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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재판부 '스마트팜 대납 이재명 승인' 특정 요구...검찰 "문건·물증 없다"

'대북 송금'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종합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2026-04-28 ⓒ 남소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있다. 2026-04-14 ⓒ 남소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대북송금사건 제3자뇌물 혐의를 다루는 재판부가 검찰을 향해 공소사실의 핵심인 '쌍방울의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 비용 대납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당시 경기도지사)의 승인 여부에 대한 구체적 사실관계를 밝히라'고 요구했지만, 검찰은 "뒷받침할 만한 문건이나 물증이 없는 상태"라고 답했다.

검찰이 핵심 공소사실과 관련해 별도 문건이나 객관적 물증은 없고, 관련 진술과 정황 증거를 통해 입증하겠다는 취지의 설명을 내놔 향후 재판에서 검찰의 입증 방식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검찰은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이던 2019~2020년 이 전 부지사 및 김 전 회장과 공모해 경기도가 북한에 지급하기로 약속한 '황해도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와 도지사 방북 의전비용 300만 달러를 쌍방울 측이 북한에 대납하게 했다는 혐의로 지난 2024년 6월 12일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기소했다. 이화영 전 부지사가 외환거래법위반으로 1심에서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받은 지 닷새만의 기소였다. 검찰은 공범으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를 함께 기소했다.

하지만 지난 2월 12일 담당 재판부는 김 전 회장에 대해 공소기각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 사건과 (2심이 진행 중인) 외국환거래법위반 사건 행위자가 모두 피고인이고 범행 일시와 장소, 행위의 상대방 등이 동일하다"고 판시했다. 김 전 회장은 최후진술에서 "북한에 돈을 건네주면서 이화영이나 경기도에 대가를 요구한 적은 없다. 개인 돈으로 한 것이다. 사실상 '김성태의 대북송금'"이라고 말했다.

핵심 공소사실 특정 못한 검찰

11일 오후 수원지방법원 형사11부(재판장 송병훈)는 이화영 전 부지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뇌물) 혐의 사건 등의 공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공판 말미 검찰을 향해 '그 무렵'으로 적시된 공소사실을 구체적으로 특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검찰은 "현 단계에서는 특정이 어렵다"라고 난색을 표했다.

- 재판장 : "공소장에 나온 (스마트팜 비용 관련) 승인 날짜를 특정해달라고 요구했는데..."

- 검찰 : "현 단계에서는 특정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 제 추측 상 공소제기하는 검사가 그게 특정이 됐다면 쓰지 않았을까 싶다. 특정이 그 무렵이라는 단어 이외에는 더 이상 특정이 어려워, '그 무렵'이라는 단어 이외에는 더 이상 구체적으로 표시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긴 하다. 만약에 제가 기록을 검토하는 와중에 구체적으로 특정이 가능한 단서가 있다면 추후에라도 의견서 등으로 내겠다."

하지만 재판장인 송병훈 부장판사는 "공소장에 (이재명의) 승인이라는 표현이 좀 많이 나온다. 관련해서 (검찰이) 지금 공소제기를 하지 않았냐"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에 검찰은 "국외 출장 관련한 승인이나 이런 것들은 (특정이) 가능한데, 재판장님 궁금하신 그 이외에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진술증거나 정황증거로 입증을 하는 것이어서 지금 말씀하신 객관적인 뚜렷한 물증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검찰의 답을 들은 송 부장판사는 "그러면 (스마트팜 관련 이재명 승인은) 관련자들 진술이라든가 그런 정황에 비춰봐서 이재명에 대한 승인이 있었던 것으로 봤기 때문에 이렇게 승인이라고 봤다고 말씀주신 것"이냐고 다시 확인했다. 그러자 검찰은 "(이화영의) 2차 방북이나 중국 출장 관련 승인 문구는 출장 관련 공문이 있지만 그 이외에는 (없다)"라고 다시 답한 뒤 아래와 같이 덧붙였다.

"피고인 이화영이 2018년 12월 하순경 김성태로부터 경기도의 스마트팜 사업 비용을 (북한에) 대납하기로 합의했다는 말을 하고, '그 무렵' 피고인 이화영이 이재명에게 사실을 보고하고 이재명이 이를 승인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한 것이다. 이 승인에 대해 저희가 뒷받침할 만한 문건이나 물증이 없는 상태다."

송 부장판사가 문제 삼은 '대북송금 스마트팜 비용 대납 관련 이재명 승인' 내용은 검찰 공소장에 아래와 같이 적시됐다.

나. 피고인들의 범행 공모

(1) 김성태의 대납 약속과 부정한 청탁에 대한 공모

피고인 이화영은 2018년 12월 하순경 김성태로부터 북한 측과 경기도의 스마트팜 사업비용을 대납하기로 합의하였다는 말을 듣고 김성태에게 '경기도가 북한을 상대로 쌍방울 그룹의 대북사업 보증, 향후 추진할 경기도 대북사업에서 우선적 사업 기회 부여 등 대북사업 공동 추진, 경기도 남북교류협력기금 지원' 등을 약속하고 그 무렵 피고인 이재명에게 이러한 사실을 보고하였으며, 피고인 이재명은 이를 승인함으로써 상호 공모하였다.

국민참여재판 생중계되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2026-04-14 ⓒ 남소연

한편, 12일 열린 이 전 부지사 위증 등 혐의 사건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부는 이 전 부지사 측이 요구한 국정조사 결과보고에 대한 추가 증거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국정조사에 나와 진술한 것도 있겠지만 재판부는 가급적 배심원들이 법정에서 증인들이 진술하고 제시된 증거를 가지고 판단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된다"며 "국정조사 결과에 대한 신청은 계획단계이기는 하지만 신청이 된다 해도 받아들이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대신 서울고검 인권침해 TF에서 연어·술파티 의혹 관련 감찰조사 일환으로 진행한 이 전 부지사에 대한 거짓말 탐지기 검사 결과, 박상용 검사 등에 대한 거짓말 탐지기 실시 여부 등에 대한 변호인의 추가 사실조회 신청은 받아들였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지난 기일 이 전 부지사 측이 신청한 국민참여재판 중계 관련해서는 다음 기일 최종적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오는 26일 진행되는 공판준비기일은 국민참여재판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진행되는 기일이다. 이날 재판 절차와 관련한 모든 내용이 결정될 방침이다.

이 전 부지사의 위증 사건 국민참여재판은 오는 6월 8일부터 19일까지 주말을 제외한 10일 동안 진행된다. 결과에 따라 별건으로 진행 중인 제3자뇌물 사건에 대한 면소 판단도 7월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화영#김성태#대북송금#단독#수원지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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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향여자축구단' 응원위해 남북협력기금 3억원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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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6.05.12 11:28
  •  
  •  수정 2026.05.12 11:41
  •  
  •  댓글 0
 
‘2025 FIFA U-17’ 여자 월드컵 결승에서 우승하며 전년에 이어 2연패, 통산 네 번째 월드컵을 들어올린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 [사진-노동신문]
‘2025 FIFA U-17’ 여자 월드컵 결승에서 우승하며 전년에 이어 2연패, 통산 네 번째 월드컵을 들어올린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 [사진-노동신문]

오는 20일 8년만에 방남하는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에 대한 남측 민간단체 응원을 지원하기 위해 3억원 규모의 남북교류협력기금이 지원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12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정부는 이번 행사가 남북 상호 이해 증진에 기여한다는 점을 고려해서 응원단에게 남북 교류협력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며, "어제(5월 11일) 남북협력기금 관리 심의위원회 심의를 통해 약 3억원 규모의 지원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원 항목은 티켓과 응원도구 등 경기에 참여해 응원을 하기 위한 기본적인 사항들이며, 지원대상이 되는 민간단체 모집 응원단은 2,500명 규모인 것으로 파악된다. 

내고향여자축구단이 20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되는 수원FC위민과의 준결승전에서 이겨 23일 오후 2시 결승전에 참가하더라도 지원 금액이 추가되지는 않는다.

북측 '내고향여자축구단'의 체류비 등은 대회 주최측인 아시아축구연맹(AFC) 이 부담한다.

기금 지원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가 각 단체의 요청을 심의한 후 개별 단체에 지급하며 사후 정산절차를 밟게 된다. 응원단을 모집하는 민간단체들은 이산가족 및 교류협력 관련 단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국자는  '클럽대항전'에 북측 팀이 참가한 특수한 사례임을 감안해 민간단체의 응원 내용 등에 대해서는 사전 안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오는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내고향여자축구단 선수 27명과 스텝 12명 등 총 39명의 명단은 변동사항이 없으며, 고위급 인사는 물론 취재진도 따로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금주 중 이들에 대한 방남증명서를 발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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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성과급 파업’ 현실화하나…중노위 ‘사후조정’ 최종 결렬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6/05/13 07:24
  • 수정일
    2026/05/13 07:2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권효중기자

  • 수정 2026-05-13 06:54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3일 새벽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026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2차 사후조정 ‘최종 결렬’ 입장을 밝힌 뒤 협상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의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를 통한 사후조정이 전날부터 13일 새벽까지 17시간 가까이 이어간 끝에 최종 결렬됐다. 노동조합은 오는 21일 파업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도 “회사 쪽이 진전된 안건을 가져온다면 논의할 생각이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날 새벽 2시53분 파업 공동투쟁본부(공투본)를 이끄는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사후조정이 최종 결렬됐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12시간 넘게 기다려 받은 조정안이 저희(노조)가 요구했던 것보다 퇴보됐다고 느낀다”고 결렬 이유를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전날 저녁 6시20분께 회의 중 나와 “조정안을 내달라고 중노위에 요청해 3시간 가량 기다렸다. 2시간 안에 결과가 안 나오면 결렬로 알고 (회의장을)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 위원장은 예고한 시간에 나오지 않았고, 결국 결렬을 공식화했다.

중노위는 회의가 종료된 이후 “노사 양쪽 주장의 간극이 크고 노동조합 쪽에서 사후조정 중단을 요청해 공식적인 조정안을 제시하지 않아 이번 사후조정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중노위 관계자는 “최종 조정안을 마련하기 위한 여러 대안들 중 하나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노조가 중단을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쪽 대표교섭위원인 김형로 삼성전자 부사장 역시 “공식적인 조정안이 제시되지는 않았다”고 했다.

최 위원장의 설명을 들어보면, 회의 과정에서 제시된 조정안에는 현행 초과이익성과급(OPI) 주식 보상 제도를 유지하고, 영업이익의 12%를 재원으로 사용해 반도체(DS) 사업부에 올해 매출·영업이익이 국내 1위일 경우에 한해 ‘특별경영성과급’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스마트폰 등 비메모리 완제품(DX) 부문은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최 위원장은 “성과급 상한 폐지와 투명한 제도화라는 요구가 관철되지 않았고, 경쟁사(에스케이하이닉스)라는 외부요인에 맞춰 성과급을 지급해야 한다는 방식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다만 “회사가 제대로 된 안건을 가져온다면 이를 들어 볼 생각은 있다”고 대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편, 이날 수원지방법원은 지난달 10일 삼성전자가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전국삼성전자노조에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에 대한 심문을 진행한다. 최 위원장은 “회사가 낸 것은 위법한 쟁의 금지 가처분이기 때문에 적법한 쟁의 행위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파업 참여 의사를 밝힌 조합원은 약 4만1천명에 달하며, 이날 조정 결과에 따라 5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 노조에서도 가처분에 따른 대응과 파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효중 기자 harr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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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국회의장 후보들 김어준 유튜브 경쟁적으로 나가”

[아침신문 솎아보기] 동아일보 “대응 수위, 전략적 판단 결정해야” 세계일보 “한국 선박 안전보장 확약받는 계기로”

22대 후반기 국회의장 선출, 당원투표 20% 반영에 조선일보 “‘개딸 의장’으로 전락한 국가 서열 2위”

기자명장슬기 기자

  • 입력 2026.05.12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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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한 모습. 지난 11일에는 조정식 민주당 의원, 지난 8일에는 김태년 민주당 의원이 각각 이 유튜브 채널에 출연했다. 사진=뉴스공장 갈무리

이란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이던 HMM 나무호 폭발 화재 원인이 외부 미상비행 물체 타격에 의한 것이란 조사 결과에 정부가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은 정당화되거나 용납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공격 주체를 특정하지는 않았다. 이에 조선일보는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보이스피싱 조직 범죄 적발시 “대한민국 국민을 가해하면 국내든 국외든 패가망신한다”고 말한 것을 인용하며 “국민 보호를 천명한 대통령의 대외 선언은 지켜져야 한다”며 강경대응을 주장했다. 반면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호르무즈에 갇힌 26척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자칫 과도한 조치는 우리 선박과 선원을 이란의 무차별적 공격 위험에 노출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했다.

