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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작별인사

그를 소년이라 부르자. 그는 내게 소년이었으니.

 

소년은 앉아 있는 내게 다가와 허리를 숙이며 한 팔로 내 등을 감싸안았다. 소년의 왼쪽 뺨이 내 오른쪽 뺨에 와 닿았다. 따뜻한 온기가 전해지는 동안, 무척 낮고 조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널 알게 되어 기뻐... 그리고... 음... 늘 조심하고... 음... 여행 잘 하길 바래..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인사를 나누는 내내 우리는 뺨을 맞대고 있었다.

 

응.. 그럴께.. 고마워...

 

사막의 보름밤, 그 차가운 기운이 사라진 나의 뺨 위로 소년의 입술이 가볍게 다녀갔다.

 

슬프지도, 아프지도, 아쉽지도 않은 작별인사.
한없이 따뜻하기만 했던 작별.

 

+ 다음날 아침, 마지막으로 요살린과 인사를 나누었다. 요살린은 ´네가 돌아올 때를 위해서´라며 숙소 위치가 그려진 지도를 주었다. `언젠가`도 아니고, 그저 당연하다는 듯 `네가 돌아올 때`를 말하는 요살린의 자연스러움이 좋았다. 그녀 덕에, 나는 `당연하게` 그곳에 돌아갈 수 있을 것만 같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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