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트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흑무

44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12/05/01
    2012.04
    흑무
  2. 2012/03/29
    2012.03
    흑무
  3. 2012/02/29
    2012.2
    흑무
  4. 2012/02/10
    2012 계획
    흑무
  5. 2012/01/29
    2011년 몇 줄 정리
    흑무
  6. 2012/01/29
    2012. 1
    흑무
  7. 2011/12/29
    2011.12
    흑무
  8. 2011/11/24
    2011.11
    흑무
  9. 2011/11/08
    용서하는 것
    흑무
  10. 2011/11/08
    마음의 채널
    흑무

2012.04

.

지랄하고... 그 자리를 가지 말았어야 했다. 그 자리로 발걸음을 떼면서도 왠지, 후회할 것 같았다. 괜히 갔다싶을 그런 상황이 되게 될 것 같았다. 결국 그랬다. 돌아오며 내게 물었다. 알면서 왜갔니. 하지만....!!

어쩌면 그런 상황을 내가 생생히 꿈꾸었기에 그런 상황과 불편함, 이 자리에 나는 왜 왔나, 하는 결과를 만든 것일수도 있다.

18.

".........하루에 극과 극을 오가는 연구 회의를 두 탕 경험하고 나니, 좋은 회의란 어떤 것인지 체험하게 된다.
좋은 회의는 회의의 목적에 동의한 사람이, 충분히 자기 시간을 내어 미리 준비하고, 회의시간에 서로간의 의견을 주고 받으며, 서로 부족하고 힘들어도 격려해가며 함께 하려는 마음이 있고, 자기만 일 덜 하려고 하지 않고, 회의가 끝나고 나면 그 다음 일이 무엇인지 명확해지고, 회의이후 긍정적 에너지를 받고 가는 것이 차이인것 같네요..." 라는 정 선생님 글을 보았다.

맞는 말이고 나를 반성케하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말로는 다 설명되지 않아. 글에 포함되어있지 않은 배경, 그러니까 대단히 '아웃소싱'하여 나와 우리를 쓰고 있다는 사실은 이 글 어디로 자리해야 하는 걸까? 이런 아웃소싱은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겠지?! 아니라면, 다르다면, 나는 좋은 회의를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술 좋아하는 내가 술 안마신지가 5일째다. 몸이 그닥 좋지 않아서 안먹는 것도 있고, 술이 당기지 않는 것도 있고, 일부러 술자리를 만들지 않은 것도 있다. 잘했다 싶다. 그 덕에 아침에 잘 일어나 정신차리고 일하고 공부하고 있다. 그제부터 일이 탄력을 받은 느낌이다. 그러니까 정신없이, 두 눈이 벌개지도록 일하고 쓰고 식당에서 백반나오길 기다리며 전화하고, 그렇게 일하고 있다. '탄력'이라는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지금은 이 상태가 다행이라 생각한다. 그 덕에 줄 서 있는 일들을 해나가고 있다.

17.

문화제에 갔었다. 저녁 일정이 깨지면서 사무실에서 일을 더 할까, 어쩔까 하다가 문화제에 갔다. 나는 그리로 향하며 내가 그이들에게 힘을 주기위해 간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착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내가 그이들에게서 힘을 받고 돌아왔다. 모니터 앞에 앉아 쓰고 전화하면서 점점 좁아진 세상이 다시 넓어지는 느낌이다. 정세 속의 나, 뭐 이런 거창한 얘기가 아니라 "실무"가 아니라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사람들과 뭘 나누고 싶은가"라는, 좀 더 크게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자리였다. 감사한다. 그리고 걱정한다. '사고'를 걱정하는 지부장의 말이 무겁고, 담담한 그의 말이 겁난다. 후.

15.

어젠 8시가 조조더니 오늘은 9시25분이 조조더라. 그래서 봤다 '인류멸망보고서'. 1편은 딱 예고가 다였다는 생각이 들고 2편이 제일 좋았다. 보는 것, 인식하는 것, 그것이 무어냐. 다 너의 마음이라는.

2권을 끝냈다. 물론 문제를 풀어야 하지만, 책 열고 싶지 않아. 어제 오늘 300쪽. 머리에는 얼마나 남아있을까. 난 '통독'했을 뿐, 이라며 괜찮아 하는 중. 풋.

어제 아침에 일어났을때, "어? 오늘이 일요일인가? 아- 오늘은 토요일이지-" 하면서 몹시 기뻐했었다. 하루짜리 기쁨이지. 내일이 월요일이니, 슬픈가? 글쎄. 원치않는 것은 맞다. 방법은 뭐지?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  누군가를 찾아 떠나야겠다.

14.

7시에 일어났지만 8시 조조는 포기. 그 시간에 일어나 콘푸레이크 먹고 다시 12시까지 잤다. 꿈에서 바람을 피다(손만 잡았을 뿐인데...)  온동네에 소문이 나서 좁은 배 안에서 처벌을 피하려 도망다니다가 잠에서 깼다.

어제 밤 문득, 이 역할에 정신이 없는 것은 '내가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만한 평가인지는 모르나 언니들에게는 '내가 있었다'. 그런데 내게는 '또 다른 내가 없다'는 것이다. 그것이 나를 정신없게 하는 중요한 이유라는 생각이 들었다.

13.

그러고보니 13일의 금요일이다. 오늘은 휴가다. 고불고불 거리는 머리를 더이상 참지 못하고 미용실에 갔다. 펄럭거리는 플랑에 씌여있던 '파격적 할인' 가격에 혹해서 플랑 가까이 걸어가 '이게 언제까지 인지'를 꼼꼼히 보고 놓치지 않으리라 결심하며 갔다. 그런데 막상 계산하려니 플랑 가격보다 2만원이나 더 달라고 한다. "왜 가격이 이거에요?" 라고, 최대한 친절히 물으니 그 좁은 미용실 직원들의 눈이 내게 쏠린다.