22대 국회 후반기를 이끌 국회의장 후보로 더불어민주당 조정식(6선), 박지원(5선), 김태년(5선) 의원이 나왔다. 민주당은 이번 투표부터 의원 투표 비율을 80%로 줄이고 당원 투표 20%를 반영한다. 조선일보는 “이런 방식을 적용해 국회의장을 선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사설 제목을 <‘개딸 의장’으로 전락한 국가 서열 2위 자리>로 지었다. 이른바 ‘명심’ 경쟁을 하면서 정치적 중립과 거리를 두고 있다는 평가다.

세계일보 “선거 앞두고 나무호 정쟁 소재 삼지 말아야”

조선일보는 1면 톱기사 제목을 <피격 일주일 지난 뒤… 靑 “강력 규탄”>으로 지었다. 이 신문은 HMM이 피격 당일인 지난 4일 해양수산부에 “외부 충격에 의한 기관실 좌측 화재 발생”이라고 나무호 상황을 알렸고, 해수부가 정부 내 공유한 최초 보고도 “국적 화물선 피격 추정”이었던 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이란이 쐈다”고 한 대목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청와대가 자체 판단으로 ‘화재’라고만 표현했고 피격 일주일 만에 규탄 입장을 밝힌 점을 지적했다.

▲ HMM 나무호 선체 선미 파손 형태. 사진=외교부 제공

조선일보는 사설 <시험대 오른 ‘한국 건드리면 패가망신’>에서도 “이번 피격은 한국 선사가 소유하고 한국 선원이 탑승한 선박이 외국에 의해 고의로 공격 당한 것으로 우리 국가에 대한 공격이라고 할 수도 있다”며 “한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직접 위협받고 타격받는 일이 발생했는데 정부 대처는 미온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내부 사정은 알 수 없지만 대통령의 ‘패가망신’ 선언은 힘을 잃는 모습”이라고 했다.

또한 이 신문은 “정부는 피격 당한 다른 나라들은 물론, 미국 등 국제사회와 공조해 선박의 자유로운 통항과 안전 보장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며 “이란에 대해서도 경고하고 재발 때는 상응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호르무즈 해협에는 아직 우리 선박 26척과 선원 160명이 갇혀 있다”며 “이들의 안전 확보도 중요하다”고 했다. 선원들을 안전도 중요하지만 사실상 ‘이란소행’을 밝히고 강하게 경고하라는 주장이다.

▲ 5월12일자 동아일보 사설

이는 동아일보 사설 <나무호 피격 확인… 호르무즈에 갇힌 26척 안전이 최우선>과 대비된다. 동아일보는 철저한 정밀 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다만 대응 수위는 모든 상황을 종합한 전략적 판단 아래 결정돼야 한다”며 “조사 결과에 따른 원칙적 비례적 대응을 하되 나무호를 포함해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한국 선박 26척과 한국인 선원 160명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는 “생존을 건 전쟁을 하는 이란”이라며 “자칫 과도한 조치는 우리 선박과 선원을 이란의 무차별적 공격 위험에 노출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자국 선박이 피격당한 프랑스와 중국도 군사적 대응은 자제하고 있다”고 했다. 강경 대응이 한국인 선원의 안전에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을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동아일보는 “대이란 막후 교섭과 한미 간 동맹 공조, 국제사회와의 연대 노력까지 총력전을 벌이며 난제를 풀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며 “우리 외교가 진짜 시험대에 올랐다”고 했다.

관련해 세계일보는 사설 <나무호 피격 확인, 한국 선박 안전보장 확약받는 계기로>에서 “국가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해외에 있는 우리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라며 “정부는 이번 나무호 사태를 계기로 이란 정부와 담판을 해서라도 호르무즈해협에 있는 우리 선박들의 안전한 항행에 관한 확실한 보장을 받아낼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이번 피격을 안전 보장의 계기로 삼으라는 주장이다. 또 세계일보는 “아울러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선을 앞둔 여야의 나무호 피격을 정쟁의 소재로 삼지 말 것을 주문한다”며 “‘정쟁은 국경 앞에서 멈춰야 한다’는 불변의 원칙에 여야 지도자들이 충실하길 바란다”고 했다.

“특정 정파 대변, 서열 2위 국가 의전 중단해야”

민주당이 국회의장 선출에 당원 투표 20%를 반영하도록 한 것에 대해 여러 매체에서 비판이 나왔다. 중앙일보는 사설 <일방통행 불사한다는 국회의장 후보들 자격 없다>에서 “어제부터 당원 투표가 실시 중인데 세 후보 모두 이재명 정부 지원을 앞세우느라 중립적 국회 운영이나 야당과의 협치는 뒷전”이라며 “강성 당원의 구미에 맞추려고 국회의장의 직분을 망각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 5월12일 중앙일보 만평

대통령 정무특보를 역임한 조정식 의원은 “의장은 중립이지만 여당 출신 의장으로서 정부와 손발을 맞춰야 한다”며 협치보다 입법 속도가 중요하다고 했고, 박지원 의원은 “야당이 위원장인 상임위가 회의를 안 열어 법안 통과가 안 된다”고 했다. 김태년 의원도 여당의 상임위원장 독식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중앙일보는 “의장 후보들은 저마다 개헌안 처리를 공약하고 있지만 타협이 사라진 국회에서 쟁점이 크지 않은 개헌안도 무산되는 것을 보지 않았나”라며 “여야 간 갈등을 끈기 있게 중재하기는커녕 정파적으로 국회를 끌고 가겠다고 공언하는 이들이라면 국회의 수장이 될 자격이 없다”고 했다.

▲ 5월12일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의장이 특정 정파의 수장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묵살됐다”며 “그런 우려는 당원 투표가 반영되기 전인 지난 전반기 국회의장 선출 때부터 현실이 됐다. 국회의장 후보들은 서로 ‘이재명 대표가 나를 지지한다’며 명심 경쟁을 했고, 친명 후보간 단일화 소동까지 벌어졌다”고 했다.

관련기사

이어 “이런 과정을 거쳐 선출된 우원식 국회의장은 의장의 의무인 정치적 중립과 정반대로 국회 운영을 했다”며 “야당의 발언 도중 마이크를 강제로 껐고 상임위 18곳 중 11곳 위원장을 민주당이 원하는 대로 배정했다. 그는 지난 8일 민주당 주도 헌법 개정안이 야당 반대로 무산되자 화풀이 하듯 거칠게 의사봉을 두들겼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이번 국회에서 국회의장은 ‘개딸 의장’을 자처했고 새로운 국회의장 후보들도 김어준 유튜브에 경쟁적으로 나가 ‘협치보다는 속도’라며 개딸들에게 구애하고 있다”며 “여야를 아우르는 국회의 의장임을 포기하고 특정 정파를 대변하겠다면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서열 2위 국가 의전도 중단시켜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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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가 한국에 '군수정비' 맡기려는 진짜 이유

[강명구의 뉴욕 직설] 권역 지속지원허브 협상에서 한국이 관철해야 할 두 원칙

26.05.12 06:57최종 업데이트 26.05.12 06:57

2019년 6월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기 평택 오산 미군 공군기지에서 열린 장병 격려 행사에 참석해 장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필자는 이전 글 "일본은 올라가고 한국은 후위로? 미국의 위험한 속내"(https://omn.kr/2hy8h)에서 미국이 한국을 인도-태평양 후방 군수기지로 활용하려는 흐름을 짚었다. 혹자는 이를 전략 구상 단계의 추상적 얘기 정도로 보지만 그렇지 않다. 이 흐름은 이미 시행에 들어갔다.

지난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2026 국방수권법 제343조가 미 공군의 인도-태평양 다국적 훈련에 동맹국과의 정비 협력을 명문화했다. 미 의회는 5~6월에 각 군으로부터 동맹국 군수정비 외주화 관련 보고서를 받아 내년 국방수권법에 추가 반영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 흐름은 한국에 양날의 검이다. 한미동맹 및 방산협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기회의 측면이 있는데 보수 언론은 주로 이 면만을 부각해 왔다. 그러나 반대급부도 만만치 않다. 전시작전권을 돌려받더라도 한국은 사실상 미일 주도의 인도-태평양 전략안으로 더 깊이 끌려 들어가게 된다.

한국이 이 흐름에서 주도권을 쥐려면 외주화를 누가 왜 밀고 있는지부터 정확히 짚어야 한다. 그 메커니즘과 한국의 협상 카드를 함께 따질 때 비로소 협상 조건이 만들어진다. 답은 두 요인이 맞물려 있다. 미국 자국 정비 능력의 구조적 한계, 그리고 그 한계를 지역구 이익으로 전환해 내는 미 의회 의원들의 정치적 동기다.

미 회계감사원은 미 공군 전투기의 임무 가능률이 수년째 군 목표치에 미치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미 해군 함정 정비도 부품 부족과 인력 부족으로 지연되고 있다는 보고가 잇따랐다. 일시적 위기가 아니다. 정비 시설의 노후화, 숙련 인력의 고령화, 부품 공급망의 중국 의존이 누적된 구조적 한계다.

이 한계를 미국이 자국 능력 강화로 해결하는 것은 상당 기간 어렵다. 미 육군이 2024년에 시작한 유기적 산업기반 현대화 계획은 2024년부터 2038년까지 15년에 걸친 단계적 일정을 잡고 있다. 자국 군수정비창의 시설 확장과 인력 충원에는 5년에서 10년이 걸린다는 진단이다. 그동안 미군 작전 능력은 동맹국 산업기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 외주화에서 가장 중요한 동맹이 한국이다. 한국은 1978년부터 미군 핵심 자산을 대규모로 정비해 온 시설들을 갖췄고, 그 시설들이 미군의 전투기·수송기·회전익기·해군 보조함 등 핵심 자산군 거의 전부와 맞물린다. 미군 항공기와 함정 정비를 동시에 의탁할 수 있는 곳은 한국이 사실상 유일하다.

같은 협력국으로 일본도 지목되지만 결이 다르다. 미 공군은 가데나 기지에 자체 현지 정비 시설을 두고 미 군용기 등을 정비해 왔으나, 이는 미 공군이 직접 운영하는 거점이지 일본 산업의 외주화 거점이 아니다. 일본의 방산 산업은 자위대 중심으로 발달해 미군 자산 외주화의 산업 거점으로 진화하지 않았다. 호주도 후보로 오르지만 일상적인 미군 자산 정비를 동시에 떠맡을 시설과 자본력은 한국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외주화는 누가 주도하는가

지역구에 미군 군수정비창이 있는 의원들이 외주화 입법을 주도하고 있다. 일견 모순으로 보인다. 군수정비 외주화는 자국 정비창의 일감을 동맹국으로 빼내는 일 아닌가. 답은 외주화가 자국 정비창의 위협이 아니라 보완재라는 데 있다. 미국 연방법 제10편 2466조는 정비 작업의 절반 이상을 자국 정부 시설에서 수행하도록 의무화한다. 외주화는 나머지 절반에 한정한다.

더 결정적인 사실은 외주화된 정비 작업의 부품 대부분이 미국 본토에서 만들어져 동맹국으로 보내진다는 사실이다. F-35 한 기종만 보더라도 부품 공급업체의 9할 이상이 미국 본토에 있다. 한국에서 정비가 늘어나면 그 부품을 생산하는 미국 본토 시설의 매출이 함께 늘어난다. 그리고 그 시설들은 미 군수정비창 지역구와 인근 산업기반에 흩어져 있다.

즉, 외주화는 자국 정비창의 일감을 줄이지 않고 부품 매출이라는 새로운 수입원을 더한다. 록히드 마틴, 보잉 등 군수업체들도 주 계약자로서 한국 정비 컨소시엄에 부품을 공급하며 마진을 키운다.

