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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겨울 독일 휴가 #마지막

hongsili님의 [2019 겨울 독일 휴가 ] 에 관련된 글...

 

# Day 9

가이드님이 오늘은 오랜만에 여유있는 일정이 될거라고 호언장담. 아침에 드뎌 팥수수 응가 성공하고 (우리는 박수!!!) 요거트 먹고 진짜 설성설렁 출발. 슈퍼에 가서 빈병도 팔고 ㅋㅋ '학생 사료'라는 견과믹스도 사고 ㅋㅋ 시내 공사장 크레인 위의 크리스마스 트리가 인상적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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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페트병 네 개 재활용센터에 반납하면 1유로, 쌀 한 봉지 살 수 있다고 함 ㅋ 재활용 인센티브가 상당히 커서 사람들 엄청 열심히 하는 것 같음. 정이 친구는  암스텔담에 다녀오면서 출발 할 때 먹었던 빈병을 다시 들고왔다고 함 ㅋㅋㅋ

 

시내 궁전이랑 교회들 구경.... 여기 진짜 관광지로구나. 단체 관광객들도 엄청 많이 봄..  동독 시절의 사회주의 벽화도 남아 있기는 함...
우연히 초콜릿 카페 만나 너무나 맛난 초코렛 음료도 마시고 훔볼트의 카카오 예찬을 영접함...  
한국의 온 식당에 붙어 있는 만병통치 설명판만 보다가 만물박사 훔볼트의 글을 보니 참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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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먹으러 간 드레스덴 전통 식당은 거의 종로 호반 분위기 ㅋㅋ 손님과 서빙 보시는 분들 모두 연령대 후덜덜, 실내장식은 투머치 예날 물건 하나도 안버린 느낌 ㅋㅋ 바우하우스가 왜 나왔는지 실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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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먹고 루터 교회 지나 슬슬 위생 박물관으로...
근데 루터 카톨릭 비판하며 등장한거 아니었어? 왜 일케 화려한거야 ㅋㅋ 이놈들아... 종교개혁 뭐하러 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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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생박물관 너무 재밌고 훌륭함. '위생'에 대한 강조와 근대과학, 사회공학... 이후 인종주의와 최신의 과학발전과 사회적 논쟁에 이르기까지...
여기는 애들 정말 강하게 키움. 자신들의 어두운 역사나 사회적 논란이 되는 주제도 하나도 숨기지 않고 다 보여주고 들려줌. 심지어 리얼 분만 영상에 나도 깜놀했네 ㅋ 어린이가 턱괴고 아무렇지도 않게 보고 있음 후덜덜...
어린이 박물관도 과학 설명 심층적 내용을 너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설명되어 있어서 진짜 너무 좋았음. 식물 특별전시도 너무 고퀄이라 흠칫...  크리스퍼 유전자 논쟁에 대한 인터뷰 자료라니 ㅋㅋㅋ
다만 영어 설명이 부족하다는 게 옥의 티...  은근히 거리 표지판도 그렇고 기차 안내 방송도 그렇고 영어가 너무 귀함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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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와 드레스덴 작센 지방 맥주와 함께 루꼴라 잔뜩 들어간 스파게티, 샐러드,  소세지와 커리부어스터 만들어 먹으며 최후의 만찬 ㅋㅋ 우리 가이드도 이번 여행이 상당히 되다고 함 ㅋㅋㅋ
부모님 오시면 반드시 패키지로 모시겠다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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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y 10

아침 일찍 기차타고  프랑크푸르트 공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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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가 공항까지 바래다 줌..
예전에 보스턴 공항에서 혼자 떠나보내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 다 커서 노인네 봉양하고 다니느라 고생 ㅋㅋ
헤어질 때 넘 아쉬움...  원래 남은 사람이 더 허전하고 섭섭한 법이지만, 씩씩하게 잘 지낼 거라 믿음
기차에서, 비행기에서 세대 불평등, 그리고 중간중간 추억돋는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읽으며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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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겨울 독일 휴가 #6

hongsili님의 [2019 겨울 독일 휴가 ] 에 관련된 글.

 


# Day8

 

아침 일찍 기차 타고 바이마르로 출발. 그런데 우리가 구입한 할인티켓은 아홉시 넘어서야 쓸 수 있다고 해서 드리스덴 신역에서 하차. 저녁 늦게 돌아오면 수퍼 문닫아서 먹을 거리를 장만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폭풍처럼 장을 보고 코인라커에 넣어둔 후 고고..


