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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4/07
    라일락(9)
    손을 내밀어 우리
  2. 2008/04/05
    새순(2)
    손을 내밀어 우리
  3. 2008/04/03
    봄 한철, 낙지 뺨치는 주꾸미(11)
    손을 내밀어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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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을 내밀어 우리
  10. 2008/03/14
    강박증(3)
    손을 내밀어 우리

라일락

손을 내밀어 우리님의 [새순] 에 관련된 글.

 

토요일 오후,

오랜만에 네 식구가 함께 장보러 가는 길에 충남대에 들렀다.

 

목련과 개나리는 한바탕 흐드러지게 피었다 지고 있었고

길 가로 늘어선 벚나무들은

울창한 아치형의 꽃길을 만들어 사람들을 내려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헐벗은 나뭇가지에서 

연두빛 바탕에 보라색이 은은히 감도는 새순이 움트는 것을 보고는

그냥 사진 몇 장 찍었는데,

그것이 라일락이라는 걸 풀소리 덕에 오늘에야 알았다.

 

'라일락 꽃피는 봄이면 둘이 손을 잡고 걸었네.

꽃 한송이 잎에 물면은 우린 서로 행복했었네'

 

이런 유행가를 흥얼거리며

교정에서 늦도록 막걸리를 마시던 때도 있었는데,

라일락 대신에 수수꽃다리라는 우리말로 부르면서

이것저것 아는 체 한 적도 있었는데,

대충 살다보니

라일락도 어느새 꽃내음만 기억하는 추상명사가 되어버렸구나.

 

오늘, 우리 아파트 앞마당에서

변종이나 개량종이 아니라 토종이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수수꽃다리속의 나무 한 그루 찾아서 사진 몇장 더 찍었다.

 

내 가까운 곳에 늘 있으면서도

나한테 잊혀지는 존재가 너무 많다는 사실을 아프게 떠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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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순

 

 

새순 돋아나듯

우리 해묵은 상처마다 새살이 돋아 올라

 

다들 아프지 좀 말았으면

다들 가슴앓이도 뚝 그치기를

 

-2008. 4. 5. 충남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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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한철, 낙지 뺨치는 주꾸미

소박한 맛 (10)

바야흐로 주꾸미가 제철이다. 서해안의 포구와 도회의 수산시장마다 주꾸미 축제를 내걸고 사람들을 유혹한다. 봄 한철 알을 배는 주꾸미는 2월말 즈음부터 5월 초순경까지 살이 통통하고 연하다. 특히 몸통을 삶으면 쌀밥처럼 하얗게 익는 알과 먹통이 어울려서 쌉쌀하고 고소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주꾸미는 칼로리가 낮은데도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여 이른바 참살이 해산물로 꼽힌다. 불포화지방산과 DHA를 함유하여 두뇌발달과 성인병 예방에 좋으며, 타우린 성분이 풍부해서 간장의 해독기능을 강화하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줄여주며 근육의 피로 회복에 좋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봄철의 주꾸미는 값이 싸다. 1킬로그램에 1만원 안팎으로, 알이 탱글탱글하게 꽉 찬 주꾸미 8-9마리를 살 수 있고, 온 식구가 둘러앉아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몇 주 전이었나, 동해안에 살아서 낙지나 주꾸미라고는 좀처럼 보지 못하는 처가 식구들이 왔을 때, 주꾸미는 훌륭한 반찬과 안주로 한 몫을 든든히 했다. 주꾸미 몸통은 데치고 낙지만한 다리는 매콤하게 볶아서.

 

재료


생물 주꾸미: 1킬로그램(큰 것 8-9마리)
채소류: 양파 1개, 대파 1뿌리, 청홍고추 2-3개... 앗, 요즘 홍고추는 너무 비싸다. 이런 것이 없더라도 냉장고에 있는 것들을 꺼내어 쓰면 된다. 당근이나 피망, 봄동, 배추, 깻잎 등등, 모두 채썰어 준비한다.
양념: 고춧가루 6큰술(매운 것 좋아하면 1-2큰술 더), 마늘 1큰술, 깨소금 1큰술, 생강 1작은술, 설탕 1큰술, 참기름 약간, 소금 약간, 후춧가루 약간.

