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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6/03/17 17:45

* 감정노동에 대한 영어강독 모임에서 이번에 내가 맡은 번역 부분.

(따.라.서. 매우 믿음직스럽지 못한 번역이겠지요?)

책[the managed heart] 中 public life 안의 극히 일부입니다.

 

공적 영역에서의 감정노동이 여성에게 어떤 방식으로 작동, 강화되어 차별로 기능하는 지 보여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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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men at work (일터에서의 여성)

대인 관계에서의 기술을 요구하는 거대 기업의 성장을 통해, 대인 관계 상황을 좋게 만드는 여성적 문화와 보다 공적 분야의 늘어나는 정서노동에 대한 요구가 점점 조직화되고 표준화된다. 이는 대체로 대중과의 접촉이 많은 중간층 여성들에게서 행해진다. 7장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감정노동을 포함하는 직업은 3위를 차지하지만, 남성들이 하는 직업 중 1/4만 차지하는 반면 여성이 종사하는 직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대중 접촉이 요구되는 직업은 대중에게 서비스 제공을 요구한다. Richard Sennett와 Jonathan Cobb( [The hidden Injuries of Class] 계급의 숨겨진 위협 )는 사람들이 다른 직업과 비교하여 어떻게 서비스노동에 순위를 매기는 지에 대해 평하였다. 순위의 하부에는 공장노동이 아니라 (개인이 어떤 개인에게 수행해야하는) 서비스업이 발견된다. 바텐더는 탄광노동자보다 아래, 택시운전수는 트럭운전수보다 하위 순위이다. 이러한 결과는 그들의 기능이 타인의 처분에 의존적이라고 느껴지기 때문이다(라고 예상된다).
서비스업은 남성(9%)보다 여성(21%)이 많기 때문에 그 계급에 속한 gender(사회적 성)의 숨겨진 위협(차별)인 셈이다.

대인 접촉이 있는 여성 직업의 세계에서도 새로운 패턴이 나타나는데, 같은 직종에 종사하는 남성들은 경험하는 복종의 수위가 낮다.(같은 직업을 갖더라도 여성이 복종을 더 경험한다)
승무는 여성 직업 중 하나이자 남성들에게 있어서는 또 다른 영역의 직업중 하나이다.

남성 승무원의 숨은 과제는 ‘여성들이 하는 직업’ 내에서

그의 남성성을 유지하고 여성 승무원을 거친 승객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다.

여성의 경우 그들의 숨은 과제는 사회적 보호가 부재한 상태에서 승객의 분노와 불만에 대처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성들의 낮은 지위가 다른 사람들의 태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걸까?
보다 근본적으로 감정의 상태와 취급 사이에 어떤 주요한 관련이 있는가?

 

높은 지위의 사람들은 그들의 감정을 주목하고 중요시 생각하게 하는 권한을 즐기는 경향이 있다. 보다 낮은 지위를 가진 사람의 감정은 주목받지 못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취급된다. H.E.Dale ( [The Higher Civil Service of Great Britain] 영국의 상류시민사회 )은 “감정주의(? 감정론? the doctrine of feeling)”이 존재한다고 봤다.
관리와 비서, 의사와 간호사, 정신과학자와 사회사업간사, 치과의사와 보조 사이에 권력의 차이점은 사회적 성의 차이점을 반영한다. 감정주의는 두 성(sex) 간의 또 다른 이중적 잣대(기준)이다.


낮은 지위 사람들의 감정은 두 가지 방식으로 무시당한다. 1) 이성적이라고 여기지만 별로 중요치 않게 생각하거나, 2) 비이성적인 까닭에 쉽게 해고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정치에서의 공격(폭력) : 여성은 이중 잣대로 판단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는 여성정치가에 대한 조사 결과를 적고 있다.
모든 조사에서 그들은 정서적 이중 잣대를 확신하고 있다고 말한다. Frances Farenthold( 뉴욕 Aurora 웰즈대학교 총장)는 아래와 같이 밝혔다. “Henry Kissinger가 짤즈부르크에서 연기했던 방식을 기억하는지? (감정을 폭발시키지만) 그가 짜증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는 연기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여성 배역이라면? 여성연기자가 감정을 억누르지 않으면, 사람들은 그 배역이 감정적이고 불안정한 것이라고 고착하여 생각하게 된다. 대체로 여성을 묘사할 때 그러하다.”

공적 삶에서의 여성들은 다음과 같은 점에 동의한다. 남성이 화를 표현할 때 그것은 이성적 또는 이해 가능한 화(anger)로 간주된다. 그리고 이 화는 인물의 나약함이 아니라 깊이 있는 신념에 의한 것이다. 여성이 같은 수준의 화를 표현할 때, 개인의 불안정함의 신호로 해석된다. 이는 여성이 보다 감정적이며, 그들의 감정이 무효하다는 확신에 기반한다. 여성의 감정은 실제 사건의 결과로써가 아닌 ‘감정적’ 여성으로써 자신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우리는 “감정주의”를 발견한다.

지위가 낮을수록 보고 느끼는데 많은 예의를 요구하는 데, 이것이 오히려 (진짜 감정인가 싶은) 의심을 불러일으키기 쉽고, 불신을 크게 한다. ‘불합리한’ 감정은 지각력을 무력화시키는 것과 같다.

낮은 지위의 사람은 진행되는 일들의 결정 권한을 주장하기 어렵다. 따라서 신뢰가 점점 떨어진다고 판단하게 되고 존중이 사라지는 것으로 느끼게 된다. 이는 상대적으로 소수자의 시각, 인정받지 못하는 의견을 가진 여성들에게 무거운 짐이 되는 경우가 많다.


