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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사는 법’을 이해하기 위한 25가지 조건

‘잘 사는 법’을 이해하기 위한 25가지 조건

[남미의고민] 볼리비아 외무장관 다비드 초께우안까

라라손 La Razón  / 2010년02월15일 20시21분

[편집자주] 지난해 볼리비아는 36개 원주민(볼리비아 인디언) 사회의 통치시스템을 모델로 삼은 새로운 국가형태를 지칭한 “공동체 사회주의”의 새헌법을 공포했다. 새헌법에 따라 전기, 전화, 상수도 등 공공서비스에 대한 권리가 기본적 인권으로 선언되고 에너지 등 천연자원은 전략적인 국가자산으로 분류돼 민간기업이나 개인의 소유가 금지됐다. 석유·광물은 국가의 참여 또는 관리 없이 개발과 생산이 불가능해졌다. 또한, 사회주의적 공유자산 개념이 도입돼 개인 사유지가 최대 5000㏊까지로 제한됐다. 그리고 볼리비아 최초로 원주민 사회를 인정하고 지방자치를 제도화하여 정치권력을 중앙·지방으로 분산시켰다.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에 의해 주도되는 볼리비아의 ‘공동체 사회주의’의 정신이 무엇인지 볼리비아 외무부 장관이 정리한 ‘잘사는 법’에서 살펴본다.

 


볼리비아 외무부 장관이자 안데스 세계관 전문가인 다비드 초께우안까는 한 인터뷰에서 생명과 자연을 중심축으로 한 ‘잘 사는 법’의 구체적인 기본원리를 설명했다.

 

‘잘 사는 법’은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정부가 실현시키고자 하는 삶의 모델이다. 이 모델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사는 길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다양한 원주민 지역 문화의 기본원리를 취합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 지역 문화는 우리를 둘러싼 환경을 가장 우선시하면서 인간을 그 다음 영역으로 고려한다.

 

라라손La Razón은 한 시간 반 동안 다비드 초께우안까 외무장관과 대화를 나눴다. 초께우안까 외무장관은 이 모델에 대해 연구하는 아이마라족 출신의 연구자이기도 하고 안데스 세계관에 정통한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는 볼리비아 헌법 제8조로 승인된 이 기본원리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우리는 다시 잘 사는 길로 돌아가고 싶다. 이 말이 의미하는 바는 우리들의 역사와 음악, 의복, 문화, 언어, 천연자원에 대해 다시 평가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우리의 모든 것을 복구시키고 우리가 살던 방식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다.”

 

볼리비아 헌법 제8조는 다음과 같이 제정되었다. ‘국가는 다민족 사회의 윤리 도덕적 원리로 다음을 받아들이고 권장한다. ama qhilla, ama llulla, ama suwa(게으름 피우지 말고 거짓말하지 말고 도둑질하지 말 것), suma qamaña(잘 사는 것), ñandereko (조화로운 삶), teko kavi(훌륭한 삶), ivi maraei(병 없는 땅) y qhapaj ñan(고귀한 길 혹은 삶).

 

초께우안까 외무장관은 사회주의는 물론 자본주의와의 차별성에 대해 언급했다. 전자는 인간의 필요성을 만족시키는 법을 우선시한다면 후자는 돈과 잉여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다르다는 것이다.

 

초께우안까 외무장관에 따르면 ‘잘 사는 법’은 최근에 시작된 움직임이며 앞으로 차츰 대중화될 예정이다. “생명의 문화에 소속된 우리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은도 금도 인간도 아니다. 인간은 제일 끝에 위치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강과 공기, 산, 별, 개미, 나비들이다.(중략) 인간은 최후에 존재해 있고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생명이다.”

 

볼리비아 문화권에 있는 세 개의 원주민들은 다음과 같다.
* 아이마라족 : 볼리비아에서 대대로 오래전부터 아이마라 공동체에 살고 있으며 qamiris(아이마라어로 ‘잘 사는 사람들’)가 되는 걸 열망해왔다.
* 께추아족 : 께추아 문화권 원주민들 역시 동일하게 qhapaj(께추아 말로 ‘잘 사는 사람들’)가 되기를 희망해왔다. 잘 사는 것의 의미는 경제적인 걸 의미하지 않는다.
* 과라니족 : 과라니 사람들은 항상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 즉 언젠가는 iyambae(과라니 말로 ‘잘 사는 사람’)가 되기를 희망한다.

 

‘잘 사는 법’은 인간에 앞서 자연에 우선순위를 둔다. 볼리비아가 점차적으로 새로운 다문화 국가를 실현시켜나가는 특징들은 다음과 같다.

 

1. 생명 우선권

 

‘잘 사는 법’은 공동체 안에 삶의 주거지를 구하는 것이다. 모든 구성원들이 모두를 위해 고민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사회주의에서 설계한대로의)도 아니고 돈(자본주의가 제기한대로의)도 아니다. 바로 생명이다. 더 소박한 삶, 생명을 찾고자 노력한다. 지구를 구하는 목표와 더불어 자연, 그리고 생명과 조화를 이루는 길이며 진정 인류에 우선권을 주는 길이다.

 

2. 만장일치제

 

‘잘 사는 법’은 의견의 일치를 보는 것이다. 이 말이 내포하고 있는 것은 의견의 차이가 있더라도 의견을 나눌 때에는 모두가 합의하고 갈등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핵심에 도달하는 것을 말한다.

