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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 읽기 걷기

오래전에 슬픔은 나의 힘이라고 이 블로그에 쓴적이 있었는데. 근데 그게 과하면 슬픔 아닌 다른것이 되어버리고 나를 숨막히게 한다. 심장이 눈물로 가득차버려 질식할거 같은 느낌. 이런 이야기를 했던니 친구는 나에게 글을 쓰라고 한다. 자기도 요새 너무 미칠거 같아서 제정신으로 살아갈 수 없는세상이고 자기속도로 살아가는 사람이 없는 세상이라서 요새 글을 한 번 쓰면 피를 토하며 쓴다고 했다.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이 막막하고 어두운 기분들을 떨쳐내야겠다. 친구의 말대로 글쓰기도 참 좋은 거 같다. 그리고 또 여러가지 생각해 봤는데, 음... 암튼 나를 구원할 수 있는 것들이 그래도 제법 여러가지가 있다. 말한대로 글쓰기. 쌓아두면 병된다. 혹은 도망치면 나중에 후회한다. 이럴때일수록 도망치지 말고 눈감지 말고 귀막지 말고 입다물지 말고 거침없이 쏟아내야 한다. 무엇이든지 쓰자. 쓰고 보자. 일기장에 일기를 다시 쓰기 시작한것은 참 좋은 결정인거 같다. 그리고 걷기. 지난 주, 그래서 많이 걸었다. 어떤 날은 광화문에서 신촌까지, 종로 5가에서 인사동거쳐 삼청동까지 걸었다. 남산에서 명동 청계천까지, 그리고 종로3가를 거쳐 다시 명동까지 걸었다. 걸을때는 아무 생각도 안한다. 그냥 몸이 움직이고 나는 몸을 따를 뿐이다. 물론 중간에 후루꾹장애인(집회참가자 중 한 명이 그렇게 표현하더라ㅋㅋ)때문에 잡스런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ㅋㅋ 내가 왜 이곳을 걷고 있는지. 집회에 내가 왜 참여하고 있는지. 그저 멍하니 이따금씩 하늘의 달을 보면서 걷다보면 말하지 않아도 안에 쌓여 있는 무언가가 조금씩 씻겨나가는 것 같다. 근데 문제는 설연휴 직전의 집회 후, 서울역에서 홍대까지 걸었던 그날 이후 왼발바닥이 아프다는거. 그래서 많이 걸을 수 없다는 거. 그리고 어쩌면 이거는 도망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책을 파고 들어야 겠다. 사실 출소 1년 후부터 내 안에 쌓여있던 것들이 다 소진되어서 뭔가 다시 채워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책읽기를 생각했었는데 요새는 좀 살아보고 싶어서. 살아가야겠어서. 책에 몰두하다 보면 책속에서 누군가 위로를 건네줄거 같아서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이 미쳐서 돌아가도 내 속도를 찾아야겠다. 눈감지 않고 똑바로 쳐다보면서도 쉽게 흥분하지 않고 천천히 분노하면서 내 살 자리를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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