바이마르 도착해서 바로 부켄발트 수용소로 시내버스 타고 이동. 직접 눈으로 보니 정말 어마어마 ㅠㅠ
패색이 짙어지면서 국경부터 수용소를 철수하여 종전 직전에는 독일 영토 내 가장 큰 수용소였다고 함...
인종주의를 뒷받침하기 위한 세세한 측정,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의학 실험.. 로버트 코흐 연구소의 이름이 떡하니 있어서 나중에 찾아보니 홈페이지에도 부끄러운 과거를 기록해두고 있었음.. 반대하던 과학자들 쫓겨나고, 당원들로 연구소가 채워지면서 인간 학대에 적극적으로 연루되었다고 함.. 시체 옮기는 카트에 잔여물 남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코팅....... 오븐까지 엘리베이터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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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인간을 이토록 체계적으로 학대할 수 있다니 정말..  인간이란 무엇인가 회의가 밀려옴...
저 멀리 마을이 내려다보이는데... 네가 있을 곳을 알라며 굳게 닫혀 있는, 죽어서야 나갈 수 있는 철문 안에 갖혀 하루하루를 버텨내야 하는 삶이란 어떤 것이었을까...   
부켄발트 밤나무 숲... 저 숲 너머 마을 주민들은, 이 곳에 수용소가 있는지조차 몰랐다고 함... 모를 수 있는 특권... 자신은 특권인지도 몰랐을 특권...
프리모 레비가 아우슈비츠에서 풀려나 고향으로 돌아가는 여정에 마주쳤던 어둡고 의아한 표정의 독일인들... 아마도 그들도 비슷한 심정이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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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파서 귤이랑 과자 먹으며 허기를 달래며 시내로 나옴
바우하우스 백주년 기념관 구경하고 크리스마스 마켓 들러 소세지빵 이랑 호박스프, 글뤼바인..
바우하우스 전시물은 요즘 기준으로 보면 너무 모던하고 평범한데, 당시에 이게 얼마나 충격적이었을지 가히 짐작이 감... 의자도 어찌나 편한지... ㅋ
시내에 역시 크리스마스 마켓이 있는데 ㅋㅋ 바이마르 인간들아.. 괴테와 실러 동상 나란히 서 있는 광장에 스케이트장과 사이키 조명이 마치 프라이드 페스티벌 같잖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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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덴으로 돌아오는 기차길에 라이프치히 환승역에서 번개처럼 달려가 마무리 쇼핑, 이어 드레스덴 행 열차 연착하여 트램 환승 위해 미친 듯이 달려 코인라커에서 식량 찾아 트램 탑승 성공.
세상에 팥수수 그리 날쌘돌이인 줄 몰랐네...
집에 돌아와 치즈에 크래커 마지막 글뤼바인...
어쩐지 너무나 고된 일정이라 가이드가 입술이 부르틈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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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겨울 독일 휴가 #5

hongsili님의 [2019 겨울 독일 휴가 ] 에 관련된 글.

 

# Day7

아침에 빵 구워먹고 집안 정리한 다음 짐 챙겨서 드레스덴으로 이동. 내 머릿 속의 드레스덴이란, 하워드 진 할배가 참여했던 드레스덴 폭격과 이후의 각성, 그리고 보네거트 할배의 제5도살장....
나는 폐허까지는 아니지만 어둡고 침울한 동독의 구도심 드레스덴.. 이런 이미지로 갔는데... 기차 내려서보니 의외로 너무 깨끗하고 고풍스럽고 화려해서 깜놀..
심지어 그렇게 깨끗한 기차역은 처음 본 것 같음...

