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벌 김매기

from 10년 만천리 2010/06/01 21:27

수수 심기(5월 25일/흐림 14-20도)

 

꼭 4일 만이다. 걷기여행은 이틀이었는데. 춘천에 오는 날부터 비가 오더니 오늘 아침까지 내리 비가 왔다. 여행을 가기 전 땅콩도 다시 심어놨고. 고추도 나머지 두둑에 모두 신문지 멀칭을 했으니. 비가 꽤나 왔고 바람도 어제는 꽤나 불었으니. 신문지가 날려가지 않았는지. 비가 오고나면 한껏 자라는 풀들이 어떨지가 걱정이다.

 

다행이 신문지 멀칭은 멀쩡하다. 어디 한 군데 구멍이 난 곳도 없고 신문 한 장 날아간 것이 없다. 하지만 역시나 풀들이 문제다. 고랑이야 이미 호밀이 자리를 잡고 있어 풀이 날 틈이 없고. 감자밭도 꽃대를 열심히 올리고 있어 풀들이 발을 뻗지 못한다. 풀이 많은 곳은 옥수수를 심어 놓은 곳과 고구마를 심어 놓은 곳이다.

 

옥수수는 일찌감치 심어놓고 며칠 전에야 사이사이 콩을 심은 탓에 여기저기 풀들이 쑥쑥 올라오고 있다. 고구마도 이랑은 만들어 놓은 지 한참인데 13일에 심었으니. 아직 줄기를 뻗지 못해 그 틈으로 풀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풀이 올라오는 모습을 보니 열일 제쳐놓고 호미질을 해야 할 터인데. 때를 놓치면 안 되는 일들이 있어 마음이 급하다. 아무래도 풀 잡는 일은 내일부터 해야 할 듯. 마음이 급해도 오늘은 수수를 심어야 한다. 헌데 수수 심을 이랑에도 풀이 잔뜩 자라고 있으니. 풀 뽑으랴 수수 심으랴 허리 한 번 펴기 쉽지 않다. 그세 해가 많이 길어졌어도 오늘은 무척이나 짧게만 느껴지는데. 그래도 쉬지 않고 일을 해서인지. 수수도 다 심고, 고구마 밭 김매기도 쬐끔 했다. 

  
초벌 김매기

(5월 26일/맑음 14-22도)

(5월 27일/맑음 12-24도)

(5월 28일/흐림 15-20도)

(5월 29일/안개 후 맑음 15-23도)

 

<해를 등지고 일하다 보니 김매기가 이렇게 된다. 왼쪽이 깨끗한 걸 보니 저녁에 찍은 듯> 

 

어제 저녁엔 남춘천역으로 어머니를 마중 나가고. 또 오늘 저녁엔 토마토며 오이, 가지 등을 심은 곳에 신문지 멀칭을 한 것 빼곤. 내리 나흘 동안 아침, 저녁으로 김매기를 하고 나니 무릎이 다 쑤신다. 초등학교 때인가 속칭 ‘다방구’라는 술래잡기 놀이를 하다 골절이 됐던 오른쪽 무릎이 꼭 말썽인 게다. 그래도 오늘은 낮에 찜질을 했더니 한결 낫고. 내일 하루 정도만 더 고생하면 초벌 김매기도 다 끝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오랜만에 오후에 비 소식이 있다. 비올 날만 기다리며 아직 심지 않은 참깨와 팥이 있으니. 아무래도 내일 오전엔 참깨와 팥을 심고. 월요일 하루 더 풀을 잡아야 할 듯하다. 

 

<초벌 김매기가 끝난 고구마, 옥수수, 콩을 심은 곳>

 

마른하늘에 팥을 심다(5월 30일/맑음 12-25도)

 

분명 예보로는 오후에 비가 온다고 했다. 그것도 오늘 아침 기상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바로는. 그래서 아침 일찍부터 미뤄뒀던 팥 심기에 나섰지만 어찌된 게.

 

집에서 출발할 때까지만 해도 하늘이 어둑어둑하고 구름이 잔뜩 낀 게.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았다. 그런데 팥을 절반 정도나 심었을까. 구름이 차츰 걷히기 시작하더니 이내 해가 쨍쨍.

 

혹시나 하는 마음에 팥을 다 심고 집에 와서도 내내 하늘만 바라보는데. 이건 비는커녕 더 더워지기만 하는 게 아닌가. 이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물을 주고 와야 할 듯하다.

