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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49호> 지역 총궐기 추진하는 금속노조 경기지부 (2)

 

지역 총궐기 추진하는 금속 경기지부 (2)

 

 

침체된 노동운동이 이렇다 할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속노조 경기지부가 ‘지역총궐기’를 2011년 투쟁방침으로 결정,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호루라기>는 준비48호에서 이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 바 있다. 이번 호에는 금속노조 경기지부장 이기만 동지를 만나 ‘지역총궐기’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과 내용을 들어봤다.

 

* 지역 총궐기 추진하는 금속노조 경기지부 (1) 기사 보기 (클릭)

 

<호루라기> 지역총궐기를 제안하고 추진하게 된 문제의식은 무엇인가?

<경기지부> 2010년 내내 고통스러운 현실의 연속이었다. 장기투쟁 사업장은 한 군데도 해결되지 않고, 타임오프를 둘러싸고 현장은 하나씩 깨져 나갔다. 그리고 15만 금속노조에 대한 조합원들의 기대는 무너졌다. 이런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무엇인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절실했다.

   결국 지역 총파업으로 위축된 상황을 바꾸어 자신감을 회복하고, 그것을 지역 전체로 확대시키는 것을 통해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운동방식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산별시대 더 약화된 지역연대

 

<호루라기> 지역연대의 복원과 강화를 중요하게 제기하고 있는데....

<경기지부> 민주노조운동의 초창기에 우리는 업종과 연맹 가릴 것 없이 옆 사업장, 주변 사업장과 연대해서 함께 싸웠다. 그런데 산별노조가 만들어지고 대부분의 사업이 산별노조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오히려 지역연대와 지역투쟁은 더 약화된 측면이 있다. 산별노조 중심으로 투쟁하다 보니 같은 지역에 있어도 업종이 다르면 잘 알지도 못하고 또 기대도 안 한다. 그 결과 민주노총 지역본부의 역할은 축소되고 회의만 하는 구조가 되고 있다.

   노동운동의 돌파구를 지역에서 찾아야 한다면, 산별노조 구조 속에서 지역을 어떻게 다시 살릴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지역총궐기’ 역시 지역을 중심으로 산별노조 지역지부 사이의 연대를 강화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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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8월, 우창정기 직장폐쇄에 맞선 경기지부 2시간 파업 집회

 

<호루라기> ‘지역총궐기’가 제안되고 추진된 이제까지 과정은?

<경기지부> 작년 12월, 2011년 경기지부 사업계획을 논의하면서 ‘지역총궐기’가 제안되었다. 노동운동의 현 상태를 바꾸지 않으면 전망을 찾을 수 없다는 절박함이 컸다. 그 후 12월∼1월 동안 경기지부 집행위 논의를 진행했고, 이후 2월부터는 경기지부 운영위 토론을 통해 대의원대회 안건으로 정했다. 그리고 대의원대회 전까지 간부 간담회를 진행했고, 3월 7일 대의원대회에서 ‘지역총궐기’를 2011년 투쟁방침으로 결정했다.

   대의원대회 이후 조직 내부적으로는 조합원 교육을 진행하여 거의 끝마친 상태고, 밖으로는 민주노총 경기본부와 지역 사회단체에 제안하고 적극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경기지부 안에서는 상당한 공감대를 형성시켰으며 민주노총 경기본부도 문제의식에 공감하여 함께 추진하고 있다. 지금은 지역의 다른 산별노조와 사회단체로 문제의식과 공감을 확대시키려고 노력하는 단계다. 이를 위해 4월 22일에는 경기지역 단위노조 대표자수련회를 진행했다.

   금속노조 경기지부에서 주도적으로 제안하고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논의와 추진은 민주노총 경기본부가 맡고 있다. 경기본부 총파업기획단에는 각 산별노조의 지역지부와, 경기도 각 지역의 민주노총 지역협의회가 참여하고 있다.

