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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불 입성’ 탈레반 “전쟁 끝났다”…아프간 대통령 국외 도피

등록 :2021-08-16 07:25수정 :2021-08-16 09:04

 
미 대사관, 국민 대피 지시…외교관들은 17일까지 철수
영국,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 각국도 철수에 나서
 
아프가니스탄 무장 조직 탈레반이 15일(현지시각)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대통령궁을 장악한 뒤 “전쟁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대통령궁에 진입한 탈레반 대원들. 카불/A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무장 조직 탈레반이 15일(현지시각)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대통령궁을 장악한 뒤 “전쟁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대통령궁에 진입한 탈레반 대원들. 카불/A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무장 조직 탈레반이 15일(현지시각)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입성한 뒤 “전쟁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탈레반의 사령관들이 이날 카불의 대통령궁에서 무장 대원 수십명과 함께 있는 영상을 공개했다. 탈레반 대원들은 아프간 대통령궁을 장악한 뒤 탈레반기를 게양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탈레반 대변인은 <알자지라>에 “아프간에서 전쟁은 끝났다”며 통치 방식과 정권 형태가 곧 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탈레반은 “우리는 주민과 외교 사절의 안전을 지원하겠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장한다. 모든 아프간 인사와 대화할 준비가 됐으며, 필요한 보호를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방송 <1티브이(TV)>는 밤으로 접어들면서 카불 시내에서 몇차례 폭발이 발생했고 공항 주변에서 총격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카불 시내는 대체로 고요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유혈 사태와 탈레반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나라를 떠났다고 말했지만, 그가 어느 나라로 떠났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내무부 고위 관계자는 가니 대통령이 타지키스탄으로 떠났다고 밝혔으나, <알자지라>는 그가 우즈베키스탄으로 갔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유럽 각국이 15일(현지시각) 아프가니스탄 카불에 있는 대사관을 폐쇄하고 직원들을 철수시키기 시작한 가운데 카불 주재 미국 대사관 근처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카불/AP 연합뉴스
미국과 유럽 각국이 15일(현지시각) 아프가니스탄 카불에 있는 대사관을 폐쇄하고 직원들을 철수시키기 시작한 가운데 카불 주재 미국 대사관 근처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카불/AP 연합뉴스
 

탈레반이 카불에 진입하자 각국 정부가 철수를 서두르고 있다. 카불 주재 미국대사관은 현지 미국인들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미 대사관은 이날 경계경보를 통해 “(카불) 공항에 총격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있다”며 “우리는 미국 시민들에게 대피할 것을 지시한다”고 밝혔다.

 

미 대사관의 외교관들도 전원 철수를 시작했다. <시엔엔>(CNN) 방송은 미국이 카불 대사관의 모든 요원을 17일까지 대피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애초 대사를 비롯한 최고위급 인사와 경호요원 등 최소한의 인력은 현지에 남겨두기로 했지만, 상황이 악화하자 전원 철수를 결정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카불 주재 미 대사관은 전세계 대사관 중 최대 수준인 4200명의 직원이 근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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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독일 등 유럽 국가들도 잇따라 아프간 주재 대사관을 폐쇄하거나 잠정 이전하면서 인력 철수를 서두르고 있다고 <데페아>(dpa) 통신 등이 전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카불 주재 대사관 폐쇄 사실을 확인하고 모든 대사관 인력이 카불 공항 군사 구역으로 대피했다고 밝혔다. 독일군이 16일부터 독일 시민 등을 대피시키기 시작할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영국도 군을 동원해 아프가니스탄 주재 대사와 직원들을 대피시키고 대사관을 닫는다고 <더타임스>가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영국 정부 관계자는 “공군이 외교관 등을 대피시킬 예정이다. 탈레반과는 신뢰가 없다”고 말했다. 영국은 대사관 직원을 포함한 영국 정부 직원 500명, 현지 통역사, 구호단체 종사자 등 모두 5500명을 철수시킬 준비를 시작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가능할 때까지 카불 주재 자국 대사관이 기능하도록 하되 대사관을 카불 공항 인근으로 옮겼다고 이날 밝혔다. 네덜란드 국방부는 남은 인력 대피를 위해 군용기 한 대를 카불로 보냈다. 이탈리아, 스웨덴 등도 자국 외교관 혹은 일부 현지인 직원 대피 계획을 밝혔다. 한국 정부도 현지 대사관을 잠정 폐쇄했다.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1007807.html?_fr=mt1#csidx8b56c69b51689ee9681cdb82ac76e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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