 

결국 두 시간 넘게 낑낑 대며 물을 주고 나니. 해는 지고 몸은 천근만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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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01 21:27 2010/06/01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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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지 멀칭

from 10년 만천리 2010/05/24 12:32

콩 심는 날(5월 17일/무더움 15-27도)

 

단비가 내일 온다고 하니 오늘은 무척 바쁘다. 메주를 담글 콩도 심어야 하고. 처음 길러보는 서리태도 심어야 하고. 시간이 되면 들깨까지. 해서 아침 일찍부터 부산하다. 메주콩은 엊저녁에 골라 놓았으니 됐고. 서리태는 어찌어찌해서 인터넷으로 사놓았고. 들깨는 농협에서 구했으니. 서둘러 자전거에 오른다.

 

역시 콩 심는 일은 혼자 하는 것보단 둘이. 아니 셋이 하면 훨씬 빠르기도 하고 쉽다. 한 사람이 구멍을 파면 뒷사람이 콩을 넣고. 마지막으로 흙을 덮으면 되니까. 하지만 혼자 하려니 일단 쭉 구멍을 파고. 콩 넣고. 덮고. 세 번, 네 번을 왕복해야 하니 힘들기도 하고 또 무엇보다 시간이 꽤나 걸린다.

 

겨우 물 한 모금씩 마시며 쉬지도 않고 콩을 심었는데도 그새 해가 머리 위에서 이글이글. 그래도 간간이 바람이 부니 좀 낫긴 한데. 긴 옷을 입었어도 팔뚝이며 어깨가 뜨끈뜨끈하다. 들깨까지 콩 사이사이에 심으려 했는데. 쉽지 않을 듯하다.

 

결국 들깨는 목요일쯤 심기로 하고. 대신 고추 심은 이랑 한 군데에 신문지로 멀칭을 해보기로 한다. 고추는 총 8이랑을 심었는데. 네이랑은 플래카드로. 네이랑은 신문지를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다행이 간간이 불던 바람도 멎었고. 생각보다 시간이 좀 걸리기는 했지만. 다해놓고 보니. 바람만 잘 견뎌낸다면 꽤나 괜찮을 듯하다. 남은 고추 이랑에도 조만간 신문지로 덮어야겠다.  

 

신문지 멀칭(5월 20일/무더움 12-28도)

 

이틀 비가 내렸다. 꽤나 많은 양이다. 기상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니 첫날 61mm가 조금 넘게, 둘째 날 2mm이니. 게다가 바람도 조금 있었고. 하지만 비 오기 전날 신문지로 멀칭을 해놓았던 게 그대로다. 어디 찢어진 곳도 바람에 날아간 곳도 없다는 얘기다. 이 정도면. 어차피 골에는 호밀이 말목까지 자라고 있고. 장마 때까지만 신문지가 버텨준다면. 그 이후엔 호밀을 베어 멀칭을 하면 되니. 또 신문지와 호밀은 그대로 두둑에서 썩게 두고. 그럼 자연스럽게 퇴비 역할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비닐을 쓰지 않아도 되니 이거야 말로 적절한 타협점이 될 수 있을 듯하다. 해서 오늘은 나머지 고추 심은 곳에 모두 신문지 멀칭을 했다.

 

 

 

다시 심은 땅콩(5월 21일/무더움 12-31도)

 

오후에 걷기여행을 갈 예정이라, 또 일요일부터는 비가 온다는 얘기도 있어 아침 일찍 밭에 나왔다. 근 한 달여 전에 심은 땅콩이 싹을 틔우지 못했기에 다시 심어야 하기도 하고. 고구마를 심은 곳에는 초벌 김매기도 해야 하고. 들깨도 심고, 수수도 심어야 하기에. 헌데 밭에 나와 보니. 이런. 

 

비 오기 전에 해놓았던 신문지 멀칭은 그대로인데. 어째. 어제 작업해 놓은 것들이 난리도 아니다. 어제 저녁, 바람이 좀 분다 싶었는데. 여기저기 신문지가 뒤집어져 있는 게 아닌가. 그래도 다행히 찢어지거나 멀리 날아가진 않아서 보수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진 않았지만. 아까운 아침 시간에 어제 했던 일을 또 하니 들깨까지만 간신히 심고 수수는 심지 못했다. 고구마 심은 곳도 겨우 두 이랑만 풀을 매줬고. 아무래도 비가 오고나면 풀이 더 자랄 텐데. 걱정이 앞선다. 

