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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차장 출신 80% 대법관·헌법재판관 영전 ‘승진 보증수표’

 
이범준·박광연 기자 seirots@kyunghyang.com


입력 : 2017.09.21 06:00:21 수정 : 2017.09.21 06:05:58
 

ㆍ2005년 이후 고법 부장 승진 대상자 중 탈락자 전무
ㆍ퇴직 후 89%, 김앤장·태평양 등 대형 로펌에 ‘둥지’

[단독]차장 출신 80% 대법관·헌법재판관 영전 ‘승진 보증수표’
 

2005년 이후 법원행정처(행정처) 출신 판사들이 고등법원 부장판사에 전원 승진하고 행정처 차장 출신자 대부분(80%)이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에 오르는 것은 행정처가 사법부를 장악하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행정처 출신 판사들은 퇴직 후에도 대부분 김앤장 등 대형로펌에 들어가면서 법원 안팎의 핵심 연결고리까지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행정처 출신 전원 고법 부장에 

2005년 이후 행정처를 거쳐 고법 부장판사 승진 시기를 맞은 44명의 판사들은 모두 승진했다. 고법 부장판사가 되면 차관급 대우를 받아 공용차를 타고, 법원장과 대법관이 되는 데도 유리해 다수 판사들이 선망한다. 과거에는 승진에 실패하면 상당수가 법복을 벗기도 했다.

올해 처음 고법 부장판사 승진 대상인 연수원 24기 판사 가운데 행정처 출신 5명이 승진했다. 아직 승진하지 못한 행정처 출신 23·24기 판사 5명이 있지만 같은 기수 판사들이 3년에 나눠 승진하기 때문에 1~2년의 기회가 더 있다. 

 

법원 내부에서는 행정처 출신이라는 이유로 고법 부장판사가 되는 것은 부당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지방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보통 판사 7~8년 차에 행정처 심의관으로 가는데 행정처에만 가면 이후 경력이 관리되고 미래가 보장된다”고 했다. 이 때문에 행정처를 가기 위해 평정권자인 법원장의 눈치를 살피는 판사들도 있는 게 현실이다. 

■ 고위직은 대법관 ‘로열로드’ 

행정처 차장은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을 보좌하며 행정처 실무를 총괄한다.

이들은 곧바로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 행정처 경험이 짧아도 차장이 되는 경우도 있는데 대법원장이 대법관에 제청하기 전에 경력을 관리해주는 것이라고 법조계는 분석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차장을 하면서 국회의원이나 언론인들을 집중적으로 만나면서 외부 인맥을 빠르게 흡수한다”며 “대법관이 되려면 이런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인식이 대법원 내부에 있다”고 말했다. 

행정처에서 국회 등 대외 업무를 맡는 기획조정실장을 지낸 5명 가운데 4명(80%)도 대법관·헌법재판관이 됐다. 

박병대 전 대법관은 기조실장을 3년 하다가 법원장 등을 거쳐 2011년 대법관이 됐다. 강일원 재판관도 기조실장으로 2년 있다가 2012년 헌법재판관이 됐다. 목영준·권순일 전 실장은 이후 행정처 차장까지 거쳐 각각 헌법재판관·대법관에 올랐다. 

조사 기간 동안에 차장을 거친 인물 가운데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이 되지 못한 사람은 임종헌 전 차장과 강형주 서울중앙지법원장이 유일하다. 

임 전 차장은 국제인권법연구회의 사법개혁 학술대회 저지 사건에 연루돼 지난 3월 퇴직했다. 강 전 차장의 경우 문재인 정부로 갑자기 바뀌면서 탈락했다는 설이 나온다.

■ 퇴직 후 88.9%가 대형 로펌행 

행정처 출신 판사들은 대형로펌의 핵심 영입 대상이다. 대형로펌이 이들을 찾는 이유에 대해 법조계 관계자는 “행정처에 있으면 전국 판사들의 성향과 친분관계에 정통하기 때문에, 특정 사건에서 어떤 변호사를 배치하고 어떤 식으로 변론을 펼칠지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며 “그래서 행정처 인사심의관 출신의 인기가 특히 높다”고 말했다. 

조사대상 행정처 출신 변호사 36명 가운데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19명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2위권 로펌인 태평양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건의 변호인인 송우철 변호사(55) 등 4명을 확보하고 있다. 


이용훈 대법원장 시절 사법정책실장인 우리법연구회 창립멤버 이광범 변호사(58)가 대표인 LKB&파트너스에도 3명이 있다. 지금은 법무부 법무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용구 전 변호사(53)가 이곳 소속이었다. 그 외 화우·바른에 2명, 세종·율촌에 1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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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9210600215&code=940301#csidxc5d3630bc35093f81d48f945d44e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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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 가는 지혜, 나는 누구인가?

나를 찾아 가는 지혜, 나는 누구인가?
 
 
 
김용택 | 2017-09-21 09:32:28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근대의 문을 연 철학자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思惟)한다. 고로 존재한다”고 했다. 생각하는 존재로서의 나, 사유(思惟)하는 존재로서의 나는 누구인가? ‘내가 누구인지… 왜 사는지, 어떻게 사는 게 바르게 사는지…’를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내가 알고 있는 나는 객관적인 나인가? 이 세상 사람들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객관적이고 명확한 정의를 내린 사람이 있을까?

데카르트를 비롯한 수많은 철학자들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했고. 타고르는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야말로 확실하고 영원한 생명의 경탄’이라 했다. 몽테뉴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찌하면 내게 진정 나다워 질 수 있는가는 아는 일’이다. 쇼펜하우워는 ‘각개인은 타인 속에 자기를 비추는 거울을 갖고 있다’고 해 알 듯 모를 듯한 정의를 해 놓았다.

종교에서 ‘나’는 세속의 나보다 또 다른 정의를 한다. 인간이 신의 창조물이라고 보는 기독교는 ‘인간이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된 것’이기 때문에 다음 세상에서 ‘영생을 누리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 나의 삶’이라고 했다. 불교에서는 ‘나라는 존재는 물질(몸뚱이, 色), 느낌(受), 인식(想), 심리현상들(行), 알음알이(識)의 다섯 가지 무더기 오온(五蘊)의 적집’이 나라고 했다. 그래서 반야심경에서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오온(照見五蘊皆空)’이라고 정의했다.

철학이란 무엇인가? 철학이란 학창시절 윤리시간에는 철학이라는 말을 배운 것 같기는 한데 딱히 내 머리 속에 남아 있는 것이라고는 별로 없다. 기껏 배웠다면 윤리와 사상 시간에 인간의 삶과 윤리사상, 동양과 한국윤리사상에서 유교와 불교, 도교와 서양윤리사상에서 그리스도의 윤리사상에 대해 배우긴 했지만, 시험을 위해 준비한 지식이라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게 없다.

철학이란 ‘지혜에 대한 사랑’이라고 한다. 학교에서 공부한 철학이란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거나 플라톤 철학이니 학파가 어떻고… 하며 가르친다. 철학이란 정말 그런 철학자가 나긴 말 몇 마디를 암기하는 공부일까? 나는 누구인가(자아관)? 왜 사는가(생사관)? 어떻게 사는 것이 사람답게 사는 것인가(인생관)? 역사란 무엇인가(역사관)? 경제란 무엇인가(경제관)? 종교란(종교관)? 정치란 무엇인가(정치관)… 를 볼 수 있는 안목(世界觀)이 철학이라고는 왜 가르치지 않을까?

<이미지 출처 : 동아일보>

철학공부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나는 학기가 시작되는 첫시간에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라고 질문하곤 했다. 그러면 학생들은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게 ‘돈, 지위, 명예, 부모, 가족…’ 이라고 대답한다. 그러면 ‘그 모든 것을 다 가진다고 해도 자기 자신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이 세상에서 가정 소중한 것은 자기 자신이다. 이렇게 시작한다. 이 세상에서 하나 밖에 없는 나… 그 나를 나는 사랑하는가?’로 첫 시간을 보내곤 했다.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안다면 그 나를 어떻게 다듬고 준비하는 것을 배우는 게 학교교육의 핵심이요 학습자가 공부할 목표가 되어야 한다. 내 소중한 몸과 마음을 지키고 다듬는 것…그것이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기 전에 학습할 핵심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오늘날 학교는 교육과정에서는 지덕체를 겸비한 조화로운 인간을 양성하겠다고 하지만 학교는 정작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나를 다듬고 가꾸는 일이 뒷전이다.

낯선 곳에서 길 찾기를 해 본 사람들은 안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방향 감각을 잃은 삶은 방황이다. 같은 길을 가더라도 알고 찾아 가는 길과 방황하는 길은 다르다. 삶의 시행착오는 되돌릴 수 없는 불행이다. 세상을 보는 안목, 삶의 목적과 자아관, 인간관 인생관 세계관, 그리고 역사관이며 경제관, 종교관… 없이 인생을 산다는 것은 방황이요 시행착오다. 시행착오를 최소화해 행복한 삶을 가꾸는 내일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철학의 문을 연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30&table=yt_kim&uid=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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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국정원, 아침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 집중 ‘사찰’

 

 

[아침신문 솎아보기] 손석희 시선집중, 김현정의 뉴스쇼 등 주요 프로그램 성향 및 제작진 사찰… KBS 이사회 출석 고대영 “안 나간다”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today.co.kr  2017년 09월 21일 목요일

21일자 주요 종합일간지 머리기사 제목 모음이다. 

경향신문 “‘재판하지 않는’ 판사 사법부를 장악하다”
국민일보 “‘北 아기들 지원 늦으면 영구적 장애 우려’”
동아일보 “최후의 경고… 모든 대북 옵션 꺼냈다”
서울신문 “트럼프, 북·중·러 겨냥 ‘위험한 말폭탄’”
세계일보 “내달 러에 한국기업지원센터 출범”
조선일보 “SK 하이닉스 연합 일본 도시바 품다”
중앙일보 “‘시키는 대로 해’ 벤처 갉아먹는 짭스병” 
한겨레 “MB 국정원, ‘출근길 여론’ 라디오프로도 현미경 사찰”
한국일보 “‘특수학교 들어서도 집값 안 떨어졌다” 

 

 

▲ 한겨레 21일자 1면.
▲ 한겨레 21일자 1면.
 
국정원, 라디오 방송 ‘현미경 사찰’

 

한겨레는 21일자 1면에서 국가정보원의 방송사 사찰 보도를 이어갔다. MB정부의 국정원이 2010년 지방 선거를 앞두고 2009년부터 아침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을 사찰했다는 내용이다.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 격인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근길 여론을 장악하겠다는 심산이다. 서영지 기자의 단독 보도다.  

한겨레에 따르면, 2009년 말 국정원은 ‘라디오 시사프로 편파방송 실태’ 조사를 한 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 비판 보도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방송사 차원의 노력과 함께 행정제재와 왜곡 활동에 대한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겨레에 따르면, 국정원 조사 대상은 KBS, MBC, CBS, SBS, PBC, BBS 등 6개 방송사 아침 프로그램이다. 사실상 아침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전부를 사찰한 것이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엣가시는 MBC였다. MBC 간판 라디오 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대해 “안팎의 지탄 여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좌파 논리에 경도된 편파보도로 정부 흠집내기”, “출근길 민심 호도” 등 노골적 표현을 썼다.

같은 방송사 ‘성경섭의 시사터치’에 대해선 “한겨레 기자 등 좌파가 고정 출연하는 게 문제”, “홍아무개 피디가 ‘골수좌파’로 좌편향을 주도한다”고 평가해놨다.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 대해서도 “악의적 멘트로 여론을 선동”한다고 썼다.

 

▲ 한겨레 21일자 2면.
▲ 한겨레 21일자 2면.
 
국정원은 KBS에 대해서 “‘사원행동’ 소속 피디들이 방송을 정치투쟁의 도구로 전락시켰다”며 진행자와 PD 성향을 세세하게 분류했다. KBS 라디오 프로그램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대해서 “진행자가 청취율 경쟁을 의식해 좌파에 유리한 무분별한 발언을 한다”고 밝혔고 지아무개 피디를 겨냥해 “‘사원행동’ 핵심인물”이라고 평했다.

 

‘사원행동’은 현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의 전신 격으로 2008년 8월 정연주 전 KBS 사장 해임을 반대하며 MB 정부와 대척에 섰던 KBS 기자·PD의 결사체였다.

KBS ‘열린토론’에 대해선 “진행자 민경욱씨(현 자유한국당 의원)가 중량감이 떨어져, 발언 시간 배분에만 급급해 일방적 정치공세를 방치한다”고 평가절하했고 패널이었던 김만흠 가톨릭대 교수, 김민용 성공회대 교수,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팀장 등을 ‘좌파 선전꾼’이라고 낙인찍었다.  

CBS에 대해선 구성원 전체를 ‘좌편향’으로 봤다. 국정원은 “반정부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시사자키 양병삼입니다’ 진행자를 교체했는데도 좌편향 피디와 작가가 왜곡보도를 한다”고 밝혔다. ‘김현정의 뉴스쇼’에 대해선 “김진표 의원, 박지원 의원 등 야권 및 좌파 인물 등만 출연시키고, 시청자들의 잇따른 편파보도 지적에도 시정 없이 방송을 강행한다”고 평가했다.  

SBS 라디오 프로그램인 ‘SBS 전망대’와 ‘한수진의 오늘’에 대해선 “중립 논조에 얽매여 정부 지원 보도를 외면하고 (정부에) 우호적인 여론을 반영하지 않아 균형성이 떨어진다”고 평했다.  

이러한 사찰 결과에 대해 국정원은 “라디오 제작국은 기피 부서로, 극렬 노조원 등 문제 직원이 대부분이고 얼굴이 보이지 않아 도덕적 해이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 2017년 4월 대선 후보 토론회 사회를 맡았던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2017년 4월 대선 후보 토론회 사회를 맡았던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국정원은 또 “좌편향 진행자 퇴출 등 가시적 성과가 미흡할 때는 봄철 프로그램 개편으로 문제 프로그램을 폐지하거나 포맷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편파방송을 근절해야 한다”며 적극적인 방송 개입을 시사했다.

 

정부 비판 프로그램에 대해 정부 각 부처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동원한 정황도 있었다. 국정원은 “각 부처가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 모니터링을 철저히 해야 한다. 정부 정책을 왜곡해 보도하면, 반론권 행사는 물론 명예훼손 손해배상 소송 등 법적 대응으로 경각심을 환기하라”는 지침을 내놨다.  

