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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49호> 센트랄 자본의 노조탄압은 이제 시작이다

 

센트랄 자본의 노조탄압은 이제 시작이다

 

 

민주노총을 탈퇴하고 상급단체를 한국노총으로 바꾸면 신규투자와 고용을 보장하고, 복수노조를 만들거나 노동조합 탈퇴 조장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확약서에 부회장이 직접 자필 서명해 논란이 된 금속 경남지부 센트랄지회에 대한 노조탄압이 조합원 총회를 통해 일단락 됐다.

 

회사에 동조한 일부 조합원들은 부회장의 확약서를 버젓이 들고 다니며 전체 조합원 240명 중 80명의 서명을 받아 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이에 센트랄지회는 4월 19일 총회를 소집해서 민주노총 탈퇴에 대한 의견을 물었고, 그 결과 235명 투표자 중 173명(73.6%)이 반대해 부결됐다.

 

총회 이후 센트랄지회는 회사와 공모해 서명을 주도한 3명에 대한 징계를 진행하고 있으며, 부회장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고소사건은 노동부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상태다.

 

* 관련기사 보기 1 - 경남 센트랄 부회장 자필서명 괴문서 부당노동행위 물의

* 관련기사 보기 2 - 회사의 회유에도 답은 민주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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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탄압은 지금부터 시작

 

총회에서 조합원 다수가 민주노조를 선택함으로써 한 고비를 넘기긴 했으나, 그것으로 자본의 탄압이 끝났다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회사가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를 무릅쓰고 민주노총 탈퇴 공작을 공개적으로 한만큼, 노조탄압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봐야 한다. 특히 두 달 뒤 7월 1일부터 사업장 단위 복수노조가 합법화되면 자본의 탄압은 더욱 다양해질 것이다.

 

한편, 센트랄 노조탄압은 지역적으로도 2011년 자본의 첫 번째 공격으로 올해 투쟁의 성격을 보여준다. 2010년 한 해 동안 두산인프라코어, 두산DST, 볼보건설기계, 성화산업, 한국주강 등 여러 사업장이 금속노조를 탈퇴했다. 이 같은 자본의 금속노조 탈퇴 공세는 복수노조 시행과 맞물려 2011년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시작이 센트랄이 된 것이다.

 

조합원 보다 먼저 흔들리는 간부

 

센트랄 부회장의 민주노총 탈퇴 조장은 그가 새로 부임한 2011년 1월부터 이미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부회장이 공개적인 확약서까지 쓰고, 이에 동조한 조합원들이 확약서를 들고 총회 소집 서명을 받으러 다닐 때까지 센트랄지회는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못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텐데, 회사에 동조해 민주노총 탈퇴 서명을 주도하고 동조한 사람들이 노동조합 전,현직 간부들이었다는 점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전,현직 간부들의 동조는 센트랄지회의 집행력을 약화시켰고 결국 초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렇듯, 자본의 탄압과 회유에 조합원 보다 간부가 먼저 흔들리는 현상은 센트랄뿐 아니라 최근 민주노조가 무너진 사업장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작년 금속노조를 탈퇴한 경남지부 사업장 대부분은 당시 집행부가 탈퇴 총회를 주도했고, 그래서 경남지부 차원에서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이었다.

 

이 같은 모습이 어떤 한 사업장의 특수성이 아니라 현재 민주노조운동의 보편적 현실이라면 센트랄에서 벌어진 일들은 당장 내일 나의 사업장에서도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곧 불어닥칠 자본의 공세를 앞두고 각 사업장에 대한 조직점검이 시급하다. 그동안 노동운동의 계급성이 약화되고 실리주의 경향이 강화돼 온 것에 대해서도 더불어 성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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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불안감의 원인

 

센트랄은 다른 투쟁사업장과 비교하면 조합원들이 당장 고용불안을 느낄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나 신임 부회장의 신규투자, 고용보장 제안이 일부 조합원의 동조를 얻어낼 정도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깔려있었다.

 

그 불안감의 가장 큰 요인은 계열사 센트랄모텍의 존재다. 센트랄모텍은 초기에는 센트랄에서 노후화된 설비를 가지고 출발했지만 이후 회사는 센트랄모텍을 소사장제 중심으로 운영하면서 대부분의 신규투자를 센트랄모텍에 집중시켰다. 그래서 현재는 센트랄모텍의 매출 규모가 센트랄보다 훨씬 더 크다고 한다. 결국 센트랄모텍의 존재는 신규투자와 고용불안을 무기로 자본이 조합원들을 협박할 수 있는 무기가 된 것이다.

 

비정규직화, 소사장제 등 자본의 무노조전략에 노동조합이 장기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결국 그것이 노동자의 목에 칼날이 되어 돌아온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간부들부터 다시 일으켜 세우자

 

회사의 노조탄압에 전,현직 간부들이 먼저 흔들린 것이 문제였다면, 그 해결책 역시 간부들부터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이다. 조직진단과 토론을 통해 간부들 스스로가 민주노조의 필요성을 다시 깨닫고 민주노조를 지키기 위한 공동의 목표를 함께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부들이 바로 선다면, 총회에서 민주노조를 선택한 대다수 조합원들은 앞으로의 투쟁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그 과정에 있어 기존에 존재하고 있는 이른바 ‘정파 갈등’이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사실 현재 노동운동의 정파는, 특히 단위사업장에서의 정파 갈등은 ‘내용의 차이’보다는 이제까지 활동 속에서의 빚어진 ‘관계의 대립과 갈등’이 더 크다. 그런 만큼 ‘민주노조 사수’라는 공동의 목표로 그 갈등을 해소하기는 더욱 어렵다.

 

이 부분에서 금속노조 경남지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민주노총 탈퇴 총회 과정에 지회가 현재까지 대응할 수 있었던 데에는 경남지부가 지회와 논의하면서 제 역할을 해 준 것이 중요했다. 그와 마찬가지로 이후 간부들 사이의 정파 갈등을 극복하고 조직력을 하나로 묶어내는 데 있어서도 경남지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자본의 공격은 이미 분명히 예정되어 있는 만큼, 경남지부가 관장력을 잘 발휘해 간부들과 현장의 조직력을 튼튼히 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2011년 5월 4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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