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에 해당되는 글 87건
PREV 1 ... 3 4 5 6 7 8 9 NEXT
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5/02/21 18:10

북풍한설이 몰아치는 2월, 꼭 껴입은 옷 사이사이로 칼바람이 스며든다.
같은 시기 몰아치는 또 하나의 칼바람, 보육노동자들을 상대로 한 해고 바람이다.

 

언제나 2월이 되면 날리는 해고 바람의 이유도 여러 가지가 있다던데 그 가운데 하나는 바로 이런 거다.

2월이 되면 어린이집 부모들은 설날로 잔뜩 비는 빨간색 휴일들을 바라보면서, 학교 입학 준비를 해야 하는 7세 아이들을 학원으로 옮기면서, 그렇게 원아들은 하나 둘씩 줄어간다.
원장들은 3월이 되면 다시 원아로 빼곡히 채워질 반임에도 불구하고 앞뒤 생각 없이 과감히 ‘경영상의 이유’로 교사에게 해고의 칼날을 들이댄다.
여성부 예산도 ‘보육료 지원 증가, 인건비 지원 감소’ 된 마당에 원장의 앓는 소리는 점점 높아만 간다.



혹시나 이 바람이 아니라면 다른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는데, 부담임이나 보조교사 또는 인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정체 모를 직책들이 어린이집 밖으로 쫓겨나가는 바로 그것이다. 대체로 학기가 시작하는 3월이나 2월말 쯤 취업하여 일반 평교사와 동일한 근로시간을 가지면서도 계약기간이 언제까지인지, 자신의 임금이 얼마인지 제대로 한번 묻지도 못한 채 ‘잘 보여 평교사 되어보겠다’는 일념으로 묵묵히 업무에 임한다.

 

올해 2월에도 어김없이 인턴으로 일하던 한 교사가 해고 통보를 받았다. 근로계약서도 없고 근로기간 명시도 없이 그저 인턴이라 불리웠던 선생님의 자리.
1년만 지나면 인턴 딱지 떼고 정교사가 될 거라는 생각에, 동일근무시간에 동일업무를 하여도 터무니없이 적은 월급봉투를 꿋꿋이 참아냈는데 결국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1년짜리 계약직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는 그 어린이집 관계자중 하나가 지나가는 말로 던진 한마디는 바로 ‘인턴 1년 더 해볼래?’

 

그렇군. ‘우린 전문직’이라고 말로만 외쳐왔는데 결국 사용주가 인정해주는 건가? 2년이나 인턴 시키려고 하는 걸 보니 ...
그런데 왜 기간만 강요하나? 웬만하면 근로조건도 좀 맞춰 줘보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5/02/21 18:10 2005/02/21 18:10
TAG
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5/01/20 18:13

요즘 여성부 게시판에는
유아교육법 시행령 관련해서 유아교육계사람들의 온라인 시위에 들볶이고 있다.
사실 유아교육법 시행령은 교육부 관할이라 여성부와 별 상관도 없는데 이게 왠일이냐고?

 

- 사전정보를 이야기하자면 ...

 

유치원
 ---> 유아 대상 교육 / 주로 반일제 운영 / 유아교육법 영향 받음 / 교육부 관할

 

어린이집/놀이방
 ---> 영유아 모두 포괄 / 종일제 운영 / 영유아보육법 영향 받음 / 여성부 관할

 

- 사건의 발단은 ...

 

교육부가 유아교육법 시행령을 손보면서
유아교육계의 희망에 따라 유치원에서 종일제 운영하는 경우 2교사 담임제를 의무화할 것을 집어넣을 예정이었나보다.
그런데 현재 동일 연령 아동을 보육하고 있는 어린이집/놀이방의 경우에는 이미 종일제이면서 1교사 담임제로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여성부가 교육부에게 "형평성을 위해서라도 1교사 담임제로" 하자고 이야기한 모양이다.
2교사 담임제 해봤자 돈 들어가는 상황이니 교육부는 옳다구나 하고 받지 않았나 싶다.
한마디로 시행령에서 2교사 담임제 이야기는 짤린 것이지.

