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에서 휴전이 합의된 이후 매일 같이 들려오던 중동에서의 전쟁 소식이 언론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하는 전쟁소식이 들려오지 않는 것은 참 다행한 일이다. 하지만 왠일인지 마음 한쪽이 여전히 불편하기만 하다. 더 큰 먹구름이 밀려오는 것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 전쟁을 시작한 이스라엘은 일주일만에 승리를 장담했지만 결국 헤즈볼라를 분쇄하지 못하였다. 창설 이후 무적을 자랑하던 이스라엘군의 신화는 무참히 깨져버렸다. 최신예 전투기와 탱크로 무장한 이스라엘이 로켓포와 소총으로 저항한 헤즈볼라를 이기지 못한 것이다. 그야말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골리앗이 패배한 것이다. 지금 이스라엘에서는 이번 전쟁의 패배 책임을 놓고 정치권이 분열하고 있다.

개전초기부터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지한 미국의 체면도 여지없이 구겨지고 말았다. 이라크에서 수렁에 빠져있는 미국이 이스라엘을 통해 중동의 반제국주의세력(이란-시리아-헤즈볼라-하마스)들을 제압하고자 했으나 결과는 거꾸로가 되고 말았다.

반면 친미-친이스라엘 정권 밑에서 억압받고 있는 중동의 민중들은 헤즈볼라의 승리에 환호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전쟁에서 이스라엘 편을 든 자국 정부에 대한 투쟁도 시작하고 있다. 특히 이집트에서 투쟁이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대로 물러서려 하지 않고 있다. 휴전합의 후 5일만에 이스라엘은 특수부대와 전투기를 동원해 군사작전을 펼쳤다. 유엔휴전합의안은 이스라엘의 '방어적'군사작전은 허용하고 있다. 반면 헤즈볼라에 대해서는 무장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의 국가들이 유엔임시군 구성에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들은 예전에 잃어버린 중동의 자기세력권을 다시 되찾고 싶어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유엔임시군이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를 약화시키는 동안 시간을 벌려 하고 있다. 무장해제에 저항하는 헤즈볼라의 투쟁을 빌미로 이스라엘은 언제든 다시 전쟁을 일으킬 것이다. 미국 역시 이라크 전황의 개선을 위해서도 이란과 시리아를 침공하려고 벼르고 있다. 호주 최대의 일간지는 레바논 전쟁이 시작되자 "제3차세계대전이 시작되었다"고 헤드라인을 뽑았다고 한다. 지금 중동의 상황은 일촉즉발의 위기를 앞둔 폭풍전야인 것이다.

 

이런 중동에 노무현정부가 또다시 파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라크에 파병된 자이툰부대의 파병기간 연장 뿐만 아니라 레바논남부에 주둔할 유엔임시군 파병도 검토하고 있다. 중동의 평범한 사람들은 오로지 외세의 침략없이 평화롭게 살기만을 바랄 뿐이다. 이런 평범한 사람들의 바램이 이루어지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군대를 보내는 것이 아니다. 의약품과 식량 그리고 모든 외국군대의 철수가 이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목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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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06 15:24 2006/09/06 15:24

지난 2~3일 사이에 한겨레 1면에 '외국인노동자 유입 15년'을 돌아보는 특집기획기사가 실렸다. 그 주요 내용은 외국인노동자가 들어온 이후에 내국인노동자의 임금수준이 저하되었고 중소기업의 산업경쟁력이 약화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더욱 놀라웠던 것은 그 기사의 필자가 현재 대학생인 인턴기자라는 것이었다. 도대체 이 기사의 의도가 무엇인지 좀체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인턴기자를 앞세워 한겨레가 그동안 평소에 하고 싶었던 말을 한 것인가? 마치 조선일보나 매일경제를 보는 듯한 내용의 이런 기사를 싣는 이유는 무엇인가? 오늘 실린 두번째 기사에서는 인턴기자의 개인사까지 등장하였다. 그의 아버지가 예전에 보람과 자부심으로 일하던 중소기업이 이제는 없어졌고 그 자리는 이주노동자들로 대체된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내용이었다.