 

“민주주의 방식을 거스르는 게 아니다. 우리가 하려는 건 오히려 진정한 민주주의를 더욱 확산시키려는 것이다. 민주주의 방식에는 일면 다수에 의한 소수의 제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타인을 제압하는 것은 잘 사는 법이 아니다.” 초께우안까 외무장관은 이같이 덧붙였다.

 

3. 차이 존중

 

‘잘 사는 법’은 타인을 존중하는 것이다. 말하고 싶어하는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일체의 차별이나 제압 없이 귀담아 들을 줄 아는 것이다. 너그러운 체 하는 게 아니라 진정 존중하는 의미에서 말이다. 각각의 문화나 지역은 각기 다른 사고 방식을 가졌기 때문에 조화로운 삶을 위해서는 이 다름을 존중하는 게 필수적이다. 이 원리는 지구에 거주하는 모든 생명체, 즉 동물과 식물을 포함한다.

 

4. 상호보완성

 

‘잘 사는 법’은 지구의 모든 생명체는 서로 충족시켜주는 존재라는 가정 하에 상호보완성을 우선시한다. 공동체 안에서는 아이가 노인과 더불어, 남성은 여성과 더불어 함께 살아간다. 초께우안까 외무장관은 일례로 식물은 인간의 존재를 보완하고 살아가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굳이 죽일 필요가 없다고 지적한다.

 

5. 자연과의 균형

 

‘잘 사는 법’은 모든 생명체가 하나의 공동체 안에서 균형 있게 사는 것이다. 사람들은 생명을 민주주의나 사회정의와 마찬가지로 예외적인 것으로 생각한다. 초께우안까 외무장관에 따르면 이는 단지 한 사회 내에서만 고려하기 때문이다. 생명은 더 중요한 것이다. 생명 그리고 자연과 인간의 조화가 바로 그것이다. 따라서 ‘잘 사는 법’은 예외성 없는 평등사회를 열망한다.

 

6. 정체성 옹호

 

‘잘 사는 법’은 정체성을 평가하고 복구시키는 길이다. 새로운 삶의 모델에서 민중의 정체성은 존엄성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정체성이라는 말에는 500년 이상(스페인 정복으로부터) 저항하며 지켜온 가치에 근거한 삶을 온전히 누린다는 의미가 내포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정체성은 자연, 우주와 조화를 이루며 살아온 가족과 공동체에 의해 면면히 이어져 내려왔다.

 

‘잘 사는 법’의 근본 목적 중 하나는 바로 모든 민중이 하나로 단결하는 것이다. 초께우안까 외무장관은 먹고 마시고 춤추고 소통하고 일하는 법을 아는 것 또한 기본적인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7. 차이의 수용

 

‘잘 사는 법’은 같은 별에 사는 생명체 사이에 있는 차이와 유사성을 존중하는 것이다. 이는 다양성이라는 개념을 넘어선다.

 

“다양성 안에는 통일성이 없고 유사성과 차이만 있다. 그래서 다양성이 언급되는 경우는 사람에 대해서만 얘기할 때 뿐이다.” 초께우안까 외무장관은 이같이 덧붙인다. 이러한 생각은 유사한 존재 혹은 상이한 존재는 결코 서로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다고 해석될 수 있다.

 

8. 우주의 권리를 우위에 둔다

 

‘잘 사는 법’은 인권에 앞서 우주의 권리에 우선권을 준다. 초께우안까 외무장관은 모랄레스 정부가 기후 변화에 대해 제기한 것 또한 우주의 권리에 대해 언급한 것이라고 확언한다.

 

“그래서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인권에 대해 말하는 것보다 우리들의 어머니 지구의 권리에 대해 말하는 게 더 중요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이다.”

 

9. 잘 먹는 법

 

‘잘 사는 법’은 먹는 방법, 제철 음식을 조합하는 법을 아는 것이다. 초께우안까 외무장관에 따르면 이 수칙은 한 계절 동안 수확한 생산물을 섭취해온 조상들의 지혜에 기초해야 유용하다. 또한 건강은 올바른 섭취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한다.

 

10. 잘 마시는 법

 

‘잘 사는 법’은 알코올을 적당히 마시는 법을 아는 것이다. 원주민 공동체에서 각각의 축제는 그 의미가 있다. 알코올은 항상 축하자리에 뒤따른다. 하지만 알코올은 과도하지 않고 다른 이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 수준에서 소비된다.

 

“우리는 제대로 마시는 법을 알아야 한다. 우리들 원주민 공동체는 계절과 관련된 진정한 축제가 있었다. 그것은 술집으로 가는 것도 아니요, 맥주독에 빠지는 것도 신경세포를 죽이는 일도 아니었다.”

 

11. 춤추는 법

 

‘잘 사는 법’은 춤 추는 법을 아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몸을 흔드는 법을 의미하지 않는다. 춤은 추수나 씨 뿌리는 일처럼 구체적인 행위와 연관되어 있다. 원주민 공동체는 기본적으로 농사 시기에 맞춰 춤과 음악으로 빠차마마la Pachamama를 경배하고 있다. 그런데 도시에서는 근원적인 춤을 민속적인 표현양식으로 생각한다. 새로운 삶의 모델에서는 진정한 의미를 가진 춤이 새롭게 탄생할 것이다.

