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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문화는 왜 그리 편협 한가

경기문화재단 문예진흥금 지원과 협력을 거부하는 10회 수원인권영화제 기자회견

 

당신들의 문화는 왜 그리 편협 한가

당신들의 검열기준은 왜 그리 자의적이고 정치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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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당신들의 문화는 왜 그리 편협 한가

수원인권영화제는 문화와 인권을 말할 자격 없는 경기문화재단의 지원금과 경기문화재단 관련 사업의 협력을 거부한다



 오늘 우리는 도민들의 다양한 문화 향유의 권리를 침해한 경기문화재단의 경거망동을 규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경기문화재단은 1천만 경기도민의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고 문화 예술을 향유할 권리를 위해서 1천억 원이라는 엄청난 도비를 출연해 설립․운영되고 있는 경기도민의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경기문화재단이 문화에 대한 편협한 시각을 드러내고 이면에는 (의심할 만한 정황에서) 특정한 정치적 입장이 반영된 판단으로 시민단체에 대한 지원 중단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경기민언련의 ‘언론문화교실’에 사업변경승인불허, 즉 지원철회를 결정한 것이 그것이다. 경기문화재단은 지원철회의 이유로 언론문화 교실의 [변경 신청된 프로그램은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기보다, 언론문제를 중심적으로 다루고 있]고 [영화부분도 영화내적 사안이 아닌, 영화를 둘러싼 시사적인 문제로 당초 취지를 반영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움]의 이유를 들어  [승인을 불허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문화에 대한 범주를 편협하게 사고하는 무지의 소치인 동시에 이율배반적인 행동이기도 하다. 영화내적 사안이 아닌, 시사적인 문제라서 문화 활동이 아니라고 하는 경기문화재단은 왜 2003년부터 매년 ‘세계생명문화포럼’을 개최했고 올해는 “생명사랑과 전 지구적 살림운동”이라는 주제로 문화와 동떨어진 활동에 엄청난 규모의 재단재정을 사용하고 있는지 답해야 한다.


 또한 교부신청서 등에 기재된 재단의 지원 사업 변경과 관련, 사업계획변경에 대한 불허의 요건은 1) 사업 장소를 타 광역시․도로 변경하는 경우, 2) 다른 행사 또는 사업과 통합하여 실행하는 경우 등으로 나타나 있는데, 경기문화재단이 경기민언련에 불허 통보한 내용에는 이에 합당한 요건이 갖추어 지지 않았다.


 그러나 앞선 이유들보다 가장 경악할 만한 것은 형식논리 뒤에 감추고 있는 경기문화재단의 정치적 입장이다. 이미 2001년 수원인권영화제 당시 경기문화재단은 조선일보측의 항의를 받았다는 이유를 들어, 수원인권영화제 조직위원회에 설치된 안티조선 게시물을 철거해줄 것을 수차례 요청했었다. 당시 경기문화재단은 안티조선 게시물 외에 전시되어있던 다른 전시물과 조형물에 대해서는 아무런 재제나 철거 요청을 하지 않았고, 명확히 “조선일보측의 항의”때문임을 밝히며, 끈질기게 안티조선 게시물에 대해서만 철거를 요청했다. 이러한 정황을 미루어 봤을 때, 이번 사태의 본질은 강정구 교수의 강의를 포함한 언론문화 교실에 대해 경기문화재단이 편향된 정치적 입장으로 검열을 하고, 지원을 철회한 것이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사전검열반대와 표현의 자유 쟁취를 위해 싸워온 수원인권영화제가 자의적인 검열의 잣대로 모든 사람들이 향유할 다양한 문화의 권리를 침해하고 검열하는 경기문화재단과 협력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향후 수원인권영화제와 다산인권센터 등 시민사회단체와 활동가들은 경기문화재단이 ▲이번 사태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를 하고 ▲향후 이와 같은 사태에 대한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경기민언련 변경 사업에 대해 지원하기 전까지 경기문화재단의 검열과 반문화적 행동을 감시할 것이다. 그리고 경기문화재단과 관련된 모든 활동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


 수원인권영화제는 가난한 영화제지만 편협한 입장과 자의적인 기준으로 문화를 욕보이고 있는 경기문화재단의 돈으로 영화제를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어려운 길이지만 10년의 역사를 기념하는 10회 수원인권영화제를 시민의 힘과 자발적 후원으로 성대히 치러낼 것이고, 향후 경기문화재단이 반성 없이 형식논리만으로 변명으로 일관한다면 경기문화재단에 대한 비판의 날을 접지 않을 것이다.



2006년 6월 9일


10회 수원인권영화제 조직위원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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