짐 풀어놓고 시내 나가서 간단하게  츠빙거 궁전 구경하고 다리 건너 야경 감상. 원래  삼각대 가져와야 했으나 반찬 운반에 열중하느라 이건 생각도 못했음.. 야경 사진이 그래서 엉망진창..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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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덴 신성로마제국 사치왕들의 집결지였던 것 같음 ㅜ.ㅜ 온 군데 금칠..
여기도 역시 엄청난 폭격 이후 도시가 완전 파괴되었지만.... 잔해를 긁어모으고 예전 설계도까지 찾아서 다 복원했다고... 그래서 건물들을 보면 까맣게 불에 그을린 자국도 많이 남아 있기는 함...  도자기가 유명해서 벽화도 도자기 타일로 만들었다는데 다 타버리고 마굿간 자리 벽화만 남음.. 자기네 가문 그려넣음 ㅋㅋㅋ
이놈의 혈통... 지긋지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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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집 가서 학센에 맥주... 소세지 샐러드 시켰는데, 정말 소세지가 야채처럼 채 썰어져 나오고 야채가 토핑으로 살짝 얹어져 있는 모습에 대 충격 ㅋㅋㅋ
동네 수퍼 가서 실로 다양한 맥주 종류에 감동.. 아우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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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겨울 독일 휴가 #4

hongsili님의 [2019 겨울 독일 휴가 ] 에 관련된 글.

 

# Day5

뉘른베르크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 먹고 나와서 슬슬 도시 구경... 최초의 현수교, 사형수의 다리, 이 지역 핵인싸 뒤러네 생가 둘러보고 첫날 휴무라 가보지 못한 되너 가게 가서 맛난 케밥 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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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기차타고 카셀로... 정이는 초딩 때랑 똑같이 아직도 입벌리고 잠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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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닭구이와 매시드 포테이토 조리, 여기에 뉘른베르크에서 사온 그뤼바인 따뜻하게 데워서..

와 진짜 맛있음.

정이가 직접 담근 명이나물 장아찌 보여줌.. 응? 명이나물을 캤나고? 그러지 않아도 독일 친구들이 서울 언니들 오면 버섯 따러 가라고 추천해주었다 함 ㅋ 이 동네 분위기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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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y 6


아침에 서울에서 공수해온 떡이랑 양념 이용해서 떡볶이 ㅋㅋㅋ 어묵이 있으면 좋았을텐데...

식후 과일이라고 감을 내어주는데, 껍질을 깎지 않고 먹음.. 나는 감 껍질 처음 먹어보지만 그런대로 먹을 만했음. 정이 말로는 여기 친구들은 키위도 껍질 째 먹는다고 함...  여기 어쩐지 자연인 집단 거주지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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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시내 산책해서 정이네 학교까지 ...  엄청 한가롭고 자연환경도 아름다움... 하지만 여기에서도 미대 학생들은 이 아름다운 풍광을 내다보며 마트 카트 가지고 맥주를 궤짝 째로 사다가 마신다고 함 ㅋㅋㅋ 여름에는 여기서 수영도 한다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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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대 동네 둘러보고 그림 형제 박물관으로 이동..
그동안 그림형제는 민담 수집한 동화 작가로만 알고 있었는데, 어우 이제 보니 게르만 사전 처음 만들고 다양한 독일어 단어도 직접 개발한 언어학자에 가까움. 유럽 전역을 여행하고 또 지인들과 교유하며 단어를 수집하고 카드로 분류하고.... 뭐랄까 옵세 집착남 ㅋㅋㅋ
근데 진짜 게르만 민족 대단한 거는.. 이들이 출판을 준비했던 사전이 모두 완성된 것이 1971년.. 1971년 내 눈을 의심했다고 ㅋㅋㅋ
심지어 아직 알파벳 A 중간까지밖에 담지 못했던 사전의 1부가 당시에 1만 부 팔렸다고 함..  내가 여태까지 냈던 책 다 합쳐도 만 부 안 팔린거 같은디 이게 뭔 일이야 ㅋㅋㅋ 정말 당시에 사람들은 지식에 목말라 있었던 듯... 근데 뭐냐고.. 이렇게 책 많이 읽은 사람들이 나치한테 홀라당 넘어간거야..
박물관 전시 너무 알차게 잘 되어 있어서 깜놀했는데, 그에 비해서 아무것도 살만한 기념품이 없다는 것이 또 놀람의 포인트 ㅋㅋㅋ 그림형제 박물관이면 얼마나 만들게 많을텐데.. 아마 디즈니가 운영했으면 백화점을 차렸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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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본관 있는 칙칙한 동네까지 걸어서 구경하고 집으로 귀환..
여기도 역시 크리스마스라고 마켓이 열리고, 동네 얼음 미끄럼틀까지 만들어놓았는데 애들 많이 타냐고 물어보니까, 애들은 없고 술마시고 얼굴 빨간 아저씨들만 탄다고 함 ㅋㅋㅋ 아우 진짜 한국이나 독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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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닭볶음탕에 여수 갓김치 ㅋㅋㅋㅋ 나의 손맛 폭발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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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겨울 독일 휴가 #3

hongsili님의 [2019 겨울 독일 휴가 ] 에 관련된 글.

