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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동안 겨울날씨같지 않게 따뜻하다. 마침 이렇게 따뜻한 겨울에 후배가 멀리서 놀러오니 반갑다.
어제저녁에 내려온 후배에게, 춘천에서 보여줄게 무엇이 있을까.. 하고 열심히 고민하고 있던차에... 아침에 창문을 여니 겨울나무 가지마다 흰꽃송이들이 눈꽃보다도 섬세하고 부드럽고, 가녀린 모습을 하고 서있다. 흰눈속에 푹빠지지는 않았을지라도 아직 채 걷히지 않은 안개, 그속에서 은빛꽃을 피우고 있는 겨울나무들이 너무 아름답지 않은가?
소양강쪽으로 달리던 중에 택시 아저씨께서 밤안개가 새벽녁에 만들어낸 꽃이라고 "안개꽃"이라고 명명하시는 바람에 나도 "안개꽃"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나무이파리 하나 없는 활엽수 가지위에 핀 안개꽃은 그야말로 은빛 찬란한 가지들로 변했고, 억새풀에 핀 안개꽃은 메마른 가지가 다시 살아난 듯 아름답다. 소나무가지에 핀 안개꽃은 청렴한 소나무의 기개를 그대로 살려주는 조명과도 같다.
아름다운 겨울아침.. 이 아침이 질세라 우리는 부지런히 또 청평사를 다녀왔다.
청평사의 독경소리를 들으면서 독서삼매에 빠진 후배..
역시나 돌아오는 길에 안개꽃은 없었다. 겨울에 모처럼 따스하게 내려쬐던 햇빛이 다 가져가 버렸다..
이 아름다운 꽃은 한적한 물가에 사는 사람들만이 볼 수 있는 혜택이던가?
오랜만에 즐거운 겨울소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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