남성과 여성의 병에 대한 의학계 반응은 이에 적절한 사례를 제공한다. 한 연구에서는 의사가 52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그들이 호소하는 등의 통증, 두통, 현기증, 가슴통증, 피로에 대한 육체적 불평에 어떻게 반응하는 지 살펴보았다. 의사들은 남편들의 불평을 여성들의 불평보다 더 의학적 반응인 것으로 유도하였다. 여기서 저자는 아래와 같이 끝맺고 있는데, “이 자료는 입증한다... 의사는... 여성보다 남성의 이야기를 듣고 보다 진지하게 병으로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

184명의 남성 환자와 130명의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상호작용하는 의사들에 대한 연구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한다. “의사들은 환자가 여성인 경우, 환자의 심리적 요소를 중요하게 고려하려 한다.” 물리적으로 아프다는 여성들의 주장은 진짜 아픈 게 아니라 “그저 그녀의 상상”이라거나 “주관적”인 것이라며 무시될 가능성이 있다.


수많은 여성들이 두 성(性)의 감정을 불평등하게 평가하는 방식에 대항하고자, 보다 진지하게 취급받기 위하여, 전면의 감정을 더욱 드러낸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악순환을 불러온다.

감정을 좀 더 표현한 것은 “감정주의”에 반대한다는 의미였으나 오히려 “감정적인” 인간이라는 이미지에 맞춰진다. 그들의 노력은 감정 표출의 사례인 양 폄하된다.

감정주의를 반대하는 유일한 방법은 사회적 성과 지위 사이의 보다 근본적인 끈을 제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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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17 17:45 2006/03/1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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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6/03/09 14:04

요즈음 내 근처의 2가지가 정리되었다.

한가지는 참세상공동체에 연재되던 김하경선생님의 '천일야화'(http://go.jinbo.net/1001)가 3월 3일부로 1001일을 맞이하여 끝이 난 것,
다른 한가지는 회원으로 몸담고 있던 한국보육교사회가 해산한 것.

 

과정에서 별다르게 개입한 바 없지만 나름대로 의미있는 정리들인데,
스스로 정리에 대한 맞이가 무척 담담한 게 신기할 정도이다.
나 자신이 뭔가 정리하면서 새로이 시작을 맞이하는 기운을 뿜어내는 상태가 아니라서 그런가?

 

하긴 '천일야화'의 경우에는 김하경선생님 뵐 기회도 있을 것 같고, 책 출판도 하실 것 같고 하여 맺음이 아니라는 생각이 짙어서 그런가보다.
물론 김하경선생님께서 먼저 알고 전화 주신 건 어찌나 미안하던지...
어떻든 2003년 7월 10일에 처음 시작하여 3년을 이어온 연재의 끝이라니, 별로 한 것도 없는 데 괜히 뿌듯하고 기분 좋다.


한국보육교사회는 ...



86년 지역사회아동교사회에서 시작하여,
87년 지역사회탁아소연합회가 되었으며,
97년 한국보육교사회로 거듭난 단체로,
2006년에 해산총회를 가졌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보육 분야에서 20년을 굳건히 버틴 단체의 정리 작업은 1년이 약간 넘는 기간에 걸쳐 이루어졌다.

2005년 총회때 보육노조 건설이후 단체의 전망에 대해 논의할 전망논의팀을 만든 후 1년여를 논의하였고,
2006년 1월 15일에 해산총회하고,
2월 24일에 10년 활동을 정리한 자료집 한판 내면서 맺음자리 갖고,
3월 6일엔 있는 자료, 없는 재산을 몽땅 정리하고 남은 자산은 전국보육노동조합에 후원하였다.

 

자료를 파기하면서 역대 사무국장들, 욕 많이 먹었다. 귀 엄청 간지러웠을 것이여.
제때제때 버리지 못하고 쌓아놓은 원흉들, 이런 때 불러내 원죄를 물었어야 하는데...^^
(단체 사무국장님들, 명심하소서~!)

 

주민등록번호, 계좌번호가 있는 종이들은 모두 찢었다.
그놈의 카드명세서, 진짜 지랄맞다.

 

파기작업 과정에서 나름 크게(!) 깨달은 3가지 교훈은,
1. 클리어파일 사용하지 말 것.
 -> 비닐마다 적당량의 문서가 들어있어야 잘 빠지는 데, 근본적으로 안의 내용을 빼는 것 자체가 괴로운 작업이다.
2. 쓸데없이 주민번호 받지 말 것
 -> 이상하게 내부 영수증에도 주민번호 받는 만행을 서슴치 않고~! 단체 하나에서 쏟아져나오는 개인정보의 수준이 이 정도라니, 나라 전반에 퍼진 개인정보들의 양이 감히 상상되지 않을 정도이다.
3. 일하지 말 것
 -> 정말 공감 백배, 쌈박한 방법이다. 단체 활동가 일을 너무 많이 한다. 적당히들 할 것이지...^^

 

이 단체가,
5년 전에 문 닫았어야 했는 지, 지금의 해산이 가장 훌륭한 선택이었는 지, 좀 더 미래를 도모했어야 했는 지는 아무도 모른다.
중요한 건 해산이라는 결정조차
자신들의 의지가 살아있을 때, 조직 논리에 빠져 더이상 회원들의 매듭의 권한이 상실되기 전에 내려졌다는 점에서 약간은 명석했다고 판단할 뿐이다.

 

보육운동판에서의 몇 안되는 운동 구심체로써의 역할을 생각해보면 운동판 자체의 역량 손실은 명백하다.
반면 조직을 정리함으로써 묶여있는 개별 인자들의 소진을 막고, 확장적 고민을 도모하고, 밑바닥부터 다시 쌓아올리는 진보의 기운을 만들어내리라는 희망이 해산의 안타까움을 충분히 대신할 만 했다고 본다.

 

그보다 내가 좀 더 걸리는 안타까움은 조직이 찾은 해산의 의미보다는 기실 부차적인 것일 지 모르겠다.

