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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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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하고... 그 자리를 가지 말았어야 했다. 그 자리로 발걸음을 떼면서도 왠지, 후회할 것 같았다. 괜히 갔다싶을 그런 상황이 되게 될 것 같았다. 결국 그랬다. 돌아오며 내게 물었다. 알면서 왜갔니. 하지만....!!

어쩌면 그런 상황을 내가 생생히 꿈꾸었기에 그런 상황과 불편함, 이 자리에 나는 왜 왔나, 하는 결과를 만든 것일수도 있다.

18.

".........하루에 극과 극을 오가는 연구 회의를 두 탕 경험하고 나니, 좋은 회의란 어떤 것인지 체험하게 된다.
좋은 회의는 회의의 목적에 동의한 사람이, 충분히 자기 시간을 내어 미리 준비하고, 회의시간에 서로간의 의견을 주고 받으며, 서로 부족하고 힘들어도 격려해가며 함께 하려는 마음이 있고, 자기만 일 덜 하려고 하지 않고, 회의가 끝나고 나면 그 다음 일이 무엇인지 명확해지고, 회의이후 긍정적 에너지를 받고 가는 것이 차이인것 같네요..." 라는 정 선생님 글을 보았다.

맞는 말이고 나를 반성케하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말로는 다 설명되지 않아. 글에 포함되어있지 않은 배경, 그러니까 대단히 '아웃소싱'하여 나와 우리를 쓰고 있다는 사실은 이 글 어디로 자리해야 하는 걸까? 이런 아웃소싱은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겠지?! 아니라면, 다르다면, 나는 좋은 회의를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술 좋아하는 내가 술 안마신지가 5일째다. 몸이 그닥 좋지 않아서 안먹는 것도 있고, 술이 당기지 않는 것도 있고, 일부러 술자리를 만들지 않은 것도 있다. 잘했다 싶다. 그 덕에 아침에 잘 일어나 정신차리고 일하고 공부하고 있다. 그제부터 일이 탄력을 받은 느낌이다. 그러니까 정신없이, 두 눈이 벌개지도록 일하고 쓰고 식당에서 백반나오길 기다리며 전화하고, 그렇게 일하고 있다. '탄력'이라는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지금은 이 상태가 다행이라 생각한다. 그 덕에 줄 서 있는 일들을 해나가고 있다.

17.

문화제에 갔었다. 저녁 일정이 깨지면서 사무실에서 일을 더 할까, 어쩔까 하다가 문화제에 갔다. 나는 그리로 향하며 내가 그이들에게 힘을 주기위해 간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착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내가 그이들에게서 힘을 받고 돌아왔다. 모니터 앞에 앉아 쓰고 전화하면서 점점 좁아진 세상이 다시 넓어지는 느낌이다. 정세 속의 나, 뭐 이런 거창한 얘기가 아니라 "실무"가 아니라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사람들과 뭘 나누고 싶은가"라는, 좀 더 크게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자리였다. 감사한다. 그리고 걱정한다. '사고'를 걱정하는 지부장의 말이 무겁고, 담담한 그의 말이 겁난다. 후.

15.

어젠 8시가 조조더니 오늘은 9시25분이 조조더라. 그래서 봤다 '인류멸망보고서'. 1편은 딱 예고가 다였다는 생각이 들고 2편이 제일 좋았다. 보는 것, 인식하는 것, 그것이 무어냐. 다 너의 마음이라는.

2권을 끝냈다. 물론 문제를 풀어야 하지만, 책 열고 싶지 않아. 어제 오늘 300쪽. 머리에는 얼마나 남아있을까. 난 '통독'했을 뿐, 이라며 괜찮아 하는 중. 풋.

어제 아침에 일어났을때, "어? 오늘이 일요일인가? 아- 오늘은 토요일이지-" 하면서 몹시 기뻐했었다. 하루짜리 기쁨이지. 내일이 월요일이니, 슬픈가? 글쎄. 원치않는 것은 맞다. 방법은 뭐지?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  누군가를 찾아 떠나야겠다.

