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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200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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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11
    엄마의 귀국(1)
    무화과
  2. 2009/02/11
    요쉬카
    무화과

엄마의 귀국

엄마가 돌아왔다. 생각해보면 최근 몇년동안 이상하게도 같이 살지 못했다. 내가 구속되었던 1년 2개월, 출소후에 바로 엄마는 이모의 병간호를 위해서 미국에 가서 5달동안 머물렀고, 작년 11월에 이모가 다시 아파서 또 미국으로... 2006년 8월부터 2009년 2월까지 7개월정도만 같이 살았었네. 내가 집을 나가서 독립한것도 아닌데. 암튼 이모가 설날에 돌아가셔서 예정보다 빨리 귀국하게 되었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괜찮아 보이신다. 동생이 죽어가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봤을텐데... 참 못할 짓이었을텐데. 엄마 말이 너무 많이 울어서 이제는 그냥 눈물도 말라버렸다고.... 근데 엄마 오신다고 서울에 올라온 막내 이모가 계속 운다. 아... 이런 분위기 견디기 힘들다. 무겁다. 나는 울지도 웃지도 못한다. 돌아가신 이모 생각을 억지로 안하고 있었는데 엄마를 보니까 막 생각난다. 사촌들 중에서 나와 내 동생을 유난히 이뻐하던 이모였는데. 작년 봄 이모가 마지막으로 한국에 왔을 때가 아직도 생생한데. 이럴거 같아서 일부러 이모 생각안했는데. 죽음이라는 건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것이라는걸... 엄마한테 들어보니 그래도 이모네 식구들은 다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서 그나마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할머니에게는 아직 아무도 말하지 못하고 있다. 자식이 미국가서 고생만 하다가 아파서 죽었다는 이야기를 갑자기 듣고 멀쩡할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돌아가신 이모랑 이모부는 지금까지도 막 연애를 시작한 애인처럼 닭살커플이었는데 이모부가 많이 힘들겠다는 생각도 든다. 아직 엄마가 미국에 있었을 때, 이모부가 술에 취해서 "내가 도대체 죄가 얼마나 많길래 이런지 모르겠다"고 하셨다고 한다. 이모부는 굉장히 어렵게 살았던 분이라서 우리엄마가 이모의 결혼을 반대했었다고 하던데... 초등학교 때부터 구두닦이, 껌팔이, 아이스께끼팔이 안 해본 일이 없다고 했다. 우리 아빠랑 같은 고향 출신인데 우리아빠 친구 중 제일 가난한 친구집에 문간방에 세들어 살았었다고 한다. 그래서 어렸을 때 고구마를 너무 많이 먹어서 질려버려서 지금도 고구마를 안드신다. 암튼 이모가 없는데 이모부가 잘 지내실지... 엄마가 참 많이 힘들었을 텐데... 내가 힘이 되어 주기는 커녕, 이 무거운 분위기조차도 벅차다. 힘들다. 아...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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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쉬카

렛미인을 보고 극장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이엘리가 너무 가슴에 와서 박혀버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휘루의 요쉬카를 듣게 되었다.

아니 휘루의 요쉬카는 그 이전에 들어봤지만

별다른 느낌을 남기지 못했었는데,

렛미인을 보고 나서 그 가사가 도통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다가와서 내목을 물어뜯은 아이가'로 시작하는

요쉬카를 들으면서 렛미인의 이엘리를 생각했다.

 

이엘리. 요쉬카(아마도 소녀일거라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이상하게도 그녀들에게서 거부할 수 없는 동질감을 느낀다.

나는 목구멍으로 액채상태의 피를 먹는 것은 아니지만

누군가의 피를 빨아먹으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니까.

 

그리고 그들의 고독이, 피냄새 나는 외로움이 낯설지 않다.

 

생각해보니 프란체스카 같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흡혈귀들은 항상 혼자인거 같다.

 

단단한 발톱을 세우고 있는 요쉬카처럼

나도 항상 가시돋힌 말들로 날을 세우고 두꺼운 방어벽 뒤에 숨어서

내가 상처받지 않기 위해 남에게 상처입히고 살고 있다.

 

호수에서 태어난 작은 흡혈귀 요쉬카에게

여긴 살아갈 만한 곳이 아니듯.

나에게도 그다지 살아갈 만한 세상은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일까

하긴 돈있고 권력있는 소수의 사람을 제외하고는 누구에게도

그다지 살아갈만한 세상은 아닐듯 싶다.

 

요쉬카라는 이름도 너무 매혹적이다.

나 이름을 요쉬카로 확 바꿔 버릴까 심각하게 고민중이다.

 

 

 

요쉬카                   

 

다가와서
내목을 물어뜯은 아이가
내게 다가왔어 내게 다가와
내게 하는 말이
나무를 찾고 있다고
내가 태어난
나무를 찾고 있다고

단단한 발톱을 하고 다가온
내 이름은
요쉬카
어디에서 길을 잃고 헤메니

요쉬카-
여긴 네가 살 곳이 아니란다
호수에서 태어난 작은 흡혈귀
그 이름은 그 이름은
요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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