 



- 그래서 여성부 게시판에 가봤더니 ...

 

유아교육계 사람들의 온라인시위가 거세게 일고 있다.
그런데 그중 게시판 살펴보다가 재미있는 게시물 발견했다.


-----------------------------------------------------
여성부 자기의 정체성부터 확립하고 유아교육방해하시오
-----------------------------------------------------
성명 여성 / 등록일자 2005.01.20
-----------------------------------------------------
여성부 존재부터 아 대한민국입니다.

본연의 임무도 잊고
남의일에 딴지를 걸고

 

교육을 누가합니까
노동운동으로 살아온 당신들이 한다고요

 

교육은 우리가 할테이니
여성의 권익을 위해 일하시길 
-----------------------------------------------------


이걸 보니 새삼 '노동운동은 욕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노동운동이나 하던 자들은 교육하지 말란다.
게다가 평소 일상에서 노동과 여성은 그닥 친한 존재는 아니지 않나 싶었는데, 그도 넘어선 밖에서는 다 고만고만한 사람들이 모여 고만고만한 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보다.

 

- 그래도 정말 황당한 건 ...

 

여성부가 "형평성을 위해서라도 1교사 담임제로" 라고 했다는 대목이다.

솔직히 애들 생각하면 어느 한 쪽이라도 좋은 상태가 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

하겠다는 데 말리다니, 참...쩝...

그래야 보육쪽도 언젠간 2교사 담임제 도입해보고 그러는데...

(아차, 보육계가 이런 생각 가질까봐?)

뭔가 형평성은 형평성인데 좀처럼 나은 방향으로 갈 줄은 모르는 거 같다.

 

* 사족 : 옛날에 비해 학교 못다니는 애들이 4배로 늘었단다.-_-;;;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5/01/20 18:13 2005/01/20 18:13
TAG
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5/01/19 12:31

87년 생겨난 지역탁아소연합회(지탁연)는 이름만 봐도 분명 지역탁아운동체들의 연합체였을 것이다.
80년대 경제논리에 놀아나 양산되어버린 도시빈민층 자녀를 대상으로 한 지역탁아운동은 당시 학생운동, 지역운동가 중심으로 일어난 사회운동의 일환이었다.

그러다가 97년이 되어 지탁연은 '한국보육교사회'(교사회)라는 이름으로 조직 전환을 한다.
후배된 자가 돌이켜 생각해보건대

이때의 조직 전환은 대중성 담보를 위한 조처인 동시에 보육서비스 제공자의 전문성을 요구하기 시작한 현실의 반영이었다.

(이밖에도 당근 내가 모르는 다양한 사정이 있었겠지만...)

그렇게 조직 전환 하고나더니
보육서비스 제공자로써의 전문성에 대한 욕망에 눈이 멀어 2002년부터 조직의 보육철학을 정리해가기 시작했다.
꼬박 2년을 걸린 결과물이 바로 이 책 [돌봄의 보육철학]. (괴물들... 쳇!)

 



 

 

'돌봄'이라는 그다지 프로패셔널해보이지 않는 용어를 일반화시키고, 자신들의 철학을 널리 유포시킬 목적의 보육계 야심만만 프로젝트.
제목보시라~! [돌봄의 보육철학], 철학책이다.


물론 쓰기는 사회과학서적 스타일로 써졌지만, 생각외로 꽤 재미있다.
누가 봐도 꽤 색다른 관점으로 받아들일만하고, 별로 두껍지도 않고...

그럼에도 새삼 놀란다. 꼴은 이론서처럼 생겼는데 여기저기 현장의 냄새가 묻어난다.
현장 기반한 지식의 무서움을 깨닫는 책.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5/01/19 12:31 2005/01/19 12:31
TAG
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5/01/16 17:43

이벤트에 살고 이벤트에 죽는다!