 

그래도 땅콩은 멀칭을 손보기 전에 미리 심었기에 망정이지. 날이 금세 더워지는 것도 문제지만 오랜만에 하는 여행에 차질이 있을까. 서둘러 자전거에 오르는데. 그래도 시계를 보니 근 다섯 시간은 일을 한 셈이다. 일찍 심어서 문제였는지, 종자용으로 나온 것을 심어서 문제였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새로 심은 땅콩은 싹이 잘 나야 할 텐데. 자전거에 오르고도 땅콩 심은 곳을 한참이나 바라보다 겨우 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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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4 12:32 2010/05/24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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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잡기, 이제 시작인가(5월 10일/맑음 11-23도)

 

온갖 모종을 옮겨 심느라 몰랐는데. 벌써부터 풀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풀 잡기. 이제부터 시작인가, 싶다. 그래도 아직까진 호미로 흙을 긁어주기만 해도 되고. 쬐끔 올라온 것들만 뽑아주면 되니 일이 많지는 않다. 하지만 지금부터 슬슬 풀을 매줘야지. 순간 때를 놓쳤다간 금세 풀천지다. 방심은 금물. 늦은 오후에 슬슬 밭에 나갔다 생각지도 않은 풀매기로 허벅지가 뻐근하다.

 

이런, 약을 주니 비가 오네(5월 11일/흐리고 비 7-15도)

 

아침을 먹을 때까진 분명 해가 있었다. 그리고 밭에 나와서도. 하늘이 어째, 먹구름이 끼는 가 싶었어도 비가 오리라곤 생각지도 않았는데. 목초액에 미생물발효제까지 뿌려줬더니 때 아닌 비가 내린다. 이런, 두 시간 넘게 일한 보람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모래나 글피, 다시 약을 줘야 할 듯.     

 

고구마 심기(5월 13일/맑음 8-22도)

 

예약 주문한 고구마가 어제 도착했다. 자색, 밤, 호박 각각 100개씩. 좀 많은 것 같지만. 두고두고 겨우내 주전부리할 요량으로 부러 많이 주문한 것이다. 모처럼 화창한 날에 바람까지 살랑살랑 부니 300개 고구마 심는데 하나도 힘이 안 든다. 다만 오늘따라 유난히도 지나가는 말을 붙이는 이들이 많아 쬐끔 일이 더디게 됐을 뿐이다.

 

“아저씨, 고구마 심으세요?”

“예. 그런데요. 무슨 일이시죠?”

“아니요. 고구마는 어떻게 심는 건지....”

 

“고구마 심나보네”

“네....”

“근디 고구마를 너무 넓게 심었어”

“.....”

“글고, 고구마는 요롷게 심어야 낭중에 캐기가 쉬운디”

“아, 예.”

 

“비닐을 깔고 심으면 풀을 안 매도 될 텐데”

“그러게요”

“여기가 풀이 많더라고. 비닐을 치지”
“아. 예. 열심히 풀 매야지요”

 

감자밭 초벌 제초하기

(5월 14일/맑음 8-26도)

(5월 15일/맑음 11-23도)

(5월 16일/무더움 8-28도)

 

<초벌 김매기가 끝난 감자밭>

 

금요일에 멧돌호박 8개 심고, 일요일엔 고구마 심은 곳에 물준 것 빼곤 사흘 내리 아침에 감자밭 초벌 제초를 했더니 장딴지며, 허벅지가 심히 땡긴다. 꼼꼼히 한 번 김매는 것 보단 설렁설렁 해도 두 번 하는 게 나으니. 내일은, 모래 비 소식에 서리태며 메주콩 심어야 하니 안 되겠고. 글피, 비 그치고 나면 본격적으로 채소 심은 곳과 옥수수, 고구마 심은 곳에 초벌 김매기를 해야겠다. 한 사나흘 죽자고 고생하면 풀이 좀 잡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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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7 16:42 2010/05/1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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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모종 심기

from 10년 만천리 2010/05/11 16:54

온갖 모종 심기 - 첫째 날(5월 3일/한차례 비 9-22도)

 

어째 일이 잘 풀린다 싶었다.