주꾸미 손질하기

1) 주꾸미에 굵은 소금을 약간 뿌리고 흐르는 물에 씻는다. 특히 흡반에 묻은 것들을 잘 닦아낸다.
2) 주꾸미 몸통(머리같이 생긴 것)을 잘라내어 따로 끓는 물에 데친다. 충분히 데쳐야 속까지 잘 익는다.


3) 주꾸미 다리는 한 입에 먹기 좋을 크기로 손질하여 데친다. 이 때 물은 쓰지 말고 마른 냄비를 뜨겁게 달구어 짧은 시간에 데치는 것이 중요하다. 뜨거운 냄비에 주꾸미를 넣고 뚜껑을 덮은 다음에 잠시 후 열어보면, 냄비 바닥에 자주색 국물이 고이기 시작한다. 곧바로 불을 끄고 주꾸미를 휘저어 전체를 고루 데친 다음 체에 받쳐 국물만 따로 받아둔다.


주꾸미 볶음

1) 주꾸미를 데쳐서 받아둔 국물에 고춧가루를 개어 불린다.
2)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마늘과 생강 다진 것을 볶는다. 마늘과 생강은 기름이 뜨거워지기 전에 넣어야 향이 제대로 난다.
3) 마늘과 생강 냄새가 그윽하게 퍼질 때 주꾸미 데친 국물에 불린 고춧가루를 팬에 모두 넣어 볶는다.


4) 불린 고춧가루를 충분히 볶고 나서 준비한 채소류를 모두 쏟아넣어 한꺼번에 볶는다.


5) 채소류가 어느 정도 익으면 데친 주꾸미를 넣고 소금, 설탕, 후추 등 양념을 넣어서 입맛에 맞게 간을 맞춘다. 설탕, 소금, 후추 등의 양념은 준비된 분량을 일단 넣고 맛을 본 다음에 취향에 따라 더 넣으면 된다.

6) 참기름과 깨소금을 넣어 마무리한다. 주꾸미를 넣고 나서 볶는 시간은 짧을수록 주꾸미가 연하고 국물도 적게 생긴다.


주꾸미볶음과 주꾸미몸통 데침 완성된 것

 

미디어충청(http://cmedia.or.kr)에 기고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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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관한 잡념

정신을 놓고 마실 때가 차라리 좋았던 것 같기도 하고

막상 그래 놓고서는 지독한 후회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술자리는 가볍고 즐겁고 찡하게 뭔가 통했으면 좋겠다.

나로 하여 술자리가 괴롭고 힘든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고 지나친 것들도 누구에겐가 살아있고

내가 뜨겁게 안고가는 사건도 오로지 나만의 것일 때가 있다.

 

사람이 없다면 만남이 없다면 일이 없다면

아무런 소통이 없다면 술인들 내게 무슨 의미가 있으랴.

 

2008. 2. 28. 거제 장목 남해연구소, 사랑가를 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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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전 봄소풍

버스도 다니지 않는

시골에 있는 초등학교를 다섯군데 거쳐 졸업했다.

졸업한 학교의 동기생은 나를 포함해서 36명이다.

 

일년에 두번쯤(스승의 날, 연말) 안양에 계시는 그 때의 담임선생님을 모시고

양껏 술도 마시고 수다도 떨고는 하는데

지난 연말 모임에서 카페나 하나 만들자는 제안이 있었고

5월 스승의 날이 멀지 않았길래 지난 주에 덜컥 만들었다.

 

1주일만에 담임선생님까지 포함해서 16명이 회원으로 가입했고

이런저런 얘기들이 올라오고 있다.