그러니까! 그 가격인데, 내 머리를 담당한 선생님은 전날 예약하면 늘 20%를 해주기때문에 플랑과 같은 가격이 아니라 모든 것은 정상가에서 20%를 해준다는 거다. 물론 이렇게 잘 풀어 설명해주지도 않았다. 혹시 다툼이 날까싶어 눈을 피하며 딴짓을 하며 해준 대답을 집에 오는 길에 곰곰히 생각하니 이렇다는 거다. 헐... 그럴수도 있다. 하지만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는것, 심지어 어제 내가 전화해서 선생님 이름과 가격을 물어본 내용과 답이 다르다는 것은 불쾌한 일이다. 흥, 쳇, 피.

아무튼 그래서 오늘 휴가다. 머리하고 둘째언니를 만나 점심을 먹었다. 갤러리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를 무려 2300원에 파는 아주 사람없는 홍대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형 사무실로 왔다. 그런데 그는 운동갔다. 그래서 나는 지금... 형 책상에 앉아 형을 기다린다. 생각해보니 좀 웃긴다. 풋.

내일은 조조 영화를 볼 예정. "인류 멸망 보고서"

12.

요근래 손 꼽히게, 더럽게 성질부려놓고 가슴이 떨린다. 에라이...

10.

사람들과 밥과 술을 먹으며 KBS에서 하는 우리말 겨루기를 보고 있었다. 3명이 중간 단계에 올라 무려 "이지선다"(보기가 두 개인) 문제를 풀고 있었다. 7문제인가 나왔는데, 확률이 50%인데, 7문제 다 틀렸다. 사람들이 즐거워했다. 도대체 보기가 두 개인 7문항을 다틀릴 확률은 얼마나 되는가!!!!

2.

어제 탄력받아 너무 늦게까지 일했더니 오그라든 손가락이 아직 다 펴지지 않는다. '그 의자'는 정말 생각하는 의자였다. 정확히는 집이 아니라 티브이도 볼 수 없고, 딴짓을 할 수가 없으니, 해야하는 일이 여기서 번뜩 저기서 번뜩 하고 생각났다. 아이들이 귀엽게 줄을 서서, 책도 보고 수다도 떨면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듯. 말 그대로 괜찮았다는 거다. 후루룩 좀 끝내고 나니, 오늘이 좀 한가한 것 같다고도 느끼지만, 이것은!! 생각하는 의자에 앉지 않아서 생기는 오해. 자. 커피를 마시고, 고고싱.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2.03

29.

오전 운동. 날이 조금씩 따뜻해지니 운동할때 몸의 온도도 더 올라가는 느낌이다. 차마 빈 속으로 운동올 수 없어 바나나 한 개를 먹고 왔는데, 끝날 때쯤 되니 핑 돈다. 다음엔 바나나 두개를 먹어야 겠다.

어제는 모임이 있었다. 무엇보다 그의 역할이 중요했고, 모임을 끝내고 보니 그의 역할이 역시 중요했고, 그는 그 역할을 훌륭히 했다. '현재의 상황과 그간의 상황'이라는 뭣 같은 주문을 했으나, 그 주문에 훌륭하게 답한 그에게 감사한다. 큰 줄기를 잘 잡고 큰 줄기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당시 현실의 작은 줄기들을 꼼꼼하게 이어준 그 덕분에 어제 함께 한 사람들의 시간도 잘 채워졌을것이라 생각한다. 고맙습니다.

어제 모임을 준비하며 낑낑 댔었다. 교육다녀오는 길에 어깨에는 커다란 빔을 메고, 김밥집에 들러 김밥을 주문하고, 과일가게에서 뒤풀이때 먹을 바나나와 방울 토마토를 사고, 마트에 들러 맥주 4팩을 사고 나니 한 걸음 한 걸음이 너무 무거운거다. 교육에 정신쏟느라 저녁 모임 준비는 하나도 안 한터라, 궁시렁대며 어설프게 모임준비하고... 끝나니, 그것도 잘~ 끝나니, 뿌듯하다.

3시반에 시청 근처 회의. 사무실을 나서는 2시반 까지 30분동안 맘껏 놀기로 결심. 자, 이제 뭘할까? (일 꺼져)

24.

가평에 다녀왔다. 이름만 들어온 그를 만났는데, 음... 느낌이 좋은(표현이 좀 이상하지만), 훌륭한 동지다. 그를 비롯한 좋은 사람들과 얘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한다. 

22.

오전에 운동 다녀왔다. 한 시간 반의 운동. 끙끙 대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는. 하고나면 집에 가고 싶어 진다. 후루룩 밀린 일을 했다. 그리고 뜬금없이 형과 여행이 가고 싶다.

14.

오늘 신문 인터뷰 몇 줄 옮기기.

".... 80년대 활발했던 노동자문화 운동은 노동자들의 일상이 소비적 시민문화에 포섭되면서 지속적으로 쇠락하거나 협소한 시위문화로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죠. 근래 보면 새로운 흐름이 생겨나고 있는 게 감지되기도 해요. 그러면서 옛 문화를 무작정 깔보는 우려스러운 경향도 종종 보이고요."

"희망버스 때 다들 새로운 시위문화의 발랄함 유쾌함을 이야기하는데 기존의 시윔누화에 대해선 아예 경멸을 하더라구요. 당황스러웠어요. 내가 생각하는 희망버스는 실사구시였어요. 해왔던 것을 조금씩 바꾸고 보태고 하면서 새로운 걸 만드는 거였거든요. 시위문화라는 게 무거울 땐 무거워야 하고 발랄할 땐 발랄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파란 잔디위에서 5000명이 모여서 조용히 책을 읽는 거에요. 주제가 만일 삼성 비판이라면 삼성문제와 관련한 모든 책과 자료를 모아서 앰프나 확성기를 일절 쓰지 않고 조용히 그걸 읽는 거죠. 저 놈들이 정말 아파하는 일을 함께 해보는 거죠."

13.

어제는 역할을 맡고 처음있는 회의였다. 무척 긴장했었다. 하루종일 회의준비 말고는 한게 없다. 일요일에는 쉬어도 쉬는 것이 아니게 불안을 안고 있었다. 회의가 끝나니 좋다. 끝난 다음 날부터는 다음 회의를, 그러니까 집행을 하고 점검을 하며 보내야하는데, 마음이 조금 풀리니, 뭐 좋다.

11-1.

