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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인’의 경지에 오르려면 1만 시간을 뛰어라 - 경향091209

[인사이드 스포츠]‘달인’의 경지에 오르려면 1만 시간을 뛰어라

 안호기기자 haho0@kyunghyang.com

 

탁구의 주세혁(29·삼성생명)은 세계랭킹이 10위지만 세계에서 커트를 가장 잘하는 선수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공을 ‘깎고’ 있다. 그는 “처음엔 펜홀더 공격형이었지만 당시 가르쳐주신 선생님께서 셰이크핸드 수비형을 권해 따랐다”고 말했다.

하루 평균 4~5시간 운동하면서 70%를 커트 연습에 집중했다. 고교 때는 ‘커트를 기가 막히게 하는 선수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실업팀 형들과도 맞붙었다. 형들과 대결하면서 드러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커트를 더 다듬었다. 고교를 졸업할 무렵 커트 연습 누적시간은 1만시간을 넘겼다. 그 무렵 날아오는 볼에 새겨진 글씨가 보이기 시작했다. 공을 치는 건 라켓이 아니라 눈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새로운 경지였다.

말콤 글래드웰의 책 <아웃라이어>에 소개된 1만시간의 법칙에 따르면 어느 분야든 세계 수준의 전문가, 이른바 ‘달인’의 경지에 오르려면 1만시간의 연습이 필요하다. 빌 게이츠와 모차르트, 비틀스의 성공 배경에도 1만시간이 있었다고 설명한다. 천재는 소질에 노력이 더해져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하루에 3시간씩 연습해 1만시간을 채우려면 10년이 걸린다.

세계 최고의 여자 골프선수로 발돋움한 신지애(21·미래에셋)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신지애를 처음 가르친 하경종 프로는 “밥 먹을 때를 제외하고는 눈 뜨고 있을 때면 클럽을 휘두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루 7시간 넘게 스윙을 연마했으니 1년에 2500시간을 골프에 매달린 것이다. 5학년부터 골프를 시작해 중학교 3학년 때 이미 1만시간을 돌파한 신지애는 고교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사랑의 3점슈터’로 이름을 날렸던 여자프로농구 정인교 감독(40·신세계)은 중학교에 들어와 농구를 시작했다. 스스로 3점슛에 소질이 있다고 생각해 3점슛 연습에 집중했다. 하루 500개씩 던졌다. 평균 4시간 정도씩 계산해 중·고교 6년간 8000시간을 넘게 투자했고, 대학까지 더하면 1만시간을 훨씬 넘는다. 정 감독이 프로농구 초창기 최고의 3점슈터로 이름을 날린 배경이다.

그러나 무조건 1만시간을 연습한다고 누구나 달인의 경지에 오르는 것은 아니다. 주변 여건과 문화가 뒷받침돼야 한다. 좋은 지도자를 만나야 하고, 동기를 부여해줄 수 있는 요소들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목표의식이 뚜렷해야 한다는 점이다. 동네 야구에서 취미로 뛸 것인가, 아니면 프로야구 1군, 또는 메이저리그의 투수가 꿈이냐에 따라 길은 달라질 수 있다.

<안호기기자 haho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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