보수 단체를 동원한 정황도 눈에 띄었다. ‘방송개혁시민연대’ 등을 동원해 편파 프로그램에 대한 문제 제기 등 공론화 유도 방안을 제안한 것. 이 단체는 2009년 뉴라이트전국연합 출신이 주축이 돼 결성된 단체다.  

고대영 KBS 사장 “사퇴 안한다” 버티기 

지난 20일 오후 KBS 이사회가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렸다. 20일로 언론노조 KBS본부 총파업이 17일째였지만 고 사장은 스스로 사임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국정원의 KBS 장악 문건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다”며 “사장 임명된 후 정치권으로부터 인사 청탁 받은 적 없고 거기에 따라 인사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KBS 구야권 이사가 파업 책임에 따른 사퇴 가능성을 묻자 고 사장은 “파업에 원인을 제공한 것이 없다”며 ‘자진 사퇴 거부’ 입장을 밝혔다. 파업의 적법성을 판단했냐는 질문에는 “외부 로펌에 이미 의뢰를 해놨다”며 “거기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노조가) 겉으로 내세우는 건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약 파행)인데 사실상 불법”이라고 말했다. 

 

▲ 한겨레 21일자 8면.
▲ 한겨레 21일자 8면.
 
이인호 KBS 이사장은 “고 사장이 나가겠다고 해도 새 사장이 임명될 때까지 (청문회 등)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고 야당이 호락호락 거기에 응하겠느냐”며 “사장 결원이 이 나라를 위해 도움 되는 일일까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두둔했다.

 

파업 뒤 처음으로 열리는 이사회였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날 서울 본관에 모여 ‘KBS 이사회 해체’를 요구하며 KBS 구여권 이사들을 압박했다. 뉴라이트 계열의 강규형 이사(명지대 교수)는 집회를 하는 조합원을 조롱해 논란을 빚었다. 

[관련기사 : 퇴진시위에 ‘포옹’ ‘브이’ 뉴라이트 KBS 이사의 조롱 논란]

강 이사는 이사회에서 노조에 대해 “양아치 집단”이라고 비난한 뒤 “노조가 나를 폭행, 협박하고 직장까지 찾아와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의 방송장악 안건대로 착실히 따라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고 주장하는 조우석 이사도 “조합원들이 민노총의 똘마니가 돼 천둥벌거숭이로 날뛰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경영진이) 직장폐쇄라도 각오하고 윽박질러서라도 돌아오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법부를 장악한 ‘재판하지 않는’ 판사 

경향신문이 20일 이용훈·양승태 대법원장 시절(2005년 9월~2017년 9월) 법원행정처에 근무한 전·현직 판사 456명(연인원)을 전수조사한 결과, 행정처 출신 판사 100%가 법원장·대법관으로 가는 길목인 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승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향신문은 “일선 판사들 가운데 15% 남짓만 고법 부장판사로 승진하는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라며 “행정처의 사실상 1인자인 차장은 80%가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에 올랐다. ‘재판하지 않는 판사들’이 사법부를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행정처 판사들은 퇴직 후 절반 이상 국내 1위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간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법무비서관 8명 중 판사 출신은 6명이고 이 가운데 5명이 행정처 출신이었다. 행정처가 청와대를 잇는 핵심 연결축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 경향신문 21일자 1면.
▲ 경향신문 21일자 1면.

경향신문은 “지난 12년간 행정처를 거치고 고법 부장판사 승진 시기를 맞은 44명은 빠짐없이 승진에 성공했다”며 “행정부로 치면 차관급에 해당하는 고법 부장판사 승진율은 시기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최근 10년 사이 사법연수원 기수별로 10~15% 정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행정처를 거치고 퇴직해 변호사가 된 36명 가운데 32명(88.9%)이 대형 로펌에 들어갔다”며 “고법 부장판사나 대법관 등 사법부 핵심과 친분이 깊은 이들이 대형 로펌에 영입되는 셈이다. 이들 가운데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들어간 사람은 19명으로 행정처 출신 변호사의 과반(52.8%)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MB로 향하는 사정, ‘보복 프레임’ 짜는 언론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정 정국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국정원의 ‘박원순 제압 문건’을 이유로 이 전 대통령을 고소했고 각종 국정원 블랙리스트가 불거지면서 이 전 대통령 수사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MB 측은 “졸렬한 정치 보복”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나 각종 증거는 MB를 가리키고 있다.  

보수 언론은 연일 ‘보복 프레임’에 열중이다. 조선일보는 21일자 사설을 통해 “이 전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자살로 몰고 갔으니 똑같이 만들어주겠다는 보복 심리가 깔려 있다”며 “민주당은 정부 출범 후 최근 4개월여간 당 논평과 회의 발언 등을 통해 이 전 대통령을 100여 차례 언급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고선 다음과 같이 밝혔다.  

“국방부는 ‘군 적폐 청산 위원회’를 만들고, 몇 번이나 조사했던 광주 5·18을 특별조사위에서 또 조사한다고 한다. 교육부는 역사 교과서 조사, 외교부는 한·일 위안부 합의 조사, 문화체육관광부는 블랙리스트 조사, 통일부는 개성공단 중단 점검을 한다고 한다. 한국당 원유철 의원의 전 보좌관에게 돈을 건넨 의혹을 받는 사업가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한국당 엄용수 의원은 지난 6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한국당 권성동·염동열 의원은 공공기관 채용 청탁 의혹과 관련해 수사 대상에 올랐다.” 

 

▲ 조선일보 21일자 사설.
▲ 조선일보 21일자 사설.
 
이 신문은 “모든 정치 보복은 불법에 대한 단죄라는 얼굴을 하고 있다”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 수수 혐의를 꺼낸 뒤, “지금 정권도 5년 뒤엔 같은 일을 당할 것이란 사실만은 누구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동아일보는 “의혹의 중심인 원 전 원장과 윗선인 이 전 대통령이 어디까지 보고받고 무엇을 지시했는지를 밝히는 것도 필요하다”며 조선일보에 비해 합리적 태도다. 다만 동아일보는 “적폐청산이 정치 보복성 수사를 분칠하는 수사(修辭)가 될 순 없다. 보복으로 받아들여지면 정권 교체 후 반드시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일보는 “여당은 MB정부의 4대강 사업과 자원 외교, 방위산업 비리 의혹과 함께 ‘BBK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재수사까지 주장한다”며 “BBK 의혹은 과거 검찰이 ‘혐의 없음’ 결정을 내린 것이다. 정치보복은 또 다른 정치보복을 낳는다. 국민 통합이란 시대적 과제도 요원해진다”고 우려했다.  

한겨레는 “문성근·김미화씨 등 방송·연예인을 탄압해온 블랙리스트뿐 아니라 이미 유죄 판결이 난 댓글공작만으로도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도 모자랄 이 전 대통령”이라며 수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개혁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 수구언론과 수구정당의 ‘적폐 연대’가 한참이나 도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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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비극의 최일선에 서 있던 통일운동가, 고 조영삼

 

[추모글] 독일 망명생활, 남북고위급회담 진입사건 등 ... <자서전> 써놓기도

17.09.20 21:05l최종 업데이트 17.09.21 07:06l

 

'사드 반대'를 외치며 분신 사망한 조영삼(58, 밀양)씨는 어떤 사람일까? 조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사이 "성공한 대통령"을 바라고 "사드 배치 반대"를 외치며 분신했다.

조씨는 19일 오후 4시 10분경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18층 잔디마당에서 "사드 가고 평화 오라, 문재인정부는 성공해야 한다"고 외치며 분신했다. 그는 병원으로 후송되어 치료를 받았지만, 20일 오전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그는 1995년 북송 비전향장기수 이인모(1917~2007)씨의 초대로 북한을 방문했다가 통일부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해서 문제가 되었고, 그때 귀국하지 않고 독일에서 망명 생활했다.

 

그러다 2012년 말 귀국해 국가보안법 위반(잠입탈출) 혐의로 구속되었다. 그는 밀양에서 부인·아들과 함께 노모를 모시고 살아왔으며, 통일운동단체인 '겨레하나' 회원으로 활동했다. <오마이뉴스>에 시민기자로 글을 쓰기도 했다.

본적이 부산인 조영삼씨는 1959년 여수에서 출생했다. 어릴적부터 부산으로 이주해 생활했으며, 동국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이것이 지금까지 알려진 고인의 이력이다.

여기에다가 김영만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 상임의장이 알고 있는 조영삼씨를 소개한다. 김 의장은 그의 죽음에 매우 안타까워하면서, 사람들이 모르는 그의 삶을 알려줬다.
 

 '재독 망명인' 조영삼(왼쪽 두번째, 뒤 사람)씨가 비정향장기수 이인모 선생(왼쪽 세번째)과 함께 1991년 무렵, 경남 김해 진영에 살다가 마산에 나들이 했을 때 부축하기도 했다.
▲  '재독 망명인' 조영삼(왼쪽 두번째, 뒤 사람)씨가 1991년 무렵 비정향장기수 이인모씨(왼쪽 세번째)가 경남 김해 진영에 살다가 마산에 나들이 했을 때 부축하던 모습.
ⓒ 김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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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남북고위급회담 진입사건'으로 구속

고인은 독일에서 망명해 있다가 2012년 귀국해 구속되었다. 이것은 그의 두 번째 구속으로, 첫 번째는 1992년 5월에 있었다.

당시 남북고위급회담이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릴 때였다. 조영삼씨는 북송 비전향장기수 이인모씨와 함께 호텔로 들어가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이것이 이른바 '남북고위급회담 진입사건'이다.

조씨는 이인모씨의 북송을 요구하며, 당시 승합차량에 함께 타고 호텔로 들어가려고 했다. 조씨는 당시 거동이 불편한 이씨의 '손발'이 되었다고 할 정도로 모셨다. 이씨가 경남 김해 진영에 지낼 때 함께 살다시피했다.

김영만 의장은 "이인모 선생이 진영에 살면서 가끔 창원이나 마산에 나들이를 할 때가 있었다. 거동이 불편했기에 누가 옆에서 부축하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었다"며 "조영삼씨는 이인모 선생의 대소변을 다 받아낸 것으로 알고, 그야말로 손발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인모씨는 조씨가 '남북고위급회담 진입사건'으로 구속되어 있을 때 북송되었다. 그 날이 김영삼정부 때인 1993년 3월 19일이다.

조씨는 출소한 뒤 친형이 사업을 하고 있었던 아르헨티나로 갔다. 이 대목에서 김영만 의장은 "아마도 아르헨티나에 있을 때 북한으로부터 초청을 받았던 것 같고, 통일부에 신고하지 않고 방북해서 문제가 되었다"고 말했다.

북한 방문 뒤 그는 곧바로 귀국할 수 없어 독일로 갔다. 독일에 가서 한동안 '독일 망명수용소'에서 지냈다. 거기서 그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자서전 성격의 <기차타고 신의주 찍고 자갈치까지, 그리고 한라산 …>이란 제목의 글을 썼다.

조씨는 이 자서전을 김영만 의장한테 이메일로 보냈다. 당시 김 의장은 자서전을 출간하려고 했지만, 접촉했던 출판사들이 꺼려 아직까지 원고로만 남아 있다.

김영만 의장이 소유하고 있는 자서전 마지막 장에는 "20세기가 저물어가는 1999년 봄의 초입에, 독일 망명수용소에서 조영삼"이라고 적혀 있다.
 

 '재독 망명인' 조영삼씨가 비전향가기수 이인모 선생을 모시고 다시면서 이용했던 차량으로, 이 사진은 1991년 무렵 김해 진영에 살다가 마산으로 나들이 나왔을 때 모습이다.
▲  '재독 망명인' 조영삼씨가 비전향가기수 이인모씨를 모시고 다시면서 이용했던 차량으로, 이 사진은 1991년 무렵 김해 진영에 살다가 마산으로 나들이 나왔을 때 모습이다.
ⓒ 김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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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속에 묻어둔 이야기"라는 부제 달린 자서전

자서전은 "가슴 속에 묻어둔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자서전의 첫 부분은 다음과 같다.

"지금부터 독자 여러분은 어느 망명객의 긴 여정을 따라 아프도록 눈을 혹사해야만 할 것이다. 그 길을 따라 가면서 고뇌를 느끼든, 외로움을 느끼든, 비분을 느끼든 아니면 냉소를 하든 그것은 전적으로 독자 여러분의 자유다. 세상의 갈 곳 없는 주변인들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난민수용소에서 조국의 푸른 하늘을 그리워하며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시간 여행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나는 지금 실타래처럼 꼬여서 시원한 해답을 찾을 수 없는 지구촌의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다. 수용소 마당에서 어른들의 암울한 세계와는 아랑곳없이 찢고 까불고 재잘거리는 아이들처럼 몽상가가 되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앞서 간 사람들이 언제나 그러했던 것처럼 '이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서는 제발…'을 되뇌이는 나를 발견하고 '픽'하고 공허한 쓴웃음을 지어 본다."

또 글 속에는 '이인모 선생 송황 문제' 등의 단락도 나온다. '남북고위급회담 진입사건'이 있기 전인, 1991년 북한 여성대표들의 서울 방문 당시를 회상해 놓았다.

"북한의 여성 대표들이 남한의 대표들과 회담하기 위해 판문점을 통해 서울에 왔다. 북측 여성대표는 여운형 선생의 큰 따님인 여연구씨였다. 여연구씨는 기자회견장에서 서울 방문 일정 중에 김해 진영에 머물고 있는 이인모 선생을 만나는 것도 들어 있다고 표명했다.

그러나 이인모 선생 송환문제가 확대되기를 바라지 않았던 당국의 불허로 결국 포기하고, 북쪽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지만, 북측 대표단이 서울에 머물고 있는 기간 동안, (진영) 농장 주변은 초비상이 걸려 있어서 개미새끼 한 마리 얼씬거릴 수 없었다. 가끔씩 동태를 파악하러 들르던 기관원들도 숫제 농장 주변에 밤낮으로 상주를 했다.

외부인은 철저히 검문검색을 당했다. 공안 당국은 농장의 전화마저도 끊어버렸다. 따라서 농장 운영에 막대한 타격을 입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안기부 어느 간부에게 격렬한 항의를 했다. 거래처와 수시로 연락을 해야 하는데, 사전에 아무런 통보도 없이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리는 법이 어느 있느냐고. 그는 어설픈 변명을 늘어놓았다.

… 북측 대표단이 서울에 머물고 있는 한은 전화선이 정상으로 연결되기는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 여연구씨는 결국 이인모 선생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갔다. 북측 대표단이 판문점을 넘어갔다는 뉴스가 있은 지 서너 시간 후 영원히 불통일 것 같던 전화가 거짓말처럼 원상으로 돌아왔다. 우리는 북측 대표단이 머물고 있는 기간 동안에 활동에도 많은 제약을 받아야만 했다. 반도 끝 자그마한 시골의 한 부분이 분단 비극의 최일선에 위치하고 있음을 절실히 실감할 수 있는 순간들이었다."
 