 

# Day4

 

아침 챙겨 먹고 뉘른베르크 재판소. 날씨가 매우 을씨년스러움 ㅡ.ㅡ
내가 기억하는 뉘른베르크는 의학윤리 관련 강좌에 단골로 등장하는 그 유명한 뉘른베르크 재판, 그리고 미국 살 때 보았던 이 재판을 다룬 영화... 영화로 처음 접할 때 의외로 재판정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진 것에 놀랐던 기억이 남.. 너무 당연히 나치가 잘못한 건데 무슨 재판까지 하나..  이런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던 듯..
한국에서 친일부역자에 대한 처단이나 일제의 만행에 대한 공식적 단죄의 절차가 없었기 때문에, 이후 독재정권의 쿠데타 음모들 마저도 얼렁뚱땅 넘어갔던 역사, 심지어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쌍소리마저 나오는 마당에 사실 재판이라는 공식 절차를 거쳐 전쟁범죄를 처벌한다는 것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었던 것 같음...   실제로 여기에도 도쿄 전범 재판 일부 사료를 전시해놓았는데 큰 대조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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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들은 시켜서 했다 뿐 아니라, 이것은 전승국이 주도하는 편파적 재판임을 주장하거나, 혹은 당시 연합군의 일부인 소비에트 군대의 학살 만행을 언급하며 재판의 정당성 자체를 훼손하려 했음
혐의는 네 가지를 다루었는데, 1) 전쟁 모의 참여, 2) 실제 전쟁 실행, 3) 전쟁 범죄 연루, 4) 반인륜 범죄 연루.. 그런데 4가지 혐의가 당연히 셋트로 갈 것 같지만 의외로 한 두 가지만 인정된 경우가  있고 형량도 생각보다 낮았음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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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정의 보존 뿐 아니라 재판을 둘러싼 세계 정세와 반응에 대해 많은 자료들을 빼곡하게 모아두었는데, 뜻밖에 관람객이 많아서 놀람. 전시관에는 놀랍게도 독일어만 써 있음 ㅋㅋㅋ 그래서 무료로 영어 오디오 가이드를 빌려주기는 하는데, 음성 재현 같은 거는 또 잘 안 되어 있음.
내 평생 다녀본 전시관 중에 글씨가 제일 많음.. 야 이럴 거면 그냥 책을 걸어놔라.... 관람객들이 그거 다 읽거나 듣고 지나가려면 시간이 엄청 소요되어서, 동선 정체가 엄청 심하고 작은 전시관인데도 한참이나 걸려서 관람을 마침..

 

점심에 찾아간 그리스 식당은 동네 맛집... 진짜 사람도 많고, 음식도 맛남 ㅋ 달콤하고 부드러운 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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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불리 먹고 나치전당대회장으로 이동. 나치식 경례를 연상시키는 돌출 부위가 인상적인 어두운 건물..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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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가 유독 사랑했다는 도시 뉘른베르크, 왜일까 했더니만 제3 독일 제국을 열망했던 이 미친놈이 과거 독일제국의 영화가 남아 있는 곳을 선택한 거였음.  우리는 독일제국의 전통 계승자라는 것이지..
와, 여기는 또 왜 일케 글씨가 많아 ㅠㅠ 진짜 사진 하나에 글씨 한 바닥... 이것도 오디오 가이드 들으면서 관람하는데 그 분량이 장난 아님.