 

오늘 부터 글피까지 고추며, 온갖 모종을 심어야겠다, 마음먹고 아침 수저를 놓자마자 신동농협에 전화를 했더니. 가는 날이 장날. 오늘부터 모종을 팔기 시작한다고 한다.

 

서둘러 자전거 짐받이에 2층으로 과일박스를 매달고 학곡리로 달려가 고추 한판(50개), 토마토, 방울토마토, 애호박 각 20개씩을 싣는다. 계산을 하니 고추만 작년에 비해 10원이 올랐고 나머지는 그대로다. 역시 종묘상이나 시장통에서 사는 것보다는 싸고 품질도 좋아 보인다.

 

오전에 한차례 비가 온다고는 했지만. 하늘만 잔뜩 찌푸려있고 비는 오지 않는다. 덕분에 11시가 가까웠어도 일하기는 좋기만 하다. 주말부터 풀리기 시작한 날씨가 어제는 25도까지 올랐기에. 흐린 날씨만 아니라면 벌써부터 땀이 줄줄 흘렀을 테니.

 

2시 넘어 늦은 점심을 먹고 나니 천둥소리가 요란하다. 거실 쪽 하늘은 해가 쨍쨍한데, 부엌 쪽 하늘은 어두컴컴하다. 빗방울은 보이지 않지만 어찌해야 하는지.

 

글피 어린이날만 아니었다면 쉬었을 텐데. 어린이날부터 비가 온다고 하니 오늘 내일, 그리고 어린이날 아침까지 모종을 다 심어야 한다. 해서 비를 좀 맞더라도 오후에 한차례 더 모종을 심기 위해 다시 농협에 들렀다 밭으로 향한다.

 

집과 농협에선 비를 만나지 않았는데. 어째 밭으로 가는 길이 흠뻑 젖어있다. 오호라. 부엌 쪽 하늘이 컴컴하고 천둥소리가 요란했었는데. 밭이 그쪽이었던 것. 덕분에 모종 심을 곳에 물을 많이 안줘도 될 듯. 그래도 모종 심기 전에 물은 조금씩 줘야 할 것 같다.

 

작년에 만들어 놓은 사다리를 타고 개울물을 뜨러 둑을 내려가는 순간. 비가 왔다는 걸 깜빡 잊었었나보다. 잔뜩 물을 먹은 개울가 풀들이 오지게도 미끄러운 게 아닌가. 몸을 가누기는커녕 사다리에서 개울가로 발을 딛자마자 미끈.

 

결국 한쪽 발이 개울물에 제대로 빠져버렸다. 그리고 이런. 팔목과 등이 시큰하고 쓰리다. 아무래도 미끄러지면서 중심을 잡으려 사다리를 잡았는데. 사다리는 잡지도 못하고 사다리에 쓸리고 만 것 같다. 옷을 걷어 팔목을 보니 피부가 까져 피가 보인다. 등도 쓰리고 아픈 걸 보니 거기도 마찬가지 일터인데.

 

서둘러 남은 모종 옮겨 심고 집으로 와 등을 보니. 아니나 다를까 팔목은 그나마 나은 편. 등 쪽은 난리도 아니다. 어째 아침부터 일이 잘 풀린다 했는데. 피까지 보게 되다니. 지금은 쓰린 것도, 시큰한 것도 괜찮지만. 아무래도 빨간약이라도 바르고 자야할 것 같다. 내일 또 일해야 하는데. 땀나면 어쩔 수가 없으니 말이다.

 

* 고추 100개 - 13,000원(개당 130원)

* 토마토, 방울토마토, 애호박, 오이 각 20개씩 80개 - 20,000원(개당 250원)

 

온갖 모종 심기 - 둘째 날(5월 4일/맑음 16-26도)

 

날씨가 심상치 않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아침 기온이 5도 미만으로 떨어지고 낮 기온도 20도를 채 오르지 못했는데. 게다가 연 사흘을 내리 비가 오기도 했고. 그러다 주말을 지나면서부터 날이 풀리는 가 싶더니. 그새 초여름 날씨다. 모래 밤부터 시작되는 비가 그치고 나면 예년 기온을 되찾는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봄을 느낄만하니 여름으로 접어든 셈이다.