오늘까지 반납일이니 도서관에 다녀왔다. 읽을 책도 있고 공부할 것도 있으니 반납만 하고 와야지, 했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하니 일요일에 혼자 거기까지 갔는데 그냥 오기 아까운 것이다. 허 참. 결국 5권을 빌려가지고 왔다.

11.

조조로 화차 봤다. 화차,는 악인을 싣고 가는 지옥행 기차다. 몹시 슬픈영화였다. 자본 세상에서 자본이 없는 자가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마음이 아프고 토할 것 같은 영화였다. 김민희는 인터뷰에서 '사회적으로 고립된 인간'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 사회, 가 영화를 보며 내겐 '돈'으로 읽혀졌다. 살인자이지만 불쌍했다. 지독하게 불안하여 지금을 충분히 살 수 없고, 혹시 모를 내일을 잔인한 방식으로 준비해야하는, 내가 누구인지를 무슨 짓을 했는지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해야 그나마 버틸 수 있는 것으로 내겐 보였다. 이런 세상, 너무 싫다.

10.

금요일 1인 시위후 3시반 부산행 기차, 부산에 6시15분 도착. 부산지하철타고 사무실로가서 7시부터 총회, 뒤풀이 하고 언니집에 오니 12시반쯤, 수다떨다가 2시반 먼저 취침. 6시50분에 일어나서 7시에 집에서 나가 시외버스터미널로. 터미널 도착 7시반, 8시 10분 남원행 버스 탑승. 남원 시외버스터미널에 11시도착. 12시 결혼식, 2시 17분 무궁화호 타고 영등포역에 6시 10분 도착. 집에 오니 7시.

뱅글뱅글, 피곤한 어제 그리고 오늘. 결혼식은 사촌 결혼식이라 엉망으로 입고가면 그 날을 포함해 몇 달 엄마아빠의 구박에 시달릴 것이 뻔해 챙겨입고, 거기다 굽 높은 부츠까지 신고 총회, 뒤풀이와 남원, 서울을 돌아다니니 걷는 것도 너무 힘들다. 결혼식에서 '애는 안낳았냐, 안 낳을거냐'는 질문은 스무번쯤 받은 것같다. 몹시 귀찮은 일이다. 그러면서 옆에 있는 엄마에게 조금 미안하기도. 간단한 일을 좀 해볼까 하고 USB를 꽂았으나 급 하기 싫어졌다. 그냥 잘테다. 내일은 조조로 '화차' 봐야지.

8.

도서관이 12월 중순부터 화장실 석면 철거를 비롯한 대대적 공사에 들어가며 휴관을 했다. 원래 5권이던 책은 15권 빌릴수 있게 해주었고 반납은 3월 11일 까지 하라고 했다. 그런데 오늘 문자가 왔다. 11일날 책 반납 하라고. 12월 중순 책을 빌리며 무지 많이 남았다!! 라고 했지만 시간은 또 이렇게 부지런히 흘러간 모양이다.

봄학기 운동을 끊었고 오늘이 첫 날이었다. 필라테스가 재미없어져 이번 학기에 끊은 운동은 '스트레칭과 근력강화'. 달라진 것은 프로그램만이 아니라 시간도 있다. 보통 화요일 저녁에 하는 운동을 끊었다. 월요일 저녁은 정기회의가 있고, 나머지 날들도 오후 회의, 저녁 뒤풀이라든가 하는 일정이 많아서 자꾸 운동을 못 가게 되어서 목요일 오전으로 끊었다. 회의나 문화제, 뒤풀이 일정으로 빠지는 일은 아마도 적어질 것이고 목요일 오전은 통으로 일을 못하게 되는 시간이 되었다. 그래도 꾸준히 운동을 할 수 있고, 한다는 것에 큰큰큰 의미를 두고 있다.

첫 날인 오늘. 한 시간 20분 동안 운동하는데 아침도 안 먹은 지라 막판엔 핑~ 돈다. 다음엔 아침을 먹고 와야 겠다 생각한다. 오전에 끊으니 20명 정도의 사람 중 절반 이상이 50대 이상의 여성들이다. 아, 말 많다.

오늘은 할 일이 천지 빼까리. 저녁 회의가 부담스럽다.

7.

회의 결과를 받았다. 말하는 자와 듣고 정리하는 자의 그림이 다르다. 말하는 자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고, 듣는자가 재해석하거나 자기가 원하는 그림으로 깔대기를 통과시켜 정리했을 수 있다. 난감하다. 한편으로 짜증스럽다. 그는 내내 이러는 것 같다. 내가 어찌해야하는지도 고민스럽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2.2

29.

아침 선전전. 밤새 자는듯 마는듯, 알람이 울릴때가 된 것 같아 일어나 핸드폰 시계를 보니 6시29분. 알람을 6시30분에 맞춰놨었는데, 칼 같이 일어났고만^^ 밤새 자는듯 마는듯 했던 건 생리통덕이었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집 밖으로 나가는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어제 저녁을 5시반에 먹은지라 배는 고프고 생리통은 난리였다. 가는 지하철 내내 전날 술을 온 몸으로 마신 애처럼 흐느적거리며 손잡이에 매달려 갔다. 쌀쌀한 날씨에 동지들을 보고 선전전을 하니, 고통은 고통으로 잊는다고 괜찮아지는 듯. 끝나고 얼른 약 사먹었다. 오늘 저녁 술약속인데 미룰수 없는 약속이라 걱정이다.

25.

송선생님네서 모임. 오랜만인듯, 어제 본듯. 대화가 어려운 것을 보니 나는 아직 나를 만들어가는 중인듯 싶다.

22.

자정이 넘었으니 사실은 23이지. 어제 엄마랑 루돌프 부흐빈더의 피아노 리사이틀에 다녀왔다. 1월 말 쯤, 엄마에게 2월 21일 공연을 보러가자는 연락이 왔고, 그러자 했다. 막상 21일 즈음이 되니 할 일도 많고 예술의 전당은 너무 멀어서, 공연 보기전의 설렘 같은 것은 별로 못 느끼고 있었다. 발을 질질 끌며 예술의 전당에 가서 자리에 앉았다.