최근 민의련 해산의 경우에도 활동가 재생산의 문제가 일부 언급되었던 것 같은데,
한국보육교사회 역시 조직이 할 몫에 대한 완수와 자축을 가장 큰 의미로 두고 있는 한편 활동가 재생산 문제를 짚는 회원들이 있다.

 

활동가가 재생산되지 못한다는 것은
아예 진입자체가 없다는 상황도 있겠지만,
누군가 잠시 진입했어도 그들을 붙잡지 못했다는 상황도 상당 유효한 이야기이다.
이렇게 후배로 들어와 조직 해산에 이르기까지 계속 후배로 남고, 누군가 새로이 진입했을 때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못하는 이면에는
바로 조직 안에서 조직이 소진시키는 활동가의 모습이 있(지 않나 싶)다.

이런 기운들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무의식 중에 알아챌 수 있는 기운이다.

 

인생의 후배들에게 사회운동에 대한 진지한 관심을 일깨우거나 관심을 가질만한 사회가 되도록 구조 변혁에 힘쓰는 것도 운동의 할 일이려니와,
운동이라는 이름의 지점에 들어온 스스로에게 소진의 과정이 아닌 힘 받고 희망 받고 행복 받는 과정을 마련하는 것 역시 모두를 위한 길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주 기본적인 노동조건 향상부터 고민해보는 건 어떨지 싶은데...ㅋㅋ

 

 

* 참고

 

한국보육교사회 해산공고

since 1986.2~2006.2

 

한국보육교사회는 1986년2월 지역사회아동교사회로 창립하여, 1987년 지역사회탁아소연합회로 명칭 변경하였고, 1997년 7월 한국보육교사회로 전환하여 육아의 사회화를 이루기 위해 활동하였습니다.
한국보육교사회는 영유아보육법 제정운동, 법제도 개선운동 등을 통해, 이땅의 “엄마에게 일할 권리를, 아이들에게 보호 교육받을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또한 
“보육의 질은 보육교사의 질을 넘지 못 한다”는 생각으로, 보육교사 재교육과 보육교사 처우개선을 위한 활동을 진행하였습니다.
2004년 보육교사 당사자운동을 전개하기 위하여 전국보육노동조합의 결성을 주도하였고, 이를 통해 2005년 전국보육노동조합이 결성되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한국보육교사회는 지난 1월15일 제10차 총회에서 한국의 보육운동 속에서 우리 회가 올바른 보육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였음을 자축하며, 조직의 해산을 결의하였습니다.

그동안 
한국보육교사회의 활동에 많은 지지와 후원을 보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한국보육교사회 회원일동 드림
2006.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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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09 14:04 2006/03/09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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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6/03/05 21:50

1시부터 철도공사앞 집회 참여.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집회는 거의 20분이 지나서야 시작하고 1시간도 안되어 끝나버렸다.

 

2시부터 38여성대회가 있는 지라 부리나케 택시타고 용산구민회관으로 이동하는데,

용산역 철도조합원들의 대오가 보인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때맞춰 흘러나오는 택시 라디오의 파업중단 소식이라...



그리곤 민주노총, 전여농, 민주노동당이 주최하는 38 여성대회에 참석했는데,

평소 민주노총 행사에서 볼 수 없었던 즐거움이 느껴졌다.

오랜만에 농민, 노동자 등 주체가 스스로 준비하는 개사곡, 촌극 등의 공연이라니 상당히 감동이었다.

(물론 공연 중에는 노조 조합원들의 엄청난 끼와 연기력에 감복할만했으나 내용이 전혀 이해가 안되는 공연도 있긴 했다. -_-;;)

 

그런데 뭔가 허하다.

왠지 여성이지만 농민이, 노동자가, 정치인이 아닌 자(특히 세조직 내의 사람이 아닌 자)는 참가하기 좀 거시기한 행사가 아니었다 싶다. 열려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리고 농민, 노동자, 정치인이기 이전에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모여 꿈꿀 수 있는 세상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장은 아니었다 싶다.

 

벌써 100년 가까이 되어가는 당시 미국 여성노동자들의 목숨을 건 참정권과 노동조건 보장의 요구가

(수위는 약간 높아졌을지 모르나) 여전히 우리의 화두라는 점은

앞으로 여성이 고민하고 갈 길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지점이다.

 

때때로 비정규법안에 대한 노조의 투쟁이 대응보다 좀 더 공세적이었으면 하고 바라게 되는 것과 같이

이 시점에서 차라리 여성 스스로 내리는 자신에 대한 정의, 여성이 해방되는 세상, 세상을 바꾸는 여성들의 행동에 대해

보다 진지한 토론을 진행하고 더이상 현실을 막는 행동이 아닌 현실을 바꾸는 행동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용산역까지 행진 후 집회를 하는데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떻든 용산구민회관에서 연 여성대회는 재미있는 공연과 기획이 있었는데,

행진 후 오히려 대중과 함께 하는 집회에선 왜 뻔한 연사발언과 투쟁가 합창이 다일까?

오히려 반대로 하는 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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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05 21:50 2006/03/05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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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6/03/02 01:14

* 뒤늦게 단단한마음님의 [요즘 집회에서 짜증났던 일들!] 에게 트랙백


 

총파업 첫날, 나름 격양된 분위기의 결의대회.

 

그런데 연사 중 한명이 연설 내내 "노동형제"를 부른다.

옆에 앉아있던 동료에게서 "벌써 몇년 전부터 쓰지 말자 하던 건데!"라는 이유 명백(!)한 항의성 발언이 터져나온다.

 

나야 경험이 짧아 '노동형제'라는 단어의 역사성은 잘 모르겠으나,

듣는 노동자매로서 매우 짜증나는 건 확실하다.

