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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살다가 가끔 생각나는 고향집같다

105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13/12/12
    눈꽃송이시
    봄-1
  2. 2012/10/28
    귀천 - 천상병
    봄-1
  3. 2012/08/06
    달맞이꽃(1)
    봄-1
  4. 2012/07/17
    맨드라미꽃
    봄-1
  5. 2012/07/16
    엄마와 월악산(1)
    봄-1
  6. 2012/07/16
    엄마와 절(1)
    봄-1
  7. 2012/05/13
    아카시아꽃
    봄-1
  8. 2012/05/08
    변덕스러운 여름날에(2)
    봄-1
  9. 2012/04/24
    일단 계획한 일은(1)
    봄-1
  10. 2012/04/17
    봄-1

눈꽃송이시

눈꽃송이

 글: 손미아

한참 인터넷 글자놀이에 눈이 뻑뻑해져서

고개를 드는 순간

날아든 솜사탕들

보기만해도 달콤하다.

창문을 향해 혀를 내밀어 본다.

잡아도 잡혀지지 않는 눈!!

소리없이 내리는 눈은 나에게

왜 사는가? 묻는다.

우주와 나의 일상의 간극은

왜 이리도 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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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천 - 천상병

귀천 

 

천상병 시인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 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 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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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꽃

 

                                              달맞이꽃

 

                                                                                                       손미아

 

아침에 축 늘어져 있는 달맞이꽃을 안쓰러워하지 않는다.

 

밤에 얼마나 아름다운 향연이 있었는지를

 

한번이라도 본 사람은

 

 

 

달빛을 닮고 싶어 달맞이 꽃이 되었다.

 

달빛을 따라서 길거리에 달이 되었다.

 

달맞이 꽃에 비추인 달은

 

지나가는 행인의 어둠에 떠는 무서움과 두려움도 달랜다.

 

충만한 사랑이 베푸는 향연이다.

 

 

 

밤에 달빛을 따라 피어나는 달맞이꽃은

 

달을 바라보고 환한 웃음을 보내며

 

사랑을 노래한다.

 

 

 

날이 밝으면 쓰러질 운명조차 사랑하는가? 

 

달맞이꽃은

 

달빛을 바라면서

 

어느새

 

달이 되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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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드라미꽃

[예전에 쓴 글임]

 

                                                                                  맨드라미꽃

 

내가 일하는 곳 5층엔 옥상이 있다. 옥상에 화분을 갔다놓고 맨드라미 꽃씨를 길가에서 받아다가 뿌렸다. 언젠가 강원도에 계시는 한 분이 맨드라미꽃으로 떡을 해먹는다는 말을 듣고는 한번 맨드라미떡을 해먹고 싶어서 몇년째 꽃씨를 뿌리는데, 떡은 한번도 못해먹고 꽃씨만 받아두었다가 다음 해에 뿌리곤 한다. 

 

올해에는 꽃씨를 비교적 소복히 뿌렸는데도 처음에는 맨드라미가 세포기만 크게 웃자라서 저는 나머지 꽃씨는 다 봄에 왔던 비바람에 날라갔나? 했더니, 좀 있으니, 화분 가득이 빽빽하게 조그만 맨드라미들이 낑겨서 나오기 시작했다.

 

매우 웃자란 세포기의 맨드라미의 그늘에서 가느당당하게 낑겨있는 작은 맨드라미풀이 가엽고 처량했다. 세포기는 벌써 진분홍 꽃까지 피웠는데, 말라깽이 가느당당한 나머지 풀들은 그저 살아갈수나 있을 지 생존이 염려스러운 놈들이다. 마치 인간세상의 생산관계를 보듯이, 소외하는 자와 소외당하는 자들이 있는 인간사회를 보는 것 같아서 기분이 별로다.

 

오늘 내일사이에 빨리 작은 맨드라미 포기들을 학교 운동장근처의 너른 들판에 옮겨심어서 해방시켜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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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월악산

엄마는 1099나 되는 월악산 정상에 올랐던 적이 있다. 그것도 한 겨울에 흰 운동화만 신고 말이다.

