰레빠 신고 다니는 군기 빠진 한국군 간부들의 뽀얀 전투화가 와서 볼일 보고 나가면 신발광고 사진처럼 예쁜 군화자국이 생겼다. 반면 미군 병사들은 군화의 뒤축이 닳고 여기저기 이가 나가서 자국이 예쁘지 않았다. 역시 군화자국도 국산이 최고였다. 

 

군화자국들이 계속 찍혀줘야만 24시간 이곳을 지키고 있는 나와 전우들의 존재의미가 생기는 것 같았다. 아무도 오지 않는 화장실은 작은 소리도 차가운 타일에 반사되어 웅웅 울릴 뿐 적막하고 외로웠다. 취직 못해 집에서 안 나오는 다 큰 외아들도 그토록 큰 자괴감에 눈물 흘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4. 너와! 나의! 연결방독면

 

훈, 아니 연습 초반에는 가상의 화생방 경보가 울리면 다들 열심히 방독면을 뒤집어썼다. 아까 24시간 화장실 보초가 미증유의 것이라고 했는데, 그렇지 않다해도 방독면 쓴 24시간 화장실 보초는 없었을 것이라고 내 장담한다. 우리는 화장실 청소를 하면서 화생방 경보 때 방독면을 써야할지 안 써야할지 망설였는데 어느 한국군 투스타가(무궁화나 밥풀 두 개가 아니고 별 두개가) 와서 “니네는 왜 안 쓰냐”고 불호령을 쳤다.

 

아, 얼마나 기쁜 일인가. 방독면을 쓸 수 있다니. 그건 아주 중요한 메시지이고 이정표였다.

 

한미연합군이 분주하게 을지연습을 수행하고 있었지만 우리는 놀이동산 관리자나 게임 속 관리자 캐릭터, 혹은 NPC같은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그런 존재. 훈, 아니 연습 현장에 있지만 연습하는 것은 아닌 존재. 그들이 하는 임무는 매뉴얼에 있었고, 활동 내용은 모두 기록되었으며, 평가받았다.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 포상도 받았을 것이다. 을지연습은 매우 큰 연례행사고 언론 관심도 높은 편이니까. 반면 우리의 화장실 보초는 그 누구도 기록하지 않는다. 전장에서 죽어간 이름 없는 의용군 병사의 잊혀간 활약처럼 ‘왜 거기에서 화장실 보초를 서는가’에 대해 솔직히 번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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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생방 경보가 울리면 달랐다. 마치 죽은 이의 영혼이 무당에 접신해서 산 자와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우리도 매뉴얼에 있는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다. 공식적인 무언가와 함께한다. 그들과 함께 방독면을 뒤집어씀으로 인해 가상의 화생방 상황을 함께 겪고 있음을, 겉도는 귀신이 아니라 같이 반응하고 먹고 싸고 죽는 존재임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게 며칠 가지 못했을 뿐이다. 지들이 귀찮아서 방독면을 안 쓰기로 합의 본다. 평소에 꺼내지도 않는 간부들 방독면 냄새가 오죽 지독하고 숨쉬기가 답답할까? 국군 간부 하는 일이 다 그렇다. 올해도 아마 을지연습에 참여하는 군인들은 경보 울려도 방독면을 안 쓰고 있을 것이다. 그나마 의미를 붙들고 있던 연결고리마저 그렇게 사라져 버리고 만다.

 

 

5. 국가 방위의 필수가치 수호

 

아까 언급한 투스타는 상호작용하는 거의 유일한 캐릭터지만 나쁜 사람(원래는 조금 거친 말이었습니다)이었다. 을지연습 외에도 그놈은 원래 개였다. 어느 정도였냐면 일병이었던 내가 그 자와 을지연습 와중에 맞서는 일이 있었다. 그저 사병이었지만 나라를 지키는 숭고한 임무에 대한 투스타의 잘못된 인식을 참고 넘길 수가 없었다.

 

그곳에는 미군 및 고위 장교들이 들락거렸으므로, 입대 전에도 거의 본 적 없던 ‘핸드타월’이란 게 놓여있었다. 화장실에 항균되는 에어타월만 있어도 제법 괜찮던 시대였는데 무려 한 번 쓰고 버리는 손을 닦는 종이라니! (당시 대걸레로 바닥 닦는 것 외에는 나프탈렌과 핸드타월 채워놓는 것이 중요한 일과였다. 아까 말한대로 대걸레가 총이라면 핸드타월은 위생붕대요, 나프탈렌은 수류탄 쯤 되었을 것이다)

 

핸드타월 디스펜서 아래에는 “Use one sheet per once”라고, 그러니까 “한 번에 한 장만 쓰라”는 말이 쓰여 있었다. 아닌가. 기억이 희미하다. 비굴하게 한국어로만 쓰여 있고 영어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투스타가 그걸 보고 내게 시비를 걸어왔다.

 

“핸드타월 한 장은 좀 부족한 거 같은데… 이거 문구 바꿔야 되지 않아?”