남들은 하나 하면 다행인데 꼭 지부별로 퍼포먼스 하나씩 준비해오십니다요..^^

정말 기자들에게 이쁨받는 조직이야...^^;;;

총 82명이 왔었어요.

보육노조 식구들 모두 수고하셨어여~~ 아 힘들당~! 자야지..^^

 

오늘의 플랭



기수 입장 - 5개지부(서울/인천/경기/광주/부산)와 2개지부준비위(충남,대구), 그리고 중앙

 

참가자 모습

 

지역별 결의의 시간 - 부산지부의 문선대 [할때까지] 공연

 

지역별 결의의 시간 - 충남지부(준)의 4대요구안 관련 퍼포먼스

 

지역별 결의의 시간 - 광주지부의 문선(장미를 입에 문 모습)

 

지역별 결의의 시간 - 경기지부의 밤벨 연주

 

지역별 결의의 시간 - 인천지부의 퍼포먼스

 

지역별 결의의 시간 - 서울지부의 분홍천 퍼포먼스

 

위원장의 출범선언문 낭독

 

이날 순서

▷ 기수 입장
▷ 여는 인사
▷ 참석자 소개
▷ 축사 -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 격려사 - 박정규 민주노총 공공연맹 수석부위원장

▷ 연대사 - 황윤옥 공동육아 사무처장
▷ 연대사 - 서은희 한국보육교사회 대표
▷“보육노조 출범을 축하해요”(축하영상)
▷ 지역별 결의의 시간
▷ 보육노조 출범 선언문 낭독
▷ 닫는 인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5/01/16 17:43 2005/01/16 17:43
TAG
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5/01/12 21:43

정원초과가 유발하는 다양한 문제들
 
그런데 문제는 정원초과가 단순히 '비좁다'의 수준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단 정원이 초과되면 시설장은 관할 구청이나 시,도에 허위사실 신고를 하는 문서 조작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너무나 당연스럽게 인가받은 정원에 맞게 급간식을 준비하고는 초과된 인원에게 먹인다.
이 과정에서 쫄쫄 배를 곯게 되는 건 결국 아동과 교사들.
보다 더 심각한 것은 그나마 높은 교사 대 아동 비율이 더 높아진다는 점이다. 결국 1 대 8 로 볼 반이 1 대 10, 1 대 15 로 변모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조금만 고민해봐도 금방 깨닫게 되는 문제 이외에도 부가적으로 생기는 문제는 수두룩하다.
서울 Y 어린이집은 3배에 가까운 정원 초과로 인해 교사 역시 적정 교사인원보다 더 뽑게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몇몇 교사는 임명보고가 되지 않아 실제 '교사'로서의 활동을 인정받지 못한 상태가 되었었다.
게다가 이러한 상태에서 교사의 근무시간 초과와 초과근무수당 미지급은 교사의 몸에 체화되는 뻔한 현상이 되어버린다.

정말 양치기소년 되는 건 그야말로 시간문제다.

 

정원초과는 '아동학대'의 시작이자 과정중 하나

 

창원 J 어린이집의 경우, 작년 11월 창원 중부 경찰서에 사건 접수를 한 상태이다.
주요 접수 내용은 정원초과, 아동학대, 교사에 대한 부당한 대우(노동권 및 교권침해).
하지만 주변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아동학대건 무혐의 처리'를 말하고 있다.
정원 초과 좀 했다고, 간식 좀 덜 줬다고, 교사대 아동 비율이 너무 높았다고, 원장실에서 '딱'소리 다음에 아이 우는 소리 좀 들렸다고...
이 정도 가지고는 아동 학대 축에 못 낀단다.