 

어렷을적에 나는 산에 오르는 것을 무척 좋아했다. 어느 한 겨울에 방학이라 충주에 내려온 나는 충주에 있는 친구들과 산에 가기로 했는데, 날씨가 너무 춥고 눈이 와서 그런지 모두들 안가겠다고 하면서 나오질 않았다. 나는 그래도 산에 꼭 가야겠다는 성미에 급기야 엄마에게 같이 가자고 졸랐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엄마와 나는 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눈이 온 산인데도 무슨 생각으로 운동화를 신고 올랐을까? 아니 그 당시에는 등산화 하나 없어서 그냥 운동화를 신고 갈 수 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마애불까지만 가기로 했지만, 엄마는 내가 언제 또 와보겠냐?면서 딸덕에 산에도 오르게 되었다고 하시며 기어이 정상을 향해 한발을 내딛었던 것 같다. 그때 사진기도 하나 없이 올라갔다 내려왔던 것이 좀 아쉽다..

 

간신히 정상까지 올랐으나 내려가는 것은 더 문제였다. 응달에 눈이 쌓여서 운동화로는 도저히 미끄러워서 내려갈 수 없었던 것이다.

 

그때 엄마가 하신 것은 그냥 눈위에 주저앉아서 눈을 타고 내려가는 것이었다. 나도 그렇게 따라할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두 모녀는 월악산 눈쌓인 계곡을 그대로 주저앉아 엉덩이를 땅에 붙이고 미끄러지면서 내려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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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절

엄마는 아주 젊으셨을때부터 절에 다니셨다. 엄마는 정말 절하러 절에 다니신 것 같다. 나는 엄마를 따라서 절에 가서 정말 절을 많이 했다.

 

충주에서 버스를 타고 신니면 방향으로 한참을 가면, 버스는 이내 넓은 논들 사이에 단 하나의 길인 신작로위에 우리를 내려놓고 휑하니 가버렸다.

 

떡을 하셨는지 쌀을 가지고 가셨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엄마는 머리에 큰 광주리를 이고 앞장서서 산길을 걷기 시작한다. 절은 산꼭대기에 있어서 꼬박 몇시간을 걷는지 모를 정도로 많이 걸었다.

 

얼마를 걸어올라갔는지 모를 정도로 올라갔을 때 내 앞에 나타난 절은 매우 실망스럽게도 허름한 절이었다. 스님도 머리도 대충 깎으시고 가족들도 거느리시고 계신 그런 절.. 그 절 꼭대기에는 산신당과 칠성당이 있었다. 칠성당에는 호랑이와 신선이 서 있을 뿐 다른 것은 없었다.

 

엄마는 꼭 이 칠성당에 들어가셔서 절을 하셨다. 나는 엄마 옆에서 따라서 절을 했다. 나는 절욕심도 많아서 엄마가 하는대로 그대로 따라했다.

 

나는 이후에 학교에서 역사를 배우면서 그것이 샤마니즘 토테미즘 이라는 토속신앙이었던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 당시 나는 학교들어가기 전이라 왜 호랑이에게 절을 해야하는가?하고 매우 궁금했었다.

 

절을 마치고 나왔을 때 엄마가 큰오빠의 이름을 걸어서 기왓장에 시주를 하셨던것을 기억한다. 엄마는 큰오빠만 잘되면 다 잘된다고 생각하셨을 것이다. 마치 당신이 어릴적에 장남만 잘되면 다 잘되는줄 알고 딸들에게는 공부를 하나도 안가르쳤다는 당신의 아버지를 무심결에 따라하고 계셨던 것이다.

 

엄마가 이렇게 큰오빠를 끔찍히 여겼다는 것은 아마 나만이 알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나는 지금도 오빠를 만나면 이 이야기를 해주어야지 (내가 증인이니까), 엄마가 얼마나 큰오빠를 끔찍하게 여겼는지......하면서도 매번 잊어버리는 터라 오빠에게 아직도 이야기를 하지 못한채 산다.

 

엄마가 오빠를 끔찍히 여겼던 것으로 기억나는 일이 또 하나 있다. 충주 역전동에 살 때다. 큰 오빠가 서울에 직장다니고 있을 때 위가 안좋다고 하니, 엄마는 제천에서 결혼하여 살고 있는 유태언니네 집에 나를 데리고 가서 야산과 들에 있는 쑥과 익모초를 뜯었다. 나도 익모초와 쑥을 뜯느라 애먹었다. 엄마는 한여름에도 불구하고 이 쑥과 익모초를  다리고 다려서 조총처럼 만들어서 오빠에게 주었다. 매우 썼던 그 약을 오빠는 다먹었을까?