4월 5일(현지시간) 미 중앙사령부 관할 구역에서 진행된 ‘에픽 퓨리’ 작전 도중 미 공군 KC-135 스트라토탱커 항공기가 F-35A 라이트닝 II 전투기에 공중 급유를 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이 흐름을 의회에서 주도하고 있는 대표적 인물이 유타주 1구의 블레이크 무어 의원이다. 그의 지역구에는 미 공군 3대 군수정비 거점 중 하나인 힐 공군기지의 오그덴 군수정비단과 미 육군 투엘 군수정비창이 있다. 유타주 최대 단일 고용주가 그의 지역구에 있는 셈이다. 그는 2021년 출범한 미 하원 군수기지 의원모임의 공동의장이자 공군 의원모임의 공동의장이기도 하다.

그가 2025년 7월에 발의한 법안이 '전방 항공 군수 거점법(FALCON Act, H.R. 4812)'이다. 발의 당시 법안은 한국과 호주 두 나라에 한정해 미 공군 항공기의 현지 정비 거점을 두는 내용이었다. 이 법안이 2025년 12월 2026 국방수권법 제343조로 통합되는 과정에서 협력국이 호주·캐나다·일본·뉴질랜드·한국·영국 6개국으로 확장됐고, 공군 장관이 추가 협력국을 지정할 수 있는 권한까지 부여됐다.

흥미로운 점은 미 상원 군사위원회 버전 2026 국방수권법 초안에는 외주화 협력 대상국 명시 조항이 없었다. 한국·호주를 협력국으로 명시한 입법은 전적으로 연방정부 예산을 다루는 하원에서 출발했다. 자국 군수정비창 지역구 의원들이 주도해서 만든 하원 입법이 양원 합의 과정에서 미 의회 전체의 외주화 입법으로 격상된 것이다.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은 어디로 흐르는가

이 외주화 입법은 한국 측 자금 구조와도 직결된다. 한국이 매년 미국에 내는 방위비 분담금이 권역 지속지원허브 전략에 따라 추가 미군 자산의 정비·수리 자금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분담금 일부가 미군 자산의 정비·수리에 쓰여 온 것은 1991년 분담협정 시작 이래의 오래된 구조다. 외교부 발표에 따르면 분담금은 '주한미군이 사용하는 군사 시설, 탄약이나 정비, 수송 등의 군수 지원'에 투입되어 왔다. 한국 시민사회는 이 사용처가 미군의 역외자산에 쓰이는 것에 대해 오랫동안 문제를 제기해 왔고, 그 노력이 2024년 체결된 12차 분담협정에서 '역외자산 정비 지원 폐지'로 명시됐다.

그러나 협정에는 여전히 애매한 부분이 남아 있다. 12차 분담협정은 사용처를 '한반도 주둔 자산'으로 한정했지만, '어떤 자산이 한반도 주둔 자산인가'를 누가 판단하는지는 협정에 적혀 있지 않다. 분담금이 미국 측에 일단 넘어가면 그 돈을 어디에 쓸지 결정하는 권한은 사실상 미국이 쥔다. 외교부가 '제도 개선 성과'로 내세운 항목들도 모두 협의권과 사후 점검권의 강화일 뿐 결정권은 아니다.

권역 지속지원허브의 공식 정의는 '동맹국 영토에 미군 자산을 보내 정비받게 한 후 다시 작전지로 돌려보내는 권역 단위 정비 거점'이다. 정의 자체가 한반도 밖에 모항을 둔 미군 자산이 한반도에 들어와 정비받는 흐름을 전제로 한다. 그 자산이 한반도에 잠시 와 있을 동안에 그것을 '한반도 주둔 자산'으로 분류할지 '역외 자산'으로 분류할지가 협정 집행의 갈림길이 된다.

역외 미군 자산이 한국에 들어와 정비 받을 때 그 자산을 '한반도에 위치한다'는 이유로 한반도 주둔 자산으로 분류하면 한국 분담금 군수 지원이 그 정비에 사용되는 통로가 열린다. 시민사회가 어렵게 얻어낸 '역외자산 정비 지원 폐지'가 이 통로로 비켜 나갈 수 있다는 뜻이다. 쉽게 말해, 한반도 밖 미군 장비까지 우리 국민의 세금으로 정비해 미군에게 되돌려 주는 구조다.

이 위험을 한층 구체화하는 흐름이 전방 항공 군수 거점법(FALCON)의 입법 구조다. 한국에 들어설 거점에서 정비 받게 될 미 공군 항공기는 한반도 주둔 자산만이 아니다. 일본·괌·필리핀 등 인도-태평양 전역에 흩어진 미 공군 자산도 그 정비 흐름에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거점이 어디에 있든, 거점에 들어오는 자산이 한반도 주둔 자산이냐 역외 자산이냐가 그 정비 비용을 한국 분담금에서 댈지 미 의회 예산에서 댈지를 결정한다.

따라서 자금 출처와 자산 분류의 이원화가 명문화되어야 한다. 한미 양국이 2023년 11월 55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이래 지속해 온 권역 지속지원허브 협상이 그 자리다. 이 분리는 단순히 국민의 세금 보호에만 그치지 않는다. 권역 지속지원허브에서 한국 기업은 거의 예외 없이 주 계약자인 미국 군수업체의 하청 위치에서 일하게 된다.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이 그 하청 구조의 자금원이 되면 한국 시민의 세금이 한국 기업의 하청 종속을 굳히는 자금으로 쓰이는 셈이 된다.

사정할 쪽은 미국이다

한미 공군은 4월 10일부터 24일까지 대규모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26-1차 프리덤 플래그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공군

미국이 군수정비를 한국에 외주화하려는 흐름은 자국 정비 능력의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된다. 지역구에 군수정비창을 둔 미 의원들이 폭증하는 군수정비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 이 흐름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다시 말해, 미국이 한국에 시혜를 베푸는 구조가 아니라 미국이 한국을 필요로 하는 구조다. 한국이 미국의 요구에 끌려가거나 동맹국으로서 매달려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방위비 분담금의 자산 분류 권한이 미국 손에 있는 한, 분담금이 한반도 밖 미군 자산의 정비 자금으로 전용될 우려는 상존한다. 미국이 한국 내 군수기지와 시설을 확충해 갈수록 이러한 우회 자금 통로는 더 늘어날 수 있다. 한국은 이 통로를 반드시 차단해야 한다.

2023년 이래 한미 양국이 이어 온 권역 지속지원허브 협상에서 한국이 관철해야 할 두 가지 원칙은 이미 분명하다. 주한미군 자산이 아닌 추가 미군 자산의 정비와 수리는 반드시 미 의회 예산에서 지불·집행되어야 하고, '한반도에 잠시 위치한다는 이유만으로 한반도 주둔 자산으로 분류되지 않는다'는 자산 분류 원칙이 향후 한미 간 모든 합의에 명시되어야 한다.

'역외자산 정비 지원 폐지'는 시민사회가 오랜 시간 목소리를 내어 관철해 낸 원칙이다. 향후 한미 협상에서 이 원칙이 지켜지는지 시민사회가 매의 눈으로 주시해야 한다. 물론 후방 군수기지화 자체에 반대하는 시민의 목소리도 더 커져야 한다. 한국이 미국의 군수정비 외주국 자리에 갇혀 있는 한, 기술 이전·공동 개발·시장 접근으로 확장되는 한미 방산 협력의 다음 단계는 열리지 않는다. 사정할 쪽은 끝까지 미국이다.

#방위비분담금 #권역지속지원허브 #한미방산협력 #실용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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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의 민주시민교육 정책이 성공하려면

하성환 시민기자

ethics60@naver.com

한국교육의 위기와 민주시민교육(인간과 자연사, 2025)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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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목적은 민주시민을 길러내는 일

'참교육’은 민주시민교육으로 거듭나야

교과 명칭 바꿔 민주시민교육 강화해야

시민교육 앞서가는 북서유럽 참고하길

교과서 검정제 폐기하고 자유발행제로

시민교육을 필수의무로 이수하게 하고

학교·대입 시험 서·논술형 절대 평가해야

국민 주권 정부로서 이재명 정부가 민주시민교육을 학교 현장에 안착하려면 다음의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맨 먼저 교육의 목적이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것임을 명확히 선포해야 합니다. 유·초·중·고 50만 교사들이 매일 학생들을 만나고 가르치는 게 우리 교육 현실입니다. 교육기본법 제2조(교육이념)에 명시된 대로 교육의 목적이 민주시민을 길러내는 활동임을 정부가 공개 선언해야 합니다.

초중고 시민교육 강화를 21대 대선 교육공약으로 내건 이재명 후보 선거 포스터. K-교육 완성이 특히 눈에 띈다.(출처: 더불어민주당 중앙선대위 조직본부 교육위)

1993년 교육부 공식 책자인 『민주시민교육 지도자료』에도 그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만일에 교육은 잘 되었는데 '민주시민교육'은 잘못되었다는 주장이 있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교육의 개념을 오도하는 것이다. 교육의 궁극적 목적은 '민주 시민 자질의 함양'에 있다. 모든 것에 성공하고 이 점에 실패했다면 그것은 교육 전체가 실패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즉, 학교 교육의 성패 여부는 궁극적으로 '민주시민교육'의 성패 여부와 직결된다." - 교육부(1993), '민주시민교육 지도자료' 교육부 장학 자료 제96호 16~17쪽.

 

교육부가 1993년 발간한 민주시민교육 지도자료(출처: 하성환)

따라서 이재명 정부 교육부가 직접 나서 50만 교사를 향해 민주시민교육을 위한 교육 활동에 모든 정책과 인력, 예산을 투입할 것임을 선언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현장 교사들도 민주시민교육에 초점을 맞춰 아이들을 가르치며 교육 활동에 임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민주시민교육은 20세기 군사독재 시절 ‘참교육’의 21세기 버전입니다. 다시 말해 민주시민교육은 ‘참교육’을 계승한 교육으로 헌법 가치를 내면화하는 ‘헌법 교육’입니다. 민주적 가치와 민주주의 이념 교육, 노동·인권 교육, 정보 문해력 교육, 환경 생태 교육, 평화 교육, 다문화 이해 교육, 인간 존중 교육, 인간 평등 교육 전체를 포괄하는 통합 교육이 민주시민교육이자 ‘헌법 교육’입니다.

그런 이유에서 대통령은 민주시민교육을 ‘헌법 교육’으로 통합해 가르칠 것을 주문했습니다. 지난 18회 국무회의(2026.4.28.)에서 나온 발언입니다. 교육부 장관이 ‘민주시민교육 활성화 방안’을 보고하자 주제별로 쪼개서 가르치지 말고 ‘헌법 교육’으로 통합할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세 번째로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민주시민교육의 정체성이 담긴 교과를 탄생시켜야 합니다. 지난해 2학기부터 육군사관학교는 『헌법과 민주시민』 과목을 신설해 3학점 필수의무로 이수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턴 공사, 해사, 삼사, 국군간호사관학교까지 확대합니다. 따라서 교육부도 국방부처럼 해야 합니다.

 

2025 법무부 출장 헌법 교육 학생 수강율(출처: 국가교육위원회, 학교시민교육교원노동조합)

그런데 국무회의에서 교육부 장관은 법무부 협조를 받아 올해 초·중·고 1000개 학급에 헌법 전문 강사를 초빙해 민주시민교육을 진행하겠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전시성 정책으로 흐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1만 2000개 학교 가운데 1000개 학교도 아닌 1000개 학급은 0.01%에도 미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민주시민교육을 학교 현장에 뿌리내리려면 지금처럼 외부 강사를 초빙해 시민교육을 메우는 식으론 곤란합니다.

시민교육을 가장 늦게 시작한 영국도 2002년부터 『시민성』(Citizenship) 교과를 독립 교과로 신설해 가르치고 있습니다. 민주시민교육을 시작한 이유로 1990년대 총선에서 청년층 투표율이 저조하고 청소년 범죄가 급증한 게 직접적인 동기였습니다. 민주시민교육은 놀랍게도 영국 사회에 적잖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이코노미스트』(2014.7.12) 보도에 따르면 2007년과 비교했을 때 2014년에 청소년 범죄가 84%나 감소했고 청년층 투표율도 높아졌습니다. 국가가 나서서 민주시민교육을 중핵교육과정으로 진두지휘한 결과입니다.

우리 현실에선 육사나 영국처럼 민주시민 과목을 신설하기 어렵습니다. 교육과정 변화가 학교 현장을 요동치게 하기 때문입니다. 교과 간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고 교사 수급 문제와 교육과정 시수 등이 서로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기존 초·중학교 도덕 교과를 『도덕·철학·시민』 교과로, 사회 교과를 『헌법·정치』 교과로, 고등학교 1학년 통합사회를 『헌법과 민주시민』 교과로 명칭을 바꾸고 민주시민교육 내용 요소를 크게 강화하면 됩니다.