 

[역주] 빠차마마Pachamama 혹은 빠차pacha로 쓰인다. 아이마라, 께추아어로 빠차는 땅을 의미한다. 현대에 와서는 의미가 확장돼 세상, 우주를 의미한다. 마마는 어머니, 즉 어머니 지구를 뜻하며 남아메리까 안데스 원주민들 사이에서 신으로 간주된다.

 

12. 일하는 법

 

‘잘 사는 법’은 노동을 축제로 생각한다. “우리들에게 노동은 기쁨이다.” 초께우안까 외무장관은 일하는 댓가로 돈을 지불하는 자본주의와 달리 다민족국가의 새로운 모델에서는 노동을 하나의 축제로 생각하는 선조들의 사고방식을 취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노동은 하나의 성장 방식이다. 따라서 원주민 문화권에서는 어릴 때부터 일을 한다.

 

13. 아브야 얄라

 

‘잘 사는 법’은 모든 민중이 하나의 커다란 가족으로 통합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초께우안까 외무장관에게 이 구상은 볼리비아에 있는 모든 지역을 선조들이 하나의 공동체로 여겼던 것처럼 하나로 재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생각은 다른 모든 나라로 확대되어야 한다. 모든 민중을 통합하고 우리들의 땅 아브야 얄라Abya Yala로 돌아가려는 과업은 현재 중남미 대통령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아브야 얄라는 이 이름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이데올로기적 지위를 부여한다. ‘아메리까’나 ‘신세계’라는 표현은 유럽 정복자들에게나 유용할 뿐 이 대륙의 정착민들에게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는 원주민의 또 다른 이름이다.

 

[역주] 아브야 얄라Abya Yala는 끄리스또발 꼴론(콜럼버스)과 유럽인이 도착하기 이전 빠나마와 꼴롬비아 지역의 꾸나족Kuna이 아메리까 대륙을 명명한 이름이다. 마야족과 같은 다른 아메리까 민족들도 이 이름을 사용해왔다. 오늘날 서로 다른 원주민 민족 대표체들은 ‘아메리까’라는 말 대신 이 말을 고집하고 있다. ‘성숙한 땅’ 혹은 ‘살아있는 땅’ ‘번창하는 땅’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14. 농업 재통합

 

‘잘 사는 법’은 농업을 공동체에 다시 통합시키는 것이다. 새로운 다민족국가의 원리는 삶의 기본인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땅을 경작하며 공동체 주거 방식을 회복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방식으로 공동체에 땅이 반환될 것이다.

 

15. 소통하는 법

 

‘잘 사는 법’은 소통하는 법을 아는 것이다. 새로운 다민족국가에서는 조상들의 공동체에서 사용한 소통법을 활용하게 된다. 대화법은 초께우안까 외무장관이 제기한 훌륭한 소통 방법의 결과물이다.

 

“우리는 우리 부모들이 예전에 소통했던 방식대로 소통해야 한다. 그리하면 갈등 없이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전통을 잃어버려서는 안된다.”

 

‘잘 사는 법’은 자본주의식의 ‘부자로 사는 것’과는 다르다. 다민족국가의 새로운 모델이 제시하는 원칙 중에는 사회적 의무, 상호성 그리고 여성과 노인에 대한 존중이 포괄된다.

 

16. 사회적 의무

 

‘잘 사는 법’은 한 사회 구성원 간에 의무를 실현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의무는 사람들의 진정한 참여를 감소시킨다는 이유로 몇몇 공동체에서 거부당한 대중적 참여와는 다른 것이다.” 과거 조상들은 “특정 권력이 실행한 기능을 통제할 의무를 모두가 함께 졌다.”

 

17. 상호 부조

 

‘잘 사는 법’은 공동체 안에서 상호 부조를 실행하는 것이다. 원주민들은 이러한 실천을 ayni라고 일컫는다. 이는 씨뿌리기나 추수와 같은 농사일에서 한 가족이 빌린 도움을 일로써 다시 갚는 것 이상이 아니다.

 

“이러한 품앗이는 긴 건기를 앞두고 삶의 균형을 유지시키는 그 어떤 원칙이나 규약 이상을 의미한다.”

 

18. 도둑질과 거짓말 않기

 

‘잘 사는 법’은 el ama sua y ama qhilla(께추아어로 도둑질하지 않고 거짓말하지 않는 것)에 기초한다. 이는 볼리비아의 새로운 헌법에 포함되어 있으며 모랄레스 대통령이 지키기를 약속한 법률 중의 하나이다. 초께우안까 외무장관 역시 동일하게 공동체 내부에서 복지와 구성원 사이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이 원칙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 모든 것은 우리가 미래에 잘 살 수 있도록 지켜나가야 하는 규약이다.”

 

19. 종자 보존

 

‘잘 사는 법’은 미래에 유전자변형 생산물 사용을 피하도록 종자를 보호하고 보존하는 것이다. 볼리비아 외무부가 발행한 ‘전세계적 위기에 대항하기 : 잘 사는 법’이라는 책에서는 이 새로운 모델의 특징 중 하나로 종자 은행의 설립으로 과거 농경사회의 부를 보존하는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래야만 생산성을 증대시키기 위한 유전자변형을 피할 수 있다. 유전자 변형이라는 화학적 합성은 유해하며 수 천년간 유지해온 종자를 멸종시키게 될 것이다.