 

오늘도 아침과 늦은 오후에 두 번. 농협과 밭을 오가며 모종을 사다 심었다. 2층으로 만든 짐받이 때문인지 작년보단 훨씬 빠르게 심어나가는 것 같고. 내일 하루 더 고생하면 대충 모종으로 심어야 할 것은 다 마칠 수 있을 듯하다. 아직까진 새벽 기온이 만만치 않아 심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고구마만 빼고 나면.

 

이제 모종내기가 끝나면 한 차례 풀잡기를 해줘야 한다. 골 사이에 뿌려둔 호밀은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고 있으니 한결 쉽기는 하겠지만. 작년처럼 어영부영 손 놓고 있다가는 온통 풀천지가 되기 십상이니. 모종을 옮겨 심는 틈틈이 삐죽삐죽 올라오기 시작한 풀들을 손보면서 풀들과 친해져야겠다.

 

* 고추 130개 - 16,900원

* 청양고추 20개 - 2,600원(개당 130원)

* 파프리카 20개 - 10,000원(개당 500원)

* 수박, 가지 각 10개씩 20개 - 5,000원(개당 250원)

* 배추 10개 - 500원(개당 50원)

 

온갖 모종 심기 - 셋째 날(5월 5일/무더움 12-27도)

 

오늘로 고추는 다 심는다. 청양고추 20개를 포함해 모두 250개. 작년에도 247개를 심었는데. 꼭 요만큼 심어야겠다, 생각지도 않았지만 꼭 그만큼이 됐으니. 밭 만드는 요령이 조금 생겨난 걸까. 전혀 다른 모양으로 이랑을 만들었는데도 그리 됐으니 말이다.

 

* 오이고추 6개 - 1,500원(개당 250원)

* 아삭이고추 5개 - 1,250원(개당 250원)

* 수박 5개 - 1,250원(개당 250원)

* 단호박 5개 - 1,250원(개당 250원)

* 참외 20개  - 5,000원(개당 250원)

 


온갖 모종 심기 - 마지막 날(5월 7일/맑음 11-23도)

 

수박과 참외, 오이고추, 아삭이고추, 단호박을 심으니 이제 농협까지 갈 일이 없겠다. 아니 집에서 밭에 가는 오르막보다 더 긴 오르막을 두 번이나 넘어야 할 일이 없어졌으니. 이건 덤인가?

 

그래도 봄이네(5월 9일/무더움 10-27도)

 

4월 중순까지만 해도 아침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를 않나. 일주일 간격으로 연 사흘씩 내리 비가 내리기도 하고. 이상기온에 일조량이 부족하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오기는 했지만. 뿌려놓은 씨앗들도 다 싹이 나왔으니.

 

5월 들어서는 연일 20도를 웃도는 더위에. 급기야 오늘은 27도까지 올라갔지만. 늦은 아침을 먹고 잠시 밭에 나와 늦은 아침을 먹고 잠시 밭에 나와 옥수수도 심고. 씨앗과 키 재기 하듯 쏙쏙 올라오는 풀들도 매주는데. 아직은 따가운 햇볕보단 선선한 바람이 목덜미 땀을 식혀주니. 그래도 봄은 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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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1 16:54 2010/05/1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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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카드 멀칭

from 10년 만천리 2010/05/03 20:45

땅콩 심기(4월 26일/흐린 후 비 8-19도)

 

땅콩은 처음 도전하는 거라 언제 종자를 어떻게 구하는 지, 언제 심어야 하는지, 또 어떻게 심어야 하는지 모든 게 백지 상태다. 어찌어찌 생땅콩을 구하기는 했는데. 이게 피땅콩이랑 어떻게 다른 건지. 어떤 이는 하룻밤 물에 불려 심는다고도 하고. 땅콩은 배수가 잘 되는 땅에 길러야 한다는 얘기도 있고. 골을 넓게 해줘야 한다, 두 알씩 심으면 된다, 하여간 이래저래 말은 많은데 딱 이거다, 싶은 방법이 없다. 결국 이런저런 얘기들 가운데 이런 방법, 저런 방법으로 직접 한 해 지어보는 수밖에 없을 듯하다.