 

오늘 한 신문에 난 기사에 의하면, 지난 달 18일 장롱속에서 숨진 채 발견된 4살 아이의 사인에 대하여 부검 결과 '영양실조에 의해 굶어죽은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이 나라에선 이 정도되어야 '학대'라고 부른다.

 

그러니 정원초과 == 아동학대 라 부르기엔 좀 약하다고?
그렇다면 적어도 이것만은 인정해야한다.
정원초과는 아동학대의 시작이자 과정중 하나다.
정원초과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 우리 아이들을 학대의 수준으로 내몬다.
이제와서 '학대하지 않았다'고 시침 뚝 떼는 양치기는 되지 말자.

 

* 참고자료 : [보도자료]정원초과와 노동자 부당 대우 만연
http://go.jinbo.net/mybbs/view.php?board=kcwu-10&id=29&page=1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5/01/12 21:43 2005/01/12 21:43
TAG
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4/12/30 00:49
증가의 의미를 잃어버린 보육예산안의 짜임새
-2005년 여성부 영유아보육예산안에 대한 생각

 

보육예산, 50.1% 증가된다던데...

지난 9월 22일, 여성부가 2005년도 여성부 예산안을 발표하였다.
그중 영유아보육예산안은 전년도 예산(4,050억원)에 대비하여 무려 50.1% 가 증액된 6,077억원.
세상에, 증가했다.

보육은 누가 봐도 쉽게 결론내릴 만큼 분명한 공공서비스 영역.
솔직히 이익 추구의 논리를 대고 싶어도 소비의 대상이 자녀 딸린 가족인지라 화려한 수익성은 커녕 머릿속 주판을 잠시 돌려도 밑지는 장사라는 계산은 어렵지 않을 듯.
예를 들어, 만1세아는 교사:아동 비율이 1:5인데, 부모 5가구가 모여 교사 1인 인건비와 급간식비 및 보육시설 유지비, 기타 원장, 간호사, 취사부, 청소부등의 인건비 일부등등을 담보할 수 있을까?
(이 와중에 기저귀 차고, 아직 기어다니며, 말을 안띤 아이 5명을 교사 1인이 보라는 황당스러운 상황에 대해서도 그저 이성적으로만 판단해주기 바란다.)
나 부모 아니라고 조용히 앉아서 보육의 책임을 부모에게만 지운다면 그 혜택 역시 가진 자만이 얻을 수 있는 자본의 논리에 놀아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육예산이 증가한다는 사실 그 자체는 보육이 갖는 사회적 의미를 생각해볼 때 매우 바람직한 경향이라 하겠다..... 만...

실제 예산안의 구체적인 항목을 살펴보면서
과연 보육 현장을 고려한 현실적인 안인지,
앞으로 보육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지
자못 걱정스러울 따름이다.



차등보육료 지원과 교사 인건비 지원 감소가 만나면...

여성부가 내놓은 차등보육료 지원에는 크게 4가지 종류가 있다.
① 0~4세 자녀를 둔 저소득층에 대해 소득별로 차등적 보육료를 납부하도록 지원하는 것
② 저소득층의 만5세 자녀에 대해 무상보육료 지원을 확대하는 것
③ 장애아 보육료 전액을 지원하는 것
④ 두자녀 보육시설 이용시 둘째아 보육료 일부를 지원하는 것

이러한 차등적 보육료 납부는
국가가 함께 책임지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는 점에서,
누구나 차별받지 않고 보육받을 권리를 확대해나간다는 점에서,
부의 재분배에 일정 정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확대가 요망되는 부분이다.

한편 교사 인건비 지원 부분은 아래와 같이 감소할 예정이다.

