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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없이 국가수용시설에 다섯 번 끌려간 참혹한 인생



이득신 작가

dsshine23@naver.com

제 27회 전태일 문학상 수상(르포분야)

 

서울의소리 기자 (프리랜서)

 

장준하기념사업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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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들레 들판

  • 입력 2025.12.20 20:00

  • 수정 2025.12.20 22:19

  • 댓글 0

[고아시설 피해자들]다중폭력 피해자 한일영씨

 

이유없이 시립아동일시보호소 끌려가

 

집으로 보낸다며 선감학원 감금생활

 

다시 삼청교육대행, 탈출하다 감옥살이

 

두 차례 시립갱생원, 사과없는 서울시

 

비극 되풀이 않기 위해 인권운동가로 변신

‘국가는 인간에게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면 한일영 씨의 인생이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 그의 삶은 개인이 국가에게 당할 수 있는 처절함을 모두 보여주는 사례이다. 그는 독재정권이 행했던 모든 불법을 고스란히 떠안고 눈물겨운 1970 ~ 80년대를 건너왔다. 나이 70을 목전에 두고 있는 그가 피를 토하며 증언한 국가폭력은 상상력의 범주 밖이라 할 만큼 잔인하고 참혹했다.

 

이북에서 월남한 조부와 부친 형제들은 건축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그는 월남한 친척 사촌들 중에서 유일한 아들이었다. 당시 피아노 과외를 받을 정도로 유복했다. 용돈을 두둑하게 받을 수 있기에 주말이나 방학 때면 할아버지 댁으로 놀러가는 게 즐거움 중 하나였다. 1971년, 6학년이니 당연히 홀로 다니는 날도 많았다. 그날도 자택인 가평에서 열차를 타고 청량리역을 거쳐 성북구 삼선동의 조부 댁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경찰이 다가와 정강이를 걷어차며 영문도 모른 채 끌고 간곳이 파출소였다. 그곳에서 그는 부랑아 취급을 받으며 서울시립아동일시보호소로 넘겨진다. 군사정권은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사회정화나 도시 미화 등을 이유로 부랑인과 부랑아를 단속하여 민간 시설에 강제 수용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무고한 시민이나 아동들이 강제 노역, 폭행, 성폭력, 사망에 이르는 등 심각한 인권 유린을 당했다. 경찰은 길거리에서 집을 잃은 아이나 행색이 초라해 보이는 아이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다 고아수용시설로 보내버린다. 한 씨도 역시 부랑아 취급을 받으며 끌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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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영 씨가 다니던 가평국민학교 생활기록부. 6학년 칸에 장기결석으로 처리되어 있다.

“집이 경기도 가평이라고 말했는데, 저를 종로3가 구두닦이 부랑아로 인적 사항을 조작했습니다. 경찰이 단 한 번이라도 학교로 확인전화를 했다면 금방 신원이 밝혀질 것 아닙니까? 경찰이나 시설은 실적에 급급한 나머지 단 한 번도 저를 부모에게 돌려줄 줄 생각이 없었던 겁니다. 시립아동일시보호소에서도 집으로 보내달라고 하면 주먹과 몽둥이가 먼저 날아왔습니다. 그곳에서 온갖 폭력을 당하며 2년을 감금당하며 살았어요. 탈출을 시도하다 걸려 맞아 죽는 아이들도 많았기 때문에 도망칠 엄두를 내지 못했어요. 시립아동일시보호소 부지 한쪽에는 작은 창고가 있었는데, 시신으로 보이는 아동의 발이 덮개에서 밖으로 널브러져 있는 것을 목격한 적도 있습니다. 시신창고가 그늘진 구석에 있어서인지 늘 음습한 기운 때문에 다들 얼씬도 하지 않으려 했어요. 그 시신들은 며칠마다 한 번씩 어디론가 실려 갔습니다.”

 

어느 날 집이 경기도인 사람은 집으로 보내준다고 하는 말에 속아 다시 끌려간 곳이 경기도에서 운영하는 선감학원(당시 안산 선감도 소재)이었다. 선감학원은 1941년 일제에 의해 ‘부랑아 수용시설’의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주된 수용자들은 항일 독립운동 행위자나 사회주의자 등이었으며 이유 없이 잡혀온 이들도 많았다. 사실은, 태평양 전쟁에 필요한 노역자와 전사로 동원할 인적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을 이용해 아동들을 사회와 격리하고 탈출을 어렵게 만들었다. 해방 이후 관리권이 경기도로 이관되고 선감학원으로 이름을 바꾼 뒤에도 여전히 ‘부랑아 수용시설’로 활용됐다. 당시 정권은 경찰력을 동원해 부랑아, 고아, 거지를 잡아들였지만, 실상은 부모가 있는 가정의 아이들을 납치하다시피 끌고 가 수용했다. 결국 각종 인권유린과 횡령 사건 등의 비리문제가 커지면서 선감학원은 1982년에 문을 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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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감학원 입소 당시 한일영 씨의 수용자 카드. 가정불화, 구두닦이로 그의 입소 경위와 신분을 조작했다.

“선감학원에 끌려온 아이들은 ‘학원’이라는 이름과 달리 ‘교육’을 받기는커녕 섬의 개간, 농사일 등 강제 노역에 시달렸습니다. 제가 있을 당시 약 200명 정도의 원생이 머물렀는데, 매일 얻어맞고 기합 받는 게 일상이었죠. 야간 점호 시간에는 관리자가 콘크리트 바닥에 곡괭이 자루를 끌고 오는 소리가 들리는데, 그 상황이 너무 공포스러워 오줌을 지리기도 했습니다. 먹는 것 또한 말도 못하게 부실해서 거의 매일 소금국으로 식사해야 했고 심지어 구더기가 기어 다니는 음식을 먹은 날도 많았습니다. 혹한에서 일하다 동상에 걸려 왼쪽 3개의 발가락 일부를 잘라내기도 했어요.”

 

선감학원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고아수용시설은 원생들 간의 폭력으로 인한 피해도 상당히 많았다. 원생들을 대상으로 한 중간 관리자 선임 및 군대식 조직 편제와 같은 폭력적이고 기형적인 구조가 시설 내부에서 작동함으로써 원생들은 자신들의 생존을 위한 방식을 추구하면서 함께 생활 하는 동료 원생들을 폭행하고 이 과정에서 약자는 더욱 큰 인권침해와 피해를 당하기도 했다.

 

“생활이 너무 힘들어 대부분의 원생들은 늘 그곳을 탈출하려고 했습니다. 가까운 대부도는 탈출이 조금 수월해도 금방 주민들에게 잡혀 다시 끌려오는 게 반복되었습니다. 탈출한 원생을 데려오면 주민들에게 일종의 수당 같은 것을 지급했습니다. 맞아 죽고, 굶어 죽고, 바다에 빠져 죽고, 탈출하다 죽은 원생들이 수백 명입니다. 저는 썰물 때를 골라 인근 섬으로 간신히 탈출에 성공했지요.”

 

그가 탈출한 ‘어섬’은 선감도에서 거리가 멀어 쉽게 탈출을 시도하지 못하는 곳이었지만 죽음을 각오했고, 위험하지만 잡힐 가능성이 적은 곳으로 결국 탈출한 것이다. 그러나 양식어업을 하는 어민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이곳에서 나랑 같이 일할래, 아니면 선감학원으로 데려다 줄까?”라는 어민의 말에 선감학원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 1년여 동안 또 다시 지옥 같은 노예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 기회를 틈타 재탈출에 이르게 된다. 이후 어렵게 가평의 본가를 찾아갔지만 집 주인은 바뀌어 있었고 가정은 풍비박산 난 상태였다. 실종된 한씨를 찾아 헤매면서 불화가 생긴 부모님은 이미 이혼한 뒤였다.

 

국가는 그에게 지독할 만큼 잔인했다. 개인이 국가를 처벌할 수만 있다면 그는 ‘국가를 2중 3중으로 처벌하고 싶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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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감학원 피해자들이 사망자명단 공개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 왼쪽이 한일영 씨)

“막막한 마음에 기술이라도 배워야겠다 싶어 프레스 공장에 취직해 새 삶을 준비하던 중이었습니다. 1980년 8월 여름휴가를 받아 삼선동의 동네 아이들과 함께 뚝섬유원지 수영장으로 야유회를 갔습니다. 그곳에서 경찰이 저를 불렀습니다. 다시 영문도 모른 채 성동경찰서로 끌려간 겁니다. 죄를 지은 게 없으니 곧 풀려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저를 삼청교육대로 보냈습니다. 왼쪽 손목에 새긴 ‘삶’이라는 작은 문신을 이유로 끌려간 겁니다. 전과자도 아니고 깡패도 아닌 사람들이 부지기수로 삼청교육대에 들어온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는 경기도 연천에 위치한 5사단에서 4주 훈련을 받았다. 곧 풀려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다시 근로봉사대로 차출되었다. 그곳에서도 각종 훈련과 노역에 시달리다 탈출을 감행하게 된다. 가까운 신탄리역으로 도망쳐 기차를 탔지만 다음 역인 대광역에서 헌병에 붙들려 잡혀오고 말았다. 이후 그는 계엄법 위반으로 군사재판에 넘겨졌다. 재판은 졸속이었다. 변호인의 조력 따위는 꿈도 꾸지 못했다. 오전에 징역 2년이 구형되었고, 당일 오후에 징역 1년이 선고되었으며 항소는 기각되었다.

 

그리고 공주교도소에서 꼬박 1년을 살고 만기출소하게 된다. 하지만 삼청교육대 출신은 요시찰 대상자였다. 취업을 하면 경찰이 나타나 ‘삼청교육대 출신이다, 교도소 출신의 전과자다’라는 사실을 사장과 직원들에게 폭로하는 바람에 취업하고 잘리기가 반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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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삼청교육대로 끌려가기 전의 한일영씨 모습.

“일을 하고 싶었지만 경찰과 기관의 방해로 정상적인 직업을 가질 수가 없었어요. 하는 수 없이 폐지와 철근을 줍는 넝마주의 일을 시작했는데 다시 부랑인 취급을 받으며 시립갱생원으로 넘겨진 것입니다. 그곳에서는 조폭 출신들이 반장 역할을 하며 폭력을 일삼았고 낮에는 쇼핑백을 만드는 일을 하고, 공사장 단순 잡역에도 투입됐습니다. 견디다 못해 그곳에서도 간신히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국가폭력으로 이렇게 망가진 인생이 또 있겠습니까? 노숙이나 부랑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냥 할당량을 채우려고 끌고 가는 겁니다. 2024년 2월 진실화해위원회 조사관에게 전화가 왔어요. 저의 시립갱생원 입소 기록이 2개라는 겁니다. 선감학원을 탈출해서 집으로 돌아갔던 1977년에도 입소기록이 있다는 것이었죠. 기억 저편에 있는 악몽이 되살아났습니다. 시립갱생원 생활만 2회에 걸쳐 약 1년 정도였는데, 기록상으로는 2회 4개월만 남아 있는 겁니다. 은폐 목적으로 국가가 고의 삭제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2020년 8월 15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지옥의 선감도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제목으로 선감학원이 방송을 탔다. 경기도에서 운영과 관리를 맡았던 수용시설이기에 당시 원장을 포함한 관리자들 모두 경기도 소속 공무원이었으며, 원장을 역임했던 백근칠은 한국사회봉사회를 만들어 초대회장과 이사장을 지냈고, 서울대에 사회사업학과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일각에서는 그를 우리나라 사회사업학의 대부로 부른다. 잔인하기로 유명한 선감학원 원장을 지낸 이가 자선의 탈을 쓰고 시설수용을 합리화하며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망가뜨린 장본인이라는 사실에 경악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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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감학원 아동인권진실규명추진위원회 개소식에 함께한 피해자와 유족들(사진 중앙의 양복차림의 사람이 한일영 씨다).

한일영 씨는 현재 인권운동가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시립아동일시보호소와 선감학원의 진실규명추진회장을 맡아 인권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삼청교육대 피해자연합 단체에서도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고아수용시설에서 관리자로 몸담았던 이들이 중심으로 만든 내부고발자 단체 ‘아이즈’에서는 이사로 등재되어 그들을 지원하는 일도 하고 있다. 다시는 국가 폭력으로 인해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분노의 간절한 방식이다.

 

그의 계엄법 위반 처벌은 재심을 통해 최종 무죄판결 받았다. 진화위의 사과 권고에 따라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022년 10월, 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공식 사과했다. 선감학원이 폐쇄된 지 40년 만의 일이다. 서울시립아동일시보호소의 인권유린에 대해서 서울시는 담당공무원들이 서면으로 형식적인 사과공문을 지난 9월 보내오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도 시립갱생원의 피해사실에 대해서 서울시는 묵묵부답이다.

 

어떤 형태로든 국가가 앗아간 청춘과 무너진 인생은 돌이킬 수 없다. 아직도 정부는 국가 주도의 고아수용시설 피해자에 대한 그 어떤 공식 사과도 없다. 3기 진화위에서는 반드시 고아수용시설피해자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한일영 씨는 국가와 정부의 공식 사과를 받을 때까지 인권운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가 처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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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700만원 보장하니 건설 현장이 달라졌다”···노동의 대가 ‘적정임금’ 안착될까



수정 2025.12.21 08:30

  • 박송이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서울시·경기도·SH 발주에 적용···현장 안착 더뎌

“안전수칙 거의 안 지켜져···넘어지면 죽는 상황”

이 대통령 “공공 분야가 모범 사용자 돼야” 지적

관건은 재정 투입···“기재부 산 넘기 만만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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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건설 현장. 연합뉴스

 

[주간경향] “여기는 다른 데보다 임금이 높은 편이에요. 형틀목공 일당이 28만원으로 시중노임단가 수준이고요. 주 5일 꽉 채워 일하면 주휴수당이 추가로 나와요. 한 달에 25일 정도 일하고 주휴수당 4번 받아서 월평균 700만원 정도 받고 있어요. 다른 현장에선 도급(일당이 아니라 ‘물량팀’이 물량을 맡아 가져가는 방식)으로 월 1000만원 넘게 받아본 적도 있지만, 무리하게 속도를 내야 가능한 작업량이죠. 그러다 보면 품질·안전이 흔들릴 위험도 크고요. 여기는 하루 8시간 기준으로 임금이 정해져 있어 노동 강도가 덜하고 주휴수당도 나오니 몸과 안전을 지키면서 일할 수 있어 만족해요. 이직률도 줄었고요. 일요일 작업이 없는 것도 장점이라 이런 방식이면 건설 현장을 떠났던 청년들도 돌아오기 쉬울 거라고 봐요.”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SH(서울주택도시공사) 발주 공사 현장의 작업반장 A씨는 적정임금제 적용 이후 임금 지급과 작업 여건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불법 하도급, 임금체불, 부실시공, 산재가 반복되는 건설업에서 이 현장은 예외로 꼽힌다. 다단계 하도급에 따른 공사비 삭감 대신, 발주처가 시중노임단가를 기준으로 산정한 ‘적정임금’이 적용되면서 현장 운영이 달라졌다는 평가다.

 

만연한 공사비 삭감과 불법 하도급

 

적정임금제는 공공 발주공사에서 발주기관이 기준임금(시중노임단가)을 정하고 원·하도급 단계에서 그 수준 이상의 임금이 근로자에게 지급되도록 하는 제도다. 1931년 제정된 미국 데이비스-베이컨법(Davis-Bacon Act)은 공공공사에 적정임금(Prevailing wage)을 지급하도록 해 저가 수주 경쟁의 고리를 끊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1997년 독일은 동유럽의 저임금에 대응해 임금 하한선을 규제, 적정 공사비를 확보하도록 했다.

 

심규범 건설고용컨설팅 대표는 “건설 현장에서 나타나는 폐해의 근원은 공사비 삭감”이라며 “다단계 하도급으로 내려가면서 공사비가 반복 삭감되고 단가가 내려갈수록 작업 속도 압박이 커져 노동강도가 높아지며 안전은 무시되고 품질은 거칠어진다”라고 말했다. 그는 적정임금제가 이러한 폐단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발주자는 낮은 가격을 제시한 입찰자를 선정하려 하고, 입찰자는 탈락을 우려해 저가로 입찰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 과정에서 저가 입찰 경쟁이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 불법 고용으로 이어진다는 진단이다. 반면 ‘적정 임금’이라는 임금 하한선은 임금 단가 후려치기를 어렵게 해 재하도급을 통한 추가 삭감을 자제하도록 한다는 주장이다.