 20일 열린사회희망연대 사무실에서 김영만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 상임의장이 '사드 반대'를 외치며 분신 사망했던 조영삼씨가 남긴 자서전 원고를 살펴보고 있다.
▲  20일 열린사회희망연대 사무실에서 김영만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 상임의장이 '사드 반대'를 외치며 분신 사망했던 조영삼씨가 남긴 자서전 원고를 살펴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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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목적인 종북 아니라 통일운동가였다"

조영삼씨는 부인과 사이에 아들을 두었다. 그가 결혼을 하는 데는 김영만 의장의 도움이 컸다. 김 의장이 부인을 소개했고, 부인은 독일에 가서 남편을 만났다.

김 의장은 "당시 독일에서 조영삼씨를 아는 지인으로부터 메일을 받았는데, 그가 너무 외로워한다며 결혼을 시켜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였다"며 "부인은 마산자유무역지역 안에 있던 공장에 다니면서 노동활동가였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는 부인이 우연히 집에 놀러왔고,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조영삼씨 이야기를 했다. 그 뒤에 부인이 독일에 가서 조씨를 만나 결혼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가 독일에서 망명 생활을 하다 귀국을 해야만 했던 가장 큰 이유는 부모를 보고 싶어 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김영만 의장은 "저를 포함해서 많은 주변 사람들이 귀국하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도 귀국했던 것은 부모를 엄청나게 보고 싶어 했기 때문"이라 말했다.

김영만 의장은 조영삼씨가 귀국 이후 재판을 받을 때 법정에 나가 증언하기도 했다. 당시 재판은 이덕우 변호사가 무료변론을 했다.

김 의장은 "사람들이 조영삼씨를 빨갱이, 종북으로 몰았지만, 내가 볼 때는 사고의 균형이 잡혀 있었고, 맹목적인 종북이 아니라 통일을 염원하는 통일운동가였다"며 "그런 내용으로 법정 증언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조씨는 '겨레하나' 활동도 했다. 김정광 경남겨레하나 공동대표는 "조영삼씨는 평소 말수가 적고 조용한 성품을 보였다"며 "지역 통일운동단체들도 죽음에 안타까워한다"고 말했다.

이덕우 변호사는 "조영삼씨는 굉장히 단순하고 순수하며 그야말로 열혈남아다. 이해타산을 따지지 않고 재고하는 거 없이 옳다면 흔들리지 않고, 쉽게 변절하지 않으며, 거짓말 할 줄을 모르는 사람"이라 소개했다.

국가보안법 위반사건 변론 당시를 회상하면서는 "당시 국정원 조사관들도 북한 언론 보도나 여러 경로를 통해 조영삼씨의 행적에 대해 알고 있었고, 조사관들이 물으면 숨긴다거나 거짓진술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당시 북한 언론에는 조영삼씨가 방북한 지 1주일 정도 지난 뒤부터 보도가 잠잠했다. 하루는 조영삼씨가 자신에 대한 기사가 대문짝만하게 난 신문을 보고, 안내원한테 날조라며 책임지라 하면서 싸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인모 노인이 죽기 전에 친자식 같았던 조영삼씨라는 청년을 보고 싶어 하니까 목숨을 걸고 갔는데, 자신의 생각과 다른 상황을 보고는 나가겠다고 했다"며 "북한에 가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안내원과 대놓고 싸운다는 게 쉽지 않다. 그런데 조영삼씨는 그렇게 했던 것이고, 국정원 조사관들도 진짜 거짓말 하지 않고 꾸밈이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지금 남북 관계가 엄중하고, 특히 미국이 한반도에 대해 벌이는 상황도 그렇다. 이런 속에 조영삼씨가 남긴 유서를 보면, 하루 아침에 충동적으로 쓴 게 아니고 정말 고민을 해서 결심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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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1주년에 '해외동포판 블랙리스트' 입국 추진

해외민주통일인사 귀국추진위 결성, "적폐, 청산해야 마땅"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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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20  13:4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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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민주통일인사 귀국 추진위원회’는 20일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발족 기자회견을 갖고 촛불항쟁 1주년인 10월 29일 해외 민주통일인사들의 귀국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해외인사들이 아직도 고향 땅을 밟지 못하는 일도 적폐 중의 적폐라고 생각해서 우리들이 이제 촛불항쟁 1년을 맞이하는 10월 29일을 계기로 해서 해외에 있는 동포들을 초청하고자 한다.”

‘해외 민주통일인사 귀국 추진위원회’는 20일 오전 11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2층에서 발족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새 정부가 적폐세력들이 반세기 넘게 보여 온 수구냉전적 조치들을 청산하고, 과감하게 민주주의와 평화, 통일을 향한 조치들을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2004년 참여정부 시기 해외 민주통일인사 귀국을 추진해 성사시킨 바 있는 최병모 변호사는 “유신시절부터 정부가 계속 국민들을 탄압했을 뿐만 아니라 해외에 있는 우리 교포들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분열과 대립, 이간질을 하는 것을 하나의 기조, 주된 정책으로 삼아왔다”며 “일본 같은 데서도 민단과 조총련을 대립시키고 유럽이나 미주에서도 조국의 민주화 운동, 통일 운동을 하는 분들은 모두 국가보안법 등을 걸어 가지고 ‘반국가 인사’로 둔갑시켜서 입국을 못하게 하고 탄압해왔다”고 짚었다.

   
▲ 참여정부 시기인 2004년 해외 인사들의 귀국을 성사시킨 경험이 있는 최병모 변호사(왼쪽)가 발언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으로 이창복 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최병모 변호사는 노무현 정부 시기 “제한들이 많이 풀렸고, 해외 민주인사들이 많이 귀국하고 왕래했었다”고 회고하고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로 다시 유신체제로 회귀한 것 같은 현상이 발생했고, 그동안 한통련 포함해서 해외 민주인사들 모두 입국이 금지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더군다나 박근혜 정부 이후로는 그것이 더욱 강화됐고, 그야말로 유신 때의 엄혹한 권위주의 체제, 전체주의 체제로 돌아가는 것과 같은 현상이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해 10월부터 국민들의 단합된 운동, 그리고 촛불 시위를 통해서, 촛불혁명을 거쳐서 새 정부가 탄생이 됐다”며 “앞으로 다시는 이와 같이 해외 민주인사들이 귀국을 못하는 사태, 그리고 해외 교포들을 분열시키는 그와 같은 책동이 없어야 되겠다”고 강조하고 “이명박, 박근혜 정부 기간 동안 입국이 금지되었던 분들에 대해서 전 국민적인 운동을 통해서 귀국을 보장하고 명예를 회복하고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규재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이 발언하고 있다. 범민련 해외본부 활동으로 입국이 금지된 인사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해외본부 활동을 이유로 입국 금지된 해외인사들이 많은 상황에 대해 이규재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은 “제 민족이 고국 방문을 마음대로 못 한다는 이런 현실이 지구상 다른 데서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반문하고 “해외에 나가 있는 동포들이 자기 부모형제를 만나러 또는 일가친척을 만나러 오고 싶을 때 언제든 왔다가고 마음놓고 다녀갈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됐으면 참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촛불항쟁 1년을 맞이하는 10월 29일을 계기로 해서 해외에 있는 동포들을 초청하고자 한다”면서 “후원회를 조직하려고 하고, 그분들을 환영하는 환영대회를 개최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에서는 촛불 1년을 맞이해서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이 활짝 열릴 수 있도록 해외에서 오는 동포들에 대해서 환영하는 제도적인 준비를 해주기 바란다”며 “간곡하게 문재인 정부에, 그리고 통일부, 법무부에 요청한다. 해외에서 그동안 귀국이 막혀있는 현재 35명을 포함해서 아마 훨씬 많은 분들이 있을 것으로 확인하고 있다. 이 분들에 대한 귀국이 완전 보장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조헌정 6.15서울본부 상임대표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바로 왼쪽이 공동낭독자인 장순향 한국민족춤협회 대표.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참가자들은 장순향 한국민족춤협회 대표와 조헌정 6.15서울본부 상임대표가 공동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심각한 것은 촛불 항쟁 이후 새 정부가 들어섰음에도 이러한 귀국 차단 행위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사드 반대 국제행사 참가를 위해 입국하려던 미국의 평화활동가 이주연 씨의 입국은 끝내 거부”된 사례를 적시했다.

이들은 “이러한 귀국차단 조치는 정부에 반대하는 인사들을 추려내어 탄압을 가하는 ‘해외동포 판 블랙리스트’라 할 수 있으며, 인권적 견지에서도, 민주실현의 견지에서 용납될 수 없는 부당한 조치로서, 이전 정권들의 적폐로 규정, 청산해야 마땅하다”며 “우리는 청와대와 통일부, 법무부 등 유관 기관과의 간담회, 귀국 차단의 문제점을 밝히는 토론회 등을 개최하여 정부의 올바른 조치를 촉구할 것이며, 이를 기반으로 10월 말 촛불항쟁 1년을 맞아 해외 민주통일 인사들의 귀국을 실현하여 ‘토론회’, ‘동포 환영의 밤’ 등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추진위가 파악하고 있는 해외 민주통일인사 입국 불허 사례로는 재일 한국민주통일연합(한통련) 손형근 위원장 외 8명, 미국 평화활동가 이현정, 이주연, 유럽지역의 이종현 유럽연대 상임고문, 김성수 독한문화원 원장, 김대천 전태일기념사업회 초대회장 등 35명 안팎이고 추진위가 파악 못 하고 있는 인사들도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기자회견에 앞서 같은 장소에서 대표자회의가 진행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기자회견에 앞서 추진위는 오전 10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대표자회의를 갖고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 함세웅 신부, 최병모 변호사, 조헌정 목사, 조성우 겨레하나 이사장,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김삼열 독립유공자유족회 회장 등을 추진위원장으로, 40여 각 단체 대표들을 공동대표로 조직을 구성키로 가닥을 잡았다.

 

기자회견문(전문)

촛불 항쟁으로 박근혜 정권이 퇴진하고 새 정부가 들어섰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 남아있는 과거 정권들의 적폐들은 여전히 온존된 채, 촛불 민의인 ‘나라다운 나라’를 실현하기 위한 국민의 노력을 가로막고 있다.
우리는 오늘 그 수많은 적폐들 중 아직 공론화되지 않은 한 가지 문제를 제기하고자 이 자리에 모8였다. 바로 ‘해외 민주통일 인사들에게 가해지는 귀국 차단 문제’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기, 정부 정책 비판, 북한 방문 등을 이유로 민주통일인사들의 귀국이 차단되어 많은 인사들이 아직 귀국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 선생이 끝내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것처럼, 박정희 정권 시절부터 남과 북, 해외를 넘나들며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해 애쓴 해외민주통일 인사들이 수십년째 귀국을 못하다가 대부분 지난 2004년부터 귀국이 실현되었으나, 이명박 정부 들어 귀국길이 다시 차단되고 있다.
2004년 이후 입국이 허용되었던 일본 한통련 임원들은 이명박 정부 들어 귀국이 차단된 이래 박근혜 정부들어 여권발급 마저 거부된 채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심지어 작년 7월, 미국에서 활동하는 동포 활동가 2인이 ‘사드반대’를 이유로 입국이 금지되기까지 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촛불 항쟁 이후 새 정부가 들어섰음에도 이러한 귀국 차단 행위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지난 2015년 ‘한반도평화를 위한 여성들의 DMZ 걷기’행사를 기획한 크리스틴 안(안은희) 씨의 입국이 불허되었다가 미국내에서 국제적 문제시 되자 입국을 허용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결국 크리스틴 안(안은희) 씨의 입국불허는 해제됐으나, 사드 반대 국제행사 참가를 위해 입국하려던 미국의 평화활동가 이주연씨의 입국은 끝내 거부되었다. 이렇게 입국이 거부되고 있는 인사들이 현재까지 파악해 본 바로도 35명이 넘는다.
이러한 귀국차단 조치는 정부에 반대하는 인사들을 추려내어 탄압을 가하는 ‘해외동포 판 블랙리스트’라 할 수 있으며, 인권적 견지에서도, 민주실현의 견지에서 용납될 수 없는 부당한 조치로서, 이전 정권들의 적폐로 규정, 청산해야 마땅하다.

이에 우리는, 우리 사회의 여러 원로,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제 단체들과 함께, 오늘 ‘해외 민주통일인사 귀국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촛불항쟁 1주년에 즈음하여 적폐청산의 일환으로 해외민주통일인사들의 귀국을 실현하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우리는 청와대와 통일부, 법무부 등 유관 기관과의 간담회, 귀국 차단의 문제점을 밝히는 토론회 등을 개최하여 정부의 올바른 조치를 촉구할 것이며, 이를 기반으로 10월 말 촛불항쟁 1년을 맞아 해외 민주통일 인사들의 귀국을 실현하여 ‘토론회’, ‘동포 환영의 밤’ 등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정치적 견해의 차이를 이유로 해외 동포들의 귀국을 가로막는 나라는 민주국가가 아니며, 나라다운 나라도 아니다. 우리는 새 정부가 적폐세력들이 반세기 넘게 보여 온 수구냉전적 조치들을 청산하고, 과감하게 민주주의와 평화, 통일을 향한 조치들을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7년 9월 20일
해외 민주통일인사 귀국 추진위원회


(수정,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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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내 심해 온종일 방향제 뿌려야 하는 그 방에, 6살 아이가…

 

등록 :2017-09-20 05:00수정 :2017-09-20 09:52

 

[주거빈곤에 멍드는 아이들]
세 가정 통해 본 열악한 주거실태
우리는 모든 아이들이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길 바란다. 하지만 정작 그 성장의 토대가 돼야 할 집 때문에 아이들이 겪는 고통은 알지 못한다. 저소득 가구 가 ‘부담 가능한’ 주택은 점점 줄고, 가난한 이들은 지하 와 옥탑, 고시원, 비닐하우스로 밀려난다. 어린 시절 열악 한 주거환경은 어른이 된 이후의 삶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리 사회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서라도 어린이·청소년들 의 오늘을 위협하는 주거빈곤 상황의 개선이 절실하다.

