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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5/11/25 14:06

보육노조에서 11월 29일(화)부터 원서강독모임을 하는데요.


강독할 원서는 정서노동 연구의 대가 Hochschild 의 저서로,
[The Managed Heart : Commercialization of Human Feeling]
(조작된 마음 : 인간 감정의 상업화) 이랍니다.

 

보육이 워낙 감정의 소비가 많은 노동이라 정서노동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겠다싶어요.

 

첫 모임은

11월 29일(화) 오후 7시 30분

보육노조 중앙사무실

원서와 참가자에 대한 소개, 1장 발제 및 토론

이 진행되고요.

 

관심있는 분 붙어도 됨.ㅋㅋ

 

일정 -----------------------------------------------
첫 모임 : 2005.11.29 오후 7시 30분
이후 격주 화요일마다 총 6 회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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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The Managed Heart : Commercialization of Human Feeling
조작된 마음 : 인간 감정의 상업화

 

part 1. Private Life

 

1 Exploring the Managed Heart

2 Feeling as Clue

3 Managing Feeling

4 Feeling Rules

5 Paying Respects with Feeling : The Gift Exchange

 

Part 2. Public Life

6 Feeling Management : From Private to Commercial Uses

7 Between the Toe and the Heel : Jobs and Emotional Labor

8 Gender, Status, and Feeling

9 The Search for Authenti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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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25 14:06 2005/11/2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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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5/11/22 13:51
 
*와, 광고 포스트당... (^___^);;/
 
 
통일세대를 준비하는 그림동화책
우리 아이들에게 령리한 너구리를 선물하세요.



북한 최고의 인기 애니메이션 [령리한 너구리]를 원작으로
평양 창작집단에서 글과 그림을 그렸습니다.
지혜롭고 슬기로운 너구리가 딱딱해보이기만 하는 과학적 원리를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보여준대요.
북한 말의 표현을 그대로 살려서 남북간의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재미를 안겨줍니다.
통일세대를 준비하는 동화책 [령리한 너구리],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맞이하여
5~9세(유아~초등 2년) 아동에게 선물해주세요.
    동화책 구성
  • 1권 물놀이장에서 - 대기압의 원리에 대해
  • 2권 장애물경기 - 더운 공기가 상승하는 성질에 대해
  • 3권 랭동차안에서 - 빛이 거울에 반사되는 원리에 대해
  • 4권 휘거경기 - 수소가 공기보다 가벼운 성질에 대해
  • 5권 스키경기 - 회전열차의 원리에 대해

전국보육노동조합에서는 동화책 [령리한 너구리] 총 5권 1세트를
시중가(35,000원)보다 저렴한 28,000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신청방법
  • 아래 온라인 신청서를 작성하세요.
  • ② 구매금액 28,000원
    국민은행 939701-01-165384 김명선
    으로 입금해주세요.
  • ③ 보육노조에서 입금 확인 후
    바로 동화책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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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 [령리한 너구리] 구입 및 상담에 관해 궁금하신 분은
보육노조(02-362-8576), 교선국장 김지희(019-206-1784) 로 연락주세요.
관련 홈피 가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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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22 13:51 2005/11/2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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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5/10/21 17:18

최근 '영유아기 보육에서의 권력과 정서'에 대한 원서의 내용을 아는 모임에서 살펴보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 3세이하 아이들의 생활 경험을 살펴보고, 그 안에 발생하는 문제적 경험들, 일상에 미시적으로 각인되어 있는 권력, 그 권력과 결합되어 있는 정서를 적어놓았다.

 

그중 이번에 내가 번역을 맡은 부분이 [정서]라는 장 중에서 '소외된 노동으로써의 보육'인데 한마디로 끔찍.

 

실제 나 역시 정서노동자로써의 보육노동자 입장에서
애정 충만한 정서에 대한 요구와
정서적 중립의 역할을 잘 수행하라는 전문성에 대한 요구
사이에서 매분매초 갈등했던 것 같다.
게다가 동시 다발적 사건사고와 아이들의 요구사항에 묻혀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감정의 격양을 느낀다.
시간이 좀 더 흐르면서 이러한 정서 왜곡 상태를 참지 못하지만 아이들에게 쏟을 순 없으니 정서를 철회하기에 이른다.
그리하여 일정 시간 지나면 아동과의 상호작용에서 나 자신도 무심하고 기계적인 대응을 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정서적 교감이 없는 돌봄, 이 정도 되면 어린이집은 소외가 계속 전이되면서 다양한 폭력의 피해자가 밀집된 느낌이다.

 

그런데 읽다보니 정서노동자에게 있어서 정서노동의 한계시간이란 건 경력이나 능력, 또는 노동조건의 향상 등과는 관련 없는 게 아닐까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를 테면 그 날 모임에서 자신이 아동과 정서적 교감 및 상호작용할 수 있는 시간의 한계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신참이냐 베테랑이냐에 관계없이, 1일 4시간에서 30분까지 다양했다.
그 시간이 지나고 나면 모든 보육노동자는 아동과의 정서 교류를 중단하고 정서를 철회시킨 상태에서 기계적 대응 내지는 무대응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때는 오히려 아동과 있는 것보다 보육 준비활동을 하거나 심지어 청소, 사무 등의 잡무를 선호하는 사람도 다수이다.

보육노동자 1인에게 1일 4시간 초과의 아동 직접 돌봄을 수행하는 것은 양자간 인격 파괴 행위가 아닌가 싶다.
어여 1반 2교대, 3교대제를 실현시켜야 할텐데...

 

내 번역은 나도 못 믿겠으니, 조만간 여력이 되면 원본 타이핑을....(할 수 있을까여?-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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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Power and Emotion in Infant-Toddler Day Care]
저자 Robin Lynn Leavitt
출판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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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 > Child care as Alienated Labor (p 63~66)
소외된 노동으로써의 보육

 

여기서 설명하는 보육노동자의 돌봄은 소외된 노동을 의미한다(Marx, 1844/1983).
소외된 노동은 (day care center를 포함해서) 사회적 합의로 인해 도출된 우선 순위가 정해지면서 결과적으로 나타나는 현상들이다. 이로 인해 노동을 함에 있어서 해당노동자는 자기 노동에 대한 통제력이 부족하고, 만족감과 행복한 삶을 상실하게 되며, 이런 경우엔 사회적 명예 역시 부족하다. 보육노동자는 종종 해당 프로그램 운영상의 결정 과정에서 제외된다. 예를 들어 영아를 새로운 방으로 이동시킬 때나 아동 대 교사비율을 조정할 때 등의 결정 과정에서 제외당하는 것이다. 보육노동자의 업무는 그들에게 부과되는 실제적인 압박에 저항하려는 시도를 통해 부분적이나마 서서히 발전해나가기도 한다. 그러나 보육노동자가 자신의 일을 수행하는 동안 지속적이고도 예측 불가능한 아이들의 요구에 직면하면서, 자신의 통제력이 감소하고 자신만의 자율성이 손실됨을 느끼게 된다.