비창으로 시작했는데, 음 첫 대목에서 눈물이 쏙 나왔다. 너무. 좋았다. 그는 알고보니 베토벤 전문가라 불리는 피아니스트이다. 내가 알기론 폴리니 라는 피아니스트가 쇼팽 전문가로 불리듯 그의 전문은 베토벤이더라. 피아노의 풍요로운 음과 그의 힘과 손가락이 피아노를 지나가면 소리가 저절로 만들어지는 듯한 가벼움과 눈앞에 물 안개가 펼쳐져보이는 부드러움은... 정말 대단했다.

그래서 오늘 베토벤의 비창이 특히 듣고 싶은데, 부흐빈더의 앨범은 못찾겠고(내가 듣는 음악 사이트에는 마련되어 있지 않고) 대신할 마땅한 앨범이 보이지 않는다. 가볍게, 예를 들어 '베스트 오브 베토벤' 이라는 식의 앨범만 있다. 연주자는 이름조차 없고. 성에 안찬다. 지금도 틀어놨는데... 너무 유약하다.저 높이 올라갔던 파도가 뚝 떨어지는 듯한 그런.. 연주가 아니다. 아쉽고 아쉽다.

19.

총회가 끝났다. 아주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한 기분이 오늘 오전까지 였다면, 오늘 오후 부터는 이전과는 다른 짐을, 무겁다는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짐을 어깨에 새로 둘러맨 기분이다.

17.

둘째언니랑 영화봤다. 언니추천 '두 개의 선'. 간단하게는 임신테스트기에서 임신일 때 나타나는 두 줄을 의미하고 더 나아가면(기사를 보니) 정상과 비정상, 결혼과 비혼에 대한 의미라고 한다. 다큐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말은, 감독의 남편의 친인척이 한말,(남편 이철에게 아들 이강이 생겼는데) "이제 이철이 인생은 끝난거여~ 이제 이강이 인생사는 거여~"라는. 머리를 댕~ 하고 쳤다.

15.

요즘은 술자리 긴장을 놨나보다. 열심히 먹고 자꾸 뻗는다. 예전에는 첫째언니나 둘째언니랑 술을 먹어도 정신차리고 있다가 택시문 닫으면서 기절하곤 했는데, 체력이 약해진건지, 사람들이 편해진건지 자꾸 뻗는다. 어제도 기차타고 올라오면서 엎어져 잔것과 택시타서 엎어져 잔 것은 기억이 나는데 어떻게 택시를 탔는지, 기차를 탔는지 기억이 안난다. 

12.

정말 밤새 열라 추웠다. 2시집회부터 행진하고 문화제까지 끝나니 12시. 개별 참가였던 만큼 잘 곳은 없고. 한 시간 잤을까. 다음 4차에는 침낭을 필수, 잘 곳(찐따 붙을 곳)을 미리미리 알아보리라.

10.

어설프나마 새해 계획을 완성. 둘째언니의 계획을 감탄하며 나도 꼼꼼하게 새해 계획을 세워야지, 하고 마음 먹었는데 재미있는건 그녀의 틀(내용)을 따라가더라는 거다. 헐.

9.

휴가를 썼다. 12시반쯤 밤에 잘 일을 걱정하며 일어나, 무 시래기를 물에 불리고, 피아노도 치고 딩가 거리며 놀다가 씻고 마트로 고고. 메모지를 보며 후루룩 장보기. 다녀와서 약간 불려진 무 시래기를 다시 물을 부어 끓이고 쌀 벌레 퇴치 팩을 쌀 통에 붙인다. 그 사이 마늘쫑 씻기. 시금치 씻기, 가지 씻기, 파를 씻어 쫑쫑 썰어 냉동실에 넣어놓기. 무 시래기를 끓이는 동안 마늘쫑 담그기. 절반은 고추장 마늘쫑, 절반은 간장 마늘쫑. 간장 마늘쫑은 내일 모레 쌍차 가기 전에 간장을 꺼내기 끓여서 다시 넣어야 한다. 고추장 마늘쫑은 한 달 후에 먹는 것이야.

한 시간 반 가량 끓인 무 시래기를 한 번 먹을 분량으로 랩에 싸서 냉동실로 고고. 무 시래기를 끓였던 냄비를 씻어 가지를 찐다. 찐 가지를 결 대로 찢어서 물 짜기. 너무 5분만 삶으랬는데 괜히 8분 삶아서 애들이 너무 물러져버렸다. 가지 찐 냄비를 씻어서 시금치 삶기. 10초만 삶은 시금치 물 짜기. 가지나물 무치기, 시금치 나물 무치기. 가지나물에는 고추가루가 들어가는데 결혼 초기 사들인 고추가루를 넣었더니 고추가루양만큼 맛이 이상하다. 간장으로 땜빵.

이런 것들을 다 하고 나니 형 퇴근. 즐겁게 했지만.........!!!

"이게 휴가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2 계획

1. 나를 이뻐해주기

1) 봄, 여름, 가을 학기 문화센터 운동 끊기

2) 피아노 꾸준히 치기

3) 용서할 것은 용서하기

 

2. 이제보니 너무 젊잖아

1)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알아보기

2) 좋아하는 것을 일상에 펼쳐놓기

3) 무엇이 되고 싶은지 생생하게 꿈꾸어보기

4) 심리 치료 알아보기

 

3. 활동가로

1) 이전 총회 자료집 꼼꼼히 읽기 - 상반기 안에

2) 산안법 살펴보기

3) 교육듣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1년 몇 줄 정리

1. 한 달 있으면 이곳의 4년차 활동가가 된다. 모르는 것은 여전히 너무나 많고 채우기 위한 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채우겠다는 욕심을 꾸준히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위안 삼아본다. 하지만 '여기서 상근한지 얼마 안되어 저도 잘 몰라요'라는 변명이 길게 갈 수 없었듯 이 위안 또한 그리 길게 가지못할 것이다.

 

2. 책을 읽으려 애쓴 한 해. '책을 읽으려 애썼다'는 고백이 부끄럽기도 하다.  권수 채우기에 쫓기는 내 모습을  보며 중단했던 100권 읽기를 다시 하고 있다. 책을 읽고 함께 떠들 사람이 없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3. 일년의 한 부분 정신나가긴 했었지만, 형와 5년차 부부로 여전히 잘 지내고 있다. 아이는 낳지 않는 것으로 거의 결정된 듯 하다.