부지런한 한 친구가

오랫동안 연락이 끊긴 친구까지

알음알음 연락을 해서는 오늘까지 34명의 연락처가 확보되었다.

 

그 카페에 오늘 올라온 35년전의 봄소풍 사진...

내 얼굴을 아는 사람은 나를 찾아보시라요...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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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빛

  

  

 

움츠리고 길을 걷다가 하늘을 본다

겨우내 나를 짓눌렀던 헐벗고 까만 나무에 초록 봄빛이 튼다

 

어릴 적 봄마다 아찔했던 아지랑이는

황사에 쫓겨 시나브로 세상의 저편으로  가버렸지만

 

사람사는 세상마다 눈을 살짝 돌려보면

삼라는 인간의 것이 되었어도 세상은 여전히 우주로 통하고

 

나는 불쑥 하늘로 난 길을 걸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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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증 2

손을 내밀어 우리님의 [강박증] 에 관련된 글.

금요일밤에는

예기치 않게 몇 팀을 동시에 또는 연달아 만나는 바람에

술을 연거푸 마셨고

결국엔 많이 취해서 새벽 3시가 다 되어 집에 왔던가.

 

그리고는 습관대로 거실에서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게 코 드렁드렁 골면서

취중에 잠이 들어버렸겠지.

 

얼핏 깨어나서 시계를 보니 아침 7시 50분,

와아아아아아아악~~~~

오늘은 꼼짝없이 지각이구낫,

이가문비!! 이가문비!! 빨리 일어나,

밥도 굶고 아빠차로 빨리 가야겠다.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가문비방으로 들이닥치는 찰나

안방에서 아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늘 학교 안가는 토요일이야!

 

어잉?

.......

그렇구나.

그럼 다시 자야지.

그대로 거실에 누워 술기운 가실 때까지 잤다.

 

그러고 보니 학교 안가는 토요일 전날이라서

맘 편하게 술 마신 것 같기도 하네....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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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한 성우씨

어제 우리 노조 중앙위...

현장발의로 맨 먼저 상정된 안건이 이렇다.

 

<기타안건>

위원장의 비도덕적, 반조직적, 반민주적 행위에 대한 조치 건

 

의결주문:

위원장의 비도덕적, 반조직적, 반민주적 행위에 대한 조치방안에 대하여 심의, 의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조치방안:

1. 위원장은 법인카드 불법 부당사용 등 비도덕적 행위와 조합원 탈퇴 종용, 조합원 해고 의사 표명 등 반조직적 행위, 노조 규정 위반 등 반민주적 행위에 대하여 전 조합원에게 공식 사과하고 사퇴할 것을 권고한다.

 

2. 위원장의 법인카드 부당사용에 대하여 특별감사를 실시하고, 의법 조치 등 엄정처리한다.

 

3. 위원장이 제출된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자진사퇴 권고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위원장의 직무를 정지하고 차기 대의원대회에 위원장의 해임 안건을 상정한다.

 

4. 위원장의 직무 정지 또는 공석으로 인한 후속조치는 규약에 따른다.

 

안건에 대한 발의자의 설명과 위원장의 해명이 있었고,

위원장을 퇴장시킨 가운데 수석부위원장이 주재하여 논의를 진행한 후에 표결했다.

 

찬성 36, 반대 11, 기권 1

 

그러나 오늘 이 시간까지 위원장은 사퇴의사를 밝히지 않고(사퇴하지 않는다는 말이 전해진다), 도리어 자신을 지지하는 지부장들을 모아 끝까지 버티겠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데,

위원장을 여러 번 했던 사람이 자중하지 않고 사람들을 공연히 들쑤신다는 얘기 듣기 싫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아무 글도 올리지 못하고 끙끙 앓고 있다.

 

27일 대의원대회를 거쳐 조합원 불신임투표까지 가게 되면 어차피 여러 마디 하게 되겠지만

조직의 이러저러한 분위기를 핑계로 하고 내 생각을 안으로 가둬버리는

참 소심한 성우씨가 되어버렸다.