보육노동자는 무력함, 무의미함, 고립, 자기소외라는 형태의 소외감을 경험한다. 보육은 미국에서 낮은 임금의 직업이다(Modigliani, 1986). 보육노동자의 일상은 고역스러운 절차의 과제로 채워져 있다. 이를 테면 기저귀를 교체하고, 급간식을 하는 등의 활동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것이다. 보육노동자의 물리적 행복에 영향을 주는 직업적 위험요소는 거의 보고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아이를 자주 안아줌으로써 무리하게 되고 전염성 질병에 노출하는 등이 바로 그것이다. 대부분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우는 행위는 두통이 나타나고 위장이 뒤집히는 등의 스트레스를 유발한다(Reynolds, 1990). 거기에 감정적 철회(틀어박히기)까지... 보육노동자는 1,2명의 성인과 함께 일하지만, 통상 성인 사회에서 고립되어 있고 아이들은 끊임없이 그들의 주의를 요구한다. 보육노동자들은 아이들 사이의 분쟁과 동시적으로 일어나는 요구들이 일상을 이룸에도 불구하고, 개인적, 제도적 자원의 부족뿐 아니라 돌봄 수행에 있어서 해결 곤란한 상황들을 더욱 악화시킨다.
소외는 결핍과 소원함(or 이간, 불화)이다(Schwalbe,1986). 이는 소원한 상태를 말한다(Goffman,1987). 소외된 정서노동으로써의 아동 보육은 보육노동자와 아동의 정서 인지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보육노동자가 아동의 행동, 정서적 표현을 인지하고, 이해하고, 반응하는데 실패하는 한, 그리고 아동과의 상호 동등한 관계의 형성을 이루지 못하는 한, 아이들 내부의 아이들만의 모습 또는 어린 시절의 모습을 깨닫지 못하는 한, 보육노동자의 “피로한 노동”은 소외되고 소외시키게 된다. 보육노동자의 소외는 아동에게 전이되고, 아동은 소외된 보육노동자의 노동 속에서 그들의 소외를 경험하게 된다.

 

2명의 보육노동자가 4명의 영아와 함께 마루에 앉아있었다. 또 한명의 아이 Alan(생후 7개월)은 그들 위로 기어오르며 엄청나게 좋아하고 있었는데, 한 보육노동자가 그에게 말했다. “안돼, 무게 많이 나가서 싫어. 뚱보, 비켜!”. 그리곤 "Martha(다른 보육노동자)에게 가봐라“라고 말했다. Alan이 Marth를 바라보자, Martha는 ”안~돼, 난 안돼, 거기 있어“라고 말했다. Alan은 혼란스러워 보였다. 그리고나서 첫 번째 보육노동자가 그를 아기 놀이 울타리 안에 옮겨놓고는 ”여기서 놀아, Alan"이라고 말하곤 자리로 돌아갔다. Alan은 아기놀이 울타리 밖으로 기어오르려했으나 보육노동자가 Alan에게 호통을 치자 그만두었다.

 

보육노동자가 Brad(생후 6개월)에게 점심 우유병을 주고 있었다. Brad는 작은 탁자 위에 있는 영아용 의자에 앉아있었고, 보육노동자는 그 옆에 있는 의자에 우유병을 든 채 앉아있었다. Brad는 우유를 천천히 마시고 있었고, 모빌이 매달려 있는 천장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보육노동자는 반복적으로 Brad의 입에 우유병을 넣었다 뺐다, 앞으로 뒤로 움직였다. 그리곤 “자, Brad, 세상에 아니 이 방에 아기가 너 하나 뿐인 줄 아니? 꾸물거리지 말고 어서 먹어.”

위와 같은 현장의 모습을 통해 소외된 정서 노동으로써 보육은 보육노동자가 아동을 적개심을 품은(또는 부적절한) 대상으로써 맞닥뜨리면서 악의에 차고(또는 부적절하고) 고통스러운 감정의 현장이 된다. 보육노동자가 느끼는 소원함, 소외, 적개심은 -아동을 통제하고 처벌하고 무시하는- 부정적 권력의 습득을 통해서뿐만 아니라 이번 장의 구석구석에 인용된 현장의 모습을 통해서도 나타난다. 그리고 아래와 같이 표현된다.

 

   우리가 애를 잡는 건 아니잖아.
   저리 가줄래? 그거 꺼. 듣기 싫다.
   다 사라졌으면 좋겠다.
   조용히 해!
   누가 나 좀 여기서 내보내줘!       <------------- 오, 공감 백배
   난 ~~거 싫어... 저리 가!  

 

정서적으로 소외된 보육노동자가 보이는 모습은 부모에게 제공하기 위해 보육프로그램 리플렛에 등장하는 사진과는 대조적으로 아이러니하고 적나라하다. 이런 리플렛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아래와 같은 문구들을 살펴봐라. 애정 넘치는 돌봄의 신화를 조장하고 있다.

 

   돌보는 성인들...
   따뜻하고 신뢰감있는 분위기...
   매일의 일과는 아이들을 기르는데 초점을 맞춰 수행되고 있다...
   아이들은 안전하고 애정넘치는...
   따뜻하고 아이를 기르는 분위기...
   돌보는 자는 모든 아이들과 성실하고 참된 상호작용을 한다...
   우리는 배움이 놀이라고 확신한다...
   따뜻하고 애정 넘치고 안전한 환경...  

 

엄마 수준까지의 사랑이란 건 팔기 좋은 상품이고, 종일 보육은 어떤 면에서 우리들의 문화 속에 굳건히 지키고 싶은 인간 감정을 상업화시킨 또 하나의 예라고 볼 수 있다(Hochschild, 1983). 보육 노동은 이 사회에서 사람들이 맞닥뜨리게 되는 경험 중 소외되고 자기 파괴적인 정서적 현장의 하나의 예라고 할 수 있다(Denzin, 1984). 무제한적으로 주어지는, 풍요로운 사랑의 신화는 몰락했다. 영아보육은 친밀감이 드는 잘 알고 있는 세상에서 낯선 자로 가득 찬 잘 모르는 세상으로의 이동을 포함한다(Loseke & Cahill).

 

보육노동자가 아이를 매우 사랑하는 엄마처럼 되어야 한다는 이상향과는 관계없이 이윤 창출을 위한 업무 형태가 그들을 종사자로 변형시키고 엄마라는 존재와 구분짓게 만든다(Loseke, 1989).