 

이럴 때마다 불현듯 깨닫게 된다.

'당췌 이놈의 세상은 여자를 끼워주지 않는 구만.'

 

(피해의식 취급 아이템? ㅋㅋ)

 



집회 끝나고 가는 길에 그 동료에게 얘기해봤다.

"노동형제 안쓰기 운동 해볼까? 일단 여기저기 글을 써보고..."

 

그런데 이런 거 한 두번 하면

대수롭지 않은 것을 건드리는 소심, 쪼잔, 까탈스런 젊은 여활가의 표본이 될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런 표본이 되기도 전에 '왜 세상은 기본을 모르지?' 좌절하며 혼자 내부 수렴 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더 높다.

(이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사소한 것 가지고 여성을 자극하는 감정적인 글'이라는 결코(!) 듣고 싶지 않은 말을 들을 것 같아 머리속이 지저분하다. 소심쟁이..)

 

하지만 사람들, 잘 고민해보시라.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하기 쉽고 논리정연한 사실이다.

그렇게나 쉽게 딱지를 붙이거나 혹은 붙여줄 딱지를 붙여주지 않음으로써

새삼 가운데는 거대한 주류가 도도히 흐르고, 일군은 심지어 구석도 아닌 밖으로 나가라는 내몰림을 체감하게 된다.

 

그렇게 당신이 '노동형제'를 찾는 동안

수많은 '노동자매'들은 분명 자신들 역시 존재하는 세계인데도 불구하고 설 자리를 잃게 되고, 혹여 노동형제들과 전선 그으며 새로운 세계를 찾는 게 지당한 것인지에 대해 중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과연 이 '대수롭지 않은' 단어는 몇년이 흘렀다는 지금 이후로, 앞으로 몇년의 세월을 기약해야 보다 보편타당한 단어로 변화할 수 있을까?

 

* 사족1

이제 남자들이 '여자들은 잘 모르겠다', '왜 화내는 지 이유를 모르겠다' 라는 식의 말은 믿지 않을까 한다.

그래봤자 결국 누구나 '사람' 아닌가? 

성녀, 악녀 나누는 것이 약간 지겨운 수준이었는데, 요즘엔 '이건 진짜 아니다' 싶다.

외계인 취급 사양, 물건 취급 사양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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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02 01:14 2006/03/02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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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6/01/06 14:59

기어이 보육노동자의 간을 내먹는 여성가족부
-여성가족부의 보육종사자 포괄임금제, 정말 분노스럽다-

 

소한이라고 제법 추웠던 2006년의 5번째 날, 무심코 중앙보육정보센터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머리를 얻어맞은 듯 충격적인 내용을 접하였다.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06년도 종사자 봉급표, 기본급도 사라지고 각종 수당 항목도 모두 사라져버린 상태였다. 그저 매월 정액으로 월지급액이 명시되어있을 뿐이다.

 

월급이 줄었다!


작년의 경우 보육교사 1호봉 기준하여 기본급 734,000원에 월지급액이 1,201,000원이었다.
올해는 기본급이 명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각종 수당 포함하여 1,237,030원이다.
그냥 단순 비교하기엔 36,030원이 오른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상하다. 봉급표 아래 ‘교통급식비 80,000원과 시간외수당이 40,000원 포함’이라는 문장이 눈에 띈다. 이중 교통급식비 80,000원이야 원래 급식수당이 50,000원, 교통수당이 30,000원이었으니 그저 합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시간외 수당은 초과 근무한 시간만큼 계산하여 주는 건데, 이걸 일괄 40,000원이라고 정해서 포함시켜버렸다.
그렇다면 원래 따로 계산해야 하는 시간외수당 40,000원을 월지급액에서 빼면 1,197,030원이다. 2005년도 월지급액이 1,201,000원이었으니, 월급이 오히려 3,970원 깎인 셈.
아니 워낙 열악하여 올려주기에도 숨 가쁜 마당에 그 돈을 깎아? 차라리 벼룩의 간을 내먹지.

 

시간외 수당 40,000원에 몇 시간 부려먹으려고?


원래 법정최저임금 월 700,600원을 가지고 하루 2시간 초과 근무했을 때 수당을 계산해도 월 186,000원이 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가 보통 일반적인 근무시간, 그러나 보육노동자라면 점심시간 1시간은 제대로 쉬어본 이 없을 터. 점심시간 1시간 더 근무한 것만 가지고 계산해도 적어도 월 93,000원 이상의 시간외 수당은 받아야하는 게 맞다.
그런데 달랑 40,000원 던져주고 도대체 얼마나 부려먹으려는 수작이냐?

 

포괄임금제, 이젠 시간외로 일해도 다 소용없다.


수당 포함한 월지급액, 기본급도 모르고 수당도 모른다.
이렇게 월급을 포괄하여 명시해놓으면 도대체 시간외 수당은 어떻게 계산하란 말인가? 시간외 수당을 40,000원이라고 정해서 포함시키다니. 시간외 수당의 의미나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더 나아가 보육이라는 노동에 대한 이해는 있는 것일까? 우리가 언제 능력이 좋으면 서둘러 일찍 끝낼 수 있는 직업이던가? 보육과 같이 아동이 있는 한 상시적으로 돌보아야 하는 직업에서 ‘근무시간과 상관없이 월급을 받는다’는 것, 얼마나 혹독한 현실인가?

