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리태 순지르기 2010/09/13
  2. 곤파스 2010/09/05
  3. 연일 내리는 비 2010/08/31
  4. 무더위에 지친다 2010/08/23
  5. 계속되는 비 2010/08/15

서리태 순지르기

from 10년 만천리 2010/09/13 00:31

서리태 순지르기 - 첫째 날(9월 6일/가끔 비 22-28도)

 
태풍이 지나간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또 태풍이란다. 올 여름은 정말 ‘징하다, 징허’라 할 만큼 비가 많다. 건달 농사짓는 사람이야 뭐 대수겠냐, 마는 이래가지고는 농부님들, 참 농사짓기 힘들겠다.
 
비가 이리 많이 오니 밭에 나갈 시간도 많지 않고. 잠깐 해가 나올 때 일한다 해도 겨우. 급한 것들만 처리하고 오는 정도니 밭 상태가 꽤나 심각하다. 세찬 바람에 쓰러져 버린 옥수수들도 미처 다 세우지 못했고. 콩은 한참을 웃자라 잎과 줄기가 무성하다. 이것저것 손 봐야 할 게 많지만 아무래도 이번 주는 콩 순지르기가 우선일 듯.
 
태풍이 온다고는 하는데 다행히 오후가 되자 비가 그치고 해가 나온다. 아직은 무더운 날씨니 급하다고 땡볕에 나갈 수는 없고. 그래 네 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나와 일을 하니. 겨우 두 이랑 남짓 풀 뽑고 순 지르고. 이거 속도가 너무 더디다. 하지만 어쩌겠나. 급하다고 바늘허리에 매어 쓰지 못하니.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서리태 순지르기 - 둘째 날(9월 7일/맑음 20-29도)
 
다행히 ‘말로’만 태풍이 춘천까진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덕분에 이틀은 더 일할 수 있을 것 같고. 주말에 또 비소식이 있긴 하지만. 잘만하면 이번 주 안에 서리태를 심은 곳은 정리를 마칠 수 있을 듯. 또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다 이미 빨갛게 된 지 한참이 지난 고추도 수확한다. 오늘같이 햇볕 좋고 바람만 잘 불어준다면 다음 비가 올 때까진 어느 정도는 말릴 수 있겠지, 하는 생각으로. 하지만 따낸 고추 절반 이상이 이미 썩거나 물러져 있어 말리기 어려우니. 쾌히 마음이 좋지는 않다. 
 
서리태 순지르기 - 셋째 날(9월 8일/흐림 17-24도)
 
정신없이 풀 뽑고 순지르다 보니 해 지는 줄도 모른다. 어둑어둑해서야 자전거에 오르는데. 불과 며칠 사이 해 지는 시간이 많이 빨라진 듯하다.
 
서리태 순지르기 - 넷째 날(9월 9일/흐리고 비 19-21도)
 
오늘로 서리태 순지르기는 대충 마무리가 됐고. 오후에 비가 온다는 얘기가 있으니. 부식으로 할 감자도 조금 캐고. 다 죽어가는 고추에서 장아찌 담글 풋고추를 건져내고. 곁다리로 죽지 않고 살아남은 빨간 고추들도 따고. 한동안 손대지 못했던 땅콩 밭도 풀매고. 이것저것 꽤나 일을 했는데도 다행히 비가 오지 않았다.
 
장대비(9월 12일/비온 후 맑음 20-25도)
 
9일 낮부터 오늘 아침까지 춘천에 쏟아진 비가 무려 344.5mm다. 둘째 날이 가장 심했는데. 무려 195mm가 왔다. 그야말로 장대비였던 셈. 와도와도 너무 오는 것 같다. 이래가지고야 무신 농사가 될는지. 안 그래도 중곡동에서 안부 전화가 왔기에 그저. “어쩌겠어요. 그런가보다 해야지요. 하고 말았다. 하지만 갈수록 이상스러워지는 날씨가 걱정되지 않을 수밖에. 그런데도 무심한 건지, 애써 외면하는 건지. 누구 하나 뭔가 잘못됐다, 말하는 사람이 없으니. 유별나게 호들갑 떠는 것도 같고. 그냥 변화하는 날씨에 맞게 농사를 바꾸는 게 맞는 건지. 정말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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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3 00:31 2010/09/13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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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파스

from 10년 만천리 2010/09/05 22:14

북상중인 태풍(9월 1일/무더움 26-32도)

 
엎친 데 덮친 격, 그야말로 설상가상이다. 지금부터라도 해가 나와야 뭐든 할 수 있을 터인데. 태풍이 올라온다고 하니. 그것도 강한 세력을 동반해 중부지방을 통과한다고 하니. 대체 뭘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다.
 