 

<호루라기> ‘지역총궐기’의 요구로 무엇을 제시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과 여러 가지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경기지부> 논의 과정에서 ‘최저임금 현실화, 비정규칙 철폐’가 중요한 요구로 제시되고 있다. 한편 이 같은 요구로는 대공장 정규직을 투쟁에 나서게 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 요구를 내 건다고 해서 조합원들을 움직이고 투쟁하게 만들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요구는 다양하게 열어 놓을 수 있다. 조합원 교육내용의 핵심도 ‘조직된 노동자를 어떻게 설득할 것이냐?’였다. 요구를 통해 조합원들을 움직이려 하기보다는 현재 노동운동과 조합원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총체적으로 되짚어 보면서 조합원들을 설득하고 해결방안에 대해 토론했다. 이는 집행부가 가진 절박함을 조합원들과 공유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만약 조합원들을 투쟁에 나서게 만드는 요구가 있다면 그것은 상층에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들과 함께 하는 투쟁 속에서 만들어지고 찾아질 것이다.

 

현장의 꿈틀거림 자체가 성과

 

<호루라기> ‘지역총궐기’에 대한 조합원들의 반응은 어떤가?

<경기지부> 경기지부 조합원들은 ‘지역총궐기’에 대해 동의하고 움직일 것이라고 본다. 실제 조합원 교육을 통해 현장이 움직일 수 있다는 충분한 가능성을 확인했다. 조합원을 투쟁에 나서게 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인은 지도부에 대한 신뢰다. ‘지역총궐기’를 제안하고 추진하는 지도부가 조합원들에게 진정성을 보여주고 신뢰를 줄 수 있다면 조합원들은 함께 투쟁에 나설 것이다.

   조합원들을 움직이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그 움직임을 이후 더욱 확대되고 발전할 수 있는 성과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런데 ‘지역총궐기’는 보통의 임단협처럼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쟁취물을 얻기 어렵다. 그래서 주변의 우려처럼 자칫 일회성 집회가 되어버릴 수도 있다. 조합원들에게 희망을 제시하고, 조합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내서 새로운 분위기와 흐름을 만들어내는 일은 결국 총궐기를 조직하는 지도부의 몫이다.

  한편, ‘지역총궐기’를 중심으로 현장을 조직하고, 현장이 움직이는 것 자체가 중요한 성과이기도 하다. 복수노조 시행을 앞두고 여러 가지 계획을 가지고 있을 자본에게도 현장의 꿈틀거림은 가장 민감한 부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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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루라기> ‘지역총파업’이 아니라 ‘지역총궐기’다. 그 이유는?

<경기지부> 현재의 상황을 조직된 10% 노동자의 파업만으로는 바꿀 수 없다는 것이 기본적인 문제의식이다. 조직노동자를 넘어서 조직되지 않은 90%의 노동자 그리고 시민들과도 함께 하는 총궐기가 되어야 한다. ‘물가폭등, 민생파탄’이라고 이야기되듯이 불만은 쌓여가고 있지만 더 큰 것에 억눌려 있다. 만약 조직 노동자들이 조직되지 않은 90%와 함께 할 수 있다면 노동자 파업은 총궐기의 발화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일이라 뚜렷한 해답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경기지부가 일주일에 한 번 대시민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를 민주노총 경기본부의 각 산별과 지역 차원으로 확대시키려고 한다. 이 같은 일상적인 활동들이 쌓이는 속에서 총궐기의 단초를 찾으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주로 시민들을 상대로 활동하는 사회단체들과의 접촉면도 넓히고 그들의 의견도 귀담아 들을 것이다.

 

<호루라기> ‘지역총궐기’를 위한 앞으로의 일정은?

<경기지부> 지난 4월 22일 경기지역 단위노조 대표자 수련회를 개최했고, 5월 12일 상반기 투쟁 선포식이 예정되어 있다. 그리고 6월 11일 도민대회와 6월 말 최저임금 투쟁을 거쳐 7월 총파업투쟁으로 나가가는 계획이다. 물론 이것은 형식적인 일정이며,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조합원을 조직하고, 지역총궐기에 대한 공감대를 지역의 다른 산별노조와 사회단체들로 넓혀나가며, 시민들 속에서 그것을 지속적으로 알려내는 것이다.

 

금속노조 경기지부의 ‘지역총궐기’가 과연 어떤 성과를 남길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그러나 성패 이전에 중요한 것은 현실에 대한 ‘절박함’과 그것을 돌파하려는 ‘진정성’이다. 2011년 임단협 투쟁이 시작된 지금, 우리는 얼마만큼의 절박함과 진정성으로 2011년 투쟁에 임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자.●

 

(2011년 5월 4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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