 

종사자로써의 보육노동자는 비슷한 연령의 많은 아기들을 책임져야 하고, 행동반경이 한 곳으로 제한된다. 그들은 관련 없는 다른 보육노동자와 자신의 일을 공유하고, 운영책임자와 부모, 지자체 감사 등 법적 책임을 가진 대상에게 설명할 의무를 지닌다. 보육노동자가 애정어린 돌봄을 제공한다는 생각은 동시에 그들이 정서적 중립의 역할로 이해하게 되는 “전문가”로써의 기대와 모순된다. Sheldon White(1983)는 보육노동자가 “아동의 정서적 삶에 들어가야 함을 거절하고 있고 ... 그렇게 하지 않는다 (내지는 오히려 보육노동자가 그렇게 하더라도 그것은 예측, 측정 불가능한데다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은 방식을 취하고 있다)”라고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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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1 17:18 2005/10/2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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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5/10/18 16:49

현재 서울시보육정보센터에서 이탈리아의 유아교육방법인 레지오에밀리아를 적용한 전시회가 있댄다. (내가 가본 건 아니고)

가본 사람이 아이들이 만든 브로셔 하나를 집어왔는데, 정보도 알차고 넘넘 재미있음(O.O)b

이 브로셔는 둥근마을 어린이집 아이들이 다른 어린이집 아이들에게 문수산성을 소개하기 위해 만든 홍보물이다.

 

특히 뒷면에 있는 문수산성을 소개하는 [문수산성 이야기] 중에서

'우리가 가봤는데 산성에 나쁜 사람은 없어'에서 뒤집어졌음..^__^

 

앞면(클릭해서 보세요. 오른쪽 좀 잘렸음)

 

뒷면(클릭해서 보세요. 오른쪽 좀 잘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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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18 16:49 2005/10/1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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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5/10/01 13:19

보육만큼 '공공성'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면서도 전혀 공공적이지 못한 곳도 드문 것 같다.

그 주요한 요인 중에는 이미 널리 퍼져 버린 이유 추구 목적의 민간시설 난립도 있지만 한편으로 여성가족부의 보육정책 방향과 예산 지원방식이 전혀 공공적이지 못하다는 데도 기인한다.

그런데 문제는 보육현장에서도 답을(적어도 보육노동자에게 적합한 현재의 답이라도) 찾기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간혹 교육과 비교하여 전 시설의 국공립화 등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몇몇 사람들은 복지 차원에서 보육받는 아동에 따른 다양한 보육내용을 담보하기 위해, 국가의 지나친 간섭과 획일화된 보육내용을 지양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예산 지원받는 것이 적합한지 고민한다.

 

이러한 고민은 최근 사회복지 분야의 노동조합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비단 보육 뿐 아니라 사회복지 전체를 아우르는 문제 의식이라는 점에 공감이 간다. 

요즘들어 지방분권화가 심화되면서 사회복지 전반은 빈익빈 부익부의 사회복지 서비스 불균형 심화, 다양한 복지형태들을 감안하지 못하고 효율성과 양적 평가에 첨착하는 정부, 비영리라고 붙였음에도 전혀 비영리적이지 못한 법인들, 총액 동결 등으로 증가하는 사회복지노동자들의 비정규직화 등 상당히 공유될만한 문제들과 함께 수많은 모양새만큼 다양한 개별화, 산발적 문제들이 동시에 터져나오고 있다.

 

더이상 적당한 선언만으로는 현실 돌파조차 불가능한 상태.

이제 정당하고 적합한 운영구조와 정부지원방식의 묘수를 찾는 것이 투쟁의제를 내는 데 필요한 내용이 되었다.

그러나 우리라고 찌르면 무조건 나오냐?

먼저 문제점 분석부터...

좀 더 섬세하게 살펴보고 싶으나 안되는 능력으로 여기까지...



예산을 중심으로 본 현 보육 운영구조의 문제점

 

보육은 그동안 이 사회에서 소외되어왔던 대표적인 분야 중 하나지만, 최근 저출산으로 인한 다음 세대 주체 상실의 위기감에 편승하여 사회적 여론의 확장과 정부의 예산 확충이 뒤따랐다.
이러한 분위기는 진정 아동을 중심에 놓고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라는 차원에서 보육을 접근하기 보다는 저출산과 맞물리면서 현실적 자구책 모색에 그치고 이내 잊혀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우려의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 더불어 보육의 시장화를 지향하려는 여성가족부조차도 보육의 공공성을 입에 담는 상황에서 실제 각자가 그리는 공공성의 의미와 모습은 동상이몽이다.
따라서 현재의 보육을 둘러싼 상황은 보육의 중요성은 물론 공공성 확립을 위한 기반과 의식을  보육 구조의 문제를 살펴보고 공공적 운영구조의 마련에 고민을 모아야 한다.

 

 

[1] 보육의 운영구조

 

[가] 시설별 종류와 특성

구분 국공립 민간
정부지원 법인,비영리단체 개인
지자체직영 위탁 법인, 단체직영 위탁
재산소유 지자체 지자체 법인,단체 법인,단체 개인사업자
운영주체 지자체 위탁체/개인 법인,단체 위탁체/개인 개인사업자
구성비율 5.3% 10.6% 84.1%
수입 - 보육료 수납
- 정부지원기본보조금
:인건비
:보육료지원(해당원아입소시)
:기타(교구교재비, 개보수비..)
- 보육료 수납
- 정부지원기본보조금
:인건비
:보육료지원(해당원아입소시)
:기타(국공립비교 제외항목 있음)
- 보육료 수납
- 정부지원기본보조금

:보육료지원(해당원아입소시)
:기타(국공립비교 제외항목 있음)
보육프로그램 운영자, 보육노동자의 보육관에 따라 다양성 보장
(단, 소방, 교통 훈련 등 몇가지 안전관련 기본 교육 필수)
감사 지자체 감사 지자체 감사 없음
시설특성화 특성화 내용 영아 전담, 장애아 전담시설, 시간연장 지정 시설
가능시설 모든 시설이 전담시설로 전환 가능. but 정부가 총 개수 지정
(현재 약 10% 내외의 시설이 전담화. 향후 영아전담시설은 신규설치하지 않을 예정)
지원내용 인건비
보육료지원(해당원아입소시)
기타(교구교재비, 개보수비..)


현재 보육시설의 운영주체는 크게 국공립과 민간으로 나뉘어 있으며, 이중 민간의 비율은 94.7%에 이른다. 그러나 국공립 5.3%중에서도 대부분 위탁 상태이어서 실제 국립, 직영은 1% 내외라고 추정되고 있다.
보육시설은 그 형태와 관계없이 많든 적든 다양한 명목의 지원금을 정부로부터 받고 있으며, 이에 대한 근거는 - 모두가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보육의 ‘공공적 역할, 복지서비스 개념, 자립이 불가능한 재정 구조’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인건비의 경우 보육시설 운영 시 지출의 약 50%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정부의 인건비 지원은 시설 운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실제 민간시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보육이 가지는 공공적 성격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예산 투여의 방식은 극히 방어적일 수밖에 없으며, 실태조사에서도 국공립이 민간보다 우수하게 평가받았으나 현장의 전반적인 보육의 질은 민간으로 하향 평준화된다.
따라서 보육의 공공성 확보를 위한 일정 수 이상의 국공립 시설 확충은 반드시 필요하다.