 

안주철(37·가명)씨 부부가 7년째 사는 경기도 성남시 상대원동 지하 단칸방. 한쪽 벽에 설치된 자동방향제가 15분마다 방 안 가득한 곰팡내를 밀어내고 있었다. 박기용 기자
안주철(37·가명)씨 부부가 7년째 사는 경기도 성남시 상대원동 지하 단칸방. 한쪽 벽에 설치된 자동방향제가 15분마다 방 안 가득한 곰팡내를 밀어내고 있었다. 박기용 기자
‘치익, 칙’. 희미한 커피향이었다. 벽에 붙은 방향제 자동분사기는 15분마다 인공향을 뿌려댔다. 20㎡ 남짓한 정사각 실내에 곰팡내가 일순 지워졌다 다시 일었다. 냄새를 의식하자 마른기침이 났다. 지난 7일 경기도 성남시 상대원동 한 지하 단칸방에서 <한겨레>와 만난 안주철(37·가명)씨는 배에 보조기를 두른 채 벽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안씨는 3년 전 허리를 다쳐 온전히 서지도, 제대로 앉지도 못한다. 볕이 들지 않는, 심하게 경사진 언덕의 2층 단독주택 지하방은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10만원. 안씨는 “이 집의 곰팡이는 좀체 사라지질 않는다”고 말했다. 자고 일어나면 바닥의 습기로 베개가 젖고, 젖은 베개에 다시 곰팡이가 슬었다. 6개월마다 도배를 했고, 화장실에서나 쓰는 자동방향제로 냄새를 덮었다. 곰팡내 가득한 단칸방과, 옆집과 같이 쓰는 집 밖 공용 화장실, 현관이면서 부엌이자 욕실이기도 한 기이한 공간이 이 집의 전부다. 안씨와 아내, 6살 딸은 살림이 차지하고 남는 자리에 겨우 눕는다. 이곳에서 안씨네는 7년을 살았다.

 

안씨는 조건부 수급자다. 생계비를 지원받는 대신 정부 자활사업체에서 일을 하거나 취업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한다. 주거급여를 포함해 세 식구의 월 소득은 110만원. 각종 고정비용을 뺀 30만~40만원으로 한 달을 산다.

 

 

기침감기 달고 사는 딸
돈없어 가족외출도 못해 종일 방에
어린이집서 또래의 말도 이해 못해


여섯 식구가 단칸방에
살림 빼곡한 방, 보채는 네 아이
“다자녀 혜택? 전기·가스 3천원뿐”


이혼한 이주여성 가정
남편 폭력에 애들 데리고 집 나와
아이들 눅눅한 반지하방서 TV만

 

 

곤궁해 외출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부모와, 전 생애를 이 집에서 보낸 아이는 온종일 집에 머문다. 기침감기가 끊이지 않는 아이는, 어린이집에서 만난 또래의 말을 해독하지 못해 언어치료를 받는다. “제가 진짜 우울증도 왔었어요. 옥상 올라가서 뛰어내릴까, 그런 적도 있었고.” 감정이 격해진 안씨가 살짝 말을 더듬었고, 당뇨와 신부전이 있어 남편을 돕지 못하는 아내가 고개를 떨구고 씁쓸히 웃었다.

 

안씨네처럼 최저주거기준을 밑도는 주거빈곤 가구의 어린이·청소년은 2015년 현재 94만4천명, 만 19살 이하 전체 어린이·청소년의 9.7%다. 춥고 습하고 어두운 방에서 매일 아침을 맞는 아이들은,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위협을 받으며 삶을 시작한다. 어릴수록, 또 위험 요소에 노출된 기간이 길수록 빈곤의 위협은 커간다.

 

안주철씨 집의 현관이자 부엌이자 욕실인 곳. 박기용 기자
안주철씨 집의 현관이자 부엌이자 욕실인 곳. 박기용 기자

 

먼지나 석면, 해충, 납이 포함된 페인트, 곰팡이는 아이에게로 와 알레르기나 천식, 심장질환, 암이 된다. 과밀하고 불결한 환경, 환기와 채광, 냉난방의 어려움은 스트레스가 돼 우울증과 분노, 사기저하, 과잉행동 같은 정신적 문제를 일으킨다. 더러 아이의 반사회적 행동이나 비행을 강화하기도 한다.

 

더 큰 문제는 대물림의 악순환이다. 외부 도움 없이 주거비 압박이 가중되면 저소득 가구는 더 과밀하고 더 열악한 주거로 내몰린다. 각종 편의시설이나 서비스 접근성이 떨어지고 더러 비닐하우스나 고시원 같은 ‘집 아닌 집’을 집으로 삼는다. 건강, 교육, 음식, 난방에 필요한 지출을 줄여 신산한 삶을 이어가지만, 일련의 선택은 이들의 미래인 어린이·청소년에게 부정적 영향으로 되돌아온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한국도시연구소가 통계청의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 자료를 읍면동 단위로 분석해 2013년 내놓은 결과를 보면, 주거빈곤 어린이·청소년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곳은 경기도 시흥시 정왕본동이었다. 2010년 기준 이곳 어린이·청소년 10명 중 7명(69.4%)은 주거빈곤 상태다.

 

경기도 시흥시 정왕본동 단칸방에 사는 윤성학(35·가명)·권경인(30·가명)씨 부부. 부부는 이곳에서 각각 9살, 7살, 5살, 3살인 아이 넷과 살고 있다. 박기용 기자
경기도 시흥시 정왕본동 단칸방에 사는 윤성학(35·가명)·권경인(30·가명)씨 부부. 부부는 이곳에서 각각 9살, 7살, 5살, 3살인 아이 넷과 살고 있다. 박기용 기자

 

여섯 식구가 한방 ‘과밀가구’

 

지난 6일 정왕본동에서 만난 윤성학(35·가명)·권경인(30·가명)씨 부부도 최저주거기준(6인 가구 55㎡ 이상, 방 3개·식사실 겸 부엌)을 한참 밑도는 26.4㎡ 크기 단칸방에서 네 명의 아이와 살고 있었다. 이 방에서 7살인 둘째부터 3살인 막내까지 세 아이가 태어났다. 9살인 첫째는 월세 38만원짜리 인근 원룸이 고향이다. 부부는 돈을 빌려 보증금 3300만원의 전세로 옮겼지만 단칸방을 벗어나지 못했다.

 

네 명의 아이들은 인터뷰 중 계속 보채고, 방안을 돌고, 냉장고 문을 여닫고, 스마트폰 게임을 했다. 사방 벽은 각종 살림과 빨래, 아이들의 책과 장난감으로 뒤덮였다. 벽은 이따금 갈라졌고, 겨울엔 곰팡이가 ‘꽃처럼’ 피었다. 바퀴벌레도 무시로 드나들었다. 아이들은 자주 코피를 흘렸고, 방역업체 사람은 “건물 전체를 소독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며 받은 돈을 돌려줬다.

 

이 지역은 인근 시화·반월공단으로 출퇴근하는 이들이 많다. 윤씨와 권씨 부부도 공단 내 한 제조업체에서 일한다. 부부의 한 달 소득은 330만원가량. 대출받은 집 보증금과 이런저런 빚 탓에 한 달 상환액만 150만원가량이지만,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기엔 소득이 많다. 4대 기초생활보장급여 중 가장 높은 교육급여 수급의 내년 기준은 6인 가구가 309만6천원(중위소득 50%)이다.

 

부부는 “아이 넷이면 흔히들 받는 게 많을 거라 생각하지만, 우리가 받는 다자녀 혜택은 한 달 전기·가스비 3천원뿐”이라고 했다. 이들은 두 차례 공공임대아파트 입주 신청을 했지만 모두 대기 순위를 받았다. 윤씨가 본 입주자 모집공고문의 다자녀 가점은 ‘3자녀 이상 2점’뿐이었다. 윤씨는 “아이들이 더 크면 ‘좁아서 못 자겠다’는 얘길 듣게 될 텐데, 그게 가장 두렵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의 고주애 연구원이 낸 보고서 <아동 주거빈곤 정책 마련을 위한 탐색적 연구>를 보면, 과밀한 집에서 사는 아이들은 감기와 천식 같은 호흡기 질환을 많이 앓는다. 과밀 주거환경이 결핵이나 뇌수막염, 위암과 소화기 질환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 결핵은 열악한 환경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치명적이고, 천식은 성인기에 재발하면 폐기능을 비정상으로 만든다.

 

 

윤성학·권경인씨 부부의 막내 아들이 베란다에 놓인 냉장고 문을 열고 사과를 꺼내 먹고 있다. 박기용 기자
윤성학·권경인씨 부부의 막내 아들이 베란다에 놓인 냉장고 문을 열고 사과를 꺼내 먹고 있다. 박기용 기자

 

어둑하고 습한 반지하 집

 

지난달 22일 서울 송파구 마천동 한 반지하 집에서 만난 결혼이주여성 권지숙(35·가명)씨도 아이가 셋인 ‘다자녀’였다. 베트남에서 태어나 2005년 한국으로 시집왔고, 생수 배달을 하는 남편과의 사이에서 아이 셋을 낳았지만 올해 초 이혼했다. 남편의 가정폭력 때문에 집을 나온 지 2년여 만이다. 위자료는 못 받은 채 아이들 양육권만 가져왔다.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0만원인 이 집에서 2년째 산다.

 

주인집과 따로 난 철문을 열고 계단을 내려가면 어둑한 복도가 나오고, 한 집을 지나쳐야 권씨 집 현관에 이른다. 큰방, 작은방에 부엌과 화장실까지 30㎡가량의 지하 공간에서 각각 11살, 9살, 8살인 세 아이들이 자란다. 권씨는 인근 미싱공장에서 봉제일을 해 매달 120만원가량을 벌고 한부모가족 지원금으로 36만원을 받지만 일이 불규칙해 수입도 일정치 않다. 통장엔 60만원이나 80만원이 찍힌다.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인 권지숙(35·가명)씨가 사는 서울 송파구 마천동의 반지하 집. 휑한 방 한구석에 놓인 낡은 제습기가 ‘웅웅’ 소리를 내며 실내의 습기를 빨아들이고 있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인 권지숙(35·가명)씨가 사는 서울 송파구 마천동의 반지하 집. 휑한 방 한구석에 놓인 낡은 제습기가 ‘웅웅’ 소리를 내며 실내의 습기를 빨아들이고 있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권씨의 집엔 살림이랄 게 딱히 없었다. 집에 오면 텔레비전만 본다는 아이들도 인근 아동센터에 가고 없었다. 둘 곳이 마땅치 않아 화장실 입구에 버텨 선 세탁기와, 휑한 방 한구석에 놓인 낡은 제습기가 ‘웅웅’ 소리를 내며 아이들의 옷을 빨고, 지하의 습기를 빨아들였다. “월세가 부담되지 않느냐”고 물었다. “다른 거 밀려도 월세 꼬박꼬박 내요. 아이들 때문에 집 구하기 정말 어려워요. 애 셋 키우는데 월세 어떻게 내냐며 쫓아내요”라고, 권씨는 조사를 뺀 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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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한국도시연구소가 2013년 발간한 아동 주거빈곤 실태 보고서 <아동의 미래, 집에서 시작합니다>를 보면, 미국 보스턴의 의사들은 임대료 보조를 못 받는 가구의 아이들이 일반 가정 아이들보다 철분 결핍이 50% 이상 더 나타난다고 보고했다. 또 주거비 부담이 과도한 가구에 속한 아이들의 연령 대비 저체중 비율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견줘 2.11배 높았다. 다른 연구에선 수입의 절반 이상을 주거 유지 비용으로 사용하는 가족이 그렇지 않은 가족에 견줘 식비 31%, 교통비 70%, 의복비 47%를 덜 소비했다.

 

안씨와 윤씨, 권씨네의 상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rights/811717.html?_fr=mt1#csidx4722e2c14837d5c8fd51e053f1a97e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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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탈을 쓴 ‘국정원 부역자’ 여전히 방송사 내부에 있다

 

MB정부 국정원 공영방송장악 문건 등장하며 ‘부역자들’에 관심 집중
“국정원 직원, KBS 내부 돌아다니며 명함 돌리는 모습 자주 목격”

정철운 기자 pierce@mediatoday.co.kr  2017년 09월 20일 수요일
 

‘MBC정상화 전략 및 추진방안’(2010년 3월2일). ‘KBS 조직개편 이후 인적쇄신 추진방안’(2010년 6월3일). 국가정보원이 청와대에 보고했던 문건 제목이다. 국정원 개혁위원회 적폐청산TF가 밝혀낸 이명박·박근혜정부 국정원의 공영방송 장악은 구체적이고 치밀했다.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KBS·MBC 파업이 17일차를 맞은 가운데 국정원에 협력했던 방송사 내부 ‘부역자들’을 찾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용마 MBC 해직기자는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재철 이후 프로그램 폐지와 출연진 교체, 국장, 부장 인사 등 MBC내부의 모든 진행상황은 청와대와 국정원의 작품이었다. 김재철은 자신에 대한 임면권을 가진 방문진 이사들에게도 오만하게 굴었다. 당시 우리가 봐도 좀 지나치다 싶었는데 역시 국정원이 뒤에 있었기 때문”이라며 분노했다.  

MBC 전직 노조간부는 “국정원 문건에 드러난 이아무개 간부 평가의 경우 구성원 다수가 몰랐던 부분까지 짚어낼 정도로 매우 정확해서 MBC 내부자의 세밀한 정보보고가 있었던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1년 MBC에서 가장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소위 ‘소셜테이너 출연금지법’과 관련해선 실무자가 당시 김동효 정책기획부장으로 알려져 있으나 MBC내부에선 “김동효씨가 그런 법안을 직접 만들 능력이 없다”며 누군가에게 법안의 초안을 전달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김동효씨는 미디어오늘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국정원 문건에 명시된 ‘노영방송 잔재 청산’, ‘고강도 인적쇄신’, ‘편파프로 퇴출’이란 목표에 맞게 공영방송사 간부들은 수년간 부당노동행위를 반복해왔다. 부역자들은 여전히 내부에 있다. KBS의 한 중견 PD는 “이병순 사장 이후 국정원 직원이 KBS 내부를 돌아다니며 명함을 돌리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나도 봤다. 그 전에는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MBC에서도 엄기영·김재철 사장 시절부터 국정원 직원이 회사에 출입하는 장면이 많이 목격됐다는 전언이다.  

2014년 길환영 사장 퇴진투쟁에 나섰던 권오훈 전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김인규 사장 시절 KBS 본관 6층 임원실에 국정원 직원들이 자주 출입했다고 들었다. 간부들 중에 자신이 좌파로 찍혔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국장급 간부 성향까지 청와대에 보고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KBS 간부들은 국정원의 ‘분위기’에 민감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정봉 전 KBS보도본부장은 수년 전 KBS사장 출마 당시 국정원 측과 식사 자리를 가졌다. 이정봉 전 본부장은 “사장 되려고 할 때 국정원 사람들을 만나 2시간 동안 식사하며 분위기를 봤더니 날 좋아하지 않는 눈치였다”고 말했다. 그는 사장공모에서 탈락했다.