 

통상 적정임금제 적용 현장은 1일 8시간 기준 일급제(시중노임단가 적용)와 표준근로계약서 작성, 주휴수당을 적용한다. 원수급자의 고용·시공관리 책임도 강화된다.

 

20대 노동자 B씨는 “작년에 10개월 정도 SH가 발주한 적정임금 현장에서 일한 적이 있다. 건설 현장에서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주휴수당을 받았고 청년우대정책으로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료를 지원받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안전이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SH에 문의했고, 그럴 때마다 바로 시정됐다. 다른 건설 현장에서는 불이익이 우려돼 안전 문제에 대해 말조차 하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굉장히 드문 현장이었다. 당시에는 걱정 없이 일했다. 다른 현장은 자재가 부족하거나 재사용으로 훼손되는 경우도 많았는데 당시 현장에서는 새 자재도 계속 들어왔다”라고 말했다. 30대 노동자 C씨는 “적정임금 현장에서 일할 때는 하루 27만5000원을 받았다. 반면 일반 현장에서는 23만5000원을 받았다”라며 “대부분 현장은 포괄계약서로 처리되지만, 적정임금제에서는 표준근로계약서를 쓰고 주휴수당도 받았다”라고 했다. 이어 “하도급 단계에서 비용을 남겨야 하는 구조가 줄어들면서 안전이 상대적으로 나아졌고, 안전보호구 지급 같은 것도 더 확실하다고 체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3년 사이 30~40대 내국인 청년 건설노동자가 급격히 줄었는데 건설 현장에 미래가 없다고 느껴 떠난 경우가 많았다”라며 “적정임금제는 일한 만큼 받고 주휴수당도 받을 수 있어 청년노동자들이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취지와 달리 미흡한 운영

 

국내에서는 문재인 정부 때인 2017년 12월 일자리위원회가 ‘건설산업 일자리 개선대책’의 일환으로 적정임금제 도입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을 중심으로 20건의 시범사업이 진행됐다. 이후 2021년 6월 일자리위원회는 총사업비 300억원 이상인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공사에 대해 2023년부터 적정임금제를 도입하기로 의결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해당 방침은 시행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 중에서는 서울시가 2017년 5월, 경기도가 2019년 1월 각각 공공 건설공사에서 시중노임단가 이상을 지급하도록 하는 조례·예규를 제정했다. 국회에서는 21대 국회 당시 적정임금제 도입을 위한 건설산업기본법 및 건설근로자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22대 국회에서는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다시 관련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현재는 서울시와 경기도,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서 발주한 공사는 원칙적으로 적정임금제를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제도의 취지와 달리 현장 안착은 더디다. 실제 현장에서는 관리·감독이 미흡해 형식적으로 운영되거나 아예 적용되지 않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일례로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서울시가 발주한 영동대로 지하 공간 건설 현장에서 일부 노동자가 폭염기에 월 300시간 이상 일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됐다. 윤종오 진보당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은 무리하게 공사 일정을 맞추느라 안전을 뒷전으로 미뤘다고 비판하며, 해당 현장에서 적정임금제와 표준근로계약서도 제대로 작성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실 관계자는 “당시 서울시 발주 건설 현장 5곳을 살펴봤다. 서울시에서 발주하는 공사 현장은 도시기반시설본부(도기본)라는 부서에서 담당하고 있다. 확인한 현장 중 적정임금을 지급하는 곳은 없었다. 사실상 적정임금제가 무의미할 정도로 제대로 지켜지는 현장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20년째 형틀목공 일을 하는 현장 노동자 D씨도 적정임금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상황을 전했다. 그는 “지금 일하는 공사 현장 발주처가 도기본이지만 적정임금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적정임금으로는 27만5000원 받아야 하는데 23만원을 받는다”라며 “현장에서 안전수칙도 거의 지켜지지 않는다. 예컨대 철근이 노출돼 있으면 케이블을 씌우는 등 보호조치를 하고 사람이 투입돼야 하는데 그런 조치가 없다. 넘어지면 죽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런 문제를 제기하면 일을 더 못 한다. 계약 단위도 한 달이라 잘릴까봐 말을 할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C씨는 “적정임금제 시행 현장이라고 알고 갔지만, 실제로는 적정임금제를 시행하지 않는 곳도 있다”라며 “SH가 발주한 건설현장이었는데 ‘적정임금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적정임금이 지급되지 않을 경우 신고하라’는 내용의 포스터까지 붙어 있다. 그렇지만 버젓이 적정임금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 사실상 포괄임금제에 가까운 계약서를 썼고 주휴수당도 없다”라고 했다. 그는 “발주처의 적극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하다. 현장에서 목소리를 내는 게 불가능한 구조다. 신고하라고 해도 신고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SH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기성 지출시 적정노임 지급여부를 서울시 건설정보관리시스템(ONE-PMIS)을 통해 확인하고 있으며, 공사장 안전교육 시 적정임금제에 대한 홍보 및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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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월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대통령의 ‘모범 사용자’론

 

건설 업계에서는 이재명 정부 들어 적정임금제가 공공 분야에서 본격 도입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경기도지사 시절 적정임금제를 도입했으며, 이번 대선 공약에도 이를 포함했다. 양대 노총은 이 사안을 주요 과제로 제시해왔다. 송주현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정책실장은 “구체화하지는 않았지만, 국정기획위원회 논의 과정에서도 적정임금제가 언급된 바 있다. 고용노동부·국토교통부와 노정 교섭도 진행됐다”라며 “노동부는 이미 관련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고, 국토부도 내년 연구용역 발주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정책 설계가 어떤 형태로 나올지는 아직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은 지난 12월 9일 국무회의에서 “공공 분야가 모범 사용자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돈을 벌기 위해 법이 허용하거나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범위에서 최저로 주고 이익을 최대화하는 게 이해될 수 있지만, 정부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심규범 건설고용컨설팅 대표는 이 대통령의 ‘모범 사용자’ 발언은 “건설 현장에서 논의돼온 적정임금제와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공 발주자가 적정임금을 보장하고 공사 기간을 합리적으로 연장하며 낙찰률(발주기관이 산정한 예정가격 대비 실제 계약금액의 비율)을 높이는 것은 안전 확보와 내국인 일자리 유지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당한 근거가 된다”라고 말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최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광주 도서관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붕괴 사고를 거론하며 적정임금제 도입을 시사했다. 김 장관은 해당 사고에 대해 “지방정부가 발주처”라고 짚으며 “발주처의 책임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발주처가 발주 당시부터 안전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라며 “적정 임금과 적정 공사 기간을 보장하는 게 발주처의 책임이다. 공공 부문에서부터 그런 부분을 한번 살펴보겠다”라고 말했다.

 

관건은 재정 투입과 정교한 설계다. 송주현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정책실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일자리위원회에서 적정임금제 시범사업과 법안 논의까지 상당히 구체적으로 진행됐지만, 기획재정부가 예산을 투입하는데 끝내 적극적이지 않았다”며 “공공 건설공사에 적용하려면 결국 예산을 태워야 하는데, 정권 후반기로 갈수록 ‘돈이 많이 든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지지부진해졌다”고 말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 대통령의 ‘모범 사용자’ 발언에 대해 취지는 좋지만 ‘올려주자’고 해서 곧바로 올릴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모범 사용자’인 정부의 역할을 제도화하려면 예산과 인력·평가 체계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총정원 관리제, 총액인건비제, 경영평가제라는 기재부의 예산 통제에 가로막히는 구조”라며 “기재부가 예산 통제를 가장 강력한 권한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그 산을 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으로의 확산을 위해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은 “공공 부문은 사용자 자체가 정부인 만큼 규정과 예산을 갖추면 추진 속도를 낼 여지가 있다”며 “다만 설계가 뒤따르지 않으면 직종의 성격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시장의 가격·임금 구조에 혼선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에서 민간으로 파급될 수 있게 노동시장 격차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는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박송이 기자

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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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카톡은 1년째 여행 중", 아내·두 아들 잃은 유족 편지에 오열한 시민들



[현장] 12.29 여객기 참사 1주기 서울 시민추모대회... 진상규명, 독립된 조사기구, 투명한 정보 공개 요구

  • 소중한(extremes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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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가 2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렸다. 추모대회에 참석한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소중한

 

"내 아내 정희야. 아직도 너의 카톡 프로필은 태국 파타야에서 여행 중이다. 가끔 지칠 때면 추모관에서 한없이 울고 다시 다짐한다. '무너지지 말자.' 우리 가족을 파괴한 주범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노력할게. 영원한 김정희의 남편이자 김예찬, 김유찬의 아빠임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오늘도 너희의 억울함을 밝히기 위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다짐한다." -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 김영헌씨

 

아내와 두 아들을 먼저 보낸 유가족의 절절한 편지에 푸른색 조끼를 입고 "진상규명"이 적힌 모자를 쓴 다른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도 함께 오열했다. 함께 자리한 노란 점퍼를 입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보라색 목도리를 한 이태원 참사 유가족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서울에 모여 진상규명, 독립적 사고조사위원회 즉각 설립, 투명한 정보 공개를 요구했다.

 

"위로의 말 필요 없다, 진짜 위로는 진상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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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대회에 참석한 유가족이 "책임을 규명하라!"가 적힌 피켓을 움켜쥔 채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 소중한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 서울 시민추모대회가 2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렸다. 빗속에서 열린 추모대회에는 위 세 참사의 유가족뿐만 아니라 화성 씨랜드 참사·인천 인헌동 화재 참사·광주 학동 붕괴 참사 유가족 및 산업재해 유가족 김미숙(고 김용균씨 어머니)·이용관(고 이한빛 PD 아버지)씨를 비롯해 3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유가족 측과 추모대회를 함께 주최한 국토교통부를 대표해 강희업 차관과 방현하 피해자지원단장이 현장에 자리했으며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박석운 사회대개혁위원장 등도 추모대회를 찾았다.

 

김유진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추모대회 무대에 올라 "저는 이번 참사로 아버지 김덕원, 어머니 정선숙, 남동생 김강헌을 잃었습니다"라며 운을 뗐다.

 

"하지만 1년이 지나고 여기 계신 희생자 179분의 유가족들과 새 가족이 됐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가족 3명에 더해) 179분의 유가족이 되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서기까지 유가족들은 수없이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1년이 지났는데 무엇이 달라졌는가. 답은 참담합니다. 책임자 처벌 0건. 정보공개 0건. 179분이 희생된 이 참사에서 국가는 단 한 명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았고 유가족에게 단 한 장의 자료도 제대로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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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대회 참석자들이 고인들을 애도하며 묵념하고 있다. ⓒ 소중한

 

이어 김 대표는 "국토교통부 소속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아래 항철위)는 지난 1년 간 셀프조사와 밀실조사로 일관했고, 유가족이 질문하면 침묵했으며, 자료를 요구하면 국제규정 뒤에 숨어 있었다"며 최근 유가족들의 삭발과 노숙으로 이어진 항철위의 공청회 개최 시도를 지적했다.

 

"(항철위가 개최하려다 철회한) 공청회에서 유가족들에게 허락됐던 게 무엇인지 아십니까. 참석 유가족을 20명으로 제한하라. 유가족은 직접 발언하지 말라. 유가족이 지정한 전문가만 발언할 수 있다. 그 전문가 명단을 5일 안에 제출하라. 이것이 과연 179명의 희생 앞에 서 있는 국가 조사기구의 태도입니까. (공청회는) 정부와 조사기구가 이미 정해놓은 결론을 1주기 이전에 포장해 발표하려는 시도였으며 유가족에게 '조용히 받아들이라'는 통보였습니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침묵하지 않았습니다. 머리를 깎고 노숙하며 시민사회와 사생결단의 자세로 막아냈습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이제 다시는 국가의 치졸한 모습을 유가족 앞에서 보여주지 말아 달라.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은 필요하지 않다. 진짜 위로는 철저한 진상규명"이라며 "시민 여러분께 부탁드린다. 기억해 달라. 외면하지 말아 달라. 이제부터는 정말 함께 해달라. 진실을 밝히는 일은 유가족들만의 싸움이 아니라 이 사회가 스스로를 지키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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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유가족협의회 대표가 추모대회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소중한

 

세월호 참사 유가족인 김종기 재난참사피해연대 대표(고 김수진씨 아버지)는 "30년 전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22년 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11년 전 세월호 참사, 3년 전 이태원 참사, 그리고 바로 1년 전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일어났다"며 "쇼핑하고 장 보던 백화점에서, 매일 타는 지하철에서, 일상에서 이용하는 배에서, 항상 걸어 다니던 길에서, 업무나 휴가뿐 아니라 평상시에도 이용하는 비행기에서까지 어느 특정한 곳이 아닌 우리 일상에서 참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은 우리가 그 참사의 피해자이지만 당장 내일, 아니면 몇 개월 뒤에 그 당사자가 여러분이 될 수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반드시 국가가 지킨다는 말씀을 실행해 달라"라고 촉구했다.

 

송해진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도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진상규명 투쟁을 이어가는 참사 유가족들이 참 많다.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들도 지금 이 순간에도 싸우고 있다"라며 "정부와 국회는 매번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이라 말하지만 참사는 멈추지 않고 있다. 말이 아닌 실천이 필요하다. 법과 제도를 실질적으로 개선하고 책임자를 명확히 밝혀 처벌해야 하며 재발방지 대책을 확실히 시행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더해 "참사 후 유가족의 고통은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만이 전부가 아니다. 이태원 참사에 이어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을 향해서도 음모론이 퍼졌고 보상금을 노린다는 악의적인 비하와 지역 혐오 발언까지 난무했다. 더욱 안타까운 건 이러한 2차 피해가 고정된 패턴이 되었다는 것"이라며 "(참사 1주기 구호인) '기억하라. 막을 수 있었다. 살릴 수 있었다. 밝힐 수 있었다.' 여러분의 관심과 연대가 유가족들에겐 가장 큰 힘이다. 함께 기억하고 질문하고 목소리를 내주실 때 변화의 가능성이 열린다"라고 강조했다.

 

국토부 차관 "좀 더 세심히 유가족 곁 지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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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이태원 등 다른 참사의 유가족들도 이날 추모대회에 참석했다. ⓒ 소중한

 

강희업 국토교통부 차관은 이날 추모대회 무대에 올라 "유가족 여러분의 일상 회복은 국가가 책임져야 할 과제"라며 "정부는 유가족 여러분 곁을 지키겠다. 더 촘촘히, 좀 더 세심하게 살피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유가족 여러분께서 참사의 원인을 밝혀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지난 시간을 견뎌온 것, 저도 잘 안다. 그 과정에서 정부의 노력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느끼셨을 여러분의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러한 목소리를 정부는 결코 가벼이 여기지 않겠다. 항철위를 (국토교통부에서 국무총리를 보좌하는) 국무조정실로 이관하는 법률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만큼 국토교통부 차원에서도 신속히 이관 작업이 되도록 적극 협조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1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그날의 고통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더 이상 상처 위에 상처를 더하지 않고 모두가 유가족 여러분의 아픔을 나눌 수 있길 바라고 있다. 다시 한 번 희생자 한 분, 한 분의 영면을 기원하며 정부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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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업 국토교통부 차관이 추모사를 낭독하고 있다. ⓒ 소중한

 

생명안전시민넷 공동대표인 송경용 대한성공회 신부는 "얼마 전 연로하신 제 친척이 집에서 돌아가셨는데 곧바로 장례를 치를 수 없었다. 경찰에 신고 후 사인을 정확히 기록해야 비로소 장례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며 "단 한 명이 죽은 살인 사건에 대해서도 국가는 공권력을 동원해 끝까지 추적, 범인을 잡아낸다. 그런데 (제주항공 참사처럼) 179명이 죽고 (세월호 참사처럼) 300명이 넘는 사람이 죽어도 정부와 공무원 조직, 그리고 대기업이 연관돼 있으면 그 앞에서 다 멈춰버린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 추모대회가 서울 한복판에서 열리는데 의자가 비어 있다. 정부 당국자 단 두 명이 나와 있다. 참담하기 그지없다"라며 "국가와 기업, 책임 있는 기관들은 책임 있는 행동으로 유가족과 피해자 앞에 서야 하며 그들의 요구에 답해야 한다.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분명히 밝히는 모든 과정에 유가족 목소리를 중심에 둬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은 이날 서울 추모대회에 이어 오는 27일 광주·전남 추모대회(오후 2시 5·18 민주광장), 29일 1주기 추모식(오전 10시 무안공항) 등을 이어갈 예정이다.

