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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를 사야겠다

모자를 써 본적이 있었을까?

지금은 조금 바뀌었지만 워낙 몸에 열이 많은 체질이어서

모자나 귀마개 목도리와 같은 월동장비가 하나도 필요하지 않던 시절도 있었다.

지금은 겨울에 항상 목도리를 챙겨다니기는 하지만 모자는 한 번도 써 본 기억이 없다.

구멍이 뻥뻥 뚤린 자전거 헬멧도 답답해서 못쓰기 때문에 다른 모자들은 써 볼 엄두도 안났다.

농담삼아서 군대가면 철모 써야하기 때문에 병역거부 한다고 하기도 했다.

 

어제 용산에 굿을 보러 갔다. 추운날인지 알고 있어서 미리 준비를 했다.

두꺼운 겨울옷에 목도리를 칭칭감고 얼굴을 반쯤 가린채 나름 추위에 대비를 했다.

한시간이 지나고, 두시간이 지나고... 몸이 점점 으슬으슬 해오기 시작했다.

두꺼운 겨울 옷을 입은 몸뚱아리는 괜찮은데, 목도리로 칭칭 감아싼 얼굴은 괜찮은데

머리 꼭대기에서 냉기가 서늘하게 내려왔다.

어쩐지 내 몸의 모든 온기가 머리를 통해서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면서

칭칭 감아싼 부분까지 냉기가 든 것처럼 오들오들 떨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모자를 쓰고 다녀야하는 게 아닐까? 생각을 해봤다.

모자 쓰고 다니면 통풍이 안되서 탈모에도 안좋다던데...

그래도 이제 춥게 다니는 건 싫다. 따뜻한게 좋다.

 

살면서 하나씩 필요한 것이 늘어가는구나.

내 몸뚱이 하나로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늘어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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