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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20
    선망의 북유럽? (박노자 글 중 4문장)
    tnffo

선망의 북유럽? (박노자 글 중 4문장)

그냥 한번 읽고 버리려고 했는데, 글의 마지막 문장들이 자꾸만 머릿속에 맴돌아 퍼다 둔다. 우리의 선망의 대상(부자들에게는  여전히 미국이겠지만, 가난한(!) 진보들의)인 북유럽에 대해 그곳의 소속인인 박노자가 알려주는 실상의 묘사가 아주 흥미롭다('흥미'보다 더 적절한 단어 -'분노' 이런 거 말고- 가 필요하겠는데, 생각이 안 남). 이하, "맑스주의는 개무시"되고 그들만의 "민주주의"는 "초선진"이라는 해설의 부제를 달고있는 박노자 글의 마지막 네 문장 : 

 

사회적 갈등들이 잘 봉합되고 만족감이 만연한 곳에서는

우민화되는 게 (...) 훨씬 더 쉽지요.

그리고 남은 것은 '향유'지요.

1년에 3~4번이나 남유럽에 가서 좋은 피자와 좋은 섹스를 즐기고,

정기적으로 운동을 잘하고, 아이와 웃으면서 같이 자주 놀고,

그리고 물건을 고르는 재미를 천천히 즐기고….

공황이다 뭐다 하는데 노르웨이 소매업 매상고가 높아지기만 합니다!


출처) 박노자(노르웨이 오슬로대), "민주주의 초선진의 노르웨이, 맑스주의 '개무시'도 초선진", 레디앙, 2009년 02월 20일 (금) 10:40:28 http://www.redian.org/news/articleView.html?idxno=12725

 

 

뱀발) "1년에 3~4번이나 남유럽"으로 바캉스를 떠나는 능력있는(?) 북구인들이라니 놀랍다. 내가 아는 파리에 사는 친구는 유학생활 5~6년 동안에 파리를 벗어나 본 것이라고는, 한국에서 손님이 와서 함께 베르사이유궁전에 간 게 가장 먼 여행이었다는데... 그리고 여름철이면 파리 쎈느강변에 해수욕장을 흉내 낸 '빠리쁠라즈'라는 것을 해마다 만든다는 사실은 하도 소문을 들어서 이제 우리도 잘 안다. 그런데 그 낭만적 시설이라는 것의 이면에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 바캉스를 떠날 수 없는 48%(작년통계)의 시민들을 위한 위안처로서의 음모(?)가 숨어있다니,  겉으로는 여유로운 '파리의 낭만'일지 몰라도 속으로는 만성화된 '선진 불평등'의 가면이겠다. 또, 그 친구의 이웃에는 직업도 없이 매일 수퍼마켙만 다니는 게 일과인 한 부부(한국인 아줌마와 돈많은 프랑스 할-아저씨)가 사는데, 그들에게는 사시사철이 바캉스임에도 불구하고 꼭 학기중에 3번 정도 있는(긴 여름바캉스 빼고 주로 '스키바캉스'로 불려지는) 학생들 바캉스 때만 되면 알프스나 따뜻한 남불로 여행을 떠난다고 한다. 부럽다고 해야할지 억울하다고 해야할지 냉정히 감수해야 할지는 그 친구의 몫이겠으나, 아주 '아그레아블'(agreable-유쾌)한 동네와 시절이 아닌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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