나치들이 선전하려고 워낙 출판/사진 자료들을 많이 남겨놓은지라 당시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었음. 히틀러는 경외의 대상일 뿐 아니라 아이돌 정치인 ㅡ.ㅡ  정말로 미스테리한 것이... 아니  괴테와 실러의 나라, 헤겔과 하이데거, 쇼펜하우어의 나라 아님? 그렇게 합리적이고 토론 좋아하는 인간들이 왜 이런 미친 짓을 저지른 게야.. 저  미친 듯한 피버를 도저히 이해하기가 어려움...  책을 막 불태우고 히틀러에 미처 열광하고 굿즈 만들어 보급하고... 인종 간 위계 분류표는 또 왜 이렇게 디테일한 거야..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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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세움처럼 지어진 극장과, 박물관 바깥의 기념 공원의 위압적 조형물에 진짜 소름이 끼쳤음.. 이 넓은 곳을 가득 채운 열광의 함성을 생각하면 정말 .......
심지어 1층에는 최근 벌어진 독일 내에서의 인종주의 범죄 희생을 기억하는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음. 아니 이렇게 역사 교육을 해도 여전히 부족한 거였나 봄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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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이성의 취약함에 대한 끝모를 회의와 함께 숙소로 돌아옴. 중간에 동네 마켓에 들러 정육코너 아줌마 설명에 따라 맛난 소세지 구입하고 버섯과 함께 구워서 샐러드랑 맥주 파티..
endless 주지육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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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겨울 독일 휴가 #2

hongsili님의 [2019 겨울 독일 휴가 ] 에 관련된 글.

 

# Day3


아침 요거트랑 바나나 먹고 시내 구경 나섬. 우선 아점 먹으러 케밥 (여기서는 '되너'라고 부름) 맛집 찾아갔는데 오호 통재라.. 휴일이네. 급하게 검색해서 식당 찾아갔는데 가보니 의외로 핫플레이스..
점심에 맛난 맥주와 소세지...  아니 여기 사람들 1인 1학센 먹고 있음.. 이게 뭔 일이래 ㅋ
팥수수님은 화장실 다녀와 어찌나 해맑은 미소를 짓는지 오래된 친구라도 만났나 했더니 남자화장실 잘못 다녀와서 혼비백산한 표정이래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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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부르게 밥 먹고 카이저부르그 성 구경. 여기 엄청 유명하다는데 처음 알았음. 내려다보니 풍광은 아름다운데, 뭐랄까 클스마스 마켓 인파에 허거덕.... 광화문 집회장도 아니고 이게 뭔 일이야...  이렇게 사람도 많은데 애기 유모차에 강아지에.. 와 진짜 강하게 키우는구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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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에서 내려와 독일 내에서 가장 크다는 게르만 박물관 구경. 세계인권선언을 모티브로 한 기념 조형물이 떡하니 자리하고 있음. 너무 커서 어찌 봐야하나 막막한데 다행히 도슨트 시간 맞아서 요약 강의 들음. 분명 뉘른베르크가 엄청난 폭격을 받았다고 했는데 어찌 이리도 멀쩡한가 했더니만, 폭격이 임박하기 전에 성당 스테인드 글라스며 중요한 문화재들을 모두 떼어내서 맥주 저장고나 동굴 등에  고이 숨겨놨다가 다시 가져와서 조립했다 함..   으레 6월 25일 새벽에 예고도 없이 남침을 받았다는 서사에 익숙해진 한국인에게는 전쟁 몇 달 전에 대비해서 문화재를 숨겼다는 개념 자체가 참 적응이 안 됨..

심지어 주민들이 피난 갈 때 막 들고 가기도 했다는게... 사실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에도 비슷한 설정이 나오는데.. 그러고 보면 세계대전이 마치 멀리서 폭풍우가 다가오듯이 오랜 시간에 걸쳐 유럽 전역에 천천히 가까워진다는 것이 다시금 실감...  
그리고 약간 웃긴 건, 이 동네 뒤러의 고향, 제자가 유명하면 선생도 각광을 받는다 ㅋㅋ  심지어 교회에도 뒤러와 뒤러 선생님 이야기가 같이 등장함... 뒤러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대장장이가 되지 않고 미술가가 되었는데, 역시 부모 말 거역하는 자들이 큰 인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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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따뜻한 커피 한 잔 하고 다시 저녁이 되어 크리스마스마켓으로 ㅋㅋㅋ 따끈한 글뤼바인 한잔 먹고 잔 득템해서 기분 좋은 것도 잠시.. 아우 진짜 사람 너무 많아.. 죽겠다고...
내가 생각한 크리스마켓 이미지와 너무 다르잖아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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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와 소시지에 감자떡 익혀서 저녁 만찬...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지역 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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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겨울 독일 휴가 #1

 

# Day 0

 

정이 있을 때 한 번 가봐야겠다는 결심 실현..

출발 전에 보고서 마감 때문에 미친듯이 바빴음. 정말 죽을 것 같았음. 죽지 못해 맡았던 @@ 과제.. 아오...