 

아래는 유가족 김영헌씨가 이날 낭독한 편지 중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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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두 아들을 잃은 유가족 김영헌씨가 추모대회 무대에 올라 희생자에게 전하는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 소중한

 

 

 

한동안 '만약에'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만약에 내가 인도에서 근무하지 않았다면. 만약에 너희들이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패키지 상품을 탔더라면. 만약에 유찬이가 가고 싶었던 다른 곳으로 갔었다면. 만약에 날짜를 하루만 더 늦췄다면. 너희들이 없는 현실을 인정하기 싫어 끝까지 생각했다. 만약에. 하지만 너희들을 기억하기 위해 나는 살아야 했다. 먼저 가버린 너희의 삶을 생각하면 너무나 원통하고, 그 비통한 마음은 갈수록 깊어진다.

 

내 아내 정희야. 아직도 너의 카톡 프로필은 태국 파타야에서 여행 중이다. 아이들의 엄마로, 어린이집 원장으로, 야간 대학원생으로 세 가지를 한꺼번에 하면서도 늘 웃음을 앓지 않고 씩씩했던 예쁜 내 애인 정희. 사고 두 달 전, 신혼여행 이후 처음으로 둘이서만 인도를 여행했고, 그동안 힘들었던 점을 서로 이야기하며 앞으로의 우리 계획을 세웠지. 인생의 노년을 계획하며 '이제부터라도 더 잘해 줄 수 있는데, 이제부터 시작인데'라는 생각에 아무것도 해주지 못한 내가 너무나 미안했고 또 미안하다.

 

사랑하는 내 아들 예찬아. 어느덧 장성하여 아빠와 술잔을 부딪치며 세상을 이야기했었지. 아빠가 해외에 나가 근무하게 되면서 '아빠 없어도 엄마와 동생 잘 볼 수 있냐'는 말에 '세상에서 아빠가 제일 멋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했던 내 아들 예찬이. 며칠 전 네 학교에서 1주기 추모식을 해 다녀왔다. 정성껏 준비해 준 교수님과 학교 관계자분들, 너희 친구들 보면서 '우리 아들 정말 잘 살았구나'라고 생각했다. 추모식이 끝나고 내려오는 길에 너무나 안타까워 한없이 울었다.

 

한없이 귀여운 막내 유찬아. 세상 고민 없이 사는 것 같던 네가 가끔 걱정이었는데 훈련소를 마치고 장애인 센터에서 공익근무하며 '스스로 일어나고 잘 생활한다. 우리 유찬이가 변했다'는 엄마의 말에 아빠는 역시 내 아들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막 세상을 알아가는 시기, 너무 짧은 너의 21년. 항상 아빠가 귀찮게 만지고 쓰다듬어도 귀찮아하지 않고 아빠를 가장 좋아해 준 우리 유찬이.

 

예찬아, 유찬아. 아빠는 아빠라는 말이 이토록 친근한 단어인지 이제야 알았다. 이제는 너희들에게 들을 수 없는 아빠라는 말. 아빠가 아빠답게 생활하고 너희들을 영원히 기억할게.

 

사랑하는 내 가족들. 나는 (참사 직후) 한국에 오는 비행기에서 생각했었다. 대한민국이란 나라는 유가족으로 살아가기에 너무 힘든 나라인데, 내가 과연 버틸 수 있을까. 그래서 내린 결론은 단순 교통사고로 생각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막상 와서 보니 원인은 너무나 명확했다.

 

희생자 대부분이 광주·전남 지역민이어서 우리 지역의 정치권이 나서줄 것을, 우리 지역 경찰의 수사를 믿었다. 하지만 결국 다른 참사와 다를 바 없이 가고 있다. 아빠는 결심했다. 우리 아이들이 알고 있는 아빠의 모습으로서 너희의 억울함을 밝히고 최선을 다하기로. 아빠답게 당당히, 때론 단순하게 목이 터져라 외치고 미친 듯이 너희의 억울함을 알릴 것이다. 지금 그렇게 하고 있다.

 

가끔 지칠 때면 추모관에서 한없이 울고 다시 다짐한다. '무너지지 말자. 아빠답게 행동하자.' 우리 가족을 파괴한 주범, 내 아내의 인생 계획을 파괴한 주범, 내 아들들의 청춘과 삶을 파괴한 주범, 그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아빠가 노력할게. 그때까지 멈추지 않고 달릴게. 다 끝나는 날 너희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

 

최근 아무도 꿈속에 나오지 않아 많이 서운하다. 누구든 꿈속에 나와 응원 좀 해주라. 영원한 김정희의 남편이자 김예찬, 김유찬의 아빠임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오늘도 너희들의 억울함을 밝히기 위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다시 다짐한다.

 

2025년 12월 20일, 김정희의 남편, 김예찬 김유찬의 아빠 김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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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유가족으로 구성된 4.16합창단이 추모공연을 하고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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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대회에 참석한 유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소중한

 

#제주항공#무안공항#참사#1주기#보신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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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패러다임 바꾼 '일문일답식 대통령 업무보고'



장정수 편집위원

jsjangst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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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 입력 2025.12.19 23:00

  • 수정 2025.12.20 09:01

  • 댓글 1

질책 받고, 칭찬 듣고, 긴장하는 관료 사회

 

국정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 촉발시킨 성과

 

직접 민주주의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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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수 편집위원

윤석열 3년 간 망가진 정부 기능 어떻게 되살릴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의 일문일답식 부처별 업무보고가 유튜브로 국민들에게 실시간으로 중계되면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금껏 한 번도 시도된 적 없는 이 문답식 보고는 크고 작은 국정 현안들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과 각 부처 장관들 및 공기업 기관장들의 의식구조와 업무 수행 능력을 여과 없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단순한 소통 방식의 변화를 넘어, 국정 운영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대담한 실험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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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외교부(재외동포청)·통일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9. 연합뉴스

이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이 방식을 도입한 배경에는 윤석열 정부 3년 동안 망가진 행정부의 기능을 조속히 되살리지 않고서는 국정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지난 3년 동안 공직사회는 복지부동이 만연하고 사기가 땅에 떨어졌다고 한다. 국정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 매일 폭탄주 마시느라 직무 수행을 소홀히 하는 분위기에서 관료사회는 활력을 잃었다. 또한 윤석열 정부의 주요 부처 장관들이 내란에 연루돼 구속되거나 수사 대상이 되면서 행정부는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빠졌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치면서 공무원들의 생리를 체득한 이재명 대통령은 이러한 붕괴 직전의 관료집단을 바로 세우는 일이 급선무라고 판단했을 법하다. 취임 준비를 위한 시간적 여유도 없이 대통령 선거 다음날부터 직무를 수행해야 했던 이 대통령은 빠른 시간 내에 행정부와 공기업을 '일하는 조직'으로 복원하기 위해서는 고강도의 충격요법이 필요했다. 이런 위기감 속에서 그 해법으로 등장한 것이 실시간 생중계 문답식 국무회의와 업무보고였다.

 

이 새로운 방식은 기관장이 보고서를 읽어 대통령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기존의 보고 방식을 과감하게 거부한다. 대신에 각 부처와 기관의 핵심 현안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세밀하게 파고드는 질문을 던진다. 관료는 소관 업무를 완벽히 숙지하고 있지 않으면 진땀을 흘리며 곤경에 빠지고, 반면 업무에 정통한 관료는 전 국민 앞에서 자신의 역량을 과시할 기회를 얻는다.

 

질책 받는 기관장, 칭찬 받는 공무원, 긴장하는 관료사회

 

이로 인해 관료사회에는 전례 없는 긴장감이 흐른다. 특히 윤석열 정부 말기 '알박기'나 '낙하산' 인사로 임명된 기관장들이 준비 없이 보고석에 앉았다가 호된 질책을 받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책갈피 달러 밀반출 사건‘에 대해 동문서답식 답변을 하다가 직격탄을 맞은 것은 대표적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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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기관 업무 보고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 2025. 12. 12 KTV 유튜브 갈무리

가장 중요한 성과는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과 관료들의 진면모를 국민들에게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국정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촉발시켰다는 점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표방하는 국민주권정부가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지지기반이 필요한데, 문답식 생중계 국무회의역시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공직자들의 인식도 크게 바뀌었다. 밀실 행정에 익숙했던 고위 공직자들은 이제 국민적 평가를 의식하며 자신들의 업무 수행에 한층 분발하게 되었다.

 

업무보고는 질책과 추궁의 자리만은 아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능력 있는 공직자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찬사를 보냈다. 이는 공직자들에게 심리적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건설기술교육원이 연간 240억 원의 운영비를 자체 조달한 성과를 낸 것에 대해 이 대통령이 "조직의 내공과 저력이 있다"고 직접 칭찬했고, 농림축산식품부의 식량정책관은 상세한 '콩GPT' 스타일 답변으로 큰 점수를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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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식품부 업무보고에서 답변하는 변상문 식량국장. 연합뉴스 화면캡쳐

반면에 기획재정부와 노동부의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약 337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의 보안관리 실패에 대해 "법을 어겨도 처벌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으니 손해를 체감할 수 있는 경제적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그러자 곧바로 국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서 매출액 10% 과징금 법안이 신속히 처리되기도 했다.

 

관료사회 내부 혁신 메커니즘으로 업무보고 성과 받쳐줘야

 

국민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린다. 많은 시민들에게 이 생중계는 '넷플릭스보다 재미있는 정치 드라마'이자 흥미진진한 정치 이벤트다. 평소 접하기 어려운 고위 공직자의 진면목과 업무 능력을 적나라하게 들여다볼 수 있으며, 부실한 답변에 대한 대통령의 직설적인 질책은 일종의 사회적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누가 일하고 누가 직무를 유기하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반면, 보수 진영과 일부 언론은 이를 '망신주기', '갑질', '정치 쇼'로 폄하한다. 대통령의 직설적이고 때로는 거친 언어, 상대방의 말을 중간에 자르는 태도 등이 권위적이고 비민주적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판은 업무보고의 본질적 가치를 호도하는 것이지만, 지나친 공격적 질책이나 맥락을 벗어난 질문공세는 수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 실험은 위험한 측면도 있고 보완할 점도 있다. 우선 '책갈피 달러'나 '환단고기' 언급과 같은 지엽적 논란이 업무의 본질적 쟁점을 가리는 경우가 있다. 또한 이 대통령의 직설적인 톤이 공직자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거나, 조직 내의 사기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관료사회는 공포와 긴장만으로 지속적인 쇄신과 개혁이 어렵다. 이 시스템을 통해 발굴된 유능한 인재를 중용하고, 그들이 조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권한과 동기를 부여하는 내부 혁신 메커니즘이 마련되어야 한다. 나아가서 업무보고가 일방적 질문-답변에 머물지 않도록 국민의 실시간 질문을 국정에 반영하는 장치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또 다른 고려사항은 이 보고 방식의 지속 가능성 여부다. 대통령이 모든 보고회의에서 수백 페이지의 자료를 완벽히 숙지하며 예리한 질문을 던지는 것은 엄청난 에너지 소모가 따른다. 장기적으로는 핵심 쟁점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 지속적인 관심과 성숙한 비판 필수적

 

그러나 이 대통령의 새로운 문답식 생중계 업무보고는 '국민주권정부'에 걸맞은 새로운 국정 운영 스타일임은 틀림없다. 국정 운영의 투명성과 시민 검증을 결합한 파격적인 실험이며, 국정이 더 이상 밀실에서 진행될 수 없다는 원칙을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행정 과정을 시민에게 직접 공개하는 이 방식은 과거 어느 정부에서도 완전히 실현하지 못했던 길이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토론식 국정 운영을 디지털 시대에 맞게 업그레이드했고, 문재인 정부가 넘지 못한 국정 공개의 장벽을 돌파했다. 또한 윤석열 정부에서 일어난 극단적 국정 난맥을 단시일 내에 바로잡으려는 자구책이기도 하다. 이를 계속 발전시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새로운 국정운영의 패턴으로 정착되도록 하고, 업무보고 때 제기된 문제점과 해결 방안이 실제 행정 시스템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국민에게 알리는 '피드백 시스템'도 필요하다.

 

이재명 대통령의 생중계 업무보고를 보면서 그가 공공성의 원칙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다. 그의 이같은 철학은 모든 질문에 짙게 배어 있다. 남산 케이블카 장기 독점 문제 지적, 정규직·비정규직 격차 추궁, 지역대학 예산 불평등 질타 등에는 특정 개인의 이익이 아닌 공익을 최우선으로 하고 사회적 약자를 우선적으로 배려해야 한다는 철학이 담겨 있다. 이처럼 이 대통령은 자신의 실용 정치의 근간이 공공성과 사회적 약자 보호에 있음을 국정의 현장에서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형식의 업무보고가 민주주의의 내실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려면 국민의 지속적인 관심과 성숙한 비판이 필수적이다. 또한, 단순한 '질문-답변'을 넘어 진정한 '국민 대화'의 공간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주요 안건을 사전 공개하여 국민 의견을 수렴하거나, 실시간으로 핵심 질문을 선별하여 소통하는 방식 등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그럴 때 이 시스템은 국민이 정책 현장에 직접 참여하는 직접 민주주의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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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김건희가 비상계엄에 연루돼 있다는 걸 알고 있다



[박세열 칼럼] 윤석열의 '패밀리 비즈니스'에서 빠진 김건희?

박세열 기자 | 기사입력 2025.12.20. 08:42:04

 

1961년 5월이 되자 박정희의 신당동 집에는 군인들이 자주 드나들었다. 정보기관도 수상한 움직임을 포착하고 있었다. 5월 15일, 김종필은 군복을 입고 신당동 처삼촌(박정희) 댁으로 향했다. 그러면서 만삭의 부인에게 "내가 이 거사에서 죽더라도 그놈(자식)만은 잘 키워주시라"고 말했다.

 

박정희와 장태화, 김종필 등 쿠데타 주역들은 혁명 채비를 했다. 육영수는 비장한 각오로 부하 군인들과 집을 나서는 박정희에게 "근혜 숙제 좀 봐주시고 나가세요"라고 말한다. 박정희는 묶던 군화 끈을 풀고 박근혜의 그림 숙제를 도와줬다. 육영수는 박정희에게 권총을 꺼내줬고, 박정희는 현관을 나서면서 육영수에게 "내일 아침 5시 라디오를 들어보오"라고 말했다. 육영수는 박정희의 쿠데타를 알고 있었고, 그것이 성공하기를 바랐다.

 

전두환은 1979년 12월 11일, 쿠데타를 하루 앞두고 네 아이를 불러모았다. 그리고 "어쩌면 아버지는 너희를 다시는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부인 이순자는 아이들이 아버지의 말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 장남인 전재국은 "아버지가 옳다고 생각하시는 일이면 소신 있게 해나가십시오. 저희는 아버지를 믿고 신뢰합니다"라고 말했다. 전두환은 이순자에게 그날 밤 잠자리에서 "모든 일은 하늘에 맡깁시다. 사심 없이 하는 일이니 하늘의 보살핌이 있을 것이오"라고 말했다. 이순자는 남편의 쿠데타를 알고 있었다.

 

군인들이 신당동 사택을 뻔질나게 오가는 가운데, 남편과 그의 부하들이 무슨 모의를 꾸미고 있는지 알고 있었던 육영수는 그 와중에 자녀의 숙제 걱정을 했다. 그의 걱정은 쿠데타 이후에도 꾸려갈 육아와 같은 일상적 삶이었다.

 

이순자는 남편이 쿠데타를 저지르고 있는 동안에 늦깎이로 입학한 자신의 대학 공부에 지장이 생길까 걱정했다고 한다. 학생들이 고문당하고 두드려 맞고 있는 와중에 이순자는 "느닷없는 10·26 사건으로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지자 '나는 왜 이렇게 공부 운이 없나' 싶어 거의 울기 직전의 심정이었다. 실의에 빠진 나를 구원해준 건 남편이었다. 아예 외국어대 영어학과에 편입시험을 쳐 원 없이 공부에 몰두해보라고 하더라"고 회상했다. 우린 사회적 공감 능력이 없는 상태를 '소시오패스'라고 규정한다.

 

박정희, 전두환은 쿠데타를 일으키기 전 부인과 교감을 나눴다. 그 부인은 남편이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후 대통령 영부인이 됐다. 윤석열의 말대로 "선거(정치)는 패밀리 비즈니스"였다. 부일장학회를 탈취해 만든 정수장학회(박정희의 정, 육역수의 수를 딴 이름)에는 그들의 '공동 통치' 철학이 녹아들어 있었다. 이순자는 남편 전두환과 함께 만든 엄청난 재산으로 평생을 떵떵거리며 잘 먹고 잘 살았다.