 

 

05년 내내 여성가족부든 원장이든 기타 보육을 아는 모든 이들이 보육노동자의 노동조건이 열악하다는 말만 되풀이해왔다. 그런데 이젠 열악을 넘어 그냥 말려죽일 생각인 모양이다.
이제는 정말로 말로만 떠드는 ‘보육의 공공성 강화, 보육의 질 확보’, 지겹고, 기본의 기본만을 이야기해도 통하지 않는 현실이 부끄럽다.
차라리 금쪽같은 내 시간을 돌려주시지. 하루 8시간 맞춰 일할 터이니 이제 보육의 파행 운영을 멈추고 알맞은 인력 충원 보장해라. 그리고 물가 상승분도 반영 못한 월급이 말이 되는가? 기본급과 수당 명목을 제대로 밝히고, 지금 당장 임금을 인상해라.
이것이야말로 보육의 질을 확보하는 첫걸음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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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06 14:59 2006/01/0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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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5/12/23 14:01

* 지난 20일에 민간어린이집 원장들이 모여 집회 한바탕했는데, 이젠 아주 대놓고 이빨을 드러낸다.

기껏 낮춰놓은 교사대 아동 비율을 다시 높이라느니, 벌칙 규정이 너무 과하니 삭제하라느니 요구도 참 자본가스럽다. 이렇게 돈 보고 보육에 뛰어든 이런 인간들이 운영하는 민간시설이 줄잡아 24,000여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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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골화된 어린이집 원장들의 영리 추구 목소리, 사라지는 아동인권


연일 강추위가 계속되는 요즘, 한 언론매체가 교수들에게 2005년 올해에 걸맞는 사자성어를 물어본 결과 "上火下澤(상화하택)"이 선정되었다. "上火下澤"은 '위에는 불, 아래에는 못'이라는 주역에 나온 사자성어로, 서로 이반하고 분열하는 현상을 뜻한다.
표현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올 한해 대한민국에서는 수많은 사태와 반목이 있어왔다. 그러나 그 모든 사태는 대한민국의 일반 민중들에 의한 것이 아니다. 민중들은 그저 광경을 목도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반과 분열은 어디로부터 기인한 것인가?
최근 일어난 황우석 교수 사태는 그야말로 진실을 숨기는 자, 서로 진실이라 말하는 자,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발뺌하는 자들에 의해, 단순히 과학계에서 일어난 분쟁 수준이 아니라 우리의 상식과 삶의 태도까지 훼손시켜가며 많은 사람들에게 혼란을 안겨주었다.
생명공학이라는 분야에 대해 신중히 연구하고 진실을 밝혀내고 널리 알려야 할 주체들이 오히려 진실을 은폐, 왜곡하여 사회구성원들끼리 가져야할 최소한의 배려와 상식조차 져버린 꼴이다.
여러 가지 현상들이 반복되면서 민중들은 과연 무엇이 진실이고 진심인지 파악하지 못하게 되고, 소위 지도층 인사들의 성과주의에 놀아나면서 각종 의혹 속에서 혼돈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
통탄스럽게도 보육계 역시 보육의 진정한 현실을 알리고 인권보육 실현에 앞장서야 할 이들이 기본적인 아동인권조차 무시하고 자신들의 이윤 추구에만 경도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들의 요구야말로 반인권적 행위이다!
지난 12월 20일 종묘공원에서 (사)한국보육시설연합회(이하 '한보련')는 민간분과위원회 주관으로 '보육현장에 맞는 영유아보육법령 개정 촉구 결의대회'를 주최하였다.
주로 민간어린이집 원장들로 구성된 그들은 만3세 아동의 교사 대 아동 비율을 1:20에서 1:15로 줄이는 것에 대해 '대책 없는 정원축소'라며 전면 유예를 요구했을 뿐만 아니라 비상재해대비시설 설치에 대해서도 5년간 유예를 촉구하였다.
아동의 보육받을 권리를 언급할 때 가정 먼저 나오는 이야기가 바로 교사 대 아동 비율이다. 그동안 5세(만3세) 아동은 6,7세와의 연령 차이에도 불구하고 동일하게 1:20이라는 교사 대 아동 비율을 유지해왔다. 이렇게 한 교사가 담당하는 아동의 수가 증가할수록 아동에 대한 보육이 질적으로 하락하는 것은 자명한 결과이다. 더 줄여도 시원찮을 판국에 그나마 개선되고 있는 사항을 유예하라는 것은 보육에 임하는 그들의 기본 자세를 의심하게 만든다. 또한 수많은 아동들이 하루 중 꽤 오랜 시간을 머물게 되는 보육공간에 비상재해대비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기본 중 기본인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한보련이 5년간 유예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 역시 충격적이다.
일련의 요구들 속에 나타난 한보련의 모습은 도저히 보육현장에 존재하는 보육인의 그것이라 볼 수 없다. 그저 그동안 추구했던 이윤에 대한 손실을 두려워하는 자본가의 모습일 뿐이다.

 

빈약하기 이를 때 없는 벌칙규정, 과연 무엇이 과도한가?
그들은 또한 ‘과도한 벌칙규정 삭제’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영유아보육법 제 9 장 벌칙 조항을 살펴보면 과연 그들이 주장하는 과도한 벌칙규정이 무엇인지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현재 벌칙 조항 중 가장 강력한 벌칙 부과는 보조금 횡령, 유용 시로, 3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보조금은 국가의 일반세에서 지급되는 국민들의 혈세이다. 한편 저소득층 자녀 우선보육을 지키지 않았거나, 영유아 및 보육노동자의 정기 건강 진단을 하지 않았거나 ‘영유아에게 질병·사고 또는 재해 등으로 인하여 위급상태가 발생’했는데도 응급의료기관에 이송하지 않으면 그저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뿐이다. 그밖에 무인가, 정지, 폐쇄 명령 등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유지하는 경우, 특정 신고 없이 마음대로 시설 폐원 또는 운영 재개하는 경우, 양벌규정 등이 벌칙규정의 전부이다.
아동이 다쳐서 병원에 이동시키지 않았더라도 그저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과태료 규정만 있는 벌칙 규정이 과연 과도하다고 볼 수 있는가?