사실 이 기자의 기사수준은 훌륭한 편이었다. 현장을 직접 다니면서 쓴 기사라는 게 와 닿았다. 하지만 인턴기자의 한계라고 할까? 현상은 잘 지적했으나 그 원인을 찾는 데에는 실패하고 있었다.

우선 외국인노동자가 들어온 이후 중소기업이 기술개발이나 직원복지에는 투자하지 않았고 그 결과 경쟁력이 약화되었다는 것은 사실일까? 현상적으로 보았을때 현재 외국인을 고용하고 있는 기업들 대부분은 영세한 중소기업이고 이들 기업의 기술력이나 직원복지수준이 형편없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좀 더 냉철하게 이 기업들을 분석한다면 이 기업들은 외국인노동자들이 없었다면 일찌감치 문을 닫았을 기업들이다. 얼마전 외국인노동자를 고용하는 중소기업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즉 대부분 '사양업종' 기업들인 것이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에 더 싼 임금을 찾아 중국과 동남아 등으로 공장을 이전하였다. 만약 이 기업들의 해외이전을 금지했다면 이 기업들이 기술력개발과 직원복지향상을 통해 살아남았을까? 이 기사가 일관성을 가질려면 노동의 이주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자본의 이주에 대해서도 근본적으로 반대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기사 내용에서 눈여겨 봐야할 부분도 있다. 바로 직원의 숙련도 문제이다. 기사는 평균 3년 정도 머무르는 외국인노동자의 특성상 노동력의 숙련도가 발전하지 못했고 이것이 중소기업경쟁력의 저하를 가져왔다고 하였다. 이런 부분은 부분적으로 사실에 가깝다.

 

 

 

 

다음으로 외국인노동자가 고용된 부문의 내국인노동자 임금수준이 그렇지 않은 부문의 임금수준보다 훨씬 낮다는 것을 어떨가? 이 주장은 바로 전에 KDI 연구원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와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주장이다. KDI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외국인노동자의 유입이 국내노동자의 임금수준이나 실업률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러나 한겨레 인턴기자는 직접 현장을 찾아다니며 조사한 결과 그와는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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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01 18:17 2006/09/01 18:17
수원출입국 이주노동자 강제단속 물의 이주노동자 6명 연행된 것으로 알려져 2006/8/25 이준희 기자 peace@ngotimes.net 25일 오후 오후 1시 30분 경 군포시 YT몰드테크에서 일하던 이주노동자 6명이 수원출입국에 의해 단속돼 출입국 차량과 공장 직원들이 2시간여 동안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주노동자방송국 이날 <이주노동자방송국> 보도에 따르면 단속당한 이주노동자들은 네팔과 베트남 이주여성, 방글라데시와 필리핀 남성 이주노동자 등 모두 6명으로 알려졌다. 이주노동자방송국은 "수원출입국은 적법한 절차를 지키지 않고 공장 안으로 들어왔으며 단속과정에서 여성을 포함한 이주노동자들에게 폭행을 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YT몰드테그 측은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 측의 조치에 항의하면서 출입국 차량과 대치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민주노총 군포지부와 이주노조 안양분회 회원들이 항의에 나섰지만,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 측은 단속한 이주노동자들을 사무소로 이송한 상태다. 이주노조와 민주노총 측은 "불법적인 단속인 만큼 이주노동자들을 모두 풀어달라"며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 항의방문에 돌입한 상태라고 이주노동자방송국은 전했다.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 조사과 관계자는 "단속 여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며 "경위를 파악해 보겠다"고 <시민의신문>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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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7 11:46 2006/08/27 11:46

2006-08-26  조선일보

 

이라크 배치를 앞두고 극도의 불안에 시달리던 19세의 영국 병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이라크 파병 병사의 심리적 압박문제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고 인디펜던트가 25일 보도했다.