 

[나] 표준 보육비용에 따른 기본보조금과 부모분담비용 현황

 

보육이 운영구조 상 정부 지원의 투여가 요망되는 것은 실제 아동에게 적정한 보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보육비용이 보호자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보육료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아래 표는 아동 1인을 보육하는 데 소요되는 산출비용과 실제 시설의 수익을 비교한 것으로, 실제 가장 적자가 나지 않는 총 아동 97명 기준의 모델이다.
여기서 부모분담은 보육료를 의미하며 국공립, 법인시설과 민간 시설로 나누어 보육료 상한가가 정해진 상태이며, 이는 보육료 자율화를 통한 시장화를 막고 보호자의 부담률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 시설유형별 보육비용 및 부모 부담 〉(단위: %)

구분 국공립‧법인 민간 산출비용2)
(97명 기준)
정부지원1) 부모부담 정부지원1) 부모부담
1세미만아 434,868 299,000 733,868 150,000 350,000 500,000 788,973
만1세아 267,174 299,000 566,174 90,000 350,000 440,000 524,038
만2세아 195305 247,000 442,305 60,000 288,000 348,000 403,333
만3세아 53,541 153,000 206,541 - 198,000 198,000 266,091
만4세아 44,064 153,000 197,064 - 198,000 198,000 246,475
만5세아 44,064 153,000 197,064 - 198,000 198,000 248,449

  주: 1) 지원 비용은 국공립 및 법인보육시설 정부지원은 시설장, 보육교사 5호봉 인건비와과 시설장 인건비 5호봉을 기준으로 산출하였고, 부모 부담은 정부지원단가 및 서울시 민간시설 보육료 상한선을 적용한 것임. 취사부 인건비 미적용.
자료: 2) 자료: 박기백 외, 『표준보육교육비용 산출 및 적정비용 부담에 관한 연구』, 여성부, 2005.

 

위의 표에 의하면 기본적으로 아동 당 들어가는 보육 산출비용에 비해 시설의 수익이 부족함을 알 수 있으며, 이러한 구조가 유지되고 있는 현상 속에는 열악한 인건비 체계를 통한 보육노동자 착취가 내재되어 있음을 가늠할 수 있다.
한편 유아(만3~5세)에 대한 보육비용과 시설유형 간 수익은 또 다른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해준다.
영아(만0세~2세)반과 유아(만3~5세)반은 아동 대 보육교사 비율의 차이로 인해 보육비용에 영향을 주고 있는데, 유아의 경우 국공립, 법인 시설과 민간시설이 거의 비슷한 수익을 나타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보육의 질에 상당한 차이가 보이는 것은 민간시설의 이윤 창출을 위한 개입이 아동과 보육노동자에 대한 착취로 이어지면서 결과적으로 보육의 질을 하락시켰음을 알 수 있다. 국공립의 경우 비슷한 수익에도 불구하고 보다 높은 보육의 질을 유지하고 있는 점은 보육의 공공성 확보의 실질적인 필요성과 민간시설을 상대로 한 관림감독의 강화가 중요함을 일깨워준다.

 

[다] 시설 설치 지원


- 국공립 시설 : 중앙정부 30% | 시 30% | 군/구 40% 투여
- 민간, 법인, 비영리단체 시설 : 지원 없음

중앙, 시, 군구 간 재정 분담 비율은 군구의 재정자립도와 보육에 대한 의지에 따라 국공립 시설 설치가 좌우되게끔 한다.

 

 

[2] 보육의 지원방식

 

[가] 기본 보조금 종류(중앙예산)

 

(1) 차등보육료 지원 *

구분 개념 인원 지원비율 비고
1층 법정저소득층(최저생계비)-4인가구 105만원 44천명 100→100% 표준보육료
만1세이하-299,000
만2세-247,000
만3세이상-153,000
2층 최저생계비의 120% 수준-4인가구 127만원 58천명 60→80%
3층 최저생계비의 150% 수준-4인가구 159만원 80천명 40→60%
4층 최저생계비의 180% 수준-4인가구 190만원 90천명 (추가)30%

 


(2) 기타 보육료 지원

종류 지원대상 지원내용
만5세아 무상보육료 4인가구기준 월 소득인정액 254만원(04년 기준) 보육료의 100%
장애아 무상보육료 장애아동 보육료의 100%
두자녀 보육료 추가지원 4인가구 318백만원(04년)이하 가구 & 두자녀 이상 동시에 보육시설 이용 시 둘째아에게 지원 0-1세/6만원, 2세/5만원, 3세이상/3만원

 

(3) 인건비 지원 *

종류 지원형태 지원내용
국공립․법인 종사자 인건비 지원 기본지원 영아반 인건비 : 90%(‘04) → 80%(’05) 
유아반 인건비 : 45%(‘04) → 30%(’05)
영아전담시설 인건비 특수형태 보육지원 원장/교사 인건비의 80% 지원(취사부 1인 100% 지원)
장애아관련 교사인건비 특수형태 보육지원 전담시설 : 원장/교사 인건비의 80% 지원(취사부 1인 100% 지원)
통합보육시설 : 보육교사 1인 대하여 80% 지원, 특수교사 10만원 지급
시간연장 지정시설 인건비 특수형태 보육지원 정부지원시설은 80%, 민간시설은 1인당 100만원 지원
방과후 보육교사 인건비 특수형태 보육지원 자격증 있는 자 채용한 경우 인건비 50% 지원


(4) 시설별 지원

종류 지원내용
민간시설 교재교구비 개소당 평균 100만원 (아동 인원따라 다름)
농어촌 및 장애아전담시설 차량운영지원  
국공립 시설 신축 개소당 239백만원
장애아전담 시설 신축 개소당 287백만원
기타증개축, 개보수, 장비  

 

(5) 보육업무 지원기관 지원
ㅇ 정보센터 - 시군구 정보센터 신규 개설, 보육정보센터 운영
ㅇ 보육시설 평가인증제 실시
ㅇ 보육교사 자격관리기관 설치와 교사보수교육비 지원
ㅇ 한국보육시설연합회(사용자 단체) 운영지원
ㅇ 육아지원정책개발원 설치운영

 

[나] 지자체별 특수시책사업 및 예산 내역

 

특수시책사업은 시군구별로, 시군구의 자체 예산 규모별로 상당히 편차가 심하다. 그중 가장 많은 예산 비용규모를 나타내는 곳은 서울시로 약 103억 정도의 예산을 잡고 있다.

 

[표]는 생략

 

지자체별 예산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은 보육시설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

서울 내부만 하더라도 국공립 시설 설립 비율이 높은 편이나 구별로 재정이 넉넉한 구는 비율이 높은 반면 오히려 저소득층이 많이 밀집되어 있을 것이라고 예상되는 지역은 상대적으로 비율이 낮다.

 


[3] 문제점

 

[가] 낮은 국공립 비율, 시장주도적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보육은 국가의 적절한 지원이 필수적인 복지, 공공서비스이며, 실제 아동을 돌보는 데 소요되는 비용은 보호자 일개인의 부담으로 해소될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립한 민간시설들로 인해 정부의 적합한 지원 방식은 도출되지 못하고 있으며, 극히 방어적일 수밖에 없다. 더불어 이윤 창출을 기반으로 하는 민간시설의 수적 우세는 시설 내 아동의 보육받을 권리와 보육노동자의 인간다운 노동조건을 착취함으로써 실제 보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국공립시설의 일정 수준의 확보는 보다 긍정적인 정부 지원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최근 보육노조를 비롯한 노조, 단체들이 함께 하는 보육료자율화반대연대는 국공립 시설 50% 이상 확충을 함께 주장하고 있다.