구 분

인건비 지원방식 (■04■■05)

지원단가

국공립/비영리법인보육시설

(영아반) 90% ■ 80%

원장 23,143 ■ 24,300천원/년

교사 16,626 ■ 17,457천원/년

취사부 12,656 ■ 13,289천원/년

(유아반) 45% ■ 30%

영아전담시설

90% ■ 80%

장애아전담시설

90% ■ 80%

시간연장형시설

90% ■ 80%

민간보육시설 영아반

반당

반당 15만원■45■40만원


국회여성위의 여성부 예산안 심의자료 中에서

원래 교사 인건비는 주로 국공립/비영리법인 보육시설에 집중된 편이며, 기타 특수한 영아전담이나 장애아전담시설등에 지급이 되어 왔다. 그러나 여성부는 이 모든 부문의 인건비 지원 비율을 낮추었고, 앞으로도 점진적으로 낮출 계획이다.

여성부가 밝힌 차등보육료 지원 확대와 교사인건비 지원 감소의 이유는 향후 보육재정 투입 방식을 시설 공급자 중심에서 보육수요자(1차적으로 '부모') 중심으로 전환을 꾀하기 위함인데, 과연 결과가 그렇게 나와줄까?

이번 예산안을 심의한 국회 여성위에서는
국공립보육시설의 수준과 환경이 민간보육시설보다 평균적으로 우수한데 반해 실제 시설 수는 전체 보육시설의 5% 밖에 안되는 상태이므로, ‘아동별 지원의 방식은 수요자의 선택권 확대의 문제로 접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고 있다.

결국 그나마 국가의 지원을 많이 받아왔던 단위만이 나름대로 보육의 질을 담보해왔으며, 향후 부모들은 여전히 국공립 또는 대학부설 어린이집의 긴 대기표를 뽑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

이러한 상황에서 전체 보육시설들이 갈 길은 무엇이겠는가?
문을 닫을 생각이 아니라면,
아동별 지원을 한푼이라도 더 얻기 위해 보다 화려한 외관 설치와 보육료 경쟁, 보육시간의 유연화등이 진행될 것이며, 결국 보육시설 운영 지출의 가장 큰 부분인 인건비 삭감이 뒤이을 것이다.
얼마전 울산의 한 어린이집 교사에게 확인한 그녀의 월급은 67만원.
그렇게 열심히 여건 조성해주지 않아도 보육 현장은 워낙 열악하다.

공공성 강화인가? 자유경쟁체제 강화인가?

아동별 지원에 뒤이어 거금이 투자되는 부분은 바로 연 500여개의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
대체로 국공립 시설은 국가에서 땅 사고 집을 사거나 지어서 단체나 개인에게 위탁을 주게 되어 있다.
연내에 500개소를 세운다는 게 현실가능한가의 문제도 있지만,
집만 지어놓으면 위탁을 통해 손쉽고도 눈에 띄는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전의 보건복지부가 행하던 보육사업의 성과주의적 방식을 답습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스러운 점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짓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치자.

여성부가 내세운 보육 공공성 강화의 표면에는 바로 아동별 지원 확대와 국공립시설 확충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그 내면에는 교사인건비 지원 감소와 같은 고정적 지원액을 단계적으로 줄여감으로써 결국 부모의 보육시설 선택권의 범위를 넓힌다는 미명하에 시설간 경쟁체제를 유발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진정 ‘보육 공공성 강화’라는 명제에 걸맞는 모습이 갖추어지길 바란다면, 차등보육료 지원과 국공립 시설이 확충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교사인건비 지원에 대한 확대 역시 균형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예산이 지속적으로 증액되어도 인권보육을 생각하는 유효적절한 예산 사용 기획이 담보되지 않는한 보육의 미래는 결코 밝지 못하다.

언제라도 빛바래지지 않을 명제,
보육의 질은 보육노동자의 질을 뛰어넘을 수 없다.

-----------------------------------------------------------------
* 이글은 미디어참세상(http://media.jinbo.net) 과 보육노조(http://kcwu.nodong.org) 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죠.
* 처음의 생각은 이것저것 여러 주제 넣어보려했다가 최대한 한가지 주제에 집중해서 쓰려고 노력하게 되었네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4/12/30 00:49 2004/12/30 00:49
TAG
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4/12/07 21:35

어제 정립회관에 갔었다.