 

내란특검이 윤석열 정부의 실질적 V0인 김건희에 대해 "김건희의 비상계엄 관여 사실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비상 계엄을 선포한 이후 "김건희와 윤석열이 심하게 싸웠고, 김건희가 되게 분노하고 '생각하고 있는 게 많았는데', '너 때문에 다 망쳤다'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특검은 윤석열이 김건희마저 배제시켜 권력을 '독점'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봤다. 김건희의 '사법 리스크' 그 자체를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김건희의 '사법 리스크'가 자신의 권력에 위해를 가하는 걸 차단하려 했다고 봤다.

 

법을 집행하는 특검의 고충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상식적으로 김건희가 어떤 방식으로든 계엄에 연루되지 않았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법은 거미줄과 같은 것이다. 거미줄은 날파리나 작은 벌레들을 잡을 수 있지만, 새는 거미줄을 뚫고 지나간다. 그리고 법은 후불제다. 윤석열이 계엄령을 선포할 때 법은 무력했다.

 

계엄 이후에야 비로소 법은 힘을 발휘한다. 김건희가 비리를 저지를 때 법은 무력했지만, 윤석열 탄핵 이후에야 비로소 힘을 발휘했다.

 

우린 김건희가 자신의 보좌직원이 있는 자리에서 윤석열을 '너'라고 하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김건희는 대통령의 위에 있다. 대통령의 상관이다. 무려 2023년 10월부터 준비한 계엄, 아니 그 이전부터 '비상 대권' 운운하며 길길이 날뛰던 그가 친위 쿠데타를 구상했음을 김건희가 몰랐다는 게 상식적일까? 아마 그것이 내란죄 구성 요건에 해당하지 않을 뿐이고, 내란죄 구성 요건을 충족시킬 증거가 없었을 뿐일 것이다. 이순자가 전두환의 쿠데타 모의를 알고 있었다는 이유로 검찰이 그를 내란죄로 단죄하지 않은 것과 같은 일이다.

 

계엄을 선포한 그 날, 유독 김건희는 윤석열에게 전혀 연락하지 않았다. 아주 희한한 일이다. 마치 계엄날 김건희라는 인물이 스스로 사라져버리는 걸로 미리 약속이나 한 것처럼, 그는 남편과 대통령실 보좌진들과 모든 연락을 딱 끊었다. 평소 새벽까지 남편의 휴대전화와 메신저 프로그램을 만지작거리던 김건희가, 다른 일도 아니고 '비상계엄' 상황인데 남편과 소통을 완전히 끊어버렸다? 아무런 할 말이 없었다는 것일까, 아니면 일부러 만들어낸 '알리바이'일까?

 

윤석열의 계엄은 두 가지 층위로 이루어져 있다. 사적 감정과 보복심. 그리고 그 결과로서 바란 것은 공적 권력의 독점이고 그 권력 독점은 '패밀리 비즈니스' 차원이었을 것이다. 이는 역대의 쿠데타가 말해주는 것이다.

 

계엄 선포 한 달여 전인 작년 11월 9일 국방부 장관 공관에서 열린 저녁 식사 자리에서 윤석열은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만취한 상태"에서 이진우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에게 한동훈을 언급하며 "내가 살면서 보면 배신을 당한다"고 말했다. 한동훈이 법무부장관 시절 김건희 사건을 처리하지 않아 그를 당 비대위원장으로 내보냈다는 주장에 신뢰를 보태준다. 윤석열과 김건희는 한동훈 후임 법무부장관을 심부름꾼처럼 수시로 연락해 검찰을 주물렀다. 핵심은 '김건희를 무혐의 처리하라'는 것이었다.

 

윤석열은 분노와 복수의 심정으로 계엄을 준비했다. 특히 한동훈을 두고는 정치의 가장 밑바닥 언어를 동원했다. 윤석열 표현대로 한동훈이 "빨갱이"라면, 평생 윤석열 밑에서 수사하던 엘리트 검사가 '공산주의자'였단 말인가. 김건희에게 디올백을 건넨 최재영 목사는 왜 '수거 대상'에 포함돼 있어야 했을까.

 

역사를 기록할 때 우린 항상 같은 고민에 빠진다. 사적인 감정이 공적인 역사를 어떻게 뒤틀 수 있는지, 공적인 결정은 어떻게 사적인 일화들에 휘둘리는지. 1979년 박정희 시해를 다룬 두 개의 영화가 있다. <그때 그 사람들>은 블랙코미디였고, <남산의 부장들>은 느와르에 가까운 역사물이다. 윤석열 정권은 나중에 어떻게 재현될 지, 그건 예술가와 역사가들의 몫이 될 것이다. 다만 짐작할 수 있는 건 하나 있다. 윤석열 정권을 다룬 영화가 있다면 그 주인공은 아마 김건희일 것이다. 거미줄 같은 연약한 법이 할 수 없는 것을 역사와 예술은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게 인간이 사건을 기억하는 방식이다. 김건희가 몰랐다? 아마 아무도 그걸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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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전 코바나 대표.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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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기자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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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해진 윤석열, 마이크 네 번 잡고 한 말..."내달 선고, 불의타"



[체포방해 15차 공판] 재판부, 12월 26일 결심·1월 16일 선고 일정 재차 확인...방청석 생일 노래 제지 당해

  • 김종훈(moviek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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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체포방해 등 사건 15차 공판에서 윤석열씨가 재판부의 신속 재판 진행 방침에 반발해 발언을 하고 있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윤석열씨 체포방해 등 사건 재판부가 내란특검법의 '공소 제기 후 6개월 내 1심 선고' 조항에 맞춰 2026년 1월 16일 선고를 목표로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자 윤씨는 1시간 동안 진행된 공판에서 네 번이나 마이크를 잡고 "명백한 불의타"라면서 "재고해 달라"라고 거듭 요청했다.

 

'불의타(不意打)'는 '예상하지 못한 공격'이라는 뜻이다. 윤씨는 "갑작스러운 선고 일정 통보는 정당한 방어권 행사도 못 하게 만든다"라고 항의하면서 이 같은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19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15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채택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기획재정부 장관)가 모두 불출석했다. 백대현 부장판사는 "이상민 증인에게 소환장을 보냈는데 본인 재판이 오늘 있다는 이유로 출석하지 못한다는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며 "최상목은 연락이 안 된다. 증인신청 사유 기재된 전화번호로 문자를 보냈는데 출석을 안 한 것 같다"고 했다.

 

재판부는 불출석 증인에 대해서는 오는 26일 오전 신문을 진행한 뒤, 같은 날 오후 예정대로 결심공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1월 16일 선고 계획도 바뀌지 않았다.

 

다급해진 윤석열, 마이크 잡고 잡고 잡고 또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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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 부장판사) 심리로 체포방해 등 사건 15차 공판이 진행되고 있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지난 16일 공판에서 백 부장판사는 신속하게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는데, 당시 윤씨 변호인단은 외신을 대상으로 계엄을 정당화하는 공보를 하도록 만들었다는 내용의 PG(Press Guidance)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언급하며, 비상계엄 선포의 불법성 여부를 다루는 내란우두머리 재판 결과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백대현 부장판사는 "(내란특검법에 의거) 6개월 이내 최대한 종결 노력하는게 맞겠다는 판단이 있었다"면서 윤씨 쪽 주장을 물리쳤다.

 

"(윤씨 측이) 사정변경으로 증거제출 기회라든지 증인신청 기회를 다소 충분히 보장받지 못했다고 생각하시는 것도 이해한다. 그런데 이 사건 공소사실과 쟁점은 고합129 사건(내란우두머리 재판) 쟁점과 분명히 다르다. 이 사건은 피고인이 공보담당관 등에게 지시해 이뤄진 PG 내용이 당시 상황, 객관적 외부적 사실관계와 부합하느냐를 쟁점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피고인과 관련자들 사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언행 지시가 있었는지 이런 부분을 다 판단돼야 한다고 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기일 재판부는 이 사건을 6개월 이내 종결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백 부장판사의 단호한 입장 표명에 윤씨 측은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특히 윤씨는 "한마디 해도 되겠냐"며 네 번에 걸쳐 마이크를 잡고 입장을 밝혔다.

 

첫 발언 : "공소장에는 '체포 방해'라고 돼 있다. 그런데 저희는 그게 '위법한 수색영장을 저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한 법리 판단뿐만 아니라 계엄 선포의 성격, 그리고 전체적인 상황의 흐름을 같이 보고 판단해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해 제대로 된 법리 판단이 가능하다고 본다. 결국 이 모든 것이 다 계엄과 관련돼 있는 거다. 지금까지는 검찰이 입증 책임을 가지고 자기들 증거만 가지고 증거조사를 진행해 왔는데 이제는 피고인 측, 변호인 측에서도 유리한 증거를 제출하고, 그것에 대해서도 증거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는 거다."

 

두 번째 발언 : "일반 형사사건도 입증 책임은 검찰에 있으니, 검찰 증거 가지고 먼저 심리와 증거조사를 하고 나면 피고인 측에서 그동안 검찰이 제시한 증거로 심리한 것에 피고인에 유리한 여러 정상이나 책임 문제를 포함해서 범죄 성립 관련된 것을 제출하면, 그걸 또 판단하는 게 모든 형사사건 공통이다. 이게 강행규정으로 6개월 안에 끝내야 하는 거라면 그건 재판을 일주일에 4일씩 해야 하는데, 다른 사건도 많아서 그렇게 못 했다. 재판 기간 동안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 가지고 증거조사를 마치고 그걸로 재판을 종료한다는 것은 우리나라 형사재판에서 보기 어려운 것이다. 저희에게 유리한 증거를 제출하고, 거기에 대해 증거조사와 심리 기회를 부여해달라."

 

세 번째 발언 : "헌재 판결을 보면, 전제가 됐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등이 그 이후에 많이 뒤집혔다. '국무회의가 없었다', '제대로 한 게 아니다'라고 했던 총리의 헌재 증언에 대해서도 위증으로 기소됐다. 헌재 판단 어디에도 계엄령 선포가 효력이 없다는 판단은 없었다. 계엄은 사법심사 대상이 아니다. 국회의 해제 요구에 따라 효력 여부가 결정되고, 그에 따라 해제한 것이다. 포고령의 위헌·위법에 대해서는 사법심사가 가능하다. 여기는 형사재판이다. 그리고 특전사가 국회 봉쇄했다고 하는데, 특전사 92명이 들어가서 마당에서 민간인을 폭행하거나 억압한 것도 없고, 철수하면서 즉각 철수했고, 시민들에게 공손히 인사하고 간 것도 나왔다. 공소장 전제를 그대로 둔 채 형사재판을 끝낸다고 하면, 그건 다른 통상적인 재판과 비교해 봐도 피고인에게 증거를 제출하고 심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 주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느냐,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네 번째 발언 : "재판장께서도 소송지휘할 때 애초에 6개월 이내 안 될 거라고 생각하셨을 거고, 저희도 마찬가지로, 특검 입증이 끝나면 그에 따라 저희가 제출할 증거, 조사할 내용도 수집하려고 했던 거다. 그런데 지금은 (특검이) 어마어마한 분량의 기록을 그냥 던져놨다가, 나중에 철회한다고 했다. 하지만 변호인들은 실제로 그걸 다 봐야 한다. 처음부터 6개월 선고 예정 얘기가 없었다가 느닷없이 이런 결정이 이뤄진 거기 때문에, 변호인 입장에서는 하나의 '불의타'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기회를 좀 주십사 하는 거다. 재고해 주시는 것이 어떨까, 그렇게 요청드린다."

출처 입력

 

내란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은 각종 혐의가 이미 제출된 증거로 충분히 입증됐으며 신속한 재판 원칙과 특검법 취지에 따라 구속 기간 내에 1심 판결이 선고돼야 한다고 맞섰다. 또 열람 등사 신청과 증거 인부 의견 지연 등 윤씨 측이 재판 지연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공판 시작 전 방청석에 있던 윤씨 지지자가 느닷없이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려다 법원 경위에 의해 제지를 당했다. 18일 윤씨는 65번째 생일을 옥중에서 맞았고, 변호인은 '자녀에게 올바른 나라를 물려주려는 절박함에 계엄을 선포했다'는 내용의 옥중 편지를 공개한 바 있다.

 

#윤석열#체포방해#백대현#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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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평화’에서 ‘뜨거운 만남’으로?

[2025년 송년특집] ①북미관계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5.12.19 14:28
  •  
  •  수정 2025.12.19 17:37
  •  
  •  댓글 0
 
 

2025년에는 한국에 이재명 정부가, 미국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각각 새로 출범하면서 한반도 정세의 변화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으나 북한의 거부와 무응답으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적이고 또한 북한도 제9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있어, 한반도 문제의 세 주역인 남-북-미의 새로운 조합에 따라 한반도 정세에 변화가 올 것을 기대하면서 [2025년 송년특집]을 ①북미관계 ②남북관계 ③북한 내부 순으로 게재합니다. / 편집자 주

2025년에도 북·미 대화는 열리지 않았다. 2024년에 이어 대화 없는 차가운 평화가 지속됐다. 

4년 만에 백악관을 다시 차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개인적 친분을 앞세우며 꾸준하게 유화 메시지를 발신했으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결과가 불확실한 북미대화 재개보다는 ‘핵억제력 강화’와 ‘진영 외교’에 몰두했다.

다만,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앞두고 북한 내에서 대화 재개에 대비하는 동향이 일부 포착된 것으로 밝혀졌다. 내년을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현재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는 치열한 전투가, 워싱턴과 모스크바 등에서는 종전 협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 전쟁의 향방과 함께 내년 4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주목된다. 북미 정상이 만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취임’에서 ‘북한군 파병 확인’까지

북한의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사진-노동신문]
북한의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사진-노동신문]

1월 6일 북한은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극초음속미싸일체계는 국가의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태평양지역의 임의의 적수들을 믿음직하게 견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월 20일(아래 현지시간) 취임식 직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그는 핵보유국(nuclear power)”이지만 “우리는 잘 지냈다. 그는 내가 돌아온 걸 반기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흘 뒤 [폭스뉴스]로부터 ‘그에게 연락해보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나는 그와 잘 지냈다”며 “그는 광신자(religious zealot)가 아니”고 “똑똑한 사람”(smart guy)이라고 치켜세웠다.

1월 26일 [노동신문]은 김정은 위원장이 ‘해상 대 지상 전략순항유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지켜보는 사진을 내보냈다. 사흘 뒤에는 김 위원장이 “핵물질생산기지와 핵무기연구소를 현지지도”했다고 알렸다. 

2월 7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시바 일본 총리와의 공동회견에서 “우리는 북한과, 김정은과 관계를 맺을 것”이라며 “나는 그와 아주 잘 지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미일 정상 공동성명」은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심각한 우려와 해결 필요성,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확인했다. 

2월 12일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각각 통화하고 ‘하루빨리 전쟁을 끝내자’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개시 3년’(2.24)을 앞두고 종전협상을 본격화한 것이다.

취임 직후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 갈무리-PBS 유튜브]
취임 직후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 갈무리-PBS 유튜브]

3월 31일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 서명 계기에 기자로부터 ‘가까운 시일 안에 김정은과 연락할 계획이 있는가’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 나는 김정은과 아주 좋은 관계”라고 대답했다. “아마도 우리는 어느 시점에 무언가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4월 25일 김정은 위원장은 다목적 구축함 ‘최현’호 진수식에서 한미연합군사연습과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등을 거론하며 “긴장성과 불안정성은 이미 위험수위를 훨씬 넘어섰다”고 밝혔다. “미국이 계속하여 군사적 힘의 시위 행위에서 기록을 갱신해나간다면 우리도 마땅히 전략적 억제력 행사에서 기록을 갱신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것은 정당한 반응”이라고 강조했다.

4월 27일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 재개에 대비해 전·현직 당국자와 전문가들이 참여한 ‘비공개 토의’를 해왔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와 인터뷰한 ‘미국 당국자’는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헌법에 명문화하는 등 “오늘 우리는 (1기 때보다) 훨씬 더 나쁜 상황에 처해 있다”고 토로했다.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으로부터 보고 받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크렘린궁]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으로부터 보고 받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크렘린궁]

이 즈음 러시아와 북한이 ‘북한군 파병’과 ‘쿠르스크 전투 참가’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4월 26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은 “쿠르스크 국경 지역 해방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군인들이 참가했음을 지적하고 싶다”면서 “이들은 양국 간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조약에 따라 우크라이나 침략군을 격퇴하는 데서 중요한 도움을 주었다”고 평가했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비슷한 성명을 발표했다.