 

 

▲ MBC와 KBS사옥.
▲ MBC와 KBS사옥.
 

이제 여론의 관심은 언론인의 탈을 쓴 채 국정원에 부역했던 이들의 정체로 향하고 있다. 현재 KBS와 MBC는 노동조합과 직능단체를 중심으로 지난 프로그램 불방 및 제작진 퇴출 등 탄압과정을 복기하며 당시 주도자들을 중심으로 국정원 연계가능성을 추적하고 있다. MBC에선 김재철 전 사장과 더불어 MB정부 언론장악 주역이던 이동관 전 홍보수석과 서울대 정치학과 동기인 전영배 전 MBC보도본부장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2010년 3월 김재철 사장 취임당시 39일 파업을 이끌었던 이근행 전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전영배씨가 김재철 사장시절 기획조정실장과 보도본부장을 거치며 회사 실무를 총괄했던 핵심요직에 있었다. 당시 노조의 단체협약 협상파트너였는데 집요하게 국장책임제 폐지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법률원 소속 신인수 변호사는 “블랙리스트에 의한 출연자 배제는 근로조건 침해 사안이다. 국정원 직원들은 국정원법상 직권남용죄에 해당하며 국정원과 공모했던 부역자들 또한 국정원법상 공동전범으로 강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블랙리스트 피해당사자들과 함께 민·형사 대응을 논의 중이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19일 “언론장악세력과 결탁해 밀정역할을 한 부역자들은 이제라도 범행을 자백하고 사죄하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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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자녀의 마약 투약을 용서하면 안 되는 이유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7/09/20 11:12
  • 수정일
    2017/09/20 11:12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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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자녀의 범죄가 문제가 아니라 공정한 처벌이 핵심이다
 
임병도 | 2017-09-20 09:10:17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아들 남모씨는 채팅앱에서 필로폰을 같이할 여성을 구한다고 올린 후 즉석 만남 자리에 나왔다가 경찰에게 체포됐다. ⓒJTBC 화면 캡처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장남 남모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남모씨는 중국에서 필로폰을 밀반입한 후 채팅앱에 ‘얼음(필로폰)을 갖고 있다. 화끈하게 같이 즐길 여성 구한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후 남모씨는 여성과 즉석 만남을 약속하고 나갔다가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서울중앙지법 오민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남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도망의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아들이 마약 투약 혐의 등으로 구속된 이후 여론은 ‘정치인과 아들은 별개다’,’아들 교육 똑바로 하지 못한 정치인은 문제가 많다’라는 식으로 나뉘었습니다.

과연 정치인 자녀의 마약 관련 범죄, 어떻게 봐야 할까요?


‘박정희의 아들 박지만, 마약 굴레 13년… 처벌은 솜방망이’

정치인 자녀의 마약 범죄 사건을 무조건 용서하면 안 되는 이유는 박정희의 아들이자 박근혜씨의 동생 박지만씨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박지만씨는 1989년부터 2002년까지 무려 13년 동안이나 마약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박지만씨의 마약 범죄가 공정한 처벌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① 1989년: 히로뽕 상습 복용 자수

박지만씨의 히로뽕 복용이 처음 세상에 드러난 것은 1989년이었습니다. 검찰은 자진 신고 기간에 자수했고, 초범이라는 이유로 불구속 입건에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습니다.

‘기소유예’는 검사가 피의자를 형사재판(기소)에 넘기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불기소 처분’을 의미합니다. 형사재판을 받지 않기에 ‘전과’도 생기지 않습니다. 한 마디로 처벌을 안 받았다고 봐야 합니다.

② 1991년: 히로뽕 상습 구입 및 복용

박지만씨가 두 번째로 마약 사범으로 적발된 이유는 밀매책 때문입니다. 박씨가 상습적으로 히로뽕을 구매했던 밀매책이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우리만 처벌할 게 아니라 박지만도 데려다 처벌해봐라’는 밀매책의 진술 때문에 박씨의 수사가 시작됐고 구속됐습니다.

구속된 박지만씨에게는 징역이 아닌 ‘치료감호’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치료감호는 마약 중독자를 치료하는 ‘공주치료감호소’ 등에 수감되는 것을 말합니다.

1991년 3월에 구속된 박씨는 8월에 치료감호가 종료됩니다. 불과 5개월 만에 나온 것입니다. 마약 상습 구매자에 동종 범죄 혐의가 있는데도 너무 관대한 처벌이었습니다.

③ 1993년: 사창가에서 윤락여성들과 상습 투약

치료감호를 받았지만, 오히려 박지만씨의 히로뽕 투약은 황태자급으로 변했습니다. 1993년 박씨는 영등포와 청량리 사창가 등지에서 윤락여성들과 50여 차례나 상습 투약을 하다가 구속됐습니다.

벌써 3번째 적발이었지만, 또다시 치료감호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그러나 박씨는 이마저도 ‘성탄절 가석방’으로 풀려납니다.

④ 1996년: 윤락녀와 돌아다니며 상습 투약

치료감호로 ‘마약중독 완치’ 판정을 받았다는 박지만씨는 여전히 히로뽕 투약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1996년 박씨는 윤락녀와 사창가, 호텔, 집 등을 전전하며 50여 차례 히로뽕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박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되기는 이미 4번째였지만, 법정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하지만 박씨는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으로 풀려납니다.

⑤ 1998년: 마약 검사 양성 반응 후 도주

상습 마약 복용으로 ‘보호 관찰’을 받고 있던 박지만씨는 정기적으로 마약 투약 여부를 검사받습니다. 정기 검사 도중 박지만씨의 소변에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오자, 박씨는 그대로 도주합니다. 이후 박씨는 강원도 스키장에서 검거돼 구속됩니다.

이미 여러 번의 마약 범죄가 있고 도주까지 했는데도 검찰은 ‘국가유공자의 자녀’라는 이유로 ‘벌금형’을 선고합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징역 6개월을 선고합니다.

원래 박지만씨는 징역 6개월에 1996년 집행유예 잔여 기간인 1년 8개월을 합쳐 2년 2개월을 복역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박씨는 불과 1년 뒤인 1999년 ‘3.1절 특사’로 석방됩니다.

⑥ 2002년: 또다시 사창가에서 히로뽕 상습 투약…그러나 집행유예

2002년 박지만씨는 또다시 서울 용산, 청량리 등 사창가에서 12차례 히로뽕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 구속됩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집행유예’로 풀려납니다.

박지만씨는 무려 6차례나 마약 범죄로 적발됐지만, 치료감호, 집행유예, 특별사면 등으로 처벌을 거의 받지 않았습니다. 박씨의 솜방망이 처벌은 그가 박정희의 아들이라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정치인 자녀의 범죄가 문제가 아니라 공정한 처벌이 핵심이다’

정치인 자녀가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습니다. 정치인이 자녀를 제대로 교육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핵심은 범죄를 저지른 행위가 아닌 공정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는 점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의 이름이 기업인 자녀와 정치인 자녀, 연예인 등이 연루된 마약 사건 진술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조사조차 하지 않고 이씨를 마약 사건 수사에서 제외했습니다.

김무성 의원의 사위 이상균씨가 코카인·필로폰 등을 15차례나 투약한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그러나 이씨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받아 풀려났습니다. 초범이지만 15차례 마약을 특약한 상습 마약사범에게 집행유예는 찾아보기 힘든 선고였습니다. 특히 검찰은 항소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아들 남모씨가 구속됐지만, 처벌이 어떻게 될지는 아직 모릅니다. 그러나 남 지사의 아들은 이미 2014년 후임병을 폭행하고 성추행했지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고 풀려난 적이 있습니다.

정치인의 자녀라는 이유 만으로 법의 처벌이 공정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라는 헌법도 무색해질 것입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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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 반대' 분신 조영삼씨 사망

 

전신 3~4도 화상... 문 대통령에게 편지 남겨

17.09.19 16:48l최종 업데이트 17.09.20 10:03l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18층 야외정원에서 한 시민이 사드배치에 반대하며 분신한 가운데, 119대원들이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18층 야외정원에서 한 시민이 사드배치에 반대하며 분신한 가운데, 119대원들이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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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수정: 9월 20일 오전 9시 50분]

분신 후 위독한 상태였던 조영삼씨가 20일 오전 9시 37분쯤 결국 사망했다.

[2신 : 9월 20일 오전 9시 35분] 
 

하루 전 사드배치 반대를 외치며 분신한 조영삼씨는 밤사이 한차례 고비는 넘겼지만 여전히 위독한 상태다. 
20일 서울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화상중환자실에 입원중인 조씨는 전날 밤 10시쯤 생체기능이 급격히 저하돼 의료진이 한차례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가 이 병원으로 옮겨질 당시엔 전신 2도 화상으로 진단됐다. 하지만 이 병원 화상전문응급실은 전신화상 3~4도로 진단했다. 3도 화상은 피부의 피하지방층까지, 4도 화상은 근막·근육·뼈까지 손상된 경우다. 

지난 밤 급히 서울로 온 조씨의 가족이 병원에 머물고 있다. '소성리 사드철회 성주 주민대책위원회' 관계자도 병원 현장에 있으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등 시민사회단체들도 오전 중 병원 근처에 모여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18층 야외정원에서 한 시민이 사드배치에 반대하며 분신한 가운데, 119대원들이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18층 야외정원에서 한 시민이 사드배치에 반대하며 분신한 가운데, 119대원들이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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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보강: 9월 19일 오후 6시 30분] 
"사드 반대" 문 대통령에게 편지 남기고 분신 시도

재독 망명객으로 알려진 조영삼(58·남)씨가 19일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하는 글을 남기고 분신을 시도했다. 주변 시민들이 소화기로 불을 껐고 소방대원이 출동해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중태다. 

조씨는 이날 오후 4시 10분쯤 오마이뉴스가 입주해 있는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18층 잔디마당에서 분신을 시도했다. 잔디마당에 있던 입주사 직원들이 소화기로 남성 몸에 붙은 불을 껐고, 조씨는 "사드 가고 평화 오라. 문재인 정부는 성공해야 한다"고 외쳤다. 

오후 4시 18분께 신고를 받은 소방대원들이 조씨를 병원으로 후송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조씨는 전신에 2도 화상을 입었고 의식불명 상태다. 

조씨는 자신을 '19대 대통령 후보 문재인 남북협력정책특보'로 소개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 우리나라의 미래가 있다'는 제목으로 A5 크기의 4장짜리 글을 남겼다. 사건 현장에는 회색 가방, 문재인 대통령의 저서 <대한민국이 묻는다> 1권, 빈 맥주 캔 2개, 시너가 담긴 우유병, '문재인 정부는 성공해야 한다'라고 손으로 쓴 피켓이 놓여 있었다. 

조씨는 지난 1995년 북송 비전향 장기수 이인모씨 초대로 북한을 방문했으나 통일부에 신고를 하지 않고 방북한 일이 문제돼 귀국하지 않고 독일에서 망명 생활을 해왔다. 조씨는 지난 2012년 말 귀국해 국가보안법상 잠입·탈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법원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조씨를 석방했다. 

조씨는 지난 2014년까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망명자 수용소에서 나온 뒤 독일에 머물며 겪은 일들을 '국제 나그네의 독일 아리랑'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하는 등 총 24편의 기사를 썼다. 

경남 밀양에서 거주하던 조씨는 겨레하나 등의 단체에서 사드배치 반대 활동을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분신을 하기 전 남긴 글에서 조씨는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당국을 향해 호소했다. 문 대통령을 향해서는 사드 배치를 확정짓지 말라고 호소했고, 북한 당국을 향해서는 남북 대화에 적극 나서라고 주문했다.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18층 야외정원에서 한 시민이 사드배치에 반대하며 분신한 가운데, 119대원들이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18층 야외정원에서 한 시민이 사드배치에 반대하며 분신한 가운데, 119대원들이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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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18층 야외정원에서 한 시민이 사드배치에 반대하며 분신한 가운데, 분신한 곳 주변에 ‘사드가고 평화오라’ ‘문재인 정부는 기필코 성공해야 한다’가 적힌 종이와 ’대한민국이 묻는다(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 책, 기름을 담았던 병, 편지봉투, 가방이 놓여 있다.
▲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18층 야외정원에서 한 시민이 사드배치에 반대하며 분신한 가운데, 분신한 곳 주변에 ‘사드가고 평화오라’ ‘문재인 정부는 기필코 성공해야 한다’가 적힌 종이와 ’대한민국이 묻는다(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 책, 기름을 담았던 병, 편지봉투, 가방이 놓여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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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조씨가 남긴 글 전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 우리나라의 미래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님, 저는 오래전, 독일에 있을 때부터 대통령님을 지지하고 존경해왔던 사람입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사드는 안 됩니다. 대통령님도 사드는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긴장과 전쟁의 위험만 가중시킬 것임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사료됩니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더 큰 그림이 있을 거라 생각도 해 보았지만 아무래도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초강대국 미국과의 '밀당'이 쉽지는 않겠지요. 그러나 처음부터 이렇게 밀리면 뒷감당을 어찌하시렵니까. 

저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진실로 진실로 바라는 사람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 남북경협, 평화통일, 동북아 균형자 역할 등을 통한 우리 후손들의 미래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사드는 결코 전쟁방지나 평화를 지키는 무기가 아닐 것입니다. '총알로 총알을 맞추는' 가능성이 희박한 사드미사일 자체보다도 사드배치에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엑스밴드 레이다의 감시망에 놓여있는 북한과 중국은 사드가 가동되는 시점부터 그들의 제1 타격 목표는 사드배치지역이 될 것임은 자명합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북한의 ICBM은 종심이 짧은 한반도용이 아니라 대륙을 넘나드는 장거리용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대 미국용입니다. 대통령님도 이런 상식적인 사실들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시배치'라는 수식어를 사용하긴 했지만 사드배치를 앞당긴 것은 현실국제정치의 냉혹한 벽을 뚫지 못한 한계를 느꼈기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1차적인 책임은 대통령님의 대화제의에 핵실험 등 엇박자를 놓고 있는 북한 당국에 있겠지요. 

의도했든지 아니면 우연히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는지는 모르겠으나 현실적으로 '북미간 적대적 공생관계'의 부산물인 사드배치로 인해 우리 민족의 미래에 먹구름이 잔뜩 밀려오고 있습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치킨게임의 결과는 남북 공멸의 길로 치달을 수 있습니다. 매의 눈을 치켜뜨고 있는 일본이 보입니다. 