 

[나] 국공립 지원 축소와 아동별 지원 일원화 움직임

 

국공립 시설별 지원 비율의 축소

실제 시설 운영에 있어서 인건비 항목은 지출의 약 5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 해 정부가 국공립 시설 교사에게 지원하는 인건비는 영아반 90%, 유아반 45% 였으나, 각각 80%와 30%로 줄었으며, 이는 실제 국공립 시설 운영에 상당한 타격을 주고 있다.
현재 국공립은 지자체의 직영보다는 위탁체를 통한 운영이 보편화된 상태이며, 점차 시설별 지원 비율을 줄여나간다면 현실적으로 민간시설과 변별점을 갖지 못하게 된다. 그간 민간이 운영상의 적자분을 보육원아 유치경쟁과 보육노동자의 착취를 통해 메꿔왔다면 실제 국공립 역시 동일한 상황에 놓이게 됨을 의미한다.
특히 여성가족부는 보육예산 지원에 있어서 시설별 지원을 점차 줄여나가고 궁극에는 아동별 지원으로 일원화하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어, 보육시장화와 보육비용단가를 낮추기 위한 보육노동자 노동조건 악화가 우려된다.

 

조건부 지원의 폐해

현재 국공립에 지원되는 인건비는 실제 해당 반에 일정 수이상의 원아가 확보되지 못할 경우 지원이 중단된다. 이로 인해 몇몇 국공립 시설에서는 학기 말, 학기 초 원아의 이동이 많은 1~3월 사이에는 만성적 인건비 부족을 호소하곤 한다. 이러한 문제는 보육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무분별한 시설 설립, 국공립의 위탁 보편화 등으로 인한 것이다. 실제 보육은 한 반을 구성할 때 동일 연령 아동이 1명이든 5명이든 반드시 1인의 보육노동자의 보육이 필요하다는 점이 간과되었다. 또한 아동의 수를 고려한 전반적 설계 없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시설들로 인해 지역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겪고 있다.

 

[다] 지자체별 예산 편차 심화

보육의 경우 실제 보육 예산의 집행과 상당한 금액의 예산이 시, 군구에서 투여되기 때문에 시군구의 의지에 따라 보육 지원에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일례로 서울시의 경우, 국공립시설 비율이 약 10%로 다른 시도에 비해 월등히 높다. 그러나 서울시 내에서도 종로구나 중구는 30%가 넘는 반면 은평구, 도봉구 등은 5%대로 엄청난 편차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실제 시군구별 지자체의 재정 자립도, 재정여유도에 따라 보육에 대한 예산 투여가 결정됨을 알 수 있다. 지자체별 특수시책사업 역시 소위 ‘돈 있는’ 구가 보다 많은 투여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편차는 보육서비스 제공에 있어서 지역 간 간극을 넓히면서 특히 저소득층 밀집지역 등 보육서비스의 혜택을 먼저 누려야 할 지역에 오히려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아이러니를 낳고 있다.

 

 

참고자료

서문희, 여성가족부 보육관계자 웤샾 발제 자료, ___, 2005.
서문희, 서울지역보육정책대토론회, 열린우리당 육아지원정책기획단/열린우리당 서울시당 여성위원회, 2005.
여성가족부, 2005년도 보육예산안, 여성가족부, 2005.
여성부, 2005년도 보육사업안내, 여성부, 2005.
여성부, 2004년도 전국 보육,교육 실태조사2 [보육시설 실태조사 보고], 여성부,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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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01 13:19 2005/10/01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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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5/09/01 18:15

지난 8월 1일부터 보육시설 종사자 자격관리가 시.군.구로 이관되었다. 이제 보육노동자의 자격, 경력은 시, 군, 구청이 관리한다는 뜻이다.


그동안 보육노동자의 자격, 경력 관리는 근무 중인 어린이집의 원장이 맡아왔는데, 간혹 호봉 산정이나 자격 승급 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호봉에 따라 월급을 올려줘야 하고 교사가 승급교육을 가면 대체교사를 써야하는 원장에게 자격, 경력 관리를 맡겼다는 사실 자체가 고양이에게 냉큼 생선 던져놓은 꼴과 같은 모양새였다.

 

처음부터 보육노동자의 자격, 경력 관리를 원장이 해온 것은 아니었다. 2001년 3월까지는 분명 지자체가 총괄하여 지역 내 보육노동자와 원장의 자격을 관리해오고 있었다. 그러나 같은 해 4월부터 행정 업무 간소화를 명목으로 모든 종사자 자격 관리 업무가 해당 보육시설로 이관되어버렸다.
당시 몇몇 보육교사들과 보육관련 단체에서는 이로 인해 발생할 문제와 예상 피해에 대해 밝히고 시행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바 있지만 행정기관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결국 시행 4년이 조금 넘은 현재, 관리체계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그러나 현장의 보육노동자 입장에서 이번 이관은 결코 제자리로 돌아온, 모든 게 정상화된 상태가 아니었다.


한 보육교사는 이번 자격관리 이관 과정을 겪으면서 과거 경력 중 무려 3년을 잃어버렸다. 그녀의 과거 직장인 A 어린이집에서 근무한 경력을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그녀는 A 어린이집에 근무하였으나 고용보험에 들어있지 않았고, 임금 통장의 거래내역은 이미 오래 전 일이라 은행에서도 보관본을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녀는 분명 과거 근무지에서 원장에게 경력증명서를 발급받아 제출하였다. 그러나 그 경력증명서는 인정받지 못했다.

현재 보육노동자가 자신의 경력을 증명받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서류는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료 납입영수증, 소득세 원천징수부, 보수교육 또는 승급교육 이수증명서류, 처우개선비 지급 관련 서류, 급여지급 계좌 관련 서류, 그 밖의 임면보고 관련 공적 서류 등이 있다고 한다.


전,현직 보육노동자인 사람은 대충 알겠지만, 4대 보험은 지금도 사용자가 가입시켜주지 않아 혜택을 받지 못하는 보육노동자가 있을 정도이다. 최저임금 위반 사업장이 워낙 많아 소득세 한번 못 내본 보육노동자도 태반이다. 보수나 승급교육은 대체교사 없으니 가지 말라는 이야기를 듣거나 아예 교육 정보를 몰라서 듣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처우개선비 역시 지금도 지급되지 않는 지역이 있다.
그러니 이런 서류를 가져와야 ‘너의 자격을, 너의 과거를 증명’해주겠다고 하면, 전체 시설의 90% 가 민간시설인 상황에서 보육노동자의 90% 이상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도 경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난감한 상황에 빠질 수 있는 것이다.