4월 28일 푸틴 대통령이 “조선인민군 부대는 우리 영토에 침입한 키예프 정권의 신나치 부대를 격퇴하는 데서 적극적 역할을 했다”며 “국무위원장 김정은 동지, 북한의 전체 지도부와 인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대조국 승전 80주년 기념행사’를 위해 모스크바 시간으로 5월 8일 0시부터 11일 0시까지 휴전(ceasefire)을 선포한다”면서 “이 기간 동안 모든 군사작전이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28일 [CNN]은 “트럼프 행정부가 모스크바와 키이우 양측에 종전 협상에 동의하라는 압력을 강화하는 데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브라이언 휴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의 분쟁 중단 의지를 환영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영구적 휴전을 바라고 이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김정은의 ‘하이퍼 전략’과 북·중·러 정상의 ‘톈안먼 회동’

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이 구사하는 새로운 대외정책 기조를 ‘하이퍼 전략’(hyper strategy)이라 개념화했다. “북한이 일부 강대국과 유사한 행태를 과시하면서 이익 팽창에 나서는 적극적 정책”이고 “북한이 하이퍼 전략을 가동하게 된 것은 사실상 핵무장을 완성했다는 인식이 강하게 작동한 결과”라고 봤다.  

그는 “2025년 4월 북한이 처음으로 러시아 파병 사실을 공식으로 인정한 것은 하이퍼 전략 추진을 위한 여건 조성”이고 “10월 노동당 창건 80돌 행사에 중·러 2인자를 초청하고, 베트남 등 여러 국가의 대표단을 맞이한 것도 외교 차원에서 하이퍼 전략을 행동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군 파병’ 확인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시도는 이어졌다. 

6월 11일 ‘미국 정부가 유엔주재 북한대표부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달하려 했으나 북한 외교관들이 수령을 거부했다’는 보도 관련,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서신교환에 열려 있으며, 그는 첫 임기 때 여러분이 2018년에 취재한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이뤄진 진전을 보고 싶어 한다”고 확인했다.

조셉윤 주한 미국대사대리. [사진-헌정회]
조셉윤 주한 미국대사대리. [사진-헌정회]

6월 27일 헌정회 오찬에 참석한 조셉윤 주한 미국대사대리는 “트럼프 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다시 정상회담을 하려고 할 가능성이 있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으로부터 특별히 무언가를 약속받지 못한 상황에서 회담에 나올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토로했다.

7월 29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이 북한의 정리된 입장을 밝혔다. 

미국을 향해 “지금 2025년은 2018년이나 2019년이 아니”고 “우리 국가의 불가역적인 핵보유국 지위와 그 능력에 있어서 또한 지정학적 환경도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는 엄연한 사실에 대한 인정”을 요구하면서 “새로운 사고를 바탕으로 다른 접촉 출로를 모색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요구했다.  

“강세한 핵 억제력의 존재와 더불어 성립되고 전체 조선인민의 총의에 의하여 최고법으로 고착된 우리 국가의 핵보유국 지위를 부정하려는 그 어떤 시도도 철저히 배격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우리 국가수반과 현 미국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 관계가 나쁘지 않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고 여지를 남겼다. 

8월 12일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다가오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 김 위원장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조로간 조약의 정신에 언제나 충실할 것이며 앞으로도 로씨야 지도부가 취하게 될 모든 조치들에 대해 전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8월 14일 김여정 부부장은 “오는 18일부터 시작되는 미한합동군사연습을 통해서도 다시금 한국의 적대적 실체가 의심할 여지없이 확인될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의 충성스러운 하수인이고 충실한 동맹국인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할 의지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곧 열리게 되는 로미 수뇌회담에서 미국측에 보내는 우리의 의중이 전달될 가능성도 있다는 억측을 내놓았는데 바로 허황한 꿈을 꾸고 있다는 대표적 실례”라며 “우리가 미국측에 무슨 리유로 메쎄지를 전달하겠는가”라고 일축했다.

알래스카에서 만난 미국과 러시아 정상. [사진 갈무리-팜비치포스트 유튜브]
알래스카에서 만난 미국과 러시아 정상. [사진 갈무리-팜비치포스트 유튜브]

8월 15일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주 앵커리지 앨먼도프-리처드슨 공군기지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났다. 두 정상의 대면 회담은 6년 만이다. 푸틴 대통령은 소인수회담, 공동 회견, ‘소련 조종사 묘’ 헌화 뒤 귀국길에 올랐고,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성공적인 날이었다!”는 SNS 메시지를 올렸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끔찍한 전쟁을 끝내는 최선의 방안은 평화협정으로 직행하는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면서 조만간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담이 잘 되면 푸틴 대통령과 다시 만날 것이라고 예고했다. 

8월 25일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국제 분쟁에서 ‘피스메이커’ 역할을 해온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운 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한반도에도 평화를 만들어달라”며 “김정은도 만나시고”라고 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좋은 일”이라며 “추진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올해 안에 그를 만나고 싶다”고 토로했다. 특히,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에 만남을 추진해보자는 얘기가 오갔다.

반면, 김정은 위원장의 눈길은 다른 곳으로 향했다. 

8월 28일 오후 훙레이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는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쇼전쟁 승리 80돌'(전승절) 행사에 외국 국가원수와 정부수반 26명이 참석한다며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이어 2번째로 “조선노동당 총비서, 국무위원장 김정은”을 호명했다. 시진핑 주석 좌우에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나란히 설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텐안먼 망루에 올라 열병식을 지켜보는 북중러 정상. [사진-노동신문]
텐안먼 망루에 올라 열병식을 지켜보는 북중러 정상. [사진-노동신문]

9월 3일 오전 베이징 톈안먼 망루에 오른 북중러 정상이 중국인민해방군의 열병식을 지켜봤다. 미국 [CNN]은 “미국 주도 세계 질서에 대한 도전”이라고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 나라가 미국에 대한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토로했다.

이날 오후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같은 차를 타고 댜오위타이 국빈관으로 이동한 뒤 정상회담을 가졌다. 4일 오후 인민대회당에서 김 위원장을 만난 시 주석은 “중조는 운명공동체이자 서로 돕는 좋은 이웃, 좋은 친구, 좋은 동지”라고 밝혔다.

3국 사이의 좋은 분위기는 10월 ‘조선노동당 창건 80돌 열병식’으로 이어졌다. 9월 28일 최선희 외무상의 방중에 이어 10월 9일 리창 국무원 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이 방북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이끄는 러시아 대표단도 평양을 찾았다. 

10월 13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윤봉희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직무대리는 “이번에 북한이 대규모 열병식을 통해 북중러 연대를 대내외에 과시하고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와 재래식 전력 현대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우선주의’ 내세운 트럼프, 중·러와는 타협?

1기 때보다 강화된 ‘미국 우선주의’(MAGA)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은 4월 거의 모든 국가에게 ‘상호관세'를 부과하며 ‘자유무역질서’를 와해시켰다. 그러나, 대두 수입 중단과 희토류 수출 통제 등으로 강경하게 맞선 중국에게 우위를 점하지 못하자, 타협 쪽으로 돌아섰다.     

9월 19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을 통해 “방금 시 주석과 매우 생산적인 통화를 마쳤다”면서 “무역,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필요성, 틱톡 협상 승인 등 매우 중요한 문제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또한, 경주 APEC 때 시 주석과 만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김해공항 나래마루에서 만난 미중 정상. [사진-중 외교부]
김해공항 나래마루에서 만난 미중 정상. [사진-중 외교부]

우여곡절 끝에 국빈 방한한 두 정상은 10월 30일 부산 김해공항 공군 기지 내 ‘나래마루’에서 만나 ‘무역 갈등 완화’에 합의했다. 6년 4개월만의 대면 회담이다. 

귀국길 약식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통제를 1년 유예하고 펜타닐 미국 유입을 차단하며 대두 등 미국산 농산물을 즉시 구매하기로 했다고 성과를 자랑했다. 두 정상의 상호방문 얘기도 나왔다고 밝혔다.

11월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시 주석이 ‘내년 4월 베이징에 오라’ 초청했고 나는 수락했으며, 답례로 내년 중 미국에 국빈으로 초청했다”고 밝혔다. “매우 좋은 통화”였고 “중국과 우리의 관계는 극단적으로 강하다!”고 밝혔다.

이틀 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통화에서 ‘대만 관련 중국을 자극하지 말라’고 조언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이룩한 ‘데탕트’가 대만을 둘러싼 마찰로 인해 위험에 빠지는 걸 바라지 않았다고 알렸다.

미·중 관계를 봉합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끝내기에 몰두하고 있다.   

11월 23일 마르코 루비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겸 국무장관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과의 회담 직후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을 밝혔다. 3주 전부터 문서화 작업을 통해 “기본적 문서를 만들었다”고 알렸다.

11월 25일 트럼프 미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메시지.
11월 25일 트럼프 미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메시지.

25일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이 초안한 28조항 평화계획은 양측의 추가 의견을 반영하여 세부 조정됐으며 이제 몇 가지 이견만 남았다”고 확인했다. “이 평화 계획을 마무리하기 위해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더러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도록 지시했으며, 동시에 댄 드리스콜 육군장관이 우크라이나 측과 만날 예정”이라고 했다.

이날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종전 시한으로 잡았던 11월 27일은 넘어가는 분위기라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고위소식통’을 인용해 적어도 3개의 난제가 남아 있다며, △돈바스 영토 문제, △종전 이후 우크라이나 병력 규모, △안전 보장과 관련된 나토(NATO) 가입 문제라고 짚었다.

12월 2일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와 트럼프 대통령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났다. 4시간 넘도록 ‘우크라이나 종전안’을 논의했다. 

12월 9일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측이 우크라이나더러 ‘며칠 내에 답하라’고 다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 전날 [폴리티코]와 인터뷰한 트럼프 대통령은 “공은 그(젤렌스키)에게 넘어갔고, 그가 패배하고 있으므로 이것들을 받아들이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12월 15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그 어느 때보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이 가까워졌다”며 기대감을 키웠다. [CNN]과 인터뷰한 ‘미국 당국자들’은 쟁점 90%가 해결됐지만 영토 문제가 여전히 난제이고, 안전보장 방안과 우크라이나 재건 문제도 남아 있다고 밝혔다.      

시기를 점치기는 이르지만, 이 전쟁이 끝난다면 북미 대화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이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협상하는 과정에서 이 전쟁에 참가한 북한과의 관계를 어떻게 할지가 또다른 쟁점이 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그러면 북미대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구애에도 불구하고 2019년 6월 판문점 회동은 재연되지 않았다. 한국 정부 당국자들도 “가능성은 낮다”고 했으나, 마지막까지 기대를 접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볼만한 동향이 일부 포착됐기 때문이다. 

11월 4일 국회 정보위 국정감사에서, 국가정보원은 “APEC 계기 북미정상회동은 불발되었으나, 북한이 물밑에서 대화에 대비해온 동향이 다양한 경로 통해서 확인되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이성권 정보위 간사가 전했다. 

9월 김정은 위원장의 ‘조건부 북미대화 시사’ 발언 이후 북한이 명시적인 ‘핵무장’ 발언을 자제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때 북한 최선희 외무상이 러시아로의 출국을 막판까지 고심했던 정황이 포착됐다는 것.

이에 따라,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과의 대화 의지를 갖고 있으며 향후 조건이 갖춰지면 미국과의 접촉에 나설 것”이라고 국가정보원이 판단하고 있다고 이성권 간사가 전했다. 내년 4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박선원 정보위 간사도 “국정원에서는 북한과 미국의 정상회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확인했다. 

“북한이 미국 내 대북 일꾼들 등에 대한 정보를 최근 들어 많이 축적하는 것이 하나의 증거”라며 “러시아와의 밀착,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바탕으로 북미관계를 추진하고 있으며 내년 3월 한미연합훈련 이후 (...) 북미정상회담도 추진하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9월 최고인민회의에서 연설하는 김정은 위원장. [사진-노동신문]
9월 최고인민회의에서 연설하는 김정은 위원장. [사진-노동신문]

문제는 ‘조건’이다. 지난 9월 하순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만약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하여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비핵화 문제’를 둘러싼 한·미의 메시지는 여전히 혼란스러워 보인다. 

지난 11월 14일 공개된 「한미 공동설명자료」는 “양 정상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 공동성명을 이행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11월 24일 공개된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에서는 북핵은 물론이고 북한에 대한 언급 자체가 빠졌다.

지난 2일 민주평통 출범식에서 연설하는 이재명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지난 2일 민주평통 출범식에서 연설하는 이재명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지난 2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출범식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전쟁 상태를 종식하고, 핵 없는 한반도를 추구하며, 공고한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6개월 동안 미국발 관세폭탄 대처에 고심했던 이재명 정부는 내년에는 북미-남북대화 재개에 힘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2026년은 회복을 넘어 도약의 원년이 되어야 한다”면서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추진하여 한반도 평화공존 프로세스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남북이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조치들을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미국과의 협의를 위해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 도착한 위 실장은 “상대적으로 보면 남북보다는 미북에 대한 가능성이 조금 더 열려 있다”며 “지난 번 경주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 미북 정상 간 접촉에 관한 기대를 갖고 계신 걸 알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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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준형 “미국은 약탈적 불량 제국… 한국, 중국 막는 ‘첨병’ 전락 위기”

  • 기자명 강호석 기자
  •  
  •  승인 2025.12.19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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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0
 
   
 

[1문1답] 미국 국가안보전략(2025NSS) 관련 김준형 의원 인터뷰
중국·북한 지운 자리, 실리만 챙기는 ‘불량 제국’
‘제1도련선’과 한국 운명, ‘첨병’으로 전락하나
자주권 잃으면 ‘소모품’ 될 뿐... 자주 외교 절실

김준형 의원은 미국의 ‘2025 국가안보전략(NSS)’을 한마디로 “짬뽕”이라 일갈했다. 군부 의견과 대통령 생각이 부딪히는 대목을 빼고 억지로 짜 맞추다 보니 앞뒤 논리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이 문서를 패권 한계에 부딪힌 미국의 “강제된 철수”를 기록한 결과물로 분석했다.

중국·북한 지운 자리, 실리만 챙기는 ‘불량 제국’

이번 전략서에서 중국을 ‘중대한 위협’이라 부르던 표현과 ‘조선’(북한) 언급이 사라졌다. 김 의원은 내년 4월 타결을 목표 삼아 중국과 손잡으려는 트럼프의 실계산이 작용했다고 보았다. 트럼프는 적대국보다 “동맹국과 우방국”이 미국을 망쳤다고 본다. 김 의원의 진단이다.

김 의원은 미국이 세계 경찰 자리를 내려놓는 현상을 ‘천하삼분지계’라 칭했다. 유럽은 러시아가, 아시아는 중국이, 남미는 미국이 갖는 구도다. 김 의원은 이를 “자발적 축소”가 아닌 “강요된 철수”라며 미국의 패권 후퇴를 명확히 했다. 동시에 미국은 가치나 안보보다 돈벌이에만 매달리는 “약탈하는 제국주의, 불량 제국”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제1도련선’과 한국 운명, ‘첨병’으로 전락하나

 

김 의원은 ‘제1도련선’ 사수 전략이 한국에 위험하다고 보았다. 전략 무대를 국경으로 좁히려는 트럼프에 맞서 미국은 동맹 도움을 받아 이 선을 지키겠다는 타협안을 냈다. 김 의원은 “한국을 중국을 막는 첨병으로 만들겠다는 게 지금 미국의 생각”이라며 미국이 한국에 더 많은 희생을 요구하면서도 정작 작전권은 주지 않으려 한다고 폭로했다.

자주권 잃으면 ‘소모품’ 될 뿐... 자주 외교 절실

김 의원은 “중국은 한국이 어느 정도 자율성을 가질까에 가장 관심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자주권을 보여주지 못하면 결국 “미국 이익을 위해 앞장서는 소모품”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김 의원은 트럼프 시대를 역이용해 미 군부의 강경책을 누르고 한반도 운신 폭을 넓히는 자주 외교에 당장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1문1답] 미국 국가안보전략(2025NSS) 관련 김준형 의원 인터뷰

Q1. 중국을 ‘가장 중대한 위협’이라 규정했던 문구가 왜 빠졌을까요?

