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위에서 한미 FTA를 주제로 초청 강연회를 하였다. 최근 벌어진 논란의 당사자인 전 청와대 비서관 정태인씨를 강사로 모셨다. 노무현의 오른팔이었다가 한미 FTA에 반대하면서 노무현 정부를 앞장서 비판하는 입장으로 돌아선 특이한 사람이다.

물론 정태인씨는 청와대 비서관이 되기 전까지 재야파로 분류되던 사람이다. 대중들에게는 CBS 시사자키 진행자로 더 알려져있다. 그때도 CBS경영진을 비판하다가 짤렸던 기억이 난다. 한 눈에 봐도 자기 소신과 철학을 지키는 맛에 사는 사람으로 보인다.

 




지루한 감도 없지 않았으나 권력의 핵심에 있으면서 겪었던 생생한 경험과 해박한 지식이 대체로 집중하며 들을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강연 내용은 크게 나눠 세 가지 였다. 1) 한미FTA는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안된다. 2) 한미FTA는 국가주권과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후퇴시킨다. 3) 한미FTA는 동북아 정세를 불안하게 하여 안보에도 도움이 안된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의 주장에 대한 상세한 반박과 멕시코와 캐나다 등을 직접 가서 보고 온 풍부한 사례들이 강연내용의 대부분을 이루었다. 이런 내용들은 물론 KBS 스페셜이나 MBC PD 수첩 등에서 이미 방영된 것들도 많았다. 하지만 그것을 이미 봤어도 그의 이야기는 더욱 생생하게 다가왔다.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기억 남는 이야기는 한미FTA가 체결되면 심지어 민주노동당이 집권하더라도 아무것도 할 수 없게될 것이라는 경고였다. 정태인씨는 노무현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리고 소위 386들에 대한 커다란 배신감을 표현하였다. 청와대나 국회 등에서 강의를 할때면 386들은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70년대 운동권 출신들이 관심을 표현했지 386들은 들은척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특히 송영길 같은 자들은 '협상이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왜 벌써 난리냐'는 식으로 말하고 있다.

물론 정태인씨는 김근태 의장에게 '한미FTA를 대선쟁점으로 만들면 필승할수있다'고 건의하였다거나 유시민 복지부 장관을 신뢰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등 아직까지 열린우리당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버리지 않은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최근의 경험들은 그의 생각도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한 것 같다. 그는 현재 민주노총 등 각 단체들을 순회하며 한미FTA반대 논리들을 설파하며 다니고 있다.

 

정태인씨는 FTA는 체결되기 전에 막아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그리고 스위스의 사례에서 보듯 그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반대여론의 증가와 계속되는 FTA 저지투쟁으로 인해 한국협상단이 1차 협상보다 덜 유연하게 나오고 있다. 그 결과 2차 협상은 사실상 결렬되었다. 좀 더 힘을 모아 국민들에게 진실을 알려나가고 끈질긴 투쟁을 한다면 한미 FTA 저지는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6/07/15 10:08 2006/07/15 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