 

20. 여성 존중

 

‘잘 사는 법’은 여성을 존중하는 것이다. 여성은 생명을 낳고 모든 열매를 돌보는 어머니 지구 빠차마마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여성은 공동체 안에서 가치평가되며 생명, 돌봄, 교육과 문화재생과 같은 활동에 참여한다. 원주민 공동체 구성원들은 여성을 사회적 기구의 핵으로 평가한다. 그 문화의 모든 지혜는 여성들에 의해 아이들에게 전수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21. ‘잘 사는 법’과 ‘더 잘 사는 법’

 

‘잘 사는 법’은 자본주의와 연결된 ‘더 잘 사는 법’과는 다르다. 새로운 다민족국가의 원리에서 ‘더 잘 사는 법’은 이기주의, 타인에 대한 무관심, 개인주의와 오로지 돈만 생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자본주의 원리는 소수의 부를 위해 다수의 착취를 강제하는 것인 반면 ‘잘 사는 법’은 생산의 균형을 유지하는 소박한 삶을 의미한다.

 

22. 자원 복구

 

‘잘 사는 법’은 천연 자원을 회수하고 이를 모두에게 균등하게 배분하는 것이다. ‘잘 사는 법’의 최종 목표중 하나는 천연자원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적대적인 인간과 자연 사이의 균형과 공존을 도모하며 국가의 전략기업을 국유화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자연을 우선시할 필요가 있다.” 초께우안까 외무장관은 이같이 덧붙였다.

 

23. 주권 행사

 

‘잘 사는 법’은 원주민 공동체로부터 국가 전역에 주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일이다. ‘전세계적 위기에 대항하기 : 잘 사는 법’이라는 책에 따르면 이러한 주권은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공동의 힘으로 통일성과 책임성을 만들어나가는 집단의 합의를 통해 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과 자연, 우주가 조화를 이루는 주권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동체와 국가가 재건설되어야할 것이다.

 

24. 물의 보존

 

‘잘 사는 법’은 물을 공정하게 분배하고 올바른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초께우안까 외무장관은 ‘물은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의 젖’이라고 일컫는다.

 

“우리는 천연 자원, 물 등 많은 걸 갖고 있다. 프랑스를 예를 들면 볼리비아에 있는 물이나 땅을 갖고 있지 않다. 허나 우리가 보다시피 지구 없이는 그 어떤 운동도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가 갖고 있는 걸 소중히 하고 가능한 한 이를 보존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잘 사는 길’이다.”

 

25. 연장자에게 배우다

 

‘잘 사는 법’은 공동체 사회주의로 가는 길을 만들기 위해 할아버지 할머니의 주름살을 읽어나가는 것이다. 다비드 초께우안까 외무장관은 ‘배움의 기본 원천중 하나는 세월과 더불어 잊혀져가는 역사와 관습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공동체의 노인들’이라고 강조한다.

 

“우리들의 할아버지 할머니는 걸어 다니는 도서관이다. 따라서 우리는 항상 할머니 할아버지로부터 배워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노인들은 볼리비아 원주민 공동체에서 존경받는 고문역할을 한다.

 


[출처] 라라손 La Razón
(http://www.la-razon.com/versiones/20100131_006989/nota_247_946416.htm)
[원제] 25 postulados para entender el “Vivir Bien”
[일시] 2010년 2월 8일
[번역] 조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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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조의 우화

수조의 우화(The Parable of the Water-Tank)


 

에드워드 벨라미(Edward Bellamy)


 

 


아주 건조하고 메마른 나라가 있었다. 그래서 그곳에 사는 민중들은 물이 부족해 몹시 힘들어했다. 그래서 민중들은 아무 일도 하지 못 하고, 아침부터 밤까지 오로지 물만 찾으러 다녔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물을 찾지 못해 죽어갔다.
 

 

그럼에도 그 나라에는 다른 사람들보다 교활하고 부지런한 사람들이 살았으며, 이들은 다른 사람들이 찾지 못하는 곳에 물을 모아 저장해놓고 있었다. 이 사람들의 이름은 자본가였다. 그러던 어느 날 민중들이 자본가들에게 가서, 물이 너무 필요하니 마실 수 있도록 모아둔 물을 달라고 간청했다. 하지만 자본가들은 이렇게 말했다.
 

 

“꺼져, 이 멍청한 인간들아! 왜 너희들한테 우리가 모아놓은 물을 줘야 되나. 그러면 우리도 너희들처럼 될 거고, 너희들과 같이 죽어갈 텐데 말이야. 하지만 우리가 하는 말을 잘 들어. 우리의 노예가 되면 물을 주겠다.”
 

 

그러자 민중들이 말했다.“물만 주신다면 저와 제 아이들은 당신의 노예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되었다.
 

