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선거제 개편, 왜 필요한가
국회의원 선거제도, 이번엔 바꾸자!
① 선거제 개편, 왜 필요한가
총선 앞두고 국회 논의 급물살
정당 득표율·의석수 균형 위해
비례성 확대·양당제 개혁 과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거제도 개혁이 다시 정치권의 화두로 떠올랐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도 1박2일 워크숍 등 논의를 거듭해 2개 최종안을 추릴 예정이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달 말 국회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위원회를 열어 4월까지 선거제도 개편안을 결정하겠다고 벼른다.
개혁의 핵심은 비례성 확대와 양당제 폐해 극복이다. 승자독식의 선거제도로 인한 정당 득표율과 의석수의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총선에서 어렵게 채택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출범으로 빛이 바랜 상황에서 21대 국회가 비례대표 확대, 지역주의 완화 등 개혁과제를 담아낼 선거제 개편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선거제도 개혁이 필요한 이유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거대 양당이 정당 지지율보다 훨씬 높은 의석 비율을 독과점하는 문제를 개선하는 것이다. 한국의 뿌리 깊은 지역주의와 승자독식 제도로 인한 정치 양극화 문제를 개선할 필요도 제기된다.
여기에 지역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지역 대표성 확보도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영남대 홍은주·박영환·정준표씨가 현대정치연구 2021년 봄호에 발표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위성정당이 없었다면 정의당은 5석이 아닌 12석, 국민의당은 3석이 아닌 8석, 열린민주당은 3석이 아닌 6석을 얻을 수 있었다. 위성정당으로 인해 조금이나마 비례성이 확대될 기회를 놓친 것이다.
김 의장은 최근 헌법개정 및 정치제도 개선 자문위원회의 조언을 받아 3가지 선거제 개편 대안을 제시했다. 소선거구 지역구를 유지하고 비례대표 50석을 늘려 병립형 비례제로 돌아가는 안, 소선거구 지역구를 유지하고 비례대표 의석을 50석 늘려 권역별 준연동형 비례제를 시행하는 안(위성정당 출현 방지 방안 필요), 인구밀집 지역을 중대선거구로 바꾸면서 지역구를 줄이고 줄어든 만큼 비례 의석을 늘려 권역별 개방형 명부 비례제를 도입하는 안이다. 김 의장은 지난달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선거제도와 5년 단임의 대통령제가 맞물리면서 정치가 극한대립을 되풀이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며 “승자독식인 현재의 선거제도를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여론과 의원들 모두를 만족시키기 어려운 딜레마다. 예를 들어 비례성을 높이려면 비례대표 확대가 필요한데 국민 다수는 의원 정수 확대를 반대한다. 그렇다고 지역구 의원을 줄이고 비례대표를 늘리자고 하면 현역 지역구 의원들이 반발할 게 뻔하다.
결국 비례성 확대를 위해선 여론의 벽을 넘어서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선관위에 따르면 한국 의원 1인당 인구수는 17만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8만명보다 훨씬 많다. 의원 수가 늘어야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과 인구가 비슷한 프랑스는 상·하원을 합친 의원 수가 925명, 영국은 1450명이다. 국회에서는 국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의원들의 총세비를 동결한 상태에서 의원 수를 늘리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비례성 확대에 원론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며 “문제는 제도마다 치명적인 약점들이 있기 때문에 국민적 동의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국민적 공감을 얻으려면 단순히 제도를 바꾸는 것뿐 아니라 비례대표 후보를 공천하는 데 있어 굉장히 민주적이어야 하고 투명성도 보강돼야 한다”며 “정말로 대표성 있는 후보들이 나온다면 의원 정수 확대도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 민주당 간사인 김영배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의원 정수 확대는 결국 국민적 신뢰의 문제”라며 “세비 동결, 보좌진 숫자 축소, 의원 출석률에 따른 페널티 강화, 정당 보조금 삭감 등 국회의원의 특권을 내려놓으면서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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