 

아차산역에 내려서 걷기 시작했는데, 홈페이지에서 본 약도보다는 거리가 꽤 되었다.
컨디션이 않좋을 때였다면 비도 추적추적 내리는 날의 언덕길 오르기는 꽤 고약했을텐데,
옷도 든든히 입은 편이라 그런지 희한하게도 제벗 걷는 맛이 날 정도였다.

 

반쯤 공사중인 정립회관 건물에 들어가보니, 곧곧에 두꺼운 판자와 철 디팀목을 받쳐놓은 벽이 보인다.
3차례나 있었다던 침탈이 남기고간 흔적...



사무실에 들어가니 169일째 농성중이고, 13일째 단식중인 사람들이 보인다.

 

공공연맹에서는 당직을 정해서 매일 저녁 9시부터 아침 9시까지 정립회관을 방문하고 있는데,
주로

농성 지지,동참하고,

농성중인 장애인 생활을 돕고,
농성장 침탈을 막고,

청소하고,

기타 등등의 일을 하기 위해서이다.

 

저녁 9시 반쯤 도착한 나는 무슨 일을 했냐하면...
대략의 상황 설명을 듣고,
라면 먹는 걸 도와주기도 하고,
꽤나 내리친 비바람에 쓰러진 천막을 건물 안으로 옮기고,
인터넷으로 같이 놀고,

아침에 세수하는 걸 돕기도 했다.


여기서 제일 힘들 것 같아보이는 '천막 옮기기'는 워낙 날림 공사라 별 어려움 없었다.^^

말을 잘 못알아들어서 미안하기도 했는데, 그것도 한두시간 흐르고 나니 익숙해져갔고,

원래 12시간 꼬박 밤새기를 예상하고 간 건데 내 방보다 더 따뜻한 온돌방에 등 지지며 잠도 꽤 잤다.^^;;

 

당일인가엔 단식자중 한명 쓰러지고 워낙 160일 넘게 농성중인지라
다들 기진맥진, 성격파탄의 지경일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몇몇은 쾌활, 몇몇은 차분했다고나 할까?

 

오히려 보이는 모습보다 심장이 떨리는 건 들은 이야기이다.

특히 그중 하나는 바로 이런 이야기인데...

이미 90년대에도 2차례 시설비리로 인한 투쟁이 있었던 정립회관의 당시 동지들 중에는

현재 회관의 직원으로 변모하여 철저히 탄압하는 주체가 되어버린 자들도 있다.

정립이 자랑할만한 민주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그들은 다음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깨끗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아니, 다음 페이지를 찢어버리고 말았다.

정말로 '의식이 존재를 규정한다'는 말은 진실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7일 아침 해가 뜬 정립회관 사무실에선 어김없이 조회가 있었다.

현재의 상황 공유, 내일 만날 이사장에 대한 이야기, 오늘 했으면 하는 일, 거기에 어제 하루 함께 한 보육노조에 대한 지지까지... 마무리는 언제 해도 어색하고 쑥스러운 구호 한마디.

 

민 주 운 영 쟁 취~~~ 투쟁~!

 

 

겨울 싸움을 대비하는 그들에게 반드시 승리가, 투쟁~!


뱀발-------------------------

정립회관 투쟁이 궁금하세요? ---> http://access.jinbo.net/jeongnip 로 가보세요~!

갈때 산야초 효소액을 사갔는데, 단식자를 위한 음식입니다. 강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4/12/07 21:35 2004/12/07 21:35
TAG
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4/11/22 20:36

* 이 글은 아규/娥奎님의 [즐거움-보육노조건설을위한일일호프] 에 관련된 글입니다.

주점 끝나고 나면 포스트에 쓸 내용이 많을 줄 알았다.