 

부모와 보육노동자는 시설 운영에 신경쓰지 마라?
영유아보육법 제25조에 의하면 보육시설의 장은 보육시설운영위원회를 만들고, 보육시설 종사자와 보호자, 지역사회인사 등이 모여 보육시설의 운영 규정, 예결산, 건강 및 안전, 기타 시설운영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도록 하였다. 따라서 보육시설운영위원회는 그동안 은밀하게 감추어져왔던 수많은 비리의 외화와 해결, 보다 실효성 있는 시설 운영의 감시활동에 영향을 주리라 예상된다.
그러나 한보련은 ‘보육시설운영위원회 의무조항 삭제’를 당당히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한보련은 끊임없이 재정적 어려움에 대해 호소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호소를 뒷받침할만한 시설 운영의 어떠한 근거자료도 제시한 바 없다. 이러한 상태에서 여기저기 언론에서 흘러나오는 시설 비리들은 정원초과, 부실 급간식, 아동학대, 지원금 횡령 등 다양한 내용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보육현장은 노동자에게 있어서 저임금과 하루 10시간이 넘는 노동시간 속에 근속년수 2,3년을 넘기지 못하는 가장 열악한 사업장 중 하나로 전락했다.
오히려 이번 보육시설운영위원회 설치를 계기로 보육노동자와 보호자, 지역사회를 참여자로 만들고, 시설 자체의 투명한 운영을 확보하는 것이야말로 장기적 보육 발전에 이바지하는 길이자 그들이 말하는 재정적 어려움에 대한 가장 확실한 근거가 제시되는 길일 것이다.

 

최저임금도 안주면서 보육교사 처우개선이라니!
보육노동자의 근심이 잔뜩 서려있는 보육노조의 상담게시판에는 하루 10~11시간 노동에 월 65만원 받는 보육노동자의 이야기가 마치 별일 아니라는 식으로 버젓이 적혀있다. 최근 들어 몇몇 지자체에서는 어린이집의 최저임금 위반 사업장 조사를 했다는 소문이 떠돌 정도로 보육현장은 밑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다.
현장이 이러할진대, 한보련은 시설운영위원회 설치조차 거부하고 적지 않은 시설이 최저임금도 되지 않는 월급을 보육노동자에게 지급하면서, 과연 교사들의 처우개선을 말할 수 있는가?
그들이 진정으로 교사의 처우개선을 요구한다면 지금 당장 시설의 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보육노동자들에 대한 저임금 착취 고리를 끊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적정임금을 지불하여야 한다.

 

10여년 이상 보육의 공공성을 영유아보육법에 담아내기 위해 법 개정 투쟁을 하던 보육운동단체와 사람들이 있었다. 비록 기대에 미치는 수준은 아니지만 일부 법안이나마 개정되어 이를 토대로 보육현장의 개혁을 가속해 나가야할 이때, 한보련은 보육의 공공성과 보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벗어나려는 안간힘 속에 낯 부끄러운 짓을 서슴치 않고 있다.
한보련은 끊임없이 재정적 어려움과 현장의 열악함을 강조하지만 정작 그들이 근거로 보여준 자료는 아무것도 없다. 보육노동자의 처우개선을 앞세워 지원을 요구하면서도 보육의 공공성을 인지한다면 반드시 주장해야할 국공립시설 확보나 전환에 대한 요구는 전혀 찾아볼 수 없으며, 심지어 투명한 지원 확보에 선행되어야 할 최소한의 관리감독조차 시설운영위원회 의무설치조항 삭제를 요구하며 거부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밖으로는 이윤 추구를 통해 파행과 비리로 얼룩진 현장의 모습만이 보호자나 보육노동자의 애절한 양심 선언에 의존하여 알려질 뿐이다.
누구나 보육의 공공성 확보에 고개를 끄덕이는 요즘, 진정 현장의 열악함을 타파하고자 한다면 ‘좀 더 돈을 벌게 내버려두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보육의 공공성 확보의 길에 대해 다시 한번 숙고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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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3 14:01 2005/12/2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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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5/12/13 14:59

보육료 자율화는...

현재 어린이집에 아이들 보호자가 납부하는 보육료는 상한선이 정해져 그 이상은 보육료 납부를 할 수 없게 되어있다.
따라서 이미 지금도 아이들의 보호자(주로 부모)들은 일정정도 보육료 감면 혜택을 보고 있는 셈이다.
실제 보육과 부모가 지급하는 보육료 사이의 차이를 보육노동자의 저임금으로 메꾸고 있어서 문제이지만...-_-;;;

 

그러나 정부에서는 이에 대해 보육료 상한선을 폐지하는 예외시설을 두자고 이야기해왔다.
경쟁을 해야 보육의 질이 좋아지고, 이를 위해선 보육료를 많이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보육의 질을 위해, 보육노동자의 노동조건 향상을 위해

인건비, 운영비를 정부와 사회에서 받아야 되겠는데, 역시나 정부는 생각이 다른가보다.

 

게다가 정부가 모를 것도 아닐터인데 보육 내부는 이미 경쟁체제이다. 국공립 시설은 4.8%밖에 안되고 국가가 일정 정도 지원하는 법인 시설도 10%안팎이다.
나머지가 모두 민간인데, 이 단계에서 보육료 상한선을 폐지시켜버리면
아동유치경쟁 속에서 보육노동자에 대한 착취는 심화되고,
시설의 고급화와 대형화 속에서 서민의 아이들은 보육받을 공간조차 잃어버리게 된다.

 

이게 바로 보육노조와 여러 단체들이 함께 이야기하는 보육료 자율화의 상황이다.
공적 인프라를 미처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보육료 자율화,

이것을 끔찍하게 여기는 여러 사람들, 어제 오늘 이것 때문에 양치기되어버렸다.


그 사연인 즉슨...