14.

7시에 일어났지만 8시 조조는 포기. 그 시간에 일어나 콘푸레이크 먹고 다시 12시까지 잤다. 꿈에서 바람을 피다(손만 잡았을 뿐인데...)  온동네에 소문이 나서 좁은 배 안에서 처벌을 피하려 도망다니다가 잠에서 깼다.

어제 밤 문득, 이 역할에 정신이 없는 것은 '내가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만한 평가인지는 모르나 언니들에게는 '내가 있었다'. 그런데 내게는 '또 다른 내가 없다'는 것이다. 그것이 나를 정신없게 하는 중요한 이유라는 생각이 들었다.

13.

그러고보니 13일의 금요일이다. 오늘은 휴가다. 고불고불 거리는 머리를 더이상 참지 못하고 미용실에 갔다. 펄럭거리는 플랑에 씌여있던 '파격적 할인' 가격에 혹해서 플랑 가까이 걸어가 '이게 언제까지 인지'를 꼼꼼히 보고 놓치지 않으리라 결심하며 갔다. 그런데 막상 계산하려니 플랑 가격보다 2만원이나 더 달라고 한다. "왜 가격이 이거에요?" 라고, 최대한 친절히 물으니 그 좁은 미용실 직원들의 눈이 내게 쏠린다.

그러니까! 그 가격인데, 내 머리를 담당한 선생님은 전날 예약하면 늘 20%를 해주기때문에 플랑과 같은 가격이 아니라 모든 것은 정상가에서 20%를 해준다는 거다. 물론 이렇게 잘 풀어 설명해주지도 않았다. 혹시 다툼이 날까싶어 눈을 피하며 딴짓을 하며 해준 대답을 집에 오는 길에 곰곰히 생각하니 이렇다는 거다. 헐... 그럴수도 있다. 하지만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는것, 심지어 어제 내가 전화해서 선생님 이름과 가격을 물어본 내용과 답이 다르다는 것은 불쾌한 일이다. 흥, 쳇, 피.

아무튼 그래서 오늘 휴가다. 머리하고 둘째언니를 만나 점심을 먹었다. 갤러리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를 무려 2300원에 파는 아주 사람없는 홍대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형 사무실로 왔다. 그런데 그는 운동갔다. 그래서 나는 지금... 형 책상에 앉아 형을 기다린다. 생각해보니 좀 웃긴다. 풋.

내일은 조조 영화를 볼 예정. "인류 멸망 보고서"

12.

요근래 손 꼽히게, 더럽게 성질부려놓고 가슴이 떨린다. 에라이...

10.

사람들과 밥과 술을 먹으며 KBS에서 하는 우리말 겨루기를 보고 있었다. 3명이 중간 단계에 올라 무려 "이지선다"(보기가 두 개인) 문제를 풀고 있었다. 7문제인가 나왔는데, 확률이 50%인데, 7문제 다 틀렸다. 사람들이 즐거워했다. 도대체 보기가 두 개인 7문항을 다틀릴 확률은 얼마나 되는가!!!!

2.

어제 탄력받아 너무 늦게까지 일했더니 오그라든 손가락이 아직 다 펴지지 않는다. '그 의자'는 정말 생각하는 의자였다. 정확히는 집이 아니라 티브이도 볼 수 없고, 딴짓을 할 수가 없으니, 해야하는 일이 여기서 번뜩 저기서 번뜩 하고 생각났다. 아이들이 귀엽게 줄을 서서, 책도 보고 수다도 떨면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듯. 말 그대로 괜찮았다는 거다. 후루룩 좀 끝내고 나니, 오늘이 좀 한가한 것 같다고도 느끼지만, 이것은!! 생각하는 의자에 앉지 않아서 생기는 오해. 자. 커피를 마시고, 고고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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