트럼프 당선인의 의도가 강하게 반영되었습니다. 미국은 내년 4월을 중국과 협상을 마무리할 시점으로 잡고 있습니다.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 등이 협상을 앞두고 중국을 과도하게 자극하는 상황을 피하려 문구를 바꾼 것입니다. 트럼프는 미국을 망친 주범이 적대국보다 오히려 “무임승차하는 동맹국과 우방국”이라 믿으며, 이런 세계관이 전략서에 그대로 투영되었습니다.

Q2. ‘제1도련선’ 강조의 의미와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미국 군부는 전략 무대를 미국 국경으로 축소하려는 트럼프 구상에 반발하며, 동맹 도움을 받아 이 선을 사수하겠다는 타협안을 냈습니다. 이는 결국 한국과 일본 자산을 이용해 중국 부상을 막겠다는 속내입니다. 군부가 주장하는 ‘현대화’는 한국을 중국을 막는 “첨병(앞잡이)”으로 세우겠다는 의도이며, 우리에게 더 많은 비용과 희생을 요구하면서도 작전권은 넘겨주지 않으려 할 것입니다.

Q3. 미국 전략 중심축이 아시아에서 남미로 이동했다고 보면 될까요? ‘천하 삼분지계’를 결심했다고 봐야 할까요?

트럼프 구상 속에는 유럽은 러시아, 아시아는 중국, 남미는 미국이 관리하는 분할 구도가 들어 있습니다. 특히 남미를 미국의 확실한 세력권으로 묶어 에너지를 확보하려는 “트럼프식 먼로주의”가 선명합니다. 하지만 이는 평화로운 공존이 아니라, 미국이 감당하지 못하는 지역에서 손을 떼는 “강요된 철수”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Q4. 세계 경찰 지위를 내려놓았는데, 미국이 패권을 포기하고 다극 질서를 수용했다고 해석할 수 있을까요?

트럼프는 이를 자존심 상하는 일로 여기지 않고 오히려 실리적인 거래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는 평화로운 다극 체제로 편입이 아닙니다. 가치나 명분을 버리고 동맹 자산을 빨아먹으며 힘을 휘두르는 “약탈적 제국주의, 불량 제국”의 모습으로 변모하는 과정입니다. 미국 내부에서도 군부를 중심으로 이런 구상에 대한 불만이 매우 높습니다.

Q5. 트럼프 1기 전략서와 달리 ‘조선’(북한) 언급은 왜 빠졌을까요?

비핵화 딜레마를 피하려는 계산입니다. 북한을 언급하면 비핵화 원칙을 다시 세워야 하는데, 이는 향후 트럼프가 북한과 벌일 직접 협상에서 카드를 미리 버리는 꼴이 되기 때문입니다. 협상력을 온존하기 위해 일부러 지운 것으로 보입니다.

Q6.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 베네수엘라 대응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 돈이 계속 들어가는 상황을 끝내고 자기가 “피스메이커”라는 명성을 얻기 위해 조기 종료를 강하게 밀어붙일 것입니다. 중동은 에너지 자립과 이란 핵 억제를 명분 삼아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어냈습니다. 반면 베네수엘라는 남미 세력권 확보와 에너지 공급원 확보를 위해 “특수 작전” 같은 방식으로 정권 교체를 압박할 가능성이 큽니다.

Q7. 장사꾼 트럼프가 경제적 이익만 따지기에 세계 평화에 도움이 된다는 해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념이나 안보로 싸우지 않기에 미·중 간 고강도 전쟁 위기는 낮아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는 “힘을 가지고 돈벌이를 하는 무대”로 세계를 봅니다. 평화주의자가 아니라 힘만큼 뜯어내겠다는 “불량 제국주의자”이기에, 저강도 충돌과 동맹에 대한 경제적 약탈은 더 심해질 것입니다.

Q8. 결론적으로 동아시아 전쟁 위기는 높아진 걸까요, 낮아진 걸까요?

남북 간이나 미·중 간 전면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고 봅니다. 트럼프는 고강도 갈등을 피하려 하며, 일본 재무장 등도 미국 돈이 안 드는 범위 내에서만 용인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한국을 대중국 견제용 소모품으로 쓰려는 미 군부의 압박은 여전합니다.

Q9. 2025NSS가 대미 관세 협상과 안보 협상에 미칠 영향은?

NSS 자체가 구체적인 지침이 되기보다, 트럼프가 선호하는 “각개격파식 양자 협상” 기조를 확인해 줍니다. 관세는 안보 전략보다 법원 판결이나 이자율 등 경제 변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입니다. 안보는 한국이 북한을 막고 자기는 중국을 막겠다는 군부 구상 아래, 더 많은 무기 구매와 비용 분담을 요구하는 근거로 쓰일 것입니다.

Q10. 미국이 남미에 집중하면 한국은 주권 국가로서 입지가 넓어진다는 전망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운신 폭을 넓힐 배경은 마련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스스로 “한미일 안보협력”이라는 틀에 갇혀 자율성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중국조차 한국이 어느 정도 자율성을 갖는지 의심하는 상황입니다. 우리가 자주적인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미국 실무진 요구만 따른다면, 주권 행사는커녕 미국 이익을 위해 앞장서는 소모품으로 전락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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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AI·딥테크 스타트업 1만개 육성한다



이태경 편집위원

red196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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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 입력 2025.12.18 23:30

  • 수정 2025.12.19 08:43

  • 댓글 0

중기부, ‘벤처 4대 강국 도약 종합대책’ 발표

 

벤처 생태계에 40조 원 규모 자금 공급

 

제도 혁신으로 K-벤처 성장 뒷받침

 

창업 생태계 확대에도 정책적 고려 흔적 많아

이재명 정부가 ‘벤처’를 국가 전략 중심으로 설정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2030년까지 AI·딥테크 스타트업 1만 개 육성, 유니콘·데카콘 50개 창출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제시했다. 이재명 정부는 이 목표가 현실화되도록 연간 벤처투자 40조 원 시장을 만들고 이른바 K-벤처 성장을 뒷받침할 제도 혁신도 추진할 계획이다.

 

AI·딥테크 스타트업 전폭 지원해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으로

 

이재명 정부가 벤처를 성장 전략의 핵심 축으로 삼아 5년 안에 인공지능(AI)과 심층기술(딥테크) 중심의 벤처·스타트업 1만 개를 국가 성장의 주역으로 키우기로 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8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벤처 4대 강국 도약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 AI·딥테크 스타트업 1만개 육성 ▲ 유니콘·데카콘 50개 창출 ▲ 연 40조 원 규모의 글로벌 벤처투자 시장 진입 등의 목표를 제시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확보 예정인 5만 장 규모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가운데 일부를 벤처·스타트업의 연구개발과 실증에 전략적으로 배분하고, AI·바이오·콘텐츠·방산·에너지·첨단 제조 등 6대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개편해 오는 2030년까지 AI·딥테크 스타트업 1만 개를 육성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창업기업 제품 공공구매 제도’를 ‘창업·혁신제품 공공구매’로 개편해 벤처·스타트업이 공공시장(B2G)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한다.

 

국내에서 성장한 벤처·스타트업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도쿄, 싱가포르, 런던, 뉴욕 등 주요 혁신 거점에 스타트업·벤처 캠퍼스를 구축한다.

 

글로벌 한인 창업가와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빅테크 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도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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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4대 강국 도약 종합대책 인포그래픽. 자료 : 중소벤처기업부

벤처 생태계의 숨통을 틔워 줄 자금 공급에도 심혈을 기울여

 

한편 이재명 정부는 벤처 생태계에 자금을 공급하는 벤처투자 시장을 연 40조 원 시장으로 만든다.

‘차세대 유니콘 발굴·육성 프로젝트’를 통해서는 기업당 최대 1000억 원 규모의 단계별 투자·보증으로 2030년까지 13조 5000억 원을 지원하고, 국민성장펀드와 연계한 대규모 후속 투자와 금융 지원도 지속한다.

 

현재시장조사 전문기관 ‘CB 인사이트’의 기준에 따라 유니콘 기업을 분류하는데 중기부는 국내 현실을 반영한 자체 기준을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모태펀드에 연기금·퇴직연금 전용 국민계정을 신설하고, 모태펀드가 손실을 우선 부담하도록 했다. 또한 운용의 투명성과 전략성을 높이기 위해 범부처가 참여하는 모태펀드 운용위원회를 구축한다.

 

금융 규제를 벤처출자 친화적으로 개편해 민간 자본 참여를 확대한다. 예를 들어 은행에는 정책펀드 출자 시 위험가중치 적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증권사는 대형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비상장 벤처투자를 포함한 모험자본의 의무공급을 추진한다.

 

모태펀드를 마중물로 3조 5000억 원 규모의 지역성장펀드를 조성하고, 일반 모태자펀드에도 지역투자 의무비율과 인센티브를 도입한다.

 

혁신벤처의 공공시장 진출 경로도 넓힌다. 창업기업 제품 공공구매 제도를 벤처기업의 제품·서비스까지 확대해 중·후기 벤처의 공공시장(B2G) 진출을 촉진한다.

 

실리콘밸리를 시작으로 도쿄·싱가포르·런던·뉴욕 등 주요 혁신 거점에는 종합지원센터인 스타트업·벤처 캠퍼스를 구축하고, 서울에는 글로벌 창업허브를 조성해 국내외 벤처 생태계의 연결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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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용석 중소벤처기업부 제1차관이 18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벤처 4대 강국 도약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18. 연합뉴스

제도 혁신을 통해 인재 유입과 기업 성장을 촉진

 

혁신성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이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벤처기업 인정 범위를 중견기업까지 확대한다.

 

복수의결권 제도를 합리화해 지배구조의 선진화와 경영 유연성을 높이고, 벤처기업 스톡옵션은 이사회 결의로 부여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시가 미만 한도를 5억 원에서 20억 원으로 확대한다.

 

선배 벤처기업과 창업가가 후배 벤처·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선배 벤처펀드’도 조성한다.

 

벤처 주간을 법제화하고 ‘벤처 명예의 전당’을 신설하는 한편, 매출 1000억 원 달성 기업을 ‘벤처

마일스톤 클럽’으로 브랜드화해 벤처 성과를 국가적 자산으로 확산한다.

 

세제 인센티브도 대폭 강화한다. 피투자기업 업력 제한을 7년에서 10년으로 완화하고, 법인의 벤처모펀드 출자 세액공제율을 확대한다.

 

중소벤처기업 인수·합병(M&A) 플랫폼을 고도화해 발굴·자문·금융을 종합 지원하고, M&A 보증 규모를 2030년까지 2000억 원으로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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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4대 강국 도약 종합대책 인포그래픽. 자료 : 중소벤처기업부

재도전 창업가와 지역 참여를 늘려 창업 생태계를 확장 구축

 

지역과 사회 전반으로 혁신의 저변도 확장한다. 재도전 정책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맡는 ‘재도전 응원본부’를 신설하고 전국 19곳의 지역별 재도전 종합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재도전에 친화적인 문화를 확산한다.

 

2030년까지 1조 원 규모의 재도전 펀드를 조성하고, 보증채무를 상환하지 못한 창업자의 재창업 신설법인에도 기술보증을 신설한다.

 

소셜벤처 분야에서는 임팩트 펀드를 통해 안정적인 투자자금을 공급하고 매년 1500억 원 이상의 임팩트 보증을 지원하며, 팁스(TIPS) 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 스타트업을 10% 우선 배정한다.

 

노용석 중기부 제1차관은 “벤처 4대 강국으로의 도약은 우리나라 미래와 생존이 걸린 시대적 과제”라며 “앞으로 구축될 AI 고속도로에서 탄생할 차세대 유니콘의 성패가 내수 의존성을 넘어선 글로벌 확장 역량과, 고난도 딥테크 난제를 돌파하는 기술 경쟁력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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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벤처부 외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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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윤석열 ‘여동생’ 나경원·‘꼬붕’ 한동훈의 공통점, 논란에 답 안하는 것”…‘천정궁·당원 게시판’ 꼬집어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5/12/19 09:16
  • 수정일
    2025/12/19 09:1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수정 2025.12.19 08:07

  • 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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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19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 한동훈 전 대표를 각각 윤석열 전 대통령의 여동생, 부하로 칭하며 자신들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나경원과 한동훈, 둘 다 ‘친윤(친윤석열)’이었다. 나경원은 윤석열의 ‘여동생’이었고, 한동훈은 윤석열의 ‘꼬붕(부하)’”이라며 “그러다가 두 사람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과 12·3 내란을 계기로 갈라섰다”고 적었다.

 

조 대표는 “그런데 두 사람은 공통점이 있다”면서 “법정에 선 피고인이 아닌 대중 정치인인데, 국민과 언론이 매우 궁금해하는 매우 간단한 것에 답하지 않거나 행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나경원은 ‘통일교 천정궁 갔느냐’는 질문에 ‘간 적 없다’라고 말하지 않고 ‘더 말씀 안 드린다 했죠’라고 답한다”며 “한동훈은 (국민의힘 홈페이지) 당원 게시판에 익명으로 쓴 윤석열-김건희 비방 글의 주체가 누구인지를 두고 격렬한 논란이 됨에도 ‘내 가족이 아니다’라고 답하지 못 한다”고 했다.

 

조 대표는 또 “두 사람 다 윤석열 검찰총장, 대통령을 찬양했던 것을 사과하지 않는다” “한동훈은 채널A 사건의 비밀이 들어 있는 자기의 휴대전화에 20여자리 비밀번호를 걸고 풀지 않는다”고 적었다.

 

그는 “심하게 켕기는 게 있음을 아는 것이다. 이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 비방하는 데는 거품을 문다”고 했다.

 

조 대표는 “나경원에게 계속 물어야 한다. ‘천정궁 갔지?’ 한동훈에게 계속 물어야 한다. ‘네 가족 맞지?’”라면서 “활동하고 있는 현역 정치인에게는 진술거부권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병관 기자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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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미 국방수권법 통과 “주한미군, 대중국 군사작전 위해 주둔… 전작권 이양 불가”



출근길 뉴스 브리핑(2025.12.18.)

-김기현 압수수색, 특검 “김건희 준 가방값 세비 계좌서 나갔다”

-[울산] “덕분에 재선”…울산 정가 곳곳 ‘통일교’ 흔적

-국방부, 여인형 등 8명 곧 징계‥'계엄버스' 지시·탑승 장교 포함

-원-달러 환율, 장중 1480원 돌파…한은, “상황 심각”

-트럼프 '보조금 삭감'… 포드, LG엔솔 9조 계약 해지

-황주군 지방공업공장 준공, “지방 변혁 새 시대 열어”

미 국방법 의회 통과 “주한미군, 대중국 군사작전 위해 주둔… 전작권 이양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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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내년도 '국방수권법안'이 연방 하원에 이어 상원도 통과했다. 법안에는 만약 주한미군을 줄이려 한다면, 그것이 미국의 안보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의회에 증명해야 한다. 증명한 뒤에도 90일이 지나야 비로소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했다. 한국(동맹국)과 협의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지만, ‘미국의 안보 이익’이 우선이다. 특히 국방수권법에는 “미군의 준비 태세와 배치를 강화하기 위해 태평양 억제 구상(PDI)을 포함하여,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군사 작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결국 대중국 군사작전을 위해 주한미군을 감축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설사 한국이 "나가라"고 해도.

대한민국 전작권 관련 언급은 더 심각하다. 전작권을 한국에 넘기는 일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게 했다. 기존 합의된 계획에서 벗어나 전작권을 넘기려 할 경우, 미 국방부 장관의 인증 절차를 거치도록 하여 사실상 전작권을 전환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이 채점권을 쥐고 "아직 능력이 안 된다"고 하면 전작권을 넘기지 않기 때문이다.

 

김기현 압수수색, 특검 “가방값 세비 계좌서 나갔다”

 

김건희 특검은 17일 김건희 씨 관련 명품 가방 전달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로 입건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이날 압수수색을 실시한 검찰은 18일 절차에 따라 김 의원에 대한 재출석 요청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 의원 부인이 김건희 씨에게 준 '로저비비에' 손가방 구입비 267만 원 중 절반 정도는 상품권과 백화점 포인트였고, 나머지는 신용카드로 결제했다. 카드 결제 대금은 국회의원 세비를 받는 남편 계좌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특검이 확인했다.