 

어제는 아침나절에 땅콩 심을 다섯 이랑을 만들었고, 자기 전 땅콩을 물에 담가 불려놓았으니. 게다가 오늘 오후부턴 비도 온다고 하니. 넓게 이랑을 만든 곳 한 군데, 좁게 골을 탄 이랑 세 군데로 나눠 땅콩을 심는다. 두알 이면 충분하다고들 하는데 생땅콩이라 싹이 잘 않나올 수도 있다는 말에. 콩 심듯이 세알씩 40cm 간격으로 심었다. 그리고는 좁게 골을 탄 곳은 그렇다 쳐도 다소 넓게 골이 만들어진 곳이 아무래도 잡초에 시달릴 듯해. 벌써 고추 심을 곳에는 싹이 나기 시작한 호밀을 쭉 뿌려둔다.  

 

플래카드 멀칭 - 첫째 날(4월 29일/흐리고 바람 셈 3-12도)

 

멀칭은 작물에 따라, 하는 사람에 따라 갖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제초일 것이다. 한참 작물이 자라야할 때 그늘 한 점 없는 밭고랑을 훑으며 풀 잡는 일은. 해 본 사람이나 말할 수 있고. 결국 땅이 숨을 쉴 수 없는 단점이 있으면서도, 100년이 가도 썩지 않는다는 비닐을 까는 것도, 잡초 때문인 것이다.

 

작년에는 멀칭을 하지 않으면 기르기 쉽지 않다고 하도 말들이 많이 들어서. 고추와 참외 심은 곳에 비닐 멀칭을 했다. 하면서도 내년엔 꼭 다른 방법을 찾아야겠다, 생각했는데. 비닐 멀칭을 해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름 내내 달디단 참외를 참 많이도 맛봤고. 가을엔 태양초도 만들었으니.

 

<대체 뭐라고 써있는 거지? "상하이차의 상용차에 대한 투자약속과....불이행 기술유출 도와준 산업...?>

 

올 해도 멀칭을 해야 하긴 하겠는데. 우선 감자, 고추, 콩 심을 곳 골에 호밀을 잔뜩 뿌려두었고(벌써 싹이 나기 시작했다). 비닐 대신 재활용한 플래카드와 신문지를 쓰기로 했다. 점차 자연 멀칭 방법을 찾아봐야 하겠지만. 적당한 선에서 타협 아닌 타협을 한 셈이다.

 

사흘을 내리 비가 왔으니 이제 고추 심을 곳과 참외 심을 두둑 한 곳에 멀칭을 하면 딱, 이겠는데. 길이도 어중간하고, 폭도 어중간한 플랑카드를 붙잡고. 그것도 바람 쌩쌩 부는 날에 혼자서 하려니 영 쉽지가 않다. 아무리 돌을 얹고 흙을 덮어두고 해도 휭~하고 부는 바람에는 속수무책이다. 어쩔 수 없다. 바람 없는 날 다시 해야지.  

 

플래카드 멀칭 - 둘째 날(4월 30일/맑음 6-14도)

 

이게 참 애매하네. 길이도 길이거니와 폭이 어중간해서. 두 개로 하려니 일이 쉽지가 않고. 한 개로 하려니 두둑 넓이에 조금 모자라고. 겨우 고추 심을 곳 네 이랑만 하면 되는데. 시간이 꽤나 걸린다. 싹이 나기 시작한 호밀도 발에 밟힐 새라 조심도 해야 하니. 그나마 다행인 게 일이 다 마칠 쯤 해서야 바람이 부는 게다.

 

<왼쪽 한줄은 참외를, 오른쪽 네 줄은 고추를 심을 곳이다>

 

두 번째 옥수수 심기(5월 2일/맑음 4-24도)

 

지난달 25일에 심었으니 꼭 일주일 만에 다시 옥수수를 심는다. 계획으론 앞에 심은 것들이 싹이 난 이후, 그러니까 대략 15일 간격으로 심으려고 했는데. 아직 농협에 모종이 나오질 않아 딱히 급한 일도 없고. 그러다 보니 밭엘 가지 않게 되고. 이거 안 되겠다, 싶어 일요일이지만 옥수수 씨앗을 들고 밭에 나간다. 옥수수 심기야 뭐 삼십분도 안 걸리니. 나온 김에 들깨와 참깨 심을 곳까지 만들어보는데. 일 다 하고 나니 왔다, 갔다 자전거타고 다니는 시간보다 더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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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03 20:45 2010/05/03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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