왕립 랭커스터 보병연대 소속 제이슨 첼시 일병은 지난 10일 밤 병영 내 자신의 방에서 60알의 진통제를 먹고 손목을 그어 자살을 기도했다. 그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약물과 알코올로 인한 간 손상으로 14일 끝내 숨졌다.

첼시 일병은 훈련 과정에서 “어린이 자살 특공대원이 발견되면 무조건 사살하라”는 교육을 받고 고민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국방부 관계자는 “공식 훈련 과정에는 그런 내용이 없지만, 세부 지침은 각 연대 단위에서 결정된다”고 말했다.

첼시의 어머니는 아들이 죽기 전 “거기 가서 어린 아이들을 쏠 수는 없다. 아이들이 누구 편이든 무슨 상관이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첼시는 유서에서 ‘나는 쓰레기’라고 말하기도 했다.

첼시의 아버지(58)는 “아들이 난독증 때문에 동료들에게 괴롭힘을 당해 재작년에도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이태훈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libr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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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6 11:21 2006/08/26 11:21

지역위원회에서 주최한 한미FTA관련 두번째 강좌 - 한미FTA가 문화에 미치는 영향을 들었다. 강사는 '동갑내기 과외하기'를 연출한 김경현 감독이었다.

예상했던 대로 스크린쿼터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되긴하였지만 그 이야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의외로 FTA 그 자체의 의미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가 나왔다. 영화인들도 현재는 스크린쿼터보다 한미FTA반대 쪽으로 방향을 맞추고 있다고 한다.

 

질의 응답 시간에 난 좀 공격적인 질문을 하였다. (김감독은 '전투적인 질문'이라고 표현했다.) "80년대 중반에도 UIP직배 반대운동을 영화인들이 벌이며 UIP직배가 되면 한국영화가 망할 것 처럼이야기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 한국영화는 오히려 성장했다. 스크린쿼터때문이라고 하지만 스크린쿼터가 질낮은 한국영화를 양산하는 부작용도 있었다. 한국영화성장의 근본배경에는 스크린쿼터라기보다는 민주화 이후 표현의 자유가 확대된 것이 더 크지 않은가?"

 

사실 난 스크린쿼터 축소반대에 대해 소극적인 편이다. 김감독도 이야기하였지만 이제 한국영화는 극장주들로부터 급전을 빌려다 찍는 시대가 아니다. 투자,제작,배급을 모두 재벌계열사들이 맡아서 하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는 CGV를 소유하고 있고, 롯데는 롯데시네마를 소유하고 있다. 한국영화상영을 통해 얻는 수입의 80%를 이들 거대영화자본이 가져간다. 유명영화배우나 감독 심지어 무명의 스탭들까지 나서서 스크린쿼터축소반대운동을 하고 있지만 정작 그 과실을 가져가는 것은 이들보다는 거대영화자본들인 것이다.

할리우드자본이 미운 건 사실이지만 돈이 되면 반미영화도 찍는 그들과 돈이 된다고 늘상 조폭코미디나 찍는 한국영화자본이 과연 얼마나 다를까?

 

진정 한국영화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표현의 자유를 더 확대할 것과 스탭들의 처우개선, 그리고 독립영화 및 저예산영화에 대한 지원강화를 이야기하는 것이 더 현명하지 않을까?

 

하지만 김감독은 스크린쿼타가 확보해준 40%의 시장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한국영화는 살아남기 어렵다고 말한다. 다른 나라의 사례도 대부분 그렇다고 한다.

 

그러나 40%의 시장을 한 두편의 대작영화나 조폭코미디류의 B급영화들이 점령하는 것을 문화적 다양성이 확보되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반면에 볼링포컬럼바인이나 화씨911같은 영화는 개봉관을 거의 찾지 못하고 금방 내렸다. 이런 영화도 할리우드 영화니까 배척되어야 하나?

 

스크린쿼터 문제는 어려운 이야기이고 계속 찜찜함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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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6 01:05 2006/08/26 01:05

지난 토요일(19일) 포항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 다녀왔다.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억수로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비가 와도 집회는 할 것이기에 당에서 마련해준 차를 얻어타고 포항까지 갔다.