 


- 임금과 물가
 

 

이제, 자본가들은 자신의 종족 안에서 지각 있고 지혜로운 사람들이 되었다. 자본가들은 우두머리, 관리자와 함께 노예들을 모아놓고 명령을 내려서, 일부는 샘에서 물을 퍼내고, 다른 이들은 물을 나르고, 또 다른 이들은 새로운 샘을 찾도록 했다. 그리고 모든 물은 함께 한 곳으로 모았다. 자본가들은 이 물을 담아놓을 거대한 수조를 만들었다. 그 수조의 이름은 시장이었다. 민중들은, 자본가들의 노예들조차도 물을 구하러 그 시장으로 갔다. 자본가들이 민중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이 우리에게 가져오는 모든 물은 이 수조에 담을 것이다. 이것이 시장이다. 그리고 물통 하나당 우리는 너희에게 1페니씩 주겠다. 그리고 너희와 마누라. 아이들이 마실 물을 우리가 주겠지만, 너희는 우리에게 물통 하나당 2페니를 내야 한다. 그 차액은 우리의 이익이 될 것이다. 이러한 이익이 없다면 우리는 너희를 위해 이 일을 하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너희는 모두 죽게 될 것이다.”
 

 

민중들은 이해하는 게 둔했기 때문에, 그들의 눈에는 이게 좋아보였다. 민중들은 많은 날들을 부지런히 물을 길어다 날랐고, 지어 나른 물통 하나마다 자본가들은 1페니씩 주었다. 하지만 자본가들이 바로 그 수조에서 다시 퍼서 민중들에게 줄 때는, 저거 봐라, 민중들이 자본가들에게 물통 하나당 2페니씩 지불했다.
 

 

그리고 많은 날들이 지나자, 그 수조가, 즉 시장의 꼭대기가 넘쳐흘렀는데, 이는 민중들이 한 통의 물을 부으면 겨우 물 반통을 살 수 있을 정도의 돈 밖에 받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매번 물을 가져올 때마다 남게 되는 초과량 때문에 수조가 넘쳐흘렀다. 민중은 많지만, 자본가들의 수는 적은 데다, 자본가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조는 넘쳐흘렀다.
 

 

그리고 물이 넘치는 것을 알게 된 자본가들이 민중들에게 말했다.“내 말 들어봐. 수조, 아니 이 시장이 넘쳐흐르지? 앉아 봐. 그러니까 말이야, 차분히 앉아서 수조가 빌 때까지 더 이상 물을 퍼오지 말아라.”
 

 


- 실업
 

 

민중들은 자본가들이 물을 구입하지 않아, 돈을 더 이상 받을 수 없게 되자, 물을 살 수 있는 돈이 다 떨어져서 자본가들에게서 물을 더 이상 살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자본가들 역시 아무도 물을 사가지 않아서, 더 이상 이익을 남길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곤경에 빠졌다. 그러자 자본가들은 사람들을 큰 길과 샛길, 산울타리로 내보내서 소리치게 했다.“목마른 사람이 있거든 수조로 와서 우리한테 물을 사시오! 물이 넘쳐 흐리고 있소!”
 

 

자본가들끼리 이런 말을 주고받았기 때문이었다.“지금은 물이 잘 안 팔리는 불경기야. 광고를 해야겠어.”
 

 

하지만 민중들이 말했다. “당신들이 우리를 고용하지 않아서, 물을 살 돈을 만들 방법이 없는데, 우리가 어떻게 물을 사겠소? 당신들이 예전처럼 우리를 고용하면, 우리도 목이 마르니 기꺼이 물을 사겠소. 그러면 당신도 광고를 할 필요가 없을 거요.”
 

 

그러나 자본가들은 민중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미 수조, 다시 말해 시장이 넘쳐흐르는데, 우리더러 물을 퍼오라고 너희를 고용하라는 말이냐? 물부터 사라. 그래서 수조가 완전히 비면 너희를 다시 고용하겠다.”
 

 

다시 말해서, 자본가들이 물을 퍼올 민중들을 더 이상 고용하지 않으니까, 민중들은 자신들이 예전에 퍼다 놓은 그 물을 살 수 없었던 것이고, 민중들이 자신들이 예전에 퍼다 놓은 물을 살 수 없게 되니까, 자본가들은 물을 퍼올 민중들을 더 이상 고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자 이런 말들이 퍼졌다.“공황이다.”
 

 

민중들의 목이 탔다. 그것은 이 나라가 조상들이 살던 때처럼, 모든 사람들이 스스로 물을 찾을 수 있도록 열려있지 않았기 때문이었고, 자본가들이 모든 샘물과 우물과 수차(水車)와 물그릇과 물통을 모두 소유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아무도 수조에 모아져 있는 물을 살 수 없었다. 그것이 시장이었다.
 

 

그래서 민중들이 자본가들에게 불만을 털어놓았다. “보쇼. 수조는 넘치는데 우리는 목이 말라 죽어가고 있소. 그러니 우리한테 저 물을 주시오. 안 그러면 우리가 죽을 판이요.”
 

 

하지만 자본가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그렇겐 안 되지. 저 물은 우리 꺼야. 우리한테 돈을 내고 사지 않으면 절대로 물을 못 마셔.”그리고 자본가들은 그들의 방식에 따라 서약하듯이 못을 박았다. “사업은 사업이야.”
 

 

하지만 자본가들은 민중들이 더 이상 물을 사지 않아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러면 자신들에게 이익이 더 이상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자본가들끼리 이런 말을 주고받았다. “우리의 이익이 우리의 이익을 막고 있는 것 같아. 우리가 만들어왔던 이익 때문에 우리는 더 이상 이익을 만들 수 없는 것 같아. 우리의 이익이 어떻게 해서 우리에게 불이익을 주고, 우리가 가진 것 때문에 우리가 가난해질 수 있지? 점쟁이한테 사람을 보내서, 이 문제를 해석해달라고 하세.”
 