고추들은 진즉에 빨갛게 되기 시작했건만. 건조기가 없는 이상 말릴 수 없으니. 비가 그치면 따자, 한 게 벌써 보름이 넘었다. 그러니 하나, 둘 죽어나가는 것도 있고, 빨간 고추는 짓물러 터지고. 옥수수도 이미 다 땄어야 하는데. 오늘에서야 겨우 다 쓰러져가는 것들에서 몇 개를 따니.
 
다행인지 고구마와 땅콩은 그 와중에도 잘 자라고 있고. 팥은 아직 아니지만 메주콩과 서리태가 꼬투리를 튼실히 만들고 있으니. 그걸로 위안은 삼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바로 옆에 있는 토마토며 호박들이 시들시들해지니 그것도 잠깐이다.
 
그래도 어쩌겠나. 하는 데까진 해보자, 며 아침나절부터 밭에 나와 지주도 손봐주고, 물고랑도 다시 파고. 며칠 새 또 열린 가지며, 오이를 따내고. 옥수수도 첫 수확을 하고 땅콩 밭도 풀 매주고 나니 마음이 조금 놓인다. 하지만 태풍이 이만저만 큰 게 아니어서 걱정이 다 놓이는 건 아니다.
 
곤파스 - 첫째 날(9월 2일/흐림 22-26도)
 
태풍이 지나간 자리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오이, 토마토, 호박 지주는 한편으로 쓰러졌고. 고추는 절반이 넘게 쓰러졌다. 옥수수도 모조리 넘어갔고, 사이사이 심은 콩도 덩달아 쓰러졌으니. 밭으로 가기 전 마음을 다 잡았지만 막상 보고 나니 심란하다. 그래도 어쩌겠나. 일단 하는 데까진 해봐야지. 다
 
행히 바람과 비는 잦아들었어도 해는 보이지 않으니 일하기엔 좀 낫다. 결국 반나절 가까이 일하고 나니. 고추는 다 일으켜 세웠고. 콩밭도 세 이랑은 정리를 했고. 그제야 마음이 조금은 놓이는데. 그래도 여기저기 쓰러진 옥수수며, 콩들을 보고 있자니. 이거 어찌해야 하나. 걱정이 태산이다.
 
곤파스 - 둘째 날(9월 3일/흐리고 비 22-28도)
 
이틀째 피해복구다. 헌데 진도가 나질 않는다. 오후에 또 소나기가 예보돼 있어 아침나절 밭에 나갔는데. 겨우 두 시간 남짓 일하고 나니 후두둑. 내일은 또 의정부엘 가야 하니 아무래도 오늘은 손을 많이 봐야 할 터인데. 비가 오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얼마나 일을 했나 돌아보니 달랑 콩 밭 세 이랑, 쓰러진 콩 일으켜 세우면서 순 지르고 풀 뽑은 거 밖에 없다. 이런. 이대로 돌아가선 안 될 듯 해 비를 맞으며 일하는데. 괜히 날 더울 때 일하는 거보단 되레 시원하니 좋다. 해서 세 시간을 다 채우고 쏟아지는 비를 철철 맞으며 자전거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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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5 22:14 2010/09/05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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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내리는 비

from 10년 만천리 2010/08/31 12:02

연일 내리는 비(8월 28일/무덥고 소나기 23-29도)

 

정말 많이도 온다. 이번 주는 어제 하루 빼곤 죽 비다. 내일도 비소식이고. 다음 주 중반에도 또 비가 온다고 하니. 이 정도면 이거 우기(雨氣)가 아닌 가 싶기도 한데. 기후 걱정하기 전에 밭 걱정이 먼저니. 고추도 하나, 둘 죽어나가고. 토마토도 물컹물컹한 것들만 만들어 낸다. 다 캐내지 못한 감자는 또 어떤가. 물을 좋아하는 작물들에게는 좋겠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여야지. 이래갖고는 뭐든 버티기 힘들겠다.  