 

프랑스와 한국의 중학교 사회 과목 노동 단원 내용 비교 채점 결과표. 프랑스는 91점인 반면, 한국은 18점 정도로 격차가 크다. 다시 말해 민주주의자를 길러내는 시민성 내용 요소가 프랑스에 견줘 아주 빈약하다. (출처: 학교시민교육교원노동조합 제공)

현행 우리나라 도덕, 윤리 과목은 국가 등 집단주의 가치가 지나쳐 국수주의적인 성격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사회 교과는 지식과 개념 중심으로 서술돼 학생들은 시험에 나올 지식을 암기하기 바쁜 게 현실입니다. 분과 학문 중심으로 교과서가 편제돼 있고 지식이 나열돼 있어 분석적 사고와 통합적 사고, 그리고 비판적 사고와 창의적 사고를 기르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실제로 시민교육에서 앞서가는 프랑스, 독일, 스웨덴 시민교육 교과서와 비교했을 때 그 점은 명확합니다.

특히 1980~90년대 들어 유럽 사회에서 극우 정치세력이 등장하고 2010년을 전후해 제1당, 제2당으로 급부상한 현실에 유럽 사회는 화들짝 놀랐습니다. 시민교육을 ‘정치교육’(Politische Bildung)으로 50년 넘게 실천한 독일조차 2013년 창당한 독일 극우 정당 ‘대안당’(AfD)이 2025년 총선에서 일약 제2당으로 급부상할 정도였습니다.

스웨덴도 1988년에 창당한 극우 정당 ‘스웨덴 민주당’이 2018년 총선에서 제3당으로 급부상합니다. 당시 집권 스웨덴 사민당은 사회 교과를 『시민성』(Civics)으로 교과 명칭을 변경해 시민교육을 한층 강화합니다. 그럼에도 2022년 총선에서 사민당에 이어 제2당으로 등장합니다. 20대 청년층 득표율에선 제1당 사민당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할 정도였습니다. 민주주의자를 양성하는 걸 교육의 목표로 설정한 스웨덴조차 상황이 녹록지 않습니다.

프랑스 또한 2015년 주간 신문사 『샤를리 에브도』 총기 테러 사건(2015년 1월) 직후 대통령이 나서서 라이시테(정교분리 세속주의) 정신과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며 공화국 가치를 강조하는 긴급조치를 발표합니다. 그리고 시민교육 내용 요소를 크게 강화하여 그해 7월에 『도덕 시민 교육』(EMC) 교과를 탄생시켜 학교 현장에 교과서를 배포합니다. 교과서 자유발행제 국가였기에 가능했습니다.

 

2024년 대국민 교육현안 인식조사. 우리나라 교육이 이룩한 성과 가운데 민주시민 양성은 15.9%로 매우 낮다.(출처: 국가교육위원회)

그렇다면 ‘무늬만 민주시민교육’을 진행해 온 우리 교육은 어떨까요? 시민교육의 이름으로 1950년대부터 수십 년 동안 반공교육과 신민(臣民)교육을 강제했습니다. 그러다가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최근까지 시민교육의 이름으로 준법교육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무늬만 민주시민교육’이기에 이젠 진솔하게 잘못을 고백하고 성찰할 시점입니다.

12·3 내란 사태를 겪고도, 그리고 2030 세대 일부 극우화 경향을 목격하고도 아직 학교 교육과정에 변화가 없다면 이는 매우 잘못된 신호가 아닐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재명 정부 교육부는 검정제 교과서 체제인 만큼 교육과정 수시 개정을 통해 교과 명칭 변경을 즉시 단행해 민주시민교육을 크게 강화해야 합니다.

 

프랑스 시민 교육 교과서. 프랑스의 낮은 노동조합 가입 현상을 분석하는 대목이 특히 눈에 띈다. (출처: 학교시민교육교원노동조합 제공)

네 번째로 교과서 검정제를 폐기하고 시민교육에서 앞서가는 북서유럽처럼 교과서 자유발행제를 채택해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현상의 변화에 즉각 대응해 교육과정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습니다. 북서유럽 시민교육 교과서처럼 현상기반 학습과 문제해결 학습 중심으로 교과서를 구성해야 합니다.

사회 현상을 문제점으로 제시하고 질문하기, 설명하기를 통해 토론 수업으로 이어지게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분석하기를 통해 학생 스스로 독립적·비판적 사고를 기를 수 있습니다. 그 결과 공동체 문제에 적극 참여하고 사회 약자의 고통에 공감하고 연대하는 ‘적극적 시민’, ‘능동적 시민’이 탄생하게 됩니다.

 

대한민국 역대 총선 투표율 추이. 낮은 투표율은 대표성의 위기뿐만 아니라 낮은 시민의식을 반영한다. (출처: 중앙선관위)

시민교육의 역사와 전통이 뿌리 깊은 북서유럽은 총선에서 청년 투표율이 70% 이상으로 매우 높습니다. 반면에 우리는 청년 투표율이 50% 안팎으로 매우 낮습니다. 역대 총선 전체 투표율 추이를 보면 60%대를 오르락내리락합니다. 유권자 10명 가운데 4명 가까이 투표하지 않는 나라에 미래는 없습니다. 낮은 투표율은 낮은 시민의식의 결과입니다. 대의민주주의의 약점인 대표성의 위기도 위기이지만 우리나라는 사표율이 매우 높습니다. 소선거구제 다수대표제를 폐기하고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거나 북유럽처럼 직능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등 선거법 개정을 동시에 단행해 대표성을 높여야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헌법 교육』을 필수의무로 이수한 뒤 반드시 서·논술형 절대평가로 학생의 학업 성취도를 측정해야 합니다. 시험에 나오지 않으면 학생들은 흘려듣고 일회성 교육으로 끝날 공산이 크기 때문입니다. 프랑스, 독일, 영국 모두 서·논술형 절대평가로 학생의 시민교육 성취도를 평가합니다. 현행 수능시험처럼 상대평가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시험에서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학업 성취도를 반드시 평가해야 하겠습니다.

응원봉과 빛의 혁명으로 탄생한 이재명 정부가 국민 주권 정부로서 민주시민교육을 학교 현장에 뿌리내리길 기원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 2030 보고서'에서도 강조했듯이 교육은 변혁적 역량을 길러내 사회를 변화하는 동력으로 작용합니다. 학교 교육을 통해 체계적으로 민주주의자를 지속해서 길러낸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더욱 더 희망찬 모습으로 변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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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북갑 하정우 37%·한동훈 30% '오차범위 접전'…박민식 17%

국민의힘 지지층 55% '무소속' 한동훈 지지

이대희 기자 | 기사입력 2026.05.12. 08:04:32

부산 북갑 국회의월 보궐선거 3자대결에서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11일 나타났다.

한국리서치가 KBS부산총국 의뢰로 지난 8~10일 부산 북갑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후보자 지지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에서 하 후보는 37%, 한 후보는 30%를 기록했다.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는 17%로 뒤를 이었다.

1·2위 격차는 오차범위 내, 2·3위 격차는 오차범위를 넘어섰다.

하 후보와 한 후보 지지도는 동반상승했으나 박 후보 지지도는 내려갔다. 앞서 KBS부산총국과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9일 공표한 직전 조사(4월 27~28일·부산 북갑 500명·휴대전화 가상번호 100% 전화면접)대비 하 후보 지지도는 7%p 상승, 한 후보는 6%p 상승했다. 반면 박 후보는 8%p 하락했다.

연령별로 보면 하 후보는 여권 지지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한 40대(56%)와 50대(46%)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한 후보는 보수적 성향이 강한 20대(25%)와 60대(37%), 70세 이상(36%)에서 강세를 보였다.

보수 진영 단일화를 가정한 양자대결에서 하 후보는 보수 후보로 누가 나오든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 후보와 박 후보 양자 대결에서 하 후보는 43%, 박 후보는 31%의 지지도를 얻어 하 후보가 박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반면 하 후보와 한 후보 대결에서 하 후보는 40%, 한 후보는 37%로 오차범위 내 초접전 양상을 나타냈다.

보수 진영 단일화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44%, 반대한다는 응답은 40%로 각각 나타났다. ‘모름·무응답’은 16%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한정하면 71%가 보수 진영 단일화에 찬성했다.

3자 대결 구도에서 민주당 지지층 191명은 하 후보에 83% 지지세를 보였다. 한 후보 8%, 박 후보 2% 순이었다.

국민의힘 지지층 160명은 한 후보 55%, 박 후보 35%, 하 후보 1%를 나타냈다. 당에서 제명된 한 후보가 오히려 당의 지지층 선호도 과반을 넘었다.

직전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은 박 후보 55%, 한 후보 33% 지지를 보였다. 둘의 지지세가 정확히 반전됐다.

무당층 123명은 한 후보 36%, 박 후보 15%, 하 후보 10% 지지세를 보였다. 39%는 선택을 유보했다.

이번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응답률은 2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부산 북구 갑 보궐 선거에서 격돌을 벌일 3인의 후보가 10일 일제히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레이스에 들어갔다.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국민의힘 박민식, 무소속 한동훈 후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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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북갑 하정우 37%·한동훈 30% '오차범위 접전'…박민식 17%

국민의힘 지지층 55% '무소속' 한동훈 지지

이대희 기자 | 기사입력 2026.05.12. 08:04:32

부산 북갑 국회의월 보궐선거 3자대결에서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11일 나타났다.

한국리서치가 KBS부산총국 의뢰로 지난 8~10일 부산 북갑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후보자 지지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에서 하 후보는 37%, 한 후보는 30%를 기록했다.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는 17%로 뒤를 이었다.

1·2위 격차는 오차범위 내, 2·3위 격차는 오차범위를 넘어섰다.

하 후보와 한 후보 지지도는 동반상승했으나 박 후보 지지도는 내려갔다. 앞서 KBS부산총국과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9일 공표한 직전 조사(4월 27~28일·부산 북갑 500명·휴대전화 가상번호 100% 전화면접)대비 하 후보 지지도는 7%p 상승, 한 후보는 6%p 상승했다. 반면 박 후보는 8%p 하락했다.

연령별로 보면 하 후보는 여권 지지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한 40대(56%)와 50대(46%)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한 후보는 보수적 성향이 강한 20대(25%)와 60대(37%), 70세 이상(36%)에서 강세를 보였다.

보수 진영 단일화를 가정한 양자대결에서 하 후보는 보수 후보로 누가 나오든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 후보와 박 후보 양자 대결에서 하 후보는 43%, 박 후보는 31%의 지지도를 얻어 하 후보가 박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반면 하 후보와 한 후보 대결에서 하 후보는 40%, 한 후보는 37%로 오차범위 내 초접전 양상을 나타냈다.

보수 진영 단일화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44%, 반대한다는 응답은 40%로 각각 나타났다. ‘모름·무응답’은 16%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한정하면 71%가 보수 진영 단일화에 찬성했다.

3자 대결 구도에서 민주당 지지층 191명은 하 후보에 83% 지지세를 보였다. 한 후보 8%, 박 후보 2% 순이었다.

국민의힘 지지층 160명은 한 후보 55%, 박 후보 35%, 하 후보 1%를 나타냈다. 당에서 제명된 한 후보가 오히려 당의 지지층 선호도 과반을 넘었다.

직전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은 박 후보 55%, 한 후보 33% 지지를 보였다. 둘의 지지세가 정확히 반전됐다.

무당층 123명은 한 후보 36%, 박 후보 15%, 하 후보 10% 지지세를 보였다. 39%는 선택을 유보했다.

이번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응답률은 2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부산 북구 갑 보궐 선거에서 격돌을 벌일 3인의 후보가 10일 일제히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레이스에 들어갔다.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국민의힘 박민식, 무소속 한동훈 후보. ⓒ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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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시민이 보내온 이메일…“왜 대구를 ‘보수의 심장’이라 부르나”

  • 김미란 기자

  • 업데이트 2026.05.11 12:11

  • 댓글 0

A씨 “언론의 ‘보수의 심장’ 반복 사용, 특정 정당지지 세뇌시키는 일”

대구의 한 시민이 고발뉴스에 이메일을 보내 대구를 지칭할 때 ‘보수의 심장’, ‘보수의 성지’, ‘보수의 텃밭’ 등 표현을 사용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고발뉴스는 지난 7일 국민의힘 책임당원 347명이 탈당해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를 공개 지지한 소식을 보도하면서 ‘보수의 심장’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바 있다.