 

포항은 94년인가 95년인가 한 번 가 보았다. 그때도 해고자 문제로 포스코(당시는 포항제철) 정문 앞에서 정문경비들과 몸싸움을 했던 기억이다. 그리고 한 협력업체 노조를 방문하여 사내식당에서 밥을 얻어 먹기도 하였다. (식단으로 참치회가 나왔던 게 인상적이었다.)

10여년 만에 다시 가보는 포항인데 이번에도 별로 좋은 인연은 아니다.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3~4천 정도의 대오가 집회를 하고 있었다. 날씨를 감안하더라도 이름에 걸맞지 않은 실망스러운 규모다.

 

본 집회 중간 쯤에 경찰에 폭행당해 아이를 유산한 부인과 조합원인 남편이 연단에 올라왔다. 그 동안 경찰의 갖은 회유와 협박에 시달렸음을 폭로했다. 결혼 7년만에 시험관 수정으로 얻은 소중한 아기였다고 한다. 갑자기 영화 괴물에서 변희봉의 대사가 생각났다. "...자식 잃은 짐승 입에서 나는 냄새를 맡아 본 적 있어? 속이 다 썩어문드러져서 나는 그 냄새는 십리 밖에서도 맡을 수 있어.."

 

집회를 마치고 포스코 본사 정문까지 행진을 시작했다. 포스코로 연결되는 다리를 건너기 위해 그동안 수많은 노동자들이 피를 흘려야했다. 마음에 각오를 단단히 하고 왔는데 어찌된 일인지 대열이 일사천리로 다리를 건넜다. 다리를 건너는 동안 전경은 커녕 전경버스 한 대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더니 어느덧 대열이 멈춘 곳을 보니 포스코 정문 앞이었다. 그런데 앗! 세상에 이런 일이...경찰이 이미 포스코 본사 정문 앞을 거대한 구조물로 완벽히 봉쇄해 놓은 상태였다. 너무나 두터운 철판으로 만들어진 구조물이었다. 결국 대열은 몸싸움 한 번 없이 그 자리에서 정리집회를 가졌다. 물론 비는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온 몸이 젖고 오래 걸어 피곤한 상태라 포항에서 저녁을 먹고 출발하였다. 금속연맹 전 부위원장님이 잘 아는 집을 함께 가셔서 맛있는 저녁밥을 사주셨다. 밥을 먹으면서 최근 포항지역의 분위기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집에 도착하니 새벽2시가 넘었다. 유기수 위원장님 면회를 못한 것이 아쉽지만 나름대로 정말 빡씬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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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1 23:14 2006/08/21 23:14

산이도 남자다?

from 아무그리나 2006/08/17 23:47

다음달 4일이면 첫 돌을 맞는 우리 산이는 인형보다는 막대기를 더 좋아한다. 정말 신기하게도 예쁜 인형들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대걸레 자루와 같은 막대기만 보면 환장을 한다. 아무도 산이에게 막대기를 강요하기 않았는데도 말이다.

여자아이를 키워보지 않아서 모르겠는데 이런게 남자 아이의 특성인가?

게다가 최근에는 꼬추를 만지는 버릇이 생겼다. 꼬추를 만지는 동안에는 표정도 멍하다. 이걸 1차 성징이라고 봐야하나?

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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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17 23:47 2006/08/17 23:47

매파와 비둘기파를 기계적으로 나누는 건 동의하기 어렵지만, 전체적인 큰 그림은 설득력있는 글이다. 물론 엔엘동지들은 북한의 미사일때문에 미국이 북한을 건드리지 못한다고 생각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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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전쟁이 북.미관계 좌우한다?

