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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schua님의 [좋은 남자 싫다. 좋은 사람이 좋다.] 에 관련된 글.

관련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지만, 내가 막 생각하고 있던 고민하고 비슷한것 같아서 그냥 트랙백을 건다.. 결론 부터 말하자면, '평균적인 삶은 = 유령'이라는 말에 백만배 공감하고 표를 던지는 것으로 출발하면서...

 

이분법적 사고에 특별한 기질을 가지고 있는 나는 여기서도 어김없이 그 분석법을 사용하게 될 것같다. 평균이라는 기준과 그렇지 않은 것 그리고 모두가 원하는 삶이란 무엇일까? 라는 어설픈 질문 속에서 이 문제는 좀 복잡하게 해석 되어진다.  내가 지향하는 삶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아직 명확하지 않은 속에서 무엇을 고민하고 무엇을 판단해야 하는지...정말로 어떻게 그것을 표현해야 하는지 적당한 수식어가 생각나지 않는다.

 

나는 요즘 슬프다. 그것도 아주 많이.. 언제나 그렇지만 기분이란게 특별한 변동 사항이 있지 않고서는 큰 변화가 없는것 같다.  내가 벌여 놓은 일들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할때 그리고 기분에 이끌려 다른것으로 빠져 버릴때 그로 인해 나타나는 결과들에 대해서 나는 늘 갈팡질팡하고 있다. 나 혼자 갈팡질팡 하는 것까지는 그렇다고 칠 수 있는데 사람 사는 일이 그렇지 않다는 거다. 언제나 '누군가'를 통해 모든 동기와 결과까지 발생하기 일쑤니까. 누군가라는 것은 가까이에도 있고 멀리에도 있다. 결과적으로 내 옆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일이 생겼을 때 나는 당황스럽다. 나 때문에 안생겨도 되는 일이 생겼고 나 때문에 누군가는 상처를 입는구나.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잠들어 있는 동거인을 보면 가끔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다 나 같은 사람을 만나서 마음 편하게 사는 날보다 불편하게 사는 날이 더 많을까? 라는 자의식에서 부터 출발해 나의 모든 생각과 행위가 늘 가슴한켠에 불안정한 대기구조를 형성하고 있듯이 마음이 가볍지가 않다.

 

문뜩, 가볍지 않은 대기구조라 함은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편하게 하려는 생각이 있다면 줄어들지 모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근데 나는 그게 왜그렇게 마음먹은대로 안될까?  '너는 늘 유아기적 사고에 빠져서 자기 콘트롤 하나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야.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니?' 라는 소리는 수백 수천번이나 듣고 살면서도 왜 내가 저런 소리를 들으면서 살아야 되나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는것 같다. 즉, 나는 나대로의 삶의 기준이 있고 그것이 평균적이냐 아니냐는 걸로 재단 당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 그러나 안좋은 결과가 발생했을때 그제서야 비로서 내가 싫어지면서 후회하기도 하고 자학하는 버릇을 가지고 있다. 이건 죽을때 까지 못버릴것 같아서 겁이 난다.

 

언제나 얘기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내 곁을 떠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사람을 믿고 사람을 만난다. 너무 쉽게 사람을 믿고, 그리고 의지하고 싶어 하는 나를 보면서 나에게 어떤 문제가 있을거라고 추측해보기도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언젠가 나에게 말했던 누군가의 말이 갑자기 생각났다. '당신은 애정결핍이 있는것 같아요..' 아뿔싸! 한번도 내가 그런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으리라고는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그 말을 듣고 보니 전혀 신빙성이 없는것 같지는 않다.  그 말을 친구에게 해 주었더니 예리한 분석이라고 하면서 그말에 전적으로 공감하는 눈치다.

 

과연 나는 애정결핍에 걸린걸까?  끊임 없이 반복되는 애정, 애증, 이별 그리고 순간의 욕구까지.. 그 속에서 자유롭지 못한 나는 과연 언제쯤 평온을 찾을 수 있을까?  이렇게 복잡한 심경에 처해 있는데 슈아의 글에 나루가 덧글 달았던 평균적인 삶은 유령이라는 말이 가슴에 비수처럼 꽂히면서 오늘 나를 위로해 주었다.  제대로 못살지만 사는 데 까지는 멋대로 살아보자.  온 가슴이 걸레처럼 너덜거리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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