 

행정기관의 5년 앞도 못 내다보는 안목과 시설장의 시커먼 뱃속에서 놀아나느라 새우등처럼 터져 사라져버린 그녀의 보육 경력 3년, 그동안 4대 보험도 들지 못했던 열악한 민간시설에 근무한 것도 억울한데 경력조차 인정받지 못하여 호봉도 깎이고 승급도 미뤄지고...

설상가상도 이런 설상가상이 없지.

 

보육노동자의 자격관리를 어린이집 원장에게 넘긴 건 분명 행정기관이었다. 이번에 직접 관리하겠다고 나선 것도 역시 행정기관이다.


애초에 신뢰하지 못할 집단이었으면 관리업무를 넘기지 말았어야 했다. 하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이라면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은 행정기관이 확실히 책임져야 한다.


위에 언급된 보육교사가 자신의 경력 증명을 위해 내민 경력증명서는 그녀에게 있어서 자신의 경력을 증명할 수 있는 매우 정당하고 공식적인 문서이다.

행정기관은 그냥 2001년에서 2005년 사이 관리 책임 방기한 거 인정하고 시설에서 발급한 모든 종류의 경력 관련 문서 인정해라. 그게 맞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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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01 18:15 2005/09/0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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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5/07/25 17:19

두 달도 전인 지난 5월, 울산의 M어린이집에서 보육노동자가 부당 해고를 당했다.
이 문제로 교섭날짜 잡고 5월 18일에 M어린이집으로 보육노조 위원장이하 3인 정도가 교섭을 하러 갔더니만, 사측에 원장과 원장 남편, 그리고 민노당 울산 *구 *동 분회장이라 밝힌 자가 와있더란다.
(확인 결과 그 사람은 진짜 민노당 울산 *구 *동 분회장이 맞았다! 헉 O_Op)
 
서로 인사를 끝내자마자 그 분회장은 "이 사안은 교섭할 사안이 아니"라느니, "노조가 개인의 불만을 갖고 교섭을 하면 안된다"는 둥 정당하다 못해 멀쩡했던 교섭의 자리를 방해하였다.


원장이 말 안 통하는 자라 괴로워하던 와중인지라,
보육노조 측에선 "교섭 자리 맞다"고 설명하고는 그 다음부터 생 무시했다고 한다.
(분회장, 교섭자리라고 명백히 밝혔는데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이날 교섭 보고글이 노조 홈페이지에 올라간 후 전국에 있는 보육노조 조합원들의 황당함은 이루 말로 다 못했다.
솔직히 보육노조 울산지부(준) 조합원 중 1/2 내지 1/3 정도는 민노당 당원이기도 한데다가, 보육노조 중앙 역시 민노당 정책실과 정책적 연대를 도모하고 있다.
 
따라서 일단 황당한 건 황당한 거지만,
명색이 ‘일하는 사람들의 희망’ 민노당인데
나름대로 문제 제기를 하면 매우 합당한 방식의 처리가 나올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기대는 너무 컸던 걸까?
정황상 교섭방해 행위는 일개인의 판단력 부족이었다 치더라도 이를 대처해나가는 울산시당의 방식과 태도는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일단 보육노조는 민노당 울산시당과 중앙당에 해당 사건의 경위서를 첨부한 공문을 발송하고 전화도 했다. 그게 벌써 5월 24일. 이 공문에선 문제제기와 적합한 처리, 그리고 보다 연대를 공고히 해나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처리하는데 좀 기간이 걸리겠다 싶어서 기다렸지만 계속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결국 7월이 되어서도 아무런 연락이 없는 상태에서 7월 7일경 울산시당에 전화를 해봤다. 그동안 이사 때문에 일처리를 못했다면서, 해당 분회장에 대해 당기위원회 제소를 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보육노조는 기간도 상당히 되었는데 적어도 처리과정에 대해 알려주는 정도는 해줘야 하는 게 아닌지 문제 제기를 했고, 제소를 비롯한 향후 진행 사항에 대해 7월 11일까지 정리하여 메일로 보내주기로 했다.
그러나 15일이 되어도 울산시당이 보내준다던 그 메일은 도착하지 않았다. 전화를 해봤더니 아직 제소를 못해서 못 보냈단다. 주말 지나고 다음 주에 보내준단다.

 

이 와중에 울산에서는 보육노조 울산지부(준) 지부장을 비롯한 몇몇 조합원이 아는 민노당 당원들로부터 이번 문제에 대해 ‘조용히 해결하자’는 연락을 받은 모양이다. 헉(O_O)pp

 

18일에 전화가 왔다.
교섭 자리에 나타났던 본인이 사과문을 쓰겠다고 했단다. 그러니 ‘그걸로 되겠냐?’고, ‘당기위원회 제소 안 해도 되겠냐?’고 물어본다. 헉(O_O)ppp


우리는 민노당이 자체적으로 적합한 문제 인식과 처리 방식으로 대처하길 바라는 것이니, 묻지 말고 민노당 내부에서 판단하시라고 전했다. 그리고 22일까지 결정이든 뭐든 울산시당의 답을 알려달라고 말했다. 25일에 상집회의가 있어서 그때까지 뭔가 결정할 수가 없단다. 일단은 22일까지 연락 달라고 했는데, 예상했지만 아무런 연락이 없다.

 

한편 같은 날 울산에선 울산건설플랜트 노조 일일주점이 있어, 울산과 부산지부 조합원들 중심으로 참석하였다. 그 자리에서 울산지부 조합원중 하나는 또다시 민노당 사람에게 ‘사과문으로 끝내는 걸로 설득’해보라는 투의 말을 전달받았다. 헉(O_O)pppp

 

그리고 오늘은 25일, 상집회의에 안건으로 상정된단다. 어쨌거나 오늘 안에 뭐든 결과가 나오겠지.

 

 

민노당에 사람 많아진 거 안다. 그 안에 니 맘이 내 맘 같지 않고 골 때리는 사람도 당연히 있을 수 있다.
보육노조가 바랬던 건 한 간부의 단죄가 아니다. 다만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민노당이 적합한 방식의 해결을 통해 지속적인 자기 정화의 매커니즘을 가지고 운동의 건강성을 유지하는 걸 보고 싶을 뿐이다.(적어도 내 생각엔 말이쥐...)

 

개인적으로는 발생한 문제보다 특히 그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지연당하고, 회유당하고, 협상당하는 경험이 참으로 용납하기 힘들다.

 

한편, 보육노조 역시 보다 공개적이고 객관적인 절차를 밟았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이렇게 기간이 늘어지도록 계속 자기정화의 힘을 발휘하길 기다리며 조직적 관계에 연연하는 모양새가

오히려 절차를 비공식화, 무분별화하게 만드는 데 기여한 기분이 든다.

이런 건 이쪽이든 저쪽이든 조직의 발전에 하등 도움되지 않는데 말이지.

 

여하튼 이래저래 불편. 안좋아, 안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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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25 17:19 2005/07/2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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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5/07/14 13:35

아, 뭔가 블로그를 통해서 보육에 대해 알리고 싶은 이야기가 솔솔 찮은데,

보도자료나 성명서 몇 줄 쓰다보면 나의 記力이 다해버린다.