[시사저널 2006-08-17 10:20]    

<시사저널>은 앞으로 전개될 미사일 국면에 대해 단계별 시나리오를 제시한 바 있다(<시사저널> 875호 8월1일자 참조). 최근까지 국면은 미국 내 강경파, 즉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이 상황을 주도하고 국무부 등 협상파는 숨을 죽인 채, 강경파와 합창하는 시늉을 하는 단계에 해당한다.즉 네오콘 주도의 대북 압박이 어떻게 돼왔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과연 그들은 ‘압박’에 성공하고 있는 것일까.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실제로는 ‘속빈 강정’이요, 뭔가 잘못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얘기가 워싱턴 일각에서 솔솔 나오고 있다.

 

가장 중요한 중국과의 관계에서 차질이 빚어졌다는 것이다.대북 압박의 최우선 순위는 바로 중국을 포섭하는 일이었다.중국이 7월19일 유엔 결의안에 찬성한 여세를 몰아 미국과의 공조 체제를 계속 유지하게 만들 필요가 있었다.그러나 중국측은 미국과 북한 양측에 중국의 처지를 이미 밝혔다고 한다.즉 지난번 유엔 결의에 참여하는 일 같은 것은 한 번뿐이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다고 못 박았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한때 중국은행 마카오 지점의 북한 계좌가 동결되고 미국 영사관에 진입한 탈북자들이 수월하게 미국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면서, 중국이 진짜 ‘약 먹었는지’ 모른다는 얘기도 나왔으나, 그건 별개라는 게 워싱턴 내부의 냉정한 시각이다.그것은 미국에 대한 협조 차원이 아니라, 북한과의 양자 관계에서 서로 처리할 일이 있어 힘을 좀 과시한 거란 얘기다.즉 미사일 발사를 전후해 북·중 양국 수뇌부 사이에 감정적 대립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고, 형님 노릇하고 싶은 중국에 북한이 호락호락하지 않아 뭔가를 좀 보여줘야 했다.그러나 언제까지나 싸울 생각은 아니고, 적당한 계기를 보아 양자 관계를 다시 복원하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그런 면에서 북한의 홍수 피해는 하늘이 준 기회다.올해 9월쯤 중국이 홍수를 명분으로, 대담한 지원을 할 가능성이 높고 그것을 신호탄으로 봉합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워싱턴 일각에서는 보고 있다.네오콘으로서는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될 가능성이 높다.더구나 한국의 최근 태도 역시 그들을 ‘어안이 벙벙하게’ 만든다고 한다.대북 지원마저 ‘자주적으로’ 중단하겠다고 하더니, 북한 수해를 핑계로 어느새 슬그머니 제자리로 가고 있는 것이다.

 

네오콘의 압박 작전이 한 달이 채 안 돼 한계와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얘기다.그러자 네오콘의 기세에 숨을 죽인 채, 합창을 하는 체 해온 국무부 협상파들이 서서히 ‘어정쩡한 자세’로 바꾸어갔다.사실 요즘 미국 국무부나 국방부는 모두 중동 문제 때문에 정신이 없고, 그나마 대북 문제를 붙들고 있는 것은 스튜어트 레비 차관이 이끄는 재무부 팀뿐이다.그런데 그 재무부 팀이 고심 끝에 끄집어낸 대북 압박안이란 게 고작, 클린턴 시대 완화되기 이전의 대북 제재로 돌아간다는 것인데, 최근 국무부 대변인은 이마저도 ‘국무부 차원에서 검토한 바 없다’고 발을 빼버렸다.

 