아침에 서둘러 짐짜고 엄마네 도착해보니 두 여인네가 산더미 같은 반찬을 쌓아놓고 나를 기다리고 있음. 정이 엄마 볶음김치, 여수 갓김치, 김장김치, 자리젓, 인절미, 어간장에 매실청까지 ㅋㅋㅋ 나 정말 미치는 줄알았네. 울 엄마 질세라 장조림에 멸치볶음 기타 등등... 이미 나도 콩비지에 된장찌게 양념에 떡볶이 떡과 양념...  내 짐만 해도 한 무더기...

그동안 반찬을 우편으로 전달하기 어려웠던지라 인편에 보내는 마음 십분 이해하지만..  와..  
반만 싸달라는 요구에 두 냥반 머리에 한 짐 지고 얼릉 동네 정육점에 가서 진공포장해오심. 억지로 우겨 넣고 공항으로 고고... 시간이 촉박해서 정이 엄마가 데려다주심
짐 무게 달아보니 23kg 한도에 22.8 킬로 찍어서 깜놀.. 추가 요금 낼까봐 오금이 저렸음 ㅋ

내 평생 여행 짐 중에 가장 헤비....

 

# Day 1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정이 만남.. 너무너무 반가움
초딩처럼 열쇠 꾸러미 목에 걸고 어벙벙한 표정으로 다짜고짜 셀카 ㅋㅋㅋ
이미 공항에서 상봉하는 다른 가족들 보며 눈물바람 찍고, 정신 차리자며 유투브로 추노 보면서 마음 달래고 있었다 함 ㅋㅋ


카셀 깡 시골인 줄 알고 있었는데 그건 아니었음 ㅋㅋㅋ 나는 막 기차 역에 내리면 목초지에 소가 돌아다니고 있을 줄 알았단 말야..


시내버스 타고 엘리베이터도 없는 3층 정이네 집 도착...  얼릉 씻고, 반찬 소분하고, 가져온 볶음김치랑 같이 두부 김치 만들어서 환영의 맥주 1잔..
언니들 온다고 배낭에다 맥주 열두 병을 짊어지고 왔다고 ㅋㅋㅋ  학교 친구로부터 에어매트리스도 빌려 놓음
나름 집안도 깔끔하게 정리하고 셀프케어를 잘 하며 살고 있는 것 같아 안심...

 

# Day2

아침에 비지찌개 끓여 정이 감동 한 스푼 먹이고 ㅋㅋㅋ 기차 타고 뉘른베르그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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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역 사물함에 짐 넣어두고 크리스마스 마켓 구경 나감. 독일 내 가장 큰 클스마스 마켓이라는데 사람이 정말 북적북적...  근데 부스에 장식해놓은 인형들이 왜 이리 하나같이 처키 같은지 무서워 죽겠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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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강 서베이 마치고 장봐서 숙소로 이동. 숙소 열쇠 보관방법 알려주는 이메일 놓쳐가지고 잠시 대혼란,, 다행히 우연찮게 숙소 관리인 마주쳐서 도움받아 겨우 입성.. 집은 꽤나 괜찮음
짐 대강 풀어놓고 동네 맛집 가서 정통 슈니첼에 돼지어깨 버전 학센과 함께 맥주..
야 진짜 독일에 왔다는 생각이 들었음. 정이가 독어로 척척 주문해주는 덕택에 정말 신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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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마지막 책읽기

사실 밀린 책 메모가 에버노트 한 가득이지만, 저걸 언제 다 옮겨 정리하냐..

우선 눈에 밟히는 마지막 메모이자 최근 메모

 

고통에 반대하며 - 타자를 향한 시선
고통에 반대하며 - 타자를 향한 시선
프리모 레비
북인더갭, 2016

 

 


부제이자 원래 제목은 '타자를 향한 시선'임.
지난 연말, 을씨년스러운 독일에서 뉘렌베르크의 전범 재판소와 나치 전당대회 장소, 그리고 바이마르 부켄발트의 수용소를 오가는 길에 읽는 프리모 레비의 글이란...

이미 책을 골라 가방에 넣는 순간부터 무거움과 기대가 한가득....


