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툰부대 현지인 사망은 오발 아닌 ‘사살’
[경향신문 2005-11-10 18:51]    
이정호 미디어오늘 부국장은 자이툰부대 파병이 민주적절차를 무시했기 때문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고 지적하고 이를 언론통제를 통해 국민들이 모르게 하는 상태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라크에 주둔중인 자이툰부대 부대원의 총에 죽은 이라크인이 단순한 오발사고가 아닌 사살이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민언련 주최로 10일 오전 국가인권위 배움터에서 열린 ‘이라크전쟁과 파병, 국민의 알권리’라는 주제를 놓고 열린 토론회에서 토론자로 참석한 이정호 미디어오늘 편집부국장은 자신이 국내에서 자이툰 부대에서 복무한 경험이 있는 예비역 사병들에게 취재한 정보를 토대로 이 같이 밝혔다.

이 부국장에 따르면 총기오발로 현지인을 숨지게 한 홍모 상병등 한국군이 현지 군무원등에게 가르친 첫 행동은 “개새끼”, “X팔놈”등 욕설이었고 현지인들이 이런 욕을 한국군에게 사용하다가 다툼이 생겨 실랑이를 하던 중 불상사가 났다는 것이다.

이 부국장은 “부대와 뼈를 묻겠다고 장담하던 자이툰부대 사령관도 임기가 끝났다는 핑계로 도망치듯 왔다”고 지적하고 “현지에 주둔을 한 경험이 있는 한 예비역 사병은 갈때는 파병에 중립적이었고 집이 어려워 보탬이 되려고 갔다가 돌아올 때는 파병반대 입장이 뚜렷해졌다”고 소개했다.

그는 “현재 자이툰부대의 상태가 대민봉사도 거의 불가능한 ‘고립상태’라는 것이 파병을 마치고 돌아온 사병들의 전언”이라며 “100만평 정도되는 서울대 크기쯤 되는 면적에 3천여명이 갇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부국장은 또 “원래 3개월 근무를 한 후에 1주일정도 터키에서 휴양을 하고 3개월을 더 근무시키는 시스템을 계획했으나 현재 부대 주둔지역이 터키 정치와 민감한 관련이 있는 쿠르드지역이라 테러의 타겟이 될 우려때문에 ‘휴양’을 부대 부근에서 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호 부국장은 이 문제는 단순히 외신기자들만 책임질 문제가 아니라며 언론의 바른 보도를 통해 진상을 알리고 국민의 공분을 통해 더러운 전쟁에 대한 우리군의 참전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언론이 파병경험자를 통한 취재나 인터넷을 통한 정보수집 만으로도 자이툰부대의 문제점과 실상을 국민들에게 알릴 수 있는 상황이지만 이 문제를 깊이 있게 보도하려는 열의가 부족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영미 분쟁지역 전문PD는 올 1월에 일본, 프랑스기자들과 현지 취재를 신청했으나 자신만 우리 정부의 방해로 하지 못했음을 밝히고 “3000명이 넘는 군대를 파병한 우리나라의 경우는 그 규모만으로 미군과 영국군 다음이지만 미군이 2000명이나 죽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병사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그들을 둘러 싼 정세가 어떤지 알길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태호 파병반대국민행동 정책사업단장은 이라크 파병부대에 대한 국내 언론의 보도에 대해 “국방부가 출입기자들에게 제한된 동행취재에 한해서만 취재를 허용함으로서 사실상 배달의 기수식 홍보용 보도로 제한했다”고 비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한 참석자는 “현재 이라크의 상황은 미국과 영국의 영·미연합군을 제외하면 한국군이 가장 많은 인원을 파병한 상태”라며 “스페인의 철군과 이탈리아의 철군 논의 속에 한국군 마저 철수를 할 경우 명분이 없어지기 때문에 붙잡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우리 국회는 연말까지 파병연장 동의안을 연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5/11/27 21:27 2005/11/27 2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