 

그리고 사람을 보냈다.
 

 

당시 점쟁이들은 사악한 말에 통달한 사람들이었는데, 자본가들이 가진 물 때문에 그들과 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 물을 가지고 자신들과 그들의 아이들이 살아갔다. 그리고 그들은 자본가들을 위해 민중들에게 말을 해주었다. 자본가들은 그다지 이해가 빠른 사람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점쟁이들은 미리 할 말을 준비하지도 않아도, 주어진 임무를 잘 해냈다.
 

 

그래서 자본가들은 점쟁이들에게 이 문제에 대해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그 문제는 수조는 가득 차 있는데도, 왜 민중들이 더 이상 물을 사러 오지 않느냐 하는 것이었다.
 

 

어떤 점쟁이가 이렇게 답했다. “그건 과잉생산 때문이에요.”
다른 점쟁이는 이렇게 말했다.“과잉공급 때문이에요.”
하지만 두 점쟁이의 말은 사실 같은 의미였다.
그리고 다른 점쟁이는 이렇게 말했다. “아니에요, 태양의 흑점 때문이에요.”
그러나 다른 점쟁이는 또 이렇게 말했다. “이건 과잉공급 때문도 아니고, 태양 흑점 때문도 아니고, 악마가 지나가서 그런 것도 아니고, 신념이 부족해서 그런 거예요.”
 

 


- 평정
 

 

점쟁이들이 자기들의 방식에 따라 서로 논쟁을 하는 사이에, 이익만 아는 사람들은 꾸벅꾸벅 졸기도 하고, 잠을 자기도 했다. 그러다 깨어나서는 점쟁이들에게 말했다. “이 정도면 됐어. 당신들이 말하는 걸 듣고 있으면 우리는 아주 편안해져. 이제 민중들에게 가서 그들이 편안해지도록 이야기를 해줘. 그래야지 그들도 좀 쉬고 우리도 평화롭게 지낼 수 있잖아.”
 

 

하지만 점쟁이들은, 그 무시무시한 학문에 대한 지식이 많은 사내들조차도, 그렇기 때문에 특별한 명칭을 달고 다니는 그들조차도, 민중들이 돌을 집어던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서 그들 앞에 나가는 걸 질색했다. 민중들은 그들을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점쟁이들이 자본가들에게 말했다.
 

 

“주인님, 우리의 재능이 참 묘한 것이, 여러분처럼 배부르고, 목마르지 않고, 편안한 사람들은, 우리의 말에서 평안을 찾습니다. 하지만 목마르고, 배고픈 자들은 그 안에서 평안을 찾지 못하고, 우리를 비웃기까지 합니다. 아마도 풍족한 사람이 아니면 우리의 지혜가 닿지 않는 모양입니다.”
 

 

그래도 자본가들은 이렇게 말했다. “가란 말이야! 우리 명령을 안 따를 거야?”
 

 


- 풍요로 인한 굶주림
 

 

그래서 점쟁이들은 민중들 앞으로 나가서, 과잉 생산의 수수께끼와 물이 너무 많기 때문에 목말라 죽어갈 수밖에 없는 이유, 그리고 너무 많기 때문에 부족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민중들에게 태양의 흑점을 염두에 둘 것과, 또 신념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라는 것도 이야기했다. 하지만 점쟁이들이 자본가들에게 이미 말했던 그대로였다. 민중들이 보기에는 점쟁이들의 지혜가 쓸데없는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민중들은 그들에게 욕을 퍼붓기 시작했다.
 

 

“꺼져, 이 대머리 새끼들아! 우릴 갖고 노는 거야? 풍요가 굶주림을 낳았다고? 너무 많아서 아무 것도 없다고?”그리고 민중들은 돌을 집어서 그들에게 던졌다.
 

 

자본가들은 아직도 민중들이 불만을 쏟아내며 점쟁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모습을 보았다. 그들은 민중들이 수조로 와서 힘으로 물을 빼앗아 가지 않을까 공포스러웠기 때문에, 민중들 앞으로 성자들을 내보냈다. (하지만 그 성자들은 가짜 목사들이었다.) 성자들은 민중들에게 얌전히 지내고, 목마르다는 이유로 자본가들을 못 살게 굴지 말라고 말했다.
 

 

이 가짜 목사인 성자들은 민중들에게, 이 고통은 하느님이 그들의 영혼을 치료하려고 보낸 것이며, 그들이 인내하고 물에 대한 욕망을 참아내고 자본가들을 괴롭히지 않는다면, 고통이 지나간 후에 자본가가 사라지고 물이 풍요한 나라로 오는 귀신을 막아주겠다고 설교했다. 그들은 그렇게 말했지만 확실히 신의 예언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그 예언은 자본가들을 위한 것이 아니었고 항상 자본가들에 반대하는 말씀이었다.
 

 


- 자선
 

 

이제, 민중들이 계속 불만을 털어놓으면서, 점쟁이나 가짜 목사의 말에도 잠잠해지지 않자, 자본가들은 손가락을 수조에 흘러넘치는 물에 살짝 담가서 그 끝을 적셨다. 그리고 손가락 끝에 묻어있는 물방울을 수조로 몰려온 민중들에게 확 뿌렸다. 그 물방울의 이름이 자선이었다. 그리고 그 물방울의 맛은 엄청나게 썼다.
 