 

대한민국 육군 사병 앞에 별 두 개 달린 투스타가 와서 단순한 동의를 구하는 질문을 던진 것이다. 그러나 상대가 나였다.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물 묻은 손을 잘 털면 한 장으로 됩니다.”라고 대꾸했다. 우리 부대장이나 다른 놈들이 그 소리 듣고 “투스타 지시야”라고 하면서 부랴부랴 “한 번에 서너 장 쓰셔도 됩니다.”라고 문구를 고친다면 주무기인 대걸레를 들고 탈영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사실이다. 나는 쓸데없는 일에 집착하는 편이다.

 

여러분도 어딘가의 화장실에서 핸드타월 한 장씩 쓰라는 문구가 있다면 의심하지 말고 손을 몇 번 탁탁 털고 써보길 바란다. 금세 뽀송뽀송해진 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뭐든 아껴야 했다. 투스타의 월급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내 월급을 보면 국군은 돈이 없는 것이 분명했기에, 핸드타월 같은 고급 소비재는 함부로 쓸 것이 못 되었다. 투스타는 그 이후 별 말은 하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이 투스타가 그놈이다. 전에 쓴 글에서 음향장비 고장 났다고 경위서 쓰라고 한. 대북 심리전용 음향장비인줄 알았나? 파티용이다. 군대에서 투스타 달면 그런 게 중요해지나보다. 별들의 파티용 노래방장비, 핸드타월 사용량 같은 거. 일개 사병 출신의 입장에서 유추하건대 그런 것들이야말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과 행복한 삶을 보존하기 위한 국방활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6. 오늘은 그것을 먹었는가?

 

보초를 교대하거나 복귀할 때, 우리끼리 묻던 게 있었다. 

 

“그거 먹었냐?”

 

여기서 말하는 ‘그거’는 미군들이 들고 다니는, 노란 종이봉투에 있는 간식이었다. 먹었으면 그게 어땠는지, 오늘은 뭐가 달랐는지를 화제에 올리고는 했다.

 

햄버거가 있을 때도 있었고 과자가 있을 때도 있었다. 이외에 여러 가지가 있었다. 군인이라고 배곯는 시절은 아니었고 나름 밥 잘 나오는 곳에 있었지만, 어린 병사들은 배고팠다. 전쟁 직후 “김미 더 쪼꼬렛”을 외치며 미군 지프를 따라다녔다는 이야기가 남일 같지 않았다. 나에게도 어느 미군 아재가 노란 종이봉투를 가져다 준 적이 있다. 뭐가 들어있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지만 설렘만큼은 생생하다. (문제는 받은 뒤였다. 들고 복귀할 수는 없고, 먹을 데가 화장실밖에 없었다. 그래서 화장실에서 먹었다. 후각이 민감한 사람은 냄새 때문에 쉽지 않았겠지만 난 비위가 좋은 편이니까)

 

갖다 준 미군에게는 고마웠지만, 또 안 주고 자기들끼리 양손에 몇 개씩 들고 지나가면 그렇게 야속할 수가 없었다. 분명 남았을 텐데. 하지만 나이를 먹고 알았다. 야속해 할 일이 못 된다는 걸. 징집사병이라고 해도 다 큰 성인인데, 화장실 앞에서 보초서는 사람한테 그런 걸로 선심 쓰는 건 보통 철판 아니고서야 못할 짓이다. 저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왠지 그랬을 것 같다. 기억에 미군은 치사하게 굴지 않았고 늘 정중했다.

 

살아보니 한 공간인데도 밥상 따로 차려서 먹을 걸로 치사하게 구는 것처럼 더러븐 것도 없더라. 왜 서로에게 못할 짓이 국방의 의무를 하러 갔을 때 생겼는지 모르겠다.

 

 

7. 박찬주 대장 사태의 양대 축

 

이 글을 쓰다 보니 얼마 전 갑질논란을 일으켰던 박찬주 대장의 공관병 사건이 떠오른다. 그것을 단순히 ‘갑질’이라고 하는 것조차 너그럽다. 갑질은 손해를 감수하고 피해갈 수나 있지, 그것은 노예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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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태는 두개의 기둥 위에 서 있다.

 

하나는 썩은 권위주의. 아들 같아서 그랬다는, 예상했지만 또 놀랍고 분한 대답을 우리는 또 들어야 했다. 권력을 가진 자들은 하나같이 딸 같고 아들 같을 때 용서받지 못할 행동을 한다. 사적 행사에 병사들을 동원하며 “괜찮아 쟤들 공짜야.”라고 말했다는 공관병의 진술은 너무 익숙해서 힘이 빠진다.

 

또 하나의 축은 징병제다. 아무리 국방예산 펑펑 쓰는 미군이라도 사람 귀한 줄은 안다. 귀한 것뿐만 아니라 비싸다. 월급 주고 고용한 장병들을 24시간 화장실 보초로 쓸까? 전투력 향상에 별 도움도 안 되는 임무를 위해? 골프병이나 과외병, 테니스병 같은 말들도 생길 수가 없다.

 

소중하게 취급받지 못하는 병사들이 국가를 소중하게 생각 할 리는 없다. 지금도 을지연습 중에 누군가는 화장실을 24시간 지키고 있을까? 그렇든 그렇지 않든 문제의 본질은 여전히 그대로다. 아직 그들은 공짜고, 아무거나 대충 시켜도 다 해야 하는 노예들이라는 점이다.

 

 

 

 

무성한그곳

편집: 딴지일보 챙타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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