 

** 2012.1.29 정리. 이외에는 굳이 2011년 정리로 넣지 않아도 될 듯. 아.. 너무 간단한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2. 1

30.

집안 경조사 완전 대 폭발. 절약과 검소, 한 푼 두 푼 아둥바둥에 대한 의욕을 잃는다. 한 푼 두 푼에 아둥바둥대면서 벌벌 떨면 뭐하나, 하는 그런거지 뭐. 1월 설 용돈 3곳, 2월 생신은 시어머니, 시아버지, 아빠. 그런데 시어머니는 칠순. 3월은 사촌 두 명의 결혼. 이후 생략. 이런 나에게 아빠는 20**년에 당신이 환갑인데, 거하게 차려먹을 거라고 미리 돈 준비하란다. 이래가... 안된다....

29.

오랜만. 어제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났다. 헤어지면 친정에 갈 예정이었다. 형은 집에 못 들어오고 지난 설에 친정에 갔다 형이 아파 후다닥 돌아온 터라 친정에 다녀와야 겠다 싶었다. 열심히 놀다보니 어느덧 20시반. 놀던 곳이 집에서 가까워서 친정가기가 몹시 귀찮아졌다. 몸이 아파 형도 집에 들어왔고. 

안 갈 요량으로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오랜만에 애들과 놀다보니 재밌어서 쭉 놀까 하는데, 엄마가 서운할 것 같으면 지금 가고. 괜찮다하면 쭉 놀고-" 라고 했더니 엄마가 놀다 오랜다. 그래서 엄마에게 "응 고마워 엄마 다음에 갈께" 라고 한 것 같다. 엄마에게 봐줘서 고맙다 했더니 "응 재밌게 놀다와~"라고 답문이 왔다. 

문자를 받고 두어시간 지나서, "와"라는 단어에 꽂혔다. 나는 안간다고 말했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엄마는 오라고 말한 것이니까. 헐.. 하다가 집에 전화를 했다. "엄마, 이제 애들이랑 헤어지려고~" 라고 말을 꺼내니 엄마는 "그래, 조심해서 와~"라고 말한다. 그래서 두 말않고 전화끊고 택시타고 얼른 집에 갔다. 갈때는 '그냥 다음에 갈께라고 왜 말을 못하나....' 라며 마음이 불편했지만, 막상 가니 잘 갔다 싶다.

엄마도 아빠도 기다리고 있었다. 엄마랑 아빠랑 수다 떨고 술도 먹고. 잘 갔다 싶다. 안 갔으면 어쨌을까 싶다.

19.

일을 미리미리 해놓는 편이 아니어서 일이 몰리는 2-3일은 정말 정신없이 밀린다. 아, 차근차근 해놔야 하는데 어찌나 겐세이를 부리시는지ㅠㅠ 2월 11일은 쌍차 희망텐트다. 이번엔 꼭 가야지.

13.

아침 6시 해산. 버스타고 귀가. 6시 50분 취침. 12시 기상. 어제 평택에 내려갔다 오늘 집에 온 형이 외친다 "문을 열어놓고 자면 어떡해!"라고. 어제 문을 안잠그고 잤다. 안 잠그고 잔 것만이 아니라 문을 꽉 안닫고 잤다;;;; 위험천만한 짓. 술도 별로 안먹었는데 말이다. 진짜 왜 그랬지? 집에 오니 피곤이 밀려왔나....?

집에 버스타고 왔다고 하니 형이 잘했단다. 그는 내가 어제 자정 전에 집에 온 줄 알았던 것이지. 그게 아닌 걸. 아침 차 타고 왔는걸.

2011년을 떠올리며 생각나는 것들을 10개 정도의 문장으로 정리하고 싶은데, 자꾸 미루고 있다. 1월 안에는 간단하게 정리해서 2012년 계획을 세워보아야 겠다.

이 글을 쓰고 있으니 할 일들이 막 생각난다. 할 일을 하고 와야 겠다.

10.

동생 상견례가 있었다. 아... 진짜 아빠때문에 동네 챙피해서. 남동생이 아빠에게 자기 살처럼 아끼고 아프고 이쁜 존재인것은 익히 알고 있으나, 자기 손으로 얼굴 한 번 안닦게 금이야 옥이야 키운 것처럼 굴건 또 뭐야. 아 놔 진짜. 챙피해서. 누구에겐들 안이쁜 자식이 어딨나. 조만간 대화해야겠어.

8.

어제 5시에 술집에 가서 어제 나온 쓰레기를 다 뒤졌다. 다행히 화장실 쓰레기와는 섞여있지 않았고 닭 뼈와 담배꽁초 사이의 휴지를 점검했다. 고무장갑도 가져갔다. 에잇. 한참을 뒤졌는데도 나오지 않았다. 나름 꼼꼼히 뒤졌는데... 꼼꼼히 뒤지면서도 사실, 이 쓰레기 더미에서 찾아도 여전히 심란하겠다 싶었다. 결국 못찾고 전화번호를 남기고 돌아오며 이상하다 싶었다. 여기에도 없으면 어디란 말이냐. 완전 자책하고 있었는데, 형과 언니가 괜찮다고 토닥인다. 그리고 내내 심란해하다 어제 자정에 잠들려고 이를 닦으러 형과 화장실에 가는 길. 화장실 입구에 놓여있는 박스 위에 예쁘게 교정기가 놓여있었다. 형 말로는 요정이 가져갔다가 우리 둘이 교정기 분실문제로 안 싸우니까 이뻐서 다시 가져다놓은거라고 한다. 요정아, 돌려주어 고마워.

7.

어제 술먹고 치아교정기 술집에 놓고왔다. 전화했더니 보관된 것이 없단다. 당연하지, 휴지에 싸놓았으니 버렸겠지. 이따 5시에 문열면 가서 쓰레기 뒤져볼 생각. 진짜 우울하다. 

4.

내일은 내가 사랑하는 두 사람의 생일. 2012년은 나에게 어떤 해일것 같은지, 어떤 해이고 싶은지 생각해봐야겠다.