 


- 무력
 

 

자본가들이 다시 상황을 보자, 민중들은 점쟁이나 가짜 목사인 성자의 이야기도 듣지 않고, 자선이라고 부르는 물방울도 먹히지 않고, 조용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더 분노하며, 수조로 떼거지로 몰려와 힘으로 뺏으려는 것 같았다. 그래서 자본가들은 회의를 열어서 민중들 사이로 비밀리에 사람들을 보냈다. 민중들 중에서 전쟁 기술을 가진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그 사람들을 따로 불러서 교묘하게 그들을 구슬렸다.
 

 

“자, 이리 와봐. 자본가들하고 연합하지 않을래? 네가 자본가들의 부하가 되어서, 그들을 섬기고 민중들에 맞서 싸우면, 사람들은 수조에 침입하지 못 할 거야. 그러면 너는 물을 많이 가질 수 있을 테고, 너와 네 아이들이 목말라 죽지 않을 거야.”
 

 

그러자 힘센 사람들과 전쟁에서 기술을 갈고 닦은 사람들은 그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들은 자신들을 설득하도록 묵묵히 듣고만 있었는데, 이는 목마른 삶이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자본가들에게 가서 그들의 부하가 되고, 널빤지와 칼을 지급받았다. 그리고 자본가를 위한 방어부대가 되어서, 민중들이 떼를 지어 수조로 몰려들 때마다 그들을 내려쳤다.
 

 


- 사치와 낭비
 

 

많은 날들이 지나고 나자 수조 안의 물의 수위가 낮아졌다. 그것은 자본가들이 그 물로 분수와 물고기용 연못을 만들고, 그 안에서 목욕을 했기 때문이었다. 자본가들과 아내들, 아이들은 자신들의 즐거움을 위해 물을 낭비했다.
 

 

그리고 자본가들이 수조가 빈 것은 알게 되자 이렇게 말했다.“공황은 끝났다.”
 

 

그들은 부하들을 내보내서 물을 다시 길어와 수조를 채울 민중들을 고용했다. 그리고 민중들은 물을 길어와 수조에 담고 물 한 통마다 1페니를 받았다. 하지만 자본가들이 바로 그 물을 다시 퍼서 민중들에게 줄 때는 2페니씩 받았다. 거기서 그들은 이익을 챙겼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다시 수조는 예전처럼 넘쳐흘렀다.
 

 


- 선동가들
 

 

그리고 이제, 민중들이 수조를 넘쳐흐를 때까지 채우고, 다시 그 물이 자본가들에 의해 낭비될 때까지 목말라하는 세월이 수없이 지났을 때, 그 땅에는 선동가라 불리며 민중들을 자극하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그들은 민중들에게, 민중이 함께 힘을 모으면, 자본가들의 노예로 살 필요도 없어지고, 더 이상 목마름도 없어질 것이라고 말하고 다녔다. 자본가들에게는 이 선동가들은 눈의 가시 같아서, 이들에게 십자가형이라도 시켜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민중들이 두려워서 감히 그렇게 하지 못 했다.
 

 


- 선동가들의 이야기
 

 

선동가들이 민중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이 어리석은 사람들아, 얼마나 더 거짓말에 속고, 그 거짓말을 믿으며 고통 속에서 살아갈 겁니까? 여러분들이 지금껏 자본가들과 점쟁이들에게 들어왔던 모든 말들은 다 그들이 교활하게 꾸며낸 이야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모르겠어요? 여러분들이 언제나 가난하고 비참하고 목마르게 살아야 하는 게 신의 뜻이라고 말하는 그 성자도 마찬가지에요. 두고 보세요. 그들은 거짓말과 신성모독을 저질렀으니 하느님이 다른 이들은 모두 용서하더라도 그들에게는 쓰라린 심판을 내리실 겁니다. 어쩌다가 여러분이 수조 안에 있는 물을 사지 못하게 되었습니까? 여러분에게 돈이 없다는 게 이유가 될까요? 왜 여러분은 돈이 없을까요? 여러분이 시장이라는 수조에 물을 담을 때마다 한 통 당 1페니씩 받고, 여러분이 다시 수조에서 물을 가져갈 때는 한 통 당 2페니씩 지불해야 해서, 자본가들이 이익을 챙기기 때문이 아닌가요?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면, 여러분의 결핍으로 채워지고 여러분의 궁핍에서 나오는 풍요로움으로 만들어진 수조는 넘쳐흐를 수밖에 없는 거 아닌가요? 또한 여러분이 더 많이 고생할수록, 여러분이 더 열심히 물을 찾아서 나를수록, 상황은 더 최악으로 나빠지기만 할 뿐 더 좋아지지 않는 것은 자본가들의 이익 때문인 것이고, 그게 영원히 반복되고 있는 것 아닌가요?”
 