그래서 성의없어 보여도 앞으로는 보도자료 퍼나르기도 해버릴까 보다.^^

 

 

사실 K어린이집 선생님들은 꿀꿀이죽 어린이집이라는 말을 너무나 싫어하는데,

그래서 공식용어로 바꾸자면 앞으로는 '부실 급간식' 어린이집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지금 K 어린이집 문제가 터진지 한 달여 지났나?

어린이집은 업무정지 2개월 먹고나서, 원장이 바로 문 닫기로 결심한 것 같고,

강북구청에서는 구립으로 인수 검토한다고 언론 흘려놓고는

자기들이 만든 임시어린이집조차 없앨 생각인가 보다.

 

거의 매일 부모들이 보초 서듯 임시어린이집에 교대로 와있던 와중에,

어제는 구청직원 20여명이 떼거지로 와서 난동 부리다 갔단다.

선생님들 얘기 들어보니 애들앞에서 큰 소리로 욕설하는 바람에 아이들도 놀라고 선생도 모욕감 느낀 건 물론이고, 과장인가 계장인가 하는 작자는 부모와 선생들 앞에서 바지도 벗었다고... 완전 변태!

부모들이 시청 감사를 신청했다던데, 구청은 구립어린이집 건설은 커녕 시청 감사 막으려고 부모 회유하기 바쁜 모양새다.

이래저래 제일 불쌍한 건 역시 선생들. 부모 없을 때 피해 밀치고 욕하고 난리도 아니었던 듯...

 

보도자료 보실라우?



강북구청 공무원이 K 어린이집 부모와 교사에게 폭언
- 강북구청 K어린이집 문제해결의 의지 있나
?

 

지난 6월 부실 급간식 문제로 세간의 화제가 되었던 강북구 소재 K 어린이집 사태에 대해 강북구청이 해결은 커녕 부모와 교사들에게 압력 행사를 한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강북구 소재 K 어린이집은 지난 6월 일명 부실 급간식 문제로 인해 업무 정지 명령을 받은 바 있으며, 양심 선언한 교사들은 원장으로부터 해고를 당한 상태이다. 한편 강북구청에서는 K 어린이집 부모들의 요구에 따라 동사무소의 일부 공간을 이용하여 임시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해고당한 K어린이집 교사 4인과 취사부 1인을 채용하였다.

 

그러나 정확히 1주일 만인 7월 13일 오후 5시경, 아이들을 보육중임에도 불구하고 임시 어린이집에 강북구청 사회복지과장을 비롯한 구청 직원 20여명이 쳐들어와, 교사들에게 모두 나가라고 요구하였으며 임시어린이집 열쇠를 교체하려고 시도하였다.

이 과정에서 구청직원들은 교사들을 밀치거나 폭언을 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후 부모들과 전국보육노동조합(이하 ‘보육노조’) 조합원들이 현장에 차례로 도착하면서 오후 8시경 모두 해산하였다.

 

이미 13일 이전에도 구청 직원이 수시로 찾아와 부모들에게 서울시청에 감사 신청한 것에 대해 철회할 것을 회유하거나, 교사가 논의에 참가하려하면 “빠지고 애나 봐”와 같이 모욕적이면서도 문제해결의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발언을 해왔으며, 급간식 비리의 원인을 취사부에게 돌리면서 그만두게 하려 하는 등 압력을 행사해왔다. 심지어 부모들은 이러한 구청의 황당한 태도에 대응하기 위하여 아동 보육 시 교대로 어린이집을 지켜왔다고 밝혀 충격을 더하고 있다.

한편 오늘(14일) 11시 20분 경 부모 대표, 교사대표, 보육노조는 13일 구청직원이 교사에게 행한 폭언에 대한 사과와 국공립어린이집 건설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하기 위해 부구청장과 면담을 하였으나, 같은 자리에 있던 사회복지과장은 부모들에게 반말을 하면서 “존대말할 가치도 없다”는 망언을 서슴치 않았으며, 강북구 부구청장 역시 면담 시작 20분 만에 어떠한 답변이나 인사 한마디 없이 면담 자리를 떠났다.

 

이로써 강북구청은 이번 K 어린이집 사태가 구청의 관리 감독 소홀에 기인함을 인정하기는 커녕 적합한 해결을 위한 대화조차 거부한 셈이다.

 

K 어린이집은 업무 정지 명령 후 원장 스스로 시설을 폐쇄하기로 하였으며, 강북구청에서는 구립어린이집으로의 인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 강북구청은 제대로 된 문제의식조차 가지고 있지 못하며, 지금이라도 안정적 보육을 확보하기 위해 빠른 시일 내에 임시어린이집을 해소하고 구립어린이집을 건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의 실질적인 피해자인 K어린이집 아동과 부모, 교사들에게 또다시 피해를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보육노조는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떠한 관심과 조치도 행하지 않고 있는 강북구청장의 직접 면담 및 해결 노력과 13일 행해진 구청직원의 폭언에 대해 해당 관계자 문책을 촉구하는 규탄집회를 부모들과 함께 오는 15일 오전 11시 수유역 교보생명 빌딩 앞에서 가질 예정이다.

또한 앞으로도 안정적 보육환경 확보를 위한 국공립어린이집 건설을 요구하고, 양심선언 후 해고되었던 교사들에게 다시 한번 해고의 위협을 가하는 강북구청에 대해 항의하면서 이들의 고용안정과 시설의 민주적 운영에 대한 강북구청의 책임을 강력히 촉구할 예정이다.

 

강북구청장의 직접 해결과 구청직원 폭언에 대한 문책을 촉구하는 강북구청 규탄 집회

일시 : 2005.7.15 11:00
장소 : 수유역 교보생명 빌딩

 

2005년 7월 14일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연맹
전국보육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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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14 13:35 2005/07/14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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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5/06/17 01:48

야스피스님의 [[논평]아이들에게 '꿀꿀이죽'을 먹이는 사회]

미디어 참세상의 “관장 그만두더니, 이사장으로 돌아오나”에 관련된 글.

 

언론에 보도된 꿀꿀이죽 사건.

노조에 있다보니 그 어린이집 선생님들에 대해 이러저러한 여러 소식을 접하게 된다.

이 꿀꿀이죽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건 실제 내부고발자였던 선생님들 5명의 목소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노조 내부에서도 시설 비리를 못 참아 양심선언한 조합원들의 어린이집이 두곳이나 있었지만,

항상 이들을 볼 때마다 존경과 감동의 도가니다.

"나가라" 한마디에 어린이집 관둬야하는 보육판에서

어리다는 이유로 하녀 부려먹듯 하면서

그런 곳의 원장들은 어찌나 "쌍**"하며 욕을 입에 붙이고 다니는지...

부모들에게 동정어린 목소리로 사죄하거나 사실이 아니라고 울부짖는 모습과는 자못 대조적이다.

 

게다가 이들은 반드시 고소를 당한다. 업무방해에 의한 명예훼손 이던가? 거는 고소도 꼭 이거다. 이거 안 거는 원장 본 적 없다.

