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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의혹' 농협 회장과 손잡은 국힘 원내대표...당황스럽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6/05/04 10:46
  • 수정일
    2026/05/04 10:4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머리띠 함께 두르고 '농협 자율성 수호' 집회...농협 직선제·감사조직 독립에 여론은 압도적 찬성

26.05.04 06:41최종 업데이트 26.05.04 06:41

▲대화 나누는 강호동-송언석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지난 4월 21일 서울 여의대로에서 열린 ‘농협 자율성 수호 농민 결의대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4월 21일 국회 앞에서 강호동 회장이 붉은 머리띠를 맸다. 씨름선수 출신 방송인이 아닌, 농협중앙회 강호동 회장 얘기다.

비리 의혹 당사자가 주장하는 '농협 자율성 수호'

강호동 회장이 두른 머리띠에는 '농협 자율성 수호'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필자는 뉴스에서 이 사진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살아오면서 여러 기막힌 장면들을 보아 왔지만, 비리 의혹의 당사자가 집회에서 '자율성'을 주장하는 것은 처음 본 듯하다. 그가 주장하는 자율성은 도대체 무엇일까?

현재 강호동 회장과 그 측근들은 공금유용, 뇌물수수, 업무상 배임, 특혜성 수의계약 등 여러 비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의혹들 중 상당수는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고, 여러 언론들을 통해서 보도되기도 했다. 그리고 두 차례에 걸친 정부 특별감사에서 사실로 확인되어 수사의뢰가 된 건들이 여럿이다.

그런데도 반성은커녕, 집회에서 붉은 머리띠를 두르고 나선 것이다. 게다가 강호동 회장 옆에서 붉은 머리띠를 두른 또 다른 사람의 얼굴을 보고 좀 당황스러웠다. 그는 '국민의 힘' 송언석 원내대표였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이 자리엔 같은당 이만희, 김선교 의원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리 의혹을 받는 강호동 회장 옆에 앉은 송언석 원내대표가 두른 머리띠에도 '농협 자율성 수호'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송 원내대표나 '국민의힘'은 강호동 회장과 그 측근들이 받는 비리 의혹에 대해 어떤 입장이길래, 그 옆에서 같이 머리띠를 매고 있었던 것일까?

정부·여당 추진하는 농협법 개정안 반대...독립적인 감사가 자율성 침해?

뇌물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지난 4월 4일 마포구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강호동 회장이 자율성 침해라고 주장하면서 반대하고 있는 대상은 무엇일까? 그것은 현재 민주당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간사인 윤준병 의원이 발의한 '농협법 개정안'이다. 정부와 여당이 당·정협의를 거쳐서 발의한 법안이다. 여기에 반대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개혁법안의 내용은 무엇일까?

첫째, 농협 내부의 유명무실한 감사조직을 독립시키자는 것이다. 지금까지 숱한 비리와 공금유용, 부당계약, 부실대출 등의 의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농협중앙회의 내부감사조직은 이를 적발하지 못했다. 특히 중앙회장과 그 측근들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상 눈감아 왔다. 그리고 단위조합에 대한 감사에서도 조합장의 문제에 대해서는 솜방망이 처분을 해 왔다. 성희롱, 업무상 배임 등에 대해서도 경징계를 한 사례가 여럿인 것으로 드러났다.

농협중앙회에 소속된 내부감사조직의 인원과 예산은 어마어마하다 감사를 맡고 있는 인력만 해도 260명이 넘는다. 1년 예산도 500억 원 이상을 쓰고 있다. 그런데도 제 역할을 못하는 이유는 독립성이 보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사조직을 독립시키자는 것인데, 강호동 회장 등은 이것을 '자율성 침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설득력이 없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협동조합의 자율성이 비리를 저지를 자율성이 되어서는 안 된다. 협동조합과 모든 공익성 있는 비영리조직들은 주무관청의 감독과 감사를 받고 있다. 농업협동조합이라고 해서 예외일 수는 없다. 게다가 농업협동조합은 금융업과 경제사업을 동시에 할 수 있는 특례를 인정받고 있다. 그만큼 공적인 책임도 져야 한다.

둘째, 전조합원 직선제를 통해서 농협중앙회장을 뽑자는 것이다. 지금은 1110명의 단위 조합장들만 농협중앙회장 선거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금품선거가 만연하고 있다. 일반 조합원은 투표권이 없고 단위 조합장만 투표권이 있다 보니, 농민들을 위한 공약은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 그래서 187만 명의 조합원들이 직선으로 농협중앙회장을 뽑자는 것이다. 물론, 전조합원 직선제에 대해서는 우려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전조합원 직선제가 '자율성 침해'라는 주장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셋째,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정보공개를 확대하고, 감시의 사각지대를 없애는 것은 어떤 조직이든 해야 할 일이다. 농협중앙회에 소속된 금융지주회사와 자회사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가 감독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도 감시의 사각지대를 없애자는 것이다. 지금은 특별감사를 하는데도 금융지주 자회사의 자료제출조차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감독원의 검사와 중복될 우려 있다면, 상호 협의해서 조율하도록 하면 될 일이다. 지금 농협중앙회의 반대는 '감시의 사각지대'를 만들어서 지금까지 벌어졌던 비리와 부조리가 계속되게 하겠다는 얘기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조합원과 국민 다수, 농협개혁에 찬성

▲위기의 농협중앙회지난 8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농협중앙회와 농협재단 특별감사에서 비위 의혹과 인사·조직 운영 난맥상, 내부 통제 장치 미작동 등 65건의 사실관계를 확인해 두 건에 대한 법령 위반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2026-01-16연합뉴스

한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4월 21일부터 24일까지 전국 농협 조합원 1079명과 국민 1000명을 대상(온라인 설문 방식)으로 실시한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조합원과 국민들 대다수는 농협개혁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호동 회장이 '자율성 침해'라고 주장하는 독립적 농협감사위원회 설치는 조합원과 국민 각각 85.8%, 93.3%의 지지를 받았다. 모든 개혁방안 중에서 가장 높은 지지도이다. 그리고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전 조합원 직선제'로 전환하는 것에도 조합원 83.1%, 국민 90.5%가 찬성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농협 지주회사 및 자회사 감독권 강화에 대해서도 조합원 67.5%, 국민 85.0%가 찬성했으며, 조합원 1명이 조합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각각 68.9%(조합원), 79.7%(국민)가 찬성했다.

이처럼 조합원들과 국민들의 뜻은 분명하다. 그런데도 '국민의 힘'은 강호동 회장과 계속 손잡을 것인가?

덧붙이는 글 글쓴이는 농협개혁추진단 위원입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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