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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꿔야 할 ‘진짜 진보’는 뭔가

경향신문. 08.19.
 

가꿔야 할 ‘진짜 진보’는 뭔가


강상구 | <하이 마르크스 바이 자본주의> 저자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조급증이 아니라 긴 호흡이다. 일이 년의 단기 전망이 아니라 적어도 10년을 내다보는 긴 시야다. 그리고 세계사의 대전환에 걸맞은 근본적인 성찰과 고민에서 지금 당장의 실천 과제들을 찾아낼 줄 아는 안목이다. 말하자면, 시대는 우리에게 장기전의 자세를 요청한다. 우선 출발점은 신자유주의 지구화 시대의 관성, 오류와 철저히 단절하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제3의 길’ 노선이 그것이고, 우리의 경우에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기의 정책 기조가 여기에 해당한다.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하는 것, 이것 없이는 새 출발도 불가능하다. (36~37쪽)

 

한국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 중 하나는 ‘민주화’를 주도한 세력이 권위주의적 국가를 대체할 세력으로 ‘시장’을 선택했다는 데 있다. 김대중·노무현의 이른바 민주화 10년 동안 사람들은 정치권력의 부당한 간섭이나 개입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워졌고, 또 동시에 가난해졌다. 당연하게도, 민주주의는 먹고 사는 것과 별로 관계가 없다는 생각이 퍼졌는데, 그 결과가 바로 이명박 정부이다. ‘잃어버린 10년’은 대한민국의 극우정당이 아니라 바로 국민들에게 해당하는 말이다. 어느 처세서에 나오는 질문 하나. 중요하고 급한 일과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 중에 당신은 어떤 일을 먼저 하는가? 대개는 중요하고 급한 일을 먼저 한다. 그래서 늘 뒤로 미뤄지게 마련인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은 예를 들면 건강, 공부 같은 것들이다. 인생의 장기적 안목을 가진 사람은 급하진 않지만 중요한 일을 평소에도 꾸준히 한다. 한국사회의 변화를 위한 장기적 안목이 필요한 이때, 우리가 가꿔야 할 ‘진짜 진보’는 무엇인가?

 
강상구 | <하이 마르크스 바이 자본주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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