자신을 대구 시민이라고 밝힌 A씨는 8일 고발뉴스에 보낸 메일에서 “대구를 특정 정당에 종속된 도시로 고착시키는 ‘보수의 OO’ 같은 표현의 사용과 인용을 삼가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미지=다음 캡처 화면>

A씨는 “이제 대구와 대구의 많은 사람들은 ‘보수의 심장’, ‘보수의 성지’, ‘보수의 텃밭’ ‘빨갱이’ 등과 같은 대국민 갈라치기에 신물을 느끼고 있다”며 “대구가 왜 ‘보수의 심장’이냐”고 반문한 뒤, “국민의힘과 보수는 왜 대구에서 정책과 비전, 지역 경제를 한 번도 살리지 못하면서 진보 보수의 균형을 잡아달라고 지지를 구걸하느냐”고 비판했다.

A씨는 대구의 역사적 정체성이 특정 정치 진영의 이미지로만 소비되는 데 문제의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대구는 역사적으로 애국‧민주주의 성지, 애국의 심장이 뛰는 도시”라며 국채보상운동과 2‧28민주화운동을 언급했다. 이어 “이승만 독재정권의 무능과 부정부패에 항거한 ‘애국의 심장’이 뛰는 대구를 ‘보수의 심장’이라고 부르는 것”은 결국, 대구를 특정 정치세력의 정치적 이미지에 종속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보수 정권의 역사와 최근 정치 상황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의 전신, 군부독재 정권은 국민을 억압하고, 광주와 광주 시민에게 잊을 수 없는 큰 상처를 남겼다. (박근혜‧윤석열 정부 시기에는) 대통령의 불법독주를 내부적으로 견제하지 못하고 두 번의 국가적 혼란과 파면 사태를 초래함으로써 국힘은 스스로가 (정치적) 자격이 없음을 증명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민의힘은 비상계엄의 해제를 방해하고, 그 행위를 끝까지 옹호하며 민주주의 훼손에 동조했다”면서 “반성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지 않는 국힘 정치인들과 그 세력들을 무조건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A씨는 “대구‧경북의 다수가 그들을 지지하고 선출한 것은 사실이지만, ‘보수의 심장’이라는 수식어는 많은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고 있다”며 “그냥 ‘대구’로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보수의 심장’이라는 표현을 언론이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군중 심리에 취약한 계층의 자율적 판단을 흐리고,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를 세뇌시키는 일일 수 있다”고 주장하며 “대구는 ‘애국의 성지’, ‘애국의 심장’(으로 기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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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3일 밤 베이징 도착...14일 시진핑과 회담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6.05.11 08:56
  •  
  •  수정 2026.05.11 09:00
  •  
  •  댓글 0
미국 백악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세부 일정을 공개했다.

[AP]에 따르면, 애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이 10일(현지시간) 사전 브리핑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13일 밤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다고 알렸다. 

지난해 10월 30일 부산에서 만난 미.중 정상. [사진-중 외교부]
지난해 10월 30일 부산에서 만난 미.중 정상. [사진-중 외교부]

주요 일정은 14~15일에 몰려 있다. 공식 환영식, 시진핑 주석과의 양자 회담, 명청 시대 황제들이 제천의식을 거행하던 톈탄(天坛) 방문, 국빈만찬이 이어진다. 15일에는 티타임과 업무오찬을 함께 한다. 

켈리 대변인은 두 정상이 양국 간 경제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대화하는 새로운 무역위원회 설립과 에너지와 항공, 농업 등 주요 산업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AP]와 인터뷰한 조나단 친 전 국가안보회의(NSC) 중국 담당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중은 2017년 첫 방중에 필적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란과의 전쟁 이전에도 상황이 긴장되어 있다는 이유로 지난번처럼 국빈방문을 하지 않으려 했다”는 것.

그는 중국인들이 무역 등에서 큰 돌파구를 제공하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들은) 중간선거를 기준으로 역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그들이 더 큰 지렛대를 갖게 될 것”이라는 이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을 통해 “이란의 이른바 ‘대표자들’이 보낸 답변을 방금 읽었는데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세부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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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안전과 번영은 누구의 희생 대가인가?

정규호 생명학연구회 부회장

ecosociet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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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임’에 무감각한 시대, ‘살림’의 정치를 위한 질문

지방선거 주요 관심사서 밀려난 기후생태 문제

생태 파괴는 누가 살고 죽느냐 가르는 정치문제

‘살아 있는 죽은 자’들 세계 만드는 죽임의 정치

타자 대상화·수단화·상품화하는 구조 들춰내야

죽임의 정치 새 차원으로 확장한 기후생태위기

살림의 정치로의 전환은 시대의 필연적 과제

5월 6일,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서 임시 휴전 발효 직전에 발생한 이스라엘 공습으로 무참하게 파괴된 현장을 한 여성이 지나가고 있다. 2026.5.6. 로이터 연합뉴스

선거가 채 한 달이 남지 않은 가운데 ‘정치’ 이야기가 무성하다. 기대와 우려, 열망과 분노가 뒤섞인 가운데 당락의 성패를 가를 표 계산에 온 신경이 곤두서 있다. 그런데 이번 선거 역시 후보자별 공약과 자질을 꼼꼼히 살피고 신중하게 선택할 여유를 주지 않는다. ‘지방’ 선거라는 말이 무색하게 ‘중앙’ 권력의 향배를 둘러싼 이슈가 온통 선거판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의 미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기후’ 문제는 선거의 주요 관심사 밖으로 밀려나 있다. 기후 유권자를 찾아내고 후보자별 기후공약을 평가하는 노력들도 있으나 애쓴 만큼 효력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다. 당장 눈앞의 이해관계가 강하게 작동하는 근시안적 선거 정치 구조가 여전한 상황에서 다가올 선거의 결과가 획기적 변화로 이어지길 기대하기도 어렵다. 안타깝게도 그동안 치른 수많은 선거에서처럼 이번 선거 과정에서 표출된 시민적 열망이 실망으로 바뀌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지 않다.

선거를 외면하고 정치로부터 거리를 두자는 말이 아니다. 극단주의가 세력화하는 상황에서 정치의 퇴행을 막는 일은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선거 정치가 정치의 전부일 순 없다. ‘살맛’ 나는 세상에 대한 희망의 끈을 단단히 붙잡고 제대로 된 정치, 차원이 변화된 정치의 길을 활짝 여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지금이야말로 정치적 전환, 전환의 정치를 위한 과제를 다층적, 심층적으로 제대로 다룰 때다. 더 이상 우물쭈물하면서 시간을 허비할 상황이 아니다.

1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서 서울시선관위 관계자들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참여 홍보캠페인을 하고 있다. 2026.5.1. 연합뉴스

우리는 ‘죽임의 문명’ 한복판에서 살아가고 있다

무거운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의 현실을 보면 ‘죽임의 문명’이라는 진단을 피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모든 생명은 차별 없이 존귀하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현실은 생명을 철저하게 위계화, 대상화, 수단화하는 모습이 만연하다. 사람의 생명이라고 예외가 되진 않는다. 그동안 인권, 자유, 평화, 민주주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관련 담론들도 무수히 쏟아냈지만 생명(들)을 함부로 하는 일들이 곳곳에서 반복적으로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죽임’의 비참한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은 그저 방관하거나 심지어는 암묵적으로 동조하고 동참하고 있기까지 하다.

일찍이 우리 사회의 선각자들은 현대 산업문명에 깊이 뿌리내린 ‘죽임’의 폭력적 질서를 예민하게 읽어내고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꿔내기 위한 문명전환 운동을 제안한 바 있다. 생명 가치가 존중받는 살림의 세상을 위해 ‘한살림 모임’을 결성하고 그 숭고한 뜻을 담은 <한살림 선언>을 세상에 내놓은 지 40년이 다 되어 간다. 하지만 죽임의 짙은 그림자가 국내는 물론 전 지구적으로 더욱 넓고 깊게 드리워진 것이 오늘의 뼈아픈 현실이다.

지금 우리는 고도화된 과학기술의 발달 덕분에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비극적인 죽임의 현장들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세상에 살고 있다. 하지만 죽임의 그림자를 쉽게 걷어내지 못하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전쟁, 폭력, 재난의 현장을 실시간 영상으로 마주하는 가운데 가상과 현실의 구분 감각은 점점 흐릿해지고, 죽임의 현장에서 발신되는 생명의 절박한 외침은 쉽게 가려지고 금방 잊혀진다는 것이다. 전장에서의 살육 장면은 비디오 게임 속 화면을 떠올리게 하고, 폭격으로 희생되는 사람들 숫자 보다 전시 상황 변화에 따른 주식시장 변동 수치가 사람들의 시선을 더 강력하게 끌어당기고 있다. 생명 존재 자체의 고통과 죽음, 죽임에 대해 사람들이 갈수록 무감각해지고 무책임해지는 것,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죽임의 문명의 본질이다.

 

5월 1일, 모리타니 누악쇼트의 국회의사당 앞에서 여성 살해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카라마 법(Karama Law)을 지지하는 현수막을 들고 있다. 모리타니의 시민사회 단체들은 한 젊은 여성이 강간 후 살해당한 사건 뒤 정부에 여성 살해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경찰 순찰대는 4월 18일 밤부터 19일 새벽 사이 수도 누악쇼트 외곽에서 파티마타 하마디 바(Fatimata Hamady Ba)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 소식은 보수적인 이슬람 공화국인 모리타니에서 온라인상에서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모리타니에서는 여성에 대한 폭력과 성 평등이 오랫동안 논쟁의 대상이 되어 왔다. 2026.5.1.AFP 연합뉴스

대량 살육의 전쟁 밑바닥에 도사리고 있는 죽임의 논리

죽임의 문명은 대규모로 인명 살상을 초래하는 ‘전쟁’을 통해 가장 적나라하게 그 실체를 드러낸다. 지난 5년 사이 세계 곳곳에서 연이어 발생한 대규모 전쟁은 우리가 얼마나 끔찍한 죽임의 시대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전면적인 침공으로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참혹한 상황을 지금까지 지속시키면서 무려 수십만(20~50만) 명의 군인과 수만(1~2만) 명의 민간인 목숨을 빼앗고, 약 1000만 명에 달하는 막대한 난민을 발생시켰다.

2023년 10월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벌어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역시 가자지구에서 약 8만 명의 사망자와 17만 명의 부상자를 발생시켰고, 전체 인구의 90%인 약 190만 명의 사람들을 절망적인 이재민 상태로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 역시 약 2000 명의 사망자와 1만 4000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란의 핵 개발 저지를 명분으로 한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불법' 선제공격과 뒤이은 군사적 충돌은 이란 측에서 약 5000 명의 사망자와 2만 6000 명의 부상자, 3백만 명이 넘는 피란민을, 이스라엘에서 50여 명의 사망자와 9000명의 부상자를 발생시켰다. 이 전쟁은 특히 주변국인 레바논의 민간인 피해를 키웠는데, 2000 명이 넘는 사망자와 함께 전체 인구의 약 20%에 해당하는 100만 명 이상의 피란민을 만들어냈다. 아직 전쟁이 종료되지 않아 상황에 따라 그 피해가 더 커질 수도 있다.

두 차례의 세계 대전으로 약 8500만에서 1억 명이 목숨을 잃었던 지난 세기를 뒤로하고 새천년을 맞이할 때만 해도 쉽게 상상할 수 없었던 대량 살육의 전쟁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

심각한 것은 오늘날 벌어지는 전쟁 양상은 전투원들 사이의 무력 충돌이라는 전통적인 전쟁 양식을 크게 벗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이나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분쟁, 레바논 폭격 사태 등은 비전투원인 민간들을 죽음의 상태에 그대로 노출시킨다. 심지어는 민간인 거주 지역이 보호받기는커녕, 정치·군사적 계산 아래 효과적인 타격과 제거 대상으로 취급해 버리고 있다. 병원, 학교, 전기 및 식수 시설, 도로 등 생존에 필수적인 기반 시설들이 무차별 집중 폭격으로 파괴되면서 현지인들의 생존 기반 자체를 붕괴시키고 있다. 여기에다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마저 차단해 버림으로써, 전쟁 피해지역 인구 집단 전체를 생존이 불확실한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현대 전쟁은 전략적 목표하에 상대국 민중들을 사지로 내몰면서 그동안의 국제적 규범과 질서마저 가볍게 무시해 버린다. 상황이 이러한 데 이를 제대로 견제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인류 보편의 가치나 국제적인 공조보다 ‘자국 이익 중심주의’가 득세하면서, 자국민의 생존과 이익을 위해 타국 민중들의 희생을 불가피한 비용 정도로 취급하고, 이들의 죽음을 철저히 추상화시키고 은폐해버리는 죽임의 논리가 현대 전쟁의 본질로 작동하고 있다.

