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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걸을 수 있을까?

어제부터 걷기를 시작했다.

 

구로구 궁동(집)에서 광명사거리를 지나 광명 철산동에서 안양천을 따라 걸었다.

 

궁동에서 고가를 타고 넘어오라 고가 아래에 있는 그래그래를 보고 소리치고는 나 출발한다고 자랑하고는 광명으로 걸었다.

광명 사거리에서 이광현목사님에게 점심 사달라고 했기 때문에(11시 50분에 만나기로 했다) 부랴 부랴 걸었지만 신발이 자꾸 내 발목을 잡는다 어디서 모래가 이렇게 나오지????

 

광명 사거리를 향해 가다가 깜박등을 팔천원주고 샀다. 조금 비싼 것 같지만 저녁에 필요하기 때문에 그리고 조금 비싸다는 소리에 주인 아저씨 뭔가 찔리는지 건전지도 넣어서 팔천원이란다. 하... 하... 하...

 

그런데 시간이 자꾸 간다. 부랴 부랴 걷다가 재빠 가계를 지나며 나 간다고 얼굴 한번 디밀었다가 바로 빠져 나왔다. 재빠가 뭐라 뭐라 하는데 시간이 벌써 12시가 ... 흑... 흑.... 그래서 그냥 웃고는 지금 간다고 사거리를 향해 갔다.

 

이광현목사님을 만나 광명시장에서 맛있는 칼국수 얻어 먹고 빵도 세개 천원짜리 여섯개를 받아가지고 길을 나섰다. 이광현목사님과 함께 오신 분이 가계에서 생수 하나를 사주셔서 그 생수병은 요긴하게 쓰고 있다.

 

안양천을 따라 걷다가 성결대로 갔다. 그곳에서 김응조목사님과 전영식목사님 묘소에 들렸는데 비에 팬스가 허물어져 있었다. 나 왔다 간다고 인사하고(난 가끔 힘들때나 어떤 결정을 내릴 때 이 두분 묘소에 다녀오곤 한다) 다시 1번 국도로 갔다. 1번 국도를 따라 걷다가 의왕을 지나 수원 경계선을 넘었다.

 

저녁 10시가 조금 넘어 수원 경계선을 넘자 지지대 쉼터가 있어서 그곳에서 짐을 풀었다.

 

저녁 생각이 없었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짐은 팔각정에 풀어놓고 세면도구를 가지고 쉼터 가계에 가서 해장국을 먹은 후 화장실에서 씻고 팔각정에 돌아와 누웠다.

 

잠을 자다가 비가 내리는 소리에 깼다. 비가 오는데 팔각정 안이라 바람만 불지 않으면 꽤 근사한 잠자리라고 생각하고 다시 잠이들었다. 가끔 모기의 배를 채워주다 잠에서 깨곤 했는데 그래도 생각보다 잘 잤다. 대체적으로 한 두시간 마다 한번씩 깬 것 같다.

 

새벽에 일어나 화장실에가서 몸 속에 간직했던 것들을 밖으로 빼내고는 씻고 다섯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출발했다.

 

아침을 먹을 까 말까 고민하다 24시간 문을 여는 집이 있어 음식을 먹었는데 따라나온 깍두기와 김치가 맛이 없었다.

내가 웬만해서는 반찬 잘 안남기는데.... 깍두기와 배추김치를 많이 남겼다. 따라나온 다른 반찬은 손도 대기 싫어서 그냥 해장국만 맛있게 먹었다.

 

현금 영수증을 하려고 했는데 번호를 잘못찍었다. 내 발음이 문제인 것 같다. 가끔 난 열심히 불러주면 듣는 분들이 엉뚱한 번호를 찍어 놓곤 하는데 오늘도 그랬다. 에구 열 받아 고쳐 달랬더니 오늘 것은 안되고 다음에 오시면 잘 하겠단다. 나 보고 또 오라고?

 

아침 부터 조금 그랬지만 그래도 기분 좋게 출발하기로 마음 먹고 길을 걷는데 에구 횡단보도가 아니라 지하보도다. 이런... 계단은 싫은데....

 

그래서 아침에 문자 보낼 것도 있고 해서 수원 YWCA  가 있는 건물 PC 방에 들려 이 글을 쓴다.

 

아... 돈 안쓰려고 하는데 움직이면 어쩔 수 없이 돈을 쓰게 대나 보다. 쩝... 더워지기 전에 더 가야 하는데 오늘 오산까지 갈 수 있을까?

 

참, 나 벌써 오른쪽 발가락에 물 집이 잡혔다. 왜 자꾸 신발에서 모래가 나오나 했더니 지난 번 궁더쿵 모래 작업 할 때 신발 깔창 밑에 모래가 들어갔나 보다. 평상시는 잘 몰랐는데 몇 시간씩 걷다보니 모래가 깔창 밑에서 위로 조금씩 나온 건다. 신발을 털어도 다 털리지 않아 걷기가 불편하다.

 

걸어 본 사람은 안다. 신발에 모래가 들어가면 어떤지... 흑.... 흑.... 흑...

 

벌써 물집이 잡혔으니 이걸 어쩌나.... 그래도 잘 갈 수 있겠지 라는 아주 허무 맹랑한 생각을 가지고 걷고 있다. 이제 그만 글 쓰고 다시 걸어야 겠다. 핸드폰도 충전 끝났겠지....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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