북의 책임 있는 당국자에게 당부와 부탁을 드립니다. 저는 한때 보편적 정의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인민군 종군기자 출신 이인모 선생의 손발이 되어 함께 생활했던 사람입니다. (당시 이인모 선생은 분단비극의 후유증으로 자력으로는 단 한걸음도 걸을 수 없었지요) 

당부 드리건대, 당신들이 즐겨 사용하는 '우리민족끼리'처럼, 말로만 '민족', '민족' 하지 말고 민족 앞에 모든 걸 내려놓으십시오. 

민족의 운명은 우리민족끼리 합심하여 짊어지고 간다는 정신으로 미국과 양자간 '밀당' 하기 전에 남북대화의 장에 나서기 바랍니다. '우리민족끼리'라 해놓고 이른바 '코리아패싱'은 안됩니다. 지금의 대한민국 정권이 이명박근혜 정권이 아니지 않습니까. 세계정치사의 한 획을 긋는 것을 넘어서 길이 남을 촛불혁명정권입니다. 성공해야 합니다. 기필코...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 우리 속담이 있습니다. 
혹시 압니까? 미국을 꼼짝 못하게 하는 묘수가 남북대화 과정에 나올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저는 당신들의 '신념의 화신'으로 높게 평가하고 있는 이인모 선생과의 인연으로 세상의 주변부를 떠돌며 인생행로와 역정이 여러 번 뒤바뀐 사람으로서 이런 부탁과 당부를 드릴 자격이 조금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저는 대통령님을 인간적으로 존경했고 사랑했습니다. 이 세상 소풍 끝내고 나서도 그러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의 산화가 사드철회를 위한 미국과의 협상에서 한 방울이나마 좋은 결과의 마중물이 된다면 연연세세 가문의 큰 영광으로 알겠습니다. 그물에 걸리지 않은 바람의 자유인으로 살고자 했던 어느 이름 없는 평화주의자가 한 떨기 마지막 잎새를 떨굼으로써 이 땅에 평화를 기원한 나라, 대한민국을 얕보지 말라고... 

그는 백만 촛불혁명의 한 사람이었다고, 우리 대한민국 정부는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부라고 미국에게 당당히 말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대통령님, 촛불민심을 든든한 배경으로 흔들리지 마시고 초심대로 밀고 나가셔서 성공한 정권으로 세계사에 길이 남으시길 기원하고 또 기원합니다. 건강하십시오. 

촛불의 일원이라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제 19대 대통령 후보 문재인 남북협력정책특보 
들풀하나 조영삼 드림 

덧붙이는 글 
:저의 행동에 설왕설래 말이 많을 줄로 사료됩니다. 개의치 않습니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의 자유인'으로 살고자 했으나 그러지 못한 인생이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아직 이 세상 소풍 끝나지 않은 분들, 외람되지만 제 처와 어린 아들내미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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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양심수 석방 한명도 없다. 촛불정권 맞나?”

‘추석맞이 전국 양심수면회 공동행동’ 19일 대전교도소서 이틀 차 진행
대전=임재근 객원기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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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19  17:5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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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맞이 전국 양심수면회 공동행동’과 양심과 인권-나무는 9월 19일 오후 2시 대전교도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속된 노동자와 양심수를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추석맞이 전국 양심수면회 공동행동(이하 전국 공동행동)’은 19일 오후 2시, 대전교도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촛불혁명으로 들어 선 문재인 정부에게 양심수 석방에 기대가 많았지만 현재까지 단 한명의 양심수도 석방되지 않았다”며, “촛불혁명 계승하여 모든 양심수를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언에 나선 안병길 전 양심수후원회 회장은 “촛불의 힘이 지지하고 있을 때 박근혜가 가둬놓은 양심수들을 석방하면 되는데, 그것을 못한다”며 문재인 정권에 대해 쓴 소리를 했다.

이대식 민주노총대전본부장은 “양심수 석방이 정권교체보다 어려운 일이었냐”고 반문하며, “함께 투쟁하다 구속된 동지들이 나와야 적폐가 청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대식 본부장은 “촛불의 힘으로 정권을 바꾸고, 민주를 회복했듯이, 우리의 힘으로 양심수들을 석방시킬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 발언을 하고 있는 장기수 양원진 선생(왼쪽)과 코리아연대 사건으로 대전교도소에 수감 중인 한준혜 씨의 어머니 박영순 씨(72세)(오른쪽).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전국 공동행동 전 일정에 합류하고 있는 장기수 양원진 선생(1929년생, 90세)도 발언에 나섰다.

양원진 선생은 대전형무소(교도소)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악명 높았던 곳이고, 본인도 대전교도소에서 5년간 복역한 바 있다고 밝히며 “이 땅에 양심수가 있다는 사실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러운 일”이라며, “양심수들은 저절로 석방되지 않으니 끊임없이 투쟁해서 석방시키자”고 호소했다.

김홍영 ‘양심과 인권-나무’ 공동대표도 발언에 나서 “아직 이 땅에 양심수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며,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생존권을 위해 투쟁하는 과정 속에서 많은 양심수들이 구속되어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이제는 양심수들을 넘어서 노동자들의 생존권 투쟁을 파렴치범으로 몰고 가고 있다”며, “모든 양심수들의 석방을 위해 다 같이 노력하자”고 외쳤다.

   
▲ 발언을 하고 있는 최길수 건설노조 대전세종건설기계지부 조직부장.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최길수 건설노조 대전세종건설기계지부 조직부장도 발언에 나섰다. 최길수 부장은 “건설현장에서는 불법들이 묵인되고 있다”며, “건설현장을 다니면서 불법적인 행태들을 근절시키고자 하는 일들이 공안당국에 의해 공갈협박이라고 매도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길수 부장은 “작년부터 충남지방경찰청 보안수사대에서 8개 현장에 대해 내사를 진행했고, 이미 6명의 조합원이 조사를 받았다”며, “내사 현장이 10개로 증가했고, 이에 따라 구속자가 늘 것이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건설노조 대전세종건설기계지부에서는 지난 6월 김한구 지부장이 구속되었다가 7월에 보석으로 풀려났고, 지난 8월 1일 홍만기 전 사무국장이 구속된 상태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9월 18일 현재 양심수가 800여명이 넘는다”다며, “종교적, 평화적 양심에 따라 병역대신 대체복무제를 요구하다 구속된 청년 700여명, 노조 할 권리를 지키려다 구속된 노동자들과 이 땅의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해 활동하던 사람들이 30여명 감옥에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기간 내내 ‘적폐청산’을 외쳤고”, “‘적폐청산’의 첫 번째 실천과제로 광복절 ‘양심수 전원 석방’이  당연히 되리라고 기대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도 취임 초에 양심수를 전원 석방을 하였으므로, 더구나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기에 양심수를 전원 석방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다”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들은 “교도소에는 박근혜와 박근혜가 가둔 양심수가 같이 갇혀있다”며 “가해자와 피해자가 모두 감옥에 있는 이 어처구니없는 현상을 타개할 것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이들은 지난 8월 1일 공동공갈협박 혐의로 대전교도소에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홍만기 건설노조 대전세종건설기계지부 전임 사무국장의 석방을 요구 했다. 이들은 “공동공갈협박이라는 죄목은, 대한민국헌법상 보장된 노조 할 권리를 전면부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라며, 홍만기 전 국장을 비롯한 모든 노동자들의 석방과 노조 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대전교도소에 구석되어 있는 양심수들을 면회했다. 현재 대전교도소에는 홍만기 국장을 비롯해 코리아연대 사건으로 한준혜, 최민 3명의 양심수들이 수감되어 있다.

   
▲ ‘추석맞이 전국 양심수면회 공동행동’과 양심과 인권-나무는 9월 19일 대전교도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속된 노동자와 양심수를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추석맞이 전국 양심수면회 공동행동’은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10년째를 맞고 있다.

공동행동은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에도 가족과 떨어져 감옥에서 외롭게 지내야 하는 양심수들을 위로해 드리고, 폭압에 짓눌려 있는 한국 사회의 진실과 정의가 무엇인지 널리 알려내기 위해 시작”되었다.

올해 공동행동은 9월 18일 서울구치소와 안양교도소, 수원구치소를 시작으로 하여, 오늘(19일) 오전 청주여자교도소를 거쳐 대전교도소로 이어졌다. 20일 전주교도소, 정읍교도소, 광주교도소를 거쳐 9월 22일까지 4박 5일 동안 전국 교도소 및 구치소를 순회하며 ‘양심수면회 공동행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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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국정원 ‘박원순 제압문건’은 적폐…MB 검찰에 고소”

[전문]박원순 서울시장 “국정원 ‘박원순 제압문건’은 적폐…MB 검찰에 고소”

이명희 기자 minsu@kyunghyang.com


입력 : 2017.09.19 10:21:00 수정 : 2017.09.19 10:44:54

 

[전문]박원순 서울시장 “국정원 ‘박원순 제압문건’은 적폐…MB 검찰에 고소”
 

박원순 서울시장(61·사진)은 19일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이른바 ‘박원순 제압문건’과 관련해 “서울시와 서울시민, 저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고소·고발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적폐청산TF(태스크포스)에 참석해 “권력을 남용해서 민주주의의 근간을 해치는 이런 적폐는 청산돼야 한다”면서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일”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 시장은 “문화계 블랙리스트도 마찬가지다. 국정원은‘좌파 연예인 정부 비판활동 견제 방안’,‘좌파 문화·예술단체 제어·관리 방안’ 등을 일일 청와대 주요요청 현황’에 따라 보고했음이 드러났다”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권한과 지위를 남용해 국가의 근간을 흔들고, 민주주의의 본질을 훼손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권은 기나긴 헌신과 투쟁으로 만들어진 민주정부 수립을 허사로 만들고, 30년 전 인권이 없고, 민주주의가 없던 세상을 복원시켰다”며 “독재정권이 국민의 생명을 위협했다면, 이명박 정권은 국민의 영혼을 훼손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어 “박원순 제압문건과 그 실행은 저와 제가족 뿐만 아니라 비정규직노동자 제압이었고, 서울시 공무원을 넘어 서울시민을 향한 제압이었다”며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다.
 

국가정보원 개혁발전위원회는 앞서 지난 11일 ‘국정원 적폐청산TF’로부터 국정원이 박 시장을‘종북인사’로 규정해 전방위적으로 비난 여론을 조성하려 한 ‘서울시장의 좌(左)편향 시정운영 실태 및 대응방안’, ‘좌파의 등록금 주장 허구성 전파’ 같은 문건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보고받고, 검찰 수사 의뢰를 권고한 바 있다. 
 

 

[전문]박원순 시장 민주당 적폐청산 TF 공개발언 
 

서울시와 저의 이름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을 고소합니다.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결정입니다. 권력을 남용해 민주주의의 근간을 해치는 적폐는 청산되어야 합니다. 

박원순 제압 문건은 저와 제가족 뿐만 아니라 청년실업자 제압이었고, 비정규직노동자 제압이었고, 서울시 공무원을 넘어 서울시민을 향한 제압이었습니다. 

박원순 제압문건이 공개되고, 문건에 나온대로 19차례나 어버이 연합의 표적 시위가 진행됐지만, 진상조사도, 수사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날조된 댓글과 가족에 대한 근거없는 공격은 집요했습니다. 

저 개인으로도 힘들었지만, 가족들의 고통이 더 컸습니다. 서울시 공무원들도 참 고생했습니다. 서울시는 이명박 정권 동안에 중앙정부와의 협치는 꿈도 꾸지 못했고, 추진하는 정책마다 거부당했습니다. 무상급식이 그랬고, 마을공동체 사업이 그랬고, 복지예산 확대가 그랬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도시재생 정책이 그러했습니다. 서울시의 새로운 도전들은 모두 박원순으로 제압당했습니다.

처음 겪는 일은 아닙니다. 2009년 희망제작소에 있을 때 국정원의 압력으로 사업을 추진하지 못했고 그 부당함을 폭로했었습니다. 이후 저는 국정원으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발을 당했었고, 이는 국가가 개인을 상대로 한 최초의 손해배상 소송으로 기록됐습니다.

제가 억울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분노가 치밀어올랐습니다. 거대한 권력이 휘두르는 크고 작은 횡포가 얼마나 많겠습니까? 이름이 알려진 시민운동가에게 그리고 천만시민의 서울시장에게 이토록 압력과 사찰을 범했다면, 평범한 시민들에 대해서는 어떠했겠습니까?

문화계 블랙리스트도 마찬가지입니다. 국정원은 ‘좌파 연예인 정부 비판활동 견제 방안’, ‘좌파 문화·예술단체 제어·관리 방안’등을 일일 청와대 주요요청 현황’에 따라 ‘VIP 일일보고’, ‘BH 요청자료’등의 형태로 보고했음이 드러났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권한과 지위를 남용해 국가의 근간을 흔들고, 민주주의의 본질을 훼손했습니다. 이명박 정권은 기나긴 헌신과 투쟁으로 만들어진 민주정부수립을 허사로 만들고, 30년 전의 인권이 없고, 민주주의가 없던 세상을 복원시켰습니다. 독재정권이 국민의 생명을 위협했다면, 이명박 정권은 국민의 영혼을 훼손했습니다. 

권력의 모든 권한과 책임은 법과 제도에 따르며 민주주의에 근거해야 합니다.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합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철저히 수사해 책임을 물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이 세상의 좋은 변화를 위하여, 우리 시민들의 존엄한 인권을 지키는데 온몸과 마음을 바쳐왔습니다. 오늘 이 순간에도 같은 마음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같은 것입니다. 우리 민주당 적폐청산 TF와 권한과 지위를 남용하는 권력을 청산하고, 시민의 삶에 집중하고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상식적인 미래로 가겠습니다. 


함께 해주십시오. 고맙습니다.

