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귀차니스트 족..

모처럼 친구와 밖에서 점심을 먹었다..

오늘처럼 날씨 좋은 날엔 도시락을 싸와서 야외에서 먹으면 더더욱 좋았겠지마는...그럴만한 마음의 여유도 없고 웬만하면 시간좀 벌어 보자는 심산으로 점심은 중국집 수타 짜장으로 떼웠다. 그걸 먹고 시내 한복판 남산 한옥 마을을 돌었다. 처음 가본 그 곳...주변 샐러리맨들의 여지 없는 휴식처이겠지..나는 과일을 좋아한다는 친구 생각이 나서 딸기를 도시락 밥통에 싸가지고 나갔다. 새콤한 딸기를 먹으면서 비로서 봄이 왔음을 인정! 햇볕이 따사로운것도 이제서야 인정!

 

사람의 심리란게 그런것 같다. 비로서 마음에서 생기는 여유가 있어야 느낄 수 있다는 것.. 한겨울 매서운 겨울 바람이 지나고 성큼 봄이 왔음을 이제서야 '느끼게'되었다는건 봄이 라는게, 그토록 낭만적인(?)가을 이라는것도 달력만으로, 혹은 숫자로, 머리로 오는건 더더욱 아니라는 거...

 

과일을 좋아한다는 얘기를 하면서 갑자기 우리집 냉장고 속에 싱싱함을 점점 잃어가는 사과며 배들이 떠올랐다. 과일이 썩어 가고 있어...왜? 깎는게 귀찮아서..밥 숟갈 드는것 조차 귀찮아서 밥도 제때에 안먹고 있는데 과일 깎아 먹을 정신이 있겠니? 너도 말이야 과일 누가 깎아주지 않으면 안먹지? 엉! 맞어. 나도 누가 깎아 주기만 하면 저렇게 냉장고에 과일이 썩어 가도록 남겨두지 않을거야. 마저마저~

 

가만히 생각해보니 정말 어느 것 하나 다른이의 힘을 빌고서야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나쁜 습성은 여전히 잠재 되어있나보다. 누군가의 '수고'가 나의 행복이 될수도 있지만 그 수고에 대해 수고라고 느끼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 밥먹고 과일 한조각 입에 넣는것도 (나의 기준으로는)엄청난 수고인데...저절로 내 앞에 놓여 있기를 바라는 못된 마음. 늘 그 마음을 품고 살면서 드러내지 않을 뿐이라니...챙피한 일이다.. 그러니 깎아 먹기 싫으면 과일을 사다놓지 말던가..애꿎은 과일만 무슨 죄인가?

 

한번은 희연이가 그러더라..

 

"나한테 병이 하나 있어."

"그게 뭔데??"



"귀차니스트 병!"

 

OTL

(이래서 피는 못속인다는 말이 있는건가?? 으.....)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