이미 다 지난 후, 말하자면 이것이 인간인가, 휴전, 지금이 아니면 언제, 주기율표를 거치며 격정과 무거움을 다 떠나보낸 후 햇살이 잘 드는 한적한 이탈리아 토리노 (사실은 가본적 없는) 어느 모퉁이  오래된 카페 안에 앉아 할배랑 하릴 없이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


아주 조금씩 살짝 묻어나는 작가 인생의 바로 그 시기의 고통의 경험이 묻어나되,
내가 아니라 다른 인간, 동물, 식물 그 모든 것들에 대한 소소한 관찰과 생을 향한 연대의 작은 서사들로 넘처남. 눈물을 왈칵 쏟을 법한 구절들은 없지만 (사실 할배 이런거 싫어함 ㅋㅋ) 마음이 먹먹해옴은 어쩔 수 없음.

" 동물들은 진정 존중받아야 한다. 동물들이 선하다거나 우리에게 유용하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 안에 새겨진 그리고 모든 종교와 모든 제정법이 인정하는 규칙이 우리 스스로는 물론, 고통을 감지할 수 있는 어떠한 피조물에게도 고통을 야기하지 말라고 명령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불가사의하다, 우리의 고통만 빼고' 평신도가 확신을 갖는 일은 드물다. 하지만 우선은 이것부터다. 고통 (그리고 고통을 가하는것)은 스스로에게나 타자에게 더 큰 고통을 주지 않는 것으로 보상받아아야만 용인될 수 있다"

하지만 만일 이 책으로 프리모 레비를 처음 접했다면 이게 다 뭐람? 했을 것 같음... 표면 그대로라면 이토록 싱겁고 따분한 이야기가 없어보임 ㅡ.ㅡ  이 책은 레비 할배의 연대기에 익숙한 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호사..
옆에 두고 가끔씩 꺼내읽어야 하는 이야기들이라고나 할까...

아득함 속에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는... 비정한 이과 작가 할배 같으니라구 ㅋㅋ
 

그동안의 작업에서와 달리 글쓰기 자체에 대한 이야기들이 자주 등장함...너무 구구절절 공감!

".. 글쓰기는 진짜 직업이 아니다. 아니, 적어도 내 견해로는 직업이어서는 안 된다. 글쓰기는 창조적인 활동이므로 일정이나 마감, 고객과 상사에 대한 책무 등을 견디지 못하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글쓰기는 '생산', 아니 오히려 변형이다.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독자가 될 '고객'이 이해하기 쉽고 좋아할 만한 형태로 변형한다. 그러므로 경험은 원료다. 원료가 부족한 작가는 헛되이 일하는 것과 같다..."

하도 마감에 쫓기는 글들만 많이 써대서 창의력과 재료가 모두 고갈된 나를 알아보고 쓴 구절 같다구 ㅜ.ㅜ

명료하고 '독자에게' 책임감 있는 글쓰기 강조한 것도 너무 와닿음

"완벽하게 명료한 글쓰기가 완전하게 의식하는 작가를 전제로 한다. 그리고 이것은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다. 우리는 에고와 이드, 정신과 육체, 더 나아가 핵산, 전통, 호르몬, 과거와 현재의 경험과 트라우마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우리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도플갱어를, 말이 없고 정체도 불분명하지만 그럼에도 우리 행동에 함께 책임을 지며, 우리가 쓰는 모든 글에도 함께 책임을 지는 형제를 데려가야 하는 운명이다... 사실 나는 '그를 위해' 쓴다. 비평가를 위해 쓰는 것도 아니고, 나 자신을 위해 쓰는 것도 아니다. 독자가 나를 이해하지 못하면, 그는 부당하게 굴욕감을 느낄 것이고, 나는 계약 위반이라는 죄를 저지르는 것이다... 하지만 통곡은 과도한 수단이다. 눈물로는 개인에게 도움이 될지 모르나, 언어로 본다면 무력하고 투박할 따름이다. 정의상 언어라고 할 수도 없지만 말이다. 무언의 감정 표출은 명확한 언어적 표현이 아니며, 소음은 말소리가 아니다. 이런 이유로 나는 '형언할 수없는 것, 실재하지 않는 것, 동물 울음소리의 한계에서 울리는' 텍스트들을 찬사하는 것에 진저리가 난다...... 우리들 산 자는 고독하지 않으므로 마치 우리가 고독한 것처럼 써서는 안된다. 우리가 살아 있는 한 우리는 책임이 있다. 우리는 우리가 쓴 것에 대해 한 단어 한 단어 책임져야 하고, 모든 단어가 반드시 제 목표에 도달하도록 해야 한다."

