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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브리지 생활 #5 - 요리 이야기

* 이 글은 molot님의 [무엇을 할 것인가?]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molot 님에게는 불길 시뻘겋게 타오르는 이스크라가 있지만, 나는 없다. 우리집 전기레인지는 빨갛게 달아오르기만 할 뿐 불꽃, 그 핵심이 없다. 엄청난 속도의  가열, 그리고 빠르게 식지 않는 속성 때문에 온도 조절이 쉽지 않다... 초보 요리사에게는 엄청난 시련이 아닐 수 없지.

 

대전으로 독립한 이후, 지금까지 해본 요리는 무엇이 있을까?

 

1. 일상식 

 

잡곡밥

 

온갖 종류의 된장국(두부, 감자, 배추, 콩나물 등등), 미역국, 북어국, 쇠고기 무우국, 앗. 오뎅국이 있었지. 무우와 다시마를 오래오래 끓여서 만든 국물맛이 내가 먹어봐도 환상이었는데.. 

 

김치찌게(돼지고기, 스팸, 참치)

 

취나물 무침 : 기념비적 작품이었다. 할인마트에 삶은 것을 팔길래 그냥 사다가 무치면 되는 줄 알았더니만, 물에 씻어 헹구고 간을 해서 볶아야했다. 더구나 양도 많아서 프라이팬에 두 번 나누어 볶아야했고 거의 일주일을 넘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우연히 그 시즌에 방문한 친구들이, 나의 호화식단("자취생이 나물까지!!!") 경악을 금치 못했었다.

 

비빔국수 : 김치넣고 참기름 넣고 대충만 해도 맛이 나는 고마운 음식

 

유부국수 : 유부가 남아서 그냥 해본 건데 정말 맛있더라.

 

그 외 각종 무침. 콩나물, 오이, 등등. 샐러드는 넘 쉽기 때문에 음식 목록에 안 들어간다.

 

 

 



알밥 : 대전과 캠브리지 모두에서 손님들의 반응이 아주 좋았다.

 

두부 두루치기 : 이건 영국에 갔을 때 해본 건데, 있는 재료를 그냥 쓸어넣었는데 그런 맛이 났다는게 지금 생각해도 기적에 가깝다. 아주 호평을 받았지.

 

유부초밥 : 풀무원 재료를 사다하면 아주 쉬운데, 그냥 유부를 사다가 만들려면 손이 장난 아니게 많이 간다. 남은 재료로 주먹밥도 만들면 좋다.

 

스파게티 : 햄, 냉동 새우 등을 다양하게 이용해서... 재료만 잘 다듬어 놓으면 20분 내에 요리 완료해서 먹을 수 있는 비교적 간단하고 맛난 음식

 

고추잡채 : 대전에 있을 때 상당한 호평을 받았던 음식이다. 그 기억을 되살려, 이번 주 주말 손님 초대에 이 비장의 카드를 꺼낼 생각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매워서 잘 먹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냉동 꽃빵은 지난 번 중국 마트에서 사다놓은게 있지...

 

잡채 : 펠로우들 모임 때 역시 호평을 받았던 음식... 인도 출신의 Sangeetha 는 나에게 레시피를 적어달라고까지 했는데(^^).. 그건 좀 무리지... 심지어 나보구 요리 잘한다고 다음에는 김치를 해가지고 오란다. 황당하지 않을가. 그건 너무 어렵다고 했더니만 "너네 엄마한테 가면 틀림없이 간단한 레시피가 있을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말고 다음에 꼭 맛보자".... 배추를 소금에 절여서 씻어서 갖은 양념을 만들어 적절한 온도에서 적절한 기간 익혀야 한다는 걸 어찌 인도 아줌마가 알 수 있단 말인가... -_-

 

생선전: 물론 한국에서 제사 때 수도 없이 부쳐보았지만, 내 손으로 직접 생선을 사서 썰어서 전 과정을 준비해보긴 처음이었다. 사실 생선 사는 것도 쉽지 않았다. 전자사전 들고 생선 진열대 앞에 가서 하나하나 이름을 쳐보고 cod 가 대구 인 것을 알았다 (ㅜ.ㅜ)

 

근데 써놓고 보니 별로 해본게 없구나. 이게 다 쓴거 맞나?

 

3.  이번 주의 도전 과제

 

아이들 손님을 위하여 특별히 치킨 데리야끼를 만들어볼 생각이다. 사회역학 공부하러 와서 요리만 공부하는 느낌이다. 이러다 현모양처 되는게 아닐까 우려했더니만, 김, 전 선생님 부부께서 현모양처를 넘 우습게 보지 말라고 충고해주셨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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