우리의 삶 깊숙한 곳으로 들어와 있는 죽임의 문명 실체들

수많은 생명을 죽임으로 내모는 일이 비단 전쟁터에서만 벌어질까? 지금 우리가 당면한 ‘죽임의 문명’은 우발적이고 일시적인 사건들 속에서만 존재하진 않는다. 죽임의 문명은 어떤 존재는 살릴 가치가 충분히 있고, 어떤 존재는 희생되어도 무방하다는 냉혹한 기준과 차가운 계산의 논리를 교묘하게 장착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의 생명 위기는 어떤 생명(들)을 보호하고 지켜내는 역량의 부족 때문이 아니라, 생명에 대한 위계화, 대상화, 수단화 흐름 속에서 특정 생명(들)을 평가절하하고 외면하고 배제하고 억압하는 힘이 강력하게 작동한 결과다. 따라서 윤리에 호소하고 도덕적인 구호를 외치는 것으로는 죽임의 문명을 지탱하는 견고한 힘을 바꿔내기가 어렵다.

죽임의 문명으로부터의 전환은 외면받고 버려지는 생명 존재들의 의미와 가치를 명확히 읽고 드러내고 구체화하는 데서부터 출발할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죽음’과 ‘죽임’의 개념부터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죽음’은 모든 생명이 생물학적 존재로서 필연적으로 맞게 되는 현상이다. 생명이 끝나는 과정(dying)과 그 생명이 궁극적으로 종결된 상태(death)가 여기에 해당한다. 따라서 대부분 경우 생명 존재로서 ‘생존’을 기본적인 본능으로 가지고 있지만 결국에는 죽음을 자연의 섭리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인위적 생명 연장과 영생에 대한 추구는 실현 불가능할 뿐 아니라 그 부작용과 폐해 또한 매우 크다.

그런데 ‘죽임’은 죽음과는 성격이 매우 다르다. 죽임은 강제적 힘과 요인에 의해 어떤 존재(개인 또는 집단)의 자연스런 생명을 파괴하고 빼앗음으로써 인위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killing, murder) 것이다. 죽임의 행위에는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이들 사이의 권력적 인과관계가 자리한다. 그래서 죽임은 문명사회를 지탱하는 핵심 가치인 인권, 자유, 평화, 민주주의를 근본적으로 위협한다. 이런 죽임의 현상이 집단적이고 지속적으로 일어난다면 그곳이 바로 죽임의 사회이자 죽임의 문명이다.

원주 한알마을의 김용우 선생은 지난 4월 생명학연구회 월례 발표회에서 ‘죽음’(死)의 자연적 개념과 대비해서 ‘죽임’의 의미를 ‘살’(殺)과 ‘살’(煞)로 구분해서 깊이 있게 설명했다. 전자가 물리적이고 직접적인 압박과 타격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이라면, 후자는 나쁜 환경과 기운의 상태를 만들어 본연의 생명성을 해침으로써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인데, 현대 사회가 직면한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죽임의 현상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도록 해준다.

우리가 문제 삼아야 하는 것은 인위적이고 강제적인 요인으로 생명이 억압받고 파괴되는 ‘죽임’이다. 전쟁에서의 직접적인 학살에 내몰린 사람들, 삶터에서 내쫓기거나 생활 환경이 오염되고 파괴된 채 살아가는 사람들, 각종 재난과 위험에 무기력하게 노출된 사람들, 희망을 잃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 모두가 죽임의 사회, 죽임의 문명이 만들어낸 희생자들이다.

오늘날 문제가 되는 죽임의 문제는 전장의 총탄이나 폭격과 같은 물리적 타격과 살해 행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구조적인 빈곤과 굶주림을 방치하는 것, 필수적인 의료와 돌봄의 체계로부터 특정 집단을 외면하고 소외시키는 것, 인간다운 생존에 필요한 기본 시설을 외면하고 심지어 파괴하는 것, 위험한 노동 환경과 유해한 생태 환경에서 무방비 상태로 살아가도록 방치하는 것들 모두가 은밀한 방식으로 작동하는 ‘죽임’이다. ‘죽임’의 의미를 이러하게 확장해 보면 우리의 삶 곳곳에 스며든 죽임의 문명의 실체가 보다 구체적으로 눈에 들어온다.

 

2022년 1월 15일, 남극 반도 북쪽에서 과학자들이 남극 펭귄 서식지에 미치는 기후 변화의 영향을 조사하는 동안 펭귄들이 빙산 위에 있는 모습이 보인다. 2022.1.15. 로이터 연합뉴스

‘살아 있는 죽은 자’들의 세계를 만들어내는 죽임의 정치(necropolitics)

지금의 문명과 사회의 근본 바탕에 ‘죽임의 정치’가 자리하고 있다. 카메룬 출신 정치철학자 아쉴 음벰베(Achille Mbembe)는 살릴 가치가 있는 생명과 죽게 내버려도 되는 생명으로 구분해 판단과 실행에 옮기도록 하는 제도화된 권력을 ‘네크로폴리틱스’(necropolitics) 즉 ‘죽임의 정치’라고 부른다. 죽임의 정치는 타자를 보호로부터 배제한 채 지속적으로 죽임의 상태에 노출시키는 배타적 폭력성을 가지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이런 죽임의 정치는 가시적이고 직접적인 폭력 못지않게 은밀하면서도 강력하게 자동하면서 생명의 존엄성 자체를 훼손시킨다.

죽임의 정치는 특정 국면이나 사건들이 아닌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음벰베는 이것을 ‘살아있는 죽은 자’(living dead)들이 존재하는 ‘죽음의 세계’(death-worlds)로 불렀다. 죽임의 정치는 비록 생물학적으로 목숨이 붙어 생존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치 사회적으로는 이미 죽은 존재처럼 특정 집단을 ‘살아 있는 죽은 자’로 만들어 ‘죽음의 세계’ 속에 가둬버린다. 기본권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채 인간다운 존엄과 자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들, 언제 죽어도 아무런 사회적 문제가 되지 않고 뉴스가 될 가치조차 상실한 ‘살아있는 죽은 자’들이 살아가는 곳이 바로 ‘죽음의 세계’다. 이곳은 식량, 의료, 물, 전기 등 생존을 위한 필수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거나 또는 심각하게 붕괴된 상태이며, 감시, 통제, 구금 등 노골적인 억압 없이도 언제든 죽임으로 내모는 폭력이 작동한다. 이러한 곳에서는 존엄성을 지키며 살아가기가 어렵고 장기간 무기력한 상태로 방치된 채 미래에 대한 희망 자체를 꿈꿀 수 없는 절망의 상태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

 

영국의 방송인이자 환경운동가인 데이비드 애튼버러가 2020년 2월 4일 런던 중심부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출범 행사에서 지구 이미지를 향해 손짓하고 있다.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손실에 대한 목소리를 높여온 애튼버러는 그의 획기적인 다큐멘터리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의 자연에 대한 이해를 바꿔놓았다. 2020.2.4. AFP 연합뉴스

죽임의 정치를 새로운 차원으로 확장시키는 기후·생태 위기 문제

인간은 물론 비인간 존재들도 죽임의 정치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인간 사회를 향한 억압과 차별의 죽임의 정치 논리는 비인간 생명과 자연 생태계로 확장되어 끔찍한 ‘생태적 죽임’ 상태를 만들어내고 있다. 숲과 산, 강과 바다를 맹목적 개발을 위한 자원이나 폐기물 처리장으로 전락시키고, 수많은 동식물을 인간의 필요에 따라 철저히 이용, 소비하고 처리, 폐기해 사실상의 ‘희생 구역’을 만들어버리는 현실은 전쟁과 식민지를 통해 작동하던 죽임의 정치 논리와 매우 닮았다.

결국 환경 오염과 생태계 파괴는 누가 살 만한 환경을 누리고 누가 죽음에 가까운 상태를 떠안는가를 가르는 치열한 정치적 문제다. 음벰베의 논리를 빌리면, 오늘날 전 지구를 위협하는 기후 및 생태 위기는 단순한 환경 악화가 아닌 생명을 차등적으로 구분하고 관리하는 권력과 정치의 문제로 재해석 되어야 마땅하다. 지금의 기후·생태 위기 문제는 죽임의 정치가 만들어낸 새로운 전선이다. 이런 인식이 불분명하면 기후 위기와 생태학적 재난의 시대에 ‘행성적 구원’을 명분으로 불평등과 차별적 폭력을 방치하는 소위 ‘기후 죽임의 정치’(climate necropolitics)를 불러들일 수 있다.

실제로 폭염, 홍수, 산불, 가뭄과 같은 치명적인 기후 재난은 모든 이들에게 결코 공평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이러한 문제는 늘 사회·경제·생태적으로 더 취약한 지역과 집단, 열악한 처지의 노동자와 농민, 주변화된 공동체, 정치적 발언권이 취약한 집단에게 더 많은 피해를 떠넘긴다. 오염된 물을 마시게 하고, 폭염 속에서의 위험 노동을 전가하며, 농지 황폐화와 식량난, 해수면 상승 등으로 삶의 터전을 잃게 만들고, 재난 복구에서 특정 집단을 후순위로 미루는 일 등은 직접적인 살해 행위는 아니더라도 생존 조건 자체를 무너뜨리는 ‘느린 형태의 죽임’임이 명백하다. 현대 전쟁의 폐해가 여성·아동·노인·난민 등 취약한 민간인을 향해 집중되듯이, 기후·생태 위기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기후·생태 위기는 식량·물·에너지 공급망과 보건·의료·주거·돌봄 체계의 붕괴와 연결될 때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세계은행의 그라운드스웰(Groundswell)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2050년까지 최대 2억 1600만 명의 국내 기후 이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며, 극심한 기후 위험에 직면하는 국가의 수가 2040년까지 3개국에서 65개국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후·생태 위기로 삶터가 거주 불가능한 곳으로 급속히 바뀌고 환경 난민, 기후 이주민이 급증함으로써 죽임의 정치는 새로운 차원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런 상황에서 위기에 대한 적응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계층과 지역, 국가는 집중적인 피해와 함께 심각한 불평등 상태에 빠지게 된다. 죽임의 정치 방식은 생태학적 재난 상황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그만큼 오늘날 기후·생태 위기는 죽임의 정치가 새로운 차원으로 확장되는 뼈아픈 문제이자 인류의 지혜와 역량을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다.

‘살림의 정치’로의 전환이야말로 시대의 필연적 과제

세상을 어둠으로 뒤덮고 있는 죽임의 정치를 극복하려면 생명과 정치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전환과 함께 새로운 대안적 비전이 절실하다.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가 출생률이나 공중 보건, 위생 등을 매개로 인구 집단을 통제하는 지배의 기술을 ‘생명정치’(bio-politics)라 불렀다면, 영국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는 생존과 권리 확보의 차원을 넘어서 정체성과 삶의 가치 및 방향에 대한 개인의 실존적 선택으로서의 ‘삶의 정치’(life-politics)를 강조했는데, 이제는 현대 사회 전반에서 작동하는 ‘죽임의 정치’(necropolitics)에 대응해 생명 본연의 가치를 온전히 되살리는 차원에서 ‘살림의 정치’(salim-politics)를 대안으로 과감히 제안할 필요가 있다.

순우리말 ‘살림’(salim)에는 생명을 죽임으로부터 구해내어 ‘살리다’, 생명이 가진 고유한 본성에 맞게 스스로 ‘살아가다’, 그리고 생명 공동체의 공동 번영을 위해 기꺼이 스스로를 내려 놓고 양보하는 ‘사르다’라는 세 가지의 심오한 의미가 동시에 담겨 있다. 따라서 ‘살림의 정치’는 단지 개체 생명의 생물학적 생존을 유지, 존속하는 차원을 넘어서, 소외된 채 죽어가는 생명 존재들에 대한 ‘치유와 돌봄의 정치’와, 생명 본성에 맞게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살아가는 ‘자립과 자치의 정치’, 그리고 생명공동체 모두의 안녕을 바라는 공공의 마음으로 공동의 선을 실현해 가는 '책임과 상생의 정치' 차원을 모두 가지고 있다.