'무쟈게 감사'하고

'엄청시리 많이 와줘서 기쁘'고

기타 -항상 빠지지 않는- '앞으로도 보육노조 잘 지켜봐주시'고 등등...

하하... 몇줄로 인사치레 끝났나봐 ^^;;



노조 안의 사정은 어떠했냐하면,

 

정세 하 수상하여 표는 어이 나갈 줄을 모르고,

함께 도모할 자 쉬이 나서지 아니하니

이 거사를 어찌 이룰까 걱정만이 쌓이도다.

 

childcare 님의 뻔뻔함(첨 본 사람에게 표 내밀 수 있음)과

쭌모님의 애교(목소리 들으면 그냥! 녹음)와

jineeya의 어리숙함과

회원들의 열성으로도 저조한 티켓 판매율은 극복되지 못한채...

 

주점 이틀전부터 새로운 국면...

당일 행사를 준비하면서 나름대로 원기 회복하게 되었는데...

childcare 님 개사하고, 쭌모님 온갖 주문서/전표/도표 등을 그려가며 나름대로 계산에 열중.

그동안 jineeya는 동네 동요와 민가의 바다에 풍덩~!

 

그리고 당일. 상황 더 좋아짐...

안 구해지던 자활가도 빠방하게 와줬고, 무엇보다 지인들이 많이 와줬다.

진보블로거들에 진보넷을 비롯한 다양한 단체들, 옆동네 노조들, 오랜동안 잊고 살았던 친구들...

 

이런 시끌벅적거림이 얼마만일까? 시끌벅적거림 속에서 행복을 찾게 된 것이 또 얼마만일까?

'난 세상에 이 많은 사람들을 알고 있구나, 함께 하고 있구나.'

 

모두에겐 좀 미안하지만 이때만큼은 나를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도 잠시 가져본다. 자신감 충전 100%~!

 

솔직히 장사 잘해서 미천 많이 모아 힘든 내년 잘 메꿔가고 싶은 생각도 굴뚝같지만,

이렇게 어리버리 아름아름 준비하고, 동네잔치하듯 모여주고, 오랜만에 만나 기쁜 티 팍팍 내주는 자리.

 

이 분야만큼은 전문가가 되고 싶지 않다.

언제나 지금처럼 소박하고 유치 찬란하게~!

 

[사족]------------------------------------------

(돈 좀 남았어요~! 걱정 마세요~~~~~!)

 

아~~ 진짜 2차 가서 노래 불러주려고 했는데~~~!

또 담 기회가 있겠지요~!(있어야해~)

 

사실 진보블로거 모임이 그날의 가장 감동이었답니다.

다들 토끼눈이 되어 이 아이디, 저 아이디를 확인하고 기뻐하는 모습~!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싶었는데...T_T

그날 부로 완전 뽀록난 쭌모님과 childcare님. 잘 지내고 있습죠.

다들 반가웠어요~! 와줘서 너무 행복했고요. 꼭 또 봐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4/11/22 20:36 2004/11/22 20:36
TAG
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4/11/18 11:14
드디어 내일, 보육노조(준) 하루주점!

여러분~! 드디어 내일입니다~!
보육노조 건설 기금 마련을 위한 하루주점에서 얼굴 뵈요~!


보육노동자는 열악한 노동현장에 내동댕이쳐져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린이집과 놀이방의 보육노동자들은 공공연한 정원 초과, 당연시 여기는 초과근무, 빼앗긴 연월차 휴가, 임금 체불과 불법적 퇴직금 정산에 눈물짓고 있습니다.
이제 전국보육노동조합 준비위원회가 전국의 8만 보육노동자와 함께 노동조건 개선과 보육 현장 개혁에 앞장서겠습니다.