 

나는 엄마의 큰아들에 대한 지극한 정성을 질투하지는 않았다. 다만, 나는 내혼자 꿋꿋하게 서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때 내가 몰랐던 것은 엄마는 모든 자식들에게 그렇게 하였다는 것이다.

 

이렇게, 엄마와 나는 저녁무렵에 절을 내려왔다. 나는 그때 절밥이 맛있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여닐곱살 이었던 내가 지금도 어렴풋이 기억하는 것은 새파란 하늘과 절 아래로 물이 흐렀던 것 그리고 우물근처에 핀 보라색 꽃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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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아꽃

 

 

                                                     아카시아꽃

 

                                                                                                  글: 손미아

 

열어놓은 창문으로 아카시아 꽃향기가 향긋하게 들어온다.

 

아름다움을 보거나 느낄때 사람들은 어떤 모습을 하는가?

 

나는 입가에 웃음이 나온다.

 

미소가 절로 나온다.

 

참으로 오늘 아카시아 꽃은 나를 기쁘게 해주었다.

 

오늘은 아카시아 꽃에게 감사^^

 

아카시아 꽃을 먹어보았는가?

 

궁황기때 밥대신 먹었다던 아카시아 꽃

 

어렸을 적에 꽃을 따서 양손에 들고 동네 길목을 마구 달려본 적이 있는가?

 

나는 있다^^

 

어떤 이는 꽃을 말려서 차를 만들어 먹는다고 했다.

 

그러고 보면 아카시아 꽃이 인간과 접하는 부분이 참 많다.

 

우리는 아카시아 꽃을 따먹고, 꿀을 따먹고, 차까지 끓여먹으면서 아카시아 꽃을 비난해오지는 않았는지?

 

미국에서 온 꽃이라고, 미제에 의해 식민지 전 국토에 뿌려진 아귀같은 꽃이라고...

 

뿌리를 뻗으면 주변의 나무들을 다 죽이는 고약한 나무라고......

 

언제부터인가 자연에 대해 인간의 마음이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을 저어하게 되었다.

 

그것은 얼마나 인간의 좁은 소견인가?

 

아카시아는 아카시아 나름대로 살아갈 이유가 있다.

 

나는 오늘 아카시아가 아름다운 향기로 내게 말을 걸어오는 그 순간을 그냥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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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덕스러운 여름날에

                                 사랑을 하는 사람은 변덕스러운 여름날에
 

 

 

                                    A lover may bestride the gossamer
                                    That idles in the wanton summer air,
                                    And yet not fall; so light is vanity.

                                
                                                                             (Romeo and Juliet 2.6.18-20)

 

  

                                    사랑을 하는 사람은 변덕스러운 여름날에
                                    바람에 흔들거리는 거미줄을 타더라도 떨어지지 않을 게야.
                                    연인과 사랑은 그만큼 가벼운 것이거든.


                                                                  (『로미오와 줄리엣』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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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계획한 일은

일단 계획한 일은

 

                                                                                                                                                    셰익스피어

 

                                                                             That we would do,
                                 We should do, when we would, for this "would"
                                 changes,
                                 And hath abatements and delays as many
                                 As there are tongues, are hands, are accidents.


                                                                                (Hamlet 4.7.118-121)

 


                                 일단 계획한 일은 당장에 실행해야한다네.
                                 글쎄 ‘하겠다’는 마음 자체도 변하게 마련이고,
                                 더구나 세상 사람들의 입과 손과 사건 등에 좌우되어
                                 실행력은 약해지고 지체되곤 하니까 말일세.


                                                                        (『햄릿』4막7장 118-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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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

 

                                                                                                                                                 글:손미아

 

단 하루를 위하여 1년을 참았나?

 

하루만에 피어버린 꽃

 

부는 바람에도 무심하다

 

이제 자기의 소임을 다한 행복한 모습으로

 

천연하게 서 있다

 

인생도 그러한가?

 

단 3일을 위하여 우리는 일생을 살아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단 3일을 위한 인생, 아니 단 하루만 꽃을 피우기 위한 인생이라면

 

잔가지스런 행복을 위해 노심초사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오늘 단 하루만에 피어난 꽃들이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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