 

잠깐 비가 그친 사이 밭에 나가보니 마음만 심란한데.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 여기저기 풀도 뽑아주고. 죽어가는 고추들도 뿌리째 뽑아내고. 그래도 그 와중에 오이와 가지가 많이 열려 심란한 마음을 누그러뜨려주는데. 그것도 잠깐. 한 달 내내 내리는 비 때문에 풀을 잡아주지 못한 콩, 팥 밭을 보니. 여긴 정글이네. 큭. 마음 같아선 싹 다 정리하고 싶은데. 그건 말 그대로 마음뿐. 덥고 습한 날씨에 조금만 일해도 지대로 짜증이니. 후와. 이거 올 해는 정말 농사짓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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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31 12:02 2010/08/3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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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에 지친다

from 10년 만천리 2010/08/23 10:02

고추짱아지(8월 16일/무더움 22-29도)

 

연일 계속되는 비에 고추가 걱정이다. 벌써 물러터진 고추들이 많이 떨어졌고. 이제 막 빨갛게 되는 것들도 여럿 죽어나가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아직 괜찮지만. 비가 더 계속되면 문제가 더 커질 듯하다. 해서 오늘은 둘 다 밭에 나와 조짐이 심상치 않은 것들을 중심으로 고추를 다 따내기로 한다. 가만 두면 죽어나갈 게 틀림없으니. 고추짱아지라도 담글 요량으로 그리 하는 것인데. 어제, 오늘 부지런히 고추를 따고, 딱고, 소금물 만들어 부우니. 작년 매실액 담가 먹은 커다란 유리병 두 개가 가득 찬다. 올 겨울 밥상에 올라올 고추짱아지인 것인데. 가만 보고 있으니 괜히 배가 부른다.   

 

고구마 밭 또 김매기(8월 17일/무더움 21-32도)

 

오는 비에 손 놓고 있다 고구마 밭이 엉망이 됐다. 미처 줄기가 다 뻗지 못한 사이 풀이 무섭게 올라온 것이다. 비가 그친 틈 사이 조금씩 손을 봐주긴 했지만. 아무래도 그냥 둬선 안 될 것 같아 어제, 오늘 다른 일 제쳐놓고 풀을 뽑아주는데. 잘못 발을 디디면 줄기가 똑하고 부러지고. 풀인가 싶어 뽑아내다 보면 역시 줄기까지 쑥하고 올라오니.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더구나 햇빛을 피해 이파리 뒤에 숨어있던 모기까지 휘젓는 손에 날아올라. 땀 냄새에 이만저만 달려드는 게 아니니. 일하기가 만만치 않다. 그래도 이틀을 꼬박 김매기 해줬더니 숨통이 좀 트인다.  

 

무더위에 지친다(8월 21일/무더움 24-33도)

 

연일 폭염이다. 30도는 기본, 33-34도까지 올라가는 날이 계속된다. 더구나 기온만 높은 게 아니라 습도까지 높다. 이 정도면 가만있어도 땀이 주르륵. 그야말로 찜통더위다. 하지만 아무리 더워도 이틀, 사흘 밭에 나가지 않을 순 없다. 가만히 있음 금세 풀천지가 되니. 해서 밭에 나오지만.

 

10분 만에 두 손 다 들 수밖에 없다. 감자 조금 캐고 오이며, 참외를 몇 개 따기만 했는데도. 바지까지 땀으로 젖는다. 아무리 그늘이 지고 바람이 불어도 이건 아니다. 어찌어찌 한 시간은 넘게 풀도 좀 뽑아 보려고 하지만. 휴. 무더위에 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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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3 10:02 2010/08/2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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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비

from 10년 만천리 2010/08/15 21:58
계속되는 비(8월 9일/무더움 24-34)
 
연일 무더위에 비다. 그냥 덥기만 하면 그래도 참을만한데. 습하기까지 하니 불쾌지수가 높을 수밖에. 낮 동안 시원한 동네 도서관으로 피했다가 저녁에나 밭에 가려고 하는데. 방금까지도 화창하던 날씨가 순식간에 어둑어둑해지고. 폭우가 쏟아지기도 하고. 내렸다 그쳤다 가를 반복하기도 하고. 통 밭에 나가기가 어렵다. 해서 오늘은 새벽나절에 움직여 사흘 만에 풀도 베어 주고. 이것저것 따오기도 하고. 쓰러진 고추며 콩도 일으켜 세우는데. 9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간에도 땀이 주르륵. 풀로 뒤덮인 밭이 마음에 걸리지만 더 일하다가는 사람 잡을 듯. 어서 가서 시원하게 목욕이나 해야지.
 