3.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다른 당인 걸 어제 알았다. 조금, 아니 조금 더 많이 챙피했다. 어떻게 이런 걸 모를 수 있을까!!! 하는 거다. 그러니까 지금 하고 있는 활동의 큰 그림을 그리려고 애써야 할 텐데, 세상에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모르고 내가 주저앉아 있는 땅만 쳐다보고 있는 그런 꼴을 확인한 느낌이랄까. 에잇.

한동안 아침 출근길에 신문을 안들고 다녔었는데, 오늘 아침부터 다시 들고나왔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1.12

29.

문득 느낀건데 나는 길거리에 보는 일반의 나이든 남성들에 대해 기본적으로 반감이 있는 것 같다. 지하철을 생각해보면, 날 쳐다보는 것도 싫고, 옆에 앉는 것도 싫고, 앞에 서있는 것도 싫다. 새삼, 아, 내가 그랬구나...

28.

당장 하룻밤을 자고 생각해보니 우선 그냥 두자, 싶다. 욕먹을 일을 했으면 욕 먹는 것이고, 그것이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라 해도 굳이 무리수를 두어 다시 어긋난 후 '그것봐, 진심따위 통하지 않아'라고 핑계댈 것이 아니라, 풀릴만한 때가 왔을 때 풀면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중자애 해야지.

26.

"솔직함을 가장한 폭력"이라고 나의 행동을 진단한 적이 있었다. 내게 그리 진단했었다고 다른 이의 솔직 또한 폭력이라 주장할 수는 없다는 것, 안다.

우리는 만나야 할까? 대충 덮어두려고 했던 이야기를, 만나서 나누고, 어쩌면 내게만 있을지도 모르는 불편함을 털어내야 할까? 그런데 우리가 이야기를 잘 나눌 수 있을까? 마지막 질문엔 글쎄라는 혼잣말과 고개를 가로젓는다. 내 편견일까, 내 두려움일까? 그이가 가진 대단한 솔직함과 (내가 느끼기에) 일방통행에 가까운 나누는 스타일에, 잘 모르겠다. 그리고 두렵다. 시도는 좋았으나 괜히 만났구나, 라고 씁쓸해질까봐. 넌 너무 용기없다고 조언해도 겁나는 걸 어떡하나요. 그 씁쓸함과 불편함을 견디기에 아직 나는 작은 그릇이다.

쓴 글을 다시 읽어보니, 그녀에게 향하는 편견과 불편함이 있다. 진심은 통한다, 는 말을 믿으며 그녀를 만나보아야 하나. 역시 겁이 난다. 결론은 서두르지 않아야 겠다는 것.

25.

어제는 명색이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그와 나는 9시 뉴스를 보다가 잠들어서 오늘 아침 11시에 겨우 기상, 엄마네 집에 점심 먹을 겸, 외할아버지/할머니를 보러 다녀왔다. 14시간 숙면이라. 좋고만.

집에 가니 할아버지는 언제 내가 정치를 하는 거냐고 물으신다. 할아버지는 아주아주 나이가 많으시다. 자기는 진작부터 내가 그럴거라 생각했다며, 형을 붙들고 꼬치 꼬치 물으신다. 나중에 그에게 뭐라 했냐 물으니 "차근차근 준비하는 중입니다"라고 대답했다며 웃는다. 풋. 할아버지가 너무 귀엽다. 그는 늘 나를 예뻐했다, 물론 나만이 아니라 모든 손주들에게 따뜻하셨다. 친척들에게서 따뜻함을 발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엉키고 엉킨 실타래 같은 느낌인데, 그래서 더욱 고맙다. 감사합니다, 할아버지.

그 전날 통화를 하며 할머니는 왜 2세를 갖지 않느냐 물으셨다. 처음에는 2세가 아니라 "이사"로 들었다. 오래 이사를 안간건 어찌알고 그 참견까지 다 하시는 고만, 했었다. 그런데 2세더라. 그래서 할머니에게 "할머니의 자식이 7명이고 거기에 둘 씩 손주들이 있는데, 무슨 증손자까지 챙기시느냐, 이름도 다 모르시면서"라 투덜댔다. 그랬더니 웃고 마신다. 할머니, 그만! 다행히 오늘 얼굴보고서는 2세 얘기는 안하시더라. 형이 난처할 일이 생기지 않아 다행이었다.

그리고 비어있는 둘째언니네 다녀왔다. 영하 11도의 날씨에 동파되진 않았나 싶어서. 다행히 괜찮도만. 꼼꼼한 둘째언니님께서 화장실에 물도 한두방울 떨어지게 틀어놓고 가신지라. 마음이 무거웠는데 한결 가벼워졌다.

23.

이번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휴가. 좋다. 더 쉬고 싶어지는 걸~

어제 송년회에 다녀왔다. 약간 무거운 걸음이었지만 가니 좋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 웃고 얘기하면 되는 사이들. 물론 그 와중에 이렇게 수다떠는 우리는 서로에게 얼마나 깊은 사이일까 하는 의심도 했지만. 그리고 8시반쯤 다른 뒤풀이 합류. 오늘도 송년회가 있는데 어제 너무 달려버렸네. 어흠.

이제 목욕재개(재개가 이거 맞나...?)하고 다음 송년회를 하러 가야지. 아자!

12.

2012년 다이어리를 장만했다. 그 무엇보다 1년을 가장 가까이서 꼼꼼하게 함께 할 녀석이 반갑다. 1년, 말썽부리지 말고 내 곁에 잘 있어주렴.

오늘 책<호모 부커스 2.0>에서 읽은 한 구절.

... "너 그러다 정말 '짐승'된다" 직장인 1년차, 이 말은 내게 전혀 농담이 아니었다. 머리와 가슴은 나날이 비어가고 있었다. 직장생활이란 영혼을 파는 일이었다. 하루의 대부분을 일터에 바치고, 남는 시간은 다음날 노동을 위해 휴식하는 삶. 노동하는 사람의 일상은 그렇다. 더구나 직장은 '성숙한 수컷'이 되기를 요구한다.... 출근, 일, 퇴근, 잠, 다시 출근, 일, 야근, 회식 순으로 반복되는 일상. 짐승은 생존을 위해 산다. 직장에 익숙해질 수록 나는 점점 성숙한 수컷, 짐승이 되는 느낌이었다. 텅 빈 머리와 냉랭한 가슴. 내가 바라던 삶이 과연 이거였을까...