동시에 원장은 선생님들이 아동학대했다는 혐의를 창조(?)해내기 시작한다.

전에 관둔 선생들 전화 다 돌리고, 아이들에게 물어보고, 부모중에 몇명 포섭하고... 이것까지 패턴이 거의 똑같다.

 

이렇게 나오면 선생님들, 당황을 넘어 황당과 분노가 겹겹이 쌓일 수 밖에 없다.

그놈의 원장, 다시 태어나도 보고 싶지 않을거다.



지금도 선생님들, 마음속에 고소건이 가장 마음에 걸리나보다.

맞고소 여부를 놓고 고민이 장난 아님.

 

솔직히 말해 이번 사건에 있어서 맑은 하늘에 날벼락과 같은 일만 없다면,

아마도 원장은 자신이 건 고소를 중간쯤 취하할거다.

설사 취하하지 않더라도 이런 경우 부모들이 걸어놓은 고소가 한두건 있기 때문에 여기서 승소하면 원장이 낸 고소는 자동 패소하게 되어 있다.

심지어 원장을 상대로 맞고소 내면 승소할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권하고 싶지 않다. 법의 길은 너무 길~~다..-_-

그 오랜 기간동안 가슴앓이하느라고 활동능력이 있는 경력자임에도 재취업도 못하면서 안절부절 사는 사람도 보았다.

명색이 전국 보육노동자 10만이면서도

원장들 역시 2만 5천에 워낙 자주 만나는 편이라 심심하면 하는 일이 자기들끼리 블랙리스트 만드는 거다. 선생님들에게 '재취업도 어려울 것'이라고 협박하면 그대로 먹혀들어간다.

 

이럴 때 노조는 먼저 복직하면서 고용안정 보장받고,

그러고나면 체불임금, 근무시간, 수당등 노동조건 개선하고, 시설내 민주적 의사체계나 국공립화 같은 시설 민주화, 공공성 쟁취하자고 제안한다.

그러면 상대방은 엄청나게 고민한다.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인간 밑에서 또 일할 수도 있다... 너무 괴로운 일이다.

아마 며칠 밤낮을 고민하고는 이내 포기할지도 모른다.

혹여 복직 결심하고 노조에 들어와 복직이 되어도 의지가 흔들리고 좌절할 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느새 이번 일이 제발 조용히 묻히고 재취업되길 바랄 것이다.

 

하지만 원장을 갈아도 원장은 원장이고, 다른 시설에 있는 원장도 원장은 원장이다.

원래 원장이라는 자리가 

노동자 보길 우습게 보고,

시설이 제 것인양 마음대로 휘두르고,

복지 개념 눈꼽만큼도 없이 경영이 어쩌구저쩌구하는 원장을 만드는 거다.

자본주의 사회에 충실히 살고 있는 원장이라면 노동자와 같은 지반으로 내려올 사용주는 아무도 없다.

그러니 선생님들, 이번 장소, 이번 사건에서 벗어나면 잠시 해방감에 속시원할테지만 해결되는 문제는 하나도 없다.

그리고 누적되면 결과적으로 이 바닥은 항상 요모양 요꼴로 흘러가는 것이다.

"꿀꿀이죽 먹이래요" 한마디에 평생 겪지 않아도 될 황당한 고초를 겪게 되는 코믹스러운 세상.

바꾸려면 현장에서 악착같이 버티면서

보육이, 복지가, 사회공공성이 무엇인지를 머리속에 박히도록

하나씩 하나씩 체계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어린이집 원장은 사퇴해봤자 딴 데 가서 다시 원장질 할 수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번 정립회관사태를 보면서 사회복지쪽도 비슷한가보다 싶었다.

관장직 짤랐더니 이사장되어 돌아오다니...

복지사나 보육교사는 자격 정지당하면 현장에 돌아오기 거의 불가능이지만, 관장이나 원장은 그런게 없는 게야.

그래서 생각해본다.

관장직, 원장직 사퇴시켜서 문제가 해결될까?

이완수를 자르면 이완수2가 들어오고, 이완수3가 들어온다.

사람이 멀쩡해도 자본이 이완수2를 만든다.

 

적어도 복지의 공공적 역할을 마음에 품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완수, 다시는 사회복지계에 발 못들여놓도록 날려야 한다.

꿀꿀이죽 원장, 다시는 보육계에 발 못들여놓게 날려야 한다.

그런데 이건 분명 사람 목을 날리는 문제가 아니라 구조를 만드는 문제인 것 같다.

물론 퇴진운동, 시설 폐쇄운동은 아마도 이 모든 것의 시발이자 실제 현장을 반영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만큼 사람 하나에 좌지우지되는 현장이다.

이를 토대로 더 나아가서는

애초에 이완수가 이완수가 되지 않도록, 꿀꿀이죽 원장이 꿀꿀이죽 원장이 되지 않도록,

시설의 민주적이고 투명한 운영 구조를 갖출 수 있게 체계와 정책을 만들어나가

궁극적으로 공공성이 살아 숨쉬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심지어 꿀꿀이죽 원장이 원장실에 앉아있다하더라도 너무나 투명한 운영체계속에서 다시는 꿀꿀이죽이니, 시설 비리니, 해고니 입도 뻥긋 못하게 해야 한다.

 

이제 더이상 복지노동자의 피를 빨아먹으며 유지되는 복지정책은 바라보기도 힘들다.

가득이나 복잡다난한 관계 중심 노동에 소요되는 에너지도 만만치 않은데 거기에 더하여 매일 인간이하의 관장과 부대끼게 되는 복지정책이라니, 어서 사라져줬으면 한다.

복지를 이대로 놔두면 결국 모든 문제의 곰팡내는 온전히 민중이 덮어쓰게 된다.

더이상 복지노동자들만의 투쟁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전 민중의 복지 구조를 변혁한다는 생각으로 임하지 않으면 곤란하다.

 

* 실은 '그러하니 모두 복지에 집중하도록!' 이라고 쓰고 싶지만 세상에 이런 분야가 한두개여야지. 요즘은 이런 표현을 의도적으로 아끼고 싶을 만큼 괴로운 세상인 것 같다.

 

* 어떤 국회의원들이 자꾸 어린이집내에 CCTV 설치하자는 데, 이제 땅밑으로 추락해버린 인권의식 이야기하기도 지친다.

내부고발자 하나 보호 못하면서,

시설이 얼마나 비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눈꼽만큼도 관심없으면서,

가뜩이나 옥죄어져 있는 사람들을 쥐어짤 때까지 쥐어짜서 유지하는 복지제도는 이제 신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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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17 01:48 2005/06/17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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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5/06/13 15:37

오는 17일부터 한국보육교사회에서 인권감수성 워크샵을 하는데 버튼을 만들어봤다.

타이틀이 "나에게도 물어봐주세요"인데, 현장 교사가 만들어준 문구. 왠지 내공이 느껴져.

그림은 당근 아이가 그려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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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13 15:37 2005/06/13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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