 

오늘의 핫클릭!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9191021001&code=910100#csidx1bb08f8afd7dfa7b9313e9a9f69899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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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저출산·고령화로 사라질 최초의 국가"

 
[복지국가SOCIETY] 문재인케어, 스웨덴에서 배워라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최단기간에 전 국민 건강보험제도를 실현한 국가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제도 도입 12년 만이다. 그러나 저부담-저급여 구조로 인한 저조한 보장률로 선진국보다 자기 부담 비율이 높고 보장의 혜택이 적어 가계의 재정에도 큰 부담을 주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대책을 다각도로 마련하고 있는데, 이런 문제는 우리와 다른 체제를 가지고 있는 선진국과 비교해보면 더욱 분명히 드러난다. 특히 복지 선진국인 스웨덴과는 여러 면에서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진짜 100만 원 상한제 하는 스웨덴  

스웨덴은 고부담-고복지의 대표적 국가이다. 조세 방식에 의한 의료 보장 체계를 실현하고 있는 국가로 의료 공급 체계는 우리나라와 반대로 80% 이상이 주로 공적 부문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스웨덴의 지방 행정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주민의 건강 관리이다. 따라서 지방 정부는 주민에 대한 의료 서비스를 민간에 맡기지 않고 직영으로 병원을 운영하며, 광역지방자치단체 예산의 거의 90%를 의료기관 관리와 의료 서비스 제공에 사용한다. 의료 서비스가 대부분 민간 부문에 의해 제공되며 때로 주민의 건강 복지와 큰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벤트성 행사에 막대한 재정을 쏟아 붓기도 하는 우리나라와는 다른 모습이다.

한국과 스웨덴을 비교해보면, 평균 수명이나 유아 사망률 등 의료의 질적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그리고 의료 장비, 병원수와 병상수 등 의료시설의 양적 측면에서는 오히려 우리나라가 스웨덴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그러나 인구 당 의사 수나 간호사 수 등의 의료 인력은 스웨덴이 우리나라보다 두 배 이상 많다. 평균 재원 일수는 스웨덴이 우리나라보다 낮은데, 이는 의료 자원이 우리나라보다 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뜻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 9일 서울성모병원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청와대

 
시민들이 질병의 예방과 건강 유지를 위해 가장 먼저 접촉하는 의료와 공중보건, 즉 보편적 보건의료 서비스를 얼마나 쉽게 접할 수 있고 효과적인지를 뜻하는 1차 보건의료 접근성 및 품질(HAQ) 지수 평가에 의하면, 스웨덴은 4위이고 일본은 11위, 우리나라는 23위이다(2015년 기준, 195개 국가 대상). 특히 의료 보장 차원에서 의료 혜택의 범위와 정도는 두 국가 간에 큰 차이가 있다.  

스웨덴에서 의료는 기본적으로 무상으로 제공되며, 의료비 개인 부담은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평균보다 훨씬 낮아 국민은 의료비에 대해 부담을 느끼진 않는다. 의료비의 부담은 빈부의 차이에 따라 다르지만, 약간의 진료비와 약값을 내는데, 이 금액은 연간 약 56만 원을 넘지 않는다. 외래 진료는 연간 약 19만 원. 입원은 일일 1만7000원 정도이다. 약제비는 연간 약 38만 원 정도가 자기 부담의 상한액이다. 중증 질환의 경우 때로는 수천만 원 이상을 부담해야 하는 우리와는 큰 대조를 이룬다. 

18세 이하는 응급 의료를 제외하고 모두 무료이다. 치과도 무료이다. 돈이 많이 드는 치아 교정도 무료이다 보니 스웨덴에 오는 외국인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아이의 치아 교정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스웨덴에서는 상병수당도 지급된다. 질병이 들어 휴직을 하면 급여의 80%가 제공된다. 심지어 자녀가 입원해서 부모가 휴직을 해도 자녀를 돌보기 위한 수당이 지급된다. 

물론 이런 혜택이 공짜로 제공되는 건 아니다. 스웨덴의 의료는 세금에 의해 지탱되는데, 세금 부담이 좀 많다. 수입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거의 모든 국민에게 소득세 30%가 부과된다. 간접세인 소비세도 25%에 이른다. 세금 부담은 많지만 만족도는 높다. 자신이 낸 만큼 충분히 혜택을 받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세금에 대한 거부감도 적다. 오히려 더 낼 용의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이다. 그 근저에는 이런 제도를 관장하는 정부에 대한 신뢰가 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스웨덴의 고령화와 노인 케어에서 우리가 배울 것들 

올해 하반기 들어 이미 우리나라는 노인 인구의 비율이 14%가 돼 본격적인 '고령 사회'로 접어들었다. 2000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비중이 7%인 '고령화사회'로 접어든지 17년만의 일이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앞으로 9년 후인 2026년에는 노인인구의 비율이 20%인 '초고령사회'로 접어들게 된다. 고령화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되기까지 총 26년이 걸린 것이다. 이에 비해 스웨덴은 일찍이 1887년부터 고령화가 시작되어 2015년 초고령사회로 되기까지 127년이 걸렸다. 현재 스웨덴은 노인 케어 부문에서 국제적으로 최상의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인구의 급속한 고령화와 더불어 늘어만 가는 의료비와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우려, 기회의 공평성과 노인 케어에 대한 문제 등에서 우리나라와 비슷한 체계를 가지고 있는 일본도 심각한 딜레마에 빠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효율적이고도 질 높은 의료 및 요양 서비스 체계를 구축해가고 있는 스웨덴의 사례는 다가오는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우리나라가 참고해야 할 모범 사례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구의 고령화는 만성질환의 증가에 따른 의료비 증가와 노인 케어에 대한 사회적 비용의 증가,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로 인한 경기 침체 등으로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초래하므로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스웨덴에서는 1980년대부터 노인 케어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와 시도가 계속되어 1985년 스톡홀름에 정신과 의사에 의해 세계 최초의 치매 노인을 위한 케어 시설이 탄생했다. 이후 이것이 그룹 홈(노인요양 공동생활가정)이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 퍼져 나갔다. 이후 주간보호센터, 요양원 등을 기초자치단체인 코뮨이 일괄하여 전개하고 관리하고 있다. 

1992년에는 경기 침체에 따른 세수의 감소로 보건의료와 복지서비스를 통합해 하나의 행정체계로 일원화함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일대 개혁을 단행했다. 광역자치단체가 담당했던 노인요양 및 복지 서비스 업무를 분리하여 기초지방자치단체인 코뮨으로 이관했다. 그리고 각 코뮨은 독자적인 징세권을 갖고 노인 관련 업무에 대한 재정과 업무를 책임지고 있다. '에델 개혁'으로 노인 케어의 대상을 65세 이상에서 80세 이상의 후기고령자로 전환하고 시설 위주에서 재가 케어로 전환하여 삶의 질을 높임과 동시에 소요 예산도 절감하도록 한 것이다. 노인이 되면 자기가 살던 지역에서, 가능하면 자기가 살던 집에서 최후의 순간까지 안심하고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제도와 서비스가 필요하다(ageing in place). 이 점에 있어서 중앙 정부의 정책도 중요하지만 지역 주민에 관한 정보와 실질적 권한을 가지고 주민의 생활을 관장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노인 케어와 관련한 모든 정책은 재가 케어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스웨덴에서는 노인케어에서 시설이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요양원을 서비스 하우스라고 하며, 가능하면 집에서 모든 케어가 가능하도록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재가 케어 지원센터를 두어 주민들의 노후를 돌보고 있다. 서비스 하우스라고 하는 노인 시설에 가보면 시설에서 제공하는 가구가 아니라 집에서 평소 자기가 사용하던 가구를 가져오는 게 인상적이다. 평소 자기가 사용하던 가구는 잔존 능력 자극과 훈련에도 도움이 되고, 환자가 예전의 기억을 되살린다든가 경험을 되새기는 역할을 하며 시설 수용으로 인한 위화감을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스웨덴은 치매 관리에 있어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올바른 치매 환자 케어를 위해 솔선수범하고 있다. 치매 노인 관리에 있어 특기할 만한 점은 왕실이 선두에 나서 치매 노인 케어에 관한 연구와 교육, 시설 운영, 각종 프로그램 개발 등을 실천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통령이 나서 치매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스웨덴에서는 일찍이 실비아 왕비가 주축이 되어 관련 재단을 설립하고 치매 노인 시설을 직접 운영하며 양질의 프로그램 보급과 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실비아 왕비가 설립한 '실비아 헤멧' 재단에서는 '실비아 너스'라는 치매 전담 간호사 제도를 시행하고, 스웨덴 최고의 의과대학인 캐롤린스카 대학과 협조하여 의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치매 전문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실비아 왕비는 자신의 어머니가 치매로 어려움을 겪자, 가족 중 치매 환자가 생겨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 치매 환자 케어를 지원하기 위한 왕립재단을 만들고, 스웨덴 최고의 인력과 노하우를 동원한 치매 관련 연구와 전문 간호 인력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게다가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인 치매 시설의 운영에까지 관여하는 등 폭넓은 활동을 하고 있다. 또 실비아 왕비는 우리나라에도 치매 관련 프로그램 보급을 위해 관련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다녀간 적이 있으며, 전 세계에 스웨덴의 선진 치매 관련 노하우와 교육 콘텐츠를 보급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 2008년 방한한 바 있는 스웨덴 실비아 왕비. 실비아 왕비는 치매 노인 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 세계 최저의 출산률과 세계 최고의 고령화 진전 국가다. 옥스퍼드 대학의 데이비드 콜만 교수는 이를 '코리아 신드롬'이라고 명명하고, 한국이 저출산 및 고령화로 사라지는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학자는 인구의 고령화로 인한 문제는 핵폭탄보다 더 파괴력이 클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북한의 핵도 문제이지만 인구의 고령화로 인한 정치, 경제, 산업, 의료, 복지 등에 대한 문제의 해결도 시급한 사안으로 대대적인 개혁과 개편이 필요하다. 이 거대한 노인 문제에 대한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으면, 이로 인해 우리 사회가 만성적인 불황과 대혼란에 직면하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스웨덴에서 복지국가 정치의 중요성을 배워야 

지금 우리 국민이 불안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자녀 교육, 연금, 의료, 노후의 요양, 실업 등의 문제이다. 스웨덴에서는 이런 문제에 대해 일찍이 사회 전체가 제도적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불안은 별로 없다. 스웨덴은 개인 성취 지향의 미국과 달리 공동체 지향의 복지선진국으로 무상 의료와 무상 교육을 실시하며 출산이나 실업 등에 대해 갖가지 수당을 보장하여 남녀가 평등하게 근로하며 큰 어려움 없이 자녀를 교육하고 양육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나라 중의 하나이다. 

스웨덴에서 교육비는 대학에 이르기까지 모두 무료이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반드시 대학에 가야 하는 것도 아니다. 사회생활을 하다가 다시 언제든지 자기가 원할 때 대학에 들어가 공부할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고등학교 졸업 후 해외에 나가 견문을 넓힌다든지 직장 생활을 하다가 대학에 들어오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스웨덴의 사회 제도 전반에 흐르는 기조는 평등이다. 스웨덴에서는 480일의 유급 육아 휴가가 인정되고 있는데, 부부가 절반씩 1년 정도 육아 휴가를 얻는 게 일반적이다. 남성의 육아 휴직도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고, 부부 평등으로 남성도 여성과 똑같이 육아와 가사에 참여한다. 항간에 '스웨디쉬 대디'란 말이 회자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래서 합계출산율이 유럽에서 가장 높은 나라 중의 하나다. 탁아소 등의 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어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무리 없이 육아에 임할 수 있다. 무조건 출산을 장려하기보다 이런 제도를 갖추면 자연스럽게 출산율이 올라갈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일반 산업 분야와 마찬가지로 의료 분야에서도 선진국의 의료 관련 제도나 서비스 체계를 참고해 왔다. 특히 우리나라의 일본을 통해 많은 부분을 도입하고 참고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일본도 급격한 고령화와 더불어 급증하는 의료비 및 보험 재정의 고갈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민간 위주의 서비스 공급 체계에도 많은 모순점이 생기고 있다. 지금의 체제로는 대량의 의료난민과 재활난민이 생기리라는 걱정도 있다. 일본의 이런 아픈 한계는 우리가 타산지석으로 삼을 일이다.

급증하는 고령화와 더불어 우리나라도 전면적인 의료전달 체계의 개편과 수가 제도의 손질이 불가피하다. 경제 성장과 더불어 국민은 질 높은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으며, 지금의 체제로 국민이 만족할 만하고 효율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제도와 서비스의 체계는 다르지만 각종 지표에서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 스웨덴의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특히 법률과 제도를 만드는 정당 정치의 투명성과 정치가에 대한 신뢰가 매우 중요하다. 국제투명성기구가 조사한 2016년도 국가 청렴도 순위에서 스웨덴의 국가 청렴도는 4위이고 우리나라는 52위였다. 세금을 더 내려고 해도 정당 정치와 정치인을 믿지 못해서 그 혜택이 돌아올까 국민이 걱정하는 일이 있어서는 증세를 통한 복지국가는 성립될 수 없다. 

스웨덴에서 국회의원을 비롯한 공직자는 공무 수행에 대해 모든 정보를 공개해야 하고, 국회의원은 정책을 입안하는 데 단 한 사람의 보좌관도 없이 의정 활동을 혼자서 수행한다. 그렇다고 스웨덴의 국회의원이 다른 나라의 국회의원보다 일을 덜 하는 것도 아니다. 국회의원에게 주어지는 특권도 없다. 그저 정치가들은 국민에게 봉사하는 직책으로 생각하고 아무런 특권 없이 그 힘든 일들을 감당해 나간다.  

물론 스웨덴이라고 해서 모든 게 다 좋은 것만은 아니다. 교육비가 무료라고는 해도 교사의 질에 큰 문제가 있다든가, 이혼율이 높기 때문에 모자 가정도 많고, 생활보호를 받고 있는 사람은 노인뿐만 아니라 젊은이들도 많은 게 사실이다. 1992년에 경기 침체에 따른 세수 감소로 시작된 의료 개혁(에델 개혁)의 내용은 비용의 효율화를 목표로 한 민영화인데, 이 때문에 오히려 지출이 더 늘었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스웨덴은 세계 최고 수준의 산업국가, 민주국가, 복지국가이다. 고복지-고부담과 함께 경제의 고성장이 양립하는 체제로서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이룬'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나라로 우뚝 서 있다. 그리고 의료 분야에서도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해 눈부신 성과와 세련된 다양한 의료의 질 개선 정책이 이루어지고 있다. 각종 국제적 지표에서 드러난 높은 성과가 이를 잘 입증하고 있다. 앞으로 문재인 케어를 차근차근 실행해 나가야 하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볼 때, 분명 참고할 점이 많다고 생각된다. 

(남상요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은 유한대학교 U-보건의료행정과 교수, 스웨덴 룬드대학 보건과학연구소 초빙연구원입니다.)  