12월 8일
한겨레에 정부 지원없는 보육시설의 보육료는 자율화하겠다는 박병원 재경부 차관의 발언이 실렸다.
어찌된 일인감?
여성가족부에 어떤 단체가 문의해봤더니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단다.

 

12월 12일 오후
내일 장관급들 회의에서 보육료 자율화 발표 예정이라고... 대략 조율은 끝났다고 한다.
여성가족부 보육관련된 과장이 확정적이라고 말했단다.
계속 발뺌하더니 결국 하는구만.
정부가 결국 할 줄 알았지만 약간 좌절 상태.
내일 행동 조직하면서 '퍼포먼스하자', '청사에 쳐들어가자'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기자회견으로 결정났단다.
그동안 대중 조직화 사업이 없었기에 결국 언론에 의지해야 하는 꼴이 되어버렸다.

 

12월 13일 오전 10시
일사천리로 기자회견을 해치웠다.
단체 하나가 조직을 잘 해서 참여단체도 빵빵, 기자들도 꽤 온 모양이다.
기자들이 여성가족부에 문의했더니 이건 '보육료 자율화'가 아니라고 말했다면서 굉장히 헷갈려하고 있단다.
어떻든 통과는 될 것 같지만 다시한번 문제가 있음을 대중에게 환기시키고 향후 활동 모색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듯 싶다.
노조쪽 담당자가 그러는데 부가적인 효과로 보육료자율화반대연대의 결속력이 강화된 것 같다고... 앞으로 활발한 활동 기대하겠음 (O_O)/

 

12월 13일 오후 2시
교육과 의료는 개방 허용 방침, 보육은 대기(?).
뭐냐? 확정되었다면서?
장관이 규탄 성명 나온 거 보고 생각보다 반발이 많으니 잠시 미뤄야겠다는 비공식 후문이 들려온다...헉..

 

보육료 자율화 반대연대가 지난 6월 30일에 출범한 이래 이런 경우가 수차례 반복되고 있다.
동네 예상으로는 한 2개월쯤 지나면 여성가족부가 또다시 들고 나와 뒤집어 놓을거다.

여성가족부 덕분에 여러 사람, 양치기 소녀 다 되었다.


이게 벌써 몇번째인감? 2달 후엔 민중들은 커녕 과연 언론이라도 붙을까나?-_-;;
옆에서 쭌모님이 한마디 거든다.
"우리가 양치기 소녀가 아니라 여성가족부가 양치기 부처인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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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13 14:59 2005/12/1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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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5/12/04 20:26

엄청난 날씨에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대오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언제나 힘이었고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그런데 오늘은 날이 추워서 그런지, 생각만 해도 가슴이 터질 것 같은 농민 대오 때문인지 참 힘들다, 힘겨워 보인다.

그래도 전진한다는 것, 나 한사람이 아닌 대오가 함께 한다는 것, 그래서 사람은 함께 하나보다.




 

 


 

 


 

오늘 집회는 1시간만에 끝나고 광화문까지 행진이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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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04 20:26 2005/12/04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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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5/12/01 21:15

3시부터 6시 반 정도까지 여의도 집회에 참석한 후

찍은 사진 올리면서 우연히 뉴스를 보고 있다.

 

SBS 8시 뉴스에선 타이틀 문구는 "격렬 시위"

비정규 법안 땜시 한다고 잠깐 나오다가 -> 7만짜리 노조 불참으로 힘들 거라는 이야기 -> 격렬 시위 중 -> 이어 광화문 가서 농민과 결합 중 -> 덕분에 교통 체증 예상됨 -_-;;;

====> 매~~~우 맘에 안 듬. 교통 체증이라니 구림.

 

9시가 되어 MBC를 보고 있다.

민주노총의 요구안이 꽤 간결, 섬세하게 나왔고 -> 7만짜리 노조 불참과 이번 파업의 목표에 대한 노조 입장 -> 노동부의 총파업에 대한 입장 -> 법안 문제에 대해 민노당 의견과 열우당 의견

====> SBS 뉴스의 충격이 생각보다 심해 상대적으로 맘에 듬

 

KBS 1TV를 함께 보고 있는데

총파업 시작 -> 7만 노조 불참으로 참여율 저조 -> 국회앞 경찰과 부딪힘 -> 정부의 불법파업 규정

====> 3방송사중 중간 정도긴 하지만 하나마나 한 수준이랄까?

 

 

* 사족 - 국회 앞에 갔더니 닭장차와 살수차, 살수 호스 등 사이사이로 전경이 쫙 깔렸는데, 경찰 방송차에선 오늘도 여자 목소리가 나온다.

앞에선 열라 물 뿌리면서 꼭 마이크는 여자가 잡게 만들더라.

옆 아저씨가 "씨발년, 입닥쳐!"라고 소리 지른다.

아저씨야 그렇게 말하고 싶을 것 같기도 한데 (나는 왠지) 기분 더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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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01 21:15 2005/12/01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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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5/11/30 17:37

[1]
얼마 전 사무실 동료가 받은 전화 상담 사례 하나.
A 교사는 2004년 12월부터 Z 어린이집에서 근무를 시작했는데, 처음 3개월을 수습으로 지내고 3월에 근로계약서를 썼단다. 근로계약서에는 2006년 2월까지로 계약기간이 명시되어 있길래 왜 그런거냐고 물어봤더니 원장은 그냥 ‘관례적인 절차’이고 계속 갱신되니 걱정 말라고 한 모양이다. 얼떨결에 서명을 했지만 좀 찝찝하기도 해서 어린이집 다니면서 문제 제기 몇 차례 하였고, 문득 12월이 다가오는 어느 날 원장에게서 다닌 지 1년이 넘으니 “나가라”는 해고통보를 받았다.
법적으로는 2월까지 고용이니 그때까지야 어떻게 버틴다해도 그 다음은 참 기약할 길 없는 상황이다. 노동조합 가입밖에 답이 없다고 말해봐도 쉽게 동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전화 상담만 한차례 더 받고는 더 이상 연락이 없다.


