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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야경

버스는 불빛의 속도로 다리를 지나간다 또 하루가 다리 저편으로 훌쩍 사라져버린다 미쳐 쫓아오지 못한 시간들이 그림자처럼 강물위에 출렁거린다 강물 위에 떠있는 저 일그러진 불빛들을 보라 흘러 떠내려가지도 못하고 쉴새없이 흔들리는 청춘을 보라 그마저도 제 모습 그대로 간직하지 못하고 모질지도 못한 바람결에 흔들거리는 반사체를 보라 다리 한가운데 버스를 세워놓고 내리는 상상을 한다 가끔씩은 나를 부르는 저 강물에 출렁이는 불빛처럼 내 얼굴을 비춰보고 싶기도 하다 흔들리는 불빛들이 묘하게 닮아보인다 버스는 어느새 강을 건너버렸다 한강의 야경에 파묻힌 찰나도 이미 지나간 시간이다 피곤한 머리가 차창으로 조용히 기울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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