10.

어제는 송년회. 말 그대로 송년회이지만 적잖이 신경쓰였었나보다. 뭔가 대단히 큰 일이 끝난 듯한 기분이로구만.

송년회에 오는 모든 이들이 적은 쪽지는 [2011년을 마무리하며 얻고 싶은 것, 버리고 싶은 것]이었다.

내가 적은 얻고 싶은 것은... '진지한 태도로 임하는 자기성찰' 

버리고 싶은 것은... 똘똘해야한다는 강박(똘똘한 척 하기), 남의 눈으로 날 보기.

8.

지갑에 한웅큼 쌓여있던 영수증을 정리하니 속이 다 시원하다.

오늘은 사무실에 와서 몹시 정신없이 굴었다. 재정정리하다 말고 가위질하고, 가위질 하고 풀 칠 하다말고 홈페이지 확인하고, 홈페이지 확인하다 말고 보고 쓰고, 보고 쓰다 말고 또 다른일 하고. 마음이 급했나보다. 암튼 끝. 시원.

6.

읽은 책의 한 구절 "이제는 정말 일하는 사람들이 글을 써야한다. 농사꾼과 행상과 어부와 노동자가 글을 써야 한다.  (중략) 삶 속에서 절로 터져나오는 내 생각과 내 느낌과 내 이야기를 쉽게 풀어내는 글을 써야한다. 그리하여 글이 온 세상에 강물처럼 흘러 넘쳐야한다." 이 대목을 읽으며 내가 만드는 잡지는 이것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5.

어제 오늘 몸 상태가 좋지 않다. 11월 중순 쯤 아끼는 후배와 약속을 잡았었다. 2주 뒤인 30일로. 그런데 회의가 쌓여 그 날 만나지 못했다. 좀 더 미리 연락할 수 있었는데, 계속 까먹다가 당일 오전에서야 연락해주었다. 미안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녀석 시험 발표 날이었다. 그걸 알고 더 미안했다. 일요일 아침부터 아팠다. 그런데 그 전에 미룬 후배와의 약속을 일요일로 다시 잡아놓은 터였다. 형을 방에서 쫓아내고 약먹고 땀을 뻘뻘 흘리고 5시반에 안방 문을 열고 기어나와 약속이 있다며 씻었다. 형은 투덜 투덜. 1) 아픈데 어딜 가느냐 2) 아프다고 내내 자더니 약속있다고 나간단 말이냐!!(나랑은 놀아주지 않고) 이런 걸로 투덜 투덜. 신발을 신으며 형에게 "1번은 충분히 이해하고, 나도 그랬을 테니까, 근데 2번 말이야. 내가 그렇게 좋아? 푸후훗" 그랬더니 밥을 쳐묵쳐묵 하면서 "당연하지!"라고 투덜투덜. 사랑스럽지 않은가.

어쨌든 그렇게 나갔다 일찍 들어와서 오늘 아침. 오후 1시가 다 되어 겨우 일어났다. 사이사이 마음이 불편해서 계속 깨기는 했지만 아프니 꼼짝을 못하겠더라. 그런데 오늘은 편집할 게 한 가득. 오늘 그걸 마쳐야 내일 다른 일을 할 수 있고 어쩌고.. 곰처럼 앉아서 편집하고 검토하시라 메일을 날리고 집에 왔다. 기운은 좀 없지만 다행히 몸은 점점 나아져간다. 거센 바람이 좀 지나가면 휴가를 내야지 싶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1.11

24.

날이 추워졌다. 밖은 더 난리다.

23.

통장을 재발급하러 은행에 다녀왔다. 그리고 오후, 통장을 발급해주었던 창구 직원에게서 문자가 왔다. "바쁘신 중에 내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좀 끔찍했다. 내 볼일 보러 간 것인데 그게 뭐, 이렇게 바쁜데 여기까지 와주시고 굽신굽신, 이란 말인가. 다른 해석으로는 요즘 창구를 줄이고 인터넷 뱅킹 등으로 집중하고 있는데, 일자리를 지켜주셔서 감사해요, 정도가 있겠다. 쓰나보니 지나치게 시티컬하네. 어쨌든, 그런 문자까지 챙겨보내야하는 이들은 힘들다. 그리고 그 힘듦은 그녀의 것 만이 아닌 일을 하는/해야하는 대부분의 것이기도 하다. 그 모양은 다를 수 있어도.

20.

마지막 만남에서 동생의 결혼에 대해 소식을 전하며 이런 저런 말을 붙이는 그에게 "내가 결혼할 때도 그렇게 관심이 많았어? 내가 결혼할 때는 별 관심없었잖아?"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녀가 다시 상기해주니 내가 했던 그 말이 떠올랐다. 마냥 가볍게 건넨 말은 아니었다. 그녀의 표현따라 그는 한 마디도 대꾸하지 못했다. 왜? 실제로 그랬으니까. 쓰나보니 다시 지친다. 아무튼 그래서 결론은 내가 그에게 건네는 말은 그에게서 그녀에게로 지랄의 형태로 돌아온다는 것이고 내가 '연극놀이 하는 것 같다'고 말한, 이 모양을 유지할 것은 요구하였다. 그녀는 나에게.

그녀가 이기적이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누구나 사람은 자기의 고통과 상처가 가장 큰 것인걸. 이라는 생각이 든다. 당분간 거리를 좀 두어야 겠다. 지친다.

19.

사무실에서 돌아오는 길, 두번째 씨의 이야기를 곰곰히 생각하며 이게 왠 봉변인가 싶었다.

18.