(☞ 이상이의 칼럼 읽어주는 남자 바로 가기 :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 제대로 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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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천만한 유엔의 북-중 교류차단과 중국 일부의 오판

위험천만한 유엔의 북-중 교류차단과 중국 일부의 오판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09/19 [07:37]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단둥에서 북 신의주로 수출되는 중장비     ©자주시보
▲ 중국 훈춘과 북한 두만강시를 연결하는 권하다리, 훈춘은 북중러 3국 경계지점에 있는 중국 도시로 최근 중국이 집중 개발하고 있는 지역이다.     ©자주민보

 

본지 소식통에 따르면 지금 유엔제재 2375호가 발표된 후 유엔 대표들이 단동과 장백, 도문을 비롯하어 북중 국경의 세관들에 직접 나와 대북제재 사업을 감독하고 지휘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인 중심 서방 유엔 관계자들이 직접 단둥 등에 나와 북-중을 오가는 모든 물자, 지어 개인들의 물품까지도 모두 검열하며 트럭의 번호와 짐함종류를 구체적으로 파악한 다음 유엔에 통지하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소식통의 전언은 두 가지 측면에서 매우 주목된다. 

 

첫째, 미국이 대북 경제제재에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설 정도록 목을 매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이 길 외에 딱히 북을 굴복시킬 묘책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경제제재로 북을 굴복시킬 수 있을 것이란 나름의 희망을 품고 있지 않는가 하는 점이다. 

정말 미국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앞으로 미국의 제재 강화와 북의 반발 무력 시위의 악순환이 더욱 심화될 것이며 조만간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국면에 들어서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둘째는 이런 미국의 북-중교류 꽁꽁차단 정책을 자주권 침해라고 반발하지 않고 용인하고 있는 중국 당국의 태도이다. 이건 마지못해 하는 제재가 아니라 북에 고통을 주어 북의 군사력 과시 행보를 더는 걷지 못하게 하겠다는 중국 스스로의 뜻이 반영된 행동일 가능성이 높다.

중국도 북의 핵무장력 강화가 매우 불편한 일이며 어떻게든지 막고 싶은 일인 것이다. 

 

러시아도 같은 입장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중국만큼 적극적으로 대북 압박에 동참하지는 않고 있으며 푸틴 대통령이 직접 언급했듯이 '인도적 지원은 끊어서는 안 되며 북 주민들의 생활상 불편을 주는 제재까지는 가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러시아의 공식입장인데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단 한번도 이런 입장을 피력한 적이 없다.

물론 현재 물자교류는 러시아에 비해 중국이 훨씬 많은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중국의 제재 확대가 북에게는 더 큰 피해를 야기하게 될 것이다.

 

특히 중국은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과 그 장착용 수소탄 시험 이후엔 미국에게 대화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말도 자주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만 해도 결자해지 관점에서 미국이 대북 핵위협을 중단하여 북이 핵개발을 중단할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을 자주 밝혔는데 올해엔 그런 입장이 피력이 현저하게 줄었다.

 

대신 중국의 일부 언론들은 올해 들어 북미가 전쟁을 할 경우 중국은 중립을 지킬 것이라는 무서운 말까지 보도하기 시작하였다. 정말 무서운 말이 아닐 수 없다.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지만 일부에서 이런 주장이 나왔다는 것만 해도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일단, 이 말에는 이미 북은 돌이킬 수 없는 핵과 미사일 보유국이 되었다는 현실적 판단이 깔려 있다. 

다음으로 미국이 전쟁을 해서라도 북의 핵을 파괴한다면 중국은 그것을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도 들어있다.

만약, 미국이 북의 핵을 파괴하지 못한다고 해도 북미전쟁으로 북은 초토화될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제건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욱 중국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는 타산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도 북과 전쟁으로 막심한 피해를 볼 것이다. 그 기회를 이용하여 중국 g2가 아니라 g1으로 쉽게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도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 일부의 이런 주장은 치명적인 약점을 하나 가지고 있다. 그들은 전혀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는 내용인 것 같은데 만약 북미전쟁에서 북이 승리하게 될 경우이다. 

그러면 미국의 힘을 북이 그대로 흡수하게 된다. 중국이 미국 하나도 지금 상대하기 힘들어 쩔쩔매는데 그 미국을 꺾은 북이 그 미국의 힘을 흡수할 경우 지상 건물이 좀 파괴되더라도 어떤 위력을 갖게 될 것인지는 조금만 깊이 생각해보면 짐작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일부 친미주의자들은 이 생각은 죽어도 하지 않는다. 아니 하기 싫어한다. 

북과 전쟁에서 미국의 패배를 아예 생각해볼 뜻이 전혀 없는 정치인, 정세전문가들이 대부분인 나라가 미국이고 한국이며 중국에서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러시아는 좀 상상을 하는 것 같고, 일본은 일제시대에 만주에서 김일성 부대에 처절하게 깨졌던 절실한 경험이 있어 좀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물론 중국도 아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본다. 하지만 지금 중국의 흐름을 놓고 보았을 때 점점 생활문화만이 아니라 생각까지 미국화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가장 우려스런 면이다. 

 

북은 미국과의 전쟁을 두려워하는 나라가 결코 아니다.

북이 미국과의 결전에서 얼마든지 승리할 수 있다는 말도 허투루 들을 수가 없다. 미국에 비해 거의 원시적인 무기만으로 싸운 북을 미국은 한국전쟁에서 이기지 못했다는 점만 봐도 그렇다. 

 

북은 지금 여기서 제재와 압박이 더 가해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결코 빈말로 볼 수 없는 상황이다. 과거와 다르다. 지난해와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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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출석한 ‘블랙리스트’ 피해자 김미화 “이명박, 백주대낮 활보하는 현실 어이상실”

 
 
김지현 기자 kimjh@vop.co.kr
발행 2017-09-19 10:30:18
수정 2017-09-19 10: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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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국정원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방송인 김미화가 참고인 신분으로 19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국정원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방송인 김미화가 참고인 신분으로 19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만든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의 피해자 중 한 명인 방송인 김미화씨가 검찰에 출석했다.

김씨는 19일 오전 10시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위해 오전 9시 50분께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2010년 KBS에서 블랙리스트 건으로 조사를 받고 7년 만에 다시 검찰에 출두했다. 심경이 매우 정말 안좋다”면서 “성실하게 이 사건을 낱낱이 밝힐 수 있도록 내가 9년 동안 겪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려 한다”고 조사에 임하는 심경을 밝혔다.

김씨는 ‘비슷한 피해를 입은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왜 하필 저냐고, 집에서 한탄을 하면서 생각을 좀 해봤다”면서 “비슷한 피해를 입은 문화예술인, 동료, 많은 후배 여러분들을 위해 제가 선배로서 이 자리에 기꺼이 서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정말 부끄러움없이 백주대낮에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는 현실이 정말 어이상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잠시 울먹이기도 했다.

이어 “청와대에서 이 전 대통령이 하달하면 국정원에서 그걸 실행했고, 방송국의 많은 간부, 사장님 이런 분들이 그것을 충실하게 지시대로 이행하면서 국정원서 다시 청와대, 이 전 대통령에 일일이 보고했다는 것이 드러났다”면서 “그러한 것들을 실행하도록 시킨 대통령이 정말 요즘 젊은 사람들 말대로 ‘실화냐?’(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을 겨냥해 “대통령이 국민을 적으로 돌리고 이렇게 사찰하면 어느 국민이 대통령을 믿고 이 나라를 믿고 이야기를 하고 활동을 하겠느냐”고 비판했다.

김씨는 2010년 KBS ‘블랙리스트’ 의혹을 폭로했다가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던 당시 심경에 대해서도 털어놓았다. 이 사건으로 김씨는 100차례 이상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그때 트라우마가 지금 나에게 있다. 이런 자리에 다시 선다는 게 몹시 괴롭고 힘든 상황”이라면서도 “이것은 단순히 저만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든 이런 것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제가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전 대통령을 고소할 계획에 있다고 언급하면서 “그 범위를 변호사와 상의를 하고 있다”면서 “개인적으로도 민형사 고소를 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김씨는 국정원이 주도한 ‘블랙리스트’ 공작에 따라 출연중이던 방송에서 하차하는 등 압박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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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위로 올린 피켓…“말보다는 행동이다”

한국불교 개혁의 마중물이 되고자 일상을 바친 이들이 있다. 오늘도 조계사 앞에서 피켓을 든다. 일군 성과가 자못 대단하다. 무관심과 냉소로 일관하던 조계사 신도, 불자, 일반 시민들이 지지와 응원을 보내기 시작했다. 7주째 이어온 촛불법회, 범불교도대회 또한 이들이 없었다면 요원했을 일이다. 하루하루 봉사로 개혁을 일구고 있는 불자들을 차례로 만나보았다. <편집자 주>

[릴레이 인터뷰 ①] 김병관
  • 김정현 기자
  • 승인 2017.09.18 07:27
  • 댓글 3

“사진기 들이대니까 어색해”

턱 밑 수염이 마스코트인 김병관(58) 씨가 “허허” 웃었다. 80여 일 가까이 조계사 앞 시위를 이어오며 기자를 만난 게 한두 번이 아닐 텐데, 사진기 앞에서면 여전히 멋쩍은 모양이다.

겉모습에서 풍기는 인상이 그렇듯 김 씨는 전형적인 ‘산 사람’이다. 산이 좋아 산 근처에 집을 마련한 것도 모자라 시간이 날 때면 지인들과 산을 찾는 그가 요즘은 산 대신 도심 한복판 사찰 앞 도로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12일 조계사 앞에서 그를 만났다.

조계사 앞에서 80여 일째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김병관 씨.

100일 기도의 마음으로

김 씨가 조계종 적폐청산 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지난 7월. “명진스님 승적박탈 소식을 늦게 접했다”고 밝힌 그는 ‘100일 기도’의 마음으로 조계사를 찾았다.

“올해 초에 그렇게(제적) 되셨는데 난 늦게 알았어. 내가 전기도 안통하고 전화도 잘 안 터지는 산 속에 사니까 소식을 잘 모르잖아. 그러다 부처님오신날 앞두고 수원에서 명진스님 법회가 있다고 하더라고. 경기문화원에서 한다고 했다가 문 잠가서 노상에서 한 법회 있잖아. 명진스님 법문을 들은 건 그때가 처음인데 마음이 좀 그렇더라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 싶어서 100일 정도 기도한다는 마음으로 내려왔지.”

머리위로 올린 피켓…“행동으로 보여주겠다”

조계사 앞에 가만히 서서 피켓에 몸을 기대고 서있는 활동가들의 모습이 그는 성에 차지 않았다. 머리 위로 피켓을 들고 횡단보도를 오가며 적극 시위에 나섰다. 인사동 번화가를 가로지르며 적폐청산을 위한 관심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렇게 하면 오래 못한다”고 주변에서 만류했지만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며 고집을 이어갔다. 수일 넘게 지속된 그의 적극성은 조계사 앞 집회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좀 더 적극적으로 해야 된다고 생각했지. 처음에는 내부에서도 ‘저렇게 해서 하루 이틀 가겠나’ 싶었나봐. 내가 계속 머리위로 피켓을 들고 움직이니까 나중에는 허정스님하고 대안스님이 교대로 찾아와서 밥을 사주겠다고 해요.(웃음) 그렇게 마음이 모이면서 (조계사 앞 집회가) 더 활기를 띤 것 같아. 나 평소에는 허허실실이에요. 근데 이건 지금 투쟁이잖아. 원칙대로 제대로 하려고 하지. 처음에는 내가 유별나 보였는지 불편하게 생각한 분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 그러다 사람들이 다시 붙어서 하기도 했고요. 지금은 (우리의 활동이) 자리를 잡았지요.”

조계사 앞에 가만히 서서 피켓에 몸을 기대고 서있는 활동가들의 모습이 그는 성에 차지 않았다. 머리 위로 피켓을 올렸다.

명진스님과의 인연…그리고 도법스님

김병관 씨와 명진스님 사이에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 명진스님이 봉은사에서 ‘한국불교 중흥과 봉은사 발전을 위한 1,000일 기도’를 할 때, 김 씨는 지리산과 북한산에서 케이블카 1,000일 반대운동을 펼쳤다. 명진스님이 이명박 정권에 의해 ‘좌파스님’으로 낙인찍혀 봉은사에서 쫓겨났다면, 김 씨는 이명박 정권의 케이블카 정책에 맞서 산꼭대기로 스스로를 내몰았다. 봉은사에서 나온 명진스님은 희양산 봉암사를 비롯해 월악산 보광암 등 깊은 산중 절을 오가며 수행에 진력했고, 아버님의 병환으로 환경운동을 잠시 접은 김 씨는 여유가 생길 때마다 산을 오르며 심신을 달랬다.

“처음에는 명진스님을 잘 몰랐어요. ‘아 그런 스님이 있구나’ 정도였지. 그런데 스님이 산을 좋아하시더라고. 산 좋아하는 사람들과 인연 맺다가 우연히 만나게 됐어. 스님께 좋은 말씀 많이 들으면서 ‘나한테도 불심은 있구나’ 생각했어요.”

김 씨는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스님과도 인연이 있다. 과거 지리산에서 케이블카 반대 운동을 할 당시, ‘지리산 삼총사’라 불리던 수경ㆍ도법ㆍ연관스님 등이 “지리산 지킴이 역할을 자처해 주어 고맙다”며 찾아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는 게 김 씨의 이야기다.

“그때도 도법스님은 ‘걷기’를 이야기했어요. 그때는 ‘만인걷기’였던 것으로 기억해. 나보고 단장을 한번 맡아보라고 제안하시더라고. 그때 그 제안을 수락했으면 지금 노상이 아니라 저기(조계종 청사) 안에 스님이랑 같이 있었을까? (웃음)”

도법스님과의 인연을 털어놓은 김 씨는 “여기서 시위 하면서 도법스님과 두 차례 정도 마주쳤다. 말씀 좀 나누자고 다가갔는데 못들은 채 지나가시더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여전히 힘든 투쟁…“나는 겨울에 더 강하다”

“지금 산에 들어가면 송이버섯하고 능이버섯이 천지야.” 

장기화된 활동에 “지친 것 또한 사실”이라고 밝힌 김 씨는 “산에 들어가 버섯이나 캐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라며 웃었다. “그럼 (시위 등의 활동을) 언제까지 하실 계획이냐”고 묻는 기자의 말에 장난기를 걷어낸 그는 “결국 책임감과 사명의 문제”라고 답했다. “사실 기간은 중요하지 않다”면서 “겨울활동이 진짜 내 전문”이라고 너스레 떠는 김 씨의 표정 뒤로 한국불교 개혁을 위한 강한의지를 엿본다.

“내가 또 겨울에 더 강하거든. 북한산에서 수년을 버텼잖아. 겨울에 이런 식으로 서있으면 발이 문제에요 발이. 이럴 때는 또 나만의 팁이 여럿 있지. 그게 뭐냐면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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