 

[울산] “덕분에 재선”…울산 정가 곳곳 ‘통일교’ 흔적

 

울산시장과 국회의원, 구청장 등 울산 지역 정치인이 통일교 산하단체와 유착한 사실이 드러났다. KBS가 입수한 영상에는 김두겸 울산시장, 박성민·서범수 국회의원 등이 통일교 단체 천주평화연합(UPF)에 축전 보낸 모습이 담겼다. 박천동 북구청장은 행사장에서 “덕분에 재선했다”며 대놓고 고마움 표했다. 이채익 전 의원도 직접 참석해 단체 노고 치켜세웠다. 이들은 한일 해저터널 심포지엄을 열거나 구청에서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취재가 진행되자, 이들은 천주평화연합이 통일교 관련 단체인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국방부, 여인형 등 8명 곧 징계‥'계엄버스' 지시·탑승 장교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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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에 연루된 군 지휘관들과 주요 관계자들에 대한 징계 조치가 조만간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MBC 보도에 따르면 국방부는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과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등 모두 8명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상계엄 당시 '계엄버스' 출발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고현석 전 육군참모차장과, '계엄버스'에 탑승한 김승완 군사경찰실장도 징계대상에 포함됐다. 합참 소속 장교 1명과 방첩사 대령 1명도 비상계엄에 관여했다는 의혹으로 징계를 앞두고 있는 걸로 파악됐다. 또한 비상계엄 때 동원됐던 방첩사가 당시 출동했던 부대원 180여 명을 인사 조처했다.

 

원-달러 환율, 장중 1480원 돌파…한은, “상황 심각”

 

17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80원을 돌파하며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환당국이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를 활용해 시장 방어에 나섰지만, 해외 투자 확대에 따른 달러 수요와 국내 증시 부진 등 내부 수급 불균형 탓에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현재의 고환율이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고 성장 양극화를 심화할 수 있다고 분석하며, 이번 상승세는 대외 변수보다 국내 경제의 기초 여건 악화와 수급 쏠림 현상이 주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보조금 삭감'… 포드, LG엔솔 9조 계약 해지

 

포드와 LG에너지솔루션이 맺은 9조 원 배터리 공급 계약이 깨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보조금 삭감을 예고하자 포드가 전기차 사업 방향을 틀면서 생긴 일이다. LG는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보고 투자했으나, 정권 교체와 함께 정책이 180도 뒤집히면서 투자금 회수가 불투명해진 위기 상황이다. 포드가 LG와의 계약을 해지한 것도 정부 보조금이 없으면 전기차를 팔아도 손해라는 판단 때문이다. 미국 정책 변화에 한국 핵심 산업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대미투자는 위험부담이 매우 크다는 것이 입증된 사례다.

 

황주군 지방공업공장 준공, “지방 변혁 새 시대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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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북도 황주군에서 ‘지방발전 20×10 정책’ 실현을 위한 지방공업공장이 지난 16일 준공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조용원·리일환 비서와 노광철 국방상을 비롯한 당·정·군 간부 참석했다. 준공식에서 연설자는 김정은 총비서의 영도로 착공 당해 공사를 마친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긴등벌’, ‘황주천’ 같은 지역 상표를 단 기초식품과 일용품을 생산하는 이 공장은 주민 생활 향상 이끄는 보루가 될 전망이다. 통신은 현대화한 생산 현장을 돌아본 주민은 지방 변혁 새 시대를 실감했고, 간부들은 생산 정상화와 품질 제고로 인민 복리 증진에 이바지할 결의를 다졌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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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납품 지연'에 "사기당한 것 같다"던 李대통령…문제는 '최저가 낙찰제'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5/12/19 08:55
  • 수정일
    2025/12/19 08:5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달리는 기차에서 본 세상] "일단 먹고, 계산은 나중에" 식의 경쟁 구도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원 철도전문위원 | 기사입력 2025.12.19. 05:48:38

 

현재 진행 중인 대통령 업무보고 과정에서 한국철도가 안고 있는 또 하나의 문제가 드러났다. 바로 철도차량 산업 분야가 처한 현실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다원시스가 납품을 지연했음에도 열차 계약금의 절반 이상이 이미 지급된 점을 두고 "정부 기관들이 사기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네트워크 산업인 철도는 전국적 망을 가진 거대 장치산업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막대한 투자와 유지비용이 필요하다.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 것이 경제적 효율성을 높이는 길이다. 경쟁체제란 이름으로 찢기 시작하면 필요 없는 중복비용을 지불하거나 본질을 망각한 경쟁을 위한 경쟁에 매몰되어 산업 자체가 황폐화되고 결국 국민 불편으로 돌아온다. 철도를 구성하는 3요소는 철도망을 이루는 시설과 열차를 운행하는 운영, 그리고 차량 제작 산업으로 이루어진다. 가장 바람직한 구조는 이 3요소가 통합된 체제이겠지만 각 국가의 철도 역사나 사회적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최소한 유기적인 보완 관계가 형성되어야 한다.

 

철도를 구성하는 중요한 축 중의 하나인 차량 제작 산업은 정부가 정책으로 면밀하게 주도하고 지원해야 하는 분야이다. 그러나 국토부는 주기적으로 마련하는 철도산업발전기본계획에 이를 포함하지 않고 시장에 전적으로 맡겨놓은 상태다. 한국은 세계에서 5번째로 고속철도 운영을 시작한 나라로 철도 분야의 발전을 이루고 있지만 전체 영업거리의 한계로 인하여 차량분야 시장은 협소하다. 때문에 차량제작사의 난립은 경쟁의 효과를 얻기보다는 자칫 차량제작분야의 국제 경쟁력까지 갉아먹을 수 있다.

 

한때 한국 철도차량제작 분야는 대우, 한진, 현대 등 대형 중공업 회사들이 경쟁하는 시장이었다. 그러나 국내의 작은 내수 시장 규모에 부침을 겪다가 IMF를 지나며 현대에 흡수되어 로템으로 일원화 되었다. 이후 2010년경부터 철도차량제작 업체들이 새로 등장하고 이들 간에 인수 합병 과정 등을 거처 현재 현대로템, 다원시스, 우진산전 삼각구도로 경쟁하고 있다. 문제는 앞서 지적한 대로 한국 철도차량제작 시장은 이들 업체가 적절히 사업을 영위할 만큼의 시장 규모가 되지 않기 때문에 세 회사는 제로섬 게임을 해야 한다. 어느 한 업체가 대량의 차량을 수주할 경우 다른 업체는 안정적인 생산을 유지할 물량을 수주하지 못하게 된다. 때문에 철도 차량 입찰 경쟁은 회사의 사활이 달린 문제이고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수주전에서 승리자가 되어야 한다.

 

철도선진국들은 철도차량제작분야를 주요 국가 기간산업으로 간주하고 주력 업체가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독일의 지멘스, 프랑스의 알스톰 등 차량제작사는 자국을 대표하는 고속철도 차량은 물론 국제철도 시장에서 다양한 철도 차량을 공급함으로서 파이를 키워가고 있다. 이미 충분히 큰 회사들도 규모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서로 간 인수와 합병으로 더 몸집을 불리고 있는 현실이다. 일본은 히다치, 가와사키, 미쓰비시 등의 차량제작사가 탄탄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특이한 점으로 일본 최대의 철도회사 동일본 JR의 경우 JR종합차량제작소라는 직할 자회사를 제작사로 두고 있다. 자신이 사용할 철도차량을 직접 제작함으로써 차량 구매 비용의 적정성은 논란이 되지 않는다.

 

AI 활용 설정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최고의 철도차량제작사는 중국 중차이다. 중국 중차는 중국 북차와 남차라는 거대 차량제작 회사를 하나로 합쳐 세계 최대의 차량 제작회사로 발돋움 한 뒤 세계 차량시장 점유율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고속철도망과 대륙을 동서남북으로 관통하는 철도망을 갖고 있기에 탄탄한 내수 시장이 받쳐주는 가운데 아프리카와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에까지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이 같은 양적 확대를 바탕으로 중국의 철도 기술력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최소한 철도 분야에서 만큼은 중국은 세계를 선도하는 선진국이 되어있다. 세계 철도차량제작 분야의 흐름은 덩치를 키우고 그 힘으로 내수 시장을 선도하며 기술을 개발하고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이다.

 

한국은 이 같은 흐름과 무관하게 시장 자율에 맡겨서 경쟁체제의 효과(?)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 또 이 경쟁 구도 속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치가 있는 데 바로 '최저가 낙찰제'다. 발주 업체가 선정한 기준에 충족하면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입찰 업체가 선정되는 방식이다. 업체의 가격 횡포를 방지하고 예산 낭비를 막는다는 취지는 좋았지만 최저가 낙찰제는 다른 문제를 불러왔다. 업체들이 담합하여 교대로 낙찰을 받는 고전적인 방식부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낮은 가격을 써내 일단 수주부터 받고 보는 식이다. 그 대가로 안전에 문제가 생기거나 유지보수비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문제는 업체의 고려 대상이 아니다. 미국 남북전쟁 당시 북군의 구호 같은 "일단 먹고, 계산은 나중에" 방식이 차용됐다.

 

최저가 입찰제의 또 다른 문제는 국내 철도 차량 제작 기술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프랑스로부터 TGV 기술을 들여와 갖은 노력 끝에 고속철도 자체 생산이라는 기술 독립을 이루었다.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일이 아니라 오랜 연구개발 끝에 달성한 성과였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23년 1조 원대 SRT 고속차량 2차 발주 경쟁에 국내기업과 스페인 탈고가 연합한 컨소시엄이 입찰에 나섰다. 만약 스페인 탈고가 참여한 컨소시엄이 낙찰받았다면 한국고속철도 차량 제작 기술을 원천 보유하고 있는 로템과 그 협력사들에게는 심각한 위협이 되었을 것이다. 국내 주력 철도 차량 제작사가 내수시장에서 밀리는 만큼 연구 개발이나 선진 기술에 투자할 여력이 줄어드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지난해부터 새로 도입되어 달리는 ITX-마음의 핵심부품인 견인전동기는 중국 중차 제품이고 신호 보안 시스템의 주요 부품인 ATP에는 히다치라는 일본 제작사의 영문 이니셜이 선명히 박혀있다. 환경부가 전기버스 도입을 추진했더니 값싼 중국 전기버스 제조사가 시장을 장악해 국내 전기버스 제작 생태계가 무너졌다고 이재명 대통령이 지적한 적이 있다. 최저가 입찰제가 치열한 국제 경쟁속에서 국내 산업을 위협하는 국토부판 전기버스 사례가 되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대통령 업무보고 과정에서 드러났듯이 제작사가 납품 기일을 못 맞춰 운영사인 코레일의 열차 운행 전략이 차질을 빚고 있다. 여기에 문제는 더 있다. 운전실이 좁게 만들어지는 바람에 기관사가 좌석에 앉아 몸을 조금 돌리더라도 무릎에 객실 냉난방 조절기가 닿아 제멋대로 돌아간다. 안전을 위해 쾌적한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 운전실 안은 냉난방 능력이 모자라 여름엔 덮고 겨울엔 추워서 보조 수단을 갖춰야 할 판이다. 승무 교대나 차량기지에서 수직 이동으로 승하차 해야하는 운전실 출입문은 손잡이 구조가 불편해 안전사고 위험까지 있어 기관사들의 불만이 크다. 하지만 신형 차량이라 폐차연한 30년이 도래할 때 까지는 마땅한 해결방법이 없다.

 

필자는 로템을 옹호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 철도산업의 생태계에서 정부의 역할은 무엇이어야 하는지 고민해야한다. 로템 독주 시절에 경쟁자가 없다고 차량 가격을 너무 높게 책정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다. 또한 입찰 과정에서 공정하지 못한 행위를 했다는 지적도 받은 적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문제들은 입찰제도의 혁신이나 경쟁 입찰 과정의 엄정한 관리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더 중요한 것은 한국 철도차량제작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정부의 가이드라인,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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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가담 경찰청장 탄핵, 동아일보 “헌재, 尹 헌정질서 유린 다시 확인”



[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겨레 “경쟁 일변도 교육이 자기밖에 모르는 엘리트 키워”

대법원, 내란·외환 전담재판부 설치 가닥… 조선 “민주당, 내란재판부 철회해야”

논란 가시지 않는 쿠팡 해킹 사태… 경향 “반노동행위 의혹 김범석, 체포·수사해야”

기자명윤수현 기자

  • 입력 2025.12.19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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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비상계엄 발표 이후 경찰들이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국회의사당 쪽문에 배치된 경찰. 사진=금준경 기자.

지난해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경찰을 투입해 국회 봉쇄는 물론 국회의원 출입을 제지한 조지호 경찰청장에 대한 헌법재판소 단죄가 내려졌다. 헌정사상 최초로 경찰청장 탄핵을 결정한 것이다. 이와 관련 동아일보는 “계엄 문건을 받은 사실조차 쉬쉬했던 국무위원들, 군 수뇌부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이번 탄핵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도 “무조건적 상명하복이 아니라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우선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국회 막은 경찰청장 파면… 동아 “관련자 사법적 단죄까지 이뤄내야”

 

헌법재판소는 지난 18일 비상계엄 당시 국회를 봉쇄하고 국회의원 등 출입을 막아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경찰을 배치해 내란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지호 경찰청장 탄핵을 결정했다. 계엄 사태 이후 탄핵 소추된 윤석열 정부 고위 인사 중 윤 전 대통령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파면된 인사다. 헌법재판소는 “계엄의 위헌·위법성을 인식하고도 오히려 자신의 지휘하에 있는 경찰들을 동원해 시민과 대치하도록 하고 경찰 조직 전체가 국민으로부터 불신받을 상황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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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자 동아일보 사설

주요 일간지는 19일 조지호 경찰청장 파면 관련 소식을 전했다. 동아일보는 사설 <조지호 파면… ‘12·3 계엄은 위헌’ 전원일치로 거듭 확인한 헌재>에서 “조 청장은 계엄 당일 윤 전 대통령의 지시로 국회의원들의 국회 출입을 봉쇄하고 선관위에 경찰을 배치해 무장한 계엄군을 지원했다. 헌재는 윤 전 대통령의 위헌·위법적 지시를 실행한 조 청장의 행위가 대의민주주의와 권력 분립 원칙을 중대하게 위반해 헌법 질서에 미친 부정적 영향이 엄중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불법계엄 정당성을 주장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궤변”이 힘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윤 전 대통령은 파면 이후에도 사과와 반성은커녕 재판 내내 야당에 대한 경고성 계엄이었다거나 계엄으로 시민들이 깨어났다느니 하는 ‘계몽령’ 같은 궤변을 늘어놓았다”며 “하지만 헌재는 계엄은 이론의 여지 없이 분명히 위헌적이고 불법적이었다고 쐐기를 박았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헌재의 이번 결정은 계엄을 선포하러 가는 윤 전 대통령을 누구 하나 막아서지 않고서도 계엄 문건을 받은 사실조차 쉬쉬했던 국무위원들, 윤 전 대통령 지시를 받을 땐 위헌인지 따질 여유가 없었다고 주장한 군 수뇌부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위헌적 계엄에 대한 헌법적 심판에 이어 그 핵심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적 단죄까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이뤄내야 할 과제가 남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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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자 한겨레 사설

한겨레도 사설 <‘국회 봉쇄’ 조지호 경찰청장 파면, 공직자 경계 삼아야>에서 “(이번 판결을 통해) 공직자는 무조건적인 상명하복이 아니라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우선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12·3 내란은 우리 사회 엘리트들의 비겁하고 이기적인 민낯을 낱낱이 드러냈다”며 “위헌이 명백한 계엄에 직을 걸고 반대한 국무위원은 한명도 없었고, 계엄이 실패하자 자신의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비겁한 변명과 거짓말로 국민을 속였다”며 “승자독식의 경쟁 일변도 교육이 자기밖에 모르는 엘리트들을 키운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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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자 한국일보 10면

한국일보는 10면 <윤석열부터 조지호까지… ‘12·3 계엄 위헌성’ 강조한 헌재> 보도에서 “헌재는 국민 기본권을 보호해야 할 고위공직자의 책임도 일관되게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이 불법계엄의 이유로 ‘다수 야당의 횡포’를 들었지만, 결국엔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조처했어야 했다고 지적하면서 국민 기본권을 중대하게 침해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이번 판결의 의미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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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법원종합청사. ⓒ연합뉴스

대법원 내란·외환 전담재판부 설치… “논란 단초, 사법부가 제공”

 