최근의 미국 내부 정세, 즉 이라크 전쟁을 지지했다는 이유만으로 한때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잘나가던 3선의 조지프 리버먼 상원의원이 당내 예비선거에서조차 낙마하는 수모를 겪었고, 지난 3일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는 힐러리 상원의원이 럼스펠드 장관에게 이라크 전쟁 실패의 책임을 지고 퇴진할 것을 요구하는 이례적인 정세 속에서, 사실 북한 문제는 거의 실종되다시피 했다고 할 수 있다.북한 문제를 참견하기에 앞서, 자칫 잘못하면 국가 파멸의 위기로까지 내몰릴 미국의 운명을 먼저 걱정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한 재미동포 학자는 “50여 년 이상 미국에서 살았지만 오늘날처럼 미국 사회가 혼란스럽고 위태롭게 느껴지기도 처음이다”라며 미국이 ‘위기 중의 위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쌍둥이 적자니 빈부 양극화니 산업 공동화 같은 얘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니 차치하고, 수렁에 빠진 이라크 전쟁, 그리고 그것도 모자라 미국을 이란 시리아 등 중동의 반이스라엘 나라들과의 확전으로 몰아가고 있는 미국 네오콘 및 이스라엘의 리쿠드 우익의 공모로 인해, 뻔히 예상되는 파멸의 길로 계속 빨려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다.

이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제3차 세계대전’이라고까지 언급되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의 배경, 그 연장선에서 지난 8월9일 이스라엘 내각이 레바논 남부에 대한 지상전을 한 달 이상 더 지속하기로 결정한 의미, 9월 초쯤 전개될지도 모를 미국-이란 간 원자력 개발을 둘러싼 격돌 가능성 등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약 한 달째 계속돼온 레바논 내 헤즈볼라에 대한 이스라엘 군의 무차별 공격의 배경. 보통은 지난 7월12일 헤즈볼라측이 먼저 이스라엘 군을 공격해 병사 두 명을 포로로 잡은 데서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한다.그러나 이는 유대인들의 로비에 좌우되는 서방 언론들의 교묘한 선전일 뿐이다.그 이면에는 훨씬 복잡한 내막이 있다.이 사건의 배경을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 5월부터 이스라엘의 현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 정부와 미국 국무부가 중동 문제를 안정화시키기 위해 전개하려 했던 일련의 현실주의적 정책들이 존재하고, 또한 그것을 파탄 내고 이라크 전쟁을 이란까지로 확대하려는 이스라엘의 강경파인 리쿠드 우익과 그들의 동지인 미국 네오콘의 공모 및 쿠데타, 의도적인 도발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스라엘의 현 국가 수반인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는 지난 2004년 말, 강경파에서 현실주의자로 전환한 샤론 전 총리의 정치적 후계자이다.그는 미국 네오콘과 이스라엘의 리쿠드 우익이 주도한 이라크 전쟁으로 이스라엘의 안보가 오히려 위태로워졌다는 판단하에 나름대로 아랍 국가에 화해 조처를 취하기 시작한다.즉 여름께부터 그동안 이스라엘이 차지해온 요르단 강 서안의 거주지에서 철수하겠다고 지난 5월 전격 발표했던 것이다.이와 함께 5월 말에는 미국 국무부가 라이스 장관의 주도하에 이란과 직접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천명하기도 했다.EU(유럽연합)와 중국, 러시아가 이란과 벌이고 있는 핵 협상에 미국이 동참하는 형식을 통한 것이지만, 지난 1979년의 미국 대사관 인질 사건 이후 27년 만에 처음으로 직접 대화 의지를 밝혔다는 점에서 매우 주목할 만한 사건이다.

 

미국과 이스라엘 내의 현실주의자들에 의해 동시에 전개된 상황 변화는 네오콘-리쿠드 우익 연합에 위기감을 조성했다.유대 민족주의를 한 뿌리로 하는 이들은 지난 1990년대부터,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해서는 중동 민주화라는 미명하에 미국의 압도적 힘을 이용해 주변의 위협 세력을 제압하고 정권 교체를 단행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모았고, 9·11 태러 직후 이라크 전쟁에서 그 첫발을 대디뎠다.