살림의 정치는 생명 존재를 구획·위계화하고 관리·통제하던 낡은 죽임의 질서를 단호히 거부하고, 인간과 자연, 개인과 공동체, 인간과 비인간 존재 등을 생명공동체 전체 차원에서 창조적으로 재연결해 서로를 살림으로서 공존과 공생의 가능성을 확장해 가는데 초점을 맞춘다.

나는 이러한 살림의 정치가 기후 위기와 불평등이 심화되는 현대 사회에서, 한국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정치 모델로 자리 잡기를 희망한다. 이런 마음으로 살림의 정치가 담고 있는 숭고한 가치를 현실화하는 방안 몇 가지를 제안해 본다.

첫째, 기후정의를 중심에 세우자. 배출량 총량 감축만이 아니라, 누가 더 많이 배출하고 누가 더 큰 피해를 입는지, 누가 적응 능력이 부족한지 등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가장 취약한 생명을 보호하는 것에 정책 목표를 둠으로써 기후 위기 대응 노력이 죽임의 정치 논리에 포섭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둘째, 생존 기반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인프라의 공공성을 강화하자. 민영화에 따른 파편화를 경계하면서, 에너지, 식량, 주거, 의료와 돌봄 체계를 강화하고 생태적 지속가능성을 높여 나가자. 특히 재난 취약 지역을 중심으로 물·전기·이동·주거·의료·식량 같은 생존 기반 체계를 공고히 하자.

셋째, 편협한 인간중심주의를 넘어 윤리적 대전환을 이끌어 내자. 살림의 정치는 인간과 비인간 존재, 미래세대를 전체적으로 균형있게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을 요구한다. 오만한 인간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숲·강·토양·동물·해양 등을 공동 세계의 동등한 구성원으로서 인정하고 공존의 기반을 책임있게 만들어 나가자.

넷째, 연대의 범위를 심화, 확장하자. 기후위기는 국경을 넘어선 전지구적 문제로, 계층, 지역, 국가 단위를 넘어선 협력 없이는 해결이 어렵다. 국가와 세대, 계층 간 경계를 넘어 공존 공생을 위한 폭넓은 연대를 구체적으로 설계하고 실천해 나가자.

죽임의 참상이 반복됨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점점 단편적인 기삿거리로 소비되고, 그만큼 사람들은 점점 타자의 고통과 죽음에 둔감해진다. 일상화된 죽임에 대한 감각이 무뎌지는 죽음의 사회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생명을 차별적으로 다루는 죽임의 정치가 은밀하게 작동한다. 오늘날 죽임의 정치는 예외적 사건이 아니라 일상 속에 상시적으로 작동한다. 전쟁, 경제 제재, 국경 봉쇄, 난민화 문제는 물론이고, 기후 위기와 생태계 파괴, 일상에서의 고립과 배제, 억압의 문제들은 각각 별개의 것이 아니다. 여기에는 어떤 생명(집단)을 우선순위에서 밀어내고 방치하고 함부로 해도 된다는 죽임의 정치 논리가 공통적으로 작동한다.

결국 생명 살림 세상으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이 죽임의 정치 논리를 깊숙이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한다. ‘생명을 존중하자’는 추상적 구호가 아니라, 자기 생존을 위해 다른 생명을 대상화·수단화·상품화하는 현실의 구조적 문제를 들춰내고 해결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대안으로서 살림의 정치가 타자의 고통을 추상적 통계가 아닌 구체적인 삶의 문제로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를 기본으로 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따라서 살림의 정치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정면으로 맞닥뜨려야 한다. “우리의 안전과 번영은 누구의 희생을 대가로 하는가?”, “우리는 누구를 위험 집단으로 낙인찍고 처벌하는데 동의하는가?”, “우리는 어떤 생명을 함부로 대하고 방치하고 포기해 버리는가?”

정규호 생명학연구회 부회장, '녹색국가' 저자

이 질문에 정직하게 답하려 하지 않으면 죽임을 향한 질주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죽임의 문명을 멈춘다’는 것은 단지 전쟁을 반대하고 살상 행위를 멈추게 하는 것을 넘어선다. 이것은 어떤 생명도 함부로 다루고 버리고 죽임의 상태로 방치하지 않겠다는 약속이자 선언이며, 새로운 문명의 기준을 세우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살림의 정치’는 선택이 아니라 시대적 필연이며, 우리가 미래를 희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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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비거주 1주택 토허제 예외에 “갭투자 허용 주장은 ‘억까’”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6/05/11 09:07
  • 수정일
    2026/05/11 09:0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서영지기자

  • 수정 2026-05-11 06:56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에게 토지거래허가구역 예외 규정을 적용해 집 매매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을 두고 “사실상 갭투자 허용이라는 주장은 ‘억까’(억지로 깎아내리기)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거래 절벽 막으려… 비거주 1주택 매매 길 튼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했다. 국토교통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비거주 1주택자가 세 낀 집을 팔 경우, 무주택 매수자의 실거주 의무를 일정 기간 유예해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이는 무주택자의 갭투자를 사실상 허용하는 것이라는 내용의 기사였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일인 9일 서울 송파구청을 찾은 민원인들이 휴일 만들어진 토지거래허가 임시 접수처에서 관계 공무원과 상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이를 반박하며 정부가 발표할 정책 내용을 자세히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토교통부가 형평성 보장을 위해 다주택자와 동일하게, 세입자가 있는 1주택자에게도 매도할 기회를 주기 위해 매수인은 무주택자로 한정하고, 매수인은 기존 임차인의 잔여 임차기간이 지난 후에 입주할 수 있게 허용하되 그 기간을 최고 2년을 넘지 못하게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통령은 “임차기간 때문에 4~6개월 내 입주할 수 없어 매각하지 못하는 1주택자들에게도 기회를 주되, 매수인은 2년 이내에는 반드시 보증금을 내 주고 직접 입주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잔여 임대기간, 그것도 최대 2년 이내에 보증금 포함 매매대금 전액을 지급해야 하는데, 이걸 가지고 갭투자를 허용하는 것이라고 하는 건 과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부동산 공화국 탈출은 우리나라의 정상화와 지속 발전을 위한 필수 과제”라며 “부동산 투기가 재발하면 몇이나 득을 보겠냐. 협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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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장동혁 미 친트럼프매체 기고에 “한미동맹 이간질, 국민의 짐”

[아침신문 솎아보기] HMM 나무호 조사 결과 “미행체 2기 타격”

경향, 삼전 노사 앞두고 “주주권은 절대선인가” 묻는 기획보도

정은경 장관, 동아 단독 인터뷰로 “요양병원 호스피스 시행”

기자명김예리 기자

  • 입력 2026.05.11 07:32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8일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계엄이 또 하나의 사건이자 하나님이 그순간에도 지켜봤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언급하고 있다.사진=MBC 영상 갈무리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정박 중 화재가 발생한 HMM 나무호의 사고는 미상 비행체 2기의 타격에서 비롯됐다고 지난 10일 발표했다. 다만 “공격 주체를 판단하기는 아직 어렵다”고 밝혔다. 11일 아침신문들은 모두 1면 머리기사로 이를 전했다. 다수는 발사 주체와 기종을 추가 분석할 예정이라는 정부 발표를 전한 가운데 일부 신문은 이를 ‘드론’으로 미리 규정했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나무호 관련 정부 합동 조사 결과 브리핑에서 “5월 4일 15시 30분쯤(현지시간) 미상의 비행체 2기가 나무호 선미 좌현 평형수 탱크 외판을 약 1분 간격으로 두 차례 타격했고, 타격으로 인한 충격 후 진동을 동반한 화염 및 연기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충격으로 나무호는 폭 5m, 깊이 7m가 훼손됐다. 신문들은 모두 외교부가 제공한 선박 파공 부위 장면을 사진으로 보도했다.

다수 신문이 ‘비확인 비행체 2기가 외부에서 타격했다’는 정부 발표를 제목에 보도했다. <나무호 폭발은 미상 비행체 2기 타격 탓>(경향신문), <“나무호, 비행체 두 대에 공격당했다”>(한국일보) 등이다. 조선일보는 이와 달리 <비행 드론 2기가 나무호 선미 때렸다>라고 제목에 보도했다.

▲11일 한국일보 1면

다음은 이날 전국 단위 아침종합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나무호 폭발은 미상 비행체 2기 타격 탓>

국민일보 <나무호 공격당했다…비행체 2기 연쇄 타격>

동아일보 <HMM 나무호, 비행체 2기 외부타격에 폭발>

서울신문 <비행체가 1분 새 ‘쾅쾅’ 나무호 7m 찢겨나갔다>

세계일보 <정부 “나무호 화재, 외부 공격이 원인” 결론>

조선일보 <비행 드론 2기가 나무호 선미 때렸다>

중앙일보 <“나무호 폭발 원인은 외부 타격”>

한겨레 <“나무호, 미확인 비행체 2기가 타격”>

한국일보 <“나무호, 비행체 두 대에 공격당했다”>

조선일보는 기사 말미에서 익명의 ‘군 소식통’을 인용해 “드론 기가 동일 지점을 연타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했다고 했다. 이어지는 기사에선 나아가 “같은 지점을 공격해 선체와 인명 피해를 극대화하는 ‘더블 탭 전술’이라는 것”이라며 “전문가들”을 익명 인용해 보도했다.

▲11일 조선일보 1면

중앙일보는 “조상근 KAIST 연구교수는 ‘짧은 간격으로 두 차례 정밀 타격하고 엔징이 발견됐다면 중형 이상의 자폭 드론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고 했다. 국민일보는 <전문가, 이란 샤헤드 드론 추정…코우사르 미사일 가능성도>에서 조상근 교수와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권용수 국방대 명예교수를 인터뷰 인용해 보도했다.

반면 한국일보는 “나무호를 타격한 비행체가 미사일인지 드론인지, 어느 국가나 단체의 소행인지는 이번 조사에서 확인되지 않았다”며 “선박 결함이 아닌 외부 요인에 의한 사고라는 점은 분명해졌으나, 한국 선박을 겨냥한 이란의 공격인지 혹은 미국과 이란의 교전 여파인지 등은 불분명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외교가에서는 이란 정부 입장과는 별개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단독 행동 가능성도 거론된다”고 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조사 결과에 대해 관계부처가 참여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실무위원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외교부는 이후 사이드 쿠체치 주한 이란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조사 결과를 설명했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사실상 초치 성격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했다. 한겨레도 “사실상 이란대사를 초치한 것”이라고 했다.

“경영진·주주·노동자 이해관계자 다툼…재분배 역할 커져”

삼성전자 노사가 오는 21일 예고된 총파업을 열흘 앞두고 막판 타협을 위한 재협상에 나선다. 창사 이래 첫 파업이라는 위기에 직면하자 정부가 적극 중재에 나섰고, 노조가 노동위원회의 추가 중재 절차인 ‘사후조정’을 받아들이면서 11·12일 집중 교섭이 성사됐다.

▲11일 경향신문 1면

경향신문은 이와 관련해 1면에 <기업·노조와 한판…주주권은 ‘절대선’일까>를 묻는 기획 보도를 냈다. ‘한국형 주주 자본주의 준비됐습니까’란 이름의 기획 연재다. 경향신문은 “커진 주주 목소리는 단순히 경영진 견제를 넘어 기업 이익을 누구에게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라는 더 근본적인 문제로 번지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가 영업이익의 15% 이상을 성과급으로 달라며 파업을 예고하자 주주들은 손해배상 소송까지 거론하고 나섰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경영진·주주’의 충돌과는 별개로, 주주·노동자 등 회사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누가 먼저냐’를 놓고 주도권 다툼이 벌어진 모습이다. 결국 기업의 이익은 누구의 것이냐는 물음”이라며 “‘한국형 주주 자본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이어지는 기사 <20대 기업 영업익 90% ‘삼전닉스’…재정 ‘재분배 역할’ 더 커져>에서 “반도체 호황의 과실을 사회에 적절히 나누는 재정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11일 경향신문 3면

경향신문에 따르면 1분기 시가총액 20위 기업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90%(94조8400억원)에 달했다. 그 외 영업이익이 1조를 넘긴 곳은 현대자동차와 기아뿐이다. 경향신문은 “전문가들은 두 기업의 이익이 사회 전반으로 환류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재분배 기능을 맡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고 했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는 경향신문에 “반도체 기업의 이익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는 구조에서는 국가의 재분배 역할이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투자 여력이 부족했던 당시에 정부가 (반도체 기업) 세제 지원에 나선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세제 지원 일몰로 생기는 재정 여력을 취약계층 지원 등에 투입하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정은경 장관, 동아에 “호스피스 확대, 내년 요양병원 본격 도입”

동아일보는 1면에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의 “내년부터 요양병원 호스피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겠다”는 인터뷰를 실었다. 정 장관은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호스피스 인프라가 확충돼야 (생애 말기 환자들이) 마음 놓고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장관은 또 연명의료 중단 시기를 현 ‘임종기’에서 ‘말기’로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다음 달부터 이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민이 안심하고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재택의료와 요양병원을 통한 호스피스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라는 것이다.

