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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를 묻다!

어제 당진에 갔다가 오늘 돌아왔다. 안양역 터미널에서 내려 길을 건너려고 횡단보도 앞에 섰다. 비둘기들이 한무리다. 도시에 사는 비둘기들은 차소리에도 사람소리에도 별로 반응하지 않는 걸 보니 많이 둔감해졌나보다. 아님 이렇게 사는것에 익숙해졌던가.. 그렇게 그렇게 비둘기들을 지켜보며 신호를 기다리는데 승용차 한대가 슝~~ 달렸다. 그리고 비둘기 한마리를 치었다. 팔딱거리던 비둘기가 피를 흘렸다. 신호가 바뀌었고, 난 비둘기 앞으로 가 순간을 서있었다.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들렸고 모두 흩어졌다. 이렇게 두다간 비둘기가 완전히 뭉개질것 같았다. 신문을 주웠고, 차들을 세웠고, 쓰러진 비둘기를 신문에 올려 안았다. 그리고 나서 그 녀석이 눈을 감았다. 내가 비둘기의 임종을 보았다. 집으로 돌아와 난 뒷산으로 죽은 비둘기를 데리고 가서 땅속에 묻어주었다. 다시는 도시에 태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봄햇살에 흙이 따뜻해서인지 비둘기 무덤을 양 손으로 폭 덥고 있는데 온기가 올라왔다. 마치 살아있는 몸이 뿜는 따스함처럼...

 

난 눈을 감는 순간을 처음보았다. 사람도 동물도... 죽은 사람을 본적은 있고, 죽은 동물을 본적은 있지만 죽음을 맞이하는 그 순간은 처음이었다. 그 처음이 비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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