그런데 후세인을 때려잡은 데까지는 성공했으나 그보다 훨씬 강력한 이란에서 마흐무드 아흐마디 네자드라는, 더욱 위험한 인물이 정권을 잡았고 바야흐로 국제적 공인까지 받을지 모르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미군마저 앞으로 이라크에서 철수해버리면 이스라엘은 적개심에 불타는 아랍 국가들에 둘러싸여 국가적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한 것이다.따라서 방법은 하나, 미국과 이스라엘에서 전개되는 현실주의 정책을 파탄 내고, 미국을 어떻게 해서든 이란과의 전쟁으로 끌어들여 정권 교체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바로 이런 배경하에,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군을 공격하기 한 달 전인 6월10일 이스라엘 군내의 우익들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휴양지에 대포를 쏴 여덟 명을 살상해,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인 하마스나 레바논의 헤즈볼라가 공격을 해오도록 유도한 뒤, 이를 빌미로 대대적인 보복 공격을 자행하는 전통적인 수법을 썼다.또한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측은 헤즈볼라의 배후에 이란과 시리아가 있다는 점을 계속 선전해가면서, 기회를 보아 시리아 쪽으로 전선을 확대해나감으로써 이란의 참전을 유도하고, 이스라엘이 고전하는 모습을 연출하여 미국이 자동 개입하게 만든다는 전략이다.

 

지난 9일 이스라엘 내각의 지상전 확대 결정이야말로 이같은 전략적 의도를 거의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당시 결정 내용의 핵심은 지상전을 앞으로 한 달 이상 지속하겠다는 데 있다.최소한 9월 중순까지는 전쟁을 멈추지 않겠다는 얘기이다.그런데 그때쯤 되면 이란의 핵 개발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이란 관계가 첨예한 대치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지난 7월31일 EU와 중국 러시아 등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거쳐 이란에 대해 민간용 원자력 개발을 8월 말까지 중단하라고 촉구했으나 이란은 이를 즉각 거부해버렸다.따라서 8월 말 이후가 되면 미국은 유엔 차원이든 아니면 단독이든 이란에 대한 제재 조처에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바로 이런 시점에 이스라엘이 전선을 시리아 이란으로 확대해나간다면 미국 내의 네오콘들이 이란의 군사적 응징을 주장하며 목청을 돋울 경우 까딱 잘못하면 미국 역시 확전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진다.이라크의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이란과 전쟁까지 벌이면 미국은 사상 초유의 국가적 위기를 맞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마디로 북한 문제는 더욱더 관심권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높고, 북한은 관심을 끌기 위해서라도 9·9절이나 10월10월 당 창건 기념일을 전후해 2차 미사일 발사 카드를 꺼내들지도 모른다.그러면 대 이란 결전을 앞둔 미국은 매우 난처해진다.그래서 최근 은밀하게 이런 얘기가 나돈다.미국이 중국에 부탁하고 있는 것은 중국의 대북 제재 동참이 아니라, 북한의 2차 미사일 발사만은 제발 막아달라는 것이라는 얘기다.9월이 되면, 이란 문제뿐 아니라 북한 문제 역시 중대 고비를 맞게 될 전망이다.

 

남문희 전문기자(bulgot@sisa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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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17 11:34 2006/08/17 11:34

콘스탄트 가드너

from 아무그리나 2006/08/17 00:22

영상이 참 아름다우면서도 아프리카의 잔혹한 현실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 영화. 남녀 주인공도 너무 멋지고 예쁘다. 특히 레이첼 바이즈. 미이라 같은 영화만 찍는 줄 알았더니 '에너미 앳 더 게이트'에 이어 이런 심각한 영화에도 출연할 줄이야. 레이첼 짱이야!

 

아래는 'nkino'에 실린 김건우 기자의 영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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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는 더 이상 '동물의 왕국'도 아니고 '지상 최후의 낙원'도 아니다. 이제 사람들은 '아프리카' 하면 굶주림과 에이즈를 떠올린다. 남아프리카의 경우 인구 4,270만 명 가운데 약 15%가량인 600만 명이 에이즈를 앓고 있고, 통계상으로 성인 4명 중 1명이 에이즈에 걸려 있다. 에이즈로 부모를 잃은 고아가 전 세계 1,300만 명인데 그 중 1,200만 명이 아프리카에 산다. 아프리카가 점점 '죽음의 땅'으로 변해가는 것이다. <콘스탄트 가드너 The Constant Gardener>는 이같은 아프리카의 현실을 이용하려는 강대국 제약회사들의 야심을 정면으로 다룬 작품이다.