오늘 원래 회의가 있을 예정이었다. 그런데 그 회의가 다음 주 화요일로 밀렸다. 오늘 회의를 위해 오후 시간을 빼놓았던 직장인 김씨는 오후를 뭐하고 놀까 고민했다. 첫번째 씨에게 전화를 했더니 첫번째씨는 바빠서 만날 수 없다고 했다. 두번째 씨에게 전화를 했다. 두번째 씨는 함께 놀자고 했다. 두번째씨와 뭘 하고 놀까 하다가 점심을 둘 다 안먹었으니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그럼 점심을 서울 밖에 나가서 먹기로 했다. 김씨와 두번째씨는 춘천 막국수를 먹으러 갔다. 막국수 집에 도착하기 삼분전 김씨의 배우자에게 전화가 왔다. 김씨는 막국수집 앞에 차를 대고 차안에서 약 40분간 배우자와 다투었다. 그 상황이 불편했던 두번째씨는 차 밖에서 땅의 돌을 차며 기다렸다. 막국수는 먹지 않고 다시 차를 돌려 서울로 왔다. 두 사람의 방향이 달라 두번째 씨는 중간에 지하철을 탔고 지하철에 앉아 기절해서 잤다. 두번째 씨는 스트레스 받으면 잔다. 기절해서 자다가 '남성'이라는 역 안내를 '남구로'로 잘못듣고 뛰쳐내린 후 내내 서서 지하철을 타고 갔다. 두번째씨는 지금 기운이 없다.

17.

한 동지의 글을 보았다. 눈물이 글렁글렁했다. 그는 마음이 울렁이니 그 고동침을 외면하지 않고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이 잘하고 기여할 수 있는 방향을 잡아 애써보려고 하고 있었다. 그런 동지의 존재는 감동적이다.

16.

아... 보고서 요약하는데 정리가 안된다. 당연히 정리가 안되지. 보고서에 고쳐야 할 부분이 있는데 그걸 그대로 놓고 요약하고 있으니 당연히 정리가 안되지. 문제가 될 부분들은 살짝 피해서 요약을 한다손 쳐도 그럼 나중에 보고서 낼 때는 요약을 바탕으로 보고서를 고치고 표를 만들나? 에라이.

손을 못대고 빙빙 숙제 주변을 뛰어다니고 있다. 꺄아.

15.

  오랜만에 끄적이려는데 한영키가 먹지를 않는다. 제길. 결국 메모장에 써서 옴기는 불편함.
편집을 욜리욜리 열심히 해주시니 6시가 다 되어간다. 내일은 보고서에 열을 올려야겠고 보고서가 끝나면 심층면접 정리에 열을 올려야 겠다. 한가해서 좋다고 했는데, 그 한가함은 일을 잊은 것이었다. 나중에 해야지, 나중에 해야지 했다가 피볼거야, 라고 생각했던 일이 있는데 자꾸 미루니 머리속에서 기억이 점점 작아지다가 잊어버렸다. 덕분에 이번주는 정신없다.
  심층면접을 르포기사 형식으로 하자고 다른 동지의 아이디어는 좋았다. 일을 두 번에 걸쳐서 해야하는 아픔이 있었지만, 첫번째 정리를 하며, 심층면접의 행간이 잘 전달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쉬워했었기 때문이다. 르포기사 형식으로 하니 사이사이 정리의 말을 할 수 있어서 좋다. 하지만 '기사'를 작성한다는 부담은 있다. 글을 잘 쓰는 편이 아니어서. 어쨌든 그래도! 르포기사 형식이 더 좋다! 

6.

내일은 당연히, 월요일이다. 월요일을 맞이하는 마음이 그런대로 괜찮다.

아주 가까운 사람들과 1박 2일을 보냈다. 꽉 채운 1박 2일은 못되고 오후에 만나 아침 일찍 헤어지는...  역시 좋았다. 좋은 사람들. 좋은 공기. 좋은 경치. 아, 빼놓을 수 없는 좋은 먹거리. 이런 휴식에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사람이다. 혼자 하는 여행도 몹시 좋아하지만,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사람들과 잠시 다녀오는 것도 참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내가 지금, 어느 때를 보내고 있느냐에 따라 함께 있어 좋은 사람이 누구냐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사람은 간사하다, 는 말은 이런 때 쓰는 것 맞나?

5.

난 사자성어, 한자성어 이런 거 잘모른다. 한자도 모른다. 사자성어와 한자성어가 틀린건가? 암튼, 내가 가장 많이 사용하고 그 의미를 가장 깊이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한자성어(혹은 사자성어)는 과유불급 이다. 지나친것은 모자른 것만 못하다는 뜻이다. 왜냐면... 요리할 때 나를 말리며 늘 쓰는 말이기 때문. 멸치볶음을 만들며 간장 한 숟갈을 더 넣어야 하나? 오징어채볶음을 만들며 고추장 한 숟갈 더? 된장찌개를 끓이며 된장 한 숟갈 더? 를 고민할 때 과유불급이라 하였느니, 라며 나를 말린다. 다시말해 한 숟갈 더 넣어 망한 음식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어제는 저녁을 혼자 먹으며 밥을 간장, 참기름, 깨를 넣고 비벼서 계란 후라이를 올렸다. 반숙 계란 후라이 두개를 올렸는데 먹다보니 계란이 부족한거다. 예전에 식당가서, 사장에게 비굴/굽신 거리며 '계란후라이 하나 만 더 주면 안되느냐'  물었던 나를 떠올리며 있을때 맘껏 먹자며 계란 후라이 두 개를 더했다. 반숙 네 개를 먹으니 계란의 비릿한 맛에 조금 있으며 헛구역질 하겠더라. 역시 과유불급이라니.

3.

정신없이 바쁜 둘째언니에게 좀 미안하지만, 그런대로 이번 주는 좀 한가하다. 좋구나... 좋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용서하는 것

용서하는 것


당신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을
당신의 마음에서 놓아주라.
그 상처를 더 이상 붙들지 말라.
상처를 준 사람을 어떻게 놓아줄 수 있는가?
용서하는 것, 그것만이 그들을 놓아주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들이 용서를 구할 때까지 기다리지 말라.
왜냐하면 용서는 그들보다 당신 자신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 릭 워렌의《행복으로 가는 길》중에서 -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마음의 채널

마음의 채널


마음은 수천 개의
채널이 있는 텔레비전과 같다.
그리하여 우리가 선택하는 채널대로 순간순간의 우리가
존재하게 된다. 분노를 켜면 우리 자신이 분노가 되고,
평화와 기쁨을 켜면 우리 자신이
평화와 기쁨이 된다.


- 틱낫한의《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이 기적》 중에서 -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