태풍(8월 10일/흐리고 무더움 23-28)
 
점입가경이다. 하루걸러 비 오는 날이 계속되더니 이젠 태풍이라니. 이러다 밭이 정글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내리는 비에 풀이 잘도 자라는데. 흠뻑 젖은 풀밭에 들어가면 10분도 채 되지 않아 무릎까지 다 젖고. 후덥지근한 날씨에 윗도리도 다 젖고. 비가 오지 않는 날이라도 밭에 나가야 하겠지만.  
 
새벽같이 나와 일을 해봐도. 밤새 내린 이슬로 젖는 건 매한가지. 새벽이라 해도 덥기는 또 매한가지. 그나마 해라도 없으니 다행이지. 8시만 되면 해까지 머리위에 뜨니 겨우 두 시간 남짓 일하는 셈. 그래도 이렇게라도 나와야 땅콩 심은 곳 풀도 잡아주고. 고추밭, 고구마밭 낫질도 할 수 있다. 아직 콩하고 팥 심은 곳은 손도 못 대고 있지만.
 
또 오는 비(8월 14일/흐리고 비 24-30)
 
웬 비가 이리 자주도 오는지. 태풍도 태풍이지만 우기(雨氣)인가 싶게 하루걸러 아니 이번 주는 월요일 빼고 쭉 비다. 덕분에 푹 쉬고는 있지만 이건. 몸만 쉬는 거지 마음은 타들어간다. 작물들이 잘 버티고 있으려나.
 
오늘도 하루 종일 비가 온다지만 잠깐 그친 사이 밭에 나왔는데. 아니나 다를까. 고추 몇 개는 쓰러져 있고 또 몇 개는 고추들이 다 물러 터져 있다. 토마토 역시 채 익지도 않은 것들이 죄다 물러 터졌고. 방울토마토는 맛이 영 시원찮고. 물을 좋아하는 오이만은 주렁주렁 열렸지만. 고구마 밭에 무릎까지 올라온 풀이며. 콩, 팥 심은 곳에도 풀이 쑥쑥 올라온 게. 심란하다.
 
서둘러 고추며 오이를 따고 고구마 밭 풀 뽑는데. 또 비가 쏟아진다. 이번 비는 내일까지 꽤 많은 양이 온다고 하던데. 고추가 큰 걱정이다. 아무래도 잠깐잠깐 비가 그친 사이라도 밭에 나와 이것저것 손을 봐야할 듯하다. 
 
모처럼 해가 쨍(8월 15일/무더움 25-31)
 
8월 들어 보름이 지난 지금까지 비가 온 날이 무려 12일이다. 일지를 보면 하루걸러 간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비가 잠시 그친 때, 부랴부랴 밭에 나간 것이니. 그래도 그렇지. 기상청 홈페이지에서 확인을 하고 하니, 새삼 심하단 생각이 든다. 지금부터라도 비가 살살 와야 할 터인데.
 
오늘은 모처럼 해가 쨍하고 떴다. 아침까지만 해도 잔뜩 흐린 하늘에 해가 나올 것 같아 보이지 않았는데. 점심 먹고 한 잠 자려는데, 창밖으로 밀려들어오는 햇살에 퍼뜩 정신이 든다. 이게 얼마 만에 뜬 해이던가.
 
해가 나니 밭일을 나가야겠는데. 밀린 일로 마음은 급하지만, 곧 땀으로 범벅이 될 걸 생각하니, 몸이 쉽게 움직이질 않는다. 이래 마음이 간사해가지고 어찌 농사를 지으려는지. 비 온다는 핑계로 내심 잘 쉬다, 이제 일 하려니 밍기적거리는 게다. 이리저리 괜히 시원한 물이 없네, 벌써부터 덥네 하며 시간을 끌었더니. 결국 두 시간도 채 일을 하지도 못하고. 쩝. 비 덕분에 많이 나태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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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5 21:58 2010/08/15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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