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2008/12/26

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8/12/26
    서른 개의 거짓말
    무화과
  2. 2008/12/26
    2008/12/26
    무화과

서른 개의 거짓말

질주해 보지도 못했던 청춘에 제동이 걸렸다 제한속도 30km 어설프게 브레이크를 밟았다간 눈길에 미끄러져 우당탕탕 사고가 날 수도 있다 아스팔트마저 단단히 얼어있는 이 추운 계절엔 그동안 배워온 것은 거짓말 밖에 없었다 한 번의 겨울을 지나보낼 때 마다 한 개의 거짓말을 나이테에 두껍게 새겨놓았다 마음에도 없는 칭찬을 다른 사람에게 늘어놓는 법과 경멸을 숨기고 친절을 가장하는 법을 배웠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맛있는 과일을 가로채는 법을 배웠다 가장 최근에 배운 거짓말은 나를 속이는 일이었다 네가 나를 떠나버려도 나는 이제 더 이상 슬프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숨가쁘게 뱉어온 말들이 담배연기처럼 허공에 사라지고 시덥잖은 농담이나마 간직하고 싶어서, 아니 연기와 함께 나도 사라질까봐 두려워 쉬지않고 입김을 뿜어냈다 하지만 입밖으로 나온 체온은 순식간에 사라졌고 나는 입김마저도 빼앗긴채 텅 비어갔다 바람은 뼈가 시리도록 차갑게 불어왔지만 내가 배운 거짓말들엔 미치지 못한다 올 해부터 겪게 된 외로움을 아직 다 배워내지 못했다 나를 속이는 거짓말만 배웠을 뿐이다 너무 많은 거짓말을 가지고 있다 아직 방황은 시작조차 못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12/26

끈 만약 나와 너의 사이가 끈으로 연결이 되어 있어서 누군가 그 끈을 잡아당겨 서로 사이에 놓인 끈이 짧아지면 서로의 거리가 그만큼 가까워지는 것이라면. 그런데 어느날 문득 나 혼자 끈을 잡아당기고 있을 뿐일지도 모른다는 소심한 자각에 에이 그래도 설마 하고 꽉 잡고 있던 손을 슬며서 풀어놓는다면 그러면 끈은 힘없이 스르르 풀려나가고 멀어지더라도 서로 연결되어 있던 우리의 사이도 그대로 끝이 나게 될까? 어쩌면 내가 지금 느끼는 것을 또 다른 너가 나한테 느끼고 있는지도. 너 혼자서 끈을 애타게 잡아당기는 데도 나는 아무런 반응조차 하지 않고 너의 노력만으로 우리의 사이는 유지가 되고 이런 일이 없으리라고 나 장담할 수 없으니, 이대로 네가 또 다른 너와의 사이에서 나처럼 슬며시 끈을 놔버리면 그것으로 너와 나의 사이는 끝이 나게 될까? 과대포장 가끔씩 사람들이 사이에서 내가 과대포장되었음을 느끼게 된다. 워낙 다른사람들의 단점에 너그럽고 장점에 관대한 시선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지만 때론 나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시선의 대상이 되면 부담스럽기도 한다. 문제는 과대포장을 피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내 쪽에서 이미 과대포장되어 있는 것보다 더 크고 화려한 포장지를 입히려고 한다는 것이다. 노력은 하지 않고 사람들이 나를 보다 화려하게 바라보기만을 기대하는 어리석음을 알면서도 고치지 못하고 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