 

일에 몰입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어제와 오늘이다.

자세한 내용은 정리가 좀 필요해서 다음 주에나 올릴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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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6

오늘,

그러니까 2008년 3월 16일에 대해서 썼다가

마지막 순간 왕창 날려 버렸다.

몇 번 겪었지만 그때마다 맥빠지는 일이다.

되살리는 건 포기하고 그냥 흔적만 남기려고 한다. 

 

그래도 내 글의 마지막에 두고자 했던

오늘의 시 하나는 살리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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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시] 진보신당 창당을 맞아
 
 
 
스물 여덟 어느 날
한 자칭 맑스주의자가 새로운 조직 결성에 함께 하지 않겠냐고 찾아 왔다
얘기 말엽에 그가 물었다
그런데 송 동지는 어느 대 출신이요? 웃으며
나는 고졸이며, 소년원 출신에
노동자 출신이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순간 열정적이던 그의 두 눈동자 위로
싸늘하고 비릿한 유리막 하나가 처지는 것을 보았다
허둥대며 그가 말했다
해방투쟁전선에 함께 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라고.
미안하지만 난 그 영광과 함께 하지 않았다

십 수 년이 지나 요 근래
다시 또 한 부류의 사람들이 자꾸 내게
어느 조직에 가입되어 있느냐고 묻는다
나는 다시 숨김없이 대답한다
나는 저 들에 가입되어 있다고
저 바다물결에 밀리고 있으며
저 꽃잎 앞에서 날마다 흔들리고
이 푸르른 나무에 물들어 있으며
저 바람에 선동당하고 있다고
없는 이들의 무너진 담벼락에 기대 있고
길 잃은 아이, 걷어 채인 좌판, 목 잘린 구두
아직 태어나지 못해 아메바처럼 기고 있는
비천한 모든 이들의 말 속에 소속되어 있다고
대답한다. 수많은 파문을 자신 안에 새기고도
말없는 저 강물에게 지도받고 있다고
대답한다. 나의 유일한 강령은
오늘 오는 봄처럼 역사의 새봄은 언제나 다시 온다는 것이며
여기에서만 오지 않고
어디에서나 온다는 것이며
어디에서나 오는 봄이 모두 나의 봄이라는 것이며
새봄, 낡은 등걸을 뚫고 나오는 새순의 머리는 조금씩 붉다는 것이며
새봄의 햇살은 누구에게나 따스히 내린다는 것이며
우리 모두는 좀더 사랑하고 아름다워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는 것이며
우리 모두는 좀더 평등하고 평화롭고 기뻐야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는 것이라고
수줍게 그러나 물러서지 않고 대답한다
적들에게만이 아니라 나에게
이 외로운 첫 길이
내가 가는 마지막 영예의 길이 될 것이라고.
 
2008년 03월 16일 (일) 19:09:18 송경동 / 시인 redian@redia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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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증

손을 내밀어 우리님의 [아침이 바빠졌다] 에 관련된 글.

어제 진보신당 대전창당준비위 발족식이 있었고,

뒷풀이 대신에 그 동네 동지들 몇 불러모아서

막창에다 소주를 마시다가 새벽 1시쯤 집에 갔다.

 

씻고

노트북을 켜들고 어리버리하다가 곧 잠이 들었지.

 

어느 순간

잠결에 화들짝 놀라면서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우왁, 늦잠잔 거 아니야?

후다다다닥 뛰어나가 거실에 매달린 벽시계를 보니

새벽 3시.....ㅠ.ㅠ

 

찬물 한잔 마시고

아이들 제대로 자고 있나 둘러보고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휴대폰의 알람이 울릴 때까지

3시간 본격적으로 잘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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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연맹 사무실에 와서

오래도 끌고 있는 청산 관련 일 좀 보고

지금 이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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