 


- 악마의 모습이 드러나다
 

 

선동가들은 이런 방식으로 민중들에게 말을 하며 돌아다녔지만, 아무도 그들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민중들이 그들의 말을 듣기 시작했다. 그리고 민중들은 선동가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들 말이 맞소. 우리가 우리 노동의 열매를 전혀 갖지 못하는 것은 자본가들과 그들의 이익 때문이오. 그래서 우리의 노동은 쓸데없는 짓이 되어버렸고, 우리가 수조를 채우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할수록, 더 빨리 물이 차 넘치게 되지. 그러면 점쟁이들의 말처럼, 너무 많아서 우리는 아무 것도 갖지 못하게 되는 거야. 자본가들이 얼마나 독종들인지 잘 봐. 그들의 다정한 자비심은 잔혹하기만 해. 우리가 어떻게 그들이 우리에게 덧씌운 굴레에서 해방될 수 있는지, 알고 있으면 말을 해주시오. 하지만 당신도 해방을 향한 길을 모른다면, 잠자코 우리를 놔둬주시오. 그래야지 우리의 비참한 처지라도 잊을 수 있을 테니 말이오.”
 

 

그러자 선동가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는 그 방법을 알아요.”
 

 

민중들이 말했다. “우리를 속일 생각은 마시오. 이런 일이 시작되던 때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눈물에 젖어 그 방법을 찾았지만, 누구도 해방을 위한 방법을 찾지는 못했소. 하지만 당신들이 방법을 안다면 빨리 이야기 해주시오.”
 

 


- 개선 방안
 

 

그러자 선동가들은 민중들에게 그 방법을 말해주었다.
 

 

“보세요. 여러분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본가들이 다 가지고 있는데, 여러분들의 노동에서 나오는 이익을 그들에게 바치는 이유가 뭐죠? 도대체 자본가들이 무슨 위대한 일을 한다고, 여러분들은 그들에게 공물을 바치는 거죠? 하! 자본가들이 여러분들을 모아놓고 명령하고, 이리저리 데리고 가서 일을 시키고, 나중에 여러분에게 물을, 그것도 그들이 아니라 여러분이 수고해서 퍼온 물을 주는 것 때문인가요? 자, 이제 이 굴레에서 벗어날 방법입니다! 자본가들이 하던 일을 여러분 스스로 하시면 됩니다. 그들이 여러분의 노동을 관리하고, 여러분을 모으고, 일을 나눠주는 거 말이에요. 그렇게만 하면 자본가들도 전혀 필요 없고, 그들에게 이익을 바칠 이유도 없어져요. 여러분이 일한 노동의 열매는, 형제들처럼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나누게 될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만 하면 모든 사람들이 풍족해지고, 더 필요하다는 불만이 없어질 때까지, 수조는 넘쳐흐르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나중에 수조가 넘치면, 여러분 모두가 즐겁도록 재미있는 분수도 세우고, 연못도 만들면 됩니다. 지금 자본가들이 하듯이 말이에요. 하지만 그때는 모든 사람의 기쁨이 되는 거죠.”
 

 


-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러자 사람들이 말했다. “좋아 보이긴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되겠소?”
 

 

선동가들이 대다했다. “여러분들 앞에 서서, 사람들을 모으고, 노동을 관리할 사려 깊은 사람을 선택하세요. 이 사람들은 자본가들과 같은 존재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자본가들 같은 주인님이 아니에요. 여러분들의 형제들이고, 여러분이 하고 싶은 바를 실천할 관리자들입니다. 그들은 어떤 이익도 가져가지 않을 것이고, 모든 사람들과 똑같이 나눠가질 거예요. 더 이상 주인이나 노예는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며, 오직 형제들만 남게 될 것입니다. 그러다 때때로 적당한 때가 되면, 노동을 관리하는 일을 대신할 사려 깊은 사람을 여러분이 고르면 됩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귀를 기울이고, 그렇게만 되면 정말 좋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별로 어려워 보이지도 않았다. 그리고 한 목소리로 외쳤다. “그러면 당신이 말한 대로 해봅시다. 우리가 해보자고!”
 

 


- 모든 일의 결말
 

 

자본가들은 함성소리와 민중들이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 점쟁이들도 그 소리를 들었다. 가짜 목사들과 자본가들을 지키던, 전쟁 기술을 가진 힘센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그 소리를 듣고 엄청나게 떨었다. 그들은 무릎에서 딱딱 소리가 나도록 떨었다. 그리고 말했다. “우린 끝이야!”
 

 

하지만 자본가를 위해 예언하지 않고, 민중을 동정하던, 살아있는 신의 진짜 목사들도 있었는데, 그들은 민중들의 함성소리와 이야기를 듣고 엄청나게 커다란 기쁨에 즐거워하며 해방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선동가들이 그들에게 이야기해주었던 모든 일들을 해냈다. 그리고 모든 일들은 선동가들이 말했던 것처럼 되어갔다. 그 나라에는 더 이상 목마른 사람도 없고, 굶주리는 사람도 없고, 헐벗은 사람도 없고, 추위에 떠는 사람도 없고, 궁핍한 사람도 없었다. 그리고 모든 남자들은 친구를 보며 말했다. “내 형제여.”그리고 모든 여자들은 동료를 보며 말했다. “내 자매여.”
 

 

그들은 서로서로 형제와 자매처럼, 모두 하나로 단결하여 살아갔다. 그리고 하느님은 그 나라를 영원히 축복했다.
 

 


[원문] The Parable of the Water-Tank
[번역] neoscrum(http://blog.jinbo.net/neosc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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