▲11일 동아일보 1면

동아일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복지부 업무보고와 올 2월 국무회의에서 연명의료 결정제도 활성화 방안을 주문한 바 있다”며 “연명의료를 중단한 환자는 현재 50만8400명을 넘었지만, 임종기에 통증 완화와 심리 상담 등 호스피스를 받는 환자는 연간 2만여 명에 불과하다”고 했다.

한겨레 “장동혁, 친트럼프 매체에 한미 동맹 이간질”

한겨레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미국의 친트럼프·보수 성향 인터넷 매체에 이재명 정부가 친중·친북·사회주의 노선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하는 기고를 한 것을 두고 사설을 내 비판했다. 장 대표는 미국 친트럼프 인터넷 매체 ‘데일리 콜러’에 ‘우리나라는 수십년 동안 ‘엉클 샘’(미국)의 친구였지만 지금 큰 문제에 직면했다’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한겨레는 “장 대표는 이재명 정부가 친중·친북·사회주의 노선을 펼치며 70년간 견고하게 유지돼온 한-미 동맹을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며 “제1야당 대표가 우리 정부에 대한 미국 조야의 불신을 부채질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장 대표에게 ‘국익은 안중에도 없는 것이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11일 한겨레 사설

한겨레에 따르면 장 대표는 이 글에서 “현 정부는 한-중 관계의 ‘전면 복원’을 선언했고, 북한 체제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가) 자유세계 편에 분명하고 조건 없이 설 것인지, 아예 서지 않을 것인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정치권에선 이를 두고 ‘이재명 정부에 대한 미국 내 친트럼프 세력들의 우려와 불신을 여론화해 6·3 지방선거에서 국내 보수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며 “장 대표는 당장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편가르기 외교에 나서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의 ‘힘’이 아니라 ‘짐’이 됐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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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군사동맹의 위험성을 경계할 때

  • 기자명 이경렬 전 대사
  •  
  •  승인 2026.05.11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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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3국간 군사협력의 큰 틀이 있다. 미국 국방부는 2022년 국방전략(NDS)에서 중국 억제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동맹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한다. 통합억제(integrated deterrence) 개념의 등장이다. 미국 혼자 중국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동맹들을 엮어 억제망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국이 직접 들어간 삼각 안보협력이 2023년 8월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설계된다. 2024년 7월 한미일 국방장관은 「한미일 안보협력 프레임워크」(TSCF: Trilateral Security Cooperation Framework)를 서명했다.

한일 외교·국방 2+2 차관회의가 5월 7일 서울에서 열렸다. 1998년부터 국장급으로 개최되어 오던 안보정책협의회가 이번에 차관급으로 격상된 것이다. 지난 1월 일본 나라현 개최 한일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안보 협력 강화’를 이행하는 첫 단계로 해석된다. 정상회담은 양국 관계를 ‘안보·경제 파트너십’으로 구체화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미일 3국 파트너십은 급변하는 글로벌 정세 속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그는 한중일 3국간의 대화와 협력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일본은 한국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Acquisition and Cross-Servicing Agreement) 체결에 초미의 관심을 갖고 있다. ACSA는 ‘양국 군대 간에 물자와 서비스를 서로 주고받기로 약속하는 협정이다. 일본은 현재 미국, 영국, 호주, 인도, 필리핀 등과 이 협정을 맺고 있다. ACSA가 체결되면 양국은 공동 훈련이나 유사시 물자(식량, 탄약 등)와 서비스(수송, 수리 및 정비, 의료 서비스, 시설 이용 등)를 서로 지원한다. 한국과 ACSA가 체결되면 일본 자위대는 한국의 항만·공항을 이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이다.

ACSA는 민감한 사안이다. 과거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군사 협력 수위를 높이는 것에 국민적인 반감이 있다. 이명박 정부 당시 체결 직전까지 갔으나 여론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현재 한일간 군사협력은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일본은 이를 ACSA로 확대한 실질적인 군사 협력을 원한다. 이번 2+2 회의에서 한국은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일본이 구상하는 한일 군사협력의 단계는 세 개의 층이다. 지소미아가 첫 단계요 ACSA가 그 다음이며 원활화협정(RAA: Reciprocal Access Agreement)이 최상층이다.

일본이 최근 필리핀과 체결한 RAA는 상대국에 군대가 들어갈 때 입국 절차, 무기 반입 절차, 관세 등을 대폭 간소화해주는 협정이다. 한일간 RAA가 맺어진다면 일본 자위대는 훈련을 명목으로 한국 땅에 발을 들이는 것이 매우 쉬워진다. 요약하자면 지소미아는 “서로 아는 정보는 공유하자”는 것이고, ACSA는 “훈련할 때 기름이랑 밥, 탄약 정도는 서로 빌려주자”는 얘기며, RAA는 “서로의 영토를 자유롭게 오가며 대규모 훈련을 하자”는 의도다. RAA는 사실상 준동맹이다. 일필 RAA는 일본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포위하는 요충지를 확보하려는 것이다.

한일관계는 한미관계의 종속변수로 작용해 온 것이 역사적 사실이다. 한일간 위안부 협상과 강제징용 문제의 해법은 미국이 한국의 팔을 비틀어 성사된 것이었다. 이번 한일 간의 2+2 차관회의도 다르지 않다. 최근 한일 정상회의가 조선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한미일의 공조가 필요하다고 언급했지만, 일본과 미국의 진짜 의도는 중국을 겨냥한 3국 군사협력이다. 이에 우리는 중국을 거론하는 것을 회피하면서 한미일 협력과 함께 한중일 3국간의 대화와 협력의 필요성도 아울러 강조하고 있다. 미일의 의도를 고의적으로 비틀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과 일본의 저의는 어디까지나 중국을 겨냥한 한미일 군사동맹이다. 삼각형의 완성을 위해서는 한일간의 군사협력이 완결되어야 한다. 한미간 동맹은 이미 완성되어 있다. 미일의 그것도 마찬가지다. 이가 빠진 부분이 한일의 축이다. 그래서 일본이 한국과의 ACSA와 RAA에 정성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극히 조심해야 한다. 첫째, 한중관계의 중요성이다. 미중이 격돌하는 상황에서 주한미군을 품고 있는 우리가 중국의 공격 목표가 되지 않으려면 양국관계의 최상급 격상이 불가피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거부하는 것은 물론이고, 중국을 겨냥한 한미일 군사동맹을 단연코 거부해야 한다. 한일간의 ACSA 및 RAA 체결은 중국이 볼 때 한미일 동맹의 전단계로 인식될 소지가 크다. 둘째, 우리 국민의 경계 심리를 살펴야 한다. 한일간의 군사협력 강화는 일본의 재무장에 우리가 청신호를 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셋째, 조선의 반발이다. 5월 4일 노동신문은 일본의 ‘3대 안보문서’(국가안전보장전략, 국가방위전략, 방위력정비계획) 개정 추진을 두고 전쟁국가로 가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일본의 군사 역할 확대를 문제 삼고 있는 조선에게 한일간 군사협력은 결코 반가운 뉴스가 아니다.

한미일 3국 동맹을 추진해온 중심인물이 과거 미국의 고위 인사였던 빅터 차와 웬디 셔먼이다. 이들은 “한국과 일본은 공통의 동맹국인 미국과의 관계라는 맥락에서 양국 간의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이 원하는 모든 일에 한국과 일본은 무조건 동참하라고도 말한다. 미국의 적은 한국과 일본의 적이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한미일 3국의 관계가 사실상의 군사동맹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그런데 삼각동맹은 한국이 미국만이 아니라 일본의 눈치도 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의 뒤에는 미국이 있다.

「한미일 안보협력 프레임워크」(TSCF)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미국은 유용한 대중국 대결 장치로 간주하고 있다. 한미일 협력에 하나의 축이 더해진다. 필리핀이다. 2024년 4월 개최된 미일필 정상회의는 남중국해·동중국해에서 중국 견제를 기약했다. 이런 배경 하에 ‘한일필 전략 삼각형’이 등장한다. 2025년 11월 이후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뒤집은 한반도 지도(east-up map)를 들고 “한국, 일본, 필리핀을 연결하는 전략 삼각형”의 꼭짓점인 세 나라와 미국이 중국에 대항해 킬웹(kill web)을 가동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한일 외교·국방 2+2 차관회의는 미국이 구상하는 다층적 삼각형의 틀 속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숭미 정권 시기를 거치면서 한미일 3국 ‘동맹’은 거의 기정사실화되었다. 미국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나 한미일 군사동맹을 당연한 일로 간주하고 있다. 더욱이 미국은 한국을 역내 군수 거점으로 만들 생각이다. 우리가 어쩌다가 이렇게 미국의 하수인이 되었는지 개탄스럽다. 하지만 늦지 않았다. 하나씩 뒤집어 나아갈 때다. 1914년 이탈리아가 독일과 오스트리아-헝가리의 전쟁 계산에 순순히 말려들지 않았듯, 한국 역시 미일이 설계한 대중국 군사구도에 무조건 세 번째 꼭짓점으로 들어갈 이유가 없다. 끝.

출처 : 현장언론 민플러스(https://www.minplu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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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기대에도 이란 무응답…‘불안한 휴전’ 속 호르무즈 충돌 계속

김원철기자

  • 수정 2026-05-10 08:53

자동식별장치(AIS) 응답기를 끈 채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해 아랍에미리트(UAE)산 원유를 싣고 온 원유운반선 ‘오데사’호가 8일 한국 서산 대산항에서 예인선들의 안내를 받으며 항해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두 달 넘게 이어진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9일(현지시각) 현재까지 뚜렷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국의 종전 제안에 대한 이란의 답변을 “오늘 밤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하루가 지난 이날 오후까지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산발적인 무력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엘시아이(LCI) 방송 기자와 통화에서 이란으로부터 “매우 곧” 소식을 들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지만, 이후에도 이란의 답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에게 “오늘 밤 편지를 받을 것으로 되어 있다. 어떻게 되는지 보겠다”고 말했다. 이란이 협상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는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모르겠다.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이탈리아 로마에서 기자들과 만나 “진지한 협상 과정으로 진입할 수 있는 제안이길 바란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양국이 양해각서(MOU) 초안에 합의할 경우 이르면 다음 주 파키스탄에서 대면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논의 중인 미국의 제안은 우선 전쟁 종료를 선언하고, 휴전을 30일 더 유지하면서 세부 협상을 이어가는 방안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대이란 항만 봉쇄 해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한 해제, 이란 핵 프로그램 제한, 제재 완화 등이 함께 논의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들은 이 합의가 향후 더 포괄적인 평화협정 또는 양해각서의 토대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쟁점은 적지 않다. 미국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중단 기간을 길게는 20년까지 요구하는 반면, 이란은 5년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을 제3국이 아니라 미국에 넘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협상장 밖에서는 물리적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미군의 해상 봉쇄를 뚫고 이란 항구로 진입하려던 이란 선적 유조선 2척을 무력화했다고 발표했다. 이란 매체들 역시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서 미군과 이란군 간의 “제한적인 교전”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정부는 미국의 해상 봉쇄를 “군사적 행동의 연장”으로 규정하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압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외교적 해결책이 테이블에 오를 때마다 미국은 무모한 군사적 모험을 택한다”며 굴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미국과 이란은 모두 한 달가량 이어진 휴전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총격과 폭발, 선박 차단이 반복되며 휴전의 의미 자체가 모호해지고 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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