나도 감정과잉과 자기연민 극도로 싫어하지...ㅋ

그런데..... 살아있는 한 우리는 책임이 있다고 쓴 할배는 스스로의 의지로 세상을 떠났고... 사후에 이런 글을 어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에게는 어쩐지 스스로의 삶을 종결시킬 권리와 자격이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영감님과 내가 공유하는 글쓰기 비법 한 가지.. '서랍속 휴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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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맞이한 새해

흔히 1월 첫 주면 작심삼일이라도 실천하기 위해 대부분의 이들이 몸과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려고 애쓰는 기간이건만....  어우 아침에 숙취로 몸부림치면서 이게 무슨 괴이한 새해맞이인가 인생에 회의가.....

그저께 부산 광안리 해변에는 오가는 사람이 열 명도 안 되고

어제 저녁 강남에도 초저녁부터 술 먹는 사람 우리 일행밖에 없더라구... 

상식에 너무 벗어나잖아 ㅡ.ㅡ

 

1월 2일 아침부터 울산에 내려가 예상치 못한 뺑뺑이에 인터뷰 두 건 진행하고 전복삼계탕 주지육림.

저녁 늦게 부산으로 이동해서 반가운 얼굴 역학박사 3명과 조우하여 쓸데없이 HAV 걱정하며 텅빈 광안리 조개구이 집과 맥주집에서 주지육림.

어제 아침에는 고기듬뿍 설렁탕으로 해장하고 초저녁에 다시 강남에서 주지육림 ..

그나마 희석식 소주 안 마셔서 예후가 양호한 편.

 

그런데... 놀라운 것은

나는 지난 이틀동안, 한 달 아저씨 쿼터를 다 채웠다 ㅋㅋ

모두들 대한민국 상위 1%에 해당할만큼 훌륭한 아저씨들이었고, 다들 너무 반갑고 너무 즐거웠지만 아저씨는 아저씨 ...  뭐랄까 아저씨 디톡스가 필요한 느낌적 느낌...  

이상하지, 이제는 이 아저씨들이랑 여자 친구들이랑 성별 구분도 잘 안가는데 ㅋㅋㅋ

 

하여간 올해는 결심한 대로 생활글, 작은 글 좀 많이 써보려고 포스팅하지만,

거창한 새해 계획을 늘어놓을줄 알았지 숙취의 괴로움을 쓰게 될 줄 이틀 전만 해도 상상 못했다구.

그래도 작년처럼 정신줄 놓고 살면서 인생책에 빈 페이지가 남겨두지는 말자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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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문제인가

세상에나

블로그 포스팅한게 1년이 넘었다니 믿어지지가 않아!!!

에버노트에 메모해둔게 한 웅큼이란 말야...

 

도대체 뭐가 문제인가!

일의 효율성이 떨어진 것인가, 일의 절대량이 많아진 것인가,

아니면 북도 치고 장구도 치고, 문무를 겸비하여 오만가지 잡다한 일을 하려니 정신이 다 흐트러진 건가..

말발굽에 거센 먼지를 일으키며 바로 뒷꿈치까지 추격해오는 원고 추노꾼들, 각종 회의 추노꾼들 때문에 심장마비 일어날 지경... 매일매일이 너무 쫄깃하다구 ㅋㅋㅋㅋ 정신줄 놓게 생겼음... 확 놔버릴까???

prefrontal cortex의 인지자원 곳간이 텅텅 비기 일보직전...

어쨌든 겨울 휴가 전까지는 어찌 해볼 도리도 없네 그려...  이럴 때마다 머리깎고 절에 들어갈까 생각도 들지만, 고기 못먹는 것보다 더 힘든 건 새벽 예불...

그래 새벽예불보다는 추노꾼들에게 쫓기며 인생 쫄깃함 맛보는게 낫다는 생각으로 마음 부여잡고 일단 고고...

에두아르도 갈레아노의 유작 Hunter of stories 로 틈틈이 부동의 평정심을 보충해가며, 겨울휴가 전까지....

 

흥겨워 쓰는 블로그 포스팅도 못하고 맨날 추노꾼들에게 잡혀서 글쓰려니 인생 재미가 떨어진다고..

얼릉 돌아올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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