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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2년

『박근혜 2년, 시곗바늘이 1958년으로 간 듯』

통합진보당 해산 판결이 난 19일은 공교롭게도 박근혜가 지난 18대 대선에서 선출된지 꼭 2년이 되는 날이다. 시민들은 관권 개입 부정 선거 사건 등을 통해 민주주의 시계를 거꾸로 돌려놓은 박근혜 정권이 급기야 취임 2주년 만에 정당을 강제 해산시켰다며 규탄의 촛불을 높이 들었다.

이날 오후 7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는 민중의 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진보단체들의 주최로「박근혜 2년 못 살겠다! 다 모여라!」집회가 열렸다. 헌재의 해산 판결 직후 열린 첫 대형집회다. 이 자리에 이정희 전 통진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당원 등 700여명이 참석했다.

집회 내내 맨 앞줄을 지키고 앉아 있던 이 전 대표는 2부 끄트머리에 무대위로 등장했다. 그가 꺼낸 첫 마디는『죄송합니다』였다. 그는『2년 전, 우리 국민이 염원하던 정권교체를 만들어내지 못해 죄송하다. 저의 잘못으로 만들어진 진보 정치의 분열과 시련 속에서 아프고 힘든 노동자, 농민, 서민들에게 다시 희망을 드리는 데 진보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이 전 대표는 그러나『이제 암흑의 시대로 들어섰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불 보듯 뻔하다』라며『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했다. 그는 이날 헌재 판결 직후 극우 단체가 통진당당원을 상대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일을 예로 들며『당적을 가졌단 이유만으로 당원들이 형사처벌과 각종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더이상 한국 사회가 낡은 분단체제 때문에 독재로 회귀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며『어떤 앙금도 남기지 말고 오직 더 외로운 사람들과 더 큰 절망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함께 손을 잡자』고 했다.

정당해산심판청구 소송에서 통진당측 변론을 맡은 이재화 변호사도 변호인단을 대표해 무대 위에 올랐다. 그는『1958년 평화통일을 주장한다는 이유로 진보당 조봉암 당수가 사형판결을 받았다』며『오늘 법정에서 판결문 설명을 들으면서 시곗바늘이 1950년대로 거꾸로 가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반세기가 지난 2011년 대법원은 조봉암에 대해 무죄판결을 내렸다』며『역사는 오판을 다시 잡았다. 우리 역사가 오늘 오판도 바로 잡아줄 것을 믿는다』고 했다. 이어『역사는 오늘 박근혜 정부의 공안몰이에 편승한 8명의 재판관의 이름을 똑똑히 기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발언자들은 대부분이 박근혜 정권 2년 실정을 규탄하면서도 이 전 대표를 포함한 통진당당원들에게 격려의 인사를 건넸다.

신승철 민노총 위원장은『분노하는 만큼 행동하고 분노하는 만큼 조직하자. 잠깐 꿈 꾼 듯 없어지는 권력과 민주주의가 아니라 이 땅 위에서 소외받고 탄압 받는 민중의 권력을 위해 투쟁하겠다』며『마음이 무너져내리는 통진당 당원 동지 여러분, 무너지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했다.

김영호 전농 의장 역시『박근혜 정권은 주권을 팔아먹은, 나라를 팔아먹은 정권』이라며『오늘 헌법재판관 중 한사람 빼놓고는 일제에 아부하고 독재에 아부했던 이들 같았다』고 했다. 그러면서『역사에서 (해산 의견을 낸)여덟 사람의 이름을 똑똑히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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