보육의 질은 보육노동자의 질을 뛰어넘을 수 없습니다!
보육노동자가 건강하면 아이들도 건강합니다. 보육노동자가 웃으면 아이들도 웃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신나고 부모가 즐거운 보육 시설을 만드는 꿈, 인권보육 실현의 꿈, 그 꿈의 실현을 위해 전국보육노동조합 준비위원회가 보육의 공공성 쟁취에 앞장서겠습니다.

보육노동자의 대부분은 여성, 비정규직, 소규모 사업장!
최악의 노동현장으로 꼽히는 여성 중심, 비정규직 다수, 소규모 사업장. 바로 보육노동현장의 현주소입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열광적인 참여만이 보육노동현장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전국보육노조 설립기금 마련을 위한 하루주점에 초대합니다!
여러분의 작은 보탬이 보육노조의 미래가 됩니다!

- 일시 : 2004.11.19 늦은 5시부터 늦은 11시까지
- 장소
: 종각역 파노라마(3번출구 또는 지하도 7번출구)
연락처
주소 : 서울 중구 장충동1가 38-84 여성평화의집 3층
전화 : 02-2268-3954
팩스 : 02-2275-8506
http://kcwu.nodong.org
E-mail : kcwu@chol.com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4/11/18 11:14 2004/11/18 11:14
TAG
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4/11/15 14:40

* 이번에도 글 다 써놓고 뒤늦게 레니님의 [열 전도체] 에 트랙백

 

보육노조(준)도 전야제 부스나 하나 꾸려볼까하는 마음으로 기획팀회의에 참석했는데, 왠걸?
빠방한 문화부스들 기획서를 보면서 "우리도 해도 되나요?"라고 한번 물어봤으나, 해도 된다길래 덥썩 하겠다고 해버렸다.

 

그리고나서 12일에야 겨우 전야제 장소 파악~! 당일 오후 5시에 부스 설치용 땅따먹기 한판~!
13일은 우리보다 훨 발빠른 노점상과의 한판승부에서 승리하기 위해 오전 7시부터 자리지킴 T___T
게다가 동국대와 논의가 제대로 안되었는지 10시부터 12시까지는 동국대 축구부와 실업팀의 친선경기까지 구경...^^;

개인적으로는 노동자대회 당일보다 전야제를 위한 체력 소모가 너무 컸다...-_-;;;

 

어떻든 13일에는 전야제 장소에서만 15시간 정도 있었던 것 같은데,
노동판에 몇년 굴러먹고 있었던 중이라면 "에이쒸..*&^%$$^" 하며 욕나왔겠지만,

 

초짜에 소심녀라 옆 부스의 이주노동자들과도 친해지고
이래저래 행사 준비,진행되는 모양새도 알게 되고
부스 준비하면서 미진한 부분도 눈에 들어오고
저녁때 그럭저럭 모인 보육노조 식구들의 엄청난(?) 율동도 감상하고
남들이 생각한 만큼 운 나쁜 날은 아니었다.



더이상의 추위에 견디지 못하고 정작 전야제 구경하지 못하고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지만,
그 전까지는 리허설도 보고 무대 설치도 간간히 보게 되었는데 정말 뚝딱뚝딱 잘도 만들더라.

행사차량이 들어오자마자 제일 먼저 중앙무대부터 설치하는데 어찌나 손빠르게 움직이던지, 감동감동.


그리고 거대한 걸개 그림 보면서 옆의 동료, "보육노조도 지금부터 걸개그림이나 준비해볼까?" 하는 의지를 불태웠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그 걸개그림... 멋지긴 멋진데... 그중에 여자 캐릭터는 하나밖에 없더라.

그러고보니 이주, 장애 캐릭터는 아예 없었지...
참 기억에 남두만.
사소한데 이런거 보면서 들어온 판에 대한 고민이 증폭된단 말이지.

 

* 사진 출처 : 미디어 참세상 http://media.jinbo.net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4/11/15 14:40 2004/11/15 14:40
TAG
PREV 1 ... 3 4 5 6 7 8 9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