더불어민주당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법률로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자 대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내란·외환 사건만 전담하여 심리하는 전담재판부를 설치하는 내용의 예규를 제정하기로 한 것이다. 민주당 안의 경우 내란재판부 구성 추천위원 추천권을 법원 내부에서 갖도록 하고, 대법원장이 대법관 회의를 통해 이를 확정하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서울고등법원에 관련 재판을 무작위 배당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언론에선 민주당이 내란전담재판부 강행 움직임을 멈춰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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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서울고법 ‘12·3 전담재판부’ 구성, 민주당 위헌법은 철회를> 사설을 통해 “민주당의 위헌적 내란전담재판부 법안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대법원이 헌법과 법률, 상식의 테두리 안에서 선제적 조치를 했다고 볼 수 있다”며 “민주당 지도부가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내란전담재판부 법안을 강행하는 것은 ‘내란 몰이’를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어가려는 선거 정략이란 사실도 점점 드러나고 있다… 위헌적 법률까지 만들어 내란전담재판부를 구성해야 할 어떤 명분도 없으니 내란전담재판부 법안은 철회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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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자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도 <법원 스스로 내란재판부 구성… 여당은 위헌성 법안 접어야> 사설에서 “사법부가 스스로 만든 예규를 통해 전담재판부를 운영하면 여당 법안에서 지적된 여러 위헌적 요소를 비켜갈 수 있다”며 “대법원이 추진 중인 전담재판부는 무작위로 지정되기 때문에 대법원장이 개입할 여지가 없고, 계엄 사건만 심리하기에 신속한 진행을 기대할 수 있다. 여당이 강조해 온 법안 취지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일보는 “사정이 이러함에도 민주당은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겠다며 의지를 굽히지 않는다”며 “다른 정략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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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자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와 경향신문도 민주당이 내란전담재판부 강행을 멈춰야 한다고 했지만, 기본적으로 사법부가 이번 논란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대법 “예규로 내란재판부 설치”… 이제 논란 끝내야 한다> 사설에서 “내란재판부 논란의 단초는 사법부가 제공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은 건 사실”이라며 “사법부가 이런 지적에 선제적으로 대책을 내놨다면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점을 감안해도 대법원이 이번에 제시한 방안은 신속하고 공정한 내란 재판 진행이라는 여당의 법안 취지를 큰 틀에서 수용한 만큼, 여당은 사법부 안을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3면 <대법, 내란재판부 입법 임박해오자 뒤늦게 ‘자구책’> 보도를 통해 “(대법원의 내란·외환 전담재판부 설치는) 민주당 주도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입법이 임박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며 “사법부에 대한 비판이 확산하면서 대법관 증원 등 여당의 다른 사법개혁안까지 실현될 상황이 되자 대법원이 궁여지책으로 ‘이름만 전담재판부’를 만들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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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연합뉴스

끝없는 쿠팡 논란… 경향 “김범석 체포해 수사하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쿠팡 해킹 관련 청문회 여파가 가시지 않고 있다. 외국인 대표를 출석시켜 언어장벽으로 원활한 의사소통을 힘들게 하고, 주요 의혹에 대한 해명도 내놓지 못한 것이다. 청문회 다음날인 지난 18일 한겨레와 경향신문이 사설을 통해 쿠팡을 비판한 것에 이어, 19일에도 한국일보·중앙일보 등이 사설로 쿠팡을 규탄하고 나섰다. 쿠팡이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오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강도 높은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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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자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국민 화만 돋운 쿠팡 청문회… 엄중히 책임 물어야> 사설에서 “문제의 본질은 쿠팡의 태도다. 쿠팡은 3400만 명에 달하는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대규모로 유출된 초유의 사태 앞에서도 끝내 무성의로 일관했다”며 “쿠팡의 오만한 태도는 유통산업에서 차지하고 있는 독점적 지위에서 비롯된 것이다. 정부는 휴일 영업 제한 등 각종 규제로 국내 토종 유통업체의 경쟁력을 약화했고, 그 결과 미국 기업인 쿠팡의 시장 지배력만 키워주는 역설을 초래했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유통산업발전법을 손질하는 등 쿠팡의 독점 폐해를 완화할 제도적 해법을 모색할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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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자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도 사설 <국민 우롱 쿠팡청문회, 근본 문제 파헤쳐 응분의 조치를>에서 “소나기를 피해 책임을 뭉개 보자는 속내가 노골적이었다”며 “쿠팡은 수천만 명의 소비자가 이용하고 유통 물류 고용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플랫폼 기업이다. 이런 대형 기업이 한국에서 돈은 벌되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속내를 노골화하는 만큼, 이를 바로 잡기 위해선 법 제도 개선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쿠팡이 직원 사망 사건과 관련해 산업재해 신청 포기 합의를 요구하고 돈으로 입막음을 하려 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6월 쿠팡 배송기사로 일하던 정슬기씨가 숨지자 쿠팡CLS 측이 가족에게 찾아가 산재신청 대신 합의금을 받는 게 더 좋다고 합의를 유도했다는 것이다. 김범석 쿠팡 Inc 이사회 의장이 2020년 쿠팡 칠곡물류센터에서 사망한 장덕준씨와 관련해 ‘그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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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겨레 “정부, 쿠팡 영업정지 여부 논의 엄중한 판단 내려라”

  • 조선일보 “이 대통령 전담 재판부 만들면 납득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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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자 경향신문 2면

경향신문은 2면 <1억5천 부르며 “나 같으면 산재 신청 안 해” 노동자들의 죽음을 ‘돈’으로 덮으려는 쿠팡> 보도에서 “김범석 쿠팡 Inc 이사회 의장이 물류센터 산재 사망 사건 은폐를 지시한 정황이 드러난 데 이어 쿠팡이 ‘산재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 조직적 은폐를 시도한 사례가 더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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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자 경향신문 사설

또 경향신문은 <과로사에 ‘열심히 일한 기록 없애라’, 쿠팡 김범석 수사하라> 사설에서 “밤샘노동을 하던 노동자의 죽음에도 사죄·반성은커녕 그 책임을 노동자에게 뒤집어씌우고, 노동자를 비하하는 파렴치함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창업자이자 최고 의사결정권을 가진 김 의장의 생각과 언행이 이리 비뚤어졌으니 과로사가 속출하는 ‘죽음의 일터’가 된 게 아닌가… 범죄 혐의가 짙은 반노동행위에 대해서는 김 의장을 체포해 수사하고, 소비자 피해 보상이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영업정지라는 철퇴를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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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담재판부 수정안 철회”…시민들, 민주당 향해 목소리 높여



이영석 기자 | 기사입력 2025/12/17 [22:51]

 

촛불행동이 주최한 ‘조희대 탄핵! 특별재판부 즉각 설치! 수요 촛불문화제’가 17일 저녁 7시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열렸다.

 

© 이영석 기자

 

문화제에 참가한 150여 명의 시민들은 민주당을 향해 16일 의원총회에서 내놓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수정안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사회를 맡은 김세동 도봉촛불행동 대표가 구호를 선창했다.

 

“무용지물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수정안을 철회하라!”

“민주당은 각성하라! 민주당은 싸워라!”

 

14일째 민주당사 앞에서 긴급농성 중인 권오혁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기조 발언에서 민주당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수정안과 관련해 “내란세력에 대한 명백한 투항”이라며 “내란 단죄를 포기하고 국민을 모욕하는 수정안을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민주당을 향해 “내란 청산이라는 당면한 임무 앞에 정치적 타산을 앞세우는 고질병이 나타났”다고 지적하며 “국민을 속이고 국민을 배신하면 안 된다. 구태를 멈추고 비겁과 타협을 중단하라”라고 요구했다.

 

© 이영석 기자

 

문화제에서는 촛불시민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김상우 강동촛불행동 상임대표는 “민주당 수정안은 법비들에게 선의를 기대하는 것인데, 이렇게 법이 통과된다면 내란 청산이 되겠는가?”라며 “죽 쒀서 개 주는 꼴”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헌정사를 바로 세우는 길은 타협이 아니라 단호한 응징에 있다”라며 “민주당은 국민을 믿고 강력히 싸워라”라고 촉구했다.

 

김수진 남양주촛불행동 공동대표는 “수정안을 내놓으면 저들(내란세력)이 시비를 안 하는가? 수정안을 내놓으면 위헌 소송을 포기하는가?”라며 “민주당은 지금부터라도 위헌 시비에 또박또박 반박하며 싸워야 한다. 언제까지 위헌 시비에서 허우적댈 건가?”라면서 “민주당 제발 정신 좀 차리라”라고 외쳤다.

 

김용환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은 민주당을 향해 “조희대가 위헌인가, 아니면 국민이 위헌인가?”라고 물으며 “주권자 국민이 특별재판부를 설치하라는데 무슨 위헌을 떠드는가?”라고 규탄했고, 조하경 청년촛불행동 교육국장은 “적폐 언론, 적폐 재판부 따위가 내란 청산을 막겠다고 떠들어대는 위헌 논란은 무시하라”라면서 “국민의 뜻을 받드는 데 역풍이 불어온다면 그 또한 국민이 막아낼 것”이라고 당부했다.

 

▲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상우 상임대표, 김수진 공동대표, 조하경 교육국장, 김용환 회원. © 이영석 기자

 

한명학 인천촛불행동 사무국장은 “3대 특검은 나라의 헌정 질서를 위협했던 중대 범죄 일부를 밝혀냈을 뿐 턱없이 부족한 결과를 내놓았다”라며 “3대 특검의 한계를 넘어서서 사법부의 조희대, 국정농단의 김건희, 아직도 내란을 인정하지 않고 극우세력들과 한패가 되어 궤변을 늘어놓는 국민의힘, 그들과 연루된 모든 내란세력에 대한 수사를 요구”하며 종합 특검 도입을 주장했다.

 

한편 촛불행동은 지금이 “긴급한 상황! 비상한 시기!”라며 내일(18일)과 모레 저녁 7시에 민주당사 앞에서 긴급 촛불문화제를 개최한다고 알리면서 시민들에게 “민주당이 하루빨리 수정안을 철회하고 국민이 바라는 안으로 입법할 수 있도록 긴급 촛불문화제로 모여달라”라고 호소했다.

 

© 이영석 기자

 

© 이영석 기자

 

▲ 한명학 사무국장. © 이영석 기자

 

▲ 김은국 국민주권당 인천시당 사무국장이 「모두 촛불을 들고」(개사곡)를 불렀다. © 이영석 기자

 

▲ 가수 임대한 씨가 「민주당은 제대로 된 특판을 설치해」, 「천하무적 촛불」, 「촛불로 몰아쳐」를 불렀다. © 이영석 기자

 

▲ 가수 백자 씨가 「특판설치가」, 「우린 포기하지 않아」, 「탄핵이 답이다」를 불렀다. © 이영석 기자

 

© 이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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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지성적인 원수사랑' 필요하다



정종훈 연세대 명예교수, 평통연대 공동대표

mindlenews01@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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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들레 들판

  • 입력 2025.12.16 17:40

  • 수정 2025.12.17 17:02

  • 댓글 1

평화 원하는 이웃국가로서 조건 없이 응답해야

 

문 정부 소극성, 윤 정부 폭력성 사과가 출발점

신학자이며 ‘평화와 통일을 위한 연대(평통연대)’ 공동대표인 정종훈 연세대 명예교수의 평통연대 칼럼을 필자의 승낙을 얻어 민들레에 게재한다.

 

독일의 물리학자이고 철학자, 평화운동가였던 칼 프리드리히 폰 바이젝커(Carl Friedrich von Weizsäcker, 1912–2007)는 동서독으로 분단된 독일의 현실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방 진영과 동구 사회주의권으로 균열된 이데올로기 냉전 상황에서 ‘지성적인 원수사랑’(Intelligente Feindesliebe)을 제안했다. 이 개념은 기독교적인 사랑과 정치적 현실주의를 결합한 것이었다. 바이젝커는 이 개념으로 예수의 ‘원수사랑’을 출발점 삼아 감정적 호의의 차원에 머물지 않고, 원수를 이성적 책임감 속에서 이해하며 화해와 협력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설계하고자 했다. 그가 제안한 실천 항목으로는 원수의 두려움과 관심, 역사적 경험을 분석해서 원수인 상대를 이해하는 것이었다. 어느 일방의 군사적 승리보다 상호신뢰와 안정적 관계를 먼저 추구하는 것이었다. 또한 적대적 담론을 넘어 핵 위협, 생태 위기와 같은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대화와 협상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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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대화하고 있다. 2018. 04. 27 [연합뉴스 자료사진]

바이젝커의 지성적 원수사랑은 꽉 막혀 있는 한반도의 남북 관계를 풀기 위해 참고할 만한 중요한 지침일 수 있다. 우리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하 조선)이 남북 관계를 왜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로 규정했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문재인 정부는 판문점 선언, 평양 선언, 9.19 남북군사합의를 통해 조선으로부터 큰 환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고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조선의 관심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조선이 문재인 정부 시절에 개성공단의 남북관계연락사무소를 신속히 폭파한 것은 실망감의 극단적인 표출이었다. 뒤를 이은 윤석열 정부는 선제타격과 수뇌부 척살을 운운하며 폭력적인 언어를 절제하지 않았고, 드론 침투와 전단 살포로 전쟁 발발을 유도했으며, 흡수통일을 전제하는 힘에 의한 평화만 강조했다. 이로 인한 조선의 분노는 남쪽에 대해서 통일을 지향하는 동족 관계로서 대화할 만한 상대가 아님을 천명하도록 했다.

 

조선은 오랫동안 자신들의 국가안보와 정권 승계, 인민들의 안정적인 삶을 위해서 한국, 미국, 일본을 비롯한 주변 국가들과 정상적인 외교관계를 수립하기를 원했다. 한국전쟁의 매듭 차원에서 종전선언과 함께 평화협정을 맺고, 미국, 일본 등 주변 국가들과 수교해서 세계 무대로 나아가고자 했다. 그러나 한미일은 조선의 관심을 인정하고 지지하기보다는 적대 관계 속에서 군사훈련과 경제제재를 하며 존재 자체를 부정하려고 했다. 이때 조선이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할 수 있었던 것은 핵무장 말고는 없었다. 드디어 핵무장 국가로서 자신을 보호할 수단을 확보한 조선은 비핵화를 전제로 한 협상이나, 비핵화를 운운하는 국가들과의 협상 테이블에 나올 가능성이 거의 없다. 이제 우리는 조선의 국가안보와 정권 유지의 관심을 인정하고 보장하는 것,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협정을 맺게 하는 것, 주요 국가들과 수교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지원하는 것이 평화로운 남북 관계를 위한 필수적인 사항임을 인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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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5.9.24 연합뉴스

우리는 핵무장을 한 조선을 우리를 위협하는 원수로서 두려워하고 있다. 조선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거나 군사훈련을 하면, 그것은 우리를 공격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판단한다. 조선은 악의 축이라서 사악하고, 우리의 국가안보를 위협하며, 우리가 그들을 신뢰할 만한 근거는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 조선 역시 세계 군사력 5위이고 세계 경제력 10위인 우리 대한민국을 두려워한다

 

핵 훈련을 동반하는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서는 언제라도 실전으로 전환될 수 있는 훈련이기에 그때마다 긴장한다. 일본까지 가세한 한미일 군사훈련과 밀착 관계는 중국이나 러시아와 관계를 강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위협처럼 간주한다. 비핵화만 한다면, 조선의 요구가 무엇이든 이행하겠다는 미국과 한국의 제안에 대해서는 비핵화 후 이행되기는커녕 오히려 자기 정권을 말살할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불신한다. 이제 우리는 남북이 군사적 승리와 힘에 의한 평화를 추구하는 한 한반도에 평화보다 전쟁이 발발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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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일 베이징에서 진행된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 2025.9.4 연합뉴스

그러나 우리는 남북 관계에 틈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방치하거나 포기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폐기된 9.19 남북군사합의의 복원이 시급하다. 남북 간에 핫라인이 차단되어 작은 충돌이라도 큰 충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이재명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소극성과 윤석열 정부의 폭력성을 사과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요즈음 이재명 정부가 대한민국의 핵무장에 대한 주변 국가들의 의구심을 해소하고, 조선의 비핵화를 요구할 목적으로 '핵 없는 한반도'를 주장하는데, 아직은 핵 관련 사안 자체가 시기상조임을 보아야 한다. 이재명 정부는 남북을 두 개의 국가로 단호하게 규정한 조선에 대해서 평화를 원하는 이웃 국가로서 접촉해야 한다. 이제 우리는 남북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것, 서로 윈윈하기 위해서 일단은 조선에 이익이 되는 것과 조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질문하고, 우리가 먼저 조건 없이 응답할 때, 남북 간에 비로소 신뢰가 구축되며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도래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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