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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쾌락..

제목한번 거창하군...메일을 확인하러 포털에 들렀다가 눈에 확! 들어 오는 기사를 발견, 담배에 관한 썰...'왜 담배를 쉽게 못 끊을까'에 관한 얘기와 (내 맘대로 해석하자면)역시 담배에도 정치성이 묻어 난다는걸 지울 수가 없다는 거...

 

금연을 권장하는 많은 논리에는 그저 건강에 좋지 않은 기호식품일 뿐이며, 인간에게 백해무익하다는 의학적인 논리로만 다가가고 있어 많은 설득력을 떨어 뜨린다.  좀 더 깊이 있고 공감대를 얻으면서 금연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거기서 말하는 건강이 어떤 '건장'이냐에 촛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담배 한개피 피우면서 수명이 줄어 드는것은 수치로나 과학적으로 증명 할 수 있지만, 그러한 물리적인 측정단위와 무관하게 정신적인 압박이나 끊어야 한다는 스트레스에 대해서는 간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이것은 더욱 정신건강에 해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심지어, 그 글에서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기도 했다. "전투를 앞둔 병사들이 피우는 담배 한대는 너무 황홀한 순간이며 경제적으로 고통받는 자들이 빨아들이는 니코틴은 위로와 불안으로부터의 해소와 초조함을 제거해주는 물질이다." 라고...

 

다시 말하면 담배 한개피가 가져다 주는 많은 위안들은 그것이 가져다 주는 많은 폐해를 능가하는  충분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이다.   실제로, 그 글을 쓴 사람이 공항에서 비행기 탑승전에 많은 사람들이 흡연실에 있는걸 보고 자기도 모르게 강렬한 흡연 욕구에 이끌려 (현재는 비흡연가 였음에도 불구하고) 한대를 피웠단다.. 그 마지막 담배 한대 속에는 만약에 비행기가 추락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깔려 있었으니까...  

 

나는 저 부분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특별히 담배를 끊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서 인지 모르지만, 내가 지금 피우는 담배 한대가 비록 나의 육신을 갉아 먹고 있다손 치더라도 그 한모금 한모금으로부터 받는 '위안'내지는 적절한 '카타르시스'는 다른 어떤 것으로부터도 받을 수 없는 '쾌락'이기도 하니까...조금 오바해서 말하자면, 이것은 '고통의 쾌락'이라고 불리울만 하다.  심지어 나는 유난히 자의식에 많이 빠져있는것 같다. 스스로를 가만히 놔두지 않고 있다는 말이나 다름 없다. 거기다가 불을 보듯 뻔히 보이는 결과에 대해서도 너무 앞뒤 없이 덤비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순간순간 흘리는 피는 차라리 헌혈을 하는게 훨씬 나을 만큼 허무하기도 하다.  정말로 나는 이 고통을 즐기고 있는걸까? 돌아서서 생각해보면 웃음 밖에 나지 않는다.  나는 왜 이렇게 생겨먹은 걸까?? 

 

역설적이게도 인간은 무언가의 금기사항에 대해서는 더욱 강하게 반발하면서 분출되는 욕구가 있다고 한다.  인간의 저 깊은 심연에 깔린 어둠, 그리고 그 고통의 쾌락은 쓰디쓴 니코틴의 마력을 이기지 못하는 것처럼 늘 가슴 한켠에 굳건히 자리 잡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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