하긴, 나고 자라는 동안 붉은 띠 머리에 묶고 팔뚝질하며 뭔가 부수거나 두 눈에 눈물 가득 담고 서럽게 오열하던 모습밖에 본 적이 없을 테니, 꽤 세상이 바뀐 듯해도 여전히 두려운 건 두려운 건가 보다. 갈등 회피형 인간들...-_-;;(사실은 나도 그래 ^^;;)

 

보육노조가 생긴 2005년 1월을 전후하여 1년짜리 근로계약서들이 남발되고, 보육교육원에서는 계약직이 기본인 근로계약서를 교육시키고, 여성가족부는 영유아보육법시행규칙에 근로계약서 내 계약기간 명시를 규정하였다.
노조도 나름대로 위와 같은 사례가 생길 거라고 외쳐도 보고, 막아보겠다고 설쳐도 보고 했는데, 읍! 진짜 실제 사례가 눈앞에 나타나니 긴장감이 틀리다.

도대체 앞으로 몇 건, 몇백건, 몇천건이 발생하게 될까?

 



[2]
또 하나 받았던 상담은 학교 직속 후배에게서 받은 전화.
학교에서 위탁받은 어떤 기업의 탁아어린이집에 근무하는데, 위탁을 준 기업에서 교사 월급이 너무 많이 나간다고 위탁을 취소하겠다는 말을 내비쳤나보다. (아직 공식적으로 이야기한 것도 아닌데) 학교에서 다급하게 취한 조처라는 게 ‘호봉 높은 교사 자르기!’
이때를 대비했던 걸까? 이미 그 기업에선 1년 계약직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여 매년 쓰게 하고 있었단다.
결국 이 여파로 8년차 베테랑 교사이던 후배가 잘린다. 내가 제대로 들었다면 오늘까지 근무다. ‘어떻게 할거야’고 물어봤더니 더럽고 치사하여 그냥 그만둘 거란다.
솔직히 위탁체 바뀌어도 8년 근무 중이었으니 보육노동자야 고용승계 외치며 버텨볼만 한데, 그렇게 하는 것이 더럽고 치사하니 해볼 만한 행동일 텐데, 아무래도 학교와의 관계가 걸리나보다.
하긴 졸업 후 계속 학교와 엮인 곳에 있었으니 그 세상이 사회생활의 전부일 텐데... 그래, 잘못 처신했다가 그 동네에서 매장당하지. 다음 취업을 생각하면 폭발 일보직전이라도 참아야 한다(고 생각할만하다).
퇴직금을 퇴직적립금만 달랑 주려고 하길래 그것만은 확실히 챙겨서 받아 나오는 게 목표란다.

 

자기 제자 하나 보호 못하고 학교 이미지 수호에만 몰입하는 학교와 교수.
졸업해서도 학교와 엮인 직장이기에 다음 취업을 위해서 이러기도 저러기도 힘든 보육노동자.
자칫 서로에게 고상하고 깔끔한 정리 단계로 보이지만, 약자에게서 약자에게로 넘어오는 더러운 권력의 내리꽂음이다.

 

[3]

단기계약과 경력자일수록 해고가 난무하는 보육천하, 정말 도가 땅에 떨어졌나봐.
예의는 커녕 기준도 논리도 없다.

 

일파만파 보육현장의 비정규직 수레바퀴는 아무리 경고해도 소용없다. 실제 당하는 주체가 나서서 부수어나갈 수밖에...
그런데 그것도 쉬운 것만은 아니다. 다른 직종도 그렇겠지만 이들에게 정규직으로써의 경험이 없다는 건 매우 어려운 조건이다.
뭔가 좀 나은 조건도 경험해봐야, 같은 직종 내의 매우 가까운 지역에서 근사하게 지내는 사람을 봐야 왜 그들을 ‘열악하다’고 표현하는지 알게 되는데, 다들 조건이 비슷비슷하여 비교도 쉽지 않다.


빈곤을 지향하는 듯 한 보상대가의 끊임없는 하향평준화 속에서 그들은 꽤 정당하다할만한 노동의 조건을 잊는다.
실제 대구의 한 10년차 보육노동자는 자신이 한 달에 100만원이상 받기 때문에 - 상대적으로 - 월급을 많이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왜? 최근까지 60만원을 받고 버티는 버릇이 제대로 길들었기 때문에...

평균노동자 임금 이야기해도 소용없다. 평균 보육노동자 임금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어느새 비정규직이라는 사실이, 언제든 해고당할 수 있다는 사실이,
월급이 너무 적고 근무시간이 많다는 사실이,
보육현장의 그 어느 노동자에겐 그저 처해진 현실일 뿐 바꿔내야 할 무엇이 아닐까봐 두렵다.


최근 20대의 최악의 취업률 역시 비슷한 의미에서 두렵다.
직장이란 걸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미 비정규직이자 열악한 노동조건에 처한 자가 생각할 수 있는 더 나은 삶이란 건, 정규직으로의 전환이 아니라 연봉 몇 푼 상승인 게 당연할지도 모른다.

 

비정규직은 단순히 노동의 성격이 아니라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과정이며 삶과 문화의 질을 바꾸는 사회적, 문화적 과정으로 보인다.

그 속에서 노동자는 비정규직으로 태어나고 단련되더라.

투쟁의 의지가 부족한 게 아니라 투쟁의 내용성이 이미 한계 지워져버렸다.

그리고 삶의 자세가 변화되어간다.
경험할 게 못된다. 아예 경험하지 말아야 한다.

처음부터 없는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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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30 17:37 2005/11/3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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