<콘스탄트 가드너>는 존 르 카레의 2004년 원작 [성실한 정원사]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영화는 외교관 저스틴(레이프 파인즈)이 아내 테사(레이첼 바이즈)의 죽음을 둘러싼 비밀의 단서를 찾아가면서 알게 되는 거대 제약회사와 정부 간의 불법실험과 음모를 추적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는 취미가 화단 꾸미기일 정도로 세상에 큰 관심 없었던 저스틴이 목숨 걸고 문제 해결에 나설 수밖에 없는 현실에 주목한다. 연출을 맡은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이 담아낸 아프리카는 경제적으로 궁핍한 존재일 뿐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먹는 약이 어떤 것인지 알지도, 궁금해하지도 않은 채 묵묵히 식량을 주는 그들에게 고마워한다. <시티 오브 갓 City of God>으로 데뷔한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은 전작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이번에도 관객에게 감동을 주기 위한 에피소드를 나열하기보다는 마치 다큐멘터리를 찍는 것처럼 카메라를 들이댄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단순히 아프리카의 비참한 현실을 보여주는 영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남녀의 사랑을 둘러싼 멜로드라마를 통해 관객들에게 현실의 이미지를 더욱 강렬하게 심어준다는 것이다. 케냐와 나이로비의 아름다운 풍광 그리고 2006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에 빛나는 레이첼 바이즈의 연기. 그것은 레이프 파인즈가 지키고자 했던 진실을 넘어선 사랑의 힘에 대한 당위성을 심어준다. 특히 후반부에 등장하는 레이프 파인즈의 “테사는 나의 집이었어요. 난 돌아갈 집이 없어요”라는 대사는 현실에서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그리고 그것을 넘어선 사랑의 위대함을 알려주고 있다.


아카데미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레이첼 바이즈의 미소가 케냐의 풍광과 어우러져 정말 아름답다. 알려지지 않은 아프리카의 비참한 현실에 좀 더 쉽게 다가가게 해주는 것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다.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의 촬영 기법은 관객들에게 부담감을 줄 수도 있다. 물론 <시티 오브 갓>에 비해 멜로 코드가 삽입됨으로써 가벼워졌지만 무거운 것은 여전하다. 전작과 흡사한 다큐멘터리 촬영 기법도 <시티 오브 갓>을 본 관객에게는 식상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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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17 00:22 2006/08/17 00:22

브이 포 벤데타

from 아무그리나 2006/08/16 23:54

 

개봉관에서 보고 싶었는데 아차 하는 사이에 내려가버린 영화.

매트릭스의 워쇼스키 형제가 만든 '혁명'영화.

할리우드의 진정한 힘은 이런 영화를 버젓이 만들고 흥행도 한다는 것.

원작은 영국의 대처정부를 돌려서 비판했다는데 영화는 부시정부를 겨냥했다는 것이 분명함.

체제가 만들어낸 괴물이 결국 체제를 무너뜨리게 된다는 전형적인 서구식 세계관에 입각한 영화. (프랑케슈타인 이후 이런 줄거리는 하나의 흐름이 된 것 같다.)

그리고 미녀와 야수 또는 오페라의 유령 같은 로맨스도 끼어있다.

그래도 테러와의 전쟁 부르짖음 속에 점점 전체주의화되어가는 오늘날 이 영화는 현실성이라는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영국 의사당이 폭파되는 마지막 장면은 쇼킹하면서 후련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혁명이 이렇게 낭만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명대사 감상

 

(악당 크리디에게 총을 수십발 맞은 V가 죽지 않자)

 

크리디 : 왜 죽지를 않는 거지?

 

V : 이 마스크 뒤에는 살점 이상의 것이 있소. 이 마스크의 뒤에는 신념이 있소, 크리디씨. 그리고 신념이라는 것은 총알로 죽일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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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16 23:54 2006/08/16 2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